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DAY2025-03-26 20:42:37
백설공주 | 디즈니 성을 벗어나지 못한 재구성의 한계
<백설공주> 리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눈보라가 몰아치던 겨울밤 태어난 '백설공주'(레이첼 제글러). 그녀는 딸을 사랑하듯이 백성을 아낀 부모님처럼 왕국의 백성 모두를 아낄 줄 아는 모범적인 공주로 자라난다. 그러나 어머니가 사망한 직후 등장한 '여왕'(갤 가돗) 때문에 백설공주의 삶은 역경으로 가득해진다. 백설공주의 아버지와 결혼한 여왕은 흑마법을 부려 왕위와 왕국을 찬탈하고, 자신의 아름다움을 위협하는 백설공주마저 죽이려 든다.
이에 백설공주는 성을 떠나 마법의 숲으로 도망치고, 숲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난다. 신비로운 일곱 광부와 여왕의 통치에 저항하는 도적 떼의 우두머리인 '조나단'(앤드류 버납)의 도움을 받아 경비대의 추격을 따돌린 백설공주. 그 과정에서 마음속 깊은 곳에 숨은 용기를 발견한 백설공주는 빼앗긴 왕국을 되찾기 위해 여왕에 맞서기로 결심하고, 여왕 또한 눈엣가시인 백설공주를 확실히 제거하기 위해 독사과를 준비한다.
재구성과 실사화 사이에서
<말레피센트>, <신데렐라>, 그리고 <정글북>을 연달아 제작하며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실사화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팬층이 두터운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를 재활용해 최대한의 수익을 내는 것이었다. 다른 하나는 현대화였다. 동화에 충실했던 과거 애니메이션을 현대 사회의 변화에 맞게 각색하여 고전에 생동감을 불어넣고자 했다.
문제는 두 목적이 근본적으로 상충된다는 것. 전자의 목적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기존 팬덤이 새로운 실사영화를 소비해야만 이룰 수 있다. 그런데 후자의 목적은 기존 팬들을 영화관으로 데려가지 못한다. 그들은 더 화려해진 볼거리로 원작의 감동을 느끼고 싶어 하는 반면, 재해석된 실사영화는 원작의 감흥을 새로운 경험으로 대체하려 하기 때문이다. <알라딘>은 호평받고, <인어공주>는 혹평받은 이유다.
1937년에 개봉한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실사영화로 리메이크한 <백설공주>도 같은 함정에 빠졌다. 새로운 <백설공주>는 원작을 전면적으로 재구성한다. 현대 사회의 분열을 지적하고, 공동체의 통합이라는 희망을 보여주려 한다. 이를 위해 백설공주, 여왕, 독사과와 난쟁이와 같은 상징도 재구성했다. 캐릭터의 이미지는 유지하되, 사회적 약자나 기득권, 혁명가와 같은 의미를 새로이 부여한 셈이다.
문제는 그 의도가 스크린 위에 구현되지 못했다는 것. 강조하려는 현대적 맥락은 여전히 중세 왕국의 공주가 주인공인 고전적인 설정 앞에서 의미를 잃는다. 자연히 상징의 의미와 맥락을 새롭게 구축하려는 시도도 기존 이미지와 융화되지 못한다. 이에 더해 기대 이하의 볼거리와 완성도도 몰입을 방해한다. 그 결과 <백설공주>는 원작의 재구성이라 하기에는 애매하고, 원작의 실사화라고 보기에는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막을 내린다.
'아름다움'으로 풀어낸 현대 사회의 문제
<백설공주>는 '아름다움'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려 한다. 여왕과 백설공주가 각자 추구하는 아름다움의 차이를 부각한다. 여왕은 외모와 같이 외적으로 드러나고, 타고난 자에게만 허락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반면에 백설공주는 따뜻한 심성과 같은 내적이고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성정을 추구한다. 이 차이점 위에서 <백설공주>는 양극화된 현대 사회의 세태를 반영하는 고전의 재구성을 시도한다.
여왕은 아름다움에 집착하지만, 단순히 미모만 추구하지는 않는다. 그녀는 '타고난 외모'를 갈고닦아 '부와 권력'을 추구한다. 그녀가 장미가 아닌 다이아몬드의 아름다움만 예찬하는 이유다. 또 여왕은 갈취한 권력과 재물을 외모와 같은 능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로 여기고, 가난하고 힘이 없는 이들을 멸시한다. 백설공주를 죽이라는 명령을 받은 사냥꾼이 의문을 표하자 그를 인간적으로 모욕하는 여왕의 태도가 대표적이다.
여왕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현대 사회, 특히 능력주의 사회의 많은 엘리트들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때때로 '타고난 재능'을 갈고닦아 '성공'을 추구한다. 재능을 뒷받침한 사회와 환경의 역할을 간과한 채 자기 노력과 그 대가만을 강조한다. 그렇게 그들은 오만해지고, 노력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패자를 멸시하며, 성과를 나누지 않는다.
승자의 오만은 패자에게 굴욕감을 주고, 자존심에 상처가 난 패자는 반발한다. 명령을 내릴 때 누구 덕에 먹고살 수 있냐며 굴욕감을 주자 여왕의 명령을 어기고 백설공주를 살려준 사냥꾼이 대표적이다. 왕자와 일곱 난쟁이를 도적 떼의 대장과 일곱 광부로 바꾼 것도 마찬가지다. 자본주의 사회가 발전할수록 무시당하는, 러스트 벨트 주민 같은 노동자들이나 경쟁에서 밀려나 굴욕감을 느끼는 이들을 대변하는 각색이라고 할 수 있다.
