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2025-04-01 16:53:20
방황은 여행이 되고, 그 끝에는 사랑이 있었다.
<행복의 노란 손수건> 스포있는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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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은 여행이 되고, 그 끝에는 사랑이 있었다.
스포있는 <행복의 노란 손수건> 리뷰
본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했습니다.
‘제1회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7개 부문을 수상하고,
일본 역대 흥행 베스트에 등재된 영화
이런 수식어가 붙어 있는 영화를 보고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평소에도 일본 영화를 즐겨봤었기에 이전의 일본 영화가 궁금했다. 어떤 부분이 사람들을 감동시켰고, 비평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지 보고 싶었다. 그렇게 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러갔다.
원작이 있는 영화
영화는 유명한 원작을 기반으로 한다. 1970년대 뉴욕 포스트에 실렸던 ‘피트 해밀’의 단편소설을 기반으로 한다. 영화 시작 원작자 이름으로 피트 해밀이 뜨는 걸 볼 수 있다. 여행을 떠나는 남녀와 석방 후 집을 향하는 남자. 아내에게 편지를 써서 용서를 받아들일 생각이 있다면 노란 손수건을 나무에 달아주라는 약속을 기다리는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용서와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소설을 바탕으로 1973년 팝송으로 만들어지며 더 유명해졌다.
영화를 보면서 찾아보려고 한 것은 이 유명한 이야기를 어떻게 일본의 배경으로 풀어냈을지, 결말이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를 두고 1시간 48분간 끌었을지였다.
원작을 변형해 일본의 시대를 담다
영화 줄거리는 원작을 따라가면서 영화의 길이와 일본에 맞게 변화했다. 영화 시작은 좋아하던 여자에게 차이고, 직장도 잃은 ‘긴야’의 시점으로 시작한다. 가진 돈을 모아 새 차를 사고, 홋카이도로 떠난다. 새로운 여자를 만날 것이라는 마음으로 여기저기 추파를 던진다. 그러다 남자 친구에게 큰 상처를 입고 실연한 ‘아케미’를 만나 함께 여행을 떠난다. 바닷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유사쿠’에게 부탁하며 이 여행의 마지막 동료가 합류한다. 방황하며 떠난 3명의 인물은 여행을 통해 부딪히고, 소통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 그러다 ‘긴야’의 복통으로 ‘유사쿠’가 운전을 하게 되었는데 경찰의 검문에 면허가 없던 ‘유사쿠’가 걸리게 된다. ‘유사쿠’가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였던 사실을 알게 된 ‘긴야’와 ‘아케미’는 ‘유사쿠’의 사연을 들어보려고 한다. ‘유사쿠’의 사연을 들은 둘은 ‘유사쿠’에게 집으로 향하자고 권한다. 그렇게 ‘유사쿠’의 결말을 향해 어설픈 3명이 차츰 다가간다.
원작과 달라진 점은 배경과 인물들이다. 여러 쌍의 연인은 ‘긴야’와 ‘아케미’로 바뀌었다. 뉴욕에서 감옥살이하던 남자는 살인을 저지른 ‘유사쿠’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플로리다 해변을 향하는 여행은 홋카이도를 배경으로 그려졌다. 일본을 배경으로 만들면서 홋카이도의 여름 풍경을 담았다. 당시의 풍경들이 아름답게 담기면서 영화의 매력이 올라갔다. 게다를 신고 다니는 ‘긴야’의 모습이나 기차 승무원을 하는 ‘아케미’ 등 당시 일본의 일상적인 모습들을 담아냈다. 이런 모습들로 당시 일본 관객들에게 공감대로 다가갔을 것 같다.
방황에서 정착으로
3명의 인물은 방황하러 나왔다가 결국 정착할 곳을 찾는다. ‘긴야’와 ‘아케미’는 실연으로 상처 난 마음을 회복하고자, ‘유사쿠’는 부끄러운 죄에 아내를 다시 마주할 용기가 잃어서 돌아다닌다. 우연한 3명의 만남은 서로를 위한 행운이었다. 진심 부족한 ‘긴야’는 ‘유사쿠’에게 혼이 나며, 그의 삶을 보면서 진심을 되찾는다. 자신의 실패에 후회하던 ‘아케미’는 여행 중 실수와 실패를 해도 울면서 이겨낸다. 나중에는 용기가 부족한 ‘유사쿠’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인물이 되기도 한다. ‘유사쿠’는 둘 만큼 어설픈 사람이다. 하지만 어른으로서 둘과 함께하며 책임감과 용기를 되찾는다. 3명 모두 여행처럼 어설프지만 함께 나아가며 어딘가 도착한다. 이러한 결말은 그 시대 청춘과 어른들에게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시간의 흐름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과 단점은 같다. 오래된 영화라는 점이다. 과거 영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연출, 카메라 무빙, 편집이 인상적이다. 흔들리는 카메라나 코미디 연출은 더 이전 흑백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오디오도 과거 그대로다. 누군가에겐 향수를 불러일으킬 요소이고, 누군가에게 색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과거의 영화를 체험해 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어쩔 수 없는 단점은 시간이 지나 시대와 맞지 않다는 것이다. 메인 스토리인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 그때와 지금 달라졌다. 특히 관계를 강요하는 장면에서는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다. 그 장면보다도 더 놀라운 건 인물들의 반응이다. 그냥 넘어가는 분위기가 오늘날과는 다르다. 이런 부분을 감수하기 어렵다면 아쉽게도 추천하기 어려울 것 같다.
