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1-04-29 17:30:04
May the Fourth Be With You!
2021년 5월, 디즈니+ 공개 작품!
디즈니는 5월 제4회 ‘May the Fourth Be With You’(<스타워즈>의 명대사 중 하나인 ‘may the force be with you’와 발음이 비슷해서 만들어진 5월 4일 스타워즈의 날)를 앞두고 있다.
5월 4일에는, 5월 매주 금요일에 개봉하는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스타워즈: 배드 배치(Star Wars: Bad Batch)>의 방송이 시작된다. 이 시리즈는 <스타워즈: 클론 전쟁>의 스핀 오프 작품으로서, 클론전쟁 시즌 7에서 등장했던 클론 포스 99을 주연으로 하며, 오더 66, 클론전쟁 종전 이후를 배경으로 한다.
<마이티 덕: 게임 체인저스>, <빅 샷> 그리고 <하이 스쿨 뮤지컬: 더 뮤지컬- 더 시리즈>의 새로운 에피소드가 5월 14일부터 개봉할 예정이며, <마이티 덕>의 후속 시리즈는 5월 28일에 시즌 마지막을 장식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 달에는 디즈니의 차기 블록버스터인 <크루엘라>를 볼 수 있을 예정이다. <크루엘라>는 ‘101마리의 달마시안’의 악당인 크루엘라에 관한 이야기이며, 크루엘라 역을 맡은 엠마 스톤과 함께 5월 28일 개봉할 예정이다. 이 디즈니 실사 영화는 재능은 있지만 밑바닥 인생을 살던 ‘에스텔라’가 남작 부인을 만나 충격적 사건을 겪게 되면서 런던 패션계를 발칵 뒤집을 파격 아이콘 ‘크루엘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스트리밍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디즈니+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현재 디즈니+의 한국 상륙 날짜는 2021년으로 영화 <블랙 위도우>와 함께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단은 디즈니+에서 5월에 상영될 작품이다.
5월 4일
<스타워즈: 배드 배치> (에피소드 1)
5월 7일
<마이티 덕: 게임 체인저스> (에피소드 7)
<빅 샷> (에피소드 104)
<스타워즈: 배드 배치> (에피소드 2)
<완다가 간다> (시즌 1, 2)
<리틀 야구왕 앤디(Everyone’s Hero)>
<플리카 2(Flicka 2)>
<와일드 하츠 캔 비 브로큰(Wild Hearts Can’t Be Broken)>
<판타스틱 4 – 실버 서퍼의 위협>
5월 14일
<하이 스쿨 뮤지컬: 더 뮤지컬- 더 시리즈> (에피소드 201)
<스타워즈: 배드 배치> (에피소드 3)
<마이티 덕: 게임 체인저스> (에피소드 8)
<빅 샷> (에피소드 105)
<특수 요원 오소> (시즌 1, 2)
<특수 요원 오소: Three Healthy Steps> (시즌 1)
<엑스맨 – 최후의 전쟁>
<Life Below Zero> (시즌 15)
<Race to the Center of the Earth>
5월 21일
<Inside Pixar: Unpacked><Unpacked: About Time>
<Unpacked: Everybody Loves a Villain>
<Unpacked: The Squint Test>
<Unpacked: Inner Drive>
<Unpacked: No Small Roles>
<마이티 덕: 게임 체인저스> (에피소드 9)
<빅 샷> (에피소드 106)
<하이 스쿨 뮤지컬: 더 뮤지컬- 더 시리즈> (에피소드 202)
<스타워즈: 배드 배치> (에피소드 4)
<빅 시티 그린즈> (시즌 2)
<Mickey Mouse Mixed-Up Adventures> (시즌 1)
<Fury Files>
<Ice Road Rescue> (시즌 5)
<러닝 와일드 위드 베어 그릴스(Running Wild with Bear Grylls)> (시즌 6)
<팅커벨(Tinker Bell and the Legend of the NeverBeast)>
<Akashinga: The Brave Ones>
5월 28일
<크루엘라> 프리미어 엑세스
<런치 패드>
<마이티 덕: 게임 체인저스> (에피소드 10)
<하이 스쿨 뮤지컬: 더 뮤지컬- 더 시리즈> (에피소드 203)
<스타워즈: 배드 배치> (에피소드 5)
<빅 샷> (에피소드 107)
<Bluey Shorts> (시즌 2)
<데칼코마니, 아빠와 나(Sydney to the Max)>, (시즌 3, 에피소드 1-8)
<Kingdom of the Polar Bears>
<위키드 튜나(Wicked Tuna)> (시즌 10, 에피소드 1-7)
씨네랩 에디터 Moon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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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좀비 리뷰 - 올드한 연출, 유치한 대사, 처참한 연기력, 쓸데없는 메세지의 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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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강남이 좀비에 점령 당했다!
평소와 같던 어느 날,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가 강남에 등장하고
기이한 행동들을 보이며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던 좀비의 정체가 사람들에게 알려진다.
한편, 대한민국 태권도 前국가 상비군 ‘현석’(지일주)은
강남의 직장으로 출근하던 중 우연히 ‘민정’(박지연)을 만나게 되고,
자신의 회사에서 다시 ‘민정’을 마주한 ‘현석’이 호감을 표하는 순간
좀비가 건물에 들이닥치면서 순식간에 건물 전체의 사람들이 감염되기 시작한다.
바깥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모든 문이 폐쇄되어버린 건물,
그 속에서 ‘현석’과 ‘민정’은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사투를 시작하는데…
이렇게 된 이상 절대 물러날 수 없다!
갇혀버린 강남, 무조건 살아 남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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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스 베이비 2> 메인 예고편
가족 같은 회사로 모십니다
베이비 주식회사의 레전드 보스 베이비에서 인생 만렙 CEO가 된 ‘테드’.
베이비인 줄 알았던 조카 ‘티나’가 알고 보니 베이비 주식회사 소속이라니!
뉴 보스 베이비 ‘티나’의 지시로 ‘테드’는 형과 함께 다시 베이비로 돌아가야만 하는데…
보스 베이비 IS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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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별나도 괜찮아 시즌4> 공식 예고편
[2021년 7월 9일, 넷플릭스 공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10대 소년 샘은 어느 날 여친을 사귀겠노라 마음먹는다.
샘의 홀로서기로 인해 샘 바라기였던 가족들은 느닷없이 자아 찾기에 내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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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독특함에 이끌리다
와이드 앵글: 한국 단편 경쟁
<송곳니>
ⓒ 부산국제영화제
정보
개요 미스터리 | 한국 | 19분
감독 김정민
출연 윤경호, 김은경, 전성일 등
줄거리
유난히 뾰족한 송곳니 때문에 자주 피 맛을 보는 지훈은 자신에게 유별나게 집착하는 엄마와 살면서
유난히 가까운 친구 주성을 자주 생각한다. 십 대 소년이 겪는 자아 정체성의 혼란과 모성의 억압이
퀴어 드라마, 뱀파이어 장르와 결합하여 기묘한 성장담으로 탄생했다.
<송곳니> 리뷰
ⓒ 부산국제영화제
네 편의 단편영화 중 가장 강렬했던 작품이었다. 현실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뱀파이어 장르와 흑백 연출이 만나
독특한 분위기를 줬다. 송곳니가 유난히 뾰족한 지훈은 송곳니로 인해 자주 피가 나며 아파한다. 이 송곳니는 마치
지훈이 자아 정체성의 혼란을 빗대어 보여주는 것 같다. 뾰족한 송곳니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송곳니에 찔려 아파하는 것은 마치 성장통으로 인한 아픔과도 같아 보인다. 마지막 장면은 엄마의 그늘 아래서 계속
억압을 받던 지훈이 그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 온전히 세상 밖으로 발걸음을 내딛는다는 뜻으로 해석하였다.
일반적인 풋풋한 성장담 이야기가 아닌 기묘하고 독특한 성장담 이야기였기에 더욱 더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아있을 것 같다.
<문 앞에 두고 벨 X>
ⓒ 부산국제영화제
정보
개요 드라마 | 한국 | 20분
감독 이주영
출연 지우, 염혜란, 류경수 등
줄거리
큰맘 먹고 마련한 중고 자전거를 끌고 배달 일에 나선 지호는 어느 밤 우연찮은 배달 실수로 동분서주하게 된다.
