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nymoushilarious2022-01-29 12:34:58
허울을 쫓은 대가
하우스 오브 구찌 리뷰
한 밝고 명랑한 여자가 한 파티에서 재벌을 만난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그 이름, 구찌, 마우리치오 구찌. 그 때부터 평범한 서민 여자의 눈이 번뜩이기 시작한다. 돈이 눈이 멀어 시작한 유혹은 탐욕이 되고, 그 탐욕은 결국 그녀를 잡아먹어 버린다.
1. 배우진들의 연기가 살린,
사실 이 영화의 내용은 익히 알려진 실화 기반이기 때문에 내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두 예상이 가능하다. 캐릭터의 설정이 살짝 바뀔 수 있지만 결국 파트리치아의 탐욕이 한 가문을 망쳤다는 메인 플롯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였는지 내용에 대한 기대치는 크게 없었다. 예상가능한 선에서 흘러갔기 때문이다. 그래서였는지 배우진들의 연기가 굉장히 잘 보이는 효과는 있었다.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각자의 몫을 하고 있었다. 집안의 간섭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은 마우리치오의 욕망, 파트리치아는 구찌라는 가문의 후광을 방패삼아 신분상승을 하고싶은 욕망, 알도는 자신이 일궈온 구찌 제국의 영원한 번영을 위해서라면 불법이라도 저지를 만큼의 추진력,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은 알도 아들의 욕망까지 각자의 욕망이 개성적으로 잘 드러난 연기였다고 생각한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구성된 스토리지만 각 인물들의 캐릭터가 선명하게 그려진 점이 좋았다. 혹자는 실제 스토리와 동떨어지는 면모도 없지 않다고 하지만 실제 스토리 속 캐릭터와 영화화가 되었을 때의 캐릭터는 차이점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거슬리는 부분은 아니었다.
2. 관계를 망친 건 쌍방과실
사람들은 당연히 사랑을 하곤 하지만 그전에 사랑의 대상이 물건인지, 사람인지 구분을 지어야 한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주는 호르몬적 착각에 빠져 자신이 이 사람에게 전부를 바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파트리치아는 마우리치오를 사랑했다고 생각했겠지만 그녀는 마우리치오의 배경과 돈을 갖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마우리치오는 그저 피해자이기만 할까. 아니다. 그는 그가 가진 배경의 힘을 무시한 나머지 자신에게 평범한 사랑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기에 아둔했다. 순수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난 아무것도 몰라요, 파트리치아가 다 그런거예요.'식의 태도는 그의 멍청함을 더 부각시킬 뿐이었다. 순수함으로 포장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결국 그도 아둔한 인간일 뿐이었다. 여자에게 휘둘렸다가 사치에 휘감긴 그런 나약하기만 한 인간말이다.
3. 자신을 모르고, 통제하지 못한 대가
구찌 가는 선량한 척했지만 결국 모두가 조금씩은 악인이었다. 파트리치아는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악인이었을 뿐이었다. 그녀가 선을 넘어서 제일 나쁜 사람 같아 보였지만 사실 모든 인간들이 도긴개긴으로 보였다.
결국 세상은 학생들에게 착한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지만 세상은 그렇게 말할 자격이 없다. 착한 사람이 호구되는 요즘 세상에서 오히려 나쁜 것=똑똑함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파트리치아도 한 때 자신이 속한 바닥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여우같은, 똑똑한 여자였지만 가속페달을 장착하지는 못했다. 자신이 갈 수 있는 위치설정이 아닌, 자신이 가고 싶은 위치를 설정해 주변인을 갈아넣고, 맘대로 안되자, 문제가 되는 대상을 제거할 수단으로 살인을 선택하는 것은 갈데까지 가겠다는 의지표명이기 때문이다.
영리하다고 잘 사는 것도 아니고, 멍청하다고 당하고만 사는 것도 아니다. 딱 파트리치아와 마우리치오 두 커플이 그랬다. 어쩌면 그들은 환상 호흡을 자랑한 환장의 커플이었는지도 모른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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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한국에서는 <잠> 북미에서는 <더 넌 2> 3주째 호러, 스릴러 돌풍이 불고 있습니다. 새로 개봉한 <가문의 영광: 리턴즈>가 2위를 기록했다고 하는데요 9월 4주차 박스오피스 순위 같이 알아볼까요?✍�
[국내 박스오피스]
영화 <잠>이 개봉 이후 3주째 정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6번째 시리즈를 맞이한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7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2위, 할리우드 레이싱 액션 영화 <그란 투리스모>가 5만여명을 동원하며 3위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개봉 첫 날 부터 혹평세례를 받고 있는데, 허술한 내용에 아쉬움을 표현하는 반응이 대다수였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더 넌 2>가 매출액 84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3주째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익스펜더블4>는 매출액 830만 달러를 올려 2위로 출발,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이 3위를 기록했습니다. <더 넌>은 1956년 프랑스 한 성당에서 신부가 죽은 채 발견되고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아이린 수녀가 의문의 사건을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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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JU IFF 데일리] 소재주의와 신파를 넘어 ‘서사’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퀴어 영화
photo by 민드레
3670
박준호/Korea/2025/124min/DCP/Color/Fiction/15세 이상 관람가/Asian Premiere/‘한국경쟁’ 섹션
시놉시스
친형제 같은 탈북자 친구들이 있지만 게이 정체성을 꽁꽁 숨기고 사느라 외로움을 느끼던 탈북청년 철준, 난생 처음으로 용기를 내 남한 게이 커뮤니티에 발걸음을 내딛게 된다. 술번개에서 만난 동네 친구 영준의 도움으로 빠르게 게이 커뮤니티에 적응하게 되는 철준. 하지만 작은 사소한 오해 하나가 관계망에 균열을 일으키며, 철준이 애정을 쏟아온 공동체를 뒤흔든다.
