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wr2022-09-26 08:00:17
[DMZ DOCS] 중국 자본은 대리석을 타고
〈대리석 오디세이〉 리뷰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포스터
대리석 오디세이(A Marble Travelogue)
Netherlands, Hongkong, France, Greece/2021/99min/션 왕 감독 작품
그리스와 중국. 별다른 접점이 생각나지 않는 조합이다. 그러나 사실 두 나라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서로 가까운 관계다. 카메라로 ‘대리석’만 좇아도 둘이 얼마나 가까운지 금세 드러난다. 영화 〈대리석 오디세이〉를 따라가 보자.
나무로 뒤덮인 그리스의 한 초록색 산. 그곳에 거대한 쥐가 파먹은 듯한 패인 자국이 있다. 대리석 채굴의 흔적이다. 그리스는 엄청나게 많은 대리석을 중국으로 수출한다. 중국의 경제 수준이 향상되면서 ‘고급’ 취향, 즉 대리석 선호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국으로 수출된 커다란 대리석은 공장식 작업장에서 조각되어 중국의 부호, 테마파크, 심지어 유럽과 미국에까지 팔린다. 대부분 유명한 그리스 조각상을 모방한 것들이지만 ‘짝퉁’이라고 무시해서는 곤란하다. 중국의 대리석 조각상 수요는 그리스인 조각 장인을 중국으로 이주하게 할 만큼 엄청나다. 대형 작업장에서 중국인 직원들의 작업을 꼼꼼히 살피며 지시하는 그리스인 조각가가 말한다. “이건 오직 중국에서만 가능한 일이에요(Only China can do)!”
대리석은 무엇 하나 버려지지 않고 알뜰히 활용된다. 대리석상을 조각하는 과정에서 생긴 하얀 가루는 별도로 모아 다른 물질을 첨가한 후 조그만 주형틀로 들어간다. 우리가 전 세계 곳곳에서 마주하는 기념품 가게에서 판매되는 조그마한 액세서리를 생산하는 공장에 있는 주형틀 말이다. 영화에는 프랑스 파리, 미국 하와이를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중국의 가난한 노동자들이 그곳으로 수출될 하얗고 조그만 대리석 액세서리를 색칠하며 꿈을 키우는 장면이 나온다. 액세서리 공장에는 어린이 노동자도 많다. 매우 조그만 장식품에 색을 칠하는 세밀한 작업이기에 아이들도 엄마를 따라 나와 공장에서 일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의 노동은 기쁨보다는 소외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 그들이 받는 터무니없이 적은 임금으로 파리와 하와이에 갈 수 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국제적 관광지의 모습을 담은 악세사리 채색 노동을 하는 아이들은 아마 자신들이 색칠하는 풍경으로만 파리와 하와이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마저도 공장 한편에 있는 채색하는 기계가 머지않아 아이들의 노동을 대체할 것으로 보이지만 말이다.
그리스는 중국 일대일로의 핵심국 중 하나다. 경제 불황이 장기화된 그리스는 중국의 막대한 자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고, 중국은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영향력을 점차 강화하는 중이다. 그리스 길가 곳곳에서는 중국어를 손 쉽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대부분 투자를 부추기는 말이다. 그리스와 중국은 자본을 매개로 매우 긴밀하게 엮여 있다. 영화에는 ‘문화 사절단’을 자처하며 다양한 비즈니스에 참여하는 그리스인 쌍둥이 자매의 모습도 나오는데,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모습 역시 그리스인의 생존이 중국 자본에 달려 있음을 보인다.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은 ‘A Marble Travelogue’다. 직역하자면 ‘대리석 여행-로그’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러나 내게는 ‘오디세이’가 들어간 한국어 제목이 더 적합해 보인다. 그리스 최고의 영웅 오디세우스의 여행기(《오디세이》)가 중국 자본을 매개한 대리석의 여정으로 다시 쓰이고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이 글은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에 초청 받아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 기자단으로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영화제는 9월 29일까지 이어지며 상영작은 온오프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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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이 쓸 필요가 없었던 단어 비상선언
헐. 눈 뜨니 8월이다. '그래도 올해는 시간이 좀 빨리 갔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이런 건 좀 너무하다. 영화 몇 편 보니까 전반기가 끝났다. 팬데믹 초반부, 기대작들의 보도자료를 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이미 개봉됐다. 물론 현재 사회복무요원인 나. 올해가 최대한 빠르게 후다닥 가는 것은 나를 위해 무조건 일어나야 할 일이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그렇게 되니까 시간이 야속해진다. 나 진짜 20대 후반이 되는 거야? 20대 후반은 싫은데 다음 즐거운 일은 빨리 오면 좋겠다. 비단 이런 내가 나한테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근데 시간은 앞으로만 달려간다. 우리는 점점 나이를 먹고 있다. 슬픈 일이지만 그래도 뭐 방법이 있어? 그냥 맞이하는 수밖에! 각자의 즐거움을 찾아 좇는 게 현명하게 나이를 드는 방법이 아닐까? 그렇게 쏜살같이 달려간 끝에 어느새 2022년 8월이다. 여름 빅 4 영화 중 세 번째 차례가 왔다. 주인공은 <비상선언>이다. 작년 12월 팬데믹으로 인해 개봉 연기가 되었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작품이다. 마치 빠르게 날아가는 비행기처럼 그 시간이 벌써 지나갔다. 전도연, 송강호, 이병헌이라는 큰 이름에 많은 분들이 기대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근데 2년을 돌아 개봉한 만큼 영화가 숙성되지는 않았던 느낌이다. 앞으로의 운행이 성공적으로 이륙할지 비틀거리다 불시착할지는 봐야 알 것 같다. 2020년의 인천 국제공항으로 가서 이 비행기에 탑승해보자.
물러설 곳 없는
사람 많은 바글바글한 공항. 여러 사람들이 보인다. 몇 명은 여행 준비에 들떴고 누구는 이별하느라 슬플 것이다. 여느 때와 다름없을 공항이지만 비행기 부기장 현수는 뭔가 이상한 것을 본 것 같다. 아닐 거야. 다시 비행기로 가는 현수. 현수를 비춰주던 카메라는 의문의 승객 진석에게로 옮겨간다. 진석은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다. 인천 국제공항 항공사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곳으로 다가가는 진석. 금세 직원과 대화하기 시작한다. "여기, 사람이 가장 많이 타는 비행기가 뭐예요?"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답을 거부하는 항공사 직원. "이야기 못 할 이유가 없지 않냐"라고 말했지만 답을 끝끝내 거부한다. 진석은 언짢은 표정으로 뒤로 물러선다. 그리고 뒤로 물러서다 못해 한마디 덧붙인다. "그딴 식으로 말하지 마요. 걸레 같은 게" 진석은 하와이행 티켓을 끊고 화장실로 향한다.
