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BBITGUMI2022-05-20 22:20:13
뚜렷한 선과 악 그리고 수퍼 히어로 마동석
-<범죄도시2>(2022)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선악구도로 나뉘지 않는다. 물론 각자 가지고 있는 경계가 어느 정도는 있지만 그것이 명확하게 나누어지지는 않기에 판사의 심판을 받는지도 모르겠다. 흔히 등장하는 사이코패스나 살인자는 물론 악인이다. 하지만 그들은 각자 사연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이해하기보단 그들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보고 사회적으로 동일한 악인이 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 여전히 존재하는 악인을 없애는 방법일 것이다. 그 모든 것 이전에 수많은 악인들을 잡아내는 형사들이 있다. 형사들은 판사의 판단을 받기 전에 가장 의심되는 용의자를 가려내고 잡아낸다. 어찌 보면 악인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바로 그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수많은 범죄가 그들을 거쳐간다. 희미한 선악구도 속에서도 형사들은 최대한 그 안개를 걷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영화 <범죄도시>는 마석도 형사(마동석)와 그 팀의 이야기를 담았던 범죄 영화였다. 선악구도가 꽤 분명하게 나뉘어진 이 영화는 약간은 때가 묻은 마형사를 등장시켜 최악의 악인을 쫓게 만든다. 깡패들과 어느 정도 친분이 있었던 마형사가 완전히 깨끗한 형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악인들이 더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관리하고 정리했다. 여기에 아주 악독한 악인이 등장하면서 그는 모두의 영웅이 된다. 엄청난 덩치와 파워는 달려드는 악인들을 나가떨어지게 했다. 또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그 악인을 잡으려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까지 한 팀으로 만들었다. 결국에 가장 나쁜 악인 중의 악인인 장첸(윤계상)을 잡아냈을 때 관객들이 느낀 건, 악인을 처벌했다는 통쾌함이었다. 그게 후속 영화를 만들어낸 동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편의 이야기를 변주해 만든 두 번째 시리즈
<범죄도시2>는 1편의 이야기 방식을 그대로 따라간다. 이번에도 영화의 악인이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다. 전편이 그랬단 악인을 먼저 보여주며 영화적 긴장감을 높인다. 이 영화의 악인 강해상(손석구)은 베트남에서 한국인을 납치해 돈을 뜯어내고 그 사람을 죽여 실종 상태를 만든다. 우연히 베트남 출장에 간 마형사가 강해상이라는 존재를 우연히 알게 되고 그를 추적하는 과정이 영화에 담겼다. 특히나 이번 영화는 선악구도가 더 명확해졌다. 1편에서 약간은 때가 묻은 듯했던 마형사는 이번 2편에서는 좀 더 정의로운 모습으로 나온다. 전편의 마형사가 어느 정도는 현실적인 모습이었다면 이번 영화의 마형사는 좀 더 수퍼영웅에 가까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전편과는 다르게 마형사가 크고 작은 범죄자들과 대결을 벌일 때 마형사가 상대를 가격하면 큰 음향효과가 추가되어있다. 그래서 마형사가 타격하고 상대가 나가떨어지면 느껴지는 관객들의 통쾌함도 극대화되어있다. 그러니까 선악구도를 명확히 하고 마형사를 좀 더 선한 인물로 조정하여 선이 악을 물리칠 때의 쾌감에 집중한 것이다. 그래서 마형사와 그의 팀이 활약할 때 관객은 든든함을 느끼고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악인들을 물리칠지 기대하며 보게 된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타격감은 앞으로 이어질 <범죄도시>라는 시리즈가 좀 더 수퍼영웅 장르로 뻗어나갈 것임을 암시한다.
1편의 이야기 방식을 그대로 차용하면서 이야기적으로는 기시감이 많이 든다. 베트남 로케이션을 활용하고 영화의 빌런을 바꾸었지만 악인을 우연히 만나고 그를 추적하는 과정 그리고 마지막 한정된 공간에서 마형사와 빌런이 격투를 벌이는 모습도 1편과 거의 흡사하다. 그런 점을 본다면 이 영화는 몇 가지 요소를 제외하고는 전편의 구조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 전편과 다른 새로운 이야기는 담기지 않았다.
이 영화의 빌런인 강해상은 전편의 장첸과 마찬가지로 과거 그만의 사연이 등장하지 않는다. 어찌 보면 장첸보다 더 과거를 보여주지 않는 인물이다. 강해상은 장첸보다는 좀 더 순하게 보이지만 한 번 돌진하면 엄청난 에너지로 달려가는 인물이다. 그래서 전반적인 빌런의 느낌은 장첸보다는 덜 인상적이지만 무섭다는 느낌을 주는 건 그만이 가진 에너지 때문일 것이다. 이 영화를 위해 몸을 키우고 서늘한 눈빛을 보여주는 배우 손석구의 연기가 강해상이라는 악인을 좀 더 공포스럽고 무서운 인물로 만들어냈다. 그렇게 만들어진 빌런 강해상은 영화에서 유일하게 마형사와 대적하게 되는 인물이다.
수퍼히어로 마형사가 주는 통쾌함
영화 <범죄도시2>는 목적이 분명한 영화다. 극장에서 팝콘을 먹으며 선이 악을 물리치는 과정을 즐기게 하는 것이 바로 그 목적이다. 이야기나 캐릭터의 특성은 전편에 비해 조악해졌지만 선과 악을 보다 명확히 하고 잔인함은 조금 덜어내면서 좀 더 많은 사람이 영화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게 문턱을 낮췄다. 영화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마형사는 한국의 수퍼영웅으로 탈바꿈하였고 그가 주먹을 날릴 때마다 정의가 실현되는 느낌을 받게 한다. 코로나로 지친 관객들에게는 꽤 위로가 되는 영화다. 현실에서는 애매한 선과 악의 구분이 적어도 이 영화 안에서는 명확하다. 이야기 구성 자체도 복잡하지 않고 특별한 반전도 없다. 그래서 더욱 편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영화다.