시대 이외에 아쉬운 점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조금 덜 풀렸다는 것이다. 영화는 여행 중 인물들의 과거를 잠깐 회상하는 형태로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짧게 들어간 컷으로는 인물의 이야기를 다 파악하기 어렵다. 특히, ‘유사쿠’의 과거 컷 중에는 동료들과 탄광에서 나와서 기자들에게 조명을 받는 부분이 있다. 탄광일을 했다는 것과 어려운 일도 있었다는 것이 예상되지만 이후 과거 이야기를 풀어갈 때 이어지는 부분이 없다. 또 ‘유사쿠’가 경찰 서장에게 신뢰를 받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에 대해서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 너무 적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이전 시대를 알아갈 수 있는 영화
<행복의 노란 손수건>은 삶과 사랑에 대해 다루고 있는 영화이다. 삶과 사랑이라는 주제는 낡지 않는다. 1970년대든 2020년대든 사람이 겪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을 두르고 있는 것들이 조금 낡을 수밖에 없다. 영화가 표현하는 방식은 이 시대에는 어색해 보인다. 하지만 그런 차이가 영화의 매력이 되기도 한다. 옛 영화와 지금 시대의 차이 그사이를 느껴보고 싶은 사람과 그 시절 홋카이도의 풍경이 궁금하다면 영화를 추천한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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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져도 끝나지 않는 잔혹한 어른들의 게임
오징어 게임 (Squid game, 2021)
개봉일 : 2021.09.17 (넷플릭스 공개)
감독 : 황동혁
출연 : 이정재, 박해수, 오영수, 위하준, 정호연, 허성태, 아누팜 트리파티, 김주령
해가 져도 끝나지 않는 잔혹한 어른들의 게임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까지. 매번 다른 느낌의 작품들을 선보이는 황동혁 감독의 신작 <오징어 게임>이 9월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다.
각자의 사연을 가진 채 삶의 끝에 서있는 456명의 참가자와 인생을 완전히 뒤바꾸고도 남을 천문학적인 액수의 상금 456억. 수많은 참가자들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굶거나 빚쟁이에게 찔려 죽느니 목숨 걸고 인생 한번 바꿔보자며 명함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건다.
한 사람당 1억. 최후의 1인에겐 456억. 누가 이런 서바이벌을 벌였는진 알 수 없지만 참가자들은 머리 위로 쏟아지는 돈다발에 “이건 진짜다.”라는 믿음을 얻는다. 옆에 누워있는 참가자는 믿을 수 없지만 돈만큼은 착실하게 믿는 것이다. 그리고 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믿지 못할 경쟁자들은 모두 제거해야 한다며 공격성을 내비치기 시작한다. 이 게임에서 죽는 게 나만 아니면 되니까. 생판 모르는 이의 목숨 vs 추가되는 1억 + 나의 생존 중 어떤 걸 선택하겠냐고 묻는다면 당연 후자가 아닐까.
<오징어 게임>은 황동혁 감독이 2008년에 구상하고 2009년에 쓴 이야기다. 당시 일본 서바이벌 물인 <라이어 게임>, <배틀 로얄>과 같은 작품들을 보며 서바이벌 물의 요소를 한국적으로 접목해 내기 위해 고민한 결과로 탄생한 것이 <오징어 게임>이라고 한다. 오랜 시간이 흐른 만큼 약간의 각색이 더해지긴 했지만 이런 소재를 10여 년 전에 이미 모두 구상해놨다는 사실을 들었을 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아쉬웠다. 그 당시에 바로 제작이 됐다면 지금보다 더 큰 주목을 받을 수 있었을 텐데. 아무래도 그 사이에 영화 <헝거게임>이나 웹툰 <머니게임>처럼 돈과 명예를 건 서바이벌 물들이 지나간 후라 서바이벌 물 자체의 신선함은 조금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오징어 게임>은 아이들의 게임을 재해석하는 방법으로 다른 서바이벌물들과 차별화를 둔다. ‘극한의 공포 속에서 게임 참여자들은 서로를 의지하다가도 한순간에 의심하고 배신하고 결국엔 서로를 해하게 된다.’는 서바이벌 물 특유의 심리적 공포는 똑같이 존재하지만 <오징어 게임>은 다른 서바이벌 물들과 다르게 조금 더 단순하고 귀여운 게임을 반복한다. 어릴 적 골목에서 친구들과 했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같은 게임들 말이다. 9편으로 구성된 시리즈엔 총 6종류의 추억의 게임이 등장하는데, 어떤 게임이 나오는지는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전부 언급하지 않겠다.
이 시리즈의 차별점이자 가장 큰 매력은 낯설고 아기자기한 세트장과 디테일한 요소들이다. 강박증이 되살아나는 기분이 들 만큼 완벽하게 딱 떨어지는 각진 물건들과 진짜 같은데 가짜 같은 공간들이 담고 있는 무게감, 그리고 눈에 딱 들어오는 일꾼들의 핑크색 슈트와 선물 상자처럼 포장된 관들. 기계처럼 움직이는 일꾼들이 만들어내는 동작의 흐름들이 주는 묘한 분위기가 특히 만족스러웠다. 내용은 아름답지 않지만 눈에 담긴 세트장은 빈틈없이 마음에 들었다.
서바이벌 물 특유의 설정들과 게임의 일부로 인해 앞서 나온 여러 작품들과 비교되며 표절 논란을 함께 안고 가고 있지만 작품 자체가 완전한 표절이라고 말하기엔 애매한 부분들이 있다. 장르적 특성과 플래그, 일부 장면과 소재를 모두 독창적, 독보적으로 구성하기엔 이미 서바이벌 장르가 쌓아온 이미지와 개념, 시간이 지나도 크게 변하지 않는 사람의 심리라는 틀이 있기에 앞선 작품들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무조건 욕하기보단 개인적인 기준에 따라 판단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오징어 게임>은 간단한 룰로 이뤄진 추억의 게임들을 돈과 목숨을 건 피 튀기는 생존 게임의 주제로 이용하며 어릴 적 우리의 모습, 어른이 된 우리의 모습의 간극에서 오는 아이러니를 끌어올린다. 어릴 땐 친구들과 골목에서 웃으며 게임을 하던 아이들이 어느새 어른이 되어 인생 한번 뒤집어보겠다고 피 흘리고 절규하며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이 씁쓸하고 슬플 뿐이다. 그때는 술래가 되거나 게임에서 져도 딱밤 한방이나 인디언 밥 한 번이면 패자 벌칙으로 충분했는데 이 게임에서 탈락하면 무조건 죽는다. 탈락한 자는 죽는다는 게임 특성상 아무래도 잔인한 장면들이 다소 많이 등장하긴 한다. 총으로 사람을 쏘거나.. 사람의 신체가 망가진다거나. 많이 고어한 편은 아니지만 반복해서 노출되다 보면 거부감이 들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라겠다.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목숨을 걸고 참여하는 게임 속 약육강식의 법칙
<오징어 게임>의 참가자들은 초대장을 받고 자신의 손으로 참가를 결정한다. 사람들이 우수수 죽어 나가는 걸 보면서 두려움을 느끼고 도망갔던 참가자들은 현실에 떠밀려 대부분 다시 게임장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최후의 1인이 내가 될 수도 있다며 확률을 계산하고, 그 확률을 높이기 위해 이기심과 폭력성을 여과 없이 내보인다. 사람이 많아지면 당연히 무리가 생기고, 권력을 잡는 힘센 무리가, 나쁜 무리가, 그에 대응하는 착한 무리가 생기기 마련이다. 생존이라는 본능 앞에서 사람의 심리가 어떻게 변하는지, 살기 위해 어떤 행동까지 벌일 수 있는지. 추악하고 추잡한 본능의 단면을 제대로 훔쳐본 기분이었다. 근데 웃긴 건 왠지 이해가 가더라는 것이다. 나도 살아남기 위해선 충분히 그들처럼 행동했을지도..
