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3-12-17 20:56:56
"조용한 행복"의 도시
영화 <사랑은 낙엽을 타고> 리뷰
PROGRAM NOTE.
은퇴를 번복하고 돌아온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최신작 〈폴른 리브스〉는 감독의 프롤레타리아 3부작[〈천국의 그림자〉(1986) 〈아리엘〉(1988) 〈성냥공장 소녀〉(1989)]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을 전해주는 라디오 외에는 세상과 단절된 여자와 우울한 일상을 알코올로 달래는 자칭 터프가이 남자는 헬싱키의 밤 거리에서 만나 호감을 느낀다. 이들의 조심스러운 로맨스는 몇 번의 우연과 몇 번의 불운을 거치며 한 걸음씩 나아간다. 무미건조한 유머를 쉬이 납득하기 어렵더라도 간간이 웃음을 터뜨리게 되는 순간이 있고, 삶에서 무수한 실패를 거듭해 온 주인공들의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을 조용히 응원하게 된다. 색다른 별미는 아니지만 진하게 끓여낸 김치찌개가 당기는 것처럼, 지난 40년간 인간의 외로움에 천착한 아키 카우리스마키 필모그래피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특히 시네필이라면 브레송, 고다르, 자무쉬, 채플린 등 거장들에 대한 헌사를 발견하는 재미를 더할 수 있을 것이다. (박가언/2023년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POINT.
✔️ 꼭 운명적으로 로맨틱하지 않아도 아기자기 귀엽고 러블리할 수 있지. 인생 뭐 있나! 보고 나면 기분이 산뜻해지는 로맨스 영화
✔️ 북유럽이랑 우리 정서 잘 안 맞지 않았나? 그런 줄 알았는데... 자꾸 피식피식 웃음이 나와요
✔️ 80년대부터 쭉 영화 작업을 해온 감독이 은퇴 선언을 뒤엎으며 들고 온 작품. 꾸준히 해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노련한 힘이 엿보여요
✔️ '영화'라는 세계에 대한 애정이 반짝반짝 묻어나는 작품
✔️ 2023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
✔️ 엄청 귀여운 연기천재 강아지가 나옵니다. 실제 감독이 키우는 개인데, 칸 영화제 출품작 중에서 가장 연기력이 훌륭한 개에게 수여되는 "팜 도그Palm Dog 상" 부문에서 심사위원상 수상작
✔️ 12월 20일 개봉! 연말에 따뜻하고 싱그러운 로맨스를 찾으신다면 추천해요

#"조용한 행복"의 도시
도시의 삶은 치열하다. 이 문장을 쓰고 나서 지울까 말까 많이 고민했다. 이런 당연한 말 쓸 필요 있나? 이제는 용어조차 좀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는 "N포 세대" 같은 단어들까지 굳이 끄집어내지 않더라도, 도시에서 삶을 헤엄치는 건 갈수록 녹록하지 않은 일이 되어 가고 있다. 어쩌면 "N포 세대"라는 용어에서 시의성이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 것은, 이전에는 "N포"라는 표현 안에서 "포기"의 대상이었던 것들이 더 이상 포기할 대상조차 되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K-드라마의 자장 안에서 유구하게 사랑받은 로맨스라는 장르 또한, 이 치열한 도시의 삶 속에서 빛깔을 달리해 왔다. 물론 변화는 다면적이고 그 기저에도 수많은 것들이 깔려 있으므로 지나치게 단순화할 수는 없고, 동일한 장르의 동일한 변화에 대해서도 사람마다 감정이 다를 수밖에 없겠지만... 예전에 나왔다면 "너무 현실성이 없다"고 평가 받았을 설정들이 로맨스와 쏙쏙 접목되는 게 너무나 익숙해진 지금, 빙의/회귀/환생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현실을 떠나서만 가능한 로맨스도 분명 존재한다. 지치고 초라한 현실을 잠시 떠났을 때 화려하게 열리는 세상이, 거기서만 로맨스에 이입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이 도시에는 분명히 있다.

이 영화는 그런 우리에게 쑥 다가온다. 헬싱키의 "조용한 행복"을 담아서. 영화 속 두 인물의 이야기를 인터넷에 올렸다면 한국 인터넷 세상의 선생님들께 한소리 들었을 것이다. 너네가 지금 연애할 때니? 직업도 마땅치 않고, 그나마도 불안정하게 오락가락하는데. 심지어 상대는 이런 상황인데!
그러나 왜일까? 고요한 도시에서 그저 불을 켜고 끄면서 적당적당히 스쳐가는 하루하루 속, 크게 애틋하지도 대단하게 로맨틱하지도 않게 흘러가는 두 사람의 로맨스를 보고 있노라면, 일을 하고 집에 와서 쉬고 공과금 낼 돈을 헤아려 보고 라디오에서는 전쟁 소식이 끊임없이 들려오고... 이런 일상의 편린까지 함께 보고 있노라면, 그래 인생 뭐 별 거 있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 끝에 어쩐지 산뜻한 로맨스를 목격했다는 싱그러운 기분이 남는 것은 왜일까?

