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5-09 18:49:57
박찬욱 감독의 영화 속 여배우들, 한 곳에 모인다면 누가 이길까
산 독기 독기야~ 독기 품은 여성 캐릭터 모음
박찬욱 감독의 영화 속 강렬한 여성 캐릭터들! 이 다섯명이 한 곳에 모인다면 누가 이길까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정신병원의 싸이보그 ‘영군’
“싸이코가아니라 싸이보그에요”
<헤어질 결심> 타지에서 갖은 고생을 한 ’서래’
“한국에서는 결혼했다고 좋아하기를 중단합니까?”
<친절한 금자씨> 죄를 뒤집어 쓰고 독기 품은 ‘금자’
“언니 이제 밥도 많이먹고 약도 많이먹고 빨리죽어”
<박쥐> 시모, 남편 뒤치다꺼지와 학대까지 당하다 뱀파이어로 변신한 ‘태주’
“저 부끄럼 타는 여자 아니에요”
<아가씨> 어릴 적 부모를 잃고 엄격한 보호아래 살아가는 귀족 ‘히데코’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
박찬욱 감독의 거의 모든 영화에서 여성캐릭터가 핵심적으로 등장합니다.
위의 영화들 말고도 <스토커>, <리틀 드러머 걸>에서도 여성이 이야기를 중심적으로 이끌어가죠.
박찬욱 감독의 신작에는 손예진 배우가 출연한다고 하는데요.
또 어떤 새로운 여성 캐릭터를 보여줄지 너무 기대됩니다 �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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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스트 스토리> - '가벼운 영혼의 손으로 쓰다듬는 이별'
고스트 스토리 (A Ghost Story)
개봉일 : 2017.12.28. (한국 기준)
감독 : 데이빗 로워리
출연 : 케이시 애플렉, 루니 마라, 그로버 콜슨, 윌 올드햄
‘가벼운 영혼의 손으로 쓰다듬는 이별’
지독할 만큼 고요하게 변한 집안엔 사랑하는 이와 함께한 추억이 가득하다. 그리고 그 추억은 무거운 슬픔과 고통이 되어 남은이를, 다시 돌아온 이를 짓누른다. <고스트 스토리>는 그런 이야기다.
<고스트 스토리>의 포스터만 보면 8월에 잘 어울리는 공포영화일 것 같고, 예고편을 보면 <사랑과 영혼>같은 판타지 로맨스일 것 같다. 만일 포스터와 예고편만 보고 ‘무서울 것 같아서’, ‘로맨스는 싫어서.’ 이 영화를 넘기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나는 이 영화가 주는 무게와 여운을 더 많은 사람들이 느꼈으면 한다.
“사랑하는 이가 내 옆을 떠나면 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고민해 보고, 그런 꿈을 꾸고 눈물 흘렸던 적은 있었지만, 오히려 떠났던 이가 돌아와 나를 기다릴 것이란 생각은 해본 적 없었다. <고스트 스토리>에선 서로를 사랑하는 연인 C와 M이 나온다. 어느 날, C가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M은 실의에 빠진다. 두 사람의 추억이 가득 묻은 집안에 홀로 남겨진 M은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영혼만 남은 C는 유령이 되어 자신의 기억을 찾아 집으로 돌아온다. M은 떠난 C를 그리워하고, C는 M의 곁으로 돌아와 M의 모습을 지켜본다.
내 눈엔 그녀가 보이지만, 그녀의 눈엔 내 존재가 보이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보여서는 안 될 것 같다. 남겨진 사람이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그리워하는 것보다 더 무겁고 슬픈 떠난 자의 시선이 이 영화에 담겨있다. 완벽하게 고요하고 차갑다. 이제 두 사람 사이에 흐를 수 있는 것은 사랑이 담긴 조잘거림이 아닌 적막뿐이라는 사실이 숨 막히게 슬프다.
고스트 스토리 시놉시스
사랑을 잃다
교외의 작고 낡은 집 - 작곡가인 C와 그의 연인 M은 조용하지만 단란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어느 날, 갑작스러운 사고로 C는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은 M은 무거운 슬픔에 잠긴다
사랑을 기억하다
창백한 조명의 병원 영안실 -고스트가 되어 깨어난 C는 마치 홀린 듯 M이 기다리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머무는 그녀와 고스트는 사랑했던 기억을 추억하며 무디게 흘러가는 시간을 견뎌낸다
사랑을 잊다
몇 년이 지나, 다시 집 -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헤어지며 상실의 시간을 지나온 M은 결국 집을 떠난다. 남겨진 고스트는 영원히 그녀를 기다릴 자신의 운명을 알기에 끝을 알 수 없는 긴 여정을 시작한다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C와 M은 교외에 위치한 한적한 집에서 함께 살고 있는 젊은 연인이다. 화려하고 넓은 집은 아니지만 소박하고 아늑한, 어딘가 포근하게 느껴지는 집이다. 작곡가인 C는 마음껏 피아노를 칠 수 있으며 연인 M과의 추억으로 가득한 이 집이 마음에 든다. 그에 반해 M은 더 깔끔하고, 시내에 가까운 집으로 이사하고 싶어 한다. 다정하게 누워 이사에 대한 기억을 나누던 중, M은 이사를 할 때면 메모를 남겨 떠나는 집에 숨겨놓는다고 말한다.