일을 하면 할수록 더 가난해지는 역설적인 날. 골목 어귀마다 배달 라이더와 마주칠 수 있는 시대에 어딘지 익숙한 상황,
있을 법한 일들이 펼쳐진다.
<문 앞에 두고 벨 X> 리뷰
ⓒ 부산국제영화제
제목부터 딱 배달을 연상시키는 이 영화는 알바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영화는 이주영 감독의 자전적인 경험담을 담았으며, 실수할 수 있고 서툰 모습을 가진 청년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있다. 계속 뜻대로 되지 않고 꼬이기만 하는 날. 영화는 그런 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렇게 꼬일대로 꼬여버린 부정적인 상황 속에서도 배달원을 위해 준비해둔 간식,
그리고 야식으로 먹을 치킨까지 사소한 것들이 왠지 모르게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일상적인 이야기에 대한 이주영 감독의 자연스러운 표현 방식이 인상적이었고, 이주영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절규>
ⓒ 부산국제영화제
정보
개요 미스터리 | 한국 | 19분
감독 김은성
출연 오규철, 이태희, 곽민규 등
줄거리
학창 시절 학교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한 차에 동승했다. 옛일을 까마득히 잊은 듯 피해자 민규가
가해자 태원을 고향 집에 내려다 준 직후, 예기치 않은 인물들의 출현으로 상황은 급반전된다.
오랜 세월 응축된 억눌린 내면의 폭발을 담은 감정의 액션영화.
<절규> 리뷰
ⓒ 부산국제영화제
제목에서부터 심오한 분위기가 뿜어져 나오는 <절규>는 독특한 이야기 전개 방식을 택했다. 피해자의
억눌렸던 또 다른 자아가 마치 빌런처럼 세 인물로 등장하여 극을 진행한다. 피해자의 세 자아를 통해
피해자가 학교 폭력을 당한 그 당시의 아픔을 고스란히 들어내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의 복수의 방식이
조금은 강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복수의 대상이 가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어머니였기 때문에 이 부분이
조금 아쉽게 다가오기는 했지만, 학교 폭력이라는 소재에 세 명의 다른 자아를 통해 이끌어나간 점은 인상깊었다.
<더더더>
ⓒ 부산국제영화제
정보
개요 코미디 | 한국 | 29분
감독 정해일
출연 박예영, 박종환, 문동혁 등
줄거리
연말 분위기로 들썩이는 퇴근길에 주영은 팀장의 전화를 받고 차를 돌린다. 회사로 돌아가 야근을
해야 하는 상황도 짜증 나는데, 우연찮은 해프닝으로 음주운전 단속에 걸려 도로에 발이 묶인다.
환장의 점입가경, 한밤의 난장이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빚어내는 상황 소동극.
<절규> 리뷰
ⓒ 부산국제영화제
네 편의 영화 중 가장 편안하게 웃고 공감하면서 볼 수 있었던 영화 <더더더>. 그 당시 상영관에 있던 모두가 공감해
같이 한숨을 쉬고, 같이 웃으면서 더욱 더 재밌게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 <더더더> 속의 주인공 역시 마음대로 되지 않고
계속 꼬이기만 하는 날을 겪고 있다. 똑같은 로케이션에서 계속해서 진행되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이 전혀 없었고,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모두 매력적이었던 영화였다. 특히나 주인공 '주영' 역을 맡은 박예영 배우의 자연스러운 눈물 연기가
정말 인상 깊었다. 단편 영화의 매력에 빠지고 싶은 분들, 혹은 누군가에 단편영화의 매력을 보여주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이 영화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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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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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남자의 활어회 같은 입담여행, <트립 투 그리스>
- 트립 투 그리스(The Trip to Greece, 2020)
제작 : 영국, 코미디 │ 감독 : 마이클 윈터바텀
출연 : 스티브 쿠건, 롭 브라이든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 103분"소소한 행복감을 계속 선사하던 시리즈를 그리스에서 제대로 마무리한다"
-이동진 영화평론가-
영국 대표 배우 스티브 쿠건 & 롭 브라이든
환상의 팀워크로 완성한 낭만 가득 여행기
여행이 한결 다채로워지는 순간은 언제일까. 좋은 사람과 함께할 때, 그리고 여행에 대한 풍부한 교감으로 그 깊이를 확장할 때. 영화 <트립 투 그리스>의 두 남자 ‘스티브 쿠건’과 ‘롭 브라이든’이 떠나는 여행은, 그 두 가지 여건을 충족시키는 여행이 아닌가 싶다.
스티브 쿠건과 롭 브라이든은 영국의 내로라하는 배우이자 입담꾼들이다. 그들이 함께 여행을 시작한 건 <트립 투 잉글랜드>에서였다. 감독 ‘마이클 윈터바텀’은 이 영화의 영감을 실제 두 배우들과의 점심식사 자리에서 얻었다고 한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유머와 풍부한 지식은 그렇게 ‘트립’ 시리즈가 되어, 잉글랜드에서 이탈리아로, 이탈리아에서 스페인으로, 이번에는 그리스로까지 넘어왔다.
중년 남자 두 명이 떠나는 여행이 그리 재밌을 줄은 미처 몰랐다. 마치 다듬어지기 전의 비방용 영상을 보는 것 같았다. 끊임없이 주고받는 서로를 향한 짓궂은 장난과 성대모사 등은 기본이고, 그때 그때 여행지에서 떠올리는 노래와 상황극 등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생생하게 이어진다. 감독이 영감을 받았다던 두 사람의 대화가 어떤 것이었을지 짐작해볼 수 있었다.
두 사람의 해박한 지식 또한 영화를 보는 재미에 한 몫한다. 두 배우의 나이는 50대다. 인생의 절반을 살아오는 동안 켜켜이 그들의 삶에 쌓여온 문화예술과 역사, 미식에 대한 잡다한 지식들은 그들이 끊임없이 농담 같은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원천으로 적극 활용된다. 물론 영화 촬영을 위해 사전에 전달된 상황과 정보들은 몇 가지 존재한다. 하지만 그 소수의 사전 정보를 제외한다면 절반 이상이 거의 두 배우의 즉흥적인 티키타카로 채워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영화의 정체성은 바로 그 날 것의 힘에 있었다. 여행지를 다니면서, 빼어난 음식을 맛보면서, 두 배우가 떠오르는 대로 아는 대로 이야기하는 것. 그리고 그 대화가 곧 씬이 되고 영화가 되는 것, 그것이 바로 <트립 투 그리스>다.
그러다가도 문득문득 그들이 가족의 구성원이자 가장이라는 느낌을 선뜻 느끼게 하는 대목도 존재한다. 스티브의 아버지는 여행 중 병세가 심해지시는데, 그때마다 아버지의 상황을 아들로부터 듣는 스티브의 모습은 영락없는 50대 가장이자, 누군가의 아들이었다. 롭도 마찬가지다. 그는 시종일관 스티브를 놀리고 개구진 성대모사를 하다가도, 아내나 딸과 통화할 때면 영락없는 애처가 기질을 드러낸다. 두 배우의 사회적인 모습과, 개인적인 면을 둘 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묘미가 더욱 짙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두 배우가 함께 ‘트립’ 시리즈로 호흡을 맞춘 지도 어언 10년. 두 배우의 어디서도 본 적 없던 활어회 같은 형태의 여행을 보고 있자니, 이상은의 <삶은 여행>이라는 노래의 노랫말이 문득 떠오른다. 10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호흡을 맞추며 보낸 두 사람의 시간 또한 커다란 의미에서 여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의미를 모를 땐 하얀 태양 바라봐 / 드넓은 이 세상 어디든 평화로이
춤추듯 흘러가는 신비를 / 오늘은 너와 함께 걸어왔던 길도
하늘 유리 빛으로 반짝여 / 삶은 여행이니까 언젠가 끝나니까
인생의 황금기를 지나 50대가 된 두 배우, 두 사람의 관록, 여행과 우정, ‘오디세우스의 발자취’라는 뻔하지 않는 여행 테마, 날 것의 대화. 이 모든 요소들이 트립 시리즈를 관통하는 색이자 매력이 아닐까.