게임의 참가자들은 게임장 입소에 앞서 똑같은 옷과 신발을 신고 이름 대신 번호를 부여받는다. 이들은 게임장의 위치도 모르고 당장 다음에 펼쳐질 게임 종목도 알 수 없고, 옆에 서있는 참가자의 이름도 알 수 없다. 아무것도 모른다. 하지만 게임을 컨트롤하는 사람들은 참가자들의 모든 걸 알고 있다. 이름, 나이, 사는 곳, 학력, 특이사항을 포함해 이들 인생의 대부분을 알고 참가자들 머리 위에서 이들의 행동을 관찰하며 즐거움을 느낀다.
가면에 그려진 도형과 가면의 종류에 따라 철저한 계급제로 운영되는 오징어 게임이란 작은 사회에서 참가자들은 얼굴과 몸을 속절없이 노출한 채 장난감으로 전락하고 만다.
* 이 게임에선 가면에 그려진 도형의 각이 많을수록, (네모>세모>동그라미), 상급자의 개념인 듯하다. *
끝나지 않는 게임에 대한 피로도
<오징어 게임>을 보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무력한 참가자의 모습이 우리 모습과, 무한히 경쟁해야 하는 게임이 우리 사회 모습과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누군가에게 “같이 살자”고 말할 여유도, 그런 약속을 지킬 여력도 없이 이기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는 지쳐버린 우리들. 그리고 465명 중에 1등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최후의 1인을 가리기 위해 자비 없이 반복되는 게임들. 이 게임은 지옥이라 불리는 우리 사회의 일부분을 아주 크게 확대해 놓은 듯한 모습이다.
일부 후기들에선 반복되는 잔인한 장면들, 다소 느리게 느껴지는 전개에 대한 아쉬움을 볼 수 있었는데, 6번의 게임을 지나다 보면 다소 피로감이 몰려오는 건 사실이다. 단순한 게임이지만 믿었던 이들이 서로를 배신하고, 결국엔 1명만이 남아야 한다는 룰 아래 누군가는 죽어야 한다는 긴장감과 허탈함의 반복이 주는 감정 소모가 굉장하다. “이렇게까지 해야 해? 예상은 했지만 진짜 싫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생존 게임의 늪에서 허우적대며 함께 지쳐간 기분이었다.
이 게임은 끝나지 않는다. 어릴 때 친구들과 골목길에서 하던 게임들은 해가 질 때쯤, 엄마의 “얘들아, 밥 먹어~”라는 말과 함께 끝났는데, 고립된 섬 안에서 펼쳐지는 생존 게임에 참여한 이들에겐 게임을 중지시켜줄 사람이 없다. 주최자들은 “참가자 과반수가 동의하면 게임을 중지할 수 있다.”는 조항을 걸었지만, 참가자들은 머리 위에 쌓인 돈을 포기하지 못한다. 말려줄 사람도, 욕심을 포기할 사람도 없다.
한낮에 시작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부터 밤처럼 어두운 세트장에서 치러진 징검다리까지, 하늘은 점점 어두워져가는데 생존에 대한 긴장감을 놓을 틈이 없다. 게임 주최자들은 여러 극한의 상황들을 연출하며 참가자들을 몰아가고, 차후엔 제발 극단적인 선택을 하라며 부추기기까지 한다.
게임 안의 인물들
돈과 생존이 달린 게임 앞에서 사람들은 조금씩 변화한다. 마지막까지 남은 주인공 기훈과 상우, 새벽이 그 변화를 가장 크게 보여주는 인물이다.
새터민 새벽은 아무것도 없이 동생과 덩그러니 남겨진 세상에서 엄마를 데려올 돈을 모으기 위해 거친 일도 마다하지 않으며 살아왔다. 그래서 새벽은 아무도 믿지 못한다. 게임의 초반, 새벽은 어떤 무리에도 끼지 않으려 하지만 진심으로 자신을 걱정하는 기훈에게 마음을 열고 마지막 순간엔 기훈에게 동생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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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우는 <오징어 게임>의 최고 브레인이다. 서울대 수석 입학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그는 정형화된 지략가의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생존에 있어 가장 계산적인 인물이다.
개인적으로 <오징어 게임>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왔던 인물은 상우였다. 상우는 처음 게임에서 쫓겨나왔을 때 알리에게 차비를 빌려주거나 달고나 게임 직전 우산을 고른 기훈에게 게임 종류를 말해줘야 할지. 같은 양심적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이기적으로 변한다. 자신을 믿은 알리를 배신하고, 부상을 입은 새벽을 찌르고 끝내 마지막 게임에선 기훈에게 칼을 휘두른다. 그는 보통 선하게 설정되는 주인공(기훈)의 편에 함께하면서도 생존을 위한 이기심을 숨기지 않는다.
마지막 게임에서 상우는 기훈에게 우승을 양보하며 죽음을 선택한다. 이 선택은 기훈에 대한 믿음, 사과의 의미 50%와 허공에 돈이 날아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결단 50%가 합쳐진 일부 계산적인 행동이 아니었을까 싶다.
기훈은 약삭빠르기보단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이 넓은 사람이다. 가족도, 동료도, 어머니도, 내 인생도 챙기고 싶었기에 무엇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한 그는 엉망이 된 인생을 되돌리기 위해 오징어 게임에 참여한다. 그는 약자인 1번 일남과 혼자인 새벽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게임 안에서 경쟁자가 된 상우에게도 옛 추억을 얘기하며 적대감을 하나도 내비치지 않는다.
