CINELAB2025-03-17 15:03:45
3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북미 박스오피스 올해 최저 수익 기록, 위기에 빠진 극장가

극장가의 위기는 팬데믹 이후 매년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 극장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가 총 5,470만 달러로 올해 최저 주말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파라마운트의 신작 <노보케인>이 누적 수익 870만 달러로 1위를,
<미키 17>과 <블랙 백>이 누적 수익 약 750만 달러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하며
한 주말 동안 단 한 편의 영화도 1,000만 달러를 넘지 못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썰렁한 극장가에 곧 개봉을 앞둔 디즈니의 실사영화 <백설공주>가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펼친 인상적인 가창력과 연기력을 뽐낸 레이첼 지글러가 주연을 맡은 <백설공주>는
북미 개봉 첫 주 5,000만~5,600만 달러의 성적을 기대받고 있습니다.

국내 극장가 역시 한산하긴 마찬가지입니다.
1위를 차지한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은 주말 관객 수 32만 명을 불러들여 누적 관객 수 26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인기 애니메이션을 극장판으로 제작한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이 누적 관객 수 20만 명을 돌파하며 2위를,
교황 선거를 다룬 <콘클라베>가 지난주에 이어 3위에 올랐습니다.
가장 최근 개봉했던 디즈니 프린세스 실사 영화인 <인어공주>가 국내 누적 관객 수 64만 명에 그친 가운데,
오는 19일 개봉하는 새로운 프린세스 실사 영화 <백설공주>는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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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꼼꼼히 판 묫자리, 깔끔하지 않은 뒷정리
<파묘>의 강력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단 결론부터 쓰자면 <파묘> 재미있게 봤다. 하지만 동시에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있는 영화였다. 왜 아쉬웠을까? 설명하기 이전에 이 이야기의 줄거리부터. 박지용(김재철)이 화림(김고은)에게 의뢰할 것이 있다. 바로 자기 집안에 관한 문제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림의 동료 봉길(이도현), 아는 아저씨였던 영근(유해진)과 상덕(최민식)이 출동한다. 영화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이야기로 삼고 있는데, 이 도중 사람이 죽거나 다치고 또 알지 못했던 진실이 드러나는 것이 줄거리의 중심이라고 볼 수 있겠다. 당연히 이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상덕과 화림이고, 영근과 봉길이 상덕과 화림을 지원하는 사이드킥쯤 된다. 왜 <파묘>는 이렇게 줄거리를 만들었을까? 그것은 장재현 감독이 친일파라는 소재를 다루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인물들은 영화를 이끌어가며 여러 사건들을 마주한다. 그중 가장 대표격인 사건은 박지용의 집안이 친일행각에 가담했던 적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 사실 하에 박지용의 끔찍한 죽음을 비롯해 상덕의 보국사 방문이나 봉길의 부상 같은 일이 일어난다. 하지만 이 영화가 다루는 사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첩장'이다. 이 영화는 그 무엇보다 세로로 관을 묻고 그 위에 가로로 덧댄 형태를 핵심 모티브로 활용해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우선 글쓴이에게 이 파묘라는 것을 통해 첩장이라는 모티브를 제시하는 것 자체는 신선했다. 일단 '파묘'라는 단어, 여러분은 들어본 적 있는가? 들어본 적은 있어도 이걸 직접 하는 것은 보기 힘들다. 글쓴이는 평범한 벌초정도는 해봤어도(요즘은 그마저도 안 한다지만) 묘를 판다는 것 자체를 본 적이 없다. 그나마 단어 뜻은 유추할 수 있는 정도다.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곧 기괴함을 느끼기 쉬운 조건이 된다. 그리고 이 파묘라는 행위는 오컬트라는 장르와 매우 친해지기 쉽다. 사람이 죽어있는 묘를 들춘다는 것은 죽은 자의 영혼과 가까이 있다는 걸 의미한다. 이는 곧 영화의 등장인물들이 유령, 귀신같은 초자연적인 일들에 노출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동력 중 하나인 직업영화로서의 박력도 이 '파묘'라는 설정 덕에 힘을 얻는다. 묘는 본질적으로 조상님이 들어가 계신 곳이다. 그리고 무당은 이 들어가 계신 조상님 내지는 하늘의 신과 대화하는 직업군이다. 주인공 화림이 이야기에 개입하는 이유가 자연스레 성립하는 것이다. 이는 상덕의 직업인 풍수지리사에도 적용되는 부분이다. 풍수지리사는 '좋은 땅을 찾는' 직업이다. 그러려면 땅에 서려있는 기운을 분석해야 하는데 이는 상덕과 화림의 협업이 필연적이라는 근거가 된다.
이야기의 주제에 대한 관점에서, 파묘라는 것은 그 의미 자체만으로 친일파라는 소재를 소환하기에 적합하다. 왜? 파묘는 무덤의 근원을 파헤치는 일이다. 친일파는 근원이 어디인지 쉽게 와닿지 않는 사람들이다. 누가 보면 원래 일본인인 것처럼 조선과 대한제국을 팔아넘긴 자들을 친일파라고 하지 않나? 일제강점기 때 했던 창씨개명을 생각해 보면 그 의미가 더 쉽게 다가온다. <파묘>에서 보여줬던 첩장의 모티브가 여기에도 적용된다. 친일파는 진짜 근원지를 숨기고 다른 인간인 척하는, '그냥 미국 부자'나 '세로로 묻힌 관'같은 존재인 것이다. 또한 현재 2024년 일제강점기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역사에 대한 파묘가 필요하다. 이들이 언제부터 득세했는지 그 근원지를 좇는 것이다. 윗문단과 이 문단을 종합하자. 이 영화는 파묘와 첩장이라는 모티브를 메시지와 이야기를 끌고 가는 원동력의 양 측면에서 성공적으로 잘 가져왔다. 이 똑똑한 선택을 강조라도 하듯 <파묘>는 영화의 핵심 사건에 이 모티브를 끌고 온다. 이 영화에서 진짜 흑막이라고 볼 수 있는 세로로 묻힌 관을 빠르게 규명할 수 없었던 이유는 원인을 진작에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 현대사회에서 친일파들이 득세했던 그 근원지를 명확하게 찾을 수 있을까? 쉽지는 않을 것이다. '첩장'처럼 곳곳에 둘러싸여 있는 장벽들이 많은 것이 그 이유다.