“이 집에 돌아왔을 때 나를 반겨주는 것이 있었으면.”
M은 돌아올 확률이 없단 걸 알지만, 혹시라도 내가 다시 돌아오게 된다면 나를 반겨주는 것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쪽지를 남긴다고 말한다. 큰 의미를 지닌 말이 아니더라도, 그냥 이 집에 살면서 좋았던 기억들, 마음에 들었던 것들. 또는 노래 가사나 시 같은 것들.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다시 돌아왔을 때, 이전의 내가, 나의 기억이 반겨준다면 외롭거나 쓸쓸하진 않겠지.
“이 집에선 이상한 소리가 들려.”
C의 사고가 있기 전날 밤, 1층에 있는 오래된 피아노에서 쿵-소리가 난다. 화가 난 무언가가 힘껏 내리친듯한 소리. C와 M은 급하게 1층으로 내려와 거실을 확인해보지만 그 어떤 것의 흔적도 남아있지 않았다.
이상한 소리가 들렸던 밤이 지나고, 새로운 날이 시작된다. 그날은 C에겐 마지막 날이 되었고, M에겐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날이 되었다. 차가운 공기가 맴도는 영안실, M은 홀로 서서 C의 시신을 마주한다. 어두운 방 안에서 바라보는 M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위태로워 보인다. M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현실을 외면하듯 C의 얼굴 위에 천을 다시 덮는 것 외에는. M은 크게 울 힘도, 현실을 받아들일 준비도 되지 않았다.
M이 떠나고, C는 혼자 남겨진다. 그리고 이내 하얀 천이 불쑥 솟아오른다. C는 무거웠던 몸을 내려놓고 영혼만 남아 유령이 된 채 병원 복도를 걷는다. 보이지 않는 C의 존재를 신경 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유령이 된 C의 앞에 밝은 빛이 넘쳐흐르는 문이 열리지만, C는 그 문을 바라만 볼 뿐이다. 문은 그의 뜻을 알았다는 듯 사라지고 C는 당연하게도 집으로 향한다.
M에 대한 사랑이, 미련이 너무 깊어서. 혼자 남겨진 M이 걱정돼서. 우리의 추억을 잊을 수 없어서. C가 집으로 향한 이유는 여러 가지일 것이다. 광활한 땅을 터벅터벅 걸어서 집으로 도착한 C는 문쪽에 서서 M을 지켜본다. 이제 두 사람의 집이 아닌 M만 남겨진 그곳은 지독히 고요하고 적막하며, 시린 공기가 흐르는듯하다. M은 주방에서 말없이 파이를 퍼먹는다. 미련스러운 일이란 걸 M도 알고 있었겠지만, M은 멈추지 않고 파이를 먹는다. 약 5분에 걸쳐 우악스레 파이를 퍼먹던 M은 결국 먹은걸 전부 게워낸다. M은 다시 살기 위해 억지로라도 숨을 쉬고 있었다. 오히려 그녀는 그 파이를 토해낸 순간, 내가 아직 살아있음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C는 그런 M의 어깨를 토닥여주고 싶지만, 영혼만 남은 C의 손은 예전 같은 따스함도 무게도 느껴지지 않는다. C는 어떤 수를 써도 사랑하는 M의 손을 잡을 수 없다. 슬픔을 누르려는 듯 파이를 욱여넣던 날이 지나고, M은 이불을 정리한다. 그리고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외출을 한다. 겨울이 오고 겨울이 지나 봄이 온다. 유령이 된 C는 같은 자리에서 M을 지켜본다. 남겨진 사람이라 생각했던 M은 조금씩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가고 있었고, 떠난 사람이라 생각했던 C는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우리의 추억을 더듬고 있다.
“그녀가 다른 누군갈 찾아? 날 두고 떠났어”
C를 떠나보낸, 남겨진 사람 M은 자신의 세계에서 새로운 인연을 찾는다. C는 새로운 남자의 옆에 있는 M을 보고 화가 난 듯 책을 떨어트리고 전등을 흔든다. C는 아직 서로가 다른 세계에 살고 있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M은 바닥에 누워 예전에 C가 들려줬던 노래를 듣는다. 남자를 남겨두고 떠난 여자와 홀로 남겨진 남자의 이야기가 담긴 노래였다. 노래를 듣던 M의 손이 C가 서있는 방향으로 향한다. M이 손가락만 살짝 펴도 닿을듯한 거리. 하지만 M은 이내 손을 오므리고 C와의 거리는 다시 멀어진다. 그렇게 M은 C에게서 멀어진다.
