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류산2024-05-07 18:20:07
마동석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 계속 롱런할 수 있을까?
영화 <범죄도시 4> 리뷰
첫 장면부터 어마 무시하게 등장하는 외인부대 용병 출신 빌런 백창기(김무열 분). 살인병기 빌런은 절제된 표정으로 대담한 살인을 하며 내재된 광기를 보여준다. 여전히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통쾌한 핵주먹과 툭 던지는 말에 웃음을 터지게 하는 마동석의 등장. 여기에 장동철(이동휘 분)과 장이수(박지환 분)가 가세하여 영화의 재미를 살린다.
<범죄도시 3>의 무술감독이었던 허명행 감독이 넷플릭스 영화 <황야>에 이어 메가폰을 잡았다. 무술감독 출신인 만큼 액션신에서의 연출과 편집이 훌륭하다.
최근 영화계는 고민 없이 가볍게 즐기는 이른바 '팝콘 무비'가 관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 삶이 팍팍해지고 어두운 뉴스가 많은 세상이다. 관객들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깊이 생각해야 하는 영화를 거금의 티켓값을 지불하며 보고 싶겠는가. 아무 생각 없이 곳곳에 잔재미를 숨겨 놓아 관객들이 잠시라도 지루해질 틈이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극장에서 만나고 싶은 게다.
록키와 람보 시리즈에 이어, 다이하드와 스파이더맨, 엑스맨처럼 '시리즈'이기에 팬덤이 있고 극장에 걸리면 반드시 봐야 할 리스트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성룡이나 이소룡, 그리고 <가문의 영광> 시리즈처럼 <범죄도시> 시리즈도 내내 비슷한 플롯이 반복되면 관객들이 질리게 되는 일은 시간문제다.
시리즈의 태생적 한계는 있다. 그럼에도 같은 느낌인데도 무언가 다른 맛을 주어 관객에게 어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달콤하고 차가운 맛은 동일하나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아이스크림처럼.
제작진이 공언한 대로 범죄도시가 8번째 시리즈까지 롱런하려면 꽤 정성 들인 적절한 변주가 필요하리라. 시리즈이므로 익숙한 전개가 어느 정도 불가피하겠으나, 관객에게 진부함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빌런의 변주가 중요하다. 묵직하고 강하면서도 스피디한 액션을 갖춘 마동석은 상수(常數)이고 빌런은 변수(變數)다. 아이스크림에 비유하면 상수인 우유 아이스크림 보숭이에 바닐라, 녹차, 커피, 블루베리, 망고 등 독특한 맛으로 변주를 주어야 한다.
빌런을 한국인이나 동양인으로 한정하지 말고 냉혹한 백인 빌런을 쓰면 어떨까? 남성이 아니라 길복순처럼 여성 킬러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기승전 마동석 승리로 결말짓기보다는 마동석이 빌런에게 당하고 위기를 맞는 것으로 하여 다음 편으로 넘기는 건 어떨까?
한국 영화계가 낳은 꽤 괜찮은 시리즈가 오랫동안 인기를 구가하며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범죄도시 시리즈에 자극받아 창의적인 한국의 작가들이 더욱 중독성 있는 시리즈물을 세계 극장가에 내놓게 되기를 소망한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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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개봉 첫 주 1위를 빼앗겼던 <히트맨2>가 누적 관객 수 190만 명을 돌파하며 <검은 수녀들>을 넘어서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현재 추이와 별다른 대작이 개봉하지 않는 극장 상황상, 손익분기점인 230만 명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검은 수녀들>은 2위에 머물렀지만, 누적 관객 수 143만 명을 불러들이며 손익분기점인 160만 명에 한층 가까워졌습니다. 앞서 160개국 선판매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진 <검은 수녀들>은 해외 박스오피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서 개봉 후 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 중이라고 합니다.
한편, 동명의 대만 멜로 영화를 리메이크한 <말할 수 없는 비밀>은 개봉 첫 주 누적 관객 수 35만 명을 기록하며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겼습니다.
북미에서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이 선보인 <도그 맨 Dog Man>이 왕좌를 차지했습니다. <도그 맨>은 미국의 아동 그래픽 노블 시리즈 '캡틴 언더팬츠'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며, 개봉 전부터 입소문과 가족 관객층의 기대감으로 개봉 첫 주에만 3,6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습니다.
2위를 차지한 SF 스릴러 <컴패니언>은 누적 수익 95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제작비가 1,000만 달러에 불과하여 흥행 수익은 양호한 편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로튼토마토 94% 등 전반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소피 대처, 잭 퀘이드가 주연을 맡았고, 이상적인 커플이 친구들과 함께 떠난 호화로운 휴가 중 일어난 예상치 못한 사건을 다룬다고 합니다.
<무파사: 라이온 킹>이 순위권인 3위에 머무르며 여전히 무서운 뒷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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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욕'과 '죽음'의 난장,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드라마 : 오징어 게임(Squid Game) 시즌2, 2024
▷평점 : ★★★☆
▷한줄평 : 이 세상은 온통 '오징어게임장', 구원의 빛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
오징어 게임2는 시즌1과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더욱 쫄깃쫄깃한 오징어 맛을 느낄 수 있을까?