영화는 파묘라는 소재를 여기에서 활용하고 끝내지 않고 한 차원 더 깊게 들어간다. 파묘를 하는 이유. 알 수 없는 것의 근원을 찾기 위해. 그 이면에 깔린 것은? '무엇인지 알지 모른다'라는 일종의 무기력함이다. 사실 이 무기력함과 무지라는 감정은 오컬트의 클래식과도 같다. 알 수 없는 것에서 온갖 방해꾼이 몰려들어와 공포감이 조성되는 걸 활용하는 영화가 많았다. 비단 <악마의 씨> 같은 영화가 그랬으니까. 아, <악마의 씨> 개봉한 지 50년도 더 넘었다. 현대의 장재현 감독은 정서적인 측면에서 더 나아가 이 '알지 못한다'라는 또 하나의 모티브를 강박적으로 반복한다. 사실 이 영화에서 인물들이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 가령 박지용 일가의 묘와 관련된 부분이 그렇다. 우리 조상들은 쇠말뚝을 뽑아내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해온 것으로 영화 안에서 묘사된다. 하지만 그 절을 오랫동안 지켜온 스님도 사진 속 안의 인물들이 뭐 하는 사람들인지 제대로 몰랐다. 박지용의 조상이 들어간 관에 대한 부분도 이 무지에 관한 부분을 녹여낸 장면이다. 관을 화장하면 다 해결될 거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 아래에 묻힌 또 다른 관이 있던 것은 이 영화가 인간의 무지와 무기력함을 드러내는 다른 근거다. 봉길이 부상을 입은 후에 의사가 내린 진료도 이 인간의 무지를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하다. 결국 의사들이 아닌 화림과 친구 무당들이 봉길이 의식을 찾지 못하는 이유를 알아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 영화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볼 수 있는 장면에서 무지와 무기력함을 활용한 서스펜스를 보여준다. 박지용이 혼자 방 안에 있는데, 전화가 온다. 발신자는 상덕이다. 그런데 때마침 문 밖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상덕이다. 공포에 질린 지용. 지용은 당연히 전화를 건 사람이 상덕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 반대였다. 영화는 이 장면에서 지용만 속이지 않는다. 상덕이 호텔 건물로 올라가는 걸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으면서 관객을 속이기 위해 전화부터 건다. 전화가 진짜 상덕일 거라고 속임수를 둔 것이다. "창문 열어!"라는 소리를 듣고 난 다음의 관객은 '전화가 가짜구나'라는 걸 깨닫고 이내 이 영화의 박력에 압도당하게 된다. 이 장면은 그냥 단적으로 '뭐가 근원인지(진짜 상덕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서스펜스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영화의 첫 장면은 '이 영화가 이 모티브를 다룰 것이에요!'라고 선언하는 것 같았다. 겉으로 보기에 일본인인지 한국인인지 구분이 안된다는 의미는 '그 대상의 원인과 실체를 규명할 수 없음'을 드러낸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모티브는 <파묘>의 카메라나 조명에서도 읽을 수 있다. 이 영화에서 상덕은 유달리 혼자 움직인다. 그리고 카메라는 성실하게 이를 활용한다. 묘 근처에 혼자 있는 상덕의 모습을 황량하게 보여주면 주인공이 겪는 무기력함을 깊게 체감할 수 있다. 그리고 밤을 활용한 장면도 일부 있다. 화면 구도도 고의적으로 이 고립감과 답답함을 강조하기 위해 촬영된 부분도 어느 정도 있고, 채도 대비나 사무라이 귀신의 형상을 처음 찍는 방식을 봐도 관객이 대상을 쉽게 파악할 수 없게, 그러니까 이것이 뭐가 원인인지 간단하게 이해할 수 없게 설정했다. 영화의 기술적인 부분 역시 이와 통하는 것이다. 이에 연장선상에서 <파묘>의 카메라는 굳이 담지 않아도 될 것도 담았다. 초반부 영근이 물건을 훔치는 장면이다. 이 장면만 보면 후에 관을 열 사람이 영근일 것 같지만 영근은 그 시간에 국밥 먹고 있었다. 이 관을 여는 연출도 외부에서 누군가가 문을 여는 듯한 연출이기도 했지만 전적으로 '원인을 쉽게 판단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카메라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가 이렇게 '파헤침'과 '원인을 알 수 없음'이라는 모티브를 반복한 이유가 무엇일까? 글쓴이는 '여우가 뱀의 허리를 끊었다'라는 플롯을 각본으로 형상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영화는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또 '파헤치는' 일이 여러 번 반복되지만 '파묘'하는 행위는 두 번으로 나뉜다. 허리를 끊은 플롯을 구사하는 것이다. 초반부. 박지용의 집안에서 일아난 일을 알지 못해서 묘를 파헤친다. 그 결과 박지용의 집안이 친일파 집안이라는 것을 알아낸다. 후반부. 세로로 된 관을 뽑아 결국 오니를 타도하는 데 성공한다. 초반부와 후반부가 나뉜다는 것은 그 지점을 나눈다는 분기점이 있단 의미이다. 초반부와 후반부를 가로지르는 구분선은 박지용의 죽음과 조부상을 화장하는 일이다. 박지용은 죽으면서 상덕에게 '여우가 뱀의 허리를 끊는다'라고 말한다. 이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눴다는 점은 당연히 그 구분선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또 다른 부분에서 이 영화가 플롯을 친일파로 치환하고 있다. 사실 이 치환과 비유를 굳이 설명해도 되지 않은 이유가 있다. 이야기의 도착지에 대해 생각해 보면 쉽다. 이 신체와 유령으로 치환시킨 일제의 만행은 결국 '한반도의 흐름을 끊은 것'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플롯의 결과만 따져봐도 이를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글쓴이는 이 영화가 더 디테일하게 들어간 부분이 있다고 주장하고 싶다. 이 영화의 인물들에게 상처를 내는 캐릭터는 모두가 알고 있듯 사무라이 귀신과 친일파들이다. 이 요소들이 어떤 인물에겐 치명상을 입혔다. 그 인물은 봉길과 상덕이다. 곧 젊은 남자와 나이 든 남자다. 젊은 남자와 나이 든 남자는 과거 조선과 대한제국을 이끌던 원동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이야(그리고 더 독려받아야 할 필요가 있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내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과거에는 그런 영향이 없었다고 보는 것이 거짓말이다. 이 둘은 사실 이야기의 흐름상 죽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데 굳이 허리를 다치거나 생명에 지장이 가지 않을 정도로 부상을 입는다. 왜? 젊은 남자와 나이 든 남자로 암시한 조선/대한민국 사회의 허리를 친일파가 끊어버린 것을 암시해야 하기 때문임과 동시에 상업적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야 하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영화는 한반도를 인간의 생로병사로 치환한 부분이 더 있다. 이에 대한 근거로 글쓴이는 두 가지를 들고 싶다. 결혼과 아이, 그리고 죽음과 노인이다. 결혼이라는 사건만 빼면 나머지 두 캐릭터가 이야기에서 그렇게까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광심(김선영)이 굳이 임신할 필요 없고 첫째로 공격당하는 대상이 아이가 아니어도 된다. 마찬가지로 생사를 오가는 인물이 할아버지 일 필요도 없다. 하지만 굳이 이 둘에게 이런 속성을 부여한 것은 이유가 무엇일까? 고의적으로 이 한반도를 둘러싼 생명이 태어나고 죽는 것에 영향을 주는 친일파들을 묘사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사실 탄생과 죽음이 우리 인간사의 전부라는 점은 당연지사다). 여기에 덧붙여 <파묘>의 유령이 박지용 일가를 전부 죽이겠다고 선언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그것은 글쓴이 입장에서 영화가 흑막을 악마화하기 쉽기 때문에 넣은 대사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 대상들이 가한 상처를 더 이상 과거와 현재에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미래까지 향할 것'이라는 경고처럼 들리기도 했다.