좋게 말하자면 살육 게임 안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는 선인. 나쁘게 말하면 바보 같은 오지라퍼. 그런 상우가 변하게 된 건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상우가 죄책감 없이 사람을 죽인 순간부터였다. 마지막 만찬을 끝내고 칼을 집은 상우를 경계하던 기훈은 새벽의 죽음과 함께 방어와 공생이 아닌 공격을 선택하게 된다. 6번째 게임인 오징어 게임에서 공수를 결정하라는 질문에 ‘공격’이라 답하는 기훈의 대사로 그의 확고한 심경 변화를 느낄 수 있다.
1화의 시작, 기훈과 상우가 오징어 게임을 하는 장면이 나오고 9화에선 어른이 된 두 사람이 생존을 건 싸움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함께 골목을 뛰놀고 서로를 의지하며 자란 기훈과 상우가 어쩌다 이런 상황까지 몰리게 된 걸까. 문득 슬퍼지는 장면이었다. 기훈과 상우는 서로에 대한 믿음을 잃지만 마지막 순간엔 다시 떠오른 추억과 기훈의 결단으로 둘의 사이가 잠시나마 회복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가기엔 너무 많이 와버린, 너무 많이 변해버린 두 사람은 함께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지영의 말대로 “6.25이후 최대의 비극”같은 게임이었다.
게임 밖의 인물들
<오징어 게임>은 잔인하다. 자의로 참가하긴 했지만 어쨌든 돈과 생존을 필사적으로 바라는 참가자들을 마치 게임 말처럼 게임판 위에 올려두고 관찰하고, 가볍게 죽인다. 참가자들은 게임 내에서 서로의 이름과 추억을 나누며 나름의 동료애와 우정을 쌓아가지만 주최자들은 극적인 게임 연출을 위해 그 심리마저도 이용한다. 아침이 지나고 해가 져갈 때쯤, 이제 거의 끝나간다고 생각될 때쯤 주최자들은 가장 가까운 사람과 1:1 게임을 붙여 참가자들의 작은 위로와 희망마저 빼앗는다.
그리고 가장 잔인한 건 게임에 함께 참여한 일남의 존재다. 구슬치기 게임을 하며 양심의 가책과 일남을 잃은 슬픔에 절어있던 기훈을 농락하듯 게임이 끝난 후 1년, 일남은 다시 기훈에게 카드를 보낸다. 일남이 게임에 참가한 이유는 돈이 없어서, 삶이 힘들어서가 아니었다.
“보는 것이 하는 것보다 더 재밌을 수가 없지.”
그저 인생의 재밌는 것이 없어 참여했을 뿐, 기훈은 목숨을 지키기 위해, 일남을 지키기 위해 진심을 다했는데, 일남은 그저 재미 때문에 게임을 열고, 게임에 참가한다. 되짚어보면 일남은 누가 봐도 불리한 상황임에도 큰 걱정 없이 게임을 해왔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할 땐 걱정 없는 아이 같은 표정으로 선두로 뛰어나갔고, 구슬치기 게임에선 미련이 없다는 듯 기훈에게 구슬을 양보한다. 그리고 참가자 간 큰 싸움이 벌어지던 날 밤. 일남이 높은 침대에 올라가 “그만해, 나 너무 무서워!”라고 소리치자 프론트맨은 이내 스페셜 게임의 중지를 선언한다.
일남이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목숨이 달린 게임의 승리를 기훈에게 양보할 수 있었던 것, 그가 무섭다고 소리치자 상황이 종료되었던 것은 일남은 게임에서 지더라도 생명을 잃지 않기 때문에, 통제 못할 상황에서 일남이 생명을 잃는 걸 방지해야 했기 때문이다. 6화 깐부 에피소드에서 일남이 기훈에게 구슬을 양보하며 두 사람 사이의 믿음과 우정을 보여주는 장면에 울컥하긴 했으나 차후에 일남이 보여준 그 행동이 전혀 아름다운 것이 아니란 걸 알게 됐다. 결국 양심을 잃어버린 기훈의 모습에 대한 만족도를 구슬로 표현한 것일 뿐, 그 구슬 안에 담긴 진심이 무엇이었을지.. 더 이상 일남의 마음을 믿을 수 없었다. 생각해 보면 일남은 기훈을 가장 우습게 만드는 존재가 아니었던가.
<오징어 게임> 속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은 게임에 참가하거나 게임을 진행한다. 등장인물들 중 유일하게 게임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인물은 준호다. 경찰인 준호는 실종된 형이 남긴 명함과 기훈의 증언을 듣고 게임장 내부에 들어가게 된다. 그는 가장 용감하고 정의로운 인물이다.
준호는 주최자, 참가자, 외부인의 삼각 구도를 만들어 이야기의 흐름을 팽팽히 당겨낸다. 그리고 참가자들은 하나도 파헤치지 못한 오징어 게임의 비밀과 프론트맨의 정체를 밝혀내고 새로운 궁금증을 떠올리게 만든다. 차후 시즌 2가 제작된다면 준호의 생존 여부가 기훈에게 가장 큰 힘 또는 변곡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주최자들을 제외하고 그 해 오징어 게임에서 생존하거나 죽는 장면을 확실히 보여주지 않은 사람은 두 사람이 유일하니 말이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인간성을 지킨 주인공
주최자들은 극한의 상황에서 참가자들이 서로를 죽이고 탈락시키는 장면을 기대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인간의 본성이란 이기심과 공격성이다. 기훈은 게임 내내 동료라 생각되는 인물들을 챙겼으며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상우를 살리기 위해 게임을 중단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오징어 게임이 끝나고 상금을 받았음에도 죄책감과 여러 감정들로 인해 여전히 돈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일남은 남다른 우승자 기훈을 불러내 지나가는 사람들의 양심을 시험하는 마지막 게임을 제안한다. 하지만 기훈은 매번 일남과 주최자들의 예상을 뛰어넘어 타인에 대한 믿음과 인간성을 지키고 일남과의 게임에서도 승리한다. 그는 인간들의 밑바닥을 훑으며 즐거워하던 주최자들에게 커다란 한방을 먹이고 이 게임의 진정한 승자가 된다.
이 게임은 정말 평등한 걸까
“게임 안에선 모두가 평등해.”
