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3-07-10 20:34:02
[BIFAN 데일리] 유예된 항해의 빛
영화 <열화청춘 감독판>
감독] 담가명Patrick TAM
출연] 장국영Leslie CHEUNG, 하문석Pat HA, 엽동Cecilia YIP, 탕진업Kent TONG
프로그램 노트] 홍콩의 영화평론가 스티븐 테오는 <명검>(1980)으로 데뷔한 담가명의 작품들을 두고 “홍콩 뉴웨이브 작가들 중 가장 덜 언급된 인물이지만, 서극이나 허안화 등과 비교해 가장 ‘성숙한’ 영화를 만든 감독”이라 말했다. 더불어 “그는 동료 감독들에 비해 가장 세련되고 모던한 영화를 만든 감독”이라고도 덧붙였다. 담가명의 색깔이 가장 짙게 담겼다고 할 수 있는 <열화청춘>(1982)은 ‘왕가위의 <아비정전>의 전편’이라 해도 틀리지 않을 만큼, 우리가 기억하는 장국영의 상처받은 청춘의 이미지를 앞서 보여준 영화다. ‘장국영 비긴즈’라고 불러도 될 이 영화에서 그는 ‘노마드’라는 요트를 타고 언제나 먼 곳으로의 여행을 꿈꾸는, 흔들리는 청춘의 모습을 섬세하게 연기하고 있다. 또 하나, 당시 담가명 감독의 영화가 동료 뉴웨이브 감독들의 영화와 비교해 가장 남다른 점이 바로 탁월한 프로덕션 디자인이었는데, <열화청춘> 등 여러 작품을 함께한 장숙평 미술감독은 그가 직접 발굴한 인재나 다름없다. 1980년대 모던 홍콩 영화의 진면목이 <열화청춘>에 담겼다. (주성철)
*영화 <열화청춘>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홍콩의 여름은 덥고 습하다
영화는 덥고 습한 홍콩의 한 대금업자 집에서 시작한다. 대금업자를 찾아와 통 사정을 하는 빚쟁이에게 밉지 않게 퉁을 놓으면서도, 대금업자는 정작 ‘실무자’에게 모두 중국인이니 살살 하라고 하지 않았냐며 꾸짖는다. 우리 모두 중국인, 하다 못해 이 물건도 중국 물건… 이런 대사들은 홍콩 영화라서 의미심장하다.
같은 홍콩에,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저택도 있다. 호젓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 피아노를 치고 있는 여자의 뒷모습이 있는 집. 그가 결혼을 통해 이 집에 들어오기 전의 집 주인이었을 여성, 그러니까 앳된 얼굴의 장국영이 연기하는 루이의 어머니는 라디오 DJ였다. 루이는 그 시절의 소리를 녹음해 자꾸만 듣고 있다. 소리를 죽여 놓은 텔레비전 위로, 라디오에서 베토벤 교향곡이 흘러나온다. 더없이 동양적인 풍경 위로.
“동서양이 뒤섞인” 매력은 홍콩에 대한 교과서적인 표현이지만, 그 덥고 습한 여름은 단순히 동서양의 조화 뭐 그런 말로만 두루뭉술 담기지 않는다. 이 여름은 동양도 서양도 아닌, 그냥 홍콩만의 무드다. 비록 이 영화 속 청춘들은 쇼핑과 보석에 대한 구문을 익히며 일본어 회화를 열심히 배우고, 가부키 춤이나 액자 속 일본 가면 같은 문화를 즐기지만, 이들이 다른 장면에서 보여주는 홍콩 무드에 비하면 그 어설픈 흉내들은 어쩐지 조금 우스워 보인다. 홍콩만의 무드는 지켜져야 한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신스케를 대하는 아퐁의 입을 빌려 왜색에 일갈을 던지기도 한다.
이렇게 일본 문화에 매력을 느끼는 순간과 일본에 대한 적개심이 뒤섞이는 건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하지만 홍콩 무드가 지켜져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꼭 그래서만은 아니다. 진짜로 홍콩 무드가 더 좋아서 그렇다. 일본의 여름도 덥고 습하지만, 일본 영화나 만화 속 모습은 언제나 맑고 청량한 연둣빛이라 좀 거짓말 같은 데 비해 홍콩의 여름은 벽면의 곰팡이까지 사실적이다. 강렬한 색감, 거기 놓인 물건들, 홍콩을 담은 여름 장면들이야말로 진짜 여름 같다. 이 영화에서도 그런 면면들을 보는 것이 즐거웠다. 왜 그 시절의 홍콩 영화는 이토록 매혹적인가?
#떠나기 전에 가장 빛난다
이 영화는 감각적이다. 당연하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홍콩 영화 대다수를 맡은 미술감독 장숙평의 손이 닿았다. 왕가위에 비해 덜 알려진 이름이지만, 담가명은 홍콩 뉴웨이브를 대표하는 이름이다. 왕가위도 그의 영향을 받았으므로, 왕가위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담가명 영화는 아주 낯설지만은 않을 것이다. 심지어 장국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장국영인데. 아직도 우리가 그토록 사랑하는 얼굴의 앳되고 싱그러운 시절에, 그에게 유독 잘 받는 '유약하고 고독한 부자 청년' 역할이다. 소품과 옷의 색감들도 하나 같이 예뻐서 보는 즐거움이 있다.
