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2023-01-08 22:44:53
기억의 편린을 붙잡고
영화 <애프터양> 리뷰
인간은 기억으로 살아가는 것 같다.
누군가를 사랑했던 기억, 활짝 웃으며 가족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던 기억, 가장 좋아하는 계절의 어느 날 유난히도 맑아보였던 하늘.
행복했던 기억을 마음에 한가득 담은 채, 그렇게 기억의 편린을 붙잡고서.
안드로이드 인간 '양'(좌)
우주를 연상시키는 공간 속에서, 별을 닮은 기억의 조각들이 빛나는 연출이 좋았다. 안드로이드 인간 ‘양’의 시선으로 본 세상은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양의 시선이 머문 삶의 기억 속 순간들은 그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처음 동생에게 인사를 건네던 순간, 햇빛에 반사되어 더욱 반짝거리던 나뭇잎, 벽에 비친 잎사귀의 그림자. 그리고 자신이 사랑했던 안드로이드 인간 ‘에이다’와 함께했던 시간들. 그는 이러한 기억을 꺼내어 몇 번이고 곱씹었을 것이다. 소중했던 순간들을 오래도록 추억하기 위해.
(사진)_안드로이드 인간 ‘양’과 ‘에이다’.
‘양’이 세상을 떠난 이후, 그의 가족은 양의 메모리 뱅크 속 기억을 재생하며 그의 삶을 이해하고 경험한다. 이는 SF 장르인 이 영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또 다른 방식의 애도이자 사랑인 것 같다. 가슴이 먹먹했다.
찰나의 순간은 기록함으로써 기억이 되고, 기억함으로써 기록이 된다. 나를 미소 짓게 한 순간들을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고, 기록하며 기억해야지. 그리하여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떠나보내야 할 때, 이별이 다가왔을 때, 마음속에 담아둔 추억들을 두고두고 꺼내봐야지.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조금은 덜 아플 것 같다.
양, 가족들은 잘 있어. 너와의 기억을 마음에 한가득 담은 채, 그렇게 기억의 편린을 붙잡고서.
Relative contents
-
- 대단히 슬픈 결말, <프리가이>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프리가이>의 결말은 대단히 슬프다. 이야기의 끄트머리까지도 유쾌함을 잃지 않다가 이토록 급하게 씁쓸함을 선사하는 영화도 흔치 않을 것이다.
<프리가이>의 결말이 왜 철저한 새드엔딩인지 설명하기에 앞서, 이 영화의 장점부터 언급해보고 싶다. <프리가이>는 유명 배우와 거대 자본이 투입된 영화치고 놀랍도록 매니악하고 젊은 언어로 만들어졌다. 나이 든 관객들을 완전히 배제해버렸을 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들 중에서도 게임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게 되어있다. ‘이 정도는 네가 이해할 것이라 믿어!’라는 듯이, 여러 게임의 설정, 아이템, 용어 등을 뒤섞어 놓으면서도 특별한 설명 없이 지나간다.
허나 이렇게 선택과 집중을 확실하게 해 둔 덕으로, 영화는 매우 뚜렷한 컨셉을 얻게 되었다. 유머는 타율이 높고, 어색함 없는 CG와 빵빵한 사운드, 질척거리지 않는 전개로 지루해질 여지도 없이 오감만족을 선사한다. 확실히 재미있다.
<프리가이>를 보다 보면 이 영화가 단순히 재미를 추구하는 것을 넘어서 은근한 메시지까지 담으려 했다는 것 또한 느낄 수 있게 된다. 이 세상에는 얼핏 주연과 조연이 나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우리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것. 누군가가 자신에게 수동적인 역할을 강요하더라도 언제나 주체적일 필요가 있다는 것. 진정 자유로운 존재가 되라는 것. 단순한 교훈이지만 생각해볼 만한 지점인 것도 맞다. 코미디에도 최소한의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데에 동의한다. 다만 그 메시지들이 이야기와 결정적으로 불협하고, 심지어 불쾌함까지 전해준다면 어떨까. 적절했다고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프리가이>는 여러 영화를 연상케 한다. 나열해보자면 <트루먼쇼>, <그녀>, <매트릭스>, <13층>, <주먹왕 랄프>, <레디 플레이어 원> 같은 작품들이 될 것이다.
그중에서도 <프리가이>를 <트루먼쇼>와 비교하는 사람이 아주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주인공이 의문스러운 세계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 본인도 모르는 새 수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존재라는 점. 중요하게 반복되는 대사가 있다는 점(“Don't have a good day! Have a Great day”, “good afternoon, good evening, and good night”)., 사랑하는 여인이 조력자로 등장한다는 점, 클라이막스에 바다를 건넌다는 점, 목숨을 걸고 세계의 끝에 도달하여 탈출한다는 점 등. 공통점이 굉장히 많다.
그런데 왜 <트루먼쇼>가 진한 감동으로 남아있는 것과 달리 <프리가이>는 씁쓸한 결말의 영화가 되었을까.
