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8-27 17:19:29
부산국제영화제 초청 라인업 무슨 일인데...
부산국제영화제
어제, 부산국제영화제의 전체 상영작 공개와 함께 주요 초청 게스트 라인업이 공개되었는데요!
30주년에 걸맞게 ’굉장해, 엄청나!‘가 절로 나오는 라인업이더라고요.
‘이 사람들이 다.. 부산에 온다고..?’
9월 17일에서 26일에는 부산에서 살아야 하는 거 아닌가 진지하게 고민되는데요.🤔
오늘 큐레이션에서는 부산에 오는 게스트분들의 필모를 살짝 엿볼까 하는데요! 모든 게스트의 필모를 살펴볼 수는 없어, 씨네랩지기가 기대하고 있는 분들로 가져와 봤습니다.
여기에 없는분 중 여러분이 기대하고 있는 게스트가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그럼, 앞으로 또 어떤 분들이 추가될지 기대해 보면서,
필모그래피 복습 들어가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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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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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셋째 주 영화 한줄평] <팜 스프링스>
여름의 끝을 장식할 판타스틱 썸머무비 <팜 스프링스>의 시사에서
2주나 빠르게 <팜 스프링스>를 보고 오신
'씨네랩' 연구원 분들의 한줄평, 한 번 확인해볼까요?
<팜 스프링스>
<기생충>을 넘어
선댄스 최고가 경신!
Hulu 스트리밍 최고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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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태어나길 잘했어'
주인공 '춘희'는 본래 손에 땀이 많은 다한증이라는 질병을 앓고 있는 인물입니다.
심한 다한증으로 인하여 집에서 걷기만 해도 바닥에 땀이 다 묻어 닦어야 할 정도로 곤람함을 많이 겪고 있었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외숙모네 집에서 할머니와 함께 같이 살고 있는데,
아무래도 눈치 보이고 다한증으로 인해서도 집 안에서 눈치를 보고 있는 인물이라 딱한 마음이 들었죠.
춘희는 그렇게 외숙모네 집, 좁은 다락방에서 지내게 됩니다.
이 모습은 현재의 춘희 모습인데요.
여전히 외숙모네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제는 그 집에서 거의 혼자 지내는 것처럼 살다시피 하지만요.
춘희는 현재 마늘을 까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다한증을 수술하기 위한 돈을 벌고 있습니다.
손에 땀이 많은 것이 스트레스이자 콤플렉스였던 춘희는
과거 학창 시절 때 불에 손을 댈 정도로 힘들어합니다.
결국엔 손에 화상으로 인해 상처를 입으며 살게 되었죠.
그러던 어느 날,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많은 양의 마늘을 손질하여 까고
외삼촌네 식당으로 가져가 일당을 받으며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데
갑작스러운 번개에 의해 피하지 못하고 전류로 인해 쓰러집니다.
이때 !
영화 속 등장하는 터널이라는 공간은 상당수의 큰 의미를 차지하고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터널이라는 공간 속에서 모든 일이 일어나고, 이곳에서 주인공들의 감정도 엿볼 수 있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거든요.
암튼, 춘희는 번개를 맞은 일로 인해 과거 학창시절 때의 나 자신을 종종 만나게 되는 굉장히 특이한 상황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처음에는 이런 자신이 믿기지 않아 학창시절의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간혹 놀라긴 하지만,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세상 둘밖에 없는 절친처럼 마음을 공유하게 됩니다.
위 장면은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에게 화상입은 손을 보여주며 얘기하고 있는 장면인데요.
현재의 '나'가
"어? 너는 손에 상처가 없네?"
하며 과거의 나에게 말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사실 맨 처음엔 춘희가 터널을 지나가다가 갑작스럽게 번개를 맞는 연출을 보고 좀 부자연스러우면서도 '장르가 바뀌는 건가?' 하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는데, '과거의 춘희와 현재의 춘희를 만나게 해주며 살아가는 삶에 대해 고찰해주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하나의 과정이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게 된 것 같아 왜 그렇게 연출했는지 이해가 가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이 장면을 하나의 명장면으로 뽑고 싶습니다.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과 후의 모습이 조금씩 달라지니까요.
더불어, 학창시절 때의 춘희와 현재 모습의 춘희를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연결한 점에서 연출적인 부분에서 큰 감명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서 이게 과거의 일인지 현재의 일인지 모를 정도로 처음에는 약간의 혼란이 있었을 정도니까요.
과거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대비시켜서 주인공 춘희가 여태 살아왔던 인생의 과정을 자세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그로 인해 어떠한 삶을 살아왔고 어떠한 마음의 변화를 겪어 왔으며 지내왔는지 등의 속사정을 대중의 입장에서 원활하게, 진지하게 알 수 있었기 때문이죠.
