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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삼2021-11-25 23:15:18

어딘가에서 살아 숨쉬고 있을 마법세계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Harry Potter And The Sorcerer's Stone), 2001

-비전문가의 개인적인 감상 및 해석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스포일러 포함 / 기억에 의지해 쓴 리뷰라 영화와 다른 부분 존재할 수 있음.

 

 

 

 

 

 

 

 

 종종 추억에 젖어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수 없는 영화가 있다. 내게는 해리포터가 그런 영화였다. 8살에 처음으로 접한 원작 소설은 신선한 충격을 가져왔다. 책을 많이 읽었다면 많이 읽었다고 할 수 있는 나이였으나 '마법사의 돌'이 알려주는 세상은 전혀 달랐다.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앞으로도 겪을 일 없는 세상을 바라보며 어떤 생각을 했더라. 꽤 이른 나이에 책을 접한 터라 마법 세계와의 접점을 기다렸던 것 같다.

 그럴 리 없다고 되뇌이면서도 호그와트 추천서가 날아오면 답장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한다든가, 창문을 열어놓고 밤이 되면 하늘에서 부엉이를 찾아본다든가. 호그와트 과목 중 무엇을 제일 배우고 싶은지 고민하고 가고 싶은 기숙사를 고르기도 했다. 머릿속에서 구축된 세계는 영화를 보고나 더욱 자세해졌다. 그 세계는 아직 기억 어딘가에 남아있다. 나는 여전히 해리포터를 떠올리고, 삼총사의 이야기를 곱씹는다.

 아무리 뒷이야기가 망하고 설정 구멍이 여러 개가 드러나도, 내게 있어서 해리포터는 여전히 아름답고 흥미로운 최고의 판타지 영화다. 무엇이든 '처음'이 가지는 힘은 무시할 수 없다.

 

 


 

 


 해리포터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는 '마법사의 돌'이다. 1편은 머글의 삶을 살던 해리가 마법사의 세계에 발을 들이고, 호그와트 신입생일 때 겪은 일을 담고 있다.

 해리는 더즐리 가족과 함께 사는 내내 학대를 받았다. 이 부분은 아무리 생각해도 짜증난다. 지들이 뭐라도 되는 줄 알고 보호받아야 할 청소년에게 그딴 짓을 한 건지 이해도 안 가고 이해 하고 싶지도 않다. 현실에 안주하고 싶고 변화가 싫은 그 마음은 알겠지만 그게 면죄부가 되지는 않는다. 생각할 수록 빡치네...

 아무튼 태어날 때부터 호그와트 입학 예정자였던 해리는 여러 번 호그와트 입학서를 받는다. 부엉이가 하늘을 가득 메우고, 벽난로에서 편지 뭉치가 우수수 쏟아져나오다 급기야 해그리드가 직접 입학서를 건네러 오기까지 한다. 벽난로에서 쏟아지는 편지를 잡기 위해 폴짝폴짝 뛰는 해리는 정말 행복해보였다. 이렇게 귀엽고 밝은 애를 계단 밑 벽장에 두고 지들끼리 하하호호 살았다고 생각하니까 또 열 받는다. 천벌받아라제발.

 모래바닥에 케이크를 그리고 바람을 불던 애가 해그리드가 직접 건넨 케이크를 받은 순간. 너는 마법사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해리의 기분은 어땠을까.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감, 해방감, 설렘, 그리고 두려움.

 해리, 너는 마법사란다.

 해그리드의 속삭임을 들은 해리의 기분을 가늠하다보면 울컥 알 수 없는 감정이 올라오곤 한다.

 

 

 


 해리의 시점에서 모든 걸 바라보는 만큼 영화를 보는 사람은 해리의 감정과 생각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론을 보는 시선, 위즐리 가족을 보는 시선, 헤르미온느를, 스네이프를, 퀴렐을, 해그리드를, 말포이를. 솔직히 말포이는 소설 첫 등장이 꽤 귀여운데ㅋㅋㅋㅋ 그게 영화에 들어가지 않아 조금 아쉬웠다. 망토를 질질 끌며 나가는 말포이가 보고 싶었는데. 아무튼 해리는 스네이프를 마주할 때마다 이마의 통증을 느끼고, 그로 인해 스네이프가 마법사의 돌을 훔치러 왔다고 확신한다. 정작 볼드모트를 뒷통수에 심고... 있는 사람은 그때마다 스네이프와 대화를 나누거나 주변에 있던 퀴렐이었는데. 이래서 첫인상이 무섭다. 근데 뭐 해리의 시선에서 보면 오해를 안 하기도 힘든 것 같고...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다 할 수도 없을 뿐더러, 무엇부터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좋아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아 하나하나 말하자면 너무 길어질 것 같다.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역시 퀴디치! 마법사의 돌을 4D로 보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 리멤브럴을 빼앗고 네빌을 괴롭히던 말포이에게서 리멤브럴을 돌려받는 장면도 너무 좋다. 그대로 맥고나걸 교수의 눈에 들어 최연소 수색꾼이 되는 것까지. 그리핀도르 퀴디치 주장의 이름이 올리버 우드라서, 맥고나걸이 퀴렐에게 "우드를 데려가도 될까요?" 라는 질문을 했을 때 해리가 자신에게 벌을 줄 회초리 이름이었다고 생각한 게ㅋㅋㅋㅋ 너무 귀엽다. 우드면 그럴 수 있지ㅋㅋㅋㅋ