마형사 역할의 배우 마동석은 이미 할리우드에서 제작한 마블 영화 <이터널스>에서 무서운 주먹을 보여준 적이 있다. 이번 영화에서 그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그가 맡은 한국영화의 배역 중 가장 강력한 영웅으로 거듭난다. 앞으로 시리즈가 계속 이어진다면 꽤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는 캐릭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범죄도시>의 마형사는 그가 맡은 여느 영화들 중에서 그에게 가장 잘 맞는 캐릭터다. 영화의 연출을 맡은 이상용 감독은 이번 영화가 연출 데뷔작이다. 과거 <범죄도시> 1편에서 조연출, <롱 리브 더 킹:목표 영웅>에서 조감독을 맡았었다.
많은 관객들이 다시 극장을 찾아 즐길 수 있는 영화 <범죄도시2>는 절대 선 마형사와 그의 팀이 활약하는 모습을 흥미롭게 담는다. 마형사가 등장할 때 느껴지는 든든함은 많은 사람들이 현실에서 경찰에게 느끼고 싶은 감정일 것이다. 현실과는 다른 판타지 같은 설정이지만 적어도 영화를 보면서만은 선이 악을 물리치는 모습을 보며 그 희열을 즐길 수 있다. 앞으로 꽤 많은 관객들이 마형사의 타격감을 즐기려 극장을 찾을 것 같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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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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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쇼스키 자매가 창조한 환상적인 세계
넷플릭스 드라마 〈센스8〉은 공통적인 것을 지키는 싸움에 관한 이야기다. '공통적인 것'은 보통 경제적 논의에서 언급되는 개념이다. 토지, 재화, 이윤과 이를 둘러싼 관계성 등을 특정인에게 귀속시키지 않고 모두의 것으로 가져오는 방식을 논하는 과정에서 이 용어가 활용되어 온 것이다.
〈센스8〉은 감정, 느낌, 감각 그리고 몸으로 공통적인 것의 영역을 확장한다. 호모 센소리움(일명 센세이트)은 같은 날 태어난 8명의 존재가 하나처럼 느낄 수 있는 종족이다. 베를린에 사는 볼프강이 총에 맞으면, 인도에 사는 칼라도 그와 같은 아픔을 느낀다. 선과 윌이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잠기면, 모두가 함께 슬퍼한다. 쾌락도 마찬가지다. 각자의 공간에서 섹스하며 만들어지는 쾌락이 모두의 섹스와 쾌락으로 확장되는 장면은 지금껏 본 최고의 베드신이었다. 지극히 자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센세이트들의 황홀한 베드신은 우리가 감정, 느낌, 감각, 몸을 공유했을 때 얻게 될 자유의 크기를 가늠케 해준다.
이 드라마에서 퀴어, 여성 서사가 도드라지는 건 이 때문이다. 오랫동안 공적 영역에서 배제되어 자신만의 감정, 느낌, 감각, 쾌락을 계발해 깊이를 더해온 이들은 센세이트가 담지하는 가능성의 중심에 있을 수밖에 없다. 더불어 드라마는 이성애 남성성이 어떻게 이들과 어우러지며 화합하는지도 보여준다. 이번에도 감정, 느낌, 감각, 쾌락의 공유를 통해서다. 당황스럽고 낯설더라도 이를 통해 우리는 더 살만한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적대가 아닌 환대, 사랑, 공감, 깊이 있는 이해다.
요컨대, 센세이트들은 서로가 남인 동시에 자신인 셈이다. 이들에게 공감, 연민, 연대는 도덕과 의무의 문제가 아니라 본능과 생존의 문제다. 모든 공통적인 것이 그러하듯, 센세이트들도 자신의 힘을 빼앗으려는 자들과 싸움을 벌인다. 거대 기업 BPO와 싸우는 센세이트들은 처음엔 마냥 신기하게만 느껴졌던 공통의 감정, 느낌, 감각, 쾌락이 자기 존재의 핵심임을 깨닫는다. 감정과 느낌, 몸의 경험을 공유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의 원친이 될 수 있는지를 인지해 나가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 아름다운 드라마는 끝내 '정치적인 것'이 된다. 인간을 끊임없이 개별화하여 단절시키는 신자유주의와 폭력적 단결만을 강조하는 여러 극우 포퓰리즘 사이에서, 같은 감각과 느낌을 공유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센세이트는 우리가 무엇을 빼앗겼는지, 빼앗긴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그것이 어떻게 새로운 가능성의 토대가 될 수 있는지를 상기시킴으로써 과거,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정치의 지평을 연다. 워쇼스키 자매가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에서 제시하고자 했던 꿈틀거리던 잠재성은 〈센스8〉을 통해 피어올랐다.
전 세계 수많은 팬덤에도 불구하고 압도적 스케일의 로케이션으로 인한 제작비 문제로 다소 성급하게 결말을 냈다는 점, 오리엔탈리즘적 편견이 개입된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는 결점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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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BA 루키 마이클 조던을 잡아라!
오늘은 요즘 극장가에 정말 볼게 없는데?!
제가 참 좋아하는 장르가 나와서 호다닥!! 보고 왔어요
저는 영화중에서 실화, 시대극 을 참 좋아하는데!
(이런류는 정말 띵작이 많아서!?)
개봉 하자마자 바로 달려가서 보고 왔어요~
영화 에어는 나이키가 NBA에서 떠오르는 루키 마이클 조던을 잡기 위해
나이키의 모든것을 걸면서 만년 꼴지의 나이키가 지금의 영광을 누릴 수 있게
된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요.
