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Choice Movie2022-08-23 11:23:59
8월 4주 최신 개봉영화
8월 4주 최신 개봉영화
2022년 8월 4주 개봉영화!
불릿트레인 Bullet Train , 2022
브래드 피트가 다시 돌아왔다!
영화 "불릿 트레인"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초고속 열차에 탑승한 언럭키 가이 '레이디 버그'가 전 세계 고스펙 킬러들과 맞닥뜨리면서 펼쳐지는 논스톱 액션 블록버스터입니다.
3년 만의 주연으로 브래드 피트는 이너피스를 꿈꾸는 언럭키 가이 ‘레이디버그’로 분해 열연을 펼칩니다.
여기에 할리우드의 새로운 액션 장르 강자로 꼽히는 데이빗 레이치 감독만의 장기를 더해 독창적이고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완성시켰습니다.
'데드풀 2', '분노의 질주: 홉스&쇼', '존 윅'으로 액션 장르의 새로운 히어로로 자리 잡은 데이빗 레이치 감독과 브래드 피트의 만남으로
전 세계 영화 팬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초고속 열차에서 벌어지는 고스펙 킬러들의 피 튀기는 전쟁!
추천영화 "불릿트레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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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VERDENS VERSTE MENNESKE , THE WORST PERSON IN THE WORLD , 2021
작품성과 흥행 모두 잡은 역대급 신드롬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을 입증한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는
내 삶의 조연은 그만하고 싶은 스물아홉 '율리에'가 인생의 다음 챕터로 달려나가기까지, 그 아프지만 반짝이는 여정을 그린 영화로,
'라우더 댄 밤즈', '델마' 등으로 국내 영화팬들에게도 익숙한 요아킴 트리에 감독의 신작입니다.
"고전적인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며,
한계에 직면하면서도 스스로 자아를 찾아가는 여성을 통해 그곳에서 나오는 모든 코미디와 혼돈을 포착하고 싶었다”라고 이야기해 더욱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또한 자신이 애정하는 2021년 영화 리스트에 등록된
추천영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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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오 2022
올여름 스트레스를 날려줄 유일무이 코미디!
영화 "육사오"는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버린 57억 1등 로또를 둘러싼 남북 군인들간의 코믹 접선극입니다.
운명처럼 말년 병장의 발 밑에 날아온 로또 한장이 57억 1등 당첨 로또였다는 기상천외한 상상에,
심지어는 그 로또가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으로 안착한다는 기절초풍할 설정을 더했는데요
고경표, 이이경, 음문석, 박세완, 곽동연, 이순원, 김민호 자타공인 코미디 강자부터 은둔 고수까지!
긍정 에너지 넘치는 배우들의 빵빵 터지는 코믹 케미스트가 기대가 되는 영화 입니다.
'공동경비구역 JSA 이후 남과 북 청춘들의 이야기'라고 말한 박규태 감독은 "육사오"에는 현재 충무로의 '영 블러드'들이 한 데 모여 막강의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냈습니다.
'날아라 허동구' 연출, '달마야 놀자', '박수건달' 각본 등 유쾌한 상상력에 오랜 기간 쌓아온 노하우를 더해
언제나 기분 좋은 웃음을 선물하는 박규태 감독!
57억 1등 당첨 로또를 둘러싼 남북 군인들간의 코믹 접선극!
추천영화 "육사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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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 CUBE 一度入ったら , CUBE , 2022
25년 만에 허락된 '큐브' 첫 공식 리메이크
영화 "큐브"는 살인 함정이 가득한 정육면체 공간에서 벗어나려는 생존자 6명의 사투를 그린 밀실 탈출 호러로, 올여름 호러 기대작으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1997년 원작 '큐브'가 공개되고 간단한 설정이지만 기발한 아이디어가 넘치는 이 영화에 영화 팬들의 뜨거운 지지가 이어졌었죠
그동안 수많은 '큐브'의 후속편이 공개되어 왔지만 새로운 "큐브"는 빈센조 나탈리 감독이 직접 크리에이티브에 참여한 작품이라 더욱더 기대가 큽니다.
엔지니어, 편의점 아르바이트, 학생, 정비공, 기업 임원!
어떤 접점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큐브에서 펼쳐지는 살인 게임!
원작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큐브를 만들어 낸
추천영화 "큐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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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순이 KOKO SunYi , 2022
OWI 49번 심문보고서 거짓 실체 전 세계 최초 공개
영화 "코코순이"는 강제 동원된 '위안부' 피해자 중 미얀마에서 발견된 조선인 포로 20명을 심문한 보고서에 남겨진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왜곡된 기록과 감춰진 진실을 밝히는 추적 르포무비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매도하는 일본 우익단체와 관련인들의 근거가 되고 있는 미 전시정보국 49번 심문보고서의 거짓 실체를 전 세계 최초로 밝힌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죠.
영화 '코코순이'는 다양한 사회 문제와 진실을 심도 깊게 파헤쳐온 KBS 탐사 프로그램 '시사기획 창'의 촬영팀과 제작팀이 참여하고
이석재 기자가 연출을 맡아 완성도 높은 르포무비를 탄생시켰습니다.
2022년미 하원의 '일본군'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 통과 15주년과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공식 제정 10회차로 의미가 특별한
추천영화 '코코순이'입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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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너진 무대 밑에서 울리는 나쁜 아버지의 노래
아네트 (ANNETTE, 2021)
개봉일 : 2021.10.27. (한국 기준)
감독 : 레오 까락스
출연 :아담 드라이버, 마리옹 꼬띠아르, 사이몬 헬버그
무너진 무대 밑에서 울리는 나쁜 아버지의 노래
<홀리 모터스>, <나쁜 피>, <퐁네프의 연인들> 등 지금 봐도 완벽히 마음에 들어차는 명작을 남긴 레오 까락스 감독의 신작이자 2021년 74회 칸영화제 감독상에 빛나는 영화 <아네트>. 만일 이 영화를 딱 한 가지 단어로만 표현하라면 나는 '충격'이라는 단어를 고르겠다.
아름답고 환상적이며 신선하다. 그리고 완벽히 어둡다. 영화를 검색했을 때 기본적으로 공개되는 시놉시스를 보면 “함께 인생을 노래하는 두 사람에게 무대는 계속되지만, 그곳엔 빛과 어둠이 함께한다.”라는 문장이 있다. 이 영화에는 찬란한 빛과 아주 깊은 곳에서만 볼 수 있는 어둠이 공존한다.
신선하고 기이한 노래
예고편과 몇 개의 카피들을 보면 <아네트>를 역경에 맞서는 격정적인 사랑 이야기 또는 인생을 노래하는 예술가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앞서 큰 인기를 끌었던 라라랜드와 비긴 어게인 같은 음악 영화를 기대할 수도 있다. 물론 나도 예고편과 시놉시스를 보고 라라랜드 같은 음악 영화를 기대했는데,. 생각해 보니 이 감독님은 <홀리 모터스>의 감독이다. 이걸 잊어선 안됐다.
