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1-11-24 15:49:00
소설(小雪)부터 대설(大雪)까지 영화롭게
겨울 추천 영화
소설(小雪) 과 동시에 찾아온 강추위에 벌써 겨울이 온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요즘! 어느덧 올해가 한 달여 남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데요.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2021년이 가고 새로운 해를 맞는다는 생각에 아쉬우면서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크리스마스가 코앞에 왔다는 사실에 설레기도 합니다. 흐르는 시간을 붙잡을 수도, 마냥 아쉬워할 수도 없으니 남은 2021년을 행복하게 보내보는 건 어떨까요?
길거리에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 크리스마스 장식처럼 우리의 마음을 크리스마스 바이브로 가득 채워줄 '영화'가 있다면 다가오는 겨울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 의미에서 씨네픽이 겨울에 의한, 겨울을 위한 겨울의 영화들을 준비해보았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겨울 바이브 가득 담은 영화들을 함께 만나볼까요?
잇츠 CINE PICK!!
<러브레터>(Love Letter), 1995
드라마, 멜로/로맨스 | 일본 | 117분
감독 : 이와이 슌지 | 출연 : 나카야마 미호, 토요카와 에츠시
⭐️ 9.39 (네이버 관람객)
오늘에서야 다시 꺼내봅니다. 당신이 머문 곳에서…
“가슴이 아파 이 편지는 차마 보내지 못하겠어요.”
첫사랑을 잊지 못했던 그녀, 와타나베 히로코
“이 추억들은 모두 당신 거예요.”
첫사랑을 알지 못했던 그녀, 후지이 이츠키
씨네 pick : "아직까지 <러브레터>를 뛰어넘는 일본 멜로 영화를 보지 못했다" (맥스무비 정유미 기자) 라는 평을 입증하듯, <러브레터>는 국내에서 무려 5번이나 재개봉된 명작입니다. '겨울' 하면 떠오르는 작품이기도 하며 절대 잊혀지지 않을 명대사를 남기기도 한 영화는 포스터만으로도 겨울의 설렘이 느껴지는데요. 여러분은 잘 지내고 계신가요? 여러분의 어떤 하루에 <러브레터> 속 오타루의 겨울이 따스한 온기를 채워주길 바랍니다.
<윤희에게>(Moonlit Winter), 2019
멜로/로맨스 | 한국 | 105분
감독 : 임대형 | 출연 : 김희애, 김소혜, 성유빈, 나카무리 유코
⭐️ 9.23 (네이버 관람객)
다시 날 가슴 뛰게 만든 그 말
"윤희에게, 잘 지내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윤희' 앞으로 도착한 한 통의 편지.
편지를 몰래 읽어본 딸 '새봄'은 편지의 내용을 숨긴 채
발신인이 살고 있는 곳으로 여행을 제안하고,
'윤희'는 비밀스러웠던 첫사랑의 기억으로 가슴이 뛴다.
'새봄'과 함께 여행을 떠난 ‘윤희’는
끝없이 눈이 내리는 그곳에서
첫사랑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는데…
씨네 pick : 얼마전 개봉 2주년을 맞은 임대형 감독의 <윤희에게>는 그 어떤 영화보다 잔잔하면서도 여운이 깊은 영화인데요. 겨울의 오타루와 '편지' 그리고 필름 카메라까지 <러브레터>와 비슷한 소재를 공유하면서도 전혀 다른 감정을 그려내는 <윤희에게>는 겨울을 담아낸 시 한 편을 본 듯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오늘 어떤 꿈을 꾸셨나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지난 사랑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오는 요즘, <윤희에게>를 감상하기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2004
멜로/로맨스, 드라마, SF | 미국 | 107분
감독 : 미셸 공드리 | 출연 :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커스틴 던스트
⭐️ 9.26 (네이버 관람객)
사랑은 그렇게 다시 기억된다..
조엘은 아픈 기억만을 지워준다는 라쿠나사를 찾아가 헤어진 연인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지우기로 결심한다. 기억이 사라져 갈수록 조엘은 사랑이 시작되던 순간, 행복한 기억들, 가슴 속에 각인된 추억들을 지우기 싫어지기만 하는데... 당신을 지우면 이 아픔도 사라질까요? 사랑은 그렇게 다시 기억된다.
씨네 pick : 이 영화 추천이 식상하다고 느껴질 수는 있어도, 영화가 식상하다고 느낄 일은 앞으로도 없지 않을까 싶은 명작 <이터널 선샤인> 입니다. 여름만 되면 공포 영화가 개봉하는 것처럼, 겨울엔 특히 '사랑'과 관련된 영화가 많은 것 같은데요. 겨울 감성이 사랑이라는 감정과 맞닿아 있어서일까요? 겨울이라는 계절은 절절한 사랑을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 같습니다. 요즘 여러분의 감정은 어떤 상태인가요? 우리 과연,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요?
<러브 액츄얼리>(Love Actually), 2003
멜로/로맨스, 드라마, 코미디 | 영국, 미국 | 130분
감독 : 리차드 커티스 | 출연 : 휴 그랜트, 리암 니슨, 콜린 퍼스, 엠마 톰슨, 키이라 나이틀리, 빌 나이
⭐️ 9.24 (네이버 관람객)
크리스마스에 모두에게 전하고 싶은 로맨틱한 고백
사랑에 상처받은 당신을 위해,
사랑하지만 말하지 못했던 당신을 위해,
사랑에 확신하지 못했던 당신을 위해,
모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할 선물이 찾아옵니다.
