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11-24 16:29:11
OTT 최근 공개작 Best & Worst
최근 OTT에 공개된 작품들 재밌게 보셨나요? 특히나 2023 하반기 작품들은 호불호 갈린 평가가 많았는데요.
혹평세례를 받은 작품도 있었죠.... 오늘은 OTT 화제작들의 best & worst 평가를 모아왔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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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 보고 싶은 특별한 세계관을 가진 영화 TOP4!
호기심을 시작으로 독창적인 세계관을 선보인 영화들이 있습니다. 특히 무한한 상상력으로 기상천외한 공간에 초대해 주는 애니메이션은 독보적인 스토리로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의 마음에 즐거움과 따뜻함을 심어줍니다.
특별한 상상력을 담아 지금껏 본 적 없는 세계관을 배경으로 전 세계 관객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하는 애니메이션의 풍성한 이야기들! 코로나로 지쳐있는 분들을 위해 무의식의 세계부터 꿈속 세계까지 작품마다 고유한 세계관을 가진 영화 4편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애니메이션 드림팀이 선사하는 환상적인 모험 함께 해보는 건 어떨까요?
1. 무의식의 세계 <인사이드 아웃>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인사이드 아웃>은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불철주야 열심히 일하는 다섯 가지 감정(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라일리'를 위해 감정의 신호를 어느 때보다 바쁘게 보내지만 실수로 '기쁨'과 '슬픔'이 본부를 이탈하게 되고 '라일리' 마음속에 큰 변화가 찾아오게 되자 '라일리'의 예전 모습을 되찾기 위해 엄청난 기억들이 저장되어 있는 머릿속 본부로 돌아가는 모험을 담아냈습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피트 닥터 감독은 당시 11살이었던 딸의 머릿속과 변화하는 감정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해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라는 독창적 세계관을 탄생시켰습니다. 다섯 가지 감정을 의인화하는 신선한 발상은 물론 잊혀진 기억들이 버려지는 ‘기억 쓰레기장’ 등 기상천외한 무의식의 세계를 선보이며, 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한번 쯤 상상은 해봤지만 눈으로 본 적 없는 세상 이야기를 통해 우리 내면의 진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 <인사이드 아웃>은 단순한 즐거움뿐 아니라 인간의 본질적 존재 이유에 대한 이해를 해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2. 사후세계 <코코>
출처: 네이버 영화
멕시코 전통 명절 ‘죽은 자의 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 <코코>는 뮤지션을 꿈꾸는 소년 미구엘이 전설적인 가수 에르네스토의 기타에 손을 댔다 '죽은 자들의 세상'에 들어가게 되면서 그곳에서 만난 의문의 사나이 헥터와 함께 하는 모험을 담았습니다.
사후세계라는 흥미로운 배경에 화려한 색감과 감성적 음악 등 먼저 떠나보낸 소중한 사람들을 기억하는 황홀한 여정으로 어린이층 관객은 물론이고 성인층 관객들에게도 죽음에 대한 거부감을 떨쳐내고 여기에 흥겨운 음악들과 가족애, 꿈을 향한 열정까지 섞이기 어려워 보이는 재료들을 완벽하게 조합해 최고의 평가를 이끌어냈습니다.
3. 태어나기 전 세상 <소울>
출처: 네이버 영화
딸에 대한 관심으로 제작했던 피트 닥터 감독의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 이어 이번엔 아들 성격의 호기심을 시작으로 탄생된 영화 <소울>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된 ‘조’와 지구에 가고 싶지 않은 영혼 ‘22’가 함께 떠나는 특별한 모험을 그린 영화입니다.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저마다의 성격을 갖춘 영혼이 지구에서 태어나게 된다는 픽사의 재미있는 상상력으로 누구도 본 적 없고, 상상한 적 없는 ‘태어나기 전 세상’이라는 세계에 저마다 개성 넘치는 영혼 캐릭터들이 등장해 흥미로운 이야기와 볼거리를 동시에 선사합니다.
<몬스터 주식회사>, <업>, <인사이드 아웃>의 피트 닥터 감독과 함께 캠프 파워스가 공동 연출을 맡았고 <인사이드 아웃>과 <코코> 제작진을 필두로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인크레더블 2>, <토이스토리4> 등 주요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높은 완성도의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영화 <소울>은 12월 25일 개봉 예정이었지만 현재 코로나 여파로 내년 1월에 만나볼 수 있습니다.
4. 미지의 꿈속 세계 <드림빌더>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드림빌더>는 자상한 아빠와 귀여운 햄스터 '비고'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소녀 '미나'가 일상의 변화로 '비고'를 잃을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우연히 발견한 꿈속 세상에서 꿈을 만드는 드림빌더를 만나 '비고'와의 평온한 일상을 되찾기 위한 계획을 세우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그동안 본 적 없는 ‘미지의 꿈속 세계’를 담은 영화 <드림빌더>는 세상의 모든 꿈을 만드는 존재들의 비밀스러운 활약을 예고해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토이 스토리 2>, <니모를 찾아서> 등 세계 최정상 애니메이션 제작진의 의기투합으로 화제를 모은 이번 작품은 모두가 잠든 밤, 상상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꿈의 세계를 발견한 소녀 '미나'와 드림빌더의 판타지 드림 어드벤처로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꿈의 공간에 기발한 아이디어를 더해 눈길을 끕니다. 독특한 소재와 예측 불가한 전개 속 개성 가득한 캐릭터들의 향연으로 재미를 예고한 영화 <드림빌더>는 내년 2월 개봉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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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을 처단하는 직쏘 모방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도덕적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하지만 살아가며 누구나 하나 즘은 잘못을 하면서 살아간다. 아주 큰 범죄가 될 수도 있지만 말실수를 하거나 다른 사람의 작은 무언가를 몰래 가져오는 것 같은 아주 사소한 일들도 잘못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잘못이라고 인지하지 못하면 그냥 넘어가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잘못을 인지하고 사과를 하기도 한다. 그런 과정에서 사람마다 그것이 잘못이라는 것에 대한 판단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잘못을 인지했더라도 은근슬쩍 그냥 그 순간을 넘기기도 한다.
이런 혼란을 줄이기 위해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따라야 하는 법을 만들고, 그것에 위반되는지를 사법기관에 판단을 요청한다. 그리고 잘못이 있으면 법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이 일련의 과정은 수십 년 이상 인류가 사회에서 질서를 지키기 위해 확립한 어떤 체계다. 하지만 모든 잘못을 법이 다 잡아낼 수는 없다. 어떤 잘못은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고 그 잘못을 아는 사람이 없어지면 그 잘못도 자연스럽게 묻힌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영웅 같은 존재를 이상화한다. 경찰이나 검찰의 시선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들의 잘못도 누군가가 바로 잡아 주길 원한다. 하지만 그 존재는 분명 인류가 만든 법의 테두리에서는 벗어나 있다.
영화 <스파이럴>은 법을 집행하는 경찰이 가지고 있는 잘못들을 바로잡는 연쇄살인범의 이야기를 다룬다. 경찰들의 잘못은 큰 것도 있고 사소한 것도 있지만 받는 형벌은 매우 가혹하다. 공포 스릴러 <쏘우>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는 영화는 극 중 유명한 연쇄살인범 직쏘(토빈 벨)는 등장하지 않지만 그 모방범을 등장시켜 비슷한 패턴의 연쇄살인을 묘사한다. 과거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희생자들은 잔인한 고문 기계에서 깨어나고 자신의 잘못으로 인한 테스트를 받는다. 원작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특정 신체를 절단하는 것과 목숨을 구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인데 고민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으면서 잔인한 결과로 이어지고 이 장면들이 그대로 화면에 묘사된다.