<트립 투 그리스>를 끝으로 트립 시리즈는 마무리가 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이 시리즈 덕에 알게 된 두 배우의 남은 발자취는 두고두고 응원하게 될 것 같다. 삶이라는 여행이 언젠가 끝난다던 이상은의 노래처럼, 두 배우는 서서히 노년이 되어가겠지. 하지만 두 사람을 보고 나면 인생이든 진짜 여행이든, 끝을 향해 가는 여정이 그리 두렵지만은 않아진다.
성격도 꿈도 다르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행 메이트가 되어주었던 두 사람을 보는 103분 동안 너무 즐거웠다. 그리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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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엠마(2020)> : 에세이
엠마>는 푸른 새벽, 아름답게 정돈된 정원에서 시작된다. 흰 드레스를 입고 장미를 꺾은 금발머리 소녀 엠마는 하인에게 명령하고 긴 복도를 걸으며 자신의 신분을 소개하고는 난생 처음 겪는 이별을 준비한다. 어텀 드 와일드 감독의 <엠마>는 원작인 제인 오스틴의 소설과 마찬가지로 힘든 일 없이 살아가던 엠마가 가까운 가정교사와 헤어지는 큰 변화를 겪으며 시작하고, 완벽히 계획해둔 일들이 어그러지는 가운데 자기 자신을 찾아간다. 그러는 동안 인물들은 색색의 벽과 촛불의 따뜻한 조명, 태피스트리 사이를 우아하게 움직이며 능청스러운 유머를 구사한다. 제인 오스틴이 쓴 여성의 이야기, 안야 테일러 조이가 표현한 매력적인 캐릭터, 어텀 드 와일드 감독이 꾸민 아름다운 화면과 재치있는 농담이 모인 작품을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아쉬운 점은 고전이나 예전에 쓰인 이야기를 재해석한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아주 과감한 각색을 시도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빨간머리 앤>은 원작에서 현시대에 살고 있는 여성들, 성장하는 소녀들이 힘을 얻을 만한 지점을 이끌어내어 새로운 세대의 성장 이야기로 만들었고,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매혹당한 사람들>또한 70년대 작품의 시점을 뒤집어 여성들의 이야기로 다시 썼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작품이다. 그레타 거윅의 <작은 아씨들>을 보는 동안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주인공인 ‘조’가 결혼을 선택하는 결말이 실제로 그의 선택인지 혹은 소설의 출판을 위해 쓴 내용일 뿐인지 명확히 하지 않은 점이다. 그런 점에서 <엠마>가 결혼식을 올리는 엔딩이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졌다. 영화 내내 응원하고 지지한 것은 엠마가 편견을 걷어내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쌓으면서 성장하는 과정이었지, 이제 스물 한 살인 그가 좋은 남자를 찾아 진짜 안주인이 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엠마가 마침내 찾아온 평화에 안도하는 표정을 짓는 와중에도 면사포에 가로막힌 채 영화가 끝나버리는 기분이 들었다.
고전 작품의 재해석이나 시대극을 선택하는 것은 오히려 새로운 것을 보고 싶은 욕망과 맞닿아 있다. 조금은 클리셰적인 스토리일지라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세계와 규율을 소개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의 가치를 답습하기만 한다면 작품이 금세 늘어지거나 답답해지고 만다고 생각한다. 제인 오스틴, 브론테 자매, 루이자 메이 올콧의 소설은 아무리 늘어나도 부족하지 않을,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었기에 영상으로 만나더라도 기대감을 가지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엠마>의 미장센과 캐릭터들이 구사하는 유머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과정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를 충실히 재현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이틀리가 저택을 포기하고 하이버리의 주인으로서의 엠마를 존중하기로 결정한 데에 만족해야 하는 결말과, 엠마에게 성찰이나 반성이 필요할 때 나타나서 윽박을 지르는 연출 또한 그렇다.
이런 아쉬움은 아름다운 화면과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해소할 수 있었다. 먼저 주인공 ‘엠마’를 맡은 안야 테일러 조이와 ‘해리엇’을 연기한 미아 고스가 주고받는 호흡이 가장 좋았다. 초반에는 신분이 낮은 해리엇이 엠마를 어떻게 대할 지 몰라 쩔쩔매고 후반에는 둘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서 엠마가 해리엇 앞에서 크게 당황하고 만다. 이전에 조금은 신비롭거나 긴장된 역할을 통해 보았던 두 배우의 사랑스럽고 귀여운 연기를 지켜보는 것이 새롭고 재미있는 작품이었고, 특히 안야 테일러 조이의 당황해 흔들리는 눈빛이나 어떤 상대든지 긴장감있게 대화를 연결해 나가는 능력이 돋보였다.
연기도 좋았지만 역시 <엠마>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화면을 채우는 요소들이라고 생각한다. 엠마는 어린 나이에 하트필드의 안주인 역할을 하는데,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더라도 엷은 분홍빛, 푸른빛의 벽과 카펫이 그의 집임을 알려준다. 반대로 나이틀리가 상속받은 저택은 수많은 그림과 거울로 채워졌고 가구며 조각상이 모두 덮여 있어 그가 등장함과 동시에 집안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단순히 배경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인물들이 이 공간 안에서 만들어내는 재미있는 장면들도 많다. 엠마가 벽난로를 등지고 거울을 옆에 둔 채 옷을 갈아입다가 치마를 걷어 올려 다리에 불을 쬐는 장면이나, 나이틀리가 방에 뛰어 들어와 예복을 벗어 던지고 바닥에 누워 버리는 장면, 엠마의 아버지가 찬 바람을 막으려 응접실 한 가운데에 수많은 파티션을 놓고 앉아 있는 장면 같은 재치있는 연출과 자연광, 촛불 조명이 영화의 성격을 만들어낸다.
이런 점 덕분에 인물 관계가 복잡해 이야기를 따라가지 못하는 순간에도, 영화가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는 순간에도 즐기면서 볼 수 있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촛대나 주인공의 머리장식, 커튼과 태피스트리 무늬를 구경하면 되니까. 아무리 절망적인 스토리라도, 어떠한 새로움도 없는 영화라도 일말의 아름다움을 찾았다면 즐길 수 있는 내게는 커다란 만족을 준 작품이었다. ‘뭐가 문제인가, 자려고 누우면 생각나는 장면을 선물해 준 영화인데!’ 하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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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신을 한 신부님 (2019)
<문신을 한 신부님>
<기생충>과 함께 '2020 아카데미 시상식' 당시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에 올랐던 폴란드의 영화로, 원제는 'Corpus Christi'다. 번역이 '문신을 한 신부님'이라고 의역되었는데, 종교에 문외한 사람들의 입장까지 고려하면 번역된 제목이 훨씬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제목만 들었을 때는 종교와 깊이 관련되어 있을 작품처럼 느껴지지만, 일반적인 기독교 영화와는 제법 거리가 있다. 폴란드인들이 유럽에서 알아주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라는 배경지식 정도만 알고 보면, 이해하는 데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훔친 사제복으로 하루아침에 신부가 되다
소년원 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다니엘(바르토시 비엘레니아)'은 존경하는 신부 '토마시'의 도움을 받아 목공소에서 일할 수 있게 된다. 출소하고 목공소가 아닌 성당으로 먼저 향한 그는 훔친 사제복으로 신부인 척 행세를 시작하는데, 사제복을 입었다는 이유만으로 마을 사람들의 의심을 사지 않는다. 건강이 좋지 않았던 주임신부로 인해 그는 곧 그 자리를 대행하게 되고, 보통의 신부들과는 다른 화법과 기도 방식으로 신도들의 이목을 끈다. 하지만, 다니엘이 과거 마을을 휘감았던 비극적인 사건의 민낯을 파헤치기 시작하면서 독실한 신앙심을 보이던 마을 사람들의 어두운 이면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파격적 설정, 신선한 스토리
소년원을 출소한 범죄 이력이 있는 사람이 사제복을 훔쳐 신부 행세를 한다는 설정은 이제껏 보지 못했던 파격적인 설정이다. 주인공 '다니엘'은 소년원에서 신부의 일을 도왔기에 신앙심이 강하고, 성직자의 역할도 어느 정도 알고는 있지만 하루아침에 주임 신부가 된 그의 모습은 당연히 어설프다. 하지만, 위기나 당혹스러운 상황들을 매사 뻔뻔함과 재치로 넘어가며 제법 무거운 작품 분위기 속에서 소소한 유머를 일으킨다.