M은 함께했던 흔적을 지우고 짐을 싼다. 그리고 언제나 했던 것처럼 집에 쪽지를 숨겨놓는다. C는 홀로 남겨진다. 자신이 들려줬던 그 노랫말처럼. C에게 남은 건 집에 깃든 둘의 추억과 M이 남겨놓은 쪽지뿐이다.
“누굴 기다리고 있어요.”
유령이 된 영혼들은 생전의 추억이 남아있는 공간을 다시 찾는다. C와 M의 옆집에도 C처럼 누군가를 기다리는 유령이 산다. 두 유령은 각자의 창 앞에 서서 인사를 나눈다. 유령들은 추억과 사랑, 미련이라는 창틀에 갇힌 듯 창을 넘어가지 못한 채로 그 앞에 서있을 뿐이다. 누굴 기다리는지도, 무엇이 그리운지도 명확히 모르는 상태로 말이다.
C는 M이 떠난 후에도 집을 떠나지 못한다. 이전부터 집을 떠나고 싶어 했던 M은 집에 홀로 남겨지자 슬픔과 추억을 이기지 못하고 집을 떠나고, 집을 떠나지 않고 싶어 했던 C는 여전히 이 집에 남아있다. 영화의 후반부에 이사에 대한 의견을 나누다가 M이 C에게 이 집이 좋은 이유를 묻는 장면이 있다. C는 “추억이 있잖아.”라고 답한다. C는 추억에 묶여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고 있다.
“결국, 무엇을 하든, 팽창하는 우주에서 사라질 것이다.”
집에서 시끌벅적한 파티가 열리던 날. 테이블에 둘러앉은 사람들에게 우주와 우리의 세계에 대한 연설을 하던 예언가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든, 무한하게 팽창하는 우주 속에서 그것은 의미가 없고, 언젠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이다. C의 존재가 그렇다. C는 M의 쪽지를 꺼내기 위해서 사람을 내쫓고, 무게가 사라진 손을 내밀어 문틀을 긁어낸다. 드디어 쪽지를 손에 쥔 순간. 집이 무너져내린다. 하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한 C는 무너진 집 위에 고층건물이 들어서고, 새로운 도시가 만들어질 때까지 그 자리를 지킨다. C의 노력은 한순간 사라질 아주 작은 것이었고, 집이 허물어지는 순간 C의 미련은 모든 의미를 잃는다.
C의 미련은 C를 다른 시간으로 이끈다. C는 집이 지어지기 전, 첫 정착자 가족의 딸이 쪽지를 적어 바위 밑에 깔아두는 순간을 지켜본다. 그리고 이내 그 가족은 인디언의 화살을 맞아 죽게 된다. 아이의 시신이 보이고, 뼈가 보이고, 그 위에 풀이 자라 모든 흔적을 덮어버린다. 아이가 남긴 쪽지도 가족의 시신과 함께 그대로 썩어버렸겠지. 어떤 의미를, 미련을, 추억을 담은 것이든 그것이 얼마나 큰 것이든 모든 건 결국 우주에서 사라지게 된다.
“여기 남고 싶어?”
시간은 빠르게 흘러 C와 M이 함께한 순간을 비춘다. 처음 집에 들어서던 날과 C가 이사를 결정했던 날까지. C와 M은 유령이 된 C와 함께 살고 있었다. 어찌 보면 셋이 함께 그 집에 추억을 남긴 것이다.
M은 유령이 된 C의 존재를 느끼고 있었다. C에 비해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긴 M은 영화의 초반, “이 집에선 이상한 소리가 들려.”, “문득 잠에서 깨면 문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라고 말한다. 유령이 된 C는 당연히 자신이 사랑하는 M의 곁을 맴돌았을 테고, C에게 C의 유령은 또 다른 자신이었으니 M만 홀로 유령의 존재를 느꼈을 것이다.
M은 꺼림칙한 이 집이 아닌 새로운 집으로 이사 가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며 C를 설득한다. C의 유령은 C와 M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C가 이사를 결정하자 피아노 앞에 털썩 앉으며 쿵 소리를 낸다. C의 유령은 이사를 결정했던 그 밤을 후회했을까?
시간은 다시 흐르고, M은 집을 떠난다. C는 다시 홀로 남겨진다. C는 집이 철거되는 바람에 보지 못했던 M의 쪽지를 다시 찾아낸다. 그리고 쪽지를 보자마자 사라진다. 이승에 남아있어야만 했던 미련이 사라진 것이다. 유령들은 미련과 기억을 갖고 그 장소로 돌아온다. 떠나는 게 아닌, 남겨진 사람보다 더 오래 그 자리에 머문다. 옆집에 있던 유령은 집이 철거되자 기다리는 사람이 오지 않을 거란 걸 깨닫고 미련 없이 이승을 떠난다. C는 M의 쪽지를 보지 못했기 때문인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M의 쪽지엔 어떤 내용이 적혀있었을까? 이 집에 있으면서 행복했던 추억? 아니면 C가 들려줬던 노래의 가사 한 구절? 예상컨대, C가 미련을 가질 만큼 큰 의미를 담은 쪽지는 아니었을 것 같다.
