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3-09-18 23:30:17
[SICFF 데일리] 기울어진 세상을 헤엄쳐
영화 <나의 수호신>
SYNOPSIS.
위험에 빠진 아이, 이상하고 귀여운 수호 동물과 마주치다
PROGRAM NOTE.
절친 타이스와 함께 수영 대회를 준비 중인 열한 살 소녀 아마. 아마는 스스로 네덜란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세네갈 출신인 아마의 부모님은 망명 신청을 거절당해 더이상 합법적으로 네덜란드에 거주할 수가 없다. 어느 날 남동생과 엄마가 불시에 잡혀가고, 도망친 아마는 아빠를 찾아 헤매던 중 거대한 호저가 자신을 따라오고 있음을 알게 된다. <나의 수호신>은 네덜란드에 있는 수많은 불법 이민자들이 평범하게 살아가는 현실에서 착안한 판타지 영화다. <나의 수호신>은 자신의 집이라 생각했던 곳에서 쫓겨나는 상황에 직면한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집의 의미’를 묻는다. 이민자 이슈는 현대 사회에서 가장 큰 논란 중 하나이지만, <나의 수호신>은 인권이라는 큰 틀 안에서 우정과 연민의 힘으로 해피엔딩을 맞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통해 현실의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기를 소망하는 작품이다. (최은영)

우리가 사는 도시를 집어들고 가방 털 듯 탈탈 털면, 거기서 후두둑 떨어지는 동물들은 개, 고양이, 햄스터… 같은 것만이 아닐 거라는 이야기를 어디에서 읽었더라. 생각지 못한 동물들이 후두둑 떨어질 거라는, 정글에서나 볼 거라고 생각했던 동물들이 실은 우리와 같은 도시에 살고 있다는 그 말을.
그렇다면 사람은 어떨까. 나와 비슷한, 아주 닮지는 않았어도 대충 엇비슷한, 그리고 나와 다르지만 대충 예상했던 사람의 범위, 그 바깥의 누군가를 분명 마주하게 되지 않을까.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도시 한복판에서 마주칠 거라 생각하지 않듯이.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익숙한지 아닌지 고작 그 문제다. 누군가의 상상력 하나로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 우리에게 너무 익숙해진 것처럼.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그려 본다면, 우리 모두 똑같이 그릴 수 있을 것처럼.
우리의 주인공 아마는 그렇게 도시를 탈탈 뒤집으면 조금 당혹스러울 법적 지위를 가진 채로,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살고 있다. 성격도 밝고, 공부도 잘하고, 네덜란드 최고의 수영 선수를 보며 꿈을 무럭무럭 키우고 있는 될성부른 수영 유망주 어린이이기도 한데, 대회 하나를 나가려고 해도 ‘써도 될 것’과 ‘써서는 안될 것’을 신중하게 골라내야 하는 처지에 있다.
아마가 사는 집은 그 자체로 하나의 마을 같다. 아이들을 씻기고 자신도 씻기를 즐겨 하는 이웃이 샤워기를 틀면 계단참으로 물이 주르륵 흐르는, 그만큼 연결되어 있는. 그러나 아마의 가족은 이런 상황에 불평을 일삼기보다 자연스러운 생활의 풍경으로 받아들이면서 살고 있다. 아빠와 장난칠 때나 썼던 소금 통 하나를 사러, 그 심부름 하나로 아마의 생활이 영영 달라질 때까지는.
집에 있던 아마의 어머니와 동생은 “불법 이민자”여서 잡혀 가고, 아마는 놀이터에 숨어서 일을 나가신 아빠를 기다린다.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아마의 세상이 전체적으로 기울어 있음을 관객은 이내 깨닫게 된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유가 아니라 정말로 앵글이 항상 기울어 있다. 학교도, 경찰서도, 집 바깥도, 전부 다 기울어 있다. 아마가 아빠를 찾아 들어간 “드 로테르담” 건물, 아빠의 일터 또한.