비리 경찰을 처단하는 연쇄살인범 이야기
<쏘우>의 스핀오프 영화라고 할 수 있는 <스파이럴>은 돼지 머리 인형을 내세우는 직쏘 모방범과 그를 쫒는 지크 형사(크리스 록)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지크 형사는 동료들과의 관계가 좋지 못하지만 꽤 도덕적이고 믿을 수 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과거 경찰서장이었던 마커스(사무엘 잭슨)의 아들인 지크 형사는 동료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있고, 새로 온 신참 파트너 윌리엄(맥스 밍겔라)만이 그를 따르고 있을 뿐이다. 그 상황에서 지크의 동료 형사들이 하나둘씩 직쏘 모방범에게 납치되어 살해당한다. 결국 연쇄살인범과 직접적으로 대결을 벌이게 되는 것 지크 형사뿐이다. 다른 형사들도 같이 추적을 해나가지만 왠지 모르게 지크와 협력하기보다는 독립적으로 수사를 하며 움직인다.
경찰은 사회에서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잡아 처벌할 수 있는 집단이다. 그래서 그들이 가진 도덕적인 신념은 중요하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지크 형사는 도덕적인 신념이 꽤 명확한 인물이다. 주변 동료를 챙기면서도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를 정확히 판단하고 동료라고 해도 동료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직언을 할 줄 아는 인물로 묘사된다. 하지만 그런 성향은 그에게 동료들이 등을 돌리게 만든다. 지크 형사는 동료들이 연쇄살인을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동료들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것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어찌 보면 그는 경찰 내부에서 마지막 남은 최후의 보루라고도 볼 수 있다.
이전 시리즈가 그랬듯이 지크 형사는 늘 범인보다 한 발씩 늦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은 아주 잔혹한 묘사를 하는 시리즈의 특성을 조금은 완화시켜준다. 또한 범인의 단서를 추적해 나가는 과정도 어느 정도는 설득력이 있다. 과거 시리즈보다 속도감은 조금 떨어졌지만 논리적 서사를 보강했고, 무엇보다 영화를 끝까지 흥미롭게 보도록 만드는 것이 있다면 바로 지크 형사 캐릭터에 대한 신뢰감 때문일 것이다. 그는 최대한 동료를 구하려고 뛰어다니고 단서를 찾아 결국 모든 살인의 범인을 찾아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결정의 딜레마에 빠지는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그래서 긴장감이 높아진다.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스파이럴>은 일그러진 영웅의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연쇄살인범 직쏘가 그랬던 것처럼 개인적인 원한으로 시작된 살인은 비리나 잘못함 일이 있는 경찰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형벌을 준다. 과거 언젠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고문 기계에서 눈을 뜬 순간 자신이 과거에 잘못한 모든 것을 나열하며 생각할 것이다. 거기에 살인범이 들려주는 특정 사건에서 자신의 죄를 마주하고 결국 형벌에 처해진다. 아주 잔인한 살인범의 형벌은 세상을 위한 정의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죄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반론권이 전혀 주어지지 않으므로 올바른 정의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를 영웅으로 보기는 힘들다. 그 자신이 행하는 정의에 이유와 원칙을 가지고 있지만 그저 잔혹한 악당으로만 보인다.
기시감이 느껴지는 이야기지만, 충분히 흥미로운 이야기
또한 연쇄살인범은 돼지 가면과 인형을 이용해 메시지를 전달한다. 마스코트만 바뀌었을 뿐, 직쏘가 이용했던 방식 그대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살인범 역시 새로운 직쏘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동일한 방식과 메시지는 <스파이럴>의 이야기가 <쏘우> 시리즈의 동어반복처럼 느끼게 한다. 이미 했던 이야기를 다른 캐릭터를 가져와 재구성하여 풀어가기 때문에 스핀오프라기보다는 새로운 형태의 리부트로 보이기도 한다.
감독 대런 린 보우즈만은 공포영화 전문 감독으로 <쏘우 2> 편으로 연출 데뷔를 한 이후, <쏘우 3>. <쏘우 4>까지 연출하여 <쏘우> 시리즈의 분위기를 잘 알고 있는 감독이다. 이후 여러 가지 공포영화들을 연출하고 있지만 만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은 많지 않다. 이번 <스파이럴>로 다시 <쏘우> 시리즈의 연출을 맡게 되면서 자신이 가장 잘했던 영화를 다시 한번 만들어냈고, 팬들이 만족할만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기시감을 느끼게 하지만 과거 시리즈의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고, 서사의 구멍도 그렇게 많지 않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스릴러로 탄생시켰다.
영화 주인공 지크 형사를 연기한 크리스 록은 <쏘우> 시리즈의 팬으로 <스파이럴>의 기획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각본 작업에도 참여하여 이 시리즈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코미디 배우로 많이 알려져 우스꽝 스러운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게 되는데, 이번 <스파이럴>에서는 과거와 다르게 심각하고 진지한 역할을 보여주고 있다. 배우를 비롯해 감독까지 시리즈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만든 영화 <스파이럴>은 여러 가지 단점을 보여주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시리즈가 이어갈 동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영화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간단한 리뷰가 포함된 movielog를 제 유튜브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주로 말 위주로 전달되기 때문에 라디오처럼 들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유튜브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스파이럴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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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부도의 날, IMF 경제 위기 속 다양한 인물의 군상을 보여주다
국가부도의 날이 개봉했을 때 김혜수 배우가 출연하다기에 보러가고 싶었으나(사실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면 영화를 보러 가는 편이다) 내용이 굉장히 무거울 것만 같아서 포기했던 작품이었다. 그러나 1997년 경제 위기를 어떻게 풀어냈을지 궁금하기도 했고, 영화관이 아닌 집에서 보기 때문에 그 어두움이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 생각을 하며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우려와 달리 생각보다 어둡지 않았고, 그렇다고 그 상황을 가볍게 풀어내지 않아서 그 선을 굉장히 잘 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 시놉시스
모든 투자자들은 한국을 떠나라. 지금 당장. 1997년,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 호황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그 때, 곧 엄청난 경제 위기가 닥칠 것을 예건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은 이 사실을 보고하고, 정부는 뒤늦게 국가부도 사태를 막기 위한 비공개 대책팀을 꾸린다.
한현, 곳곳에서 감지되는 위기의 시그널을 포착하고 과감히 사표를 던진 금융맨 윤정학은 국가부도의 위기에 투자하는 역베팅을 결심, 투자자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이런 상황을 알 리 없는 작은 공장의 사장이자 평범한 가장 갑수는 대형 백화점과의 어음 거래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소박한 행복을 꿈꾼다.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은 단 일주일. 대책팀 내부에서 위기대응 방식을 두고 시현과 재정국 차관이 강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시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IMF 총재가 협상을 위해 비밀리에 입국한다.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랑,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 1997년,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해당 시놉시스는 네이버 영화 정보를 참조했습니다.
위기에 대처하는 다양한 군상을 보여주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을 재밌게 볼 수 있었던 이유는 경제 위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인물들의 다양한 군상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위기가 닥쳤을 때 위기에 휩쓸리는 사람, 위기를 이용하는 사람,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의 모습을 너무나도 잘 표현하고 있었다.
갑수는 IMF체제에 경제적으로 몰락하며 직원들에게 친절하던 사정에서 직원들을 일하는 기계로 보는 사장으로 성격이 변화했다. 그러고 이러한 경제 위기에서 그나마 최악의 상황을 막아보려 동분서주하는 인물 시현과 그 대척점에서 현재 자신의 기득권만 지키면 상관없다는 재정부 차관, 대한민국이 붕괴되는 순간에도 경제흐름을 활용해 막대한 이익을 올리는 종학의 모습까지.
한 나라에 경제 위기가 닥쳤을 때 피해를 보는 사람뿐 아니라 역으로 엄청난 경제적 부를 얻는 사람의 모습까지 다양하게 영화 속에 녹여내고 있었다.
