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5-03-19 22:02:03
뿌리 없는 존재들의 콘크리트
영화 <브루탈리스트> 리뷰
SYNOPSIS.
전쟁의 상흔을 뒤로하고 미국에 정착한 건축가 ‘라즐로 토스’(애드리언 브로디).
미국 이민자의 냉혹한 현실 속에 전쟁의 트라우마를 견뎌내던 어느 날. ‘라즐로’의 천재성을 알아본 부유한 사업가 ‘해리슨’(가이 피어스)이 기념비적인 건축물 설계를 제안한다. 하지만, 시대와 공간, 빛의 경계를 넘어 대담하고 혁신적인 그의 건축 설계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반대에 부딪히게 된다. 후원자 해리슨의 감시와 압박, 주변의 비난이 거세질수록 오히려 더 자신의 설계에 집착하던 ‘라즐로’. 혁신적인 브루탈리즘 건축에 자신을 투영하던 ‘라즐로’는 결국 공사가 중단될 위기에 처하는데...
발 디딜 곳 없는, 소속이 불분명한 삶의 연대기 트라우마가 예술로 승화된다!
POINT.
✔️ 영화의 배경이 된 1950년대 영화처럼 비스타비전 화면비를 자랑하고, 오프닝과 엔딩에서 평소와 다른 결로 흐르는 크레디트를 볼 수 있습니다.
✔️ 서막-1막-인터미션-2막-에필로그의 구성. 215분의 긴 러닝타임이지만 인터미션까지 찬찬히 바라보게 합니다.
✔️ 거기에는 이 영화의 걸출한 음악이 일조합니다.
✔️ 에이드리언 브로디의 남우주연상, 촬영상, 음악상. 납득이 가는 수상입니다. 비록 발음이 자연스럽게 들리도록 AI의 도움을 받았다는 논란이 일었지만 그럼에도 말이에요.
✔️ 영화 바깥 작금의 미국과 유대인들의 상황을 생각하면서 바라보면 더욱 공허하게 아름다운 영화로 느껴집니다.

소설 <GV 빌런 고태경>에는 "모든 완성된 영화는 기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브래디 코베 감독이 8년에 걸쳐 공들여 만든, 기적이 아닐 리 없는 이 영화를 보며 건축업자의 딸은 생각했다. "모든 (미)완성된 건축도 기적이구나..." 라즐로 토스 같은 예술적인 건축가는 아니지만, (어쩌면 그래서 가능했던) 그간 그가 지어올린 모든 건물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절로 갖게 됐다. 영화도 건축도, 누군가의 설계도에서 시작하지만 그 설계도만으로 완성될 수는 없다. 수많은 사람들과 자본이 연결되어 있는 작업이고, 중간에 좌초되기도 쉬운 만큼 어렵사리 완성된다. 그렇다면 대놓고 건축의 도식에 맞추어 쌓아 올린 이 영화는, 어쩌면 이중의 기적이 아닐까.

에이드리언 브로디가 분한 한 남자가 배에서 내린다. 바우하우스 출신에, 내로라 하는 프로젝트를 몇 개나 진행한 걸출한 건축가, 라즐로 토스. 그가 미국에 당도하는 순간은 어둡고 축축하고 어지럽다. 웅장한 관악기와 함께 울려 퍼지는 '서곡'을 따라, 뒤집힌 자유의 여신상이 보인다. 그리고 편지 속 에르제벳의 목소리가 해설처럼 덧붙인다. "None are more hopelessly enslaved than those who falsely believe they are free." 자유롭다는 착각에 빠진 사람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노예 상태라는. 그렇다면 이 "자유의 나라"는 정말 자유의 나라인가.

뿌리 없는 존재들은 자유로운가
이내 그는 흩날린다. 뿌리 없는 이름과 있지도 않은 아들과 (그들 입장에서) 이교의 아내까지 맞아들여 '미국식' 가족을 꾸린 사촌의 가게 구석 창고에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려다가 고래고래 소리치는 말만 듣고 쫓겨난 일터에서... 자유의 나라는 라즐로에게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라즐로의 작업물이 매스컴에 오르내리면서 명성을 얻게 된 서재 주인 밴 뷰런이 라즐로를 찾아오고, 객관적인 그의 상황은 상승세를 탄다. 그러나 라즐로를 잘 아는 에르제벳이 금방 간파하듯, 그는 일 안에서 미쳐가고 있다. 더 정확히는 일 때문이라기보다 일을 수단 삼아 "그를 벌레 보듯 하는" 나라 때문이다. 그는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막연한 희망 속에서 미국에 갓 도착했을 때보다, 자유로운 사람처럼 보이는 지금 더더욱. 뒤집힌 땅에서 뿌리가 자랄 수는 없는 일이니까.

뿌리가 없다는 건 뭘까. 영화에서 공교롭게도 엄마 잃은 존재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엄마가 없다는 것은 뿌리가 없다는 것과 같다는 대사가 나온다. 영화에는 대놓고 엄마 잃은 존재 셋이 나온다. 어머니와의 일화를 라즐로에게 이야기하는 밴 뷰런, 어머니 없이 숙모 에르제벳과 함께 여기까지 온 조피아, 그리고 고든의 어린 아들. 이들은 제각각의 방법으로 뿌리 없는 삶에 응전한다.
#1. 밴 뷰런: 뿌리 대신 이파리로
밴 뷰런은 부실한 뿌리를 풍성한 이파리로 승부 보려는 존재다. 이파리처럼 돈을 뿌려대며 자본으로 해결하려는 방식이다. 다만 그는 돈 외의 다른 수단으로 세상과 관계 맺는 법을 알지 못한다. 그가 라즐로를 대하는 태도를 보며, (뒤에 나올 장면을 예상한 것은 아니었으나) 마치 스스로가 여성 혐오자임을 알지 못하는 여성 혐오자 남성이 여성을 대하는 태도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지금 아주 미쳐 있네 저러다 잘하면 키스하겠네... 싶을 만큼 라즐로를 가까이하고 애정을 퍼붓는 듯 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라즐로와 작업물에 대한 애정이라기보다, 열등감과 우월감이 뒤엉킨 자기애에 가까운 마음으로 보여서였다.
