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7-25 14:01:28
제8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 라인업
이황금사자상을 거머쥐게 될 작품은?
제8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 라인업이 공개되었습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토드 필립스, 루카 구아다니노 등등 쟁쟁한 감독님들이 경쟁작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이번 황금 사자상을 거머쥐게될 작품은 어떤 작품이 될지!
국내 개봉도 너무 기다려지네요. 가장 기대되는 작품을 PICK! 해주세요
Ainda Estou Aqui-아임 스틸 히어
April-4월
Babygirl-베이비걸
Campo di battaglia-배틀필드
Diva Futura-미래의 디바
Harvest-하베스트
Iddu-이두
Joker: Folie à Deux-조커: 폴리 아 되
Jouer avec le feu-불장닌
Kill The Jockey-킬 더 자키
Kjærlighet-사랑
Leurs enfants après eux-그들 이후 그들의 아이들
Maria-마리아
Qing Chun Gui- 청춘 - 귀향
Queer-퀴어
Stranger Eyes-스트레인저 아이즈
The Brutalist-더 브루탈리스트
The Order-디 오더
The Room Next Door-더 룸 넥스트 도어
Trois amies-세 친구
Vermiglio-베르밀리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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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극과 안톤쉬거의 동전
예술은 꾸준히 변화해 왔다고 생각한다. 미술, 시, 소설, 건축, 조각 등 옛 과거부터 존재했던 예술들이 꾸준히 발전하고 시대에 맞게 변화하며 현대적인 예술들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가장 복합된 예술은 바로 영화라고 생각한다. 시각적인 미를 부여할 수도, 청각적인 미를 부여할 수도 있다. 극문학을 좀더 현실성있게 실감나게 만들 수도 있고, 대사 하나하나만으로도 인간의 감정을 표현 할 수 있다. 가장 복합적으로 감독이 의도함에 따라 많은 것들을 시사하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림, 시, 극문학, 영화 등의 형태는 단지 예술을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수단이 변한다고 해서 시대를 거슬러 일맥상통하는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술 속의 '이야기'는 그 예술이 만들어진 시대를 반영하고 그 시대의 흐름을 끌고 간다. 가장 강력한 형태의 이야기는 바로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비극은 대부분의 시대에 존재해 왔다. 위에서 말했듯이 시대를 거슬러 일맥상통하는 가장 강력한 이야기가 비극이라는 뜻이다. 디테일은 조금씩 다를지 몰라도 시대의 아픔과 불안함을 표현하는 방식이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수 많은 비극들이 뛰어난 평가를 받아왔다. 나는 그 중 '멕베스'를 가장 선호한다. 가장 고전적이고 통상적인 요소들을 가지면서도 인간의 심리들을 여러 캐릭터들이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비극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현대로 와서 가장 최근의 작품들 중 최고의 비극은 이제부터 이야기 할 코엔형제의 2007년도 작품,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줄거리는 생각보다 단순하다.연쇄살인마 안톤 쉬거(하비에르 바르뎀)과 우연히 마약상들의 돈가방을 발견한 사냥꾼 르웰린 모스(조쉬 브롤린)의 돈가방을 향한 추격전과 그 흔적을 쫓으며 사건을 조사하는 보안관 에드 톰 벨(토미 리 존스)의 액션 스릴러 및 추격극 정도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단순한 상업적 목적의 추격극이 아니라는 것을 이 영화의 제목에서부터 그리고 영화의 첫 나레이션과 살해 장면에서 주는 압박감에서 부터 느낄 수 있다. 나는 이 영화를 사냥감과 사냥꾼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안톤 쉬거는 동기없는 살인마이다. 그는 소 도축기와 비슷한 작동을 하는 공기총을 들고 자신만의 규칙에 맞춰서 자신의 길 앞에 놓인 사람들을 하나하나 살해해 나아간다. 그의 사냥감은 무작위로 자신의 앞에 놓이게 되고 그는 '동전 던지기'라는 자신만의 규칙 속에서 하나하나 사냥해 나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안톤 쉬거 본인 또한 자신이 누구를 죽이게 될지 모르는 혼돈 속에서 산다. 반면, 르웰린 모스는 전통적인 사냥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수 많은 무리의 가젤 중 자신이 고른 한 마리만을 선택해서 사냥하고 그 사냥감을 놓쳤을 때도 피의 흔적을 따라서 끝까지 추적한다. 그는 영화의 초반 자신이 쫓던 사냥감을 따라가다가 마약상들의 전투 흔적을 보고 거기서 돈가방을 찾게 된뒤 한순간에 자신이 이제는 사냥감임을 직감했다. 르웰린은 과거 베트남 전쟁 참전 군인으로서의 경험들을 살려서 자신을 쫓는 누군가에게서 달아나기 위한 움직임들을 보인다. 그는 나름 변칙적이고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생각했지만 사실 쉬거에게 항상 추격을 당하고 있었다. 러닝 타임 두시간 동안 별것 없어보이지만 숨막히는 긴장감 속에서 고요한 추격전이 이어지고 우리는 충격적인 결말을 마주하게 된다.이 영화 최고의 장면을 뽑으라고 한다면 누구나 주유소에서의 쉬거와 한 노인의 대화와 동전던지기를 뽑을 것이다. 그 장면은 연출, 촬영 등등 정말 많은 부분에서 완벽하지만 가장 완벽한 부분은 대사라고 볼 수 있다. 단 한장면으로 안톤 쉬거가 어떠한 법칙에 따라서 행동하는 살인마인지를 소개해낸다. 그는 모든 것을 운에 맡긴다. 마치 영화 다크나이트 속의 투페이스가 던지는 동전과도 비슷하다. 