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3-09-18 23:30:17
[SICFF 데일리] 기울어진 세상을 헤엄쳐
영화 <나의 수호신>
SYNOPSIS.
위험에 빠진 아이, 이상하고 귀여운 수호 동물과 마주치다
PROGRAM NOTE.
절친 타이스와 함께 수영 대회를 준비 중인 열한 살 소녀 아마. 아마는 스스로 네덜란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세네갈 출신인 아마의 부모님은 망명 신청을 거절당해 더이상 합법적으로 네덜란드에 거주할 수가 없다. 어느 날 남동생과 엄마가 불시에 잡혀가고, 도망친 아마는 아빠를 찾아 헤매던 중 거대한 호저가 자신을 따라오고 있음을 알게 된다. <나의 수호신>은 네덜란드에 있는 수많은 불법 이민자들이 평범하게 살아가는 현실에서 착안한 판타지 영화다. <나의 수호신>은 자신의 집이라 생각했던 곳에서 쫓겨나는 상황에 직면한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집의 의미’를 묻는다. 이민자 이슈는 현대 사회에서 가장 큰 논란 중 하나이지만, <나의 수호신>은 인권이라는 큰 틀 안에서 우정과 연민의 힘으로 해피엔딩을 맞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통해 현실의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기를 소망하는 작품이다. (최은영)
우리가 사는 도시를 집어들고 가방 털 듯 탈탈 털면, 거기서 후두둑 떨어지는 동물들은 개, 고양이, 햄스터… 같은 것만이 아닐 거라는 이야기를 어디에서 읽었더라. 생각지 못한 동물들이 후두둑 떨어질 거라는, 정글에서나 볼 거라고 생각했던 동물들이 실은 우리와 같은 도시에 살고 있다는 그 말을.
그렇다면 사람은 어떨까. 나와 비슷한, 아주 닮지는 않았어도 대충 엇비슷한, 그리고 나와 다르지만 대충 예상했던 사람의 범위, 그 바깥의 누군가를 분명 마주하게 되지 않을까.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도시 한복판에서 마주칠 거라 생각하지 않듯이.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익숙한지 아닌지 고작 그 문제다. 누군가의 상상력 하나로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 우리에게 너무 익숙해진 것처럼.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그려 본다면, 우리 모두 똑같이 그릴 수 있을 것처럼.
우리의 주인공 아마는 그렇게 도시를 탈탈 뒤집으면 조금 당혹스러울 법적 지위를 가진 채로,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살고 있다. 성격도 밝고, 공부도 잘하고, 네덜란드 최고의 수영 선수를 보며 꿈을 무럭무럭 키우고 있는 될성부른 수영 유망주 어린이이기도 한데, 대회 하나를 나가려고 해도 ‘써도 될 것’과 ‘써서는 안될 것’을 신중하게 골라내야 하는 처지에 있다.
아마가 사는 집은 그 자체로 하나의 마을 같다. 아이들을 씻기고 자신도 씻기를 즐겨 하는 이웃이 샤워기를 틀면 계단참으로 물이 주르륵 흐르는, 그만큼 연결되어 있는. 그러나 아마의 가족은 이런 상황에 불평을 일삼기보다 자연스러운 생활의 풍경으로 받아들이면서 살고 있다. 아빠와 장난칠 때나 썼던 소금 통 하나를 사러, 그 심부름 하나로 아마의 생활이 영영 달라질 때까지는.
집에 있던 아마의 어머니와 동생은 “불법 이민자”여서 잡혀 가고, 아마는 놀이터에 숨어서 일을 나가신 아빠를 기다린다.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아마의 세상이 전체적으로 기울어 있음을 관객은 이내 깨닫게 된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유가 아니라 정말로 앵글이 항상 기울어 있다. 학교도, 경찰서도, 집 바깥도, 전부 다 기울어 있다. 아마가 아빠를 찾아 들어간 “드 로테르담” 건물, 아빠의 일터 또한.
이 기울기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것이다. “불법 이민자”에 대한 편견은 말할 것도 없고, 아마는 스스로가 네덜란드 사람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자랐기 때문에, 자신이 불법 이민자이고 그 편견 속에 살아가는 존재이지만 동시에 사무직과 청소 일에 대한 편견도 가지고 있다. 아버지가 일한 업체의 이름은 Sunshine services이지만, 역설적으로 선샤인이라고는 전혀 빛나지 않는 밤에만 일하고, 밤으로 취급받는다. 세계가 기울어 있는 것이 사실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이 서글픈 현실에 갑자기 거대한 호저가 나타난다. 영화 자막에서는 고슴도치로 번역되었지만, 호저는 고슴도치와 다르다. 꿀벌과 말벌 정도의 차이랄까. 고슴도치가 가시를 있는 힘껏 세워도 멀리서 (그러니까 그 가시가 나를 공격하기 않을 거리에서) 보면 귀엽겠지만, 호저가 가시를 세우는 모습을 멀리서 보면… 그로테스크하다.
나는 호저라는 생물이 세상에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호저를 처음 봤는데, 심지어 인도의 동물원에서 야행성 동물들을 모아 놓겠다고 조명을 있는 대로 침침하게 해 둔 어둠 속에서 그 가시가 파르르 서는 모습으로 처음 보았다. 뭔데 저거. 뭐야. 왜 무서워. 무서움을 익히 아는 다른 동물보다, 전혀 모르는 생물의 가시가 더 무서웠다. 알고 보니 호저는 정말 만만치 않은 생물이었다. 호저의 가시에 공격을 받으면 맹수도 배겨낼 재간이 없다.
그러나 이 영화, <나의 수호신> 원제인 ‘토템’답게, 이 영화 속 거대한 호저는 귀엽기만 하다. 도시 속의 사람은 내지 못한 위로의 울음소리를 호저가 낸다. 제목이 <나의 수호신>인데 자막에는 ‘토템’으로 나와, 수많은 어린이 관객들이 엄마에게 “토템이 뭐야?”를 물어야 했음은 아쉬운 포인트지만… (참고로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토템은 “부족 또는 씨족과 특별한 혈연관계가 있다고 믿어 신성하게 여기는 특정한 동식물 또는 자연물. 각 부족 및 씨족 사회 집단의 상징물이 되기도 한다.”)