두 영화의 결말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트루먼쇼>에서 ‘트루먼’은 결국 주체적인 존재로서 자유를 얻지만, <프리가이>에서 ‘가이’는 진정한 자유를 얻지도, 주체적인 존재가 되지도 못한다. 만약 <트루먼쇼>에서 ‘트루먼’이 속편 <트루먼쇼2>를 통해 제2의 세트에서 다시 한번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면, 우리는 그러한 영화를 기쁘게 반길까? 이 세상이 세트이며, 모두가 자신을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트루먼이 다시 한번 관음의 대상으로 살아가게 된다면, 우리는 그 모습에서 감동할 수 있을까? 트루먼이 아무리 행복해 보인다고 할지라도 그가 목숨을 걸고 얻어낸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진정으로 믿는 관객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가이’는 트루먼과 다르게 목숨을 건 도전 이후에도 ‘프리가이’가 되지 못한다. 그는 여전히 게임 속 관찰의 대상이다. 자신의 사랑을 창조주에게 양보했다. 사랑을 잃고 친구와 재회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스스로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가이’는 정작 직업마저 잃은 백수 광대로 남게 되었다. 에덴동산의 아담처럼 한량으로 사는 것이 그가 말하는 진정한 자유이고, 행복일까? 적어도 나는 설득되지 않았다.
영화의 결말과 주제가 일치하려면, 가이는 누구의 간섭이나 관찰도 허용하지 않는 주체적인 존재가 되어야 했다. 밀리와의 사랑 또한 이루어졌어야 했다. (어떤 방식으로 ai와 인간이 사랑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상상하기는 어렵지만.) 키스는 밀리와 동업자이자 좋은 친구로 자신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해 달려가야 했다. 마지막 커플의 키스신이 야동을 보다 들킨 것처럼 황급히 끝나버리는 이유는, 어긋난 결말을 깨달아버린 감독 자신의 부끄러움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빵이야 어떻게 만들었든 생크림을 잔뜩 발라놓으면 입에 넣고 씹을만하듯이 유쾌한 상상력의 오락영화 자체로 본다면 <프리가이>는 그럭저럭 탑승해볼 만한 어트랙션이다. 하지만 <프리가이>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려고 했다면, 정교한 방식이라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우리는 이미 재미와 의미를 양손에 쥐고 가는, 좋은 영화들의 사례를 많이 만나왔다. 그런 면에서 <프리가이>는 재미는 잡았지만 의미는 잡지 못한 반쪽짜리 영화라고 평할 수밖에 없겠다. 프리도 되지 못하고 가이도 되지 못한 프리가이를 무어라 불러야 하나. 극장의 불이 켜질 때, 나에게 남은 것은 그 질문이었다.
-
- <아네트> 영화의 화려함이 가린 진실을 찾아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오페라 가수 '안(마리옹 꼬띠아르)'과 스탠드업 코미디언 '헨리(아담 드라이버)'는 첫눈에 서로에게 이끌린다. 행복한 만남을 이어가고 결혼을 약속하며 함께 인생을 노래하는 두 사람. 그러나 이미 쇼비즈니스의 스타가 되어버린 둘을 언론은 가만히 두지 않고, 끊임없이 가십으로 그들을 소비한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한 헨리는 자신의 콘서트를 망치는 등 조금씩 커리어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반면에 안은 커리어는 성공적으로 이어가지만, 헨리로 인해 결혼생활과 딸 아네트의 양육에 조금씩 부담을 느끼기 시작하고 부부 사이에는 어둠이 늘어난다. 그리고 이 어둠이 가장 짙어지는 순간 부부의 삶은 조용한 바다가 폭풍우를 만나듯 전혀 다른 국면에 진입한다.
<아네트>는 '프랑스 천재 감독'으로 불리는 레오 카락스 감독이 <홀리 모터스> 이후 9년 만에 선보인 작품으로,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처음 시도된 영어 영화이자 뮤지컬 영화다. 이 작품으로 2021년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그는 아내와 사별한 후 딸에 대한 애정이 더욱 커진 자신의 개인사를 반영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었고, 실제로 <아네트>는 그러한 바람이 적극 반영된 작품으로 보인다. 감독이 딸과 함께 직접 등장하는 영화의 오프닝부터 결말에 이르기까지 <아네트>는 헨리와 안 부부의 연애와 결혼생활과 남겨진 부녀 관계에 대한 이야기에서 한 발도 벗어나지 않으면서 그들이 심연 깊은 곳으로부터 마주해야 했던 정과 진실을 담아낸다.
그렇지만 <아네트>는 단지 한 가족의 일상을 춤과 노래로 담아낸 작품에만 머무르지는 않는다. 작가주의적 경향이 뚜렷한 갑독답게, 뮤지컬 영화의 익숙한 외양과 형식을 변형시키기 때문이다. 쉽고 대중적인 길을 선택하는 대신 카락스의 뮤지컬은 간단한 이야기를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삶과 일상을 반추하게 만드는 거울로 탈바꿈시킨다. 더 나아가 영화 그 자체의 본질에 대해서도 되돌아보게 한다. 이러한 영화의 의도, 메시지, 수단에 대한 힌트는 작중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바로 카메라의 존재다.
