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wr2024-02-19 07:57:50
죽음을 강제당하는 노인들
영화 〈소풍〉, 〈플랜 75〉
노인이 주인공인 두 영화가 같은 날(2월 7일) 개봉했다. 한국 영화 〈소풍〉과 일본 영화 〈플랜 75〉. 플롯, 캐릭터, 감성, 질감 등 많은 것이 다른 영화지만 두 영화에는 공통점도 있다. 우리 사회가 ‘노인’이라는 기표의 내용을 어떻게 채우고 있는가? 노인은 그 앞에서 무엇을 느끼는가? 두 영화가 공유하는 질문이다. 지금껏 살아온 삶의 맥락이 소거된 채 가족과 사회에 ‘부담’을 주는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렸다는 자괴감만 남은 현실. 이것이 과연 노인에 대한 온당한 대우일까? 두 영화가 이 질문에 어떻게 답변하는지를 따라가보자.
먼저 〈소풍〉이다. 여성 노인 은심의 집에 갑자기 아들네 가족이 들이닥친다. 사업상 어려움을 겪는 아들은 은심의 보험이나 집을 처분해 목돈을 마련하고 싶어 하는 눈치다. 파킨슨병이 시작되어 몸에 불편을 느끼면서도 아들이 이때다 싶어 요양원 이야기부터 꺼낼까 봐 이를 전하지 않은 은심은 때마침 찾아온 고향 친구 금순을 따라 60년 만에 고향을 찾는다. 고향에서는 금순과 우정을 더 단단히 다지고, 고향을 야반도주하듯 떠날 수밖에 없었던 과거를 마주하며, 자신을 짝사랑했던 태호와 재회해 지금껏 누리지 못한 행복한 시간을 만끽한다. 그러나 행복 속으로 불쑥불쑥 끼어드는 노환과 질병은 이들에게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일깨운다. 은심과 금순은 얼마 남지 않은 생애 동안 자신이 마무리해야 할 일이 있다는 데 공감하고 그 일을 매듭 지은 후 소풍을 떠난다.
그들이 마무리해야 하는 일은 무엇이었을까? 자식에게 부담 주지 않기다. 영화는 계속 부모에게 무언가를 바라기만 하는 자식들을 부정적으로 재현한다. 노인들이 기댈 데 없이 홀로 건강을 돌봐야만 하는 현실의 문제를 담아내기도 한다. 그러나 두 노인은 결국에는 자식들에게 가진 것을 모두 넘겨준다. 사업이 망해 고꾸라지는 아들(은심), 평생 한 번이라도 가족과 아파트에서 살아보고 싶은 장애인 아들(금순)은 두 노인이 자식들에게 모든 재산을 넘기는 근거가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이 간 소풍의 장소. 바다 옆, 아름답지만 날카롭게 깎인 절벽에서 은심과 금순은 손을 잡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간다. 그들의 발걸음이 자식에 대한 ‘책무’를 다했다는 뿌듯함을 만끽하기 위함인지, 해야 할 일을 다 했으니 친구와 함께 세상을 등지겠다는 뜻인지 분명하게 제시하지 않고 영화는 마무리된다. 자녀의 문제를 ‘해결’했으니 노환과 질병이라는 자기 문제에서는 자식에게도, 국가에서도 받아낼 것이 없다는 듯 홀가분한 얼굴이다. 그러나 노인이 가족과 사회 모두에게 ‘부담’이기만 한 사회에서 이들의 삶이 ‘소풍’일 수 있을까? 노인에게 행복한 삶이 가능함을, 그들의 고난이 사적인 영역에 방치되었음을 보여준 영화는 두 노인의 강요된 퇴장을 ‘아름답게’ 포장하여 자신이 제기한 비판적 함의를 재빠르게 회수한다. 모든 걸 퍼주고도 ‘부담’이 되길 거부하는 노인의 삶을 아름다운 ‘소풍’에 비유함으로써 말이다.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을 더한 〈플랜 75〉에서도 노인이 사회의 ‘부담’인 건 마찬가지다. 영화는 울분에 찬 청년이 노인을 살해하는 범죄 현장과 범인이 자살하며 스스로를 영웅으로 치켜세우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노인 돌봄에 필요한 ‘비용’에 청년 세대가 극단적 반감을 가지는 것은 미래의 일도, 일본만의 일도 아니라는 점에서 섬뜩한 오프닝이다. 사회 갈등이 증폭되자 정부가 새로운 정책을 발표한다. 정책 이름은 ‘플랜 75’. 75세 이상 노인 중 신청자에 한해 ‘편안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내용이다. 기묘한 정책이다. 정책은 공공성을 담보해야 하는데 플랜 75는 공적으로 책임져야 할 일을 사적으로 책임지라는 일에 공적 권력을 동원한다.
78살의 미치는 고민이 깊다. 혼자 사는 그는 호텔에서 청소하며 생계를 이어왔는데 최근 고령의 노동자가 작업 중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비슷한 일이 재발할까 두려운 호텔에 의해 해고당한다. 고령이라는 이유로 재취업은 쉽지 않다. 게다가 미치의 집은 철거를 앞두고 있다. 그러던 와중 정부는 플랜 75가 큰 정책적 효과를 거두었다는 데 고무되어 신청자 연령을 대폭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발표한다. 결국 미치는 플랜 75를 신청한다. 여기서 우리는 〈소풍〉과 같은 질문을 마주한다. 자식에게 모든 걸 넘겨주고 아무런 공적 부조를 받지 못하는 삶을 ‘소풍’으로 포장하는 일은 자발적인가? 플랜 75, 즉 죽음을 선택하는 미치의 결정은 자발적인가?
두 영화에서 세 노인이 내린 선택은 강제된 자율이다. ‘노인을 부양하는 데는 비용이 들고, 그건 우리 모두에게 부담이야’라고 말하는 사회에서 ‘존경받는 노인’으로 ‘아름답게’ 삶을 마무리하려면 내려야만 하는 선택은 이미 정해져 있다. 왜 국가가 노인을 방치하냐고 항의하는 자는 미래 세대를 걱정하지 않는 ‘이기적’ 노인이 되도록 이미 담론 지형이 구축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 ‘존엄’하고 ‘품위’ 있는 마무리는 강제된 역할 기대 혹은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뿐이다. 〈소풍〉과는 달리 〈플랜 75〉에서는 미치가 마지막 순간에 결정을 철회하고 삶을 이어가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리고 이 장면의 배경을 은은하게 빛나는 햇빛으로 하여 노인을 ‘비용’, ‘부담’이 아닌 ‘인간’으로 대하는 사회의 모습을 상상케 한다. 같은 주제를 다루어 서로 다른 메시지를 내는 두 영화는 노인이 ‘비용’이자 ‘부담’인 시대의 분위기를 공통적으로 포착해낸다. 〈플랜 75〉의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이 실제로 도래하기 전에 〈소풍〉이 그려내는 현실을 다르게 해석하고 풀어낼 고민이 필요하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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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증의 모녀에게 멀티버스가 필요했던 이유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시사회 관람 후기입니다.
