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신고

댓글 신고

고미2025-03-28 14:20:03

유쾌함을 잃지 않는 클래식한 로드 무비

<행복의 노란 손수건>(1977, 야마다 요지) 리뷰

 


색채를 통한 성장의 미장센

 

긴야의 붉은 욕망

초반부, 긴야는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받고 남성성에 큰 상처를 받았다. 이후, 긴야는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여성에게 집착한다. 남성성을 회복하기 위한, 다른 여성을 만나기 위한 욕망이 투영된 수단이 바로 붉은색 차이다. 싫다고 거부하는 아케미를 억지로 안으려고까지 하며 상대방의 마음은 고려하지 않고, ‘욕망’에만 급급하던 긴야를 상징한다. 아케미와 유사쿠와 함께 여행을 할수록 욕망으로 가득하던 붉은색 차는 턱에 막혀 굴러가지 않고, 제동을 못해 온갖 이물질을 뒤집어쓰며 더럽혀진다. 붉은 욕망의 색채가 퇴화된다. 후회가 담긴 유사쿠의 조언과 아케미와의 관계를 통해 진정한 사랑과 진정한 남성성에 대해 학습하며 성장한다. 

 

 

유사쿠의 노란 성장

노란색은 사랑과 창조, 그리고 행복의 의미를 지닌다. ‘행복의 노란 손수건’이 처음 등장한 것은 시마 미쓰에(바이쇼 치에코)가 아이를 임신했을 때이다. 노란 손수건을 달아서 멀리서도 알 수 있게 해달라고 말한다. 노란색은 창조, 생()의 이미지이다. 부정적 의미로는 비겁함과 불안정을 상징하기도 한다. 아내가 초혼이었을 당시 아이를 유산한 사실에 배신감을 느낀 시마 유사쿠는 못된 말을 퍼부으며 폭력성을 드러내고 집을 나가 우발적 살인을 저지른다. 아내의 상처는 고려하지 않고, 자기중심적인 ‘비틀린 남성성’을 드러낸다. 출소 후, 긴야의 모습을 통해 과거 자신이 얼마나 비겁했는지 자각하고 성찰한다. 세 인물의 여행이 아내에게 용서를 구하고 다시 시작하고자 하는 용기를 가져다준다. 노란색이 창조와 생()의 이미지로 시작해, 불안정한 비겁함이다가 다시 사랑과 행복의 이미지로서의 의미를 갖기까지가 유사쿠의 전반적 성장 서사이다. 인물의 발전을 한 가지 색채를 통해 표현하였다.

 

 

 

종착지는 유바리


여행이라는 장소의 이동을 따라 각 공간에서 경유하며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발생하는 사건들을 통해 인물이 성장하는 공식을 가진 로드 무비. 긴야와 유사쿠의 성장 서사가 교차되고, 비틀린 남성성을 가졌던 두 남성의 반성과 성찰의 테마가 주된 플롯이다. 로드무비의 특성에 비추어 보았을 때 세 인물의 종착지는 유바리이다. 유사쿠의 과오 청산과 긴야의 깨달음은 유바리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진정한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된 긴야와 아케미, 그리고 집 앞 나무에 매달려 펄럭이는 수많은 노란 손수건으로 끝나는 마지막 장면에선 뭉클한 감동마저 선사한다. 

 

 

여성 서사의 공백은 1977년도라는 시대적 한계를 넘지 못하였지만, 유쾌함만큼은 넘어선 야마다 요지 감독의 <행복의 노란 손수건>. 유쾌한 로드무비를 찾던 관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영화일 것이다.

 

 

*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하여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 고미

출처 . https://brunch.co.kr/@gomi2ya/9

  • 1
  • 200
  • 13.1K
  • 123
  • 10M
Comments

Relative contents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