그는 항상 내 예상의 범주를 가뿐히 뛰어넘는, 혼돈 그 자체의 인물임을 잠시 망각했다. 하지만 충격은 잠시였고, 영화의 기묘한 분위기는 순식간에 나를 사로잡았다. 마치 천국에 있다가 지옥의 불구덩이에서 담금질 당하는 느낌이었는데, 그럼에도 이 영화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가 끝났을 때, “나 지금 뭘 본거지?”라는 말이 가장 먼저 나왔지만, 웃기게도 그다음 말은 “개봉하면 무조건 다시 본다. 돈과 체력만 있으면 이틀에 한 번도 보겠어.”였다.
영화 속 인물들이 뿜어내는 복잡한 감정들과 신선하고 환상적인 연출은 기이하게 느껴질 만큼 새로운 모양의 파동을 일으키며 스크린을 압도한다. 영화는 등장인물의 밑바닥을 싹싹 긁어내며 너무도 현실적인 불쾌감을 쥐여주기도 하고, 그 위에 분노와 열망. 사랑, 열정, 이기심 등을 차곡차곡 쌓아 끝내 거대한 폭발을 일으킨다. 이 폭발의 충격은 내 하루를 빈틈없이 점령했다.
영화의 그 어떤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았고, 빠짐없이 기억하고 싶었다. 정적인 대사가 거의 없다고 느껴졌을 만큼 꽤 많은 수의 노래가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노래를 다시 듣자마자 해당 장면들이 대부분 기억날 만큼 이 영화는 나에겐 큰 충격이자 신선함이었다.
올해 극장에서 본 영화 중 Best3안에 들지 않을까. 예상 중이다. 물론 바로 다음날 듄을 관람했으며 남은 기간 동안 이터널스, 프렌치 디스패치, 킹스맨 등의 개봉이 기다리고 있지만.. 여전히 내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영화의 주제
레오 까락스 감독은 이 영화를 나쁜 아버지에 대한 영화라고 언급했다. 나쁜 아버지, 이기적인 아버지. 하지만 그와 비례할 만큼 너무도 큰 열망을 갖고 있던 주인공 헨리. 헨리는 내가 서있던 무대 위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내가 나의 이름을 소개하고 다른 이들이 나의 이름을 외칠 날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란 걸 직감한다. 아주 높은 절벽 위에서 성취감에 취해 비틀거리던 그는 발을 헛디뎌 한순간에 나락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그 시점부터 인생이란 무대에 어둠이 들어차기 시작한다.
레오 까락스 감독은 놀라울 만큼 신선한 연출과 자신이 담고자 했던 메시지 사이에서 정확한 중심점을 잡는다. 연출은 연출대로, 노래는 노래대로. 메시지는 메시지대로. 정해진 자리에 앉아 각자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여러 요소들이 합쳐져 완벽에 가까운 균형을 이뤄낸다.
더욱 깊어진 아담 드라이버의 목소리
거기에 헨리 역을 맡은 아담 드라이버와 안 역을 맡은 마리옹 꼬띠아르의 목소리와 이미지 조합 또한 훌륭하다. 대단한 배우들이란 걸 알고는 있었지만, 이 두 배우의 목소리와 눈빛이 이렇게나 깊고 아름다운 줄은 미처 몰랐다.
<아네트>를 보고 온 날 밤, 잠들기 전까지 아담 드라이버만 생각났다. 헨리는 미운데.. 본체는 좋고.. 근데 본체의 멋짐은 유죄고.. 혼자 온갖 생각을 다했다. 내가 기대했던 선을 가뿐히 때려 부수다 못해 아예 가루로 갈아버리며, 내 기대 그 이상을 보여준 아담 드라이버에게 한 번 더 푹 담가져버렸다. 그가 얼마나 더 발전할지.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감이 차오른다.
언급하고 싶은 장면들은 참 많지만 일말의 스포조차 이 위에 쓰고 싶지 않다. 모르는 상태로 이 영화를 감상하고, 영화가 선사하는 충격과 감동에 온전히 빠져보시길 추천한다.
아네트 시놉시스
예술가들의 도시 LA, 오페라 가수 `안(마리옹 꼬띠아르)`과 스탠드 업 코미디언 `헨리(아담 드라이버)`는 첫눈에 서로에게 이끌린다. 함께 인생을 노래하는 두 사람에게 무대는 계속되지만, 그곳엔 빛과 어둠이 함께한다.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서로 다른 높이에 서있는 헨리와 안
고상한 취미로 인정받는 오페라 무대에 서는 안과 가볍다고 여겨지는 스탠드 업 코미디쇼 무대에 서는 코미디언인 헨리. 두 사람은 분명히 서로를 사랑하지만, 헨리는 은근한 불안감과 의문을 가진다.
“그녀가 날 만나는 이유는.. 그건 잘 모르겠어.”
모두가 사랑할만한, 매일 밤 죽음을 맞이하면서도 박수를 받는 아름다운 오페라 가수와 그리 높지 않은 무대 위에서 관객들과 함께 농담을 주고받는 코미디언. 예술에 등급을 나눌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그맨과 오페라 가수를 동등하게 보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렇게 사랑스럽고 완벽한 그녀가 왜 나를 만날까. 수많은 사람들과 카메라가 기다리고 있음에도 왜 나와 눈을 맞추는 걸 선택하는 걸까. 안의 퇴근길에 헬멧을 쓰고 등장한 헨리는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카메라와 많은 이들의 관심을 썩 반기지 않는 눈치다.
심연에 빠지다
헨리는 말한다. “난 절대 심연을 바라보지 않지.”
심연을 겪어본 적도, 심연을 바라보려고 한 적도 없었던 인물이 한순간에 심연에 빠진다면? 그 공포와 떨림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서로의 사랑을 믿고 결혼을 선택한 두 사람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한다. 안의 유명세 때문인지 사람들은 안과 헨리에게 끝없는 관심을 보냈고, 두 사람은 사랑의 결실로 아이를 낳는다. 헨리는 이렇게 쭉 각자의 무대에 서서 각자의 인생을 이어가며, 집에선 아이의 부모로서 헌신하는, 그런 행복한 삶을 살 거라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안과 헨리의 커리어의 높이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지기 시작한다. 헨리의 쇼는 취소, 안의 공연은 매진.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는 헨리와 쉼 없이 상승하는 안. 헨리는 자신의 실패에 대한 절망과 끝없이 상승하는 안의 모습에 열등감을 느낀다.
마음을 다잡지 못한 헨리는 결국 역겨운 놈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무대 아래로 밀려나고 깊은 심연에 빠지게 된다. 한 번도 빠져본 적 없었고, 마주할 생각도 용기도 없었던 어두컴컴한 곳에서 기울어진 별 헨리는 풀지 못한 욕망에 묻혀 타들어가다 끝내 미쳐버린다.