누구나 다 아는 영화 에어 결말과 쿠키까지 싹! 살펴볼게요~
기본 정보
장르 : 드라마, 실화, 시대극
감독 : 벤 애플렉
각본 : 알렉스 콘베리
출연진 : 맷 데이먼, 벤 애플렉, 제이슨 베이트먼
개봉일 : 2023년 04년 05일
평점 : 8.16
기획 의도
세기의 아이콘을 만든 그들의 실화
당신이 알고 있는 그 이상의 이야기
1984년, 업계 꼴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나이키는
브랜드의 간판이 되어 줄 새로운 모델을 찾는다.
나이키의 스카우터 소니 바카로(맷 데이먼)는
NBA의 떠오르는 루키 마이클 조던이 나이키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미 시장을 장악한 컨버스와 아디다스가 그와의
계약을 노리는 상황 나이키 팀은 조던의 마음을 얻기 위한 전략을 세우는데..
누구에게나 점프하는 순간이 온다!
여담
해외에서는 평론가와 관객들 모두 호평이며,
토마토 지수가 90%에 달성하는 점수를 보여주고 있다.
(띵작이라는 거죠!!!!)
영화 에어의 주인공은 마이클 조던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 나오는 마이클 조던은 극중 큰 중을 차지 하지 않는다!
그래서 '조던 없는 조던 영화'라는 평이 있다.
후기 및 결말
영화 에어 결말을 살펴보자면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처럼 우리가 사랑하는
나이키가 마이클 조던 영입에 성공하며 지금까지 영광의 시대를 누리고 있다.
영화 에어의 쿠키는 없지만
왜 나이키 에어가 나올 수 있었는지, 조던 에어 마크가 어떻게 하다 만들어졌는지
나이키의 역사를 2시간 안에 살펴볼 수 있어서 정말 매력적인 작품이였다.
최근 슬램덩크의 인기로 많은 이들에게 농구를 재각인 하면서 열풍인데
농구를 좋아하고, 마이클 조던을 알고, 나이키 제품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보면 정말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 에어 였습니다!
한줄평 : 에어 조던 가지고 싶다... 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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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무료한 목요일에 활기를 더해줄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한눈에 정리해 드릴게요 :)
그럼, 4월 첫째 주!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최초 내한하는 ‘가오갤’ 감독과 배우들
ⓒ ScreenGeek
오는 5월 3일 개봉하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의 감독과 주연 배우들이 드디어 한국을 찾습니다. 내한하는 멤버들은 제임스 건 감독과 '스타로드' 역의 크리스 프랫, '네뷸라' 역의 카렌 길런, '맨티스' 역의 폼 클레멘티에프인데요, 크리스 프랫은 이전에도 2016년 영화 <패신저스> 홍보를 위해, 폼 클레멘티에프는 2018년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홍보를 위해 한국에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반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는 여러 마블 영화들 중에서도 특히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출연진들이 다 함께 내한을 한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측은 이들의 내한 일정이 4월 18일이라고 밝히며 "다양한 행사를 통해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은 물론,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며 잊지 못할 순간을 만들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슬픔의 삼각형’ 5월 개봉
ⓒ 그린나래미디어
2017년 <더 스퀘어>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신작 <슬픔의 삼각형>이 국내 개봉을 5월 17일로 확정했습니다. <슬픔의 삼각형>은 호화 크루즈 여행에 초대받은 모델들이 억만장자 부부, 러시아 정치인, 영국 무기 거래상, 알코올 중독자, 선장 등과 함께 무인도에 고립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예측불가 계급 전복 코미디 영화로, 지난해 5월에 열린 제75회 칸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2023년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은 이를 통해 황금종려상을 2회 수상한 역대 9번째 감독이 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나홍진 감독 신작, 호화 캐스팅으로 화제
ⓒ Scrolller, MUSINSA, WWD
<추격자>, <황해>, <곡성>을 연출한 나홍진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영화 <호프>의 캐스팅이 화제입니다. 영화는 고립된 항구마을 '호포항'에서 시작된 의문의 공격에 맞서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그린 SF 스릴러 영화로 알려졌으며 앞서 배우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과 <대니쉬 걸>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알리시아 비칸데르와 그녀의 남편이자 <엑스맨>의 매그니토, <프로메테우스>의 데이빗 등으로 그간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할리우드의 스타로 떠오른 마이클 패스벤더의 출연소식이 알려져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부부 관계인 두 배우가 같은 영화에 출연하는 것은 <파도가 지나간 자리>에 이어 두 번째라고 합니다.
이어 지난 5일 <본즈 앤 올>의 테일러 러셀과 <마인드헌터>, <엄브렐라 아카데미>의 카메론 브리튼의 합류 소식 또한 전해져 영화팬들을 더욱 기쁘게 하였는데요, 영화는 홀 하반기부터 한국의 지방 곳곳과 해외에서 촬영이 진행될 예정이며 <곡성>에서 손발을 맞췄던 홍경표 촬영감독이 이번에도 함께한다고 합니다. 당초 업계에서는 <호프>가 3부작으로 총 10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될 것이란 말도 떠돌았다고 하는데요, 나홍진 감독은 구체적인 제작비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이야기를 더 세밀하게 가다듬고 전개하다 보니 3부작으로 구상되긴 했으나 더 확장될 수도 있다"라고 설명하며 우선 1편의 성과가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및 상영시간표 공개
토리와 로키타 스틸컷 ⓒ Slant Magazine
오는 4월 27일부터 다음날 6일에 막을 내리는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상영작과 상영시간표가 공개되었습니다. 총 42개국에서 제작된 247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에는 아프리카 난민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형제의 <토리와 로키타>가 선정되었으며, 연출을 맡은 다르덴 형제는 이번 영화제를 통해 처음으로 공식 내한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폐막작으로는 7년 만에 한국 영화가 선정되어 화제가 되었는데요, 중학교 교사 도경이 물에 빠진 학생을 구하려다 함께 목숨을 잃은 뒤 아내 명지를 비롯한 가족들에게 일어나는 일을 그린 김희정 감독의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가 그 주인공입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영화인을 프로그래머로 선정해 자신만의 영화적 시각과 취향에 맞는 영화를 선택해 관객에게 선보이는 섹션인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에는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종합예술가 백현진이 선정되어 본인의 연출작인 <디 엔드>와 <영원한 농담>, 그리고 루이스 부뉴엘 감독의 삼부작 및 장률 감독의 <경주>, 김지현 감독의 <뽀삐>가 상영됩니다. 이밖에도 '전주시네마프로젝트'의 1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및 '동아시아 영화 특별전', 한국영화아카데미의 개교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된 'KAFA 40주년 특별전' 등의 다양한 특별기획들이 '국제경쟁', '한국경쟁'과 '코리안시네마', '월드시네마', '시네마천국' 등과 같은 기존의 섹션들과 함께 관객들을 반길 예정입니다.