운명 그 자체를 동전의 양면에 비유하면서도 전혀 예측할 수 없음을 강조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다크나이트 속의 투페이스의 동전등 다른 영화 속 동전던지기에서는 사실 결과를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상황의 맥락을 통해 자신의 무엇이 걸린 동전 던지기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톤 쉬거의 동전은 다르다. 영화를 보는 우리와 쉬거 본인은 무엇이 걸린 동전 던지기인지 알지만, 게임에 참가하는 타인은 그 동전이 무엇때문에 돌고 있는 것인지 자신 인생에 중요한 무엇이 걸린 건지 전혀 알 수 없다. 감독은 이런 무작위성의 동전이야말로 정말 인생과 같다는 것을 말한다. 종종 운명은 무심결에 찾아온다고들 한다. 하지만 자신의 운명이 결정된 순간까지도 우리는 운명이 찾아왔는지 인지 못할 때가 있다. 아마 극중의 주유소 캐셔는 나중에 현상수배전단지에 찍힌 쉬거의 얼굴을 보고 자신이 던진 동전던지기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 한 동전 던지기 였으며, 자신은 운명적으로 목숨을 건졌음을 그제서야 깨달을 것이다. 운명은 불규칙적으로 찾아온다. 안톤 쉬거 본인 자체가 동전 던지기와 같은 사람일 수도 있다. 불규칙적으로 행동하고 예측이 불가능한 그렇기에 르웰린, 에드 등 과거의 예측 가능한 범위의 범죄만을 생각하고 그 시대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은 쉬거를 쫓을 수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영화를 보는 내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제목의 의미를 쉽게 알아차리기가 쉽지 많은 않다. 내가 보기에 이 영화에서 노인이란 실제로 나이들고 나약한 노인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과거의 영광에만 젖어 시대를 따라오지 못하는 이들을 모두 뜻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과거 텍사스의 광활한 벌판을 혼자서도 통제하던 회상에 젖은 보안관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첫 살인 장면또한 불규칙적이고 신세대적인 살인 동기를 지닌 쉬거를 자신이 통제 가능하다고 믿은 한 보안관의 죽음이었다. 영화 속에서 수많은 노인들은 나태하고 나약하게 비춰진다. 과거 드넓은 황야에서 말한마리 타고 다니면서 강도 혹은 도둑을 잡던 시대와는 많이 달라졌다. 그 시대에 위대한 보안관들덕에 얻은 평화에 안주한채 늙어버린 노인들은 심지어 현역 보안관인 에드마저도 상황을 쫓으며 사건을 재구성할 수는 있지만 앞서가지도 이해하지도 못하며 그저 신세대의 희생양이 될 뿐이었다. 실제 노인이 아니더라도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저격총으로 가젤 사냥을 즐기는 퇴역군인 르웰린 또한 구시대적인 미국의 추종자일 뿐이기에 영화의 끝에 그런 결말을 맞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박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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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3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무료한 목요일에 활기를 더해줄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한눈에 정리해 드릴게요 :)
그럼, 3월 셋째 주!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만들어진 역사적인 순간들
ⓒ The Hollywood Reporter
전 세계 영화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매년 뛰어난 작품들이 자리를 빛내 왔지만 올해는 유난히 특별한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우선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편집상을 수상하며 무려 7관왕을 달성한 일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죠. 국내에서도 대형팬덤을 거느리고 있는 영화라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수상을 기원하는 분들도 많이 보였는데요, 특히 배우 양자경은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데 성공해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안겨 주었습니다. 게다가 지난해 남우주연상 수상자였지만 폭행 사건으로 인해 아카데미 출연이 금지당한 윌 스미스 대신 2001년 유색 인종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할리 베리가 시상을 진행해 더욱 감동적인 순간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 In-Cyprus
더불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웨이먼드' 역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해준 배우 키 호이 콴 역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는데요, 덕분에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역대 최초로 배우상 4 부문 중 2 부문을 동양인이 수상했다는 기록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SF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것 또한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며, 그동안 역사 영화나 전기 영화, 전쟁 영화를 선호했던 아카데미를 생각해 보면 엄청난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 Daily Sabah
