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2025-05-18 20:50:40
오랜만의 로맨스 코미디, 영화 <나를 모르는 그녀의 세계에서>
시사회 후기, 2025.05.22.(목) 한국 개봉
오랜만에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사랑 이야기가 찾아왔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가볍고 장난기 가득한 로맨스 코미디 영화를 자주 만날 수 있었다. 그런 영화를 보고 자라온 세대들은 ‘요즘은 그런 로맨스 코미디를 만들지 않아 아쉬워’하고 얘기하고는 한다. 그래서 영화 <나를 모르는 그녀의 세계에서>가 왠지 반갑게만 느껴졌다.
* 해당 시사회는 씨네랩(cinelab) 크리에이터로서 참석했습니다.
<나를 모르는 그녀의 세계에서> 한국 포스터와 주인공 리쿠와 미나미의 모습 (C) 한국 배급 와이드 릴리즈㈜
<나를 모르는 그녀의 세계에서>는 남학생 리쿠(나카지마 켄토 역)와 여학생 미나미(미레이 역) 사이의 첫 만남으로 시작된다. 첫눈에 반한 둘은 아기자기 귀여운 사랑을 키워 부부가 되고, 소설가를 꿈꾸던 리쿠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그런데 둘 사이는 점차 어긋나기 시작하고, 어느 날 눈을 뜨니 그곳은 리쿠가 알던 세계가 아니었다. 리쿠는 베스트셀러 작가에서 일개 직장인이 되었고, 유명 싱어송라이터가 된 미나미는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어떻게 해야 그녀가 자신을 기억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번 영화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와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를 연출한 미키 타카히로가 감독을 맡았다. 로맨스 영화로 잘 알려진 감독과 함께 아이돌에서 배우로 전향한 후 어느덧 다섯 번째 로맨스 영화를 찍는 나카지마 켄토, 영화 속 역할처럼 실제 싱어송라이터로 활동 중인 미레이(Milet)가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본 영화는 오는 2025년 5월 22일(목) 한국 개봉을 앞두고 있다.
(C) 한국 배급 와이드 릴리즈㈜
사실 ‘일본 로맨스 영화’라고 하면 생각나는 전형적인 영화들이 있지 않은가. 기괴할 만큼 연출된 오글거리는 장면에 클리셰로 점철된 영화 말이다. 이 영화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품고 영화관에 들어갔다. 다소 오글거리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오프닝까지도 역시 클리셰로 가득한 영화겠거니 싶었다. 그러나 주인공 리쿠가 다른 세계에서 눈을 뜨며 영화는 급속도로 흥미로워진다. 평행세계에서 눈을 뜬 주인공의 이야기를 제법 흥미진진하게 그리며, 특히 이를 소설가라는 주인공의 역할에 맞게 재치 있게 풀어낸다. <나를 모르는 그녀의 세계에서>는 일본 로맨스 영화 특유의 부드럽고 몽글거리는 상상을 잘 녹여내면서, 일본 영화가 보편적으로 꺼려지게끔 하는 요소는 최소한으로 만들었다.
(C) 한국 배급 와이드 릴리즈㈜
영화 외의 이야기를 풀어보자면, 이번 영화는 앞서 말했듯이 싱어송라이터 미레이가 여자 주인공으로 참여한 영화다. 그런 만큼 영화 속 노래의 여운이 꽤나 남는 편이다. 메인 OST인 “I Still”은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잘 이끌어가고, “Nobody Knows”는 어디론가 달려가야만 할 것 같은 시작의 설렘을 잘 담아냈다.
이미 이 영화를 보고 이 글을 읽는다면, 다음 영화들을 추천하고자 한다. <러브 앳>(2019)은 이번 영화의 원작이라고 불리는 작품이다. 프랑스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비슷한 스토리 라인을 지닌 이 영화를 프랑스에서는 어떻게 풀어냈을까를 맛볼 수 있다. 또 다른 영화는 2000년대 초의 로맨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레 떠올릴 <이프 온리>(2004)다. 잃어버린 그녀, 되돌린 시간을 소재로 한 점에서 이번 영화를 감상하는 내내 <이프 온리>가 떠올랐다. 다만 이 영화는 부디 펑펑 울어도 괜찮은 날 만나기를 바란다.
(C) 한국 배급 와이드 릴리즈㈜
마음 편한 로맨스 영화가 줄어드는 요즘, <나를 모르는 그녀의 세계에서>는 오랜만의 가벼운 로맨스 코미디였다. 일본 로맨스 영화 특유의 감성과 함께 오랜만에 로맨스 코미디를 즐기고 싶다면 오는 5월 22일, 극장에서 이번 영화를 만나보도록 하자.
영화 <나를 모르는 그녀의 세계에서>(2025)
감독 미키 타카히로
주연 나카지마 켄토, 미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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