그레타 거윅 신작 ‘바비’ 7월 21일 개봉 확정
ⓒ Barbie the Movie
ⓒ Rotten Tomatoes
미국 장난감 브랜드 마텔에서 출시한 인형 바비의 세계관을 실사 영화로 구현한 영화 <바비>가 7월 21일 미국 개봉을 확정하며 트레일러와 캐릭터 포스터를 공개했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영화는 충분히 완벽하지 않다는 이유로 장난김 사회에서 쫓겨난 인형들에 관한 이야기를 그렸다고 하는데요, <레이디 버드>와 <작은 아씨들>을 연출한 배우 겸 감독인 그레타 거윅이 파트너인 노아 바움백 감독과 함께 각본 및 연출을 맡아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앞서 '바비' 역할을 맡은 마고 로비와 바비의 남자친구 '켄' 역을 맡은 라이언 고슬링의 파격적인 모습이 공개되며 팬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겼으나 이번 티저와 포스터를 통해 영화 <바비>에는 공개됐던 두 사람을 포함해 여러 명의 바비와 켄이 등장하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대통령, 체조 선수, 외교관, 인어 등 다양한 바비 캐릭터가 출연할 예정이며 이를 맡은 배우들 역시 잇사 레이, 케이트 맥키넌, 니콜라 커그랜, 두아 리파 등으로 다양합니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서 '샹치' 역으로 분한 시무 리우의 켄 이미지 역시 적잖은 충격을 선사하며 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존 윅’ 스핀오프 ‘발레리나’ 내년 여름 개봉
ⓒ Nuno Sarnadas
매력적인 암살자 세계관을 보여주며 매 시리즈마다 제작비 대비 4배 이상의 수익을 거둬들인 <존 윅> 시리지의 스핀오프 <발레리나>가 내년 6월 7일 북미 극장 개봉을 확정 지었습니다. <발레리나>는 <존 윅 3: 파라벨룸>에서 등장한 암살자를 양성하는 러시아 발레단에 속한 발레리나가 가족의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를 다룬 것으로 알려졌으며, <나이브스 아웃>, <블론드>, <007: 노타임 투 다이>에서 액션뿐만 아니라 카리스마와 연기력까지 입증한 아나 데 아르마스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기존 <존 윅> 시리즈의 주인공 키아누 리브스와 이안 맥쉐인 역시 출연할 예정이며 이밖에도 안젤리카 휴스턴, 가브리엘 번, 고 랜스 레딕 등이 출연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나 데 아르마스는 지난 1월 지미 팰런 쇼에 출연해 4개월 동안 프라하에서 촬영 중임을 밝히며 액션 씬 때문에 무척이나 고통스럽지만 키아누 리브스의 엄청난 액션과 함께할 수 있어 즐겁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다음 주 수요일 국내 개봉 예정인 <존 윅 4>는 북미 포함 전 세계적으로 개봉 14일 차에 이미 2억 달러의 수익을 돌파하며 엄청난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6월 애플티비 시리즈로 돌아오는 톰 홀랜드&아만다 사이프리드
ⓒ Apple TV
Apple TV+ 오리지널 시리즈 <크라우디드 룸>이 6월 9일 공개를 확정했습니다. <크라우디드 룸>은 1979년 뉴욕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에 연루된 '대니 설리반'의 미스터리한 과거를 돌아보며 전개되는 스릴러 시리즈로, 앞서 톰 홀랜드와 아만드 사이프리드의 출연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각본을 집필한 아키바 골즈먼이 기획한 10부작 시리즈로, 톰 홀랜드는 총괄 제작자로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심문관 '리아 구드원' 역할을 맡아 톰 홀랜드가 분한 '대니 설리반'과의 인터뷰를 통해 과거의 사건들을 밝혀내며 극을 이끌어갈 예정이며 작품은 오는 6월 9일 세 편의 에피소드를 시작으로 7월 28일까지 매주 금요일 새로운 에피소드를 한 편씩 공개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뮤지컬 영화로 제작된 '조커2' 촬영 종료
ⓒ Todd Phillips
전 세계에서 10억 7445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역사상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반열에 오른 <조커>의 속편이 지난해 1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첫 촬영을 시작한 뒤 4개월 만에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에 들어갔다는 소식입니다. 연출을 맡은 토드 필립스 감독은 자신의 SNS에 '할리퀸'으로 분한 레이디 가가의 모습과 전편에 이어 '조커' 역할을 맡은 호아킨 피닉스의 모습이 담긴 사진 두 장을 게재하며 "모든 촬영은 끝났다. 모든 출연진과 최고의 제작진에게 감사하며 이제 편집실로 들어가서 모든 것을 정리하겠다"라는 글을 올렸는데요, 영화의 자세한 스토리는 비밀에 부쳐지고 있으나 부제는 '감응성 정신병'을 뜻하는 '폴리 아 듀 Folie A Deux'이며 뮤지컬 영화로 제작된 것이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씨네랩이 들려드리는 오늘의 씨네뉴스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어제부터 내린 비로 인해 기온이 부쩍 떨어졌네요. 모두들 건강 유의하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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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잿빛과 푸름 사이에 존재하는 고독한 우리들.
첫 에피소드부터 곧 사라질 것처럼 연소하는 에너지가 압도적이다.