미국에 이민 와 힘겹게 세탁소를 운영하던 중 국세청 조사에 시달리기 시작한 '이블린(양자경)'. 국세청에 제출할 수많은 관련 서류를 검토하던 그녀는 남편 '웨이먼드(케 후이 콴)'의 이혼 요구와 연애 중인 여자 친구를 인정해달라는 딸 '조이(스테파니 수)' 때문에 대혼란에 빠진다. 그때 이블린의 눈앞에서 멀티버스가 열리고, 알파 지구에서 온 알파 웨이먼드를 만난 그녀는 수많은 자신이 다른 우주를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알파 웨이먼드는 이블린에게 그녀가 무한한 다중 우주의 절대 악 조부 투파키에 대항할 유일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녀는 수많은 이블린 중 가장 최악의 선택만 한 이블린이기에 모든 멀티버스의 이블린으로부터 능력을 빌려 온다면 위기의 세상과 가족을 구할 수 있다는 것. 또 알파 지구의 이블린이 딸 조이에게 권위적으로 윽박지른 결과 조이가 흑화 해 조부 투파키가 되었으니, 이블린만이 조부 투파키를 막을 수 있다는 점도 알려준다. 이에 이블린은 멀티버스의 운명과 딸과의 관계를 모두 구하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참신한 소재라면 가만두지 않는 창작자들 덕분에 '멀티버스', 다중 우주 개념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러나 익숙한 소재를 선택하는 것과 그 소재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은 다른 일이다. 멀티버스도 마찬가지다. 필연적으로 다양한 설정을 필요로 하는 다중 우주 개념은 마치 복어와도 같다. 당장 지난 10년 간 할리우드의 정점에 있던 MCU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제외하면 이 소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다니엘 콴과 다니엘 쉐이너트, 두 명의 다니엘이 만든 액션 코미디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이하 <에에원>)는 다르다. 시작부터 멀티버스 세계관을 숨기지 않으며 러닝타임 내에서 완벽하게 소화한다. 영화는 이블린이 책상에 가득 쌓인 서류를 뒤적이는 가운데, 거울에 비친 그녀를 담아내면서 시작된다. 두 명의 이블린을 함께 잡아주던 카메라는 이내 거울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마치 지금 보이는 이블린 말고도 다른 이블린이 있다는 걸 암시하듯이. 거울을 활용한 도입부는 흥미롭게도 <에에원> 속 멀티버스만의 한 가지 특징을 암시한다. 영화에는 다중 우주의 다양한 이블린이 등장하지만, 마치 거울 안에 갇혀 있듯 그들이 직접 만나는 장면은 없다. 여기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
"모든 것(Everything)"이 있는 멀티버스, 인터넷
<에에원>의 멀티버스는 MCU를 비롯한 다른 영화의 멀티버스와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멀티버스 영화는 우주 간의 경계가 없어져 '내'가 다른 '나'를 만나는 사건을 다룬다. 반면에 <에에원>의 멀티버스에서는 다른 우주의 '나'에게 있는 능력과 특징의 일부를 '내' 우주로 끌어올 수 있다. 실제로 이블린은 필요한 순간마다 적재적소의 능력을 다른 우주의 이블린으로부터 빌려온다. 괴력의 '디어드리(제이미 리 커티스)'에게 쫓기자 쿵후 마스터 이블린의 격투 실력을 끌어온다. 다수의 적과 싸워야 할 때는 피자집 아르바이트생 이블린의 광고판 돌리는 능력을 가져온다. 조부 투파키도 마찬가지다. 불의의 사고로 모든 우주에 접속할 수 있게 된 그녀는 각종 기상천외한 능력을 끌어다 활용한다. 이 아이디어는 <에에원>의 연출과 프로덕션이 특히 인상적인 이유다. 사실상 세탁소와 국세청 건물 안에서 모든 이야기가 진행되는데도 <닥터 스트레인지 2> 못지않은 스케일을 뽐내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에에원>의 멀티버스는 낯설지 않다. 아무것도 모르지만 필요한 순간 모든 것을 가져다 쓸 수 있는 멀티버스는 어딘가 친숙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 멀티버스는 인터넷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우리 주변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대인은 요리 레시피부터 지하철 배차 시각에 이르기까지 실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암기하거나 알지 못한다. 대신 필요한 순간마다 인터넷에 접속해 가장 적절한 정보를 찾아내 활용할 줄 안다. 이 맥락에서 보면 이블린과 조부 투파키의 갈등은 단지 멀티버스의 운명을 건 대결이 아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서로 다른 세대의 갈등이다. 멀티버스를 처음 접한 이블린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모습에서는 인터넷을 비롯해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세계를 처음 접한 기성세대를 엿볼 수 있다. 반면에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멀티버스를 다루는 조부 투파키에게서는 태어날 때부터 인터넷을 서핑하던 새로운 세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두 다니엘은 <에에원>이 "세대 차이와 인터넷, 현대인들에게 만연한 잠재된 공포를 담고 있는 영화"라고 말한다. 당장 전화번호를 모두 외우고 다니던 사람들의 눈에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마치 다른 우주에서 온 사람을 보는 것처럼 이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누군가에게는 숨 쉬듯 당연한 삶의 방식이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들처럼 숨 쉬고 그들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해야 하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인해 정보가 넘쳐 나고, 같은 시공간에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시대에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일상이 아니다.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행동만 골라하는 철천지원수 간의 싸움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는 이블린이 동성애자인 조이를 좀처럼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이자, 이블린이 막아야 하는 빌런 조부 투파키가 알파 지구의 조이인 이유다.
멀티버스 속 "모든 곳(에브리웨어)"의 의미
그렇다고 해서 <에에원>이 어머니, 부모님, 기성세대가 마주한 놀라움과 혼란에만 주목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는 멀티버스가 너무나도 자연스러울 조이의 내면을 장악한 공허함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인다. 그녀는 멀티버스 안에서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모든 것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그녀의 삶은 역으로 무의미하다. 이는 SNS와 같은 인터넷 공간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곳에서 접하는 정보에 압도되거나 좌절하거나 공허함을 느끼는 일이 많아진 현대인의 모습과 매우 유사하다. 그 결과 조부 투파키가 된 조이는 모든 것을 파괴할 블랙홀, 검은 베이글을 만든다. 세상을 휩쓸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파괴하기 위해서. 이렇게 조부 투파키는 이름만 다른 같은 공간에 사로잡혀 삶의 의미와 이유를 잃어버린 인물을 대변한다.