좋은 아버지이고 싶었던 나쁜 아버지. 그리고 꼭두각시
<아네트>는 또 다른 주인공, 헨리의 딸 아네트를 꼭두각시 인형으로 표현한다. 시각적으로도, 비유적으로도. 처음 아네트가 세상에 나온 순간, 적잖이 놀랐다. 아이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하다니. 대체 무슨 의도인 건가 싶었다.
아네트는 눈에 보이는 모습 그대로, 헨리의 꼭두각시였다. 아네트가 빛을 받으면 노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헨리는 망설임 없이 안의 친구였던 지휘자에게 찾아간다. 헨리는 안을 닮은 아네트의 목소리와 노래 실력을 기적이라 표현하면서, 그 기적을 이용해 자신이 풀지 못했던 무대에 대한 갈증을 풀어나간다.
헨리에겐 아네트의 목소리가 다시 무대 근처를 기웃거릴 수 있는 기적 같은 찬스였겠지만 아네트에게 그 목소리는 안이 남긴 저주 그 자체였다. 헨리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구경거리가 되고, 스케줄에 지쳐 축 처진 작은 몸으로 또다시 노래하고,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아네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바쁘다.
아네트가 막 세상에 나왔을 땐 안아드는 것조차 조심스러워했던 헨리였지만, 이젠 아네트를 안지도, 신경 쓰지도 않는다. 아네트는 엄마 안처럼 드높은 무대 위에서 노래한다. 그리고 그 무대는 마치 절벽처럼 위험해 보인다. 매일 밤 무대 위에서 죽었던 엄마처럼, 아네트도 무대위에서 서서히 지쳐간다. 아네트의 마지막 무대, 모니터 안에 비친 아네트의 모습과 헨리가 공연장 모니터를 통해 봤던 무대 위 안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헨리는 자신을 ‘아이의 재능을 썩히지 않는’ 좋은 아버지라고 포장하지만, 실상은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잇속만 챙기는 나쁜 아버지였다.
사랑의 저주를 벗어난 꼭두각시
헨리와 안에게 사랑과 노래는 곧 인생이었다. 하지만 헨리가 눈이 멀어 안을 죽음으로 몰아넣었을 때부터 사랑과 노래는 저주가 되어 아네트에게 스며든다. 무대와 노래, 유명세에 갈증을 느끼던 헨리에게 재능 있는 아이는 사랑의 대상이자 욕망을 이뤄줄 도구였다.
아네트를 향한 헨리의 감정은 처음엔 순수한 사랑이었지만, 심연을 만나며 거친 감정들로 더럽혀졌고, 사랑은 끝내 집착과 저주로 변한다. 말을 하기 시작한 후, 헨리의 죄를 공개한 아네트는 겨우 꼭두각시에서 벗어나게 된다. 아네트는 훌쩍 큰 모습으로 많이 변했다고 말하며 본래의 모습을 되찾는다.
헨리는 많이 변한 아네트를 보며, “심연을 보면 안 된다.”는 말을 남긴다. 결국 심연의 어두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잠식되어 버린 그는 사랑도, 사랑을 할 자격도 모두 잃고 만다.
아네트는 이제 헨리의 잘못된 사랑을 거부한다. 헨리가 욕심에 눈이 멀어 세계투어를 시킬 때쯤부터 아네트는 헨리의 손길과 뽀뽀를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였고, 마지막 무대에 이르러선 헨리의 범죄 사실을 알리며 그의 손길에서 벗어난다.
심연을 두려워했던 자가 만든 결말
한순간의 명예를 좇던 예술가는 다시 무대에 오를 수 없을 만큼 완벽하게 망가진다. 그리고 그가 섰던 과거의 무대 또한 다시 올릴 수 없을 정도로 무너져버렸다. 사랑했던 연인을 사랑이 아닌 분노의 눈빛으로 바라보기 시작했을 때부터 헨리는 사랑도, 사랑할 자격도, 꿈도 모두 잃는다.
남은 것 없는 상황에서도 사랑해서 그랬다는 변명으로 끝까지 버텨오던 그는 결국 깊은 심연으로 떨어진다. 가장 두려워했던 곳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한 이기적인 몸부림의 결말은 사랑했던 이의 상처와 가파른 추락이었다.
안이 죽은 후 생긴 헨리의 얼굴 상처는 그의 욕심이 짙어질수록 점점 진해졌고 결국엔 빨간 흉터가 되어 자리 잡는다. 되돌릴 수 없는 이 흉터처럼 사랑을 깨고 저주를 만들어낸 그의 선택은 끝내 되돌릴 수 없는 결말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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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웬디>, "늙는다는 것은 위대한 모험이야"
씨네랩으로부터 언론배급시사회를 초청받아 크리에이터 자격으로 개봉 전 <웬디>를 관람하였다.
피터팬 탄생 110주년을 기념하며 지난 6월 30일에 개봉한 영화 <웬디>는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아이인 '피터'가 아닌 '웬디'의 시선으로 바라본 '피터팬'을 그려낸 작품이다.
<웬디>의 감독 벤 자이틀린은 어린 시절부터 재미와 자유를 추구하는 피터팬을 꿈꿨지만, 영화 <비스트>를 연출한 후 삶 전체가 바뀌는 경험을 하여 이를 계기로 '나이 드는 것'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탐구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탄생한 것이 바로 '피터팬'을 각색한 <웬디>이다.
"사람은 누구나 좋든 싫든 성장하고 변화하게 되며,
이때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며 어린 시절 품었던 확신들은 서서히 사라지게 된다."
- 벤 자이틀린 감독
기찻길 옆 식당에서 일하는 어머니를 도우며 살고 있는 웬디에게는 쌍둥이 남자 형제인 더글라스와 제임스가 있다. 이 작은 식당이 세상의 전부인 소녀 웬디의 마음 속에는 호기심과 모험심, 수갈래로 뻗어나가는 꿈들이 있다.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모험에 대한 꿈을 꾸던 날 밤, 웬디는 기차를 타고 있는 소년 '피터'를 발견한다. 더글라스, 제임스와 함께 기차에 탄 웬디는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아이'로 살아갈 수 있는 신비로운 섬에 도착한다.
그리고 웬디의 길고 긴 여정이 시작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든 생각은 '낯설다'였다.
내가 어렸을 때 관람하고 지금 어렴풋이 기억하는 영화 <피터팬>의 분위기는 동화같은 세상 속에서 아이들이 아기자기하게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웬디>는 동화라기보다는 '야생', '거칠다', '생생하다', '스릴 넘친다'라는 단어들이 더 어울리는 영화이다.
어른들이 없는 세상 속에서 어린 아이들은 여기저기를 모험한다. 동시에 방황한다.
여러 사건사고를 겪는 아이들이 이에 대처하는 방법은 서툴다. 불안정하다.
마치 알게 모르게 점점 몸과 마음은 자라지만, 아직 내면에 '아이로 남고 싶다'라는 생각이 존재하여 생기는 불협화음같다.