화장실에서 진석은 무언가 하고 있다. 겨드랑이를 살짝 열어서 무슨 통을 넣고 있는 진석. 사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인물이 있었다. 수민이었다. 진석은 탑승수속 대기줄에서 수민이를 발견한다. 말을 거는 진석. 수민이 옆에는 수민의 아버지 재혁이 있었다. 이혼했어요? 왜 엄마는 없어요? 불필요하게 꼬치꼬치 캐묻는 진석에게 '이상한 사람이네’ 대응하고 비행기에 탑승한다. 탑승한 지 머지않아 화장실로 들어가는 진석. 진석은 화장실의 천장에 어떤 가루를 뿌려놓고 혼자 나온다. 이륙한 비행기. 비행기 안, 다들 즐거워 보인다. 교복을 입고 비행기를 탄 학생들도 보인다. 휴가를 앞둔 경찰 인호의 아내도 보이는 것 같다. 그런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사건이 일어난다. 어떤 아저씨가 눈에 피를 뿜으며 끔찍하게 살해당한 것이다. 이때 이 아저씨는 비행기 내부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온 게 전부였다. 끔찍한 살인 수법에 경악하는 승객들. 금세 이 범인의 진범인 진석이 승객들 앞으로 나서며 '이 비행기에 탄 모든 이가 죽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도망칠 곳 없다. 걸리면 무조건 죽는다고 한다. 이 전대미문한 전염병과 함께 비행기를 탄 승객들. 이 승객들을 구하기 위해 땅에선 경찰 인호가, 하늘에선 승격 재혁이 최선을 다한다.
압도적인 첫 시퀀스
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큰 장점은 초반부라고 말할 수 있다. 진석이 항공사 직원에게 욕설을 하는 전반부. 이때 카메라 잡는 구도는 뭔가 몰래 훔쳐보는 느낌이다. 이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 진석은 우연히 만난 악 같은 존재다. 이 사람의 범죄 동기는 초반부에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정석적으로 빌런이 누구인지 딱 보여주기엔 뭔가 엇나간 진석. 진석의 첫 등장부터 시작해 관객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고 생각해야 한다. 또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잘생기고 선한 만큼 뒤틀려있는 진석의 성격을 효율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이를 위한 대비를 위해 항공사 직원과 진석의 표정이 나란히 제시되어야 한다. 이 영화의 촬영은 이를 위해 일거양득의 선택지를 보여준다.
이 시퀀스의 촬영 구도만 좋았던 것은 아니다. 바로 임시완 배우의 연기력은 이 장면에서 임팩트를 쾅 주고 시작한다. 이 인물의 대사들을 살리는 이 연기뿐만 아니라 대사들도 잘 썼다. ‘걸레 같은 게’라는 단어도 잘 골랐다. 또 욕 하기 전에 ‘그딴 식으로 말하지 마세요’라고 여직원에게 말하는데 이 마저도 진상 손님의 한 부분을 잘 구현한 좋은 작문법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소소한 장면에서 진석 캐릭터의 내면을 보여주니 영화가 좋은 시작을 한 셈이다. 그리고 그다음 시퀀스가 화장실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바로 테러 모의하는 장면을 넣은 것이다. 가타부타 설명할 필요 없이 '이 놈은 이러고도 남을 놈'을 보여주는 좋은 장면 구성과 연출이었다. 또 이렇게 빌런이 누구인지 바로 보여주는 건 과감하게 미스터리를 포기하겠다는 말도 된다. 이 역시 좋은 선택이었다. 중후반부가 넘어가서 이야기의 전환이 이뤄지는데 그 하이라이트 신을 위한 준비 자체로서는 좋았다고 생각한다. 초중반부 진석 캐릭터가 왜 이렇게 하나? 의 이유를 경제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연출이었다.
제작진 칭찬해
이 첫 시퀀스에서 이 영화가 쏘아 올린 시발점은 중반부까지 내내 힘차게 작동한다. 일단 비행기 이륙 장면이 사실적으로 잘 찍혔다. 아마 비행기 이륙 자체는 실제 장면을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 비행기 출발할 때의 연출은 사실적으로 잘 뽑혔다. 또 이 도입부 외적으로 비행기 안에 빛이 들어오는 구도를 잘 잡았다. 또 비행기 내부의 공간감 역시 탁월하다. 비행기 안이라는, 폐쇄라는 속성이 이 영화에 있어 굉장히 중요할 것이다. 일단 갑갑해야 빠져나올 구멍 없는 진석의 잔혹함이 극대화가 될 것이다. 안 그래도 답답한 것이 시각적으로도 강조되는 역할인 것이다. 또한 전염병의 위험함을 묘사할 때 공간이 좁아야 '저 사람 저렇게 되는 것 아냐?'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너무 좁지도 넓지도 않은 비행기 연출을 보여줬다. 또 비행기 운행 동안 빛 묘사가 인상적이었다. 하와이까지의 비행이 1시간 땡 하고 끝나는 게 아니다. 이 때문에 당연히 비행기 안에서 들어오는 햇빛의 색이나 발현 구도 등등 때마다 다르게 설정해야 한다. 또 비행기 세트장을 잘 만들었다. 적당히 비좁은 비행기라 결함이 없이 무난하게 볼 수 있을 정도였다. 비행기 내부 구조도 그렇지만 비행기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화면들도 깔끔했다. 조종석에서 바라보는 하늘, 관객들 쪽 창가에서 보이는 모습까지 CG를 썼다고는 믿기 살짝 어려울 정도다.
이 탁월한 비행기 구현에서 시작해 영화는 초중반부까지의 서스펜스를 압도적으로 유지한다. 일단 중반부까지 사운드를 활용한 강약 조절은 아주 뛰어나다. 인호가 아내와 통화하는 신의 사운드, 진석에게 깔리는 배경음악, 현수와 재혁의 관계까지 나름 빠른 탬포의 정박으로 이어지는데 가사가 없이도 인물을 설명하는 좋은 연출이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해보자면, 일단 흑막 진석이 자기를 드러낼 때 가운데에서 나온다. 그런데 비행기 내부의 길이 가운데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부여된 설정일 것이다. 이때 진석에게 집중되는 촬영은 제작진의 열일이 빛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첫 번째 희생자가 피를 토하며 죽을 때 굉장히 끔찍한 방식으로 죽는다. 이제까지 본 재난영화 중 아예 본 적 없던 느낌? 그 신체부위가 터지는 건 실제로 본 적 없었던 것 같다. 아이디어의 창의성이 돋보였던 부분이다. 또한 진석이 흑막임을 직감하고 누군가가 그의 집에 방문하는 시퀀스가 있다. 거기서 나온 시체 역시 미술팀이 디자인을 잘 구현했다. 비닐로 칭칭 쌓여있음에도 피가 범벅인 시체를 보면 이 병의 잔혹함이 어느 정도인지 느껴진다.