조부 투파키의 캐릭터성은 <에에원>을 단순히 코미디와 액션으로 점철된 오락 영화가 아니라 예상치 못한 진중함까지 맛볼 수 있는 깊이감 있는 영화로 만든다. 삶의 의미를 잃은 조부 투파키는 바위만 존재하는 우주에서 비로소 평온해진다. 모든 것들에게 개입하거나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우주의 고요함만이 소중한 것이다. 하지만 이블린의 생각은 다르다. 그녀는 모든 일을 알기 때문에 오히려 생생히 흘러가는 지금 이 순간의 경험과 선택이야말로 가장 중요하고 뜻깊은 것이고, 당장 옆에 있는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조부 투파키처럼 모든 멀티버스를 오갈 수 있는 능력을 얻은 이블린은 무위의 우주에서 딸을 끄집어 내려한다. 자신에게 권한 검은 베이글을 거절하고, 돌이 된 우주에서도 딸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블린과 조부 투파키의 논쟁은 두 다니엘이 <에에원>에 "가족 드라마용, 공상과학용, 철학용 답이 각각 따로 있다"는 말로 이어진다. 철학적, 종교학적 사유가 함축되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이 모녀는 마치 해탈의 경지에 올라 모든 것을 깨달은 사람들이다. 모녀의 갈등은 깨달은 자가 현실 세계를 무의미하다고 여겨 도덕적 규범을 무시하거나 외면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들도 자신처럼 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여기며 그들을 사랑하고 그들에게 관심을 주며 살 것인지에 대한 논쟁인 것이다. 그래서 이블린이 끝까지 조이를 포기하지 않는 것은 모성애이자 멀티버스의 붕괴를 막는 히어로의 자세이지만, 동시에 종교 철학적 선택이기도 하다. 특히 이블린이 제3의 눈을 개안하는 것, 불교 미술 양식인 탱화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메인 포스터, 부처의 깨달은 마음을 상징하는 원불교의 일원상처럼 생긴 베이글의 존재는 오랜 시간 종교를 막론하고 이어진 논쟁을 다시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단 번에(All at once)" 모든 것의 의미를 알게 된 사람의 마무리
이렇게 조부 투파키와 조이의 마음을 읽은 뒤 영화는 이블린의 시점으로 되돌아온다. 그녀가 온갖 우주를 경험하며 단 번에 깨달은 가르침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를 보여준다. 에블린은 마침내 딸을 이해한다. 그녀는 조이가 레즈라는 사실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해서 딸과 매번 싸웠다. 하지만 그건 표면적인 문제일 뿐 핵심은 자신과 딸의 세상이 같지 않으며 모녀가 서로 다른 세상을 살고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설령 딸의 세상이 두렵고 혼란스럽더라도, 발을 내디뎌 새로운 세상을 이해하고, 딸의 관점에서 딸의 고충에 공감하되 먼저 살아 본 이만이 알 수 있는 변치 않을 삶의 지혜를 일러주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터득한다. 이렇게 먼저 다가가서 위해서 그저 평범할 수 있었던 가족 드라마에는 멀티버스가 필요하다.
이처럼 <에에원>은 두 다니엘의 말마따나 수많은 혼란 속에서 "가족에게 관심 갖는 법을 배우는 엄마의 이야기"이다. 딜도와 애널 플러그, 장난감 눈깔 등을 예상치 못한 순간에 등장하는 B급 코미디 요소는 익숙함에 신선함을 더하는 양념일 뿐이다. 영화는 줄곧 딸을 이해하지 못하고 혼란에 빠진 엄마가 딸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를 마침내 깨달은 후 화해하는 익숙한 흐름을 따라간다. 그래서 온갖 장르적 특징을 다 섞어 놓아 왁자지껄하고 정신없던 멀티버스는 결국 눈물 한 방울과 함께 가족 드라마로 귀결된다.
이는 마지막 장면이 영화의 시작만큼이나 인상적인 이유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와 사정을 알게 된 이블린이지만, 그녀는 멀티버스 속으로 빠지지 않고 눈앞에 있는 세무국 직원 디어드리에게 주목한다. 설명을 제대로 못 들었으니 한 번만 다시 말해달라면서 디어드리에게 관심을 쏟는다. 서류에 눈이 고정되어 있을 뿐 정작 가족이나 손님에게 제대로 신경 쓰지 않고 있던 오프닝과 비교하면 천지 차이 나는 변화다. 멀티버스가 이름만 다른 인터넷 공간이라고 생각한다면, 상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다가가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작은 관심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다만 <에에원>에도 단점이 없지는 않다. 우선 뒷심이 부족하다. 사실 영화는 템포가 상당히 빠르다. 세탁소에서의 오프닝만 보더라도 알 수 있지만 쇼트 하나하나가 굉장히 짧고, 화면 전환도 빠르다. 그런데 러닝타임도 짧지 않다. 2시간 19분에 달한다. 그 결과 영화는 상대적으로 길게 체감되고, 피로감이 쌓인다. 클라이맥스라 할 수 있는 이블린과 조이의 화해 장면이 생각보다 늘어진다는 인상이 남는 이유다. 확실한 임팩트를 주려는 의도였는지는 몰라도, 모두가 예상할 수 있는 전개를 의도적으로 끈다. 말 한 마디면 종결될 상황에 굳이 부연 설명을 덧붙이는 듯 느껴진다. 그래서 누적된 피로감에 약간의 지루함이 더해지면서 감흥이 덜해진다.
호불호가 나뉠 가능성도 크다. 장르를 하나로 단정 짓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에에원>은 기본적으로 가족 드라마와 코미디 영화의 혼합이다. 그런데 이 코미디가 미국식 B급 감성을 적잖이 풍기는 관계로 취향에 어긋나는 순간 영화는 전반적으로 혼잡하다. 조부 투파키가 남성 성기를 무기처럼 휘두르는 장면이나 성인 기구를 활용한 코미디가 대표적이다. 관객을 웃기겠다는 목표 충족에는 적합한 아이디어일지 몰라도, 그 자체로 다소 그로테스크하게 느껴질 여지도 충분하다.
그렇지만 개개인의 취향 차이를 제외한다면 <에에원>이 멀티버스라는 소재를 120% 살려낸, <탑건: 매버릭>과는 또 다른 의미로 올해의 '시네마'라는 점에 동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그러다 보니 멀티버스라는 소재를 붙잡고 고생 중인 MCU 입장에서는 다소 쓰라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의 감독인 루소 형제가 <에에원>의 제작자이니, 그들과 재계약하지 못한 걸 땅을 치며 후회할지도 모를 일이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마블이 보고 배워야 할 멀티버스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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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20년 전 영화를 보러 영화제에 가는 사람이 있다고?
20년 전 영화를 보러 영화제에 가는 사람이 있다고?
