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025-04-17 12:46:12
제로콜라는 살 안 찐다며
영화 [야당] 리뷰
이 글은 영화 [야당]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글재주가 없는 자의 영화 리뷰 쓰는 법은 제법 처절하다. 영화 속에서 가장 말하고 싶은 것들 중 제일 큰 골자를 추려내야만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해를 돕기 위한 모티프도 찾아내야 한다. 거기까지만으로도 이미 힘에 부치고도 남는데 그 두 가지를 엮어서 글을 쓰다 보면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엉엉.
그렇다고 모티브나 레퍼런스가 쉽게 찾아지는 영화가 편한 것도 아니다. 바꿔 말하면 뻔하다는 뜻이니 그 단조로움을 뚫고 무언가를 써내려야 하는 고통(?)도 만만치만은 않다. 이번에 리뷰를 쓸 영화인 [야당]은 후자의 경우였다. 영화 [베테랑]이나 [내부자들]과 닮아있다는 것을 언급하지 않으려 애쓰고. 익숙하다라던가 아는 맛이라는 표현들을 빼고 쓰려니 아주 고역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 비루한 실력의 영화 리뷰어는 이 작품에 제로 콜라의 개념을 차용하기로 했다. 영화 자체도 빼야 할 것은 빼면서도, 기대하고 있는 어느 정도 수준의 쾌감은 주었으니까.
우선 영화는 이런 류의 작품에서 가장 관객을 해롭게 하는 설탕 같은 존재인 현실적인 참혹함이나 처참함을 덜어냈다. 덕분에 사회고발 성격을 띤 작품들을 보면서 느낄 수 있었던 무거움과 찝찝함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었다. 영화는 훨씬 유쾌하며 가벼웠지만, 자칫 잘못하면 펄럭거리면서 바람에 도망 다니기 바쁠 수도 있었던 흐름을 적당한 속도감으로 못 박아 고정시켰다. 이 덕에 영화는 매끄럽고 부드럽게 눈에 읽혀 들어가고, 관객들은 가벼운 마음과 자세로 영화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제로 콜라임을 인지하고 마시는 것처럼. 영화에서도 관객들이 애초에 어느 정도 감안한 채 접고 들어가는 부분도 존재한다. 몇몇 등장인물들은 소모성에 가까울 것이라는 사실과, 반전의 힌트가 언제나 코앞에 있다는 사실이다. 적정 수준의 통쾌함은 보장받지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들어맞는 예상 앞에서 마냥 쾌재를 부를 수는 없다.
왜냐하면 여기서부터 제로콜라의 안전성 혹은 의문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콜라의 대안으로 제로음료를 찾는다. PH2 정도 되는 산도(Acidity)를 숨기기 위해 때려 넣은 무지막지한 설탕에서 오는 모든 성인병을 비롯한 그 외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그러나 과연 제로 음료가 완벽한 대체제, 혹은 건강한 음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정답은 당연히 아니오 혹은 대답을 유보하는 것에 가깝다. 최근의 연구들에 따르면 제로 음료가 장내 미생물의 질서에 혼란을 주는 것은 물론. 일부 설탕 대체제들의 경우는 설탕만큼은 아니라 해도 그다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속속들이 발표되고 있다. (참고 1)
그리고 근원적으로. 제아무리 제로 음료라 할지라도 단맛이라는 감각에 대한 중독까지는 뿌리 뽑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 또한 여기에 있다.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진 모티프들을 그러모아 만들어진 이런 영화가 관객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러나 과연 이에 기대 만들어진 앞으로의 후속 작품들이 과연 한국 영화 자체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잘은 모르겠다. 는 답변을 내뱉지 않을 수 없다.
한때 우후죽순처럼 깡패 영화가 만들어질 때가 있었다. 그 시대를 거치며 얻은 결론이라고는 자가복제에 지쳐 씁쓸해진 관객들의 입맛뿐이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아는 맛은 이렇게 무섭고, 제로 콜라도 길고 넓게 보면 비만에 동조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참고
더 정확하게 말하면 설탕 대체제들과 함께 포함되어 있는 요소들도 혈당을 올릴 수 있음. 몇십 캔을 먹어야 설탕이랑 비슷하다는 둥의 말하지 마라. 애초에 가장 위험한 것은 단맛에 대한 중독성 그 자체임.
[이 글의 TMI]
1. 하이퍼 나이프 리뷰도 써야 하는데...
2. 보물섬 리뷰도 써야 하는데...
3. 회사 가기도 귀찮은 휴먼이 과연 해 낼 수 있을까...
