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2-12-16 16:56:39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고 싶은 영화 속 소품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다들 영화를 보고 난 후, 영화 속 촬영 장소로 여행을 가고 싶다던가,
영화 속 음식을 맛보고 싶다던가, 영화 속 소품을 갖고 싶다던가,
이런 생각이 드신 적 있으신가요?
저 또한 이러한 생각을 많이 하곤 하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영화 속 소품 중 크리스마스 선물로
딱인 아이템들을 살펴볼까 합니다.
그럼, 한번 살펴볼까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 스웨터
ⓒ Wizarding World Youtube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 크리스마스 날 론 위즐리가 부모님한테 받은 선물이다.
론 위즐리의 첫 글자 R이 적힌 스웨터이다.
시청 가능한 OTT
웨이브, 쿠팡플레이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 책
ⓒ 네이버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책을 좋아하는 조제가 사랑하는 책으로 등장하는
책 <한 달 후 일 년 후>이다. 이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이 조제이기 때문에 쿠미코가 자신을
조제라고 불러달라고 한 것이었는데요. 영화와 함께 책을 읽는다면 여운의 오래 갈 것이다.
시청 가능한 OTT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캐롤 - 필름 카메라
ⓒ 네이버 영화
<캐롤> 속 주인공 테레즈가 크리스마스 트리를 사고 있는 캐롤의 모습을 담았던 카메라.
영화에서는 카메라를 매개체로 인물의 간의 관계를 표현하는 굉장히 중요한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한다.
시청 가능한 OTT
넷플릭스, 왓챠
토이스토리 - 장난감
ⓒ 네이버 영화
<토이스토리>의 주인공인 장난감들! 주인공 앤디가 가장 아끼는 카우보이 인형부터 액션 인형
우주 전사 버즈 등등. 영화 속 등장하는 다양하고 매력적인 장난감들이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시청 가능한 OTT
디즈니+
프린세스 다이어리 - 다이어리
ⓒ IMDB
<프린세스 다이어리> 속 주인공 미아 서모폴리스의 다이어리로 등장하는 소품이다.
독특하고 예쁜 디자인으로 많은 관객들의 소장 욕구를 일으켰다.
시청 가능한 OTT
디즈니+
여러분들은 영화 속 어떤 소품을 가장 갖고 싶으신가요?
영화를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영화를 만지고, 영화를 듣고, 영화를 느낄 수 있도록
영화와 를 더 가까이 만들어주는 취향 커머스 플랫폼 '클로저'를 시작했습니다.
클로저의 첫 번째 영화, <캐롤>을 더 가까이 즐겨보세요:)
씨네랩 에디터 Hizy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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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이 닿는 그 곳, 전부
여성국극 1세대 배우 명인 '조영숙'
여성국극, 몇 년 전부터 웹툰 <정년이>를 통해 대중들에게 알음알음 인식되기 시작했고 최근 드라마화가 되면서 대대적인 관심을 받게 되었다. 내가 아는 건 딱 이 정도였다. 정확히 어떻게 발현되었고, 어떤 무대를 보여주는지 왜 인기를 얻었는지 알 턱이 없었다. 문화예술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우리나라에서 오랜 시간동안 예술 분야의 한 주축으로 자리 잡고 있는 여성국극이 대체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봐야 한다는 일종의 책임감이 있던 차에 <여성국극 :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의 개봉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영화 <여성국극 :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는 다큐멘터리로서, 우리나라 최초의 뮤지컬인 여성국극에 대한 역사적 의의와 현대에 이르러 어떤 실태를 보이고 있는지 낱낱이 파헤친다. 그 중심에서는 3세대 배우 ‘박수빈’님과 ‘황지영’님의 서술이 이루어지며, 두 분의 시야로 작품이 진행된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은 매우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1세대, 2세대를 넘어 3세대로 넘어 온 만큼 지금의 극장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사람들은 모두 3세대 배우들의 입장에서 이입하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기 때문이다.
작품을 보고 가장 흥미로웠던 정보는 각 배역들마다 부르는 용어가 따로 있었다는 점이다. 보통 특정 등장인물이 인상 깊게 나온다고 하면, 그 배역의 이름을 기억하고 끝이지, 어떠한 통칭되는 용어가 추가적으로 생기지는 않기 마련이다. 희극 조연 ‘삼마이’, 여역, 남역 주연 ’니마이’, 악역 ‘가다끼’ 배역마다 명칭이 생길 정도였으니 그 시절 여성국극의 인기가 어느정도였을지 가늠해볼 수 있다. 새로운 단어가 생길 만큼 의미를 부여한다는 건 보통 많은 애정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는 걸, 소위 ‘덕질’해본 사람들은 분명 알 것이다.
어느 예술 분야든 종사하는 사람들만이 갖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국극에서는 특히나 배우들이 그 무대의 캐릭터로서 존재할 때 갖는 힘, 그 극에 동화될 때 보이는 몸짓들이 다른 곳에서는 경험해볼 수 없는 가치였다. 수없이 해왔기에 거울을 안 보고도 완벽히 해내는 분장, 캐릭터의 옷을 입으면 변하는 표정, 빛나는 눈이 아름답다. 어떤 각도로 팔과 다리를 움직여야 좋을지, 무슨 대사를 추가할지, 어디서 어떻게 음을 꺾어야 여성국극다운 소리인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여성들로만 이루어진 무대, 그렇기에 더더욱 성별이 의미가 없는, 그저 배우로만 존재할 수 있는 공간, 바로 여성국극이다. 이게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뮤지컬로서 오랜 시간동안 이어진 저력이 아닐까 짐작할 수 있었다.
위 사진이 촬영될 수 있었던 이유는 3세대 배우 박수빈님의 1세대 배우 조영숙님께서 떠나시기 전에 꼭 큰 무대에서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순간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던 덕분이다. 모든 세대의 배우들이 각자의 시대에서 타고난 특징들을 살려 하나의 공연으로 완성해보자는 기획은 지금까지 없었던 스케일이었고, 도전이었다. 수없이 반복하고 몸에 익고 꿈에도 나오는 그 무대를 직접 만들어낸 배우들임에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각 세대의 특징을 조화롭게 한 데 섞는 작업은 보다 섬세한 손길이 필요했을 것이기에 기획부터 제작까지 완벽하게 해낸 배우들, 특히 박수빈님과 황지영님에게 존경을 표한다. 타이트한 시간 속에서 완벽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전 세대 배우들의 모습 중에서도 공연 시작 직전에 잠을 못 자고, 두려워하고, 나 때문에 무대를 망칠까 걱정하는 모습이 여과없이 드러나는 장면에서는 함께 긴장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무대를 사랑하기에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불안함이란 사실을 알기 때문에 더더욱 감동을 느꼈다. 특히 작품 중간중간 나오는 옛 자료들이 매우 인상 깊었다. 영상/사진 자료와 함께 나오는 1, 2세대 배우들의 당시 감상과 고뇌를 서술하는 연출 또한 더욱 이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출처 : 시네마달 [여성국극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 스페셜 예고편
아무래도 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여성국극이라는 무대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만큼, 무대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이라도 분위기를 상상해볼 수 있을 만큼 꽤 많은 노래들이 흘러 나온다. 그 중에서도 3세대 배우 박수빈님의 기획으로 발돋움된 ‘레전드 춘향전’의 에필로그 곡이 나를 … 울렸다. 어떤 특정한 감정이나 생각이 들기도 전에 음악의 선율에 바로 몸이 반응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공통점 중에 기본적으로 DNA에 스며들어 있는 게 바로 ‘한’이라고 지나가듯 들은 적이 있다. 여성국극 또한 ‘한’을 담고 있으며, 그 감각을 내가 오롯이 느끼게 된 게 아닐까 생각한다.