네.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있습니다.
2022년 제23회 전주 국제영화제는 개/폐막, 국제/한국/한국 단편 경쟁/시네마 프로젝트 외에도 여러 특별한 섹션을 선보였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제 마음을 설레게 했던 섹션은 <이창동: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였는데요.
<이창동: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 섹션은 현실적인 잔인함과 영화의 아름다움을 모두 가진 이창동 감독님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기획전이었고,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는 연상호 감독님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인 <돼지의 왕>, 첫 실사영화 데뷔작인 <부산행>을 포함해 감독님의 세계에 영향을 준, 그가 아끼는 영화들을 함께 볼 수 있는 기획전이었습니다.
현재 전주에서 상영 중인 연상호 감독님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 <돼지의 왕>은 2011년, 이창동 감독님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 <초록물고기>는 무려 1997년작이죠. 공개된 지 오래되기도 했고, 마음만 먹으면 OTT를 통한 스트리밍이나 간편한 다운로드가 가능한 이 영화들을 영화제에서 관람하기로 선택한 관객들에게 누군가는 이렇게 질문할 수도 있습니다.
‘이걸 보러 굳이 영화관에 가야 해?’, ‘멀리 영화제까지 가서 그걸 본다고?’
네. 봐야죠! 저는 빡빡한 시간표 속에 ‘굳이’가 아닌 무조건! 두 감독님의 작품을 먼저 배치했고, 많은 관객분들과 함께 오래된 그 영화들을 관람했습니다.
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신기루 같은 감독님들을 바로 눈앞에서 뵙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GV/클래스 시간이 있다는 것이 예매를 결정한 첫 번째 이유였고, 두 번째 이유는 해당 영화가 개봉한 지 오래 지난 시점에서 같은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를 포함해 전주에는 개봉한 지 오래된 작품들을 ‘굳이’ 찾아온 관객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설렘과 약간의 어수선함이 공존하던 상영관의 분위기, 그 누구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던 조용한 상영시간, 엔딩 크레딧이 끝나고 쏟아지던 박수 소리. 그리고 모두가 눈을 빛내며 함께한 감독님과의 대화시간까지. 매 순간 상영관에 앉아있는 관객들이 뿜어내는 영화를 향한 조건 없는 애정과 열정을 느끼면서 신기하기도, 그들 사이에 함께 앉아있다는 사실이 뿌듯하기도 하더라고요.
GV가 끝난 후, 그 자리에 조금이라도 더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에 느릿느릿 일어서며 다른 관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봤습니다. “지금 봐도 명작이다.”, “이게 벌써 20년 전 영화라고?”, “와 이거 처음 본 게 20년.. 그때는..” 등등 많은 분들이 영화에 얽힌 자신의 시간들을 풀어놓으며 다양한 감상을 나누고 계셨습니다.
누군가는 이번 영화제를 통해 이 영화와의 첫 기억을 만들었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이 영화를 처음 만나던 순간과 그때의 나를 떠올리며 새로운 감상에 빠졌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후자에 가까운 관객이었는데 뭐랄까... 영화의 메시지가 주는 직접적인 감동의 영역을 넘어 영화와 얽힌 나의 시간들이 만들어내는 이 오묘한 느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참 어렵네요.
2022년 전주 국제영화제 일정의 끝을 앞두고, 저는 세 가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첫번째는 현재라는 나의 시간은 유한하지만, 언제든 ‘이 영화를 보던 그때의 나’를 다시 불러주는 영화의 신비하고 무한한 능력. 두 번째는 역시 덕질은 함께해야 제 맛이라는 것. 세 번째는 난 마음을 숨길 수 없는 덕후라는 것. (최애를 향한 사심도 있었지만..) 2년 만에 찾아온 영태기를 극복하기 위해 선택한 영화제 방문이었는데 영화와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파묻혀 며칠을 지내며 영태기 제대로 극복했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아주 진중하고 진심이 담긴 영화 리뷰글을 공유해야 할 타이밍이지만 오늘은! 영화제 일정의 끝자락에서 느꼈던, 작은 영린이의 진실된 감정을 공유드리며 조심스레 영업을 해봅니다.
“여러분, 내가 영화를 사랑한다면, 또는 영화를 사랑하고 있는 건지 아닌 건지 헷갈리신다면 영화제에 꼭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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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열 화백의 삶 속에 떠있는 물방울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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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김오안,브리지트 부이오
출연진:김창열 화백
시놉시스
김창열 화백은 물방울을 다양하게 표현한 그림들로 유명하다. 50년간 물방울만 그려왔으며 달마대사와 노자의 도덕경을 자신의 신조로 삼아온 예술가이기도 하다. 1929년 맹산의 강가 근처에서 태어난 그는 6.25 전쟁의 참혹함을 경험하고 큰 트라우마가 생겼다. 전쟁에서 나뒹구는 시체들은 탱크로 짓밟히고 잔인하게 죽임을 당하는 사람들 중에 유일하게 살아남았기에 김창열 화백은 전쟁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자 물방울들을 그리며 지금까지 버텨왔다. 사실 그도 고향을 떠나 고독함 속에 예술을 해온지라 자신만의 확고한 그림 철학이 있는 것이다. 물방울을 다양한 관점에서 표현한 김창열 화백의 작품들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제주도의 미술 전시관에 자신이 그린 200점의 작품들을 기부하는데...
자신을 제자로 받아들여 달라는 사람의 요구를 달마대사는 거절하자 그 사람은 자신의 한쪽 팔을 자르면서까지 달마대사의 제자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달마대사의 철학이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 그림에 녹아들었다
김창열 화백은 달마대사에 대해 공부하며 많은 것을 깨우치고 자연스레 자신의 물방울 그림에 스며들게 했다. 비록 고단한 삶을 살아온 그에게 물방울은 희로애락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적합한 작품들이었고 삶의 전부였다. 비록 전쟁을 몸소 겪었고 고향도 떠났지만 철학적인 물방울 그림을 탄생 시키는데 좋은 원료가 된 만큼 그 자체가 예술이다. 또한 자신이 힘든 삶을 살아오며 지금의 화백이 된 것처럼 만약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맹산의 강가에서 살았을 것이고 미국으로 건너가거나 프랑스로 예술을 하러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김창열 화백은 지금의 거장이 되기까지 많은 시련을 겪었고 끔찍한 기억들도 있었지만 그런 경험들이 자신을 위해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하게 된 게 아니었을까?