탈북민 게이 철준은 양쪽 모두에서 외롭다. 탈북민 커뮤니티에서는 자신의 성적 지향을 밝히지 못하고, 게이 커뮤니티에서는 그의 탈북민 정체성이 자극적으로만 소비되기 일쑤다. 탈북민, 게이 커뮤니티 모두 규범적 사회 바깥에서 소수자들끼리 안정감과 소속감을 느끼기 위한 곳이지만, 정작 두 정체성 모두를 가진 철준은 그 어디에서도 오롯이 편안하지는 못하다.
그러나 〈3670〉은 두 커뮤니티의 거리감 혹은 중첩을 다루는 영화인 동시에, 소수자의 자기 서사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는 두 커뮤니티 사이를 오가는 철준의 발걸음을 통속적 드라마의 문법으로 그려내지 않는다. 그 대신 소수자와 서사의 문제를 파고들어 소수자가 자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의 의미를 질문한다.
탈북민 철준이 말하길 장려받는 서사가 있다. 교회에서 장학금을 받는 그는 자신이 얼마나 간절하게 ‘자유’를 갈망해왔는지, 그 자유를 위해 어떤 고비를 넘겼는지, 마침내 남한테 도달했을 때 얼마나 큰 환희를 느꼈는지, 이 모든 걸 가능케 한 하나님께 얼마나 크게 감사하는지를 말한다. 이 서사를 말하면 철준은 박수를 받고, 돈을 받는다. 철준이 북한에서 다른 남자와 섹스한 이야기, 남한에서 성소수자로서 누리는 ‘자유’에 관해 말했더라도 박수와 돈을 받을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남한 사회는 특정한 종류의 탈북민 서사만 허용하고 그것만을 온정주의의 대상으로 삼는다. 남한을 불편하게 하는 탈북민의 서사는 이야기될 수 없다.
그러나 자기 서사를 박탈당한 철준은 게이 서사를 통해 빼앗긴 서사의 주권을 되찾는다. 철준은 대학 입학을 위한 자기소개서를 써야 한다. 하지만 처음에는 아무것도 써내지 못한다. 철준은 자신이 만들어온 고유한 삶의 서사를 갖고 있지만, 남한 사회가 요구하는 방식을 벗어나는 자기 이야기를 할 줄은 모른다. 철준의 게이 친구 영준은 ‘비어 있는’ 철준의 서사를 채워주는 존재다. 우정과 사랑을 오가는 두 사람 사이의 높은 감정 밀도, 그리고 영준의 직접적인 도움을 통해 철준은 빈칸이던 자기소개서를 채우고 대학에 합격한다. 영화가 탈북민과 게이라는 소재주의적 혐의, 신파 드라마의 혐의를 벗고 관계성에 토대를 둔 소수자의 자기/집단 서사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퀴어 영화로 거듭나는 건 바로 이 대목이다.
아이러니한 건, 철준에게 ‘자기 서사’의 가능성을 일깨워준 영준이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취업 전선에 뛰어든 영준은 매번 서류 단계에서 탈락한다. 어느 날 철준이 도움을 주겠다며 들여다본 그의 노트북 자기소개서 파일은 텅 비어 있다. 영준은 사랑스러운 매력을 가졌다. 하지만 자신이 못생기고 매력이 없다는 깊은 자기혐오 때문에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철준이 남한 사회, 게이 커뮤니티에 안착하도록 도움을 준 영준이었으나 그 자신 역시 남한 사회(취업), 게이 커뮤니티(인기 없음)에 제대로 발 디디고 서 있지 못하는 것이다. 이젠 철준이 영준의 서사를 채워 개인의 서사를 두 사람의 서사로, 나아가 집단의 서사로 만들어줄 차례다.
영화는 철준과 영준의 이야기를 완결하여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일단은 멀리 떨어져 있게 되었지만, 두 사람이 지속적으로 서로의 서사에 관여하며 자기/집단 서사를 써나갈 것이라는 점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3670〉은 ‘행복’으로 향하는 두 사람의 서사 만들기의 정치적 가능성과 그곳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감정의 잔상이 매우 인상적인 영화다. 종로‘3’가역 ‘6’번 출구에서 ‘7’시에 만난/만날 친구들의 얼굴이 가만히 생각나는, 그런 영화 말이다.