후속작 영화나 드라마가 나오면 으레 전작 보다 흥행에 성공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오징어 게임2는 돈과 목숨을 맞바꾸는 게임을 통해 인간의 탐욕과 생명 경시라는 현실 비판적 주제의식을 보여준다 점에는 전작과 변함이 없다.
그러나 어떤 새로운 게임이 등장할지, 이기적인 인간 군상은 또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감에 더해 게임 주최측에 대한 복수 스토리가 펼쳐지면서
이미 시즌1을 뛰어넘는 흥행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인 셈이다.
총 7화로 구성되어 있는 오징어 게임2가 전작과 다른 관전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① 성기훈(이정재)이 의도를 가지고 다시 게임에 참여한다.
② 매 게임을 마치고 나서는 다음 게임을 계속할지 찬반투표를 한다.
③ 프론트맨(이병헌) 자신이 일반 참여자인 척 직접 게임에 참여한다.
[1화~2화] 다시 게임에 참여하는 성기훈, 그의 의도는?
오징어 게임1 최후 생존자 성기훈은 미국행을 포기하고 3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지금 다시 게임에 참여하기 위해 딱지남(공유)을 찾는데 절치부심이다.
오랜 시간 사채업체 인력을 동원해가며 지하철을 이잡듯 뒤지던 어느 날, 결국 다시 딱지남을 찾아내는데 성공한다.
"오랜만입니다, 성기훈 씨. 그날 비행기를 타셨으면 좋았을 텐데요. 그동안, 저를 많이 찾으신 거 같네요?" 딱지남(공유) / 오징어 게임 시즌2 1화
"내가 보여줄게. 세상이 너희들이 원하는 대로만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걸. 다시 게임을 하게 해 줘." 성기훈(이정재) / 오징어 게임 시즌2 2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 스틸컷
러시안룰렛 게임을 통과하고 나서야 프론트맨에 이끌려 게임장으로 이동하는 성기훈, 그가 다시 목숨을 건 게임에 참여하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성기훈은 시즌1에서 본인이 거머쥔 456억이라는 돈은 게임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목숨 값이라는 죄책감과 트라우마에 싸여 살았을 가능성이 크다.
오랜 고민 끝에 더 이상 이 게임이 지속되지 않도록 막아야겠다는 결심에 이르게 된다.
위치 추적장치를 이용해서 섬으로 잠입하여 밀매해둔 총기를 이용해 주최측을 일망타진할 계획이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 스틸컷
[3화~6화] 새로운 게임과 찬/반 투표가 노리는 것은?
그러나, 성기훈의 의도와 달리 초기 작전은 실패하고('좆됐다...'라는 한마디가 이 모든 상황을 설명해 준다)
다른 참여자들과 동일하게 목숨을 건 게임장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다시 첫 번째 오징어 게임과 같은 465번 참여자가 된 것이다.
다행히 첫 번째 게임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이다. 이미 해 본 게임이기에, 어떻게 하면 죽음을 피할 수 있는지 잘 안다.
목숨을 건 게임이라는 것을 모른 채 참여하고 있는 이들에게 이 게임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알려 줘야 할 것 같다.
그렇게 하면 자신이 이전 게임의 참여자였음이 드러날 수밖에 없지만, 성기훈은 주저함이 없다.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 잘 들으세요! 이건 그냥 게임이 아닙니다! 게임을 하다 걸리면, 죽습니다!, 얼음!!!" 성기훈(이정재) /오징어 게임 시즌2 3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 스틸컷
첫 게임이 끝난 후, 서약서에서 “[기본규칙] 제3항 참가자의 과반수가 동의할 경우 게임을 중단한다. 단 동수일 경우, 다시 투표한다.”라는 문구를 발견한다.
첫 게임에서부터 많은 죽음을 목도한 참여자들이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기에 잘만 설득하면 게임을 중단시킬 수 있을 것 같다. O/X 투표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돼지 저금통에 쌓이는 현금다발을 보게 된 참석자들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어차피 죽은 목숨과 다르지 않다는 참여자들을 설득하기 쉽지 않다. 갑론을박 참여자들 간의 난상 토론 속에서 게임 진행자는 자발적 참여와 민주적 절차를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저희는 언제나 참가자 여러분의 자발적인 참여 의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자유롭게 민주적으로 여러분의 소중한 권리를 행사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연설가면(김병철) / 오징어 게임 시즌2 3화
"지금 이러면 안 됩니다! 지금 당장 여기서 나가야 됩니다.
난 이 게임을, 해 봤어요! 난 이 게임을, 해 봤다고요!
이러다 정말 다 죽어요!" 성기훈(이정재) / 오징어 게임 시즌2 3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 스틸컷
O/X 투표 과정에서의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과 다수결 원칙은 일견 민주적인 것 같다. 이제 모든 선택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참여자에게로 돌아간다.