이와 더불어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영화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며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그리고 장편 애니메이션상까지 거머쥔 감독이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블랙 팬서>를 통해 흑인 여성 최초로 아카데미 의상상을 수상했던 디자이너 루스 E. 카터는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올해,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속편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로 또 한 번 아카데미 의상상의 주인공이 되었는데요, 이로써 카터는 흑인 여성 최초로 두 번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는 유일무이한 업적을 남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 NDTV.com
음악상의 경우 <RRR: 라이즈 로어 리볼트>가 트로피를 거머쥐며 인도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상을 수상한 작품이 되었습니다. 레이디 가가, 리한나와 같은 미국의 유명 가수들을 제치고 이뤄낸 성과인 데다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초로 공연을 선보인 인도 음악이 되어 인도인들을 비롯한 전 세계 유색인종들에게 더욱 의미 깊은 순간이었습니다.
위기에 봉착한 한국 영화계
ⓒ 네이버 영화
영화진흥위원회가 15일 발표한 '2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한국 영화 매출 및 관객 수가 2004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저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월 전체 매출액은 691억 원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였을 때 36.3% 수준이며, 극장 관객 수 역시 642만 명으로 2019년 2월 관객 수의 28.8%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마저도 외국영화의 강세로 인해 한국 영화의 관객 수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7.4%까지 줄어들었고, 한국영화의 매출 점유율과 관객 점유율 모두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2월 중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일반적으로 2월은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한 한국영화가 흥행하는 시기로 국내 영화들이 해외 영화에 비해 강세를 나타내는 경향이 있었는데요, 올해 설 연휴 개봉한 <교섭>과 <유령> 등의 한국영화의 흥행성적이 저조했고, 1월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예기치 못한 롱런과 MCU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의 개봉 등으로 인해 점유율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역시 8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영화 산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수요일 개봉한 <소울메이트>를 비롯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웅남이>, <리바운드>, <킬링 로맨스>, <드림> 등의 국내 기대작들이 과연 관객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양자경 수상소감 중 ‘여성들에게’ 멘트 삭제한 SBS
ⓒ TIME
앞서 아카데미 시상식의 역사적인 순간들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양자경의 수상 소감 또한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양자경은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올라 자신과 닮은 어린아이들에게 큰 꿈을 꾸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여성 여러분들, 다른 이들이 여러분들에게 전성기는 지났다고 말하지 못하게 하세요. 결코 포기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이 몇 마디에 그녀가 담은 메시지는 아주 명확하면서도 아름다운 것이었는데요, 해당 소식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SBS가 양자경의 수상소감을 자의적으로 편집한 것이 드러나 뭇매를 맞았습니다. SBS가 뉴스를 통해 공개한 수상소감 영상에서는 '여성 여러분'이라는 단어가 자막에 등장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음성 역시도 눈에 띄게 삭제되어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네티즌들의 항의와 비판이 빗발치자 SBS 보도국 측은 일부 언론을 통해 "꼭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해당 단어를 삭제했다"라고 밝혔지만, 더욱 거센 비판을 받은 뒤 결국 문제가 된 유튜브 영상을 교체하며 왜곡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국내외 통계가 입증하듯이 국적·인종을 떠나 중년이 될수록 기회가 많아지는 남성배우들과 달리, 여성배우들은 배역 부족에 시달리게 됩니다. 거기에 백인 배우들의 입지가 월등한 할리우드에서 '아시아계'라면 그 기회는 더욱 줄어드는데요, 양자경이 오스카 95년 역사상 여우주연상을 탄 첫 아시아계 여성이란 사실이 이를 증명합니다. 이러한 현실 속 양자경의 여우주연상 수상과 그녀가 수상소감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분명 중요한 것이었고, 이를 제 입맛대로 편집해 버린 SBS 측은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응당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것입니다.