<오징어 게임>은 반복적으로 평등을 주장한다. 이들은 밖에선 한 번도 이기지 못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을 모두 똑같은 위치에 놓고 인생의 마지막 기회를 주는 거라며 참가자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이건 전혀 평등한 게임이 아니다. 참가자와 주최자의 위치는 하늘과 땅 차이고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끊임없이 위계질서가 형성된다. 참가자들은 생존이 걸린 게임에서 본능적으로 서로를 해치고 죽지 않기 위해 숨는다. 목숨을 건 무한 경쟁을 끝내는 방법은 생명이 다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주최자들은 이 게임이 결국 평등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참가자들의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습을 하나의 내깃거리, 구경거리쯤으로 소비한다. 애초에 각자 다른 신체능력과 지능, 게임에 대한 경험치를 가진 400여 명의 사람에게 똑같은 게임을 제안하는 게 어떻게 평등할 수 있을까. 주최자로서 편의를 확보한 일남, 뽑기 게임에서 라이터를 사용한 미녀와 덕수, 일남 덕분에 게임을 통과한 기훈, 장기 적출로 미리 게임을 알았던 참가자 등.. 열심히 포장했지만 결국 평등하지 않은 게임이었다.
만약 456억을 얻을 수 있는 인생 역전의 기회가 온다면, 그 기회를 꽉 잡겠는가? 묻는다면 나는 절대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일확천금의 커다란 기회라면 그걸 놓쳤을 땐 그만큼 잃는 게 많을 테니, 큰 도박은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정말 내일 죽을 수도, 내일 모든 걸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 또 다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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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성애를 기댄 채 어긋나버린 디스토피아의 세계관
시대가 변할수록 더 극심해지는 혐오와 차별 역사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는 토착민의 삶을
디스토피아 세상에서 자신의 딸을 지키고자 하는 모성애를 통해
풀어간 SF 영화 나이트 레이더스 리뷰이자, 시사회 후기입니다.
실제 캐나다 토착민인 크리족 혼혈 다니스 고렛 감독의 첫 장편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토르 시리즈의 감독이자, 종종 배우로도 활동하는
뉴질랜드 출신의 타이카 와이티티가 제작으로 참여했습니다.
20세기 중반부터 모더니즘과 제국주의, 권위주의 등을 비판하는
여러 문화 콘텐츠 중 세계 곳곳에 존재하는 토착민들의 이야기는
꽤 많이 접할 수 있는 서사이지만, 감독 출신부터 알 수 있듯
지금 현시대를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어두운 미래 사회에 빗대며
딸을 빼앗긴 엄마의 처절한 사투를 그립니다.
※ 최대한 자제하였으나 일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 나이트 레이더스 줄거리
하나의 국가, 하나의 언어, 하나의 국기
2043년 캐나다 북부, 전쟁으로 황폐해진 세상을 지배하려는 독재국가 에머슨은
미성년 자녀들을 강제로 입교시켜 세뇌시키고 인간 병기로 길러내려
18세 미만의 자녀를 데리고 있으면 안 된다는 법까지 만듭니다.
니스카와 딸 와시즈는 도시 외곽의 우거진 숲에서 수시로 보내는 AI 드론의 정찰을 피해 살아가죠.
하지만, 식량을 구하던 중 와시즈가 덫에 걸려 큰 부상을 입게 되면서 이들의 상황도 바뀌게 됩니다.
당장 치료가 필요한 딸을 위해 도시에 함께 잠입하지만,
약을 구할 수 없음을 알게 된 니스카는 결국 자신의 딸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아카데미로 끌려가게 놔두는데...
예고편│ Trailer
원제 : Night Raiders│감독·각본 : 다니스 고렛│출연진 : 엘레 마이아 테일페데스, 브룩클린 르텍시에 하트, 알렉스 태런트 외 多
│장르 : SF, 드라마, 미스터리, 스릴러│상영 시간 : 101분│국가 : 캐나다, 뉴질랜드│등급 : 15세 관람가
│평점 : 로톤 토마토 신선도 84% 팝콘 47%, IMDB 5.1, 메타 스코어 63점│시청 가능 서비스 : 개봉일 2022년 3월 3일
# 나이트 레이더스 평점
모성애인가, 토착민의 비극인가
다른 나라를 침략해 땅을 점거하고 자신들의 법과 제도를 통해 원래 살아온 민족을 핍박하며
쫓아내는 제국주의의 모습이 에머슨이라는 국가를 통해 반영됩니다.
이는 인류가 반복해 온 하나의 역사로, 감독의 고향 캐나다뿐만 아니라 뉴질랜드, 호주, 남아메리카 등
모두 유사한 사건들이 이어져왔다 할 수 있고,
어쩌면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 또한 이와 멀지 않음을 느낄 수 있죠.
가상의 국가 에머슨은 미성년자들을 강제로 입교시켜
“하나의 국가, 하나의 언어, 하나의 국기”라는 애국 강령을 반복해 외우게 하고,
외부와 철저히 격리시킨 채 이와 떨어진 사람들은 드론의 배급 식량 속 바이러스를 넣어
자신의 야욕을 채우려 합니다. 이것은 토착민들은 물론, 가족 간의 연결고리마저
배제한 채 하나의 역사로 통합하려는 독재국가의 모습을 띕니다.
다만 위에 언급한 주제의식을 끝까지 이어가기에는 인상적인 장르 영화라고 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크리족 출신이지만 그들과의 연결이 거의 전무한 상태로 예언을 기반해
별다른 갈등 없이 하나의 공동체를 생성하고
주 플롯은 딸을 찾기 위한 모성애를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는 극 중 등장인물 간의 관계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개연성이나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또한 흐릿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감독이 과연 파괴된 공동체를 각기 다른 개인이 다시금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인지 의구심이 들게 합니다.
이 때문인지 마지막에 보여주는 와시즈의 초자연적인 능력은 너무나 뜬금없게 다가왔죠.
그렇기에 제국주의나 독재에 의해 파괴되고 자본주의에 의해
무너지는 토착민 공동체의 미래에 관한 것인지
아니면 디스토피아 세상에서 딸을 지키려는 엄마의 사투인지
명확한 설정이 부족하다 느껴졌습니다.