커피 머신도 사랑이 필요하다며 쓰다듬는 사람이 있는 도시에서, 아마는 그저 호저와 함께 걷는다. ‘상상 속의’ 존재가 아니라면 같이 걸을 상대도 없는, 대도시 속 외로운 아이의 삶. 집이었던 곳은 경찰과 개의 손에 마치 범죄자의 소굴처럼 취급되며 서슴 없는 수색의 대상이 되지만, 호저는 깡통 차기 놀이 상대가 되어 준다. 마치 전통 속 여우 사냥의 한 장면처럼, 아마가, 사람이, 개에게 쫓기는 장면이 현실에서는 연출되지만 호저는 파르르 가시를 세워 아마를 지켜준다.
극중에서 호저를 볼 수 있는 인물은, 아마와 마음의 결을 같이 하는 이들뿐이다. 애초에 아마의 옆에 서 있었던 이들을 제외하면, ‘그리오grio’ 그러니까 가수이자 시인인, 노래로 이야기를 전해 이야기가 사라지지 않게 하는 일을 사명으로 품은 이들밖에 없다. 이는 영화를 포함한 예술의 기능 중 주요한 한 지점을 짚는다. 기울어진 세상에서도 노래는 계속되어야 함을.
‘온 세계가 당신의 조국’이라는 네온사인이 무의미하게 빛나는 거대한 도시에서, 정작 도시 안에서 평생을 자란 사람을 밀어내는 도시에서, 아마는 호저의 등에 올라 기울어진 세상을 걷는다. 이 차가운 현실에, 이야기 하나를 놓는다. 그 순간 세상은 변한다.
기울어진 세상에서도 ‘상자 바깥에서, 틀을 깨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쩌면 그들이 그리오grio의 후예, 그러니까 이야기가 잊히지 않도록 하는 이들인지 모르겠다. 아마가 외로운 여정을 걷는 내내 곳곳에서 아마를 먹이는 손길이 있었듯이, 이 외로운 도시를 가방 뒤집듯 탈탈 털면, 생각지도 못한 동물들이나 사람들과 함께, 환대의 손길 또한 함께 후두둑 떨어질 것이다.
아마는 앞으로도 기울어진 세상을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아마의 정체성은 ‘네덜란드인’에서 ‘경계인’으로 달라졌을 것이다. 사실은 우리 모두 경계인임을 우리는 언제 깨달을 수 있을까. 여기 계속 사는 거냐는 질문, 아마와 타이스 두 아이의 물음에 부모님의 대답은 동일했다. “그래, 당분간은.” 이사를 가든 추방을 가든, 결말이 어떻든 우리 여기서 당분간은 살아갈 존재들임은 동일하다. 도시를 뒤집어 탈탈 털면 후두둑 떨어질 존재들이라는 사실만큼은 동일하다.
그게 다르게 취급되는, 기울어진 세상을 우리 살아가지만, 이 기울어진 세상에서 노래와 환대의 손길은 계속되니, 새처럼 날아드는 그 손길과 멜로디를 따라 계속 헤엄쳐갈 일이다. 씩씩하게!
9월 15일 20:00-21:37 롯데시네마 은평 5관
9월 17일 16:00-17:37 롯데시네마 은평 6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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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기전에 봐야할 판타지 윌리 웡카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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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영3색의 매력이 한데 담긴 웡카 연대기 보고가세요
죽기전에 봐야 할 영화 1001편에 든 1971 <윌리웡카와 초콜릿 공장>
1971년 작품의 오마주에 가까운 2005 <찰리와 초콜릿공장>
원작의 세계관을 토대로 ‘윌리웡카’의 오리지널 이야기를 다룬2023 <웡카>
북미에서는 이미 1억 9천만달러를 넘기며 티모시 샬라메의 최고 흥행작 등극! 패딩턴 1,2를 감독한 폴 킹 감독과 휴그랜트의 움파룸파 대변신 ! 국내 최초로 4DX 상영관에서 초콜릿향을 선보인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됩니다.
1
진 와일더 / 조니 뎁 / 티모시 샬라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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웡카 시그니처 로고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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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왜소증을 겪는 배우들을 기용했던 기존 영화와 달리 180cm가 넘는 '휴 그랜트'가 움파룸파 역으로 등장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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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웡카>와 <찰리와 초콜릿공장>의 성공한 사업가 윌리웡카는 자신의 후계자를 가리기 위해 아이들을 공장으로 초대하는 이야기와 달리 <웡카>는 '달콤 백화점'에 웡카 자신만의 초콜릿가게를 여는 여정을 그린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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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욕심 많은 아이가 빠졌던 초콜릿 강, 이번엔 웡카가 빠져있다?
줄거리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여정 좋은 일은 모두 꿈에서부터 시작된다! 마법사이자 초콜릿 메이커 ‘윌리 웡카’의 꿈은 디저트의 성지, ‘달콤 백화점’에 자신만의 초콜릿 가게를 여는 것. 가진 것이라고는 낡은 모자 가득한 꿈과 단돈 12소버린 뿐이지만 특별한 마법의 초콜릿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을 자신이 있다.
하지만 먹을 것도, 잠잘 곳도, 의지할 사람도 없는 상황 속에서 낡은 여인숙에 머물게 된 ‘웡카’는 ‘스크러빗 부인’과 ‘블리처’의 계략에 빠져 눈더미처럼 불어난 숙박비로 인해 순식간에 빚더미에 오른다. 게다가 밤마다 초콜릿을 훔쳐가는 작은 도둑 ‘움파 룸파’의 등장과 ‘달콤 백화점’을 독점한 초콜릿 카르텔의 강력한 견제까지. 세계 최고의 초콜릿 메이커가 되는 길은 험난하기만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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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화양연화>, 시작점이 모호한 사랑에 대하여
굉장히 오래된 영화이지만 한 번도 본적이 없었기에 리마스터링 개봉이라는 소식을 듣고 영화관에서 봤던 영화 <화양연화>.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의 사랑이야기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 그저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작품이 아니어서 놀랐고, 굉장히 잘 만들어진 작품이어서 두 번 놀랐던 작품이었다.