이 기울기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것이다. “불법 이민자”에 대한 편견은 말할 것도 없고, 아마는 스스로가 네덜란드 사람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자랐기 때문에, 자신이 불법 이민자이고 그 편견 속에 살아가는 존재이지만 동시에 사무직과 청소 일에 대한 편견도 가지고 있다. 아버지가 일한 업체의 이름은 Sunshine services이지만, 역설적으로 선샤인이라고는 전혀 빛나지 않는 밤에만 일하고, 밤으로 취급받는다. 세계가 기울어 있는 것이 사실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이 서글픈 현실에 갑자기 거대한 호저가 나타난다. 영화 자막에서는 고슴도치로 번역되었지만, 호저는 고슴도치와 다르다. 꿀벌과 말벌 정도의 차이랄까. 고슴도치가 가시를 있는 힘껏 세워도 멀리서 (그러니까 그 가시가 나를 공격하기 않을 거리에서) 보면 귀엽겠지만, 호저가 가시를 세우는 모습을 멀리서 보면… 그로테스크하다.
나는 호저라는 생물이 세상에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호저를 처음 봤는데, 심지어 인도의 동물원에서 야행성 동물들을 모아 놓겠다고 조명을 있는 대로 침침하게 해 둔 어둠 속에서 그 가시가 파르르 서는 모습으로 처음 보았다. 뭔데 저거. 뭐야. 왜 무서워. 무서움을 익히 아는 다른 동물보다, 전혀 모르는 생물의 가시가 더 무서웠다. 알고 보니 호저는 정말 만만치 않은 생물이었다. 호저의 가시에 공격을 받으면 맹수도 배겨낼 재간이 없다.
그러나 이 영화, <나의 수호신> 원제인 ‘토템’답게, 이 영화 속 거대한 호저는 귀엽기만 하다. 도시 속의 사람은 내지 못한 위로의 울음소리를 호저가 낸다. 제목이 <나의 수호신>인데 자막에는 ‘토템’으로 나와, 수많은 어린이 관객들이 엄마에게 “토템이 뭐야?”를 물어야 했음은 아쉬운 포인트지만… (참고로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토템은 “부족 또는 씨족과 특별한 혈연관계가 있다고 믿어 신성하게 여기는 특정한 동식물 또는 자연물. 각 부족 및 씨족 사회 집단의 상징물이 되기도 한다.”)
커피 머신도 사랑이 필요하다며 쓰다듬는 사람이 있는 도시에서, 아마는 그저 호저와 함께 걷는다. ‘상상 속의’ 존재가 아니라면 같이 걸을 상대도 없는, 대도시 속 외로운 아이의 삶. 집이었던 곳은 경찰과 개의 손에 마치 범죄자의 소굴처럼 취급되며 서슴 없는 수색의 대상이 되지만, 호저는 깡통 차기 놀이 상대가 되어 준다. 마치 전통 속 여우 사냥의 한 장면처럼, 아마가, 사람이, 개에게 쫓기는 장면이 현실에서는 연출되지만 호저는 파르르 가시를 세워 아마를 지켜준다.
극중에서 호저를 볼 수 있는 인물은, 아마와 마음의 결을 같이 하는 이들뿐이다. 애초에 아마의 옆에 서 있었던 이들을 제외하면, ‘그리오grio’ 그러니까 가수이자 시인인, 노래로 이야기를 전해 이야기가 사라지지 않게 하는 일을 사명으로 품은 이들밖에 없다. 이는 영화를 포함한 예술의 기능 중 주요한 한 지점을 짚는다. 기울어진 세상에서도 노래는 계속되어야 함을.
‘온 세계가 당신의 조국’이라는 네온사인이 무의미하게 빛나는 거대한 도시에서, 정작 도시 안에서 평생을 자란 사람을 밀어내는 도시에서, 아마는 호저의 등에 올라 기울어진 세상을 걷는다. 이 차가운 현실에, 이야기 하나를 놓는다. 그 순간 세상은 변한다.