떠났을 거라 생각한 사람은 그 자리로 다시 돌아와 오랜 시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같은 곳을 떠돈다. 남겨진 거라 생각한 사람은 떠난 사람을 뒤로 밀어두고 새로운 시간을 살아간다. 떠난 사람의 시간은 남겨진 사람이 떠난 순간부터 그 자리에 멈춘 채, 더 이상 흐르지 못한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이야기였다. 내가 남겨지는 날은 생각해 본 적 있어도, 먼저 떠난 내가 미련에 끌려 돌아온다는 건, 그것도 남겨진 사람보다 더 오래 그 자리에서 기다린다는 건 상상해본 적 없다. 미련과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지면 더 이상 흐를 수 없는 떠난 자의 시간이 이토록 무겁고 시릴 줄은 몰랐다. 떠난 사람을 생각하며 왜 먼저 떠난 것인지 원망해본 적이 있었는데, 그에게도 미련이 남아있다면 그 또한 지겨울 만큼 아파하고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결국은 사라질 추억이고 사랑이고 미련이지만 우리는 죽는 날까지 이 덧없는 감정에 휘둘린 채 살아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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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우 같은 호러에 침수된 미스터리
<오리엔트 특급 살인> <나일 강의 죽음>에 이어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까지 애거사 크리스티의 원작을 꾸준히 영화화하고 있는 케네스 브래너의 집념은 대단하다. 고전의 힘을 믿고 이를 복원하는 그는 과거 <햄릿> <헨리 5세> <헛소동> 등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길어 올린 바 있다. 그가 연출한 <토르> 시리즈에서도 <햄릿>의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닐터. 하지만 고전의 맛을 살리는 유일무이한 연출자로서 그의 노력은 예상 가능한 지점까지만 빛난다. 그 문제점은 이번 영화에서도 반복된다.
과거엔 명탐정, 하지만 지금은 은퇴자! 에르큘 포와로(케네스 브래너)는 현직에서 물러나 베니스에서 꿀맛 같은 평범한 삶을 산다. 물론 집 밖에는 하염없이 그를 기다리는 의뢰자들이 있지만. 그러던 어느 날 오랜 친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아리아드네 올리버(티나 페이)가 찾아와 부탁 하나를 한다. 다음 책 집필을 위해 심령술사 조이스 레이놀즈(양자경)의 실체를 밝혀달라고. 이를 승락한 포와로는 올리버와 함께 핼러윈 밤 로웨나 드레이크(켈리 라일리)의 저택에서 열리는 교령회에 참석한다. 죽은 딸 알리시아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엄마 드레이크의 소원에 의해 레이놀즈는 이곳으로 오고, 곧이여 교령회가 시작한다. 하지만 왕년의 명탐정 포와로는 수상한 낌새를 느낀다. 그리고 어김없이 의문의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이 집에 있었던 모든 이들은 유력한 용의자. 또 한 번 포와로의 추리는 시작된다.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은 확실히 전작들과 다르다. 이전 두 작품에서 보이는 멋진 배경과 공간은 찾아보기 힘들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인 베니스는 어둠으로 가려져 오로지 공포로 점철된 무대로서만 활용한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번 영화의 주요 소재는 유령이다. 포와로처럼 극강 T이고 트릭이 전혀 통하지 않는 이에게도 그 서늘함이 느껴질 정도의 어둠과 공포의 공간, 그리고 밀실 살인은 그 자체로 흡입력을 갖는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 <핼러윈 파티>가 원작인 이번 영화는 포와로에게 큰 시련을 안겨준다. 그건 바로 ‘죽음’. 극 중 시간적 배경은 세계 제2차 대전 이후이고, 탐정이란 직업으로 인해 죽음의 그림자가 언제나 그의 곁을 따라오는 것에 정신적으로 시달렸던 그였기에 이번 작업은 그 자체로 고난도다. 내적 아픔으로 진실을 보지 못하는 그는 부상을 입고 실전 경기에 뛰는 선수처럼 이 밀실 추리에 참여한다. 물론, 포와로 실력은 녹슬지 않았다. 하지만 그도 인간이기에 죽음은 물론, 나이듦에 대한 공포는 그를 계속해서 괴롭힌다.
전작과의 차별화 포인트를 주기 위한 공포는 영화 전체 분위기를 압도한다. 호러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점프스퀘어나 샹들리에가 갑자기 떨어지고 원혼들의 소리 등의 효과음, 비틀어진 숏 구도 등 갖가지 효과와 카메라 앵글로 공포감은 조성된다. 이를 통해 포와로는 물론, 주변인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며 그 자체로서 긴장감을 배가 시킨다.