#정물, 음악, 그리고... 영화
영화가 보여주는 두 주인공의 현실은 역시나 녹록하지 않다. 어쩌면 당신은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답답한 기분을 느낄지도 모른다. 마트 계산대에서 바코드 찍히는 소리와 함께 물건이 하나하나 빠져나가고, 바로 이어서 우리의 주인공 안사(알마 포위스티)가 매대에 물건을 채워넣는 장면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도시는 어쩌면 거대한 물건의 컨베이어 벨트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두 사람의 첫 일자리부터가 두 사람에게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안사가 일하는 마트에서는 폐기 물품 관련 원칙을 이유로 모욕적인 언사를 퍼붓는다. "오래된 건 치워야 한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관리자에게 "저도 오래됐다"고 응수하며, 당당하게 손 잡고 걸어나오는 안사와 동료들은 지혜로운 일꾼이자, 마트라는 공간을 굴러가게끔 하는 실질적 힘이었다. 노동자가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 곳들이 주제를 모르고, 의미를 상실한 원칙과 불합리한 조건을 들이댄다. 남자 주인공 훌라파(주시 바타넨)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흡연 구역인 가스통 바로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업무 시간에 술을 훌훌 들이켜는 이쪽의 잘못도 있지만... 노동법전을 펼쳐보고 싶게 만드는 상황이 계속 펼쳐진다.

많은 사람들이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영화를 "프롤레탈리아적"이라고 말한다. 엄밀히 따져서 주인공이 노동자인 것은 한국의 오피스 로맨스 드라마들도 마찬가지다. <꽃보다 남자> 혹은 <상속자들>처럼 주인공이 재벌급이거나 학교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아니라면 어지간해서는 다 매한가지라는 소리다. 그런데 왜 유독 "프롤레탈리아적"이라고 평가를 받을까? 노동자로서 주인공의 위치가 흔들려서? 그렇다 한들 켄 로치 영화 같은 작품과도 분명 결이 다르다.
나는 어쩐지 이 영화에 "프롤레탈리아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싶지 않은데, 주인공의 직업이야 필요에 따라 교사가 될 수도 있고 수영선수가 될 수도 있고... 이 직업 저 직업을 전전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은 '프롤레탈리아'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남다른 투쟁의 냄새를 풍기지 않는다. 그냥 돈이 필요하니 일을 하고, 일하다 부당한 일을 당하면 화도 내고, 하루하루를 살고 있을 뿐이다.
내겐 오히려 두 사람의 삶에서 풍기는 냄새가 예술의 냄새에 가깝다고 느껴졌다. 물론 일상은 쉬이 남루해지고, 노동은 너무 쉽게 소도구 취급을 받으며, 세상의 분쟁 소식은 여기저기 쏟아진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 중에도 전쟁과 닮은 것들이 있다. 그안에서 아직은 사랑이라 부르기 어려운 마음조차 여러 차례 어긋나고 불발되기도 한다. 어쩌면 마음 편할 날 하루 없는 치열하고 차가운 도시의 삶이, 우리 현실의 전부인지 모른다. 그러나 작은 기대, 눈빛, 그리움, 기다림, 사랑... 그런 말들이 차곡차곡 쌓이는 동안, 일상에는 예술이 더해지고 분쟁의 소리는 아득하게 멀어진다.

정물 같은 방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다, 분쟁 소식을 피해 음악으로 채널을 돌리는 여자. 꽁트 같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술잔을 계속 비우는 남자. 누군가의 선곡 속에서 주고받은 눈빛에서,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시간은 차츰 영화가 된다. 고전 영화처럼 음악이 대신 두 사람의 정서를 말하고, 그저 걷고 일하고 마시고 눕고 하는 일상의 행위들을 더없이 "영화스러운" 음악들이 감싼다. 그렇게 영화가 된다.

#시간이 가르치는 마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소식은 분명히 우리와 시간의 궤를 같이 하고 있는 전쟁 소식이고, 안사가 일하러 간 공간에서는 급기야 2024년 달력까지 등장하지만, 영화의 소품이나 주인공들이 소통하는 방식은 넉넉하게 쳐도 80년대 이전의 것들처럼 보인다. 낡은 라디오와 레터나이프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마치 아이폰과 갤럭시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세상이다. 두 사람은 옛날옛적 핸드폰이나 집 전화를 갖고 있으며, 그나마도 엇갈린다.
아날로그적인 기다림을 통해, 두 사람의 로맨스에는 아릿한 감정이 더해진다. 수북하게 쌓인 담배 꽁초 같은 것, 도시에서 실제로 마주했다면 그저 치워야 할 쓰레기(이자 도시를 침수하게 만드는 악의 축)에 지나지 않을 것들조차 아련한 감각을 부여받는다. 마치 반죽을 숙성시키듯 감정 또한 재워 놓는 시간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시간이 가르치는 마음이 있다. 81분이라는 산뜻한 러닝타임 동안 이 영화와 함께 도시를 걸으며 영화에 푹 잠기다 보면, 영화라는 장르가 오랜 세월 우리 안에 어떻게 스며 있었는지 향기로운 찻물처럼 배어 나온다. 고전 영화의 아름다운 감각이 일상의 편린을 자박자박 밟고 우리에게 다가온다. 고다르처럼, 브레송처럼, 채플린처럼.
81분 동안 내가 걸은 도시는 <라라랜드>의 대척점에 놓인 것 같은 건조한 도시였다. 꿈과 춤으로 황홀한 사랑과 유쾌한 사람들의 도시가 아닌, 일과 술로 건조한 사람들의 고요한 도시. 그러나 여기에도 사랑스러운 색채와 귀여운 대사들이 있다. 무엇보다도 영화가 있다. 정물처럼 놓이고 꽁트처럼 가볍게 흘러가는 일상 위에도. 때로는 그런 일상에 과하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건조함이 생을 긍정하게 만들기도 한다. 오늘만큼은 치열한 도시를 잊고, 다 아무렴 어때 하고 무던하게 하루를 맺고 싶어진다.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의 초대를 받아 시사회에 참석하여 감상한 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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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사랑하는 모든 다큐들에게.