주인공을 맡은 '바르토시 비엘레니아' 배우의 연기 또한 상당히 강렬한데, 거친 범죄자의 삶을 살아온 비행소년의 서슬퍼런 눈빛을 지님과 동시에 신부로서의 따뜻하고 온화한 표정까지 동시에 보여준다. 기독교의 이중적인 면모를 비판하는 작품에서 이중적인 면모를 지닌 캐릭터를 소화하는 그의 연기는 작품의 의미와 더불어 굉장히 강한 인상을 준다.
예수에 빗대어 표현한 가짜 신부
가짜지만 누구보다 진짜 같은 신부의 모습을 보여준 '다니엘'의 행적에서는 마치 성경 속 예수의 행보와 유사한 흐름들이 느껴진다. 목공소에서 출발한 그의 여정은 성당으로 이어졌고, 기존의 성직자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메시지를 설파하며 사람들에게 신선한 반응을 일으킨다. 꽉 막혀 있지 않고, 형식에서 탈피하여 유연한 신부로서의 모습을 보여준 그는 위로가 필요했던 마을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준다. 하지만, 마을을 덮쳤던 사고를 파헤치는 그의 행보는 마을 사람들이 감추고 있었던 오만과 모순을 드러내게 하는 시험으로 작용한다. 신부로서 양심을 따르고, 절대선을 추구하는 모습은 결과적으로 마을 사람들에겐 불편함을 유발한다. 결국 이 둘의 갈등은 다니엘이 직접 장례를 주관함으로써 그가 희생을 하고, 마을 사람들의 악함은 끝내 반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들의 첨예한 대립각은 두터운 신앙심으로도 해결이 되지 않음으로써 이들이 믿고자 하는 기독교 복음에 대한 위선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왜 다니엘은 사고를 파헤치려 했을까
다니엘이 찾아간 마을은 얼마 전, 교통사고로 7명의 사람이 숨졌다는 비극이 불어닥친 곳이다. 총 사망자는 7명이지만, 6명의 청년들이 탔던 차와 충돌한 1명의 남성 운전자를 살인자 취급하며 그를 성지에 묻지도 못하게 하고, 그 남성의 아내는 집안에 틀어박힌 채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지 못한다. 하지만, 다니엘이 유족 중 한 명인 '엘리자'와 함께 사고의 진상을 알아보니 마을 사람들이 추모하는 6명은 술과 마약에 찌든 상태였고, 살인자 취급을 받는 남성 은 음주운전조차 하지 않았다. 시장도 이 사실을 아는 것 같지만, 어째 모두가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는 느낌이다. 외부권력의 압박과 마을 사람들의 분노에도 다니엘은 계속해서 그 억울한 남성의 장례를 치러주고자 돕는다. 왜 이토록 이 사고에 신경을 쓰는 것일까?
살인자 취급을 받은 남성 운전자는 마을 사람들에게 일종의 낙인을 찍인 채 죽어서도 억울함을 풀지 못하고 있다. 이는 마치 범죄자 출신이라는 낙인이 찍혀 깊은 신앙심을 갖고 있음에도 신부 학교에 들어갈 수 없는 '다니엘'의 상황과도 같다. 다니엘은 낙인으로 인해 절대 악의 기준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 그 남성과 자신을 동일시한다. 자신은 비록 신분을 숨기지 않고서는 낙인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적어도 이 사람만큼은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상황에서의 억 울함을 벗어났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의 무고함을 밝히고, 장례까치 책임지려 애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과 관계가 아예 없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다니엘이 그토록 신경을 썼던 것이다.
종교의 양면성, 사람들의 이중성
<문신을 한 신부님>은 종교가 없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더욱 공감을 살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매주 성당에 출석하고, 고해성사를 통해 죄를 고하고, 예수에 대한 믿음을 표출하지만 정작 자신의 부끄러운 면들이 밝혀질 상황이 되면 믿음은 이미 저 뒷편으로 사라져 있다. 겉으로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의 모습으로 위선을 떨면서도, 뒤로는 자신의 실리를 추구하고 악함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종교인들의 양면성과 더 나아가 인간의 이중성 자체를 신랄하게 저격한다. 믿 고 싶을 때만 믿고, 따르고 싶을 때만 따르면서 자신의 이익과 안정을 건드리는 순간 비인간적인 행태부터 일삼는 사람들의 신앙심이 과연 존재하기는 하는 건가 의문이 든다. 이와 같은 인간들의 모습은 비단 종교에 관해서만 벌어지는 문제는 아니고, 여러 집단과 사회 속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 자체를 고발한다고 볼 수도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종교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는 편인데, 가짜 신부 '다니엘'에게 열광하는 신도들의 모습을 보며 그들이 믿고자 하는 존재가 사실 무의미한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느꼈다. 사제복만 입었다는 이유로 기계적인 믿음을 표출하는데, 정작 그 사람은 방금 소년원에서 출소한 사람일 뿐이니 이 얼마나 부질없고 무의미한 행태인가. 가짜 보다 더 진짜 같은 신부를 등장시킨 것은 이렇듯 종교의 허상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또 한 가지의 기능을 추가적으로 수행한다. 마을에서 선함과 긍정적인 메시지를 설파하는 것은 좋은 신학교를 멀쩡히 나오고, 출신 교구부터 따지고 묻는 베테랑 주임신부가 아닌 가짜 신부 다니엘이다. 이는 곧, 어디서 왔는지보다 어디로 가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극의 대사를 반영한 양상이기도 하다. 모든 인간들이 원죄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 어디서 왔는지는 그렇게까지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진정으로 가려고 하는 앞으로의 방향이 더 중요할 뿐.
* 본 콘텐츠는 네이버 블로거 겔겔겔스타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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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주차 신작 개봉 영화
2022년 5월 1주 개봉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 , 2022
앞으로 벌쳐지는 마블 멀티버스 시대의 시작점!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모든 상상을 초월하는 광기의 멀티버스 속,
MCU 사상 최초로 끝없이 펼쳐지는 차원의 균열과 뒤엉킨 시공간을 그린 수퍼내추럴 스릴러 블록버 스터입니다.
이번 작품은 '광기의 멀티버스'가 깨어나며 벌어지는 충격적인 스토리와 마블 역사를 새롭게 쓸 화려한 시각효과를 통해 관객들을 멀티버스의 신세계로 안내할 예정인데요
마블의 전작인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에서 실수로 멀티버스의 문을 열게 된 닥터 스트레인지가
그로 인해 우주 질서가 파괴되는 일이 벌어지자 이를 수습하기 나서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앞으로 나올 마블 영화의 기반이 되는 멀티버스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죠
코로나 거리두기가 끝나고 영화관을 다시 부활시킬 "닥터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입니다.
첫번째 추천영화 "닥터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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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가이즈 The Bad Guys , 2022
드림웍스 최초의 범죄오락액션 탄생
영화 "배드 가이즈"는 자타공인 최고의 나쁜 녀석들이 사상 초유의 바른 생활 갓생 프로젝트에 휘말리게 되면서
펼쳐지는 드림웍스 최초의 범죄오락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입니다.
그동안 드림웍스는 '슈렉', '쿵푸팬더' 시리즈를 비롯하여 '보스 베이비',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 등
독특한 상상력을 발휘한 신선한 소재들과 귀여운 캐릭터들의 등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
이번 작품은 독보적인 차세대 드림웍스 크리에이터 ‘피에르 페리펠’ 감독이 연출을 맡아
혁신적이고 매력적인 프로덕션 디자인부터 조명, 음악까지 모든 면에서
다른 영화와는 다른 분위기로 완성도 높은 작품을 보여줄 것을 예고합니다.
제작 기간은 총 6년, 423명의 스태프 참여,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4개국 참여한 드림웍스 범죄오락액션!
두번째 추천영화 "배드가이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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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엉덩이 탐정: 수플레 섬의 비밀
映画おしりたんてい スフーレ島のひみつ , Butt Detective the Movie: the Secret of Souffle Island , 2021
전 세계 1,000만부 베스트셀러 원작 ‘엉덩이 탐정’ 세 번째 극장판 컴백!
영화 "극장판 엉덩이 탐정: 수플레 섬의 비밀"은 ‘바람의 길잡이’를 노리는 괴도 유에 맞서 ‘수플레 섬’을 지키기 위한
엉덩이 탐정과 조수 브라운의 고공 추리 어드벤처로 도서와 TV 애니메이션 등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말괄량이 소녀 ‘루루’와 수플레 섬의 대등대를 지키는 바람의 수호자 등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악당 ‘괴도 유’의 기상천외한 활약과 신비로운 수플레 섬에서
하늘과 바다를 넘나드는 시원하고 역동적인 액션까지 짜릿함을 선사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인데요.