이렇게 영화가 치밀하게 친일파와 그들의 악행들을 묘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글쓴이는 상덕의 대사에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 자손들이 밟을 땅 아니냐!"라는 대사는 자연스러웠다. '원인을 알 수 없어 벌어진 문제'에 대해 근원을 찾아 없애겠다는 대사가 흐름을 깬다고 볼 수 있을까? 글쓴이는 아니라고 본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 영화에 유령의 실체가 등장한 것도 나름 근거가 있다고 본다. 원인을 찾아야 하고, 그에 응당하게 해결하기 위해선 직접적으로 그 대상이 눈에 들어오는 게 합리적이다. 또 그 귀신이 엄청난 크기의 귀신인 것도 나름 그 역사의식에 대한 코멘트 같기도 했다. 그 당시의 일본 군국주의는 아시아에 그 정도의 공포를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끔찍한 상처를 낸 존재이기도 하다. 이런 연출들은 당연히 상업적으로도 기승전결이 명확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고른 선택지이기도 하지만 이야기의 내적 논리에도 걸맞은 흐름이기도 했다. 그리고 상업영화로서 일반적으로 공감하기 쉽다. 보이지 않은 것이 사라졌다는 찜찜한 결론보다 눈에 보이는 게 없어졌다는 엔딩이 이해하기 쉽다. 눈에 보이는 대상이니까. 다만 이런 연출들을 어느 정도는 '그럴 수 있지' 싶다가도 무조건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연결들이 매끄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글쓴이가 장점을 위에 길게 썼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 대한 불호평을 납득할 수 있는 이유는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게 대비되는 것에서 온다. 영화가 스스로의 발목을 여우가 뱀의 허리를 끊듯 끊어버린 것이다. 이 영화의 크게 나눈 1부와 2부는 두 이야기로 나눌 수 있다. 그것이 등장하는 것과 등장하지 않는 것. 전자는 장재현 감독이 그동안 보여줬던 오컬트 외길인생으로 돌파하고, 후자는 크리쳐가 등장하는 크리쳐물로 변한다. 뿐만 아니라 인물의 동기도 명확하다. 1부에서 인물들은 5억이라는 쉽지 않은 돈을 받기 위해 노력하거나 / 불가해한 악을 규명하기 위해 힘쓴다. 하지만 2부에선 그 동기를 쉽게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갑자기 상덕이 직업윤리에 투철한 인물이 되거나 그냥 직장상사, 하사 관계인 줄 알았던 화림과 봉길의 과거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또 1부와 2부의 지향점을 드러내는 방식도 명확하게 꽂히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비가 된다. 1부는 할아버지 관을 태울 것인가 / 혹은 아닌가로 갈등한다. 2부는 정보량이 갑자기 느닷없이 많아지는 바람에 글쓴이는 자세한 것들을 나무위키를 읽고 이해했다. 이 과정에서 이야기의 흐름에도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 가령 주인공 4인방이 보국사로 가는 과정과 '곰'이라는 동물에 관한 부분이 그렇다. 그런 꼴을 굳이 하고 벌초를 하러 갈 이유가 있을까. 그리고 그 관문에서 검문하던 인물들은 너무 쉽게 이들을 통행시켜 주는 것은 아닌가. 차라리 그 인물들이 없어야 되는 것 아닌가 싶었다. 그 산에 곰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라면 보국사의 스님에게는 연락했을까. 산에서 사무라이 귀신의 한바탕이 열릴 때 곰은 과연 무얼 했는가. 상덕이 크게 부상당한 것치고 오랜 시간 동안 방치되는 것 아닌가. 공권력이 아예 기능하지 않는 세계관인가. 이야기의 중심을 아주 꽉 쥐고 있다가 후반부에 최소한만 유지하고 풀어지는 플롯 때문에 이런 디테일한 요소들이 이물질처럼 다가온다.
왜 이 이야기의 흐름이 최소한만 유지하고 풀어졌을까. 글쓴이는 인물들 간의 동기를 영화가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부는 오컬트. 2부는 판타지. 영화가 장르를 바꾸지 말란 법은 없다. 가령 <헤어질 결심> 같은 경우 기도수를 죽인 인물을 추적하다가 서래와 해준의 사랑이야기로 결론을 내는 것만 봐도 그렇다. 다만 이 <파묘>는 <헤어질 결심>과는 다르게 이야기를 하나의 동력으로 끌고 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 동력은 인물 간의 동기부여다. 가령 도입부에 잠깐만이라도 상덕이 무슨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를 보면서 애국심이 투철한 인물로 묘사됐다면, 풍수지리사라는 직업에 대해 굉장한 자부심을 느끼는 인물이었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더라면, 평소 직업윤리를 잘 지키는 인물이었더라면 상덕의 대사에서 당위성이 생긴다. 또 상덕이 이 영화의 핵심 사건에 매달리는 이유에 조금이라도 근거가 생긴다. 마찬가지로 화림과 봉길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봉길이 다쳤다. 화림은 그걸 알면서도 위험을 감수한다. 글쓴이는 당연히 화림이 저 때 저 선택을 할 거라고 생각했다.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이런 류의 관계는 보통 로맨스로 결론 내리는 게 일반적이니까. 그리고 <파묘>는 그 선택지를 고른 것으로 보인다. 봉길이 무당이 된 이유가 화림을 좋아해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만약 봉길이 화림을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그 사무라이 귀신을 보고 도망치지 않았을까? 의협심이 강하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이후 화림의 행보까지 감안해 본다면 둘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을 것 같다. 하지만 영화는 이것까지 담으면 이야기가 난잡해진다고 판단했는지 도입부에 이를 생략해 버린다. 아무 암시도 없다 봉길이 화림을 살리는 선택만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봐왔던 이미지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급작스럽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캐릭터 영근 역시 마찬가지다. 영근은 상덕을 굉장히 신뢰한다. 이 '굉장히 신뢰한다'라는 대사가 직접적으로 '난 형님만 믿어요~'식의 대사로 전개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이 영화를 보고 '저 사람은 상덕을 친 형처럼 모시니까 저렇게 행동해!'라고 유추하기 때문이다. 근데 영화는 그 유추의 근거를 주지 않는다. 단지 상덕의 입에서 "여기까지 따라와 줘서 고맙다"라고 말한 것이 전부다. 그 이외에 이에 감정이입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가 유해진, 최민식 배우가 술 먹고 노는 장면을 쉽게 그릴 수 있기 때문에, 그러니까 관습적으로 영화를 봐온 것에 기댔기 때문이다.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글쓴이는 상업영화로서의 노선과 하고 싶은 주제 사이에서 어느 정도는 갈팡질팡 했기 때문인 것 같다. 뿐만아니라 원래 대놓고 등장하지 않는 귀신이 등장한 이유. 도입부에 인물관계를 드러낸 이유. 다 속도감 있고 시원한 전개를 위해 과하게 디테일을 생략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빚어진 빈약한 인물서사 때문에 영근의 대사 "말뚝의 99%는 거짓"이라는 말도 뭔가 숙제처럼 들린다. 차에서 "야 김상덕 좀 일어나 봐!"라는 대사도 유해진 배우가 잘 살린 거지 감정선이 급작스럽다고 생각했다. 그 상황에서 둘이 반말까지 하는 사이인가? 이는 영화에서 "우리 비즈니스 관계지만 부탁 하나 하자"는 대사 때문에 더 두드러지는 단점이다. 영화가 인물들의 인간관계성에 전혀 생각하지 않은 건 않다는 걸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는 치명적인 것으로 보이며, 이야기의 몰입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장르적으로 '왜 오컬트 맛 만 줘요'라는 비판을 듣기 아주 쉽다.
이 <파묘>는 장재현 감독이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에 이어 세 번째로 만든 오컬트 영화다. 이런 이유로 이 <파묘>를 기대하시는 분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글쓴이는 이 분들에게 오컬트를 기대하지 말라고 말한다. 왜? 오컬트로서의 장르적 특성을 후반부에 포기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에 응당한 근거들을 갖춘 것 같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들이 어느 정도는 흐름에 맞게 전개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느슨한 밀도를 감당하지는 못했던 <파묘>. 난 재밌어도 이 영화의 불호평에 공감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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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든 못하니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영화를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이 영화라고 자부할 수 있다. 바로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이다. 제목만큼이나 굉장히 긴 여정과 포스터만큼이나 화려한 소재를 잘 버무려 놓았다. 그저 지나가는 시간을 넘기지 않고 형용할 수 없는 감정들의 집합체로 변환시켜 사소함에 특별함을 부여하는 시간이었다. 그것이 우연이라고 하더라도 수많은 선택들이 이곳으로 이끌었음을 잘 표현해주는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소개한다.