과거 나 자신과 마주치게 되고 진솔한 이야기를 서로 나누면서 삶의 의미를 찾아가며,
다시 한번 진정으로 나 자신에 대해 이해하고 알아가는 뜻 깊은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춘희도, 우리 모두에게도.
그래서인지 더욱 더 마음 속 깊은 울림이 남아있습니다. 아직도.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영화 속 등장하는 사촌오빠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가슴 속 어딘가를 쿡 찌르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꽤 오랜 시간 사촌 오빠의 말을 곱씹었습니다.
어쩌면 그냥 흘러가는 말일 수도 있고, 영화를 보면 이 말이 순식간에 지나가서 캐치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그 말들이 너무 크게 와닿았습니다.
"살아줘서 고맙다."
극 중 사촌오빠는 춘희에게 이런 말을 건네는데요.
제가 이 말에 꽃혔던 이유는 아마도 누군가에게 '살아줘서 고맙다'는 말을 가장 듣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말을 사촌 오빠가 해줘서 더 여운이 남습니다. 나에게 해주는 말 같았거든요.
알게 모르게 잘 지내는 듯 싶지만, 속으로는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저도.
'살아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누군가는 나에게 고마움을 느낄 수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해준 대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 영화 중반 쯤에 사촌 오빠는 춘희에게 이렇게 물어봅니다.
"너를 가장 행복하게 하는 게 뭐야?"
이 부분에서 살짝 뜨끔했습니다..ㅎㅎ
오히려 나에게 물어봤죠.
날 가장 행복하게 하는 게 무엇인지.
이 말은 참 쉬워보이면서도 대답하기 참 어려운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이렇게 정곡을 찌르시는지요...
여러분은 여러분을 가장 행복하게 해주는 게 무엇인가요?
'태어나길 잘했어' 영화는 대중들에게 이렇게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주제를 끊임없이 던져주고, 그 안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또한 함께 전달해주고 있어서 속이 깊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춘희는 우연히 '주황'이라는 한 남자와 새로운 인연을 맺게 됩니다.
주황은 어렸을 적 부모님의 가정폭력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말을 심하게 더듬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 둘은 무언가의 끌림에 의해 서로 자주 들여다보게 되고, 주황의 적극적인 구애로 춘희의 마음을 조금씩 열리게 하여 사로잡습니다.
주황의 등장으로 인하여 한층 무겁기만 했던 영화의 공기가 조금은 유쾌하게 풀어져서 더 매력적인 영화로 거듭난 느낌이었습니다.
그만큼 주황이라는 캐릭터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라는 의미이죠!
덕분에 같이 영화보고 있던 사람들도 주황만 나왔다 하면 환히 웃으며 그에 맞게 같이 즐기면서 봤던 기억이 나네요.
그동안 홀로 외롭게 지내왔던 춘희는 주황을 만나 함께 하는 기쁨을 알게 되고 하루하루 웃으면서 지낼 수 있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춘희는 주황에게 이런 질문을 건넵니다.
"주황씨는 어렸을 때의 나를 만나면 어떨 것 같아요?"
이에 주황은 "저는.. 어렸을 때의 저에게 부모님께 맞지만 말고.. 맞서 싸우라고 하고 싶어요..!"와 같은 뉘앙스로 답합니다.
여러분은 어떨 것 같나요?
저라면 어느 상황이 닥쳐와도 흔들리지 않게 자존감 좀 높이고 단단해지는 마음 훈련을 하라고 건넬 것 같네요.
그리고
그리고 춘희는
"제가 춘희씨 지켜드릴게요."
라는 말을 주황이 할 때마다
"주황씨, 사람 지켜준다고 하는 거 쉽게 말해선 안 되는 거예요."
라는 말을 하며 약간의 방어적인 태세를 취합니다.
상처가 많은 춘희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마음으로 이런 말을 주황에게 수십 번씩 건넵니다.
더 이상은 상처받기 싫은 거죠.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춘희는 주황에게 헤어짐을 뜻하는 인사말을 건넵니다.
"우리 그만 만나요. 저 자신에게 너무 지친 것 같아요."
와 같은 뉘앙스로 말입니다.
춘희는 이렇듯 주황에게 인사말을 할 때도 역시 배경은 터널이였는데요.
터널이 주는 공간적인 의미가 무엇일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춘희가 학창시절 때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살아왔던 집이라는 공간에 대해 이야기할까 하는데요.
학창 시절엔 사촌 가족들과 함께 지냈지만 춘희가 성인이 되었을 때는 거의 혼자 지내다시피 그 공간을 사용하게 되었는데요.
이 집이 이제는 부동산에게로 넘어가고,
춘희는 예전에 자신에게 이 집을 넘겨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 되어서 한 마디를 건네죠.