예를 들어 무대 위에서 멋지게 공연을 마무리하고 극장 밖에서 만난 헨리와 안 커플은 수많은 기자들의 카메라에게 둘러싸인다. 뒤이어 카메라에 일거수일투족 포착되는 그들의 연애와 결혼은 그 자체가 하나의 해프닝, 가십이 되어 엔터테인먼트로 소비된다. 그리고 영화는 이러한 구성을 반복한다.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에 대해서도, 그들의 결혼 생활에 대해서도, 코미디언으로서의 입지가 나날이 줄어드는 헨리와 나날이 명성이 높아지는 안의 대비되는 커리어도, 그리고 그들의 휴가와 그곳에서 벌어진 사고와 어린 아네트의 놀라운 노래 실력까지도. 이 모든 것은 진실과는 무관하게 가장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카메라에 의해 제시되고, 소비된다.
흥미로운 것은 영화가 작중 등장한 뉴스를 시청하는 사람들과 자신의 관객을 일치시키는 연출을 선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카메라로 인해 관객이 외면적인 것만 보고 평가하고 관찰하는 입장에 놓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연극과 달리 영화를 보는 관객은 일방향적이다. 무대 위의 배우와 직접 상호작용할 수 있는 연극의 관객과 달리 영화 관객은 철저히 카메라에 찍히고 보이는 것만 볼뿐이다. 즉, 작중 카메라는 사실을 자극적으로 변형시키는 뉴스와 그것을 소비하는 대중이나, 영화를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관객이나 본질적으로 겉모습 뒤에 숨은 진실을 보지 않거나 못한다는 공통점을 보여주는 장치로 활용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아네트>는 간단한 이야기와 달리 독특한 형식적 특징을 살려 카메라로 인해 보지 못하는 진실을 밝혀내려고 한다. 깔끔하게 완성된 세련된 뮤지컬 영화의 모습이 아닌, 거칠고 모난 모습을 통해 보기 좋은 것 너머의 진실을 드러내려고 하는 것이다. 이는 <아네트>를 볼 때 유독 의아하고 실망스러운 대목이 눈에 띄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송스루(song-through) 뮤지컬답게 영화 속 넘버는 대부분 주인공들의 심리를 노래하는데, LA 글램락의 전설이라고도 칭해지는 밴드 ‘스파크스’가 참여한 음악이 귀를 즐겁게 하는 것에 비하면 노래 가사는 지나치게 일차원적이다. 수영장에서 노래하는 안이나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노래처럼 '나는 괴롭다, 슬프다, 후회한다, 기쁘다, 억울하다'와 같은 직접적인 가사만이 되풀이된다. 또한 노래를 감싸는 배경도 조악하다. 파도치는 바다를 표현한 CG나 아네트가 인형으로 등장하는 것은 한눈에 봐도 어색하다.
그러나 이 작품의 기저에 진실과 본질을 왜곡하고 가리는 카메라, 곧 영화를 비판하는 메시지가 있다고 보면 위의 단점은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겉치레를 버리고 영화의 본질과 이야기의 원형에 집중시키려는 의도된 연출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아네트>의 형식과 구성 전반에서 영화의 가장 원형적 형태인 고대 그리스의 연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 주인공의 직업인 스탠드업 코미디언과 오페라 가수는 그리스 연극의 두 축인 희극과 비극의 조합을 연상시킨다. 영화의 시작과 끝이 마치 그리스 비극의 코러스와 같은 형식인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최대한 영화에 집중하길 바란다는 도입부 코러스의 가사 역시 쇼비즈니스의 대명사가 된 뮤지컬 영화에서 화려한 춤과 노래 대신 설령 보잘것없어 보이더라도 소중한 이야기에 주목해달라고 부탁하는 것과 다름없다. 더 나아가 이는 작중 헨리나 안이 무대 위에서 펼쳐 보이는 퍼포먼스를 가능한 실황 라이브를 보듯 현장감을 살리는 방식으로, 그리고 관객석에서 무대를 보는 구도로 연출한 이유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측면에서 아네트라는 인형의 인형극은 헨리가 아네트를 대하던 태도처럼 눈에 보이는 것 너머의 이야기를 보고 듣지 못하고 인물의 심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세테를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어색한 CG나 과도하게 편의적인 노래 가사들도 비록 덜 다듬어지고 거칠고 화려하거나 세련되지는 않아도 가장 본질에 가깝고 원형적인 것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인 셈이다. 그 결과 <아네트>는 영화가 진정으로 말하려는 이야기와 감정 그 자체보다는 단지 화려한 시각효과와 같은 기법처럼 영화 속 엔터테인먼트 영역이 점점 커지는 세태에 대한 비판으로 확장될 여지도 남긴다.