'성난 사람들'은 제목과 같이 현대인들의 초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시리즈 중 하나이다.
흔히 ‘현생에 치여산다’라는 표현처럼, 정신없이 바쁘게 일상생활을 하다 나도 모르게 치밀어 오르는 욱한 감정들이 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계속 참아가며 쌓였던 묵은 감정들이 한 번에 터져 나오는 순간들. 그 엇나간 찰나를 시작으로 대니와 에이미의 인연이 시작된다. 단지 길을 막았다는 이유에서 서로를 향한 원색적이고 유치하다 싶은 행동들은 점점 도를 넘게 되고, 주변 인물들까지 얽히게 되며 상황은 점점 뒤엉켜간다.
#또 다른 만남과 다시 찾아온 잿빛
둘을 마주하고 있는 환경들은 사뭇 다르다. 대니는 부모님을 미국으로 데리고 오기 위해 열심히 일하지만, 전전긍긍하며 돈을 모으는 게 쉽지 않아 사촌 아이작과 교묘한 범법행위들로 큰 한방을 노리고 있다. 에이미는 고요하우스의 대표로, 본인 사업을 회사로 인수하는 큰 거래를 앞두고 있다.
서로를 미워하던 감정들 사이에 의외의 요소들이 채워지기도 한다. 처음엔 좋지 않은 목적을 가지고 접근했지만, 에이미는 대니의 동생 폴에게 매력을 느끼게 되고, 대니는 에이미의 남편 조지와 깊은 유대감을 쌓으며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된다. 그러나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우리의 인생처럼, 갑작스러운 잿빛이 찾아온다. 나를 위한 많은 것들을 포기하면서 이루고자 한 것들이 있었는데, 세상이 나를 가지고 장난치나 싶을 정도로 방해를 한다. 이제야 조금 안정을 찾고 잘 풀리나 싶던 하루에 또다시 폭풍이 몰아치면서 다시 찾아온 무력감과 절망. 그들을 응원하는 입장에서 보고 있던 나로서는 충격적이었다. 모두가 매일을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겪게 되는 순간과 감정들을 마주하면서 이들에게 더 공감하고, 행동들과 감정 변화를 받아들이게 된다.
#서로의 교집합에서 찾게 된 희망
이 시리즈를 보면서 가장 많이 와닿는 감정은 '외로움'이다. 댓글이나 멘션 하나로도 사람들과 쉽게 연결되는 사회에 살고 있지만, 군중 속의 외로움을 느낄 수 있는 장면들이 있다.
살을 맞대며 가장 가까이 있지만 나를 좀 봐달라고 말하고, 우연히 하게 된 가벼운 DM에서 나를 인정하며 위로해 주는 사람에게 온 마음을 쏟는 행동들은 우리 내면에 있는 공허함과 외로움의 민낯을 보여준다. 짙은 고독의 밑바닥에서 끌어올려줄 누군가를 절실하게 원하는 그 마음들, 하나하나가 헤아릴 수 없이 애틋하다. 결국 서로에게서 가장 최악의 모습을 이끌어내지만, 그만큼 닮은 조각들이 많은 에이미와 대니는 애증을 넘어선 연대로 나아간다. 분노를 쏟아내며 퍼붓던 말들을 잠시 내려놓고 한 심도 있는 대화들.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는 것, 자신의 가장 아픈 조각들까지 꺼내면서 그들은 더 가까워진다.
그리고 마침내 서로를 이해하게 된 에이미가 대니를 끌어안는 모습은 곧,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마주하고 사랑하려는 시작점으로 보인다. 어쩌면 둘은 자신이 마주하기 싫었던 본인 스스로의 모습이 투영된 것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자신을 위한 여유를 챙기면서 그들의 하루가 조금 더 무탈하기를, 조심스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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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계는 앞으로도 찬란히 빛나고
BTS 팬 무비 성공 이후 아이돌 팬 무비들이 쏟아졌다. 팬데믹 직격탄을 맞은 극장가의 생존 전략 중 하나인 동시에, 코로나19 기간 동안 공연을 즐길 수 없는 아이돌 팬들이 즐길 거리라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면서도, 상영 시간표 하나 확보하기 힘든 영화들을 사랑하는 입장에서 꼭 반갑지만은 않았다. 한 번도 본 적 없던 팬 무비 중 <마이 샤이니 월드>를 보러 간 건, 우리 집에 샤이니 팬이 하나 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팬 아닌 내게도 샤이니 2시간 보는 일은 즐겁겠다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스스로를 샤이니의 팬으로 정의해 본 적이 단 한 순간도 없지만, 샤이니 노래를 거의 다 알고 있으며 꽤 좋아하고 자주 듣는다. 나 정도로 자주 듣지 않는 사람도 많겠지만, 그래도 우리 동년배는 기본적으로 샤이니를 다 알지. 아이돌로 대표되는 케이팝 시장의 판도가 한참 바뀌어 요즘 남자 아이돌은 음반 백만 장이 팔려도 대중성을 고민해야 하지만, 10-15년 전은 그렇지 않았다. 그냥 텔레비전 보고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기가 요즘보다 쉬웠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2세대 남자 아이돌 대다수가 연예면 대신 사회면에 실리면서 매우 불편해진 지금, (체감하기로는 그룹당 평균 1.8명 정도 살아남은 느낌이다.) 영화 <성덕> 관객과의 대화 자리마다 ‘구 오빠 성토대회’가 열리는 판국에, 샤이니처럼 빛나는 자리를 꾸준히 지켜온 그룹은 많지 않다. 덕분에 샤이니의 역사는 샤이니와 팬들만 즐길 수 있는 그들만의 세상이 아니라, 나처럼 샤이니에 호감을 가진 일반 대중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이야기가 되었다. <마이 샤이니 월드>의 의의는 바로 그 지점에 있다.