N년차 OTT 구독자로서, 넷플릭스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다양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중에서도 다큐멘터리를 제일 좋아하는데, 항상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를 볼 때 어딘가 아쉬운 몇 % 의 부분들을 마저 채워주는 느낌이다. 그동안 봐왔던 몇 가지 인상 깊었던 다큐멘터리를 소개하겠다.
1. 섹스토피아(2017)
원제_Liberated: The New Sexual Revolution
미국 대학생들의 성에 대한 인식과 문화의 민낯을 확실히 알려준 다큐. 감독이 무작정 카메라를 들고 나와서 대학교 봄방학을 즐기는 모습을 촬영한다. 우리나라에 비해 성에 대해 다소 개방적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아무 생각 없이 가벼운 만남을 추구한다는 것에 사실 좀 많이 충격을 받았다. 이제는 '사랑'의 개념과는 많이 멀어진, 그저 단순한 즐거움을 위해 하루를 이름도 모르는 사람과 보내는 것이 다반사 된 그들의 일상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사람을 한 인격이 있는 개체로 보지 않고, 그저 자신을 위해 필요한 수단으로 보는 비정상적인 생각이 일반화되고 있다. SNS를 포함한 다양한 매체에서 비추는 고정적인 여성과 남성의 역할에 어쩔 수 없이 적응하게 되고, 소외되지 않기 위해 평소에는 하지 않을 법한 행동들을 하는 그들을 보면서 어딘가 씁쓸함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성폭력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여성들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바닷가에서 페스티벌을 즐기는 내내 그들은 남자들의 무차별적인 접촉을 피해 도망 다니기도 하고, 너무 대놓고 이상한 행동을 요구하는 사람들에 맞서 대항하고, 당황해하기도 한다. 어쩌면 그들에게 진정한 해방이란 외적으로 무언가를 드러내고 과시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가치와 몸을 되찾고 심적으로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닐까. 실제로 이런 실상을 촬영하고 있던 시기, 해당 구역에서 집단 강간 사건이 일어나 큰 파장을 일으킨다. 오히려 피해자를 도와주는 것이 아닌, 그 상황을 촬영하고 방관했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크게 분노한다. 정말 점점 미친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최근에 봤던 다큐멘터리 중에 가장 직접적으로 와닿은 작품이다.
2. FYRE: 꿈의 축제에서 악몽의 사기극으로(2019)
원제_Fyre
FYRE, 이 축제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용두사미이다. 셀럽 모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제껏 경험할 수 없었던 엄청난 규모의 축제인 양 홍보를 해놓고, 막상 초대받은 인플루언서들이 도착했을 때는 기본적인 주거시설조차도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음악 페스티벌 하나를 준비하는데 드는 사람들의 노력과 수많은 비용을 한 사람의 무지와 우매함으로 인해 물거품으로 만든 최악의 비극적인 사건이다. 최근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 솔직히 아직도 믿기지가 않았고, 처음 균열을 발견했을 때에도 그저 강압적으로 축제만 진행하면 된다는 식으로 마구 밀어붙인 대표의 태도에 말을 잃게 된다.
직장인으로서 개인적으로 사건의 흐름보다는 이 페스티벌을 담당하게 된 수많은 직원들이 겪는 심적인 고통과 스트레스에 나도 모르게 이입하면서 보게 되었다. 마치 마감일이 다가왔는데도 기본적인 틀조차 무시한 채 그저 마무리만 하면 된다는 상사에게 시달리는 것과 뭐가 다른가. 심지어 급여 문제도 있어서 기존에 받기로 했던 금액조차도 받지 못하고 일을 진행해야 했다고 한다. 이들은 이 사건이 끝난 후 지금까지 트라우마와 심적인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그 축제에 초대받은 인플루언서들에게는 정말 인생에 몇 없을 비극적인 일 중 하나였을 것이다. 최고급 숙박을 제공한다는 것과 엄청난 게스트들이 등장한다는 사실에 한껏 기대하고 도착한 곳은, 왠 짓다 만 텐트였던 것이다. 심지어 방수시설도 되어 있지 않아 물이 새고, 제대로 된 화장실도 없었다고 한다. 대표는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사기꾼인 게 분명하다. 제일 화가 나는 포인트는 이 모든 사건에 대한 판결 이후이다. 결국 이 대표는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고, 지금은 또 다른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제2의 Fyre 사기극을 준비할지도 모르는 법이다. 오히려 핵심 사건보다 그 이후의 근황을 보는 게 더 힘 빠지는 일인 것 같다.
3. 슈퍼맨 각성제(2018)
원제_Take Your Pills
각성제라고 불리는 '애더럴'을 포함한 약물들의 남용 사태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나 또한 고등학교 입시 생활을 할 때 에너지 드링크를 마신 적은 있지만, 각성제를 주기적으로 먹어본 기억은 없다. 이미 지나치게 경쟁을 하고 있지만, 일종의 부스터로 각성제라는 옵션을 추가하게 된 사회를 카메라에 담는다.