특히 하늘을 날기 위해 부르는 ‘바람의 노래’나 ‘루루’에게 숨겨진 비장의 무기 등 오직 극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버라이어티한 모험이 가득 펼쳐질 것으로 예비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추리와 재미가 함께하는 어린이날 최고의 선물!
세번째 추천영화 "극장판 엉덩이 탐정: 수플레 섬의 비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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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 블라썸 Seize Printemps , Spring Blossom , 2020
세계 유수 영화제의 찬사가 쏟아진 ‘수잔 랭동’ 감독의 데뷔작
영화 "스프링 블라썸"은 반복되는 일상에 염증을 느끼는 주인공 ‘수잔’이 우연히 광장에서 연극배우 ‘라파엘’을 발견하고,
그와 가까워지면서 겪게 되는 잊지 못할 첫 번째 봄을 그린 영화입니다.
각본과 감독, 그리고 주인공 ‘수잔’을 직접 연기한 수잔 랭동은 15세부터 매일 다이어리를 쓰듯 각본을 쓰기 시작했는데요.
50페이지 정도의 짧은 각본을 완성한 수잔 랭동 감독은 2018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년 동안 영화 제작을 위한 준비 과정을 가졌고
19세 생일을 맞이한 2019년 여름, 본격 장편 영화 제작에 돌입했습니다.
자신의 경험이 깃든 세계를 차곡차곡 쌓아 올린 수잔 랭동 감독은
‘청춘’의 시기에서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대범하게 표현하는 반면,
‘첫사랑’이나 ‘첫 만남’같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정서까지 아우르며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스무 살 감독의 앵글로 세대를 초월하는 감성을 담아낸
네번째 추천영화 "스프링 블라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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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과 상상 偶然と想像 , Wheel of Fortune and Fantasy , 2021
'드라이브 마이 카'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신작
영화 "우연과 상상"은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마법 같은 스타일을 전 세계가 확인하게 한 영화입니다.
"우연과 상상"은 옴니버스로 구성된 세 편의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절친한 친구 츠구미가 마법처럼 만났다고 자랑하는 새로운 남자가 자신의 전 남자친구 카즈아키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2년 만에 그를 찾아가는 내용과
늦깎이 대학생 나오는 내연남 사사키의 부탁을 받고 교수 세가와를 유혹하려 하는 내용
그리고 '다시 한 번'은 첫사랑을 보고 싶어 여고 동창회를 찾은 중년 여인 나츠코의 발걸음을 따가는 내용으로
총 3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어떤 제약도 없이 오직 우연과 상상을 키워드로 펼쳐간 이야기들은 기발하고 때로는 발칙하며
끝내 관객들을 애틋하게까지 만들 것입니다.
우연과 상상을 키워드로 펼쳐간 마법 같은 세 편의 이야기!
다섯번째 추천영화 "우연과 상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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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중심에 농촌을 들이다
8★/10★
거의 모든 영화의 배경은 도시다. 종종 농촌이 배경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농사 그 자체에 주목하는 영화는 찾아보기 힘들다. 현대인의 대다수가 도시에 살고 이로 인해 농촌 문제가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수상한 카를라 시몬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알카라스의 여름〉은 농촌 문제를 영화의 중심에 들인다. 스페인 카탈루냐의 조그만 시골 마을 알카라스에는 3대째 복숭아 농사를 이어오고 있는 가족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평범하던 이들의 일상에 청천벽력이 떨어진다. 가족이 농사짓는 복숭아 농장은 원래 지역 지주의 소유로, 전쟁 때 목숨을 구해준 대가로 가족이 지주에게서 선물 받은 땅이다. 그런데 토지 증여가 구두로만 되었다는 게 문제의 발단이다. 윗세대에게는 굳이 서류로 만들어놓을 필요가 없었던 굳건한 약속이 오랫동안 서서히 희미해지면서 끝내 가족이 퇴거 통보를 받기에 이른 것이다.
가족이 쫓겨나지 않고 살던 곳에 계속 머무를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복숭아 농장을 갈아엎고 들어설 태양광 전지판을 관리하는 일을 맡는다면, 가족은 쫓겨나지 않아도 된다. 영화의 서사는 도시인들에게는 ‘합리적’으로 보일 이 결정을 단호히 거부하는 아버지의 결단에서부터 본격화된다. 아버지는 농부라는 직업에 무한한 자부심을 가진 사람이다. 그는 지금껏 복숭아 농사로 가족을 먹여 살렸고, 인근 농장의 동료들과 우정을 쌓았으며, 그를 탁월한 농민이게끔 하는 숙련도를 획득했다. 즉 복숭아 농사는 그에게 자부심의 원천이자 삶의 토대다.
그의 아들도 마찬가지다. 서로 갈등하면서도 의지하는 아버지와 아들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혼자 농장에 나가 입을 꾹 닫고 일을 한다. 안정감을 찾고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서다. 도시에서 생계를 위해 노동하는 사람 중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자기 생업에 몰두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버지와 아들은 도시인들과 달리 자신의 일에서 소외되지 않는다. 즉 그들은 노동으로 자기 자신을 실현한다. 이들에게 복숭아 농사를 더는 짓지 못하는 것이 단순한 생계 문제가 아니란 소리다(물론 생계 문제가 ‘단순’하지는 않다).
그러나 아버지와 아들이 농사에 느끼는 전통적 자부심은 억압적 남성성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카를라 시몬 감독은 상처받고 훼손된 농촌 남성성을 섬세하게 보듬음과 동시에 이들의 상처가 또 다른 억압으로 발현되는 상황도 짚는다. 어머니는 마초적이고 농사밖에 모르는 남편의 곁을 늘 묵묵히 지키고, 딸은 사사건건 간섭하고 드는 아빠‧오빠의 통제와 자신의 욕망을 협상해내는 법을 배운다. 여기에 자신이 제대로 서류 계약을 하지 않아 자식에게 폐를 끼쳤다는 할아버지의 안쓰러운 자책, 어떻게든 먹고는 살아야 할 것 아니냐며 태양광 전지판 관리일을 받아들이자는 가족 구성원과 아버지의 갈등이 더해진다. 태양광 전지판 설치로 놀이터가 사라지고, 어른들의 갈등으로 함께 놀지 못하게 된 아이들도 답답한 건 마찬가지다.
이 모든 게 태양광 전지판이 복숭아 농장을 대체한 결과다. 알카라스의 한 복숭아 농장을 토대 삼아 여러 갈래로 펼쳐지던 복수의 삶이 폭력적인 방식으로 중단을 강요받는 것이다. 복숭아 값을 현실화하라는 농민들의 집단 시위는 과연 태양광 전지판이 대변하는 도시의 합리성‧경제성을 극복하고 가족의 삶에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줄 수 있을까? 전 세계의 영화 역량을 가늠하는 권위 있는 영화제 한가운데에 농촌 문제를 들여온 〈알카라스의 여름〉의 문제의식은 과연 제대로 응답받을 수 있을까? 인터넷에 ‘양곡관리법’을 검색하여 최근 기사를 살펴보자. 그리 녹록지만은 않아 보인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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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좀비 리뷰 - 올드한 연출, 유치한 대사, 처참한 연기력, 쓸데없는 메세지의 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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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강남이 좀비에 점령 당했다!
평소와 같던 어느 날,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가 강남에 등장하고
기이한 행동들을 보이며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던 좀비의 정체가 사람들에게 알려진다.
한편, 대한민국 태권도 前국가 상비군 ‘현석’(지일주)은
강남의 직장으로 출근하던 중 우연히 ‘민정’(박지연)을 만나게 되고,
자신의 회사에서 다시 ‘민정’을 마주한 ‘현석’이 호감을 표하는 순간
좀비가 건물에 들이닥치면서 순식간에 건물 전체의 사람들이 감염되기 시작한다.
바깥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모든 문이 폐쇄되어버린 건물,
그 속에서 ‘현석’과 ‘민정’은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사투를 시작하는데…
이렇게 된 이상 절대 물러날 수 없다!
