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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파로2022-07-12 08:09:40

여성성과 모성애에 관한 시선과 뒤따르는 감정의 파고

영화 로스트 도터 리뷰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나의 눈부신 친구’의 작가 엘레나 페란테이 집필한 나쁜 사랑 3부작 중 한 편인 ‘잃어버린 사랑’을 원작으로 우리에게 배우이자 제이크 질렌할의 누나로 친숙한 매기 질렌할이 첫 연출과 각본을 맡아 제94회 아카데미 3개 부문 후보를 포함해 전 세계 영화제에서 103개 부문 노미네이트,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각본상을 포함한 37개 수상을 거머쥔 영화 로스트 도터 리뷰입니다. 그리스의 휴양지를 찾은 비교문학 대학교수 레다가 젊은 엄마 니나를 만나 자신의 옛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 서스펜스 드라마로 그들의 행동과 모습을 통해 여성성과 모성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보수적이고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 인간의 욕망에 충실한 파격적인 여성을 그리는 작가의 솜씨가 여성제작진들과 출연진들을 만나 책을 통해 개인이 혼자 떠올려보는 상상이 아닌 큰 스크린으로 다 함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게 짜여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현재를 살아가는 엄마, 딸, 여성이라면 다각적으로 생각해 볼 여백을 남겨주는 미묘함을 경험할 수 있을 듯합니다.


※ 최대한 자제하였으나 일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로스트 도터 정보 및 출연진

따님들 어렸을 땐 어땠어요?

다양한 언어에 대한 비교문학을 공부하는 대학교수 레다는 홀로 그리스의 작은 해변 도시로 휴가차 방문합니다. 별장 관리인 라일과 해변 관리 아르바이트 윌의 친절에 조용하고 한적한 해변가에서 그녀만의 호젓한 휴가를 만끽할 줄 알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인근 저택에 사는 대가족이 몰려와 해변을 차지하면서 그의 심기는 점점 불편해집니다. 그리고 그들 중 어린 딸 엘레나와 함께 나온 니나에게서 과거의 자신이 떠올라 자꾸만 신경이 쓰이고 눈을 뗄 수 없게 됩니다. 15년 전 두 딸을 키우며 워킹맘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식을 얻고 키우는 즐거움보단 괴로움, 그리고 자신의 일에 대한 성취욕 등이 충돌하던 그때를 말이죠.

 

예고편│ Trailer

 

 

원제 : The Lost Daughter│감독·각본 : 매기 질렌할

원작 : 엘레나 페란테의 소설 잃어버린 사랑

출연진 : 올리비아 콜맨, 다코타 존슨, 제시 버클리, 피터 사스가드, 폴 메스칼, 에드 해리스 외 多

장르 : 드라마│상영 시간 : 122분

국가 : 미국, 영국, 이스라엘, 그리스│등급 : 15세 관람가

평점 : 기자·평론가 6.75, 왓챠피디아 예상 3.2, 로튼 토마토 신선도 94% 팝콘 50%, IMDB 6.7, 메타 스코어 86점

개봉일 : 2022년 7월 14일

 

 

 

 

 

여성들의 앙상블, 그들의 섬세한 메시지

원작을 쓴 엘레나 페란테가 여성을 묘사하는 방식은 굉장히 직선적으로 느껴지는데, 마치 우리 사회에서 암묵적인 룰처럼 여겨왔던 모종의 합의를 깨부수는 형태로 접근합니다. 이러한 미묘하고 비전형적인 심리묘사의 중심되는 레다를 돋보이는 것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올리비아 콜맨으로 묵직한 존재감으로 드라마임에도 묘한 긴장감을 만들며 중심을 잡아주죠. 그리고 여성에서 엄마라는 위치로 옮겨가며 주인공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매개체이자 작품의 상징적인 의미인 여성성과 모성애를 둘러싼 복잡한 감정을 드러내는 니나를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배우 중 한 명인 다코타 존슨이 맡아 물오른 연기력을 보여줍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라이징 스타라 할 수 있는 아일랜드 배우이자 가수인 제시 버클리로, 누군가는 이기적으로 볼지 모르지만 부모 이전에 한 여성이자, 인간으로 솔직한 젊은 레다를 맡아 완벽하지 않아 더 일반적이라 느낄 수 있는 열연을 펼칩니다. 세 명의 출중한 배우들과 현장 경험이 많은 감독이 만들어낸 앙상블은 이들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충분한 메시지를 완성시킵니다.