'더 글로리 파트 2', 3일 연속 글로벌 1위
ⓒ NME
학교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사적 복수를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가 글로벌 흥행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더 글로리'는 전 세계 TV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국가별로는 한국을 비롯해 브라질, 칠레, 홍콩, 일본, 인도네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필리핀 등 42개국에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한편,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지난 15일 '만약 <더 글로리>를 보고 복수에 대한 갈증이 남았다면, 이 K-드라마를 챙겨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며 '더 글로리'를 비롯한 한국 드라마를 여럿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기사에서 추천한 드라마 목록에는 배우 송중기가 주연을 맡은 ‘재벌집 막내아들’과 ‘빈센조’, 청년 사업가의 15년에 걸친 복수를 그린 ‘이태원 클라쓰’, 법으로 단죄하지 못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사적 복수를 그린 ‘모범택시’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한편, 충북 지역의 중학생들이 여학생을 성폭행하고 이를 촬영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소식이 들려와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피해 학생은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네티즌들은 해당 사건에 대해 '현실판 더 글로리'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학교폭력 사건들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기예르모 델 토로 신작에 출연 논의 중인 배우들
ⓒ Deadline
며칠 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 상을 받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넷플릭스와 함께 실사 영화 <프랑켄슈타인>을 제작한다고 합니다. 델 토로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으며 앤드류 가필드, 오스카 아이작, 미아 고스가 출연을 논의 중에 있다고 하는데요,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영화의 제작은 매우 초기 단계에 있으며, 이에 대해 넷플릭스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앤드류 가필드는 훌루의 미니시리즈 <천국의 깃발 아래>에서 주연을 맡았으며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넷플릭스 영화 <틱, 틱...붐!>에 출연해 호평을 받았고, 오스카 아이작은 미니시리즈 <Scenes From a Marriage>와 마블의 <문나이트>, <더 카드 카운터>, <듄> 등에 차례로 출연하며 활발히 활동 중에 있습니다. 미아 고스는 최근 선댄스 영화제에서 초연된 브랜든 크로넨버그의 공포영화 <인피니티 풀>에서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로맨스 영화 주인공으로 만나는 앤드류 가필드와 플로렌스 퓨
ⓒ Vanity Fair
앤드류 가필드의 팬이라면 기뻐할 만한 소식이 하나 더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14일 미국 잡지사 데드라인은 배우 앤드류 가필드와 플로렌스 퓨가 영화 <We Live In Time>에 출연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영화의 세부적인 줄거리는 비밀리에 부쳐지고 있으며, 관계자는 영화에 대해 "재미있고 감동적이며 몰입감 넘치는 러브 스토리"라고 설명했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 12일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함께 각본상 시상에 나서 영화 팬들을 흐뭇하게 만들기도 했는데요, 각각 스파이더맨과 블랙 위도우라는 슈퍼 히어로로 활약했던 이들이기에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으로 만난다는 소식에 설레는 관객들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플로렌스 퓨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 파트 2> 등의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10번째 작품’ 준비하는 쿠엔틴 타란티노
ⓒ The Film Stage
