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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2023-12-11 00:39:12

2023 서울독립영화제 후기 (2)

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영화 <백탑지광>

4.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

 

국내에선,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여자 없는 남자들> 이 원작인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로 가장 잘 알려진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

 

 

 

타 작품들을 워낙 재미있게 봤던 터라, 기대를 안고 가장 먼저 티켓팅에 도전한 영화이다. 역시나 좋았고, 전작들과는 색다른 느낌을 주는 이야기였다.

 

 

 

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영화가 끝난 후 진행된 시네토크에서,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에서 시작해서 픽션으로 끝나는 영화’라고 하신 평론가님의 말씀이 기억난다. 이보다 이 영화를 더 잘 설명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자연을 보호하고자 하는 거주민, 그리고 그 반대쪽에 서서 어떻게든 글램핑장을 건설하려는 회사 직원들의 이야기.  와중에 한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엔딩에 이르러서는 충격적인 장면이 묘사된다. 어떠한 순간순간들이 문학적으로 다가와 좋았다.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말을 아껴야겠다. 정보없이 봤을 때 오는 놀라움이 크다)

 

광활한 풍경, 유머러스한 대화, 그리고 오프닝이 정말 볼만하다.

 

그리고,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5. 백탑지광 (감독 장률)

 

영화 <군산:거위를 노래하디>, <경주>, <춘몽>으로 잘 알려져 있는 영화감독 장률. 이번 영화 <백탑지광>은 한 편의 시를 닮았다.

 

 

 

영화 <군산>과 <경주>

 

 

 

영화 <춘몽>과 <백탑지광>

 

백탑은 그림자가 지지 않아요

 

영화 제목 '백탑지광'에서의 백탑은 베이징에 있는 탑으로, 그림자가 지지 않는다. 이는 곧 한 등장인물이 '우리에겐 그림자가 없다'라고 상대에게 말하는 것과 연결된다. 각자의 아픔과, 말 못할 서러움들을 내면에 꾹꾹 눌러담고 있어서일까.

 

속에 자리한 그늘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들은 각자의 힘으로 묵묵히 생을 버텨내고 있다.

 

 

 

내가 안아줘도 될까요?

 

용기내어 이렇게 물어보며 자신의 그림자를 꺼내 보인다. 조금은 다른 모양일지라도,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포갠다.

 

너의 그림자와 나의 그림자를 겹쳐본다.

 

괴로움, 죄책감, 고독감 모두. 나의 아픔과 너의 아픔까지도.

 

그 순간에는 조금 쓸어내릴 수 있을 것만 같다.

 

 

 

마음껏 봤고 마음껏 좋아했다.

 

12월의 압구정 cgv의 온기를 그리워하게 될 것 같다. 영화인들 틈에 끼어 12월 4일부터 7일까지, 4일간 출석했던 서울독립영화제. 2024년에는 또 어떤 좋은 영화들을 만나게 될까. 영화가 가진 힘을 믿으며 앞으로의 2024년도,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좋아해야겠다.

작성자 . 미소

출처 . https://brunch.co.kr/@archiv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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