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신고

댓글 신고

시나몬2025-05-09 19:22:28

가장 나다운 '나'

다큐멘터리 <모어> 리뷰

 

 

이일하 감독의 다큐멘터리 <모어>에서 모지민은 이태원 클럽 무대에서의 드랙쇼를 한다. 드랙에 대해서는 미국의 버라이어티 쇼를 통해 처음 알았다. 그때는 미국이니까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이런 드랙 문화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 그래서 <모어> 드랙쇼를 하는 퀴어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봤다. 그러나 영화가 진행될 수록 요소들은 중요하지 않았다. <모어> 내가 가장 나다운 내가 되는 순간들을 담았다. 

 

영화는 자주 드랙 모지민의 모습을 보여 준다. 이러한 장면은 현실의 재현이 아니라 감정의 표출로 느껴졌다. 순간 느꼈던 강렬한 감정의 폭발을 모지민은 화려한 메이크업과 , 때로는 나체로 표현한다. 인터뷰나 자료화면 중심이 아닌 퍼포먼스를 통해 이야기를 진행한다.

 

모지민이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는 실제 발레 연습실, 거울 앞에서의 메이크업, 무대 뒤의 대기실 등이 교차된다. 이때 삽입된 노래는 설명 없이도 그의 감정을 전달한다. 음악은 내면의 독백이자 정체성의 진술이다. 인터뷰를 통해 그저 듣기 보다는 가장모지민스러운 방식으로 그의 이야기를 느낀다. 

화려한 조명과 격렬한 비트의 음악 속에서 모지민은 스스로를 물고기라고 소개한다. 상징적인 표현은 성적 경계를 벗어난 정체성의 선언이다. 중반부에 등장하는 아버지와의 대화 장면은 감정적으로 중요한 장면이다. 모지민은 아버지에게 과거 발레리나가 되고 싶었던 자신을 이야기한다. 장면에는 대화보다 간헐적인 침묵과 표정이 강조되며, 배경음악은 잔잔하게 흐른다. 음악은 불안과 용기를 동시에 표현하며, 인물 감정의 간극을 채운다.

모어가 드랙 분장을 완성하고 거울을 마주보는 장면에서 별도의 설명을 넣지 않는다. 음악은 서서히 고조되고, 감정의 흐름 속에서 진정한 자신이 되는 순간을 보게 된다. 메이크업과 코스튬은 단순한 변장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이 진짜 자신으로보이게만드는 도구다.

기존 다큐멘터리 문법과는 다르게 뮤지컬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물의 감정을 음악으로 표출한다. 음악을 주요 서사 장치로 활용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는 인터뷰의 중간중간에 퍼포먼스를 삽입하고, 현실과 공연을 자연스럽게 넘나든다. 이러한 접근은 퀴어 서사를피해서사 아닌예술서사 전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음악은 감정을 시각화하고, 무대는 존재를 드러내는 공간이 된다. 영화는 카메라를 통해 정체성을 관찰하지 않는다. 대신 함께 무대 위에 올라선다. <모어> 기록이 아니라 하나의 퍼포먼스이며, 사회의 시선이 아닌 자기 존재의 시선으로 완성된 예술이다.

 

 

감독: 이일하

출연: 모지민, 예브게니 슈테판, 카메론 미첼

장르: 다큐멘터

상영 시간: 81

개봉일: 2022 6 23

관람 등급: 15 이상 관람가

작성자 . 시나몬

출처 . https://brunch.co.kr/@cinna-mon-00/81

  • 1
  • 200
  • 13.1K
  • 123
  • 10M
Comments

Relative contents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