영화팬이라면 두 팔 들고 환영할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신작 영화가 제작 중에 있다는 소식입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할리우드 리포터(THR)는 쿠엔틴 타란티노가 현재 '영화 평론가'(The Movie Critic)라는 가제를 가진 각본을 완성한 상태로, 오는 가을 촬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단독보도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작품은 197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주 LA를 배경으로 하며,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 때문에 타란티노가 전설적인 평론가 '폴린 카엘'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1919년생인 폴린 카엘은 1968년부터 1991년까지 뉴요커 매거진에서 평론가로 활동했으며, 에디터들은 물론 영화감독과도 싸움을 벌인 것으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한편, 이전부터 꾸준히 10번째 작품을 끝으로 은퇴할 것이라고 밝혀 온 타란티노 감독이기에 이번 영화가 그의 마지막 필모그래피가 될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있는데요, 감독은 작년 11월 자신의 새 에세이를 홍보하며 8부작 텔레비전 시리즈를 촬영할 계획이 있다고 밝힌 적 있습니다. 다만 주제나 출연자, 배급사 등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라 확실히 알려진 바는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이선빈, 영화 '숨비소리' 출연 확정
ⓒ 이니셜 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선빈이 차기작으로 영화 <숨비소리>를 선택했다는 소식입니다. <숨비소리>는 '해녀가 수면에 올라 숨을 내뱉는 소리'라는 뜻으로, 평생을 해녀로 살아온 엄마와 딸, 그리고 손녀까지 3대에 걸친 모녀의 따뜻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라고 합니다. 이선빈은 그중에서도 손녀 '구해진' 역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영화는 제주도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촬영을 진행해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을 한껏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한편, 이선빈은 최근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술꾼도시여자들 2>에서 예능 작가 '안소희' 역을 맡아 현실감 있는 연기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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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씨네뉴스는 여기까지 인데요, 아카데미 시상식부터 시작해서 즐거운 소식이 여럿 들렸던 떠들썩한 일주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남은 한 주도 힘차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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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에 보기 좋은 영화 모음.zip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일 년 중 가장 특별한 날인 생일! 그러한 생일을 더욱 더 특별하게 만들어 줄
영화 한 편 봐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럼, 지금부터 씨네랩이 추천하는 생일에 보기 좋은 영화 모음집!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٩( ᐛ )و
해피 버스데이
ⓒ 네이버 영화
synopsis
엄마가 떠나기 전 약속한 대로, 일 년에 한 번씩 생일카드를 받게 된 ‘노리코’.
생일카드 속에는 엄마 ‘요시에’가 딸을 위해 준비한 특별한 선물들이 담겨있다.
항상 밝고 씩씩한 엄마와는 달리 주연보다는 조연이고 싶었던 ‘노리코’는
엄마의 생일카드와 함께 매년 특별한 추억을 쌓으며 조금씩 성장한다.
그리고 드디어 스무 살 생일을 맞이한 ‘노리코’는 엄마의 마지막 생일카드를 받게 되는데…cine pick!
신나는 생일 날 보기에는 조금 슬플 수 있는 스토리지만,
생일 관련 소재를 다룬 만큼 생일날 보면 감동이 두 배가 될 것 같아 추천해본다.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나는 영화이며, 소중한 기억과 추억을 떠오르게 만드는 영화이다.
겨울왕국 열기
ⓒ 네이버 영화
synopsis
생일을 맞이한 안나를 위해 엘사가 특별한 생일 파티를 준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안나의 생일을 맞아 멋진 파티를 만들어 주고 싶은 엘사, 그러나 정작 본인이 감기에 걸려생일 파티를 엉망으로 만드는 주범이 되고 마는데..
cine pick!
흥행작 겨울왕국의 속편 <겨울왕국 열기>는 7분 가량의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귀여운 캐릭터들의 등장과 중독성 강한 OST 'Making Today a Perfect Day'까지!!