#야당 #황병국 #강하늘 #유해진 #박해진 #한국영화 #범죄영화 #영화추천 #최신영화 #영화리뷰어 #영화해석 #결말해석 #영화감상평 #개봉영화 #영화보고글쓰기 #Munalogi #브런치작가 #네이버영화인플루언서 #내일은파란안경 #메가박스 #영화꼰대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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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아리 에스터가 <보 이즈 어프레이드>에 이어 A24와 다시 손을 잡았습니다. Variety에 따르면, 신작 <에딩턴>은 올해 칸 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후, 여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아직 칸 영화제 공식 초청
여부는 미정으로, 그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신작은 지난해 여름 뉴멕시코에서 이미 촬영을 마쳤으며, 호아킨 피닉스, 페드로 파스칼, 엠마 스톤, 오스틴 버틀러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루크 그림즈, 디어드리 오코넬, 마이클 워드, 클리프턴 콜린스 주니어도 합류해 영화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가 3,500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하였지만, 전 세계 흥행 수익이 1,200만 달러에 그치는 부진을 겪었던 아리 에스터가 과연 이번에는 관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받고 있습니다.
베르너 헤어조크 신작, 케이트&루니 마라 주연 확정
@gettyimages
베르너 헤어조크의 신작 <Bucking Fastard>에 케이트 마라, 루니 마라 자매가 나란히 주연을 확정 지었습니다. 두 사람은 소외된 삶을 살아가는 쌍둥이 자매 진(Jean)과 조안(Joan)을 연기할 예정입니다.
이 영화는 실존 인물인 프리다와 그레타 채플린 자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며, 이들이 이웃 남성에게 지나친 집착을 보이다 결국 법원으로부터 접근 금지 명령을 받은 사건입니다. 영화 제목 역시 법정에서 자매가 동시에 실수로 내뱉은 말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출처: The Film Stage).
촬영은 올해 봄 아일랜드에서 진행 예정이며, 추가적인 줄거리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논픽션 영화의 거장, 프레더릭 와이즈먼 은퇴하나
<라 당스>, <뉴욕 라이브러리에서>를 연출한 프레더릭 와이즈먼 감독이 최근 링컨 센터에서 열리는 그의 회고전을 기념해 IndieWire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은퇴를 암시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병을 앓았고, 지금은 에너지가 없다. 영화를 만들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한데, <메뉴의 즐거움>을 마친 후, 몇 년 동안 기력이 떨어졌다.”라고 답했습니다.
프레더릭 와이즈먼은 70년 동안 영화를 만들어온 감독으로, 가장 최근 작은 2023년에 개봉한 <메뉴의 즐거움-트와그와 가족>입니다.
넷플릭스 범죄 스릴러 <The Whisper Man>, 로버트 드 니로 출연 확정
로버트 드 니로가 넷플릭스와 AGBO가 공동 제작하는 <The Whisper Man>에 출연합니다.
제임스 애쉬크로프트가 연출 예정인 이 영화는 알렉스 노스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8세 아들이 실종된 후 도움을 구하려는 범죄 소설가인 주인공이 오랜 세월 연락이 끊겼던 은퇴한 형사인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위스퍼 맨(The Whisper Man)’이라는 별명을 가진 연쇄살인범과 관련된 오래된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입니다.
본격적인 촬영은 올해 봄 미국 동부에서 시작될 예정이라고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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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중하게 만드는 '비호감' 스릴러
비호감 캐릭터들로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하게 만드는 스릴러 영화가 등장했다. 캐릭터들의 하드캐리가 돋보이는 작품인 '그녀가 죽었다'가 그 주인공.
'그녀가 죽었다'는 훔쳐보는 게 취미인 공인중개사 구정태(변요한)가 관찰하던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신혜선)의 죽음을 목격하고 살인자의 누명을 벗기 위해 한소라의 주변을 뒤지며 펼쳐지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다. 신예 감독인 김세휘가 메가폰을 잡았고, 변요한과 신혜선이 영화 '하루' 이후 7년 만에 재회했다.
이 영화를 이끄는 두 캐릭터 구정태와 한소라가 매우 독특하다. 관음 혹은 염탐하는 게 취미(구정태)이고, SNS로 소통하는 인플루언서이다 보니 관종의 삶(한소라) 그 자체다. 다른 작품에서는 주로 빌런으로 나올 법한 비호감, 비정상적인 설정인데, '그녀가 죽었다'에선 메인 롤을 맡았다는 게 이색적이다.
작품명에서 알 수 있듯이, 여주인공이 초반에 죽는다. 그녀의 죽음 뒤에 담긴 비밀과 반전이 하나 둘 드러나기 때문에 제목만 봐선 쉽사리 예측되지 않는다. 전반부는 구정태가 관음, 염탐을 합리화하는 내레이션과 함께 스토리를 전개한다. 그러면서 구정태가 자신을 둘러싼 관종들과 부딪치고 불협화음을 내는 과정이 더해지면서 극적 긴장감을 높인다.
후반부에는 한소라가 관종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게 된 비밀을 공개한다. 그 또한 내레이션과 함께 이야기를 전하는데, 구정태와는 다른 방식으로 몰입도를 높인다는 점이다. 중반부터 서사가 서서히 헐거워지면서 개연성에 의문이 생겨도 크게 느끼지 못한 것도 캐릭터성 덕분이다.