이렇게 소소한 요소들을 살려 1차적인 목표는 잘 충족하는 이 영화. 이야기가 한번 변하는 터닝포인트가 있다. 이 터닝포인트까지의 이야기 구성이 적절하게 잘 분배되어 있다. 인물 간의 사정 이런 거 필요 없다. 땅에서 경찰 인호의 범죄/미스터리 영화가, 비행기에선 악역 진석의 재난영화가 벌어지는데 이 두 이야기가 각자의 장르적 특색을 잘 살리며 극을 이끈다. 일단 범인이 누구인지 뻔히 드러나는 영화가 이 작품이다. 이는 후반부의 메시지 전달과 비행기에서의 상황에 긴장감을 부여하기 위해 필수적이었다. 범인은 이미 위에 있으니까 찾을 필요가 없다. 그럼 뭐를 쫓을까? 당연히 백신이다. 이 백신을 쫓아가는 과정을 나름의 뚝심을 활용해서 이끈다. 반대로 비행기 안은 무섭다. 테러 때문에 내가 걸렸는지 알 수가 없다. 이때의 막연함을 드러내기 위해 진석의 특성 중 하나가 괄호 처리된다. 이 괄호 처리가 무엇인지 보고 싶은 분들은 직접 확인하시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는 분명히 의도된 것이며 비행기에서의 상황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소재다. 이 외에 항체군이 있는 인물들 팔에 기포가 생기는데 이런 섬세한 부분도 영화의 초중반부를 이끄는 아주 좋은 원동력이 된다. 잘 만든 두 편의 스릴러를 보는 느낌?
고래 사이에 있는 새우
사실 이것을 선회하는 압도적인 장점은 임시완 배우의 캐스팅이다. <변호인>과 <미생>에서 시작한 이 배우의 필모그래피는 아마 이 영화가 정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상기했던 첫 시퀀스에서 임시완 배우의 모든 것이 전부 완벽했다. 눈빛, 말투, 목소리 톤, 발음, 대사 내용까지 초반부의 긴장감을 부여하는 훌륭한 퍼포먼스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이 비행기에 탄 사람이 전부 죽었으면 좋겠어요" 장면에서 역시 이 인물의 광기가 유감없이 드러난다. 사실 같은 영화에 나온 전도연, 이병헌, 송강호 배우가 좀 전형적인 역을 맡아서 두드러지는 것도 있다. 엄청난 차이점이 있는 사이코패스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임시완식 사이코패스'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극을 이해하는 배우의 이해도가 빛난 지점이다. 초중반부 서스펜스가 유지되는 이유 중 한 50%이 임시완 배우의 눈빛 연기 덕분이라고도 볼 수 있다. 가령 극 중에서 자기가 흑막인걸 드러내는 장면이 있다. 비행기 안에서 일종의 소동이 있다. 이때 영어를 뭐라 하다가 몸싸움이 벌어진다. 분명 이 임시완 배우는 연기하는 게 분명하다. 그런데 그 짧은 2~3분짜리 유사 액션신에서도 인물의 악랄함이 벌어진다. 신기한 일이다. 좀 몇 번 뛰어다니는 것만으로도 인물의 성격이 드러난다니. 극을 보다 보면 이 장면이 주는 광기에 많은 분들이 감탄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두 영화를 붙였다고 볼 수 있는 이 작품의 최종 흑막으로 충분한 연기였다. 아마 주요 시상식에서 이름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실패할 수가 없는데?
미술도 좋고, 음향도 좋고. 핵심 조연 임시완 배우의 연기도 좋고. 우리나라 영화에서 가장 위대한 대배우 3명이 나오는 만큼 주연진들도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송강호-이병헌-전도연 세 배우는 연기 잘한다는 말이 아까울 정도다. 또 박해준-김소진-김남길 세 배우는 든든하게 자기 몫을 해낸다. 이 세 배우가 조연으로 출연한다고 하면 뭐랄까 극이 탄탄해지는 느낌이다. 특히 김소진 배우 엄청 좋은 배우인 것 같다. 어? 이 영화 잘 안될 리가 없는데? 비경쟁이지만 칸에도 초청되고. 배우들도 대단하고. 소재도 신선하고. 악당 캐릭터 설정도 정말 색다른데? 완성도도 깔끔해서 이 영화에는 결함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러닝타임의 반환점을 돌아 중후반부가 된다.
너무 많은 걸 희생하는 것이 아닌가
빠른 템포에 섹시한 몰입감까지 영화는 단점이 없다. 그나마 찾자면 박해준 배우 대사가 잘 안 들리고 전도연 배우 비중이 별로 없다는 것뿐이다. 그런데 이 영화가 굉장히 많은 양의 비판을 들어야 했던 건 후반부에 나온다. 일단 이 영화의 장르는 사회에 대한 풍자극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테러에 대응하는 재난영화, 범죄를 해결하기 위한 스릴러 영화 두 축은 결국 가장 중요한 러닝타임 1시간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오케이. 이건 그럴 수 있다. <부산행>부터 시작해서 여러 영화에서 이런 시도를 했었으니까.
그런데 이를 위해 너무 소재가 막 소비된다. 일단 이 영화에서 외국 국가 두 나라가 등장한다. 지금 2022년이다. 이 국가들은 일반적으로 선진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엄청 잘 나가는 국가들이다. 이 나라들이 그 선택을 거부한다? 이거부터가 뭔가 이상하다. 이는 단지 선진국이라서만 그럴까? 그 외에 분류되는 나라들도 굳이 이걸 거부할 이유가 없다. 심지어 어떤 나라는 이 '영화 안에서 굉장히 중요한 무언가'를 거부하기 위해 군사를 동원하기까지 한다. 이거 이럴 필요가 없다. 뭐 나라 간의 외교 이런 것도 아무 의미가 없게 되는 셈이다. 그냥 이 나라 수장한테 좀 연락하고 그냥 끝난다. 단순히 주인공의 고난을 묘사하기 위해 허술하게 이야기를 짠 셈이다.
또 예고에도 나오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을 영화 전반적으로 확인하면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긴장감을 부여하기 위해 어떤 소재는 희생된다. 일단 전도연 배우가 맡은 역할 숙희는 국토부 장관이다. 숙희는 경찰인 인호와 함께 TF팀을 구성해서 문제를 해결한다. 근데 장관이라는 이름값이 있음에도 인간들이 말을 안 듣는다. 뭐 영장 없으면 말 안 듣는 게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지만 나라 여론이라는 것이 있다. 저렇게 전면에 나서는 부처 수장을 무시할 수 있는 집단과 조직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있을지 의문점이 든다. 역시 마찬가지로 극에 긴장감을 주기 위해 납작하게만 극에서 사용한 셈이다.
