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4-24 17:27:56
시네마테크KOFA 발굴 복원전 라인업
한국영상자료원 주최!

시네마테크KOFA가 2008년 5월 8일 개관한 이래로 한국영상자료원이 발굴, 수집한 영화와
국내외에서 복원한 예술 영화들을 선보이는 '발굴 복원전'이 올해도 개최됩니다!
데이비드 린치, 발 킬머처럼 근래 작고한 영화인들을 기리는 ‘인 메모리엄’ 섹션,
벨기에 왕립 아카이브에서 복원한 해리 퀴멜 감독의 <말페르튀이>가 상영되는 ‘해외 복원’ 섹션 등
다채롭게 준비된 복원전을 만나보세요.
평소에 보기 어려운 영화들을 무료로 볼 수 있다니,
더욱 놓칠 수 없겠죠!
*article, image @koreanfilmarchive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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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철원 그리고 가족
겨울, 철원 그리고 가족
영화 <철원기행> 리뷰
출처: 다음 영화
김대환 감독의 영화 <철원기행>은 제목을 보는 순간 비슷한 제목의 소설,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는 그 제목만으로도 벌써 철원이라는 공간에 대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무진기행] 속 무진은 주인공 ‘나’에게 일종의 도피처 같은 장소였다. 가장으로서 사위로서 짊어지어야 할 무게를 잠시 잊기 위해 떠난 무진. ‘나’는 무진에 일상에서는 감히 못할 일들을 묻고 돌아온다. 그렇다면 <철원기행> 속 ‘철원’은 어떤가? 각자의 상상을 품은 채 마주 하게 되는 영화는 그 안에 담겨 있는 제멋대로의 생각들을 철원이라는 공간에 자유롭게 풀어주며 그 안의 인물들이 걸어가는 여정을 따라 천천히 나아간다.
출처: 다음 영화
강원도 철원. 유난히 많이 눈이 많이 내리던 날, 노년의 교사 김성근(문창길 분)은 정년 퇴임을 맞이한다. 오랫동안 걸어온 길에 비해 초라한 퇴임식에 온 건 떨어져 살고 있던 아내 여정(이영란 분)과 큰 아들 내외. 기쁜 날 중국집을 찾아 식사를 하는 가족이지만 그들 사이에 흐르는 공기는 냉랭하기만 하다. 게다가 약속 시간에 늦은 막내 아들 수현(허재원 분)이 뒤늦게 합류하며 분위기는 점점 더 불편해지는데. 체 할 것만 같은 식사 자리가 끝나 가던 중 아버지 성근이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낸다. 바로 아내 여정과 이혼하겠다는 것. 큰 아들 동욱(김민혁 분)과 며느리 혜정(이상희 분), 수현을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여정은 경악하며 밖으로 나가버리고 만다. 아버지의 폭탄 발언 이후 가족들 간의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지지만 문자 그대로 설상가상, 폭설로 인해 온 가족이 철원에 발이 묶여버린다.
원치 않게 아버지 성근의 집에 머물게 된 다섯 사람. 그들 안에서 우리는 전형적인 한국의 가족상을 엿볼 수 있다. 무뚝뚝하고 속을 쉽게 보여주지 않는 아버지와 속마음을 있는 그대로 다 드러내는 어머니. 부모님을 어려워하는 큰 아들과 시부모님께 밉보이지 않기 위해 안절부절못하는 며느리, 그리고 아직은 철없는 막내아들까지. 김대환 감독이 정확히 잡아낸 우리네 가족들의 모습들은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로 다시 태어났고 <철원기행>은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관객들에게 찾아왔다.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다섯 사람뿐 아니라 그들을 둘러쌓고 있는 수많은 타인들 역시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시민적 모습으로 영화에 감칠맛을 더하는데. 감독이 특히나 강조하며 드러내는 건 좋은 겉포장 속에 숨겨져 있는 사람들의 못난 모습들이었다.
출처: 다음 영화
이쯤 되면 자연스럽게 머릿속을 스치는 영화가 하나 있다. 루벤 외스트룬드 감독의 2014년도 작품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 <포스 마쥬어> 속 가족들은 눈으로 뒤 덮인 아름다운 알프스의 스키 리조트에서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서로를 마주하게 되는데 <철원기행> 속 가족들 역시 갑작스러운 날씨로 인해 그와 같은 행보를 걷는다. 폐쇄된 공간, 평소와 달리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온 가족의 낯섦. 그들을 고립시키는 ‘눈’을 매개로 두 영화의 가족들은 서로의 민낯을 드러내게 된다. 항상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것이 각자의 마음이라지만 한편에 자리 잡은 이기적인 마음 역시 사람의 일부분. 두 영화는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우는가 하는 지점에서 다른 길을 걷는다. <포스 마쥬어>가 모종의 극적인 사건을 계기로 그 간의 불편함을 뒤덮어 버리는 반면 <철원기행>은 담담하게 있는 그대로 흘러가는 시간 속에 자신들을 맡긴다.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들이 남아 있지만 결코 그 해답을 영화 속에서 주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어딘가 너무 사실적이어서 헛웃음마저 나오게 만드는 영화 <철원기행>은 굉장히 불친절하다. 아버지가 갑작스레 이혼을 얘기한 이유는 알려주지 않고 자식 세대가 겪는 문제는 어느 것 하나 해결되지 않는다. 찝찝함을 남긴 채 막내아들과 엄마는 버스에 오르고 큰 아들 내외 역시 아버지를 뒤로한 채 철원을 떠난다. 그러나 사실 영화는 굳이 친절할 필요가 없었다. 이 모든 일들에게서 느껴지는 익숙함. 어쩌면 우리 중 누군가는 벌써 우리가 겪고 있을 일들이기에 영화는 우리에게 많은 말을 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그 이면을 모두가 이미 짐작했을 터였다. 영화의 영어 제목은 ‘End of Winter’. 이 땅 어딘가에 살아가고 있을 이 가족의 겨울은 이제 끝이 났다. 이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오직 하나. 괜한 말 한마디 없이 뿔뿔이 흩어지는 가족들의 모습에도 우리가 희망을 느끼는 건 떠나는 가족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시선 끝에 걸린 봄을 보았기 때문이다.