하지만 호러의 강도가 커서인지 추리와의 불균형을 이룬다. 후반부로 갈수록 미스터리가 강조되어야 하는데, 호러가 추리를 집어삼키는 듯한 느낌이 다분하다. 극 후반부, 포와로의 예리한 추리력과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는 귀신인 그의 능력이 튀어나오며 미스터리의 방점은 찍지만, 전작에 비해 추리의 재미는 덜하다. 마치 추리 보단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망자의 살풀이 같은 느낌이 더 강하고, 망자를 잃은 자들의 슬픔을 위로하는 부분이 더 깊게 보여진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전작 보다 범인은 쉽게 유추되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전작과 더불어 이 작품의 원작을 읽지 않았다는 점 참고 바란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케네스 브래너의 고전 되살리기 영화는 그 자체로 의미는 있다. 이런 고전이 가진 힘을 영상 매체로 전하는 건 계속되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그의 영화는 고전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복원하는 것에 그치고 만다. 그러니까 이 고전을 작금의 시대에 왜 길어올렸는지에 대한 접점이 약하다. 아마 코로나19를 겪은 후 내놓은 작품이라는 점에서 ‘죽음’의 키워드를 활용하고자 이 원작을 선택했을 것으로 유추되지만, 좀 더 설명적인 부분이나 직접적인 부분이 더 가해졌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노력에 비해 낮은 평가는 관객으로도 아쉬운 입장이다.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은 새로운 추리 영화를 만나고 싶은 분들이라면 좋은 선택이다. 단, 원작을 읽지 않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원작을 읽은 분들이라면 추리적인 부분의 재미는 확실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케네스 브레너 감독의 포와로 시리즈가 계속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만든다면 고전과 현실의 다리 역할을 견고히 하길 바란다. 그래야 고전의 맛은 계속될 테니까.
사진제공: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평점: 2.5 / 5.0
한줄평: 호러와 미스터리의 불균형 속 평이한 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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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베놈>의 주인공! 톰 하디의 필모가 궁금하다면?
연휴가 끝난 지금, 극장가에서도 재밌는 영화들을 잔~뜩 가지고 왔는데요.
10월 20일 개봉인 <듄>,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 개봉에 앞서,
10월 13일! <베놈 2 : 렛 데어 비 카니지>가 개봉을 앞두었는데요.
베놈하면? 톰 하디!
그래서 씨네랩이 준비했습니다.
넷플릭스,왓챠,티빙에서 볼 수 있는 톰 하디 필모그래피 작품을 보며
곧 개봉 할 베놈을 기다리는건 어떨까요?
넷플릭스
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자 -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모험,드라마 ㅣ미국 ㅣ156분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서부 개척시대 이전인 19세기 아메리카 대륙,
사냥꾼인 휴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아들 호크를 데리고
동료들과 함께 사냥하던 중 회색곰에게 습격 당해 사지가 찢긴다.
비정한 동료 존 피츠 제럴드(톰 하디)는 아직 살아 있는 휴를 죽이려 하고,
아들 호크가 이에 저항하자 호크 마저 죽인 채 숨이 붙어 있는 휴를 땅에 묻고 떠난다.
눈 앞에서 하나뿐인 아들의 죽음을 목격한 휴는
처절한 복수를 위해 부상 입은 몸으로 존의 뒤를 쫓기 시작하는데….
넷플릭스/티빙
레전드 - 브라이언 헬겔랜드
액션, 범죄, 드라마 ㅣ영국 ㅣ132분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런던의 촌구석 이스트엔드에서 주먹 꽤나 쓰는
쌍둥이 형제로 이름을 날리던 레지 크레이 X 로니 크레이.
한날 한시에 태어났지만 정 반대의 성격을 가진 크레이 형제는
서로를 생각하는 우애만큼은 끈끈하다.
타고난 주먹과 뛰어난 사업 수완으로 마피아와 손잡고
법과 경찰을 피해 세력을 키워나가던 크레이 형제는
어느덧 런던의 밤을 장악하며 유명인사가 되어가지만,
곧 이들 형제에게 위기가 닥친다.
이성적인 형 레지는 연인 프랜시스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위험한 갱스터 생활을 청산하고
능력 있는 사업가로 변신해 세력을 확장해 나가려 한다.
하지만 엉뚱하고 무모하기 짝이 없는
통제불능 동생 로니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하며 사건 사고를 일으킨다.
매번 조직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로니에게 점점 인내심을 잃어가는 레지.
자신의 방식을 인정하지 않는 형을 향한 불만을 쌓아가던 로니
두 형제는 사사건건 부딪히기 시작하고,
급기야 로니는 수습 불가능의 대형 사고를 치고 마는데…
넷플릭스/왓챠
인셉션 - 크리스토퍼 놀란
액션, 모험, SF, 스릴러 ㅣ영국,미국 ㅣ147분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타인의 꿈에 들어가 생각을 훔치는 특수 보안요원 코브.