그리고 몇몇 소재는 좀 불필요하기까지 하다. 초반부에 인호와 동료 경찰이 진석이 사는 곳으로 조사를 나가는 장면이 있다. 그때 아이가 인호에게 "이 아저씨 영어 못해서 못 알아먹는 것 아냐?"라고 한다. 이 대사가 엔딩까지 아~무 영향도 없다. 또 첫 번째 희생자가 화장실에서 감염될 때 "이코노미 석 화장실 수준 참"이라고 승무원에게 폭언을 하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 역시 굳이 들어갈 이유가 없다. 계급적인 코드를 섞에서 우리나라의 한 단면을 비꼰다? 근데 그게 뚝심 없이 대사 몇 줄로 소비되니까 실없는 소리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또 어떤 여학생들이 하와이행 비행기를 타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교복 입고 나온다. 무슨 학교에서 단체로 가는 것이 아니다. 그냥 친구들끼리 여행 가는데 교복 입고 여권 써서 비행기 타고 간다. 내가 고등학생 때는 등하교 시간 외에 교복을 입고 싶은 마음이 단 1도 들지 않았다. 그냥 어린 배우를 써도 될 텐데 교복을 굳이 입힐 이유가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재혁의 딸 수민은 여자임에도 남자 화장실에 들어간다. 이 설정도 굳이 필요하나? 싶다. 그냥 애초에 수민이 남자여도 이야기 전개에 큰 무리는 없다. 이에 대한 이유로는 '이 배우가 연기를 잘하기 때문에 이 엇갈림을 꼭 넣어야 함'이라고 답할 수 있겠지만 만약 현실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이건 아닌데' 싶다. 단지 그 장면을 위해서 여자애가 남자 화장실에 몰래 가는 꼴이 좋은 건 아니니까.
그런데 상기한 이런 허술함에도 불구하고 정말 큰 단점이 있다.
좀 아니라고 생각했어
이 영화의 가장 결정적인 단점이 되는 지점이다. 영화 전반적으로 우리 현대사에서 겪었던 몇몇 사건들이 생각난다. 처음에 이 영화를 만든 이유가 '이런 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얼마만큼 진일보했나?'라고 묻는 게 아닐까 싶었다. 또 전염병이 사람들을 떠다니면서 병세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는 묘사도 뭐 갈라 치기를 소재로 삼고 싶었을 거라 생각했다.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딩은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모든 메시지들을 전부 뒤집는다. 이야기의 맥락상으로서 아예 불필요하면서 심지어 위험하기까지 하다.
구체적으로 인물들은 후반부에 굉장히 중요한 선택을 한다. 이 선택이 영화의 초반부와 부분적으로 모순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 선택을 할 것이라고 극 내내 암시가 있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100여 명의 승객이 모두 동의한다(애초에 많은 사람들이 살아있는 것도 신기하다). 그냥 단지 엔딩부에 힘을 주려고 그 많은 인과관계와 핍진성, 개연성을 전부 깔아뭉개버렸다. 그리고 아름답지도 않은 그 광경을 바람직한 덕목으로까지 연출로 보여주기까지 한다. 이에 힘입어 작위적인 신파극도 있어 이 선택이 감동적이라는 메시지까지 영화에 내포했다. 난 이 감동적이라고 보여주고 싶은 연출이 굉장히 폭력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때가 어느 땐데 단지 그런 이유 때문에 그런 선택지를 고를까? 그리고 그게 이뤄진다 한들 어느 철학자가 그걸 정의롭다고 말할까? 각본가의 마음에는 이 선택이 자유로운 것이 되는 걸까? 다수만큼이나 소수가 중요해졌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이 개인 소셜 미디어로서 탁월하게 기능하는 시대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메시지가 제시된 것은 안타까울 정도였다. 그래서 난 이 영화가 굉장히 안타깝고 아쉬우며 두렵기까지 하다. 내가 앉은자리 옆자리에선 눈물을 흘리는 분도 있었다. 그런데 이 영화에 대해 할 말 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금 2022년이다. 물론 다수 중요하다. 그게 이 세상의 모든 것보다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이 지점 하나만으로도 다른 사람들이 전하는 혹평이 사실 납득이 간다. 이 혹평이 한국영화가 성장하는 지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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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비 뚫고 금고터는 이야기, 반만 성공
중학교 때부터 동네 비디오 대여 가게를 자주 방문해 영화들을 빌려봤다. 우연히 조지 로메로 감독의 <시체들의 새벽>(1978)을 빌려봤고 어린 마음에 큰 충격을 받았음에도 너무나 재미있게 봤다. 느릿느릿한 좀비가 사람들을 먹으려 다가오고 그것을 어느 정도는 피해 보지만, 주인공들은 엄청나게 많아진 좀비 무리로부터 다 도망가지는 못한다. 아마도 사람이 사람을 먹을 수 있다는 것과 그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살아있는 사람끼리 싸우다 죽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영화를 내 머릿속에 강력하게 잡아둔 것 같다. 쇼핑몰에 모여 필요한 생필품을 얻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얻었지만 내부 싸움으로 외부의 좀비들에게 죽음을 맞이하는 인물들이 꽤 인상적이었다.
그 이후로도 종종 좀비 영화들을 빌려봤다.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영화들도 있지만, <죽음의 날>(1985), <랜드 오브 데드>(2005) 같은 조지 로메로의 후속작들을 봤고 브라이언 유즈나 감독의 <바탈리언>(1993) 같은 영화도 보게 되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좀비 영화는 완전한 B급 장르였고, 그런 영화들을 본다고 하면 조금은 이상한 시선으로 보기도 했다. 꽤 잔인한 공포영화에 속했고, 각각의 영화들이 가진 스토리도 크게 다르다고 볼 수는 없었기에 완전한 마이너 영화들로 취급되었다.
2003년에 등장한 영화 <28일 후>는 대니 보일이 연출한 일종의 좀비 영화다. 여기서부터 달리는 좀비가 등장해 꽤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를 보여줬다. 그리고 다음 해인 2004년 잭 스나이더 감독이 연출한 <새벽의 저주> 리메이크 영화가 개봉하며 좀비 영화가 많은 대중들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느렸던 좀비가 속도를 가지게 되면서 영화의 전개 속도도 빨라져 여름 블럭버스터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 이후 다른 주제, 다른 감독의 후속편들이 나왔지만 여전히 B급 영화라는 인식을 바꾸지는 못했다.
그러다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월드워 Z> (2013)가 개봉해 큰 성공을 거뒀고, 한국에선 <부산행>(2016) 이 개봉해 천만 관객을 넘겼다. 이런 좀비 영화들이 큰 규모로 제작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는데 각종 드라마들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으니 좀비가 이제는 일반적인 소재가 되어가는 것 같다. 그러니까 이제는 좀비 영화를 본다고 해도 더 이상 이상하게 쳐다보니 않는 시대가 되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아미 오브 더 데드>는 잭 스나이더가 감독했지만 엄밀히 말해 그가 만든 <새벽의 저주>의 속편이 아니다. 그렇다고 프리퀄이라고 할 수도 없다. 설정 자체가 다르고 좀비의 특성도 조금 다르게 묘사된다. 아마도 잭 스나이더는 과거 자신이 리메이크했던 조지 로메로의 세계관에서 좀 더 확장된 좀비 버전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아미 오브 더 데드>에는 알파라는 좀비의 왕 같은 존재가 등장한다. 알파에게 직접 물려 좀비가 된 존재들은 일종의 집단을 형성할 수 있는 인지능력이 있다. 알파가 아닌 일반 좀비들에게 물린 사람들은 과거 우리가 아는 느릿한 좀비가 된다.