이런 것에서도 사회 구조가 드러나는 점이 흥미롭다. 고소득층의 자녀들은 여러 가지 과외를 받으면서 좋은 점수를 받을 기회가 비교적 많아지는데, 소득이 낮은 부모의 자녀들은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만 성적을 감당해내야 한다. 좋은 점수는 받고 싶은데, 자신이 없을 때에는 이런 약의 힘을 빌려서라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아이들의 인터뷰가 놀라웠다. 이 또한 어떻게 보면 부정행위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한다. 또한 ADHD가 있는 아이들이 애더럴을 섭취하게 되면 집중력이 좀 더 좋아진다고 믿는 부모들도 있다. 한 어머니는 아들의 예술적 재능이 약을 통해서 더 잘 발현되었다고 말하는데, 사실 그 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약을 먹어야 하는 게 정말 싫었다고 말한다. 그 아이는 거의 10년간 약을 먹어왔는데, 실제로 이렇게 약에 의존하는 아이들의 수가 상당하다고 한다. 너무 어릴 때부터 약에 길들여지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것보다는, 순간의 완화 효과 때문에 득을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제법 많은 것 같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애더럴은 필수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특히 증권사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기본적으로 먹는 약들 중 하나라고 한다. 대체 경쟁에서 이기는 게 뭐가 그렇게 중요하길래 다들 이렇게까지 하는지, 경각심까지 들게 한다. 심지어 어떤 제약회사에서는 업무 효율을 증가시켜주는 약을 개발 중이라고 말한다. 이제는 약으로까지 경쟁하는 시대라니, 다음엔 뭐가 될지 무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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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 이식을 받은 사람이 장기 이식을 한 사람의 성격까지 닮는다고 하는 무서운 이야기
시놉시스
김규종(정진운)은 18살에 심장 이식 수술을 받았다. 그 이후로 성격이 이상해지면서 식당에서 알바를 하던 중에 가위바위보 놀이를 하는 자신의 친구들 중 한 명을 식칼로 찔러 사망에 이르게 한다. 선두(조한선)는 후배 형사(정태우)와 함께 이번 살인 사건의 경위를 알아보다가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그건 바로 자신이 과거에 검거하려 한 강철웅이라는 살인자가 죽기 직전에 김규종(정진운)에게 심장을 이식했다는 거다. 과연 강철웅과 김규종(정진운) 이 둘은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김규종(정진운)에겐 여자친구인 예리가 있었다. 살인 사건의 발단은 자신의 여자친구를 친구들이 성희롱을 하면서 강간을 계획하려고 하자 참지 못해 친구들 중 한 명을 죽이게 되고 나머지 두 명까지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하게 된다. 또한 석두(조한선)도 과거에 강철웅을 잡으려다 강철웅에게 칼에 찔려 중태에 빠졌고 폐 이식 수술을 받았는데 그 공여자가 강철웅이라는 걸 장기 이식 코디네이터에게 듣고 충격에 빠진다. 그리고 공여자가 수혜자에게 장기를 이식하게 되면 성격까지도 닮게 된다는 걸 이 영화가 설명해 주고 있는데 사실인지 낭설인지는 필자는 잘 모르겠다.
사실 김규종(정진운)의 친구들은 폭행, 사기 전과 7범이었고 배달 일을 한다. 그중 한 명은 일하는 시간에 경마장을 갔다 왔고 불량한 태도로 일을 했으면서 사장에게 큰소리를 치며 월급을 주라는 말 때문에 해고를 당한다. 뻔뻔하면서 막장 인생인 이들에게 김규종(정진운)의 여자친구인 예리는 자신들의 타깃이 되었고 예리가 편의점 알바를 끝나는 틈을 타 범행을 계획하려고 한 것이 결국 살인이 되어 돌아왔다. 후배 형사(정태우)가 이들에게 한 번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말까지 했을 만큼 악독하고 거짓말까지 하는 걸 보면 정말 자업자득이고 인간의 본성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영화 나는 여기에 있다는 장기 이식을 받은 사람이 장기 이식을 한 사람의 성격까지 닮아가게 된다는 걸 다루고 있다. 공여자가 했던 습관들이나 행동들이 수혜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 영화가 주는 메세지는
한 번의 장기 이식이 평생을
좌우한다.
하니엘의 주관적인 영화 명언(?)
※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영화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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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가 끝나고 난 뒤, 잔상으로 남는 장면이 있다
영화는 장면 속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함축해서 보여줍니다. 하나의 장면을 이루는 수많은 시각 요소들은 그 장면의 여운을 만들죠. 이렇게 장면에 등장인물과 다양한 시각 요소를 배치하는 것을 미장센(Mise-en-Scène)이라고 부릅니다. 대학 시절, 영화 <캐롤>의 미장센을 분석한 적이 있습니다. 시각 요소들을 하나하나 뜯어보면서 영화의 메시지가 더 깊게 와닿았고, 과제였는데도 이상하리만큼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눈 내리는 겨울이 오면 자연스럽게 이 영화가 떠오릅니다. <캐롤>은 시리면서도 포근한 겨울의 향을 온전히 담고 있는 대표적인 겨울 영화입니다. 종일 완연한 겨울이 왔다는 듯이 함박눈이 펑펑 내리기에 영화 <캐롤>을 다시 감상했습니다. 더불어 지난 몇 년간 묵혀두었던 글도 꺼내 봤습니다. 오랜만에 먼지 쌓인 글을 읽으니 감회가 새롭더군요. 사실 이 글은 어떤 리뷰보다도 제게 소중합니다. 이 글을 시작으로 영화 리뷰의 세계에 발을 들였거든요. 이왕 꺼내 든 참에 이곳에도 기록해볼까 합니다. (지금의 형식에 맞춰 어쩔 수 없이 조금 뜯어고쳤지만, 과제로 제출했던 글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다소 미흡하더라도 미소를 머금고 너그러이 읽어주시기를 소망합니다.)
