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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a2025-09-21 00:37:50

[30th BIFF 데일리] 추락했던 그 모든 순간들을 기억하며

영화 <사운드 오브 폴링> 리뷰




감독  마샤 쉴린스키

주연  한나 헥트, 레아 드린다, 수잔 웨스트


프로그램 노트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에 빛나는, 실로 야심 찬 작품이다. 전작에서 이혼한 부모를 주시하는 소녀의 내면을 관찰했던 실린스키는 작정하고 네 세대의 소녀를 불러낸다. 그들은 세기에 걸쳐 다른 시간을 살면서도 같은 공간에 머무는데, 그들의 곁을 지배하는 건 죽음의 기운이다. 각 시간은 정교하게 맞물리며 그들의 관계를 아주 느리게 밝혀내고, 소녀들은 타인 및 바깥 세계를 예민하게 감지한다. 유령, 죽은 자와 함께 걷는 게 삶이라면, 싱그러운 아이들은 어떻게 현실의 강을 헤엄쳐 건널까. 미세한 틈으로 인물을 바라보라는 듯이, 인물은 4:3의 좁은 화면 속 또 다른 공간에 갇히기 일쑤이고, 액자 속에 고립된 인물과 반대로 카메라는 공기처럼 자유롭게 유영한다. 이에 더해, 사운드와 조명은 세공품을 다루듯 탁월하게 설계되었다. 가히 올해의 아트하우스로 꼽기에 모자람이 없는 작품이다. (이용철)




태초에 기억은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을까. 무언가를 봄으로 존재했던 것이 아닐까. 영화 <사운드 오브 폴링>은 아주 명백하게 응시에 대해 말한다. 관객과 묵묵히 눈을 맞추는 세 세대의 여성들은 무언가를 보고있노라고 말한다. 감독 마샤 쉴린스키의 카메라는 유령과도 같은 시선으로 영화의 주무대가 된 마당 딸린 집과 강을 오가며 그곳에 필시 존재했던 어떤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시적으로 선보인다. 특히 세대를 대표하는 여성들은 부유하는 유렁인 카메라를, 그 너머에 있는 관객을 응시하며 자신이 누군가의 추락을 보았다고 말한다. 

 

무언가를 봄으로 우리는 행위의 증인이 된다. 그 행위의 증인들은 같은 공간에 존재하지 않는 관객들을 바라보며 기억이라는 증거품을 공유한다. 그리고 그렇게 장소의 역사가 씌워진다. 독일의 한 마당 딸린 집 그리고 그 근처를 흐르는 강을 오가는 사람들이 만들어나가는 역사이다. 하지만 기억들은 파편적이다. 그 파편들은 세대를 넘나들며 해체된 상태로 관객에게 보여지지만 사실 기억은 파편적인 것이기에 영화는 추측과 전개로부터 멀어지길 바라고 있을지 모른다. 

 

영화 <사운드 오브 폴링>은 시대의 추락한 자들을 그저 그렇게 보여주고자 하는 작품은 단연 아니라 할 수 있다. 그들의 추락에는 때로 이유가 없을 수도 있다. 그저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어떠한 소리가 그 자신을 잔뜩 흔들어 놓는 것일 수도 있다. 또 그 시대를 불행하게 살아낼 자신이 없는 이 일 수도 있다. 잊혀졌기 때문에 어떤 사고가 벌어진 것일 수도 있다. 그들의 추락을 일관되지 않았고 때로는 목격되지 않았기에 기억으로 남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의 결말부에서 관객이 확인 할 수 있는 것든 추락만이 아니다. 이러한 파편들이 과연 당신에게는 어떻게 기억될지 영화는 전적으로 맡겨보고자 한다. 자, 당신은 어떤 증인이 될 것인가. 


Schedule in BIFF

2025.09.18 (목) CGV 센텀시티 4관 09:00

2025.09.20 (토) CGV 센텀시티 IMAX관 20:00

2025.09.23 (화)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 09:30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09월 17일 ~ 09월 26일


작성자 . m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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