그리고 이러한 불협화음은 웬디의 불안한 시선을 통해 잘 전달된다.
영화를 보며 가장 놀랐고, 감탄한 점은 아역배우들의 연기였다.
'웬디' 역할의 데빈 프랑스, '피터' 역할의 야슈아 막, '더글라스' 역할의 게이지 나퀸, '제임스' 역할의 개빈 나퀸 등 모든 아역배우들이 영화와 하나가 되는 연기를 선보였다.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섬이 주요 배경이기에 아역배우들이 영화를 이끌었는데, 이질적인 느낌이 하나도 없었다.
이 섬에서는 희망을 잃으면 늙게 된다. 더 이상 아이의 모습으로 남아 있지 못하는 것이다. 이 섬에서 어른이 되어버린 사람들은 모두 희망과 기쁨을 잃어버린 '아이들'이었다. 영화의 중반부에서 쌍둥이 형제 중 제임스는 항상 함께 하던 더글라스가 섬에서 없어지자, 깊이 절망한다.
"희망을 버리면 안 돼. 그게 널 늙게 하는 거야."
웬디는 제임스가 희망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지만, 제임스는 결국 희망을 잃고 점점 노화하기 시작한다.
이 순간 나는 수없이 많은 꿈과 희망을 가졌다가 시간이 흘러 몸과 마음이 자라면서 꿈을 하나둘씩 포기한 '나 자신'을 떠올렸다. 그 동안 나의 꿈을 포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나 자신을 위로하며 살아오곤 했었다. 사실 이 모든 일들이 '나 스스로 나의 희망을 버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자 조금 씁쓸해지기도 했다.
영화 속에서 주체적이고 활동적인 웬디는 용맹하게 모험을 주도한다. 노화가 시작된 제임스를 회복시키기 위해 여러 노력을 이어나간다. 희망을 잃고 어른이 된 사람들에 대항하고, 바닷 속 '어머니'의 존재를 깨닫기까지의 모든 여정의 주체는 '웬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늙는다는 것은 위대한 모험이야."
웬디는 '자연스럽게 나이가 드는 것'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 늙는 것이 무조건 부정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은 웬디는 섬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간 웬디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자연스레 늙어가며 그에 맞는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피터는 섬에 계속 남아 있는다. 피터는 '영원히 아이로 남아 있기'를 바란 것이다. '나이 듦'의 가치를 깨달은 웬디와 상반되는 결정을 하였다.
"마법은 피터의 섬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으며,
이제부터 피터의 이야기는 잠자리 이야기에 그쳐 있다."
웬디가 겪은 '피터가 사는 섬'에서의 이야기는 모험 이야기가 되어 웬디의 아이들에게 전해지기 시작했다. 희망과 꿈이 가득한 삶을 사는 아이들에게 모험에 대한 강한 욕구를 불어넣는 '잠자리 이야기'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꿈을 꾸는 아이들에게 또다시 피터가 탄 기차가 찾아온다. 어린 웬디를 닮아 강한 모험심과 호기심을 간직한 웬디의 딸은 이 기차를 탄다. '영원히 어린 아이로 남을 수 있는' 곳으로 간다.
웬디의 딸이 '나이 듦'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과연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올지, 아니면 영원히 어린 아이가 되어 그곳에서 살아갈지.
'잃어버린 꿈과 희망, 그리고 동심'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된 영화였다.
어린 시절 나는 정말 무수한 꿈을 가진 아이였으며, 항상 희망찬 아이였다. 하지만 커가면서 자연스레 이 꿈과 희망들은 사라졌다. 포기했다기보다는 '사라졌다'라고 표현해야 적절한 것 같다. 한 해 한 해 나이가 들고, 점점 현실을 깨닫고 이에 적응해가며 자연스레 내가 가진 (조금 무모하다고도 생각되는) 꿈은 사라져갔다.
이런 꿈들은 이제 막 어른이 되어 현실에 치여 힘들게 살아갈 때 문득 떠오르곤 한다. '아 그땐 이런 꿈을 가졌었지', '그땐 참 순수했지', '어릴 땐 겁도 없었다' 등의 생각처럼 말이다. '어렸던 나 자신'이 그립다기보다는 '어릴 때 내가 가졌던 순수한 꿈'이 그리운 것 같다. 순수했던만큼 많은 열정을 가졌고, 밝고 활기찬 모습이었으니까. 사실 지금도 종종 그립다.
하지만 '피터'가 나타나서 어린 아이로 남을 수 있는 섬에 가자는 제안을 한다면 거절할 것 같다.
현실세계에서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은 많이 힘들고 버티기 어렵다. 언제 진짜 어른이 될지도 불확실하다. 마냥 불안정한 시기이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가며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배운다. 그리고 또다른 꿈을 꾸기 시작한다. 수많은 경험을 하고,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내면적으로)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다.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마냥 순수하기만 하던 꿈이 아닌, 앞으로 살아가며 '진짜 이루고자 하는', '진짜 이룰 수 있는' 꿈을 가지게 된다. 이 꿈은 삶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고, 나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힘이 될 수도 있다.
이 영화 속의 '웬디'처럼 말이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자연스럽게 나이가 들어가며 얻는 지혜만큼 값진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피터의 섬'에서 겪는 일들이 아무리 재미있고 뜻깊다 해도 말이다. 개인적으로 어린 아이들보다는 다소 지친 현실을 살고 있거나 때때로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어른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혹은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도기를 겪으며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늙는다는 것은 위대한 모험이다.
이 모험을 하며 우리는 여러 감정을 겪고 이를 통해 또다른 교훈을 배우며,
앞으로 계속 나아갈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얻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또다른 행복을 맞이할 수 있다.
