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신고

댓글 신고

다다2025-06-16 14:36:55

단어를 잊는 시인의 여백으로 매운 시

아름다운 것들을 좋아하는 미자는

시를 써보고 싶다.

 

자꾸만 단어를 잊지만

단어들을 주섬주섬 기록한다.

 

병원에서 본 어떤 사건,

그녀의 손자가 저지른 어떤 사건,

이후 그녀가 해야 할 어떤 사건들이

겹쳐지며 이야기를 잇는다.

 

단어를 잊는 시인의

이야기는

끝내 함구하며 이어지는데,

그 여백이 만든 운율은

그녀의 마음을 짐작하게 만든다.

 

시각적으로든, 청각적으로든 여백이 가득한 이 영화는 암울한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들었다.

끝없이 반복되며 패러프라이징되는 이야기들은 또 다른 운율을 만든다.

 

예컨대, 병원에서 우는 여자와, 밭일을 하는 여자, 사과를 받는 여자의 세 이미지는 병치되고 반복되며,

같은 여자에게서 전혀 다른 얼굴들을 발견케 한다.

 

같은 현상을 다르게 보는 것

하지만 그에 딱 맞는 단어를 찾지 못하는 것

반복되는 시도와 실패는

 

이 영화를 시적이게 한다.

작성자 . 다다

출처 .

  • 1
  • 200
  • 13.1K
  • 123
  • 10M
Comments

Relative contents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