해당 노래의 중간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 천 년이 가고, 만 년이 가도, 우리 사랑은 이 순간에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 "
그저 감명 깊은 곡이었을 뿐인데, 영화의 제목 또한 이 부분에서 인용된 걸 보니 더욱 뜻깊었다. 에필로그 곡 ‘민들레’는 한반도 분단으로 인해 헤어진 가족, 연인, 친구 등 모든 이들의 슬픔을 대변하는 ‘박재연’님의 창작곡으로, 춘향이 몽룡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민들레 홀씨에 빗대어 표현하며 춘향의 마음을 그려냈다고 한다. 춘향전의 마지막과 영화의 후반부를 장식하는 곡으로서, 그들의 모든 서사를 알게 된 관객에게 여성국극을 위하는 우리들을 알아주세요, 라고 전하는 메시지가 절절하게 느껴져 더욱 마음에 와닿았다.
여성국극 1세대 배우 명인 '조영숙' 3세대 배우 '박수빈' '황지영'
그래, 우리가 영화를 보며 가장 집중해야 할 부분은, 이러한 예술 분야가 오로지 종사자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간신히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 또한 영화를 사랑하고 창작하는 사람이기에 3세대 배우 황지영님의 '그냥 여성국극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 조금이나마 알고 있다. 단 한 명의 관객이 있다면 작은 무대부터 강연까지, 여성국극으로 그곳에 서 있을 수 있다면 어디든지 둘이서 함께 캠핑카로 바삐 돌아다닌다. 전 세대의 배우가 모이는 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나서도, 변하지 않은 현실 속에서 우리나라의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고유의 예술을 담고 있는 여성국극이 그 자체로 빛날 수 있도록 고민하고 행동하는 3세대 배우의 모습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현재 여성국극의 상황은 영화 제목 그자체이다.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 반짝였던 과거의 시절에 힘입어 그 가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사라질듯 이어진다. 영화 내내, 우리가 갖는 관심 하나하나가 여성국극의 명맥을 이을 수 있는 단단한 힘이 된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주고 있다. 예술은 관객이 없다면 아무것도 될 수 없고, 한 명이라도 바라보는 순간 그 모든 것이 된다.
해당 글은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되었습니다.
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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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 한 바퀴를 도는 방법
나의 특별한 형제
줄거리
온 몸을 움직일 수도, 감각을 느낄 수도 없는 '세하'와, 늘 5살 아이지만 수영만큼은 수준급인 '동구'는 가족에게 버림받고 '책임의 집'에서 만나게 된다. 어느 날, 물에 빠진 세하를 동구가 구하면서 둘은 한 몸처럼 특별한 형제로 살아온다. 아이들이 자라고, 책임의 집을 운영하던 신부님이 돌아가시자, 다른 친구들과는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차마 떨어질 수 없었던 두 사람은 독립을 결심하지만, 수영대회 때문에 TV에 나온 동구를 보고 동구의 엄마가 찾아오면서 두 사람의 계획은 조금씩 틀어진다. 과연 두 사람은 무사히 독립을 할 수 있을까?
지구 한 바퀴를 도는 방법
숨은 의미 찾기
세하는 몸을 움직일 수 없다. 하지만 그게 혼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아니다.
동구는 수영장에서 도착지점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도착지점에서 기다린다던 엄마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함께 살아갈 가족을 잃었고, 희망을 잃었다. 하지만 서로를 만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가족이 되었고, 그래서 다시 앞으로 나아갈 희망을 갖게 되었다. 세하는 동구가 밀어주는 휠체어가 아니면 어디도 갈 수 없다. 그건 전동휠체어로 바꿔도 마찬가지다. 뒤에 늘 동구가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어디로 갈 지 생각하고 나아갈 수 있다. 세하는 동구의 머리지만, 그 뇌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동구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나온다.
동구도 마찬가지다. 혼자서 고개를 옆으로 돌리기도 힘든 세하가, 자신을 위해 수영장에 같이 와 주고 기다려주기 때문에 수영장에서 집까지 올 수 있는 것이다. 단순히 세하가 늘 방향을 알려줘서 기억하는 것이 아니다. 같이 있으면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에, 늘 자신을 기다려주는 세하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도착지점으로 골인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나아가는 것도, 집에 도착하는 것도, 서로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살 수 있는 집을 찾아 헤매지만, 서로가 없으면 그 집은 의미없다. 가족이 없는 집에는 희망도 없으니까.
장애인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
감상평
아마 이 영화를 통해 제일 많이 듣는 말은, 배우들의 연기가 미쳤다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대단한 것은, 장애인을 바라보는 이 영화의 시선이다. 장애인도 그들과 똑같이 생각하고 느낀다는 것을 너무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극 중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수영강사인 미현이 두 사람을 데리고 영화를 보러 가는 것이었다. 이토록 평범한 일상을 그들도 누릴 수 있다는 걸 왜 인식하지 못했을까. 그들은 같이 모이면 공놀이를 하고, 수다를 떨기도 하고, 고기파티를 하기도 하고, 함께 게임을 하며 놀기도 한다. 누구나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들이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늘 아파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 우리가 상처를 털어내고 살듯이 그들도 상처를 치유하고 즐거운 일상을 살아갈 자격이 있는 것이다. 이런 일상을 자연스럽게 녹여서 보여준 것이 영화의 가장 좋은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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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 나라에서 더럽게 얽혀 버린 두 남자
넷플릭스 <수리남> 포스터
수리남 (Narco-Saints, 2022)
편성 : 넷플릭스, 6부작·완결 │ 장르 : 한국, 범죄·드라마
연출 : 윤종빈 │ 극본 : 윤종빈, 권성휘
출연 : 하정우(인구), 황정민(요환), 박해수(창호), 조우진(기태), 유연석(데이빗) 외
시청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넷플릭스 <수리남> 스틸컷
홍어 팔러 간 남자 VS 마약 팔러 간 남자
‘수리남’은 남아메리카에 있는 인구 60만의 작은 나라다. 한국에서 카센터와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살던 가장 ‘인구’는 수리남에 돈을 벌러 갔다. 배를 타던 친구가 그러는데 수리남에는 홍어가 지천으로 깔렸다는 것이다. 한국 사람은 홍어 삼합을 없어서 못 먹는데 수리남에서는 수요가 없어 그냥 버려진다니, 거기에 가서 홍어를 만지면 큰돈을 벌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겁도 없지. 인구는 그렇게 돈의 냄새를 맡고, 듣지도 보지도 못한 나라 수리남으로 향한다.
