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DAY2025-04-27 18:34:51
데어데블 | 자경단이냐, 변호사냐, 그것이 문제로다
디즈니+ <데어베들: 본 어게인> 리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슈퍼히어로의 도덕적 딜레마
독일의 법학자 엘리네크는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라고 말했다. 법은 외적인 행위에 대한 강제적 규범이다. 따라서 개인의 자율적이고 내면적 동기에서 기인하는 도덕의 영역 중 일부만 제한할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법과 도덕은 딜레마를 낳는다. 도덕적으로는 옳아도 법적으로는 규제돼야 하는 상황이 생겼을 때,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개개인의 판단에 따라 답이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
이 딜레마는 슈퍼히어로 영화의 철학적 바탕을 이룬다. 영화 속 슈퍼히어로는 기본적으로 현행법을 위반하고 폭력을 저지르는 범죄자다. 그렇기에 일부 시민, 경찰, 검사나 정치인은 그를 경계하고 통제하고자 한다. 그러나 적지 않은 시민들은 슈퍼히어로의 선한 의도를 믿기에 그가 옳은 일을 할 거라고 기대한다. 그들의 희망은 슈퍼히어로가 의심받고 공격당하는 와중에도 영웅다운 일을 해내는 원동력이 된다.
그렇기에 슈퍼히어로는 부상당하거나 강력한 적이 등장했을 때 위기에 빠지지 않는다. 자신의 도덕적 동기를 의심하고, 주어진 법에 순응하려 할 때 그는 약해진다. <스파이더맨 2> 속 피터 파커,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브루스 웨인, <어벤져스: 엔드게임> 속 토르,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젊은 찰스 자비에까지. 그들은 자기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는 순간 정체성을 잃고, 위기에 처한다.
디즈니+로 공개된 MCU의 새로운 드라마 <데어데블: 본 어게인>(이하 <데어데블>)도 마찬가지다. <데어데블>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넷플릭스에서 시즌 3까지 공개되었던 <마블 데어데블>의 후속작으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변호사 쉬헐크>에서 먼저 카메오로 등장한 '맷 머독/데어데블'(찰리 콕스)의 MCU 복귀작 역시 역시 슈퍼히어로의 도덕적 딜레마를 다룬다.
익숙한 고뇌
<데어데블>은 데어데블로서의 활동을 포기하는 맷 머독을 비추며 시작한다. 친구인 '포기 넬슨'(엘든 헨슨), '캐런 페이지'(데보라 앤 월)와 평온한 저녁을 보내던 와중에 맷은 '포인덱스터/불스아이'(윌슨 베델)의 기습을 받는다. 맷은 포인덱스터를 제압하는 데 성공하지만, 총에 맞은 포기가 사망하자 분노를 참지 못하고 포인덱스터를 옥상에서 떨어트려 죽이려 한다. 데어데블만의 불살주의를 지키지 못한 것.
포기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캐런마저 뉴욕을 떠나자 맷은 깊이 고뇌한다. 불살주의마저 지키지 못한 이상 데어데블이 과연 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지, 폭력으로써 범죄에 맞서는 자경단이 선하다고 말할 수 있는지 회의한다. 고민 끝에 그는 자기 내면의 규범이 아니라 외적 규범, 곧 법을 따르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데어데블로서의 정체성을 포기한 엘리트 맹인 변호사 맷 머독은 합법적으로 세상을 바꿀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한다.
그 일환으로 맷은 경찰을 죽였다는 혐의로 체포된 '헥터 아얄라'(카마레 데 로스 레예스)의 변호를 맡는다. 그는 헥터가 부패 경찰에 의해 누명을 썼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헥터가 사실 '화이트 타이거'라는 자경단으로 활동하며 사회적 약자를 도왔다는 전력을 강조한 끝에 무죄를 받아낸다.
하지만 헥터가 무죄 판결을 받은 바로 그날 밤에 살해당하자 맷은 다시 한번 좌절한다. 합법적인 방식으로 선을 추구하고 실천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마저 배신당하자 그는 데어데블 마스크를 다시 만지작거린다. 법이 무용하다면, 불법이라 해도 데어데블의 힘과 능력을 이용하는 게 도덕적으로 옳은 게 아닐까 자문하면서.
시의적절한 빌런의 등장
여기까지만 보면 <데어데블>의 서사나 메시지는 특별하지 않다. 다른 히어로들이 경험한 도덕적 딜레마, 정체성의 위기를 맷 머독도 똑같이 경험한다. 그러나 <데어데블>에는 두 가지 특이점이 있다. 첫 번째는 <호크아이>와 <에코>에 얼굴을 비추며 MCU에 복귀한 빌런, '윌슨 피스크/킹핀'(빈센트 도노프리오)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악역으로 묘사된 킹핀 덕분에 데어데블의 고뇌는 다른 히어로들과 다른 결을 갖추는 데 성공한다.
인구의 절반이 사라졌다가 돌아온 MCU의 '블립' 사건 이후 치안이 극도로 불안해진 뉴욕. 킹핀은 이를 데어데블, 화이트 타이거, 스파이더맨 같은 자경단의 탓으로 돌리면서 대중들의 불안함과 기대감을 공략한다. '레드 후크 부두'와 같은 우범지대를 재개발하고, 영장을 팔요로 하지 않는 초법적 권한을 가진 자경단 특별 수사대 출범과 같은 사이다 공약을 내세운 끝에 킹핀은 뉴욕 시장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다.
