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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3 17:59:43

[30th BIFF 데일리] 사랑해야 하는, 사랑할 수 없는 당신의 이야기

영화 <연애재판>을 보고

DIRECTER. 후카다 코지

CAST. 유키 쿠라, 카라타 에리카, 켄지로 츠다, 쿄코 사이토

SYNOPSIS.

제이팝 아이돌 그룹의 멤버인 마이는 꿈에 그리던 무대 위에서 사랑을 노래한다. 팬들은 이에 대한 화답으로 앨범을 구매하고 환호성을 보내며 아이돌을 향한 사랑을 열성적으로 표현한다. 팬덤 문화는 사랑의 맞교환으로 성립된 동시대의 거대한 판타지이다. 마이는 데뷔 알고 지내던 케이와 우연히 재회한 사랑에 빠지고, 소속사는 계약서에 명시된연애 금지라는 조항을 앞세워 마이를 법정에 세우며 벌어지는 양자택일의 딜레마를 탐구한다.

 

 

 

아이돌에게 연애는 금기시 된다.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아이돌이 사적인 사랑을 욕심내는 것은 불가하다. 그들의 연애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 그들은 바로 팬들에게 배신자로 낙인 찍힌다. <연애재판> 2015년 한 여자 아이돌이 일본 아이돌계에 실재하는 연애 금지조항을 어겨 소속사가 손해 배상을 청구한 사건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이야기이다. 한 사람의 감정을 계약을 조건으로 통제하고, 그것을 어겼다는 이유로 소송까지 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작품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 삼되, 감독의 손을 빌려 창작된 인물의 심리의 변화를 촘촘히 쌓아 올려 아이돌 산업의 현실을 고발한다.



 

영화의 주인공 마이는 아이돌이라는 꿈을 오래 전부터 좇아왔던 성실한 인물이다. 피나는 노력으로 그룹의 센터까지 맡게 된 마이는 매사에 열심이지만 속을 알 수 없는 인물로 비춰진다. 그런 마이의  마음을 연 사람이 있다. 그는 중학교 동창이자 마임 전문가인 케이이다. 우연한 만남은 인연이 되고 두 사람은 자연스레 사랑에 빠진다. 두 사람은 그저 사랑을 한 것일 뿐인데, 이 사랑은 소속사와 팬들에게 큰 이슈가 된다. 마이는 자연스레 그룹에서 퇴출되고, 심지어 손해 배상 소송을 당하기에 이른다. 재판의 상황은 폭력적이기 그지 없다. 고백의 순간부터, 성관계 여부까지. 마이는 금세 폭력적이고도 우스운 질문들에 둘러싸여 고통 받는다.

그렇다면 아이돌의 연애 여부는 왜 중요할까? 아이돌 산업은 유사 연애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인스타그램과 각종 플랫폼을 통해 얼굴을 비추며 팬들과 소통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버블과 같은 채팅 시스템으로 자신의 소식을 전하는 것도 필수적인 일이다. 이때 아이돌들은 주기적으로 팬들에게 사랑을 표해야 하고, 팬들의 댓글을 읽으며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은 아이돌은 팬들에게 성실하지 않다며 비난 받는다. , 아이돌에게 사생활은 사치이다. 이렇게 아이돌들은 연애를 하듯 팬들에게 충실한 모습을 비춰야 한다.

이 작품을 보며 강한 기시감이 들었다. 한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아이돌들은 연애 사실이 밝혀졌다는 이유로 자필 사과문을 작성한다. 한창 유행하던 드라마의 대사가 떠오른다.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 그러나 아이돌들에게 사랑은 죄가 된다. 얼핏 억지스러운 설정을 가진 것 같은 이 작품은 일본과 한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비추는 거울과 같다. 이 말도 안 되는 재판 속에서 법정은, 그리고 마이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가 펼쳐낼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어 보자.

 

[30회 부산국제영화제(2025.09.17~09.26) 상영일정]

2025.09.18 15:30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상영 코드: 071)

2025.09.21 13:30 시청자미디어센터 (상영 코드: 134)

2025.09.23 09:00 CGV센텀시티 IMAX (상영 코드: 416)

작성자 . 숨

출처 . https://brunch.co.kr/@koe19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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