라즐로에게 찬사를 늘어놓다가도 문제가 생기면 쉽게 탓하는, 투박하고 (부정적 의미로) 감정적인 반응. 라즐로에게 범죄를 저지를 때 내뱉는 문장을 보면 라즐로라는 개인보다 상대를 집단화해 기괴한 일반화하는 비약. 여성과 깊은 관계이고 싶은 마음과, 그 깊이까지 차곡차곡 도달하기에는 게으른 마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개인 혹은 집단으로서의) 여성 탓이라고 손쉽게 문제를 전가하는 일부 남성들과 같은 태도다. 생각해 보면 (상처가 있다는 점을 참작한다 하더라도) 조부모를 대한 태도도 크게 다르지 않으며, 건축을 향한 태도는 최악이다. 애당초 기획을 해놓고 중간에 돈 때문에 엎을 거면 이도저도 아니게 된다고요 이 양반아. 마구 이파리를처럼 돈을 날리지만 잘 날리는 것 같지도 않다.

#2. 조피아: 뿌리 끝까지 어떻게든
반면 조피아는 그 없는 뿌리에 천착하며, 뿌리 끝을 찾아 어떻게든 떠나는 존재이다. 내내 입을 다물고 있던 조피아의 첫 대사는 이스라엘로 가겠다는 선언이며, 반신불수의 몸이 된 라즐로를 대신해 그의 건축물을 해설하는 엔딩에서의 확신에 찬 대사들 또한 라즐로의 건축을 유대인의 정체성 안에 꽁꽁 묶어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실제 라즐로의 삶은 아주 경건한 유대인의 삶도 아니었으며 (그는 유대인 예배당에 계속 나가기는 하지만 그의 삶이 신앙에 매여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여러 번 창부를 찾고, 의료적 도움 이상으로 약물에 의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완으로 남은 콘크리트 건축물 또한 밴 뷰런의 자본과 라즐로의 실력 그리고 뿌리 없이 흩날린 시절의 상처가 뒤섞여 만들어진 것이다. 공허하게 지어진 건축물은 조피아의 해설 속에서 유대인의 정체성 하나만으로 뭉뚱그려져 거의 황금 궁전처럼 힘차게 묘사된다.

#이파리와 뿌리 끝의 우로보로스
이런 둘의 태도는 얼핏 반대처럼 보이지만, 뿌리 끝과 이파리는 의외로 마치 우로보로스의 머리와 꼬리처럼 결착된다. 마치 자본 만능주의가 팽배한 미국 그리고 시오니즘으로 똘똘 뭉친 유대인들의 결착처럼. 이는 영화 바깥에서 "미국이 가자지구를 가질 권리가 있다"며, 가자지구를 장악해 주민들을 강제 이주 시킨 다음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떠올리게 한다.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네타냐후는 웃고 있었다. 이 발언으로 인해 사람들은 가자지구의 (가뜩이나 불안했던) 휴전 가능성을 더욱 낮게 점치기 시작했고, 실제로 휴전 두 달 남짓 만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공습을 재개했다. 400여 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에, 역시나 "트럼프가 여지를 주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공교로운 지점은 이곳이다. 영화는 한 사회의 토착민 사이에서 벌레 취급을 받은 이민자가 또 우뚝 서서 체제를 찬양하는 모습을 이어 붙임으로써 결착된 폭력의 고리를 포착하고자 한다. 미국 사회에서 환대를 받지 못하고 폭력을 경험한 (듯한) 조피아가 시오니즘을 내세우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밴 뷰런'이라는 이름도 네덜란드계 이름 즉 이민자의 후손일 수밖에 없는 이름임을 깨닫게 된다. (미국의 8대 대통령 마틴 밴 뷰런의 이름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그 폭력의 고리에서 미끄러진 존재들이 있다. 역시나 엄마 없는 존재들이다.
#3. 라즐로 토스: 사라진 뿌리
약간의 비약을 가하자면, 라즐로와 에르제벳의 결혼식 사진에는 엄마로 추정할 수 있는 나이대의 여성이 전혀 없다. 라즐로는 폭력의 고리에서 미끄러진 정도가 아니라, 그 고리에 납작하게 깔린다. 그가 밴 뷰런에게 폭력을 당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경로로 반신불수가 되었는지 전혀 설명되지 않은 채로 그는 조피아의 해석에 꽁꽁 묶이고 있다. 한번은 예술가라고 치켜세우다 유대인/이민자라고 후려치는 폭력에, 또 한번은 예술가의 정체성을 유대인의 정체성 아래 종속시키는 폭력에.
내게 이 지점은 단순히 예술과 자본의 역학 관계에서 예술이 자본의 질투를 받아 꺾였다는 느낌이라기보다, 자본과 시오니즘에 결탁된 폭력의 고리가 사람을 얼마나 잔혹하게 짓밟는지를 보여주는 느낌에 가까웠다. 건축물이 사라지지 않아 좋다던 그는 정작 콘크리트 덩어리만 공허하게 남기고 사라지고 말았다.