그를 이용해 라이벌 기업의 정보를 빼내고자 하는 사이토는
코브에게 생각을 훔치는 것이 아닌,
생각을 심는 ‘인셉션’ 작전을 제안한다.
성공 조건으로 국제적인 수배자가 되어있는 코브의 신분을 바꿔주겠다는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고,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돌아가기 위해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최강의 팀을 구성, 표적인 피셔에게 접근해서 ‘인셉션’ 작전을 실행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들과 마주하게 되는데…
왓챠/티빙
폰조 - 토쉬 트랭크
범죄, 드라마ㅣ미국 ㅣ103분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역사상 가장 악랄한 전설의 갱스터 ‘알폰소 카포네’
오랜 감옥 생활 끝에 드디어 숨겨둔 거액의 재산을 꺼낼 때가 왔지만,
주변에 대한 의심과 FBI의 계속되는 압박은 그를 옥죄어 온다.
대체 누구를 믿고 누구를 믿지 말아야 하는가.
숨겨진 돈을 향한 숨막히는 공방이 시작된다!
왓챠
베놈 - 루벤 플레셔
액션, SF, 스릴러ㅣ미국 ㅣ107분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진실을 위해서라면 몸을 사리지 않는 정의로운 열혈 기자 '에디 브록'
거대 기업 라이프 파운데이션의 뒤를 쫓던 그는
이들의 사무실에 잠입했다가 실험실에서
외계 생물체 '심비오트'의 기습 공격을 받게 된다.
'심비오트'와 공생하게 된 '에디 브록'은
마침내 한층 강력한 '베놈'으로 거듭나고,
악한 존재만을 상대하려는 '에디 브록'의 의지와 달리
'베놈'은 난폭한 힘을 주체하지 못하는데…!
지배할 것인가, 지배당할 것인가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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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잔의 달달하고 따스한 믹스커피처럼
겨울 = 추억
겨울이라는 계절이 올때쯤이면 항상 몇 가지 냄새가 마중나온다. 솜으로 덮여진 패딩에서 나오는 작년 이맘때 쯤의 냄새. 이사 하기 전의 집에서 1층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나오는 엘리베이터의 냄새, 그리고 어렴풋이 기억만 남는 사람과 한 겨울에 재미있게 놀던 그 때의 웃음 냄새. 겨울을 알리는 낯익은 냄새를 맡게 되면 그 동안 잊고 지냈던 겨울의 추억들이 찬바람처럼 코 끝을 때리고 스쳐 지나간다.
<창밖은 겨울>은 이런 정겨운 냄새를 가득 품은 영화이다. 작년 겨울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지만 그 때가 찰나의 순간 동안 진하게 생각나는 것처럼, 과거의 추억이 스며드는 영화이다. 내 시절 이야기가 아님에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 영화는 겨울을 추억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이상진 감독이 생각하는 추억의 의미는 무엇인지, 미련인지 소중한 기억인지 생각해보면서 보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다.
이상진 감독 <창밖은 겨울>
2022 년 11월 24일 개봉
추억을 담아내는 인물
석우 - 영화감독
석우는 영화감독을 준비했었다. '영화'는 현재의 상황을 카메라로 담아내는 의미도 있지만, 다르게 보면 과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카메라가 기억 저장소라고 불릴만큼, 사진보다 더 강렬한 추억을 담아낸다. 석우는 영화감독을 하며 과거의 기억들을 담아내는 일을 하였다. 과거를 그리워하는 석우처럼, 그리고 영화를 그리던 시절이 담긴 석우의 방문이 여전히 열려있는 것처럼 말이다.
영애 - 유실물 보관서 직원
영애는 유실물 보관서에서 근무한다. 잃어버린 물건들은 곧 기억으로만 남은 추억들이다. 영애는 추억을 보관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추억이라는 것이 꼭 귀중하고 값진 것은 아니라는 흥미로운 접근을 한다. 어떨 땐 추억을 일부러 버리기도 하고, 추억이 아닌 후회와 미련으로 다가오기도 하다. 아무튼 이런 모든 일들을 영애는 관리하고 있다.
추억을 연결하는 방식
MP3
혹시 예전에 사뒀던 MP3가 지금도 있다면, 한 번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영화는 MP3와도 닮았다. 그 때에는 죽어라고 들었던 명곡들, 대중가요들, 지금은 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 노래들을 듣다보면 그 시절 열광했던 나의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노래를 들으며 등하교 하던 모습, 친구와 컵볶이를 사먹던 모습, 부모님과 함께 수목원에 다녔던 모습. 지금은 볼 수 없는 모습들이 기억난다. 영애와 석우는 이렇게 만난다. 마치 추억을 그리워하듯, MP3에 집착을 하며 가까워진다. 과거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추억을 그리워하며 서로의 겨울을 공유하는 듯하다. 고작 MP3 하나 때문에 이런 인연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그 때의 겨울이 인상 깊었고 추억으로 간직되고 있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느낀 점
<창밖은 겨울>은 낡은 보따리에 담긴 소중한 추억을 먼지를 풍기며 하나씩 푸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럴때마다 그 때 그 시절의 냄새가 동시에 풍긴다. 마치 겨울을 맞이하듯. 그 속에는 어떤 추억들이 담겨 있을까.