두 주연 변요한과 신혜선은 누가 누가 연기를 더 잘하나 연기 대결을 펼친다. 변요한은 비호감 그 자체인 구정태를 친근한 이웃 같이 접근해 관객들 사이에 스며들게 만드는 영리함으로 자신의 내공을 뽐낸다. 자신의 취미생활을 즐기는 모습부터 사건으로 인해 오열하고 공포에 휩싸이는 등 다양한 얼굴로 스크린을 채운다.
신혜선은 '그녀가 죽었다'가 그의 필모그래피에 제대로 된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후반부 한소라 중심의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드러내는 연기는 그동안 다른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얼굴이었다. 스포일러라서 자세하게 이야기할 수 없지만, 신혜선의 아우라는 매우 강력하다.
스릴러로서 역할은 충분하나, 후반부로 갈수록 사건의 임팩트가 조금씩 힘이 빠지고 급하게 마무리되는 등 작위적인 면은 아쉽다. 하지만 앞서 설명했듯이, 이 단점을 캐릭터가 커버하고 있으니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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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위한 마음, <풀타임>
* 본 리뷰에는 영화의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풀타임 Full Time, 2021
프랑스 / 88분
감독: 에리크 그라벨
나를 위한 마음, <풀타임>
<풀타임>은 일상의 반복을 외피이자 내피로 효과적으로, 또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이혼 후 두 아이를 홀로 키우는 엄마, 쥘리의 출퇴근이 이야기의 뼈대이자 전부지만, 그것이 영화가 내놓은 모든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요소를 섞어 복잡하게 느낄 수 있지만, 자세히 보면 굉장히 간단한 방법으로 명확한 이야기를 멈추지 않고 이어간다. 망설임 없이 표면 서사와 심층 서사를 능숙하게 넘나드는 쥘리의 일상은 환경, 온도 등에 따라 몸의 색을 바꾸는 카멜레온처럼 다가온다. 두 서사 사이의 간격을 자기 마음대로 조절하기도 하는데, 그로 인해 너무나 평범해 쉽게 지나치기 쉬운 하루를 역동적인 사건으로 느끼게 하고, 그 결과 별거 아닌 것을 한순간에 마음 쓰게 만든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아이들을 옆집 할머니에게 맡기고 기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뛰는 쥘리가 특별한 지점 없이도 관객의 마음을 졸이게 하는 건,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출처: 영화 <풀타임> 스틸컷 (다음)
영화는 도로를 뛰고 있는 것 같은 쥘리의 거친 숨소리로 시작한다. 하지만 그녀는 깊은 잠에 빠져있다. 꿈에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 같은데, 아니나 다를까 알람 소리로 눈을 뜬 순간부터 쥘리는 숨 돌릴 틈 없이 움직인다. 직장에 늦지 않기 위한 뜀박질로 시작해 집에 무사히 돌아오기 위한 뜀박질로 끝나는 하루. 스펙터클한 일상을 더 완벽하게 완성하는 건 따로 있다. 시끄러운 파리의 소음만큼이나 가슴을 갑갑하게 만드는 쥘리의 문제들. 교통을 마비시킨 대규모 파업과 갚지 못한 대출 빚, 옆집 할머니의 직언, 연락 부재중인 전남편, 사랑하는 아들의 파티 준비까지, 쥘리는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쳇바퀴 안에서 바쁘게 살고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자발적으로 수많은 문제에 하나를 더 추가했다는 점이다. 쥘리는 오래전부터 직장 상사 몰래 이직을 꿈꾸고 있었다. 이미 5성급 호텔에서 동료 직원들을 평가할 수 있는 고참 룸메이드로 일하고 있지만, 마케팅 회사를 더 원한다. 호텔 룸메이드 처우보다 조건이 좋은 건 당연하고, 궁극적으로 과거 잘했던 일을 늦지 않게 다시 하고 싶기 때문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 더 좋은 조건에서 자신의 능력을 펼치고 싶은 마음, 더 확실하고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아이들을 키우고 싶은 마음. 쥘리의 강력한 동기는 호텔 룸메이드란 현실 속 직업을 위태롭게 만들기 시작한다.
출처: 영화 <풀타임> 스틸컷 (다음)
우린 때때로 앞에 산적한 일들을 해결하기 위해 중요한 일과 진짜 중요한 일을 나누곤 한다.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모두 잘 해낼 수 없을뿐더러 곰곰이 생각해보면, 대부분 일의 순서를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여기면 될 일이니까. 난제 역시 다르지 않다. 그러나 쥘리는 자신의 문제에 순서를 배정하지 않는다. 그녀는 이미 알고 있다. 사람들이 말하는 순서가 사실은 선택이란 단어를 감추기 위해 쓴 용어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이다. 쥘리에게 선택은 있을 수 없다. 그녀의 현실에서 선택은 사치다. 어쩔 수 없는 선택조차 허용되지 않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사건들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서 하나를 포기하면 전부를 포기해야 한다. 달리는 열차에 손을 뻗어 맘에 안 드는 열차 칸을 뜯고도 기차를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나이는 이미 한참 지났으니까.
그녀를 둘러싼 사건들은 죄다 단기간에 확실한 답을 찾기 어려운 일들이었다.