부재를 바라보는 존재는 어디에
영화의 주요 인물로 언급되지는 않지만, 내게 인상 깊었던 인물은 고든의 아들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품에 안겨 거리의 음식을 먹거나 때론 그마저 먹지 못하고 자란 아이는, 아빠의 추측과 달리 엄마를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아빠가 속상해 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그다지 내색하지 않으면서 자랐다. 어머니의 이름을 붙였음에도 돈과 산업재해 사이 휘청거리던 밴 뷰런의 건축지, 건축가의 자부심과 계산에 번번이 부딪히는 '벌레' 대우에 날카로워진 라즐로의 건축지와 달리, 고든의 아들에게 건축지는 이따금 아빠가 건축용 차를 태워주기도 한 즐거운 곳이었다.
고든의 아들은 아주 작게 지나가는 인물이다. 라즐로와 에르제벳, 밴 뷰런 같은 인물들마저 결말을 앞두고 제각각 황급히 사라져 버린 이 영화의 결말부에 고든의 아들을 위한 자리는 없다. 그러나 그렇기에 오히려 상상하게 된다. 그는 영화 바깥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사라진 뿌리의 자리를 기억하며 고요하게 살아남아 자라 갈 수 있을 만큼 운이 좋다면.

다시 영화 바깥을 보자. 미국의 자본 만능주의와 시오니즘이 선으로 연결된 자리, 가자지구를 보자. 그곳에 있으나 영화 속에는 부재하는 존재가 있다. 바로 팔레스타인이다. 그들 또한 뿌리를 빼앗겨 흩날리고 있으나, 고든의 아들처럼 미약한 존재감으로 보도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이곳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 말하면서, 세상이 투명하게 여기는 죽음을 목도하고 있다. 이들은 과연 계속 뿌리를 고요하게 지켜보며 살아남아 자라 갈 수 있을까. 이번 가자지구 공습으로 인한 400여 명의 사망자 중 170여 명이 어린이라고 한다.

감독은 시오니즘과 미국 자본주의를 묶어 비판하고 있는 것일까. 그런 것처럼 보이며, 실제로 그런 의도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기에는 비판으로 느껴지는 지점이 충분히 강하지 않고, 팔레스타인의 부재로 도형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지점 또한 마음에 걸린다. 그래서 자꾸 공교롭다는 표현을 쓰게 된다. 미국과 유대인을 묶는 것은 서막-1장-인터미션-2막-에필로그로 마무리되는 이 영화의 도식만큼이나 과하게 심플한 것이 아닌지. 뿌리 없는 존재들의 공허한 콘크리트 같은, 아름답지만 공허한 기분이 드는 영화였다.
2천여 년 전, 사람들 앞에서 콧대를 높이고 있던 고위 유대인들에게 예수가 던진 일갈을 떠올린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회칠한 무덤 같으니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나 그 안에는 죽은 이의 뼈와 모든 더러운 것이 가득하도다". <브루탈리스트>라는 웅장한 콘크리트 회벽에는 너무 많은 뼈가 투영되어 보인다. 이 영화가 대단한 이유이자, 어쩐지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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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돌, 수백 만의 우주를 건너
묻고 싶다. 그럴 때 없냐고.
끊임없이 자극적인 걸 찾아다니는, 멈추지 못하는 나를 발견할 때. 새롭다는 건 다 해보고, '요즘 이게 유행이래' 하면 뭔지 보지도 않고 '그래? 얼마나 재미있기에?' 하면서 일단 기웃거려 보는 나를 발견할 때.
물론 이런 일련의 행위들이 즐겁지 않다는 건 아닌데... 사실 마음 깊은 곳을 들여다보면 즐거워서 움직이기보다, 그렇게 끊임없이 따라다니지 않으면 도태될 것 같은 두려움이 더 큰 동기로 작용하고 있음을 깨달을 때. 심지어 그 실패감조차 콘텐츠로 뽑아내야 한다는 ("유튜브를 해! 유튜브를!") 목소리 틈바구니에서, 부단히 발버둥 치는 기분이 들 때.
그러다 문득 깨달을 때. 그 모든 발버둥은 결국 내 마음 하나와 싸우는 거였구나. 단지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 그 하나가 필요했구나. 그걸 놓쳐서 자꾸 이렇게 허덕이면서 사는구나. 안정이란 인간의 환상이 아닐까? 잡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놓치는 균형 같은 것, 공중그네 타는 유니콘이나 외줄타기를 하는 인어공주 같은 것. 그 환상을 찾아 허우적거리는 내가 덩그러니 있는 게 아닌가? 그냥 이게 환상임을 인정하고 불안정을 받아들이면 될 것을.
이 두 가지 느낌이 은유적으로 완벽하게 들어간 영화가 있다. 더없는 혼돈으로 키치하게 반짝거리는 정신없는 세상, 그 안에서도 묵직한 돌처럼 단단하게 나를 붙들어주는 무언가까지 다 들어 있는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영화가.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그 제목만큼이나 얼핏 복잡해 보이는 영화다. 양자경이 분한 주인공 에블린은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세탁소를 운영하면서 살고 있다. 모셔야 하는 아버지, 기대기엔 너무 나약해 보이는 남편, 자꾸 엇나가면서 멀어진다고만 느껴지는 딸, 빡빡하게 숨통을 죄어 오는 세무의 늪... 에블린은 하루하루를 지친 표정으로 살고 있던, 평범한 중년 여성이다.
그러나 세무 조사를 받으러 간 자리에서 갑작스럽게 멀티버스를 맞닥뜨리게 된다. 멀티버스라는 단어도 들어보지 않고 살았을 에블린에게, 세상은 너무 갑작스러운 속도로 무한 확장된다. 살아오면서 무수한 가능성으로만 존재했던 모든 선택의 가지들이, 내가 내리지 않은 그 선택을 했다면...으로 시작되는 수백만 개의 평행 우주로 존재한다. 그 다른 에블린들은 쿵푸 고수가 되기도 하고, 결혼을 포기한 대신 근사한 커리어를 이루기도 했으며, 심지어 손가락이 핫도그로 이루어진 사람들의 세계에서 지금과는 다른 사랑을 하며 살고 있기도 하다.