이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따뜻한 아메리카노 같은 영화는 아니다. 작은 종이컵에 담긴 믹스커피와 같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2000년대 성인의 겨울을 담아내는 것 같지만 지금 세대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따스하다. 어쩌면 현재 어린 세대가 이 영화를 통해서 당시의 순정과 낭만을 느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무심히 떠나보내는 것은 후회와 미련이 아닌 추억으로 남는 과정이라는 것. 그리고 이것은 요즘 시대에 필요한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잔잔하게 위로하고 소박하게 사랑하며 순간을 추억으로 담아낸다. 어느 때보다 힘들고 추운 이번 겨울, 달달한 믹스커피와 같은 영화로 속 따듯하게 위로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씨네랩 크리에이터로 시사회 참여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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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전 영화가 보고 싶다면 | 영화 자백
오랜만에 주말에 한가로이 있다가,
넷플릭스에 올라 와 있던 영화 자백.
정말 한가로이 휴식할때 보고 왔는데?
아니 이게 무슨일이야?! 재미있네?!
사실,, 포스터만 봤을때 음침하고 뻔한 내용과 뻔한 결말 인줄 알았는데
평점 8점인걸 보고,, 아리송 하면서 틀어봤는데
2시간이 순삭당하며 반전미 한가득 정말 있는 그대로 느끼고 왔어요~
역시!! 이런 반전미 가득한 영화는!! 아무런 기본 정보 없이 봐야
더욱더 알차게 보고 오는것같아요!
기본 정보
장르 : 범죄, 스릴러, 미스터리, 서스펜서
감독 / 각본 : 윤종석
출연진 : 소지섭, 김윤진, 나나, 최광일
개봉일 : 2022년 10월 26일
평점 : 8.12
스트리밍 : 티빙, 넷플릭스, 웨이브, 쿠팡플레이, 왓챠
기획 의도
불륜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향한 호텔에서 의문의 습격을 당한 유민호(소지섭)
정신을 차려보니 함께 있던 김세희(나나)는 죽어있고, 범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하루아침에 성공한 사업가에서 밀실 살인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로 누명을 쓴 유민호는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승률 100%의 변호사 양신애(김윤진)를 찾는다
눈 내리는 깊은 산속의 별장에서 마주한 두 사람,
양신애는 완벽한 진술을 위해 처음부터 사건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말하고,
사건의 조각들이 맞추어지며 유민호가 감추고 있던 또 다른 사건의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데...
두 개의 사건, 두 개의 시신
숨겨진 진실이 밝혀진다.
여담
영화 자백은 당초 2020년 11월에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19 와 겹치면서 2년 가까이 개봉이 미뤄졌다.
이 영화는 원작 '인비저블 게스트'의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실제로 원작 줄거리가 다르지만, 진범과 사건의 진실은 같다.
영화 '인바저블 게스트'라는 영화도 어디선가 돌아다니는 걸 본 것 같았는데
포스터가 음침하고 재미없을 것 같아서 넘겼는데... 봐야겠어요!!+.+!!
후기 및 결말
영화 결말을 살펴보자면...
영화는 끊임없이 범인이 누구일까를 물어보며
꼬리에 꼬리를 잡으며 하염없이 범인 찾기를 하는 영화였습니다.
범인은 무조건 소지섭이라고 생각하며 봤지만,
마지막 김윤진이 진짜 엄마였다니... 저는 여기소 솔직히 깜짝 놀랐어요
설마... 설마?! 설마!!!!!! 하면서 진짜였다니...
솔직히 크게 기대 안 해서 더 재미있게 봤어요!
무엇보다 김윤진의 영화 속 딕션이 계속 남으며 재미있게 봤던
반전이 한가득한 영화 자백이었습니다.