상영 스케줄
2025.05.01. 메가박스 전주객사 3관 17:00(상영코드: 153)
2025.05.04. 메가박스 전주객사 3관 10:00(상영코드: 413)
2025.05.06. 메가박스 전주객사 3관 17:00(상영코드: 649)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 2025.04.30 ~ 05.09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을 통해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 기자로 초청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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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의 소금같은 ISTJ를 위한 짠내 폭발 영화 추천
작년 한 해를 강타했던 MBTI 성격 유형 검사 당연히 해보셨겠죠?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몇 번을 해봐도 항상 같은 결과만 나오는 기본 유형 검사 대신 언제부턴가 MBTI 테스트는 다양한 주제로 변형되어 공유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혹시! MBTI 유형 중 유독 한국인에게 많이 나타나는 유형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MBTI 유형 중, 전 세계 인구의 약 11.6%를 차지하는 이 유형을 한국에서는 다섯 명 중 한 명 꼴로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유형 비율 1위! 한국 인구의 약 15%를 차지한다는 청렴결백한 논리주의자 유형은 바로, ISTJ 입니다! 내향적이고 현실적이며, 증명된 사실에 의한 판단을 하며, 계획과 절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ISTJ는 보수적인 '마이웨이' 형으로, 세상의 소금 같은 존재라고 하는데요.
한 주 동안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느라 그리고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하느라 고생한 ISTJ 인들을 위해, 그리고 주말 동안 집에서 다음 주를 살아갈 힘을 채워갈 내향인들을 위해! 씨네픽이 추천 영화와 함께 찾아왔습니다!
잇츠 CINE PICK!가타카 (1997)<가타카>
Gattaca, 1997
SF, 드라마, 스릴러 | 미국 | 106분 | 15세 관람가
감독 : 앤드류 니콜출연 : 에단 호크, 우마 서먼, 주드 로
몸 속의 모든 원소도 행성의 일부라고 한다.
가타카의 주인공 빈센트는 자연이 섭리에 의해 태어난 인간이다. 반면 그의 동생 안톤은 유전자의 선택으로 태어났다. 빈센트는 약하고 병에 잘 걸리며 유전자적 열성인 근시이다. 빈센트의 꿈은 우주 비행이지만 그러한 약체 때문에 우주탐사팀을 보내는 회사인 가타카에서 청소부로 밖에 취직할 수 없다.
그러던 중 빈센트는 DNA 중개인을 통해 교통사고로 불구가 된 수영선수이자 유전학적으로 우성인 제롬 모로우를 소개받고 그의 유전인자를 돈으로 사게 된다. 그리하여 제롬의 유전인자로 가타카에 엘리트 사원으로 취직한 빈센트는 거기서 미모의 여성 아일린과 사랑에 빠지는데...
씨네 pick : 믿거나 말거나,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평균 1위 유형이자 선생님들이 가장 선호하는 학생 유형이라는 ISTJ는 철저한 '규칙' 속에 살아가는 블루빛 테크놀로지의 세계, 가타카에서도 가장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유형이 아닐까 싶습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 (1977)<스타워즈: 새로운 희망>
Star Wars, 1977
SF, 가족, 어드벤처 | 미국 | 120분 | 전체 관람가
감독 : 조지 루카스출연 : 마크 해밀, 캐리 피셔, 해리슨 포드
May the Force be with you
평화롭던 은하계에서 타킨총독이 왕정에 저항하여 제국을 일으킨다. 타킨은 우주정거장인 '죽음의 별'을 완성하고 은하계의 작은 나라들을 점령하고자 한다.
그 정보를 입수한 반란군은 레아 공주를 보내 '죽음의 별' 설계도를 입수하려고 하지만 공주는 타킨에게 잡힌다. 대신 공주는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제다이 기사 케노비에게 로봇을 보낸다.
'죽음의 별' 설계도를 가진 로봇은 탈출에 성공하여 루크에게 발견되고 결국 케노비에게 전해진다. 케노비는 루크에게 제다이가 평화를 지키는 기사라는 것과 루크가 제다이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가르쳐준다. 그리고 소년 루크를 설득하여 공주가 부탁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그 과정에서 '펠콘'호의 선장 솔로를 만나고 그와 함께 목숨을 건 모험이 시작된다. 여행중 '죽음의 별' 자력 때문에 펠콘 호는 그곳으로 끌려들어간다. 그리고 '죽음의 별'에 공주가 잡혀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루크와 솔로는 공주를 구하여 탈출한다.
케노비는 악한이 된 다스 베이더와 결투 중에 죽지만 그 영혼은 루크 곁에 남아 길을 인도해주는데...