우왕좌왕하다가 갑자기 쿵푸 고수의 일면을 보이고, 괴로워하며 세파에 지친 얼굴을 드러내다가도 새로 들은 정보들을 척척 얽어내는 에블린의 모습은 우리 주변의 수많은 중년 여성들을 떠올리게 한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그러나 세상이 흔히 측정하지 않는 가치들을 품은 사람들을. 그들이 가지 않은 길, 지금과 많이 달랐을 수도 있는 다양한 삶의 가닥들, 거기서 엄마이자 아내이자 딸 외에 그들이 받았을 호칭들을.
여기서 때로는 능청스럽게 코믹하고, 때로는 자차분한 얼굴로 깊은 감정을 끌어내는 양자경의 연기가 빛을 발한다. 원래 성룡을 주인공으로, 양자경은 아내이자 조력자 역할을 하는 캐릭터로 세우려 했다던데 좋은 변경이었던 것 같다. 유려한 무술을 펼치는 성룡의 모습이 궁금하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역시나 빼어난 무술 배우이자 오랜 세월 '조력자'의 위치에 놓여 있던 그가 할리우드에서 첫 주연작을 맡았다는 사실 또한, 세상에서 측정되지 않았던 어떤 가치들을 떠올리게 한다.
다소 복잡해 보이는 세계관에 대한 정보 값이 0인 것인 에블린이나 관객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친절한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에블린의 세상을 둘러싼 갈등이 하나둘 눈에 들어온다. 딸과 아버지, 아내와 남편, 어머니와 딸로서 존재하면서 그 사이에 놓여 있던 각양각색의 갈등과, 이를 우선시하느라 덮어두었던 자신의 존재까지 떠오른다. 멀티버스까지 가져와 엄청 거대한 이야기로 펼쳐지는, 수백만의 우주를 건너 이루어지는 그 갈등은 결국 가장 가깝고 내밀한 충돌과 닮았다.
보고 있노라면 어쩐지 아연실색해지는 그 충돌의 모습은 가히 불꽃놀이를 방불케 할 만큼 다채롭다. 형형색색의 화려한 충돌(심리적 충돌이든 물리적 충돌이든)의 양상을 보고 있더라면 어이가 없어서 자꾸 웃음이 비실비실 나오는데, 그러다 어느 순간 갑자기 울고 있는 나를 발견하는 순간. 이 영화의 매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쉬운 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만듦새가 매우 좋은 영화이고, 엔딩 크레딧에 어떤 동물도 촬영 과정에서 다치지 않았다는 문구를 보기는 했지만, 하루가 멀다고 잔혹한 동물 학대 소식이 들려오는 땅에서 비록 허구일지언정 강아지가 이리저리 휘둘리는 장면을 보는 것은 편치 않았다. 픽션이고, 만들어낸 장면이고, 실제 강아지가 다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영화의 문제라기보다 내가 밟고 선 땅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어쩔 수 없이 내가 밟고 선 땅을 인식하면서 볼 수밖에 없다.
같은 이유로, 국세청의 악명이 높은 미국에서는 세무 조사 장면이 강력한 기능을 했다고 들었다. <나이브스 아웃> 린다의 깔끔한 표정을 싹 감춘 제이미 리 커티스가 국세청 직원 데어드리 역할을 맡았는데, 타성에 젖은 얼굴로 서류를 꼼꼼히 보며 날카로운 눈빛을 쏘는 모습도 충격적이고, 이후로 멀티버스에서 그가 보이는 모습 또한 어마어마하다. 에블린 못지않게 다채로운 평행우주를 가졌을 것 같은 인물로, 개인적으로는 에블린의 거울 너머 또 다른 주연이 아닐까 싶을 만큼 흥미로운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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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단조롭고 관성적인 일상을 한 꺼풀 벗긴 자리에 무엇이 있는지 보게 한다. 에블린과 데어드리, 남편 웨이먼드와 딸 조이, 할아버지 공공까지 모두 '가지 않은 길'에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존재들이었고,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는 존재들이었다.
더불어 이들과 맺는 관계, 때로는 남편이 구운 쿠키나 따뜻한 말 한마디처럼 너무나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얼마나 힘있게 사람을 잡아주는지 깨닫게 한다. 결국 사람을 구하는 건 사람을 통해 나오는 무언가 아닐까. 마셔도 마셔도 목마른, 계속 새로운 것을 추구해야 할 것 같은 조급한 의무감이 세대를 구원하지 못하는 것처럼.
반짝이지 않는 소박한 모습으로, 우직한 돌처럼 항상 옆에 있는 그 어떤 마음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다. 수백만의 우주를 건넌 충돌이 무엇이든, 어디서든, 단번에 가르고 들어올 것이다.
ㅁ '씨네랩'에서 시사회 티켓을 제공받아 감상한 후 작성하였습니다. 영화 개봉일은 10월 12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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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작은 행동이 세상을 바꾸고 있어.
얼마전 일하는 엄마들과 밥을 먹다가 육아와 일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돌아보면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엄마들이 사회생활을 한참 하던 때, 그러니까 불과 10년전만 해도 육아휴직이라는게 일반적인 단어가 아니었다. 대구에서 나고 자란 나는 ‘어디 여자애가 서울로 학교를 가냐는’ 외할머니의 반대에 부딪혀 외할머니집에서 걸어서 10분거리의 대학교를 가야 했다. 불과 25년전이었는데 외할머니는 아들이 아닌 ‘가시나’를 대학에 보내는 것도 못마땅해 하셨다. 아주아주 보수적인 지역의 보수적인 어른이었지만, 엄마와 아빠가 강력히 주장해서 대학을 보낸 것이다.