현재에도 진행되는 문제점에 대한 새로운 시선, 그리고 의미를 확장하고
공유시키는 행위는 분명 의미가 있겠지만, 이를 전달함에 있어 명확함은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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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남일같지 않은 인도판 쿠팡맨들의 비애
감독: 난디타 다스(인도)
출연: 카필 샤르마, 샤하나 고스와미, 투샤르 아차와르
시놉시스 : 오늘도 가정을 위해 일하는 한 배달 기사가 있다. 그는 한때 공장 관리자 였지만 해고당하고 8개월을 백수로 살다 배달앱 '지가토'의 기사가 된다. 하루의 열 건 이상의 배달을 목표로 뛰어들지만 그는 고객들의 평점 노예가 되어 하루하루 지쳐간다. 와이프에게 사회 생활의 힘듦을 강조하며 그녀의 취직도 은근슬쩍 막는 사이에 그의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은 점점 돌덩이 같이 무거워진다.
가난이란 굴레 마나는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오늘도 돈을 벌러 간다. 하지만 와이프가 일하는 것에 불만이 많다. '남자는 바깥에서 일하는 사람', '여자는 집안일에 내조를 잘해야 하는 사람'이란 전통적인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답답한 사람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의 책임감이 참 갑갑했다. 가족을 살려야 한다는 선한 의지를 갖고 살지만 전통적인 관념에 갇혀 마땅히 다른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 영화를 보는 동안 웃픔을 넘어 점점 그가 안타까웠다. '가난의 슬픈 점은 마음이 각박해진다는 데 있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들에게는 취향이 사치이기에 다양해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마나를 보면서 가난에 허덕이는 사람들은 살아오면서 다른 선택지를 제공받은 적이 없어 변화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계층일 수 밖에 없겠구나 생각했다. 영어를 몰라 취업 계획에 대해 검색조차 할 수 없는 그를 성실이라는 단어 말고는 다른 키워드를 떠올릴 수 없도록 프로그래밍한 것은 결국 가난이 아닐까.
2. 카스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도는 아직도 카스트 제도가 실질적으로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카스트 제도가 없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가 공감 포인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눈에 띄는 신분은 없어졌지만 돈으로 급이 정해지는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허덕이는 사람은 세계 어디에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일자리 문제가 없는 나라는 없기에 이 영화는 인도의 특수한 문제라고만 볼 수 없다. 선진화된 기업 문화처럼 보이는 수많은 어플리케이션 기업들의 고용 보장이 명확하지 않은 점,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놔도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현상 등 생각보다 현실은 잘 꼬집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그랬듯이 가난한 사람들을 소재로 했을 때 파급력이 강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이만큼 보편적인 소재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보편적인 만큼 담백하게 담아내야 하는 소재라고도 생각한다. 근데 이 영화는 유머러스함과 짠함과 동시에 그리고 직접적으로 사회를 향해 표현하는 메시지가 특징적이다. 하지만 그 메시지가 마냥 불편하지만은 않다.
3. 노골적이지만 신파는 아닌 직접적인 메시지가 불편하지 않았던 것은 왜일까. 그런데 이상하게도 노골적으로 노동자의 비애를 보여주고 기업을 비판하는 입장을 표현하는 영화인데도 이 영화 속 인물들이 신파로는 보이지 않았다.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감정에 호소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영화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겐 희망은 있다'라는 메시지를 담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영화의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유머러스하게 배달 기사들의 아픔을 풀어내 마냥 슬프지만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가볍게 볼 만하지만 킬링타임용이라고 하기엔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 중간을 잘 줄다리기한 영화라고 본다. 총평 우리나라의 70년대를 겪으신 분들과 80년대를 겪으신 분들 그리고 90년대를 겪으신 분들의 사고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걸 빗대어 체감할 수 있는 영화였다. 더 가난했던 시절을 겪었던 사람일수록 지금이 가난하지 않는데도 마음이 계속 가난하신 분들 꾸준히 봐왔던 경험이 단박에 이해가 되는 영화였다고나 할까.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음에도 큰 감동과 울림이 있어 기분 좋게 보고 나온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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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1980년대 한국 이민자들의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감독: 정이삭
프로듀서: 크리스티나 오,디디 가드너,제레미 클라이너
출연진: 스티븐 연,한예리,앨런 김,노엘 조,윤여정
시놉시스
제이콥과 모니카는 아들인 데이빗과 딸인 앤과 함께 캘리포니아를 떠나 아칸소로 이사 오게 된다. 제이콥은 아내인 모니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은행에서 무리하게 대출금을 끌어당겨 아칸소에 있는 농지를 사들였고 그곳에서 큰 농장을 만들려는 목표를 세운다. 모니카에게 있어 불편한 건 자신의 아들 데이빗이 심장병을 앓고 있어 병원까지 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과 바퀴 달린 허름한 트레일러 속에서 산다는 것이다. 반면에 데이빗은 아버지인 제이콥의 말을 잘 따르고 씩씩하게 생활한다.
하지만 모니카의 엄마인 순자가 한국에서 미국으로 오자 데이빗과 앤은 내심 불편해한다. 그건 바로 자신들이 기대했던 할머니와의 모습과는 딴판이라는 것이다. 데이빗은 할머니인 순자에게 차라리 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과연 데이빗과 앤에게 할머니의 존재는 어떤 존재이게 될까?
데이빗이 기대한 순자의 모습은 쿠키를 구워주고 욕설을 쓰지 않는 할머니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런 이미지를 깨부순 순자는 손자인 데이빗에게 화투를 선물하고 험한 말을 쓰며 쓴 한약을 먹인다. 그래서 데이빗은 오히려 순자가 오는 걸 반대했고 아빠인 제이콥과 엄마인 모니카가 더 싸우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이다. 그러나 순자가 손자인 데이빗을 무척 아낀다는 걸 몸소 표현해 줬고 데이빗은 처음에는 느끼지 못하다가 순자가 뇌졸중에 걸리고 난 후에 조금은 알게 된다.
한편 제이콥은 자신의 고집으로 인해 농사를 망치게 된다. 오직 한국 품종의 씨드로만 고집했고 가족들이 물이 안 나와 불편한데도 상수도에 있는 물을 농사에다 무리하게 썼던 결과였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상적인 목표를 펼치려고 하는 제이콥과 달리 모니카는 가족을 위해 현실적으로 살아가는 걸 원했기에 둘의 사이는 서서히 갈라지기 시작한다.