피터의 섬 안에 줄곧 있으면서 이런 흥미진진한 모험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쉽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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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성인이고 누가 죄인인가
이 영화는 여러 면에서 당혹스럽다. 우선 액션 위주의 영화가 아닌데 <원맨>이라는 B급 액션영화 같은 타이틀을 달고 예고편을 만들어 착각하게 만든 게 당혹스럽고, 영화 내용이 한국의 역사가 오버랩돼서 당혹스럽다. 아마도 원래 타이틀인 <In the Land of Saints and Sinners (성도들과 죄인들의 땅에서)>로 개봉하고, 드라마 장르인 원래 메시지를 드러나게 했다면 더 관객이 안들 것이라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난 그렇게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원맨>이라는 타이틀은 마치 <존 윅>이나 주연인 리암 니슨의 <테이큰>을 연상시키고, 영화를 본 관객들을 실망시키니까. 영화 <원맨>은 70년대 후반 북아일랜드 역사와 사람들을 보여주는 영화다. 우선 이 영화를 이해하려면 우선 간략하게 아일랜드와 영국의 관계, 아일랜드의 무장독립투쟁단체인 IRA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아일랜드와 영국, IRA
아일랜드인의 주류는 켈트족이고 종교는 가톨릭이다. 영국인은 주류는 앵글로 색슨족이며 종교는 개신교 계열인 영국 성공회이다. 아일랜드는 아주 오랫동안 영국의 지배를 받아왔다. 중세부터 이어진 전쟁과 간섭은 1600년대부터 완전히 지배당하고 1919년 독립선언을 하기까지 수백 년을 지배당했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로 완전히 비교할 순 없지만, 이입을 해보자면 임진왜란 때 조선이 일본에 지배당하고 3.1 운동할 때 독립한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유럽의 오래된 진저(빨간 머리) 차별이 아일랜드인에 대한 차별과 엮여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아일랜드인 중 많은 사람이 빨간 머리와 주근깨, 흰 피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일랜드가 워낙 오랫동안 지배당했기 때문에 종교적으로 인종적으로도 영국과 섞여있었는데, 그중 성공회의 영국인이 많이 거주하던 현재 북아일랜드 지역은 아일랜드가 독립할 당시 영국령으로 남기로 한다. 이 과정에서 아일랜드는 영국의 자치령으로 남아 남북 분단을 하려 했고, IRA는 영국으로부터 완전히 독립을 하려 해서 아일랜드 내전이 일어난다. 결국 IRA는 지고 아일랜드는 남북으로 분단된다. 그러나 1960년대 후반 북아일랜드에서 성공회의 영국 계열 주민들이 가톨릭인 아일랜드인을 차별하고 핍박하는 게 점점 커져 '북아일랜드 분쟁'으로 확대된다. 이에 아일랜드 전체를 영국으로부터 독립시키려는 IRA가 힘을 얻고, 점점 무장 투쟁이나 폭탄테러등을 하며 영국과 대립한다.
영화의 배경인 1979년에는 실제로 IRA가 루이 마운트백작을 폭탄으로 암살한 사건이 터진 해다. 이 사건으로 그의 가족들과 같이 요트에 있던 선원들까지 죽었고, 그가 아일랜드와 별로 척진 게 없기 때문에 아일랜드에서도 IRA의 행동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생겨나게 된다. 영화의 시작에서 IRA가 폭탄테러를 하면서 죄 없는 아이들이 말려들어 죽은 것이 묘사된 게 이러한 IRA의 상황을 나타낸다. IRA는 강력한 아일랜드의 독립의지를 보여줬지만, 아일랜드의 은행을 털어 자금을 마련하는 등의 행동으로 나중에는 아일랜드도 등을 돌리게 된다. 하지만 영국군이 아일랜드에 계속 못할 짓을 하고 일반인들까지 IRA로 몰아 죽인 숫자는 더욱 컸기 때문에, IRA가 민간인 희생자를 내고 강도, 살인등의 행동을 함에도 불구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따라서 IRA가 정말 선하냐 악하냐를 딱 구분 지을 수 없는 모양새다. 그러다 1998년 벨파스트 협정 이후, IRA는 공식적으로 무장투쟁을 철회하고 정당을 만들어 민주주의 방식으로 대항하고 있다.
성자도 죄인도 없다
주인공인 핀바 머피(리암 니슨)는 2차 대전 군대를 다녀온 전직 군인이다. 전쟁에서 돌아오고 나니 아내가 죽었고, 그 우울증 때문에 방황하다 살인청부업을 하게 된 거라고 설명한다. 핀바는 지역 주민들과 잘 지내는 정말 좋은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셀 수도 없이 많은 사람을 죽인 킬러다. 그리고 마을에 숨어 들어온 IRA와 대립하게 된다. 이 IRA는 독립 투쟁을 위해 폭탄을 터트려 요인을 암살했지만, 죄 없는 어린아이들까지 말려들어 죽게 한 죄를 가지고 있다. 그럼 독립운동가는 폭탄테러범이고, 그 테러범과 킬러가 싸우는 내용이란 말인가? 이 지점에서 한국인은 머릿속에 물음표가 가득할 수밖에 없다. 현재 정치권에서도 한국 독립운동가들을 테러범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볼 때, 아일랜드의 상황과 일제강점기 상황이 정확히 매치되지 않는다는 시선이 필요하다.
특히 영화에 잘 언급되진 않았지만, 핀바 머피는 킬러 이전에 죄가 많은 사람이다. 그가 2차 대전에 참전했다고 하는 것에 많은 것이 숨겨져 있다. 2차 대전 당시, 아일랜드는 내전 상황이었고 영국과의 관계 때문에 오히려 독일을 응원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공식적으로는 중립국을 선언하고 참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독일은 오히려 아일랜드를 침공하려 했고 이에 미국이 아일랜드를 점령해 연합국 기지로 활용한다. 이때 개인자격으로 참전한 이들이 있었고, 아일랜드에서는 이들의 존재를 크게 언급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한국이 해방 후 일본과 중국이 전쟁을 했다고 한다라고 가정했을 때, 한국인이 일본군으로 참여하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즉 핀바는 이제 막 독립한 나라에서 자신들을 식민지 삼았던 국가를 도우러 참전한 사람이었고, 거기에서 수많은 사람을 죽인 것으로 나온다. 영화에서 핀바는 킬러임에도 불구하고 인품이 좋은 할아버지처럼 나오지만, 사실상 영국을 도와 전쟁에서 공로를 세운 인물이고, IRA는 대의를 위해선 약자나 민간인에게 피해 입히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무자비한 인성으로 나오지만 사실 영국에 저항하는 독립군이다. 서로가 대의를 위해서는 반대편에 섰었지만, 이 영화에서 그 둘은 배경과는 정 반대로 서로의 개인적인 대립과 복수를 다루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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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편에 서서 전쟁을 하고 사람을 죽이고, 평생 셀 수도 없는 수많은 사람을 살해한 청부살인업자가 정말 선한가? 아니면 죄 없는 민간인들이 같이 죽어도 폭탄테러를 하고 폭행, 협박, 강도짓을 일삼는 IRA가 선한가. 서로가 서로의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하지만, 아무렇지 않게 자신이 믿는 바를 행하는 이들은 자신의 가슴속에 항상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며, 결국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벌을 내린다. 마치 핀바가 읽고 있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처럼.
영화를 보다 보면 자꾸 한국의 독립군의 상황 등이 생각나 미묘한 감정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영국-아일랜드-북아일랜드-IRA는 한국-일본 관계와 자세히 보면 많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을 대입하려 하기보다는 당시 북아일랜드가 겪어야 했던 많은 아픔들을 이해할 수 있는 영화라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 역사 드라마이기 때문에 '리암 니슨'이라는 이름이 주는 액션 스릴러로써의 시원함이나 멋짐 등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그저 우리는 그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 그토록 많은 죄가 서려있다는 것을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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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를 위협하는 강자의 등장, TUBI
이번 슈퍼볼 하프타임쇼 보셨나요? 켄드릭 라마의 화려한 무대와 함께 바이브 넘치는 스텝이 바이럴되며 (드레이크 TV 꺼…) 국내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올해 슈퍼볼 중계를 맡은 FOX는 자사 스트리밍 플랫폼 TUBI를 통해 경기를 무료로 제공하는 파격적인 시도를 했는데요. 그 결과 슈퍼볼 전체 시청자 1억 2,770만 명 중 TUBI 시청자가 1,360만 명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과연 이것이 단순히 공짜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까요?