거기에서 인구는 목사 ‘전요환’이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같은 한국인이자 수리남에 오래 뿌리내린 듯한 그를 믿고 의지하며 지내던 어느 날. 한국으로 홍어를 실어 보내던 인구의 배에서 코카인이 발견되어 영문도 모른 채 구금이 되고 만다. 이때도 생각나는 사람은 역시 전요환 목사뿐. 그러나 해결해보겠다던 그에게선 연락이 없고 엉뚱한 사람이 인구를 찾아온다. 그는 국정원 요원 ‘창호’. 창호는 당신을 이렇게 만든 것이 그 목사이며, 사실은 목사가 아니라 수리남 최고 마약왕임을 설명한다.
사연인 고로, 국정원은 오래전부터 이 마약사범 전요환을 검거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꾸리던 중이었으나, 수리남은 범죄인 인도조약이 없어 전요환을 체포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 인구가 전요환을 유인해줄 미끼로 낙점된 것이었는데, 잘못한 것도 없이 남의 나라 감옥에서 썩게 생긴 인구에게 선택지가 있을 리 만무. 결국 인구는 국정원의 제안을 수락하게 된다.
넷플릭스 <수리남> 스틸컷
원래 실화가 더 드라마 같다지요
홍어와 코카인과 국정원이라니. 이 뜬금없는 막장 범죄 소설 같은 이야기는 놀랍게도, 모두 실화다. 실제 수리남에서 목사 행세를 하며 코카인을 팔던 ‘조봉행’의 일화를 모티브로 했는데, 우연히 조봉행의 일화를 알게 된 배우 하정우가 윤종빈 감독에게 영화화를 제안했고, 그러다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작된 것이라고. 이 비현실적이고 자극적인 이야기가 실화라는 것에 놀라기는 이르다. 드라마보다는 영화에 가까운 고퀄리티 촬영 스케일과 배우 라인업은 더 놀라우니. 인구 역에 하정우, 사기꾼 조봉행 역에 황정민, 국정원 요원 역에는 박해수에다, 조연으로는 무려 조우진 유연석이 있다. 때문인지 6화라는 이야기가 참 짧게 느껴졌다.
더불어 이 이야기는 두 주인공이 ‘돈’을 대하는 각기 다른 태도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재미 요소가 있었다. 평범한 우리 눈에는 수리남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먼 나라 땅이다. 그런데 인구도 요환도 모두 돈을 벌러 수리남에 갔다. 전요환은 그 곳에서 코카인이라는 돈을 보았고, 인구 역시 홍어를 팔아 큰 마진을 남기겠다며 수리남으로 향했더랬다. 둘은 어찌 보면 비슷한 유형이다. 그런데 참 묘하다. 전요환도 인구도 돈을 좇는 건 매한가지인데, 우리는 왜 전요환은 욕하면서 보고, 인구는 이해하면서 보았을까. 그 이유는 평범한 우리가 돈을 대하는 태도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넷플릭스 <수리남> 스틸컷
먹고사니즘 또는 종교
누구나 ‘돈’에 일찍 눈을 뜨는 계기가 있다. 인구는 어린 시절 가난했다. 밤낮으로 일하던 아버지가 과로사하고, 두 동생과 세상에 남겨졌을 때. 어린 인구의 가치관은 이미 정해졌는지도 모르겠다. 굶어 죽지 않아야겠다는 것. 그러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 소년가장이었던 인구는 동생들을 먹여 살리려 닥치는 대로 일을 했고, 어른이 되어서는 처자식을 먹여 살리는 가장이 된다. 그 시절 아버지들이 오로지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그랬듯, 낮에는 카센터를, 밤에는 유흥업소를 운영하면서 인구는 버티고 또 버틴다. 그러니까 인구에게 돈이란, 가난을 벗고 온 가족이 등 따습게 살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던 것. 평범한 우리들이 돈을 좇는 대표적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제 아무리 인구가 아가씨 나오는 유흥업소를 운영한들 욕하지 않는다. 그게 다, 평범한 먹고사니즘이란 걸 이해하니까.
전요환, 실존 인물로는 조봉행. 나는 그 인간도 무척이나 가난했을 거라 본다. 가난이 엄청난 콤플렉스였기에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이 점은 인구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느끼기에 그는 뭔가 역겹다. 단지 부도덕한 업종으로 돈을 벌어서가 아니다. 돈을 대하는 그의 태도가 ‘우리와’ 달라서다. 그는 우선 처자식이 없었다. 사랑하는 누군가와 행복하게 그 돈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는 돈 자체를 숭배하는 사람. 돈으로 권력을 사고, 돈에 방해되는 인간은 죽이고, 무덤에도 다 못 가져갈 돈을 벌고 또 벌어 자신의 우월감을 채우는 인간. 그러고 보니 그가 사랑하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 애초에 사람을 사랑하지 않고 돈만을 사랑하기 때문에.
넷플릭스 <수리남> 스틸컷
돈방석 위에 앉아도 외롭다면
아무리 돈을 많이 가지게 된들 그 행복을 나눌 사람이 없는 텅 빈 삶은 무의미하다. 결국 돈이란 건‘쓰기 위해’서 의미 있기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쓸 수 있어’ 의미 있는 게 아닐까. 같은 이유로 드라마의 마지막, 인구가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카센터를 운영하던 그 모습이 내게는 참 인상적이었다. 홍어로 떼돈을 벌 수도 있었고, 수리남 마약왕의 오른팔이 되어 더 큰 돈을 만질 수도 있었지만 그는 한국에 돌아와 결국 평범한 삶을 택했다. 수리남에서 파란만장한 일화를 겪고 깨달은 것이다. 아무리 돈에 둘러싸여 있어도 결국 외롭게 살고 싶지 않다는걸. 훗날 카센터에 찾아온 국정원 요원 ‘창호’가 큰돈을 벌어줄 유흥업소를 선물로 주겠다고 했을 때도 인구는 그래서 거절했을 것이다. 평범하고 안온하게 가족들과 투닥거리며 사는 게, 돈방석 위에 살다가 끝내 체포되어 감옥에서 외롭게 생을 마감하는 삶보다 훨씬 가치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수리남으로 점프해 마약과 살인과 중상모략이 판을 치는 이야기를 듣다 텔레비전을 끄니, 문득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살면서 그런 끔찍한 일들에 연루되지 않는 것은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일까. 내가 사는 이 세상은 오늘도 아주 평화롭고 고요하다. 돈은 적지만 외롭지 않고, 돈을 많이 벌고 싶지만 그걸 함께 쓰고 싶은 사람이 있다. 누구도 믿지 못하고 돈만을 쌓던 전요환이 불쌍하다면, 그는 나를 비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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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 선악과를 손에 쥐고 소설 밖으로 뛰쳐나간 창조물
가여운 것들 (Poor Things, 2023)
"스스로 선악과를 손에 쥐고 소설 밖으로 뛰쳐나간 창조물"
개봉일 : 2024.03.06.