한국에서 살기가 힘들어 미국으로 이민 온 제이콥과 모니카는 서로에게 도움이 돼주려고 했으나 무리한 빚을 안고 살아왔고 먹고살기 위해 병아리를 감별하는 일을 해왔다. 빡빡한 한국 이민자의 삶은 쉽지가 않았고 아메리칸 드림은 힘들어진다.
이 영화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아메리칸 드림에 실패한 한국 이민자들의 모습과 그로 인해 삶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병아리를 감별할 때 수컷 병아리는 폐기하고 암컷 병아리는 쓰일 데가 많아 폐기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제이콥은 병아리 감별사 일을 하면서 데이빗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되자고 했지만 결국에는 그렇게 쓸모 있는 삶을 살지 못했다.
영화 미나리를 보고서 필자는 누구에게나 쓸모 있는 존재가 된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쓸모 있다는 게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매긴 걸까? 병아리를 감별하는 것처럼 사람도 감별되어 폐기되거나 쓸모 있게 되는 존재로 전략하고 만다. 오늘날에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한국 이민자들이 미국에 가고 있다고 한다. 그곳에서 부자가 되거나 가난하게 사는 거는 과연 쓸모의 여지일지 생각해 봐야 된다.
병아리를 감별해 쓸모 있는 것과 폐기되는 것이 있다는 게 나름 놀라기도 했다.
2023. 10.06 (금) 20:00 영화의전당 중극장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2023. 10.04 (수) ~ 2023. 10. 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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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부천의 선택은? 부천 초이스 돌아보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내일 개막하죠❣️
내일 개막작 <그를 찾아서>를 시작으로 13일(일) 폐막하며,
약 열흘간 영화팬들의 뜨거운 여름을 짜릿하게 만들어 줄 것을 예고했는데요.장르 영화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부천에서 이번엔 어떤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게 될 지 궁금해집니다.
개막을 하루 앞둔 오늘은 그간의 부천의 선택은 무엇이 있었는지,
'부천 초이스'를 한 번 되돌아 보려고 하는데요!
이렇게 좋은 작품을 잔뜩 만나볼 수 있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꼭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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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아나 2 |뻔한 레시피, 쉬운 재료, 평범한 플레이팅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다른 섬에 사는 부족들을 찾기 위해 꾸준히 항해에 나서던 '모아나'(아울리이 크러발리오). 그녀는 전설적인 항해자이자 길잡이를 뜻하는 '타우타이' 칭호를 받은 직후 고대의 조상이 등장하는 환영을 본다. 인간 세계의 이야기를 지우고자 하는 폭풍의 신 '날로'(토피카 페푸리이)가 숨긴 섬, '모투페투'를 찾아내어 바닷길을 열지 못하면 모아나의 부족이 고사하게 될 것이라는 예지를 받은 것.
이에 모아나는 발명가 '로토'(로즈 마타페오), 농부 '켈레'(데이비드 페인), 이야기꾼 '모니'(후알랄라이 청)와 함께 다시 바다로 향한다. 그러나 모아나 일행은 날로가 보낸 괴물들을 만나 위기에 처하고, 그녀는 타우타이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그런 그녀 앞에 오랜 파트너이자 반신반인 영웅 '마우이'(드웨인 존슨)가 나타나고, 그의 격려에 힘입어 모아나는 다시 한번 모투페투를 찾는 여정에 나선다.
걱정은 기우가 아니었다
전 세계에서 6억 달러가 넘는 흥행 수익을 기록하며 디즈니 애니메이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모아나>. <모아나>의 매력은 신선함이었다.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 폴리네시아 신화는 이전까지의 디즈니 작품에서 보지 못한 볼거리였다. 족장의 '후계자'로서 생산 업무에 직접 관여하는 여자 주인공의 등장도 파격적이었다. <겨울왕국>의 엘사, 안나 자매만 해도 전통적인 공주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하지는 못했으니까.
반면에 8년 만에 돌아온 속편 <모아나 2>는 기대보다 걱정이 컸다. 개봉까지 1년도 채 남지 않은 디즈니의 2024년 1분기 실적 보고회에서 TV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중이던 속편이 돌연히 극장용으로 전환되었다는 발표가 있었기 때문. 전편의 OST를 맡았고, 현재 할리우드와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작곡가 린 마누엘 미란다가 제작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뉴스도 불안감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모아나 2>는 우려가 기우가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말았다. 전편을 답습하는 데 그친 전반적인 얼개와 스토리, 고막을 유혹하는 데 실패한 OST는 본래 TV용 작품이었던 초안의 방증이나 다름없었다. 예상치 못하게 흥미로운 특이점은 있지만, 그조차도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본래 특징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결국 <모아나 2>도 완성도 측면에서는 <스트레인지 월드>와 <위시>로 이어진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부진을 끊어내지 못했다.
익숙한 이데올로기를 담은 환상
개봉 전에 <모아나 2>에서 보고 싶었던 장면을 하나만 꼽자면 카누를 타고 망망대해를 시원하게 가르는 모아나와 독수리로 변신해 그 위를 날아가는 마우이의 투샷일 것이다. 그런데 <모아나 2>는 이 장면에 예상치 못한, 하지만 디즈니라서 자연스러운 함의를 불어넣었다. 폭풍의 신 날로의 방해를 뚫고 모투페투 섬을 찾아서 자유로운 바닷길을 열어야 하는 모아나의 항해가 '항행의 자유 작전'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 대전 승전한 후 지금까지도 미 해군은 서방 진영의 항행의 자유를 보장했다. 국가 간 무역을 활성화해 시장 경제를 키우며 자국 중심 질서를 정립한 것. 근래 중국처럼 이를 방해하려는 세력이 나타나면 군사 작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를 고려하면 <모아나 2>는 놀라울 만큼 현실적인 작품이다. 모아나는 미 해군, 마우이와 동료들은 미국의 동맹국, 날로 신은 중국처럼 항행의 자유를 방해하는 국가에 정확히 대응되기 때문.