씨네 pick : <러브 액츄얼리> 라는 제목만 들어도, 비틀즈의 "All You Need is Love"의 전주가 자동으로 재생되는 마법! 음악뿐 아니라, 스케치북 고백, 영국 명배우들의 열연 등 <러브 액츄얼리>는 즐길 수 있는 요소가 정말 많은 영화인데요. 위 영화들이 말그대로 '겨울 영화'라면 <러브 액츄얼리>는 보다 크리스마스 영화에 가깝습니다. 선물상자 같은 포스터처럼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는 크리스마스에 봐야하는 정석 같은 영화이기도 하죠. "To me, this film is PERFECT"
<미져리>(Misery), 1990
스릴러, 공포, 드라마 | 미국 | 104분
감독 : 로브 라이너 | 출연 : 제임스 칸, 케시 베이츠
⭐️ 9.03 (네이버 네티즌)
'미저리'란 이름의 순애보적 여인상을 등장시킨 대중 소설 시리즈로 여러해 동안 인기를 누려온 소설가 폴 셸던(제임스 칸)은 연작 속의 여주인공이 죽는 마지막 완결편을 끝으로 시리즈를 마감하고, 오랫 동안 쓰고자 했던 진지한 작품 완결 후 차를 몰아 뉴욕을 출발한 폴은 산 길을 채 벗어나기도 전에 휘몰아쳐 온 눈보라를 만나 길 밖 벼랑으로 핸들을 꺾고 만다. 심한 부상으로 의식 불명이 된 폴을 때마침 구해내는 수수께끼의 인물 애니 윌킨스(캐시 배이츠)는 미저리 시리즈의 애독자로 폴의 재능을 동경해 온 간호사 출신의 여자다. 애니의 집으로 옮겨져 그녀의 헌신적인 간호로 의식을 회복하는 폴. 그러나 그의 몸은 양다리가 참혹하게 부러지고 어깨마저 심하게 다친 처참한 상태다. 애니는 눈보라로 길이 막혀 그를 병원에 데려가지 못했으며 전화마저 불통이어서 외부에 아무런 연락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눈이 녹고 길이 뚫려도 애니는 폴을 병원에 보내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 마을에 나가 미저리 시리즈의 최신판을 사다 읽은 애니는 마지막에 미저리가 죽는다는 걸 알고 폴에게 분노의 광기를 발산하는데...
씨네 pick : 겨울 로맨스 영화에 질린 당신을 위한 추천작! 진눈깨비도 아니고 폭설을 볼 수 있는 진정한 겨울 영화 <미저리>는 작년 보기 힘들었던 눈을 가득 볼 수 있는 영화인데요. 사실 '눈'은 로맨스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지면, 스릴러의 단골 소재이기도 합니다. 눈보라 치는 날, 밖에 나가면 큰일 나는 이유! 이 영화에 다 있습니다. 눈 오는 날엔 꼭 집에 있기로 해요.
여러분은 올해 첫눈을 보셨나요? 아직 못 보셨다고요?
내 눈으로 직접 보기 전엔 첫눈이 아니니까요~
아직 보지 못한 첫눈을 기다리며, 씨네픽 추천 겨울 영화와 함께
오늘도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Relative contents
-
- 변화의 바람에 몸을 맡기다.
이 글은 영화 [콘클라베]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문, 단절, 내부의 적.
사진 출처:다음 영화
차세대 교황 프로듀스 101을 진행하는 동안, 단장인 로렌스(랄프 파인스)를 비롯한 추기경들은 성당에 갇혀 있게 된다. 공명정대한 결과를 위해 엄격한 과정을 견뎌내는 추기경들의 여정이 사뭇 답답해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건하며 사명감마저 느껴진다.
영화를 통틀어 가장 견고해야 할 설정인 이 "단절"은 (물론 제목 자체에서도 쉽게 알 수 있지만) 굳게 닫힌 문으로 대변되고, 물 샐 틈 하나 없이 모조리 굳게 닫혀 있다 못해 봉인까지 되어 있는 문들을 보고 있자면, 알게 모르게 인물들이 겪고 있을 긴장감이 얼마나 클지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문은 외부와의 단절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내가 고립되거나 무언가를 숨기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영화 속의 회의들은 거의 모두 밀실(?)에서 이뤄지는 반면 로렌스가 사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들은 복도에서 이뤄지는 것 또한 그러하고. 비밀을 가진 후보들과의 진실게임(?)이나 서거한 교황의 숨겨둔 진실을 파헤치는 일도 모두 방으로 침입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영향을 받을 만한 외부와의 단절을 위해 등 뒤로 세상을 가린 채 문을 쾅하고 닫았건만. 진정 자신들이 조심했어야 할 것들은 그 안에 함께 있는 추기경들이었다. 그들은 서로의 목을 옥죄며 천천히 함께 썩어가고 있었지만. 로렌스마저도 그 냄새가 자신들의 갇힌 세계에 퍼질 때까지 알지 못했다.