기울어진 세상에서도 ‘상자 바깥에서, 틀을 깨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쩌면 그들이 그리오grio의 후예, 그러니까 이야기가 잊히지 않도록 하는 이들인지 모르겠다. 아마가 외로운 여정을 걷는 내내 곳곳에서 아마를 먹이는 손길이 있었듯이, 이 외로운 도시를 가방 뒤집듯 탈탈 털면, 생각지도 못한 동물들이나 사람들과 함께, 환대의 손길 또한 함께 후두둑 떨어질 것이다.
아마는 앞으로도 기울어진 세상을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아마의 정체성은 ‘네덜란드인’에서 ‘경계인’으로 달라졌을 것이다. 사실은 우리 모두 경계인임을 우리는 언제 깨달을 수 있을까. 여기 계속 사는 거냐는 질문, 아마와 타이스 두 아이의 물음에 부모님의 대답은 동일했다. “그래, 당분간은.” 이사를 가든 추방을 가든, 결말이 어떻든 우리 여기서 당분간은 살아갈 존재들임은 동일하다. 도시를 뒤집어 탈탈 털면 후두둑 떨어질 존재들이라는 사실만큼은 동일하다.
그게 다르게 취급되는, 기울어진 세상을 우리 살아가지만, 이 기울어진 세상에서 노래와 환대의 손길은 계속되니, 새처럼 날아드는 그 손길과 멜로디를 따라 계속 헤엄쳐갈 일이다. 씩씩하게!
9월 15일 20:00-21:37 롯데시네마 은평 5관
9월 17일 16:00-17:37 롯데시네마 은평 6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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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JU IFF 데일리] 경계를 넘어, 지경을 넓히는
DIRECTOR. 이자벨라 브루네커
CAST. 야나 맥키논, 빌 케이플
SYNOPSIS. 늦여름. 20대 후반의 젊은 여성 이가가 이상적인 행복을 꿈꾸며 공상에 잠기는 시기다. 그녀는 차를 몰고 스코틀랜드로 가기로 결심한다. 여행 중 이선이라는 서른 살의 영국 남자와 동행하게 되면서 이가는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자신의 목표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새로운 인연을 맺게 만드는 로드무비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을까. 2010년대에 <비포 선라이즈>를 보며 나는 몇 번이나 생각했다. 얘들아 기차에서 모르는 사람이랑 대화하면 위험해. 그리고 잔디밭에 누우면 쯔쯔가무시의 위험이 있단다… 하지만 애초에 내겐 그런 로맨스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기차에서는 내가 예매한 자리에만 얌전히 앉아있을 것이며, 옆자리 사람들이 시끄러우면 조용히 이어폰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켜면 그만이니까.
그리고 이 차가운 시대에, 전주국제영화제에 도착한 자동차 로드무비 한 편. 영화 <슈거랜드>의 스토리라인은 자못 단순하다. 한 여자가 휴게소에 잠시 멈춰섰다가, 불을 빌리며 히치하이킹을 청하는 남자를 만난다. 내키지 않았지만 고민 끝에 여자는 남자를 태우고, 두 사람은 일련의 자잘한 사건들을 겪고 대화를 나누며 조금씩 가까워진다. 모르는 곳에서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이야기는 수많은 이야기의 전형이고, 이 영화 속 사건들은 진폭이 크지 않음에도, <슈거랜드>는 시선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
물론 <비포 선라이즈>를 보며 쯔쯔가무시를 우려하던 나의 마음은 <슈거랜드>를 보면서도 드러난다. 라이터 빌려주지 마! 모르는 남자 차에 태우지 마! 내릴 때 차키를 왜 두고 내리는 거야, 그 사람이 차 끌고 도망가면 어쩌려고! 그러나 다행히 여정은 계속된다. <비포 선라이즈>의 시대를 지나버린 관객의 우려를 이해한 듯, 주인공 두 사람도 조금씩 쭈뼛거리고 망설인다. 단지 그 작은 망설임을 조금씩 넘기고, 서로의 친절함에 대해 이야기할 뿐이다. 두 사람의 대화는 심심하지만, 그렇게 조금씩 서로를 알아 가게 된다.