물론 뮤지컬 안에 수많은 극형식을 혼합시키고 영화에 한 편의 통일성을 불어넣지 않는 시도는 굉장히 실험적인 인상을 주며, 실제로도 상당히 난해하고 어렵다. 그래서 초현실적인 이미지, 배우의 연극적 제스처, 화려함과 어두움을 오가는 색채, 희극과 비극이 한 데 어우러지는 서사의 만남은 영화의 메시지와 의도에 공감하거나 동의하지 못할 경우 그저 괴상한 조합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이러한 시도는 분명 단순해 보였던 <아네트>의 이야기가 삼중의 진실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인상적이다. 우선 영화는 희극을 통해 관객을 죽이게 웃기려 하고 비극을 연기해 관객의 죽음을 대신 맛보게 하는 두 배우의 연애 과정과 결혼 이후의 삶을 통해서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깨닫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다음으로는 이들의 삶을 보여주는 과도한 형식적 특징을 살려 그들의 삶 자체가 하나의 쇼로 만들고, 이를 통해 그들의 삶을 영화를 통해 훔쳐보고 있는 관객에게 혼란을 안기면서 영화의 본질과 현실을 곱씹을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무엇보다도 <아네트>는 자신을 보는 모든 이에게 인생의 진실을 일러준다. 헨리와 안 부부처럼 우리 역시 미처 깨닫지 못하고 지내던 자신의 바람과 감정, 그리고 진실을 항상 유념하고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 결과 감독이 딸과 함께 직접 영화 서사에 등장하고, 주인공의 공연을 보는 관객이 뮤지컬에 함께 참여하여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는 난해하고 어려운 만큼 다양한 측면에서 깊은 여운과 생각거리를 남긴다.
A(Acceptable, 무난함)
영화의 상징과 기원의 도움을 받아 삼중의 진실을 찾아 나서다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영화 <아네트>의 시사회 관람 후기입니다.
-
- 11월 3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
.
.
국내
박해일, AJA Award 2022 수상
ⓒ 네이버 영화
(사)아시아기자협회는 영화 <헤어질 결심>과 <한산>의 주연 배우 박해일을 AJA Award 2022
수상자로 선정했다. 협회 회장단은 "박해일은 20여년간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꾸준히 출연하며
역량을 증명해온 배우"라며 "특히 올해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헤어질 결심'의 주연 배우로
출연해 전세계 영화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시상식은 11일 서울 중구 명동 CGV에서 열렸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10분 확장판 메가박스 단독 개봉
ⓒ (주)더쿱디스트리뷰션/워터홀컴퍼니(주)
개봉 5주차 주말에도 박스오피스 TOP 3를 차지하며 30만 돌파를 앞두고 있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10분 메이킹 확장판으로 11월 23일 메가박스 단독 개봉을
확정했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파트 2, 12월 9일 공개 확정
ⓒ 넷플릭스
통일 직전의 한반도라는 흥미로운 배경과 숨 가쁘게 펼쳐지는 스토리로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았던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 파트2로 마지막 피날레를 선보일 예정이다.
교수와 강도단 그리고 새로운 인물까지 합류하여 파트 2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감독 확장판 <한산 리덕스>, 16일 개봉
ⓒ 롯데엔터테인먼트/㈜빅스톤픽쳐스
영화 <한산: 용의 출현>에서 21분 15초 추가된 버전인 영화 <한산 리덕스>는 이순신 장군을
비롯한 다양한 인물들의 서사들과 함께 거북선의 활약과 학익진의 숨겨진 명장면까지 추가하여
선보일 예정이다.
<데시벨>, AWFF 초청과 북미 개봉
ⓒ 네비어 영화
배우 김래원, 이종석 주연의 영화 <데시벨>이 아시안 월드 필름 페스티벌(AWFF) 상영작으로
초청되었으며, 12월 2일 북미 개봉까지 확정했다.
해외
스눕 독, 전기 영화 제작 확정
ⓒ IMDB
래퍼, 방송인, 배우 스눕 독의 전기 영화가 유니버셜 픽처스에서 제작될 예정이다. 영화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의 작가인 조 로버트 콜과 <일라이>의 감독 앨런 휴즈가 맡았다.
<7번방의 선물>, 글로벌 리메이크 506억 매출
ⓒ 네이버 영화
한국에서 1281만 명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을 기록한 <7번방의 선물>이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필리핀에서 리메이크 되며 총 506억 원 이상의 박스오피스 매출을 달성하였다. 영화는 현재에도
스페인, 인도 등 다양한 나라와 리메이크를 논의하고 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
- 1월 3주 차 개봉작 추천,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배우 황정민 X 현빈 X 강기영의 <교섭>의 개봉부터
A.I 전투용병의 이야기를 담은 연상호 감독의 <정이>의 공개까지!