설득하지 못한 자들도 결과에 승복해야 하고, 시정차들도 답답해하면서도 절차적 타당성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민주주의의 덫에 빠진 것일까?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자신의 투표 결과가 실시간으로 모든 참여자에게 알려진다는 점, 투표를 하자마자 누적 찬성/반대표에 바로 반영되어 표시된다는 점,
투표를 한 후에는 가슴에 O/X 표식을 달고 다녀야 한다는 점, 참여자들이 묵는 공간도 찬성파와 반대파가 분리되어 있다는 점에서 결코 선택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두 계파는 끊임없이 갈등의 상황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시선투쟁의 두려움은 선택을 왜곡시킨다.
시청자들을 선택의 자유와 민주적 절차의 타당성에 대한 토론의 장으로 시선을 돌리는 사이, 참여자들은 인간 본연의 본성을 더욱 극명하게 드러낸다.
'생명의 가치’와 '죽음의 가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많은 참여자들이 돈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져버린다.
뒤늦게 이런 말도 안 되는 게임에 참여하게 된 것을 후회하는 참여자들조차도 눈앞에 보이는 돈에 선뜻 반대표를 던지지 못한다.
이번에 살아남았으니, 잘만 하면 내가 최후의 1인이 될 수 있다는 탐욕이 더 크게 작동한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 스틸컷
두번째 5인 6각 (딱지치기, 비석치기, 공기놀이, 팽이 돌리기, 제기치기) 게임, 세번째 짝짓기(둥글게 둥글게) 게임이 진행될수록
탈락자들이 속출하는 가운데서도 게임 중단이라는 반대표가 앞서지 못한다.
바로 옆에서 피를 철철 흘리면서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에 아랑곳하지 않고 게임을 이기기 위해 서로를 응원하고 승리의 함성을 지르는 모습은
여느 초등학교 운동회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 자신도 모르게 게임의 상황에 몰입하게 되면서 생명의 존엄과 가치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어느덧 탐욕만이 지배하는 죽음의 세상 속 일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을까? 인간 고유의 본성 밑바닥은 무엇일까? 악마는 끊임없이 인간을 유혹하고 괴롭혀댄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 - 5인6각 게임 스틸컷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 - 짝짓기 게임 스틸컷
어느덧 이 드라마를 숨죽여 보고 있는 시청자들도 오징어 게임 속 주최자(VIP)들과 동일한 관찰자 시점이 된다.
온통 사방이 높은 담으로 둘러싸여 외부와 철저히 폐쇄된 공간에서, 체스판의 말과 같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포기해버린 사람들,
어쩌면 우리 사회 속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과 자연스럽게 오버랩 된다. 그런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섬뜩섬뜩 놀라게 된다.
오징어 게임장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적자생존, 승자독식의 현실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7화] 프론트맨과 반란군의 대결, 승자는?
001번을 달고 게임에 참여한 프론트맨(이병헌)은 자신을 '오영일'이라 소개한다. 시즌1의 '오일남' 할아버지와 어떤 관계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프론트맨은 게임속에서는 게임중단 찬성파 편에 서서 적극적으로 그들을 옹호하는 메시지를 낸다.
시청자들은 이미 오일영이 프론트맨이라는 정체를 알고 있기에, 그의 가증스러운 위선적 태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급기야 프론트맨은 반란군에 함께 동참하여 주최측을 공격하는데 일조하기까지 한다. 마지막 성기훈과 마주할 순간이 기다려진다.
프론트맨(이병헌)은 왜 목숨을 건 게임에 직접 참여하기로 한 것일까? 총기를 탈취하여 반란을 모색하던 성기훈에게 던진 마지막 대사는 이를 잘 설명해 준다.
"대의를 위해 작은 희생은 감수하자는 거냐." 오일영(이병헌) / 오징어 게임 시즌2 7화
"이번 기회를 놓치면 더 큰 희생을 치르게 될 겁니다. 지금 희생을 치르더라도 이번에 반드시 이 게임을 끝내야 합니다." 성기훈(이정재) / 오징어 게임 시즌2 7화
"456번. 영웅 놀이는 재밌었나? 잘 봐. 네 영웅 놀이의 결과가 어떤 건지." 프론트맨(이병헌) / 오징어 게임 시즌2 7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 스틸컷
게임에 직접 참가하여 약자를 도우는 선의의 '오일영'과 많은 사람들을 죽음의 게임의 장으로 내몬 악의의 '프론트맨'은 동일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모든 사람은 선과 악의 양면을 동시에 가진 존재임을 드러낸다.
또한 '대의를 위한 희생' 즉, 죽음이 불가피 하다고 주장하는 성기훈도 생명을 대하는 태도에서는 프론트맨 자신과 다를 바 없음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프론트맨이 직접 게임에 참여함으로써 우리 모두는 살아남기 위해 본능에 충실한 욕망의 주체들일 뿐, 누가 자신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묻고 있는 것이다.
문득, 인생의 욕망을 갈구하던 파우스트에게 영혼을 팔라고 하던 악마 메피스토텔레스가 떠오른다.
"내 가슴속엔 아아! 두 개의 영혼이 깃들어서
하나가 다른 하나와 떨어지려고 하네.
하나는 음탕한 애욕에 빠져
현세에 매달려 관능적 쾌락을 추구하고,
다른 하나는 과감히 세속의 티끌을 떠나
숭고한 선인들의 영역에 오르려고 하네."