세탁소를 운영하며 힘겹게 삶을 살아가고 있는 에블린에게는 남편과 딸이 원하는 다정함과 따뜻함보다는 우직함으로 가득했다. 자신이 처한 문제에 집중하고 있었던 에블린이 그 사실을 알리가 없었고 들이닥치는 세무당국의 조사에 임하게 된다. 그때부터 멀티버스에 연결되어 수많은 자신의 삶을 짧은 시간 내에 경험하게 되고 '조부투파키'의 지구 침공을 막기 위해 싸워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누구에게 말해도 믿지 않을 이야기는 충격의 연속이었다. 과연 그는 충격적인 사실을 딛고 '조부투파키'를 막을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
수많은 다른 우주의 나와 나를 연결하며 현재의 나보다 더 좋은 세계의 에블린을 발견한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 좋은 세계는 서로가 없어야 행복한 세계였으며 현재의 에블린이 실패했기에 성공한 세계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거듭된 버스점프로 인해 무의미함과 부질없음을 느끼는 것도 잠시 소중한 무언가를 발견한다. 그리고 소홀했던 모든 것들에 대한 미안함 뿐만 아니라 사랑을 표하며 후회가 그동안 잊고 지냈던 '긍정'과 '다정함'을 불러와 다른 길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았던 에블린에겐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는 현재가 있었다는 것을 관객으로 하여금 보여준다.
인생의 사소한 결정이 여러 갈래의 길을 만든다는 건 당연한 사실이지만 지금의 삶을 살아가다 보면 잊게 된다. 영화로서 표현되지 않았다면 이 삶이 아닌 것을 상상하는 것조차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다. 선택으로 인해 정해진 길이 만들어진다 라는 소재의 '미스터 노바디'가 생각나기도 해서 현재의 순간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한 영화를 만나 반가웠다.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모든 곳의 모든 것을 한 번에 무엇이든 못하니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참으로 멋지다. 영화에서 그랬듯 '옳음'이라는 상자에서 벗어나는 순간이 현실에서도 이루어지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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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둘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한국 텐트폴 영화 BIG4 중 마지막 주자 <콘크리트유토피아>! 벌써 시사회 입소문과 함께 높은 예매율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과연 <밀수>의 바통을 이어받아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그럼 같이 8월 2주차 영화 개봉예정작 알아볼까요?
콘크리트 유토피아
Concrete Utopia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30분
감독: 엄태화
출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등
개봉: 2023.08.09.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아파트는 주민의 것” 온 세상을 집어삼킨 대지진, 그리고 하루아침에 폐허가 된 서울. 모든 것이 무너졌지만 오직 황궁 아파트만은 그대로다. 소문을 들은 외부 생존자들이 황궁 아파트로 몰려들자 위협을 느끼기 시작하는 입주민들. 생존을 위해 하나가 된 그들은 새로운 주민 대표 ‘영탁’을 중심으로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막아선 채 아파트 주민만을 위한 새로운 규칙을 만든다. 덕분에 지옥 같은 바깥 세상과 달리 주민들에겐 더 없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유토피아 황궁 아파트. 하지만 끝이 없는 생존의 위기 속 그들 사이에서도 예상치 못한 갈등이 시작되는데...! 살아남은 자들의 생존 규칙 따르거나 떠나거나
CINE PICK!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로, 높은 완성도와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로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일으키고 있습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한국영화 예매 순위 2위에 올라 있는 <밀수>보다 예매량이 2배 가량 많아 개봉일에 무난히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를 거로 전망됩니다.
마에스트로
Maestro(s)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프랑스 | 88분
감독: 브뤼노 시슈
출연: 이반 아탈, 피에르 아르디티, 미우미우 등
개봉: 2023.08.09.
배급: 티캐스트
시놉시스
권위 있는 빅투아르 음악상을 수상하며 차세대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지휘자 ‘드니 뒤마르’. 그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다름 아닌 같은 지휘자이자 음악계의 거장인 아버지 ‘프랑수아 뒤마르’이다. 한편, 아버지 ‘프랑수아’는 존경받는 최고의 지휘자지만 곧 정상의 위치에서 밀려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과 함께, 같은 분야에서 승승장구하는 아들 ‘드니’에게 묘한 경쟁심을 느끼고 있다. 그러던 중 ‘프랑수아’는 평생을 소망하던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의 지휘자 자리를 제안하는 전화를 받고 뛸 듯이 기뻐한다. 하지만 아들 ‘드니’는 자신에게 가야 할 제안이 아버지에게 잘못 전달되었음을 알게 되고, 인생 최대의 고민에 빠진다. 꿈의 무대를 두고 마주한 아버지와 아들! ‘라 스칼라’ 무대에 서게 될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
CINE PICK!
'마에스트로'는 칸국제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인 '꼬장꼬장 슈콜닉 교수의 남모를 비밀'(2011)을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원작에선 부자가 연구자로 나온다. 시슈 감독은 둘 다 의사인 자기 아버지와 형을 소재로 각색하려다가 사위와 남편 모두 지휘자인 지인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고 설정을 바꿨다고 합니다.
이름 없는 춤
The Unnameable Dance
ⓒ 네이버영화
개요: 다큐 | 일본 | 115분
감독: 이누도 잇신
출연: 타나카 민
개봉: 2023.08.09.
배급: (주)디오시네마
시놉시스
1966년 솔로 활동을 시작해 1978년 파리 데뷔 이후 전 세계 아티스트와 다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노장 댄서 다나카 민. 이누도 잇신 감독의 시선을 따라 다나카 민이 포르투갈, 파리, 도쿄, 후쿠시마, 히로시마 등에서 선보인, 그의 독보적인 '장소의 춤'을 만난다.
CINE PICK!
<이름 없는 춤>은 노장 댄서 다나카 민이 세계를 돌며 선보인 '장소의 춤'을 담아낸, 이누도 잇신 감독이 국내 관객에게 선보이는 첫 번째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이누도 잇신 감독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메종 드 히미코> 등으로 국내에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으며 <이름 없는 춤> 개봉을 맞아 내한한다고 합니다.
퀴어 마이 프렌즈
Queer My Friends
ⓒ 네이버영화
개요: 다큐멘터리, 드라마, 가족 | 한국 | 81분
감독: 서아현
출연: 송강원, 서아현
개봉: 2023.08.009.
배급: ㈜영화사 그램
시놉시스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강원’과 한 번도 자신에 대해 질문 하지 않았던 ‘아현’ 언럭키한 서로의 인생에 럭키한 우정이 찾아왔다! 삶의 배경도 성 정체성도 모두 다른 두 친구의 현실공감 100% 짠함 200% 사랑스러움 MAX 서로의 세상을 넓혀가는 삐뚤빼뚤 성장담
CINE PICK!
<퀴어 마이 프렌즈>는 한국의 서울, 미국의 뉴욕 등 대도시 공간을 오가며 우정을 이어 나가는 강원과 아현의 이야기로 진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 국적을 바꾼 강원의 삶을 친구인 아현의 카메라가 따라가며 강원의 삶을 통해 ‘한 개인에게 소속될 공동체를 찾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한 개인의 정체성이 사회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다면 개인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질문합니다.
런닝맨: 리벤져스
Running Man: Revengers
ⓒ 네이버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한국 | 73분
감독: 엄영식
출연: -
개봉: 2023.08.10.
배급: (주)NEW
시놉시스
“슈퍼벨트를 가진 자, 이 세상을 다스릴 절대 왕이 되리라!” 진정한 용기와 팀워크로 세상의 평화를 지켜낸 런닝맨! 히어로TV의 BJ팡팡이 축하 인터뷰를 위해 찾아와 전설로만 내려오던 일급 비밀 정보를 알려주는데…! 바로 이 세상의 절대 왕이 될 수 있는 무시무시한 아이템 ‘슈퍼벨트’가 존재한다는 것! 런닝맨들은 각자의 목표를 위해 레이싱을 펼치지만, 의심과 욕심은 이들의 끈끈한 우정에 금이 가게 만드는데… 과연 런닝맨들은 다시 한 번 힘을 합쳐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CINE PICK!