신나는 생일을 더욱 더 신나게 만들어줄 영화이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 IMDB
synopsis
이모네 식구의 갖은 구박을 받으며 살아가던 고아 소년 해리포터. 큰 기대 없이 맞이한 11번째 생일 날,
해리는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입학 초대를 받고 자신의 진정한 정체를 알게 된다.
cine pick!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해리포터> 시리즈! 그 중 첫 번째 시리즈에서는
해리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해리와 함께 생일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케이크와 함께 한다면 더욱 더 몰입감 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버스데이 원더랜드
ⓒ 네이버 영화
synopsis
생일 전날, 평소 자신감이 없는 아카네 앞에 갑자기 나타난 연금술사 히포크라테스와 그의 제자 피포.
자신들의 세계를 구해달라며 아카네를 억지로 데려온 곳은 행복의 색으로 가득한 원더랜드였다!
골동품가게 지하실과 이어진 신기한 나라의 구세주가 된 아카네는
엄청난 모험 끝에 인생을 바꿀 중요한 결단을 내리는데!cine pick!
한 편의 동화같은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몽환적인 분위기 띄고 있으며, 영상미가 무척 뛰어나
보는 내내 눈이 즐거운 영화이다. 깨알 같은 개그 요소도 매우 재밌다.
라푼젤
ⓒ 네이버 영화
synopsis
올드보이도 못 견뎠을 장장18년을 탑 안에서만 지낸 끈기만점의 소녀 라푼젤. 어느 날 자신의 탑에 침입한
왕국 최고의 대도를 한방에 때려잡는다. 그리고 그를 협박해 꿈에도 그리던 집밖으로의 모험을 단행한다.
과잉보호 모친의 영향으로 세상을 험난한 곳으로만 상상하던 라푼젤. 그런 그녀 앞에 군기 빡 쎈 왕실 경비마
맥시머스의 추격, 라이더에게 복수의 칼날을 가는 스태빙턴 형제의 위협, 라푼젤의 가짜 엄마 고델의 무서운 음모 등이
얽히고 설켜 점점 흥미진진한 사건들이 터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세상물정 깜깜한 우리의 라푼젤은 자신 앞에 펼쳐진
스릴 넘치는 세상을 맘껏 즐기는데...
cine pick!
생일 선물로 떠오르는 불빛을 직접 보고 싶었던 라푼젤. 여러분들은 어떤 선물을 받고 싶으신가요?
모든 불을 끄고 무드등 하나만 켜 놓고 본다면 영화에 더욱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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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적 토대 위에 구축한 새로운 세계, <언컷 젬스>
1. 들어가며
조쉬 사프디와 베니 사프디는 근래 들어 가장 주목받는 뉴욕 출신의 영화 연출가들이다. 사프디 형제의 주요 작품들에선 상당히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사프디 형제는 사실적 질료를 가공하여 영화를 만든다. 각본에 자전적인 경험을 반영하기도 하고, 현장감을 위해 로케이션 촬영을 선호하는 이들의 영화에선 존 카사베츠나 다르덴 형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영화와 유사한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사프디 형제는 이처럼 사실주의적 토대를 기반으로 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러한 기초를 교란하는 형식주의적인 스타일을 다양하게 활용한다. 바로 이 점이 이들의 영화를 전형적이지 않게 만들어준다.
형제의 공동 연출작 중에서는 2014년 개봉한 <헤븐 노우즈 왓(Heaven Knows What)>부터 본격적으로 전자 음악의 과도한 배치, 다채로운 질감의 조명을 활용하는 미장센 등 특유의 접근법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굿타임(Good Time)>(2017)의 놀이 공원 시퀀스, 극 전개를 보조하는 전자 음악의 활용을 떠올려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넷플릭스(Netflix)가 배급을 맡은 <언컷 젬스(Uncut Gems)>(2019)는 숱한 단편과 굵직한 장편 등을 통해 쌓아 온 사프디 형제의 연출력이 집약된 작품이다.
이 글은 <언컷 젬스>에서 독특하게 드러나는 사프디 형제의 접근법을 관찰하려는 시도이다. <언컷 젬스>는 사실주의적인 토대에 기초한 영화다. 각본, 촬영 장소 등을 살피면 현실적 질료를 기본으로 삼고 있다는 걸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사프디 형제는 이러한 영화 요소들을 전형적인 방법으로 활용하지 않고, 어딘가 독특한 방식으로 영화에 활용한다. 이들은 단순한 현실의 재현을 넘어 현실과 허구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새로운 영화적 현실을 창조해냈다. 이 글은 그러한 작업들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살피는 시도이다.