"그렇다면 저와 내기를 하시겠습니까?
제가 그를 유혹해 타락시킨다면 온세상에 제가 하느님을 이겼다고 소문을 내도 되겠는지요?"
괴테 <파우스트>
프론트맨(이병헌)의 의도는 분명해졌다. 선과 악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려고 한다.
그래서 지옥과 같이 피비린내 나는 죽음의 게임장을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사람들이나, 돈에 눈이 멀어 인생 밑바닥을 내 비치는 말들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나,
이를 관찰하며 인간의 본성을 탐닉하며 즐기는 사람들이나, 모두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넘긴 ‘탐욕의 패배자’임을 신 앞에 선언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기에 성기훈과 뜻을 같이하는 반란군의 저항은 암흑 속 한줄기 구원의 빛과 같다.
비록 소수의 저항이긴 하지만 이를 통해 인간의 생명과 존엄이 다시 회복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간절해 진다.
그러나 결국 부족한 화력과 전술 부재로 반란군은 금세 제압당해 버린다. 이대로 성기훈의 복수는 실패로 막을 내리는 것일까?
그러나,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시즌 3가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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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킷> 로맨스, 액션, 정치 스릴러의 무색무취한 만남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그리스에서 애인 '에이프릴(알리시아 비칸데르)'과 함께 휴가를 보내던 미국인 관광객 '베킷(존 데이비드 워싱턴)'. 그는 숙소로 이동하던 중 졸음운전으로 인해 차가 전복되어 추락하는 교통사고를 일으킨다. 애인과는 달리 간신히 살아남은 그는 비탄에 잠긴 채 사건 경위에 대한 조사를 받고, 그리스 경찰에게 차가 추락한 주택 안에서 한 남자아이를 봤다고 진술한다. 그러자 친절하던 그리스 경찰들은 사건 현장을 찾은 그를 향해 느닷없이 총격을 가하기 시작하고, 베킷은 공격을 피해 도망친다. 아테네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으로 가서 도움을 요청하기로 한 베킷은 나라를 가로지르기로 결심하고, 그렇게 그는 그리스를 둘러싼 정치적 음모의 거미줄에 빠져든다.
13일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베킷>은 평범한 미국인 베켓이 갑작스럽게 그리스 경찰에게 쫓기는 추격전을 크게 세 개의 플롯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다이아키>와 <안토니아>로 이름을 알린 페르디난도 시토 필로마리노 감독은 우선 베킷과 에이프릴의 로맨스로 문을 열고, 알프레드 히치콕의 <오명>처럼 갑작스럽게 베킷과 그리스 경찰 간의 추격전과 액션으로 노선을 선회한다. 이후 베킷이 자신을 둘러싼 음모에 대한 단서를 맞춰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두 개의 플롯을 포괄하는 그리스 경제위기와 관련된 국내외적 정치 스릴러의 면모를 선보이고, 영화는 윌 스미스 주연의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를 연상시키며 마무리된다.
문제는 <베킷>이 선보이는 세 개의 이야기가 전혀 화학작용을 일으키지 못하다는 점이다. 각각의 플롯은 그 자체의 매력이 부재하며, 상호 간의 연결고리도 느슨하다. 즉, <베킷>은 무엇을 보여주고 들려주려 했는지 의도는 어렴풋이 보일지언정, 손으로 만져지지는 않는 영화다.
먼저 도입부를 장식하는 베킷의 사랑 이야기를 보자. 상대적으로 보다 주관적 감상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두 배우 간의 호흡은 차치하더라도, 영화는 좀처럼 베킷의 심정에 빠져들어갈 계기나 동기를 제시하지 않는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이 커플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다. 두 남녀가 그리스에 여행을 왔고, 시위로 혼란스러운 아테네를 떠나 비교적 한적한 관광지를 돌아보고 있다는 것. 그리고 졸음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낸 베킷이 죄책감에 매우 고통스럽고, 스스로를 비난하고 있다는 것 정도다. 영화는 이들의 현재와 상황을 제시할 뿐, 그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러다 보니 피 흘리는 와중에도 베킷을 끊임없이 뛰고 구르도록 만드는 동기 중 하나인 죄책감 혹은 상실감은 마치 타인의 부고 기사를 읽는 듯 무미건조하게 느껴진다. 만약 둘이 어떻게 만났고, 어떤 추억을 공유했으며, 그들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강한 지를 알려줄 장면이 짧게나마 있었다면 이러한 감상은 달라졌을 것이다. 물론 위의 내용만 있어도 베킷의 심정을 이해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그러나 영화의 구조상 감정적으로 이입할 수 있는 캐릭터가 베킷이 유일한만큼, 주인공에게 공감할 여지를 주지 않는 로맨스는 도입부로서 실패라고 볼 수 있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되는 베킷과 그리스 경찰 간의 추격전 역시 기대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일단 긴장감이 없다. 사실 한 남자가 갑자기 표적이 되고, 정신없이 쫓기는 와중에 자신을 죄어오는 올가미를 하나둘씩 알아챈다는 전개는 이미 그 자체로 하나의 클리셰다. 그렇기에 위기에 빠진 주인공이라는 상황만으로는 더 이상 서스펜스를 자아낼 수 없다.