관람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 로맨스, SF, 모험
러닝타임 : 141분
감독 : 요르고스 란티모스
출연 : 엠마 스톤, 마크 러팔로, 윌렘 대포, 라마 유세프, 제러드 카마이클, 크리스토퍼 애벗
이 영화를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오래 고민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신작<가여운 것들>은 지금껏 봐온 그의 영화 중 가장 노골적이고 파격적인 영화였다.
나는 <더 랍스터>를 통해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작품을 처음 접했다. <더 랍스터>를 봤을 땐 이 영화가 주는 새로운 기묘함에 정수리를 한대 맞은 느낌이었고 그 후 <킬링 디어>를 봤을 땐 제대로 취향을 저격 당해 심장에 스트레이트를 한대 맞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를 봤을 땐 정말 만족스러운 괴식을 먹은 느낌이었고.. 지금 <가여운 것들>을 본 후의 느낌은.. 맛있어 보여서 허겁지겁 흡입한 아이스크림 안에서 머리카락 뭉치가 발견된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영화를 보기 전 고려해야 할 점
영화의 수위와 소재
<가여운 것들>? 일단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작품이라 봐야겠고, 예고편을 보니 때깔 좋고, 소재 자체도 완전 취향 저격이다! 게다가 영화 개봉 전에 원작 소설에 도전했다가 독서력 부족으로 장렬하게 실패했기에 어떤 형식으로든 이 이야기를 소화하고 싶다는 열망은 더욱 커져만 갔다. 그렇게 군침을 참으며 기다린 시간이 지나가고 영화가 개봉했다. 다른 관객들의 반응은 신경도 안 쓰고 일단 허겁지겁 먹었다. 처음엔 "아~ 역시 이 맛이지~”싶어서 행복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소화하기 어려운 불편함이 차올랐다. <가여운 것들>이 안 좋은 영화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다만 주인공 벨라가 집을 떠나 여행을 하며 그녀가 겪는 경험이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게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
영화 자체의 수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가슴이 열린 시체, 장기가 나오는 장면도 있고 선정성 짙은 장면도 길게 나온다. 그리고 시선에 따라 크게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요소도 있다. 스포지만 긴 시간 동안 보여주는 부분이기에 미리 이야기하고 가겠다. 이 영화엔 벨라가 매음굴에서 몸을 파는 장면이 나온다. 그것도 꽤 긴 시간 동안, 아주 다양한 모습으로 전시된다. 개인적으론 해부 장면보다 이 장면들이 굉장히 힘들게 다가왔다. 벨라가 선택한 성적인 행위들이 그녀의 성장, 해방에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이것을 이야기하는 실질적 주체가 남성(남성 감독, 각본가 토니 맥나마라도 남성)이다 보니 약간의 찝찝함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보기엔 힘들었지만 매력적이었던 <가여운 것들>
엠마 스톤의 연기 / 시각적인 자극과 흥미로움
힘들었던 것과 반대로 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게 만드는 부분들도 많았다.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부분은 엠마 스톤의 연기다. 엠마 스톤은 <가여운 것들>로 올해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는데, 이 영화를 보면 왜 그녀가 이 상을 받았는지 바로 이해가 갈 것이다. <가여운 것들>에서 보여준 그녀의 연기는 정말 괄목할 만하다. 엠마 스톤은 유아기 수준에 머물러 있던 벨라가 세상을 마주하며 성장하고 마침내 완전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정말 거짓말처럼 완벽하게 표현해낸다. 절뚝거리던 걸음은 딱딱하고 어색한 걸음을 지나 유연한 발걸음으로 바뀌고 그에 따라 말투, 눈빛 또한 자연스럽게 변화한다. 또한 나는 이 섬세한 연기를 해내고, 수많은 노출과 격렬한 관계 장면 또한 ‘벨라에게 필요한 것’이라며 받아들인 그녀의 담대한 마음가짐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로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시각적 아름다움이다. 갓윈의 집안에 있는 빈티지한 가구와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싶게 만드는 흥미로운 기계, 작지만 알차게 꾸며진 정원, 꿈에 가깝게 느껴질 만큼 환상적이면서 기괴한 도시의 모습, 화려한 벨라의 의상 등.. 시선을 끄는 요소들이 참 많다. 이 외에도 귀를 살살 긁어대는 음악과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작품 특유의 기묘함과 불쾌함, ‘어른 몸과 아이의 뇌’라는 소재가 주는 흥미로움과 자극까지, <가여운 것들>은 소화하긴 힘들지언정 매력적임은 부정할 수 없는 영화였다.
어른의 몸을 가진 어린아이
<가여운 것들>은 타인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고, 사랑과 억압을 동시에 받으며 살아온 여성 벨라가 스스로의 삶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벨라를 만든 사람은 괴짜 과학자 갓윈 백스터다. 우연한 기회에 강에 뛰어들어 자살한 임산부 시체를 건진 갓윈은 미약한 신체 전류만 남아있는 임산부의 시체를 보며 고민한다. ‘생이 버거워 자살한 사람을 내 맘대로 살리는 게 맞는 일인가?’. 어차피 기독교 국가에선 자살을 정신병이나 죄로 보니 그녀가 살아난들 정신병원 또는 감옥행일 텐데.. 잠시 고민하던 그는 그녀가 고깃덩어리로 변하기 전에 새로운 결정을 내린다. 이미 진행 중이었던 이 임산부의 생을 함부로 결정하는 것은 좀 그러니까, 아예 살아갈 기회조차 없었던 임산부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 새로운 생을 주기로. 갓윈은 임산부의 배를 갈라 태아의 뇌를 꺼내 임산부의 머리에 이식한다. 그는 벨라는 그렇게 갓윈에 의해 창조된다. 벨라의 일상은 창조주 갓윈이 만든 세계 안에서, 탄생과 성장의 과정은 모두 갓윈의 손안에서 진행된다.