김창열 화백의 작품들은 앞으로도
그의 삶 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의 주관적인 영화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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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시 트럭> 가이 리치만 만들 수 있는 액션 영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캐시 트럭을 노린 무장 강도에 의해 아들을 잃은 'H(제이슨 스타뎀)'. 분노에 휩싸인 그는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찾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지만 좀처럼 단서를 발견하지 못하고, 이에 현금 호송 회사에 보안 요원으로 위장 취업하여 강도를 도운 내부자에 대한 단서를 찾으려 한다. 첫인상과 달리 부여된 임무를 완벽히 실행하면서 에이스로 떠오른 H. 그는 상사와 동료들의 강한 믿음을 이용해 점점 아들을 죽인 범인들에게 다가선다.
영화감독들의 필모그래피를 꾸준히 팔로우하면 자연히 각자만의 연출, 편집, 시나리오 작법 상의 특징과 개성, 패턴 등이 눈에 들어오고, 이들은 영화 감상의 길잡이가 된다. 당장 크리스토퍼 놀란의 작품을 마주한 관객들은 이번에는 어떻게 시간의 흐름이 뒤집히고 조각날지 궁금해하며, 봉준호 감독의 영호를 보는 이들은 또 한 번 결정적인 순간에 예상치 못한 삑사리가 등장할지 유심히 지켜본다. 그러나 이처럼 특정 감독의 시그니처로 자리 잡은 영화적 기교가 영화의 완성도를 담보하지는 않는다. 잭 스나이더 감독이 항상 극의 흐름을 해치는 과도한 슬로 모션으로 비판받고, J.J. 에이브럼스의 작품들이 눈부신 렌즈 플레어 효과와 좀처럼 확실한 답을 알려주지 않는 이스터에그 및 복선들로 가득해서 팬들의 불만을 자아내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가이 리치 감독의 신작이자 제이슨 스타뎀과 16년 만에 손잡은 영화 <캐시 트럭>은 이처럼 감독 특유의 스타일이 유발할 수 있는 일장일단 중 장점만을 극대화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셜록 홈즈> 시리즈, <킹 아서>, <알라딘>, <젠틀맨>를 제작한 가이 리치는 특유의 편집 및 연출 방식으로 이름을 알린 감독 중 하나다. 우선 그는 한 편의 영화를 각기 다른 인물의 시점과 시간대로 분해한 뒤 본래 모습을 예상하기 어려운 모양으로 다시 짜 맞추는데 능하다. 여러 단막극을 모아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것처럼 보이는 방식으로, 이는 관객들로 하여금 코끼리 만지는 장님처럼 영화의 특정 대목들을 따로 접하면서 전체 퍼즐을 맞추도록 유도한다. 그래서 가이 리치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는 유독 보이는 것 이상의 다양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고, 중후반부에 강렬한 임팩트를 안기며 재등장하는 경우가 잦다.
<캐시 트럭>에서도 마찬가지다. 3개의 파트로 나뉘어 진행되는 영화는 현재 시점, 6개월 전, 5개월 전 등 상이한 시간대를 자유롭게 넘나 든다. 이때 현금 운송 트럭이 무장 강도에게 강탈당하고 보안 요원과 몇몇 민간인들이 총에 맞아 죽는 오프닝 시퀀스는 3번에 걸쳐 반복된다. 처음에는 객관적으로 어떤 사건이 벌어졌는지를 보여준다. 두 번째로는 아버지 H가 아들 더미가 죽는 모습을 목격한 뒤 복수심에 불타게 되는 과정을 다루고, 마지막으로는 무장 강도로 변한 아프가니스탄 파견 미군들이 현금 차량을 털고 사람들을 죽이게 된 이야기를 비춘다. 피해자, 가해자, 제 3자의 시선을 통해 반년에 걸쳐 이루어진 한 사건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그 결과 영화는 전반적인 긴장감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하이스트 영화, 복수극, 비극적인 가족 드라마와 피카레스크 장르의 장르적 쾌감을 복합적으로 전달하는 데 성공한다.
이에 더해 보다 구체적인 트레이드 마크로는 인물들이 특정한 계획을 세우는 장면과 그 계획을 실천에 옮기는 장면을 독특한 리듬감 속에서 교차시켜 보여주는 편집도 빼놓을 수 없다. 이때 계획의 수립과 계획의 실천 사이에 갑작스러운 변수를 더해 예상치 못한 서스펜스와 쾌감을 만들기에 더욱 인상적이다. 예를 들어 <셜록 홈즈>에서 홈즈는 상대방의 움직임이나 생각을 완벽하게 계산하고 예상하는 재능을 지니고 있는데, 그런 그가 정작 몇몇 변수를 계산에 집어넣지 못해 곤경에 빠지는 상황이 두 편 모두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킹 아서>에서는 아서와 동료들이 적군으로 가득한 런던에 침투했다가 계획이 어그러져서 큰 희생을 감수하며, <젠틀맨>에서도 동일한 편집과 연출을 통해 영화의 전개를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틀어버리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다.
계획대로 돌아가지 않는 액션씬은 <캐시 트럭>의 클라이맥스에서도 반복된다. 사실 영화 속 액션 자체의 구성이나 연출은 특별하지 않다. 눈요기가 될 만한 신무기가 등장하지도 않고, 아크로바틱한 맨몸 격투 역시 부재하며, 스케일 역시 십수 명 단위의 총격전과 일 대일 격투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 자리는 일정한 재미를 보장하는 가이 리치 감독의 기교가 대신한다. 그는 돈에 눈이 멀어서 서로를 배신하고 총알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을 액션씬의 중심에 배치하며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전개라는 자신의 장기를 이용해 액션의 박진감을 살려낸다. 애초에 호평을 받은 그의 작품이 대부분 선인과 악인의 경계가 희미하며 피비린내 나는 사투로 가득한 범죄물이 주를 이루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캐시 트럭>이 보여주는 가이 리치의 색채가 물씬 묻은, 편집과 리듬을 줄 타는 곡예는 단순하면서도 필요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담백한 서사가 받혀주기에 더욱 빛을 발한다. '남자의 분노(Wrath of Man)'라는 제목대로 영화의 플롯은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분노, 그리고 존재 의의를 잃어버린 아프가니스탄 파견 미군들의 분노를 오롯이 표현하는데 집중한다. 당장 주인공 H의 배경과 정체에 대해서 영화는 특정 조직의 보스이자, 가족 관계가 순탄치 않다는 암시 외에 별다른 설명을 주지 않는다. 대신 죽은 아들의 살인자를 찾아서 내 손으로 죽이겠다는 단순한 목적과 동기만을 강조한다. 퇴역 군인들이 사회에서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도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별다른 대사나 배경음악이 없어도 아버지의 아픔과 복수심, 퇴역 군인들의 사회를 향한 절규와 돈에 대한 집착은 방해를 받지 않은 채 직접적으로 다가오기에 충분하며, 이는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하는 강력한 기제다. 서로가 서로의 이익을 위해 동료와 적의 구분 없이 죽여야 하는 냉정함과 비정함으로 가득한 후반부는 전형적인 피카레스크 장르의 전개를 빌려오는데, 악인들의 행동에 단순하지만 설득력 있는 당위성을 제공해 장르적 쾌감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캐시 트럭>을 두고 놓쳐서는 안 될 명작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감독의 특징이 강하게 두드러진다는 것은 감독의 전작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한데, <캐시 트럭>의 지나치게 단순한 플롯은 바로 이전작인 <젠틀맨>이 얼기설기 얽힌 복잡한 플롯을 풀어내던 유려함에 미치지 못한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전체적으로 진중한 누아르 분위기가 나다 보니 또 다른 가이 리치의 아이덴티티인 신랄한 대사와 유머의 공간이 많지 않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시 트럭>은 가이 리치 감독 개인의 역량과 그 스타일이 자칫 지루하고 뻔할 수 있었던 소재와 이야기를 얼마나 흥미롭게 탈바꿈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준수한 장르물이다.