지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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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뻔한 장르, 뻔한 소재라고 함부로 쓰지 마세요
얼마 전에 친구를 만나 이런 대화를 나눴습니다.
친구: 별로인 영화를 보면 어떻게 해?
나: 음... 솔직하게 쓰려고 해.
친구: 솔직하게?
나: 거짓말할 순 없으니까. 요즘은 영화 값이 15,000원인걸!
영화관람료 15,000원 시대를 맞아 이상한 책임감이 솟구치는 요즘입니다. 사실은 걱정에 조금 더 가까운 감정입니다. "나의 리뷰를 읽고 영화를 봤다가 ‘돈 날렸다’고 느끼면 어쩌지?" 물론 제가 그렇게 영향력 있는 영화 리뷰어는 아니지만, 지인이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제 리뷰를 읽은 적이 있다고 하더군요. 이런 말을 들으니 아무래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감상했더라도 최대한 솔직하게 리뷰를 쓰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모든 영화에는 좋은 점이 있다는 신념 아래에서 말이죠.
그래서였는지 얼마 전 영화관에서 <나는 여기에 있다>를 보는 와중에도 머릿속을 가득 채운 생각은 오직 하나뿐이었습니다. ‘딱 하나만 찾자. 좋은 점 딱 하나만!’ 영화 제목처럼 이 영화의 좋은 점이 “나 여기에 있어!” 하고 소리쳐주길 간절히 바랐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까지 단 하나의 좋은 점도 찾지 못했습니다. 고작 몇 문장 만에 신념을 저버리고 말았네요. 그래도 영화 리뷰어로서의 책임감은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영화관람료 15,000원을 지켜드리기 위한 리뷰를 시작합니다.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4월 7일(금)에 진행된 <나는 여기에 있다>의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나는 여기에 있다>는 2023년 4월 12일 국내 개봉했습니다.
나는 여기에 있다
I AM HERE
<나는 여기에 있다>는 살인자의 폐를 이식받은 형사 '선두'가 살인자의 심장을 이식받은 연쇄 살인범 '규종'을 쫓는 이야기입니다. 한 마디로 장르물이죠. 그것도 추적 스릴러입니다. '추적 스릴러' 하면 긴박하고, 박진감 넘치며, 심장이 쫄깃해지는 영화가 절로 떠오릅니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있다>에는 추적 스릴러의 장르적 특징이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형사와 범인이 치열한 수 싸움을 하며 긴장감을 끌어올려도 모자랄 판에, <나는 여기에 있다>의 캐릭터들은 정말 하나같이 멍청하기만 합니다. 덕분에 이 영화의 장르가 추격 스릴러라고 선포하는 첫 장면에서부터 처참히 실패해버렸죠. 영화는 연쇄 살인범 '규종'의 살인 장면이 찍힌 술집의 CCTV 화면으로 시작합니다. CCTV 화면에는 '규종'의 얼굴이 아주 선명하게 찍혀있죠. 형사들은 그 CCTV 화면을 '규종'의 집에서 그의 아버지에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아들이 돌아오면 꼭 신고하라는 말을 던지고 떠나죠. 그런데, 그 집안에는 '규종'이 있었습니다. 천장이나 비밀공간에 숨은 것도 아니고, 그냥 방안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습니다. 방문만 열어 봤다면 범인을 잡을 수 있는 상황이죠. 살인범의 집을 찾아왔으면 수색부터 하는 것이 상식 아닌가요? 혹시 CCTV에 살인범의 얼굴이 정확하게 찍혔는데 영장도 없이 방문한 건 아니겠죠? 멍청한 형사들의 활약으로 '규종'은 도망치고, 이렇게 긴장감 하나 없이 영화는 막을 올립니다.