경계하고 벽을 세우는 게 자연스럽고 안전하게 받아들여지는 시대에 잊혔던 사실이, 그렇게 새삼스럽게 드러난다. 관계는 결국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고, 마음을 쓰면서, 장벽이 낮아지면서 시작하는 거란 것. 그러다 보면 결국 상대를 버려두고 갈 수 없게 된다. 이런 세상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의아해 한다. 친절이 사라지고, 그 냉기가 나의 숨통을 위협하는 것처럼 느껴질 만큼 답답한 세상.
그 시대는 에단(이라 불린 남성)의 입에서 “탈낭만주의” 시대라고 정리된다. 그 시대에도 여전히 진정한 사랑을 믿고 싶어하는 이가(Iga), 그리고 현실은 다르다고 말하는 에단(Ethan) 두 사람 모두 사실 본질은 비슷하다. 친절의 가치를 아직 믿고 싶어하는 서로를 알게 된다. 이런 세상에서 서로를 “미쳤다”고 말하면서. 이런 시대에 사랑의 가치를 믿는다는 건 거의 종교적인 측면이 있다. 그런 지고지순한 아름다움은 인간의 세속적인 풍경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이런 시대에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랑은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작은 음악 소리를 듣고 “좋아하는 노래”라며 벌떡 일어나 웃을 수 있는 용기, 그리고 같이 일어나 같은 동작으로 춤 출 때, 우스워질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때 그 음악이 선명해지는 현상이다. 다시 말해 그런 용기가 없으면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한 용기, 서로의 문을 두드리지 못하는 망설임이 뒤섞이면서 그 안에서 무엇이 선명해지는지를 천천히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나 생은 우리의 유리창을 깨뜨리고, 그때 설렘만큼 선명해지는 무언가가 있다. 서로에 대해 알아간 내용이 커지고 많아질수록, 유리창처럼 깨져 서로를 찌르는 파편들도 커질 수 있다. 어차피 모든 성향과 성격은 양면적으로 평가될 수 있기에.
사랑이라고 부르기에 아직 어린 감정이지만 힘이 세다. 잠시 내 경계를 잊게 하고, 그 모든 경계를 넘어서 다른 세계로 데려가 준다. 사랑은 그래서 위험하다. 둘이 넘어선 경계는 단순히 행정구역의 경계만은 아닐 것이다. 영화에서 일일이 열거하지는 않지만, 남들이 보기엔 멀쩡해 보이지만, 두 사람 모두 각자 뛰어넘고 싶은 삶의 경계와 고민을 가득 안고 있었다. 삶은 그런 곳이니까.
이 영화 속 날은 늘 흐리고 안개가 끼어 있다. 채도가 낮은 16mm 필름의 색감 안에서, 물기 어린 시각으로 우리는 두 사람의 세상을 본다. 삶은 쩌면 그토록 모호한, 미지의 세계이고… 우리는 그 안에서 자동차 한 대처럼 유유히 차곡차곡 나아간다. 가끔은 유리창도 깨지고, 가끔은 대화도 나누면서. 가본 적 없는 곳에도 거침없이 달려가면서.
그렇게 뛰어들었다가 돌아 나오면, 세상의 경계선은 한층 넓어져 있다. 그리고 나면 비로소, 이가의 앞에 해가 뜬다. 지난 시간을 딛고, 지금까지의 시간 밖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힘. 푸르스름한 질감 너머 그 힘의 빛이 전해지는 영화였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2025.04.29-05.09) 상영일정]
2025.05.02 11:00 CGV전주고사 7관 (상영코드 209)
2025.05.05 14:30 CGV전주고사 7관 (상영코드 527)
2025.05.08 21:30 CGV전주고사 7관 (상영코드 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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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의 향연, 영화 <카네기 홀>
한 해가 저물어간다.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정동회 12월 모임에 8명의 회원이 모였다. 지난해 12월 모임에서 비엔나 필이 황금 홀에서 공연한 실황 베토벤 <합창 교향곡> 전곡을 스크린을 통하여 한 시간 넘게 즐겼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기에 <합창 교향곡>의 감동을 가슴에 품은 기억이 새롭다. 올해 금년 모임의 대미는 무엇으로 장식할까? 기대에 찬 심정으로 안양 공방으로 향했다.