킹핀의 정치적 성공은 극우 정치인의 등장을 MCU에 맞게 각색한 묘사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대중의 사회적 불만과 불안함을 해소하겠다고 약속하고, 그들의 지지에 힘입어 민주적으로 집권한다. 그러나 권력을 잡은 후에는 합법적인 척 불법적인 행위를 일삼는다. 일례로 백악관에 재입성한 트럼프는 당선인 신분일 때 사적으로 발행한 밈코인을 위해 대통령이라는 직위와 백악관을 동원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부두 재개발 사업을 사업 확장과 탈세에 악용하려는 킹핀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특히 킹핀이 자기가 사주한 테러를 명분 삼아 뉴욕에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순간, 맷 머독의 고뇌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선다. 불법적인 내용을 형식적 정당성으로 가리려는 킹핀의 독재를 합법적 수단은 막지 못한다. 이에 법과 도덕 사이에서 길을 잃었던 맷은 데어데블의 길을 다시 걷기로 결심한다. 설령 위법하더라도 도덕적으로는 옳은 길을 선택해야 비로소 킹핀에게 맞설 수 있을 테니까. 이처럼 히어로의 정체성 회복 서사를 사회 정의를 바로잡는 공동체 차원의 이야기로 확장하면서 <데어데블>은 차별화에 성공한다.
보여주지 않아서 부각되는 갈등
두 번째는 <데어데블>의 구조와 연출이다. <데어데블>에서는 히어로와 빌런이 좀처럼 만나지 않는다. 데어데블과 킹핀은 1화와 8화에서 각각 한 번씩 만나는 것을 제외하면 접점이 없다. 둘이 한 액션 시퀀스에 함께 등장하는 장면도 없다. 그 대신 드라마는 그들을 편집으로 이어 붙여서 킹핀과 데어데블이 서로를 의식하고, 상대방의 선택에 따라 다음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가시적 충돌을 보여주지 않는 연출은 오히려 그들의 신념을 부각하는 데 효과적이다. 윌슨 피스크가 뉴욕 시장과 킹핀 중 후자로 거듭나고, 맷이 변호사가 아닌 데어데블의 정체성을 재확립하는 구체적인 과정을 점진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폭력과 흥분으로 물드는 뉴욕의 밤거리를 만족스럽게 내려다보는 킹핀과 혼란스러운 거리의 소음을 들으며 데어데블의 필요성을 깨닫는 맷 머독을 교차해서 보여주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더 나아가 드라마의 메시지도 구체화한다. <데어데블>은 다음 시즌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질 킹핀과 데어데블의 싸움을 예고하며 막을 내린다. 이때 카메라는 킹핀이나 맷 머독을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바텐더, 전직 경찰, 변호사, 상담사, 기자와 같은 일반 시민들의 얼굴을 한 명씩 비추고, 그들이 킹핀에게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길과 맷을 도와 킹핀에게 맞서는 길 중 어떤 선택지를 골랐는지 암시한다.
이는 시민의 역할, 곧 시민적 덕성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마무리라고 할 수 있다. 설령 법을 위반할지언정 도덕적으로 옳은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실질적인 위법에 저항할 수 있는 용기가 시민에게 주어져 있음을 강조하고 있으니까. 즉, 만약 히어로와 빌런의 대결에만 포커스를 맞췄다면 상대적으로 희미해졌을 사회적, 공동체적 차원의 메시지를 결말을 통해 다시 한번 환기하는 셈이다.
과정을 잊게 만드는 결과물
다만 킹핀과 맷 머독을 일부러 조우시키지 않은 선택은 일장일단이 있다. 서사적으로는 영리하지만, 장르적으로는 아쉬움을 남긴다. 히어로와 빌런이 좀처럼 만나지 않으니 절대적인 액션 분량이 줄어들고, 클라이맥스라고 할 만한 장면도 찾기 어려워지기 때문. 데어데블의 초인적 감각을 살린 고유의 액션 스타일은 건재하지만, 슈퍼히어로 장르의 쾌감을 살리지는 못한 것. 결국 다음 시즌을 위한 빌드업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액션씬의 부재는 잡음이 많았던 제작 과정의 여파처럼도 보인다. <데어데블>은 본래 <마블 데어데블>과는 달리 법정물로 기획됐지만, 내부 시사회 평가가 좋지 않자 촬영 도중 작가와 감독들을 해고한 뒤 방향성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새롭게 추가된 에피소드인 1, 8, 9화에만 액션 시퀀스가 집중된 것은 그 방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데어데블의 MCU의 복귀는 아쉽더라도 충분히 성공적인 듯하다. 제작 과정의 난맥상을 고려했을 때 데어데블과 킹핀의 첫 발걸음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서사와 시의적절한 메시지로 꽉 차 있으니까. 이에 더해 '카말라 칸/미스 마블'의 아버지인 '유수프 칸' 같은 캐릭터를 활용해 MCU와의 연계도 있지 않았으니 <데어데블: 본 어게인>은 기존 팬들도, MCU 팬들도 모두 만족할 후속작 겸 복귀작처럼 보인다.
Exceeds Exectations 기대 이상
캐릭터 서사도, 현실적 맥락도 놓치지 않고 MCU에 안착한 헬스키친의 악마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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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터슨〉이 한국에서 나이를 먹는다면
감독이 자신의 부모를 촬영한 다큐멘터리 영화 〈작은새와 돼지씨〉는 여간해서는 거리두기가 어려운 영화다. 가사노동을 하는 작은새와 경비원으로 일하는 돼지씨는 오랫동안 부부로 살았다. 두 딸을 낳고 키웠고, 함께 슈퍼를 운영하며 생계를 이었다. 그들이 거주하는 소박한 아파트에는 그들이 함께한 세월이 묻어난다. 작은새와 돼지씨는 풍족하지는 않지만 떳떳하게 살아온 서민 부부의 전형이다.