색감의 변화를 활용하다
1997년이라는 현재보다는 아날로그적인 시대를 그리고 있지만 영화를 보면서 느낀 색감은 ‘차갑다’ 였다. 블루톤의 이미지를 많이 활용하고 조명 자체를 차갑게 써서 해당 시기가 얼마나 안타까운 상황인지를 시각적으로 확 다가오게끔 만들고 있었다.
이렇게 블루톤의 이미지만 활용했다면 그 느낌이 크게 전달되지 않았을 것이다. 갑수가 가족과 함께 있을 때는 오렌지톤의 이미지를 주면서 굉장히 따뜻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면서도 같은 집이라는 공간 속에서 자살을 결심할 때는 너무나도 창백한 블루톤의 이미지를 활요하고 있었다. 이러한 차이를 통해 갑수의 절망적인 심리상태를 잘 드러낼 수 있었다.
그리고 경제고위급 관료들만이 있을 때는 따뜻한 조명들을 활용해서 이들이 경제 위기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해당 위기를 국가적 재난으로 봤던 한시현이 등장할 때는 같은 공간에서도 약간 채도가 빠진듯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이러한 섬세한 조명의 사용 덕분에 캐릭터별 감정이나 해당 위기를 인물들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잘 드러내 줬던 것 같다.
판단은 관객의 몫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생각보다 강하게 기득권을 비판하고 있지는 않다. 그저 그 때 IMF 체제를 선언했고, 상황을 그렇게 만들었던 사람들이 현재 어디 회장 어디 명예이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식으로 당시의 위기 상황과 해결 방식을 사실 위주로 전달하고 있었다.
IMF 체제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 부분에 대해 감정적으로 다루는 거시 아니라 자막으로 처리를 해서 영화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에 대해 영화 자체가 평가를 많이 자제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크게 누구를 비판해야 되는지 유도를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어떤 이들에게는 이 작품이 아쉽게 다갈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좋았다. 현재 관객들의 각자 상황 속에서 어떤 인물에 더 집중을 해서 볼지 그리고 다양한 인물들에 대한 가치 판단을 어떻게 할지 순전히 관객의 몫으로 돌아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관객의 사회적 위치와 가치관이 변화할 때마다 보면 이입을 할 수 있는 캐릭터와 등장하는 다양한 군상들에 대한 가치 판단이 달라지는, 관객의 입장에서 역동성 있는 해석이 가능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만족스러웠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가해자와 피해자로 영화의 구성원을 가르기보다 다양한 인물들을 작품 속에 녹여냈다는 점에서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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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 너머 샹그릴라까지
어른이 된다는 건 뭘까.
부모님의 집을 떠난 지 십년도 더 지났고, 밥벌이를 하며 살고 있지만, 아직도 스스로가 어른이라는 생각이 잘 들지 않는다.
가끔 부모님의 집을 찾을 때, (이제는 개념조차 희미한) ‘집 전화’의 수화기를 집어들 때가 있다. 낯선 목소리가 “집에 어른 계시니?” 할 때면, 습관처럼 안 계신다고 대답하고 나서는 끊긴 전화기 앞에서 잠시 상념에 빠진다. 내게 나는 어른이 아닌가? 문득 내 나이를 깨달은 자의, ‘어른이란 무엇인가’ 하는 근원적 질문에 빠진다.
어른이 된다는 건 뭘까.
그 질문에 대한 어느 아름다운 답안을 이 영화, <벨파스트>에서 찾았다.
영화 <벨파스트>는 동명의 도시 벨파스트를 배경으로 한다. 우리에게는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록허트 교수, <오리엔트 특급 살인> 포와로의 배우로도 익숙한 감독 케네스 브래너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소재로 만든, 반쯤 자전적인 영화다. 케네스 브래너가 녹아든 주인공 꼬마 ‘버디’는 벨파스트의 한 골목에 살고 있다. 저녁 나절이 되면 밥 먹으라고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를 이웃들이 끝말잇기처럼 줄줄이 전달해줄 만큼 서로가 서로를 빤히 아는 동네. 그곳에서 쓰레기통 뚜껑을 들고 상상 속의 용을 무찌르면서 놀던 꼬마의 평화로운 세상은, 이내 깨진다.
용을 무찌르는 데 쓰던 방패는, 어느새 실제적으로 눈 앞에 튀는 벽돌 조각을 막아내는 방패가 되고 만다. 아이들이 꿈꾸어야 할 시간을 현실에 매어두는 것, 그게 분쟁이다. 아직 어린 버디에게 더없이 정겨운 고향이었던 벨파스트는, 동시에 폭력과 긴장에 묶인 지역이기도 했던 것이다.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사이의 종교 갈등인 동시에, 아일랜드 독립주의 계열과 친영 계열의 갈등까지 뒤섞여 유독 복잡한 분쟁의 양상을 굳이 여기서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영화도 분쟁의 내용을 그리는 데 집중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상황은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방송을 통해 요약 서술되고 넘어가며, 그나마도 속도가 매우 빠르게 처리된다. 텔레비전에서 군대를 보낸다는 소식이 발표되는 동시에 창밖으로 군인들의 발소리가 들리는 식이다.
현대사의 가장 어두운 얼룩들이 아주 최근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정치적인 관점에서 아주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거기에 방점을 찍은 영화는 아니다. 관객으로서 나 또한 그보다는 한 가족의 이야기, 한 사람의 이야기로 주목하고 싶다.
#. 정답은 있는가
‘어른’과 유사하게 되어 가면서 점점 느끼는 게 하나 있다면, 거대하고 거창한 하나의 정답을 맹목적으로 외치는 사람 중에는 가짜의 비율이 높다는 것. 목청만 높이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직접 사유하고 살아낸 것만이 내게 남지만, 그렇게 삶으로 배운 것조차도 하나의 고정된 정답일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생각도 언제 깨지고 바뀔지 모른다.
이건 꽤나 속이 복잡해지고 불안해지는 생각이어서, 가끔은 이 마음 끝에서 툭 큰소리를 내게 되기도 한다. 목청만 높이지 말자는 생각 끝에서 목청이 높아지다니 역설적이지만. 허장성세는 결핍에서 나오는 게 맞는 것 같다.
이 영화 속에는 ‘하나의 정답’을 외치는 사람들이, 자신의 정답을 종용하기 위해 물리적으로 맞부딪치는 일도 서슴지 않는 세계가 그려져 있다. 실제 북아일랜드의 정치적 상황을 떠나, 세계 보편적으로 익숙한 상황이 아닌가.
이 문제에 대해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나름의 방법을 갖고 있다. 할아버지는 어려운 수학 문제를 놓고 끙끙대는 버디에게 “숫자를 애매하게 쓰라”고 하며, 이를 “애매하게 맞추기spread betting”라고 한다. 하나 뿐인 정답을 콕 짚는 대신, 경계를 흐릿하게 만드는 것이다.
할아버지의 조언을 따른 버디가 반쪽의 성공만 거두고 돌아왔을 때, 할머니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다. “같이 하기do the project together”. 경계를 흩는 것도 좋지만, 궁극적으로는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서 눈을 맞추고 함께하는 것이 해결의 열쇠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나와 너의 경계를 흐릿하게 하고, 나란히 연대하기. 이것은 정답이 아니다. 다만 정답으로 가는 길일 것이다.
#. 변화보다 기억
구불구불해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길처럼, 상황은 계속 바뀐다. 한때 데이트가 끝나고 자신이 집에 데려다 주었을 ‘갈색 스타킹 소녀’가 이제는 평생을 함께한 노년의 여성이 되어, 자신의 노구를 ‘집에 데려와 주겠다’고 말하는 상황에서 잠시 할아버지가 멍해지듯이. "고향을 떠나는leaving home" 행동이 "살아가는moving on" 행위로 해석되는 세상이 되어버렸듯이. 주부를 행복하게 만든다는 효소 세제가 한 주부에게 전혀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되듯이.