캐롤
Carol
2015년에 개봉한 영화 <캐롤>은 195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인생에 단 한 번, 오직 그 사람만 보이는 순간, 모든 것을 내던질 수 있는 사랑'을 만난 두 여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난 뒤, 제게 잔상으로 남은 장면은 이혼 소송 중인 '캐롤'의 남편 '하지'의 협박으로 '캐롤'과 '테레즈'가 급히 뉴욕으로 돌아가는 차 안 장면입니다. 하필 두 사람이 여행지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직후에 벌어진 사건이었죠.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캐롤'의 양육권 분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알기에 '테레즈'는 자기의 사랑을 자책합니다. '캐롤'은 차를 멈춰 세우고, 슬퍼하는 '테레즈'를 꼭 안아줍니다.
이 장면 속의 시각 요소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프레임을 가득 채운 자동차와 두 인물이죠. 마치 그들만의 세상을 형상화하듯, 자동차의 외부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성소수자의 사랑을 소재로 하는 작품은 성 지향성에 혼란을 겪는 인물의 내적 갈등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캐롤>은 그러한 갈등을 전면에 드러내기보다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데 집중합니다. 그들의 사랑을 유별나지 않은 것으로 묘사하기 위한 선택이었죠.
그러나 자동차 안에 오직 두 사람만이 존재하도록 배치한 시각 요소는 그들의 사랑이 아무리 유별나지 않은 것일지라도, 사회적으로는 인정받기 어려운 외로운 사랑임을 표현합니다. 영화의 배경인 1950년대는 여성의 사회적 위치가 낮은 시대였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여성끼리 사랑에 빠지는 것은 사회에서 쉽게 용인할 수 없는 일이었죠. 따라서 이러한 장면 구성은 영화의 주제 의식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시대적 분위기를 반영하기 위한 정교한 프레임 디자인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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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장면에서 가장 먼저 시선이 가는 지배 요소는 마치 창틀처럼 보이는 자동차의 전면 유리입니다. 화면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는 자동차의 유리창 프레임은 화면을 반으로 분할하는 구도를 형성하죠. 인물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오로지 자동차 안으로 한정된 상황에서도 '캐롤'은 자신이 있던 위치에서 '테레즈'가 앉은 조수석의 프레임으로 이동합니다.
이러한 분할 구도와 인물의 이동은 두 인물의 성격 변화를 드러냅니다. 극의 초반, '테레즈'는 '캐롤'을 향한 사랑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합니다. 자신의 감정에 능동적으로 반응하고, 솔직하게 행동하죠. 반면 '캐롤'은 그녀만큼 사랑에 적극적이지는 않습니다. 양육권 분쟁 중인 남편 '하지'와 연인으로 오해받을 만큼 돈독한 친구 사이인 '애비'의 존재 등으로 인해 '테레즈'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없죠. 하지만 이 장면을 기점으로 두 인물의 특성은 뒤바뀝니다. '테레즈'는 '캐롤'이 자신 때문에 곤경에 처했다는 생각에 더는 적극적으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선을 넘어 '테레즈'에게로 넘어간 '캐롤'은 안타까운 이별 이후에도 그녀에게 선뜻 먼저 다가가며 사랑의 시련을 극복하려는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죠.
조명도 눈여겨 볼만한 요소입니다. 자동차 내부에는 특별한 조명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거기에 흐릿한 유리창이 인물과 관객 사이를 갈라 두기까지 하죠. 우리는 두 사람이 껴안고 있는 것만 볼 수 있을 뿐, 그들의 표정은 자세히 알 수 없습니다. 이는 현실의 한계에 부딪혀 사랑의 감정을 숨겨야만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대변합니다. 어둡고 흐리게 묘사된 그들의 공간은 '테레즈'와 '캐롤'이 앞으로 겪어야 할 고비들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또 원색을 사용하여 다채롭게 표현한 다른 장면들과 달리 이 장면에서만 유독 색상이 거의 빠져있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흑백에 가까운 화면 역시 그들의 사랑이 컬러에서 흑백으로 전환되었음을 보여주며 이별을 암시하죠.
