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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025-06-19 12:24:00

하라는 수사는 안 하고

넷플릭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리뷰

이 글은 넷플릭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레퍼런스로 언급할 [사냥의 시간]과 [끝까지 간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글을 퍼갈 땐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세요.

 

 

 

 

 

사진출처:다음 영화

 

한 5분 정도 작품을 감상했을 때, 언뜻 생각나는 두 작품이 있었다.

 

 

 

첫 번째는 그 당시만 해도 신입에 가까웠던 넷플릭스라는 OTT를 마치 휩쓸 것만 같은 분위기를 풍기던. 영화관이 아닌 다른 루트를 통해 개봉하는 것에 대한 새로움과, 청춘을 상징하는 듯한 네 주연 배우의 캐스팅으로 기대감을 모았던 작품인 [사냥의 시간]. 

 

 

 

두 번째는 짜증 내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경찰이 불시에 자신에게 다가온 사고를 가장한 사건을 해결해 가는 내내 자신의 명줄이 실시간으로 타들어 가는 것을 바라만 보아야 했던, 부패한 경찰들의 이야기를 다룬 [끝까지 간다].

 

 

 

닮았다는 이유로 모든 작품이 아류작이나 나쁜 작품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묘한 기시감에서 불쾌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는, 했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반대로 시행했다는 점에 있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자기들 일당이 대대적으로 카지노를 털 것이라는 계획을 출소하자마자 온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던 네 청년들도 경비 시스템이나 도주로에 대한 계산을 했고. 약소하지만(?) 모의 테스트까지 거쳤다. 그러나 절박함으로 치자면 오히려 더하다 못해서 털려는 장소에 기어 다니는 개미가 몇 마리 인지도 세었어야 할 법한 경찰 셋으로 이뤄진 이 강도단은 동전 던지기를 해서 나온 결과를 따르는 것만도 못한 계획을 세운다. 

 

 

 

아무리 조용하게 넘어간다 해도 의심받을 것이 뻔한 멤버의 영입, 그 넓은 공간에 몇 명이 있는지 확인도 하지 않고 강도단 전원이 젠틀하게 걸어 들어가는 막무가내 정신, 그것도 모자라서 사고가 일어난 뒤에 지문하나 닦지 않고 보관하는 살인 흉기까지. 

 

 

 

더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과정이 말 몇 마디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마음속 깊이 감춰둔 두려움을 이겨버린 욕망 때문에, 그들 모두는 괜찮을 것이다. 아무 일 없을 것이다.라는 믿고 싶어 의심치 않는 거짓말을 스스로 주섬주섬 주워 입고 방패로 삼는다. 그러나 허술한 방패는 힘없이 찢겨 나갔고. 결국 MBTI가 모조리 P로 이뤄진 것 같은 엉망진창 강도단은 자신들의 카르마를 몸소 겪을 일만 남겨둔 채 덜덜 떨고 있을 뿐이었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이후에 영화는 [끝까지 간다]와 비슷한 길을 걷기 위해 박창민(조진웅)의 닮은 꼴인 승찬(박병은)의 존재를 부각한다. 주인공을 나쁜 놈에서 불쌍한 놈으로 만들기 위해서 더 나쁜 놈을 등장시키기 위함일 것이다. 그러나 그러려면 해당 레퍼런스처럼 주인공은 이 흑막이 먼저 저지른 사건에 휘말렸어야 하고 주인공의 잘못은 징계에서 끝나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얼렁뚱땅 강도단과 승찬의 목적은 단 하나로 동일했고, 이 것을 눈치챈 것인지 영화는 넘어서는 안 될 금기를 자신 있고 당당하게 침범하는 어리석은 방법을 선택한다.  

 

 

 

바로 악인에게 서사는 없다.라는 암묵적인 룰을 깨버린 다는 것이다. 자신의 아이가 금전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목숨을 담보로 걸어야 하는 병에 걸렸다는 사연이 있다고 해서. 명득(정우)과 동혁(김대명)이 한 일이 덜 나쁜 짓으로 전락할 확률은 0에 가깝다. 심지어 동혁의 경우는 도박빚을 졌다는 설정인데 이 것이 과연 영화의 마지막까지 살아남아야 할 정당성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사진 출처:다음 영화

 

영화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도 이 작품은 등장하는 인물들의 심리에 초점을 맞춘다. 그렇기에 수사의 치밀함에 발을 동동 구른다거나 하기보다는 그들의 후회와 심정의 변화, 복합적인 상황에서 느끼는 괴리감등을 주로 보여준다. 그만큼 영화는 매우 단편적으로 흘러가고, 따라가기는 쉽지만 깊이를 느낄 수는 없다. 그러니 심리 싸움 자체에서도 칼자루를 빼앗긴 채 그저 눈으로만 훑는 작품으로 전락할 뿐이다. 

 

 

 

강도단을 꾸리기 전, 형이 하면 나도 하겠다.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서로의 주먹으로 하이파이브를 할 일이 아니라 주먹으로 서로를 치거나 스스로를 쳤어야 했다.

 

 

 

하라는 수사는 안 하고 이런 거나 하고 있다니. 

 

 

 

 

 

[이 글의 TMI]

 

1.  6월엔 재개봉 영화 풍년이라 글을 매우 많이 써야 할 듯

 

2. 외식메뉴로 햄버거밖에 고를 수 없는 이 헬창의 고충

 

3. 에어컨을 켜야 할 계절이 벌써 다가왔다니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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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M

출처 . https://brunch.co.kr/@iltallife/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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