자꾸 모양을 바꾸는 세상에서 변치 않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할아버지는 “벨파스트 출신의 버디”라는 정체성을 명확하게 기억하라고 이야기한다. 더불어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계속 묻는다. 버디는 그때그때 구체적인 대답을 꺼내는 아이다.
할아버지의 질문들은 버디의 뿌리를 세우는 힘이 될 것이다. 오늘의 버디도 할아버지의 사랑을 풍성하게 느끼지만, 먼 훗날 뒤채고 흔들리는 날에 더욱 느낄 것이다. 이 사랑은 대를 이어 내려온다. 손자의 수학 문제 푸는 법은 도와줄 수 있었지만, 자식의 성장 과정을 옆에서는 볼 수 없었던 할아버지의 사랑이, 그 자식의 마음에 “많이 도와주셨지”라는 아릿한 사랑으로 남아 있듯이. “가라. 돌아보지 마라.”고 말하는 할머니의 단호한 얼굴에서 끈끈한 마음이 묻어나듯이.
“돌아보지 마라”는 할머니의 말을 듣기라도 한 듯이, 버디는 뒤를 돌아본다. 뒤를 돌아보는 마음, 결국 그것이 영화를 만드는 마음일 것이다. 기억하고 재구성하는 마음. 구불구불하고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길을 걸어가면서도, 앞만 바라보지 않는 마음. 그 마음만이 우리를 바라는 곳으로 데려다줄 것이다.
#. 달까지 가자
우리가 바라는 곳은 어디인가. 영화에서는 계속해서 ‘달’이 언급된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1969년 7월) 직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보니, 광활한 우주를 소재로 한 텔레비전 방송을 보는 장면도 나오고, 버디와 캐서린이 함께 하는 과제도 달 착륙에 관한 것이다. 달 착륙 숙제를 했는지, 함께하고 싶은지 묻는 문장도 의미심장하다. “Have you gone to the moon yet?” 달에 가보았는지 묻고, “Do you want to, with me?” 같이 하겠는지 묻는 문장에도 ‘숙제’라는 목적어는 없다. 숙제를 마치고 최고점을 받은 아이들에게 아빠가 묻는 말 또한, 달까지 가는 방법이다.
할아버지와 아빠의 대화에서는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달로 가라Get yourself to the moon”는 말을 한 뒤 할아버지는 “런던은 오직 작은 한 걸음일 뿐”이라며 “벨파스트는 언제든 뒤돌아보면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 말하니까.
케네스 브래너 감독은 벨파스트를 갑자기 떠나야 했던 어린 시절이 자신에게 트라우마처럼 남아 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갑작스럽게 뿌리를 뽑혀 옮겨 심기는 감각은, 정도와 상황의 차이가 있지만 누구에게나 트라우마로 남는 기억이니까. 그러나 트라우마는 트라우마로만 끝나지 않는다. 순진무구한 버디의 시선을 필터 삼아 걸러진 다음, 이야기에 응집된다.
인류가 처음 달을 밟은 것만큼이나, 벨파스트를 벗어난 삶 또한 상상할 수 없던 일이었을 것이다. 달을 밟기까지 우주비행사와 과학자들이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치듯, 버디의 가족 또한 상당한 역경을 겪었다. 그렇게 도달한 자리는 그전까지 있던 곳과 중력부터 다른 곳, 완전히 다른 법칙이 작용하는 곳이었을 것이다.
그 시간을 다 넘어서서, 이제 반자전적인 영화로 트라우마를 다독인다. 현대사의 얼룩과 다사다난한 개인사를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잘 엮어낸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잘 만든 이야기가 얼마나 힘이 있는지 주목하게 한다.
영화 속 할머니가 서글프게 내뱉은, “벨파스트에는 샹그릴라로 가는 길이 없단다”는 말에 배인 기억을 분명히 인지하면서도, 벨파스트의 기억을 달 너머 샹그릴라에 마침내 이르게 한다. 흑백의 날들에 유일하게 생생한 색채로 그려진 세상에 그 길을 만든다. 이제 벨파스트에는 샹그릴라로 가는 길이 놓였다. 샹그릴라는 스크린 속에 있다는 할머니의 말은, 360도 돌아 맞는 말이다. 스크린 속 샹그릴라로 우리를 데려다주는 힘은, 영화에 있다.
이 영화는 불시착처럼 느껴졌을 어떤 순간을 연착륙시킨다. 기억의 재구성에는 그런 힘이 있다. 스웨터를 풀어 그 털실로 다시 뜨개질을 시작하듯, 같은 재료로 새로운 꿈을 그릴 수 있다.
#. 어른이 된다는 건
어른이 된다는 게 뭘까. 정답 없는 질문을 몇 번이고 읊조린다. 매번 다른 답안을 써낼 수밖에 없는 질문, 그때그때 달라질 답안을 아무도 평가해줄 수 없음에도 이게 최선인지 더 나은 답안이 없는지 계속 고민해야 하는 질문.
그래도 <벨파스트>에서 끌어낸 하나의 답안이, 지금은 꽤나 마음에 든다. 어른이 된다는 건, 불시착처럼 느껴지는 과거의 어떤 순간을 연착륙의 기억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힘을 갖는다는 것. 그렇게 이야기의 힘으로 나를 지킬 수 있게 된다는 것. 시간의 한 마디를 건너온 사람만이, 분절된 지점을 지나 뒤를 돌아볼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이란 재료를 얻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행위니까.
그렇게 달까지 가자. 나의 샹그릴라로. 각자의 기억과 재구성은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아폴로 11호 같은 (그리고 누리호 같은) 성공적 발사체를 놓아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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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잔한 감동을 주는 로드 무비 모음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모두들 무탈한 일상을 보내고 계신가요?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수요일, 대리만족을 시켜줄 로드 무비 모음을 가져왔어요!
이란 영화계의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대표작 <체리 향기>부터
2019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3관왕에 빛나는 <그린 북>까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는 8편의 로드 무비와 함께할 준비가 되셨나요?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체리 향기(1997)
Taste of Cherry
시놉시스
바디(호마윤 엘샤드)는 자동차를 몰고 황량한 벌판을 달려간다. 그는 지나치는 사람들을 눈여겨보며 자신의 차에 동승할 사람을 찾는다. 그가 찾고 있는 사람은 수면제를 먹고 누운 자신의 위로 흙을 덮어 줄 사람. 돈은 얼마든지 주겠다는 그의 간절한 부탁에도 사람들은 고개를 젓는다. 앳된 얼굴의 군인도, 온화한 미소의 신학도도 죽음이란 단어 앞에선 단호하게 외면할 뿐. 드디어 한 노인이 그의 제안을 수락한다. 박물관에서 새의 박제를 만드는 노인은 그에게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해주며 작지만 소중한 삶의 기쁨들을 하나씩 펼쳐 놓는다. 노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불현듯 삶에 대해 강한 애착을 느끼는 바디. 운동장을 뛰어노는 아이들의 재잘거림, 도시의 하늘 너머 펼쳐지는 저녁노을의 눈부신 빛깔. 밤이 오고 바디는 수면제를 먹고 자신이 파놓은 구덩이 안에 눕는다. 아침이 오면 그는 그토록 바라던 죽음을 얻게 될까? 아니면?
CINE PICK!