"그 집 제가 지켰어요."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 집 제가 지켰어요.'라는 말은 이중적인 의미로 자신을 향한 말로도 성립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렸을 때의 외롭고 지친 나를 온전히 지킨 건 나 자신밖에 없었다고 말이죠.
이 영화에 대한 소감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이럴 것 같아요.
[잔잔하게 흘러가는 듯 싶다가도 그 안에 담긴 따뜻한 메시지가 너무 강렬한 나머지 눈을 뗄 수 조차 없게 만드는 영화이다.]
여러분도 이 영화를 보시고
'아, 태어나길 잘했구나.'하는 마음이 드시길 바랍니다.
<내가 가장 눈여겨 봤던 점!>
1. '터널'이라는 공간적 의미가 나타내는 게 무엇일지.
2. 과거의 춘희와 현재의 춘희를 대비시킴으로써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고 있는지.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참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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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자화된 '나'의 죽음
- 비일상의 갈구
6년 전 소설 발간 이후 오랫동안 새 소설을 집필하지 못한 무명의 소설가 제임스(알렉산더 스카스가드). 그는 새로운 영감을 얻기 위해 아내 엠과 함께 휴양지 리톨카에서 시간을 보내다 자신의 팬인 개비(미아 고스)를 만난다. 그가 바라는 것은 소설을 집필하기 위해 필요한 새로운 자극과 비일상의 경험.
묘한 매력으로 자신을 휘어 잡는 개비에게 맥을 못 추는 한편, 제임스는 불행하게도 밤길에 차로 한 농부를 들이받는 사고를 저지르고 만다.
한순간에 끔찍한 악몽으로 변해버린 휴가. 그는 그 순간부터 절망적인 비일상에 진입한다.
엄격하고도 야만적인 법이 지배하는 리톨카에서 죽음은 죽음으로 갚아야 한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농부의 아들에게 법에 따라 죽임을 당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경악하는 제임스. 그러나 외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신체 대역' 프로그램이 있다. 돈만 지불하면 나 대신 사형을 집행당할 클론을 만들 수 있다는 것.
그렇게 제임스는 외형도 기억도 동일하게 가진 자신이 끔찍하게 죽는 장면을 눈앞에서 지켜보게 된다. 참혹한 자신의 죽음을 목격한 제임스. 그는 충격과 함께 묘한 희열을 느끼며 리톨카에 더 머무르기를 택한다. 그가 바라던 새로운 영감과 자극이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일까.
- 가면을 쓰고 '나'를 내던지는 인간 군상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제임스에게 다시 개비가 접근해온다. 사실 개비가 속한 관광객 무리는 모두 제임스와 동일한 클론 복제를 겪은 사람들, 즉 자신의 대역을 희생해 사형을 면한 사람들이다. 제임스는 그들 무리에 섞이며 점차 더 큰 자극에 휩쓸린다. 무단 침입, 폭력, 살인, 집단 난교, 마약까지. 그들은 일상적이고 이성적인 자기 자신을 내던지고 휴양지에서의 일탈을 마음껏 누린다.
적법한 대가만 치른다면 이 모든 행위는 용인될 수 있다. 그 대가가 복제된 나의 목숨일뿐. 이 모든 일탈은 돈만 있다면 문제 없다. 엄격한 족쇄인 줄로만 알았던 리톨카의 법은 도리어 들끓는 욕망을 표출할 수 있는 가면으로 분한다. 자신의 처형식을 지켜보는 일마저도 그들에게는 돈 주고 산 유흥거리에 불과한 것이다.
- 존엄성을 압도하는 자본주의적 공간
신체 대역, 즉 클론의 처벌 대리 집행이 가능한 리톨카는 자본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인간의 존엄성을 압도해버린 공간이다.
예를 들자면 수업에 늦은 학생을 대상으로 벌금을 걷는 '지각비'를 한번쯤 겪거나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지각을 줄이게끔 만들자는 의도에서 시작한 제도였으나, 그 행위에 대한 비용 책정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일으키곤 했다. 지각비가 처벌이 아니라 지각을 무마하는 수단으로 변질된 것이다.
이에 지각에 대한 경각심이 사라진 학생들은 되려 당당히 돈을 내고 지각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거센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이 제도는 어떤 불법적인 행위가 돈이라는 물질로 책정되고 대체되는 순간 야기할 수 있는 비극을 짐작케 한다.
리톨카의 신체 대역이 위의 예시를 빌리자면 '지각비'에 해당하는 것이다.
사형 집행이 이루어지는 이유는 살인을 방지하기 위함이고, 그 사형이 유효한 효과를 가져오는 이유는 목숨의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인간에게는 각자 고유한 목숨이 있고, 그 목숨은 한 번 잃으면 돌이킬 수 없는 유일한 것이니까.