이후 '규종'은 마스크나 모자도 쓰지 않고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하며, 사람을 죽이고 다닙니다. 여자친구도 활짝 공개된 장소에서 두 번이나 만납니다. 평범한 아르바이트생인 여자친구는 건장한 남자 형사 두 명을 요리조리 피해 다니며 남자친구를 만나러 가죠. '규종'은 형사들이 도청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공중전화로 아버지와 통화도 합니다. 공중전화를 도청하고 있다는 건 그 공중전화의 위치를 안다는 뜻이겠죠? 하지만 '규종'과 아버지가 1분이 훌쩍 넘도록 눈물겨운 대화를 나누는 동안, 형사들은 가만히 듣고만 있습니다. 중간에 덮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 걸까요? 게다가 형사들은 '규종'의 다음 타깃이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규종'이 다음 타깃을 무조건 죽이러 오리라는 것까지도 알고 있었죠. 그리고 예상대로 '규종'은 그 타깃을 죽이러 옵니다. 타깃을 지키던 형사 2명과 '선두', 그리고 '선두'의 파트너까지, 총 4명의 형사가 달려들었지만 또 놓칩니다. 이쯤 되면 러닝타임을 맞추기 위해 일부러 범인을 놓치도록 설정한 것이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기 시작합니다.
'선두'의 파트너 '영조'는 폐를 이식한 '선두'에게 현장에서 물러나길 거듭 권합니다. 그러나 '선두'가 현장을 떠나야 하는 이유로는 건강보다도 형사로서의 자질 부족이 더 커 보입니다. 허술한 스토리텔링으로 인해 사라져버린 추적 스릴러의 장르적 특징에 관해서는 지금부터도 한참을 더 이야기할 수 있지만, 이만 줄이겠습니다. 이제 다음 문제점을 이야기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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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보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구멍 가득한 이 영화의 설정입니다. <나는 여기에 있다>의 소재는 '살인자의 폐와 심장을 나눠 가진 형사와 범인', 그리고 '사이코패스 장기 기증자의 성격과 특징이 전이되어 사이코패스가 되어버린 수혜자'입니다. 장기 기증자의 성격이 전이되는 일은 흔치 않지만, 장기 기증 수혜자가 기증자의 가족을 만나게 되면 세포에 축적된 기억이 되살아나서 성격이 전이될 수도 있다는 게 이 영화의 설명입니다. 장기 기증 코디네이터가 논문도, 학계 보고도 아닌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낸 이 정보가 영화를 관통하는 핵심 설정이죠.
물론, 장기 이식 수혜자가 기증자의 성격, 습관 등을 닮을 수 있다는 이론이 실제로 존재하긴 합니다. 또 이러한 소재를 여러 영화나 드라마에서 다루기도 했죠. 그러나 의학적, 과학적 근거가 없고, 상식적으로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이러한 비상식적인 설정을 가져다 쓰려면 적어도 영화 안에서는 말이 되게끔 만들어놔야 하죠. 이런 걸 우리는 세계관이라고 합니다. 꼭 거창한 마블 영화에서만 세계관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영화 안에서만 허용되는 이야기가 있다면, 반드시 그 이야기를 뒷받침할 세계관이 필요한 법입니다. 그러나 <나는 여기에 있다>는 세계관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몰입감도, 흥미도 떨어질 수밖에 없죠. 기본적으로 말이 안 되니까요.
아마도 감독은 스릴러의 틀 안에서 '장기 이식'과 '성격 전이'라는 소재를 통해 기증자 가족과 장기 이식 수혜자 사이에서 형성되는 유대를 그려보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장기 기증자도 살인범, 장기 이식 수혜자도 살인범인지라 그들의 유대가 공감으로 이어지긴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살인자의 장기를 이식한 형사('선두')와 나쁜 사람의 장기를 이식한 착한 사람('규종')의 내적 고뇌와 혼란을 묘사하는 데 집중했더라면, 전체적인 만듦새가 조금 허술했더라도 볼만한 작품이라 평했을 겁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런 심리 묘사도 챙기지 못했습니다. 덕분에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나쁜 놈의 장기는 이식해선 안 된다. 그럼 나쁜 놈 된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어버렸죠.
⊙ ⊙ ⊙
처음부터 끝까지 공들여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단 한 순간도 들지 않는 작품이었습니다. 연기 교실에서 한꺼번에 섭외한 듯한 배우들, 현장음 하나 없이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것처럼 지나치게 깨끗하고 조용한 음향,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는 카메라 화면, 하나하나 꼽기 어려울 만큼 많았던 세심하지 못한 연출 등 그 밖에도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어찌 됐든 영화 감상은 취향의 영역이기에 지금까지는 아무리 영화가 별로여도 웬만하면 영화를 미워하지 않으려고 했는데요. 그러나 앞으로는 예외를 두어야겠습니다. 기준은 정성입니다. 지금은 영화관람료 15,000원 시대니까요.
Summary
과거, 살인자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칼에 폐를 찔린 후 장기 이식을 통해 기적적으로 살아난 형사 ‘선두’(조한선). 수사 일선에 복귀한 그는 연쇄 살인범 ‘규종’(정진운)을 쫓던 중 장기 이식 코디네이터 ‘아승’(노수산나)을 통해 ‘규종’이 자신과 같은 공여자의 장기를 이식받은 것은 물론 공여자가 과거 자신이 검거했던 살인자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출처: 씨네21)
Cast
감독: 신근호
출연: 조한선, 정진운, 정태우, 노수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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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모녀에겐 그 무엇보다 대화가 필요해
3일의 휴가
이 영화의 주인공은 하늘나라에 살고 있는 박복자(김해숙)이다. 복자는 휴가를 앞두고 있다. 이미 세상을 떠난 복자. 유령인 채로 3일간 땅으로 내려가는 것이 휴가의 내용이다. 그 대신 조건이 있다. 복자는 현실세계의 그 어떤 인물과 대화할 수 없다. 단지 현실세계의 기억만 머릿속에 포착하는 것이 휴가의 목적이다. 주저하지 않고 딸 진주(신민아)에게 향하는 복자. 딸이 미국 UCLA에서 교수 일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던 복자는 의외의 모습을 발견한다. 바로 자기가 살던 고향 집에, 그것도 혼자 살고 있는 딸을 본 것이다. 네가 왜 거기서 나와? 답답해 죽을 것 같은 복자. 유령인 복자는 딸이 처한 처지를 옆에서 바라보며 그녀의 휴가를 완성한다.