무대 장인인 동시에 예능도 되는 걸 대중 모두가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 영화에서 무엇을 보여주더라도 뭐 샤이니라면 믿고 볼 수 있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관에 들어갔는데… 2시간 후 다시 나온 나는 어쩐지 ‘독기 풀 충전’ 상태가 되어 뭐라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굳게 하고 있었다.
#Let’s go back to the time now
샤이니는 2008년 데뷔했다. 나는 당시 고등학생이었고, 당시는 지금처럼 아이돌 시장이 포화되기 전이었으므로, 누가 데뷔하면 주변인 대다수가 대충 아는 분위기였다. 근데 뭐 노래 제목이 ‘누난 너무 예뻐’라고? 막내가 아직 초졸이라고? 그렇게 시작부터 센세이셔널했던 샤이니는, ‘컨템퍼러리 밴드’라는 현란한 이름을 달고 나왔다. 수능 대비 영단어장에서 contemporary를 “현대의, 동시대의”라고 달달 외우기는 했지만, 당시의 내게 샤이니와 그 단어의 연관성은 이해하지 못했다. 알게 뭐야 내가 신나는데. 당시 <사.계.한>, <real>, <in my room>까지 앨범 수록곡을 전부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지금. 샤이니는 정말로 “컨템퍼러리” 밴드였음을 깨닫는다. 16년째 활동하고 있는데 “컨템퍼러리”함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그룹으로서 위기를 맞은 순간이 없지는 않았음에도, 그 모든 순간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샤이니의 팀 색깔을 지켜냈다. 여기에는 데뷔 16년차가 되도록 단 한 번의 무대도 설렁설렁 하지 않는 그들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특히나 종현을 멀리 보낸 후, 추모의 마음을 담는 동시에 샤이니가 여기서 끝나는 것은 아님을 명확히 한 정규 6집. 샤이니는 커다란 빛 모양 하나 주변을 네 개의 빛이 둘러싼 로고를 쓰고, 종현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사로 담아 노래하고, 그렇게 종현의 자리를 명확히 지켜냈다. 누군가의 앨범이 ‘꽉 차 있다’는 표현은 관용적으로 많이 쓰이지만, 정규 6집은 꽉 차 있다 못해 넘쳐 흐른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의 명반이었다.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 절로 느껴지는, 그 앨범으로 샤이니는 자신들이 영원히 건재할 다섯 명임을 명확히 했다.
슬픈 일이었지만, 여전히 종현의 말과 글과 음악이 그립지만, 언급을 피해야 하는 일도 아니게 되었다. 샤이니가 그 동안 열심히 다져 둔 자리가 이미 탄탄하기에, 이 영화 또한 종현을 슬프게 언급하거나 과하게 피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만으로 대중과 소통할 수 있었다. 이후 각자의 군백기를 거치고 나와 <Don’t call me>로 또 센세이션을, 올해 나왔던 앨범 <HARD>는 데뷔 16년차가 기존 색깔과 다른 음악으로 이렇게까지 새로울 수 있다는 놀라움을 주었다.
이 영화는 그 모든 시간을 공연 영상 위주로 세심히 담는다. 영상 속 샤이니는 땀 범벅이 되어 미친 듯이 춤을 추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노래를 한다. 노래를 왜 저렇게 잘하지? 아니 원래 잘하는 거 몰랐던 건 아닌데… 그래도 신기하네… 저 춤을 저렇게 추면서 어떻게 잘하지? 그리고 왜 다 아는 노래지? 물론 샤이니 노래는 명곡도 많고 대중에게 알려진 것만 해도 숱하게 많고… 그러다 보니 통사적으로 모든 곡을 담을 수는 없다. 2시간 동안 모르는 노래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는데, ‘이 노래는 없네…’는 많았다. 실제로 콘서트 할 때도 무슨 곡을 담을지가 아니라 무슨 곡을 뺄지 고민한다고 하니까.
공연 영상 사이사이 샤이니 멤버들이 하는 이야기들은, 오직 샤이니만이 할 수 있는 ‘라떼 토크’다. 역시나 내가 좋아하는 유형의 ‘라떼 토크’다. 이들이 매 순간 얼마나 열심히 임했는지가 물씬 느껴지는, 듣다 보면 나도 열심히 살고 싶어지는, 그리고 이들이 왜 ‘왕년의’ 이름이 되지 않는지, 왜 앞으로도 쭉 건재할 것 같은지도 느껴지는. 연차가 아무리 차도 눈빛의 독기가 빠지지 않는 그룹들이 있다. 샤이니가 그렇다. 샤이니는 앞으로도 늘 “컨템퍼러리 밴드”일 것이다.
#뜨거워지자 터질 것처럼 더 사랑할 수밖에 없게
‘누난 너무 예뻐’로 데뷔했을 당시의 샤이니를 볼 때는, 이토록 오래 샤이니를 보게 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오래 본다는 건, 그렇게 서서히 스민다는 건 정말 엄청난 일인데, 그 오랜 시간 동안 아무도 ‘동태 눈깔’ 되지 않고 건재한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이런 샤이니의 지난 역사를 2시간 동안 볼 수 있어 좋았고, 앞으로도 오래오래 보고 싶다. 팬이 아닌, 샤이니에 호감을 가진 대중에게도 이렇게 느껴지는데 팬에게는 이 영화가 얼마나 뜻깊을지 궁금하다. 영화 속에 자리를 내어 팬의 페르소나를 앉혀 두고, 함께한 시간의 가치를 자연스럽고 은은하게 담아내기도 한 만큼. ‘마이 샤이니’의 세상인 동시에 마이 ‘샤이니 월드(샤이니 팬클럽 이름)’이기도 한 영화로 만들어낸 만큼.