그러나 신체 대역이라는 수단의 등장은 '나'라는 개인이 가진 고유성과 유일성을 필연적으로 격하시킨다. 이는 언뜻 보기에는 내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기발한 수단처럼 보일 수 있으나 복제된 '나'가 가능케 된 순간부터, 그리고 복제된 내가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부터 '나'라는 존재가 가진 존엄성은 바닥으로 추락한다.
지각비가 지각을 무마하는 수단으로 변질된 것처럼 리톨카에서의 신체 대역은 살인죄를 무마하는 물질적 수단으로 변한다.
- 쾌락의 자기파괴적 성향
끝끝내 (대역인) 자기 자신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살해하고서 처참히 무너지는 제임스. 그의 행보는 결국 그가 이 섬에서 일탈과 자극이라는 이유로 좇은 모든 쾌락이 자기파괴로 귀결된다는 것을 암시한다. 앞서 저질렀던 타인에 대한 폭력, 살인, 그리고 난교와 마약 또한 나아가 자기 파괴의 연장선상이다.
이성을 내려놓고 철저히 본능을 따라 행동하는 나의 모습은 그 이전의 일상적인 '나'를 향한 폭력이나 다름없다. 눈앞의 자극만을 쫓아 온갖 쾌락의 유혹에 휩쓸린 그에게 남겨진 업보는 돌이킬 수 없이 무너져버린 그 자신이다.
죽은 것은 과연 '나'일까, '대역인 나'일까? 복제한 목숨을 대가로 살아남은 이들에게는 영원히 해결되지 않는 난제다.
사형 판결도 모자라 유가족이 직접 사형을 집행하게끔 돕는 리톨카 법은 야만적이면서도 굳건한 엄정성을 띠고 있다.
'돈을 주고 대역을 통해 사형을 면하는 범죄자'와 '사형을 당하되 돈으로 대역 하나를 만들어 둔 범죄자'. 리톨카는 과연 누구를 벌했을까. 정신과 육체의 연관성을 고려했을 때 살인 행위를 직접적으로 저지른 오리지널이 사형을 당하는 것이 더욱 적법할 테다. 실질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자는 오리지널이고, 기억과 육체를 복제했다고 해도 대역 자체의 정신과 육체는 살인 이후에 재생되어 죄를 저지르지 않은 자다. 법의 적용에서나 유가족의 입장을 고려했을 때나 후자의 경우가 더 납득력을 가지지 않는가? 작중에는 이 여부를 밝히고 있지 않으나 개인적인 해석으로는 죽은 이들이 각각 오리지널이었다고 믿는다.
즉 그들은 모두 '진짜'로 죽었고 죗값을 치렀다. 살아남은 이들은 누구인가? 정말로 '나'인가?
그 무엇이든 그들은 우매한 쾌락에 중독되어가는 자기파괴의 연장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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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녀 문제가 아니다. 약자가 여자였던 케이스였을 뿐
* 해당 영화는 넷플릭스에서 시청이 가능합니다.
남성 중심의 미국 대표 보수 언론 채널인 폭스 뉴스에서 아나운서로 성공하기 위해 한 목표를 향해 달려들지만 성향은 각기 다른 세 여자가 있다. 능력있는 재원이지만 대학교 때 미스 아메리카로 뽑힌 경력으로 인해 미녀 아나운서 타이틀에서 아나운서보다 미녀라는 타이틀이 더 치우친 그레첸 칼슨, 영화 상에 나오는 대사에서 알 수 있듯 섹시하기엔 너무 똑똑하고, 똑똑하다고 하기엔 너무 섹시하다는 평을 듣는 폭스 채널 간판 진행자 메긴 켈리 그리고 앞서 소개된 두 아나운서를 보고 꿈을 키운 새로운 시대의 야망녀 케일라 포스피실.
이들은 한 사람에 대한 내부 고발을 진행한다. 바로, 폭스 채널의 권력자 로저 에일스를 고발하는 것이었다. 로저 에일스의 여성 아나운서들의 내면 속에 들끓고 있는 야망을 이용해 자신의 성적 욕망을 채우고, 그 욕망을 채워준 데에 대한 대가로 아나운서들의 야망을 채워준 것이다. 이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자신들의 내부 고발을 포장했지만 사실은 모두 같은 일을 겪고, 같은 고민을 했던 워싱턴의 커리어우먼이 되기 위해 감당해야 했던 일들을 침묵한 것에 대한 대가를 치룬다.