음악과 여름, 젊음과 색깔이 사방천지에서 튀어나온다. 팍팍한 오늘날의 세상에서 보면 그것은 얼핏 여유로 비친다. 오늘날의 우리가 옛 홍콩 영화를 사랑하는 데에는 그 감각도 한 몫 할 것이다. 세상이 당장 끝난다 해도 오늘은 여름을 즐기겠다는 듯이, 마치 이 여름이 영원할 것처럼 향유하는 감각. 현실감은 조금 없어도 좋다. 실제로 토마토의 낡은 여행가방에는 화려하고 나풀나풀한 옷가지 몇과 조악한 봉제인형 정도만 들어있지만, 고작 그 정도 물건만 끌어안고도 토마토는 딱히 살아갈 걱정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생각해 본다. 왜 여름과 청춘이 유독 옛 홍콩에서 빛날까? 그 세 단어 모두 시한부의 감각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얼핏 <열화청춘>의 ‘청춘’들은 흘러 넘치는 정염을 어쩌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버스 안에서도 참지 못할 만큼 서로를 향한 사랑에 목이 마르지만, 부나방처럼 서로를 향해 자신을 온전히 던지지만, 그럴수록 스크린 밖에서는 유한을 실감할 뿐이다. 사실 그들의 사랑은 이미 가족과 이웃의 방문으로 계속 호흡이 끊기고 있었다. 그럼에도 쥐어 보려는 노력.
1994년작 <중경삼림>을 필두로 한 왕가위의 영화들이 1997년의 홍콩 반환을 목전에 둔 시점의 스산하고 각자 외로우며 알 수 없는 감각들로 붕 뜬 마음을 보이고 있다면, 1982년작 <열화청춘>은 그와 다른 결의 묘한 불안, 유한하기에 더욱 빛나는 순간의 감각들을 담고 있다.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 전, 그러니까 1970년대의 홍콩이 그랬으니까. 1990년대와는 다른 결의 묘한 불안이 깔려 있던 시기였다. 1971년, 중국의 UN 가입은 중국이 ‘중국’임을 인정받는 순간, 그러니까 대만의 ‘주권’을 밀어내는 순간이기도 했다. 99년의 할양 기간을 마치면 홍콩은 반드시 중국에게 반환되어야 한다는 의지를 천명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1970년대 홍콩이라는 이름은 그렇게 다시 요동쳤다.
1970년대가 가고 이 영화가 개봉하는 1982년은 마거릿 대처가 중국을 찾아 홍콩을 테이블에 올린, 그러나 아무 성과가 없이 결렬된 회담이 있던 해이기도 하다. 끝이라는 감각은 서서히 가까워 오는데, 아직 그 감각이 목을 턱 조이기까지는 한참 남아있을 때. 그렇다고 존재가 소진되지 않겠지만, '끝'의 이후에는 결코 지금 같지 않을 거란 예감을 목도할 때. 오후 4시 쯤의 햇살을 움켜쥐어 밤을 막아 보고 싶은 마음 같은, 그런 정염이 이 영화에 있다.
#항해는 유예된다, 그러나
루이의 방은 어쩐지 바다 같고 배 같다. 벽도, 이불도, 침대 옆의 등과 그 옆의 연필까지도 모두 짙은 푸른색이다. 심지어 루이가 잠시 냄새를 탐닉하겠다고 가져온 기름 통마저도. 텔레비전 위에는 배 모형이 놓여 있다. 금방이라도 어디론가 떠나갈 것만 같은 무드의 방이다. 급기야 루이가 보트를 푸른색 페인트로 칠하는 장면까지 나온다.
정작 영화에 나오는 배 ‘노마드’ 호에는 어쩐지 ‘배’의 감각, 그 운동성과 생기가 없다. 분명 바다에 나가 있고, 정박하고 있던 배를 바다에 풀어놓은 것이건만, 루이의 방만큼도 운동성이 없다. 루이는 이 배를 타고 아라비아에 가고 싶다고 하지만, 여기서 아라비아라는 말은 과연 유토피아, 발할라, 샹그릴라와 얼마나 다른 이름일까 싶다. 이상향은 이상향일 뿐, 항해는 유예된 채였다. 유예된 항해는 성공할 수 없다. 배의 여정은 목적지에 다다를 때야 완성되므로.
청춘들이 노마드 호로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한때 사랑했던 인연을 숨겨 보는 정도다. 이를 계기로 떠날 궁리도 해보지만, 항해가 유예된 동안 이미 가까워진 존재가 있다. 불시에 도적처럼 덮쳐온 자객의 존재. 극과 극은 통한다고, 난징 대학살을 벌인 일본 제국주의는 중국과 역사적으로 척을 지고 있음에도, 전체주의적이라는 점에서 중국과 아주 다른 모양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에는 아름다운 장면이 참 많았지만, 가장 꿈처럼 보였던 장면은 마지막으로 식탁을 같이 차리는 네 사람의 모습이었다. “우리는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 존재들 같”다는 말에, “사회가 뭔데?” 거칠게 되물으며 우리가 사회라고 대답하고, 바로 이어 네 사람이 같이 식탁을 차린다. 그 모습은 정말 ‘사회’ 같다. 누가 누구에게 군림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역할을 나누어 각각의 할 일을 하며 그 결과를 함께 누리는.
어쩌면 이들이 ‘아라비아’에서 차리고 싶었던 식탁, 거기서 이루고 싶은 사회도 이런 모습이었을지 모른다. 살아남은 루이와 토마토가 이런 식탁을 차릴 수 있을까. 요원해 보여 더 꿈처럼 느껴지는 이 장면을, 언젠가 미래의 다른 영화에서 기시감으로 느끼고 싶다.
2023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6/29-7/9) 상영시간표
7월 2일 11:00-12:33 메가박스 부천스타필드시티 5관 (상영코드 412)
7월 5일 20:00-21:33 부천시청 판타스틱큐브 (상영코드 1111)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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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은 좋지만, 이야기는 여전히 아쉬운...
세상을 이끌어가는 건 무엇일까. 현실에서는 많은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이 앞에 서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을 만들고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건 일반 사람들일 것이다. 물론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이 가진 막강한 힘과 자본은 일반인들이 하는 문제제기나 제안을 거부하고 묻어두려 하지만 그런 문제가 계속 지속되면 한 순간에 폭발해버리기도 한다. 그때는 누군가가 영웅처럼 나타난다. 그건 사회운동가일 수도 있고 기업인일 수도 있다. 힘을 가진 사람들에 대항하는 일반인들은 개개인의 힘은 없지만 각자가 가진 힘을 합하면 권력자들보다 더 큰 힘을 가지게 되는 순간이 생긴다.