사실 <새벽의 저주>의 스피디함과 박진감을 기대했다면 대부분 실망할 것이다. 최근에 나온 <부산행>, <반도>, <월드워 Z> 같은 영화들과 색깔이 다른 좀비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속도감이 별로 없다. 그리고 잭 스나이더가 좋아하는 슬로우 모션도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스콧(데이브 바티스타)이 팀을 조직하여 좀비 격리 구역인 라스베가스의 금고에서 돈을 가지고 오는 것이 내용인데, 팀을 조직하고 들어가는 데까지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후반부 액션에서도 크게 속도감이 증가하지 않는다.
그래도 이 영화가 재미있게 느껴지는 건, 과거 B급으로 취급되던 좀비 영화와 블럭버스터 좀비 영화 중간 어딘가에 이 영화가 위치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느릿한 좀비들을 처치하고 피해 가지만 엄청난 숫자의 좀비들은 위압감을 주는 장애물이 되고, 더 위험한 좀비가 등장해 그와 대결을 벌이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과거 좀비 영화의 감성과 최근 트렌드의 좀비 영화를 같이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거의 후반부에만 몰려있는 액션 장면들도 꽤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금고를 터는 이야기와 알파 좀비로부터 탈출하는 전개가 같이 이어진다. 물론 이런 어중간함이 많은 사람들에게 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좀비 영화에 금고를 턴다는 하이스트 영화의 내용을 가지고 와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하이스트 영화로서 그 구성이 깔끔하다고 할 수 없고, 좀비 영화로서의 매력이 완전히 돋보인다고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어중간한 느낌이 있다.
잭 스나이더가 실제로 만들고 싶었던 건 <새벽의 저주>가 아니라 <아미 오브 더 데드> 버전의 좀비 영화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온전히 자신만의 캐릭터와 이야기를 구성하여 자신만의 스타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가 만들어낸 약간은 다른 좀비 영화가 나쁘지 않았다. 아마도 과거 B급 좀비 영화를 보던 그 감성과 최신 좀비 영화의 감성이 내게는 잘 통했던 것 같다. 알파라는 존재가 등장하고 집단을 형성한 것을 보면 떠오르는 영화는 <나는 전설이다>(2007)을 떠올리게 하는 구석도 있다. 그 영화에서도 흡혈귀들이 어떤 조직을 형성하고 행동했기 때문이다. 그 영화의 원작 소설의 결말을 좋아하는데, 인간들을 두려워한 흡혈귀가 주인공에게 죽음의 약을 주고 선택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 어쩌면 <아미 오브 더 데드>의 알파와 집단들도 인간들이 두려워 그렇게 집단생활을 하며 살아왔는지도 모른다는 나만의 생각도 해보게 된다.
좀비 영화에는 좀비보다는 인간의 추악한 욕망이 세상을 더욱 어둡게 만든다. <새벽의 저주>에서 아무 생각 없는 좀비가 쇼핑몰 주변에 엄청나게 몰려온 것처럼 어쩌면 우리는 이미 좀비처럼 몰려다니며 세상을 어둡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미 오브 더 데드>에는 잠자는 좀비가 나온다. 아주 화려한 라스베가스의 건물 안에서 잠든 좀비들의 모습은 화려함 속에서도 회복에 힘써야 하는 인간들의 모습도 떠올리게 한다.
아주 최신 감성을 가진 좀비 영화는 아니지만 조금 결이 다른 좀비 영화인 <아미 오브 더 데드>는 잭 스나이더의 영화다. 여느 좀비 영화가 그렇듯 감염자가 어디론가 가면서 끝이 나는데, 후속 편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넷플릭스에서 제작을 맡은 모든 영화들이 그렇듯 그들은 스나이더에게 전권을 줬고, 이번에 공개된 영화가 바로 감독판이라는 이야기도 스나이더가 한 적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온전한 스나이더의 영화고 꽤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좀비 영화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여러 가지 평을 하는 것을 보고 있으니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이너 장르였던 영화가 완전히 메이저 장르가 되었다. 나만의 좀비물이 모두가 이야기하는 좀비물이 되었으니, 그것이 혹평이라고 할지라도 이야기된다는 그 자체가 참 좋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간단한 리뷰가 포함된 movielog를 제 유튜브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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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 오브 더 데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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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주도권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
자신의 삶에서 중심을 잡는 것은 꽤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삶의 주도권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부모로부터 독립해야 하는 20대 초반이 되면 더욱 그런 생각이 강화된다. 그렇게 얼마동안 자신이 생각하는 삶과 일상을 살다 보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다시 생각하게 된다. 과연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맞는 것인지, 혹시 잘못된 거라면 어느 방향으로 이동해 앞으로 가야 할지를 고민한다. 사실 여기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그 방향에 자신의 확신이 있어야 한다.
확신 없이 앞으로 가게 되면 자꾸만 주변에서 이야기하는 말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방향이 잘못되어 옆으로 가야 한다거나,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식의 여러 말들은 때론 강력하게 삶의 주도권을 흔든다. 올바른 조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자신의 이해와 행동이 같이 연결되어야 한다. 그렇게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든 조언은 그 사람이 목표에 도달하는 것을 용이하게 만든다.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적절한 조언을 받아들이며 앞으로 나아간다면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삼촌 윌리엄의 집에서 삶을 시작하는 백인 청년 어니스트와
영화 <플라워 킬링 문> 에는 젊은 청년 어니스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등장한다. 그는 젊은 나이에 전쟁에도 참여했고, 다른 무엇보다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욕구가 있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그의 모습은 선 해 보이고 어느 정도 자신의 목표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는 영화 내내 삼촌 윌리엄(로버트 드니로)의 조언이나 말에 휘둘린다. 그것이 정말 어니스트가 원해서였는지, 아니면 삼촌이 가진 힘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중요한 건 그의 행동은 앞뒤가 맞지 않을 때가 많고 종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야기는 어니스트와 윌리엄을 필두로 한 백인들과 유전발견으로 많은 부를 쌓게 된 원주민 오세이지족이 등장한다. 어니스트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게 되는 몰리(릴리 글래드스톤)와 그의 가족들은 석유로 엄청난 부자가 되었지만 그렇게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그 당시 백인들은 유전을 발견한 오세이지족이 특별한 노력을 들이지 않고 부를 축적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후견인 제도를 만들어 후견인의 동의를 받아야 자금인출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어두었었다. 또한 갑작스러운 부의 축적으로 많은 오세이지족은 단음식과 여러 음식을 많이 먹었고 그 음식들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신체의 특성 때문에 당뇨병에 쉽게 걸렸다. 그래서 그들은 부유함 속에서 크고 작은 불행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백인 어니스트에게는 자신의 삶에 대한 주도권이 없다. 그저 윌리엄이 하라는 데로 하면 돈이 많이 생길 것으로 믿고 따른다. 윌리엄이 시킨 일을 주도적으로 과감하게 하는 것 같지만 그는 그 행동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별로 생각해보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럼 몰리는 어떤가. 아니 오세이지족 전체는 어떤가. 그들에게도 삶의 주도권이 없다. 자신의 재산은 백인이 관리하고 있고, 그들의 동의가 없으면 은행에서 인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인도 쓰고 운전사도 고용하고 있지만 그들의 삶이 그렇게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
삶의 주도권이 없는 어니스트와 오세이지족 몰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주도권이 별로 없는 어니스트는 몰리와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것은 삼촌이 은근히 압박하여 시킨 일이었지만 두 사람은 진짜 사랑에 빠지고 실제로 행복한 결혼식을 진행한다. 무척 행복해 보이는 한 번의 결혼식 이후로 영화는 비극적인 장례식이 계속 이어진다. 짧은 행복 이후 장례식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주인공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사리지고 두려움이 채워진다. 그 두려움은 오세이지족과 백인들에게 차례로 전염되어 버린다.