A(Acceptable, 무난함)
빈 냉장고에 구애받지 않는 미슐랭 셰프의 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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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가위 한 스푼, 타란티노는 두 스푼 섞었는데 밋밋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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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으면 안 됐을 손님
급한 대로 싼 짐입니다. 일제가 조선을 침탈한 지금 현재. 일제 경찰이 집에 무작정 찾아오는 것이 절대 좋은 일이 아니다. 짐 다 싸 놨습니다. 일본 경찰 졸개가 말했다. 어디론가 차경을 데려간다. 이동하는 차경. 도착한 곳은 어느 외진 호텔이다. 중앙 홀로 들어가니 다섯 명의 사람들이 모여있다. 아는 얼굴이 몇몇 보인다. 조선 총독부에서 만난 사람들 같다. 무라야마 쥰지. 천 계장, 총독의 비서, 같은 부서 동료가 같은 이유로 영문도 모른 채 중앙에 앉아있다.
머리를 맞대는 사람들. 다섯 명 모두 나름의 이유를 대고 있다. 별의별 이야기가 다 나온다. ‘네가 출신 성분이 다르지 않냐’라는 말까지 나온다.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확실히 위기에 몰렸다. 이 사람들을 호텔에 초대한 사람은 총독의 경호대장 카이토다. 일행 앞에 등장하는 카이토. 카이토는 일본어로 자기의 목적을 말한다. “여러분은 항일단체 '유령'의 구성원이자 스파이로 유력한 용의자들입니다. 여기서 스파이 ‘유령’이 누구인지 고발하는 분들을 먼저 빠져나올 수 있게 도와드리겠습니다. 유령이 나오기 전 까지는 못 나갑니다.” 충격적인 말에 술렁이는 호텔. 과연 유령의 정체와 목적은 무엇일까?
'박쥐' 향 첨가
영화를 보면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은 극의 때깔에 대한 부분이다. 영화 색감 잘 뽑았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소품들을 잘 살렸다. 이 소품들이 떼거지로 있는 세트장 ‘호텔’이 감독의 의도를 잘 살린 좋은 선택지였다. 일단 영화는 1,2부로 이어져 있다. 영화의 핵심사건이 어느 정도 정리되는 게 1부고, 이 이후에 공간을 옮겨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2부다. 이 1,2부 구성에는 이야기를 이끄는 두 핵심 인물이 차이점을 가진다는 점에서도 구분할 수 있다. 이 <유령>에서 1부는 후반부 영화가 품고 있는 핵심을 잘 이끌어야 한다는 임무가 있다. ‘유령’이 누구인가?라는 심리/스릴러물이 영화의 흡인력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는 이 형식이 바탕이 된 전개를 잘 소화한다. 이를 위해서는 색감으로 인물 간의 처지와 연대도 보여줘야 하며 극에서 개성까지 부여하는 영화 내적의 과제를 소화한다는 점에서 나름의 역할을 충실히 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비주얼적인 부분을 잘 뽑았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이 영화에서 가장 큰 장점으로 생각했던 부분은 무라야마/박차경, 두 인물의 비주얼이다. 설경구 배우는 연기를 그냥 잘했다. 그러나 그 이전에 캐릭터를 코디하는 방식을 생각해 보면 영화의 전체적인 서사에 맞게 어울리게 잘 코디했다. 그 가죽으로 된 레더 코트를 입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코디가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면 이 무라야마라는 사람이 갖고 있는 캐릭터성을 좀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박차경의 인물 코디는 이하늬 배우가 비율 좋고 미녀라서 잘 살린 감이 있다. 이 인물 역시 무라야마와 유사하게 캐릭터성을 코디 안에서 품어야 한다. 극에서 주요한 사건이 있을 때 박차경의 시각적인 부분으로 넘어가는 부분이 있고, 과하다 싶은 클로즈업을 배우의 카리스마와 비주얼로 넘어가는 장면도 몇 군데 보인다. 사실 좀 박차경의 서사는 좀 아쉬운 부분이 있다. 체감상 이 캐릭터가 매번 비슷한 얼굴연기만 짓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이는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오케이’를 한 감독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이를 아웃핏과 비주얼, 경험치로 그나마 끌고 간 이하늬 배우의 연륜이 돋보인다. 그리고 두 사람보다 더 빛난 연기가 있다 바로 박해수 배우다. 이 배우는 이번에도 목소리 톤만으로 다른 악역연기를 보여준다. 이 카이토는 극에서 서스펜스를 담당하며 호텔의 사람들에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이 사람은 <SNL>의 콩트 연기도 잘하고 이런 역할도 잘하는 게 대단하다. 아마 이 영화의 가치 중 많은 부분이 이 배우의 연기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1월 23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아마 연말 시상식에 이름을 볼 수 있을 듯?
왕가위와 타란티노 향 첨가
영화를 보며 두 명의 아티스트가 생각났다. 바로 왕가위와 쿠엔틴 타란티노다. 왕가위는 핸드헬드를 활용하고, 조명과 색감을 적절하게 쓴 영화감독이다. 그가 국제적인 명성을 얻는 데는 이 시각적인 스타일화를 잡은 덕택이 크다. 앞 문단에서도 썼듯 영화는 조명과 빛 활용을 잘하려고 노력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빛을 활용한 연출은 인물 간의 연대와 갈등을 나타내는 데에 있어 나름의 역할을 한다. 특히 이 빛에 관한 연출은 유리코 역을 맡은 박소담 배우 쪽에 집중되어 있다. 또 초반부에 유령의 정체가 드러나는 부분이 있다. 이 장면의 주인공이 되는 인물의 행적에도 빛을 활용한 강약조절 연출이 돋보인다.