씨네 pick : 젊은 꼰대라고도 불리는 ISTJ는 논리적이고, 현실적이지만 동시에 보수적이며 과거의 관습에 순응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불확실한 미래보다 확실한 과거를 더 좋아할 것 같은 ISTJ에게 20세기 최고의 명작이자 가장 유명한 <스타워즈> 시리즈를 추천합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006)<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The Devil Wears Prada, 2006
코미디, 드라마 | 미국 | 109분 | 12세 관람가
감독 : 데이비드 프랭클출연 : 메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 에밀리 블런트
I love my job, I love my job...
최고의 패션 매거진 '런웨이'에 기적 같이 입사했지만 '앤드리아'에겐 이 화려한 세게가 그저 낯설기만 하다. 원래의 꿈인 저널리스트가 되기 위해 딱 1년만 버티기로 결심하지만 악마 같은 보스, '런웨이' 편집장 '미란다'와 일하는 것은 정말 지옥 같은데..!!
24시간 울려대는 휴대폰, 남자친구 생일도 챙기지 못할 정도의 풀 야근, 심지어 그녀의 쌍둥이 방학 숙제까지! 꿈과는 점점 멀어지고.. 잡일 전문 쭈구리 비서가 된 '앤드리아'
오늘도 '미란다'의 칼 같은 질타와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에 고군분투하는 '앤드리아' 과연, 전쟁 같은 이곳에서 버틸 수 있을까?
씨네 pick : 젊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을 때의 부푼 꿈이 지옥철에 시달리며 사그라들고, 상사의 불합리한 요구를 감내하면서 파스스 재가 되어가도 절대 그 현실에 적응하며 감내해나갈 ISTJ를 위해! 공감지수 100% 통쾌함을 안겨줄 영화 한 편을 추천합니다. 꿈은 사라지지 않는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견디다 보면 언젠가 노력이 결실을 맺는 날이 찾아올 것이니,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한 그대에게 이 영화를 바칩니다.
한 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해내는 당신
이번 한 주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현실을 살아가는 당신!
오늘만큼은 씨네픽이 특별히 준비한 MBTI 테스트와 함께 영화로운 하루 어떠신가요?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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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여름 휴가는 넷플릭스로!
공포, 스릴러 영화로 가득했던 넷플릭스 공개작! 다들 보셨나요?
저는 집에서 넷플릭스 공포 영화를 보며 피서를 즐겼답니다!
이번 8월 공개작은 7월 공개작에 비해 좀 더 다양한 장르로 돌아왔는데요.
이번엔 어떤 영화가 공개될지, 함께 보실까요?
1. 애프터매스 - 피터 윈더 (2021)
공포/스릴러 ㅣ114분 ㅣ 미국 ㅣ청소년 관람불가
21.08.04 공개 예정
"관계 회복을 위해 환경을 바꾸려는 젊은 부부가 저렴하게 나온 꿈의 집에 입주하면서
벌어지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극 영화."
★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앨리스 컬렌 역 애슐리 그린 주연!
2. 더 스웜 - 쥐스트 필리포 (2020)
판타지,공포,드라마 ㅣ101분 ㅣ 프랑스 ㅣ15세 관람가
21.08.06 공개 예정
" 식용 메뚜기 사육을 시작한 싱글맘 비르지니.
기대만큼 번식은 되지 않던 중에 메뚜기가 피에 광분한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 시체스 영화제에서, 스페셜 배심원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초 자연적 현상을 다룬 이야기!
3. 키싱 부스 3 - 빈스 마르셀로 (2021)
멜로/로맨스, 코미디 ㅣ113분 ㅣ 미국 ㅣ15세 관람가
21.08.11 공개 예정
"절친이 있는 버클리? 아님 남친이 있는 하버드?
둘 중 어디에 입학할지 못 정한 엘. 역대급 여름을 위한 버킷 리스트부터 세운다.
근데 구 썸남의 등장으로 묘해진 이 분위기, 어쩔거야?"
★ 많은 사랑을 받은 키싱 부스 시리즈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한다!
4. 베킷 - 페르난도 치토 필로 마리노 (2021)
액션,드라마,스릴러 ㅣ108분 ㅣ 이탈리아,브라질,그리스,미국 ㅣ15세 관람가
21.08.13 공개 예정
"그리스에서 비극적인 사고를 겪은 미국인 관광객.
그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암살의 표적이 된다.
남자를 조여오는 정치적 음모의 실체는 무엇일까.
그 답과 생존을 향한 필사의 도주가 시작된다."
★ <테넷>의 존 데이비드 워싱턴, 오스카 상을 수상한 알리시아 비칸데르,<나르코스>의 보이드 홀브룩의 만남!
5. 스위트 걸 - 브라이언 앤드류 멘도자 (2021)
액션,스릴러,드라마 ㅣ96분 ㅣ 미국 ㅣ15세 관람가
21.08.20 공개 예정
" 대형 제약사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약을 구하지 못해아내를 잃은 레이 쿠퍼가 유일한 가족인 딸을 지키고
아내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는 넷플릭스 영화."