 그리핀도르 삼총사의 천방지축 마법사의 돌 지키기 모험도 정말 사랑한다. 나가려는 삼총사를 막는 네빌까지. 네빌 역시 그리핀도르라 이거지 ㅠ 소망의 거울 앞에 내가 서면 어떤 장면이 보일지도 궁금하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선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조금 두렵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스네이프 교수의 수수께끼 장면이 빠져서 좀 슬펐다. 나는... 여러 번 읽어도 못 푼 문제였는데 잠시 고민하다가 답을 알려주는 헤르미온느가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었다. 참 후반부하면 빠질 수 없는 게 인간 체스인데! 이 때 론이 정말 멋있었다. 자신이 즐기던 취미로 나쁜 사람을 막을 수 있다니. 그런데 얘네 다 너무 어린데 어릴 때부터 고생한 거 아닌가 싶다. ㅠㅠ무서워도 론은 해리가 할 일과 자신이 할 일을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거기서 나온 대사가,

 

Not me, Not hermione, You.

 

 이 대사를 정말 좋아했다. 솔직히 분량이 꽤 많은 두 권의 내용을 한 편의 영화 안에 담다보니 전개가 급박하다는 감상이 없진 않았는데, 그럼 어떤가. 그래도 좋은데ㅜㅜ. 그리고 퀴렐 교수의 뒷통수에 달린 볼드모트의 얼굴이... 어린 마음에 너무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보다가 소리 지른 것 같음. 아니 안 답답하나? 근데 걔 밥은 어떻게 먹지. 퀴렐이랑 한 몸이라 퀴렐이 먹으면 자기한테도 영양분이 들어오나?? 지금 생각하면 너무 웃기다... 퀴렐이 수업하는 중에 볼드모트가 하품이라도 했어봐라 웃음 참기하는 거임. 둘이 소통하는 거 생각만 해도 너무 웃김... 맛있는 거 먹고 싶으면 터번 안에서 말하는 거 아녀 볼드모트가 호박주스 마시고 싶다 이러면 퀴렐이 호박주스 마시는 거 아니냐고 하ㅠㅠ

 

 

 

 

 예전에는 나와 나이가 비슷한 아이들의 모험을 정말 흥미롭게 읽었는데, 커서 생각해보면 어른들이 너무한 것 같다. 11살이, 해리 이야기의 마지막인 17살이 절대 많은 나이가 아닌데. 해리가 태어날 때부터 짊어진 짐의 무게가 너무나도 무거웠던 건 아닐지. 20대 초반 역시 결코 많은 나이가, 세상을 업고 살아갈 나이가 아닌데ㅜㅜ 고등학생이 주인공인 작품을 봐도 그런 생각을 자꾸 한다. 스파이더맨처럼. 어린애한테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거 아니냐고~ 얘네도 사람이라고! 그럼에도 이겨내는 너희를 정말 사랑하지만 걱정이 되는 건 내가 어쩔 수 없는 과몰입러라서 그런 걸까. 그래도 나는 너희를 걱정하는 시간까지 사랑하기 때문에 모든 순간을 소중히 안고 가려고 한다.

 이렇게 말을 많이 했는데 아직 말 못한 장면이 수두룩하다는 게 너무 충격적이다. 역시 해리포터... 내 마음의 고향. 갈수록 보는 시선이 달라져서 매 년 봐도 매 번 재밌게 볼 거 같다. 어떻게 해리포터를 싫어할 수 있을까. 적어도 나는 그럴 수 없을 터다.

 

 

 

 

에디터 : 고삼_한국코알라

작성자 . 고삼

출처 .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30688

Comments
  • 쿠니
    2020.10.13. 19:14

    반전포인트와 소소한 스토리

    쿠니
    2020.10.13. 19:14

    11.01 에 본영화 .배우들의 다양한 배역과 입체적인 캐릭터, 90년대 후반의 시대를 엿보는 맛은 쏠쏠하지만,다른 성별이 판단한 여자의 모습을 제3자의 입장에서 봤을때, 참으로 어색하고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몇 가지 있는건 어쩔 수 없는 한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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