이거 달라는 거 맞지
<3일의 휴가>는 본래의 목적에 충실한 영화다. 이 영화의 목적은 가족영화로서 감동을 주는 것과 음식을 다룬 영화로서 관객들의 허기짐(?)을 유발하는 것이다. 전자를 위해 영화가 취한 전략은 ‘김해숙’이다. 김해숙 배우는 이 영화에서 순박한 어머니상을 완벽하게 연기한다. 그 중 글쓴이가 기억하는 장면은 후반부 하이라이트 장면이다. 이 장면에 오기까지 여러 사건이 벌어진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 박복자가 딸 진주에 대해 깨닫는 장면이 있는데, 여기서 보여준 김해숙 배우의 표정연기는 진한 울림을 준다. 또 복자 역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은 딸 진주와의 대화 씬이다. 이 대화들은 영화 안에서 중요한 과제가 있다. 관객들이 ‘내가 어머니에게 살갑게 대해지 못했던 경험’을 떠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김해숙 배우는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연기지만 그래도 이 몫을 충실히 이행한다. 물론 상대역의 신민아 배우도 훌륭했다. 신민아 배우가 맡은 진주는 가족과 관련한 어두운 상처가 있다. 그런데 그 원인이 이 인물을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다. 이를 체화한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데, 대표적으로 이 인물의 평소 말투는 어두운 내면을 표현하는데 적합하다.
또 이 영화는 음식을 잘 다룬 축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배고픈 분들은 이 영화 보면 안된다. 대표적으로 화사한 조명으로 온기를 살린 촬영 방식은 음식의 생동감을 살리는 좋은 연출이었다. 심지어 요리하는 과정도 영화에 등장한다. 글쓴이는 멸치국수를 만드는 과정이 기억에 남는다. 면도 예쁘게 배열하고 국수도 푹 우려서 만드는데, 이 영화에서 가족영화로서의 특징뿐만 아니라 이런 '먹방'요소도 담고자 했다는 것이 잘 드러난다. 그리고 음식 종류도 현실감이 있어 좋았다. 보통 이런 음식 영화(그것도 한국영화)들은 고기류를 잘 안 다룬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스팸김치찌개나 멸치국수 같은 소재들이 등장한다. 우리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친근한 소재들이 등장해서 리얼리티를 높인 것이다. 물론 이야기 도중에 음식이 등장하는 이유도 타당하다. 가족의 의미를 강조하는 영화인 만큼 음식이 인물간의 대화를 만드는 매개체가 된다.
그래서 줬어
<3일의 휴가>에 대해 변론을 대고 싶은 부분이 있다. ‘이 영화가 너무 신파극이다’라는 코멘트다. 물론 이 영화가 익숙한 공식을 답습하는 감은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상황을 억지로 짜 맞춰서 관객을 울리지는 않는다. 윤리적인 거리를 붕괴시켜 관객을 억지로 울리는 영화는 아니라는 점이다. 또 반대로 2023년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3일의 휴가>를 보고 ‘이 영화가 어떻게 전개될 거야’ 예측하지 못할까? 글쓴이는 어떤 관객이든 이런 전개를 예상할 것이라고 본다. 두가지를 고려해서, 글쓴이는 마음을 열고 이 영화가 얼마나 감동적인지를 찾는 것이 영화를 즐기는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이 작품이 윤리적인 문제, 그러니까 소재를 어떻게 존중할 것이냐에 대한 부분은 잘 지켰기 때문에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카페에서 핫초코라떼를 주문하고 ‘왜 이거 달아요’라고 사장님에게 물으면 뭔가 이상하잖아?
1차원적인 관계
당연히 이 영화의 단점도 느껴졌다. 일단 진주와 복자의 모녀관계다. 이 영화의 모녀관계는 한 줄로 요약 가능하다. ‘어떻게 요약할 수 있냐?’가 중요할 텐데, 한쪽이 일방적이면 다른 쪽은 받아주기만 한다. 이게 지나친 탓에 글쓴이는 두 사람이 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보통 한 쪽이 일방적으로 다 져주는 관계는 드물기 때문이다. 이는 심지어 어머니 복자가 유령이 되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이 서로 물고 물리며 어머니로서, 딸로서 성장하는 서사를 가졌다면 관객 입장에서 더 몰입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나름대로 이 모녀가 서로에게 이런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있다. 하지만 이 장면의 연출이 그렇게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와닿지 않았던 것이 아쉽다.