쥘리는 참고 견디는 일에 익숙하다. 익숙함에 젖어서 다른 일을 게을리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자신의 문제를 피하지 않고 직면하는 것에 능숙하진 않지만 최선을 다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그녀에게 익숙함은 현실을 버티게 하는 힘이다.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교통 파업은 교통마비의 원인이지만 쥘리에겐 주어진 환경일 뿐이다. 자연재해와 같아서 남 탓은 불가능하다. 물론 교통마비 현상이 쥘리의 고통을 가장 극대화하고 즉각적으로 보여주지만, 쥘리의 적대자는 아니다. 그녀를 위태롭게 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들이며 자기 자신이다.
출처: 영화 <풀타임> 스틸컷 (다음)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두 아이를 돌봐주는 옆집 할머니의 오지랖(주제넘은 말)에 성심성의껏 대답하고, 그만두겠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그녀에게 꽃다발을 선물한다. 하루는 부탁하다가 다른 날엔 할머니의 말에 동의하는 척하고 또 다른 날엔 애처롭게 애원한다. 양육비를 보내지 않는 전남편에게 매일 전화하면서 자괴감과 무력함을 느끼지만 내일이 되면 다시 그에게 전화해 음성메시지를 남긴다. 면접을 보러 다니는 와중에 아들의 생일 파티를 위한 준비를 잊지 않고 카풀과 차 렌트로 출퇴근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가능하게 한다. 마케팅 최종면접을 위해 그동안 쌓아놓았던 호텔 룸메이트 마일리지도 거침없이 사용한다. 내가 이렇게 몇 년간 헌신했으면,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 란 심보로 말이다. 그 일이 사실상 그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나쁜(?) 일이다. 가능한 모든 힘을 쥐어짜고 기용할 수 있는 자신의 인적자원을 이용한 결과, 쥘리는 호텔에 출입하지 못한 채 길거리에서 일자리를 잃는다. 과거 나를 위해 했던 일들이 현재 나의 발목을 잡는 원인이 됐다.
한 번쯤은 말도 안 되는 사건을 벌이거나 난동을 피우며 해결되지 않는 화를 표출할 법한데, 그녀는 묵묵히 벌어진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 집중한다. 교통마비가 끝나기를 견디는 것처럼, 옆집 할머니가 마음을 바꾸길 기다리듯이, 최종면접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바라듯이, 쥘리는 끝까지 자신에게 올 긍정적 신호를 기대한다. 그 모습이 너무 간절해 안쓰러워 보이지만, 상관없다. 우린 그녀를 당연하게 응원하고, 쥘리는 모두가 예상했듯 합격 소식을 들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출퇴근이 전부인 <풀타임>을 단단하게 지탱하는 힘은 쥘리를 향한 관객의 진한 공감에 있다.
출처: 영화 <풀타임> 스틸컷 (다음)
사실 달라지는 현실은 없다. 여전히 쥘리의 출퇴근은 난항일 거다. 아니 이젠 그 안전한 직장을 잃지 않기 위해 그전보다 훨씬 빨리 일어나 뛰어다녀야 할 것이다. 아이들을 봐줄 사람도 찾아야 하고, 답답한 전남편에게 똑같은 음성메시지를 남기겠지. 하지만 쥘리는 끝까지 파업을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전남편과 직장 중간에 위치한 파리 외곽에서 꿋꿋하게 두 아이를 키웠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니까. 쥘리는 보통 사람들을 대변한다. 적당히 합리적이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이성을 가진 사람이다. 나아가 가끔은 과한 요구도 나를 위해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보통 인간이다. 개인적인 문제들이 곪아 터지면 사회적인 문제가 된다는 것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것이 언제든 나의 현실이 될 수 있고,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해서 그 고통이 말끔하게 해결될 수 없음을 본능적으로 인지하고 있다.
처음부터 그녀는 우리처럼 살고 있었다. 평범한 사람으로, 보통의 삶을 치열하게 사는.
단단하게 잡고 있는 것들이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나만 힘들고 나만 어려운 세상에 살고 있다며 더는 나오지 않는 한숨을 토해내려 애쓰는 날도 있다. 쥘리의 일상이 그랬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넘어지거나 고꾸라지지 않는다. 그녀는 '나'를 위한 삶을 살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현실에 맞춰 사는 게 아니라, 최선을 다해 자기가 원하는 인생의 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희망적인 결실까지 얻었으니 해피엔딩은 당연한 결과다. 평범함이 위대함이 되는 건 쉽다. 물론 아찔하기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을 용기를 갖게 한다. <풀타임>이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과 함께 쥘리를 달리게 한 건 그 대단함에 숨어있는 힘을 눈앞에 보여주기 위함이다.(영화 내내 들리는 소음과 어지러운 카메라 무빙도 같은 목적을 위해 달려왔다.) 따라서 첫 장면부터 관객의 무관심을 관심으로 바꾸는 힘엔 조금의 다급함도, 조급함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변화무쌍한 현실을 견디는 나에게 작은 위로와 위안을 전달한다. 그리고 난 그게 참 반가웠다.