갇혀버린 강남, 무조건 살아 남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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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스 베이비 2> 메인 예고편
가족 같은 회사로 모십니다
베이비 주식회사의 레전드 보스 베이비에서 인생 만렙 CEO가 된 ‘테드’.
베이비인 줄 알았던 조카 ‘티나’가 알고 보니 베이비 주식회사 소속이라니!
뉴 보스 베이비 ‘티나’의 지시로 ‘테드’는 형과 함께 다시 베이비로 돌아가야만 하는데…
보스 베이비 IS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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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별나도 괜찮아 시즌4> 공식 예고편
[2021년 7월 9일, 넷플릭스 공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10대 소년 샘은 어느 날 여친을 사귀겠노라 마음먹는다.
샘의 홀로서기로 인해 샘 바라기였던 가족들은 느닷없이 자아 찾기에 내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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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독특함에 이끌리다
와이드 앵글: 한국 단편 경쟁
<송곳니>
ⓒ 부산국제영화제
정보
개요 미스터리 | 한국 | 19분
감독 김정민
출연 윤경호, 김은경, 전성일 등
줄거리
유난히 뾰족한 송곳니 때문에 자주 피 맛을 보는 지훈은 자신에게 유별나게 집착하는 엄마와 살면서
유난히 가까운 친구 주성을 자주 생각한다. 십 대 소년이 겪는 자아 정체성의 혼란과 모성의 억압이
퀴어 드라마, 뱀파이어 장르와 결합하여 기묘한 성장담으로 탄생했다.
<송곳니> 리뷰
ⓒ 부산국제영화제
네 편의 단편영화 중 가장 강렬했던 작품이었다. 현실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뱀파이어 장르와 흑백 연출이 만나
독특한 분위기를 줬다. 송곳니가 유난히 뾰족한 지훈은 송곳니로 인해 자주 피가 나며 아파한다. 이 송곳니는 마치
지훈이 자아 정체성의 혼란을 빗대어 보여주는 것 같다. 뾰족한 송곳니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송곳니에 찔려 아파하는 것은 마치 성장통으로 인한 아픔과도 같아 보인다. 마지막 장면은 엄마의 그늘 아래서 계속
억압을 받던 지훈이 그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 온전히 세상 밖으로 발걸음을 내딛는다는 뜻으로 해석하였다.
일반적인 풋풋한 성장담 이야기가 아닌 기묘하고 독특한 성장담 이야기였기에 더욱 더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아있을 것 같다.
<문 앞에 두고 벨 X>
ⓒ 부산국제영화제
정보
개요 드라마 | 한국 | 20분
감독 이주영
출연 지우, 염혜란, 류경수 등
줄거리
큰맘 먹고 마련한 중고 자전거를 끌고 배달 일에 나선 지호는 어느 밤 우연찮은 배달 실수로 동분서주하게 된다.
일을 하면 할수록 더 가난해지는 역설적인 날. 골목 어귀마다 배달 라이더와 마주칠 수 있는 시대에 어딘지 익숙한 상황,
있을 법한 일들이 펼쳐진다.
<문 앞에 두고 벨 X> 리뷰
ⓒ 부산국제영화제
제목부터 딱 배달을 연상시키는 이 영화는 알바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영화는 이주영 감독의 자전적인 경험담을 담았으며, 실수할 수 있고 서툰 모습을 가진 청년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있다. 계속 뜻대로 되지 않고 꼬이기만 하는 날. 영화는 그런 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렇게 꼬일대로 꼬여버린 부정적인 상황 속에서도 배달원을 위해 준비해둔 간식,
그리고 야식으로 먹을 치킨까지 사소한 것들이 왠지 모르게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일상적인 이야기에 대한 이주영 감독의 자연스러운 표현 방식이 인상적이었고, 이주영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절규>
ⓒ 부산국제영화제
정보
개요 미스터리 | 한국 | 19분
감독 김은성
출연 오규철, 이태희, 곽민규 등
줄거리
학창 시절 학교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한 차에 동승했다. 옛일을 까마득히 잊은 듯 피해자 민규가
가해자 태원을 고향 집에 내려다 준 직후, 예기치 않은 인물들의 출현으로 상황은 급반전된다.
오랜 세월 응축된 억눌린 내면의 폭발을 담은 감정의 액션영화.
<절규> 리뷰
ⓒ 부산국제영화제
제목에서부터 심오한 분위기가 뿜어져 나오는 <절규>는 독특한 이야기 전개 방식을 택했다. 피해자의
억눌렸던 또 다른 자아가 마치 빌런처럼 세 인물로 등장하여 극을 진행한다. 피해자의 세 자아를 통해
피해자가 학교 폭력을 당한 그 당시의 아픔을 고스란히 들어내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의 복수의 방식이
조금은 강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복수의 대상이 가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어머니였기 때문에 이 부분이
조금 아쉽게 다가오기는 했지만, 학교 폭력이라는 소재에 세 명의 다른 자아를 통해 이끌어나간 점은 인상깊었다.
<더더더>
ⓒ 부산국제영화제
정보
개요 코미디 | 한국 | 29분
감독 정해일
출연 박예영, 박종환, 문동혁 등
줄거리
연말 분위기로 들썩이는 퇴근길에 주영은 팀장의 전화를 받고 차를 돌린다. 회사로 돌아가 야근을
해야 하는 상황도 짜증 나는데, 우연찮은 해프닝으로 음주운전 단속에 걸려 도로에 발이 묶인다.
환장의 점입가경, 한밤의 난장이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빚어내는 상황 소동극.
<절규> 리뷰
ⓒ 부산국제영화제
네 편의 영화 중 가장 편안하게 웃고 공감하면서 볼 수 있었던 영화 <더더더>. 그 당시 상영관에 있던 모두가 공감해
같이 한숨을 쉬고, 같이 웃으면서 더욱 더 재밌게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 <더더더> 속의 주인공 역시 마음대로 되지 않고
계속 꼬이기만 하는 날을 겪고 있다. 똑같은 로케이션에서 계속해서 진행되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이 전혀 없었고,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모두 매력적이었던 영화였다. 특히나 주인공 '주영' 역을 맡은 박예영 배우의 자연스러운 눈물 연기가
정말 인상 깊었다. 단편 영화의 매력에 빠지고 싶은 분들, 혹은 누군가에 단편영화의 매력을 보여주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이 영화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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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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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남자의 활어회 같은 입담여행, <트립 투 그리스>
- 트립 투 그리스(The Trip to Greece, 2020)
제작 : 영국, 코미디 │ 감독 : 마이클 윈터바텀
출연 : 스티브 쿠건, 롭 브라이든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 103분"소소한 행복감을 계속 선사하던 시리즈를 그리스에서 제대로 마무리한다"
-이동진 영화평론가-
영국 대표 배우 스티브 쿠건 & 롭 브라이든
환상의 팀워크로 완성한 낭만 가득 여행기
여행이 한결 다채로워지는 순간은 언제일까. 좋은 사람과 함께할 때, 그리고 여행에 대한 풍부한 교감으로 그 깊이를 확장할 때. 영화 <트립 투 그리스>의 두 남자 ‘스티브 쿠건’과 ‘롭 브라이든’이 떠나는 여행은, 그 두 가지 여건을 충족시키는 여행이 아닌가 싶다.
스티브 쿠건과 롭 브라이든은 영국의 내로라하는 배우이자 입담꾼들이다. 그들이 함께 여행을 시작한 건 <트립 투 잉글랜드>에서였다. 감독 ‘마이클 윈터바텀’은 이 영화의 영감을 실제 두 배우들과의 점심식사 자리에서 얻었다고 한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유머와 풍부한 지식은 그렇게 ‘트립’ 시리즈가 되어, 잉글랜드에서 이탈리아로, 이탈리아에서 스페인으로, 이번에는 그리스로까지 넘어왔다.
중년 남자 두 명이 떠나는 여행이 그리 재밌을 줄은 미처 몰랐다. 마치 다듬어지기 전의 비방용 영상을 보는 것 같았다. 끊임없이 주고받는 서로를 향한 짓궂은 장난과 성대모사 등은 기본이고, 그때 그때 여행지에서 떠올리는 노래와 상황극 등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생생하게 이어진다. 감독이 영감을 받았다던 두 사람의 대화가 어떤 것이었을지 짐작해볼 수 있었다.