사실 복자 캐릭터는 모녀관계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아니더라도 아쉬웠다. 바로 복자가 인물과 소통하는 방식이다. 복자는 유령이기 때문에 딸 진주와 대화할 수 없다. 이를 복자 입장에선 초반에 파악함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리액션을 반복한다. 글쓴이는 이것이 작위적으로 느껴졌다. 굳이 복자가 이렇게 행동할 필요 없는 것이다. 아예 관찰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이끌었어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불안정한 마무리
다음으로 아쉬웠던 점은 엔딩이다. 이 영화의 엔딩은 인과관계를 무너트린다는 점에서 아쉽다. 영화 후반부가 되면 인물이 처한 상황에 대해 한참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영화의 엔딩은 이것과 상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야기를 이렇게 끝낸다면 가이드(장기영) 캐릭터가 있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글쓴이는 아니라고 본다. 반대로 이 인물이 이 선택 중 다른 것을 골라도 영화 마무리에는 큰 차이가 없을 듯 싶다. 또 인물이 이 선택을 고른다는 것에 감정선이 얕기 때문에, 후반부를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글쓴이는 인물의 이 선택이 과연 정말 딸을 위한 길이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는 점에서 아쉬웠다.
또 이 영화만의 개성이 분명하지 않다는 점이 아쉽다. 콘셉트는 특이했다. 딸과 엄마가 같은 공간에 있지만 대화할 수 없다 / 음식을 바탕으로 가족 간의 소통에 대해 이야기하겠다!라는 점이다. 영화가 이 목표 말고 나머지에선 다 실패하고 있다. 모녀관계를 얕게 탐구해서 개성이 느껴지지 않고 코미디로 보기엔 애매하며 힐링물로 받아들이기엔 이웃들의 캐릭터가 아쉽다. 두가지 요소 말고 나머지 것들이 얕기 때문에 영화의 많은 요소들이 기존 작품들의 연장선상 같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모 영화도 생각나고, <사랑과 영혼>, <리틀 포레스트>가 연상된다. 이런 영화들을 접하지 않은 관객이라면 신선하다고 느끼겠지만 이외의 사람들에겐 이 <3일의 휴가>가 진부하게 들릴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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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건 그 신발을 지금 신고 있기 때문이야...
낡은 집을 새롭게 바꿔 어려운 이들을 돕던 예능 프로그램 러브하우스, 놀랍게 변신한 보금자리를 보여줄 때면 어김없이 흘러나오던 익숙한 음악(<미술관 옆 동물원> OST 중 ‘Synopsis’)과 함께 영화는 시작된다.
'미술관 옆 동물원' 1988
결혼식 비디오 촬영기사인 ‘춘희’(심은하)는 짝사랑을 하고 있다. 촬영 때 가끔 마주치는 보좌관 ‘인공’(안성기)이 그 대상이다. 한편 군대에서 휴가를 나온 '철수'(이성재)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애인 ‘다혜’(송선미)의 집 문을 열고는 그녀를 기다린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다른 남자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 위하여 그 집을 떠났고 이제 그곳은 춘희의 거처이다. 자신의 옛 연인이 더 이상 그곳에 살지 않음을 알게 된 철수는 함께 했던 공간을 버리고 마음까지 떠나 버린 다혜와의 관계 회복을 시도한다. 집 전화만이 유일한 통신수단이었던 시절, 언제 걸려올지 모를 그녀의 전화를 기다려야 한다는 이유와 이미 월세를 철수 자신이 내었다는 권리 주장으로 둘의 좌충우돌 동거가 시작되는데. 몰입을 방해할만한 이러한 황당한 설정이 지나면 영화는 지금부터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시작한다. 너무도 다른 생활 방식을 지닌 두 사람, 하지만 가장 극명한 차이는 사랑에 대한 서로의 가치관이다. 춘희는 순수한 사랑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소녀 감성임에 반해 철수에게 있어 사랑이란 서로의 체온을 나누어야 하는 현실적인 것이다. 이제 춘희가 써 나가던 시나리오에 철수가 끼어 들게 되고 그 제목은 ‘미술관 옆 동물원’, 미술관은 춘희가 좋아하는 장소이고 동물원은 철수가 가고 싶어 하는 장소이며 서로의 생각의 거리를 보여주는 은유적 공간인 것이다.
둘은 서로의 주장을 포기하지 않아 결국 합의점은 미술관 옆 동물원.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설득하기 위하여 그들이 선택하는 방법은 세련됨과는 거리가 멀다. 때로는 큰 소리를 내고, 때로는 “맘대로 하세요”라며 귀를 막고 무시하는 것이 전부다. 티격태격, 이러한 거친 과정이 지나며 그들은 서로에 대해 조금씩 이해해 가지만 겉으로는 이전 모습과 별로 달라진 게 없다. 하지만 그들이 써 나가는 시나리오 속 두 주인공의 변해 가는 모습을 통해 춘희와 철수의 변화를 조용히 보여준다. 그러던 중 철수의 휴가가 끝나고 춘희는 시나리오 공모를 포기한다.
춘희가 일을 보러 나간 사이 그녀가 갖고 싶어하던 선물과 과천으로 갔다가 귀대한다는 짧은 편지만을 남겨 두곤 집을 나선 철수, 황급히 그를 찾아 가는 춘희, 하지만 이번에도 그들의 길은 엇갈리고 만다. 철수는 춘희가 좋아하는 미술관으로, 춘희는 철수를 찾아 동물원으로.