영화 <체리향기>는 1997년 칸 영화제에서 이란 정부의 출국금지 조치로 출품되지 못하다가 폐막 3일 전 프린트를 몰래 빼내 기습적으로 상영, 황금 종려상을 수상하는 기적을 이룬 작품입니다. 영화의 제목인 '체리 향기'는 11세기 이란의 시인이었던 오마르 하이얌의 시 구절 "삶을 즐기려면 죽음이 쫓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그리고 체리 향기를 맡아보라. 그것은 영원하지 않다."에서 착안했다고 합니다. 체리는 가장 달콤하고 아름다운 과일 중 하나이고, 그렇기 때문에 체리의 향기가 삶의 환희를 나타낼 수 있는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하는 게 감독의 생각이었다고 하네요. 영화는 자살을 기도하는 한 남자의 하루를 다루고 있는데요, 그가 차를 몰며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들이 관객으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출연한 배우들의 경우 모두 감독이 길거리에서 캐스팅한 일반인으로, 주인공에게 삶의 기쁨을 알려주는 노인의 역할을 맡은 사람은 촬영이 끝나자 이름도 밝히지 않고 사라져 크레딧에도 실제 이름이 아닌 시나리오 상의 배역 이름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는 메이킹 필름이 짧게 삽입되어 있는데, 이는 극영화의 형식을 취하되, 조작된 겉모습 이면의 진실성을 잡아내려 했던 감독의 의도가 담겨 있다고 합니다. 정말 아름다운 영화이니, 삶에 지치셨던 분들이라면 한 번쯤 꼭 보시길 추천드려요.
명대사
"좌회전해주세요."
"이 길은 모르는데요."
"난 알아요. 돌아가는 길이지만 편하고 아름다워요."미스 리틀 선샤인(2006)
Little Miss Sunshine
시놉시스
본인의 절대무패 9단계 이론을 팔려고 엄청나게 시도하고 있지만 별로 성공적이지 못한 대학 강사 리차드. 이런 남편을 경멸하며 이 주째 닭날개 튀김을 저녁으로 내놓고 있는 엄마 쉐릴. 헤로인 복용으로 최근에 양로원에서 쫓겨난 할아버지. 전투 조종사가 될 때까지 가족과 말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9개월째 묵언 수행 중인 아들 드웨인. 그리고 이 콩가루 집안에 얹혀살게 된 외삼촌 프랭크는 게이 애인한테 차인 후에 자살을 기도해 병원에 입원했다가 방금 퇴원한 프로스트 석학이다. 마지막으로 7살짜리 막내딸 올리브는 유난히 미인대회에 집착하며 분주하다. 그러던 어느 날, 올리브에게 캘리포니아 주에서 열리는 쟁쟁한 어린이 미인 대회인 '미스 리틀 선샤인' 대회 출전의 기회가 찾아온다. 그리고 딸아이의 소원을 위해 온 가족이 낡은 고물 버스를 타고 1박 2일 동안의 무모한 여행길에 오르게 된다. 좁은 버스 안에서 후버 가족의 비밀과 갈등은 점점 더 커져만 가는데..
CINE PICK!
영화 <미스 리틀 선샤인>은 미국의 부부 감독인 조나단 데이톤, 발레리 페리스의 2006년작 영화입니다. 미국 최고의 콩가루(?) 집안사람들이 딸의 어린이 미인대회 참가를 위해 낡은 승합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며 그리는 화해와 성장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렉 키니어, 스티브 카렐, 토니 콜렛, 폴 다노, 아비게일 브레스린, 알란 아킨 등의 배우들이 출연해 호연을 펼쳤고, CF와 뮤직비디오로 명성을 얻었던 감독 부부의 연출 또한 호평을 얻었습니다. 캐스팅 과정에서 고심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독특한 가족구성원들에게 딱 맞아떨어지는 훌륭한 캐스팅과 배우들의 익살스러운 연기로 완성된 깜찍한 영화랍니다. 제7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1억 달러가 넘는 흥행 수익을 거두며 대중들에게도 인기를 얻었습니다.
명대사
"결과야 어떻든 네 힘으로 노력했다는 게 중요해."
"진짜 패배자는 질까 무서워서 시도도 안 하는 사람이란다."
"힘겨웠던 시절들이 삶에서 가장 좋았던 시기라고 했단다. 그게 자신을 만들었으니까."
기쿠지로의 여름(1999)
Kikujiro
시놉시스
모두가 기다리던 여름방학. 하지만 마사오는 전혀 즐겁지 않다. 할머니는 매일 일을 나가시느라 바쁘고 친구들은 가족들과 함께 바다나 시골로 놀러 가버려 외톨이가 되었기 때문. 어느 날 먼 곳에 돈을 벌러 가셨다는 엄마의 주소를 발견한 마사오. 그림 일기장과 방학숙제를 배낭에 넣고 엄마를 찾아 여행길에 오른다. 친절한 이웃집 아줌마는 직업도 없이 빈둥거리는 전직 야쿠자 남편 기쿠지로를 마사오의 보호자로 동행시킨다. 왕복 600km의 여정. 그러나 그 여행은 마사오도 기쿠지로도 잊을 수 없는 생애 최고의 즐거운 시간을 선사하는데... 52세 철없는 어른과 9세 걱정 많은 소년. 그들이 마침내 찾은 것은?!
CINE PICK!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은 일본을 대표하는 만능 엔터테이너 기타노 다케시(배우로서의 예명 비트 다케시)가 연출, 주연을 맡은 1999년 영화입니다. OST이자 영화의 무드와 잘 어울리는 히사이시 조의 피아노 독주곡인 'Summer'로 유명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를 보지 않았어도 이 곡만큼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지요. 기타노 다케시 영화의 3 원소로 불리는 코미디, 폭력, 센티멘털리즘이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영화 전반에 어우러져 있으며, 그러면서도 조금 더 가볍고 천진난만한 분위기로 타 작품들보다 가볍게 시청하기 좋습니다. 뜨거운 여름날의 일본을 배경으로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명대사
"이건 천사의 종이라는 거야. 힘들고 슬픈 일이 있을 때 이 종을 울리면 천사가 와서 도와준대."
"다음에 우리 또 엄마 찾으러 가자."
"근데 아저씨 이름이 뭐예요?"
"기쿠지로다, 바보야!"델마와 루이스(1991)
Thelma & Louise
시놉시스
보수적인 남편을 둔 가정주부 ‘델마’(지나 데이비스)와 식당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루이스’(수잔 서랜든).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 함께 휴가를 떠난 두 친구는 휴게소에서 그녀들을 강간하려는 한 남자를 우발적으로 살해하게 되고, 즐거웠던 여정은 순식간에 끝을 알 수 없는 도주가 되어버린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뒤로 한 채 사막을 달리며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그녀들.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멕시코로 향하는 길목에서 매력적인 카우보이 ‘제이디’(브래드 피트)가 나타나게 되고, 그에게 호감을 느끼는 ‘델마’를 지켜보며 ‘루이스’는 조금씩 불안감이 커진다. 한편, 강력범으로 수배가 된 그녀들은 좁혀오는 수사망과 함께 점차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되는데…
CINE PICK!
영화 <델마와 루이스>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1991년 작품으로, 여성 주인공들을 내세운 로드 무비입니다. 영화의 두 주인공으로 수잔 서랜든과 지나 데이비스가 출연해 199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두 명 모두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대신 각본가 칼리 쿠리가 각본상을 수상했으며, 이외에도 촬영상, 감독상, 편집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음악은 한스 짐머가 담당하였고, 무명 시절의 젊은 브래드 피트가 출연하기도 하였습니다. 수준 높은 페미니즘 영화로 평가받기도 하는데요, 리들리 스콧이 작업 당시 전통적으로 남성이 주인공을 맡았던 버디 무비 장르의 주인공을 여성으로 바꾸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었다고 합니다. 감독의 전작인 <에일리언>에서 역시 전통적으로 남성이 맡아왔던 역할에 여성을 캐스팅하기도 했지요. 절벽을 넘어 떨어지는 자동차의 모습이 담긴 결말 씬이 굉장히 인상적인데, 강렬한 장면인 만큼 여러 매체에서 오마주, 패러디되고 있습니다. 밝고 화사한 색감의 야외 씬들의 향연 또한 이 영화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입니다.
명대사
"별 개떡 같은 재미가 다 있군. 돌아서, 기억해 둬. 여자가 저렇게 우는 건 재밌어서가 아니야."