SBS 인기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을 모티브로 한 <런닝맨: 리벤져스>는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악당에 맞서 세상을 구하기 위한 런닝맨들의 슈퍼벨트 쟁탈전을 그린 작품으로 2018년 <런닝맨:풀룰루의 역습> 이후 5년 만에 돌아온 신작입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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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비 뚫고 금고터는 이야기, 반만 성공
중학교 때부터 동네 비디오 대여 가게를 자주 방문해 영화들을 빌려봤다. 우연히 조지 로메로 감독의 <시체들의 새벽>(1978)을 빌려봤고 어린 마음에 큰 충격을 받았음에도 너무나 재미있게 봤다. 느릿느릿한 좀비가 사람들을 먹으려 다가오고 그것을 어느 정도는 피해 보지만, 주인공들은 엄청나게 많아진 좀비 무리로부터 다 도망가지는 못한다. 아마도 사람이 사람을 먹을 수 있다는 것과 그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살아있는 사람끼리 싸우다 죽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영화를 내 머릿속에 강력하게 잡아둔 것 같다. 쇼핑몰에 모여 필요한 생필품을 얻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얻었지만 내부 싸움으로 외부의 좀비들에게 죽음을 맞이하는 인물들이 꽤 인상적이었다.
그 이후로도 종종 좀비 영화들을 빌려봤다.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영화들도 있지만, <죽음의 날>(1985), <랜드 오브 데드>(2005) 같은 조지 로메로의 후속작들을 봤고 브라이언 유즈나 감독의 <바탈리언>(1993) 같은 영화도 보게 되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좀비 영화는 완전한 B급 장르였고, 그런 영화들을 본다고 하면 조금은 이상한 시선으로 보기도 했다. 꽤 잔인한 공포영화에 속했고, 각각의 영화들이 가진 스토리도 크게 다르다고 볼 수는 없었기에 완전한 마이너 영화들로 취급되었다.
2003년에 등장한 영화 <28일 후>는 대니 보일이 연출한 일종의 좀비 영화다. 여기서부터 달리는 좀비가 등장해 꽤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를 보여줬다. 그리고 다음 해인 2004년 잭 스나이더 감독이 연출한 <새벽의 저주> 리메이크 영화가 개봉하며 좀비 영화가 많은 대중들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느렸던 좀비가 속도를 가지게 되면서 영화의 전개 속도도 빨라져 여름 블럭버스터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 이후 다른 주제, 다른 감독의 후속편들이 나왔지만 여전히 B급 영화라는 인식을 바꾸지는 못했다.
그러다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월드워 Z> (2013)가 개봉해 큰 성공을 거뒀고, 한국에선 <부산행>(2016) 이 개봉해 천만 관객을 넘겼다. 이런 좀비 영화들이 큰 규모로 제작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는데 각종 드라마들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으니 좀비가 이제는 일반적인 소재가 되어가는 것 같다. 그러니까 이제는 좀비 영화를 본다고 해도 더 이상 이상하게 쳐다보니 않는 시대가 되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아미 오브 더 데드>는 잭 스나이더가 감독했지만 엄밀히 말해 그가 만든 <새벽의 저주>의 속편이 아니다. 그렇다고 프리퀄이라고 할 수도 없다. 설정 자체가 다르고 좀비의 특성도 조금 다르게 묘사된다. 아마도 잭 스나이더는 과거 자신이 리메이크했던 조지 로메로의 세계관에서 좀 더 확장된 좀비 버전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아미 오브 더 데드>에는 알파라는 좀비의 왕 같은 존재가 등장한다. 알파에게 직접 물려 좀비가 된 존재들은 일종의 집단을 형성할 수 있는 인지능력이 있다. 알파가 아닌 일반 좀비들에게 물린 사람들은 과거 우리가 아는 느릿한 좀비가 된다.
사실 <새벽의 저주>의 스피디함과 박진감을 기대했다면 대부분 실망할 것이다. 최근에 나온 <부산행>, <반도>, <월드워 Z> 같은 영화들과 색깔이 다른 좀비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속도감이 별로 없다. 그리고 잭 스나이더가 좋아하는 슬로우 모션도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스콧(데이브 바티스타)이 팀을 조직하여 좀비 격리 구역인 라스베가스의 금고에서 돈을 가지고 오는 것이 내용인데, 팀을 조직하고 들어가는 데까지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후반부 액션에서도 크게 속도감이 증가하지 않는다.
그래도 이 영화가 재미있게 느껴지는 건, 과거 B급으로 취급되던 좀비 영화와 블럭버스터 좀비 영화 중간 어딘가에 이 영화가 위치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느릿한 좀비들을 처치하고 피해 가지만 엄청난 숫자의 좀비들은 위압감을 주는 장애물이 되고, 더 위험한 좀비가 등장해 그와 대결을 벌이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과거 좀비 영화의 감성과 최근 트렌드의 좀비 영화를 같이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거의 후반부에만 몰려있는 액션 장면들도 꽤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금고를 터는 이야기와 알파 좀비로부터 탈출하는 전개가 같이 이어진다. 물론 이런 어중간함이 많은 사람들에게 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좀비 영화에 금고를 턴다는 하이스트 영화의 내용을 가지고 와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하이스트 영화로서 그 구성이 깔끔하다고 할 수 없고, 좀비 영화로서의 매력이 완전히 돋보인다고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어중간한 느낌이 있다.
잭 스나이더가 실제로 만들고 싶었던 건 <새벽의 저주>가 아니라 <아미 오브 더 데드> 버전의 좀비 영화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온전히 자신만의 캐릭터와 이야기를 구성하여 자신만의 스타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가 만들어낸 약간은 다른 좀비 영화가 나쁘지 않았다. 아마도 과거 B급 좀비 영화를 보던 그 감성과 최신 좀비 영화의 감성이 내게는 잘 통했던 것 같다. 알파라는 존재가 등장하고 집단을 형성한 것을 보면 떠오르는 영화는 <나는 전설이다>(2007)을 떠올리게 하는 구석도 있다. 그 영화에서도 흡혈귀들이 어떤 조직을 형성하고 행동했기 때문이다. 그 영화의 원작 소설의 결말을 좋아하는데, 인간들을 두려워한 흡혈귀가 주인공에게 죽음의 약을 주고 선택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 어쩌면 <아미 오브 더 데드>의 알파와 집단들도 인간들이 두려워 그렇게 집단생활을 하며 살아왔는지도 모른다는 나만의 생각도 해보게 된다.
좀비 영화에는 좀비보다는 인간의 추악한 욕망이 세상을 더욱 어둡게 만든다. <새벽의 저주>에서 아무 생각 없는 좀비가 쇼핑몰 주변에 엄청나게 몰려온 것처럼 어쩌면 우리는 이미 좀비처럼 몰려다니며 세상을 어둡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미 오브 더 데드>에는 잠자는 좀비가 나온다. 아주 화려한 라스베가스의 건물 안에서 잠든 좀비들의 모습은 화려함 속에서도 회복에 힘써야 하는 인간들의 모습도 떠올리게 한다.
아주 최신 감성을 가진 좀비 영화는 아니지만 조금 결이 다른 좀비 영화인 <아미 오브 더 데드>는 잭 스나이더의 영화다. 여느 좀비 영화가 그렇듯 감염자가 어디론가 가면서 끝이 나는데, 후속 편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넷플릭스에서 제작을 맡은 모든 영화들이 그렇듯 그들은 스나이더에게 전권을 줬고, 이번에 공개된 영화가 바로 감독판이라는 이야기도 스나이더가 한 적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온전한 스나이더의 영화고 꽤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좀비 영화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여러 가지 평을 하는 것을 보고 있으니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이너 장르였던 영화가 완전히 메이저 장르가 되었다. 나만의 좀비물이 모두가 이야기하는 좀비물이 되었으니, 그것이 혹평이라고 할지라도 이야기된다는 그 자체가 참 좋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간단한 리뷰가 포함된 movielog를 제 유튜브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주로 말 위주로 전달되기 때문에 라디오처럼 들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유튜브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아미 오브 더 데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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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과 사랑을 전하고 싶었던 절망 속 이야기
※씨네랩 크리에이터로 초청받아 시사회 참석해 관람한 작품입니다.