철수와 춘희를 대변하는 은유적 공간
시나리오 속 두 주인공 ‘다혜’와 ‘인공’은 현실의 두 주인공처럼 먼 생각의 거리가 있다. 자전거, 외로움, 순수함이 다혜를 표현한다면 자동차, 현실, 무관심은 인공을 대변하며 미술관의 프레임과 우주는 두 사람의 차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공간적 설정으로 영화에서 사용된다. 지금 보는 별의 빛이 수 억년 전의 것이라는 막대함을 사랑하는 인공, 하지만 다혜에게는 그 광활함에 비해 너무도 초라한 사각 프레임에 자신의 모든 것이 있다. 서서히 서로에게 스며드는 인공과 다혜, 어느덧 인공은 자동차 대신 자전거가 이동 수단이 되어 가고, 다혜는 우주 관련 서적을 탐독하며 조심스러운 고백도 한다. “그림 밖이 휠씬 따뜻해요.” 우주가 아름답다고 말하는 다혜에게 우주는 영하 수 백 도의 진공 지옥이라 이야기하던 인공도 이젠 얼굴에 웃음이 늘었다. 좁은 프레임에 갇혀 누구도 받아들이기 힘들던 이와 너무 넓은 공간에 놓여 한 사람만을 받아들이기엔 공허했던 이가 공간을 넓히거나 좁히며 서로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시나리오 속 두 주인공은 좁히거나 넓히며 서로의 공간을 이해해 간다
자동차가 고장 난 인공이 다혜의 자전거에 그녀를 태우고 밤길을 가고 있다. “다혜씨, 오늘 처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했어요, 누구누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공씨, 오늘 처음으로 웃었어요.” 이렇듯 서로는 이해를 통해 사랑을 키워가고 이처럼 아름다운 장면에서 그 설렘을 더해 주는 익숙한 선율, 바로 영국 작곡가 ‘엘가’(Edward Elgar, 1857~1934)의 <사랑의 인사>(salut d’amour, op.12)다.
평민 집안에서 태어난 ‘엘가’는 어릴 적부터 음악적 재능을 보였으나 평범한 음악 인생을 살고 있었다. 하지만 8살 연상의 ‘앨리스’를 만나면서부터 그의 인생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녀는 ‘엘가’에게 좋은 음악적 조언자이자 매니저였으며 음악적 영감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던 것이다. 실제 ‘엘가’의 명곡 <수수께끼 변주곡>(Variations on an original theme op. 36 ‘Enigma’)도 아내를 위한 선율을 구상하던 중 창작된 작품이다.
그들의 결혼이 쉽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평민인 ‘엘가’에 비해 ‘앨리스’는 귀족 집안의 딸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집안의 반대도 둘의 사랑을 막을 수 없었으며 결국 결혼에 이르게 되는데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던 ‘엘가’는 약혼자인 그녀에게 <사랑의 인사>를 작곡, 결혼 선물로 바친 것이다. 하니 들어 보면 곡의 제목만큼이나 사랑하는 이를 향한 절절함이 가득 묻어나는 너무도 아름다운 선율로, 영화 속 둘의 대화가 비껴 말하는 듯 “우리 이제 사랑이죠?” 하며 나누는 그 첫 인사와 같기에 더 적절한 곡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의 맞춤 선곡인 것이다. 평생의 사랑을 얻은 ‘엘가’는 이후 성공 가도를 달리며 영국을 대표하는 작곡가로서의 이름을 얻게 된다. 그런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라면 <위풍당당행진곡>(Pomp and Circumstance, Op. 39)일 것이다. 탄광촌에 위치한 학교에서 벌어지는 감동적인 실화를 담은 '최민식' 주연의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2004)에 등장하여 뭉클함을 안겨 주기도 했던 이 곡은 1901년 에드워드 7세의 대관식을 위하여 작곡된 것으로 모두 5 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중 1번이 가장 유명하다. 이후 <희망과 영광의 나라>라는 가사가 붙여져 불리어지며 영국을 상징하는 곡으로 자리 잡았는데, 주는 감흥이 제목만큼이나 당당한 것이라 지금도 졸업식장이나 영광스러운 자리에 어울려 자주 연주되는 명곡인 것이다.
'엘가'(Edward Elgar, 1857~1934)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엔 사랑에 관련한 명대사들로 가득하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도 춘희가 영화의 막바지 조용히 읊조렸던 “사랑이 처음부터 풍덩 빠지는 줄만 알았지 이렇게 서서히 물들어 버리는 것인 줄은 몰랐어”일 것이다. 잊혀지지 않는 또 하나의 장면, 시나리오 속의 다혜가 지구를 별이라고 언급하자 인공은 “지구는 별이 아니라 행성입니다,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니. 그런 행성도 자기 주변만 맴도는 위성을 갖고 있죠, 달처럼.”이라며 고쳐 잡는다. 그런 그의 말에 “그럼 난 행성, 난 정말 달인가 보다. 내 안에서는 노을이 지지도 않으며, 그에게 미치는 내 중력은 너무도 약해 그를 당길 수도 없다. 누군가를 맞이하려는 듯 깨끗하게 치워진 내부. 난 태양빛을 못 받아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 월식 중인 불쌍한 달이다.”라던 그녀의 체념은 서글프지만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시(詩)다.