그럼 어떤 정의가 맞는 걸까. 그건 아무도 명확히 알기 어려울 것이다. 어떤 영웅이 등장했을 때, 그 인물이 정말 옳은 정의를 찾아올 수 있는 인물인지 알 수 없다. 수많은 영웅들이 등장하고 어떤 영웅은 좀 더 과격하게 정의를 실현하는 반면, 어떤 영웅들은 사회로 합의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정의를 실현하려 한다. 그건 개개인의 특성일 수 있지만 그 영웅이 속한 사회에서는 큰 영향을 준다. 그래서 일반인들이 바라는 영웅의 특성도 다를 수밖에 없다.
DC의 안티 히어로 <블랙 아담>
영화 <블랙 아담>에는 다소 어두운 영웅이 등장한다. 블랙 아담(드웨인 존슨)은 아주 오래전 칸다크라는 가상의 국가에 노예로 살다가 어떤 기회에 슈퍼 파워를 얻게 된 인물이다. 그는 갑자기 얻은 힘을 복수에 활용하면서 많은 사람을 살상하게 되고 결국 땅속에 영원히 묻혀 잠드는 저주를 받게 된다. 그러다 아드리아나(사라 샤이)에 주문에 의해 깨어나게 되고 다시 등장한 그를 막으려고 접근하는 모두를 죽여버린다. 그가 아무런 판단 없이 하는 그 행위는 살인이다. 거기에는 아무 판단이 들어가 있지 않다. 그저 자신을 공격하는 사람들을 곧바로 죽여버리는 행위가 수차례 이어지고, 그건 아주 오래전에 행했던 사적 복수와 연결되어 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칸다크라는 국가는 현재 시점에도 갱단의 통제를 받는 여전히 안정되어 있지 않은 국가다. 갱단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반인들을 통제하고 괴롭힌다. 영화 속 아드리아나는 암울한 칸다크의 자유를 위해 아주 오래전에 존재했던 알 수 없는 힘을 지닌 고대 유물을 찾아다니는데, 그 유물은 악마가 만든 것으로 블랙 아담과 대척점에 있는 존재를 불러낼 수 있는 물건이라고 할 수 있다. 아드리아나는 그 유물이 칸다크를 구할 거라 믿지만 그 과정에서 블랙 아담이 깨어나면서 그가 원했던 방향과는 다르게 상황이 전개된다.
영화 초반에 아드리아나가 블랙 아담을 깨우면서 곧바로 이어지는 살육 장면들은 관객이 누구에게 감정 이입하면서 봐야 할지를 혼란스럽게 한다. 그러니까 오히려 악당의 모습에 가까운 영웅에게 바로 감정이입을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무 힘이 없는 아드리아나를 응원할 수도 없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블랙 아담은 다행히 갱단들만 죽여나가지만 그가 일반인들이나 아드리아나의 동료들을 죽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계속 관객을 불편하게 만든다.
블랙 아담과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의 액션 대결
블랙 아담이 본격적으로 칸다크 도심으로 오면서 저스티스 소사이어티라는 영웅 집단이 칸다크로 파견된다. 갑자기 등장한 존재인 블랙 아담을 막기 위해서다.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에 속한 영웅들은 호크맨(알디스 호지), 닥터 페이트(피어스 브로스넌), 사이클론(퀸테사 스윈델), 아톰(노아 센티네오)이다. 이들은 영웅으로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블랙 아담과 전투를 벌인다. 이들의 도심 전투는 꽤 볼만하다. 하지만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는 관객들에게는 역시나 누구를 응원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이어진다.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측면과 박진감 넘치는 액션 장면들이 이어지기 때문에 흥미롭게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혼란스러움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블랙 아담이 등장하면서 벌인 살육전과 우리가 잘 모르는 영웅들이 격투를 벌이는 모습이 영화의 중반까지 계속 이어지면서 그 혼란스러움은 계속 해결되지 않고 남는다. 영화 <블랙 아담>에서 아쉬운 부분은 그렇게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계속 등장함에도 이야기에서는 그들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않아 답답함을 준다는 것이다. 그런 답답함은 빠른 전개와 액션으로 어느 정도 가려지지만 그것도 한계가 느껴진다.
영화 속 저스티스 소사이어티가 블랙 아담과 대치하면서 다른 측면에서 흥미로운 점은 영웅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의 영웅들은 블랙 아담을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살인자로 규정하고 있다. 아무 판단 없이 바로 죽여버리기 때문이다. 반면 블랙 아담은 자신이 죽이는 인물들은 이미 도적적 흠결이 있기 때문에 바로 죽여도 괜찮다는 입장이다. 다소 과격한 블랙 아담의 생각은 영화의 거의 말미까지 계속 유지되면서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와 어느 정도의 긴장감과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낸다. 안티 히어로라고 할 수 있는 블랙 아담이라는 영웅을 DC코믹스에서는 그나마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느낌이다. 적어도 소니에서 만들어내고 있는 <베놈> 시리즈나 <모비우스> 같은 안티 히어로 영화들보다는 좀 더 나은 완성도를 보인다.
2019년에 개봉한 영화 <샤잠>의 스핀오프라고도 볼 수 있는 <블랙 아담>은 <샤잠>에 비해서는 유치함을 덜어내고 심각한 분위기를 더 넣었다. 액션 장면들은 꽤 타격감이 있는데, 특히나 닥터 페이트가 보여주는 분신 액션 장면들이 꽤 훌륭하게 담겼다. 그 외에 등장하는 영웅들은 그렇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주인공인 블랙 아담의 액션도 과거 <맨 오브 스틸>에서 보여줬던 강력한 액션 장면들을 다시 활용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향후 DC코믹스에서 만들고 있는 유니버스 안에서 블랙 아담과 슈퍼맨의 대결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 <블랙 아담>은 그런 다양한 계산 하에 만들어진 공산품 같은 액션 히어로 영화다.