영화 화양연화 시놉시스
화양연화花樣年華 가장 아름답고 찬란했던 시절에 대해 다룬 작품으로, 영화는 같은 날 같은 아파트로 이사 온 첸 부인과 차우의 서사를 보여준다. 이사 첫날부터 자주 마주치던 두 사람은 차우의 넥타이와 첸 부인의 가방이 각자 배우자의 것과 똑같음을 깨닫고 그들의 관계를 눈치챈다.
그 관계의 시작이 궁금해진 두 사람은 비밀스러운 만남을 이어가고 감정이 깊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서로에게 점점 빠져들기 시작한다.
“많은 일이 나도 모르게 시작되죠”
*본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조했습니다.
언제 시작했는지 모를 사랑에 대한 이야기
화양연화에 대한 내용을 아예 몰랐을 때 나는 이뤄지지 않은 첫사랑을 다룬 작품이라고 생각했었다. 유명한 대사인 “시절은 지나갔고, 이제 거기 남은 것은 없다”를 듣기만 하고 지나간 첫사랑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을 담은 내용인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이렇게 제목과 영화 사진 하나, 대사 하나 3가지 조합만으로 영화를 속단하면 안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영화 전반적으로 불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초반에는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상대의 배우자들이 불륜을 하고 있으면서도 나름 담담하게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었고, 더불어 그들 역시 불륜과 비슷한 상황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사랑이라는 감정이 자신도 모르게 찾아온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표현했다고 느껴졌다.
내적으로는 참담하고 비참한 감정을 느꼈을 주인공들이 자신들 역시 똑같은 불륜을 저지르면서, 그리고 그 과정을 굉장히 가랑비 내리듯 감정을 발전시키다보니 언제 이 감정이 시작되었는지 모르지만 어느샌가 상대방을 사랑하고 있는 그 모호한 사랑의 시작에 대해 너무나도 잘 표현한 작품이었습니다.
비밀의 배우자들
영화 <화양연화>에서 인상적이었던 연출은 상대 배우자들의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첸부인과 차우는 각각 결혼을 해서 가정이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배우자들은 목소리와 뒷모습만 등장할 뿐 단 한 번도 그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다.
이 연출은 이렇게 둘 사이의 관계를 의심하면서 첸부인과 차우의 시점에서 불륜을 일으킨 배우자들을 관찰자적인 마인드로 보게 만들었다. 그래서 더더욱 이 둘이 어떻게 만나게 됐고, 어쩌다가 시작을 하게 됐는지 굉장히 궁금하게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점차 영화가 전개될수록 첸부인과 차우 역시 서로에 대한 감정을 키워가면서 저 둘 역시 첸부인과 차우처럼 우연한 계기로 만나 자신들도 모르게 감정이 커졌겠구나 싶었다. 일부러 첸부인과 차우의 모습만 보여준 연출은 아마 불륜의 시작점을 궁금하게 만들며서 그 시작은 알 수 없고 모호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이 들었다.
단순한 bgm으로 영화를 제작하다
영화에서 음향의 효과는 굉장히 크다. 관객의 감정을 미리 끌어올리는 역할로 음향은 많이 사용되면서 영화에서는 다양한 bmg을 활용한다.
하지만 영화 <화양연화>에서는 그 다양한 bgm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유메지의 테마’와 ‘Quizas, Quizas, Quizas’ 두 곡을 가지고 영화를 이끌어간다. 그리고 노래 자체가 임펙트가 강한 편이어서 이 두 곡만 활용하면 오히려 루즈해지지 않을까 우려스러웠다.
하지만 이 두 가지 bgm만으로도 영화 자체를 꽉 채워줬다. 절망적일 때, 선을 넘고 싶을 때, 포기하고 싶을 때, 무료할 때, 행복할 때, 기대감이 가득 차있을 때 등 굉장히 다채로운 감정과 모두 어울리는 bgm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모든 감정신들과 잘 어울렸고, 특히, bgm이 흘러나올 때의 미장센은 정말 아름다웠다. 더불어 청각적인 부분에서의 단순함을 첸부인 역을 맡은 장만옥의 화려한 치파오를 통해서 어느정도 채워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왜 명작이라고 하는지 너무나도 잘 느낄 수 있었던 작품 <화양연화>, 카메라 미장센부터 연출, 그리고 음향, 배우들의 연기까지 조합이 너무나도 잘 어울렸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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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들의 해방을 꿈꾸는 작품 8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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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5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 수상작
유럽 영화계를 대표하는 거장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의 19번째 장편 영화 <당나귀 EO>는 영화 역사상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인 로베르 브레송의 걸작 <당나귀 발타자르>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동물권 문제에 대한 날카롭고 진중한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인데요.
10월3일 개봉할 #당나귀EO 와 함께 동물들의 해방을 꿈꾸는 작품 8선을 소개합니다.
인간의 그릇된 행동들로 상처받고 고통받는 동물들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당나귀 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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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련한 눈망울의 회색 당나귀 EO는 세상의 전부였던 서커스단으로부터 구조된 뒤 폴란드와 이탈리아를 가로지르는 긴 여정에 오른다. 평화로운 농장, 훌리건으로 가득한 축구장 공포의 소시지 공장, 쇠락 직전의 저택...다양한 공간을 오가며 겪은 인간 세계는 다정하면서도 잔혹하다.
[더 코브: 슬플 돌고래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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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촬영, 녹음 전문가, 특수 효과 아티스트, 세계적 수준의 프리다이버들로 구성된 이들은 돌고래 학살을 은폐하려는 마을 사람들의 눈을 피해 그 참혹한 현장으로 잠입한다.
[마이펫의 이중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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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주인바라기 ‘맥스’. 어느 날, 자신의 집에 입양견 ‘듀크’가 굴러들어오고 ‘맥스’는 ‘듀크’와 원치 않는 동거를 시작하게 되고 급기야 뉴욕 한복판을 헤메는 사건이 벌어지는데
[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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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에게 옥자는 10년 간 함께 자란 둘도 없는 친구이자 소중한 가족이다.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지내던 어느 날, 글로벌 기업 ‘미란도’가 나타나 갑자기 옥자를 뉴욕으로 끌고가고, 할아버지의 만류에도 미자는 무작정 옥자를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여정에 나선다.
[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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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켄트의 한 낙농장에서 태어나고 자란 젖소 ‘루마’의 아주 특별한 일상과 여정을 따라간다.