작은새는 수줍음 많은 다정한 여자고 돼지씨는 노래와 춤을 좋아하는 호탕한 남자다. 여느 부부처럼 그들은 서로에게 기대기도 하고 투닥거리기도 한다. 배가 볼록 나온 돼지씨가 소파에 누워 작은새에게 발톱을 깎아달라고 하는 장면, 발에 가시가 박한 작은새가 돼지씨에게 이를 빼달라고 하는 장면, 넌지시 그리고 조심스럽게 상대에 대한 묵힌 불만을 털어놓는 장면 등등. 핵가족의 형태로 살아본 적 있는 사람은 이들 장면을 변주할 자신만의 수많은 경험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낯설고 ‘민망한’ 장면도 있다. 사랑보다는 동지애로 살아가는 수많은 평범한 부부가 한때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이었음을 일깨우는 장면 말이다. 영화에는 작은새와 돼지씨가 주고받은 연애편지가 소개된다. 간드러지는 표현으로 서로를 갈구하는 두 사람에게서 우리는 그들이 함께한 세월을 상상하게 된다. 더불어 각박한 현실을 함께 해치며 삶의 토대를 다져온 그들이 지금과는 영 다른(?) 감정을 주고받은 연인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 감정이 여전히 그들에게 소중히 간직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맺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관계를 성찰케 한다. 오래 지속되는 관계는 어떻게든 변한다. 여기에 어떻게 깊이를 더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둘만이 가능한 방식으로 서로를 지탱하며 버텨온 작은새와 돼지씨의 관계는 여기에 작고 사랑스러운 참조점이 되어준다.
그리고 이 모든 순간에 예술이 있다. 우리는 보통 새롭고 혁신적인 예술에만 가치를 부여한다. 우리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을 충격적인 방식으로 확장해주는 예술 말이다. 그러나 예술의 가치는 하나가 아니다. 작은새와 돼지씨는 일상의 감정을 승화시키는 수단으로 예술을 한다. 작은새가 자기 내면을 표현한 서예와 그림, 돼지씨가 경비 노동을 하며 쓴 시는 예술의 가치가 하나가 아님을 보인다.
〈작은새와 돼지씨〉를 보며 짐 자무쉬 감독의 영화 〈패터슨〉이 떠올랐다. 주인공은 미국에서 버스 기사로 일하는 패터슨이다. 그는 매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고, 똑같은 버스를 운전하며, 같은 동료의 불평을 듣는다. 퇴근 후에는 아내의 실험적인(맛없는) 요리를 먹고, 어제 간 길로 개를 산책시키며, 어제와 같은 술집에 가서 어제와 같은 술을 마신다. 그러나 다른 것도 있다. 그는 매일 조금씩 다른 시간에 일어난다. 버스에 탄 승객과 그들이 나누는 대화 내용도 매일 달라진다. 동료의 불평 내용도 바뀐다. 아내는 매일 집을 새롭게 꾸미고, 그녀가 만든 머핀 위 하얀 설탕 물결도 매일같이 달라진다. 술집의 대화는 어제와 이어져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패터슨은 매일 다른 시를 쓴다. 패터슨에게 시는 따분하고 지루해 보이는 일상을 평온하고 소박한 차이의 반복으로 인식하게끔 해주는 새로운 언어다.
아마도 패터슨이 한국에 산다면, 그가 나이를 먹는다면 작은새, 돼지씨와 닮은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특별할 것 없는 삶이지만 예술을 통해 발견되지 않은 의미를 들춰내고 스스로를 빛낸다는 점에서 말이다. 돼지씨와 작은새가 오래도록 예술과 함께 일상을 살아내기를, 그리하여 그들을 닮은 모든 가족의 일상을 특별한 것으로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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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우리는 늘 선을 넘지, 전주국제영화제
여러분, 오늘은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일입니다.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우리는 늘 선을 넘지 Beyond the Frame'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는데요.
이번 슬로건을 통해 전통적인 영화 형식과 상영 방식에서 탈피하여 프로그램, 공간, 이벤트를 통해 영화를 중심을 장르 간 통섭을 이뤄온 전주국제영화제의 도전적 정신을 강조하고자 했다고 합니다.
오늘은 전주국제영화제를 개막작부터, 폐막작까지! 샅샅히 톺아볼 예정입니다.
# 개막작 : 토리와 로키타 Tori and Lokita
출처 : 전주국제영화제
시놉시스 : 저마다 홀로 아프리카를 떠나 벨기에로 온 어린 소년과 사춘기 소녀는 어려운 이민 생활에 맞닥뜨리지만 아무도 꺾을 수 없는 우정으로 맞선다.
CINEPICK : 올해 개막작은 전 세계 영화인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장 피에르 다르덴(Jean-Pierre DARDENNE), 뤽 다르덴(Luc DARDENNE) 감독의 <토키와 로키타>가 선정되었습니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다르덴 감독이 공식적으로 한국에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년 전에도 다르덴 감독을 초청하려고 했으나 팬데믹으로 결국 성사되지 않았는데, 올해 개막작으로 모시게 되었다.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상영 시간표
2023.04.27 19:30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2023.04.28 19:30 CGV전주고사 4관
2023.04.29 10:00 CGV전주고사 6관
# 폐막작 :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Where Would You Like to Go?
출처 : 전주국제영화제
시놉시스 : 중학교 교사인 도경은 자신의 반 학생인 지용이 물에 빠지자 그를 구하려고 물에 뛰어 들었다가 함께 목숨을 잃게 된다. 세상에 외로이 남겨진 도경의 아내 명지와 지용의 누나 지은은 그들에게 닥친 비극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명지는 슬픈 현실을 피해 폴란드 바르샤바로 떠나고, 옛친구를 만나지만 선뜻 친구에게 남편의 소식을 전하지도, 그의 죽음을 애도하지도 못한다.
CINEPICK : 영화는 김희정 감독의 다섯 번째 장편이자, 김애란 작가의 동명 단편 소설을 영화화 했습니다. 영화는 반복되는 사회적 재난, 사고 앞에 망자를 잘 애도하는 동시에 산 자를 구하는 길은 무엇일지를 보여주며 '죽음을 기억하는 방법, 그 죽음을 함께 기억해줄 사람들'에게서 희망을 봅니다.