적당한 완성도로 만들어진 공산품 같은 영화
영화를 연출한 자움 콜렛 세라 감독은 <하우스 오브 왁스>, <오펀: 천사의 비밀> 같은 공포 영화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언노운>, <논스톱>, <런 올 나이트>, <커뮤터> 같은 작은 규모의 액션 영화 연출에도 재능을 보였다. 이 영화에서 블랙 아담 역을 맡은 드웨인 존슨과 <정글 크루즈>를 연출하면서 보다 큰 규모의 영화를 연출하게 되었고 <블랙 아담>이라는 큰 프로젝트의 감독으로 선택되었다. 아쉬운 점이 많은 영화지만 DC코믹스에서 하고자 하는 것들을 성실히 영화 안에 녹여냈기 때문에 향후 DC 유니버스에서 꽤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 드웨인 존슨은 이번 출연으로 히어로 장르에 들어오게 되었다. 이 영화 안에서도 큰 근육의 우람한 몸을 이용한 액션이 등장하고 무엇보다 배우로서 좋은 이미지를 쌓아온 그가 안티 히어로가 된 것이 영화에 신뢰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다.
블랙 아담은 영화에서 큰 힘을 가지게 되었고, 칸다크 라는 국가의 수호자로 거듭난다. 그가 행하는 방법은 정의롭지 못하지만 그가 하려는 일은 정의로운 일이다. 그의 방식대로 행하는 정의가 과연 옳은 것인가는 아마도 향후 DC코믹스의 영화들에서 계속 다루어질 문제인 것 같다. 이 영화의 말미에 존재하는 쿠키 영상 한 개는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게 될지 기대하게 만드는 포인트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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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빈, 이솜, 강유석배우 넷플릭스 제작의 <택배기사> 캐스팅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
영화계 안팎의 다양한 소식과 영화 개봉작들의 이벤트 소식과 굿즈 일정을 소개드리는 콘텐츠입니다!
이번 주 영화계 소식을 다 같이 알아보실까요?
1. 넷플릭스 제작 확정 <택배기사> 김우빈, 이솜, 강유석 출연
<택배기사>는 2018년 아시아필름마켓에서 E-IP피칭 어워드를 수상한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입니다.
현재 우리 일상에서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택배기사'라는 현실적인 존재를 모두의 생존을 책임지는 특별한 존재로 재탄생시킨
독특한 발상으로 주목받았다고 전해지는데요.
<택배기사>의 연출은 <마스터>를 연출했던 조의석 감독이 맡을 예정이며 <마스터>, <스물>, <기술자들>,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등
영화/드라마를 막론하고 다양한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던 배우 김우빈이전설의 택배기사 5-8을 맡았습니다.
<마스터>에서 연출자와 배우로 만났던 조의석 감독과 김우빈 배우가 다시 이 작품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또 한번의 호흡이 기대가 되는 대목입니다.
오직 택배기사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전설적 존재 ‘5-8’을 선망하는 난민 소년 사월은 배우 강유석으로 최종 캐스팅 확정이 됐으며,
사월의 생명의 은인이자 사월을 식구처럼 돌보는 군 정보사 소령 설아는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소공녀>, 드라마 <모범택시> 등에 출연했던 이솜 배우가 맡았습니다.
전설적인 택배기사와 택배기사를 꿈꾸는 소년, 그리고 사월을 두고 ‘5-8’과 얽히는 군인 등 기존에 볼 수 었었던 소재와 캐릭터인만큼 기대됩니다.2. 1월 12일 <특송>,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하우스 오브 구찌> 개봉
1월 12일(수) 모처럼 극장가에는 볼만한 작품들이 대거 개봉했습니다.
바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와 박소담 원톱주연의 카 체이싱, 오락 액션영화인 <특송>,
그리고 명품 브랜드 구찌의 일가를 다룬 작품 <하우스 오브 구찌>입니다. 과연 이번 주 박스오피스의 승자는 어느 작품이 될까요?
1.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첫 번째 뮤지컬 영화이기도 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전체 예매율 1위를 탈환하며 기분좋게 시작했습니다.
최근 기분 좋은 소식도 덩달아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최근 제79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3관왕을 석권하며
2022년 오스카 시상식에서도 다관왕을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2. 리들리 스콧 감독의 <하우스 오브 구찌> 또한 행보가 만만치 않습니다.
극 중 구찌를 사랑하고 청부살해 의뢰하여 죽인 여인 '파트리치아'를 연기한 레이디 가가는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 작품으로 레이디 가가는 전 세계 유수 시상식 17개 부문 후보에 오르고 여우주연상 등 4개의 수상을 확정해
다가올 아카데미 시상식의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3. 영화 <특송>은 성공률 100%의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가 예기치 못한 배송사고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추격전을 그린 범죄 오락 액션 영화입니다.
박소담 배우의 원톱 주연과 이제껏 볼 수 없었던 화려하고 완성도 높은 카 체이싱 장면과
송새벽, 김의성, 염혜란 등의 다채로운 배우들의 연기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만큼 박스오피스가 순위가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3. <드라이브 마이 카> 누적 관객 수 3만 돌파!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가 독립·예술영화 부문에서 3주 연속 정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누적 관객 3만명을 이미 돌파했다고 하는데요!
일본 영화계의 새로운 거장으로 떠오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이 영화로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았다.
또한 전미비평가협회상 시상식에서는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을 휩쓸었습니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외국어영화상에서 이름을 바꾼 비영어 부문 작품상을 차지했습니다.
그야말로 연일 수상행보를 보이고 있는 엄청난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가
과연 2022 오스카시상식에도 국제장편영화상 메인 후보에 올라 수상을 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4. 이번 주 (1월 12일~1월 15일) 영화계 이벤트 &굿즈 증정 일정
1월 12일(수)
1월 13일(목)
1월 14일(금)
1월 15일(토)
1월의 둘째 주 영화계 소식과 이벤트(굿즈) 소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그럼 씨네랩은 다음 주 더 유익하고 재미있는 소식과 함께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안녕~~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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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티아스와 막심 / Matthias et Max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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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티아스와 맥심 / Matthias et Maxime >
작년부터
자비에돌란 인스타에 대체 언제 한국에서 개봉하냐는
애정어린 댓글을 보냈을 정도로 손꼽아 기다렸던 영화.