‘여자도 전문직을 해야해.’ 결혼해서도 원가족인 외할머니의 투병생활을 돌보고, 남동생들을 케어하며 평생을 전업주부로 살아온 엄마는 내가 어릴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했다. 나는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했지만, 내 딸만은 그렇게 살게 하지 않겠다는 엄마의 결연한 의지 덕에 나는 외할머니가 그렇게 싫어 하셨던 이리 저리 떠돌아다니는 직업인 PD가 될 수 있었다. 꽤나 진취적인 직업군에 속하지만, 그래도 여자 PD가 육아휴직을 하고 다시 복직하는 게 일반적인 일이 된 것은 10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2000년 초에 결혼 한 여자선배들을 떠올려 보면 결혼과 출산으로 일을 그만 둔 선배가 더 많다. 회사에서 처음으로 육아휴직을 쓰고 돌아온 선배가 나보다 한살 많은 선배였던 것을 생각해 보면 우리 사회가 엄청난 변화 속에 놓여 있는 중이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영화 <세상을 바꾼 변호인>은 미국의 여성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에 대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마지막 씬에 직접 출연한다 )1950년대 하버드 로스쿨엔 전체 학생의 2%에 해당하는 9명의 여학생 밖에 없었고, 심지어 여자 화장실도 없었다고 한다. 수석졸업을 하고 두아이 까지 키웠지만, 로펌에서는 그녀를 받아주지 않았고 (거절하는 이유도 가지 가지다. 애나 돌봐야지 일은 언제 할거냐. 이미 작년에 여자를 뽑았다. 회사의 다른 여자들이 질투할거다? 등등 )그녀는 로펌 대신 결국 대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게 된다. 그리고 1970년대에 남성보육자와 관련된 한 사건을 접하고 이것이 남성의 역차별 사건이며, 성차별의 근원을 무너뜨릴수 있는 열쇠라고 생각하게 된다. 모두가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고 할때. 긴즈버그는 남편과 딸의 지지에 힘입어, 성별을 근거로 한 (On The basis of Sex (원제)) 178건의 합법적 차별을 무너뜨릴 재판을 시작하게 된다.
“백 년 동안 계속 져 왔다고 해도 이기려고 노력하는 걸 멈출 이유는 없죠.”
영화 <세상을 바꾼 변호인>에서 딸 제인이 엄마 루스에게 하는 말이다. 이 대사는 <앵무새 죽이기>의 애티커스 핀치의 말을 인용한 것인데, 그러고 보면 인종차별만큼이나, 성별에 근거한 차별은 얼마나 말도 안되는 일인지… 의의도 정당하고, 의뢰인도 정당하지만, 여성들을 한세기 넘게 같은 논쟁에서 져왔다는 루스에게 딸 제인이 하는 저 말이 이 영화를 다 말해주는 것 같았다.
둘이 함께 택시를 기다릴 때 성추행 발언을 하는 남자들을 향해
“엄마, 남자들이 여자에게 저런식으로 말하게 두면 안돼.” 라고 시원하게 욕을 하는 딸을 보며,
“넌 자유롭고 두려움을 모르는 젊은 여성이야. 20년 전엔 이렇게 행동하지도 못했어.시대가 이미 변했어.“ 하고 말하는 엄마 루스.
차별이 차별인 줄도 모르고 지나왔던 시대를 지나, 우리 자녀들의 열망을 가로 막는 장애물이 되는 조항을 다시 검토하여 새로운 선례를 만들어 달라고 주장했던 법정씬에서는 여지 없이 또 울컥했다. 실패하고 절망하더라도 결국엔 변화한다는 희망에 대해 말하고 있는 영화.나는 어쩌면 이런 변화의 역사에 살아있는 증인일지도 모른다. 보수적인 지역에서 자라며 차별을 받았지만, 그걸 깨려는 엄마, 이모와 같은 어른들의 도움으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었고, 이제 딸을 낳고 엄마가 되고 또 나의 일을 하는 이 시간 속에서, 내 딸을 위해 나 역시 매일 매일 크고 작은 싸움을 계속 해오고 있는 중이니까.
"시작도 하기 전에 패배한 것을 깨닫고 있으면서도 어쨌든 시작하고, 그것이 무엇이든 끝까지 해내는 것이 바로 용기 있는 모습이란다. 승리하기란 아주 힘든 일이지만 때론승리할 때도 있는 법이거든"
작은 행동이 모여 세상을 바꾼 다는 것을 이미 겪었으니까. 승리하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나아가야할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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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폴: 디렉터스 컷>: 추락과 구원의 메타필름
2008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의 확장판인 <더 폴: 디렉터스 컷>은 무성 영화 시대의 로스 엔젤레스를 배경으로 한다.
과수원에서 일을 하다 나무에서 떨어져 팔이 부러진 이민자 소녀 알렉산드리아는 LA의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호기심 많은 알렉산드리아는 하반신 마비로 입원한 스턴트맨 로이를 만나고, 둘은 로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점점 가까워진다. 이야기는 블랙 밴디트를 중심으로 한 6명의 무법자가 악당 오디어스에게 복수를 하러 떠나는 서사시를 중심으로 한다. 현실과 환상의 플롯이 점점 서로 얽혀 가는 게 영화의 관전 포인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추락 (Fall)’ 은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모티프이다. <더 폴> 은 크게는 네 번의 추락을 통해 역설적으로 구원을 이야기한다.
첫번째 추락은 알렉산드리아가 창문 밖으로 쪽지를 떨어뜨리며 시작한다. 쪽지는 아래층 병실 안의 로이에게 떨어지고, 이 만남을 계기로 로이는 알렉산드리아에게 자신이 지어낸 서사시를 들려준다. 알렉산드리아의 적극적 개입으로 약간은 엉망진창인 천일야화가 무르익던 중 로이의 꿍꿍이가 드러난다. 이야기를 미끼로 알렉산드리아에게 자살을 위한 모르핀을 가져오게 하려던 것.