출처: 영화 <풀타임> 스틸컷 (다음)
자연스럽게 쥘리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이 곧 나를 위한 마음이 될 때, 마침내 영화는 그녀를 멈춰 세운다.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놀이기구 앞에서 새로운 출발을 앞둔 쥘리의 모습.
홀로 멈춰 있지만, 그녀는 이미 뛰고 있다.
또다시 자신이 가진 시간을 전부 다 꺼내놓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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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권태 속에서 만난 그들만의 이끌림, "스프링 블라썸"
10대와 30대의 만남, 어떻게 볼 것인가?
나이 차는 꽤 나지만, 들여다보면 볼수록 서로 간의 공통점이 많은 둘.
이것도 사랑이라면 사랑인 건가?
10대인 '수잔'은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려고 노력하는 것 같지만, 그 끝에는 항상 수잔 혼자만이 홀로 남아있다.
수잔이 원해서 일부러 또래 친구들과 멀어지는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는 장담할 순 없겠지만
수잔은 자신이 또래 친구들과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어느 하루, 수잔은 또래 친구들처럼 파티에도 참석하여 그들만의 어울림에 끼려고 하지만 이마저도 잘 맞지 않은지 어영부영 끝나고
집 가는 길에도 친구들과 같이 가기는 커녕 혼자 따로 떨어져 간다.
그렇게 수잔은 또래 친구들과 조금씩 멀어져 간다.
일상생활, 학교생활 모두에 지친 수잔은 매일 이 거리를 드나드는데,
그곳에서 한 남자를 우연히 마주치게 된다.
수잔은 한 순간 그에게 빠져 그의 주위를 맴도는데..
'라파엘'은 수잔이 매일같이 드나드는 거리에 있는 한 극장에서 연극을 하고 있는 배우로,
몇 년째 똑같은 대사, 똑같은 연기만 기계처럼 반복하고 있는 자신에게 매우 지쳐있는 인물이다.
이 둘 사이를 자세히 보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서로 같은 점이 있어서인지 둘은 서로를 알아보고 눈이 맞으며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수잔'과 '라파엘'의 공통점을 찾아보자면,
우선 수잔은 항상 똑같은 일상에 지쳐있는 인물이다.
여자 친구들, 남자 친구들, 선생님, 저 자신까지도.
그 모두에게 다 지쳐있어 지루하기만 한 하루를 계속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 학교 생활, 일상 생활이 모두 즐겁지 않을 수밖에.
라파엘 역시 매번 지겹도록 반복되는 일상에 심히 지쳐있는 상태인데,
연극이 행복하냐, 연극을 즐기고 있냐는 수잔의 물음에 무섭다고 답할 정도로 라파엘은 연기하는 법을 잊어버릴까봐 두려워한다.
이 점에서 봤을 때, 수잔과 라파엘은 자신이 생활하고 있는 일상에 지쳐있다는 점에서 서로 공통점을 가진다.
즉, 이 둘 모두 삶의 권태기를 맞이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수잔과 라파엘 모두 자신이 속해있는 곳에서 소속감에 들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잔을 보면 친구들이 말을 걸거나 학교생활 관련하여 물어볼 때 일부러 회피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친구들이 먼저 다가와도 수잔이 먼저 거절하기 일쑤이다.
그러다보니 친구들 역시 처음엔 다가오다가도 나중에는 수잔에게 다가가려고 하지 않는다.
이렇듯 수잔은 자신이 속해있는 곳에 자신이 원해서 소속감에 들려고 하지 않는다.
라파엘도 마찬가지이다. 연극이 끝난 후 회식 자리를 가지려고 하면 그 자리를 벗어나고자 한다.
회식할 거냐는 물음에 '아니'라는 대답만 내놓기 일쑤였다.
수잔과 함께 있을 때도 동료들이 회식할 거냐는 물음에 예의상 간다고만 하지, 실제로는 가지 않는다.
이렇듯 라파엘 역시 자신의 동료들과 함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
즉, 소속감에 들려고 하지 않는다.
이렇게 보면 수잔과 라파엘은 각자 자신의 나이대에 맞는 사람과는 잘 어울리지 않고
자신과는 다른 나이대에 더욱더 관심을 가지는 듯 싶기도 하다.
그렇게 10대인 수잔과 30대인 라파엘이 만나는 횟수가 잦아들면서 가까워지게 되고,
아침 일찍 만나 밥까지 같이 먹게 되는 등 서로에 대해 알아가게 되는데..
아침 일찍 만나 같이 밥을 먹게 된 그날, 라파엘은 수잔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연극의 서곡에 흘러나오는 오페라 곡을 들려준다.
이 오페라 곡을 들으면서 둘은 서로 짜지 않았는데도 음악에 몸을 맡긴 채 같은 동작을 취하며 춤을 추게 되는데,
이 곡이 어쩌면 두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의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라파엘이 좋아하는 오페라 곡은 영화에서 총 두 번 나오는데,
그 중 첫 번째로 들었을 때는 서로의 호감 정도를 표시하며 확인하는 의미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리고 뒤이어 또 한 번의 오페라 곡이 나오는데, 두 번째로 나왔을 때는 두 사람의 사랑이 깊어졌다는 의미를 표현하고자 했던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오페라 곡을 통해 처음에 표현했던 동작이나 움직임들이 두 번째로 표현했을 때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움직임이 느껴졌으니까.