[파닥파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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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바다 속을 가르던 바다 출신 고등어 `파닥파닥`. 어느 날, 그물에 잡혀 횟집 수족관에 들어가게 된다. 바다로 돌아갈 꿈을 버리지 않고 탈출을 시도하는 `파닥파닥`으로 인해 수족관의 평화(?)는 깨지고, `올드 넙치`와의 갈등은 시간이 갈수록 커져만 가는데...
[프로젝트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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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버트 박사의 프로젝트를 위해 강제로 어미와 이별한 후 스테파니의 집에 맡겨져 ‘인간의 아이’처럼 길러진다. 허버트 박사 연구팀에게 맡겨지고 수화를 통해 기본적인 단어들을 배우며 놀라운 능력을 선보이지만, 어느 새부턴가 침팬지의 야성을 드러내는데..ㅍ
[프리 윌리]
cinepick!
수족관에서 가장 큰 골치덩어리인 고래와 어머니에게 버림받아 거리에서 방황하는 소년 제시의 만남. 제시는 소년원에 가게 될지도 모르지만 모든 것을 걸고 윌리를 풀어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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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으로도 채우기 힘든 사람의 마음
난 오늘도 크림 앱을 켜서 사고 싶은 물건을 구경했다. 보통이면 여러 개 찾아 보겠지만 근래의 나는 하나만 검색한다. 이제 물건은 나를 더 이상 기쁘게 해주지 못하는 것 같다. 어느 신발은 당근에 내놓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신는 것은 덩크 2족과 컨버스, 로퍼 4켤레다. 살 필요가 없던 것에 돈을 써왔다. 아. 이럴꺼면 그냥 우리 엄마 가방이나 사 줄걸. 무엇이든 경험해 보고 나서 후회하는 것이라곤 하지만 요즘 신발장만 보면 씁쓸하다. 결국 사람에게 제일 중요한건 내면이었다. 최소한의 사람구실만 할 정도로, 그러니까 흔히 말하는 TPO만 맞는다면 일상을 사는데 큰 문제가 없었다. 남들 사춘기때 하는 걸 안하고 살았으니 그 만큼의 댓가를 겪었다고 생각하면 편할 것이다. 이 합리화에 살을 더 붙힌다. 에잉. 그래도 뭐 먹는것보단 낫지. 물건이라도 남았으니까. 큰 손해는 아니라고 스스로를 위안해본다.
근데 이 합리화도 얼마 못 갈거라는 생각이 든다. 원래 금전감각이란 큰 돈과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무뎌지기
때문이다. 난 머지 않아 요즘은 뭐가 나왔나? 하는 마음에 스니커즈를 보고 있을 것이다. 또 아직 사회인도 아닌데 단일품목에 그정도를 태우는건 선 넘었지 하며 그거보다 싼 것들을 위시리스트에 넣을 것이다. 그리고 돈을 쓴다. 담배를 안 피우고 밖에서 밥을 잘 안 시켜먹는 내 생활패턴이 이 돈을 마련해 주었다고 생각하며 내 자신을 속인다. 그리고 호구가 된다. 리셀가로 웃돈을 주고 산다. 이번엔 다를거라 생각하지만 여전히 마찬가지다. 이걸 산다는 의미가 나의 어떤 것을 증명해주는게 아니라는걸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내가 마음에 드니까 산다!라는 핑계로 난 나를 속인다. 이 세상은 내가 알아서 만들어 가는 것이다. 남이 나를 만들어 주지 않는다. 되게 잘 아는 인생의 교훈인데 가끔 나는 알아서 멀리 돌아간다. 가끔 내가 하는 행동이 코미디같다.<블루 재스민>은 자아의 붕괴에 관한 영화다. 영화의 주인공은 재스민과 진저다. 진저와 재스민은 자매 사이다. 자매 사이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로 재스민의 남편이 진저의 돈을 갖고 사기를 친 것이다. 사실 사기꾼은 재스민의 남편 할이었어서 언니의 책임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구석이 있긴 하다. 이에 따라 언니를 그렇게 미워하지는 않지만 진저는 수천의 빚에 명확한 일자리도 없는 언니가 루이비통 가방과 일등석을 타고 왔다는 사실에 황당해한다. 여러모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재스민. 정신 차리기는 커녕 재스민은 과거 회상에 자주 빠진다.
과거 회상에 자주 빠진다는 것은 현재가 행복하지 못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재스민은 사실 오갈 데 없는 처지다. 동생 부부가 복권으로 딴 20만 달러를 사기당해 모두 날렸고 전남편은 남 등쳐먹은 사기꾼이었기 때문에 기댈 가족이 없다. 심지어 이에 대한 충격으로 아들 대니와도 멀어졌으니 낙동강 오리알이 딱 어울리는 표현이다. 돈 흥청망청 쓰던 과거에서 돌아와 현실의 이야기로 돌아가자. 재스민은 드와이트라는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드와이트는 정계 입문에 관심이 있는 외교관으로 품격 있는 미모의 재스민과 완전 찰떡인 커플이다. 둘의 연애 초기는 이렇게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다. 근데 이 알콩달콩한 분위기는 오래 못 갔다. 우연히 만난 진저의 전 남편(그러니까 남편 할의 사기 피해자)에게 재스민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듣고 드와이트는 이별을 고한다. 어려운 이별을 받아들이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재스민은 화를 불같이 낸다. 진저와 칠리가 깨를 쏟아내며 알콩달콩 사랑에 빠진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돌아버린 재스민은 진저 커플에게 악담을 내뱉고 밖으로 달려나와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이 영화를 보자마자 '자아의 붕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지금 당장 네이버에 '자아'라는 단어를 검색해보면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과 관념이라는 뜻이 나온다. 이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과 관념'은 구체적으로 딱 떨어지는 단어가 아니다. 그래서 각자가 생각하기에 따라 다른데, 나는 이 자아라는 단어를 삶의 기준이라고 적용하고 싶다. 내 자아가 무너졌을 때도 내 기준이 없어서 사람들이 규정한 것을 따라갔다. 재스민에게 있어 명품은 이 자아를 흐리게 만든 도구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나도 비싼 스니커즈들 좋아하고 아직도 신는 입장이라 잘 안다. 비싸다라는 기준은 애초부터 타인에게서 온다. 내가 싸다고 생각하면 싼거고 아니면 아닌 것이다. 또 이것은 상대적이다. 내가 어떻게 목표를 설정했느냐에 따라, 또 현실 지갑 상황에 따라 갈리는게 싸다 혹은 비싸다라는 관념이다. 이런 식으로 타인이 설정한 기준이 부조리하다는 걸 알면서도 멈출 수 없을때가 있다. 나는 내가 비싼 스니커즈들을 사면서 느꼈던게, 이것들을 사다보면 사람의 돈이 쉬워진다. 넷플릭스 구독료가 올라간다고 하면 '와 얘들 돈독 제대로 올랐구나'라고 생각하면서도 30~40만원대 스니커즈들은 '괜찮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건이 주는 기쁨이 되게 신선한 것이라서 사치품을 사는 것이 자아가 혼자 설 수 있는 환경이라고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더 중요한건 내가 누구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일텐데. 그것들에게서 받는 기쁨보다 중요한 건 맛있는거 먹고 좋아하는 사람 만나며 영화 재밌게 보는, 그런 사람의 근본적인 지점이었다. 내가 살아온 삶이란 이런 '나는 누구인가'를 채워과는 과정이었다.