따라서 <베킷>과 같은 영화는 주인공을 다양한 변칙적인 상황 속에 던져 놓아야 하는데, 바로 이 대목에서 <베킷>은 잘못된 선택을 한다. 경찰에 의해 곤경에 처한 베킷이 그리스 현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도주하고, 이에 경찰들은 현지인들을 위협해 얻은 정보에 기반해 그를 다시 추격하는 일련의 과정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암석으로 가득한 그리스의 산을 비롯해 좁은 공간 그 자체로 서스펜스를 고조시키는 집 내부나 기차 칸 같은 다양한 환경을 공간적 배경으로 삼고도 이들을 베켓의 추격전에 유의미한 변수로 작용시키지는 못한다. 단지 그리스어 대사에 해당하는 자막을 보여주지 않으면서 불안함과 초조함을 가중시키는 재치만이 잠시 빛날 뿐이다.
또한 중간중간 삽입되는 액션 역시 흥미를 돋우는 데 실패한다. 여러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액션 시퀀스는 신선하지 않다. 단적인 예로 주차장 건물에서 펼쳐지는 클라이맥스는 시간대만 낮으로 다를 뿐, <다크 나이트>에서 배트맨이 처음 등장하는 주차장 장면과 유사하다. 유사한 주제의식과 이야기를 공유하는 <본 얼티메이텀>을 연상시키도 한다. 액션 영화라는 장르적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베킷의 능력 역시 몰입을 방해한다. 총탄이 복부를 관통하거나 건물 3층 높이에서 보어내려도 좀처럼 지치지 않고 고장 나지 않는, 슈퍼 히어로에 필적하는 그의 내구성과 신체적 능력은 영화의 개연성을 과하게 파괴한다. 특히 그리스의 현실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 작품이라는 측면에서 비현실적인 액션은 영화의 전반적인 톤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베킷>은 이 작품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는 그리스와 유렵연합, 미국이 뒤얽힌 정치 스릴러를 설득력 있게 풀어내지 못했다. 영화는 그리스에서 급진좌파연합(시리자, SYRIZA)이 정권을 잡고 그리스 구제금융 국민투표를 시행한 2015년 전후를 배경으로 삼은 듯 보인다. 당시 그리스에서는 세 번째 구제금융의 대가로 유럽연합에서 제안한 긴축재정 시행을 두고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었고, 급진좌파연합은 그리스의 경제 주권을 침탈한다는 이유로 긴축안을 거부하며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한편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를 경험한 후 러시아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진 미국은 그리스가 유럽 연합 대신 러시아 혹은 중국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고 나토의 방어체계에서 떨어져 나가는 불상사를 걱정 중이었다.
문제는 영화의 불친절함 때문에 이러한 그리스의 국내외 정치적 배경을 좀처럼 알아챌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영화는 철저히 베킷의 시점에서 진행되며, 그 결과 그리스의 정치 상황도 그저 외국인이자 관광객의 시점에서 묘사될 뿐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는다. 그리스, 유럽연합, 미국, 러시아가 얽히고설킨 국제정치적 상황에 대한 설명이 미국 대사관에 걸린 오바마 대통령의 사진에 모두 함축되어 암시되는 것이 그 예시다. 베킷이 그리스 정치와 관련된 정보를 미국 대사관과 좌익 활동가로부터 각각 입수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베킷이 발견한 어린 남자아이의 중요성을 정반대의 입장에서 파악하고 해석한 정보는 필연적으로 상충될 수밖에 없고, 이는 베킷과 시청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킨다. 그래서 그리스의 현실을 자세히 알지 못할 경우, 영화의 흐름과 전개를 쫓는 것도 녹록지 않다.
그러다 보니 <베킷>의 주제의식은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다. 영화는 미국 대사관의 도움에 실낱같은 희망을 거는 베킷과 자국민 보호라는 의무를 저버린 대사관 직원을 대비시키면서 국민의 보호라는 국가의 윤리적 의무와 현실적 이익의 충돌을 담아내고자 한다. 그리스의 정치적 배경이 작중 가상의 그리스 우익 정권을 미국 정부가 돕고, 미국 대사관 측에서 교통사고로부터 그리스 정치계를 뒤흔들 단서를 발견한 평범한 미국 시민을 제거하려는 동기로 작용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 맥락에서 보면 자국의 이익과 반대로 행동하며 미국을 공격하는 캐릭터인 베킷, 평범한 시민이었던 그의 변화는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않고 신뢰를 저버릴 때 초래할 나비효과를 상징한다. 잘못된 경제정책과 복지정책으로 인해 국가가 국민을 지켜줄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그리스를 배경으로 하기에 이 메시지는 분명 의미심장하다. 단지 명료하게 전해지지 않을 뿐이다.
