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nymoushilarious2022-08-31 22:25:06
쿠키엔 우유를, 인간에겐 우정을
영화 퍼스트카우 리뷰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전세계에 돈 좀 벌어보겠다는 사람들이 서부에 숨겨져 있다는 금광을 찾아 미국 서부 지대로 몰리던 시기가 있었다. 돈을 벌어보겠다는 욕심 아래 각기 다른 사람들끼리 탐험을 강행하던 한 그룹에서 쉐프 역할을 하던 쿠키는 러시아인들에게 쫓기던 중국인 킹 루를 만나게 된다. 가난하다는 공통점 말고는 모든 것이 다른, 소심한 쿠키와 대담한 킹 루는 가난한 인생에서 하나의 전환점을 만들기 위해 하나의 사업을 구상한다. 그 사업이란 빵을 만들어 파는 것. 하지만 황무지와 다름없었던 미국 서부에서 맛있는 빵을 만들려면 필요했던 우유는 권력자의 소유물이었기 때문에 가난했던 그들은 우유를 훔쳐 빵을 파는 위험한 도박을 실행하게 되는데,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빵을 파는 그들은 평탄한 삶을 향해 갈 수 있을까?
1. 미국이라는 강대국도 한 때, 황무지였다.
이 영화는 미국이라는 강대국의 건국 초기 과정에서 권력자들 이외에 사람들의 가난한 생활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영화이다. 역사책을 뒤져보면, 미국이라는 나라는 사실 보스턴, 뉴욕에서부터 백인들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백인들이 주도권을 잡는 과정에서 다른 인종들의 가난은 일상다반사였고, 생활의 기본이 되는 경제적 기반없이 그저 금광 하나만 바라보고 황무지로 찾아왔지만 정작 금은 없음을 알고, 다시 동부로 돌아갈 수 없어 서부에 정착한 외국인들의 참담한 생활상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만한 요소였다고 본다. 생각해보니, 미국 역사를 되돌아보았을 때, 개발되지 않은 미국 서부의 하층민의 삶을 다룬 영화를 내가 본 적 있나 생각해 보니, 그런 적이 없어서 볼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유조차 얻을 수 없어서, 빵을 만들어 팔려면 우유를 훔치는 도박을 해야하는 열악한 환경이라니,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하기에 나는 굉장히 풍족한 삶을 살고 있음을 되돌아보게 된다.
2. 그들의 삶이 돈과는 상관없이 빛날 수 있었던 이유
그렇게 그들이 우유를 훔쳐 풍미가 좋은 빵을 만들어 팔자, 그들의 인기는 올라가게 된다. 그들의 인기를 증명하듯, 그들이 만드는 빵의 인기도 올라가 그들이 훔친 우유의 주인에게도 그들의 빵에 대한 소문이 흘러들어가게 된다. 점점 죄책감의 그늘이 그들을 드리우지만 그들은 돈이 필요했기에 점점 그들의 도박은 대담해진다.
우유 주인에게 빵 주문제작을 의뢰받게 되고, 그 빵을 만들기 위해 그 주인이 소유한 우유를 훔쳐야 한다니, 이 어이없는 아이러니를 그들은 단지 생존을 위해 애써 무시한다.
그 결과, 한 번의 방심으로 그들의 행각은 발각되고, 영화는 아슬아슬한 베이킹 영화에서 갑자기 추격자로 국면이 전환된다. 그 때 비로소 영화가 다시 시작된다.
누군가 추격하는데, 도망자들의 속도가 맞지 않을 시, 도망자 중 하나는 낙오되는 것은 도덕적 잣대가 필요하지 않다. 그것은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때, 그들의 우정이 빛을 발한다. 그들은 서로의 속도가 맞지 않아도 서로를 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의 삶은 숭고했다. 죽음의 순간까지 함께할만큼 소중한 친구가 있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총평
초기 미국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영화였지만 루즈하고 지루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백인들조차 개척하고 있었던 신대륙 미국에서의 새로운 동양인의 등장은 영화의 휴머니즘이 빛을 발하는 장치였다고 본다. 시대가 주는 특별함이 인종을 거스른 우정을 빛나게 했다. 지금 시대 배경이었으면 이들의 우정이 이렇게 특별해보이지도 않았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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