두 사람의 해박한 지식 또한 영화를 보는 재미에 한 몫한다. 두 배우의 나이는 50대다. 인생의 절반을 살아오는 동안 켜켜이 그들의 삶에 쌓여온 문화예술과 역사, 미식에 대한 잡다한 지식들은 그들이 끊임없이 농담 같은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원천으로 적극 활용된다. 물론 영화 촬영을 위해 사전에 전달된 상황과 정보들은 몇 가지 존재한다. 하지만 그 소수의 사전 정보를 제외한다면 절반 이상이 거의 두 배우의 즉흥적인 티키타카로 채워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영화의 정체성은 바로 그 날 것의 힘에 있었다. 여행지를 다니면서, 빼어난 음식을 맛보면서, 두 배우가 떠오르는 대로 아는 대로 이야기하는 것. 그리고 그 대화가 곧 씬이 되고 영화가 되는 것, 그것이 바로 <트립 투 그리스>다.
그러다가도 문득문득 그들이 가족의 구성원이자 가장이라는 느낌을 선뜻 느끼게 하는 대목도 존재한다. 스티브의 아버지는 여행 중 병세가 심해지시는데, 그때마다 아버지의 상황을 아들로부터 듣는 스티브의 모습은 영락없는 50대 가장이자, 누군가의 아들이었다. 롭도 마찬가지다. 그는 시종일관 스티브를 놀리고 개구진 성대모사를 하다가도, 아내나 딸과 통화할 때면 영락없는 애처가 기질을 드러낸다. 두 배우의 사회적인 모습과, 개인적인 면을 둘 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묘미가 더욱 짙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두 배우가 함께 ‘트립’ 시리즈로 호흡을 맞춘 지도 어언 10년. 두 배우의 어디서도 본 적 없던 활어회 같은 형태의 여행을 보고 있자니, 이상은의 <삶은 여행>이라는 노래의 노랫말이 문득 떠오른다. 10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호흡을 맞추며 보낸 두 사람의 시간 또한 커다란 의미에서 여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의미를 모를 땐 하얀 태양 바라봐 / 드넓은 이 세상 어디든 평화로이
춤추듯 흘러가는 신비를 / 오늘은 너와 함께 걸어왔던 길도
하늘 유리 빛으로 반짝여 / 삶은 여행이니까 언젠가 끝나니까
인생의 황금기를 지나 50대가 된 두 배우, 두 사람의 관록, 여행과 우정, ‘오디세우스의 발자취’라는 뻔하지 않는 여행 테마, 날 것의 대화. 이 모든 요소들이 트립 시리즈를 관통하는 색이자 매력이 아닐까.
<트립 투 그리스>를 끝으로 트립 시리즈는 마무리가 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이 시리즈 덕에 알게 된 두 배우의 남은 발자취는 두고두고 응원하게 될 것 같다. 삶이라는 여행이 언젠가 끝난다던 이상은의 노래처럼, 두 배우는 서서히 노년이 되어가겠지. 하지만 두 사람을 보고 나면 인생이든 진짜 여행이든, 끝을 향해 가는 여정이 그리 두렵지만은 않아진다.
성격도 꿈도 다르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행 메이트가 되어주었던 두 사람을 보는 103분 동안 너무 즐거웠다. 그리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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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엠마(2020)> : 에세이
엠마>는 푸른 새벽, 아름답게 정돈된 정원에서 시작된다. 흰 드레스를 입고 장미를 꺾은 금발머리 소녀 엠마는 하인에게 명령하고 긴 복도를 걸으며 자신의 신분을 소개하고는 난생 처음 겪는 이별을 준비한다. 어텀 드 와일드 감독의 <엠마>는 원작인 제인 오스틴의 소설과 마찬가지로 힘든 일 없이 살아가던 엠마가 가까운 가정교사와 헤어지는 큰 변화를 겪으며 시작하고, 완벽히 계획해둔 일들이 어그러지는 가운데 자기 자신을 찾아간다. 그러는 동안 인물들은 색색의 벽과 촛불의 따뜻한 조명, 태피스트리 사이를 우아하게 움직이며 능청스러운 유머를 구사한다. 제인 오스틴이 쓴 여성의 이야기, 안야 테일러 조이가 표현한 매력적인 캐릭터, 어텀 드 와일드 감독이 꾸민 아름다운 화면과 재치있는 농담이 모인 작품을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아쉬운 점은 고전이나 예전에 쓰인 이야기를 재해석한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아주 과감한 각색을 시도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빨간머리 앤>은 원작에서 현시대에 살고 있는 여성들, 성장하는 소녀들이 힘을 얻을 만한 지점을 이끌어내어 새로운 세대의 성장 이야기로 만들었고,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매혹당한 사람들>또한 70년대 작품의 시점을 뒤집어 여성들의 이야기로 다시 썼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작품이다. 그레타 거윅의 <작은 아씨들>을 보는 동안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주인공인 ‘조’가 결혼을 선택하는 결말이 실제로 그의 선택인지 혹은 소설의 출판을 위해 쓴 내용일 뿐인지 명확히 하지 않은 점이다. 그런 점에서 <엠마>가 결혼식을 올리는 엔딩이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졌다. 영화 내내 응원하고 지지한 것은 엠마가 편견을 걷어내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쌓으면서 성장하는 과정이었지, 이제 스물 한 살인 그가 좋은 남자를 찾아 진짜 안주인이 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엠마가 마침내 찾아온 평화에 안도하는 표정을 짓는 와중에도 면사포에 가로막힌 채 영화가 끝나버리는 기분이 들었다.
고전 작품의 재해석이나 시대극을 선택하는 것은 오히려 새로운 것을 보고 싶은 욕망과 맞닿아 있다. 조금은 클리셰적인 스토리일지라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세계와 규율을 소개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의 가치를 답습하기만 한다면 작품이 금세 늘어지거나 답답해지고 만다고 생각한다. 제인 오스틴, 브론테 자매, 루이자 메이 올콧의 소설은 아무리 늘어나도 부족하지 않을,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었기에 영상으로 만나더라도 기대감을 가지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엠마>의 미장센과 캐릭터들이 구사하는 유머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과정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를 충실히 재현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이틀리가 저택을 포기하고 하이버리의 주인으로서의 엠마를 존중하기로 결정한 데에 만족해야 하는 결말과, 엠마에게 성찰이나 반성이 필요할 때 나타나서 윽박을 지르는 연출 또한 그렇다.
이런 아쉬움은 아름다운 화면과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해소할 수 있었다. 먼저 주인공 ‘엠마’를 맡은 안야 테일러 조이와 ‘해리엇’을 연기한 미아 고스가 주고받는 호흡이 가장 좋았다. 초반에는 신분이 낮은 해리엇이 엠마를 어떻게 대할 지 몰라 쩔쩔매고 후반에는 둘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서 엠마가 해리엇 앞에서 크게 당황하고 만다. 이전에 조금은 신비롭거나 긴장된 역할을 통해 보았던 두 배우의 사랑스럽고 귀여운 연기를 지켜보는 것이 새롭고 재미있는 작품이었고, 특히 안야 테일러 조이의 당황해 흔들리는 눈빛이나 어떤 상대든지 긴장감있게 대화를 연결해 나가는 능력이 돋보였다.
연기도 좋았지만 역시 <엠마>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화면을 채우는 요소들이라고 생각한다. 엠마는 어린 나이에 하트필드의 안주인 역할을 하는데,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더라도 엷은 분홍빛, 푸른빛의 벽과 카펫이 그의 집임을 알려준다. 반대로 나이틀리가 상속받은 저택은 수많은 그림과 거울로 채워졌고 가구며 조각상이 모두 덮여 있어 그가 등장함과 동시에 집안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단순히 배경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인물들이 이 공간 안에서 만들어내는 재미있는 장면들도 많다. 엠마가 벽난로를 등지고 거울을 옆에 둔 채 옷을 갈아입다가 치마를 걷어 올려 다리에 불을 쬐는 장면이나, 나이틀리가 방에 뛰어 들어와 예복을 벗어 던지고 바닥에 누워 버리는 장면, 엠마의 아버지가 찬 바람을 막으려 응접실 한 가운데에 수많은 파티션을 놓고 앉아 있는 장면 같은 재치있는 연출과 자연광, 촛불 조명이 영화의 성격을 만들어낸다.