저번에 명동씨네에서 하는 티켓 못구하고 마음속으로 광광울다가
엊그제 우연히 들어간 씨지비앱에서 3자리 남은 거 발견하고 바로 예매함.
(그리고 바로 예리한테 알려줘서 예리도 예매 성공..!)
그런데 A15여서 걍 다음에 봐야하나..
하고 생각했는데 어제 새벽에 다시 들어가보니
딱 내가 들어간 타이밍에 어떤사람이 F열3번 자리 취소해서
나도 A취소하고 바로 예매함!
그리고 다행히 예리도 E열로 재예매해서 둘다 편한 자리에서 즐겁게 관람했다.
참고로, 아직 정식 개봉 안함.
부국제에서 잠깐 개봉하고, 12월달인가에 엣나인에서 하루 개봉하고,
요즘 다시 일주일에 한두타임씩 보여주고 있음. (용산,명동에서)
그래서 자리 구하기 진짜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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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
친구집에 놀러간 막심.
거기서 친구 여동생이 영화에 출연할 사람이 펑크냈다며
오빠들한테 자신의 영화에 출연해달라고 부탁한다.
흔쾌히 수락한 막심.
그리고 다른 오빠들은 회피하는 가운데
내기에서 진 맷이 출연을 하게 된다.
어쩔 수 없이 촬영에 임하기로 한 가운데
동생에게 두 사람이 키스를 해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맷과 막심 모두 머뭇거리다 결국 촬영하게 된다.
그 이후로, 맷과 막심의 관계에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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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낌점 /
'단지 세상의 끝' 빼고 자비에돌란의 영화를 다 본
자타공인 자비에돌란빠인 내가 보기엔
이 영화는 그가 여태껏 만들어왔던 영화들과
그 영화의 재질(?)느낌(?) 이 달랐던 것 같다.
카메라를 다른걸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더 돈이 들어간게 티가 난달까.
그리고,
몇몇 부분에서도 이전 영화들에서는 보지 못한 신기한 점을 발견하였다.
1. 자비에돌란은 자신이 감독하고 출연하는 모든 작품에서
자기 자신을 늘 게이 캐릭터로 설정하고
그걸 엄청나게 드러내는데,
이 영화에서는 솔직히 그가 게이인지도 잘 모르겠다.
그 정도로 자신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나타낸다.
친구들이 흘러가는 말들로 '호모'라는 단어를 그에게 쓰긴하는데
이게 그의 정체성을 드러내기엔 부족한 것 같다.
2. 자비에돌란이 이성과 키스하는 씬은 정말.. 새로웠다.
난 그가 이성과 키스하는 씬을 본 적이 없는데
여기서는 키스도 하고 심지어 그 여성에게 데이트 신청까지한다!
보기에는 진심의 키스라기 보다 사회 혹은 친구들의 시선?
때문에 그렇게 행동한 것 같긴한데, 그래도 신선했다.
이러한 점들이 이 영화를 보는 동안 나를 흥미롭게 만들었다.
그러나 사실 실망한 부분들도 있었다.
1.
그의 예전 작들과 다르게 감정선이 크게 들어나지 않은 것 같다.
그냥 솔직히 말하면 영화를 보는 내내 그들의 감정에 공감이 잘 가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맷과 막심 사이의 관계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그의 이전작인 탐엣더팜이나 마미 등을 보았을 땐
주인공들의 감정과 상황에 공감하게 되고
그들을 이해할 수 있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분명 주인공이 울고있는데 나는 슬프지가 않다.
2.
너무 불친절한 상황설명?
분명 말하고 싶은 바는 많은것 같은데
그것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던 것 같다.
설명충을 바라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등장하는 인물들과 주인공 사이의
관계와 상황 정도는 친절하게 설명해줬으면 더 좋았을텐데.
.
.
이러한 부족한 부분들이 있긴해도
나름 재밌는 영화였다.
내가 본 그의 작품들 중 가장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본 듯.
지루하지 않아서 좋았다.
(p.s. 가장 지루했던 영화는 '로렌스 애니웨이'..또 보지는 못할 것 같다.)
+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예쁘고 잘생겨서 눈호강 장난아님..
친구 여동생 진짜 너무 예쁨..
그리고 막심 친구들도 다 잘생김..
막심(자비에돌란)얼굴 보고 놀라고
다음씬에 나오는 맷 얼굴보고 감탄하고
장발친구(이름이 기억안나네)보고 설레고
존잘대잔치~~!
+
중간에 맷이 회사일 끝나고
식당에서 혼밥하는데
뚝불(뚝배기불고기)먹고 있는거 보고
진짜 육성으로 뿜을 뻔했다
처음에는 중식당인가 했는데
식당에 불고기라고 적혀있는거 보고 깨달음
애틋한 우정일까, 애매한 사랑일까?
-
- 아직 끝나지 않은 카산드라의 비극
주연인 캐리 멀리건이 보이지 않는 씬이 거의 없을 만큼 <프라미싱 영 우먼>은 매우 직설적인 작품이다. 딱히 다른 길로 새지 않는 영화는 가슴 깊이 사무친 한을 풀어내려는 한 여성의 처절한 복수극을 집중적으로 비춘다. 촉망받는 의대생이었던 '카산드라(캐리 멀리건)'는 가족이나 다름없는 친구 니나가 같은 과 학생들에게 성폭행당한 후 자살하자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간다. 사건이 일어난 지 7년이 지났지만 마음속 응어리를 털어내지 못한 그녀는 밤마다 클럽을 전전하며 술 취한 여성과 섹스하려는 남자들을 응징한다. 어느 날, 학부생 시절 호감을 표했던 '라이언(보 번햄)'을 우연히 만난 캐시(카산드라의 애칭)는 그로부터 니나의 가해자에 대한 결정적인 정보를 얻고, 치밀하고 무자비한 복수에 나선다.