<더 웨일> 포스터 [출처: 씨네랩 제공]
힘든 삶의 단편을 비추는 영화
영화 <더 웨일>은 소수의 등장인물과 주인공인 찰리의 집에서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영화이다.
그리고 찰리의 마지막 일주일을 하루씩 보여주는 영화의 흐름은 그만큼 주인공의 삶에 깊이 들어가도록 만든다.
주인공 찰리는 9년 전 결혼한 아내와 8살 딸을 둔 채로 동성 애인과 사랑에 빠져서 가족을 떠난 인물이다.
영화가 시작하는 시점에 동성 애인은 세상을 떠났고 찰리는 그 충격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더 웨일>은 최근 연인을 떠나보내고 실의에 빠져서 초고도비만에 다다른 찰리의 삶을 보여준다.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 역시 모두 찰리와 다른 방식으로 힘들게 이어지고 있는 삶들이다.
고혈압으로 목숨이 위태롭던 순간 우연히 찰리의 집에 방문한 토마스는 종말론을 주장하는 이단 교회의 선교사이다. 그리고 찰리가 9년만에 다시 연락한 찰리의 딸 엘리는 학교에서 낙제점을 받기 직전이며 삐뚤어진 학생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은 모두 다른 사람들이 싫어할 법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초고도비만의 동성애자, 눈치없는 종말론자, 반항적인 SNS 중독의 비행청소년.
하지만 영화는 이러한 인물들을 가장 평범한 사람들로 등장시킨다. 사별한 주인공, 선한 마음으로 도우려는 이웃, 아빠와 갈등을 겪고 있는 딸. 이들의 삶은 다른 이유로 힘들고 영화는 힘든 삶을 살아내면서 서로 얽혀있는 인물들을 보여준다.
<더 웨일> 스틸 컷(찰리, 토마스, 엘리) [출처: 씨네랩 제공]
가장 좋은 해결책 솔직함
영화에서 주인공 찰리는 대학에서 에세이를 가르치는 강사이다. 원격으로 강의를 하는 그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추악한 모습을 숨기기 위해 카메라가 고장난 척 검은 화면으로 이야기한다.
이후 찰리는 자신이 오래 살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딸에게 연락해서 자신이 모아둔 재산을 모두 줄테니 한번씩 들러서 에세이 쓰는 법을 배우라고 말하는데, 반항적인 딸에게 그가 제시하는 것은 딱 하나뿐이다. 솔직한 생각을 적을 것.
앞서 이야기 했던 인물들인 찰리, 토마스, 엘리는 모두 솔직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찰리는 살이쪄서 거대해진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있고, 토마스는 사실 교회에서 활동비를 훔쳐서 가출했다는 사실을 숨기고 있으며, 엘리는 찰리에 대한 그리웠던 마음을 숨기고 있다.
영화는 이들이 숨기고 있던 것들을 하나씩 드러내면서 그들을 솔직하게 만들고 그로인해 그들이 스스로 위안을 얻으며 스스로의 자리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영화가 현실적인 부분은 이들이 솔직함을 드러내는 계기가 자의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찰리는 가르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매일 저녁 피자를 배달해주는 배달부에게도 절대 모습을 보이지 않는데, 배달부는 단골 손님인 찰리에게 친근하게 인사를 하거나 걱정을 하는 등 꽤 호의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그러다 어느날 평소처럼 우편함 안에 있는 돈으로 계산을 하고 배달부가 돌아갔을 거라 생각해 밖으로 나온 찰리는 아직 계단에서 기다리던 배달부를 마주한다.
제 몸을 가누기도 힘들만큼 거대한 몸집으로 피자들 들고 들어가는 찰리를 본 배달부의 표정은 마치 괴물을 본 것만 같다. 이전까지 호의적이던 배달부의 태도는 찰리의 겉모습을 보는 순간 혐오로 가득하다.
솔직하게 드러난 자신의 모습이 불러온 결과를 본 찰리는 분노에 차서 집안에 있는 음식을 마구잡이로 입에 우겨넣고 급격한 폭식에 토까지 하기에 이른다.
그 분노는 스스로 드러낸 솔직함이 아닌 발가 벗겨진 것에 대한 공포에 가깝게 느껴졌다. 그러고 그 분노는 홧김에 대학 학생들에게 같잖은 에세이는 때려 치우고 솔직하게 쓰라는 욕설 섞인 충고를 단체 메시지로 보내는 데에 이른다.
다음날 찰리의 솔직한 욕설 메시지에 정말 솔직한 답장을 보낸 몇몇 학생들의 모습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은 찰리는 감춰왔던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후련하게 에세이 강사를 그만두게 된다.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해당 장면 이후에는 찰리가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풀던 장면은 더 이상 보지 못했던 것 같다. 토마스의 경우도 완전한 타의에 의해서 가장 숨기고 싶던 것이 밝혀지고 의외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아이러니가 펼쳐진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정직함을 이야기하는 영화라는 것은 아니다.
그저 영화는 혐오스런 인물들을 통해서 사실 이들 역시 이렇게 된 힘든 과정이 있었고 이들이 자의든 타의든 솔직한 자신을 드러냈을 때 우리가 희망과 사랑으로 받아준다면 더 나은 세상이 될 것이라는 점을 여러 인물을 통해서 드러내고 있다.
<더 웨일> 스틸 컷 [출처: 씨네랩 제공]
희망과 사랑을 전하고 싶었던 절망 속 이야기
영화에서 찰리는 엘리에게 사랑을 전하려 한다. 찰리가 떠나기 전에 꼭 하고 싶었던 한 가지는 딸 엘리에게 스스로가 멋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일이다.
찰리는 이전에도 종교가 삶의 전부였던 애인 앨런이 삶에 대한 의지를 잃었을 때 아낌없는 사랑으로 그 삶을 이어가도록 만들만큼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이 떠나면서 챙겨주지 못했던 딸 엘리에게 남아있는 긍정과 사랑을 전하는 것으로 삶을 마무리하고 싶어한다.
그렇게 영화 속에서 가장 절망적이여야 하는 인물이 건네는 사랑을 우리는 영화 내내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는 조금 걸어다는 것 조차도 보조기구가 있어야 하지만 빠짐없이 창문 밖에 지나가는 새를 위해 과일을 놓아두는 사람이고, 자신의 애인을 파멸로 이끌었던 종교에서 선교사가 찾아와도 좋은 말을 건네는 사람이다.
스스로의 병원비를 아껴서 딸에게 미래에 바로 설 수 있는 희망을 건네고, 자신을 욕하는 딸의 SNS 문장에서 촌철살인의 글쓰기 실력을 칭찬한다. 이것이 삶을 놓은 사람이 보일 수 있는 태도인 것일까?
찰리의 고단했던 삶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의 끝이 그의 죽음으로 끝나는 것은 조금 아쉬운 지점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선택 역시도 큰 슬픔이 그를 덮친 것일 뿐 오로지 그의 탓이라 하기는 힘들다.
찰리는 이런 결정을 유일하게 도와주는 인물이 있는데, 하지만 이를 아는 보호자이자 전담 간호사이며 떠난 애인의 동생이던 리즈이다.
리즈는 다른 인물들과 좀 다른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는데, 떠나간 찰리의 애인이 리즈의 오빠이고 찰리와 함게 고통을 겪은 인물이다. 그 때문인지 리즈는 찰리를 가족처럼 돌봐주면서도 그가 폭식을 일삼는 것을 말리지 못한다. 아마 찰리가 긍정적임에도 삶을 떠나기로 한 것처럼 리즈 역시 살아가는 마음이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영화는 찰리의 죽음을 암시하며 끝나지만 영화관을 나오면서 떠오른 인물은 리즈였다. 그녀의 삶을 들여다 본다면 찰리가 영화 내내 잠겨있던 절망은 끝나지 않았다. 같은 절망을 겪은 리즈가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 찰리를 돌봐야 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영화가 끝나서 이후 그녀의 삶은 알 수 없지만 내심 그녀가 잘 견뎌주길 바라게 되는 결말이었다.