두번째 추락은 이야기와 현실에서 동시에 일어난다. 알렉산드리아가 가져온 약을 먹고 로이는 잠에 ‘빠져든다’ (영어에서 잠에 빠지는 것을 ‘fall asleep’ 이라고 한다). 동시에 이야기 속에서는 로이를 대변하는 블랙 밴디트의 결혼식이 거행된다. 로이가 잠에 빠져드는 순간, 밴디트 또한 뒷머리를 가격당해 ‘쓰러진다’. 몽롱한 로이 탓에 밴디트와 로이의 경계가 흐려지고, 그 틈을 타 알렉산드리아가 이야기 안에 새로운 캐릭터로 난입하며 환상과 현실이 선이 모호해진다.
세번째 추락은 절망한 로이에게 약을 가져다 주려던 알렉산드리아가 의자에서 떨어지는 장면이다. 병상의 알렉산드리아가 꾸는 꿈은 하강의 이미지로 가득하다. 꿈 속에 등장하는 로이, 알렉산드리아의 아버지 등은 지속적으로 고통에 시달리며 쓰러지고 또 쓰러지기를 반복한다. 시간이 흘러 깨어난 알렉산드리아 옆에는 죄책감으로 엉망이 된(하지만 여전히 심하게 청초한) 로이가 있다. 자기 혐오와 죄책감에 시달리는 로이는 이야기를 끝까지 들려달라는 알렉산드리아의 말에 등장인물을 차례로 죽이기 시작한다. 밴디트 (로이) 또한 오디어스에게 겨우 한대 맞고 허리까지 오는 수영장에 엎어져 일어나지 못한다. 네번째 추락이다.
서사시의 결말에 이르러 현실과 환상은 완전히 뒤섞인다. 이야기의 인물을 살려달라 애원하는 알렉산드리아의 말은 이야기 속의 밴디트와 동시에 현실의 로이에게로 향한다. 시종일관 이야기 속 밴디트를 ‘그’ 로 정의하던 알렉산드리아는 로이와 밴디트를 동일시하며 “네가 죽는 것이 싫다” 고 말한다. 그 순간 로이는 억눌렀던 울음을 터뜨린다. 작품 내내 반복된 하강의 이미지는 알렉산드리아의 격려에 의하여 상승의 이미지로 전환된다. 풀장에서 일어난 밴디트는 알렉산드리아를 번쩍 안아들고 담담히 오디어스의 별장을 떠난다. 로이 또한 계속 살아가기로 알렉산드리아와 약속한다.
사진 출처: 아트 인사이드
<더 폴>은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이 자신이 만든 이야기를 통해 구원받는 메타 픽션이다. 결말부 이야기 속 인물을 살려달라 애원하는 알렉산드리아의 진심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로이에게 가 닿는다. 메타 픽션의 형식을 빌려 영화는 삶과 밀접한 이야기가, 그리고 타인과 그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어떻게 우리를 살게 하는지 이야기한다. 그런 점에서 알렉산드리아가 ‘영혼을 구하’는 성체를 로이와 나눠먹는 장면은 상징적이다. 더 나아가 <더 폴>은 이야기 중에서도 ‘영화’가 삶을 구원하는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로이와 처음 만난 알렉산드리아가 열쇠구멍 사이로 영사된 말의 그림자를 보는 장면, 결말에 드러난 스턴트 영화에 대한 애정, 그리고 로이의 영화를 보며 즐거워하는 환자들까지. 곳곳에 감독이 영화에 바치는 헌사가 묻어난다. 영화는 로이의 천일야화와 마찬가지로 치유의 능력을 지닌다. 한 번의 추락(Fall)으로 꿈과 다리, 그리고 사랑 모두를 잃고 부서진 로이는 결말부 병원에서 알렉산드리아와 함께 자신이 참여한 영화를 본다. 촬영 중 낙마 사고를 당한 장면을 긴장한 눈빛으로 지켜보는 로이 앞에는 안전히 말에 착지한 영화 속 주인공이 보여진다. 영화는 이어 붙인 컷으로 무너진 로이의 꿈을 복원하고, 마음의 상처를 봉합한다. <더 폴>은 컷과 편집이라는 영화의 기본 요소에 구원의 가능성을 부여하며 <파벨만스>, <클로즈 유어 아이즈>와 같은 위대한 메타 필름의 반열에 스스로를 올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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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없왓있? 넷플릭스엔 없고, 왓챠엔 있다! TOP 5 !
넷없왓있? 넷플릭스엔 없고, 왓챠엔 있다! TOP 5 !
‘코로나19’ 영향으로 얼어붙은 극장가에 비해, 넷플릭스, 왓챠, 티빙, 웨이브등 OTT 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그들은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오리지널 콘텐츠를 생산하는 등 뜨거운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 왓챠는 [넷없왓있]이라는 카테고리를 추가해 왓챠엔 있고 넷플릭스에는 없는 작품들을 뽑아 차별성을 두어 신규 구독자들을 유입 시키기 위한 마케팅을 펼쳤었죠.
씨네랩이 가져왔습니다! 씨네랩이 뽑은 넷없왓있 추천작 TOP 5! 같이 보시죠!