물론 지나치게 미국 중심적 해석처럼 보일 수도 있다. 바닷길의 중요성은 미국만의 가치가 아니며, 바다를 통한 소통과 교류는 역사를 발전시키는 핵심 원동력이었으니까. 명나라가 정화의 원정 이후 돌연 바닷길을 포기한 이후 서구 열강이 중국의 국력을 추월한 역사에서 볼 수 있듯이. 따라서 바닷길을 끊어서 인간 세계를 암흑 속에 빠트리려는 날로의 존재는 인류 문명 공통의 공포이자 두려움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모아나 2>는 어디까지나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디즈니는 대공황 이후부터 미국 사회가 추구하고 유지할 가치와 윤리를 충족시키는 환상 속에서 재미와 쾌감을 추구한 스튜디오였으니까. 자연히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미국식 이데올로기를 은연중에 관객에게 심어주는 역할을 맡아 왔다. 그렇기에 <모아나 2>가 보여주는 모험과 항해를 미국 중심적 시각에서 이해해도 무리는 아니다.
신화로 가린 이데올로기
다만 미국 패권에 대한 은유는 전면에 부각되지 않는다. <모아나 2>가 전편의 미덕을 본받아 인간 영웅이라는 신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기 때문. 대다수 신화는 초자연적 존재를 조력자나 대적자로, 인간 영웅을 주인공으로 묘사하는 공통의 작법을 공유한다. 대체로 신적 존재는 아무리 강해도 여러 제약이 있다. 그렇기에 금기로부터 자유로운 인간만이 신과 인간 세계 양쪽을 넘나들면서 모험을 펼치고, 운명을 성취한다.
<모아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바다'와 같은 강대한 존재도 세계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지는 못했다. 그 대신 모아나를 영웅으로 낙점하고, 그녀가 좌절하거나 포기하려 할 때마다 간접적으로 도울 뿐이었다. 남태평양 섬의 원주민들이 공통적으로 숭배하는 영웅, 마우이로부터 항해술을 배우도록 난파된 모아나의 배를 그의 섬으로 이끌어주는 식이었다. 모험을 계속할지 말 지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모아나의 몫이었다.
<모아나 2>도 마찬가지다. 전편이 반신반인이 아닌 인간의 모험이라는 콘셉트를 제시했다면, 속편은 이를 구체화한다. 날로와 전투를 펼치는 클리아맥스가 대표적이다. 처음 계획과는 다르게 상황이 흘러가는 가운데, 모아나는 자신과 마우이의 역할을 바꾼다. 날로가 능력이 더 뛰어난 반신이 아니라 오직 인간만을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눈치챘기 때문. 이는 뻔할 수 있었던 후반부를 변주시키며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원동력이 된다.
아는 맛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
안타깝게도 <모아나 2>의 장점은 여기까지다. 우선 전반적인 스토리라인은 전편을 답습했다. 고향 모투누이 섬에 위기가 닥치는 환영을 본 모아나. 선조들이 발견하지 못한 전설 속의 섬을 찾아내지 못하면 부족 사람들이 모투누이에서 고립된 채 고사할 것이라는 예지를 받자 그녀는 다시 한번 항해에 나선다. 이는 모투누이에 찾아온 재앙을 풀기 위해 항해를 떠난 전편과 다를 게 없다.
발단 이후의 전개도 전편과 거의 동일하다. 서로 떨어져 있던 모아나와 마우이는 항해 도중에 합류해서 다시금 한 팀을 이룬다. 최종 빌런을 마주하기 전에 한 차례 실패를 겪는 것도, 좌절한 일방을 다른 일방이 위로하면서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도 유사하다. 단지 전편에서는 모아나가 마우이를, 속편에서는 마우이가 모아나를 일으켜 주는 게 다를 뿐이다.
물론 기시감을 옅게 만들려는 시도는 있다. 돼지 '푸아'와 닭 '헤이헤이'에 더해 모아나의 여동생 '시메아', 동료 선원 모니와 로토 등에게 적잖은 분량을 부여하고, OST에서도 로토에게 래퍼 역할을 맡기는 식이다. 하지만 이 선택은 부작용을 동반한다. 모아나와 마우이의 분량이 줄면서 도리어 그들의 캐릭터성이 평면적으로 변한다. 일례로 전설적인 길잡이의 칭호까지 받은 모아나의 내적 갈등은 스케치 수준으로 스쳐 지나간다.
귀가 허전해
마지막으로는 음악의 쾌감도 전편에 미치지 못한다. 더 이상의 검증이 불필요한 린 마누엘 미란다의 공백이 생각보다 크게 느껴진다. 그는 모아나가 항해에 나서기로 결심을 굳힐 때 부르는 노래인 'How Far I'll Go'를 작사, 작곡하면서 <모아나>의 흥행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은 바 있었다. 엘사가 부른 'Let It Go'가 <겨울왕국>을 상징하듯이, 'How Far I'll Go' <모아나>하면 떠오르는 대표곡으로 자리매김했으니까.
린 마누엘 미란다가 제작에 불참한 <모아나 2>는 'How Far I'll Go'와 같이 뇌리에 각인될 만한 OST를 들려주지 못했다. 두 번째 모험의 시작을 알리는 'Beyond'가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하지만, 이전 곡과 같은 임팩트를 주기에는 힘이 부족하다. 물론 노래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편에서 모아나가 항해에 나서기까지 겪은 역경만큼 극적인 전개를 속편이 고안해내지 못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에 가깝다.
귀가 허전한 아쉬움을 비주얼로 만회하려는 듯 보이기도 한다. 클라이맥스 전투 시퀀스는 확실히 눈을 즐겁게 한다. 특히 모아나의 카누가 거대한 파도를 빗겨 타는 순간을 4d로 본다면 마치 서핑을 하는 듯한 쾌감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음악의 아쉬움을 온전히 대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클라이맥스 외의 장면에서는 특별히 놀랄 만한 장면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모아나 2>는 쿠키 영상에서 예고하는 3편을 위한 징검다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듯 싶다. 그와 동시에 과연 <모아나 2>가 징검다리 역할을 온전히 해냈는지는 끝나는 순간까지도 의문이다. 세 번째 애니메이션보다는 약 1년 반 뒤에 개봉할 <모아나> 실사 영화가 더 궁금해지니까.
Acceptable 무난함
디즈니가 디즈니한 무색무취한 속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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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영상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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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크레딧 전에 쿠키영상이 하나 있고, 엔드크레딧 후에 관객도 깜빡한 쿠키사진이 하나 있습니다.#코믹, #액션, #블록버스터, #라이언레이놀즈, #사무엘잭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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