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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2025-06-26 02:37:17

함께 기억할 또 하나의 삶

바다호랑이(2025)

 

 

"당신은 결코 혼자 걷지 않으리" 2014년 봄, 침몰한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희생자들을 가족 품으로 데려온 민간 잠수사 나경수는 고통스러운 잠수병과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또 해경이 민간 잠수사 대표 류창대를 참사 현장에서 사고로 죽은 동료 잠수사에 대한 과실치사죄로 넘기며 재판의 증인으로 나서게 된 경수의 마음은 더욱 황폐해져 간다. 하지만 자신들을 이용한 후 폐기한 비정한 국가를 상대로 무죄를 증명하고 짓밟힌 존엄성을 되찾기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재판! 경수는 기억하기 싫은 과거지만 거대한 배 안의 미로 같은 지옥을 홀로 헤매며 겪었던 고통을 털어놓는데… 고개를 높이 들어라. 어둠을 두려워하지 말라. 그대, 결코 혼자 걷지 않으리.

<바다호랑이> 줄거리

 

 

 

2014년 4월 16일. 그리고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은 노란 리본을 달고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혹시 당시 배 안을 오고 가며 시신을 수습하던 민간 잠수사들의 이야기를 우리는 알고 있나. 현장에서 누구보다 쉼 없이 구조에 힘쓰던 그들을 국가가 어떻게 대했는지 우리는 전부 알고 있나. '바다호랑이'는 참사 수습 당시 현장에서 순직한 동료 잠수사에 대한 책임으로 기소된 류창대의 재판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재판을 이어가면서 끊임없이 고통을 되짚으며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민간 잠수사들의 모습은 그날이 얼마나 참혹했는지, 국가가 세월호와 관련된 인물들에게 얼마나 잔혹했는지가 여실히 보여준다.

영화 '바다호랑이'는 국가가 덮은 과거를 다시 수면 위로 올리고 아물지 못한 상처를 꺼내드는 동시에 치유와 화합으로 나아간다. 그 삶을 담아낸 카메라는 무거운 사실을 날카롭게 파고들면서도 구조에 힘썼다는 이유로 피해자가 되어버린 잠수사들을 따스히 비춘다.

 

 

 

영화는 연극적 요소를 차용한 실험적인 형태로 진행된다. 제한된 공간인 무대를 주로 사용하며 배우의 연기, 설명만을 통해 여러 공간을 연출한다. 그렇기에 관객들은 실제가 아님에서 오는 여백을 상상으로 채워 넣게 되는데, 이는 세월호 수습 현장, 공격적인 재판 과정 등 자칫 자극적으로 비칠 수 있는 장면들을 시각적으로 배제하면서도 배우의 연기와 관객의 상상이 더해져 더 깊이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이런 몰입감은 우리의 마음속에 왜 아직도 세월호가 남아있는지, 왜 기억하며 애도해야 하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가 참사 이후를 영화를 통해서라도 봐야 하는 이유는 아직도 그날에 남겨져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계속 기억하고 기억하며 연대를 이어나가야 한다. '바다호랑이'는 그런 연대를 영화 속에서 그리고 영화 밖에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영화로 지금, 그날 이후의 우리에게 필요한 작품이다.

 

*이 글은 씨네랩에서 초청받아 참석한 <바다호랑이> 시사회에서 관람 후 작성하였습니다.

 



작성자 . 사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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