대중 입장에서는 그냥 샤이니가 앞으로도 자기 심지를 유지했으면 좋겠다. 사실 그럴 것 같아 걱정되지 않는다. (걱정이라는 말은 우습지만, 우리는 이미 그 시절 명곡을 많이 잃었어요.) 단지 온유가 건강을 회복하여 다음 활동은 꼭 같이 할 수 있길. 오래오래 샤이니를 보고 싶다. 한일전 중립을 지켜야 되네 어쩌네 하는 자의식 과잉 아이돌이나, 영상통화 팬사인회에 비싼 돈 주고 온 팬에게 말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고개만 주억거리는 아이돌조차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에서, (몰랐죠? 저도 이 글 쓰느라 조사하다가 알았습니다. 대중성에서 멀어진 아이돌의 장점일까요.) “샤이니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하는 16년차 아이돌은 얼마나 소중한가.
대중에게 샤이니는 감을 잃은 적이 단 한 순간도 없고, 자기 색깔을 잃은 적도 없는 그룹이다. 여전히 무대에서는 데뷔 때 못지 않게 열정적이지만, 연차에 따른 여유까지 갖추어 더욱 빛나는 그룹이다. 그렇게 비춰질 수 있도록 얼마나 노력했는지, 여전히 노력하고 있는지, 이 영화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여전히 “새로운 히트 멈추지 못했다지” 소리를 들을 자신이 있고, “왕관은 주인을 되찾아내”고 있으며, 물려줄 생각이 없는 샤이니를 보니, “샤이니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말이 허언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보고 나오는데 괜히 힘이 났다. 나도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계속 열심히 하고 싶어졌다. 저렇게 독기 풀 충전하는 마음을 놓지 않고 계속해서. 훌륭한 선배 직장인들에게서 엿본, 연차에서 나온 여유와 여전히 빛나는 열정의 조합을 샤이니에게서도 본다. 샤이니의 세계는 앞으로도 찬란히 빛날 것이다. 때로는 야근 노동요로, 때로는 여행 BGM으로, 때로는 밥 친구 예능으로… 언젠가 디너 쇼 소식이 들려올 때까지 오래오래 빛나는 샤이니를 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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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 너머의 당신에게, 마음을 담아
기적을 바라는 마음
매년 연말, 사람들은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고, 새해의 카운트다운을 외친다. 지친 일상에 나를 설레게 할 무언가가 찾아오기를, 전과는 다른 기적 같은 일상이 펼쳐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일 것이다.
세기말, 새로운 천년의 해가 뜨는 때에도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더 간절한 마음을 담았을지 모른다. 지나간 역사에 남긴 힘듦을 지우고자 하는 마음, 새로움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은 뉴 밀레니엄이라는 이름 아래 모두의 마음속에 자리 잡았을 것이다.
우리는 왜 이토록 기적을 바라며, 우리가 바라 마지않는 기적이란 무엇일까.
영화를 보다 보면 기적은 별다른 것이 아닌 듯이 느껴진다. 시간을 넘어 전달된 편지는 기적이라 불릴 만했다. 그것은 인간의 이해를 넘어선 사건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일은 해프닝으로 지날 수 있는 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상한 일로 치부해 버리고 돌아서면 그만인 해프닝. 그렇기에 성현과 은주가 편지를 주고받으며 일상과 마음을 나누는 행위는 기적을 만드는 힘이 오히려 다른 데 있다고 느껴지게 만든다. 나와 꼭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 나의 고민을 위로하고, 상황을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 이를 통해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만드는 일 같은 것들 말이다.
상처를 위로하는 일
‘우편함’이라는 뒤틀린 시공간이 전달해 준 편지 한 통은 전혀 다른 삶을 살던 두 사람을 연결해 준다.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그 말도 안 되는 일을 통해 그들이 나눈 마음은 진짜 ‘기적’이었다.
두 사람은 모두 상처를 안았다. 성현은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았다. 성현의 아버지는 어린 시절 그를 떠났다. 건축가인 아버지와 같이 ‘건축’을 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그는 학교도 휴학해 버리고 토목 공사 현장에서 일을 한다. 일마레에 건축가로서의 성현을 가둔 채 말이다. 그리고 은주는 남자 친구에게 버림받았다. 은주의 남자 친구는 은주의 꿈이던 성우를 포기하고 함께 유학을 가자고 말했다. 하지만 거절의 의사를 밝히자 그는 은주를 떠났다.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며 혼자서 밀레니엄을 맞이하게 되었다.
하지만 편지를 통해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다. 편지는 이상한 용기를 준다. 누구인지도 모를 편지 너머의 사람을 믿는 것은 퍽 이상한 일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미묘한 거리감은 으레 서로의 친한 친구에게도 전하지 못하는 말을 기꺼이 할 수 있게 만든다. 두 사람은 역시 그 거리에 기대 서로가 받은 상처를 공유한다. 그리고 ‘사랑’에 대한 생각을 나누며, 서로를 위로한다.
이는 본인을 위로하는 듯하다. 상처를 극복하는 가장 첫 번째 방법은 상처를 마주하는 것부터라고들 말한다. 두 사람은 서로가 가진 상처는 달랐지만 사랑에 버림받았다는 점에서 같았다. 그렇기에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일과 서로를 위로하는 일은 자신을 위로하는 일이었을 것이다.
소소한 행복을 공유하는 일
‘우울할 땐 요리를 하세요.’
성현은 은주에게 파스타를 만드는 법을 알려준다. 자신만의 기분 전환하는 방법을 공유하며, 다른 시간 속 같은 행위를 통해 서로 공감대를 형성한다. 편지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던 두 사람은 시공간을 초월해 서로를 만날 방법을 찾는다. 과거와 미래의 한 지점에서 서로 만날 수 있도록 말이다.
서로를 마주칠 방법을 찾은 두 사람은 우편함을 통해 녹음기를, 손 장갑을, 선물과 도움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연결한다. 그리고 일상을 공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상을 함께 하는 방법을 찾는다.
‘우선 편의점에 들어가세요.’ / ’보문리로 가는 버스를 타세요.’