"신사숙녀 여러분,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제가 갈 때까지 바닥에 엎드려 주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계속 가는 거야."
모터싸이클 다이어리(2004)
The Motorcycle Diaries
시놉시스
23살의 의대생 ‘에르네스토 게바라(퓨세)’는 생화학자 친구 '알베르토 그라나도'와 함께 남미대륙 횡단을 계획한다. 안데스산맥을 가로질러 사막을 건넌 후 아마존을 거쳐 베네수엘라까지 가는 것이 이들의 목표. 여행을 통해 만난 세상은 지금까지 알던 현실과 너무 다르고, ‘퓨세’와 ‘알베르토’는 세상의 불합리함에 분노한다. 청년 ‘퓨세’의 인생을 뒤흔든 생생한 기록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그는 이 여행을 통해 훗날 현명하고 인간적인 지도자로 추앙받은 세기의 우상, '체 게바라'로 거듭난다. 열망으로 가득 찬 ‘두 청년’과 한 대의 낡은 모터사이클 ‘포데로사’. 그리고 이들이 시작한 8,000km의 여정. 인류의 역사를 바꾼 특별한 여행기가 공개된다!
CINE PICK!
영화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는 그라나도와 체 게바라가 쓴 두 권의 여행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마찬가지로 로드 무비인 전작 <중앙역>으로 유명세를 얻은 월터 살레스 감독의 영화로, 주인공 '퓨세' 역할은 이냐리투의 <아모레스 페로스>, 알모도바르의 <나쁜 교육> 등으로 유명한 가엘 가르시앙 베르날이, '알베르토' 역할은 <종이의 집> 속 '팔레르모' 캐릭터로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로드리고 드 라 세르나가 맡았습니다. 영화는 몇 년 뒤면 '체'라는 애칭을 갖고 베레모를 쓴 혁명가가 될 체 게바라가 아직 '퓨세'로 불렸던 시절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아름답지만 험한 라틴아메리카의 흙길, 그 안에서 가혹한 현실로 인해 고통받고 있던 사람들을 보듬으며 혁명의 꿈을 키워 나가는 푸세의 성장이 마음을 울리는 영화입니다.
명대사
"본 적 없는 세상이 그리울 수도 있나요?"
"어떻게 한 문명이 다른 문명을 이토록 무참히도 짓밟아버릴 수 있을까요?"
"하지만 이전에는 낯설고 멀게만 느껴졌던 또 다른 인류에 점점 가까워지는 느낌이 있어요."
중앙역(1998)
Central Station
시놉시스
브라질의 수도 리우 데자네이루. 산업화에 실패한 도시의 중앙역. 노처녀 도라(페르난다 몬테네그로)는 중앙역 한 구석에서 가난하고 무지한 사람들의 편지를 대필해 주는 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아무에게도 믿음이 없는 도라는 나름대로 절실함이 담긴 편지를 아무 거리낌 없이 쓰레기통에 버린다. 습관처럼 버린 편지들 속에는 어린 아들 조슈에(비니시우스 드 올리베이라)를 홀로 키우며 남편을 기다리는 아나의 절실함이 쓰인 편지도 있다. 아나는 편지를 부탁한 후 중앙역 건널목에서 차에 치여 목숨을 잃는다. 홀로 남은 조슈에는 도라의 곁에 머물고 도라는 그 조슈에를 입양소에 팔아넘긴다. 그러나 그곳이 아이들의 장기를 팔아넘기는 곳이라는 소문을 듣고 죄책감에 조슈에를 빼돌려 함께 조슈에의 아버지를 찾아 떠난다.
CINE PICK!
영화 <중앙역>은 위에서 소개해드린 영화 <모터싸이클 다이어리>의 감독이기도 한 월터 살레스의 1998년 작입니다. 역에서 편지를 대필해 주는 일을 하던 노처녀 도라가 한 소년의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길에 동행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로, 그해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곰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월터 살레스는 브라질 출신으로 이전에는 다큐멘터리 연출을 주로 하다가 <중앙역>을 통해 주목받는 영화감독으로 급부상하였습니다. 영화는 주인공 '도라'와 '조슈아'의 여정을 통해 브라질의 현실을 가까이서 보여주며, 세상에 신뢰를 잃은 어른이 아이와의 우정을 통해 되찾는 인간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도라' 역의 브라질의 국민 배우 페르난다 몬테네그로가, '조슈아' 역에는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발탁된 신발닦이 소년 비니시우스 드 올리베이라가 출연해 가슴 따뜻해지는 연기를 펼쳤습니다.
명대사
"너희 아빠는 네 말대로 꼭 오실 거야. 우리 아빠도 좋은 면이 있었던 것 같구나."
"날 기억하고 싶을 땐 우리의 작은 사진을 꺼내보렴."
"그리운 게 너무 많다. 너무 많아."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2013)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시놉시스
자신의 꿈은 접어둔 채 16년째 ‘라이프’ 잡지사에서 포토 에디터로 일하고 있는 월터 미티. 해본 것도, 가본 곳도, 특별한 일도 없는 월터의 유일한 취미는 바로 상상! 상상 속에서만큼은 ‘본 시리즈’보다 용감한 히어로, ‘벤자민 버튼’보다 로맨틱한 사랑의 주인공이 된다. 어느 날, ‘라이프’지의 폐간을 앞두고 전설의 사진작가가 보내온 표지 사진이 사라지는 일이 벌어진다. 당장 사진을 찾아오지 못할 경우 직장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된 월터는 사라진 사진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연락조자 닿지 않는 사진작가를 찾아 떠나는데…
지구 반대편 여행하기, 바다 한가운데 헬기에서 뛰어내리기, 폭발직전 화산으로 돌진하기 등 한 번도 뉴욕을 벗어나 본 적 없는 월터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상상과는 비교도 안 되는 수많은 어드벤처를 겪으면서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데… 당신이 망설이고 있는 그 순간,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CINE PICK!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배우와 작가, 감독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활동으로 인정받은 벤 스틸러가 처음으로 진지한 정극 연출을 맡아 감독과 주연배우로 활약한 영화입니다. 1939년에 쓰인 동명 소설(원제인 The Secert Life of Walter Mitty)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평범한 삶을 살아가며 '상상 멍 때리기'에만 몰두하던 월터 미티가 어디론가 사라진 숀 오코넬의 25번 필름을 찾아 여행을 시작한다는 이야기입니다. 1947년작 영화의 리메이크 버전이며,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 속에서도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는 고귀한 아름다움이 있다는 진지한 메시지를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로 풀어냈습니다. 북유럽의 그림 같은 풍경과 함께 다양한 패러디와 판타지에 가까운 월터의 공상 씬들로 꽉꽉 채워져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하는 영화입니다.
명대사
"아름다운 순간을 보면 카메라로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저 그 순간에 머물고 싶지."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목적이다."
"유령 표범처럼 아름다운 것. 월터 미티."
그린 북(2018)
Green Book
시놉시스
1962년 미국, 입담과 주먹만 믿고 살아가던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는 교양과 우아함 그 자체인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 박사의 운전기사 면접을 보게 된다. 백악관에도 초청되는 등 미국 전역에서 콘서트 요청을 받으며 명성을 떨치고 있는 돈 셜리는 위험하기로 소문난 미국 남부 투어 공연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투어 기간 동안 자신의 보디가드 겸 운전기사로 토니를 고용한다. 거친 인생을 살아온 토니 발레롱가와 교양과 기품을 지키며 살아온 돈 셜리 박사. 생각, 행동, 말투, 취향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은 그들을 위한 여행안내서 ‘그린북’에 의존해 특별한 남부 투어를 시작하는데…
CINE PICK!