한줄평 : 뻔한 결말 속에 반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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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심을 잃은 디즈니에 남은 것은 관객의 무관심뿐
1937년 디즈니의 시작을 알린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1937)를 재해석하며 야심 차게 준비한 영화 <백설공주>(2025)는 공개 전 배우 캐스팅으로 인한 잡음부터 개봉 후 영화 퀄리티 등 다양한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이전부터 디즈니 실사화의 새로운 공식은 ‘주인공의 미스캐스팅’인지 헷갈릴 정도로 주인공의 낮은 싱크로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영화 속 악역인 그림하일드 역의 ‘젤 가돗’이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듯한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준 것과 달리 백설공주역의 ‘레이첼 지글러’는 인종을 떠나 코스프레 같은 드레스는 물론이고 백설공주 스타일링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알라딘>, <위대한 쇼맨>의 파섹 앤 폴이 음악감독을 맡아 보여준 영화 속 OST는 원작에서 가지고 온 ‘하이 호(Heigh-Ho)’, ‘휘파람 불며(Whistle While You Work)’와 새롭게 추가된 메인 넘버 ‘간절한 소원(Waiting On A Wish)’ 등을 내세우며 준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야심 차게 준비한 빌런 송 ‘뭐든 돼(All Is Fair)’는 준수하지 못한 젤 가돗의 노래 실력으로 제대로 된 매력을 볼 수 없고, 그와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연출과 더해져 이질적인 모습을 보인다. 메인 넘버이자 한국에서 수지를 주인공으로 공개한 뮤직비디오를 공개하기도 한 ‘간절한 소원(Waiting On A Wish)’은 많은 호평을 받고 있지만 <위대한 쇼맨>의 ‘Never Enough’와 상당한 유사성을 보인다. 같은 음악감독이기에 유사성을 보이는 것이 이상한 것은 아니지만 <백설 공주>만의 고유한 매력을 갖추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넘버 ‘휘파람 불며(Whistle While You Work)’에서 함께 청소하는 동물들이 사라진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 외로웠던 백설공주의 말동무가 되어주고, 비록 혓바닥으로 그릇을 핥지만, 열심히 청소해 주는 동물들의 모습들은 <백설공주>에 등장하지 않는다. 동물들과 대화하고 상호작용을 하는 모습이 ‘백설공주’ 캐릭터의 정체성이 될 정도로 원작의 백설공주와 동물들의 유머러스하면서도 힐링되는 장면들이 중요한 요소였음에도 말이다. 준수한 CG 실력을 갖추었음에도 동물들이 등장하는 많은 장면을 삭제한 결과는 영화에 큰 영향을 미쳐 아무리 같은 드레스를 입고, 독사과를 먹어도 원작의 느낌이 나지 않았다. 영화는 동심을 잃었다.
무엇보다 계속해서 강조하는 능동적인 모습을 고려하지 않고 욱여넣은 ‘원작의 순수하고 선한 모습’은 전혀 통일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혁명군을 이끄는 지도자의 모습에서 뜬금없이 등장한 선함을 강조한 연출은 어리석음을 부각하고 캐릭터의 정체성을 흔든다. 그로 인해 터무니없는 빌런의 죽음을 만들고 영화는 우스운 결말로 이어진다. ‘백설공주’라는 이름의 근간을 흔들어 놓으면서까지 만든 영화에서 여전히 왕비는 (내면적인 아름다움을 더했다고 하더라도) 마지막까지 ‘아름다움’ 하나에 집착하며 목숨을 잃어야 하는가?
동심을 지키는 것이 단 하나의 소명 같았던 디즈니는 PC(정치적 올바름)에 눈이 멀어 그것을 버린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PC(정치적 올바름)에도 의문만이 존재할 뿐이고, 결국 디즈니에 남은 것은 관객들의 무관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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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릭스4」이동진 급만 알고있을 미친 설정 재등장 ㄷㄷ (*스포없음) | 매트릭스4 리뷰 | 매트릭스 리저렉션 리뷰 | 매트릭스4 영화리뷰 | 매트릭스4 해석 |
?《매트릭스4 리저렉션》(2021) 영화리뷰 / 매트릭스4 리저렉션 리뷰(*스포없음)
+ 매트릭스1 외벽청소 장면 리뷰
+ 라캉 철학 리뷰
- 매트릭스1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댄 크라치올로, 캐롤 휴스, 리차드 미리쉬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외
제작사: 실버 픽처스,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아츠 엔터테인먼트, 그라우쵸 II 필름 파트너쉽
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미국 1999년 3월 31일, 대한민국 1999년 5월 15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6300만 달러 ~ 6500만 달러
상영 시간: 136분
북미 박스오피스: $171,479,930 (1999년 9월 23일), 월드 박스오피스 $463,517,383 (2003년 3월 10일)
상영 등급: 12세 관람가
- 매트릭스2 리로디드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38분
북미 박스오피스: $281,576,461 (2003년 10월 30일)
월드 박스오피스: $742,128,461 (2011년 11월 25일)
- 매트릭스3 레볼루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29분
북미 박스오피스: $139,313,948 (2004년 2월 26일)
월드 박스오피스: $427,343,298 (2004년 3월 28일)
- 매트릭스4 리저렉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 라나 워쇼스키
각본: 라나 워쇼스키, 알렉산드르 하몬, 데이비드 미첼[1]
제작: 라나 워쇼스키
음악: 조니 클라이맥, 톰 티크베어
촬영: 존 톨
출연: 키아누 리브스, 캐리앤 모스 외
제작사/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개봉일: 미국 2021년 12월 22일, 한국 12월 22일
화면비: 2.39:1
상영 시간: 1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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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모탈 컴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