<베킷>의 실패는 영화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주연 배우 존 데이비드 워싱턴의 모습에서 직관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에서 존 데이비드 워싱턴은 베킷보다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의 주인공처럼 느껴진다. 물론 두 작품 모두 전반적으로 건조하고 침착한 톤을 유지하며, 주인공을 본인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황에 빠트린다는 흐름 상의 유사점이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킷이 <테넷> 속 '주도자'로 보인다는 사실은 결과적으로 영화가 자신만의 개성을 보여주지 못했음을 방증한다. 베킷이라는 인물을 생동감 있게 묘사할 수 있을 만큼 극의 완성도가 높지 못했기에 영화의 얼굴인 주연 배우에게 다른 얼굴이 온전히 덧입혀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베킷 혼자 나오면 무색무취하던 영화가 에이프릴과 레나가 등장할 때 잠시 생동감을 되찾는 것만 보더라도 <베킷>이 자신의 이야기를 온전히 펼치지 못했다는 사실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P(Poor, 형편없음)
설렘 없는 로맨스, 지루한 추격전, 이해가 되지 않는 정치극이 빚어낸 총체적 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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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주 차 개봉작,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이정재 배우의 첫 연출작 <헌트>의 개봉부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최강 귀요미 그루트의 이야기가 담긴 <나느 그루트다>의 개봉까지!
그럼 8월 둘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더 자세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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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봉 영화
헌트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25분
감독: 이정재
출연: 이정재, 정우성 등
개봉: 2022.08.10
배급: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줄거리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와 '김정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
관전 포인트
국내 개봉에 앞서 제75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되었으며 7분간 기립박수를 받은 작품이다.
23년만에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을 한 스크린 안에서 볼 수 있어 화제를 모았으며,
이정재 배우의 첫 연출작이기에 더욱 더 기대를 모으고 있다.
DC 리그 오브 슈퍼-펫
ⓒ 네이버 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미국 | 105분
감독: 자레드 스턴, 샘 J.레빈
출연: 드웨인 존슨, 케빈 하트, 키아누 리브스 등
개봉: 2022.08.10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줄거리
악당 렉스 루터와 기니피그 룰루의 계략으로 위험에 빠진 슈퍼맨을 비롯한 저스티스 리그의 슈퍼 히어로들을 구하기 위해
슈퍼독 크립토와 슈퍼펫 친구들이 벌이는 파워 댕댕 모험을 그린 이야기.
관전 포인트
처음으로 영화로 만들어진 슈퍼맨의 반려견과 배트맨의 반려견 이야기라는 신선한 소재로 극을 이끌어간다.
유명 뮤지션 퀸, 테일러 스위프트, R.E.M의 음악을 삽입해 귀를 사로잡았으며,
DC 코믹스의 팬이라면 마음이 두근거릴 요소 요소가 녹아있다.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영국 | 97분
감독: 소피 하이드
출연: 엠마 톰슨, 다릴 맥코맥 등
개봉: 2022.08.11
배급: (주) 무비다이브
줄거리
단 한 번도 섹스에 만족해 본 적 없던 은퇴교사 ‘낸시’가
‘리오 그랜드’의 퍼스널 서비스를 경험하며 인생 최고의 해방을 시도하는 굿 럭 무비
관전 포인트
제38회 선댄스영화제와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으며,
유수의 매체에서 호평을 받으며, 기대를 모은 화제작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
OTT 공개 예정작
나는 그루트다
ⓒ IMDB
개요: 애니메이션 | 미국 | 5부작
감독: 커스틴 레포레
출연: 반 디젤 등
공개: 2022.08.10
스트리밍: 디즈니+
줄거리
그루트 주연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이자 <왓 이프...?>를 이어 마블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단편 애니메이션 시리즈.
관전 포인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인기 캐릭터 '그루트'의 이야기를 담아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
이미 시즌 2의 제작이 확정된 작품이기도 하다.
모범가족
ⓒ 넷플릭스
개요: 범죄 | 한국 | 10부작
감독: 김진우
출연: 정우, 박희순, 윤진서 등
공개: 2022.08.12
스트리밍: 넷플릭스
줄거리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평범한 가장이 우연히 거금이 든 차량을 발견하고, 마약조직의 2인자와 얽히면서 벌어지게 되는 이야기
관전 포인트
<모범가족>은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 2, <굿 닥터>, <힐러> 등을 연출한 김진우 감독이 맡았으며,
예측 불가한 이야기로 높은 몰입감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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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대인간의 원망스런 하울링이 들려~
늑대인간의 하울링 소리가 들린다. 원망스러운 하울링 소리가. 2025년으로 늑대인간을 소환해 만든 <울프맨>은 고전 호러를 대표하는 캐릭터를 가져와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만든 작품이다. <인비저블맨>의 리 워넬 감독이 연출을 맡아 큰 기대를 걸었던 영화이기도 하다. 하지만 감독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는 법. 뚜껑을 열어보니 원작의 매력도, 시의성에 맞는 각색의 묘미도 살리지 못한다.
사랑하는 아내 샬롯(줄리아 가너), 토끼 같은 딸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린 블레이크(크리스토퍼 애봇)는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유년 시절부터 사이가 소원했던 아버지의 사망 증명서. 그는 아버지의 짐을 정리하고자 가족과 함께 고향 집으로 내려간다. 하지만 운전 중 정체 모를 존재를 피하다가 사고를 당한다.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그는 미지의 존재에게 상처를 입는다. 다행히 유년 시절 살던 집으로 피한 이들은 날이 밝을 때까지 버티기로 한다. 문제는 상처 부위에서 피가 흐르고 원인 모를 환청을 듣는 블레이크의 몸 상태. 점점 야수의 몸이 되어가는 그는 가족을 지키는 존재가 아닌 위협하는 존재가 되어간다.