★ <아쿠아맨>의 제이슨 모모아가 가족을 위해 싸우는 아버지로 등장!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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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 ‘사슬처럼 이어진 폭력이 불러온 파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Die Bad)
개봉일 : 2000.07.15.
감독 : 류승완
출연 : 류승완, 박성빈, 류승범, 배중식, 김수현
‘사슬처럼 이어진 폭력이 불러온 파멸’
6500만 원의 저예산으로 제작된 영화지만 순식간에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여전히 ‘저예산 영화계’의 전설로 불리는 영화이자, 류승완 류승범 형제의 감독, 배우 데뷔작으로 날 것 그대로 팔딱팔딱 살아 숨쉬는 그 당시 그들의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영화. 그리고 “양아치 역할을 찾고 있었는데 집에 양아치가 누워있더라.”는 류승완 감독의 류승범 배우 캐스팅 비화(?)로 유명한 그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영화를 보면서 류승완 감독의 과감하고 거친 연출과 첫 출연작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 엄청난 연기를 보여준 류승범 배우의 힘에 압도되는 느낌을 받았다. 영화는 온갖 쌍욕과 폭력으로 점칠 되어 있지만, 그 안에 담긴 허망함과 무거운 절규가 보는 이를 깊이 찌른다.
류승완 감독은 최근 박스오피스를 접수하고 있는 <모가디슈>의 개봉과 함께 다시 큰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 시점에서 그의 처음과 이전작들을 다시 찾아보는 것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가장 궁금했던 작품 <짝패>는 이번 주말에 꼭 봐야겠다.
개인적으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맨발로 차갑고 딱딱한 공사장 바닥과 거친 모래 위를 걷고 있는듯한 느낌이 드는 영화였다. 거친 모래가 발바닥을 파고들 것만 같은 두려움에 힘을 잔뜩 주게 되는 것처럼, 위태로운 인물들의 처절한 무너짐을 상상하며 지레 겁을 먹고 나도 모르는 새 힘을 잔뜩 주게 되는, 그런 느낌이었달까.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총 4장으로 이루어진 영화로, 폭력 밑에서 새로 태어난 폭력과 그 끝에 있는 파멸을 그리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 공고 졸업생인 석환과 성빈은 당구장에서 시간을 보내다 시비가 붙은 예고생들과 패싸움을 하게 된다. 싸움을 붙인 석환을 말리던 성빈은 실수로 예고생 현수를 살해하게 되고 가깝게 지내던 두 친구의 삶은 전혀 다른 두 갈래의 방향으로 나뉜다. 하지만 둘은 여전히 어딘가 비슷한 삶을 살고 있다는 점이 또 다른 아이러니로 다가온다.
성빈이 7년의 형을 살 동안 석환은 형사가 되어 성빈과 같은 범죄자들을 쫓는다. 단적으로 나누자면 석환은 사회의 선, 성빈은 사회의 악이다. 성빈은 출소한 후 석환에게 연락을 하지만 석환은 성빈의 연락을 받지 않는다. 둘의 인연은 그렇게 끝이나나 싶지만, 아직 청산되지 않은 과거에서 뻗어 나온 인연은 다시 새로운 폭력이 되어 석환과 성빈을 붙잡는다.
2부 악몽에서는 성빈이 현수의 악몽에 시달리며 폭력의 세계로 들어서는 모습이 나오고 3부 현대인에서는 석환이 끈질기게 태훈을 검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태훈이 검거된 후 성빈과 현수는 피할 수 없는 좋은 놈(형사) vs 나쁜 놈(조폭)의 대립구도에 묶이게 되고, 석환이 쫓는 조폭 태훈과 석환의 동생 상환을 통해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게 된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시놉시스
세상 참 X같지 않냐?
19살, 그 사건 이후 모든 것이 어긋나기 시작했다!패싸움
공고 졸업생인 석환(류승완)과 성빈(박성빈)은 당구장에서 예고생들과 시비가 붙는다.
당구장 문이 잠기고 시작된 패싸움! 친구들의 싸움을 말리던 성빈이 실수로 예고생 현수를 살해하고 만다.
악몽
살인죄로 7년간 감옥에 있던 성빈이 출소했다.
하지만 사회와 가족, 친구의 냉대 속에 현수의 악령만이 매일 밤 찾아와 악몽 같은 나날을 보내던 중
우연히 폭력조직의 중간보스 태훈(배중식)을 구하게 되면서 앞으로 주먹을 쓰며 살기로 결심한다.
현대인
폭력 조직의 중간보스 태훈 VS 강력계 형사 석환
지하주차장에서 마주친 두 사람은 서로의 목숨을 걸고 죽기살기로 싸운다.