사과와 독사과
<백설공주>는 사회적 문제만 지적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해결책과 비전도 보여주고자 한다. 그 중심에는 백설공주가 있다. 그녀는 여왕의 안티테제다. 능력주의 사회에서 그간 여왕과 같은 승자가 갖추지 않은 친절과 실질적 도움을 상징하는 캐릭터다. 실제로 그녀는 순전히 운이 좋아서 공주로 태어났지만, 여왕과는 달리 평민과 눈을 맞추고, 가진 것을 베풀고, 그들의 존엄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믿는다.
백설공주와 여왕의 대비는 사과라는 상징에 함축되어 있다. 백설공주의 사과는 사회적 존중을 뜻한다. 일례로 그녀는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만 해도 사과 파이를 만들어 성 안의 모든 백성과 나누었다. 사과에 담긴 존중과 친절은 사회적 연대로 이어진다. 여왕에게 모욕당했던 사냥꾼에게 백설공주가 사과를 건네자 그의 마음이 흔들리고, 그가 끝내 암살 명령을 어기는 순간이 대표적이다.
반면에 여왕은 독사과로 백설공주를 암살한다. 이는 단순히 백설공주의 미모를 질투한다는 뜻을 넘어서서, 가난하고 소외받은 사회적 약자도 보듬어 달라는 백설공주의 간청을 끝내 거부하겠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그녀가 상징하는 사회적 연대와 공동체의 회복이라는 변화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백설공주의 죽음을 확신한 여왕이 모든 백성을 불러 모아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백설공주의 호명
그러나 백설공주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녀는 마지막까지 여왕에게 대적한다. 이때 그녀는 여왕의 경비대 한 명 한 명을 호명하면서 그들을 설득한다. 얼핏 보면 그저 백설공주의 착한 성품과 선한 내면을 강조하는 장면 같다. 여왕의 통치에 담긴 사회적 맥락을 고려하면 그녀의 호명은 보다 진취적으로 느껴진다. 구체적으로는 근래에 간과됐던 사회적 존중과 연대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백설공주의 호명은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들을 무능력자나 패배자로 낙인찍는 대신 그들에게 존중을 표하는 신호라고 할 수 있다. 사냥꾼에게 사과를 건넬 때처럼 서로의 유대 관계를 회복하는 새로운 시작점인 셈이다. 그렇게 백설공주는 소수의 엘리트와 다수의 비엘리트로 양극화된 사회에 필요한 변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다. <스노우 화이트 앤 헌츠맨>에서 갑옷 입고 기병대를 지휘한 백설공주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공동체의 연대감을 회복하자는 호명의 메시지는 여러 방식으로 변주된다. 백설공주는 광부들의 다툼을 중재하고, 말을 못 하는 덜렁이에게 휘파람 부는 법을 알려주면서 친구가 되어간다. 여왕의 경비대에게 추격당하는 백설공주를 조나단과 도적 떼가 구해주고, 그들이 경비대에게 포위되자 이번에는 백설공주가 그들을 도와주면서 동료가 되어간다. 공주와 도적의 로맨스 또한 그 연장선상에서 펼쳐진다.
디즈니 성을 벗어나지 못하다
문제는 <백설공주>가 원작의 메시지와 서사만 재구성했을 뿐, 이미지와 형식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는 것. 디즈니의 첫 번째 프린세스라는 상징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백설공주>는 고전적이고 원형적인 틀을 가급적 유지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메시지와 형식 간의 괴리만 부각되고, 현대 사회의 문제와 모순을 지적하려는 의도 또한 희석되고 만다.
예를 들어 백설공주와 여왕의 갈등은 결국 왕국의 정통성을 둘러싼 봉건적 투쟁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애초에 능력주의의 폐해와 해결책까지 녹여낼 수 있는 서사가 아닌 셈이다. 그렇기에 <백설공주>는 지배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촉구하는 것 이상의 메시지를 담아내지 못한다. 그 결과 부와 권력을 탐하는 여왕과 돈이나 보석과도 바꿀 수 없는 인간적 가치를 옹호하는 백설공주 간의 평면적인 대립과 교훈만 부각된다.
각색의 문제도 유사하다. '아름다움'의 의미를 재해석하면서 거울을 존치시킨 결정이 모순을 만들어 낸다. 처음에는 심성의 아름다움만 언급하는 듯하나, 후반부로 갈수록 외모와 내면을 구분하지 않는 듯한 묘사가 등장한다. 이는 여왕과 백설공주의 관계를 헷갈리게 만든다. 애초에 내면의 아름다움을 중시하지 않아서 백설공주의 신념을 적대하고 경계하는 여왕이 마치 백설공주를 질투해서 죽이려는 묘사되기 때문이다.