하지만 이 장면에서 드러나는 두 인물의 근접도는 긍정적인 기대를 유발합니다. 서로 껴안고 있는 두 사람 사이에는 공간이 거의 없습니다. 이러한 근접성은 이별이라는 시련 속에서도 두 사람이 결국 용기를 가지고 그것을 극복해낼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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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이 위기에서 절정으로 넘어가는 단계에 위치한 이 장면은 다양한 미장센을 통해 두 인물의 특성 변화, 관계에 대한 복선, 그리고 사회적 배경과 현실의 한계를 암시합니다. <캐롤>을 연출한 토드 헤인즈 감독은 이 작품을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격정적인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합니다. 그는 사랑의 과정을 겪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감정의 희로애락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이끌되, 시각 요소들의 배치와 표현으로 성소수자가 겪는 외롭고 고독한 상황을 은연중에 드러냈습니다. 주제 의식을 '보여주는' 훌륭한 영화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스무 살 언저리에 썼던 글인 만큼 다소 어설프고 미흡하지만, 꼭 한 번은 브런치에 이 글을 올리고 싶었습니다. 미장센이 뛰어난 영화는 이처럼 섬세한 시각 요소의 배치를 통해 오래도록 기억되는 장면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 장면을 통해 영화 전체를 기억하도록 합니다. 이 글을 통해 여러분의 머릿속에 잔상처럼 남은 <캐롤>의 장면들, 또는 사랑해 마지않는 다른 영화들의 장면들이 떠오른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Summary
1950년대 뉴욕, 맨해튼 백화점 점원인 테레즈(루니 마라)와 손님으로 찾아온 캐롤(케이트 블란쳇)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거부할 수 없는 강한 끌림을 느낀다. 하나뿐인 딸을 두고 이혼 소송 중인 캐롤과 헌신적인 남자친구가 있지만 확신이 없던 테레즈, 각자의 상황을 잊을 만큼 통제할 수 없이 서로에게 빠져드는 감정의 혼란 속에서 둘은 확신하게 된다. 인생의 마지막에, 그리고 처음으로 찾아온 진짜 사랑임을… (출처: 씨네21)
Cast
감독: 토드 헤인즈
출연: 케이트 블란쳇, 루니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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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를 위한 재건축 계획은 없나요?
1979년 준공된 둔촌주공아파트는 한때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넓고 컸다. 세월이 많이 흘러, 지금은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다. 넓은 땅 위에 있는 오래된 아파트이다 보니, 둔촌주공아파트에는 사람뿐 아니라 길고양이들도 머물렀다. 사람과 고양이가 함께 아파트 ‘주민’으로서 살아왔던 것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에 나오는,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 고양이들의 모습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고양이들의 아파트〉는 재건축이 확정된 후 텅 빈 아파트에 남아 있는 고양이들과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 꾸린 ‘둔촌냥이모임’의 이야기를 담담히 비춘다. 둔촌냥이모임은 재건축 진행 시 아파트 곳곳에 있는 250여 마리의 고양이가 다치거나 죽을 것을 우려해 입양, 중성화 수술, 고양이 이주 등의 대책을 기획‧집행하는 모임이다. 고양이가 그루밍을 마칠 때까지 기다리는 구조대원들의 마음, 수많은 고양이에게 이름을 붙여주는 마음, 자신들이 찾은 고양이들의 개성을 다른 사람들도 알아줬으면 해서 고양이 얼굴이 그려진 카드게임을 만드는 마음 등등. 둔촌냥이모임 구성원들은 재건축 과정에서 그 누구도 고려하지 않았던 고양이들을 적극적으로 재건축 계획 ‘내부’로 끌어온다.
한 활동가가 던지는 물음이 인상 깊다. ‘아파트를 철거할 때, 고양이 구출을 위해 몇 시간을 지체할 수 있을까?’ 아마 조금의 시간을 확보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고양이의 안전과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에게는 앞서 언급한 ‘마음’이 유일한 근거다. 즉 그들에겐 고양이의 안전과 생명도 소중하다는 주장이 할 수 있는 말의 전부다. 하지만 건설회사, 예비 입주자, 행정직원에게는 서둘러 재건축을 진행해야만 할 수많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 〈고양이들의 아파트〉의 성취는 이토록 극단적으로 기울어진 이 둘 사이의 저울이 과연 제대로 된 것인지를 질문하는 데 있다. 고양이들의 안전과 생명을 걱정하는 마음이 그토록 하찮은 것일까? 단 몇 시간의 구조시간을 확보하는 것조차 어려울 만큼?
그렇지 않다. 인간의 재산권, 주거권만큼이나 고양이의 안전권, 생명권도 중요하다. 문제는 지금껏 도시계획이 전자의 권리에만 관심을 기울였다는 데 있다. 소수의 활동가와 캣맘뿐 아니라, 모든 아파트 입주민이 아파트 단지 내 고양이를 위한 대책을 고민하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이것이 ‘비효율적’이거나 ‘감상적인’ 일일까? 그렇지 않다. 우리가 잠시 머무는 땅이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는 ‘상식’에 비추어 보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나는 경기도에 있는 한 신도시에 살고 있다. 서울에서 이곳으로 이사 온 후 가장 놀랐던 건 동네에 고양이가 없다는 거였다. 이사 온 지 반년이나 지난 후에야 아파트 근처 공원에서 고양이를 마주했다. 그전까지는 새로운 동네에 익숙해지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동안 단 한 번도 고양이를 보지 못했다. 신도시가 고양이들을 위한 공간을 남겨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의 높은 주거비용에 고생하던 ‘나’에게, 신도시는 매우 훌륭한 대안이 되어주었다. 하지만 ‘고양이’에겐 그렇지 않았다. 비단 고양이뿐만이 아닐 것이다. 나를 포함한 동네 주민들은, 지금 우리가 있는 곳에 살았던 얼굴 모를 다른 생명체들에게 무언가를 빚지고 있다.
