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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nymoushilarious2022-01-29 12:34:58

허울을 쫓은 대가

하우스 오브 구찌 리뷰

한 밝고 명랑한 여자가 한 파티에서 재벌을 만난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그 이름, 구찌,  마우리치오 구찌. 그 때부터 평범한 서민 여자의 눈이 번뜩이기 시작한다. 돈이 눈이 멀어 시작한 유혹은 탐욕이 되고, 그 탐욕은 결국 그녀를 잡아먹어 버린다. 


1. 배우진들의 연기가 살린,


사실 이 영화의 내용은 익히 알려진 실화 기반이기 때문에 내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두 예상이 가능하다. 캐릭터의 설정이 살짝 바뀔 수 있지만 결국 파트리치아의 탐욕이 한 가문을 망쳤다는 메인 플롯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였는지 내용에 대한 기대치는 크게 없었다. 예상가능한 선에서 흘러갔기 때문이다. 그래서였는지 배우진들의 연기가 굉장히 잘 보이는 효과는 있었다.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각자의 몫을 하고 있었다. 집안의 간섭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은 마우리치오의 욕망, 파트리치아는 구찌라는 가문의 후광을 방패삼아 신분상승을 하고싶은 욕망, 알도는 자신이 일궈온 구찌 제국의 영원한 번영을 위해서라면 불법이라도 저지를 만큼의 추진력,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은 알도 아들의 욕망까지 각자의 욕망이 개성적으로 잘 드러난 연기였다고 생각한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구성된 스토리지만 각 인물들의 캐릭터가 선명하게 그려진 점이 좋았다. 혹자는 실제 스토리와 동떨어지는 면모도 없지 않다고 하지만 실제 스토리 속 캐릭터와 영화화가 되었을 때의 캐릭터는 차이점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거슬리는 부분은 아니었다.


2. 관계를 망친 건 쌍방과실




사람들은 당연히 사랑을 하곤 하지만 그전에  사랑의 대상이 물건인지, 사람인지 구분을 지어야 한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주는 호르몬적 착각에 빠져 자신이 이 사람에게 전부를 바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파트리치아는 마우리치오를 사랑했다고 생각했겠지만 그녀는 마우리치오의 배경과 돈을 갖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마우리치오는 그저 피해자이기만 할까. 아니다. 그는 그가 가진 배경의 힘을 무시한 나머지 자신에게 평범한 사랑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기에 아둔했다. 순수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난 아무것도 몰라요, 파트리치아가 다 그런거예요.'식의 태도는 그의 멍청함을 더 부각시킬 뿐이었다.  순수함으로 포장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결국 그도 아둔한 인간일 뿐이었다. 여자에게 휘둘렸다가 사치에 휘감긴 그런 나약하기만 한 인간말이다.


3. 자신을 모르고, 통제하지 못한 대가


구찌 가는 선량한 척했지만 결국 모두가  조금씩은 악인이었다. 파트리치아는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악인이었을 뿐이었다.  그녀가 선을 넘어서 제일 나쁜 사람 같아 보였지만 사실 모든 인간들이 도긴개긴으로 보였다.


 결국 세상은 학생들에게 착한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지만 세상은 그렇게 말할 자격이 없다. 착한 사람이 호구되는 요즘 세상에서 오히려 나쁜 것=똑똑함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파트리치아도 한 때 자신이 속한 바닥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여우같은, 똑똑한 여자였지만 가속페달을 장착하지는 못했다. 자신이 갈 수 있는 위치설정이 아닌, 자신이 가고 싶은 위치를 설정해 주변인을 갈아넣고, 맘대로 안되자, 문제가 되는 대상을 제거할 수단으로 살인을 선택하는 것은 갈데까지 가겠다는 의지표명이기 때문이다.


영리하다고  잘 사는 것도 아니고, 멍청하다고 당하고만 사는 것도 아니다. 딱 파트리치아와 마우리치오 두 커플이 그랬다. 어쩌면 그들은 환상 호흡을 자랑한 환장의 커플이었는지도 모른다.

작성자 . Anonymoushilarious

출처 . https://brunch.co.kr/@lanayoo91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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