1. 여성 아나운서는 아나운서이기 전에 여성인가, 여성이기 전에 아나운서인가
영화에서 등장하는 대사 중에서 무심코 지나간 대사인데, 마음에 걸렸던 대사는
"외모에 신경을 안쓴다고? 여잔데?"였다.
결국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여성 아나운서들은 뉴스를 시청하는 대중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자신의 성적 매력을 강조하는 외관으로 뉴스를 진행하지만 사실은 그들은 대중보다도 1차적으로 폭스 뉴스 채널을 지배하는 권력자, 로저 에일스를 위한 외관으로 뉴스를 진행한 것이다. 바로 그것이 문제였다.
이런 프레임 속에서 영화를 감상한다면 분명 남성 중심의 미국 대표 보수 언론 채널인 폭스 뉴스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세 여성들의 모습이 이해가 될리가 없다. 이 영화는 폭스 뉴스를 시청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는 명분 아래 사실은 로저 에일스의 눈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서 그가 정해준 규칙인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고, 발 뒤꿈치를 다쳐가며 하이힐을 신어가며 텔레비전 화면에 한 번이라도 나오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워싱턴의 여성들을 극사실적으로 보여주는 것에 오히려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영화 속 로저 에일스의 대사 중에
"미디어는 비주얼 매체야. 눈에 보이는 너의 외모, 몸매 모두 중요한 요소야. 그러니까 지금 당장 일어서서 한 번 돌아봐."
"풀샷으로 잡아!!! 다리를 보여주란 말이야!!!"
등의 대사를 보면 미디어가 얼마나 여성의 몸을 성적으로 소비하는 성적 대상화를 당연시하고 있는지 되돌아 보게 된다. 우리 나라의 경우도 아나운서를 뽑는 기준에 외모가 항상 들어가고, 하다못해 기상캐스터의 조건에도 외모가 중요한 요소로 알려져 있는데, 이렇듯 미디어에서 뉴스를 소개하는 사람마저 예쁘고 섹시한 사람들로 구성하는 것이 관례화된 것은 결국 이 로저 에일스가 만든 관행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여성의 성적 대상화를 다루고 있다고 해서 여성만이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페미니즘적인 관점을 남성들에게 주입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위 영화에서 보여주는 성적 대상화 문제는 "로저 에일스가 남자고 당한 사람이 여자다"라고 하는 젠더적인 프레임이 중요한 게 아니라 로저 에일스가 권력자라는 관점이 중요하다. 하필 역사 속에서 대부분의 권력자들이 남자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자가 고통받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이다. 그러니 이 영화를 보고 페미니즘이니 뭐니 하면서 싸울 것이 아니고, 남자와 여자를 비교하기 이전에 권력을 가진 성별이 어느 쪽이었는지 구분하는 것이 제일 현명한 것 같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권력자가 남자였기 때문에 권력자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서 여성들은 그 권력자에게 복종했던 것이다. 성관계를 하든, 성적인 무례한 농담을 견디든 어떤 방식으로든.
영화에서 등장하는 대사 중에서 무심코 지나간 대사인데, 마음에 걸렸던 대사는
"외모에 신경을 안쓴다고? 여잔데?"
였다.
결국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여성 아나운서들에게 자신의 성적 매력을 강조하는 외관은 굉장히 중요했다. 하지만 사실 그들은 대중보다도 1차적으로 폭스 뉴스 채널을 지배하는 권력자, 로저 에일스를 위한 외관으로 뉴스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게 더 큰 문제였다.
2. 누구도 비난할 수 없는 폭풍전야의 정체기
로저 에일스를 처음 고발한 사람은 그레첸. 그레첸은 퇴사 전, 고발을 준비할 당시까지만 해도 자신의 편을 들어줄, 자신과 같은 성적 요구를 받은 사람들이 정의를 위해 싸워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고발이 진행되자, 폭스에서 여전히 일하고 있는 여성 동료들은 여러가지 분파로 나뉘기 시작한다.
로저 에일스의 측근들 중의 여성들, 다 알고 있지만 모른척하는 사람들, 진짜 모르는 사람들, 갈등하는 사람들. 그 중에서 눈에 띄는 부류들은 로저 에일스는 굉장히 좋은 사람이고, 로저 에일스가 없으면 폭스 채널이 없다고, 당신들의 직장도 없어진다고 로저 에일스의 입장을 설파하며 여성들에게 암묵적인 압력을 행사하는 일부 여성들의 모습이었다. 그들 중에는 진짜 로저가 그랬을 리 없다고 굳게 믿으며 로저에게 충성하는 부류도 있을 것이고, 로저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서 본인도 알고 있었겠지만 생존을 위해 일종의 위선적인 행동을 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위선이든 무지였든 우리들은 생존을 위한 암투에서 파생된 부작용을 비난할 수 있을까? 내가 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나는 어벤져스에나 나올 법한 도덕적인 마은드로 악의 축인 로저를 고발하는 정의를 실현했었을까? 하루하루를 그저 살아가기만 해도 바쁜 우리들은 그렇게 영화 속에서 나올 만한 사람들처럼 영웅적이지 않고, 무언가 큰 결정을 할 때에는 평판, 가족의 체면 등등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그레첸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던 고발 초반 상황은 한없이 웃프기만 하다. 이들의 각기 다른 모든 선택들이 이해가 가고, 공감도 되어서.