그리고 또 하나의 깊게 스며드는 대사와 장면. 함께 길을 가다 진열대에 놓여진 어느 구두를 바라보며 춘희가 이야기한다. 저 구두가 너무 예쁘다고, 이 길을 가다 보면 꼭 보게 된다고.
“들어가서 한번 신어볼래?”
“아냐 됐어”
“그러지 말고 한번 신어봐”
“나한테는 안 어울릴 꺼야, 지금 신은 신발처럼 편하지도 않을 꺼구”
“신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 야, 저기 니꺼랑 똑같은거 있다, 그지?”
“그렇네, 처음 봤을 땐 너무 마음에 들어서 샀는데 지금 보니까 왠지 초라해 보이네”
“그건 그 신발을 지금 신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거야”
추천음반
<사랑의 인사>는 피아노 반주를 동반한 바이올린 독주를 위한 소품이지만 아름다운 선율로 인하여 다양한 악기들로 편곡되어 연주되곤 한다. 이렇듯 수많은 연주 중 가장 첫 손에 꼽을 것은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것이다. 그녀의 데뷔앨범인 ‘콘 아모레’(Con amore, DECCA)에 수록된 이 곡을 듣다 보면 악기로 노래를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선명히 보여주는 듯 사랑하는 이에 대한 절절함이 바이올린 소리에 녹아 있다. 누군가에게 프로포즈를 준비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이 연주를 배경으로 까시라. 성공 확률이 확연히 높아질 것이다.
본 콘텐츠는 브런치 빛길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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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생일인 배우 영화 모음.zip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10월 20일, 바로 오늘! 오늘이 바로 생일인 배우 분들이 여럿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오늘 생일인 배우가 나온 드라마 혹은 영화를 추천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씨네랩이 추천하는 오늘 생일인 배우가 나온
드라마 혹은 영화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٩( ᐛ )و
이지현 배우, <안녕, 드라큘라>
ⓒ JTBC
synopsis
이대로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 마음이 한없이 약해질 때
마음 깊숙한 곳에 묻어둔 문제들이 날카롭게 이빨을 드러내고
나를 물어뜯고 흔들어 대는 밤.
이처럼 각자 마음 깊숙한 곳에 묻어둔 문제를 드라큘라에 한 번 비유해봅시다.
긴긴밤, 우리가 이 강력한 드라큘라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cine pick!
퀴어 드라마로 성 정체성으로 인해 부모와 갈등하는 내용을 주로 다루는 JTBC 단편 드라마이다.
허성태 배우 <오징어 게임>
ⓒ IMDb
synopsis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
cine pick!
백상예술대상, 골든 글로브 시상식, 에미상 등 국내외 유명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상을 휩쓴 <오징어 게임>.
허성태 배우 역시 <오징어 게임>을 통해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 에이판 스타 어워즈에서 수상했다.
허성태 배우 <범죄도시>
ⓒ 네이버 영화
synopsis
주먹으로 도시의 평화를 유지해온 형사 마석도와 반장 전일만이 이끄는 강력반은
신흥 범죄조직의 악랄한 보스 장첸과 그의 조직원들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화끈한 소탕 작전을 세운다.
cine pick!
대한민국 문화연예대상에서 <범죄도시>로 영화부문 남자 우수연기상을 수상한 허성태 배우.
"내 누군지 아니?"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현봉식 배우 < D.P>
ⓒ 현봉식 배우 인스타그램
synopsis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와 호열이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을 쫓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
cine pick!
한국 군대의 어두운 면을 가감 없이 현실적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좋은 평을 받은 <D.P.>.
디렉터스컷 어워즈, 백상예술대상, 청룡시리즈어워즈 등 유수의 시상식에서 수상했다.
하윤경 배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 호두앤유ent
synopsis
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생존기
cine pick!
많은 이들에게 하윤경 배우의 입덕 드라마로 꼽히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하윤경 배우의 섬세한 연기를 볼 수 있는 드라마이다.
하윤경 배우 <경아의 딸>
ⓒ 네이버 영화
synopsis
홀로 살아가는 경아에게 힘이 되어주는 유일한 존재인
딸 연수는 독립한 뒤로 얼굴조차 보기 어렵다.
그러던 어느 날, 헤어진 남자친구가 유출한 동영상 하나에 연수의 평범한 일상이 무너져버리고
이 사건은 잔잔했던 모녀의 삶에 걷잡을 수 없는 파동을 일으키는데…
cine pick!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 받으며 연출력을 인정 받은 <경아의 딸>.
하윤경 배우의 강점인 감정의 섬세한 연기 표현을 엿볼 수 있으며,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에 몰입감을 선사한다.
서신애 배우 <여왕의 교실>
ⓒ MBC
synopsis
이 ‘레전드급 마녀’에 맞선 ‘명랑반장’ 심하나와 6학년 3반 친구들의 고군분투 도전기.
단순한 학교 이야기를 넘어선 예측불허 에피소드들 속에서 진정한 가르침과 배움,
그리고 행복의 가치가 무엇인지 어른들에게 되묻는 2013년, 우리들의 이야기.
cine pick!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여왕의 교실>은 당시 많은 이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특히 삽입곡인 초록비와 드라마 속 대사들이 주는 감동으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드라마이다.