1. <기생충> - 봉준호 (2019)
출처 : 네이버 영화
전원백수로 살 길 막막하지만 사이는 좋은 기택(송강호) 가족. 장남 기우(최우식)에게 명문대생 친구가 연결시켜 준 고액 과외 자리는 모처럼 싹튼 고정수입의 희망이다. 온 가족의 도움과 기대 속에 박사장(이선균) 집으로 향하는 기우. 글로벌 IT기업 CEO인 박사장의 저택에 도착하자 젊고 아름다운 사모님 연교(조여정)가 기우를 맞이한다. 그러나 이렇게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 뒤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2. <스타 이즈 본 > - 브래들리 쿠퍼 (2018)
출처 : 네이버 영화
노래에 놀라운 재능을 가졌지만 외모에는 자신이 없는 무명가수 앨리(레이디 가가)는 공연을 하던 바에서 우연히 톱스타 잭슨 메인(브래들리 쿠퍼)을 만나게 된다. 자신의 모든 것을 사랑해주는 잭슨의 도움으로 앨리는 자기 안의 열정을 폭발시키며 최고의 스타로 거듭나지만, 잭슨은 어린 시절의 상처와 예술가적 고뇌속에서 점점 무너져가는데…
3. <1917> - 샘 멘데스 (2020)
출처 : 네이버 영화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17년. 독일군에 의해 모든 통신망이 파괴된 상황 속에서 영국군 병사 '스코필드'(조지 맥케이)와 '블레이크'(딘-찰스 채프먼)에게 하나의 미션이 주어졌다. 함정에 빠진 영국군 부대의 수장 '매켄지' 중령(베네딕트 컴버배치)에게 '에린무어' 장군(콜린 퍼스)의 공격 중지 명령을 전하는 것! 둘은1600명의 아군과 '블레이크'의 형(리차드 매든)을 구하기 위해 전쟁터 한복판을 가로지르며 사투를 이어가는데...
4. <월플라워> - 스티븐 크로스키 (2013)
출처 : 네이버 영화
말 못할 트라우마를 가지고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있던 ‘찰리’는 고등학교 신입생이 돼서도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 채 방황한다. 그러던 어느 날, 타인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삶을 즐기는 ‘샘’과 ‘패트릭’ 남매를 만나 인생의 새로운 전환을 맞이한다. 멋진 음악과 친구들을 만나며 세상 밖으로 나가는 법을 배워가는‘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샘’을 사랑하게 된 그는 이제껏 경험한적 없는 가슴 벅찬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불현듯 나타나 다시 ‘찰리’를 괴롭히는 과거의 상처와 ‘샘’과 ‘패트릭’의 겉잡을 수 없는 방황은 시간이 흐를수록 세 사람의 우정을 흔들어 놓기 시작하는데… 찰리와 샘, 그리고 패트릭의 마지막 10대는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5. <해리포터> 시리즈
출처 : 네이버 영화
해리 포터(다니엘 래드클리프 분)는 위압적인 버논 숙부(리챠드 그리피스 분)와 냉담한 이모 페투니아 (피오나 쇼 분), 욕심 많고 버릇없는 사촌 더즐리(해리 멜링 분) 밑에서 갖은 구박을 견디며 계단 밑 벽장에서 생활한다. 이모네 식구들 역시 해리와의 동거가 불편하기는 마찬가지. 11살 생일을 며칠 앞둔 어느 날 해리에게 초록색 잉크로 쓰여진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된다. 그 편지의 내용은 다름 아닌 해리의 11살 생일을 맞이하여 전설적인“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보낸 입학초대장이었다. 그리고 해리의 생일을 축하하러 온 거인 해그리드는 해리가 모르고 있었던 해리의 진정한 정체를 알려주는데. 그것은 바로 해리가 굉장한 능력을 지닌 마법사라는 것! 해리는 해그리드의 지시대로 자신을 구박하던 이모네 집을 주저없이 떠나 호그와트행을 택한다. 런던의 킹스크로스 역에 있는 비밀의 9와 3/4 승장장에서 호그와트 특급열차를 탄 해리는 열차 안에서 같은 호그와트 마법학교 입학생인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엠마 왓슨 분)와 론 위즐리 (루퍼트 그린트 분)를 만나 친구가 된다. 이들과 함께 호그와트에 입학한 해리는, 놀라운 모험의 세계를 경험하며 갖가지 신기한 마법들을 배워 나간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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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이게 뭐?
영화의 제목 "대외비"를 직역하면 '외부적으로 공개되길 꺼리는 비밀'쯤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스포일러"로 볼 수 있지 않을까?
<대외비>는 하루아침에 "순태"에게 지역 공천에 떨어진 국회의원 후보 "해웅"이 조폭 "필도"와 함께 복수를 하는 내용을 작품이다.
개봉일 국내 박스오피스 1위와 함께 현재까지 239,671명(03.02 기준)을 불러 모았지만, 이내 <귀멸의 칼날: 상현집결, 그리고 도공 마을로>에게 1위를 내줄 만큼 반응이 좋지 않다!
과연, 그 이유가 뭘까?1. 마동석이 안 나오는 게 문제?
영화 <대외비>에는 마땅히, 선역이라고 칭할만한 인물들이 없다.
흔히, '악당'으로 분류되는 '빌런'들이 나와 '누가 누가 더 나쁜지?'를 보여주는 '피카레스크'로 정의된다.
조직폭력배 "필도"와 공천과 같이 뒤에서 모든 일들을 자신의 마음대로 주무르는 "순태"는 말할 것도 없으며, 주인공 "해웅"도 앞에서는 주민들을 위한 정치를 표방하나 뒤에서는 돈과 같은 온갖 향음으로 주민들을 매수하려 든다.
이렇게, 영화는 뻔하다면 뻔한 이미지들을 연쇄적으로 보여준다.이를 "클리셰"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2시간 내외의 한정적인 분량에서 관객들을 설득하려면 <대외비>가 아닌 여타 작품들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들만 있다면 굳이 <대외비>를 볼 이유가 없으니 그만한 "시그니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관객들이 <대외비>를 기억할 수 있는 순간이 있긴 할까?
결과부터 말하면, <대외비>를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 기억할 수 있는 장면은 부재하다.앞서 말한 주인공들의 모습부터 이야기의 과정, 그리고 결말까지 영화 <대외비>는 모두가 예상하는 방향에만 그친다.