영화가 어니스트가 어떤 인물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바로 그가 보여주는 돈에 대한 태도다. 그는 책을 많이 읽지 않아 똑똑한 편은 아니지만 많은 돈을 벌고자 하는 욕심이 많다. 영화 초반 그가 도박판에 앉아 판돈을 걸고 패를 오픈하는 장면을 보면 그는 특별히 좋은 패를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돈을 걸어버린다. 그리고 바로 그 모든 돈을 잃는다. 그는 실망하지만 사실 그가 건 그 돈도 어니스트의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가 가지고 있던 물건과 돈을 훔쳐 얻어낸 것이었다. 쉽게 얻은 그 돈을 아주 쉽게 판돈으로 걸면서 돈이 불어나길 바라는 모습에서 그가 그렇게 좋은 사람이거나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삼촌 윌리엄은 굉장히 영악한 인물이다. 그는 오세이지족의 대부를 자처한다. 위험한 일이나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기꺼이 그들을 돕는다. 심지어 그는 오세이지족들이 모이는 회의에도 참석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한다. 그만큼 오세이지족은 윌리엄을 완전히 신뢰한다. 하지만 그의 속마음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오세이지족의 돈이 자신에게 오게 하는 것이다. 그것이 살인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잡을 사람이 없고 그 지역에서 가장 많은 권력을 가진 윌리엄이기에 그는 은근한 방법으로 하나둘씩 오세이지족을 제거해 나간다. 몰리도 그 대상 중 하나였고, 몰리의 제거를 위해 어니스트를 이용한다.
영화 속에서 가장 나쁜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윌리엄을 꼽을 수 있을 텐데, 영화를 연출한 마틴 스콜세지는 모든 인물에게 골고루 그 나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이야기를 구성했다. 윌리엄과 그의 주변에 있는 인물들, 어니스트와 그의 동생 그리고 오세이지족들의 모습에는 선한 모습과 악한 모습이 공존한다. 좋은 사람처럼 보였던 인물이 조금 후에 사람을 죽이거나, 엄청 취해 다른 사람의 돈을 빼앗으려 한다는 식으로 각 인물의 다중성을 볼 수 있게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다.
미국의 아픈 역사를 흥미롭게 풀어내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
모든 인물이 돈과 행복을 추구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것을 얻지 못한다. 또한 모두가 자신에게 주도권이 있다고 믿지만 결국엔 그 주도권은 정부 공식 기관에 빼앗겨버린다. 그저 이용하는 사람과 배신하는 사람만 있을 뿐이다. 3시간 26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안에는 차례차례 사람들이 죽임을 당하고 장례식이 이어진다. 오세이지족이 발견한 유전은 행복이 아니라 지옥의 문을 열었던 것 아니었을까.
배우들의 연기가 무척 인상적인 영화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어니스트라는 인물을 연기하는데, 초반에 선하고 영미하게 보였던 인물이 점점 주도권을 잃고 돈에 집착해 무너지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특히나 후반부의 어니스트는 무척 바보 같이 보이는데 입술을 악물고 미간을 찌푸리는 등의 표정이 반복되면서 더욱 그 인물의 특성이 잘 드러난다. 이런 사실감 있는 연기가 디카프리오의 열연으로 표현된다. 윌리엄 역을 맡은 로버트 드니로 역시 선하고 책임감 있는 인물처럼 보이지만 점점 악한 본색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이런 다채로운 인물의 모습이 드니로의 연기로 더욱 극대화되었다.
오세이지족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도 좋다. 실제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오세이지족을 연기할 배우들을 실제 미국 원주민이나 오세이지족들이 출연하길 원했고 그렇게 오디션에서 뽑힌 배우들이 영화에 등장한다. 몰리 역을 맡은 릴리 글래드스톤 역시 원주민 출신으로 좋은 연기를 보여줘 영화의 사실감을 높인다.
영화 후반부에는 최초의 연방요원들이 등장한다. 톰 화이트(제시 플레멘스)는 최초의 FBI팀장으로 오세이지족에게 벌어진 극악한 살인 사건을 수사한다. 결국 악한 인물들을 잡아들이지만 그 악인들도 가지고 있는 선함을 본 그는 그것을 이용해 모든 범죄의 조각을 찾아낸다. 제시 플레멘스는 서부극에 무척 잘 어울리는 얼굴을 가졌는데, 이 영화에서는 정의로우면서도 상대의 아픔을 공감하고 배려할 줄 아는 얼굴을 같이 보여주고 있다.
영화 <플라워 킬링 문>은 어니스트라는 실존 인물을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그래서 그 당시 삶을 살아갔던 오세이지족의 비극을 재조명하면서, 그에 얽힌 백인들의 극악무도함과 삶의 주도권을 가지지 못했던 바보 같은 인물들을 무척 흥미롭게 보여준다. 상당히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긴장감을 끝까지 잃지 않는다. 애플티미+에서 제작해 해당 OTT에 공개 예정이지만 극장관람을 추천한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다운로드하였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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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2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온라인상영관 오픈 안내 (9/5~9/10)
제12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SICFF)가
9/5(목) ~ 9/10(화), 총 6일간 개최되는데요,
이번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온라인상영을 저희 씨네랩에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9/5(목) 오후 7시에 오픈되는 'Online Screening' 페이지에서
수상한 영화모음집, 거인의 작은 발자국
위 2개 부문의 상영작을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상영작 리스트>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의 우수한 작품들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
그 외 온&오프라인, 야외 상영에 대한
자세한 사항 및 티켓 예매 안내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 제12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티켓 안내 (바로가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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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는 강하게, 공포는 약하게
우리는 종종 가슴 아픈 일들을 만난다. 그렇게 만난 아픈 과거는 마음속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아픈 일을 완전히 잊고 싶어 한다. 하지만 심한 상처를 남긴 과거를 완전히 잊기는 어렵다. 꽤 오랜 시간 동안 마음을 괴롭히는 그 일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마음에서 멀어져 간다. 그것도 단지 생각이 멀어질 뿐이지 마음 깊은 곳에 그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다.