벨라는 아름다운 성인 여성의 몸과 어린아이의 뇌를 가진 존재다. 벨라가 창조된 후 얼마나 지났는지는 정확히 나오지 않지만 행동을 보면 대략 3~6세(남근기)쯤 되는 것 같다. 이때의 아이들은 성에 대한 호기심과 모험심이 특히 강해지고 아들은 엄마를, 딸은 아빠를 특히 애정 하는 모습을 보인다.
마침 이 호기심과 모험심으로 가득 찬 시기를 지나고 있는 불완전한 생명 앞에 흥미로운 인물이 둘이나 나타난다. 맥스와 덩컨. 특히 적극적으로 벨라를 꼬신 덩컨의 영향으로 벨라는 세상을 향한 모험심을 키우고 처음으로 집을 떠나 세계를 여행하기로 맘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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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과를 먹고 에덴동산에서 추방된 이브
스스로 선악과를 손에 쥐고 완벽한 세상을 벗어난 벨라
벨라가 사과를 자위에 사용한 이유
벨라는 갓윈이 자칭 ‘완벽하다’고 표현하는 세계를 떠나 온갖 추악하고 슬픈 현실 세계를 마주하며 성장과 변화를 겪는다. 벨라의 여정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와 일부 닮아있다.
에덴동산에 머물고 있던 아담과 이브는 뱀의 속삭임에 속아 선악과(사과)를 따먹고 이브는 에덴동산에서 쫓겨난다. 벨라는 갓윈의 보호 아래 아무런 차별도 위험도 없는 그의 집안에서 살아왔다. 벨라가 밖으로 나가고 싶다고 말할 때마다 갓윈은 “바깥에 위험한 것이 얼마나 많은데!”라고 화내며 벨라를 말린다. 하지만 벨라는 갓윈의 걱정을 뒤로한 채 스스로 당대 사회의 금기로 여겨졌던 ‘여성의 성적 욕망’에 눈을 뜨고 여러 위험과 지저분한 것들이 가득한 세계로 모험을 떠난다. 쫓겨난 것인지 자의로 나간 것인지의 차이를 제외하면 이 두 이야기는 상당히 비슷하다.
어느 날 아침, 홀로 식탁에 앉아있던 벨라는 사과를 손에 쥐고 자신의 몸에 갖다댄다. 벨라를 관찰하기 위해 뒤따라온 갓윈의 제자 맥스는 자위를 하는 벨라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다. 그는 자위를 ‘상류사회에선 하면 안 될 행위’라고 말한다. 여성이 스스로 느끼는 성적 쾌락은 하나의 죄악이며 벨라는 선악과인 사과를 통해 그 죄악으로 취급받는 감정을 느낀다.
이후 벨라가 성장했음을 느낀 갓윈은 벨라를 위해 믿을만한 남자인 맥스와의 결혼을 추진하는데, 그 결혼 계약을 보증하기 위해 집에 방문한 덩컨이 벨라를 적극적으로 꼬드긴다. 덩컨은 얌전히 옷장에 들어가 비눗방울을 불고 있던 벨라의 몸을 만지고 자유와 육체적 쾌락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녀를 꼬드긴다. 안 그래도 집 밖으로 나가고 싶은 욕망에 차있던 벨라는 모든 걸 지원해 주겠다는 덩컨 덕분에 추진력을 얻는다. 그렇게 벨라는 안전한 갓윈의 세계를 벗어나 온갖 차별과 폭력이 난무하는 세계로 떠난다.
금기를 깨고 성장하는 여성 벨라, 자유로움이 묻어나는 그녀의 외모
여성의 성적 해방
벨라는 여행을 하며 그 당시 사회에서 여성에게 금기로 지정된 것들을 깨나간다. 이는 사회 통념상 ‘여성이 해선 안될 것’에 대한 저항이기도 하고 원래 몸의 주인인 엄마 빅토리아의 삶을 옭아맸던 것을 깨나가는 일이기도 하다.
벨라는 상류사회에선 금지된 것으로 여겨지는 여성의 육체적 쾌락을 적극적으로 탐구하고 남성 중심으로 쓰인 책을 읽으며 그들 말고 그녀의 이야기는 왜 없는지 질문하기도 한다. 벨라는 스와이니 부인의 매음굴에 들어가는 자신의 행동을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싸우는’것이라 이야기한다. 물론 금기에 대항하는 방법치고 필요 이상으로 과격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이것 또한 벨라 나름의 싸움이었던 거다.
벨라의 이러한 거침없는 성격과 자유에 대한 갈망은 그녀의 외모에도 그대로 투영된다. 빅토리아(엄마)와 배에서 만난 미스 프림 등 대부분 상류층 여인들이 머리를 깔끔히 틀어올리는데 반해 벨라의 긴 머리는 자유롭게 풀어헤쳐져 있다. 의상 다른 여인들이 입는 고풍스럽고 긴 드레스와는 다르게 화려하고 다리와 팔이 자유롭게 노출된 형태다. 미스 프림은 긴 벨라의 머리를 만지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칭찬하며 부러워한다. 이는 벨라의 까맣고 긴 머리카락에 대한 부러움일 수도 있겠지만, 자유롭게 쾌락을 즐기고 그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자유롭고 맑은 여인에 대한 부러움일 수도 있겠다.
어른이 된 아이, 가여운 존재를 대신해 싸우다.
죽음을 선택한 빅토리아를 위해, 가여운 그녀들을 위해.
갓윈의 집을 나온 후 벨라의 세상은 여러 의미의 색(color, 색정) 가득 차고, 벨라는 현실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성장한다. 벨라는 리스본에서 폭력과 달콤함을 맛보았고 해리와 식사를 하며 충격적인 빈민가의 모습도 보았고 온갖 책들을 읽었다. 아테네로 가는 배 위에선 별거 아닌 이유로 기러기를 죽이는 선원의 잔인함도 보았다. 그리고 매음굴에서 온갖 남자들을 상대하며 그들의 추함과 외로움, 치욕을 모두 느낀다. 스와이니 부인은 “치욕, 공포를 모두 경험해야 완전한 어른이 된다.”라고 말한다. 벨라는 그렇게 다양한 것들을 느끼며 어른이 된다.
어린아이 같았던 벨라의 말투는 여느 지식인 못지않게 단단해졌고 비틀거리던 발걸음은 올바르고 거침없어졌다. 그녀는 더 이상 창조자 갓윈을 생각하지 않았지만 갓윈이 위독하다는 소식까지는 무시할 수 없었다. 그녀는 매음굴을 떠나 런던의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갓윈의 입을 통해 진실을 듣게 된다. 아이가 없는데 왜 배를 가른 흔적이 있는지, 나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 여행을 갔다 죽었다던 내 진짜 엄마는 어디에 있는지… 갓윈이 지금껏 숨겼던 진실은 너무도 잔인하고 역겨운 것이다. 하지만 벨라는 그에 굴하거나 자신의 삶을 혐오하지 않는다. 벨라는 벨라로서 살아온 삶이 즐거웠다고 말하며 스스로 맥스와 결혼하기로 결정한다. 벨라가 스스로 만든 삶은 퍽 단단하고 강인하다.