냄새를 감지한 된 순간부터 로렌스의 귀에는 누군가 문을 쾅쾅 쳐대는 소리가 들렸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안에 갇힌 자신들인지. 아니면 밖에 있는 자신들인지는 알 수 없었으리라.
다수와 소수, 차별을 그리는 법
사진 출처:다음 영화
또한 영화는 다수와 소수로 대변할 수 있는 메시지를, 아름다움이라는 치사한(?) 방법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은 주로 인물들의 배치, 움직임의 방향, 혹은 의복으로 이뤄진다. 이 단순하지만 확실한 방법으로 전해지는 메시지 덕에 영화를 보는 동안 그들의 입장차이, 의견의 일치 정도 등을 헷갈리지 않게 습득하고 따라갈 수 있다.(오히려 여러 버전으로 불리는 이름이 더 헷갈릴 지경)
이 아름다운 선물을 보는데서 오는 기쁨이 매우 커서, 종잡을 수 없는 추기경들 사이의 암투 속에서도 숨 쉴 수 있는 틈이 충분히 생긴다. 마치 크게 내뱉은 심호흡 후에 다시 잠수하는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이 와중에도 직업병이 도져버린 내 눈에 가장 아름답게 보인, 그러면서도 알 수 없는 차별 혹은 구별을 볼 수 있는 장면을 말하라 한다면, 가만히 서 있는 추기경들 사이로 이리저리 움직이는 수녀들의 모습을 비출 때 라고 할 것이다.
마치 적혈구와 백혈구 사이를 조심해서 돌아다니는 수녀들의 모습을 보면서. 말 한마디 제대로 꺼낼 수 없는 수녀들의 처지도. 단 한 번의 눈길도 그들에게 주지 않는 추기경들의 모습도. 그러면서도 정적임과 동적임으로 표현되는 그들의 움직임도. 이 영화가 말하려는 점을 압축해 보여주는 것만 같아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는 그 장면이 너무도 아름다워서. 이 신(Scene)이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바람, 이 모든 폭발의 시작.
사진 출처:다음 영화
폭동에 의해 이 완벽하다 생각했던 밀실(?)에 틈이 생기고 난 후. 가장 먼저 이곳으로 넘어온 것은 다름 아닌 바람조각이었다. 그전까지만 해도 로렌스는 크고 견고한 문으로 성추문이나 매점매석 같은 큰 것들만 막아내면. 교황이 될 자를 쉽게 고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바람은 아주 사소하지만 모든 썩은 냄새들을 품에 안고 유유히 등을 보이고 멀어지면서 그에게 큰 물음을 던졌다.
자격. 그리고 변화를 대하는 마음가짐.
극 중 로렌스는 콘클라베 과정에서 그 누구보다 괴로워했다. 공적인 임무는 물론이고 자신이 성직자로서 가진 의심까지 안은 채 그 어떤 인물보다도 쓸쓸하며 갇힌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 작은 공기의 날갯짓 덕에, 그 누구보다 스스로에 대해 단언하고 있었음을 깨달은 순간부터. 로렌스는 묘하게 안정되고 편안한 표정을 짓기 시작한다. 분명 불청객이라 생각했을 바람이었지만. 그 덕에 자신이야 말로 스스로가 갇혀 있는 콘클라베 안에서 두꺼운 문을 부수고 나올 수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거북이를 고이 풀어(?) 주고, 수녀들에게도 따스한 시선을 던지는 모습에서. 로렌스의 성직자 생활이 다시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가 확신을 의심하는 과정에 언제나 해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참고:제목인 콘클라베(Conclave)는 라틴어로 (열쇠로) 잠글 수 있는, 혹은 잠근 방을 의미한다.
[이 글의 TMI]
1. 어제 산 타는 바람에 몸살 나서 오늘 하체 못함.
2. 이틀만 회사 나가면 이번 주 끝!!
3. 당근 5킬로 샀음. 라페 가즈악!!
#콘클라베 #영화리뷰 #최신영화 #랄프파인즈 #에드바르트베르거 #영화리뷰어 #munalogi #브런치작가 #네이버영화인플루언서
-
- [SIWFF 데일리] 너무나 평범한 일상을 다뤘지만 그 속에 메세지도 있었던 영화!
감독:윤단비
출연: 최정운(옥주 역),양홍주(아빠 역),박헌영(고모 역),박승준(동주 역),김상동(할아버지 역)
시놉시스
옥주와 동주는 아빠의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할아버지 집으로 이사를 간다. 하얀색 다마쓰(흰 승합차)에 짐을 많이 싣고 운전하는 아빠는 할아버지 집에 도착하자마자 옥주와 동주를 먼저 내리게 한다. 사실은 할아버지가 몸이 많이 아파서 아빠가 병원에서 데려와야 되는데 먼저 집으로 들어간 옥주와 동주는 2층 방을 차지하기 위해 티격태격 싸운다. 결과는 옥주가 2층 방을 차지하면서 동주는 창고에 있는 방으로 쫓겨난다. 할아버지가 도착하자 옥주와 동주는 할아버지에게 인사한다. 손주들을 오랜만에 본 할아버지는 들어온 가족들과 함께 콩국수를 먹는다. 그리고 반가운 고모가 들어오게 되고 옥주와 동주는 할아버지를 돌보는 아빠와 함께 이 집에서 살아야 하는데... 앞으로 이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까?