미리 준비한 뜨끈한 양구 펀치볼산 우거지 소고기 국과 함께 김밥을 먹으며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들었다. 오늘의 메인코스 영화 <카네기 홀(Carnegie Hall)>을 감상하기 전 맛보기로 들려준 애피타이저다. <카네기 홀>은 1947년에 개봉하였으니 환갑과 고희를 넘겨 이제 80세를 바라보는 고전 영화다.
여주인공 노라, 다섯 살 때 카네기 홀에서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연주를 직관하는 경험을 한다. 어른이 되어 카네기홀에서 일하며 뛰어나지만 고집이 센 피아니스트와 결혼하여 아들을 얻는다. 남편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뜨고, 노라는 아들을 남편과 같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키우는데 전력을 다한다.
노라는 카네기 홀에서 세계적인 음악가의 연주회가 있을 때마다 아들과 함께 공연을 직관한다. 음악도로서 이보다 더 좋은 교육환경이 있을까? 러닝타임 내내 아들 토니가 대가의 연주회를 감상하며 음악의 깊이를 더할 때, 덩달아 클래식의 향연을 즐겼다.
이 영화는 음악사적으로도 소중한 자산이다. 노라가 아들 토니를 데리고 와서 감상하는 음악회가 실제라는 데 가치가 크다. 영화를 만들면서 찍은 것이 아니라 1940년대에 실제 카네기 홀에서 있었던 연주 실황을 영화에 편집하여 담아낸 거다. 덕택에 관객들도 전설적인 음악가들의 연주 실황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클래식의 보물 상자를 여는 듯한 주옥같은 음악 영화다.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으로 시작해, 역사적으로 절대 완벽한 연주자는 없었으나 완벽에 가까운 사람이라면 유일한 예라고 칭송받던 하이페츠가 연주한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처음 곡이 나왔을 때, 연주가 불가능하다고 평가되었던 어려운 곡이다. 하이페츠는 이 곡을 완벽하게 소화하여 자신이 20세기 최고 바이올린의 전설임을 보여주었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음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가 은발을 휘날리며 지휘한다. 제2차 세계대전 중 가장 참혹한 전투가 벌어진 레닌그라드. 근처에 독일군 포탄이 떨어지고 있었지만 레닌그라드 필 하모니 오케스트라가 끝까지 연주한 곡이다.
두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144분 내내 이토록 황홀한 음악 영화를 보다니.... 이렇게 2023년 한 해가 감동을 안고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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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주 최신 개봉영화!
2022년 6월 2주 개봉영화!
브로커 Broker , 2022
송강호, 대한민국 첫 남우주연상,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에큐메니컬상 수상
영화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베이비 박스에 놓인 아기를 몰래 데려온 '상현'과 '동수' 하지만 아기를 두고 갔던 엄마 ‘소영’이 다시 돌아오고,
의도치 않게 세 사람이 함께 아기의 새로운 부모를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베이비 박스로부터 시작된 이들의 이야기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특유의 따스하면서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담아냈는데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2013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 이어 칸 국제영화제에서 두 번째로 에큐메니컬상을 수상했습니다.
오래전부터 한국 배우와의 작업을 고대해왔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사 집과의 만남을 통해 본격적으로 작업을 구체화하기 시작했고,
국내 배우, 국내 제작진과 함께 한층 리얼하고 따뜻한 감성을 그려냈습니다.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 이주영 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배우들의 특별한 시너지!