사람들은 그 아픈 일은 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앞으로 나가면서 과거의 아픔을 어느 정도는 잊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 또한 그렇게 아픈 기억을 지우는 것만이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과거의 일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미래를 대처하고 살아가야 할 것인지에 따라 마음의 짐이 가진 무게가 달라진다.
<인시디어스> 1편과 2편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인시디어스: 빨간 문> 은 2012년과 2013년에 연달아 개봉했던 <인시디어스>와 <인시디어스: 두 번째 집>에서 9년이 지난 현재를 다루고 있다. 조쉬 램버트(패트릭 윌슨) 가족에게 찾아온 기이한 일을 다루는 영화는 ‘저 너머 세상‘ 로 불리는 다른 차원의 세계와 연결되는 조쉬와 그의 아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기이한 일들로 고통받던 조쉬의 가족은 영매인 엘리즈(린 샤예)와 그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그들에게 나타나는 기이한 일의 원인을 알게 된다.
특히나 ‘저 너머 세상’에 있는 악령은 현실에서 넘어온 조쉬와 그의 아들 달튼(타이 심킨스)의 삶이 큰 영향을 준다. 지난 이야기 속에서 악령에 의해 조정되어 움직이는 아빠 조쉬는 그의 가족들에게 폭력적인 모습을 보인적이 있다. 그건 악령의 조종이라는 타의에 의한 것이었지만 모든 가족들에게 상처를 남겼다. 그래서 그들은 모든 일이 해결되고 나서 최면을 통해 그 기간에 벌어진 일을 잊게 하기로 결정한다. 그러니까 조쉬와 달튼은 아픈 상처를 계속 떠올리는 것 보단 완전히 잊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시리즈의 1편과 2편이 흥미로웠던 건 '저 너머 세상'의 모습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것이 가족 내에서 벌어질 수 있는 모습을 담았다는 데 있다. 특히나 악령에 씌인 아빠의 모습은 공포 그 자체였다. 가장 친숙한 존재가 망치를 들고 가족을 해치려 하는 모습은 한편으로는 가정폭력을 행사하는 아빠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했다. 평소엔 아주 좋은 아빠이지만 어느 순간 돌변해서 가족들을 해치는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장면들이다. 마치 영화 <샤이닝>의 정신 나간 아빠를 보는 듯한 모습은 무척 공포스러웠다.
이번 <인시디어스: 빨간 문>은 전편에서 9년의 시점이 지난 후를 다루고 있다. 본의 아니게 가정폭력의 상흔을 가지고 살아온 가족들 중 모든 것을 기억하는 아내 리나이(로즈 번)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은 모두 그 상흔을 가지고 살아왔다. 비록 조쉬와 달튼은 최면을 통해 그 당시의 기억을 지웠지만 조쉬는 다시 과거와 같은 다정한 아빠의 모습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달튼도 성장과정에서 일상에 적응하고 살아가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조쉬와 아내는 이혼을 했고 조쉬는 왠지 모르게 자신의 아이들을 보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가족과 잘 지내지 못하는 아빠 조쉬
영화는 마치 아이가 어린 시절 느꼈던 아빠에 대한 공포가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조쉬와 달튼은 서로 가까워지려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아 보인다. 조위와 달튼의 대화를 딱 그 시점만 보면 그저 사춘기 소년과 아빠의 어색한 관계처럼 보이지만 시리즈의 1편과 2편까지 생각하면 과거에 겪었던 폭력적인 일과 쉽게 연관 지을 수 있다.
그래서 이번 5편에서는 조쉬와 달튼의 상처와 그들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들은 왠지 모르는 상처를 가지고 있다. 기억을 지웠기 때문에 그들 자신도 왜 그런 감정이 드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그러니까 과거의 상처를 그냥 덮어놓는 방식으로는 서로의 관계에 좋은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서로가 가진 상처를 드러내고 그것을 서로 이해해야 비로소 진짜 좋은 관계가 시작된다.
<인시디어스: 빨간 문>에서 훌륭한 건 이렇게 과거의 상처를 덮은 가족이 다시 그 기억을 복원하고 그 공포를 이겨내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잘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이야기 자체로 과거 1편과 2편의 이야기를 완전히 마무리한다는 측면에서는 마음을 움직이는 구석이 있다. 아빠와 아들이 자신조차 이해하지 못했던 그 감정이 왜 그렇게 행동하게 했는지를 알게 되면서부터 그 두 사람은 다시 '저 너머 세상'에서 만나 힘을 합한다.
두 사람이 따로 떨어졌을 때보다는 함께 있을 때 전달되는 감정의 파고가 더 크다. 서로에 대한 적개심과 불편함을 크게 드러내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서로 얼마나 상대방을 아끼고 있는지, 상대방을 위해 얼마나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지를 드러내는 후반은 그래서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마음 속의 아픈 상처를 드러낸 아빠와 아들
이렇게 아빠와 아들, 그리고 조쉬 가족 모두의 서사는 나쁘지 않다. 과거 1편과 2편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이야기도 좋다. 하지만 문제는 이 영화가 드라마가 아니라 공포 영화라는데 있다. 과거 시리즈에서 '저 너머 세상'과 현실을 오가면서 벌어졌던 숨 막히는 긴장감이 이번 영화에서는 덜 느껴진다. '저 너머 세상' 이 초반에는 크게 다루어지지 않고 후반부에 가서야 본격적으로 드러나게 되는데 그렇게 보여지는 공간이 오히려 작아진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니까, 악령이나 '저 너머 세상' 보다는 조쉬와 달튼의 관계에 집중하다 보니 공포 영화로서의 매력이 과거보다 떨어진다는 것이다.
과거 <인시디어스>와 <인시디어스: 두 번째 집>은 제임스 완 감독이 연출을 맡았었다. 그는 <컨저링> 시리즈를 연출했던 것처럼 집안과 가족들의 주변을 활용해 무척 효율적으로 공포를 느끼게 했다. 그 이후 <인시디어스3>과 <인시디어스: 라스트 키>는 각각 다른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이번 <인시디어스: 빨간 문>은 극 중 조쉬 역할을 연기한 배우 패트릭 윌슨이 직접 연출을 맡았다.
패트릭 윌슨은 자신이 <컨저링>이나 <인시디어스> 시리즈에서 연기를 하면서 경험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번 영화를 첫 연출작으로 택했다. 그는 조쉬와 달튼의 부자 관계를 보여주면서 드라마를 더 강화했고, 깜짝 놀라게 하는 공포 효과인 점프 스케어 등을 활용하면서 공포 영화로서의 효과도 높이려 했다. 드라마는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게 전개되었지만 시리즈 특유의 공포 에너지를 충분히 발휘시키지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절반의 성공인 연출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속 조쉬의 가족은 아주 긴 시간 동안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들은 과거의 가슴 아픈 일을 잊는 것을 택했지만, 영화는 그렇게 잊는 것만으로는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조쉬와 달튼이 자신의 심리적인 문제를 상대방에게서 발견하는 순간이 영화에 잘 표현되어 있다. 비록 공포 영화로서의 힘은 조금 떨어지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풀려가는 과정 자체는 무척 따뜻하게 그려져 있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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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셋째 주도 잘 보내셨나요?