특히, 이번 <대외비>를 연출한 "이원태"감독의 전작이 <악인전, 2019>임을 생각하면 더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악인전>이 잘 만든 작품은 아니었지만 "마동석"배우의 이미지에 걸맞은 호쾌한 액션을 앞세워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음을 생각하면 말이다!2. 안일했던 짜깁기
이렇게, 정리하면 배우들의 매력 부족으로 받아들이겠지만 영화 <대외비>의 문제는 이야기에 있다.
이번 <대외비>를 본다면, 전작 <악인전>과 장르는 물론이고 캐릭터들의 구도까지 동일한데 느껴지는 재미의 편차가 심한 이유에는 동기에 있다.
<악인전>에서 "동수 - 태석"이 각자 저마다의 이유로 "경호"를 노렸던 것과 다르게, 이번 <대외비>의 "해웅 - 필도"에게 이런 시너지를 기대하기엔 계기가 없다. - 이게, <악인전>과의 결정적인 차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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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란한 도시에 적신 화려한 꿈은 영원히 공허하리라
? About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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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가 라이트 감독 / 토마신 맥켄지, 안야 테일러 조이 주연
영국 / 117분 / 공포 / 19+
2021.12.01 개봉 (D+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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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Words Review
찬란한 도시에 적신 화려한 꿈은 영원히 공허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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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int
<베이비 드라이버> 에드가 라이트의 귀환, 감각적이고 매혹적인 호러, 1960년대 런던의 생생한 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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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
국내 개봉일을 손꼽아 기다려 왔던 <라스트 나잇 인 소호>를 드디어 만났다. <베네데타>와 함께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꼭 관람하고 싶었던 작품인데 올해 안에 국내 개봉을 해줘서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감독 ‘에드가 라이트’가 바로 이전에 연출했던 <베이비 드라이버>를 몇 번이나 봤을 정도로 좋아했었기 때문에 이번 영화도 기대를 아예 안 했다면 거짓말이다. <베이비 드라이버>는 연출도 연출 나름이지만 사운드트랙이 영화의 흐름을 정말 센스있게 잘 표현해줬기 때문에 이번 <라스트 나잇 인 소호>도 기존 호러 장르와는 색다를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예상은 맞았다. 고혹적이며 매혹적인, 야망에 가득찬 샌디와 1960년대의 화려한 런던의 모습들 그리고 그 사이를 적시는 번쩍이는 음악들. 꿈을 통해 서로를 만나는 앨리와 샌디의 투 샷도 정말 아름다웠다. 그리고 사실 영화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주인공 ‘앨리’의 자아에서 오는 분열을 그리고 있는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숨어있다. 후반부에 갈수록 청불 장르에 맞지 않게 하이틴 호러물이 되는 것 같아 아쉬움도 살짝 남았지만 주제의식도 어느 정도 뼈대 있게 드러나고, 보는 재미 그리고 스토리에서 오는 기교를 느끼는 재미가 정말 컸다. 각자마다의 찬란한 꿈을 가진 샌디와 앨리가 과연 화려한 런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안야 테일러 조이, 아니 샌디의 다운타운 독무대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황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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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친구가 이발하라고 만원을 쥐어주던데 [단편영화] Official short film
영화 드라마 모두 마사지하듯 시원하게 이야기로 풀어드립니다!
씨네마사지 ?
영화를 좋아해서 결국...!! 영화를 찍어버린 씨네마사지!
오래전 수많은 사람들에게 레전드로 기억되는 썰
'여자친구가 이발하라고 만원을 쥐어주던데'를 본격 단편영화화!
제작 씨네마사지
원작 김봉철 [30대 백수 쓰레기의 일기]
출연
황보 김동영 오유나
여자친구가 이발하라고 돈 만원을 쥐어주던데
그다음엔 목욕탕 가라고 또 만원 주고
목욕 다 하고 탕 앞에서 바나나 우유 마시면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얼굴 뽀얘져 가지고 막 빨간 볼 하고 나오면서 바나나 우유 두개 들고오다
나 먼저 먹고있는거 보고 뒤로 감추고
상설매장가서 옷 깔끔한거 사주고 막 맞춰보면서 잘어울린다고 좋아해주고
나 수줍어하니까 귀엽다면서 막 웃고
집에 데려다 주는 길 집 앞에서
이제 깔끔해지고 말쑥해지고 멋있어졌으니까
자기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나라고
이게 마지막 사겼던 애랑 마지막 날 했던 일인데
내가 다시 연애같은걸 해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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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th #JIMFF 박영광 감독님 interview ?♀️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상영작 #낮은목소리 의 박영광 감독님 본격 탐구! ?♀️ #하이스트레인저
? JIMFF X HISTRANGER ?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HISTRANGER가 떴다!
JIMFF 공식 웹 데일리팀이 직접 취재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현장을
지금부터 살펴볼까요?
한국경쟁 상영작 [낮은 목소리]의 박영광 감독님을
하이스트레인저 웹 데일리 팀이 직접 만나보았습니다!
??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8월 25일 대개봉!! ??
? 씨네픽쳐(스틸컷 퀴즈) 절찬리 진행중!! ?
? 씨네픽 큐큐(Quote Quiz) 절찬리 진행중!! ?
? 씨네픽 숏-퀴즈 절찬리 진행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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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픽 매주 목요일 밤 11시 59분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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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벨파스트> 가족의 여정 예고편
따듯한 가족과 짝사랑하는 소녀가 전부였던 9살 버디의 세상에 찾아온 변화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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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메인 예고편
유산으로 받은 시골농장으로 이사를 가게 된 남매가
우연히 발견한 유품으로 할아버지가 전설의 고스트버스터즈였다는 걸 알게 되면서 시작되는 새로운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