피부색 논란도 다르지 않다. 라틴계 배우인 레이첼 제글러의 백설공주 캐스팅은 디즈니라는 틀을 벗어날 수 없으니 틀의 색깔을 바꿔보려는 시도처럼 보인다. 하지만 백설공주의 피부색만 바꿨을 뿐, 조나단도, 여왕도, 심지어 백설공주의 부모님도 모두 백인 배우를 캐스팅한 나머지 이 역시 유효한 변화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이렇게 <백설공주>의 현대적 메시지는 디즈니 성 밖으로 빠져나오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아무도 만족하지 못하다
완성도도 메시지를 뒷받침하지 못한다. 여왕의 등장씬이나 광부들이 마법을 사용해 보석을 채굴하는 뮤지컬 시퀀스 자체는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다룰 플롯에 비해 분량이 짧다 보니 각각의 시퀀스가 갑작스럽게 전환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또 각 캐릭터의 서사가 얕아진 결과, 사과 같은 상징 간의 연결고리 또한 잘 드러나지 않고, 오히려 억지스럽거나 뜬금없게 보일 수밖에 없다.
디즈니라는 대형 스튜디오의 작품치고는 소소한 볼거리도 아쉬움을 키운다. 경비대와 조나단의 도적들이 대치하는 대목, 백설공주가 성 내 백성들과 함께 여왕의 궁전으로 행진하는 장면에서는 등장하는 인원수가 적어서 긴박감이나 규모가 와닿지 않는다. 이에 더해 광부들의 집과 궁전처럼 한정된 배경만 오가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다 보니 스케일이 더 작게 느껴지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백설공주>는 어떤 관객도 온전히 만족시키지 못하는 듯하다. 새로운 각색을 기대한 관객 입장에서는 디즈니라는 틀을 유지하는 소극적인 변화가 성에 차지 않을 것이고, 원작의 감흥을 느끼고 싶은 관객이 보기에는 급격하게 달라진 메시지와 부족한 볼거리가 불만족스러울 테니까. 이처럼 원작의 재구성과 실사화 사이에서 길을 잃은 나머지 <백설공주>의 의도 또한 스크린 너머로 온전히 전해지지는 못했다.
Poor 형편없음
착공은 했지만 완공은 못 한 디즈니 성 리모델링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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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 속에서 끝없는 노래로 재생되는 순간들
화양연화: 인생에서 꽃과 같이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
이 영화를 본지 몇 달이나 지나 벌써 2023년 2월이 되었지만 다시 글을 쓸 생각을 못 하고 있다가, 이대로 살면 큰일날 것 같아서 글쓰기를 포함해 놓고 살던 것들을 다시 잡기로 했다. 이터널 선샤인 이후에 굉장히 다른 느낌의 사랑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이터널 선샤인을 볼 때는 화창한 겨울 눈밭같은 느낌을 받았고 이 영화를 볼 때는 내내 장마 속에서 양말까지 젖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실제 영화 속 장면들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신문사 기자로 일하고 있는 주모운 부부와 비서로 일하고 있는 소려진 부부는 같은 날 같은 건물의 옆 방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 저녁 시간마다 반복되는 배우자들의 부재로 인해 둘은 불륜의 낌새를 느끼고, 심지어 서로의 배우자들끼리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동병상련을 느낀 그들은 서로를 의지하게 되고, 저녁 시간에 점점 더 많은 대화를 하게 된다. 시장에서 서로를 스쳐 지나가는 순간들마저 소중해지기 시작하던 어느 날. 집주인 손 부인은 소려진의 잦은 저녁 외출에 대해 경고하고, 둘은 자주 만나지 못해 오히려 마음이 깊어지는 상태에 이른다. 박수 받을 수 없는 사랑을 끝내기 위해 주모운은 싱가포르로 떠날 결심을 하고, 둘은 마지막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뒤 헤어지게 된다. 시간이 흐른 뒤 소려진은 주모운을 찾아가고 주모운은 소려진을 찾아가지면 결국 둘은 마주치지 못한다. 주모운이 앙코르와트의 수많은 구멍 중 하나에 무언가 속삭인 뒤 영화는 끝난다.
이 영화를 보고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 것은 주모운과 소려진이 서로를 스쳐 지나가는 장면들이다. 해당 장면들에는 대사가 하나도 없고 똑같은 음악이 흘러나오며 장면이 느리게 재생된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사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해당 효과가 너무 자주 사용되는 느낌을 받아서 살짝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후 현재까지 남은 알 수 없는 여운의 힘은 해당 장면들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로가 말 한마디 없이 눈인사를 하고 지나갔던 그 짧은 순간들은, 주모운과 소려진의 머리 속에서 평생 그 음악과 함께 슬로우 모션으로 재생되고 있을 것이다. 그 기억들은 몇 월 몇 일 몇 시로 기억되지도 않고, 어느 시장의 어느 골목이었는지로 기억되지도 않지만, 마주침의 순간마다 심장이 연주했던 하나의 노래로 뭉쳐져 아스라이 잡히지 않는 신기루처럼 머리 속에 맴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감독이 "나 이거 찍으려고 영화 만든 거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강조 되었고, 그만큼 내 머리 속에도 남았다.
마지막 장면을 보았을 때는 살짝 소름이 돋았다. 처음 각자 배우자의 불륜을 알게 된 뒤 분노했지만 결국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되어버린 두 사람처럼, 이 세상에는 그렇게 완성되지 못한 수많은 감정들이 마치 앙코르와트의 구멍 개수만큼 존재한다는 의미로 내게 다가왔다. 분노했던 대상의 감정을 그대로 느껴버린 그들을 비난하거나 조소할 수는 있겠지만 이 영화를 끝까지 본 우리는 그들이 절대 이해가 안 된다는 말은 할 수 없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불륜 영화이지만 불륜이라는 행위 그 자체에 집중하지 않았다는 점, 결국 서로 끝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마음 속에 남았다는 점에서 헤어질 결심을 한국의 화양연화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한다. 나는 둘 다 너무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기에 위의 시각도 재밌다고 생각한다.