이런 점 덕분에 인물 관계가 복잡해 이야기를 따라가지 못하는 순간에도, 영화가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는 순간에도 즐기면서 볼 수 있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촛대나 주인공의 머리장식, 커튼과 태피스트리 무늬를 구경하면 되니까. 아무리 절망적인 스토리라도, 어떠한 새로움도 없는 영화라도 일말의 아름다움을 찾았다면 즐길 수 있는 내게는 커다란 만족을 준 작품이었다. ‘뭐가 문제인가, 자려고 누우면 생각나는 장면을 선물해 준 영화인데!’ 하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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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신을 한 신부님 (2019)
<문신을 한 신부님>
<기생충>과 함께 '2020 아카데미 시상식' 당시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에 올랐던 폴란드의 영화로, 원제는 'Corpus Christi'다. 번역이 '문신을 한 신부님'이라고 의역되었는데, 종교에 문외한 사람들의 입장까지 고려하면 번역된 제목이 훨씬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제목만 들었을 때는 종교와 깊이 관련되어 있을 작품처럼 느껴지지만, 일반적인 기독교 영화와는 제법 거리가 있다. 폴란드인들이 유럽에서 알아주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라는 배경지식 정도만 알고 보면, 이해하는 데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훔친 사제복으로 하루아침에 신부가 되다
소년원 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다니엘(바르토시 비엘레니아)'은 존경하는 신부 '토마시'의 도움을 받아 목공소에서 일할 수 있게 된다. 출소하고 목공소가 아닌 성당으로 먼저 향한 그는 훔친 사제복으로 신부인 척 행세를 시작하는데, 사제복을 입었다는 이유만으로 마을 사람들의 의심을 사지 않는다. 건강이 좋지 않았던 주임신부로 인해 그는 곧 그 자리를 대행하게 되고, 보통의 신부들과는 다른 화법과 기도 방식으로 신도들의 이목을 끈다. 하지만, 다니엘이 과거 마을을 휘감았던 비극적인 사건의 민낯을 파헤치기 시작하면서 독실한 신앙심을 보이던 마을 사람들의 어두운 이면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파격적 설정, 신선한 스토리
소년원을 출소한 범죄 이력이 있는 사람이 사제복을 훔쳐 신부 행세를 한다는 설정은 이제껏 보지 못했던 파격적인 설정이다. 주인공 '다니엘'은 소년원에서 신부의 일을 도왔기에 신앙심이 강하고, 성직자의 역할도 어느 정도 알고는 있지만 하루아침에 주임 신부가 된 그의 모습은 당연히 어설프다. 하지만, 위기나 당혹스러운 상황들을 매사 뻔뻔함과 재치로 넘어가며 제법 무거운 작품 분위기 속에서 소소한 유머를 일으킨다.
주인공을 맡은 '바르토시 비엘레니아' 배우의 연기 또한 상당히 강렬한데, 거친 범죄자의 삶을 살아온 비행소년의 서슬퍼런 눈빛을 지님과 동시에 신부로서의 따뜻하고 온화한 표정까지 동시에 보여준다. 기독교의 이중적인 면모를 비판하는 작품에서 이중적인 면모를 지닌 캐릭터를 소화하는 그의 연기는 작품의 의미와 더불어 굉장히 강한 인상을 준다.
예수에 빗대어 표현한 가짜 신부
가짜지만 누구보다 진짜 같은 신부의 모습을 보여준 '다니엘'의 행적에서는 마치 성경 속 예수의 행보와 유사한 흐름들이 느껴진다. 목공소에서 출발한 그의 여정은 성당으로 이어졌고, 기존의 성직자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메시지를 설파하며 사람들에게 신선한 반응을 일으킨다. 꽉 막혀 있지 않고, 형식에서 탈피하여 유연한 신부로서의 모습을 보여준 그는 위로가 필요했던 마을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준다. 하지만, 마을을 덮쳤던 사고를 파헤치는 그의 행보는 마을 사람들이 감추고 있었던 오만과 모순을 드러내게 하는 시험으로 작용한다. 신부로서 양심을 따르고, 절대선을 추구하는 모습은 결과적으로 마을 사람들에겐 불편함을 유발한다. 결국 이 둘의 갈등은 다니엘이 직접 장례를 주관함으로써 그가 희생을 하고, 마을 사람들의 악함은 끝내 반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들의 첨예한 대립각은 두터운 신앙심으로도 해결이 되지 않음으로써 이들이 믿고자 하는 기독교 복음에 대한 위선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왜 다니엘은 사고를 파헤치려 했을까
다니엘이 찾아간 마을은 얼마 전, 교통사고로 7명의 사람이 숨졌다는 비극이 불어닥친 곳이다. 총 사망자는 7명이지만, 6명의 청년들이 탔던 차와 충돌한 1명의 남성 운전자를 살인자 취급하며 그를 성지에 묻지도 못하게 하고, 그 남성의 아내는 집안에 틀어박힌 채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지 못한다. 하지만, 다니엘이 유족 중 한 명인 '엘리자'와 함께 사고의 진상을 알아보니 마을 사람들이 추모하는 6명은 술과 마약에 찌든 상태였고, 살인자 취급을 받는 남성 은 음주운전조차 하지 않았다. 시장도 이 사실을 아는 것 같지만, 어째 모두가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는 느낌이다. 외부권력의 압박과 마을 사람들의 분노에도 다니엘은 계속해서 그 억울한 남성의 장례를 치러주고자 돕는다. 왜 이토록 이 사고에 신경을 쓰는 것일까?
살인자 취급을 받은 남성 운전자는 마을 사람들에게 일종의 낙인을 찍인 채 죽어서도 억울함을 풀지 못하고 있다. 이는 마치 범죄자 출신이라는 낙인이 찍혀 깊은 신앙심을 갖고 있음에도 신부 학교에 들어갈 수 없는 '다니엘'의 상황과도 같다. 다니엘은 낙인으로 인해 절대 악의 기준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 그 남성과 자신을 동일시한다. 자신은 비록 신분을 숨기지 않고서는 낙인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적어도 이 사람만큼은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상황에서의 억 울함을 벗어났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의 무고함을 밝히고, 장례까치 책임지려 애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과 관계가 아예 없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다니엘이 그토록 신경을 썼던 것이다.
종교의 양면성, 사람들의 이중성
<문신을 한 신부님>은 종교가 없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더욱 공감을 살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매주 성당에 출석하고, 고해성사를 통해 죄를 고하고, 예수에 대한 믿음을 표출하지만 정작 자신의 부끄러운 면들이 밝혀질 상황이 되면 믿음은 이미 저 뒷편으로 사라져 있다. 겉으로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의 모습으로 위선을 떨면서도, 뒤로는 자신의 실리를 추구하고 악함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종교인들의 양면성과 더 나아가 인간의 이중성 자체를 신랄하게 저격한다. 믿 고 싶을 때만 믿고, 따르고 싶을 때만 따르면서 자신의 이익과 안정을 건드리는 순간 비인간적인 행태부터 일삼는 사람들의 신앙심이 과연 존재하기는 하는 건가 의문이 든다. 이와 같은 인간들의 모습은 비단 종교에 관해서만 벌어지는 문제는 아니고, 여러 집단과 사회 속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 자체를 고발한다고 볼 수도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종교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는 편인데, 가짜 신부 '다니엘'에게 열광하는 신도들의 모습을 보며 그들이 믿고자 하는 존재가 사실 무의미한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느꼈다. 사제복만 입었다는 이유로 기계적인 믿음을 표출하는데, 정작 그 사람은 방금 소년원에서 출소한 사람일 뿐이니 이 얼마나 부질없고 무의미한 행태인가. 가짜 보다 더 진짜 같은 신부를 등장시킨 것은 이렇듯 종교의 허상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또 한 가지의 기능을 추가적으로 수행한다. 마을에서 선함과 긍정적인 메시지를 설파하는 것은 좋은 신학교를 멀쩡히 나오고, 출신 교구부터 따지고 묻는 베테랑 주임신부가 아닌 가짜 신부 다니엘이다. 이는 곧, 어디서 왔는지보다 어디로 가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극의 대사를 반영한 양상이기도 하다. 모든 인간들이 원죄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 어디서 왔는지는 그렇게까지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진정으로 가려고 하는 앞으로의 방향이 더 중요할 뿐.
* 본 콘텐츠는 네이버 블로거 겔겔겔스타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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