결국 태훈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는 석환! 하지만 거기서 끝난게 아니었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야간고등학교를 그만두고 조폭이 되고자 형 몰래 성빈의 수하가 된 상환(류승범)
폭력배들끼리의 싸움이 벌어지던 날, 자신이 희생양이 된지도 모른 채 앞서 달려간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동생을 찾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간 석환은 성빈과 둘 만의 전쟁을 시작하는데…*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돈 많은 놈들은 돈 믿고, 없는 놈들은 깡다구 믿고 까부는 세상, 떡값 받을 사람은 있고 애들 사고 치는 거 막을 사람은 없는 세상. 석환과 성빈이 패싸움을 했던 당구장 주인은 세상을 이렇게 나눈다. 돈 많은 놈 / 없는 놈. 성빈과 석환은 굳이 따지자면 졸업하고도 동기들 중에 거의 유일하게 취업하지 못하고 있던 ‘없는 놈’에 가깝다. 두 친구는 같은 세상을 살아가다 패싸움을 한 날 이후로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싸움을 걸었던 석환은 형사가 되었고 석환을 말리던 성빈은 사회가 인정해 주지 않는 범죄자이자 조폭이 된다.
형사와 조폭의 세계는 분명 다르다. 하지만 3부 현대인에서 석환과 태훈이 번갈아가며 자신의 일에 대해 말하는 장면을 보면 사회가 말하는 나쁜 놈이든 착한 놈이든 어찌 됐든 모두가 비슷한 삶을 살고 있구나. 싶다. 석환 또한 강력범죄자들을 다루다보니 ‘내가 조폭인지 경찰인지 헷갈린다’고 생각하고, 석환과 태훈 모두 몸싸움에서 불리한 긴 머리와 넥타이를 피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조폭들의 세계나 강력계 형사의 세계나 비슷한 애로사항과 불만, 그들만의 철칙이 있으며 두 사람 모두 무슨 일을 하든 결국은 비슷하다 생각하고 그 자리에 머물고 있다.
“펜대 굴려갖고 돈 만지나, 주먹질해갖고 돈 만지나. 뭐가 틀려?”
상환은 아직 철없는 양아치 고등학생이다. 석환은 밥도 제대로 먹지 않고 일탈을 일삼는 동생을 걱정한다. 두 사람은 상관 말라며 소리 지르면서 싸우기도 하지만 이내 “형 괜찮아?”, “밥은 먹었어?”와 같은 서로의 안부를 묻는 걱정을 나누는 우애 좋은 형제다.
상환은 펜이 아닌 주먹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 석환도 상환의 나이대엔 싸움을 일삼았다. 하지만 나쁜 역할(?)을 모두 뒤집어쓴 성빈 덕분에 석환은 폭력의 세계를 벗어나 형사가 되었지만, 상환은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상환을 자비 없이 잡아먹은 폭력의 끝엔 처절한 절규와 죽음이 있었다.
석환이 시작한 폭력으로 성빈은 전과자가 되고 사회의 조롱과 악몽에 시달리던 성빈은 조폭이 되어 새로운 폭력을 만든다. 폭력을 또 다른 사회적 힘이라 동경하던 상환은 성빈 조직의 칼받이가 되어 죽는다. 분노한 석환은 성빈의 목을 조르고 피눈물을 흘린다. 자신이 시작한 폭력으로 인해 동생을 잃고, 친했던 친구를 잃고, 자신까지 잃게 된 석환은 처절한 울부짖어보지만 그의 곁에 남은 건 아무것도 없다. 석환이 만든 폭력의 굴레는 그것이 처음 시작됐던 당구장에서 끝을 맺는다.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돈도, 빽도 없는 주먹만 가진 성빈, 태훈. 나름 돈도 잘 벌고 사회에서 취급 받는 직업을 가진 석환 모두 똑같이 폭력을 휘두르며 살아간다. 착한 놈, 나쁜 놈. 인정받는 놈, 무시당하는 놈. 있는 놈, 없는 놈. 따위를 나눌 필요도 없이 이들은 모두 폭력 앞에서 무릎 꿇는다. 폭력을 시작한 사람도, 폭력에 휘말린 사람도, 폭력을 동경하던 사람도. 모두 폭력에 의해 죽거나 혹은 나쁜 놈이 되어 살아남는다. 사회에서 어떤 취급을 받는 사람이든 폭력 앞에선 다 비슷하다. 죽거나 폭력을 휘두른 나쁜 놈으로 낙인찍히거나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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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은 과정보다 결과로 말하는 걸까
지난 3월 - 화창하지만 약속 없는 토요일에, 모처럼 일찍 눈이 떠졌다. 당당히 나와 놀아주는 날을 오랜만에 시전 했다. 평온한 요가 타임을 거쳐, 점심은 먹는 둥 마는 둥 서점으로 갔다가 내 아지트인 한글 책 서점이 공간 재정비 중임을 깨닫고 근처의 영화관으로 향했다. 보고 싶었던 영화는 에드리언 브로디 배우 주연의 '브루탈리스트 : The Brutalist'. 아카데미 시즌이기도 해서 봤던 콘클라베 (Conclave : 나는 '브루탈리스트'를 보기 전에는 콘클라베의 랄프 파인즈가 남우 주연상을 수상할 것으로 예측했다!)를 어쩌다 보니 두 번이나 봤고, 데미 무어의 화제작 서브스탄스(Substance)도 출장 중에 비행기 안에서 봤던 터라 시간도 맞고 볼 만한 영화가 없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물어보기도 송구한 러닝 타임의 (총 3시간 35분, 인터미션이 15분 정도 포함되어 있고 이 마저도 영화의 일부다) 긴 장편 영화를 선택했다.