둘의 사랑이 쓸쓸하게 끝나며 영화도 끝이 나지만, 주모운과 소려진은 다른 어딘가에서 더 아름답고 찬란한 사랑을 시작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그 사랑의 시기가 화양연화일까? 아무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우리의 기억, 특히나 이루지 못한 애틋한 것에 대한 기억은 더욱 아름답게 포장되는 것 같다. 이루었으면 금방 식어버렸을 수도 있는 둘의 사랑이지만, 이루지 못했기에 오히려 가장 뜨거웠던 순간으로 마음 속에 남아 화양연화가 되었다. 다만 이렇게 미화된 기억은 현실의 장면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이 덧칠해 미술관에 걸어 둔 일종의 작품으로 분류해야 맞을 것이고, 따라서 현실을 사는 우리는 과거의 미술관에 매몰되지는 말아야 한다고 본다.
우리의 화양연화는 언제 시작되어 언제 끝이 나는가. 또 인생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기억이 몇 개나 생길 수 있을까. 꼭 사랑이 아니더라도 이룬 것과 이루지 못한 것 모두 소중한 기억들이며 저마다의 노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머리 속에서 이따금 노래로서 끝없이 재생되는 그 순간. 그 순간이 적어도 지금까지 우리 인생의 화양연화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면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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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다섯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정말 우연이라고 생각해요?”
청부 살인 설계자 강동원의 완벽 변신!
6일째 1위를 달리고 있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를 꺾고
1위에 올라설수 있을지! 5월 마지막주 개봉예정작 같이 만나보아요
5월 마지막주 개봉예정 PICK
설계자
-강동원 X 이무생 X 이미숙
드림 시나리오
-니콜라스 케이지 X 줄리안 니콜슨
오늘부터 댄싱퀸
-리브 엘비라 키페르순 라르손 X 빌리아르 크루센 비오달
창가의 토토
-오노 리리아나 X 야쿠쇼 코지
설계자
The Plot
개요: 범죄, 드라마 | 한국 | 99분
감독: 이요섭
출연: 강동원, 이무생, 이미숙, 이현욱, 탕준상
개봉: 2024.05.29.
배급: (주)NEW
시놉시스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
그의 설계를 통해 우연한 사고로 조작된 죽음들이 실은 철저하게 계획된 살인이라는 것을 아무도 알지 못한다. 이번 타겟은 모든 언론과 세상이 주목하고 있는 유력 인사. 작은 틈이라도 생기면 자신의 정체가 발각될 수 있는 위험한 의뢰지만 ‘영일’은 그의 팀원인 ‘재키’, ‘월천’, ‘점만’과 함께 이를 맡기로 결심한다.
철저한 설계와 사전 준비를 거쳐 마침내 실행에 옮기는 순간 ‘영일’의 계획에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는데...!
드림 시나리오
Dream Scenario
개요: 코미디, 드라마 | 미국 | 102분
감독: 크리스토퍼 보글리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줄리안 니콜슨, 릴리 버드, 마이클 세라 등
개봉: 2024.05.29.
배급: ㈜올랄라스토리, 메가박스중앙㈜
시놉시스
소심하고, 한심하고, 평범 그 자체여서 언제 어디서나 존재감 없는 ‘폴’로 인해 온 세상이 떠들썩해진다! 왜? 그가 지구상 모두의 꿈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실존 인물 맞나요? 왜 당신 꿈을 꾸죠? 도대체 누구세요?” SNS 메시지 폭주, 인터뷰 출연, 광고 모델 요청은 물론, 심지어 꿈속 만남이 현실로 이어지는 기막힌 일까지! 꿈속 남자에서 모두가 꿈꾸는 남자로 거듭난 ‘폴’! 하지만 갑자기 그가 등장하는 모든 꿈들이 악몽이 되는데…
오늘부터 댄싱퀸
Dancing Queen
개요: 드라마 | 노르웨이 | 92분
감독: 오로라 고세
출연: 리브엘비라 쉬퍼, 스툴라 하르비츠, 빌야르 크누세 등
개봉:2024.05.29.
배급: 그린나래미디어(주)
시놉시스
16만 팔로워를 가진 힙합 댄서 E.D.윈에게 첫눈에 반한 12살 소녀 미나는 운 좋게 오디션을 통과하고 E.D.윈의 댄스 크루에 들어간다. 공부와 달리 마음대로 되지 않는 몸에 인생 첫 좌절을 마주한 미나. 하지만 포기란 없다! 한때 춤으로 이름 좀 날렸던 할머니의 지도하에 남사친 마르쿠스와 비밀스러운 연습을 시작하는데… 함께라면 할 수 있어! ★오늘부터 댄싱퀸★
창가의 토토
Totto-Chan The Little Girl at the Window
개요: 애니메이션, 드라마 | 일본 | 114분
감독: 야쿠와 신노스케
더빙:오노 리리아나, 야쿠쇼 코지, 오구리 슌, 박지윤, 장광 등
개봉: 2024.05.29.