벨라는 많은 것을 이겨냈다. 하지만 벨라가 갖고 있는 몸의 원래 주인이자 엄마인 빅토리아는 자신의 삶을 혐오하고 끝내 죽음을 선택했다. 빅토리아의 선택은 배와 목덜미의 수술 흉터가 되어 여전히 벨라에게 남아있다. 맥스와 결혼식을 올리던 중 벨라의 아빠이자 빅토리아의 남편인 블레싱턴 경이 찾아온다. 벨라는 별다른 말없이 그를 따라 빅토리아가 살았던 집으로 간다. 집 밖에선 그래도 멀쩡해보 였던 블레싱턴 경은 집에 오자마자 본색을 드러낸다. 그는 갈등이 생길 만큼 하인들을 잔인하게 괴롭히는 주인이고 아내를 자신의 소유물로 보는 남자였다.
빅토리아가 살던 집으로 간 날 밤, 블레싱턴 경이 주문한 저녁 식탁엔 벨라가 맛이 없다며 뱉어냈던 훈제 청어와 거위 요리가 잔뜩 올라와 있다. 블레싱턴 경은 “네가 좋아하는 걸로 준비했다.”라며 음식을 권한다. 빅토리아와 벨라는 같은 신체를 가졌으니 두 사람이 비슷한 입맛을 가졌을 확률이 높을 텐데, 이는 블레싱턴 경이 아내에게 아예 관심이 없었던걸 넘어서 어쩌면 아내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압적으로 음식을 권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벨라는 빅토리아를 대신해 이 몹쓸 남자에게 복수한다. 벨라는 그의 발에 총을 쏘고 그의 뇌를 염소의 몸에 이식한다. 창조자의 딸로서 의술을 가진 의사로서 내릴 수 있는 최고의 형벌을 내린 것이다.
[프랑켄슈타인]의 저자 메리 셸리와 벨라의 연결점
각기 다른 인간의 신체와 뇌가 합쳐진 존재. 벨라를 보며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괴생물체를 떠올리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가여운 것들>과 [프랑켄슈타인] 사이엔 크게 두 가지 연결점이 있다. 작품 내적 연결점은 신에게 도전한 과학자가 만든 생명체가 나온다는 점, 작품 외적 연결점은 메리 셸리와 셸리의 어머니, 그리고 벨라 모두 당대 여성으로서 쉽게 할 수 없는 일을 행했다는 점이다.
벨라는 위에서도 반복해 얘기했듯이 사회적 억압을 이겨낸 여성이다. [프랑켄슈타인]의 저자인 메리 셸리도 벨라와 같다. 1818년, 메리 셸리가 처음으로 [프랑켄슈타인]을 냈던 당시 사회에서 여성 작가들은 유령 같은 존재였다. 여성들은 자신의 이름이 아닌 남편과 같은 남성의 이름을 빌리거나 남성적인 필명으로 본인을 숨겨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몇 년의 시간이 지난 후 1831년, [프랑켄슈타인]의 개정판을 내며 자신이 이 작품의 작가라는 사실을 당당히 밝혔다. 그리고 셸리의 어머니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는 여성의 평등한 권리를 주장한 현대 최초의 페미니스트 중 한 명이다.
메리 셸리가 작가로서 활동하기 시작한 이 시대를 ‘빅토리아 시대’라고 부른다. 이때는 영국이 큰 번영을 누리던 시기였지만 그 화려함 뒤에 가려진 갈등도 많았다고 한다. 누군가는 이때를 여성의 인권이 바닥을 쳤던 시기라 말하기도 한다. 메리 셸리가 처음 익명으로 책을 출판한 것만 봐도 여성에게 사회적 억압, 차별이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벨라의 엄마 빅토리아의 이름도 ‘빅토리아 시대’에서 따온 것이 아닐까 싶다. 빅토리아 시대의 여성들처럼 남편의 손안에 잡혀 고통스러운 삶을 이어왔을 빅토리아, 벨라는 가여운 빅토리아를 대신해 싸우고 승리한다.
가여운 창조물이 아닌 가여움을 느끼는 인간이 되다.
소설 속 괴생물체와 닮았던 벨라, 성장을 거쳐 소설 밖으로 나오다.
“나는 가엾은 놈을 바라보았다. 내가 만들어낸 비참한 모습의 괴물이었다.” -[프랑켄슈타인]
영화의 초반, 벨라는 갓윈의 창조물이었다. 벨라는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가엾은 괴생물체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성장을 반복한 그녀는 스스로의 삶을 만들어가고, 가여운 여성(빅토리아)을 대신해 싸우는 인간이 되었다. 벨라의 성장은 마치 [프랑켄슈타인] 소설 속 가여운 괴생물체가 소설의 저자인 당당한 여성 메리 셸리로 변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벨라는 작가(창조주 갓윈)의 뜻대로 써내려가는 소설 속 괴생물체 역할을 벗어나 스스로 소설을 써 내려가는 여성 작가가 된 것이다.
고깃덩어리가 아닌 인간
갓윈은 뇌의 신호가 없는 인간의 몸은 고깃덩어리라고 말한다. 의학적으로 살아있지 않다는 뜻이다. <가여운 것들>을 보고 이 말을 다시 떠올렸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말은 뇌의 신호, 즉 뇌가 담당하고 있는 요소 중 하나인 ‘감정’을 느낄 수 없게 된 사람은 죽어있는 고깃덩어리와 다르지 않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고. 벨라가 막 새로운 몸에서 깨어났을 때 그녀는 전류로 되살려낸 괴생물체에 불과했지만 그녀는 여행을 하며 분노, 슬픔, 사랑, 행복, 치욕, 정신적 고통 등을 느끼며 정신적 성장을 이뤄냈고,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살아있는 인간이 되었다.
<가여운 것들>은 극 중에 나오는 개+거위, 개+닭, 오리+염소, 말머리가 달린 증기 자동차처럼 기괴하고 이상하고 불쾌한, 혼종 같은 영화다. 누군가 이해할 수 없다고, 상스럽다고 욕을 한다 해도 이해할 만큼 나 또한 이 영화가 상당히 이상한 영화임은 인정한다. 솔직히 빠른 시일 내에 <가여운 것들>을 다시 볼 것 같진 않지만 이 영화가 남긴 충격은 꽤 오래갈 것 같다. 그리고 그 충격이 다 가실 때쯤 벨라를 다시 떠올리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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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홀로서는 것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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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스토리1이 1995년에 나온 이래, 2019년까지 네 편의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1995년에 태어난 아이들이 벌써 20대 중후반이다. 우디의 첫 주인인 앤디도 이제 서른이 넘었겠다.