그럼 1월 셋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더 자세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극장 개봉 영화
교섭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08분
감독: 임순례
출연: 황정민, 현빈, 강기영 등
개봉: 2022.01.18
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줄거리
최악의 피랍사건으로 탈레반의 인질이 된 한국인들을 구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
외교관과 현지 국정원 요원의 교섭 작전을 그린 영화
관전 포인트
<교섭>은 피랍된 인질이 아닌, 그들을 구하러 아프카니스탄으로 향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극한의 서스펜스로 관객들의 시선과 마음을 옭아 맨다.
특히 배우 황정민, 현빈, 강기영 세 배우가 처음 한 스크린에 만나며 화제를 모았다.
유령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 한국 | 133분
감독: 이해영
출연: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등
개봉: 2022.01.18배급: CJ ENM
줄거리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 영화
관전 포인트
영화 <독전>을 연출한 이해영 감독과 배우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 등의 개성
강한 앙상블이 만나며 화제를 모은 스파이 액션 영화 <유령>은 눈을 뗄 수 없는 미장센과
다이내믹한 액션으로 다채로운 재미를 선보일 예정이다.
라일 라일 크로커다일
ⓒ 네이버 영화
개요: 가족 | 미국 | 106분
감독: 조쉬 고든, 윌 스펙출연: 하비에르 바르뎀, 윈슬로우 페글리 등
개봉: 2022.01.18
배급: 소니픽처스코리아줄거리
마법을 꿈꾸는 쇼맨이 노래하는 악어 라일을 발견하게 되고, 한 가족과 뜻하지 않은 동거
생활을 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새해 첫 뮤직 어드벤처
관전 포인트
<알라딘>, <라라랜드>, <위대한 쇼맨> 등 수많은 명곡들을 탄생시키며 주목받은 벤지 파섹과
저스틴 폴 음악 감독이 기획 단계부터 오리지널 OST 작곡 등 작품의 전반적인 프로젝트에 참여
하였다고 밝히며 기대감을 높였다.
유랑의 달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일본 | 151분
감독: 이상일출연: 히로세 스즈, 마츠자카 토리
개봉: 2022.01.18
배급: (주)영화특별시SMC줄거리
유괴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로 낙인찍힌 두 사람이 15년 후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관전 포인트
일본의 대표 작가주의 감독으로 손꼽히며 국내에서도 전작 <분노>로 시네필들의 뜨거운
지지를 끌어낸 이상일 감독의 신작 <유랑의 달>은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해
기대를 고조시키고 있다.
겨울 이야기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84분
감독: 신상옥출연: 신구, 김지숙
개봉: 2022.01.18
배급: 와이드릴리즈(주), 시네마뉴원줄거리
간병 가족의 시선에서 치매 노인의 삶과 돌봄 의무의 부담감, 사회의 무관심함 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사회로부터 소외되는 노년기의 애환을 담아낸 영화.
관전 포인트
2004년 촬영이 종료되었으나 2006년 건강 악화로 인한 신상옥 감독의 타계 이후 미공개
유작으로 남게 된 영화 <겨울 이야기>는 여러 영화인들이 뜻을 모아 마무리하여 완성하여
무려 18년 만에 빛을 보게 되었다. 사회와 개인에게 던지는 노인 복지의 책임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
정이
ⓒ 네이버 영화
개요: SF | 한국 | 98분
감독: 연상호배우: 강수연, 김현주, 류경수 등
개봉: 2022.01.20
OTT: 넷플릭스줄거리
격한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
관전 포인트
<부산행>, <반도>, <지옥>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의 신작 <정이>는 22세기 A.I. 전투용병의
뇌복제 실험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씨네랩 에디터 Hizy
-
- [시사회] 참신한 아이디어,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 영화를 만들 순 없으니까요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장르 | SF, 드라마
러닝타임 | 83분
씨네랩 크리에이터로 <귀신들>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영화에 대한 리뷰에 앞서 한국 SF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한국 영화계에서 SF 장르는 늘 ‘고위험 고비용’의 영역이었습니다. 큰 자본을 필요로 하지만 그만틈 흥행하는 일은 많지 않기 때문이죠. 대표적인 사례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고요의 바다>(2021)와 국내 최초 우주 SF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승리호>(2021)입니다. 전자는 무중력 구현이나 달 기지 세트 등 시각적 성취는 인정받았지만, 과학적 세계 설정이 허술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후자 역시 우주 배경이라는 낯선 외피를 썼지만, 내러티브는 여전히 익숙한 ‘가족 중심의 드라마’에 가까웠습니다. 장르적 실험이라기보다 장르의 의상만 입은 셈이었다는 지적도 많았는데요.