할아버지 집에 얹혀살게 된
옥주, 동주, 아빠, 고모
이들에게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까?
평범한 일상을 다뤘지만 메세지가 있었던 영화!
저마다 사연 있는 가족들이 할아버지 집에 모였다!
아빠는 길거리에서 나이키 신발을 파는 상인이었고 옥주는 자신의 외모 콤플렉스로 인해 쌍꺼풀 수술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아빠에게 70만 원을 빌려 달라고 부탁을 했으나 충분히 이쁘다는 대답만 들을 뿐이었고 썸남에게 나이키 신발을 선물하지만 나중에 짝퉁이라는 걸 알게 된다. 고모는 자신의 남편과 싸우고 집에서 나와 할아버지 집에서 살게 된다. 연애를 많이 해본 고모는 옥주에게 연애를 많이 해보라고 하면서 그래야지 좋은 남자를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알려준다. 이 영화를 만든 윤단비 감독은 고등학교 때까지 광주에서 자라면서 레이디버드의 주인공의 고향인 새크라멘토처럼 정말 아무 변화도 없고 너무 작은 도시라는 걸 느꼈고 영화에서 나오는 거대한 사건과 화려한 주인공의 모습과는 접점이 없었다고 한다. 이 영화는 너무나 평범한 일상을 다뤘지만 그 속에서 우리나라 사회의 문제점을 다루라는 피드백도 받았다고 한다. 또한 윤단비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공개했을 때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너무 무서웠다고 했지만 생각보다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져서 안도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영화는 상실을 겪는 과정을 진행하는 것을 다루는 영화인데 배우들에게 이런 상실의 경험을 겪은 적이 있냐고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의 경험을 이 영화에서 풀어냈고 옥주에게 많이 투영이 됐을 수도 있었는데 완전히 자전적인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 영화의 메세지는 누군가 굉장히 외로운 순간에 비슷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으며 작지만 위안이 될 수 있게 만들고 싶었던 영화였다고 한다.
남매인 옥주와 동주가 할아버지 집에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영화!
※ 내레이션은 박정민 배우님이 맡으셨습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08/25(목) - 09/01(목)
2022-08-27 16:00 - 17:44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4관
2022-08-31 16:00 - 17:44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5관
-
- 음악성 없는 음악 영화
필자가 개인적으로도 TVA 연계 애니메이션도 관람하는 편이다.
다만 대부분이 TVA를 열람했다는 전제하에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기에, 본 작을 관람하고 관람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실망이 대부분인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본 작품은 그 중에서도 정말 크게 실망한 애니메이션이기에 관련해서 글을 적어본다.
줄거리부터가 정말 성의없는데, 시작부터 대체 뭘 했는지도 모르는데 "공연 마쳤네" 이러면서 자기들끼리 서로 웃으며 얘기한다.
그래서 관객 입장에서는 "아니 얘네가 누군데 뭘 했다는건가" 이 생각부터 들고 시작한다.
또한 자칭 밴드 애니메이션이면은 음악을 작곡하는 과정,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과 갈등 같은 것을 심도 깊게 담아내야 하는데 깊이가 정말 얕다.
작중에서 중후반부부터 다루는 위기 상황도 다른 작품들에서 흔히 봤던 클리셰라 어떻게 될 지 예상가는 정도이다.
음악을 다루면서 음악에 대한 심도깊은 고찰은 정말 수박 겉핥기 식으로만 하고, 계속 처음보는 여자 캐릭터들의 노는거랑 농담 위주로 전개가 된다.
그러면 음악이라도 좋은가하면, 적어도 전파계 같이 극소수층이 좋아하는 음악은 아니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지만, 작중에서 나오는 세 밴드 중에 RAISE A SUILEN 파트 빼면 개인적으로 취향에 맞지 않았다.
나머지 두 밴드는 전부 J POP 도 아니고 흔하디 흔한 애니메이션 주제가 정도의 퀄리티 밖에 안돼서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노래 파트의 연출도 그냥 카메라 움직이고, 자기들끼리 대단해 좋아 이러면서 자화자찬하고, 외국인들이 감탄사 내뱉는 정도의 연출이라 깊이도 없었다.
그나마 RAISE A SUILEN 파트 곡들은 BABYMATAL 같이 하드한 느낌을 잘 살려서 매력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심각한 단점은. 바로 캐릭터들이 전부 3D라는 것이다.
초반에는 일부 장면에서만 그런건가 했지만 보다보면 모든 캐릭터가 중간중간 아예 멈추는 씬이 아니면 전부 3D로 이루어 진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아예 캐릭터의 형태가 일그러지는 흔히 작붕은 없지만, 중간중간 캐릭터 얼굴이 불쾌한 골짜기를 일으킨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하이라이트인 공연씬도 디테일들이 정말 성의 없었다.