재스민은 명확한 직업 교육도 못받았고 무너지는 현실에 대한 대처능력도 없어서 이런 것에 대해 탐구하지 못했다. 결국 그녀는 자아가 붕괴됐다. 오갈데 없는 입장인데 자기가 부자라는 환상에 빠진 채로 끝나는 결말이 그 예시다. 원래 자기가 만든 자아라는게 있었다면 돈을 해프게 쓰지도 않았겠거니와 동생의 복권 당첨금을 다 날려버리는 결과도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이 뿐일까? 돈 많은 남자랑 연애한다고 몸을 움츠리며 울 일도 없었을 것이고 사기꾼 남편을 만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영화는 쉬운 구조를 통해 현실감각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우디 앨런식의 코미디가 아닌 현실의 한 단면을 잘라 우리에게 보여준 것이다. 내가 누구라는 물음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리고 이것이야 말로 우리가 살아있게 도와준다. 물건? 있으면 좋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내 자신이 어떻게 서있을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앞을 정확하게 바라보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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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이미 망해버린 세계에서 아이들은 성장할 수 있을까
여름이 지나가면/코리안시네마
시놉시스
신도시 개발계획이 있는 지방의 한 마을이 있다. 마을로 부랴부랴 이사를 오는 기준의 가족. 동네가 ‘시’로 승격이 되고 난 뒤에는 진학에 유리한 농어촌 특별전형 혜택 자격도 없어진다. 새롭게 다닐 학교에서 전학 수속을 밟고 있는 사이, 기준의 새 운동화가 사라진다. 신발 도둑으로 의심을 받는 아이는 동네에서 유명한 결손가정의 형제들이다. 기준의 가족은 이 형제들이 신발 도둑이라는 의심이 강하게 들지만, 고작 신발 정도니까 모른 척 넘어가 준다.(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글입니다.
〈여름이 지나가면〉은 어린이의 세계가 그리 녹록치 않음을, 다층적으로 굴곡진 어른의 세계와 닮은 점이 꽤 많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영화다. 조수석에 앉은 기준은 불만이 가득한 얼굴이다. 희망에 부푼 엄마와는 달라 보인다. 서울에 살며, 적당한 재력을 가진 기준의 부모는 기준을 위해 농촌으로 이사를 결심했다. 농어촌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다. 기준이 잔뜩 불만인 이유는 단지 친구들과 헤어져 낯선 곳으로 간다는 데서 오는 것만은 아닌 듯하다. 어쩌면 기준은 마음 깊은 곳에서 이미 자기 삶이 자율성을 상실한 채, 부모 욕망이 투영되는 객체일 뿐이라는 점을 감각하고 있을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리 촘촘한 기획이라도 누군가의 삶을 완전히 포박하기는 불가능하다. 인간은 명령하는 대로 움직이는 로봇이 아니기 때문이다. 변화는 부모와 기준 모두가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찾아온다. 기준은 전학 첫날부터 브랜드 운동화를 도둑맞는다. 부모 없이 어렵게 생활하는 영문, 영준 형제가 범인인 듯 보이지만 확실한 물증은 없다. 기준에게는 이 사건이 뜻밖의 계기가 된다. 영문은 또래 집단의 우두머리 격으로 친구들은 그가 분위기를 잡고 한 마디만 하면 시끄럽게 떠들다가도 금방 움츠러든다. 기준도 영문이 무섭다. 동시에 영문과 가까워지면 금세 그와 비슷한 지위를 누릴 수 있겠다고도 느낀다. 기준은 자발적, 적극적으로 영문 형제에게 호의를 베푼다. 부모가 기준에게 ‘더 좋은’ 미래를 선물하기 위해 시골로 이사 왔듯이, 기준 역시 나름의 ‘더 좋은’ 미래를 위해 형제에게 잘 보이고자 하는 것이다. 이렇게 기준은 결코 부모가 의도하지 않았을 방식으로 자신의 자율성을 발휘하고 나름의 삶 기획을 이어간다. 이후는 악화일로다. 물론, 부모의 관점에서 말이다. 기준은 영문 형제와 함께 도둑질, 폭력 사건에 자주 연루되고 그럴수록 무리에서 상승하는 자신의 지위를 은근히 즐긴다. 기준은 늘 영문에게 더 잘 보일 방법을 찾는다.
기준을 ‘나쁘게 물들인’ 영문, 영준 형제에게도 자기 삶 기획이 있다. 이들 역시 부모 없이 근근이 삶을 꾸려야 하는 상황에서 남에게 위협감을 주고 남의 물건을 훔치는 행위로 자신의 미래를 모색해왔다. 요컨대 모두는 자기 자신의 상황에서 도출해낼 수 있는 최선의 방식으로 ‘좋은’ 미래를 모색한다. 그렇다면 누구의 기획이 최종적으로 승리하고 관철될까? 더 많은 자원을 가진 자의 기획이다. 기준은 결국 그의 비행을 참지 못하는 부모에게 이끌려 다시 서울로 돌아간다. 기준은 끝까지 영문, 영준 형제와 어울리고 싶다. 영문, 영준 형제는 자상한 척 시혜와 동정, 멸시의 시선을 교차로 건네는 기준의 부모님이 밉다. 하지만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기준의 부모와 달리 자기 삶 기획을 관철할 아무런 자원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을 반영하듯, 〈여름이 지나가면〉에는 어른과 사회가 없다. 자식에게 계급을 세습하는 일만이 중요한 부모와 형제를 방치하는 학교와 이웃이 있을 뿐이다. 공적 역할을 상실한 사회, 신자유주의적 경쟁관계가 만연한 사회는 모두가 자기 안위만을 고민하게 만들었고, 아이들까지 폭력적인 방식으로 여기에 연루되게 했다. 아이들 사이의 폭력과 경쟁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어르고 달래고 뒷받침해줘야 할 어른과 사회가 사라져가는 속도와 비례해 더욱 첨예해진다.