얼마 전 끝난 대선에서는 여야 후보 가릴 것 없이 어마어마한 물량의 신규 주택공급을 약속했다. 정권이 바뀐 후 재건축‧재개발 시장이 활성화돼 집값이 들썩인다는 뉴스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누구나 안정적이고 질 좋은 주거환경을 갈망한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 욕망은 인간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당연하다. 고양이와 인간 사이에 기울어진 저울이 단번에 동등해질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둔촌냥이모임의 활동이 있었음일 기억하는 일이다. 그 마음을 기억함으로써 저울의 기울기를 조금씩 낮춰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영화의 마지막, 조금은 음울한 음악과 함께 건물이 헐리고 평평한 흙바닥만 남은 아파트 단지를 촬영한 장면을 보며, ‘몇 마리의 고양이가 다치거나 죽었을까?’라는 슬픈 질문이 들었다. 내가, 우리가, 이 질문을 잊지 않을 수 있기를, 그리하여 ‘고양이들의 아파트’를 위한 상상력이 우리의 재건축 계획에 들어올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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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엘 코엔의 <트레지디 오브 맥베스>
애플과 A24는 12월 25일 극장, 1월 14일 애플 TV 플러스에서 프리미어 공개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고전 희곡을 조엘 코엔이 새롭게 각색한 "트레지디 오브 맥베스"의 예고편을 공개했다.
흑백으로 촬영한 코엔은 스코틀랜드 연극에서 맥베스 경 역할의 덴젤 워싱턴과 레이디 맥베스 역의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출연한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 영화는 스코틀랜드에 대한 권력을 얻기 위한 그 부부의 살인적인 책략과 그로 인한 광기로의 추락을 뒤따르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불길한 분위기의 예고편은 하늘을 선회하는 크고 검은 새들의 흩어진 영상들, 사막을 터벅터벅 걷고 있는 맥베스, 땅에서 왕관을 들어올리는 손, 그리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맥베스 부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상 속 유일한 대화는 마녀의 목소리이며, 연극의 가장 상징적인 대사 중 하나를 말한다.
덴젤 워싱턴과 맥도먼드가 출연진에 합류하는 것은 물론 코리 호킨스, 브랜단 글리슨, 모제스 잉그램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트레지디 오브 맥베스"는 코엔의 솔로 감독 데뷔작으로, 코엔과 그의 형제 에단 코엔없이 프로젝트를 지휘한 첫 번째 작품이다. 그러나 그의 아내 맥도먼드는 코엔 형제의 영화 '블러드 심플'과 '파고'에 출연했고 글리슨은 '카우보이의 노래'에 출연했다. 맥도먼드는 클로이 자오의 최우수 작품상 수상작 '노마드랜드'에서의 출연했고, 이 작품으로 그녀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코엔의 작품은 오손 웰즈가 감독하고 주연한 "맥베스"와 구로사와 아키라의 사무라이 버전인 "거미의 성"을 포함한 연극을 영화화한 작품 중 하나이다.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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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둘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한국 텐트폴 영화 BIG4 중 마지막 주자 <콘크리트유토피아>! 벌써 시사회 입소문과 함께 높은 예매율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과연 <밀수>의 바통을 이어받아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그럼 같이 8월 2주차 영화 개봉예정작 알아볼까요?
콘크리트 유토피아
Concrete Utopia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30분
감독: 엄태화
출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등
개봉: 2023.08.09.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아파트는 주민의 것” 온 세상을 집어삼킨 대지진, 그리고 하루아침에 폐허가 된 서울. 모든 것이 무너졌지만 오직 황궁 아파트만은 그대로다. 소문을 들은 외부 생존자들이 황궁 아파트로 몰려들자 위협을 느끼기 시작하는 입주민들. 생존을 위해 하나가 된 그들은 새로운 주민 대표 ‘영탁’을 중심으로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막아선 채 아파트 주민만을 위한 새로운 규칙을 만든다. 덕분에 지옥 같은 바깥 세상과 달리 주민들에겐 더 없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유토피아 황궁 아파트. 하지만 끝이 없는 생존의 위기 속 그들 사이에서도 예상치 못한 갈등이 시작되는데...! 살아남은 자들의 생존 규칙 따르거나 떠나거나
CINE PICK!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로, 높은 완성도와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로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일으키고 있습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한국영화 예매 순위 2위에 올라 있는 <밀수>보다 예매량이 2배 가량 많아 개봉일에 무난히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를 거로 전망됩니다.
마에스트로
Maestro(s)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프랑스 | 88분
감독: 브뤼노 시슈
출연: 이반 아탈, 피에르 아르디티, 미우미우 등
개봉: 2023.08.09.
배급: 티캐스트
시놉시스
권위 있는 빅투아르 음악상을 수상하며 차세대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지휘자 ‘드니 뒤마르’. 그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다름 아닌 같은 지휘자이자 음악계의 거장인 아버지 ‘프랑수아 뒤마르’이다. 한편, 아버지 ‘프랑수아’는 존경받는 최고의 지휘자지만 곧 정상의 위치에서 밀려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과 함께, 같은 분야에서 승승장구하는 아들 ‘드니’에게 묘한 경쟁심을 느끼고 있다. 그러던 중 ‘프랑수아’는 평생을 소망하던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의 지휘자 자리를 제안하는 전화를 받고 뛸 듯이 기뻐한다. 하지만 아들 ‘드니’는 자신에게 가야 할 제안이 아버지에게 잘못 전달되었음을 알게 되고, 인생 최대의 고민에 빠진다. 꿈의 무대를 두고 마주한 아버지와 아들! ‘라 스칼라’ 무대에 서게 될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
CINE PICK!