나는 이 영화의 제목이 건축 사조를 일컫는 말인지 전혀 몰랐다. 그저 남자 주연배우가 연기했던 2003년작 영화 '피아니스트'를 너무 좋아해서, 비슷한 전쟁 배경에 그가 등장한다는 것만으로도 보고 싶었다. 위키피디아에는 이 영화를 다음 단락의 인용문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브루탈리즘이라는 건축 사조는 흔히들 잘 아는 일본의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사용하는 빛, 물, 콘크리트 등을 전반에 사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나는 그가 만든 북해도의 교회는 못 가봤지만, 최근 서울 마곡나루에 생긴 LG 아트센터는 가 봤다. 지하철에서 센터로 연결되는 동굴 같은 구조를 그가 설계한 것이라고 하던데, 새로운 세계로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다. 이 영화의 시작도 그러하다. 헝가리에서 취조를 받는 그의 조카 조피아와 상반되게, 유대인 건축가 라즐로 (에드리언 브로디 분)는 미국 망명에 성공하며 카메라는 자유의 여신상을 거꾸로 보여준다. 거꾸로..?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유대계 헝가리인 건축가가 미국으로 건너와 자신이 설계한 건축물을 만들고자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제목의 브루탈리스트는 건축 사조 브루탈리즘을 따르는 주인공을 의미한다."
라즐로는 망명 뒤, 미국 정부에서 제공해 주는 사창가를 거쳐 (여기서 영화가 21세 미만 관람 불가인 점과, 성이라는 것이 어떻게 영화 전반에 걸쳐 인간의 영혼에 각인한 상처를 표현하는 도구로 쓰이는가를 말하고자 하는 복선과도 같은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사촌인 아틸라가 정착한 필라델피아로 향한다. 그리고 아틸라부부가 운영하는 가구점 쇼케이스 뒤편에 위치한 작은 창고 같은 방에서 더부살이를 시작한다. 그들은 라즐로를 위하는 척 하지만, 당연히 그가 아내인 에르자벳과 조피아도 망명시키고 싶어 하는 것을 알고 타박을 준다. 아틸라의 가구점 고객인 부유한 뷰렌가 자택의 독서실 개조 프로젝트를 멋지게 성공시키고, 초과된 예산 때문에 외래 쫓겨나는 라즐로. 믿을 자 없는 타지 생활에서 노숙자 숙소와 건축 잡부 생활을 이어나가는 그에게 독서실의 주인인 뷰렌이 찾아와 그의 재능을 사고 싶다고 한다. 온갖 아름다운 것을 탐닉하는 부자인 그에게는 다른 속셈이 있었지만..
뷰렌의 부는 많은 것을 가능하게 했다. 전쟁의 후유증으로 마약과 술, 담배에 찌든 그러나 건축가적인 재능으로 빛나던 라즐로에게 뷰렌은 자신의 어머니를 기리는 교회 겸 커뮤니티 센터를 만들어 달라고 청했다. 그의 도움으로 에르제벳과 조피아의 망명도 성공하고, 그는 뷰렌가의 집에 세 들어 살며 건축 설계도를 완성해 나간다. 전쟁의 상처로 휠체어에서 생활하는 에르제벳은 옥스퍼드에서 유학한 적이 있는 재원으로 저널리스트이다. 끊임없이 자신이 모든 면에서 우월함을 대화로 표출하려는 뷰렌과, 자신들이 믿는 가치만으로 아름다운 라즐로와 에르제벳 부부.
이들에게 닥친 시련은 뷰렌이 운영하는 철도 운송회사에서 건축 자재를 수송하다가 큰 사고가 난 다음, 해고된 것이다. 돈 앞에서 미학적인 가치를 단숨에 내던지는 사람과, 역시 자신의 믿음 속에서 일해 나가는 부부의 모습이 참으로 상반된다. 몇 년 뒤에 뷰렌은 다시 이들을 불러들여서 건물을 완성시키고자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들 부부에게는 전쟁이 준 상흔과 미국 생활의 고단함에 지쳐가는 시절이었고, 감정의 대폭발은 뷰렌이 라즐로를 '강간'하는 과정에서 터진다. 라즐로는 전쟁에서 입은 상처로 코가 부러졌지만 치료를 못하고 대마에 의존하며 미국으로 망명했고, 에르제벳 또한 전쟁 수용소에서 수차례 성고문/폭행당해 휠체어에 의지해왔을 몸으로 두 사람의 부부관계는 틀어져 있는 상황이었다. 대마를 통해, 강간을 당하며 다시금 상처를 열어젖혀 상처를 치유하는 두 사람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만 같다. 그 끝에 과연 라즐로가 설계한, 태양 빛에 따라 십자가가 내부 대리석에 반사되는 교회당의 건물이 완성될 것인가? 라즐로는 유대계이며 그가 설계한 건물은 그 완성으로 인해 그가 세상에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하게 된다. 아주 많은 시간이 흐른 뒤 조카인 조피아의 입을 빌려서 말이다. 영화의 끝에서는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판단은 관객의 몫.