이렇게 결과만을 중시하는 경쟁 문화는 어린이들의 세계까지 잠식했다. 꼼수를 써도 좋은 학교 가서 성공하기만 하면 된다는 부모와 친구를 괴롭히더라도 권력감만 느낄 수 있으면 된다는 기준은 닮은 데가 많다. 영화는 여러 질문을 남긴다. 서울로 돌아간 기준은 부모의 뜻대로 ‘좋은 대학’에 들어가 부모의 계급을 세습할 수 있을까? 그런다고 기준이 정말 행복해질까? 영문과 영준은 어떨까? 그들에게 다른 삶 기획이 들어설 기회가 주어질까? 아마도 높은 확률로 지금 그들이 부득이하게 들어선 ‘비행’의 길에서 오랜 시간 허덕이지 않을까?
어린이, 청소년의 성장을 다루는 최근의 영화에서 이들이 마주한 세계는 종종 출구 없는 미로처럼 보이는 경향이 보인다. 그 양상은 갈수록 폐쇄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들이 마주한 세계는 처음부터 망해 있는 상태다. 기존 질서에 안착한 어른들은 뒤틀린 세계에 무심하고, 탈락한 어른들은 어딘가로 사라져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들은 늘 외롭다. 사회가 늘 ‘우리의 미래’라며 상찬하는 어린이들은 이런 세계에서 성장하고 있다. 때문에 ‘어린이가 희망이다’라는 말은 지독한 위선이다. 썩은 토양에 뿌린 씨앗이 잘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이 어불성설인 이유와 마찬가지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을 통해 제25회 국제전주영화제에 기자로 초청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여름이 지나가면〉 상영 시간은 아래와 같습니다. 다른 영화 상영 시간은 영화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5월 3일 10:00 메가박스 전주객사 5관(213)
-5월 5일 21:00 CGV전주고사 4관(457)
-5월 8일 10:30 메가박스전주객사 1관(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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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을 마주하고 환하게 웃는 우리들
첫사랑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 내 첫사랑이 무엇인지 나 자신에게 묻기 시작한다. 글쎄. 누구였을까. 막연하게 생각이 안 난다. 이 글을 쓰며 몇 명의 얼굴이 지나간다. 가장 가까운 시기인 넌 아니고. 걔는 그런 마음이 있었을까. 지금 2022년에 뒤돌아 봤을 때 '걔는 사랑이었어!'라고 생각하면 첫사랑이 될 것이다. 어렵지 않게 한 도착점으로 향한다. 일단 이성 이전에 인간관계도 똑바로 만들지 못했던 나였기에 손가락과 혓바닥을 뽑아버리고 싶은 이불 펑펑 흑역사를 만들어 첫사랑을 떠나보냈다. 첫사랑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 아마 겁나 창피해서 자기 전에 생각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 이 글을 읽는 분들 역시 다 똑같을 거라 생각한다. 첫사랑은 창피한 게 매력이지.
다른 첫사랑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 아니지. 그 '다른 첫사랑'은 어쩌면 지금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두운 내면을 드러내는 게 재밌었던 나. 내가 하는 위로가 사람들에게 닿을 때마다 짜릿짜릿한 기분이 들었다. 이 이유로 이 글쓰기가 오랫동안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울컥하는 노래 가사처럼 마음에 들어가는 문장을 쓰고 싶었던 나. 난 아직도 그것에 낭만이 생겨서 이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뭐 지치기도 지치지만 난 이런 시간이 즐겁다. 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글을 쓰는 재미는 엄청 크다. 또 작가님이라고 불러주는 호칭도 포기하기 싫기도 하고. 어렸을 때 순수하게 쓰는 거에 집중해서 문예부 동아리 편집장까지 했던 다. 이상한 인간관계법이 있긴 했지만 여러 사람을 감동하는 글을 쓰는 순수한 재미는 그때가 20대인 지금보다 더 반짝반짝 빛났다. '왜 항상 대비해도 창피한 흑역사가 생기는가'라는 내 삶의 과제가 있어도 이 동기부여를 포기하기는 너무나도 싫다. 역시 이 마음이 나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들 무언가에 진심일 것이다. 그래서 즐거움과 꿈에 투신하는 사람들을 보면 흐뭇하고 뿌듯한 기분이 들 것이다. 2021년, 일본의 여름에 영화 제작에 진심인 여학생들이 있다. 이 학생들은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한다. 근데 좀 특별하다. 사무라이 액션 영화다. 이 친구들과 영화를 만들어보자. <썸머 필름을 타고!>다.