상영 시간표
2023.05.05 19:00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
# 심사위원
1) 국제경쟁 부문 심사위원 5인
: 마리아노 지나스 감독, 아시아 수석평로낙 매기 리, 부지영 감독, 에리카 발솜 평론가, 배우 옥자연
출처 : 전주국제영화제
2) 한국경쟁 부문 심사위원 3인
: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마이알렌 벨로키 베라사테귀, 평론가 손희정, 도쿄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 이치야마 쇼조
출처 : 전주국제영화제
3) 한국단편경쟁 부문 심사위원 3인
: 이혁상-제시카 사라 린랜드 감독, 조은지 감독 겸 배우
출처 : 전주국제영화제
4) 넷팩(NETPAC)상 심사위원 3인
: 아이균 아슬란리 영화편론가, 춘천영화제 운영위원장 김형석, 바른손랩스 콘텐츠 총괄 이사 최윤
출처 : 전주국제영화제
# ISSUE
1) 국제경쟁 공모 83개국 604편 출품. 역대 최고 기록!
: 전주국제영화제가 국제경쟁 공모에 83개국 604편의 작품이 출품되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춤품작 중 극영화가 357편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다큐멘터리 188편, 애니메이션 6편, 실험영화 30편, 기타 23편이 접수되었습니다. 이중 다큐멘터리는 전년 대비 20편 증가한 점이 주목할 만한 점입니다. 팬데믹과 전쟁 등 역사적인 큰 사건이 연이었던 것이 영화인들의 창작 방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2) 멕시코국립시네테카 개봉지원상 신설
: 전주국제영화제는 멕시코국립시네테카와의 협약을 체결하고, 멕시코국립시네테카 개봉지원상을 신설키로 했습니다. 앞으로 전주국제영화제는 매년 한국 장편영화 1편을 선정하여 개봉지원상을 시상하고, 멕시코국립시네테카에서의 상영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3) 한.중.일 3개국의 새로운 영화들을 소개하는 '동아시아 특별전'
: '동아시아 영화특별전'은 매년 각 나라의 문화적 전통을 대표하는 도시를 선정하여 연중 문화예술 협력 및 교류사업을 추진하는 국제행사인 '2023 동아시아문화도시 전주'사업과 연계하여 진행됩니다. '동아시아 특별전'을 통해 독창적이고 기획력 있는 한.중.일 신진 감독 혹은 거장들의 신작을 선보입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이를 통해 동아시아 지역의 특징적 영상 미학의 최신 경향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4) 종합예술가 백현진,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선 올해의 프로그래머
: '올해의 프로그래머'는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며 류현경 배우가, 두 번째는 연상호 감독이 맡아 전주국제영화제의 대표 섹션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이바지하였는데요. 올해 세 번째를 맞는 'J 스페셜 : 올해의 프로그래머' 섹션을 맡을 영화인은 배우, 연출가, 음악가, 미술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백현진 배우가 맡아 화제가 되었습니다.
네, 지금까지 전주국제영화제를 샅샅히 톺아보았는데요. 더 자세한 정보가 궁금하다면 전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https://www.jeonjufest.kr)를 방문해보세요!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27일(목) 부터 5월 6일(토)까지 진행되며, 영화제가 진행되는 동안 씨네랩 뉴스 카테고리 (https://cinelab.co.kr)에서는 데일리 기획기사가 업로드 될 예정이니 놓치지 말고 영화제의 열기를 함께 느껴요!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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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웡카 | 초콜릿은 본디 달콤하고, 씁쓸하고, 따뜻한 법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마술사이자 초콜릿 메이커 ‘윌리 웡카’(티모시 샬라메)가 디저트의 성지, ‘달콤 백화점’에 마침내 발을 들여놓는다. 그의 꿈은 백화점 안에 웡카 초콜릿 가게를 열고, 홀로 연구한 세계 최고의 초콜릿을 선보이는 것.
하지만 의식주는 물론 인맥도 없는 웡카는 이내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그는 온갖 진귀한 재료를 배합해 만든 특별한 초콜릿으로 대중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만, 돈을 한 푼도 벌지 못한다. '슬러그워스'(패터슨 조지프)를 필두로 한 초콜릿 카르텔 삼인방과 카르텔에게 뇌물을 받은 '경찰서장'(키건 마이클 키)이 그를 방해하기 때문.
심지어 여인숙 주인 ‘스크러빗 부인’(올리비아 콜맨)과 ‘블리처’(톰 데이비스)의 농간에 놀아난 나머지 웡카는 빚더미에 올라앉고, 밤마다 초콜릿을 훔치는 도둑 ‘움파룸파’(휴 그랜트)도 그를 괴롭힌다. 그러나 웡카는 같은 꿈을 지닌 소녀 '누들'(칼라 레인)과 여러 친구를 만난 후 여러 난관을 기어코 돌파해 내고, 다시 한번 초콜릿 가게를 열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몽상가 윌리 웡카를 노래하다
윌리 웡카. 범인은 이해 못 할 괴짜, 천재 발명가, 수완 좋은 사업가. 그는 로알드 달의 소설 <찰리와 초콜릿 공장> 속 세계 최고 초콜릿 공장의 주인으로, 누구나 한 번쯤 보거나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캐릭터다. <윌리 웡카와 초콜릿 공장>(1971), 팀 버튼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을 통해 영상화되기도 했다. 전자에서는 진 와일더의, 후자에서는 조니 뎁의 연기가 주목받았다.
그런데 그의 과거는 유명세에 비해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원작 소설에서 짧게 언급될 뿐이다. '찰리'의 할아버지인 '조'에 따르면 윌리 웡카의 첫 공장은 피켈그루버, 프로드노스, 슬러그워스라는 경쟁사의 계략 때문에 망했다. 이후 몇 년간 잠적했던 그는 돌연 움파룸파 사람들을 데려와 다시 공장 문을 열였다. 이게 전부다. 그나마 팀 버튼의 작품에서는 아버지와의 관계가 간략하게 등장했다.