무료하고 외로운 일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은 특별하지 않다. 일상을 벗어나 전과는 다른 경험을 하는 일이면 충분할지 모른다. 은주는 성현에게 놀이동산을 즐기는 법을 알려준다. 성현은 전에 라면 시도해 보지 않았을 방법으로 일상을 채운다. 성현 역시 은주에게 산책과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법을 알려준다. 처음 가보는 공간에서 은주는 과거의 성현이 전한 와인을 마신다. 그렇게 두 사람은 다른 시공간의 서로와 함께한다.
고독으로 채워진 두 사람의 삶에 새로운 빛이 들기 시작한다. 안개 덮인 일마레를 벗어나 하나둘 쌓는 둘만의 추억은 서로를 따사로운 햇살 아래로 이끈다. 상처를 보듬고 일상을 회복하는 것, 더 나아가 새로운 추억을 만드는 것은 아주 사소한 일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아픔은 두고 좋은 기억만 담아 미래로 나아가는 것
영화는 그렇게 만든 일상을 쌓아 미래로 나아가라고 말한다. 전과는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성현은 과거에 있는 사람이다. 미래에 있는 은주에게 이끌려 미래로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은주는 성현과 반대로 계속해서 과거를 돌아볼 수밖에 없다. 그녀를 발목 잡는 아픈 상처들이 모두 그곳에 있음에도. 그래서일까 은주는 나아가지 못하고 과거의 선택을 바꾸려고 한다. 과거를 변화시키고 나아가고자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남자 친구와 헤어진 그곳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성현에게 남자 친구와 헤어지지 않게 도와 달라고 부탁한 은주는 자신의 부탁으로 성현이 사고를 당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과거는 변할 수 없다. 하지만 오지 않은 미래는 바꿀 수 있다. 성현이 사고를 당한 것은 은주에게 먼 과거였다. 하지만 동시에 미래이기도 했다. 혹시나, 그리고 아직은 닿을 수 있는 편지 한 통이 남아있는 성현의 미래. 그렇게 은주는 성현의 미래를 바꿨다. 이는 은주의 미래를 바꾼 일이기도 했다. 그렇게 성현은 바뀐 미래에서 은주의 앞에 나타난다. 그리고 그들은 새로운 미래를 시작하고자 한다.
과거를 변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과거가 나에게 얼마만큼의 상처를 줬든 간에 그것은 과거의 일이다. 하지만 미래를 바꾸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은주의 절박함이 성현에게 닿았듯, 우리가 간절히 바란다면, 새로운 기적을 만들어 줄 것이다.
영화가 로맨스를 앞세우고 있기는 하지만 모두가 보편적으로 느끼는 지난날의 후회,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은 별반 다르지 않다. 새천년의 미래를 앞둔 성현과, 지난 과거에 마음을 둔 은주가 편지를 통해, 서로를 통해 보여주는 모습이 그러하다. 우리는 두 사람을 통해 과거를 과거에 두어야 한다는 것,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
“일마레는 때로는 사람을 너무 외롭게 만들어요.”
일마레의 뜻은 바다다. 모래사장 한가운데 지어진 집은 아름답지만, 얼핏 고독 보인다. 바다의 한가운데 지어져 마치 외딴섬처럼 보인다. 성현과 은주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랑에 상처받은 그들은 누구도 자신에게 다가오지 못하도록 벽을 치고, 스스로를 한없이 외롭게 만들었다. 하지만 잘못 전달된 ‘편지’ 한 통은 그들의 삶을 변화시켰다. 지난 발자국의 흔적을 지우는 파도처럼 그들은 서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일상에 출렁였다. 그렇게 새로운 모래를 덧입혀 그들의 상처를 덮었다.
성현과 은주는 사랑에 지치고 아픈 사람들이었다.
“사랑한다는 건 스스로 가슴에 상처를 내는 일인 거 같아요.”라고 은주가 편지에 적었던 것처럼 연인과의 사랑에서, 부모와의 사랑에서 스스로를 달래지 못하고 하염없이 고독한 사람이었다. 상처를 극복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우연히 닿은 편지를 통해, 그들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었고, 일상을 나누며 행복을 쌓았다.
“지금부터 아주 긴 이야기를 할 텐데 믿어줄 수 있어요?”
그리고 성현은 믿기지 않을 긴 이야기를 시작한다. 은주는 꿈에도 모를 테지만 우리는 안다.
서로에게 닿아 변화시킨 일상의 기적을, 미래를 변화시키고자 한 마음이 닿은 기적을.
나 역시 과거는 과거의 일로 남겨 놓은 채, 내 앞에 놓인 미래를 변화시킬 일상을 기대하며,
2000년에서 보내온 영화를 통해, 2025년을 기대해 본다.
Editor. Hann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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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이 팬들에게 준 선물들 정리! (이스터에그)
안녕하세요 마블쟁입니다!!
드디어 스포가 있는 자세한 리뷰 영상입니다!
영화 속에 들어있던 수많은 이스터에그들 중,
이번 영화의 실질적 주인공이라고 해도 될 캡틴과 아이언맨의 떡밥 및 이스터에그 들을 자세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영상 재미있게 봐주세요~
2018. 04. 27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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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해길랍>
“매일 널 만나길 기대해. 누굴 좋아하는 거 처음이야.”
등굣길 버스 안, 반짝이는 서로에게 반한 ‘탕셩’과 ‘완팅’은
가슴 뛰는 첫사랑을 시작한다.
서로의 세상이 되어가던 어느 날,
충격적인 사고로 ‘완팅’은
한 통의 편지와 ‘탕셩’만 남겨둔 채 곁을 떠난다.
몇 년 후, ‘탕셩’ 앞에 새로운 친구 ‘류팅’이 등장한다.
낯선 익숙함에 잊지 못했던 감정이 자라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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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인어가 잠든 집> 메인 예고편
우리 아이는 살아있어요” 절망 끝에 피어난 간절한 희망! ⠀ #히가시노게이고 소설 원작 [인어가 잠든 집] 메인 예고편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