2006년의 TVA 애니메이션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의 God knows... 장면과 비교해봐도, 어떻게된게 10년도 더 지난 애니메이션보다 손 묘사, 표정 묘사가 한참 뒤떨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이 파트가 당시 업계 관계자들에게도 컬쳐쇼크였을 정도로 고퀄이긴 했지만, 지금 기준으로 봐도 뱅드림 극장판에서의 공연 장면의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비슷한 장르로 작년에 본 유아사 마사아키의 견왕은 캐릭터들에 하나하나 움직임 그 자체의 미가 담겨있고, 음악도 독창성 있으며 씬들도 창의력 넘치는 연출들로 가득차있어 더욱 대조된다.
같은 음악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극과 극이라 할 수 있다.
뮤지컬 영화들처럼 음악이 좋은 것도 아니고, 대다수의 유럽쪽 애니메이션이나 유아사 마사아키 작품 같이 애니메이션만의 움직임의 미가 담겨있는 것도 아니고,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처럼 풍광이 아름답지도 않은, 장점을 찾을 수 없었던 애니메이션이었다.
*이 글은 원글 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
- 블록버스터 안에 녹여낸 인간적 고뇌 '판타스틱 4:새로운 출발'
마블 영화가 개봉했다. 제목은 '판타스틱 4'
마블 코믹스 영화 중 '엑스맨' 만한 건 없다고 보지만, 간혹 보는 마블은 삶의 생기를 주곤 한다
판타스틱 4는 별다른 사전 정보 없이 등장인물들의 유치함이 흥미로워 보고 싶었다
거기에 하나 더 더하자면, 사람 같지 않은 주인공 한 명
그를 보며 단순히 웃고 즐기다 끝날 것 같지 않았다
엑스맨도 돌연변이의 아픔을 딛고 자신의 모습 자체를 긍정하며 만들어가는 삶이 아름답기에 흥미로웠듯
작품의 시놉시스
세상을 뒤흔들 우주적 사건 발생! 가장 '판타스틱'한 팀이 온다! 전 세계적인 관심 속 우주로 떠난 4명의 엘리트 우주비행사 '리드 리처드' '수잔 스톰' '조니 스톰' '벤 그림'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우주 방사능에 노출되면서 초인적인 능력을 갖게 된다. 신체를 자유자재로 변형할 수 있게 된 '리드 (미스터 판타스틱)', 온몸이 투명해지고 강력한 방어막을 형성하는 '수잔 (인비저블 우먼)', 온몸으로 뜨거운 화염을 내뿜으며 비행 능력까지 갖춘 '조니 (휴먼 토치)', 바위 같은 엄청난 피지컬과 압도적인 파워를 지닌 '벤 (씽)'까지 '판타스틱 4'라는 새로운 슈퍼 히어로 팀이 된 4명의 멤버들. 이들 앞에 행성 파괴자 '갤럭투스'의 위협을 전달하는 미스터리한 전령 '실버 서퍼'가 등장해 지구를 파괴할 것이라 예고하고, '판타스틱 4'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다 함께 힘을 모으는데...
영화의 기본 정보
개봉일 : 2025. 07. 24
등급 : 12세 이상
장르 : 액션, 판타지, SF
러닝 타임 : 114분
배급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감독 : 맷 샤크먼
주연 : 페드로 파스칼, 바네사 커비, 조셉 퀸, 에본 모스 - 바크라크
내가 생각하는 관람 포인트
영화는 가족 간의 사랑과 인류애를 다룬다 내 자녀를 희생시키지 않되 내 자녀를 위해 다른 이도 희생시키지 않는다는 명대사가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가 아니었을까?
하나의 목적을 두고 모든 이가 한마음이 돈다는 설정도 있다 좋은 조직이 갖춰야 할 덕목을 본 작품이다
판타지 영화지만, 다각도로 접근할 만한 포인트들이 있다
영화 곳곳은 오래전부터 이러한 작품들이 보여준 진행과 결말을 보여주기에 관람자에 따라 뻔함이 지루하거나 익숙해서 편하게 극을 전반적으로 훑어볼 수 있다
따라서 뻔한 스토리지만, 누가 어떻게 비벼냈느냐가 중요한 관람 포인트다
2개의 쿠키
쿠키 영상은 총 두 개다
하나는 상영관 불이 한 번 켜졌을 때이며, 하나는 모든 자막이 올라가고 나서다 내가 찾은 영화관은 엔딩 크레디트가 끝난 뒤 나온 쿠키가 끝나자 마지막 불을 켰다
쿠키 영상은 본편보다 오히려 긴장감을 더 유발할 수 있다
쿠키 영상이 흔해져서인지 아니면 영화관에서 상영관 불을 일찍 켜서인지 어떠한 이유에선지 예전과 달리 설레는 마음으로 쿠키 영상까지 보고 가는 이들이 적어졌다
나의 감상
① 엔딩 크레딧 중 나오는 문구이다
"If you look at my characters, you will find me. No matter what kind of character you create or assume, a little of yourself must remain there." - Jack Kirby
이를 풀어본다면 이렇다
"내 캐릭터들을 잘 살펴보면, 나 자신을 찾을 수 있다. 어떤 캐릭터들을 창조하거나 맡더라도, 그 안에는 반드시 당신 자신이 남아 있어야 한다" - 잭 커비
이 인용문은 커비가 마블 코믹스의 공동 창립자 중 하나이자 판타스틱 4 시리즈의 핵심 창작자였다는 점을 기리기 위해 사용한 헌사이다
이는 창작자로서 만든 캐릭터에 자신의 감정, 철학, 독특한 스타일을 담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헌정을 위한 글이지만,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구상하는 나로서는 와닿는 부분이 남달랐다
📌 잭 커비 (1917. 08. 28 ~ 1994. 02. 06, 본명 : 제이콥 커츠버그 Jacob Kurtzberg)는 미국의 만화가로 만화 매체의 주요 혁신가 중 한 명이자 가장 다작하고 영향력 있는 창작자 중 하나로 널리 인정받는다. 뉴욕에서 성장하며 만화와 신문 만평에서 캐릭터를 따라 그리며 만화 캐릭터를 그리는 법을 배웠다. 1940년 작가 겸 편집자인 조 사이먼과 함께 마블 코믹스의 전신인 타임리 코믹스를 위해 슈퍼히어로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를 창조했다. 1940년대 커비는 정기적으로 사이먼과 팀을 이뤄 타임리 코믹스와 내셔널 코믹스 퍼블리케이션즈 (후에 DC 코믹스가 됨)를 위해 수많은 캐릭터를 만들었다. 1960년대 마블에서 커비는 앤트맨 / 어벤저스 / 블랙 펜서 / 판타스틱 포 / 헐크 / 아이언맨 / 실버 서퍼 / 토르 / 엑스맨 등 회사의 주요 캐릭터를 공동 창작했다. 2017년 커비는 출판 분야뿐 아니라 그의 창작물이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재정적, 비평적으로 성공한 미디어 프랜차이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기반을 형성했다는 이유로 사후에 디즈니 레전드로 선정되었다.