나는 시오니즘 (zionism)이라는 말을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는 알지 못했다. 나무위키를 빌리면 이 단어는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이 조상의 땅이었던 팔레스타인 지방에 유대인의 민족 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던 민족주의(ethnic nationalist) 운동이다. 시온(Zion)이란 원래 예루살렘 시가지 내의 언덕 이름으로 예루살렘, 또는 이스라엘인의 땅을 의미한다'. 싱가포르에도 Zion Road라는 곳이 있으며 다양한 종교를 지원하는 나라 사정상 유대교가 존재할 것으로 사료된다.
영화에서도 라즐로가 유대교의 미사에 참여하는 장면이 여럿 나온다. 나는 그가 전쟁 속에서도 자신의 민족성, 종교, 가치를 추구했기에 더 많이 상처 입었다고 생각했다. 대한민국이 전쟁 속에서 일본 제국주의에 맞섰듯이, 그리고 독립투사들이 아주 가혹히 지탄받았듯이 - 유대인인 그도 홀로코스트에 맞서 처절하게 싸우는 지식인이었을 것이다. 아름다운 영혼은 상처받기 쉬운 유리그릇 같다. 부부에게는 아름다울 수 있는 '성' 행위 또한 전쟁 속에서는 너무나 잔혹한 폭력이다. 영화는 이런 아픔들을 표면에 그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건축물이나 대화, 은유적인 표현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영화가 끝난 뒤에 찾아오는 여운은 더 크고 아프다. 오늘도 인류는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일들을 반복하고 있다. 서로 상처 주고 싸우고 후에 그로 인해 고통받을지 어떨지에 대해 알지 못한다. 양심 앞에서, 내가 믿는 가치 앞에서 떳떳한 마음으로, 당당한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 내가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도우며 살 수 있는 것은 얼마나 큰 행복인지, 감사하면서도 마음 아팠던 영화의 기록과 나의 오늘을 적는다. 나는 과정이 중요한 사람인가, 결과가 중요한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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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과 - 연상연하 킬러 선후배의 애증섞인 서열정리
지킬 게 생긴 킬러 VS 잃을 게 없는 킬러. 40여 년간 감정 없이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방역해온 60대 킬러 ‘조각’(이혜영). ‘대모님’이라 불리며 살아있는 전설로 추앙받지만 오랜 시간 몸담은 회사 ‘신성방역’에서도 점차 한물간 취급을 받는다. 한편, 평생 ‘조각’을 쫓은 젊고 혈기 왕성한 킬러 ‘투우’(김성철)는 ‘신성방역’의 새로운 일원이 되고 ‘조각’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는다. 스승 ‘류’(김무열)와 지켜야 할 건 만들지 말자고 약속했던 ‘조각’은 예기치 않게 상처를 입은 그날 밤, 자신을 치료해 준 수의사 ‘강선생’(연우진)과 그의 딸에게 남다른 감정을 느낀다. ‘투우’는 그런 낯선 ‘조각’의 모습에 분노가 폭발하는데… 삶의 끝자락에서, 가장 강렬한 대결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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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빈곤층에서 헐리우드 최정상까지, 스칼렛 요한슨 (블랙위도우)
#블랙위도우 #스칼렛요한슨 #어벤져스
2021. 07. 08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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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 MCU 첫 여성 히어로
00:50 미국의 빈곤층, 스스로 찾은 꿈
02:53 전환점이 된 배역, 블랙 위도우
04:52 헐리우드 최정상이 되기까지
07:14 3번의 결혼, 그리고 딸
08:29 블랙 위도우 & 페미니스트
09:36 나타샤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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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나일 강의 죽음> 티저 예고편
행복한 신혼부부를 태운 나일 강의 초호화 여객선. 그곳에서 끔찍한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위태롭고 불길한 부위기의 선상에서 탑승객들을 심문하는 탐정 '에르큘 포와로' 모두가 범인으로 의심되는 가운데, 연이어 발생한 살인 사건은 그의 영혼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관객은 마지막 순간까지 예기치 못한 반전으로 놀라운 결말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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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tv+<파친코> 인사이드 스토리
더 나은 삶, 새로운 삶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한 여인의 고군분투와 불굴의 의지를 담아낸 대서사시 ‘파친코’ 그 제작 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