첫번째 추천영화 "브로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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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삼칠 2022
제2의 7번방의 선물
영화 ‘이공삼칠’은 열아홉 소녀에게 일어난 믿기 힘든 현실,
그리고 다시 일어설 희망을 주고 싶은 감방 동기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입니다.
아껴둔 사제 음식을 나눠주거나 칫솔, 수건 등의 생필품을 따로 챙겨주고 모아뒀던 책을 빌려주는 등
살벌할 것만 같은 예상과 달리 따뜻하게 보듬어주는데요
‘프로듀스48’ 출신의 홍예지 배우가 데뷔와 동시에 주연을 맡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김미화, 신은정, 황석정, 전소민, 윤미경까지 배우들의 열연도 관점포인트 입니다.
'7번방의 선물',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떠올리게 하며 여성 재소자들의 연대로 또 다른 웃음과 감동을 느끼게 하는
두번째 추천영화 "이공삼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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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시내가 사라졌다 Missing Yoon , 2021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선정X배우상 수상 최고 화제작!
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는 '열애', 'DJ에게', '공부합시다' 등
레전드 히트곡으로 조용필과 어깨를 나란히 한 전설적인 가수 '윤시내'가 자신의 마지막 콘서트 직전 돌연 사라졌다는 유쾌하고 엉뚱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영화제 예매 오픈 이후 초고속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는데요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 이주영, 오민애, 노재원, 김재화 등이 출연해 독립영화계 어벤져스가 뭉친 풍성한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미테이션 가수 엄마와 관종 유튜버 딸이라는 독특한 설정과 신선한 조합,
그리고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가짜들이 진짜에 한 걸음 다가가며 자신만의 세상을 찾아가게 된다는 따뜻한 메시지!
세번째 추천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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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네 부인의 장미정원 La Fine Fleur , The Rose Maker , 2020
신작 프랑스 코미디 영화
영화 "베르네 부인의 장미정원"은 파산 위기에 처한 장미정원을 지키려는 베테랑 원예사 베르네 부인과 신입 직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힐링 드라마 입니다.
망해가는 장미정원을 지키기위해 보호관찰 중인 사람들을 저비용으로 고용해 사고뭉치인 이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장미 콩쿠르 우승을 노릴만한 장미 품종 개발에 힘쓰면서 펼쳐지는 프랑스 코미디 영화인데요
'프랑스 국민 배우' 카트린 프로가 아버지로부터 물려 받은 장미정원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원예사 '에브 베르네' 역을 맡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프랑스 신작 코미디 영화
네번째 추천영화 "베르네 부인의 장미정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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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체르노빌 After Chernobyl , 2021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에서 촬영한 공포영화
영화 "애프터 체르노빌"은 약혼을 압둔 스티브와 케이트, 스티브의 오빠 데이브, 남동생 톰
이렇게 네 사람이 동유럽의 여행을 하던중 길을 잃고 원전폭발로 폐허가 된 도시 '체르노빌'로 우연히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공포 영화 입니다.
실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에서 촬영을 했고 페이크 다큐형식인데요
체르노빌은 1986년 방사능 유출 폭발 사고로 아직도 방사능의 공포가 남아있는 곳입니다.
체르노빌의 공포가 다시 살아날
다섯번째 추천영화 "베르네 부인의 장미정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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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3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애콜라이트>의 티저 예고편이 공개되면서 유튜브 좋아요수와 싫어요수가 비례한 가운데,
이정재가 비중 높은 역할로 보여져 팬들의 기대가 높아지고있습니다.
<파묘> 베트남서 한국 영화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
천만 등극을 앞둔 영화 <파묘>가 아시아에서 이례적인 흥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개봉해 20일 만에 약 180만 관객을 동원하며 현지 개봉 한국 영화 1위에 올랐습니다. 베트남에서도 한국 영화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며 아시아권에서도 흥행 순풍을 맞고 있습니다.