② 등장인물들의 고뇌이다
초능력을 우연히 얻은 이들이 인류의 구원자로 추앙받는데 그치지 않고, 이성적 감정을 인간과 다른 자신의 모습에 비춰 어떻게 풀어갈지 고뇌한다
인류 앞에 선 초능력자와 엄마로서 선 한 명의 인간으로서의 모습 안에서 갈등이 나타난다
동족을 위해 권력 앞에 하수인이 되지만, 자신과 무관한 이들을 두고 생명을 살리는 것과 없애는 것 안에서 고뇌하는 자가 나온다
감상의 맺는말
여름은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보내 줄 블록버스터의 계절이다 판타스틱 4:새로운 출발은 이야기의 개연성을 따져 보자면 그 허술함에 머리가 아파질 영화지만, 인간이기에 할 수 있는 고뇌가 담겨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참고 자료
위키백과
챗 GPT
-
- 완벽하고 스릴넘쳤던 재난 코미디 영화
생각보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좋아서 영화관으로 향하게 만들었던 영화 <엑시트>. 신선도 100% 재난 영화라는 소개만큼 재난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역대급 코미디였던 작품이었다.
영화 <엑시트> 시놉시스
짠내 폭발 청년백수, 전대미문의 진짜 재난을 만나다. 대학교 산악 동아리 에이스 출신이지만졸업 후 몇 년째 취업 실패로 눈칫밥만 먹는 용남은 온 가족이 참석한 어머니의 칠순 잔치에서 연회장 직원으로 취업한 동아리 후배 의주를 만난다. 어색한 재회도 잠시, 칠순 잔치가 무르익던 중 의문의 연기가 빌딩에서 피어 오르며 피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도심 전체는 유독가스로 뒤덮여 일대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용남과 의주는 산악 동아리 시절 쌓아 뒀던 모든 체력과 스킬을 동원해 탈출을 향한 기지를 발휘하기 시작한다.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엑시트>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따따따따따! 따따따따따따!!
영화 <엑시트>를 다 보고 기억에 남는 대사는 이 SOS 구조 요청 신호다. 유독가스가 퍼지고 우여곡절 끝에 옥상으로 대피에 성공한 인물들. 하지만 옥상에 갔다고 해서 바로 헬기가 오는 것도 아니어서 핸드폰을 들고 따따따따따 소리에 맞춰 구조 신호를 보냅니다. 정말 위급한 상황 속에서도, 그 재난 속에서도 울먹거리면서 따따따따따 하는 너무 웃겨서 혼났다. 이제까지 나에게 재난영화는 암울하고 유쾌한 요소는 거의 없는 그런 장르였는데 엑시트는 유쾌하면서도 그렇다고 재난이라는 소재를 가볍게만 보지 않아서 굉장히 신선했다.
잘 할 수 있는 연기를 보여주다
사실 윤아나 조정석이 드라마에서는 성공을 거뒀을지 몰라도 영화에서는 주연으로서 큰 성공을 거둔 적이 없었다. 그래서 과연 이 두 배우를 기용했을 때 영화를 끌고 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감독은 두 배우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연기를 선보일 수 있도록 극본을 짰고, 배우들은 아주 물 만난 고기마냥 휘젓고 다녔다. 코믹과 진중함 그 사이의 줄타기를 잘하는 조정석과 푼수 같으면서도 똑부러지는 연기에 최적화된 윤아의 연기 합은 보는 내내 거슬리지 않고 작품 속에 잘 녹아든 것 같았다.