그러나 감독 자체가 이를 보여주기 위한 연출을 좀 얕게 쓴 감이 있다. 너무 주제가 대놓고 다 드러난다/ 왕가위는 이 시각적인 부분을 드러내는 것을 보여주는 것의 기본이 되기 위해 사용했다고 생각한다. <해피 투게더>가 그렇다. 영화에서 아련하게 기억으로 남아있는 사랑의 기억을 묘사하는 데 그의 연출방식은 최적화다. 반대로 이 영화는 이것을 보여주기 위해 영화언어가 부분 부분 희생된 감이 있다. 일단 액션이 그렇다. 영화에서 액션은 굉장히 중요하다. 2부에 들어가면 인물의 액션을 바탕으로 서사를 끌고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에서도 썼던 인물 간의 연대와 대립을 나타내는 것이 액션이기 때문이다. 또 영화에 나타나는 어떤 액션 신은 굉장히 처절해서 극의 다른 분위기를 묘사하기까지 한다. 이 액션 신을 보여주는 방식은 어쩐지 타란티노의 것이 생각난다. 우선 영화가 호텔이라는 공간적 배경을 활용한 것이 <장고 : 분노의 추격자>와, 인물 간의 갈등을 <데쓰 프루프>나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로 표현한 느낌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액션에서 피가 좀 많이 나오고, 칼이 찔리는 신체 훼손도 그냥 나오는 편이다. 그러나 이 액션이 생동감이 있었는지는 솔직히 의문점이 있다. 전체적으로 뚝뚝 끊기는 느낌은 영화의 콤플렉스가 아니었나? 하는 느낌이 든다. 또 적지 않은 분들이 액션의 핍진성에 대해 의문점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극에서 두 사람을 제외하고 액션 신을 보여준다. 어떤 인물들은 액션에 굉장히 능하다. 어떤 분들은 ‘주인공 버프’ 아닌가 싶기도 할 것 같다. 글쓴이는 이에 대해 ‘이 두 인물이 공통점을 갖는 부분’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긴 하지만 좀 더 생동감을 더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 외에도 타란티노와 왕가위가 좀 사족같이 느껴지는 지점이 있다. 영화에서 어떤 소재는 액션과 유사하게 인물의 연대를 드러낸다. 그런데 이 선택지가 과연 영화의 밀도를 높였는지는 의문점이 있다. 아니 포스터랑 예고랑 영화 본 편이랑 안 맞으면 어떡해? 또 2부에 <화양연화>의 빨간색 호텔 내부를 연상케 하는 지점이 있었다. 이 부분도 그냥 화려해서 쓴 건지 아니면 뭔가 다른 의도가 있는지 궁금하다. 솔직히 후반부에 이 장면이 굉장히 중요한데, 공간의 특성 때문에 좀 어지럽다고 생각했다.
그냥 휙 쓰고 말아
영화에서 전체적인 완성도를 해친다고 해친다고 느낀 부분은 인물이다. 극에서 주인공 롤이 있는 인물들 중에 정말 초반부만 역할을 하고 아예 불필요한 캐릭터가 있다. 이 캐릭터는 이야기 전개의 흐름을 깨며, 좀 위험하다고 생각이 든다. 코미디 하려고 넣었다기엔 안 웃기다. 아예 하드보일드하게 가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이 인물을 아예 돌아이로 만드는 것이 어땠을까?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애매모호함은 영화의 사실상 가장 큰 단점으로 생각이 든다. 또 영화에서 음악이 거의 쉴 틈 없이 계속 나온다. 여기서 설경구 배우가 맡은 무라야마는 대사를 속삭이며 치는 경우가 많다. 이거 설경구 배우 개인기로 넘어간 거지 다른 배우면 소리에 묻혔을 것 같다. 일본어 대사가 몇 개 있다는 걸 알고 일부러 그런 걸까? 이 외에도 유리코 역을 맡은 박소담 배우의 역할은 뭔가 허술하다.
시각적인 부분에서도 아쉽다. 영화 후반부에 처형의 이미지가 두 번 쓰인다. 첫 번째 처형은 좀 많이 과하다. 이 인물이 이렇게 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시각적으로 끔찍한 걸 드러내기 위해 굉장히 잔혹한 방식을 택한 것이다. 다른 잔혹함이야 뭐 액션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라 나름 괜찮다. 그러나 이 이미지는 극의 개연성을 해치는 선에서 끝나지 않는다. 두 번째 처형은 영화가 갑자기 급진적으로 변한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이 연출은 너무 낡았다. 이 처형이 극에서 나름 중요한 위치인데 이게 너무 멋이 없어서 카타르시스가 없다. 차라리 첫 번째 처형을 반복시켰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 같지만 이 영화에서 사용한 이해영 감독의 영상언어는 좀 난잡하다. 분석적으로 보는 시각이 아닌 ‘그냥 단지 영화에 집중해서’ 보면 편집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느낌이 있었다.
정말 유령이 될 듯
감독의 전작 <독전>을 보지는 않았다. 그래서 어떤 영화인지 잘 모른다. 그러나 이 분이 미장센, 스타일리스트의 관점에서는 나름 호평을 받았다는 말을 듣긴 했었다. 솔직히 모르겠다. 상업적으로는 이 영화가 설득력이 있을 수도 있다. 글쓴이의 관점이 세상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점은 이 영화가 센 한 방이 없다는 것이다. 액션도 계속 있고 건물 불타고 와장창 깨지고 사람 죽고 이러는 와중에도 뭐랄까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유일하게 기억에 남는 것이라곤 이상한 액션 신뿐이다. 더 작가주의적인 이야기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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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3주 최신개봉영화
10월 3주차에는 어떤 영화가 개봉을 하는지 한번 볼까요?
10월 3주 개봉영화 5편!
듄 Dune , 2021
인류의 먼 미래를 우주 대서사
영화 "듄"은 생명 유지 자원인 스파이스를 두고 아라키스 모래 행성 ‘듄’에서 악의 세력과 전쟁을 앞둔,
전 우주의 왕좌에 오를 운명으로 태어난 전설의 메시아 폴의 위대한 여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SF 역사상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프랭크 허버트의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는데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천재 감독’ 드니 빌뇌브가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끝없는 지평선과 광활한 사막, 그 모래 위로 반짝이는 스파이스,
거칠고 황량하면서도 아름다운 사막 행성 아라키스, 거대한 모래벌레와 스파이스 수확기,
벌새나 잠자리를 떠올리게 하는 우주선 등 압도적 스케일을 자랑합니다.
이번 영화는 2부작으로 기획된 시리즈 중 1부에 해당하는데요
오락적 요소에 집중하려다가 자칫 원작의 깊이가 희석될 수 있다는 딜레마가 있기 때문에
빌뇌브 감독은 과감하게 1·2부로 나눴다고 합니다.
스타워즈, 반지의 제왕을 생각나게 하는 경이롭고 장엄한 우주 대서사!