<프라미싱 영 우먼>이 관객을 사로잡는 방법은 다양하다. 영화 장르의 차원에서 복수자가 복수에 성공할지, 실패할지, 혹은 반전을 선사할지 여부는 예측을 적중하기도 하고 빗겨나가기도 하면서 상당한 긴장감을 안긴다.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빼곡히 삽입된 'Boyz', '2 Become 1', 'It’s Raining Men'과 'Angel of the Morning'과 같은 노래의 가사를 귀 기울여 들으며 카산드라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것도 좋다. <데드풀>처럼 갑작스럽게 장면을 전환시키거나 <킹스맨>의 머리 폭발신을 연상케 하는 잔인함과 유머가 뒤섞인 연출과 편집을 음미하는 것도 감상 포인트 중 하나다. 하지만 <프라미싱 영 우먼>이 가장 눈과 귀를 사로잡는 대목은 따로 있다. 바로 캐리 멀리건이 연기하는 주인공의 이름, '카산드라'다.
캐시(Casey, Cassie, Kasey)로도 변형되어 사용되며 게임, 소설 및 영화에서도 흔히 등장하는 카산드라(Cassandra, Kassandra)라는 이름의 기원은 아나톨리아의 한 도시 국가, 트로이에서 찾을 수 있다. 프리아모스 왕의 딸이자 아킬레우스에게 살해된 헥토르의 누이인 카산드라는 뛰어난 미모로 예언, 광명, 의술의 신인 아폴론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녀는 아폴론에게 예언 능력을 주면 그의 사랑을 받아주겠다고 약속하지만, 예언 능력을 얻은 후 그가 자신을 떠날 미래를 보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이에 아폴론은 그녀의 예언에서 설득력을 빼앗아 가고, 그녀의 예언은 평생 무시당할 것이라는 저주를 내린다.
이후 전해진 그녀의 삶은 문자 그대로 기구했다. 파리스가 헬레네를 납치해 트로이에 전쟁을 몰고 올 것이라는 미래와 트로이 목마가 도시를 파괴하게 될 미래를 내다보았지만 사람들은 그녀의 예언을 듣지 않았다. 고국의 멸망을 알면서도 막지 못하고 지켜봐야만 했던 그녀는 이후 그리스 군의 총지휘관인 아가멤논의 포로가 되어 미케네로 끌려갔다. 그곳에서도 카산드라는 아가멤논이 아내의 배신으로 인해 참혹하게 살해당하고 자신도 함께 죽게 될 미래를 내다보았고, 그 미래는 현실이 되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카산드라는 신화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비련의 여성 중 하나로 보인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그녀가 인생의 마지막을 맞이하는 순간이다. 아이스킬로스의 비극 <오레스테이아> 3부작 중 1부인 <아가멤논>에서 카산드라는 아가멤논이 아들인 오레스테스에 의해 죽게 될 것이라고 예언하지만, 아가멤논을 포함한 그 누구도 그 예언을 주의 깊게 듣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죽음이 손으로 만질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온 순간, 그녀는 "이미 일리온의 도시(트로이)가 그토록 비참한 종말을 고하는 것을 보았고, 또 그 도시를 함락한 자들도 신들의 심판에 의해 이렇게 죽어가는 것을 보았으니, 가서 나도 용감하게 죽음을 감수하겠어요"라고 노래한다.
자신의 예언이 모두 무시당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비극의 구렁텅이에 빠진 그녀는 마지막 순간에 스스로 자신의 예언을 긍정한다. 모두가 예언의 불길함을 무시하려고 할 때 그것을 긍정하고 담담히 받아들인다. 물론 이는 정해진 운명을 받아들인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리스 신화와 비극이 언제나 신의 뜻이나 운명에 도전한 인간의 파멸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녀의 마지막 선택은 그녀가 아폴론을 거부했듯이 신의 저주에 (소극적으로나마) 저항하려는 의지의 표현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신화와 비극 속 카산드라의 최후를 살피다 보면 <프라미싱 영 우먼> 속 주인공이 카산드라인 것은 필연처럼 보인다. 평생에 걸쳐 자신의 모든 예언이 무시당한 그녀처럼, 캐시는 니나가 성폭행을 당한 순간부터 자신들의 말이 철저히 무시되고, 왜곡되고, 사실이 아닌 주장에 머무르는 삶을 살았다. 실제로 영화는 복수의 대상을 명확히 설정하지 못한 채 그저 클럽에서 만난 남자들에게 무작위로 분풀이를 하는 캐시를 비추는 오프닝에서 복수의 결과를 보는 이의 상상에 맡긴다. 대신 몸을 만지지 말고 바지를 내리지 말라는 캐시의 말을 남자들이 무시하는 것이나 알고 보니 술에 취하지 않은 캐시의 응징에 경악하는 남성들의 모습 그 자체를 포커스를 맞추며 그녀가 견뎌야만 했던 삶의 어둠을 역설적으로 강조한다. 이는 그녀가 처음으로 자신의 말을 들어주며 소통을 하는 라이언과 사랑을 키워 나가고, 그에게 특히 실망하고 분노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 속 카산드라는 신화 속 카산드라가 걸어간 길의 뒤를 따르되, 답습하지는 않는다. 최후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결국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인물로 남아버린 과거의 카산드라는 끝내 자신의 말을 더 높은 지위에 있는 권력자들에게 관철시키지 못했다. 현재의 카산드라는 다르다. 그녀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이들, 피해자스러움을 강요하는 이들, 무조건적으로 과거를 잊고 미래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이들에게 쉼 없이 고함치고 자신의 이야기를 관철시킨다. 과거와 달리 더욱 적극적으로, 그리고 더 절박하게 행동한다.