시대극에 진심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뭔데?" "널 좋아한다고!" 모니터 안의 남녀는 서로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있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답다. 선남선녀가 달달한 사랑이야기를 보여주는 걸 보니 지켜보는 우리까지 뿌듯해진다. 카메라는 모니터 밖으로 옮겨간다. 결과물에 대해 이야기하는 감독과 배우. '이 장면은 어떻게 찍었어야 했는데-'라고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여고생 영화감독 카린은 로맨스 장르를 만드는 데 특별한 재능이 있다. 곧잘 영화를 잘 만들어서 학교 내에 인기가 있는 카린. 대중적인 장르에 사랑스러운 연출 방식까지 과연 인기가 있을 만하다. 그런데 그런 카린을 이글이글 바라보는 인물이 있다.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 맨발이었다. 저게 영화야? 까르르 웃는 친구들을 뒤로하고 뭔가 착잡한 표정으로 속상해하고 있다. 가방을 챙기고 교실을 나서는 맨발. 이런 맨발을 망원경으로 쳐다보던 킥보드. 맨발에게 '(영화 제작) 동아리 끝났어?'라고 묻는다. 맨발과 킥보드는 어디 놀러 가기로 한 것 같다. 시골의 어느 외진 곳에 가는 두 사람. 폐차가 머지않은 트럭에 도착해서 DVD를 연다. 재생한 것은 사무라이를 소재로 한 시대극이었다. 영화사에 전설적으로 남은 <7인의 사무라이>부터 갖가지 시대극을 죄다 꿰뚫고 있다. 맨발은 시대극이라는 로망을 실현하기 위해 영화 제작에 나선다. 우리의 감독 맨발은 친구 '블루 하와이', '킥보드'와 함께 길이 남을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더 상큼발랄하게
일본의 틴에이저물이다. 주인공 3인방 이토 마리카, 카와이 유미, 이노리 키라라의 통통 튀는 연기는 보는 재미가 있다. 특히 영화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카와이 유미가 인상 깊다. 단발 헤어스타일에 동그란 안경을 끼고 등장하는 '킥보드'. 극에서 주인공 3인방과는 다른 특징이 있다. 시대극, 액션 영화를 그렇게까지 선호하지 않는 킥보드. 이 킥보드는 두 사람과 적당히 잘 어울리면서도 중후반부까지 이어지는 인물의 성격을 잘 유지해야 한다. 이 두 사람과 킥보드의 차이점이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데다가 이 작품의 사랑스러움을 견지하기 때문이다. 이 인물의 기본적인 캐릭터 설정부터 시각적인 구현 방식까지 초중반부 극이 유치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이유는 이 배우의 분위기가 아주 큰 몫을 했다.
다른 인물인 '맨발' 역시 과하지 않게 적절한 선을 잘 탔다. 사실 또래들에게 대중적인 취향으로 꼽히기엔 거리가 아~주 멀다. 지금 20대인 나 주변에도 <7인의 사무라이> 같은 작품을 본 사람은 몇 없으니까. 이걸 10대로 범위를 넓히면 더 비중이 줄어들 것이다. 현실성이 없어 보이는 인물 설정에 왠지 모르게 진심이 느껴지는 뛰어난 캐릭터성을 선보였다. 왠지 류수영 배우 닮은 외모에 귀여운 사랑이야기를 구현할 수 있었던 건 이 사람이 태어나면서 가꿨던 매력이 큰 덕을 봤다고 생각했다.
이런 식으로 배우들과 감독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랑스러움을 영화로 잘 구현해냈다. 여러분도 10대 때가 그리울지도 모르겠다. 난 가끔 그립기도 하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학교 도서관에서 한국 단편 소설 읽던 때가 정말 순수하게 재밌었던 때다. 그렇게 20대 중반이 된 나. 가끔은 뭐가 재밌는지 생각에 빠질 때 있다. 단순히 나만 그럴까? 아닐 것이다. 순수하게 무언가에 부딪히고 싶은 사람들이나 그런 게 이미 있는 분들에게 이 영화는 흐뭇한 미소가 되어줄 것이다.
갑자기 찾아온 첫사랑
누구든 어떤 사람을 몰래 짝사랑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왜 짝사랑을 할까? 사실 사랑에 빠지는데 이유 같은 건 없다. 좋으면 그냥 좋은 것이다. 영화는 이 '좋으면 좋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쭉쭉 전개한다. 전체적으로 이 영화는 덕질에 관한 이야기다.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아닌 사랑 중인 인물들이 영화의 소재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영화 전체적으로 '이러저러해서 너는 무언가에 푹 빠져야 함'을 중요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전반적인 영화의 목표는 그냥 사랑스러운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려울 수도 있는 부분을 절묘하게 빗겨나가서 할 말에 잘 집중한 감독의 수가 돋보인 부분이다.
위의 문단의 예를 들어보자면, 우선 영화 제작 과정이 소상히 잘 들어갔다. 주인공은 10대 학생들이다. 핸드헬드 카메라 큰 걸 들고 다닐 리가 없다. 당연하다. 그래서 아이폰과 거치대 하나만으로 배우들의 모습을 담는다. 뭐 이 정도는 그럴 수 있다. 우리 주변에 영상을 전공으로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건 쉽게 볼 수 있으니까. 그런데 그 외에 배우들을 섭외하거나 스태프를 고용하는 방식은 유쾌하고 사랑스럽다. 가령 음향 스태프를 설득할 때 한 야구부원과 이야기한다. 왜? 야구공 던지는 소리만으로도 부원 누가 야구공을 던졌는지 알 수 있으니까. 많은 영화를 봤지만 이런 건 처음 들어본다. 이런 식으로 고등학교 야구부원과 영화 제작이 관련 있는 방식은 다른 영화와 차별점이 있으면서도 유지하고 싶었던 귀여움을 잘 소화해낸 좋은 예시가 될 것이다. 또 영화를 본 분들에게 기억에 남을만한 것이 조명 감독을 섭외한 방식이다. 진짜 있을법한 사람에게 엉뚱한 특성을 끄집어내서 영화에 조합시킨다. 이런 영화 제작기가 소재인 작품에 스태프를 섭외하는 것은 사실 극의 배경이 될 만큼 중요하다. 근데 이 작품은 이를 괜찮게 잘 전개하니 사려 깊었던 각본의 힘이 느껴진다.