배급: (주)디스테이션
시놉시스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쫓겨나게 된 ‘토토’는 엄격한 규율로 가르치는 이전 학교와 달리, 있는 그대로의 ‘토토’를 품어주는 새로운 학교로 가게 된다. 인자한 교장 선생님, 전차로 만들어진 교실, 다양한 친구들과 함께하는 그곳에서 ‘토토’는 모든 것이 새롭고 설레는 나날을 맞이하는데… 사랑스러운 토토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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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추천작] 우리가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올해 초 개봉 소식을 듣고 보러가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나지 않아 보지 못했던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 다시 만나 반가웠고, 고양이들이 얼마나 귀엽게 나올지 기대됐던 작품이었다. 그리고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 이 작품으로 비주얼리터러시 수업을 진행한다고 해서 어떤 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는지 궁금했었는데, 고양이에 대한 아이들의 귀여운 그림과 발표를 들을 수 있어서 즐거웠다.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 시놉시스
서울 동쪽 끝, 거대한 아파트 단지. 그곳은 오래도록 고양이들과 사람들이 함께 마음껏 뛰놀고 사랑과 기쁨을 주었던 모두의 천국이었다. 하지만 재건축을 앞두고 곧 철거될 이곳을 떠나려 하지 않는 고양이들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어보고 싶어요. 여기 계속 살고 싶냐고" 고양이들과 사람들의 행복한 작별을 위한 아름다운 분투가 시작된다.
* 해당 내용은 서울국제영화제 공식홈페이지 소개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이처럼 따뜻한 아파트가 있을까?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고양이 개체수가 250마리나 된다는 소리를 듣고 적잖이 충격에 빠졌다. 어떻게 하면 아파트 단지 250마리나 길고양이 있을 수 있는 것일까? 그만큼 고양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아파트 주민들이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실 지나가다보면 고양이 밥주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보란듯이 써있는 경우도 많아서 도대체 저 아파트 단지의 사람들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만 모여있었던 것일까 싶을 정도였다.
사람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길생활을 해서 그런지 대부분의 아이들이 집고양이처럼 깨끗했고, 사람을 무서워한다기보다는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어서 이곳이야 말로 고양이들의 유토피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봤던 것 같다. 길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들을 더럽다고 인식하거나 방해하는 존재로 인식하지 않고 함께 이 공간을 사용하고 살아가는 존재로 단지 내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서 고양이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고양이를 봐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작품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찍었을까?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를 보면서 계속해서 물음표가 가득했던 것 같다. 이 정도면 거의 동물의 왕국 수준으로 고양이를 쫒아다니면서 촬영을 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고양이들을 너무나도 귀엽고 예쁘게 담아냈기 때문이다. 고양이들이 있는 지하실이나 폐허가 된 아파트들 사이에서 집으로 들어오는 고양이, 나무 위에 올라가 꽃처럼 앉아 있는 고양이, 가게 앞을 문지기처럼 지키고 있는 고양이까지. 굉장히 다양한 고양이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고양이 생태 다큐멘터리처럼 촬영되어 있어서 신기했던 작품이었다.
그만큼 이 고양이들이 카메라를 무서워하지 않았다는 뜻이고, 긴 시간 동안 정서적 유대관계를 쌓아왔다는 노력이 드러나는 장면들이 계속해서 이어져서 감독의 노력이 영화 곳곳에 묻어나서 보는 내내 감탄을 했던 것 같다. 다큐멘터리지만 고양이 화보집이 아닌가 싶을 만큼 아파트 단지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들을 아름답게 포착하고 있어서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눈호강하며 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고양이와 말이 통했다면
어쩌면 유토피아와도 같은 고양이들의 아파트에 안 좋은 소식이 들려온다. 바로 그들이 터전으로 잡고 있는 아파트 단지가 재건축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것이다. 고양이는 영역동물이기에 그 영역을 바꾸는 것도 힘들고, 그렇다고 해서 공사에 들어가고 건물이 무너지는데 고양이들을 그곳에서 살게끔 할 수 없기에 사람들은 대책을 세우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고양이 대이주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는데 사람의 손을 많이 탄 고양이들은 입양을 결정하고, 그 외의 고양이들은 조금 더 생활반경을 넓혀 옆에 있는 동산이나 다른 아파트단지로 이주할 수 있게끔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그래서 도대체 저 많은 고양이들을 어떻게 이주를 시킬 것인지 궁금했다. 250마리를 한데 모아두고 통째로 이삿짐 이동하듯이 한 번에 옮길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영역동물을 특성을 이용해서 사람들은 기존에 밥을 주던 자리를 조금씩 조금씩 땡겨와 고양이들의 영역을 조금씩 바꿔주고, 고양이들이 천천히 이동하는 영역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있었다. 이 얼마나 인내심 가득한 프로젝트인가?
이 과정에서도 다른 아파트로 이주한 고양이들이 자꾸 철거를 앞둔 아파트단지로 돌아가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었는데 그 고양이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감정이 들기도 했다. 사람이라면 이곳은 이제 공사가 들어갈 것이라 더이상 살 수 없는 곳이라고 설명하고 이해를 시키면 되지만 고양이들에게는 이를 설명할 방법이 없기에 이 아이들을 이해시키고 위험한 공사현장으로 돌아가지 않게끔 만들 방법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고, 이 아이들과 정말 소통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던 작품이었다.
고양이와 함께 하는 삶에 대해서 잘 풀어낸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이 고양이들이 그곳에서도 행복하게 잘 살아가길 바라는 따뜻한 마음이 마음에 퍼지게 만들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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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무당이다, 나 신내림 받았다, 왜 말을 못해!