<더 웨일> 스틸 컷(리즈) [출처: 씨네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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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의 탈을 쓰고 윤리적 딜레마를 다루는 블랙 코미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섬 한 가운데에 자리잡은 최첨단 교도소에서 자타가 공인한 천재 과학자 '스티브(크리스 헴스워스)'는 실험에 자원한 재소자들에게 행복, 번뇌, 성욕, 복종 등의 여러 감정을 조절하는 여러 신약을 테스트한다. 자칫 비인간적일 수도 있는 이 실험은 죄수들이 주립 교도소에 갇히는 대신 자원해서 참여했다는 점, 그리고 상대적으로 많은 자유가 그들에게 주어진 다는 사실에 의해 정당화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음주 운전으로 아내와 친구를 사망에 이르게 한 죗값을 갚기 위해 실험에 자원한 '제프(마일즈 텔러)'는 프로젝트의 목적과 주체에 의문을 품는다.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약물을 주입하도록 시키는 스티브를 보면서 의구심이 피어난 것이다. 해당 실험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자 제프의 의심은 더욱 커지고, 사랑을 싹 틔워가던 '리지(저니 스몰렛)'에게 약물을 주입하라는 스티브의 명령에 그는 마침내 반발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스파이더헤드>는 조지 선더스의 단편 소설 <Escape from Spdierhead>를 영상화한 작품으로, <트로: 새로운 시작>, <오블리비언>, <온리 더 브레이브>에 이어 올해 <탑건: 매버릭>까지 연출한 조셉 코신스키 감독의 작품이다. 줄거리나 예고편만 봐도 느껴지듯이 <스파이더헤드>는 과학 기술 발전의 명암 중 암을 집중적으로 묘사하는 영화다. 비인간적 실험을 진행하는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해당 실험이 인류의 발전을 위한 필요악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자유 의지 박탈당한 이들이 저항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러나 이 영화를 SF 작품으로 규정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 <블랙 미러>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SF 스릴러의 분위기를 풍기던 초반부가 지나가면 <스파이더헤드>는 과학 연구 윤리를 매개로 '무엇이 옳은 행위인가'에 대해 보다 일반적인 윤리적 논쟁이 벌어지는 블랙 코미디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각기 다른 삶의 가치를 지닌 두 인물이 있다. 우선 제약사 주인이자 실험의 기획자인 스티브는 철저한 공리주의자다. 공리주의자는 효용의 극대화를 옳은 행위라고 본다. 개개인의 행위에 깃든 본래 가치와 무관하게 가장 바람직한 결과를 낳는 행위는 많이 이루어질수록 좋다는 것이다.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한 개인의 행동이 직접 초래한 결과와 그의 간접적인 개입이 유발한 사건의 결과가 구분되지 않는다.
실제로 공리주의자는 모든 사람에게 결과의 책임을 부여한다. 본인의 행동에 대한 책임은 물론, 다른 개인이 초래한 부정적 결과를 막지 못한 책임까지도 요구한다. 이는 개인에게 지나치게 과한 도덕적 부담을 주고, 개인을 의도와 계획을 지닌 주체로 고려하지 않으며, 그들의 정체성을 추상화하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그 결과 공리주의자 개개인은 자신의 신념이나 판단력에 근거하여 행동하는 대신, 효용의 극대화라는 기준을 충실히 따르며 자기 자신을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시킨다. 그래서 공리주의를 따르는 개인은 효용 극대화의 통로이자 수단에 불과해진다.
실제로 스티브는 실험에 자원한 모든 죄수들을 동등하게 대한다. 그들의 죄가 어떤 맥락에서 이루어졌든 간에 그들은 사회적 이익을 감소시키는 범죄를 저질렀고, 따라서 의도적인 범죄와 실수의 차이는 그에게 중요하지 않다. 그들이 자신들의 죗값을 씻겠다는 도덕적인 이유로 실험에 자원했다는 사실만이 중요하다. 이러한 그의 관점에서 보면 범죄자의 인권은 말살해도 마땅하며, 처벌 대신 승인한 인권침해 실험은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 그래서 그는 모든 사람이 통제를 따를 수 있게 되면 더 큰 선의와 대의를 추구할 수 있게 될 것이며, 평화와 화합이라는 가치를 전파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그가 모든 사람들을 복종시킬 수 있는, 심지어 사랑하는 이를 해치는 일까지 하게 만드는 약물인 B-6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다하는 이유다. 그 과정에서 제프의 죄책감을 자극해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것도 망설이지 않으며, 자기 자신에게도 약물을 주입한다. 그렇게 죄수들과 제프, 그리고 본인까지도 수단으로 이용한다.
반면에 제프는 인간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해야 한다는 지극히 칸트적인 이유로 스티브의 실험에 반대한다. 인간은 이성을 지닌 존재이며, 타인들이 수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윤리 법칙을 만들고 이를 지킬 자유를 갖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달리 존엄한 존재이고, 따라서 인간은 수단으로 사용되면 안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제프에게 약물은 존재해서는 안 되는 대상이다. 사회적 맥락에서 다수의 효용을 극대화할 목적을 위해 인간을 도구로 활용하는 기제이고,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자유의지를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때 흥미로운 것은 스티브의 신념에 비해 더 직관적으로 동의하기 쉬운 제프의 서사에 영화가 의도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야기를 덧붙인다는 점이다. 영화는 제프와 리지가 범죄자들이지만 결코 나쁜 인물은 아니라고 묘사한다. 제프의 교통사고는 한순간의 치기 혹은 실수였을 뿐이고, 리지가 딸을 살해한 것 역시 의도적인 살인이 아니라 과실치사였다면서 그들의 선함에 정당성을 부여하고자 한다. 이 경우 본래 선한 인물인 이들의 자유의지를 핍박하는 스티브와 그의 신념을 악한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제프와 리지의 과거사는 그 자체로 그들의 항변과 비판의 반례가 된다. 어찌 되었건 술에 취한 채 운전을 하기로 결정한 제프의 자유의지, 한여름에 아이를 차에 태운 채 출근하기로 한 리지의 자유의지가 그들의 비극과 범죄를 유발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제프의 서사에 윤리적 정당성이 깃들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존재하며, 이는 작중 선인과 악인을 명확히 구분하고 옹호하거나 비난할 수 없는 아이러니를 낳는다.
이러한 아이러니는 블랙 코미디로서 <스파이더헤드> 특유의 기괴하고 암울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 곧 제프의 입장은 직관적으로 옳다고 느껴진다. 사람을 도구로 쓰지 말라는 주장에 반대하기란 쉽지 않다. 과학 기술의 급격한 발달에 대한 경계심이 나날이 높아지는 형국에서는 시의적절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메신저 때문에 메시지에 잡음이 생기다 보니, 역으로 극단적인 공리주의자인 크리스의 괴변은 더 인상적이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에 의해 보육원에 버려졌고 이후 단 한 번도 가족을 만나지 못했다는 스티브의 개인사가 간결하게 제시되면서 오히려 그의 광기에 설득력이 더해준다. 피실험자들 중 사망자가 나와도 그저 웃으며 미안하다고 말하는 크리스 햄스워스의 소름 끼칠 정도 생생한 연기도 큰 몫을 해낸다. 이러한 제프와 스티브 사이의 불균형은 영화의 분위기를 살려내기 위해 의도된 측면처럼 보이기도 한다. 원작자인 조지 선더스가 자본주의 세상에서 기존의 도덕적 가치관을 포함한 여러 기준점이 뒤틀려버린 미래의 기묘함을 글로 표현하는 데 탁월했기 때문이다. 약물에 취한 스티브가 마주하는 최후도 이러한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이는 스티브의 조수인 마크의 역할이 중요성에 비해 제한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작중 스티브의 악행, 도를 넘은 광기, 극단성은 그의 논리에 내포된 자유의지의 침해라는 취약점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이때 스티브의 악행을 외부에 고발한 마크는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미 논변의 정당성을 잃은 제프보다도 스티브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울 수 있는 캐릭터다. 스티브의 연구에 자발적으로 합류했기 때문에 자신의 신념에 따라 연구를 포기하고 스스로 연구 윤리를 어긴 책임을 다하는 그는 스티브의 진정한 안티테제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마크의 역할이 지나치게 강조될 경우 직관적으로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만 쉽사리 반박하기 어려운 스티브의 신념에서 비롯된 딜레마와 그로 인한 불쾌함이 덜 부각되고, 이는 블랙코미디로서의 매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그래서 <스파이더헤드>는 적은 인물에게만 초점을 맞춘 채 그들의 심리적인 갈등을 부각하는 데 집중한다.