<울프맨>은 1941년 개봉한 동명 원작에서 출발한다. <드라큘라> <프랑켄슈타인의 신부> 등 유니버셜 호러영화 전성기를 이끈 이 작품은 하울링 등 사운드는 물론 늑대인간의 모습을 통해 공포감을 전하는 방식을 취한다. 주인공이 늑대인간으로 변신하는 모습은 당시만 하더라도 최고의 볼거리로 불렸다고 한다.
원작의 인기는 단순히 공포 요소의 극대화에만 있는 건 아니었다. 습격에 의해 늑대인간이 된 주인공은 예전부터 사랑하는 여성과 이뤄질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이 애달픈 멜로 포인트는 단순히 늑대인간을 공포의 근원인 크리처로 볼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이 야수의 마음에 공감한다. 워낙 인기 작품인지라 늑대인간을 소재로 한 다수의 영화가 개봉했고, 2010년에는 베네치오 델토로가 주연을 맡은 <울프맨>도 개봉했다. 높은 스코어를 기록한 영화는 드물었지만, 앞서 소개했던 늑대인간의 매력은 세월이 흘러도 퇴색되지 않았다.
리 워넬 감독의 늑대인간 소환은 이제야 제대로 된 리메이크작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 포인트로여겨졌다. 그가 누군가? <인비저블맨>으로 유명무실해졌던 유니버셜의 다크 유니버스의 실낱같던 명맥을 살린 장본인인 아닌가! 투명인간을 소환해 현실 문제인 가정 폭력 여성을 소재로 대단한 공포 영화를 만든 연출력은 지금 봐도 수려하다. 특히 남성의 폭력에 정면 승부를 단행하는 진일보한 여성 캐릭터의 등장 등 시의성을 고려한 명민한 호러 리메이크작으로 손색이 없다.
근데, <울프맨>은 이런 감독의 장점이 사라졌다. 과거 호러 캐릭터를 소환해 현실 공포를 그리는 데 선수였던 감독의 주무기가 퇴색된 느낌이다. 원작의 무게감에 짓눌려, 포기한 것처럼 영화는 공포감도 살리지 못하고, 안타까운 가족애를 그리지도 못한다.
늑대인간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두 얼굴’이다. 인간이었다가 보름달이 뜨면 괴수로 변하는 그 이중성. 마치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이성과 본성을 가진 인간의 두 얼굴을 캐릭터화했다고 볼 수 있다. 감독은 이 이중성을 아버지라는 존재에게 부여한다.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존재가 오히려 가족의 안전을 무너뜨리는 존재인 아버지의 이중성은 그 자체로 공포다. 이는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을 본 이들이라면 어떤 느낌인지 알 것이다.
이 부분을 살리기 위해 영화는 초반 블레이크의 유년 시절을 보여준다. 아버지를 ‘데디(daddy)’라 부르지 못하고 ‘썰(sir)’이라 말하는 어린 그는 아버지가 유일한 보호자 겸 공포의 대상이다. 소원해진 이유야 많지만(과거 늑대인간의 위협 사건 등), 이런 아버지의 관계로 인해 블레이크는 자신의 딸에게 모든 걸 해주는 가정적인 아빠다. 도리어 엄마가 아빠처럼 보인다. 이런 블레이크가 괴수로 변하면서 자신의 가족에게 가하는 공포는 더 크게 다가온다.
하지만 이 콘셉트를 가져가기에 영화는 여러모로 부족하다. 블레이크가 늑대인간으로 변화하는 순간을 디테일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원작과의 차별화 포인트를 가져가다 보니, 전개 자체가 너무 느리다. 과연 늑대인간이 된 블레이크가 사랑하는 가족을 헤칠 것인가에 대한 것에 집중하다 도리어 긴장감이 와해되고, 영화는 휘몰아치는 공포의 세계로 관객을 인도하지 못한다.
블레이크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이를 대항해 딸을 지켜야 하는 샬롯의 매력은 떨어진다. 가족에 소원했던 그에게 닥친 이 위기를 헤쳐나가고 봉합하기에는 전사도 능력도 부족하다. 그런 가운데, 남편과 기존 숲에 살던 늑대인간을 피하며 살아남는 과정은 집중이 잘 안된다.
저비용 고효율 정책으로 효율적인 공포영화 제작으로 유명한 블룸하우스가 이번 영화에 쏟아부은 제작비는 2,500만 달러다. <인비저블맨>의 제작비가 700만 달러인 것에 비해 약 3배 이상 늘어난 것. 예산의 대부분을 늑대인간 특수분장에 쏟아 부은 느낌인데, 늑대인간이라기 보다 골룸이 생각난다는 것. (감독은 도대체 돈을 어디다 쓴 걸까~)
원작의 맛을 살리고, 시의적 문제를 접합하려는 감독의 의도는 아쉽게도 욕심으로 마무리된다. 그 결과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며, 끝내 아침을 맞는 모녀의 모습이다. <인비저블맨>처럼 늑대인간의 모습이나 주된 이야기의 궤를 달리했으면 어땠을까? 이중성 쩌는 남편의 본색을 알게 된 아내가 딸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었으면 더 좋았을까? 일단 울(부짖)고 싶다.