TUBI는 미국의 AVOD/FAST(광고 기반 주문형 비디오/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입니다. AVOD와 FAST 플랫폼은 광고 시청을 전제로 콘텐츠를 무료 또는 저렴하게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TUBI는 작년부터 매출이 크게 증가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고 있으며, 현재는 파라마운트의 플루토 TV와 함께 AVOD 시장의 양강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여러 플랫폼의 구독료가 모이면 월말에 상당한 금액이 되는 경험이 다들 있으실 텐데요. SVOD(구독형 주문 비디오) 방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로감이 AVOD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광고를 보는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그만큼의 비용을 치킨 두 어마리 더 먹는 것에 쓰겠다는 소비자들의 선택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SVOD가 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빨리빨리' 문화 때문일까요? 한국 소비자들에게 광고는 여전히 민감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물가 상승으로 플랫폼 이용료가 부담스러워진 시청자들에게 AVOD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플랫폼 입장에서도 정체된 구독자 수를 늘리고 광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효과적입니다. 콘텐츠 확보 경쟁을 넘어 시청 방식까지 다양화되는 OTT 시장,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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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보 같은 순애의 영화, <행복의 노란 손수건>
순애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폭삭 속았수다> 속 관식의 사랑에 대해 사람들은 ‘순애’라는 말을 사용한다. 어떤 시련이 닥쳐도 상대에게 아무리 상처를 받아도 사랑을 멈추지 못하는 관식의 사랑은 순애다. 그의 사랑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그의 사랑으로 인해 관식이라는 캐릭터에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유니콘남’이라는 말이 덧붙기도 한다.
왜 사람들은 이토록 ‘순애’에 열광하는가. 신자유주의 사회 속 사랑이란 점차 별볼일 없는 감정으로 치부되기 시작했다. 자본주의 사회의 사랑은 돈과 시간을 들여 타자와 관계를 맺는 일이다. 연애와 결혼은 투자의 영역에 속하는 일이 되었다. 20대에는 뻔한 사랑을 꿈꾸며 연애를 하던 이들도, 결혼적령기에 이르면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조건‘이 맞는 상대를 만난다. 이는 관계 맺기의 실패 확률을 줄이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계산적인 행위다.
그러나 사람들이 소구하는 콘텐츠의 양상은 다르다. 암청색의 액션 장르물이 즐비한 콘텐츠 업계에서도 단비처럼 찾아오는 멜로물에 시청자들은 반응한다. 스펙터클에 매몰된 영화계의 경우 멜로물을 기피하는 추세가 이어진지 오래이나, 드라마계의 경우 이야기가 다르다. 여전히 멜로는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들을 사로잡는 장르이다. 그리고 그런 멜로물의 핵심에는 ’순애‘가 있다.
<행복의 노란 손수건>은 한 여자의 순애를 그리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표면적인 이야기는 킨야라는 한 남성이 주도하는 로드 무비다. 훌쩍 지겨운 삶의 터전을 떠나온 킨야는 우연히 아케미라는 여성을 만난다. 킨야는 상대가 누구여도 상관없었을 만남에 순간의 쾌락만을 추구한다. 그리고 또다시 누구여도 상관없었을 시마라는 남성을 만난다. 아케미의 독촉에 가까운 독려에 어쩔 수 없이 세 사람은 한 대의 차에 오르고, 이들의 여행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작품의 초중반부에 주로 다뤄지는 이야기는 단순하다. 아케미라는 단독자라기보다는 여자를 원하는 킨야는 서투르게 그녀에게 접근하고 실패한다. 그의 방법론은 현시대의 감각으로 읽어낸다면, 폭력적인 접근이라고 읽어낼 수 있는 수준의 것이다. 그러나 이 상황이 무조건 부정적으로 읽히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시마의 적절한 개입 때문이다. 남자라면 여성은 지켜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며, 킨야의 아케미에 대한 감정과 행동을 비판한다. 반세기를 거쳐 현대에 도달한 작품에는 일정 수준의 시대 착오성과 그의 분명한 사랑에 대한 가치관이 함께 녹아 있기에 웃음을 유발한다.
그렇다면 그의 사랑은 어떤 것이었는가. 킨야와 아케미의 짧은 관계는 순간에 불과하다 말할 수 있는 ‘순애’가 그의 인생에는 있었다. 거친 삶 속에서 한 여자를 만났고, 그녀와 결혼을 했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으나, 미성숙했던 그는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다. 그렇게 감옥에 가게 되고, 출소의 날 만난 것이 킨야와 아케미였던 것이다. 자신의 잘못을 뒤늦게 깨닫고, 아내의 인생에 걸림돌이 되지 않으려 교도소에서 먼저 이혼을 요청한다. 그렇게 그녀를 보지 못 한 지 몇 년. 수 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는 그녀를 여전히 그리워한다.
사랑이 남았음에도, 미안한 마음에 차마 그녀에게 돌아갈 수 없는 시마. 그러나 그의 곁엔 킨야와 아케미가 있다. 아내가 여전히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못 이기는 척, 자신이 가정을 꾸렸던 공간인 유바리로 향한다. 아내가 자신을 영원히 떠났을까 너무나 두려워 고개를 숙이고 아케미가 대신 길을 본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깊은 기억은 네비게이션과 같은 능력을 준 것 같다. 수없이 되새겼을 그 길과 시간들을 경유하여 시마는 굽이굽이 이어지는 골목을 어제 온 듯 안내한다. 카메라를 통해 비춰지는 시마가 과거에 아내와 쌓아왔을 추억의 공간들. 동네에서도 가장 외진 곳에 있는 집을 킨야와 아케미는 쉽게 찾지 못한다. 그렇게 두 사람도 어느 정도 포기 상태에 이르른 순간, 노란 손수건이 가득 걸린 장대가 그들을 반긴다. 시마와 아내만이 아는 사랑의 약속과 상징이 담긴 노란 손수건. 오랜 기다림의 시간 동안 아내는 사랑을 놓지 않고 노란 손수건을 달았던 것이다. 어쩌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뻔한 해피엔딩임에도 그녀의 순애에 나는 무력하게 눈물을 쏟고 말았다.