줄거리
광호는 엘리트다. 엘리트지만 건달이다. 그러니까, 엘리트 건달이다. 촉망받는 이인자로서 동생들에게도 존경의 대상인 광호는 거침없고 카리스마 넘친다. 그런 광호를 시샘하는 태주는 건수를 낚아채려다가 실패하고, 분노에 못 이겨 칼을 휘두르게 된다.
광호는 '건달답게' 손으로 칼을 잡아 막았고, 칼에 베인 흉터 때문에 광호의 운명선이... 바뀌었다? 그날 이후, 남들에겐 안 보이고 안 들리는 것들이 보이고 들리게 된 광호는 무당을 찾아갔다가 신내림을 권유받는다.
"미쳤어?"
큰소리쳤지만, 죽지 않기 위해서는 신내림을 받는 방법밖에 없다니. 결국 광호는 신내림을 받고 무당이 된다. 하지만 건달도 포기할 수 없다.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올라왔는데!
낮에는 무당, 밤에는 건달. 아슬아슬한 이중생활이 시작된다!
감상 포인트
1. 캐릭터 구성이 잘 어우러져서 몰입도와 흡입력이 좋다.
2. 옛날 작품이라 전개나 반전 요소는 조금은 진부하지만, 코미디로 즐기기엔 충분히 재미있다.
3. 오글거리는 것 싫어하는 사람은 마지막에 조금 힘들 듯하다.
감상평
최근에 소설 구상을 하다가 도움이 될 것 같아 오랜만에 다시 영화 [박수건달]을 보게 되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공포, 귀신, 좀비... 등등. 아무튼 그런 걸 좋아하니 차라리 나도 그런 류의 소재를 가지고 소설을 써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뭣같이 멸망했기 때문에 쓰진 못했지만.
영화 [박수건달]은 개봉했을 당시 영화관에 가서 직접 관람했던 작품이다. 그때는 내가 약간 거만한 병에 걸려 있어서 뭐든지 깎아내리는 습관이 있었다. 매우 안 좋은 습관이라서 요즘은 그렇지 않으려고 애쓴다. 아무튼 그때는 내용이 너무 뻔하고 결말도 진부하다는 식으로 평을 했는데, 지금 보니 매우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선을 넘지 않는 정직한 작품이라 그런 뻔함이 마음에 든다.
코미디니까. 뻔함과 뻔뻔함을 모두 가져야만 코미디가 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물론 소재나 전체적인 흐름으로나 영화 [박수건달]은 더할 나위 없는 코미디지만, 사람들 기억에 남을 만큼 웃긴 장면은 바로 쿠키영상에 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나오는 쿠키 영상을 봐야 이 영화를 다 봤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조진웅 아조씨는 대체 왜 이렇게 등장하는 작품이 많은 건지. 이제는 주연으로 나오는 작품도 많지만, 예전에는 정말 특별출연이나 조연으로 많이 나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뚱뚱한 아조씨로 솔약국집 아들들 나올 때만 해도 이렇게 유명한 배우가 될 줄은 몰랐지. 하여튼 내 기준 중년 아조씨 중에 가장 매력적인 아조씨.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가 포함된 글입니다.*
아쉬운 점부터 말하자면, 결말 부분에서 미숙(정혜영 배우)과 수민(윤송이 배우)이 울고불고 하는 장면은 조금 항마력이 딸린다. 이런 영화에서는 꼭 필요한 역할이지만, 엄마와 딸 간의 연결점을 너무 급하게 주었다고나 할까. 초반부에는 미숙의 딸이 수민이라는 걸 숨기려고 하다 보니 암시조차 줄 수 없었고, 그 때문에 영화 중후반부에서 급작스럽게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
이문세의 [소녀] 노래를 부르는 거나, 엄마를 세 번 안아달라 거나. 이런 장면들은 초반부터 조금씩 쌓아와야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법이다. 하지만 너무 급하게 감정선을 쌓다 보니 그만 신파적으로 표현된 것 같아 안타깝다. 어차피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관계성이었다면 차라리 처음부터 탄탄하게 쌓는 편이 나았을 것 같다.
"이제 진짜 제법인데요?"
"그럼요. 벌써 열다섯 개도 넘게 떴는데."
광호(박신양 배우)의 선택이 굉장히 의미심장하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는 병실에서 털실로 목도리인지 스웨터인지를 열심히 뜨고 있을 뿐이다. 그런 광호에게 '건달이냐 무당이냐, 무당이냐 건달이냐' 하는 선택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다 필요 없더라. 죽도록 용써봐야 옷 한 벌이다. 나중에 니는 무슨 옷을 입고 갈 낀데?"
사람들은 운명이라는 단어에 굉장히 예민하다. 운명을 받아들일 것인지, 거스를 것인지를 고민하다 보면 나머지 한 가지 선택지를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바로 운명을 직접 만들어나가는 것. 광호는 아직 자신이 어떤 옷을 입을지 모른다. 하지만 옷걸이에 걸려있는 옷 대신 내가 직접 스웨터를 떠서 입을 수도 있는 것이다.