내가 없는 사이 움직이고 말하는 장난감들이라.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보았을 법한 이야기이고, 픽사는 이를 구현했다.
심리학 네임드 피아제의 인지발달이론에 따르면, 전조작기(2~7세, 앤디, 보니 또래)에는 아이들에게 상징적 기능이 발달한다.
물활론적 사고가 대표적이다. 인형도 살아있고, 장난감도 살아있고, 지나가는 강아지 고양이도 다 자기 말을 알아듣고, 자기들끼리 대화하고 그러는 줄 안다.
나도 고만할 때, 인형들을 동원해서 뭔가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하고, 필통 속 연필들을 가지고 밤새 떠들고 놀았던 기억이 난다. 병아리 인형의 머리에 짐을 올려두고 일을 시켜먹었던 게 어렴풋이 기억나기도 한다.
토이스토리4가 개봉된 지 2년이 지났다. 어떠한 OTT에도 올라오지 않더니, 디즈니플러스가 달콤한 자본의 맛을 보여주었다.
앤디에게서 보니에게로 간 우디와 친구들. 보니는 앤디와는 다른 아이이고, 우디의 위상도 예전같지 않다. 한때 우디는 장난감들을 통솔하는 장난감대통령이었다면, 이제는 벽장 신세를 면치 못한다.보니는 드디어 유치원을 다니게 되는데, 유치원에는 장난감을 가지고 가지 못한다.
우디는 그런 보니가 영 걱정이다. 보니가 적응을 하지 못할까 봐서. 우디는 나름대로 아이들에 대한 통찰, 말하자면 짬이 있기 때문에 보니가 유치원 생활을 힘들어할 거란 걸 안다. 따라가겠다고 하자 다른 인형들은 우디를 말린다. 말리는 정도가 아니라, 다시 벽장에 집어 넣어버린다.
하지만 우리의 용감한 카우보이 우디는 보니의 가방 속으로 숨는다. 아니나 다를까 보니는 유치원 첫 시간에 적응을 잘 하지 못했고, 심술궂은 남자애가 보니의 미술도구를 쓰레기통에 버린다. 우디는 보니의 가방에서 몰래 빠져나와 미술도구들을 제자리에 둔다. 보니는 그날, 처음으로 스스로 장난감을 만든다. 포크를 재활용해서 만들었으니 이름은 포키. 모양새는 엉성하지만 보니는 포키와 사랑에 빠진다. 아마 자기가 만들었기 때문일 거다.
우디에게는 관심도 없고 포키만 끌어안고 사는 보니이지만, 우디는 포키가 도망가지 않도록 포키를 지킨다.
왜일까? 주인에 대한 충성심? 우디의 행동이 과해 보일 수도 있다. 인간에게 지나치게 개입하는 장면들은 누군가에게는 선을 넘는 행동일지도.
중반부에 우디는 그것을 '의리'라고 부른다.
주인과의 의리, 장난감친구들과의 의리. 토이스토리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우디에게 주어진 일관된 사명은 의리였다.
1편에서 앤디가 버즈를 갖게 되자 우디를 거들떠보지 않을 때, 버즈를 질투하여 창밖으로 밀어버리지만 버즈를 구해내면서 우디의 의리는 쭉 이어져왔다.
2편에서는 장난감들이 수집가의 손에 넘어갈 뻔한 우디를 지킨다. 그렇게 그들의 우정은 견고해진다.
3편에서는 앤디가 대학에 가면서 장난감들을 보니에게 넘겨준다. 장난감나라가 새로운 세계로 개편됨으로써 그들은 다시 한번 자기들의 우정을 다짐한다.
다시 토이스토리4로 돌아가보자. 포키는 자꾸 쓰레기통을 찾아 도망친다. 출신이 쓰레기이다 보니 어쩔 수가 없다. 집에서는 집 안에 있는 쓰레기통에 처박히니 금세 찾아내지만, 보니 가족이 캠핑카 여행을 떠났을 때는 문제가 달라진다. 어디든 쓰레기통만 보이면 들어가려는 포키와 기어코 찾아내는 우디.
우디는 한 골동품상점에서 옛 친구 보핍의 스탠드를 발견한다. 보핍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들어간 골동품상점은 장난감들의 지옥이다.
무시무시한 개비개비와 마네킹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소리장치가 고장나 아이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개비개비의 앞에 소리가 멀쩡히 잘 나는 우디가 제 발로 기어들어오다니.
그들은 우디에게 소리장치를 내놓을 것을 요구하지만 우디는 거부한다. 그래서 결국 포키 인질극이 시작된다.
우디는 포키를 찾으려다 놀이공원에서 보핍과 마주한다.
보핍은 예전의 그 공주가 아니다. 치마 대신 활동적인 바지를 입고, 청설모로 분장한 자동차를 험하게 몰고, 주인 없이 스스로 삶을 이끌어나간다. 우디는 보핍의 도움을 받아 골동품상점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선택되지 못한 수많은 장난감들도 만난다.
듀크 카붐이 대표적이다. 과대광고에 속아 듀크 카붐이라는 오토바이 타는 장난감을 샀지만 장난감이 어찌 광고와 같겠는가. 멀리 날아가지 못하는 듀크 카붐에 실망한 주인 '장'은 장난감을 버린다.
포키를 구하기 위한 우여곡절 가운데, 버즈는 우디를 구하기 위해서 밖으로 나왔다가 놀이공원을 탈출하고 싶어하는 더키와 버니를 만난다. 개비개비처럼 한 번도 주인을 갖지 못한 인형들이다.
보핍, 버즈, 우디, 더키와 버니가 힘을 합쳐 포키를 구하려고 했지만 골동품상점에서 키우는 고양이 때문에 실패했을 때, 모두가 포기하기로 했지만 우디는 다시 포키를 구하러 간다. 그리고 결국 자기의 소리장치를 개비개비에게 내어준다.
'내 이름은 개비개비야. 사랑해'라고 아무리 외쳐보아도, 개비개비가 그토록 기다렸던 아이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간절히 원하는 어떤 것이 일생일대의 목표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삶의 이유는 되지 못한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픽사는 <소울>에서도 반복한다.
우디는 절망한 개비개비를 데리고 보니에게로 간다. 그러다 놀이공원에서 길을 잃은 여자아이를 보게 되는데, 개비개비는 그 아이의 공포와 외로움에 공감하면서 그 아이에게로 간다. 아이에게 개비개비는 같이 길잃은 자가 되어 준다.