<패딩턴> 시리즈의 폴 킹이 메가폰을 잡은 뮤지컬 영화 <웡카>는 베일에 싸인 그의 과거를 풀어낸다. 전체 줄거리는 소설 내용을 따른다. 대신 세부 상황과 캐릭터를 각색해 이전 두 영화와는 또 다른 모습의 윌리 웡카를 만들었다. 진 와일더의 웡카가 자상하면서도 섬뜩한 괴짜, 조니 뎁의 웡카가 반쯤 미친 '어른이'라면, 세 번째 웡카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몽상가에 가깝다.
밀크 초콜릿처럼 달콤한 몽상
윌리 웡카의 몽상은 두 가지다. 세계 최고의 초콜릿 메이커가 되겠다는 야심, 그리고 어릴 때 죽은 엄마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염원. 이 둘은 별개가 아니다. 윌리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초콜릿을 선보일 때, 그의 옆에 있겠다고 엄마가 약속했기 때문. 이는 윌리가 엄마의 마지막 초콜릿을 차마 못 먹고 오래도록 간직하는 이유다. <웡카>는 두 매개체를 이용해 이 웡카의 몽상을 성공 신화로 탈바꿈한다.
첫 번째 매개체는 뮤지컬이다. 윌리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몽상이 노래와 춤을 통해 화려하게 뿜어져 나온다. 윌리가 달콤 백화점에 처음 발을 디딘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때 영화는 그의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뮤지컬과 백화점 한가운데서 윌리 혼자 미친 듯이 춤추는 코미디를 교차해 보여준다. 이는 몽상에 불과한 그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는 과정을 보여주겠다는 의지처럼도 보인다.
윌리가 처음 만난 친구 누들은 자칫 불가능해 보이는 그의 꿈을 현실로 끌어당겨 준다. 누들은 스크러빗 부인 밑에서 하인처럼 길러진 고아로, 친부모와 재회하는 꿈을 꾼다. 윌리와 누들은 같은 아픔을 공유하고, 위로하며 친구가 된다. 또 윌리는 누들 덕분에 초콜릿 카르텔의 방해를 피할 사업 전략을 떠올리기도 한다. 불우한 성장 환경 때문에 실용적으로 사고하는 누들이 그의 몽상에 현실감을 불어넣기 때문.
이는 <웡카>에서 현실과 몽상 사이를 넘나드는 뮤지컬 장면이 유달리 돋보이는 이유다. 그의 몽상 중 초콜릿처럼 달콤한 대목만 모은 듯하다. 윌리와 누들이 경찰을 피해 온 시내를 누비며 초콜릿을 파는 장면, 윌리와 엄마의 추억을 가득 담아낸 웡카 초콜릿 가게를 마침내 오픈하는 시퀀스처럼. 윌리와 누들이 서로의 꿈을 지키고, 함께 이루자고 다짐하며 밤하늘을 나는 장면도 빼놓을 수 없다.
다크 초콜릿 마냥 씁쓸한 현실
그러나 초콜릿이 항상 달콤하지는 않은 법. <웡카>가 다크 초콜릿처럼 씁쓸한 순간도 적지 않다. 사회적 모순을 날카롭게 지적하기 때문이다. 물질주의에 찌든 어른과 아이들이 그들을 닮아가는 세태를 풍자한 원작 소설과 맥을 같이한다. <웡카>는 윌리 웡카와 초콜릿 카르텔의 갈등을 통해 새로운 세대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으려는 기득권의 욕망과 부정부패를 비판한다.
초콜릿 카르텔은 새 초콜릿 메이커의 등장을 제도적으로 막아 독과점 시장을 유지한다. 초콜릿 판매법이 그들의 무기다. 법에 따르면 초콜릿은 가게에서만 팔 수 있다. 그 때문에 윌리는 난관에 부딪힌다. 거리에서 초콜릿을 팔지 못해 돈을 못 벌고, 돈이 없어서 가게를 못 구하고, 가게가 없으니 결국 초콜릿을 못 팔기 때문. 이는 초콜릿 카르텔이 몰래 빼돌린 초콜릿을 뇌물 삼아 경찰서장과 주교 등을 구워삶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다만 가족 영화이기 때문인지 비판적인 메시지가 직설적이지는 않다. 악역을 동화 속 욕심 많은 빌런처럼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는 게 그 일환이다. 초콜릿 카르텔은 느끼하다고 느껴질 정도고 끈적한 노래를 부르고, 초콜릿을 뇌물로 받은 경찰서장은 자기 몸을 못 가눌 정도로 체중이 불어난다. 하지만 그들이 잔혹한 계략을 꾸미는 대목 등에서는 새 도전자를 쳐내는 각계의 기득권층을 비판하는 메시지가 은연중에 드러난다.
핫초코처럼 따뜻한 프리퀄
다만 씁쓸함 덕분에 <웡카>의 끝은 핫초코처럼 따뜻하다. 관객의 마음을 녹여준다. 현실의 벽에 부딪힌 와중에도 희망을 잃지 않는 긍정왕 윌리 웡카를 보다 보면 자연히 위로와 응원을 받을 테니까. 윌리가 만들어 준 특별한 초콜릿을 먹은 후, 가난하면 항상 질 수밖에 없다고 자조하던 누들이 한줄기 희망을 맛보듯이.
영화의 교훈에도 힘이 실린다. 엄마의 마지막 초콜릿을 마침내 먹는 순간, 윌리는 그녀의 편지를 발견한다. 남과 함께 나누는 초콜릿이야말로 가장 맛있는 초콜릿이라는 내용의 유언을 읽는다. 이 메시지는 예상 못한 감동을 선사한다. 윌리가 초콜릿을 독점하려고 갖은 수를 쓰던 초콜릿 카르텔과 치열하게 싸운 후이기 때문. 그에게 엄마와 초콜릿이 동의어라는 사실을 관객이 충분히 인지하기도 했고.