이 작품은 표면적으로는 젊은 연인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며, 이야기의 주요 화자는 시마이다. 그러나 가장 깊은 ‘순애’를 보여주는 인물은 분명 시마의 아내이다. 시마의 기억 속에 아내는 미화되어 존재한다. 그럼에도 객관적인 사실도 있다. 시마는 아내에게 좋은 남편이 아니었다. 사랑에 빠진 순간만은 최선을 다했을지 모른다. 어떤 순간까지도 그는 분명 다정한 남편이었다. 그러나 아내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고, 심지어는 돌이킬 수 없는 잘못까지 벌인 것 또한 시마이다. 사실 시마는 ’좋은 남자‘가 아니었다. 어쩌면 킨야를 향한 설교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일 수 있다. 이런 남자를 사랑하고, 영원을 기다린 시마의 아내야 말로 순애를 한 것이 아닐까.
이 작품에는 고전 멜로의 매력이 넘쳐 흐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당신을 선택하는 마음. 나에게 상처를 주었고 다시 상처를 줄지 모르는 당신을 다시 한 번 믿어보는 마음. 그런 바보같은 마음이 고전 멜로의 핵심 요소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시대착오적이기 때문일까. 조금은 시대착오적이나, 그렇기에 더 마음이 끌리는 이 작품을 보며 사랑을 다시금 꿈꾼다.
* 본 리뷰는 씨네랩의 초청으로 시사회를 통해 관람한 작품을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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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묘 | 민족정기를 바로잡는 야심 찬 살풀이 한 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거액의 의뢰를 받아 미국 LA로 향한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 기이한 병을 앓는 갓난아이를 만나고, 아버지 '박지용'(김재철)과 대화를 나눈 후 화림은 지용의 조부가 묻힌 묫자리가 화근임을 눈치챈다. 이에 화림은 지용에게 이장을 권유하고, 자기가 아는 최고의 풍수사이자 지관인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을 끌어들인다.
하지만 묘지를 살핀 상덕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한다. 절대 사람이 묻혀서는 안 될 악지에 묘가 자리 잡았기 때문. 결국 본래 계획과는 달리 상덕과 화림은 파묘와 굿을 동시에 진행하기 시작하고, 모든 의식을 무사히 끝낸다. 그러나 하늘에서 갑자기 장대비가 쏟아지자 화림은 그제야 깨닫는다. 파내서는 안 될 것까지 같이 파내고 말았다는 사실을.
<파묘>, 장재현표 오컬트가 업데이트되다
한국 영화에서 오컬트 장르는 비주류다. 귀신이나 유령이 등장하는 공포 영화는 적지 않지만, 오컬트의 정의에 입각한 작품을 찾으려면 어려움이 크다. 사전에 따르면 오컬트는 '주술이나 유령 등 설화·문헌으로 전승되는 영적 현상에 대해 탐구하고, 그것에 원리나 규칙이 있다고 여기며 이를 이용하는 신념'이다.
핵심은 원리와 규칙이다. 오컬트 작품이 간혹 간과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단순히 유령이 등장한다고 다 오컬트는 아니다. 그들의 동기, 주술이나 의식의 목적을 유려하게 설명해야 한다. 설령 모호하고 헷갈리더라도 일관된 해석은 최소한 가능해야 한다.
그래서 장재현 감독은 매번 주목받는다. 그의 작품은 오컬트라는 하위 장르 특유의 재미를 언제나 놓치지 않으니까. 거기에 더해 한국 관객의 입맛에 맞추는 법도 알고 있다. 한국적 풍경에 가톨릭 엑소시즘을 더한 <검은 사제들>, 불교와 기독교 세계관을 토속 신앙에 버무린 <사바하> 모두 마찬가지다.
신작 <파묘>는 그 연장선상에 있다. 할아버지 묘를 파헤치는 한 가족의 이야기에는 '파묘'라는 소재에 기대할 수 있고, 예상할 수 있는 오컬트 장르의 묘미를 집약했다. 이를 바탕으로 중반부터는 한 층 담대한 야심을 꺼내놓는다. 전작에서 풍경에 머무른 한국적 배경이 전면에 등장한다. <파묘>가 역사적, 민족적, 민속적, 종교학적 맥락을 한 데 어우르는 세련된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다.
가족사를 묻으려는 파묘
<파묘>의 초반부는 올곧다. LA에 거주하는 부유한 한인 가족의 고민을 보여주며 군더더기 없이 곧장 파묘라는 의식에 집중한다. 지용은 상덕과 화림에게 파묘를 요청한다. 할아버지의 묫자리를 잘못 잡은 나머지 집안의 장손들이 현대 의학으로도 해결 못하는 병을 앓고 있기 때문. 영화는 지관인 상덕과 무당인 화림의 입을 빌려 땅의 의미와 음양오행에 대한 간략히 설명한 후, 곧장 파묘 의식을 보여준다.
이때 두 지점이 눈길을 끈다. 우선 <파묘>는 클리셰를 자유자재로 갖고 논다. 파묘 의식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대로 전개된다. 무사히 끝난 듯 보이는 순간, 누군가의 실수로 문제가 발생한다. 관에서 빠져나온 혼령이 복수를 시작하면서 학살극이 벌어진다.
그 과정에서 클리셰는 반쯤 유지되고, 반쯤 파괴된다. 그 덕분에 영화의 흡입력과 서스펜스는 극대화된다. 상덕이 위험에 빠진 박지용을 급히 만나러 가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 대목에서 영화는 앞선 시퀀스에 등장한 순서를 살짝 비틀며 문을 절대로 열면 안 된다는 규칙을 역이용해 강렬한 긴장감과 서프라이즈를 선사한다.
비극의 시작점 또한 눈길을 사로잡는다. 박지용은 상덕에게 관례를 깨는 부탁을 한다. 할아버지의 관을 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염조차 하지 않고 관 채로 태워달라고 요청한다. 미국에서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는 부끄러운 과거를 감추기 위해서. 그는 후작 작위를 받을 정도로 열성적이었던 친일파 할아버지의 정체를 숨기려 한다. 이처럼 <파묘>의 장르적 쾌감은 한국인의 흥미를 돋우는 서사 덕분에 더 강해진다.
민족정기를 깨우는 파묘
재현 감독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박지용 조부의 파묘 의식을 쌉쌀하게 매듭 지은 후 새로운 이야기를 펼치면서 더 큰 야심을 드러낸다. 파묘 의식이 끝났는 데도 풀리지 않은 의문을 전면에 내세운다. 일본 귀족 작위까지 받은 인물이 왜 여우가 들끓는 기운 안 좋은 산에 묻혀야 했을까? 그에 대한 답을 본격적으로 찾는다.
그래서 영화는 또 다른 소재를 들고 나온다. 바로 '일제의 쇠말뚝'이다. 백두대간의 정기를 끊기 위해 일제가 곳곳에 설치했다는 쇠말뚝. 그 순간 파묘의 의미는 개인의 범주를 넘어선다. 일반적으로 파묘는 한 개인, 넓게는 가족의 정기를 바로잡으려는 시도로 여겨진다. 하지만 '쇠말뚝'의 존재 덕분에 파묘는 이제 민족 전체의 정기를 바로 잡는 행위로 뒤바뀐다.