또 과거의 카산드라처럼 예상할 수 있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지만, 현재의 카산드라는 자신의 죽음마저 확성기 삼아 니나의 복수를 완성시키는 도구로 이용한다. 의술의 신인 아폴론에게 예언의 재능을 받았지만 그것을 써보지도 못했던 과거의 자신과 달리 그녀는 의대에서 배운 기술을 활용해 자신의 복수에 써먹는다. 비극 속 카산드라가 보여준 저항정신을 이어받아 오래된 신화의 구조와 그 안에 고정된 여성상에 변화를 준다. 이렇게 영화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제목대로 미래가 창창했던 여성(Promising Young Woman)의 목소리가 묵살당했던 현실을 날카롭게 후벼 팜과 동시에 이제는 옛날과 다르다는 희망 섞인 기대를 드러낸다. 그렇기에 카산드라의 복수극은 단지 한 여성의 복수를 넘어서 오랜 기간 쌓여온 수많은 여성들의 한이 한 데 담긴 일격처럼 느껴진다.
더 나아가 <프라미싱 영 우먼>은 여성이라는 젠더의 정체성 밖에서 살아 있는 고정관념도 파괴한다. 피해자에게 피해자스러움을 강요하지 않는 연출을 선보이며, 그렇기에 메시지의 진정성은 더욱 강해진다. 니나가 당한 성폭행당하는 상황을 직접적으로 제시하지 않으면서도 그 장면의 잔혹함을 충분히 암시하면서 영화의 윤리 안에서 적정한 선을 지킨다. 과거는 접어두고 미래를 살자며 다그치는 카산드라의 어머니와 달리 카산드라의 아버지는 그녀가 온전히 자기 자신을 되찾을 수 있도록 공간을 내어준다.
하지만 카산드라의 복수를 완전한 성공이라 할 수 있을지, 트로이의 카산드라처럼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사라지던 여성이 더 이상 등장하지 않을지에 대해서 영화는 확신을 주지 못한다. 캐시의 복수가 철저히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과거의 잘못을 되돌리고 자신들의 고통을 가능한 한 많이 가해자들에게 되돌려주는 데만 몰두할 뿐, 새로운 미래를 위한 비전까지 보여주지는 못한다. 이는 애초에 단추를 잘못 끼운 그녀에게 기대할 수 없는, 그녀가 꿀 수 없는 꿈이었을지 모른다.
이러한 한계, 아쉬움, 과제와 숙제는 카산드라의 또 다른 이름, 그녀의 성인 '토마스'에 담겨 있다. 요한 복음서에 따르면 예수의 12제자 중 한 명인 사도 토마스는 예수가 부활했다는 소식을 전한 동료들에게 "나는 내 눈으로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보고 내 손가락을 그 못 자국에 넣어보고 또 내 손을 그분의 옆구리에 넣어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라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 부활한 예수를 접한 후에는 그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신앙을 고백한다. 이 에피소드는 특정 사건에 대해 양쪽의 말을 동등하게 듣고 판단을 내릴 때 비로소 문제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즉, <프라미싱 영 우먼>은 아직도 성폭력 피해자들의 말이 무시되고 명백히 전달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기에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토마스 사도의 이름을 빌려 비판한다.
이처럼 <프라미싱 영 우먼>은 카산드라 토마스라는 그녀의 이름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영리하게 담아낸다. 이는 이 작품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 감독, 각본, 여우주연, 편집상 후보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에머랄드 펜넬 감독이 크리틱스 초이스와 미국 작가 조합상에서 각본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더 나아가 주연인 캐리 멀리건이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의 강력한 수상 후보인 이유도 납득시킨다. 이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환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그녀의 눈물과 미소에는 과거의 카산드라와 현재의 카산드라가 공유한 응어리는 물론, 미래의 카산드라가 살아갈 삶이 보다 밝고 따뜻하기를 바라는 희망과 기대가 응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반복되는 틀에 반복되지 않을 이야기를 담은 처절한 복수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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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은 러닝타임이면서 아쉬운 점이 돋보였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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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에 퍼질 때 강남에서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어떤 사람이 빌딩에 들어가 많은 사람들을 좀비로 만든다는 내용인 <강남좀비>는 티아라의 지연을 출연으로 많은 관심을 이끌었다. 하지만 러닝타임이 1시간 20분이고 보통의 좀비 영화들과 달리 대충 만든 것 같고 좀비들이 자신이 좀비가 되기 직전에 했던 행동들을 함으로서 재미를 반감 시켰다. 또한 강남에 좀비들이 몰리는게 아니라 빌딩 중 한 곳에 좀비 바이러스가 퍼져 그곳을 탈출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나온다.
특히 강남의 건물주가 갑질을 일삼고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데 결국 좀비가 되는 최후를 맞이한다. 또한 유튜브를 한다는 핑계로 직원들에게 월급도 못주고 성추행을 일삼는 악덕 사장도 좀비가 되버린다. 스케일이 크진 않지만 마치 강남의 문제점을 풍자하는 듯한 이 영화는 그곳이 진짜 그런지는 모르지만 우리나라에 만연했던 갑질과 성추행같은 범죄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최후를 맞이한다는게 통쾌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 사는 강남에서 좀비들이 점령한 건물을 빠져나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코믹하기도 하고 무언가 아쉽기도 했다. 이 영화가 끝나고 쿠키 영상이 나오는데 마치 강남좀비 2가 나올 것 같다는 예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아직 미숙한 점들도 많고 러닝타임이 짧은만큼 가벼운 영화로 보는 걸 추천한다. 어쨌든 너무 많은 기대는 하지 말고 짧은 킬링 타임 영화로 보는게 좋을 것이다.
강남에 좀비 한 명이 강남 건물
하나를 감염시킨다.
※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영화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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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톺아보기] 서현진 배우 출연작 파헤쳐 보기!!
안녕하세요!
영화/OTT 큐레이션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의 톺아보기 주인공은 완벽한 딕션부터 뛰어난 발성 그리고 상대 배우와 항상
케미가 좋은 로코퀸이자 믿고 보는 배우인데요.
바로 배우 '서현진'입니다!!
그럼, 바로 서현진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톺아보러 가볼까요?!