원작과의 연결고리라서 더 인상적이다. 소설에서 윌리 웡카는 찰리 버켓을 자기 후계자로 지명한다. 가난에 쪼들리는 와중에도 초콜릿을 욕심내지 않은 찰리에게서 웡카는 엄마의 유언을 발견했을 테니까. 더 나아가 곳곳에 숨은 오마주도 빛을 발한다. 웡카가 왜 하필 황금 티켓을 만들었는지, 공장에 왜 거대한 초콜릿 강이 있는지 그 이유가 밝혀지기 때문이다.
어떤 초콜릿이든 많이 먹으면 질린다
다만 초콜릿을 한 번에 많이 먹으면 금방 물리듯이, <웡카>도 끝으로 갈수록 힘이 빠진다. 원인은 두 가지다. 우선 장르 자체의 근본적인 한계에 직면한다. <웡카>는 팀 버튼의 2005년도 영화보다는 1971년도 영화의 오마주에 가깝다. 윌리 웡카의 의상, 세트와 움파룸파 족 디자인, 주연 배우의 외형만 봐도 알 수 있다. 달리 말해 <웡카>는 1971년도 영화처럼 뮤지컬 판타지 영화이자 아동 겸 가족 영화로 기획됐다.
그러다 보니 위기를 거쳐 절정에 다다르는 대목은 성인 관객 기준으로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다. 영화는 케이퍼 무비의 플롯을 차용해서 윌리와 초콜릿 카르텔의 갈등을 풀어나간다. 그런데 윌리와 누들이 초콜릿 카르텔의 비밀 사무실에 침투하고 빠져나오는 과정에 운과 우연이 자주 끼어든 나머지 극의 짜임새가 느슨해진다.
여기에 뮤지컬 시퀀스를 초중반부에 집중한 선택도 부메랑으로 되돌아온다.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 짜임새가 벌어지는 가운데, 이를 상쇄할 뮤지컬 장면도 없다 보니 빈 공간은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느껴진다. 이처럼 한 번 떨어진 극의 밀도는 휴 그랜트의 움파룸파가 등장하는 장면처럼 코믹한 연출로도 미처 채워지지 않는다. 초반 씬스틸러인 스크러빗 부인과 블리처의 등장 횟수가 줄어든 것도 한 몫한다.
Acceptable 무난함
남녀노소 모두 꿈꿨을 바로 그 초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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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주년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개막, 온 가족이 다함께!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하는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SICFF)가 바로 내일 6월 15일부터 22일까지 씨네큐 신도림, 서울생활문화센터 신도림, 문화철도959 등의 장소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시민들을 맞이합니다. 10주년과 동시에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이 되는 기념비적인 해로 어린이들이 주체적으로 말하고, 어린이들이 하는 말들에 모두가 귀 기울이겠다는 뜻을 담은 “어린이를 듣다(All Ears to the Children)”를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죠. 그 어느 때보다 코로나19로 인해 답답하고 위축되었던 시간을 지내온 만큼 학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참여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긍정적인 행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경쟁, 비경쟁 부문 총 157편의 작품들
전 세계 47개국 157편의 풍성한 라인업과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어린이와 가족을 포함해 저와 같이 영화를 사랑하는 시네필들의 취향도 채워줄 전망입니다. ‘어린이를 듣다’란 주제로 경쟁부문에서는 세계 각국 아이들의 다양한 삶과 생활을 담아 현실적 문제를 보여주는 ‘키즈비전’, 한국 사회라는 맥락 안에서 어린이, 청소년의 상황과 그들의 시선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키즈포커스’, 꿈, 다문화, 폭력, 이주, 사랑, 이혼, 상실과 죽음까지 성장과정에서 다뤄지는 주제와 그로 인해 형성되는 정체성의 문제를 어린이의 감정과 언어로 선보이는 총 30편의 단편이 모인 ‘키즈 크리에이티브’, 전 세계 어린이, 청소년 감독들이 오롯이 자신만의 세계에 집중하며 창의적인 생각을 펼쳐낸 작품들을 만나는 ‘키즈 챌린지’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비경쟁부문은 어린이의 모습을 통해 그들이 느끼는 여러 가지 상황들과 감정들을 어른들의 시선으로 담은 ‘넥스트 제너레이션’, 다음 세대에 아이들을 위한 어른들을 위한 ‘어른들을 부탁해’, 연령별 아이들의 특성에 맞춘 다양한 장르가 있는 ‘씨네키즈’, 지난 10년간 아랍의 문화를 소개한 아랍영화제 속 상영작들로 구성된 ‘영화제 교류전’과 남녀노소 모두가 어린이가 되어 즐길 수 있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볼 수 있는 ‘10x100 특별상영’ 섹션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어린이들의 생각과 시선을 알아보는 이벤트
이 밖에도 이번 영화제에는 10주년을 맞이하며 관람객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이벤트가 기획되어 있습니다. 크게 4가지로 나누어져 있는데 영화를 관람한 뒤 관련 주제를 통해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영화 보며 놀아요’, 문화철도 959 야외테라스에 즐거운 공연과 상영이 함께하는 기찻길 옆 극장으로 꾸며진 ‘함께 놀아요’, 현재 한국의 영상문화산업 내의 문제점들을 논의하며, 앞으로 어린이가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미디어 환경 조성을 위한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다루는 ‘문제적 포럼’, 아동 권리와 어린이가 생각하는 인권에 대해 알아보는 ‘행동하는 어린이’로 편성되어 있습니다.