드라마계로 눈을 돌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파스타>, <질투의 화신> 등을 통해 현실감 있는 캐릭터와 재치 있는 대사로 이름을 알린 서숙향 작가 역시 2024년 500억 원대 대작 <별들에게 물어봐>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습니다. ‘우주정거장에서 벌어지는 로맨스’라는 설정은 참신했지만, 서사와 설정 모두 장르 팬과 대중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했습니다. 해당 작품 SF 특유의 세계 구축보다는 전형적인 지상극의 감정선을 우주 배경에 억지로 올려놓았다는 인상이 강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SF는 단순히 배경에 변주를 준다고 완성되는 장르가 아닙니다. 기술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그로 인해 사회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살아가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줘야 하죠. 그리고 그런 설정 위에 인물들의 행동과 갈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때, 관객은 ‘이런 미래가 정말 올 수도 있겠다’고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한국 SF 영화는 장르 마니아들에게 아쉬운 평가를 받아 왔습니다. 흥미로운 상상으로부터 시작된 배경은 있지만, 그 안의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할 때가 많았기 때문이었죠. 이야기 전개나 감정적인 장면을 위해 SF적 설정이 도구처럼 쓰이는 경우도 흔했습니다. 굳이 SF여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토종 SF는 과연 어떻게 자리 잡을 수 있을까요? 수백억 원의 제작비를 들인 작품도 관객의 기대를 채우지 못한다면, 방식 자체를 바꿔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귀신들>은 SF를 지향하지만, 수백억을 들이진 않았습니다. 이것이 가장 직관적인 장점입니다. 적은 예산을 들인 독립영화이고, 거창한 기술보단 미래에 대한 아이디어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갑니다. 이런 방식으로도 충분히 다양한 주제를 다뤄내는 SF 영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귀신들>이 한국 SF가 해결해야 할 숙제들을 모두 해결한 작품인가요? 누군가 묻는다면 전 안타깝게도 그렇지는 않다고 대답할 겁니다. 아이디어를 이야기로 구현해나가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지점이 보였어요. 하지만, SF라는 장르에 꼭 아주 큰 자본을 업고 발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상기시켜준다는 면에서 칭찬하고 싶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작품 얘기를 해볼까요?
※ 영화 <귀신들>의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는 총 5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 에피소드는 동일한 세계관을 공유할 뿐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독립적인 이야기들입니다. 때문에 각기 다른 단편영화들을 모아둔 것처럼 보입니다. 시놉시스에서는
치매를 앓는 노파에게 찾아온 어린 아들은 대뜸 거금을 요구하고, AI들이 N백년째 인간 대신 아파트 대출금을 갚고 있지만 신도시는 계속 생겨납니다. 또한 길냥이처럼 버려진 애완용 AI들의 처리 문제로 인간들 사이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죽기 전에 자신을 대체할 AI에게 자신의 정보를 업데이트 해야하는 의무가 생기는, 불과 몇 년 뒤, 대한민국에서 벌어질 뉴스들을 미리 들여다봅니다.
라고 되어 있어 하나의 큰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시놉시스에서 언급된 모든 사건은 각 에피소드의 중심 사건입니다.
첫 번째 에피소드 “보이스피싱”은 치매 노파에게 잃어버린 아들이 찾아와 돈을 요구하며, 자살방지법,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제 3원칙과 관련한 지점을 보여줍니다.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에게 돈을 요구할 수는 있지만, 직접적으로 인간을 직접 해할 수는 없다는 정보는 이후 에피소드를 관람하며 세계관에 대해 알아갈 때에도 단서가 됩니다.
두 번째 에피소드 “모기지”는 인간이 인공지능 로봇에게 빚을 대물림하는 세계를 보여줍니다. 심지어는 모기지론을 설명하는 인공지능 로봇은 상담을 받는 인공지능 로봇에게 ‘빚을 다음 세대 로봇에게 넘기라’고 조언하죠. 나의 벌이로 나의 수명 내에는 결코 내 집을 구할 수 없는 세대를 다룹니다. 해당 에피소드에서는 인간과 구별할 수 없을 만큼 발달한 인공지능 로봇이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인간과 똑같이 고달프게 살아가죠. <귀신들>에서 다뤄내고자 하는 인공지능 로봇의 특성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에피소드 “음성인식”에는 버려진 애완용 로봇들을 거두는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로봇을 반려로 들이고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로봇을 거두는 사람들의 목적 같은 부분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합니다.
네 번째 에피소드는 “페어링”입니다. 해당 에피소드에서는 사후세계에 대한 내용이 등장합니다. “클라우드 팜”이라는 다른 우주에 죽은 사람들을 연결해 계속 지낼 수 있게 한다는 설정인데요. 해당 에피소드에서 죽은 사람들을 로봇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정보도 주어집니다.
마지막 에피소드인 “업데이트”에서는 “모기지”에서 언급되었듯, 로봇이 대를 이어 작업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다룹니다. 작가인 주인공과 동일한 외관을 가진 로봇이 주인공을 찾아오죠. 출판사에서는 로봇에게 주인공에 대한 정보를 업데이트하여 주인공이 다 마치지 못한 작업을 완료해 출판하려 합니다.