그들을 비난하기엔 내가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에 어떤 선택을 할 지 결론이 나지 않을 만큼 민감한 문제임을 너무나 잘 알기에. 이런 과정 속에서 로저에게 성적인 요구를 받았던 사람들 중에서 제일 잘 나가고 있는 메긴의 자아분열적인 모습, 즉, 마음 속으로는 그레첸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지만 머리는 폭스에서 쫓겨나면 내 밥줄은 어떡하나 하는 걱정에서 비롯된 로저를 억지로라도 미화하는 모습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참 안쓰럽게도 공감이 갔다. 메긴이 양심을 선택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지 알 수 없는 도박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철저하게 공화당 지지자인 집안에서 태어나 폭스 채널에 애사심이 깊은 케일라는 과도기적인 인물로 묘사가 된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회사에서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로 똘똘 뭉친 케일라는 자신의 아름다운 외모와 능력에 대한 믿음으로 회사 내의 고위직들과 접촉을 시도하고, 그 접촉은 그녀를 로저에게로 인도한다. 그 과정에서 로저의 어김없이 그녀에게 돌아보라고 지시하고, 치마를 올리라는 주문을 하는 눈빛은 예상대로 변태적이었다. 폭스 채널에 대한 애사심, 업적들의 주역이 외모 지상주의자를 넘어 잠자리 킬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의 케일라의 얼굴은 정말 울기 직전이었다. 자신의 야망을 이뤄내기 위한 선택이 자신을 해치고 있음을 본능적으로 안 표정이었다. 그녀가 처음에 생각한 것처럼 뉴스 채널의 진행자가 되는 데에 미모와 능력 뿐만이 아니라 로저를 성적으로 만족시켜야 되는 관문이 있음을 알고 난 뒤부터 그녀의 정신 상태는 파괴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레첸의 바람대로 내부 고발에 참여하기 직전에 그녀가 보인 눈물은 자신이 선택한 과거의 과오를 감당해내지 못할 만큼 그녀는 아직 어린 사람임을 보여주는 대목인 것 같다.
정리하자면, 로저의 성적인 욕구에 대해 알았지만 자신의 성공을 위해 침묵하고 체념했던 메긴 같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레첸과 같은 사람이 고발할 때도 반응이 미적지근했던 것이고, 또, 이후에 이후 세대인 케일라에게까지 그 피해가 미친 것이다. 하지만 메긴 같은 사람들도 끊임없이 갈등하다가도 결국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고발한다. 그 수는 23명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점은 이 영화는 영화계 하비 와인스타인 사례와 정말 흡사하다는 것이었고, 미투 운동보다 더 이른 시점에 진행되었던 내부 고발 사건이었다는 것이었다. 근 2,3년 동안 확실히 '옛날엔 다 그랬어'로 일축되던 인권 침해의 폐해들이 쌓이고 쌓여 더이상 공간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터져 버리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미투 운동도 그렇고, N번방 사건도 그렇고 말이다. 가끔 바람을 피거나 폭력적인 배우자를 두고도 그런 배우자를 버리지 못하는 엄마들이 종종 하는 말 중에서 이런 말이 있다.
"옛날에 우리네 엄마들은 다 참고 살았어, 그렇다고 이혼하는 것은 더 안되는 일이었으니까."
이 영화를 보면서 이런 식으로 묵살되는 소수자, 권력 구도에서 약자를 담당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수많은 체념들을 견뎌내었던 것일까 연민이 들면서도 앞선 세대분들에게는 죄송스럽지만 어쩔 수 없었던 체념의 결과가 이후 세대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면 또 마냥 연민의 감정만 느끼지는 않는다. 원망할 대상을 찾긴 찾아야 겠는데 도대체 무엇을 향해 원망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복합적인 감정이 든다. 그렇다면, 우리네 사람들을 이렇게 무기력하게 만든 사회구조, 그리고 그 사회구조를 만들어낸 로저 같은 사람들을 욕을 해야 할 텐데 말이다. 영화의 결말은 내부 고발이 성공하는 해피엔딩이지만 아직도 세상에는 권력형 괴롭힘 문제는 일상 속에 산재해 있기 때문에 영화를 보고 나오는 뒷맛이 참 씁쓸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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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쯤은 뭐든 가능하다고 말해줘
멀리서 보는 세상은 아름답다. 높은 산에서 내려다본 풍경, 드넓은 바다 끝 수평선, 밤늦도록 불빛이 꺼지지 않는 빌딩 숲까지 장관을 이룬다. 그러나 아름다운 세상을 가까이 보면 기대만큼 근사하지 않다. 오히려 하루에도 몇 번씩 빨간불이 켜진 정지 신호에 멈춰야 한다.