영화 <그린 북>은 제43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관객상, 제76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3관왕에 이어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본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피터 패럴리 감독의 휴머니즘 영화입니다. 평단의 호평뿐만 아니라 일반 관람객에게도 인기를 얻어 북미에서 총수익 3억 416만 달러를 기록하며 흥행에도 성공하였습니다. 실존인물들을 모티프로 제작되었으며, 인종차별과 화합이라는 진지한 주제를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의 케미와 유머로 유쾌하고 풀어냈다고 평가받는 영화입니다.
명대사
"충분히 백인답지도 않고, 충분히 흑인답지도 않고, 충분히 남자답지도 않다면 그럼 난 뭐죠?"
"외로워도 먼저 손 내미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거든요."
"세상을 바꾸는 것은 천재성 만으로 충분하지 않죠. '용기'가 있어야 해요."
이렇게 오늘은 로드무비 7편을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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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 리차드> 능력주의의 현실을 환기시키는 부성애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인종차별이 만연하던 시기에 거리를 다닐 때도 목숨을 위협받는 빈민촌에서 살아간 '리차드 윌리엄스(윌 스미스)'. 어느 날 TV에서 테니스 대회 우승자가 막대한 상금을 받는 장면을 본 그는 자신의 두 딸 '비너스(사니야 시드니)'와 '세리나(데미 싱글턴)'를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로 키우기로 결심한다. 테니스 코치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그는 균형 잡힌 시각과 면밀한 통찰력을 지닌 아내 '오레이슨(안저뉴 엘리스)'의 도움을 받아 두 자매의 육성에 몰두한다. 캘리포니아 컴튼의 형편없는 테니스 코트에서 시작된 여정은 주변인의 부정적 예측과 불리함을 모두 극복해 나가고, 성공을 눈앞에 둔 두 딸에게 리차드는 마지막 교훈을 가르친다.
현대 축구를 논하는 데 있어 메시와 호날두를 빼놓을 수 없고, 농구를 논하는 데 조던을 빼놓을 수 없듯이, 테니스를 논하는 데 있어서 윌리엄스 자매를 빠뜨릴 수는 없을 것이다. 5번의 윔블던 오픈을 포함해 수 차례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차지한 비너스와 슈테프 그라프를 제외하면 4대 메이저 대회 우승과 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모두 차지한 유일한 커리어 골든 슬램 달성자인 세리나는 문자 그대로 테니스계의 전설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두 자매의 성공 신화가 미디어에서 다루어지는 것은 결코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또 성공 신화를 알고 있는 한, 그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그러나 윌리엄스 자매의 신화를 묘사하는 <킹 리처드>의 접근 방식은 예상을 벗어난다. 수많은 스포츠 전기 영화와는 결이 다소 다른, 신선한 접근법을 선택했다. 그 중심에는 자매의 아버지인 리차드 윌리엄스가 있다. 영화는 성공을 일구어 낸 당사자들이 아니라 조력자의 시선으로 신화를 들여다본다. 신선한 뉘앙스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킹 리차드>는 스포츠 전기 영화의 흔한 공식을 넘어선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결과 <킹 리차드> 보다 보편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입장에서 자칫 신화에 가려질 수도 있었던 현실을 끄집어낸다. 특히 영화는 '능력주의'라는 이름의 현실이 지닌 여러 모습을 흑인으로서의 리차드, 코치로서의 리차드, 아버지로서의 리차드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흑인으로서의 리차드
매일 같이, 또 비가 오는 날에는 젖은 코트에 대한 적응력을 높인다고 딸들을 훈련시키는 리차드를 두고 주변 이웃들은 그가 딸들을 학대한다고 비난하며 경찰에 신고하기까지 한다. 또 부유층도 쉽사리 뒷바라지해주기 힘든 테니스를 굳이 할 필요가 있냐며 다른 종목을 추천하는 이들의 권유에도 리차드의 결심은 전혀 변하지 않는다. 단순히 딸들의 재능을 봐서가 아니다. 그에게 테니스는 가난한 흑인 가정에서 태어나 불우하게 자란 자신과는 다른 삶을 딸들이 살고, 더 밝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세상은 날 무시했지만 너흰 달라, 존중받게 할 거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리차드와 비너스, 세레나의 이야기는 흑인으로서의 꿈을 이루어낸다. 비너스가 처음으로 참가한 프로 무대에서 그녀의 플레이를 보는 흑인, 여성 관중들의 표정과 반응은 호기심에서 열광과 팬심으로 변해간다. 세 부녀가 ‘백인 스포츠’인 테니스에 낸 균열은 그들을 보고 테니스 선수를 꿈꾸기 시작한 흑인들로 인해 점점 더 커진다. 그 덕분에 흑인이라는 이유로 과잉진압 당하거나 총에 맞지 않고 마약에 빠지지 않는 삶의 가능성도 덩달아 커진다. 흑인에게도 다른 미래가 있음을 상상할 수 있는 것이다.
리차드의 결심은 특히 그가 흑인 사회에 만연한 고정관념에 정면으로 부딪히는 장면에서 강조된다. 공용 테니스 코트에서 딸들을 훈련시키는 리차드는 코트가 있는 지역의 갱들에게 숱한 모욕과 폭행을 당한다. 전설적인 NBA 선수였던 찰스 버클리도 지적한 바 있는, 학교를 제대로 다니고 좋은 성적을 받아서 사회적으로 성공하려는 흑인의 노력을 폄하하는 잘못된 관념과 리차드는 흑인이었기 때문에 맞서 싸워야 했던 것이다. 이는 리차드가 흑인으로서 지니고 있던 트라우마를 아내에게 위로받는 장면, 또 비너스에게 자신의 불우한 어린 시절을 고백하는 대목이 더욱 뭉클한 이유이기도 하다.
코치로서의 리차드
이때 그가 같은 흑인들 사이에서도 팽배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뚫고, 빈민촌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선택한 방식은 철저한 능력주의다. 미리 짜 놓은 계획대로 딸들에게 능력을 증명하기를 요구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스티브 잡스를 보는 듯하다. 불가능할 것 같은 프로젝트를 끈질기게 설득하고, 때로는 협박으로 성공시킨 잡스처럼 현실을 왜곡한 게 아닌가 싶은 능력을 끌어내는 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는 세계 챔피언이 될 거라는 거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혀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굳은 믿음을 딸들과 공유하면서 그저 열정이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한, 불가능을 가능으로 뒤바꾸는 자매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끄집어낸다.
그러면서도 리차드는 결코 막연한 기대나 예측, 그리고 호의와 혜택의 힘에 기대려 하지 않는다. 능력을 확실하게 증명하고, 또 보여준 능력으로서만 가치를 인정받으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부유하지 않은 흑인으로서 비너스와 세리나를 지도해 이루어낸 성과와 업적이 대단하다고 칭찬하는 에이전트들의 말에 크게 분노하고, 그들의 계약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마찬가지로 비너스의 프로 데뷔 직전에 거대한 계약금을 제시한 나이키와의 협상에서도 아직 능력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능력과 증명이라는 잣대에 충실했기 때문에 작중 비너스는 리차드가 누누이 말했던 대로 테니스계의 스타이자 롤모델로 자리 잡는 데 성공한다. 누군가에 의해 주어진 자리를 차지하거나 외부의 평가에 의해 매겨진 가치에 안주하는 대신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믿고 자신을 둘러싼 차별과 편견을 진정으로 하나하나 깨부순다. 이처럼 작고 좁은 문틈을 뚫어서 스스로를 증명했기에 그녀의 성공은 유사한 처지에 있고 동질감을 느끼는 모든 사회적 약자에게 힘과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다. 리차드는 단순히 테니스뿐만 아니라 인생을 가르친 코치인 셈이다.