처음에는 두 사람의 호감을 표시했다면, 두 번째에는 두 사람의 깊어진 사랑을 표현한 것 같달까.
영화를 보다 보면 아무래도 10대와 30대와의 사랑이다보니 그 차이를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소재가 자주 등장한다.
'사탕'과 '담배'가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수잔과 라파엘은 한 상점에 들어가서 물건을 사게 되는데
라파엘은 담배를, 수잔은 라파엘의 첫 선물로 사탕을 사게 된다.
담배는 10대인 수잔이 살 수 없는 영역이자 10대와는 좀 거리가 있어보이는 소재이고,
사탕도 취향이다보니 확답을 지을 순 없지만 30대보다는 10대를 나타내는 데에 더 가까워보이는 소재라고 느껴진다.
두 사람이 상점에서 산 물건을 봤을 때 10대와 30대의 간극과 사랑이 동시에 확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사탕과 담배외에도 또 다른 소재로도 10대와 30대간의 간극이 느껴지는 소재가 있는데,
그건 바로 '석류 레몬에이드'와 '맥주'이다.
라파엘은 맥주를, 수잔은 석류 레몬에이드를 시키는 장면에서 그 차이를 엿볼 수 있다.
맥주는 아직 수잔이 먹기에는 어린 나이에 해당되고 보통 어른들이 주로 마시므로 성인에 해당되고,
석류 레몬에이드는 그에 반대인 의미를 나타내는 것 같아 10대와 30대 간의 간극이 잘 보여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10대와 30대와의 만남..?
솔직히 약간 꺼려지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당혹스러운 면도 있었고.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었으니까..
그런 만남을 보면 처음부터 색안경 끼듯이 편견을 안고 바라봤던 것 같다.
하지만, '스프링 블라썸'을 보면서는 나이차가 무색하게도 서로간의 어떠한 공통점이 있어 마음이 잘 맞는다면 이것 또한 사랑이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사랑에는 나이가 없구나 하는 생각 또한 들었다.
서로를 향한 이끌림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는 것을.
그 순간 과거, 편견을 안고 봤던 나 자신이 좀 부끄러워졌다.
나이대가 비슷해야 그래도 좀 더 잘 맞을 거라는 나의 편견..
또한 영화 안에서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등과 같은 장치가 없는데, 이렇듯 오리지널 감성으로 사랑에 대한 감정에 초점을 맞추어 표현해 주었다는 점이 가장 인상깊은 듯 싶다.
덕분에 옛날 감성의 느낌으로 사랑에 대해 집중해서 본 느낌이랄까. 오히려 그 둘만의 관계에 더 집중해서 보게 된 가장 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스프링 블라썸'에 대한 나의 평을 한 줄로 표현하자면, 다음과 같다.
이 둘을 보고 있으면 괜히 나의 봄날도 기다려지고, 사랑에 나이차는 무색하다는 걸 느끼게 해준다.
가장 눈여겨 봤던 점! 1. 오페라 곡을 통해 나타내고자 했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2. 10대와 30대의 만남을 나타내주는 소재가 있을까.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참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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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이 변해도 순간은 변하지 않기에
개강 후 처음 보게 된 영화인 이터널 선샤인. 힐링 영화로 여러 번 추천을 받았던 영화이다. 원래 로맨스 장르의 영화를 잘 즐겨 보지는 않는 편이라 감상을 계속 미루다가 일주일 동안 두 번이나 보게 됐다. 최근 몇 달 동안 선혈이 낭자하고 주인공이 고통을 받는 영화들만 보다가 따뜻한 시선의 영화를 보게 되니 오히려 더욱 처연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영화는 아침에 잠에서 깬 한 남성(조엘)이 그 날 출근을 갑자기 그만 두고 몬톡행 열차를 타는 것으로 시작한다. 조엘은 열차 안에서 파란 머리를 한 여자(클레멘타인)와 만나 대화를 하고 서로 호감을 가지게 되어 빙판 위에서 밤을 샌다. 아침이 되어 차 안에서 여자를 기다리던 남자의 장면은 갑자기 차 안에서 울고 있는 남자로 바뀐다. 알고보니 둘은 이미 서로 사랑했다가 헤어진 사이었고, 서로에 대한 기억을 견딜 수 없어 기억을 지워주는 회사에 의뢰했다. 기억을 지우는 도중 처음에 너같은 사람을 지우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고 말하던 조엘은 기억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죽어도 잃고 싶지 않은 기억들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며 기억 속 첫 클레멘타인의 존재마저 사라지려 하던 찰나, 조엘은 몬톡이라는 역을 머리 속에 깊게 새기게 되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몬톡행 열차를 타 클레멘타인을 두 번째로 처음 만나게 된다.