일상이라고 다를까? 돌이켜보면 즐거웠던 일도 많았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정해진 답에 맞춰 스스로 한계를 정하고 용기를 잃는다. 그럴 때 우리에겐 일탈이 필요하다. 잠시 동안 자유를 꿈꾸게 할 영화 ‘예스데이!’를 소개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예스데이!’
‘예스데이!’는 아이들이 바라는 일을 부모님이 무조건 따르기로 약속하는 예스데이를 보여주는 코미디 가족 영화이다. 2004년 개봉했던 로맨틱 코미디 영화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 가지 없는 것’에서 활약했던 ‘제니퍼 가너’의 열연과 재기 발랄한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다.
영화 '예스데이!'를 짧게 만나보세요▼
주인공 ‘엘리슨(제니퍼 가너)’은 젊은 시절 누구보다 도전을 즐기던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였지만 세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NO’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게다가 경력 단절로 인해 마땅한 일자리를 구할 수 없고, 사랑으로 키운 아이들이 자신을 ‘독재자’라고 부르는 사실을 알게 되자 큰 충격에 빠진다.
아빠 ‘카를로스(에드가르 마미레스)'의 입장도 난처하긴 매한가지다. 그는 자유로운 회사 분위기 속에서 일어날 사건·사고를 대비해 직원들을 미리 막아야 하는 사내 변호사이다. 일터에서 다른 사람에게 싫은 소리 하는 일에 지친 탓에 집에서는 무조건 아이들의 편에 서서 너그러운 태도를 가진다. 그로 인해 ‘엘리슨’은 자신만 악당의 역할을 하게 된다며 속상해하고 둘은 사소한 다툼까지 하게 된다.
우울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 그녀는 예스데이를 시도한다. 깐깐하던 엄마의 갑작스러운 자유 선언에 아이들은 신나서 다섯 가지 계획을 세운다. 가족 영화답게 계획은 조금 유치하지만, 누구나 어린 시절 상상해봤을 법한 짜릿한 경험을 다룬다. 예를 들어 엄마는 막내딸인 엘리(에벌리 카가닐라)가 꾸며주는 대로 그림물감으로 화장을 하고 아빠와 함께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는다. 동네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거대 아이스크림을 제한 시간 내에 먹어야 하는 게임을 하고 자동 세차장에서 창문을 열고 거품과 물벼락을 맞는다.
어쩌면 어른들의 예스데이!
아이들을 위해 시작한 예스데이었지만, 결국 아이들의 창의력과 가능성을 빌려 어른들이 성장했다. 카를로스는 일 대신 가족을 최우선으로 선택하고 아이들을 단호하게 지도하며 엄마가 홀로 맡던 역할을 나눈다. 엘리슨은 예스데이를 통한 새로운 경험으로 아이들에게 진심을 전하고 소원했던 마음의 거리를 다시 좁힌다.
그리고 어딘가 모자라게 보이지만, 아이 같은 순수함으로 예스데이를 함께 즐긴 어른들이 있다. 영화 ‘예스데이!’에는 미션을 위해 장소가 이동할 때마다 엉뚱하고 독특한 조연이 등장한다. 카를로스가 타히티에서 방금 온 사람처럼 보인다던 유쾌한 상담교사 ‘디콘(냇 팩슨)은 두 부부에게 예스데이를 권유하고 아이들이 낸 계획을 도와준다. 엘리슨 가족의 이동을 돕는 구급차 운전자, 아이들을 진정한 친구처럼 생각하는 경찰, 거대 아이스크림을 먹는 도전을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응원하는 가게 사장님과 손님 등 모두가 예스데이를 축제처럼 기뻐한다.
당신에게 ‘예스데이’가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 건가요?
하지만 현실에서 영화 ‘예스데이!’ 속 계획들을 보며 마음 놓고 웃는 어른은 별로 없을 것이다. ‘예스데이’ 이후의 현실적인 문제가 계속 떠오르기 때문이다. 자동 세차장에서 창문을 열 때 자동차 관리 비용이 만만치 않겠다며 대신 걱정한다.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강력한 미션을 시도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머리가 지끈지끈 아플 지경이다. 늘 무언가를 책임지고 버티고 견뎌내는 어른들에게 ‘예스데이’는 무모한 도전이고 영화 속 판타지다.