이정재 주연 스타워즈 <애콜라이트> 6월 4일 공개
배우 이정재가 주연을 맡은 <스타워즈> 시리즈 <애콜라이트>가 오는 6월 4일 공개된다고 합니다. 이정재는 제다이 ‘마스터 솔’역을 맡았으며 스타워즈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혜롭고 큰 존경을 받는 강력한 제다이 마스터 솔은 포스를 다루는 법에 능합니다. 그는 곧 감정적인 갈등을 겪게 됩니다’ 라고 설명되있으며 위험한 인물과 대결하며 광선검 액션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마고로비 게임 <심즈> 영화화
영화 배우 겸 제작자 마고 로비가 <바비>에 이어 게임 ‘심즈’를 영화화 한다고 합니다. ‘심즈’ 게임을 만든 제작사인 EA와 마블 시리즈 <로키>의 시즌 1 감독으로 알려진 케이트 헤론이 합류하여 같이 제작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게임 ‘심즈’는 인류의 일상을 시뮬레이션하는 게임으로 성격, 특성, 관계가 변하는 아바타로 플레이하는 ‘생활’ 시뮬레이션 컴퓨터 게임입니다.
메가박스 ‘장국영 기획전’ 영화 5편 재개봉
메가박스에서 배우 장국영을 추모하며 ‘R.I.P 장국영’ 기획전을 연다고 밝혔습니다. <영웅본색> <영웅본색2> <천녀유혼> <아비정전> <패왕별희> 총 5편을 만나볼 수 있으며, 특별관을 제외하고 전 작품을 9900원에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기획전 전용 관람권 1매와 장국영 엽서북을 메가굿즈샵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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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JU IFF 데일리] 더위 끝에서 마주한 해방감, 그 순간이 남긴 자유.
영화 정보
Noémie MERLANT
France
2024
104min
DCP
Color
Fiction
청소년 관람불가
Korean Premiere
시놉시스
마르세유의 한 아파트, 세 여성이 폭염으로 발이 묶여있다. 공포스러운 사건에 휘말리게 된 그들은 자유를 갈망한다.
영화리뷰
노에미 메를랑 감독이 연출한 <발코니의 여자들>은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섹션 부문에서 상영된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파리 13구> 등 뛰어난 연기로 전세계 관객을 홀렸던 노에미가 연출과 연기를 도맡아 자신만의 감각적인 세계를 펼쳐 보인다.
이 기괴하면서도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이 영화의 정체는 대체 뭘까? 어떤 말로 이 이야기를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다. 단한가지 분명한 것은 문제를 인식하는 데서 이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명백히 잘못된 일 임에도 불편한 기색을 비치면 예민하다고 취급됐던 것들이 사실은 당연하지 않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사랑해서, 누군가는 싫은 내색을 보이기 싫어서, 누군가는 거절 한 후의 분노가 두려워서. 그와 같은 이유로 그러한 불편함을 숨기고 웃어넘겨야만 했다. 하지만 일종의 신호탄처럼 우연한 사고로 인해 그 억눌림이 터지고 만다.
어쩌면 날씨가 너무 더워서 벌어진 일일지도 모른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갔을 일도, 사람이 못견딜 정도의 폭염이 찾아와 조그마한 변화를 일으킨 걸지도 몰랐다. 끈질긴 더위처럼 달라붙고 징징거리는 사람을 눈 앞에서 보이지 않게 만든 그 일이 균열의 시작일줄이야. 한편으로는 일종의 각성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거절을 거절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행동을 밀어붙인 행동에 적극적으로 반기를 드는 것이다. 그 잘못된 행위를 말로 납득시키는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현재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선의 결과‘를 따지는 것 뿐이다. 영화는 특이하게도 영혼이 떠나는 방식을 보편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한많은 귀신이 한을 풀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피해를 입힌 이에 대한 사실을 인정한 후에 떠나는 모습에서 볼 수 있었다.