보핍의 진두지휘로 보니네 차와 만나기로 한 회전목마까지 왔을 때, 듀크 카붐은 난생 처음으로 장거리 날아오르기를 성공하면서 "장을 위하여!"라는 멋진 말을 남긴다.
모든 임무를 완성한 우디. 이제 보니네 차로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우디는 돌아가는 대신 보핍과 주인 없이 스스로 살아가기를 선택한다.
이제 친구들과 작별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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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스토리에 출연하는 장난감들은 모두 성장한다.
앤디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었던 우디가 다른 장난감들과 우정을 쌓고, 같이 모험을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조금씩 바뀐다.
그러는 동안 어린이였던 앤디는 대학생이 되고, 앤디는 장난감을 다른 사람에게 줄 줄 알 만큼 성장한다.
우디도 앤디 없이 못살 것 같았지만, 앤디가 떠날 때 잘 가, 나의 파트너라며 앤디를 보내줄 줄도 안다.
4편에서 가장 돋보였던 캐릭터는 보핍이 아닐까 싶다. 드레스를 입은 예쁜 바비인형이 아닌, 자동차를 몰고 다니고 더 좋은 세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욕망을 그대로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다만 아쉬웠던 건 보핍과 우디, 포키 외 다른 캐릭터들의 존재감이 미미했다는 점이겠다.
우디는 성장하여 더 큰 세상으로 떠났다. 온종일 주인 걱정만 하는 장난감이 아니라, 이제 장난감의 생을 제대로 살아볼 참이다.
우디와 버즈, 그 친구들이라는 세계관을 깨버렸다고 괜히 봤다는 리뷰를 몇 개 보았는데, 우디도 떠날 때가 되었고 우리도 우디를 놓아줄 때가 되었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홀로서는 것이다.
개비개비의 끈질긴 집착으로부터, 듀크 카붐의 트라우마로부터, 우디의 주인에 대한 걱정과 불안으로부터, 나에게 당연한 것들로부터 독립해야만 한다.
아이는 자라 부모를 떠나고, 부모도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는 것, 친구들은 자기 알아서들 잘 살고, 각자가 내던져진 세상에서 자기의 의미를 만들어가는 것이 꽤 괜찮은 삶이 아닐까.
나는 토이스토리를 볼 때마다 결국 울어버린다. 그리고 올가을에 나를 울게 했던 책의 한 부분이 떠올랐다.
"안정을 추구했던 그 시간 동안 나는 성장하지 못했다. 독에 갇힌 나무처럼 가지를 마음껏 뻗어나갈 수가 없었다. 고립되었다." (<밝은 밤>, 최은영, 문학동네, 29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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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추천작] 재기발랄한 매력이 가득 담긴 영화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씨네키즈 10 플러스 2 <오늘의 초능력>
ⓒ 네이버 영화
정보
개요 SF | 한국 | 26분
감독 이민섭
출연 이유미, 송덕호, 김창환 등
줄거리
하루에 한 번, 숨을 참으면 투명 인간이 되는 초능력을 가진 지우.
어느 날 편의점에서 물건을 가지고 몰래 나가려다 알바생에게 잡혀 경찰서로 끌려간다.
그곳에서 자신처럼 하루에 한 번 순간 이동을 할 수 있는 민성과
하늘을 날 수 있는 하진,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김공익을 만난다.
하지만 그들 모두 오늘의 초능력을 사용할 수 없었다는데….
이들의 만남은 우연인 걸까? 그리고 왜 오늘은 초능력이 안 써지는 걸까?
"이민섭 감독과 SF 장르의 조합이란"
ⓒ 네이버 영화
이민섭 감독은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 <갤럭시 아이즈>, <애타게 찾던 그대>와 같이
SF와 판타지 장르를 주로 만들었습니다. 이번 영화 <오늘의 초능력> 역시 SF와 판타지 장르인데요.
어린 시절 선물 받은 초능력을 제대로 발현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담은 SF∙판타지 영화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현실 속 우리의 모습이 닮아 보이기도 합니다.
아마 모두들 어렸을 때 가졌던 순수함은 어느샌가 사라지고 모든 것을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되었을 것입니다.
영화 속 등장인물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자라버린 그들은 모두 현실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초능력을 자신만을 위해 사용했죠.
그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의 모습이 보이고, 우리는 그 모습을 통해 우리의 삶을 한번 되돌아보게 됩니다.
(결말 스포 주의)
마지막, 영화 속 인물들은 다시 한번 히어로로 거듭나게 됩니다. 투명인간이 되어 몰래 쌀을 기부하기도 하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을 잡아내기도 하는 등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초능력을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영화 중반부에 지우는 한번 밖에 쓸 수 없는 자신의 초능력을 하찮게 여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지우를 보며 왕자는 정말 그렇게 생각하냐고 물어보죠.
영화는 우리가 그동안 하찮게 여기며 잠재웠던 능력을 일깨워주며,
그 능력을 타인을 위해, 세상을 위해 써보라고 이야기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조금은 유치했을 수도 있는 스토리를 유쾌하게 풀어나가고,
또 그 안에 묵직한 메시지가 들어가면서 영화를 더욱더 매력 있게 만든 것 같습니다.
"<오늘의 초능력> 속 배우"
ⓒ 네이버 영화
모두 한 번쯤은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봤을 법한 배우들이 등장하는데요.
배우들의 케미 또한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로케이션이 많지 않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연기 덕분에
영화를 흥미롭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런 분들께 추천해 드립니다"
- 맘껏 웃을 수 있는 영화를 찾고 있다 ?
- 어린이와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찾고 있다?
- 교훈을 주는 영화를 찾고 있다?
과연 여러분들의 초능력은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영화 <오늘의 초능력>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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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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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블쟁이] 인피니티 워 NG 모음! & 춤영상까지?!
안녕하세요 마블쟁입니다!!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다!
일단 손풀기로 아주 짧게 영상 하나를 올립니다.
영상 이제서야 올리는데 성의 없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곧 좋은 영상으로 다시 돌아올 테니 그냥 재미있게 영상 즐겨 주세요~
감사합니다!
2018. 00. 00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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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유어 아이즈 텔>
눈을 감으면 더욱 선명해지는 얼굴,
너의 눈이 말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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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9회 부산국제영화제 Special Feature
어쩌면 이 순간을 기다려 왔을지도 모릅니다. 𝘐 𝘩𝘢𝘷𝘦 𝘸𝘢𝘪𝘵𝘦𝘥, 𝘧𝘰𝘳 𝘵𝘩𝘪𝘴 𝘷𝘦𝘳𝘺 𝘮𝘰𝘮𝘦𝘯𝘵.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스페셜 피쳐가 공개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빠르게 지나가는 요즘, 어쩌면 우리는 어느새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당신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이었나요? "Theater is not dead." ( ) is not dead. – 29th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October 2 - 11,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