문제는 조셉 코신스키 감독이 전작에서 보여줬던 단점들을 반복한 나머지 영화가 전반적으로 지루하다는 점이다. 특히 <오블리비언>과 유사한 문제점을 답습한 것이 눈에 띈다. <오블리비언>에서 코신스키 감독은 여러 가지 복선을 던지면서 초반부를 다소 길게 끌다가, 특정 사건을 분기점으로 후반부에 급전개를 선보인 바 있다. <스파이더헤드>도 마찬가지다. 실험 과정과 제프의 생활상을 오가면서 서서히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제프와 스티브의 갈등이 외면적으로 분출되는 순간 절정에 도달한다.
그런데 <스파이더헤드>의 원작이 애초에 단편이었던 관계로, 긴장감을 끌어올려야 할 초반부의 에피소드들은 필요 이상으로 늘어지면서 공허하다. 한정된 공간에서 몇 안 되는 등장인물만으로 전개되고, 화면 전환의 속도도 빠르지 않아서 매 장면마다 분량에 비해 정보량이 적은 느낌이 들다 보니 더욱 그렇다. 또한 후반부는 과하게 압축되어 주인공들의 심리적 흐름을 온전히 보여주지 못한다. 위 문제들이 한데 모인 결과 윤리적 딜레마를 지적하는 영화의 통찰은 결코 깊이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블랙 코미디로서 목표 달성에 실패한 셈이다.
따라서 <스파이더헤드>는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제작진과 배우들의 조합에 비해 알맹이가 부족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참신한 소재로 눈을 사로잡지만, 그 시선을 2시간 동안 고정시키지 못하는 수많은 넷플릭스 영화들의 전철을 그대로 따른다. 결국 <스파이더헤드>는 팝콘 무비로서, 또 조셉 코신스키 감독과 마일즈 텔러의 <탑건: 매버릭>과 크리스 햄스워스의 <토르: 러브 앤 썬더> 사이를 잇는 가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데 그치고 만다.
P(Poor, 형편없음)
소재만 그럴싸한 수많은 넷플릭스 영화의 전철을 착실히 따르는 범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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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팬서의 죽음 이후 과연 매력적인 영웅이 탄생했을까
?Rabbitgumi 입니다!
채드윅 보스만의 죽음으로 영화 블랙팬서에도 변화가 필요하게 되었어요.
1편에서 겨우 세팅이 되었는데, 다시 2편에서 재세팅이 필요한 상황이죠.
이번에 2편이 개봉을 하게 되었는데 이번 영화가 마블 페이즈4의 마지막 영화에요.
그래서 더욱 사람들의 기대를 받고 있던 영화였죠.
마블 페이즈4가 스파이더맨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고만고만 했거든요.
이번에 개봉한 블랙팬서도 아주 좋다고 하긴 어려워요.
하지만 나쁘지 않은 영화인건 분명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체 리뷰를 참고해주세요!
이 영화가 어땠을지 좀더 자세히 영상에서 알려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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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릭스4」 2차 예고편 속 '이중 매트릭스' 의 증거?! | 매트릭스 리저렉션 예고편 리뷰 | 매트릭스 결말포함 영화리뷰 | 매트릭스 리뷰 | 매트릭스 요약 | 매트릭스 스토리
? 《매트릭스4 리저렉션》(2021) 2차 예고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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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릭스1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댄 크라치올로, 캐롤 휴스, 리차드 미리쉬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외
제작사: 실버 픽처스,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아츠 엔터테인먼트, 그라우쵸 II 필름 파트너쉽
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미국 1999년 3월 31일, 대한민국 1999년 5월 15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6300만 달러 ~ 6500만 달러
상영 시간: 136분
북미 박스오피스: $171,479,930 (1999년 9월 23일), 월드 박스오피스 $463,517,383 (2003년 3월 10일)
상영 등급: 12세 관람가
- 매트릭스2 리로디드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38분
북미 박스오피스: $281,576,461 (2003년 10월 30일)
월드 박스오피스: $742,128,461 (2011년 11월 25일)
- 매트릭스3 레볼루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29분
북미 박스오피스: $139,313,948 (2004년 2월 26일)
월드 박스오피스: $427,343,298 (2004년 3월 28일)
- 매트릭스4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 라나 워쇼스키
각본: 라나 워쇼스키, 알렉산드르 하몬, 데이비드 미첼[1]
제작: 라나 워쇼스키
음악: 조니 클라이맥, 톰 티크베어[2]
촬영: 존 톨
출연: 키아누 리브스, 캐리앤 모스 외
제작사/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개봉일: 미국 2021년 12월 22일, 한국 12월 22일
화면비: 2.39:1
상영 시간: 140분
#매트릭스4 #매트릭스4예고편 #매트릭스_리저렉션《매트릭스4 리저렉션》(2021) 영화 예고편 리뷰
+ 매트릭스1,매트릭스2,매트릭스3 결말포함
+ 매트릭스 스토리 해설
- 매트릭스1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댄 크라치올로, 캐롤 휴스, 리차드 미리쉬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외
제작사: 실버 픽처스,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아츠 엔터테인먼트, 그라우쵸 II 필름 파트너쉽
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미국 1999년 3월 31일, 대한민국 1999년 5월 15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6300만 달러 ~ 6500만 달러
상영 시간: 136분
북미 박스오피스: $171,479,930 (1999년 9월 23일), 월드 박스오피스 $463,517,383 (2003년 3월 10일)
상영 등급: 12세 관람가
- 매트릭스2 리로디드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38분
북미 박스오피스: $281,576,461 (2003년 10월 30일)
월드 박스오피스: $742,128,461 (2011년 11월 25일)
- 매트릭스3 레볼루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29분
북미 박스오피스: $139,313,948 (2004년 2월 26일)
월드 박스오피스: $427,343,298 (2004년 3월 28일)
- 매트릭스4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 라나 워쇼스키
각본: 라나 워쇼스키, 알렉산드르 하몬, 데이비드 미첼[1]
제작: 라나 워쇼스키
음악: 조니 클라이맥, 톰 티크베어[2]
촬영: 존 톨
출연: 키아누 리브스, 캐리앤 모스 외
제작사/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개봉일: 미국 2021년 12월 22일, 한국 12월 22일
화면비: 2.39:1
상영 시간: 1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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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모비우스> 2차 예고편
2022년 1월, 가장 강렬한 마블 안티 히어로의 탄생 구원자인가, 파괴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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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 <원스 어폰 어 스튜디오> 공식 예고편
친구들아 여기 다 모여봐! ??✨ 디즈니 100년 그 모든 순간이 여기에! 오리지널 단편 [원스 어폰 어 스튜디오] 10월 16일 디즈니+에서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