 

 

 

 

로스트 도터 평점

애들이 없으니 어떻던가요?

교수이자 번역가인 주인공은 작은 해변 마을에 도착해 햇빛 아래서 휴식을 취하기를 고대하고 있지만, 그녀를 둘러싼 상황들은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합니다. 세상과 주변 사람들이 문제일까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자기중심적으로 강박적인 행동에 이상한 것의 중심은 그라는 걸 쉽게 깨달을 수 있죠. 그렇게 작품은 한 여성이 다른 여성을 보며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욕망과 충동에 이끌려 자유를 갈망했던 기억들을 통해 현재의 불안한 감정에 대한 수수께끼를 천천히 풀어갑니다. 이러한 현재의 장면들은 20년 전 레다의 삶이 겹쳐지는 신비롭고 긴장된 묘사를 통해 개인의 성취욕과 자신에게 매달리는 두 딸을 양육하는 것에 애쓰지만 점차 지치고 짜증이 쌓여 압도당해버린 한 여인의 과거를 효과적으로 보여주죠.

 

 

 

 

‘82년생 김지영’처럼 근래 한국독립영화에서 종종 사용되는 산후우울증이지만, 그녀가 받는 스트레스에 대한 묘사는 차원이 다른 압박감으로 점차 깊이 빠져들고 마는 늪처럼 그려집니다. 일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남편이 등장하지만, 자신의 무게에 짓밟혀 질식되어가는 모습은 끝끝내 극단적인 일탈을 불러오고 외형적으로 꿈꾸던 목표에 도달했죠. 하지만, 그녀에게 남은 죄의식은 다른 형태로 현재를 잠식해가고 자신이 밟아왔던 전철을 그대로 밟는 것 같은 니나에게 감정을 투영할수록 문제는 복잡하게 꼬여갑니다. 결국 소소한 사건들이 이어져 점차 더 자신을 갉아먹는 과거에 옥죄어 현재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고 그 모습을 통해 완벽한 해답보다 관객들에게 답을 구하는 형태를 취하는 것이죠. 




사람들을 통해 과거를 회상하고 니나의 현재 모습과 결부되어 두 인물이 묘하게 평행선을 이루면서 양육의 모습과 당시의 심리상태를 고스란히 보여줌으로써 많은 관객에게 공감을 살 것 같습니다. 반대로 지금까지 관습적으로, 묵시적으로 내려오는 무게감이 주인공의 충동적인 행동들이 불편하거나 꺼림칙할지도 모르죠. 동전의 양면처럼, 빛과 어둠이 있듯 어쩌면 엄마이기 이전에, 여성이자 한 사람으로서 지극히 인간적 캐릭터임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매기 질렌할은 첫 연출임에도 원작의 색을 잘 이어 인형을 통해 과오를 속죄하고자 하는 행동들, 다시금 상기되는 배꼽의 상흔, 흘러나오는 음악들(특히, 가사 의미가 투영된 본조비의 Livin' on a Prayer)까지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다양하고 복잡한 심리를 잘 표현한 세 배우의 연기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특히,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 일에 대한 성취, 성적 욕망 등에 빠져든 제시 버클리는 ‘멘’이랑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됩니다. 아마 남성 관객이 100% 공감과 이해를 하기는 어려운 부분들이라 출산과 육아에 대한 경험이 있는 여성 관객이라면 감정적으로 많이 와닿지 않을까 싶네요. :)

 

작성자 . 모모파로

출처 . 네이버영화, IMDB, https://blog.naver.com/mom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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