단연 눈길을 끄는 파트는 어린이의 시선이 담긴 해설을 통해 관람 전 내용을 상상해 보는 ‘영화를 보며 놀아요’ 중 ‘키즈 도슨트’로 이번 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이는 프로그램입니다. 어린이 영화에 대한 키즈 도슨트들의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시각으로 관람하는 신선한 방식이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17일 금요일 16시와 18일 토요일 12시에 진행되오니 아이들의 상상력과 새로운 시선에 관심이 가신다면 참여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아카데미 수상작 ‘코다’를 본 후 수어사전을 만들고 있는 이현화 학예연구사님과 함께 수어도 또 다른 언어라는 것을 알아보는 씩씩한 토크, 이번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의 크로스 아이콘이자 성인 배우로 스펙트럼을 확장해가는 배우 김환희와 함께 나누는 ‘액터스 토크’, 영화 감상과 그 주제에 대한 수업을 통해 폭넓은 이해를 즐길 수 있는 ‘비주얼 리터리시’ 등 알차고 뜻깊은 프로그램이 많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개막작 〈울야는 못말려〉
개막작은 독일, 룩셈부르크, 폴란드가 공동제작한 영화 ‘울야는 못말려’로 천문학을 사랑하는 12살 소녀 울야가 같은 반 친구가 운전하는 영구차를 타고 동유럽을 가로질러 소행성 충돌을 보러 가는 여정을 담은 작품입니다. 2021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정곰상에 노미네이트되며 주목을 받았고, 크리스티앙 국제어린이영화제 최우수 어린이영화상을 비롯해 유수의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입증했다는군요. 시종일관 흐르는 유쾌한 분위기 속 어린이들의 생각을 억압하고 존중하지 않는 기성세대의 모습을 코믹하게 그려내 모든 세대에게 즐겁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메시지를 전달해 줄 것 같습니다.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다양한 시선이 담긴 다양한 영화들이 함께할 10주년을 맞이해 새로운 페스티벌 거듭난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SICFF), 현재 무료 상영과 여러 프로그램의 경우 매진이 꽤 되어서 많은 분들이 함께하는 즐거운 행사가 될 듯합니다. 이웃분들도 가까우시거나 관심이 가신다면 참여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블로거 활동을 하면서 코로나로 인해 EIDF와 부천판타스틱 은 온라인으로만 접했는데 처음으로 현장을 가보게 되네요. 모두 행복한 한주 되시고요. 저는 내일 또 영화제 소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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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뒷모습 보기
다른 모든 단어가 그러 하듯이, ‘예술’이라는 단어 또한 무수하게 많은 유동적인 의미를 가진다. 예술이 우리가 흔히 문화예술이라 부르는 영상물, 회화, 음악, 문학 등의 창작물들을 아우르는 분야를 일컫는 말이라고 했을 때, 왜 인간에게 예술이 필요할까?
늘 생각하지만 인간이 하는 일들 중 가장 크게 오해받고 있는 것이 예술인 것 같다. 사람들이 예술의 가치를 해석할 줄 모른다는 식의 엘리트주의적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예술이 엘리트 계급의 전유물이라는 편견 또한 제일 큰 오해 중 하나니까. 내가 생각하는 오해의 가장 큰 요인은, 예술이 스스로를 입증하는 데에 너무 자주 실패한다는 점이다. 예술에는 많은 정보값이 들어있다. 그것이 예술 작품을 만든 창작자들의 잘못일 수도 있고 그 작품들을 유통하고 전달하는 사람들의 잘못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예술의 역할은 가진 정보값을 전달해 수신자가 모종의 영향을 받도록 하는 것이고, 그 영향에 대해 대중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어쨌든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람이 어디에도 많이 없으니까.
그래서 수많은 영화들을 보고 보다가 에드워드 양의 <하나 그리고 둘> 같은 영화를 만나게 되는 건 무더운 한여름 차가운 보리차를 들이키는 것처럼 상쾌하고 시원한 경험이다. 영화가 하는 역할에 대해 영화라는 방식 그 차제로 180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분명하게 설명해주는 영화라니, 살아가며 중간중간 이런 영화를 봐 주지 않는다면 앞으로 남은 세월동안 또 다른 영화들을 보며 살아가는 일은 뜨듯미지근한 물만 마셔야 하는 여름처럼 답답한 일이 될 것이다.
이 영화에는 어떤 기승전결이나 클라이막스가 될 만한 내러티브 또한 없다. 그저 배경이 되는 타이페이의 모습이 보여지고, 거기에 살고 있는 주인공 가족들이 등장하고, 가족 구성원들 각자가 겪는 일상들을 계속해서 나열해 보여준다. 누군가들에게는 충격적이기도 하고 ‘막장’이라 할 수 있을만한 자극적 사건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생각해 보면 우리의 일상에서도 이런 일들은 늘상 일어난다. 결혼식, 장례식, 아픈 가족, 가출, 첫사랑,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않았던 진심, 사기 당해 날린 돈, 그리고 살인, 이 중에서 살면서 실제로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것이 있는가? 생각해 보면 전부 일상적 이야기들이다. 우리가 우리의 일상을 한 데 모아서 영화로 만들지 않기 때문에 모르는 것 뿐.
그러니까, 영화를 보는 이유는 이것이다. ‘우리가 우리의 일상을 영화로 만들지 않기 때문에.’ “삼촌은 자기 뒷모습을 못 보니까 내가 찍어 줬어요.”
영화가 삶을 왜곡없이 비추는 거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삶을 그대로 비춰주는 것이라면 의미가 없다. 굳이 내가 겪고 있는 것들을 그대로 비추어 볼 필요는 없을 테지만, 내가 주목하지 않고 지나쳤던 어떤 것들을 확대해 보여준다거나, 존재하는지 몰랐던 것들을 알려준다거나 한다면 하루에 몇 편이라도 시간을 내어 볼 의미가 있다. <하나 그리고 둘>은 이 영화를 시청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앞으로 계속해서 영화 뿐 아니라 모든 예술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 주는 굴곡진 거울이다.