운명에 부딪히거나 거스르거나 굴복하라거나. 영화 [박수 건달]은 그런 말은 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의 손으로 한 땀, 한 땀, 운명을 만들어 가라는 포근한 위로를 건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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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세대의 첫사랑 집합소, 지브리
필자는 96년생이다. 소위 사회에서 규정 지은 MZ 세대의 일원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태어난 연도를 기준으로 세대를 나누는 것은 정말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MZ 세대는 80년생부터 2002년생까지를 정했던 것이던데, 인터넷이 빠르게 발달하고, 다른 나라보다 최소 1.5배는 빨리 흘러가는 우리 나라에서 80년생과 2002년생을 비슷한 시기를 살아가는 세대라고 규정짓는 것은 너무 오차범위가 큰 분류라고 본다. 80년생은 인터넷의 태동을 지켜봐왔겠지만 90년대생만 하더라도 누군가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아서 삶에 인터넷을 녹여 일상화시킨 세대라서 누군가에게 인터넷에서 어떻게 뭘 해야 하는지 배운 적이 없다. 하물며, 2000년대생은 어떠했겠는가. 90년대 생은 최소한 MP3를 알고 있는 세대이지만 2000년대생은 MP3도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따라서, 하나의 세대를 규정하는 기준을 인터넷의 태동으로 규정지어, MZ 세대는 디지털 원주민이고, 90년대 생은 사회적으로 어떠하고, 하는 것은 어른들의 만들어놓은 프레임에 MZ 세대를 가두려 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MZ세대를 인터넷의 발달과 그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자라온 세대로 규정짓는 것은 어른들의 관점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MZ세대에게 인터넷은 그저 당연하게 있어왔던 생활과도 같은 것이라 같은 또래 사람들 사이에는 인터넷 때문에 특별함을 느낀 적은 없기 때문이다. 우리 세대만의 특별함, 동질감을 느끼기에는 인터넷이라는 단어로는 부족하다. 오히려, 만화 영화를 보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이야기들이 같은 또래끼리 더 먹힌다.
80년대생부터 2000년대생의 일부가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과거에 히트했던 만화 영화에 대한 향수를 공유하는 순간일 것이다. 그에 대한 파생효과로 mz 세대들 사이에서 2000년대 초반에 인기가 많았던 애니메이션 주제곡 플레이리스트가 유튜브에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 그만큼 수요가 많은 컨텐츠라는 것이다.
그 당시의 인기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회사 중에서 쌍두마차를 달리는 두 회사가 있었으니, 미국 애니의 대표 주자, 디즈니와 일본 애니의 대표주자, 지브리가 있다. 그 중에서 나는 오늘 이 글에서 지브리에 대해서, 아니, 나와 같은 세대의 여자라면, 공감할 지브리 속 각자만의 첫사랑 찾기를 실현할 수 있는 글을 써보고자 한다. MZ세대 간의 공감대를 찾기 위해서, 그리고 내 사심을 채우기 위해서.
1. 하울
MZ 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던 영화들의 남주들은 소년미가 돋보인다. 그 소년미의 대표격인 캐릭터가 바로 하울이다. 여린데, 전장에서 싸우기도 하고, 다정한데, 예민하기도 이 남자는 여성들의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판타지적 인물이다. 지브리에서 노리고 미남으로 캐릭터 설정을 했다고 하던데(진짜인진 모르겠다) 그런 잘생긴 얼굴을 가지고, 소피만 바라보는 순정파에 전쟁 후 돌아왔을 때에 보이는 안쓰러움까지 겹쳐 꽤 많은 여자들을 노예로 만들기 십상인 성격이다.
2. 하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등장하는 하쿠는 치히로가 마녀의 늪에 빠져 정체성을 완전히 잃어가지 않도록 치히로를 돕는다. 하쿠 자신도 센처럼 이름을 잊고, 유바바의 노예로 살아가는데, 하울과 비교해 보호해주고 싶은 사람이라기 보다는 나를 보호해줄 믿음직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줄 만큼 야무진 캐릭터이다. 센은 하쿠가 없었다면, 꽤 오랫동안 마법세계에서 해맸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센을 탈출시키려고 노력하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판타지스럽다. 성격으로만 보면, 하쿠가 가장 속깊고, 의지하고 싶어지는 캐릭터라서 나에게는 원픽 첫사랑 캐릭터였다.
3. 아시타카
모노노케 히메에 등장하는 아시타카는 산을 보자마자 반한 사람처럼 행동하는데, 이 점은 조금 이해할 수 없었다. 첫 눈에 반하는것을 믿지 않는 내가 너무 비관적인 것일까. 하지만 자연을 대표하는 산과 인간의 발전적인 욕구를 대표하는 에보시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한다. 자연과 인간의 개발의 공존을 주창하는데, 인간의 생존에 기술이 필요하다면, 과도한 욕심은 지양되어야 한다고 외친다.에보시에 협력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산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연을 지키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아니, 왜 남주가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는 건지 이해가 잘 안갔었는데, 영화를 다보고 나니, 그저 중립적인 캐릭터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함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산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점, 무의식중이긴 했지만 산에게 직접적으로 고백하는 장면에서 굉장히 사랑 표현에 있어 솔직한 점이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내 사람을 확실히 지킬 줄 아는 평화주의자 같은 느낌이랄까.
4. 작화적 관점
미술에 대해서는 전문적으로 아는 지식은 없지만 지브리의 작화는 참 세심하다. 디즈니의 작화는 해가 갈수록 입체적으로 살아움직이는 듯한 작화가 특징이지만 지브리의 작화는 손으로 그린 티가 확연하게 난다. 2D 만화책을 그냥 움직이는 형태로 만들어놓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특징이 극대화된 장점으로 표현된 영화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었다고 생각한다. 동화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영화 배경에 하울의 여리여리함은 정말 잘 어울렸다.그런 아날로그적이면서도 세심한 작화는 독자들의 상상의 여지를 제공해 관객만의 관점에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작화를 더 판타지스럽게 받아들이는 데에 한 몫 했다고 생각한다.