개연성 없이 재밌었던 소비영화
영화관에서 영화를 다 보고나서 딱 든 생각은 정말 괜찮은 소비였다! 라는 점이었다. 솔직히 엑시트가 작품성을 보여주고자 만든 것은 아니지 않는가? 상업영화에 재난 SOS 신호를 알려주기 위한 영화였으니 말이다. 정말 재밌게 보긴 했는데 뜬금없이 유튜버들이 나온다던가 드론이 나온다던가,, 실제 유튜버인 대도서관이 나와서 동공 지진을 일으켰고,, 드론을 왜 그렇게 날린 것인지 의미를 찾을 수 없긴 했으나 욕을 할 수 없는 이유는! 재밌었기 때문이다. 따따따따따, 따따따따따따!라는 SOS 구조 신호를 명확히 관객들에게 인지시키고 즐겁게 그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만들었던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재난 속 SOS 신호에 대해서 유쾌하게 풀어낸 영화 <엑시트>. 재난영화도 언제나 우울하고 무거울 필요만은 없다는 사실을 알려준 작품이었다.
-
- 사기꾼 계 자강두천의 볼만한 대결
영화의 시작은 심플하다. 전후 상황에 대한 설명 없이 그저 시체를 집 바닥에 숨기고 집을 불태워버린다. 시체의 정체에 대해서도 알 수 없다. 주인공이 죽인 건지, 그저 죽은 사람을 발견하고, 자신이 의심받을까봐 그렇게라도 처리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영화는 아무런 설명을 해주지 않는다. 영화 초반에 주인공, 스탠턴은 특별한 대사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그 누구보다도 추진력이 있었다. 그 추진력의 바탕이 된 그의 과거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성공하는 사람이라면 가질 법한 야망이 있는 남자였다. 그런 야망과 영리함에 반한 여자가 있었는데, 그녀는 그가 잠시 몸을 숨긴 유랑단에 소속된 외로운 여자였다. 두 외로운 남녀가 눈이 맞아 더 넓은 세상으로 뛰쳐나가는데, 이들의 미래는 순탄하기만 할까?
1. 내용이 예상가지만 그래도 끝까지 보게 된다
영화 초반에 감독은 관객들에게 굉장히 불친절하다. 스탠턴이 왜 유랑단에 숨어들어가게 되었는지, 대사가 암시하듯 그의 과거에 아버지와 관련한 안 좋은 추억이 있는 듯한데, 그 추억이 무엇인지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는다. 다만, 그의 과거가 어떠했을지 짐작만 가능할 뿐이다. 하지만 짐작만으로는 그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가 왜 그렇게까지 야망을 표출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는지 그저 대사가 주는 암시로 짐작만 하기에는 납득이 잘 안되었었다.
하지만 명확하게 납득이 가지는 않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음에 이 남자가 어떻게 살아갈지, 어떤 갈등이 있을지 혹은 어떻게 추락할지 어렴풋이 예상이 가능할 만큼 뻔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지루하지는 않았다. 영화의 크레딧이 가면서 꽤 곰곰이 생각했던 부분이었다. 내용이 드라마틱하지 않았는가? 아니다. 내용도 이정도면 드라마틱하긴 했지만 꽤나 클리셰들이 많았다. 욕망이 가득한 남자가 갈 곳이 결국 어디겠는가? 당연히 타락인 것을. 그리고 그 타락의 과정에서 등장한 묘령의 매력적인 여인, 릴리스 박사의 존재도 주인공의 목적 실현에 도움이 되는 듯하다가도 그의 집중력을 흐릿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본드걸과 비슷한 역할이어서 찾으려면 다른 영화에서도 그런 역할을 찾을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 영화에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이었을까 되짚어보면, 결국 연출의 힘이었던 것 같다.이 영화가 연출이 정말 좋은 영화임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인물 하나하나의 감정이 알 것 같으면서도 그렇다고 단정을 지을 수는 없도록 미스터리함을 유지하는 배우들의 표정에서도 느낄 수 있었고, 그런 배우들의 표정을 잘 담을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클로즈업하는 카메라 워킹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되돌아보니, 오히려 초반에 캐릭터에 대한 인식을 헷갈리게 한 것도 오히려 이 영화가 가진 클리셰를 미스터리로 푸는 데에 도움이 되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영화 포스터에서는 근 10년간 나오지 않았던 반전이라고 홍보했던데, 그 정도로 반전이었는가라고 생각해 본다면,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 결말로 인해 이 영화, 굉장히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인상은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2. 기예르모 델 토로인 듯 그렇지 않은
오히려 영화 크레딧이 올라갈 때, 더 놀랐던 점이 있다면, 감독이 기예르모 델 토로였다는 점이었을 것이다. 양심선언을 하자면, 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를 본 적은 없다. 하지만 과거에 LA시립뮤지엄에 놀러갔다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작품 세계를 총망라한 영화 소품들을 모아놓은 전시회를 갔던 적은 있었다. 그 때, 이 감독의 작품 세계에 대해 얼추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그 때, 느꼈던 이 감독에 대한 인상은