배우 '서현진' 프로필
ⓒ 매니지먼트 숲
이름 | 서현진
출생 | 1985년 2월 27일
소속사 | 숲엔터테인먼트(매니지먼트 숲)
데뷔 | 2001년 M.I.L.K
배우 '서현진' 데뷔 과정
ⓒ 매니지먼트 숲
사실 서현진 배우는 2001년 SM엔터테인먼트에서 걸그룹으로 먼저 연예계에 데뷔했다.
국립국악고등학교 재학 시절 고등학교 1학년 때 SM엔터테인먼트에 캐스팅 되었고,
연예게 활동을 위해 압구정 고등학교로 전학갔다.
2005년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걸었다.
배우 '서현진' 활동
ⓒ 매니지먼트 숲
드라마부터 영화, 뮤지컬까지 다양한 작품 활동을 통해 입지를 다져오다 MBC '신들의 만찬'에서 연기력을 인정받게 된다.
<식샤를 합시다2>에서 털털하고 귀여운 매력을 펼치며 대중들에게 주목 받기 시작했고,
서현진 배우의 인생작이라고 할 수 있는 <또 오해영>에서 열연을 펼치며 화려한 전성기를 맞이한다.
이후 <낭만닥터 김사부>, <사랑의 온도>, <뷰티 인사이드>를 통해 로코퀸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되었다.
약 1년 정도 휴식기를 가진 후 <블랙독>을 통해 평소 서현진 배우가 자주 선보였던 로맨스, 코미디 장르가 아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폭넓은 연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배우 '서현진' 대표작
식샤를 합시다 2 - 백수지
ⓒ Tving
서현진 배우는 뚱뚱한 시절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가장 맛있는 걸로 딱 한 끼만 먹는
식사 스타일을 가진 프리랜서 작가 '백수지'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또 오해영 - 오해영
ⓒ Tving
동명이인인 같은 반 친구 때문에 억울한 일을 겪었으며,
성실하며 활동적이고, 당당한 성격을 가진 외식사업본부 상품기획팀 대리 '오해영'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넷플릭스, 디즈니+
낭만닥터 김사부 - 윤서정
ⓒ SBS
'민폐 의사만은 되지 말자'라는 모토를 가진
돌담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이자 흉부외과 전공의 '윤서정'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웨이브, 왓챠
사랑의 온도 - 이현수
ⓒ 점프엔터테인먼트
서현진 배우는 현실적이고 실리적인 성격을 가졌으며,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드라마 작가가 되려는 '이현수'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뷰티 인사이드 - 한세계
ⓒ JTBC
서현진 배우는 한 달에 한 번 특정 주기가 되면
다른 사람의 얼굴로 변하는 마법에 걸린 탑 배우 '한세계'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디즈니+
블랙독 - 고하늘
ⓒ Tving
서현진 배우는 강단있는 성격을 가진
진학부 국어 기간제 교사인 '고하늘'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카시오페아 - 수진
ⓒ 네이버 영화
서현진 배우는 치열하게 삶은 사는 능력 있는 변호사에서
사고로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게 된 '수진'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극장
왜 오수재인가 - 오수재
ⓒ SBS
서현진 배우는 독한 성격을 가졌으면 승부욕이 강한
TK로펌 최연소 파트너 변호사이자 스타변호사인 '오수재'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곳 -------------
웨이브, 쿠팡플레이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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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숨막히는 긴장감이라니! 파워 오브 도그!
제인 캠피온 감독의 파워 오브 도그 가 공개 되었습니다.
넷플릭스에 공개되었는데요.
서부극에 흔하게 등장하는 총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막히는 긴장감을 보여주죠.
대신 네 인물의 심리를 보여주는데요.
매우 긴장감있게 이들의 관계가 펼쳐집니다.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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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e Campion's Power of Dog has been released.
It was released on Netflix.
Guns that commonly appear in western movies do not appear.
Nevertheless, it shows a breathtaking tension.
Instead, it shows the psychology of four characters.
Their relationship unfolds with great tension.
Please refer to the video for detailed revi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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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무가 - 무당들의 쇼미더머니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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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타임! 신(神)들린 무당들의 통쾌한 한.판.대.결!
유아독존 신빨 대신 술빨로 버티는 40대 마성의 무당 '마성준'(박성웅)
백발백중 1타 무당을 꿈꾸며 역술계를 평정한 30대 스타트업 무당 '청담도령'(양현민)
인생역전 갓생을 노리며 10주 완성 무당학원을 등록한 20대 취준생 무당 '신남'(류경수)
신빨 떨어진 무당들이 용하다 소문난 전설의 '대무가' 비트로 뭉쳤다!
그리고 그들을 이용해서 50억 원을 손에 넣으려는 이 구역 미친X '익수'가 판을 벌리고
'대무가' 무당즈는 각자 일생일대의 한탕을 위해 비트에 몸을 맡긴 채 프리스타일 굿판 대결을 펼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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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어웨이> 메인 예고편
내 안의 용기와 마주하는 그 곳,
그 끝엔 무엇이 있을까..비행기 사고로 불시착한 미지의 섬에서 소년은 알 수 없는 거대한 어둠의 존재를 맞닥뜨린다.
그것을 피해 물과 식량이 풍족한 안락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우연히 날지 못하는 작은 새를 도와주고 친구가 된다.
그리곤 지도와 모터 사이클을 발견하게 되는데….
안락한 곳에서 안주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떠나야 할 것인가…
결국 소년은 작은 새와 함께 어둠의 존재로부터 벗어나 섬을 탈출하기 위해
모터사이클을 타고 거대한 산맥과 바다를 넘는 긴 여정을 떠나게 된다.
시시각각 엄습해 오는 어둠의 존재는 과연 무엇일까.. 혹시 소년의 불안과 공포일까?
그리고 소년과 작은 새는 서로에게 구원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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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학교 가는 길> 메인 예고편
전국 특수학교 재학생의 절반은
매일 왕복 1~4시간 거리를 통학하며
전쟁 같은 아침을 맞이한다
장애 학생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특수학교
아이를 위해 거리로 나선 엄마들은
무릎까지 꿇는 강단으로 맞서는데…
세상을 바꾼 사진 한 장,
엄마들의 용기 있는 외침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