오늘도 내면의 아이를 숨긴 채 최선을 다해 어른으로 지냈을 당신을 위해 질문 하나를 남긴다. 다른 사람의 시선과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무엇에 도전할까? 어떤 대답을 하든, 당신에게 틀린 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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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서울독립영화제 후기 (1)
좋아하는 것을 계속 좋아하기.
12월 초는 압구정 cgv에서 열리는 서울독립영화제와 함께했다. (11.30-12.8)
총 5편을 관람했다.
신생대의 삶(감독 임정환), 막걸리가 알려줄거야(감독 김다민), 세기말의 사랑(감독 임선애), 백탑지광(감독 장률), 그리고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감독 하마구치 류스케)까지.
지나온 시간, 그리고 당시 느낀 생각들을 오래 붙잡아두고픈 마음이다.
관람작들에 대한 단상을 남긴다.
1. 신생대의 삶 ( 김새벽, 심달기, 박종환 배우_ 임정환 감독)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 독립영화계의 아이돌인 김새벽, 심달기, 박종환 배우가 나온다.
조금은 난해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 전개에 자꾸만 집중하게 된다. 영화 속 여러 이미지들이, 삶과 죽음이 맞닿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가 흐릿하고, 인물들이 나누는 이야기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조차 명확하지 않다. 거기에서 나오는 긴장감이 신선한 영화적 체험을 준다. 죽음 뒤에 바라본 삶은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2. 막걸리가 알려줄거야 (박나은, 김희원, 박효주 배우_ 김다민 감독)
영화 속 주인공 '동춘'
지금까지 이런 영화는 없었다!
"엄마의 열성에 못 이겨 오늘도 학원 여러 개를 돌지만 그렇다고 딱히 아주 잘하는 것은 없는 우리의 피곤한 초등학생 어린이 동춘은 수련회장에서 막걸리 한 통을 줍고는 호기심에 집으로 가져온다."
‘동춘’ 역을 맡은 박나은 배우
막걸리와 페르시아어 수업, 그리고 모스부호를 통해 대한민국의 사교육 현실을 되짚어보게 한다. 참신한 이야기, 그리고 귀여운 아역배우가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분명 웃긴데 웃을 수 없었다 (사실 웃었다)학원 뺑뺑이를 돌던 과거 내 모습이 생각났기 때문.
남들은 다 이런 거 공부하니까 너도 이런 거 해야 돼,남들은 다 이렇게 사니까 너도 이 정도는 해야 돼.
주변에서 자꾸만 부추기는 삶 속에서 주체성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다. 막걸리를 든 채 줄을 선 아이들은 결국 해답을 찾았을까? 동춘이 (영화 속 주인공)가 지금은 조금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3. 세기말의 사랑( 이유영, 임선우, 노재원, 김기리 배우_ 감독 임선애)
유쾌하고 희망차다.
2000년이 되면 지구가 곧 멸망한다는 등의, 여러 괴이한 소문이 나돌던 1999년에서 시작하는 영화. 상처를 가진 두 여성이 연대하여 서로가 서로를 구원한다. 내가 나 자신을 구원하진 못해도, 서로는 서로를 구원할 수 있다. 함께하는 삶 속에서는 스스로를 온전히 바라보고, 조금 더 사랑해줄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다음 글에서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백탑지광> 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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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통파 배우 송요셉이 직접 푸는 단대 동문썰 (유지태, 조승우, 김준호)
영화 드라마 모두 마사지하듯 시원하게 이야기로 풀어드립니다!
씨네마사지 ?
영화 럭키부터 범죄도시2의 베트남 형사 트란까지!
감초연기 전문가 배우 송요셉님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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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eople Say - dya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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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dise - Ik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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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 - Ik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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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Young love - LiQWY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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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Summer - Julian Avi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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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Need Someone - dya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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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Free - Ik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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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Palm Trees (feat. Joey Edwin) - Joakim Kar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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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Back To Summer - Nekz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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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vly - Joakim Kar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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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After Day - Joakim Kar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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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Bay - Vlad Gluschen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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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Nu Island - DayF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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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Road Trip - Joakim Kar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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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Relax - Peyru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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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Life - LiQWY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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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lore - LiQWY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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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dawn - Vlad Gluschen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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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직관하는 남자 영직남의 “내일의 기억”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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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치 있는 선장 ‘프랭크’(드웨인 존슨)와 용감하고 자유분방한 식물 연구가 ‘릴리’(에밀리 블런트)가
신비로운 힘으로 둘러싸인 아마존에서 고대 치유의 나무를 찾기 위해 벌이는 스릴 넘치는 모험을 그린 액션 어드벤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