아시타카는 작화가 정말 미남으로 잘 생겼는데, 아시타카가 개인적으로 가장 공들여서 그린 티가 났다고 생각한다. 외모적으로는 가장 취향 저격으로 생겼었다. 하울도 미남이기는 하지만 뭐랄까 여리여리함보다는 조금 더 의지가 확실해보이게 생긴 상을 좋아해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성격 상으로는 아시타카가 조금 별로였는데, 그 이유는 그의 중립적인 모습은 달리 말하면, 우유부단으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성격으로는 하쿠가 가장 취향이지만 외모 상으로는 잘생긴 얼굴을 망치는 앞머리가 있는 단발이 이상하게 보일 때가 많았다. 그래서 항상 잘생긴 얼굴을 가리는 답답한 앞머리를 가진 캐릭터라고 생각해왔었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친구들과 지브리 얘기를 할 때, 캐릭터들의 작화에 대해 누군가는 산이 취향이네, 소피가 취향이네 하면서 긴 시간 동안 얘기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 각기 캐릭터들이 모두 개성있게 생겼음은 확실한 것 같다.
** 지브리에 대한 추억이 있는 동년배들이 있다면 댓글을 달아주셔도 좋을 것 같다. 나와 비슷하게, 또는 다르게 생각하는 자신만의 지브리 첫사랑이 있는지, 내가 제시한 지브리 첫사랑들 말고도 다른 캐릭터들을 좋아한다라든지. 의견은 대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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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3주 차, 위클리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지난 한 주, 국내외 영화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해 보는 '위클리 뉴스' 차례가 왔습니다!
그럼, 지난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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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구교환, '신인류 전쟁: 부활남' 캐스팅
ⓒ 나무엑터스
네이버 웹툰 '부활남'이 영화화된다는 소식과 함께, 타이틀 롤인 '석환' 역을 구교환 배우가 맡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영화 <신인류 전쟁: 부활남>은 웹툰보다 더 확장된 세계관을 그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뷰티 인사이드>의 백종열 감독이 맡아 제작한다고 합니다.
<모가디슈> <자백>, 오포르토 국제 영화제 수상
ⓒ 네이버 영화
'판타스포르토 - 오포르토 국제 영화제'는 세계 3대 판타스틱 국제 영화제이자, 포르투갈 최고의 영화 축제이다.
이 영화제에서 <모가디슈>는 오리엔트 부문 최고 작품상을 받았고, <자백>의 윤종석 감독은 감독 주간 부문 최고 감독상을 받았습니다.
국내 영화 2편,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선정
ⓒ 네이버 영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가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선정됐습니다.
5년 만에 한국 영화 두 편이 동시에 경쟁 부문에 오르게 되어 화제를 모았습니다.
메가박스, 세계 최초 '퍼피 시네마' 오픈
ⓒ 메가박스
메가박스와 반려동물 컬쳐 브랜드 스타트업 '어나더베이비'가 손잡고 세계 최초 반려견 영화관
'퍼피 시네마'를 론칭하였습니다. 오는 16일 메가박스 영통점에서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별도의 이용료를 지불하거나, 패키지 상품을 구입하면 영화관 이외에 미용, 스파, 탁견 서비스 등까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유엔난민기구, 20일 온라인 영화제 개막
ⓒ 유엔난민기구
유엔난민기구가 4월 20일부터 5월 3일까지 제1회 온라인 영화제를 개최한다고 합니다.
영화제 상영 목록에는 <경계에서>, <호다>, <안식처>, <실향민>, <기록>, <소속>이 있습니다.
<기록>을 제외한 5편의 영화에는 모두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이 출연하거나 내레이션을 맡았습니다.
25일, 영화관 팝콘 취식 가능
15일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방안'에 따르면,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고, 25일부터 실내 취식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해외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전작에 비해 하락한 매출
ⓒ 네이버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은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전작과 비교했을 때 낮은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신비한 동물' 시리즈에서 1편은 7440만 달러, 2편은 6216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3편은 4300만 달러를 기록하였습니다.
<탑건: 매버릭>, 800시간 촬영
ⓒ 네이버 영화
한 인터뷰에서 <탑건: 매버릭>의 조셉 코신스키 감독이 밝히기를,
속편 제작을 위해 약 800시간 분량의 영상을 촬영했다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많은 영상을 촬영한 이유는 촬영장이 좁을 경우 배우들이 직접 촬영을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배우들에게 조명, 렌즈, 앵글 등 촬영에 필요한 것들을 직접 가르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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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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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넘는 동심파괴(?)의 현대적 해석 / 내가 알던 백설공주가 아니야 / 새로운 캐릭터의 매력 / 단순한 스토리의 영화화 한계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백설공주"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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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자식이라고 생각했소?” / 사도 명대사 모음
#사도
-bgm
AshamaluevMusic - Rain-contact
93marv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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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드라이브 인 타이페이> 59초 스피드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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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해적 : 도깨비 깃발> 메인 예고편
사라진 보물! 찾는 자가 주인이다?☠️ 설 연휴, 극강의 재미와 스펙터클이 휘몰아친다!? ⚡[해적: 도깨비 깃발] 메인 예고편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