그 덕분에 <파묘>의 후반부는 전반부와 퍽 다른 맛이다. <검은 사제들> 후반부와 비슷하지만, 더 비장하다. 민족의 한을 풀어내야만 비로소 밝은 미래를 마주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 때문. 물론 혹자는 이를 두고 반일 감정을 조장할 뿐이라고 지적할 수도 있다.
소재를 역이용하는 영리함
하지만 온당치 않다. <파묘>는 일본 정령 및 무속인과의 대립 관계를 부각하며 메시지를 철저히 오컬트적 세계관 내에서만 다루기 때문.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장르적으로 세련된 반일 영화라는 칭찬이 더 적절한 이유다. 특히 소재의 한계를 오컬트적으로 풀어내는 스토리텔링이 인상적이다.
쇠말뚝이라는 소재는 자칫 시대착오적일 수 있다. 쇠말뚝을 토지조사사업을 위해 사용했다는 게 정설이기 때문. 민족정기를 끊기 위해 쇠말뚝을 박았다는 이야기는 반일 감정과 풍수지리가 뒤섞인 결과물에 가깝다. 그런데 <파묘>는 비약일 수 있는 소재를 역이용해 세계관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일례로 영화는 초반부에 뿌려 놓은 몇몇 복선을 일부러 회수하지 않다가 뒤늦게 환기시킨다. 과학적인 현실(양) 뒤에 숨은 또 다른 현실(음)이 존재한다는 화림의 내레이션이 대표적이다. 항공사에서 일하는 딸 이야기를 하며 천문학과 풍수지리가 통하는 지점이 있다는 상덕의 대사도 마찬가지다. 합리적, 과학적 세계관에서는 부정된 가설이 그 너머의 세계에서는 진실이 될 수도 있다고 계속해서 암시한다.
그 덕분에 일제의 쇠말뚝은 현실에서는 부정된 가설이지만, 오컬트 세계에서는 생명력을 되찾을 수 있다. 영화적 상상력을 강조하며 역사 문제를 피하고, 대중의 구미를 자극하면서 영화에 직관적으로 빠져들게 만든 셈이다. 더 나아가 한국 오컬트 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원혼뿐만 아니라, 일본의 도깨비불 같은 또 다른 초자연적 존재를 등장시킬 계기도 마련하면서 세계관을 더 풍부하게 만든다.
끝내 못 넘은 한계
다만 <파묘>는 장르 영화의 근본적인 한계까지 뛰어넘지는 못했다. 특히 후반부는 다소 불친절하다. 세계관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대신 사건을 빠르게 전개하며 필요한 설정만 암시하기 때문. 특히 오행, 혼령과 정령의 차이 등을 설명하는 대목이 짧은 플래시백 혹은 대사로 언급되다 보니 흐름을 따라가기 벅찰 여지가 있다.
이에 더해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영화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다. 그러다 보니 후반부가 다소 늘어진다는 인상이 남는다. 1부에서 기승전결이 깔끔하게 끝났는데 2부에서 다시 기승전결이 펼쳐지다 보니 피로가 누적된다. 특히 복수에 방점이 찍힌 전자가 대중적으로 익숙한 이야기인 반면, 일본 정령이 등장하는 후자는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커서 단점이 두드러진다.
그나마 탁월한 완급조절 덕분에 단점이 상쇄되기는 한다. 김고은의 마스크를 강조하는 굿 장면, 이와 대비되는 몇몇 유머가 섞이면서 134분이라는 짧지 않은 러닝타임을 마지막까지 끌고 가는 데 성공한다.
사실 공개 전만 해도 <파묘>의 개봉일은 다소 의아했다. 아무리 <검은 사제들>, <사바하>가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고 해도, 굳이 <듄: 파트 2>와 오컬트 영화를 붙일 필요는 없어 보였으니까.
하지만 결과물을 본 후에는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장르 본연의 한계만 보다 너그럽게 용인할 수 있다면, 무엇을 기대하든 그 기대를 충족해 줄 한국형 오컬트의 정수가 등장했으므로.
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개인과 민족의 아픔을 아우르는 한국형 오컬트의 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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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포함】영화 감기와 코로나 사태는 얼마나 닮았을까?
#감기 #리뷰 #코로나
재미 없다는 추천 때문에
오랫동안 안 보고 묵혀뒀던
영화 감기를 꺼내 봤습니다시국이 시국인만큼
흥미로운 요소는 가득했지만
결국 보지 말라는 평이
왜 나왔는 지 이해만 해버렸습니다다음 재난 영화는 부디
제대로 된 영화가 나와 보기를
희망해봅니다물론 그전에 코로나부터
어서 빨리 잡히면 좋겠네요모두 화이팅입니다!
※ 추천 영상
1. 토니피터 환상의 케미,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 명장면'
https://youtu.be/CoQ2ne32vHU
2. 극장내 침묵금지! '북미 어벤져스: 엔드게임 리액션'
https://youtu.be/K2L99rGOyS8
3. 나루토 질풍전 오프닝, '이승열 풍운'
https://youtu.be/t3W9eVu1m5E
4. 천조국 관객 클라스, '인피니티 워 리액션'
https://youtu.be/aKr-hZJtBcU
5. 어벤져스 어셈블, '어벤져스: 엔드게임 리액션'
https://youtu.be/X5MqhEaF3Is
6. 예고편에서 히나만 모아봤다, '날씨의 아이 히나 예고편'
https://youtu.be/BWPZiHAm9no
7. AV보다 야하다, '살색의 감독 무라니시 리뷰'
https://youtu.be/rXgpROvqxvo
8. 불매운동 중에 일본 애니를? '불매운동과 일본 애니메이션을 알려드림'
https://youtu.be/ow10tiErTiU
9. 라이온킹은 애니메이션과 얼마나 똑같을까?
https://youtu.be/O4TpyQm9L_M
10. 토니는 영화에서 멱살을 얼마나 잡힐까?
https://youtu.be/v7au_Lx_NF4※ 작가 슈라 원칙
1.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2. 어그로를 끌지 않는다
3. 수익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
4. 함부로 남을 비방하지 않는다※ 연락처
adonai0919@gmail.com※ 트위치
https://www.twitch.tv/sura_chtr※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b.writerTrack: Syn Cole - Gizmo [NCS Release]
Music provided by NoCopyrightSounds.
Watch: https://youtu.be/pZzSq8WfsKo
Free Download / Stream: http://ncs.io/GizmoBut he knows the way that I take;
when he has tested me,
I will come forth as gold.
Job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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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언차티드> 메인 예고편
미지의 세계, 위험한 도전! 세상을 바꿀 미지의 트레져, 누구보다 먼저 찾아야 한다! 액션 어드벤처의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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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황야> 공식 티저 예고편
“세상은 멸망했고 우리에겐 사냥꾼이 필요하다” 2024년, 전 세계를 강타할 사냥꾼 마동석의 블록버스터 액션 넷플릭스 영화 ⟪황야⟫ 1월 26일, 오직 넷플릭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