서신애 배우 <지붕 뚫고 하이킥>
ⓒ 옛드: MBC 레전드 드라마
synopsis
서울로 상경한 두 자매가 성북동 순재네 집 식모로 입주하게 되면서 이 집 식구들과 벌이는 유쾌한 에피소드를 담은 시트콤이다.
cine pick!
서신애 배우가 아역상을 수상했던 작품 <지붕 뚫고 하이킥>.
수많은 명대사와 명장면을 탄생 시켰으며, 지금까지도 꾸준히 조회수가 오르는 작품이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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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세 얼간이> 이후 인도 영화를 고르라면
시놉시스
2001년 인도의 어느 시골을 배경으로 한<뒤바뀐 신부들>은 같은 기차에서 길을 잃은 두 어린 신부의 모험을 그린다.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사건들과 예상치 못한 일들을 통해 두 사람은 자신과 여성성, 인생 자체에 대해 엄청난 발견을 한다.
EDITOR AMY
인도의 국민 배우이자 감독으로도 활동하는 아미르 칸이 제작하여 화제를 모은 <뒤바뀐 신부들> .
결혼식을 마치고 풀과 디팍은 발디딜 틈도 없는기차에 오른다.
기차에서 졸던 디팍은 도착지에 도착한걸 알게 되자 베일에 쌓인 신부를 깨우고 황급히 내린다.
하지만 신부는 폴이 아닌 다른 신부임을 깨닫는데..기차에 남겨진 신부 풀, 비밀을 숨기는듯한 또다른 신부 자야.
폭력적인 자야의 남편과 애타게 풀을 찾는 풀의 남편 디팍까지, 인도의 전통적인 문화를 유쾌한 코미디로 풀어낸다!
인도문화
‘인도의 결혼식’이 주 내용인 만큼 영화는 인동의 전통적인 문화와 특성을 녹여냈다.
인도의 사회적, 종교적 특성을 보여주는데 카스트제도는 물론, Pativrata라 하여 결혼한 여성은 남편에 복종하고 정절을
지킬 것을 중요한 덕목으로 요구하는 힌두교 도덕관, 결혼을 할때 신부측에서 과도한 지참금을 마련해야하는 악습,
인도의 가부장적 가족제도에서 가정폭력 등 듣기만 해도 구시대적이고 무거운 내용들이지 않은가?
영화는 사회고발을 택하는 대신, 블랙 코미디를 활용하여 뒤트는 방식을 선택했다.
부패한 경찰들은 최선을 다해 돈을 뜯고, 이제 막 결혼한 커플의 남자에게 어른들은
지참금을 얼마나 받았냐며 대놓고 조롱한다. 이런 당당한 태도들이 관객을 더 웃음짓게 만든다.
과거와 현재의 여성
뒤바뀐 두 여성 풀과 자야. 그 둘은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소극적이며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는 풀은 본인이 살던 주소는 물론 시댁 주소도 모르는 멍청한(?) 면모를 보인다.
지식은 조금 모자랄지 몰라도 생활면에서 야무진 모습을 보이고, 반대로 금기시 되는 남편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것
뿐만 아니라, 명문 대학교에 갈 정도로 비상한 머리를 지니고 있는 자야는 결혼한 남편에게 벗어나기 위해
홀로 탈출 계획을 세운다. 전통적인 여성, 현대에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주체적인 여성을 제시한다.
폴과 자야, 최선책을 택해야만 할까?
두 여성은 자신이 선택한 삶에 최선을 다한다.
폴은 그토록 바래왔던 남편과 재회에 성공하고, 자야는 사람들의 오해와 의심의 눈초리를 벗겨내어
폭력적인 남편에게서 벗어나 꿈꿔왔던 대학교로 향한다. 영화는 전통과 현대 둘 중 한편에 발을 올리지
않고 공존을 택한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이 질문은 한국에도 대입을 해 볼 수 있다.
한국에서도 비혼이 급증하면서 결혼과 비혼에 관한 토론이 뜨겁다.
서로가 맞다며 기혼자는 비혼자를 비난하고 기혼자는 비혼자를 비난해야만 하는걸까?
스스로 택한 삶이 얼마나 귀한지 생각해봐야한다.
어떤 선택을 하던 폴과 자야처럼 우리가 행복할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그게 최선책이 아닐까.
EDITOR A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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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랑종> 2차 예고편
태국 북동부 ‘이산’ 지역 낯선 시골 마을.
집 안, 숲, 산, 나무, 논밭까지,
이 곳의 사람들은
모든 것에 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가문의 대를 이어 조상신 ‘바얀 신’을 모시는 랑종(무당) ‘님’은
조카 ‘밍’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다.
날이 갈수록 이상 증세가 점점 심각해지는 ‘밍’.
무당을 취재하기 위해 ‘님’과 동행했던 촬영팀은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밍’과 ‘님’, 그리고 가족에게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현상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다.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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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달팽이의 회고록> 메인 예고편
아카데미 X 골든글로브 노미네이트! BIAF 대상 수상! "메리와 맥스" 애덤 엘리어트 감독의 화려한 귀환! "달팽이의 회고록" 2025년 4월 30일 극장 대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