"아니, 기괴하고 고어(gore)한 생물체를 왜 이렇게 많이 등장시킨 거야? 이 감독 진짜 특이하고, 웃긴(좋은 쪽으로) 사람이다."였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딱히 외관적으로 기괴한 생물체는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각기 다른 사람들의 행위들이 죄다 기괴하다. 서커스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영화의 초반부에 "먹고 살기 위해서"라는 슬로건을 마음 속에 품고, 비인류적인 행위(멀쩡한 사람을 데려다가 반불구를 만드는 일)도 서슴치 않고, 다른 이들을 위로한다는 명분 아래 사기치는 것도 당연시되는 그 서커스 사회 자체가 이미 기괴하고, 고어하다. 외관적으로 기이해 보이지 않아도 이미 그 사회 속에 들어가서 주인공이 적응하는 것만 봐도, 이 주인공 또한 범상치 않은 인간임을 보여준다. 주인공을 묘사한다면, 그가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었던 새디즘적 기질과 기괴한 환경이 만들어낸 괴물, 딱 그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감독의 의도를 감히 뇌필셜로 유추해 본다면, 이 영화는 더 이상 외적으로 솟구쳐 표현된 기괴함보다는 인간의 내면에 깊게 자리잡은 울퉁불퉁한 욕망의 위험성에 대해 고찰해 본 그의 시간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스탠턴은
3. 나쁜 놈 위에 나쁜 놈
“사람들을 속이는 게 아냐, 사람들이 스스로를 속이는 거지”
스탠턴은 사람을 속이는 일에 대해 점점 대담해지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돈이고, 돈 많은 사람들에게서 돈 버는 게 왜 나쁘냐는 식이다. 하지만 릴리스 박사는 좀 다르다. 영화를 보는 중간중간 왜 이 여자는 이 위험한 게임에 동참하는 것인지 도저히 목적이 뭔지 찾을 수가 없었다. 명백하게 돈 때문에 이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영화의 끝으로 갈수록 이 여자가 더 큰 빌런이었음을 알게 되었을 때, 마치 막장 드라마를 볼 때의 시원함을 느꼈다. 스탠턴과 같은 나쁜 놈들에게 큰 깨달음을 주는 것은 회개도 아니고, 착한 사람들의 존재가 아니다. 결국, 더 나쁜 캐릭터가 등장해 뚜들겨 패놓아야 비로소 자신의 현실을 인지하게 되는 것이다.
애매모호하게 나쁜 놈 위에 날고 기는 더 나쁜 사람으로 분한 릴리스 박사가 오히려 이 영화의 리얼 주인공일지도 모르겠다. 영화 중반부에 등장해 후반부의 스릴러를 담당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영화 초반부에서는 스탠턴이 소시오패스 같았는데, 영화를 다 보면, 결국 이 세게의 최강 소시오패스는 릴리스 박사임을 깨닫게 된다. 그녀는 돈도 아니고, 스탠턴의 파멸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던 것 뿐이었기 때문이다. 순수하게 본인의 즐거움을 위해서 움직인 것이기 때문에 공부도 즐거워서 하는 이를 이기지 못한다고 하듯, 스탠턴은 그녀를 이길 수가 없었다. 애초에.
4. 총평
결국 스탠턴은 본인이 다른 이에게 행하던 사기를 다른 이에게 똑같이 당하고 만다. 자신이 만든 덫에 다른 이들만 잡아넣은 게 아니라 자기 자신까지 빨려 들어간 셈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계속적으로 되돌아봐야 하는 것 같다.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이 맞는지, 너무 달리기만 하느라, 놓친 것은 없는지 등등을 점검해보아야 한다. 뭐, 과거에 매여서 후회하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만든 덫에 빠져서 허우적대고 있지는 않은지 최소한의 점검 정도는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최소 틀린 길은 아닌지 인지한다면, 당신의 욕망에 눈을 가려진 스탠턴이 되지 않을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런 당신의 삶은 최소한 불행하진 않을 테니까 말이다.
-
- [여성독립운동가]:영화 암살, 밀정, 박열로 풀어보다.
#박열#한국사#여성독립운동
3월달 역사컨텐츠 2편을 만들어 봤습니다. 1편에 이어지는 내용이니 1편을 시청하고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현실은 몇배는 더 잔인하다! 반전 또 반전
영화에취한다 비지니스메일: allwey02@gmail.com
영화에취한다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allwey01
사용중인 이어폰 : 저지연 무선이어폰 GTW270 hybrid
-
- 영화 <유체이탈자> 티저 예고편
"누가 진짜 나인지 모르겠어요."
교통사고 현장에서 눈을 뜬 한 남자.
거울에 비친 낯선 얼굴과 이름,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 또 바뀌었어. 낮에도 바뀌더니 밤에도 또"
잠시 후, 또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난 남자.
그는 12시간마다 몸이 바뀐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기 시작한다.
그가 12시간마다 몸이 바뀌었던 사람들, 가는 곳마다 나타나는 의문의 여자까지.
그리고, 이들이 쫓고 있는 한 남자. ;강이안'
"이제 알게 됐어. 내가 뭘 해야 되는지"
모두가 혈안이 되어 쫓고 있는 '강이안'이 바로 자신임을 직감한 남자, 자신을 찾기 위한 사투를 시작하는데 ..
진짜 나를 찾기 위한 본능적 액션이 시작된다!
-
- 넷플릭스 <히트 & 런> 티저 예고편
한없이 사랑한 아내가 살해당했다.
그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밝혀야 한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결코 멈추지 않으리라.
어둠 속을 걷는 한 남자의 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