첫번째 추천영화 "듄"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라스트듀얼: 최후의 결투 The Last Duel , 2021
세기의 거장 리들리 스콧이 다시 돌아왔다!
영화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는 결투의 승패로 승자가 정의 되는 야만의 시대,
권력과 명예를 위해 서로를 겨눈 두 남자와 단 하나의 진실을 위해 목숨을 건 한 여인의 충격적 실화를 다룬 작품입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에이리언', '글래디에이터', '마션' 등 다수의 명작을 탄생시킨 거장인데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연출적 장점이 극대화된 신작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에서는
진실의 힘, 정의, 고발 등 현시대에도 공감 가능한 메시지를 전하며,
세대 불문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 하는 또 한 편의 마스터피스의 탄생을 예고합니다.
또한 맷 데이먼, 아담 드라이버, 조디 코머, 벤 애플렉까지 할리우드 대표 배우들이 등장해 개대를 모으고 있죠
14세기 프랑스를 충격에 빠뜨린 마지막 결투 재판!
두번째 추천영화 "라스트 듀얼"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동백 Dongbaek , 2021
70년을 오가는 한 남자의 뼈아픈 기억
73년 전 전남 여수와 순천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을 다룬 여순사건,
1948년 10월 19일 여수시 신월동에 주둔한 제14연대 일부 군인이 제주4·3 진압 명령을 거부하며 일으킨 사건으로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됐었죠.
한국 현대사의 비극으로 기록된 여순사건을 주제로 만든 영화 "동백"이
19일 여수와 순천지역 영화관을 시작으로 21일 전국에 개봉을 합니다.
영화 "동백"은 여순사건 당시 아버지를 잃은 노인 황순철과 가해자의 딸 장연실의 세대를 이어온 악연을 풀기 위한
갈등과 복수 그리고 화해와 용서를 담은 영화인데요
신준영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박근형이 황순철 역을 열연했으며
신복숙이 장연실로 분해 호흡을 맞췄습니다.
최근 특별법 통과로 재조명되고 있는 아픔을 담은 영화
세번째 추천영화 "동백"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휴가 A Leave , 2020
제46회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독불장군상, 독립스타상 3관
영화 "휴가"는 이란희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으로 지난해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에서 첫 공개된 이래,
제46회 서울독립영화제 장편경쟁 부문 대상, 독불장군상, 독립스타상 3관왕에 등극하는 등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어 상찬 받고 주목받은, 명실상부 2021년 올해의 독립영화입니다.
"휴가"의 주인공 ‘재복’은 해고당했지만, 길 위에서 1882일째 천막 농성을 하며 진짜 하고 싶은 밥 버는 일 대신
행인들에게 전단을 나눠주고, 다른 농성장과 연대하고, 농성장의 안살림을 책임지는 살림꾼인데요
응답 없는 길 위에서의 삶에 지칠대로 지친 해고노동자가 농성을 잠시 멈추고 집으로 짧은 휴가를 떠나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입니다.
이란희 감독은 그들이 천막을 떠났다가 결국 다시 돌아오는 까닭과
왜 그렇게 오랫동안 투쟁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휴가"를 기획했다고 합니다.
노동의 가치와 공동체의 책임을 이야기하는 어느 해고노동자의 단단하지만 따뜻한 손길
네번째 추천영화 "휴가"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한창 나이 선녀님 Burning Flower , 2021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흥행 신드롬 재현하는 그 영화!
영화 "한창나이 선녀님" 강원도 산골 68살 임선녀 할머니가 누구의 도움 없이 바쁜 일상을 채워나가는 다큐멘터리입니다.
홀로 소를 키우고, 틈만 나면 못 깨우친 한글 공부를 하며, 짬을 내 새 집을 직접 짓는 임 할머니의 기록을 담았는데요.
드디어 꿈을 향해 걸음을 떼기 시작한 선녀님에게 누군가는 그럴 돈이 어디 있냐고 묻고, 누군가는 그럴 시간이 어디 있냐고 이야기합니다.
또 누군가는 너무 늦었다고 , 누군가는 이젠 쉬엄쉬엄 살고 싶지 않냐고 묻습니다.
선녀님은 타인의 목소리보다,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였고,
결국 자신이 살 집을 직접 짓기 시작하죠
한번 마음 먹으면 망설임 없이 실행에 옮겨버리는 선녀님의 일상은
하루하루를 무기력하게 흘려보내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
그리고 매너리즘에 빠지는 이 시대 청춘들에게 특별한 질문을 던집니다.
때묻지 않은 소박하고 정겨운 시골 풍경까에 바쁜 일상 속 힐링을 선사하는
2021년 감동과 웃음을 전하는 웰메이드 다큐멘터리!
다섯번째 추천영화 "한창나이 선녀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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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릭스4」예고편 1초 단위 분석과 충격적인 가설 최초공개ㅣ매트릭스4 리저렉션 예고편 해설 설명 리뷰ㅣ매트릭스 결말포함 영화리뷰ㅣ매트릭스 해석ㅣ매트릭스 해설ㅣ매트릭스 분석
? "매트릭스4(2021)" 예고편 분석 리뷰 프리뷰 영상
- 18년 만에 속편이 나오는 이유? 재미로 보는, 뇌피셜 가득한 프리뷰 및 영화리뷰 영상
- 시리즈 전체요약 영상:
- 시리즈 12분 핵심요약 영상:
- 스토리 설명 영상:
- 철학분석영상 :
- 매트릭스1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댄 크라치올로, 캐롤 휴스, 리차드 미리쉬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외
제작사: 실버 픽처스,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아츠 엔터테인먼트, 그라우쵸 II 필름 파트너쉽
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미국 1999년 3월 31일, 대한민국 1999년 5월 15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6300만 달러 ~ 6500만 달러
상영 시간: 136분
북미 박스오피스: $171,479,930 (1999년 9월 23일), 월드 박스오피스 $463,517,383 (2003년 3월 10일)
상영 등급: 12세 관람가
- 매트릭스2 리로디드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38분
북미 박스오피스: $281,576,461 (2003년 10월 30일)
월드 박스오피스: $742,128,461 (2011년 11월 25일)
- 매트릭스3 레볼루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29분
북미 박스오피스: $139,313,948 (2004년 2월 26일)
월드 박스오피스: $427,343,298 (2004년 3월 28일)
- 매트릭스4 영화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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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언차티드> 메인 예고편
미지의 세계, 위험한 도전! 세상을 바꿀 미지의 트레져, 누구보다 먼저 찾아야 한다! 액션 어드벤처의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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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아미 오브 더 데드: 도둑들> 티저 예고편
작은 도시의 은행원에게 미스터리의 여인이 접근한다.
그녀가 건넨 위험한 제안.
철통같기로 이름난 유럽 전역의 금고를 털자는 것이다.
<아미 오브 더 데드>의 프리퀄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