이 영화 속에는 현재의 장면 사이에 꿈과 비슷한 형태의 과거가 역순으로 배치되어 있다. 차 안에서 우는 조엘의 모습을 보게 되는 우리는 '사랑이 시작되고 오랜 시간이 흘러 이별하게 된 상황이구나~'라고 처음 받아들이게 되지만, 사실 이는 가장 먼저 삭제될 최근의 과거일 뿐이다. 영화의 이러한 구성은 우리에게 현재와 과거는 분리된 것이 아니기에 우리는 스스로 쌓은 순간들에 기대며 살아가고 있으며, 엔딩 이후 두 연인이 재결합하더라도 결론이 같을 수 있음을 전달하고 있는 것 같다. 조엘과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들여다본 우리는 오프닝과 완전히 똑같은 후반부 장면에 이르러서 안타까움, 안도, 불안함, 복선에 의한 카타르시스 등이 합쳐진 복합적 감정을 느낀다.
이터널 선샤인은 기억상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기억을 지우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조엘의 기억이 이어지는 장면들은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없는 '기억'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하는 호기심과 우리는 순간을 각자의 눈으로 어떻게 저장하고 받아들이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영화적으로 정말 재밌게 충족시켜준다. 흥미로운 소재를 찍는 더욱 흥미로운 아이디어와 연출(기억을 지우는 회사, 무너지는 공간 등)이 이 영화에 독창성을 부여하고 있다.
기억과 관련된 소재의 영화는 많았지만, 자신의 기억에 상처받은 사람도 납득이 가능한 따뜻한 메세지를 던진다는 점에서 이 영화를 훌륭하게 생각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훌륭한 부분은 아무래도 후반부 - 엔딩일 것이다. 만약 클레멘타인이 조엘의 녹음을 듣고도 눈과 귀가 멀어 조엘을 사랑하겠다고 말했다면 이 영화는 눈물 몇 방울 흘리는 그냥 재밌는 영화가 되었을 수도 있다. 또 만약 떠나는 클레멘타인을 조엘이 붙잡지 않았다면, 과거는 되돌릴 수 없다는 씁쓸한 주제의식을 가진 영화로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안다. 그래도 괜찮다.'라는 마지막 대사로 '아닌 건 아닌 것'이라는 우리의 이성과 '그래도 다시 한 번'이라는 우리의 감성을 동시에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있다. 이는 맹목적이지도, 시니컬하지도 않은 멋진 메세지이기에 공허하게 울리지 않는다.
마지막 장면을 보았을 때 나는 이 영화에 고마움을 느꼈다. 위에 적은 두 생각 사이에 갈팡질팡하는 우리에게 이 영화는 '이렇게도 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후회하거나 주저하지 말고 나아가라고 제안한다. 사랑을 신성화하지도 격하하지도 않고 우리는 우리로 존재하면 된다고 말한다. 내가 영화를 보는 동시에 영화도 나를 보고 있었다. 작중 '내가 사라지는 것 같아'라는 대사처럼 우리의 기억이 사라지면 곧 우리도 사라진다. 우리는 기억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잘못을 저지른 순간을 끝없이 뒤돌아보며 후회해야 할까, 아니면 행복했던 과거의 순간들을 붙잡고 늘어져야 할까? 어쩌면 우리는 잘못된 순간이라는 건 만들지 않으며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마치 우리가 우리를 구성하는 세포 하나하나의 잘못을 따지지 않는 것처럼..
우리가 믿는 것, 우리를 둘러싼 세계, 우리 자신까지도 끝없이 변하고 추해지기도 하며 끝에 가서는 소멸한다. 우리가 어떻게 얼마나 변할지 알 수 없고 얼마나 살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순간들만큼은 과거 속 그 자리에 변하지 않고 영원하다. 그렇기에 어쩌면 한 순간 순간은 인생 전체보다도 더 중요하고 고귀하다. 만약 영원히 반복해도 후회가 없을 순간을 만들며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주변의 모두가 뭐라고 비난하더라도 자신에게 당당할 것이다. 그저 시간이 흐름으로 인해 생긴 후회들, 나라는 사람의 성격이 변해서 다르게 기억되는 순간들 모두 그 당시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안다. 그래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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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2주차 신작 개봉 영화
2022년 3월 2주 개봉영화!
도어맨 The Doorman , 2020
기타무라 류헤이 감독의 컴백
영화 "도어맨"은 천문학적 가치를 지닌 미술품을 노린 무장 괴한들에 맞서 홀로 반격에 나선
전직 해병대 출신 도어맨 알리의 올 킬 액션 영화 입니다.
‘레지던트 이블6’ ‘존 윅-리로드’ 등 다양한 블록버스터에 출연하며
새로운 액션 마스터로 주목받고 있는 루비 로즈와 할리우드 베테랑 장 르노가 만나 화제를 모은 작품인데요.
또한 브래들리 쿠퍼 주연의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으로 영화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기타무라 류헤이 감독의 컴백작으로
뉴욕 아파트에 세기의 작가들의 미술품이 숨겨져 있다는 흥미로운 설정과
카타르시스 넘치는 액션 연출로 극장가를 사로잡을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새로운 액션 마스터 세대의 주역 ‘루비 로즈’의 매력을 담은
첫번째 추천영화 "도어맨" 입니다.