전체 작품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역시 제목인 “귀신”입니다. ai를 귀신으로 일컫는 대사가 등장하죠. 우리는 무척 뛰어나거나, 탁월하거나, 이질적인 대상에게 “귀신같다”고 말합니다. 인간의 능력을 능가하는, 그리고 인간과 매우 유사하지만 어딘가 이질적인 ai를 귀신과 같은 존재로 비유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에도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왜 “귀신”인지 짐작할 순 있지만 확정적으로 알 순 없습니다.
이러한 모호함은 모든 에피소드에서 드러납니다. 관객이 세계관을 이해하기엔 다소 정보가 부족합니다. 동일한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면 각 에피소드간의 유기성이 보여도 좋을 것 같은데, 일단 세계관 자체가 구체적이지 않다 보니, 작품을 보며 맞춰갈 퍼즐 자체가 많지 않습니다.
“보이스피싱”과 “음성인식”의 결말은 특히 더 모호합니다. 사건이 처음부터 다시 발생하는 것 같은 장면으로 끝이 납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제공하는 정보만으로는 왜 같은 일이 반복되는지 알 수 없습니다.
83분이라는 길지 않은 러닝타임 동안 이 모든 이야기를 밀도 있게 풀어나갔는가? 가 본 영화의 핵심이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큰 지점이었습니다. 각 이야기의 설정을 뒷받침할 세계관이 견고하지 않아, 관객이 이해하거나 몰입할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해당 세계관에 대해 누군가에게 제대로 설명해줄 수 없었습니다. 영화는 현대 사회의 여러 문제들과 닮아있는 근미래의 문제들을 다루며 이야기를 만들고자 하지만, 디테일한 설정이 제공되지 않아 혼란을 주었는데요. 감독이 이야기하고자 한 주제는 분명 있었겠지만, 그것을 이야기로 옮겨놓았을 때 밀도가 약하다고 느꼈습니다. 더더군다나, 영화에서는 근미래의 문제로 이어지는 현대의 사회문제들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깊은 고찰 역시 필요해보였습니다.
“가능성의 발견”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다듬고 구체화시키면 생명력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세계관, 자본을 많이 들이지 않아도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영화라고 느꼈습니다.
사진: 하이스트레인저 제공 자료TRANSLATE withx
EnglishTRANSLATE withEnable collaborative features and customize widget: Bing Webmaster Portal
-
- 엘리자베스, 롱 리브 더 퀸!
6★/10★
1952년 여왕의 자리에 올라 2022년 사망까지 70년간 영연방을 통치한 엘리자베스 2세에 관해서는 크게 두 가지 의견이 있다. 첫 번째는 여왕이 영연방의 상징으로서 품위와 위엄을 갖추어 많은 이의 존경을 받는 사회의 어른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다. 두 번째는 때때로 품위와 위엄이 과해 여왕이 권위적이고 폐쇄적으로 왕실을 운영했다는 비판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각각의 사례에 대한 영화적 레퍼런스를 갖고 있다. 전자는 〈더 퀸〉(2007), 후자는 〈스펜서〉(2022)다. 한편 여왕에 대한 평가는 단지 여왕 개인의 인격에 대한 판단에 그치지 않기도 한다. 민주주의와 입헌 군주제의 병립 가능성(혹은 필요성)에 대한 논의와도 쉽게 연계되는 것이다. 어쨌든 엘리자베스 2세는 재위 기간 내내 영연방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았고, 세상을 떠났을 때 많은 이의 추모를 받았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녀는 분명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퀸 엘리자베스〉는 그런 여왕을 위한 애정 어린 헌사다. 즉위 후부터 재위 말기까지 여왕의 연설과 인터뷰, 일상 등이 기록된 영상을 콜라주해 오랜 세월 사랑받고 존경받은 여왕의 생애와 임기를 톺는다. 중요 변곡점이나 굴곡을 깊이 있게 조명하기보다는 적당한 거리감을 두고 조감하는 방식으로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비판 의식보다는 옅은 미소를 곁들인 회고에 가깝다. 영화 말미에 다이애나 왕세자비 사망이 야기한 혼란과 위기, 최근에 불거진 해리 왕자의 인종 차별 폭로 등이 언급되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여왕이 이 모든 논란을 잘 갈무리했다는 점을 부각한다. 여왕이 ‘21세기의 군주’라는, 정치적 기반이 쉬이 흔들릴 수 있는 자리에서 놀라운 균형감과 예민한 정치력으로 그 모든 긴장을 조율하고 관리해왔다는 데 더 무게를 둔다.
엘리자베스는 영국인의 여왕이자 영연방의 여왕이었다. 턱시도를 입은 기득권 남성부터 흑인 이민자와 펑크 스타일의 뮤지션까지, 모두의 여왕이기도 했다. 영연방에 속하지 않는 나라에서, 여왕의 전성기가 지났을 때 태어난 내가 〈퀸 엘리자베스〉와 같은 영화를 보며 느끼는 감정은 생경함과 부러움이다. 먼저 생경함은 도대체 군주의 권위가 어떻게 지금까지 흔들리지 않고 유지되는지에서 나온다. ‘왕’을 전근대적 권력관계의 상징이자 정점이라고 인식하는 곳에서 나고 자랐기에 모두가 자연스레 그 권위를 인정하는 절대적 존재가 어떻게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이 생경함은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문화, 역사, 제도 등의 차이를 간략히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말이다.