그리고 각본에서 부분 부분 섬세한 느낌이 잘 느껴진다. 일단 라이벌로 설정된 카린과 '맨발'의 관계다. 일단 '맨발'이 이 영화를 만든 이유는 카린을 라이벌로 생각해서다. 일본, 10대 소재 영화. 뭔가 예상한 줄거리가 쭉- 나타날 것 같다. 그런데 후반부를 보면 단순히 그 뻔한 방식으로 인물들을 소비하지 않았다는 것이 느껴진다. 이 영화가 단순히 사춘기 때 학생들이 부렸던 객기가 아니라 순수한 열정을 소재로 삼았다는 건 카린과 '맨발'의 관계 변화가 후반부에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카린과 '맨발'의 행동 근거 역시 이 영화의 배경이 학교 동아리라는 것에서도 시너지가 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을 경제적으로 잘 쓴 감독의 수가 돋보인다. 이 덕분에 후반부의 장르 급변에 더 힘을 준 느낌이다. 뻔할 수도 있는 극의 이야기가 되짚어 봤을 때 살짝 신선해지기까지 하는 좋은 설정의 힘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이야기 전반적으로 인물들의 이유와 계기에 힘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 주요하게 작동한다. 극에 나오는 방식처럼 '난 널 좋아해!'를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이 영화는 사랑에 관한 영화구나' 느낄 수 있었던 건 짧든 길든 사랑의 모티프가 구석구석 사용됐기 때문이다. 킥보드는 무얼 더 좋아하는지. 블루하와이는 어떤 걸 좋아하는지. 맨발이 좋아하는 건 무엇인지. 카린은 어떤 걸 이해하고 있는지. 그런 것들이 각본 내에서 나름의 이유를 보여주며 잘 전개된다. 계기와 원인, 이유에 물리적인 비중을 많이 할당하면 영화가 번잡해질 수밖에 없다. 왜? 10대 시절 소중한 친구관계와 꿈, 그리고 사랑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던 게 이 영화이니까. 그런데 정말 기본적인 설정과 '친구관계'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하고 싶은 말에 포커싱을 잘 뒀다. 이 선택과 집중이 '원래 사랑에 빠지면 그런 거지!'라는 걸 생각하게 만드니 아이디어 기획이 좋았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건 근데 너무 갑자기야
글쓴이는 영화를 보다 중반부에서 응? 하는 지점이 있었다. 이 소재가 후반부까지 이어지고 나니 '아~'싶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중반부의 갑작스러운 전개와 엔딩의 장르 변화가 장점이었다는 건 아니다. 현실적으로, 또 사랑스러웠던 이야기가 휙 바뀌는 전개는 살짝 아쉽다. 이게 영화를 보고 나서 씨네21의 인터뷰를 찾아보면 감독이 이 부분을 찍기 위해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영화의 터닝포인트 두 지점이 극의 핵심이 되는 셈이다. 뭐 끝까지 다 보고 나서 뭉클해진 것도 사실이고 이것들을 위해 그렇게 설정했다는 게 납득이 안 가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 주인공의 인물 특성을 그렇게 하는 게 능사였는가? 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인물들의 개성이 살짝 퇴색되는 느낌이었다. 금세 우리가 알던 일본의 로맨스 영화가 겹쳐 보인다. 보자마자 생각나는 일본 영화가 있을 것이다. 이런 설정이 시대극을 소재로 했다는 참신함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또 엔딩에서 장르가 급변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쉽다. 쓸데없이 잘 찍어서 더 아쉽다. 어떤 인물들이 하이라이트 신에서 어떤 행동을 한다. 이 인물 중 한 인물이 이쪽에 능력이 있다는 묘사가 없다. 그래서 갑자기? 왜 이렇게 잘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또 일반적으로 고등학교 동아리 시절에 만든 영화를 유튜브 같은 공개적인 플랫폼이 올리는 게 아닌 한 그 부분까지 신경 쓰는 사람이 지인 외에 몇 명이나 있을까?라는 의문점이 있다. 그냥 남자 주인공이 단지 그렇다고 해서 그런 설정 전부를 퉁 친 것이 된 셈이다. 또 사람이 다시 태어나는 게 아닌 한 남자 주인공의 목표가 정말 성공할 수 있는지도 각본에 의문점이 든 부분이었다.
빛나는 청춘
뭐 이건 영화 팬으로서 나의 소견을 담은 것이다. 이 영화는 반짝반짝 빛나는 생기로 가득 차 있다. 이토 마리카와 카와이 유미, 이노리 키라라 셋의 빛나는 귀여움은 러닝타임 후반부까지 관객을 이끈다. 또 무언가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재기 발랄함만으로도 극은 후반부까지 충분히 재미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사랑받는 인생도 중요하지만 무언가에 깊게 빠진 삶이야 말로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내일 일어나서 개봉 뭐하지 찾아보고. 내가 좋아하는 장르 중 전설적인 영화(<7인의 사무라이>)같은 영화를 되짚어보고. 리뷰를 써보기도 하고. 실질적으로 영화 제작에도 참여하고. 그런 생기가 사람에게 상처도 되지만 누군가의 동기부여로 작동하는 건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랑에 빠진 인물로 우리 삶의 열정을 되짚어볼 수 있다는 건 영화의 큰 장점이자 재미다. 다들 이 영화로 여러분의 청춘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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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썸머 필름을 타고 - 무언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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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엔 너희들의 청춘을 내가 좀 쓸게”
시대극 찐팬으로 영화 감독을 꿈꾸는 고교생 `맨발`.
영화 동아리에서 자신이 기획한 [무사의 청춘]이 탈락되자
직접 영화를 만들기 위해 절친 `킥보드`, `블루 하와이`와 드림팀을 결성한다.
우연히 극장에서 만난 미래에서 온 의문의 소년 `린타로`를 주인공으로 전격 캐스팅한 `맨발`은
꿈에 그리던 촬영을 시작하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가 터지는데…
영화도, 꿈도, 사랑도 Ready Action!
올 여름 최고의 청춘+로맨스x시대극÷SF 걸작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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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위대한 계약 : 파주, 책, 도시> 메인 예고편
책을 만들면 구속되던 시절
책의 유토피아를 꿈꾸는 이들이 있었다
이들의 꿈에 새로운 도시를 희망한 건축가들이 동참했다
위험한 계약이라 불리던 ‘위대한 계약’
그리고 세계 어디에도 없던 도시의 탄생!
책과 영상과 예술의 문화 허브에서
새로운 미래를 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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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블라이스 스피릿> 메인 예고편
죽은 아내가 살아 돌아왔다?!
뮤즈였던 전처 ’엘비라’의 죽음 이후
슬럼프에 빠진 작가 ‘찰스’는
영감을 얻기 위해 사랑하는 아내 ‘루스’와 함께
심령술사 ‘마담 아카티’를 찾아가 강령회를 제안한다
‘마담 아카티’의 진지한 퍼포먼스에도 불구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자 다들 코웃음 쳤지만
그 날 밤, ‘찰스’ 앞에 죽은 ‘엘비라’가 나타나는데…
목숨 건 살벌한 삼각관계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