예고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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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미 Marry Me , 2021
선결혼 후 연애
영화 "메리미"는 선결혼 후연애를 시작하게 된 슈퍼스타 '캣 발데즈'와
슈퍼노멀 수학 교사 '찰리'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드라마 입니다.
제니퍼 로페즈와 오웬 윌슨, 말루마 까지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동료 선생님에게 떠밀려 '캣 발데즈'의 콘서트에 가게 된 '찰리'는
'Marry Me'라고 적힌 플랜카들르 들고 있다가 '캣 발데즈'와 무대에서 즉석 결혼을 하게 되는데요
슈퍼스타와 수학 교사의 만남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댈르 모으고 있습니다.
슈퍼스타와 슈퍼노멀 수학 교사의 로맨틱 드라마!
두번째 추천영화 "메리미" 입니다.
예고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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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폴 Moonfall , 2022
2022년 인류 최후의 재난, 달이 지구와 충돌한다!
'투모로우'와 '2012'에서 자연재해와 이상 기후로 인한 인류멸망을 압도적인 시각적 경험과 스펙터클로 구현했던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영화 "문폴"을 통해 우주로 무대를 확장하여 이제껏 본 적 없는 재난을 관객들에게 선보입니다.
영화 "문폴"은 달이 궤도를 벗어나 지구로 떨어지는 사상 초유의 재난 속 인류의 마지막 생존기를 다룬 재난 블록버스터인데요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들을 숨쉴 틈 없는 우주적 스케일의 재난 속으로 몰아넣습니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만의 놀라운 상상력을 통해 신선하고 낯선 달의 모습을 보여줄
세번째 추천영화 "문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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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서 SPENCER , 2021
전 영국 왕세자비 다이애나 스펜서의 이야기
영화 "스펜서" 는 왕실 가족이 별장에 모여 보내는 크리스마스 연휴 3일 동안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느끼는 솔직한 감정을 담은 작품입니다.
영화 '재키' '네루다' 등을 통해 거장으로 우뚝 선 파블로 라라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스크린에 되살려냈습니다.
커튼조차 마음대로 열 수 없고, 의상 순서까지 정해놓은 폐쇄적이고 고루한 왕실 문화 속에서
남편의 외도와 끝없는 감시까지, 모든 상황을 홀로 감내해야 하는 다이애나의 심리를 내밀하게 담았냈습니다.
영국 왕세자비 다이내나 스펜서의 3일!
네번째 추천영화 "스펜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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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어 러브 송 你的情歌 , Your Love Song , 2020
'상견니' 가가연 스크린 복귀작
영화 "유어 러브 송"은 서로 다른 꿈과 비밀을 가진 세 남녀가 만나면서 겪는 사랑과 아픔, 성장을 그려낸 청춘 뮤직 로맨틱 코미디 입니다.
가가연이 연기파 배우 부맹백과 슈퍼 아이돌 최연소 우승자로 첫 연기 데뷔한 이슨시에와 함께 선보일 로맨스 케미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보편적인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풋풋했던 시절 사랑에 아파해본 이들의 감수성을 자극할 예정입니다.
국내에도 수많은 팬을 양산한 메가 히트작 '상견니'에 이어,
가가연의 첫 차기작으로 개봉 전부터 입소문을 형성하고 있는
다섯번째 추천영화 "유어 러브 송"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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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어] 끝장(p)리뷰 | *전용예매권 이벤트* | 여섯 가족 중 X맨은 ?! | Here 의미 | 세 개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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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예매권 이벤트 공지
안녕하세요 수란잔입니다^^
2025년 2월 19일(수) 개봉 예정인 영화 [히어](2024)에 대한 전용예매권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저에게 이 작품은 인간이라는 보편성과 미국이라는 특수성이라는 측면에서 흥미로운 영화였는데요. 개인적인 추천작이기도 합니다!!
이벤트 참여 원하시는 분들은 아래 참조 바랄게요~~~
📌참여방법
1. 프리뷰 영상을 끝까지 감상한다!
2. 보고 싶은 이유와 기대평을 '프리뷰 영상'에 댓글로 작성한다!
3. 댓글 주신 분들 중 추첨을 통해 [히어] 전용예매권을 드립니다! (1인 2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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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2025)에 대한 헐거운 프리뷰
Chapter 1 X맨은 누구인가?!
Chapter 2 Here?, 세 개의 공간
00:00 로버트 저메키스
02:55 X맨은 누구?
07:49 Here란?
09:59 세가지 공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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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블랙의 신부> 메인 예고편
결혼은 비즈니스입니다." 상류층 결혼정보회사 렉스(REX) 이곳의 최상위 등급 '블랙' "저를 블랙의 신부로 만들어주세요!" 철저하게 거래되는 그들의 욕망 뜨겁게 피어나는 복수와 욕망의 스캔들 《블랙의 신부》 7월 15일, 오직 넷플릭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