정작 중요한 건 부러움이다. 모두가 존경할 수 있는 지도자 혹은 어른이 있다는 데에 대한 부러움 말이다. 민주 공화제 국가에서는 정치 지도자를 투표로 뽑는다. 이런 사회에서는 모두가 동의하는 전 사회적 어른이 나오기가 쉽지 않다. 품위와 도덕의 화신으로 존재하는 군주는 ‘품위 없고 부도덕한’ 존재를 비난하는 근거일 수도 있지만 때로는 모두의 상처를 보듬고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사회적 참사가 나도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날로 정치적 갈등이 격화되는 한국에 엘리자베스와 같은 존재가 있었다면 그 문제에서만큼은 우리나라가 조금은 나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 이유다. 나이브하고 근거 없는 기대라는 점을 안다. 입헌 군주제가 필요하다는 (한국이 맥락에서)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려는 것도 아니다. 다만 가끔은 매우 ‘불온한’ 사람까지도 아주 조금이나마 존경하는 마음을 품고 있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자체를 떨치기는 어려웠다.
영화를 보면 숱한 위기와 끊이지 않는 비판에도 영국민들의 마음속에 결코 훼손되지 않는 여왕의 위엄과 권위가 분명 존재했다는 감상이 자연히 솟는다. 아마도 입헌 군주제 자체의 특징이라기보다는, 엘리자베스 2세가 비상한 감각과 타고난 영국적 고귀함으로 쟁취한 결과물일 테다. 여왕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The crown is a idea more than a person.” 영화의 정확한 자막은 기억나지 않는데, 직역하자면 왕위라는 관념이 개별 인간보다 더 무겁다는 의미다. 여왕이기 전에 한 인간이었을 그녀가 느낀 왕관의 무게가 느껴지는 발언이다. 그래서인 것 같다. 어른이 부재한 사회에서 ‘여왕 폐하 만세(Long Live the Queen)!’라고 외치는 듯한 〈퀸 엘리자베스〉가 부러웠던 이유 말이다.
*영화 매체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
- 블랙팬서의 죽음 이후 과연 매력적인 영웅이 탄생했을까
?Rabbitgumi 입니다!
채드윅 보스만의 죽음으로 영화 블랙팬서에도 변화가 필요하게 되었어요.
1편에서 겨우 세팅이 되었는데, 다시 2편에서 재세팅이 필요한 상황이죠.
이번에 2편이 개봉을 하게 되었는데 이번 영화가 마블 페이즈4의 마지막 영화에요.
그래서 더욱 사람들의 기대를 받고 있던 영화였죠.
마블 페이즈4가 스파이더맨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고만고만 했거든요.
이번에 개봉한 블랙팬서도 아주 좋다고 하긴 어려워요.
하지만 나쁘지 않은 영화인건 분명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체 리뷰를 참고해주세요!
이 영화가 어땠을지 좀더 자세히 영상에서 알려드릴게요! :)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gu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뉴스레터에사는 일반적인 영화 리뷰 보다는 보면서 떠올렸던 감정이나 생각들을 정리하여 전달 드려요.
아래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링크를 통해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는 아래 링크에서! :)
브런치 구독은 아래 링크에서!!
-
- ? 18th JIMFF 최자영 감독님 interview ?♀️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상영작 #나의여신 의 #최자영 배우님 본격 탐구! ?♀️
? JIMFF X HISTRANGER ?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HISTRANGER가 떴다!
JIMFF 공식 웹 데일리팀이 직접 취재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현장을
지금부터 살펴볼까요?
한국경쟁 상영작 [나의 여신]의 최자영 감독님을
하이스트레인저 웹 데일리 팀이 직접 만나보았습니다!
??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8월 25일 대개봉!! ??
? 씨네픽쳐(스틸컷 퀴즈) 절찬리 진행중!! ?
? 씨네픽 큐큐(Quote Quiz) 절찬리 진행중!! ?
? 씨네픽 숏-퀴즈 절찬리 진행중!! ?
아이폰 다운로드 https://apps.apple.com/kr/app/%EC%94%...
안드로이드 다운로드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
#씨네픽 매주 목요일 밤 11시 59분 오픈
-
- 영화 <엄마> 메인 예고편
이번 5월, 공포 스릴러 기강 잡으러 상륙! 할리우드에서 건너온 K-샤머니즘 스릴러! ?
-
- 넷플릭스 <안나라수마나라> 티저 예고편
“당신… 마술을 믿습니까?” 미스터리 마술사의 환상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판타지 뮤직 드라마 《안나라수마나라》 5월 6일 오직 넷플릭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