아버지로서의 리차드
흥미로운 것은 코치로서의 리처드가 철저히 능력주의에 입각한 사고로 딸들을 성공까지 이끄는 와중에도, 아버지로서의 리처드는 능력주의가 낳을 수 있는 병폐를 경계하고 예방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능력주의의 폐해를 지적한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은 능력주의의 승리자들이 두 가지 문제를 겪게 된다고 지적한다. 하나는 오만함이다. 성공이 자신의 능력에 대한 보상이고, 노력에 따른 대가로만 여기기 때문에 성공하지 못한 이들을 무시하고 조롱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스스로를 갉아먹는 피폐함이다.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이나 삶의 가치를 숙고하는 대신 계속해서 능력을 증명하고 성공해야 하기에 완벽주의에 빠져들고, 그로 인해 정신적으로 쇠약해진다.
이러한 문제점은 작중 아버지 리차드의 시선이 오랫동안 머무는 지점이기도 하다. 그는 주니어 대회에서 연전연승하는 비너스와 세리나, 그리고 다른 딸들이 패배한 경쟁자들을 조롱하는 모습에 크게 분노한다. 또 어려서부터 수많은 대회에 참가해 큰 성공을 거둔 스타 유망주가 마약에 빠지고 정신적으로 방황하는 모습을 놓치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코치와 싸우는 한이 있어도 겸손과 평범함을 아이들에게 심어주려고 한다. 아이들에게 <신데렐라>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면서 신데렐라의 성공이 아닌 그녀의 내면을 가득 채운 바른 품성을 보고 느끼게끔 한다. 나날이 유명해지는 딸들에게 그들이 갖는 영향력을 일깨우고, 엔딩 크레디트 속 내레이션에서도 언급하듯 사회로 그들의 능력과 성공을 환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시에 두 딸을 끝없는 경쟁에서 떼어 놓으려고 한다. 주니어 대회에 참가해 커리어를 쌓아야 한다는 에이전트와 코치의 의견을 무시하는 한이 있어도, 언론과의 접촉을 통제하면서 독선적이라는 비판을 듣더라도 평범한 학생이자 청소년으로서 필요한 모든 경험을 보장해주려 한다. 이처럼 능력주의적 성공관으로 인해 오만해진 승자와 굴욕을 느낀 패자 간의 긴장관계를 풀기 위해 사회적 연대와 유대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센델의 주장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특히 과도한 경쟁에 내몰리고 그로 인해 피폐해지는 청소년들을 현실이나 미디어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회적 맥락 안에서 보면, 그 위험성을 일찌감치 깨달은 아버지의 진심은 더욱 감동적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아버지 리차드의 모습은 영화가 진정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해준다. 사실 세 부녀의 성공을 온전히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하면 된다'는 능력주의의 구호가 모두에게 희망찬 미래를 약속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성공을 움켜쥐는 이들은 언제나 소수이고, 다수는 공허한 빈손에 그쳐야만 한다.
그러나 깔끔하고 세련됐지만 무난한 할리우드의 문법과 방식으로 풀어낸 세 부녀의 이야기는 결코 ‘하면 된다’는 명제의 반복에 그치지 않는다. 리차드와 윌리엄스 자매가 걷지 않은 길, 정반대의 길에 대한 경계와 의심이 영화 전반을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킹 리차드>는 기적을 보여주지만 기적의 결과가 아닌 과정을 보여주고, 그 기적에 속하지 않는 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할지를 되짚어 보게 만드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상술하였듯이 신화의 주인공이 아닌 조력자인 리차드의 관점에서 성공 신화를 바라본 신선한 접근법이다. 그래서인지 전반적인 완성도가 준수하나 평범한 영화에서 윌 스미스의 연기가 유달리 인상적인 것도 사실이다. 문자 그대로 리차드 윌리엄스의 현현이 되어버린 그는 흑인으로서, 코치로서, 아버지로서 리차드가 느꼈을 모든 것을 미소 하나에, 웃음 한 번에, 눈물 한 방울에 고스란히 담아서 전달하기 때문이다. 이는 비록 시상식에서의 논란으로 인해 의미와 가치가 퇴색된 감이 있기는 하나 윌 스미스에게 돌아간 남우주연상 오스카 트로피 자체는 정당해 보이는 이유다.
A(Acceptable, 무난함)
능력주의의 명과 암 사이에서 균형을 잡은 부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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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드라마, 액션
감독: 류승완
각본: 류승완
제작: 강혜정
출연: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김소진, 정만식, 구교환, 김재화, 박경혜 외
촬영: 최영환
조명: 이재혁
편집
미술
음악
의상
주제곡
촬영 기간: 2019년 11월 ~ 2020년 2월
제작사: 대한민국 외유내강, 덱스터 스튜디오, 필름케이
배급사: 대한민국 국기 롯데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대한민국 국기 2021년 7월
화면비
상영 시간: 121분
제작비: 240억 원
- 시놉시스
내전으로 고립된 낯선 도시, 모가디슈
지금부터 우리의 목표는 오로지 생존이다!대한민국이 UN가입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시기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는 일촉즉발의 내전이 일어난다.
통신마저 끊긴 그 곳에 고립된 대한민국 대사관의 직원과 가족들은
총알과 포탄이 빗발치는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북한 대사관의 일행들이 도움을 요청하며 문을 두드리는데…목표는 하나, 모가디슈에서 탈출해야 한다!
- 캐릭터
대한민국 대사관
한신성 대사 (김윤석 분)
강대진 참사관 (조인성 분)
김명희 (김소진 분)
공수철 서기관 (정만식 분)
조수진 대사관 사무원 (김재화 분)
박지은 대사관 막내 사무원 (박경혜 분)
북한 대사관
림용수 대사 (허준호 분)
태준기 참사관 (구교환 분)
2021년 개봉예정인 대한민국의 영화. 류승완 감독의 11번째 연출작.
1991년 소말리아 내전으로 인해 고립되어 버린 남북대사관 공관원들이 목숨을 걸고 함께 탈출했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영화 제목이 캐스팅 과정에서는 '탈출' 이라는 가제로 알려졌으나, 이후 '모가디슈'로 확정되었다.
2020년 여름 성수기 개봉작품으로 준비중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봉이 1년 가까이 지연되었다.
영화의 배경은 소말리아 모가디슈지만 현재까지도 위험이 발발한 지역인지라 실제 촬영은 모로코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모가디슈 #모가디슈예고편 #모가디슈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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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클리포드 더 빅 레드 독> 메인 예고편
뉴욕의 아파트로 이사 온 12살 소녀 에밀리
새로운 학교에 고군분투하는 에밀리를 바쁜 엄마는
출장을 가면서 철없는 삼촌 케이시에게 맡기고 떠난다.
마법 동물 구조 센터를 지나던 에밀리는
운명처럼 작고 빨간 강아지를 만나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함께하게 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작고 빨간 강아지 클리포드는
하루아침에 3M가 넘게 커져버려 순식간에 뉴욕의 유명인사가 되어버린다.
엄마가 오기 전 클리포드를 되돌리려는 에밀리와
클리포드를 유전학 사업에 이용하려는 기업까지 뒤쫓으며
클리포드는 위험에 빠지고 마는데..!
세상에서 가장 큰 빨간 댕댕이,
클리포드의 놀라운 모험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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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 메인 예고편
흙수저, 취준생. 뭔가를 시작하기도 전에 청년들에게 붙여지는 무수한 꼬리표들.
카메라 앞에 선 27살 ‘무순’은 규정되지 않는 자신만의 삶을 살고 싶은 청년이다.
오전에는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저녁에는 밴드에서 기타를 치며 복싱 신인왕전에 참가한다.
어느 날, 친구 태원과 부산에서 서울까지 470킬로미터에 달하는
러닝을 결심하고, 장장 11일간의 여정을 떠난다.
오로지 자신의 육체를 움직여 앞으로 나아가는 정직한 시간,
이유 없이 달리던 길끝에서 무순과 태원은 뜻밖의 세계와 만나게 되는데...
나를 찾기 위한 달리기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