이번 주는 5도까지 내려가고 영동지방에는 눈이 올 정도로
쌀쌀한 날씨가 이어진다고 하니 따뜻하게 입고 외출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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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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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블랙 아담> (NEW)
▶ 화려한 영상미와 액션으로 현재 많은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블랙 아담>. DC 코믹스의 최고
인기 캐릭터 중 하나인 <블랙 아담>이기에 더 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모이게 한 것 같다.
주말 동안 (10월 21일 ~ 10월 23일) 관객 수 31만 3,329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42만 8,036명을 돌파하였습니다.
| 줄거리
기원전 가장 번성하고 위대한 고대 국가였지만
현재는 국제 군사 조직 인터갱의 독재 국가로 전락한 칸다크.
인터갱의 눈을 피해 고대 유물을 찾던 '아드리아나'는
우연히 5000년 동안 잠들어 있던 '블랙 아담'을 깨우게 된다.
엄청난 괴력과 스피드, 방탄 능력과 자유자재의 고공비행, 번개를 쏘는 능력까지.
온몸이 무기인 '블랙 아담'은 자신의 앞을 막아서는 인터갱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고
칸다크 국민들은 이에 열광한다. 한편, 그의 폭주를 막기 위해 호크맨, 닥터 페이트, 아톰 스매셔,
사이클론으로 구성된 히어로 군단 '저스티스 소사이어티'가 칸다크에 나타나는데...2. <인생은 아름다워> (▼1)
▶ 흥겨운 노래와 유쾌한 웃음, 그리고 따뜻한 감동까지 선사한 <인생은 아름다워>. 둘째 주에 1위로
올라섰다가 <블랙 아담>의 개봉으로 다시 한 순위 내려가 2위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주말 동안 (10월 21일 ~ 10월 23일) 관객 수 8만 4,822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98만 900명을 돌파하였습니다.
3. <공조2: 인터내셔날> (▼1)
▶ 무려 한 달 넘게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공조2: 인터내셔날>. 세 배우의 케미와 더불어
짜릿한 액션과 유쾌한 코미디 요소 덕분에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것 같다.
주말 동안 (10월 21일 ~ 10월 23일) 관객 수 7만 56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689만 4,532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123회 예측 이벤트는 10월 셋째 주 주말 <블랙 아담> 스코어 예측 이벤트입니다.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주신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블랙 아담>의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실제 관람객의 성별/나이별 관람 추이를 보겠습니다.
남성 76%, 여성 24%로 남성이 여성보다 압도적으로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대 별로는 30대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고, 그 다음으로 20대, 40대, 50대, 10대 순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습니다.
▶한 주 동안 씨네픽 이벤트의 참가자분들 중 <블랙아담> 주말 관객 스코어에 가장 근접한 예측치를 보인 건
30대 초반 남성과(338,516명)과 30대 후반 여성(277,331명)이었습니다.
또한 <블랙 아담> 주말 관객 수 스코어 예측의 정답자 비율은 (오차범위 +-10,000) 전체 참가자의 1.2%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블랙 아담> 주말 스코어 예측 이벤트에 참여한 20/30대 비율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4.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수수께끼! 꽃피는 천하 떡잎 학교> (▼1)
▶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 사상 첫 학원 미스터리물로 입소문을 타며 많은 관객을 모으고 있는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수수께끼! 꽃피는 천하 떡잎 학교>. 주말 동안 (10월 21일 ~ 10월 23일)
관객 수 6만 2,302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63만 8,081명을 돌파하였습니다.
5.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1)
▶ 박스오피스 TOP 5 순위권 밖에 있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평론가, 유명인,
그리고 관객들에게 극찬을 받으면서 입소문을 타 10월 셋째 주 주말에 박스오피스 5위를 차지하게 됩니다.
주말 동안 (10월 21일 ~ 10월 23일) 관객 수 3만 8,517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1만 4,503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 <Black Adam>이 개봉과 동시에 1위를 차지하게 되면서, 둘째 주 박스오피스 순위에서 모든 영화가 한 단계씩 하락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영화의 순위가 한 단계씩 낮아지자 <The Woman King>과 <Amsterdam>이 순위권 밖으로 떨어졌습니다.
<Black Adam>는 주말 동안(10월 21일 ~ 10월 23일) 매출액은 67,000,000 (한화 약 960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총 누적 매출액 역시 동일합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TOP 5>
1. <블랙 아담> 6,700만 달러 (누적 6,700만 달러)
2. <티켓 투 파라다이스> 1,634만 달러 (누적 1,634만 달러)
3. <스마일> 835만 달러 (누적 8,431만 달러)
4. <할로윈 엔드> 800만 달러 (누적 5,417만 달러)
5. <라일, 라일, 크로커다일> 420만 달러 (누적 2,871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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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픽의 10월 셋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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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챌린저스 - 젠데이아의 매력이 가장 빛나는 테니스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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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코트 밖, 진짜 경쟁이 시작된다! 스타급의 인기를 누리던 테니스 천재 ‘타시’(젠데이아)는 부상으로 인해 더 이상 선수 생활을 하지 못하고 지금은 남편 ‘아트’(마이크 파이스트)의 코치를 맡고 있다. 연패 슬럼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아트’를 챌린저급 대회에 참가시킨 ‘타시’는 남편과 둘도 없는 친구 사이이자 자신의 전 남친인 ‘패트릭’(조쉬 오코너)를 다시 만나게 된다. 선 넘는 세 남녀의 아슬아슬한 관계는 테니스 코트 밖에서 더욱 격렬하게 이어지는데… 결승전 D-DAY, 가장 매혹적인 랠리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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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묘 - 굿판을 깔아준 베테랑 선배들과 칼춤을 추는 젊은 천재 후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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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내에 이도현 배우가 맡은 배역(봉길)의 이름을 '봉림'이라고 잘못 표기해둔 부분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조금더 유의하여 영상 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미국 LA,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은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집안의 장손을 만난다.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챈 ‘화림’은 이장을 권하고, 돈 냄새를 맡은 최고의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이 합류한다. “전부 잘 알 거야… 묘 하나 잘못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절대 사람이 묻힐 수 없는 악지에 자리한 기이한 묘. ‘상덕’은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제안을 거절하지만, ‘화림’의 설득으로 결국 파묘가 시작되고… 나와서는 안될 것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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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 그들을 진정 알고 있다 말할 수 있을까. 《클릭베이트》, 8월 25일 공개. 오직 넷플릭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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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화날수록! 그녀에게 더 빠져든다! 마블 오리지널 시리즈 [변호사 쉬헐크] 디즈니+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