사진 제공: <울프맨> 메인 예고편 캡처
평점: 2.0 / 5.0
한줄평: 이럴 거면 늑대인간 왜 불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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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더훈리 마이 러브 여름날 우리 너의 결혼식이라는 영화
영화 <여름날 우리, 2021>는 중국에서 제작된 작품으로 한국영화 <너의 결혼식, 2018>을 리메이크하였다. 2016년 한중 관계가 냉랭해지면서 직접적으로 한국영화가 중국에 개봉하는 것은 보기 어렵게 되었지만, 대신 원작 스토리를 중심으로 하는 IP(Intellectual Property) 수출의 유형이 증가하였다. 현재까지 총 25편의 영화 및 드라마가 중국판 리메이크로 재탄생하였다. 제목에 대해 약간의 설명을 덧붙이자면 한국영화 <너의 결혼식>을 리메이크한 중국 영화는 <니더훈리 你的婚禮>라는 중국어 제목, <마이 러브 My Love>라는 영어 제목, <여름날 우리>라는 한국어 제목이 붙었다. 이번 리뷰는 두 영화를 비교해볼 수 있는 키워드로 정리하고자 한다.
<너의 결혼식>과 <여름날 우리> 포스터
[280만 명, 4400만 명]
<너의 결혼식>은 이석근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집필한 첫 장편 데뷔 영화이다. 현실적으로 잘 녹여낸 우리 모두의 환상인 첫사랑 이야기와 주연배우인 박보영과 김영광의 케미가 잘 어우러져 2018년 8월 28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성공하였다. 중국은 영화 흥행을 한국과 달리 관객 수가 아닌 수익으로 집계한다. <여름날 우리>도 2021년 4월 30일 중국의 노동절 연휴를 겨냥해 개봉하여 약 6억 위안(1041억 원) 흥행 수입을 올렸다. 좀 더 쉬운 비교를 위해 관객수로 환산하면 약 4400만 명이 영화를 관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환승희, 우영자(尤咏慈)]
<너의 결혼식>에서 박보영이 연기한 환승희는 타이밍 때문에 사랑이 빗나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첫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이유로 연애의 휴식기에 우연한 만남이 그 의미를 가져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캐릭터의 이름을 환승.희, 황.우연으로 지은 것도 다분히 전략적이다. <여름날 우리>의 우영자는 수영장(游泳池)이라는 단어와 중국어 발음이 '요우용츠'로 비슷하다. 수영 선수인 저우 샤오 치는 이름만으로 운명을 직감한다. <여름날 우리>는 <너의 결혼식>에 비해 남자 주인공의 비중이 조금 더 높은 편이며, 실제 배우 캐스팅도 노력을 기울였다. 드라마 <상견니>로 큰 인기를 얻은 대만 배우 허광한은 이 영화로 중국 본토에 진출하게 되었으며, 엔딩 크레디트에는 그의 이름 옆에 '중화 대만'이 표기되어 있다.
[떡볶이, 꼬치구이]
학창 시절 학교 수업을 빠지고 몰래 먹던 추억의 음식은 나라마다 다를 것이다. 따라서 영화 리메이크에서 등장인물들의 정서를 대변하는 영화 속 음식을 현지화하는 각색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어색하지 않은 대체물을 찾아야 한다. <너의 결혼식>의 떡볶이는 <여름날 우리>에서 꼬치구이로 변신하였다. 그 외에도 남자 주인공이 하는 운동이 럭비에서 수영으로 , 정장 스타일의 교복 케미는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는 체육복 케미로 바뀌었다. 중국 본토는 실용적인 체육복을 교복으로 입는 경우가 많다.
<너의 결혼식>을 재미있게 보았다면, <여름날 우리>와 틀린 그림 찾기(사실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그림을 찾는 것)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위에서 대표적으로 언급한 것 이외에도 아직 찾지 않은 것들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 해당 리뷰는 씨네 랩(CINE LAB) 크리에이터 시사회 참석 후 작성하였습니다.
**본 리뷰는 브런치 작가 '삐뚜로 빼뚜로'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팀에서 업로드한 게시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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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엘리트들: 못다한 이야기> 티저 예고편
[2021년 6월, 넷플릭스 공개]
《엘리트들》 시즌 4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그 전에 봐야 할 게 이렇게나 많답니다! 《엘리트들: 못다 한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 구스만 + 카예 + 레베
두 번째 이야기: 나디아 + 구스만
세 번째 이야기: 오마르 + 안데르 + 알렉시스
네 번째 이야기: 카를라 + 사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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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이브 <타이거 우즈> 공식 예고편
타이거 우즈의 흥망성쇠와 함께 장대한 컴백을 공개한다. 미국 문화, 인종문제, 인간의 본성, 아버지와 아들, 대중이 명성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