에드워드 양이 말하는 영화는 양양이 찍는 사람들의 뒷모습 같은 것이다. 나에게 뒷통수가 존재한다는 건 알고 사람의 뒷모습 자체가 새롭거나 의미있는 일은 전혀 아니지만, 누군가가 그 뒤통수를 찍어서 나에게 사진으로 건네 준다면 그것은 특별한, 어떻게 보면 특별 보다는 특이에 가까운 비일상적 순간이 된다. 나의 뒷모습이지만 그것을 찍은 사람의 이야기도 들어가 있고 사진이라는 틀 안에 담긴 새로운 이미지의 탄생이기도 하다. 우리가 아는 이야기를 가지고 전혀 새로운 예술로 만들어 준다니, 게다가 개인적인 이야기가 보편적이 되기도 하고 보편적 이야기를 개인적으로 만들어주기도 하다니, 이처럼 신기하고 의미있는 일이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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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주차, 위클리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지난 한 주, 국내외 영화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해 보는 '위클리 뉴스' 차례가 왔습니다!
그럼, 지난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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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어부바>, 5월 극장 개봉
출처 | 네이버 영화
정준호, 최대철 주연의 <어부바>가 5월에 극장 개봉을 확정했습니다.
가족에 관한 코미디 영화로, 가정의 달인 5월에 맞춰 개봉 시기를 정한 것 같습니다.
코미디 영화에 출연하며,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던 두 배우가 만나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제3회 5.18영화제, 12일부터 시작
출처 | 씨네허브
‘5·18 영화제’는 5·18 민주화운동이 젊은 세대에게는 점점 잊혀져가는 과거의 역사가
되어가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보고자 기획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제3회 ‘5·18 영화제’는 5월12일부터 5월19일까지 온라인 영화제로 개최하며,
‘5.18 영화제’ 개막식과 수상작 시상식은 2021년 5월12일 오후2시, 서울시청 8층다목적홀에서
개최하고 www.cinehubkorea.com, TBS 유튜브로 생중계 된다고 한다.
황동혁 감독, 차기작 언급
출처 | 넷플릭스
새 작품으로 ‘노인 죽이기 클럽(Killing Old People Club·가제)’을 구상하고 있고, ‘오징어게임’보다 더 폭력적인 내용이 될 거라고 밝혔습니다.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황동혁 감독은 이미 25페이지 분량의 글을 써놓은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안녕하세요>, 5월 개봉 확정
출처 | 네이버 영화차봉주 감독의 <안녕하세요>가 5월 개봉 확정과 동시에 티저 포스터를 공개했습니다.
<안녕하세요>는 혼자 남겨진 열아홉 수미와 '죽는 법'을 알려주겠다는 수간호사 서진을 만나
세상의 온기를 배우는 휴먼 드라마입니다.
해외
정호연, <가정교사>로 美 스크린 데뷔출처 | 사람엔터테인먼트
지난 6일, 배우 정호연이 릴리 로즈 뎁, 르나트 라인제브와 함께
조 탤봇 감독의 신작 <가정교사>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정호연은 위 배우와 함께 공동 주연을 맡았고, 스페인에서 촬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브리 라슨, 분노의 질주 10 합류
출처 | 빈 디젤 인스타그램
지난 9일,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주연 배우 '빈 디젤'이 자신의 SNS를 통해
브리 라슨이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 합류한다는 소식을 직접 전했습니다.
<분노의 질주10>은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할 영화이고, 2023년 4월 개봉 예정이다.
윌 스미스, 10년 동안 아카데미 참석 금지
출처 | AP 뉴시스
시상식에서 폭행을 저지른 배우 윌 스미스가 미국 아카데미 행사에서 10년 동안
참석 금지를 하고, 윌 스미스의 남우주우연상 수상을 취소하지 않았습니다.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
출처 | 워너 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지난 8일, 워너 미디어와 디스커버리가 워너 브러더스 디스커버리라는 이름으로
공식적으로 합병을 마무리했다고 전했습니다. 향후 양사의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인
HBO맥스와 디스커버리 플러스가 통합된 스트리밍 서비스가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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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볼버 - 전도연, 임지연 배우 두 명 빼고 모두 오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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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한 돈을 받는데 무슨 각오가 필요해” 꿈에 그리던 새 아파트 입주를 기다리던 경찰 수영은 뜻하지 않은 비리에 엮이면서 모든 죄를 뒤집어쓰면 큰 보상을 해준다는 제안을 받고 이를 받아들인다. 2년 후 수영의 출소일, 교도소 앞 그녀를 찾아온 사람은 생전 처음 보는 윤선 뿐 수영은 일이 잘못되었다고 직감한다. 잃어버린 모든 것을 되찾기 위해 보상을 약속한 앤디를 찾아 나선 수영은 그 뒤에 있는 더 크고 위험한 세력을 마주하게 되는데…#리볼버 #전도연 #지창욱
“약속한 돈을 받는데 무슨 각오가 필요해” 꿈에 그리던 새 아파트 입주를 기다리던 경찰 수영은 뜻하지 않은 비리에 엮이면서 모든 죄를 뒤집어쓰면 큰 보상을 해준다는 제안을 받고 이를 받아들인다. 2년 후 수영의 출소일, 교도소 앞 그녀를 찾아온 사람은 생전 처음 보는 윤선 뿐 수영은 일이 잘못되었다고 직감한다. 잃어버린 모든 것을 되찾기 위해 보상을 약속한 앤디를 찾아 나선 수영은 그 뒤에 있는 더 크고 위험한 세력을 마주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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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액션히어로> 메인 예고편
꿈은 액션 배우, 현실은 공무원 준비생인 대학생 주성(이석형)이
우연히 부정입학 협박편지를 발견하고,
액션영화를 찍으며 악당을 때려잡는 정의구현 학식코믹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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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플레이 <동조자> 메인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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