‘발코니의 여자들’ 모두의 상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바다에 무언가를 던지는 행위는 변화의 신호탄처럼 다가온다. ‘분명히 무언가가 바뀌었구나’ 하는 감각. 영화는 피해자가 더 이상 침묵하지 않기로 결심하는 그 순간을 정교하게 포착한다. 그렇게 한 사람의 살인은 모두의 살인이 된다. 이어지지 않은 연대가 또 다른 갈림길에서 연대로 이어지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여러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별개의 사건 같지만 사실 깊은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넘어갔던 일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눌러왔던 감정들이 표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신을 드러내고, 자신이 원하는 것과 바라는 것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변화의 시작을 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신체마저 수치스럽게 여겨왔다. 그저 가려야 할 어떤 것, 보지 말아야 할 어떤 것으로 치부되어 수많은 수식어로 그 단어를 가리기 바빴다. 하지만 가슴이나 성기는 사실 신체의 일부에 불과하다. 가슴은 가슴이고, 성기는 성기다. 그것을 의도하듯 카메라는 있는 그대로의 몸을 담아내고 부끄러운 존재가 아님을 다시한번 일깨운다. 처음엔 낯설기만 했던 의도적인 연출은 점차 등장인물들이 변화하고 깨달음을 얻으며 조금씩 상의를 벗어던지기 시작한다. 온갖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행위, 쾌감, 욕망과 같은 것들을 표출하며 ‘자유‘를 만끽한다. 그 순간을 체감하게끔 의도적으로 화면을 구성한다.
처음엔 영화의 이미지에 반했고, 그 후에는 영화의 이야기에 반했다. 드라마 같으면서도 코미디 같고, 또 호러 같기도 한 여러장르를 이 영화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다. 배우로서 표현할 수 있는 감정들이 연출을 통해서도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다. 끈질기게도 달라붙어 짜증나게 만들고 찝찝해 불쾌감을 주었던 더위를 몰아내고 진정한 자유를 만끽하는 순간 느껴지는 감정을 잊을 수 없다. 이 복잡미묘한 감정은 영화를 봐야만 느낄 수 있다.
상영스케줄
2025.05.01 10:30
메가박스 전주객사 4관
2025.05.02
17:30
메가박스 전주객사 2관
2025.05.05
14:00
CGV 전주고사 2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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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마블 스튜디오의 신작 <썬더볼츠*>가 개봉 2주 차에도 1위의 왕좌를 지켰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며, 3,300만 달러를 벌어들여 누적 수익 1억 2,840만 달러를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박스오피스에서는 누적 관객 수 80만 명으로 3위를 기록하며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른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씨네스: 죄인들>은
개봉 4주 차 주말에도 2,11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여전히 강한 흥행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오는 5월 15일부터 21일까지 IMAX 70mm 재상영이 확정되며, 추가적인 흥행 상승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편, 국내 박스오피스에서는 누적 관객 수 300만 명 돌파를 목전에 앞둔 <야당>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4주째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야당>이 과연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누적 관객 수 약 301만 명)의 성적을 넘어서,
과연 올해 한국 영화 개봉작 중 최대 관객 수를 기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북미에서 큰 사랑을 받은 <A MINECRAFT MOVIE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누적 관객 수 123만 명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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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히든페이스> 2차 예고편
실종된 약혼녀 ‘수연’의 행방을 쫓던 ‘성진’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이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의 공간에 갇힌 채 벗겨진 민낯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색(色)다른 밀실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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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뮤턴트 워> 메인 예고편
새로운 돌연변이의 탄생
실험에 의해 인간병기로 길러진 존재 ‘뮤턴트’
실험실을 탈출하여 각지로 숨은 ‘뮤턴트’를 붙잡기 위해
최정예 특수부대가 비밀작전에 나선다.
강력한 파워를 가진 알파 뮤턴트는
자신의 힘을 키우기 위해 뮤턴트들을 살해하기 시작하고
인류를 위협하는 알파 뮤턴트를 막기 위해
특수부대는 A급 뮤턴트와 손을 잡는데…
생존을 건 전쟁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