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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gha2025-06-25 19:16:06

보이지 않는 선과 넘지 못한 마음

<공동경비구역 JSA> 리뷰

<공동경비구역 JSA>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북한 초소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것으로 시작된다

 

사건 현장에는 총에 맞아 사망한 북한군 정우진과 그 옆에 쓰러져 있는 오경필이 있었고, 이 사건의 용의자로 남한군 이수혁이 지목된다

 

그러나 이수혁은 아무런 진술 없이 묵묵히 수사에 임한다.

 

사건의 진실은 다음과 같다. 북한군 정우진과 오경필, 남한군 이수혁과 남성식은 남과 북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를 넘어, 사람 대 사람으로서 우정을 나누는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들은 함께 공기놀이를 하고, 선물을 주고받으며 따뜻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이들의 관계는 또 다른 북한군 병사에 의해 발각되고 만다. 그 순간, 오경필의 설득으로 서로 겨눴던 총구를 내리지만, 무전기로 향하는 북한군의 손짓을 총을 꺼내려는 것으로 오인한 남성식이 먼저 방아쇠를 당긴다. 결국, 네 사람은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누는 비극적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 영화는 분단된 우리 민족이 안고 있는 아픔과 트라우마를 깊이 있게 건드린다. 함께 웃고 지냈던 시간, 그리고 인간적인 정은 ''이라는 이름 앞에서 무너지고 만다. 아무리 가까웠던 사이도 '북한군''남한군'이라는 소속이 그들을 다시금 적대적인 위치로 돌려세운다.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투입된 중립국 수사관 소피는 진실에 알게 된 후 이렇게 말한다. ‘정우진을 죽게 한 것은 남성식의 총알이 아니라, 그보다 몇 초 먼저 발사된 이수혁의 총알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어 말한다. ‘누가 몇 초 먼저 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이다

 

이미 수많은 총탄을 맞은 정우진에게 그런 차이는 의미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수혁에게는 그 몇 초가 자신에게 총구를 겨누게 할 만큼 큰 무게였다. 이 짧은 장면은 영화 전체를 요약하는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 대 사람으로 느끼는 인간적인 정, 결국에 적이라는 보이지 않는 선 앞에서 무너지는 우리, 그리고 남겨진 죄책감. 이 모든 복잡한 감정을 설명할 수 있는 위 장면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하나의 프레임 안에 함께 서 있는 오경필과 이수혁의 모습을 보여준다. 웃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으로 마무리되는 이 장면은짧지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작성자 . mung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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