'마에스트로'는 칸국제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인 '꼬장꼬장 슈콜닉 교수의 남모를 비밀'(2011)을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원작에선 부자가 연구자로 나온다. 시슈 감독은 둘 다 의사인 자기 아버지와 형을 소재로 각색하려다가 사위와 남편 모두 지휘자인 지인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고 설정을 바꿨다고 합니다.
이름 없는 춤
The Unnameable Dance
ⓒ 네이버영화
개요: 다큐 | 일본 | 115분
감독: 이누도 잇신
출연: 타나카 민
개봉: 2023.08.09.
배급: (주)디오시네마
시놉시스
1966년 솔로 활동을 시작해 1978년 파리 데뷔 이후 전 세계 아티스트와 다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노장 댄서 다나카 민. 이누도 잇신 감독의 시선을 따라 다나카 민이 포르투갈, 파리, 도쿄, 후쿠시마, 히로시마 등에서 선보인, 그의 독보적인 '장소의 춤'을 만난다.
CINE PICK!
<이름 없는 춤>은 노장 댄서 다나카 민이 세계를 돌며 선보인 '장소의 춤'을 담아낸, 이누도 잇신 감독이 국내 관객에게 선보이는 첫 번째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이누도 잇신 감독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메종 드 히미코> 등으로 국내에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으며 <이름 없는 춤> 개봉을 맞아 내한한다고 합니다.
퀴어 마이 프렌즈
Queer My Friends
ⓒ 네이버영화
개요: 다큐멘터리, 드라마, 가족 | 한국 | 81분
감독: 서아현
출연: 송강원, 서아현
개봉: 2023.08.009.
배급: ㈜영화사 그램
시놉시스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강원’과 한 번도 자신에 대해 질문 하지 않았던 ‘아현’ 언럭키한 서로의 인생에 럭키한 우정이 찾아왔다! 삶의 배경도 성 정체성도 모두 다른 두 친구의 현실공감 100% 짠함 200% 사랑스러움 MAX 서로의 세상을 넓혀가는 삐뚤빼뚤 성장담
CINE PICK!
<퀴어 마이 프렌즈>는 한국의 서울, 미국의 뉴욕 등 대도시 공간을 오가며 우정을 이어 나가는 강원과 아현의 이야기로 진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 국적을 바꾼 강원의 삶을 친구인 아현의 카메라가 따라가며 강원의 삶을 통해 ‘한 개인에게 소속될 공동체를 찾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한 개인의 정체성이 사회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다면 개인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질문합니다.
런닝맨: 리벤져스
Running Man: Revengers
ⓒ 네이버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한국 | 73분
감독: 엄영식
출연: -
개봉: 2023.08.10.
배급: (주)NEW
시놉시스
“슈퍼벨트를 가진 자, 이 세상을 다스릴 절대 왕이 되리라!” 진정한 용기와 팀워크로 세상의 평화를 지켜낸 런닝맨! 히어로TV의 BJ팡팡이 축하 인터뷰를 위해 찾아와 전설로만 내려오던 일급 비밀 정보를 알려주는데…! 바로 이 세상의 절대 왕이 될 수 있는 무시무시한 아이템 ‘슈퍼벨트’가 존재한다는 것! 런닝맨들은 각자의 목표를 위해 레이싱을 펼치지만, 의심과 욕심은 이들의 끈끈한 우정에 금이 가게 만드는데… 과연 런닝맨들은 다시 한 번 힘을 합쳐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CINE PICK!
SBS 인기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을 모티브로 한 <런닝맨: 리벤져스>는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악당에 맞서 세상을 구하기 위한 런닝맨들의 슈퍼벨트 쟁탈전을 그린 작품으로 2018년 <런닝맨:풀룰루의 역습> 이후 5년 만에 돌아온 신작입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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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딜리버리 - 아이빼고 다 가진 금수저 부부 VS 아이빼고 다 부족한 MZ커플의 위험한 거래
*해당 리뷰영상은 영화배급사 마노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저작권 협의가 진행되어 제작된 영상입니다
유산 상속을 위해 아이가 필요한 금수저 부부 ‘귀남’(김영민)과 ‘우희’(권소현).
계획 없는 임신을 해서 난감해진 개털 백수 커플 ‘미자’(권소현)와 ‘달수’(강태우).
‘미자’와 ‘달수’는 생활고로 인해 안타까운 결심을 하고, 하필 ‘귀남’이 있는 산부인과를 찾게 된다!
그리고 ‘우희’의 아버지 ‘태식’(동방우)을 속이기 위해 금수저 부부는 임신 사기극을 계획하는데…
올 가을 가장 버라이어티한 공동 태교가 시작된다!
11월 20일 대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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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트랜스포머 ONE> 1차 예고편
전설이 된 영웅들의 시작! [트랜스포머 ONE] 1차 예고편 대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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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실 : 인연의 시작> 메인 예고편
열두 살에 만난 첫사랑 '렌'과 '아오이'. 한눈에 서로의 상처를 알아보고 보듬어주며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된다. 함께 있어 즐거웠던 시간도 잠시 '아오이' 가족이 쫓기듯 떠나면서 헤어지고 만다. "운명의 실이 있다고 생각해" 아오이가 준 소원팔찌를 8년 동안 간직한 '렌' 어느 날 소원팔찌가 끊어지고 두 사람은 운명처럼 재회한다. 그 후 우연한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지만 그때마다 서로의 곁에 이미 다른 사람이 있어 엇갈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