2. <언컷 젬스>의 사실적 영화 요소
우선 주목할 점은 이 작품이 형제의 자전적 요소를 반영한 작품이라는 점이다. 사프디 형제는 유대계 혈통이고, 뉴욕에서 나고 자랐으며 그들의 아버지는 보석상 관련 업종에 종사했던 경력이 있다. 사프디 형제는 영화의 주인공인 뉴욕에 몸담은 유대인 보석상 하워드 래트너 역에 아담 샌들러를 내세운다. 자전적 경험을 각본에 녹여냈다는 점은 이 영화를 사실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실화를 기반으로 영화를 만들거나 이 영화처럼 자전적 요소를 살려 영화적 소재로 활용하는 방식은 사실성을 강화하는 접근법이다.
<언컷 젬스>에서 하워드 역을 맡은 아담 샌들러. 그는 실제로도 유대인이다.
또한, 이 작품에서 미국의 유명 배우인 아담 샌들러는 여러 비전문 배우와 호흡을 맞춘다. 하워드의 내연녀 역의 줄리아 폭스(Julia Fox)는 <언컷 젬스>가 첫 연기 데뷔작이며, 극 중 이름 줄리아는 실제 배우의 본명이기도 하다. 하워드가 운영하는 보석상 직원 중에 여시라는 인물이 있는데, 이 배역은 실제 주얼리 관련업에 종사했던 막수드 아가자니(Maksud Agadjani)가 연기한다. 실제 삶의 경험을 반영할 수 있는 비전문 배우의 기용은 사프디 형제의 영화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다. 이 영화에서 전문 배우와 비전문 배우가 주고받는 호흡으로 빚어내는 전개 양상은 극을 효과적으로 지탱하기도 한다.
한편 사프디 형제는 현장 로케이션 촬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형제가 각각 대학 시절부터 연출한 단편부터, 공동 장편 데뷔작인 <아빠의 천국(Daddy Longlegs)>(2009) 등을 거쳐 <언컷 젬스>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현실 속 뉴욕을 무대로 삼아 영화를 만들어냈다. 현장 촬영이 불러오는 효과는 익히 알려져 있다. 생생한 현장감을 스크린으로 구현할 수 있고, 실제 삶의 단면과 맞닿은 이야기를 풀어내기에도 적합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기도 하다. <언컷 젬스>는 정밀하게 세트로 구현된 하워드의 보석 가게를 제외하면, 전부 현장 로케이션을 바탕으로 기획된 작품이다. 그마저도 형제가 원하는 조건에 맞는 실제 점포를 찾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세트를 활용하게 되었다.
3. <언컷 젬스>의 세계: 사실적 토대 위에 구축한 새로운 세계
<언컷 젬스>에서 사프디 형제가 구축한 세계는 현실을 재료로 하지만, 온전한 현실 세계가 재현되는 곳이 아닌, 새로운 개념이 정립되는 공간이다. 영화에서 중계되는 전 NBA 선수 케빈 가넷(Kevin Garnett)의 농구 경기는 사프디 형제가 지은 각본이나 촬영한 필름들과는 사실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런데 그 경기가 영화에 사용되면서 서사가 굴러갈 수 있게 만들어준다. 스크린 외부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과거의 일(실제 농구 경기)이 스크린 내부에서 현존하는 영화적 세계와 호응하게 된다. 즉, 이런 연출은 사프디 형제가 실험적인 시도에 목말라 있다는 걸 드러내는 증거로 볼 수 있다.
가넷은 이 영화에서 본인 역을 맡아 연기한다. 즉, 영화의 배역을 맡아 본인을 연기하는 가넷과 실제 선수로서의 가넷, 중계 속의 가넷이 공존하는 기이한 상황이 펼쳐진다.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 기용된 배우는 가넷 외에도 몇 명 더 있다. 영화에는 미국의 알앤비(R&B) 가수 위켄드(The Weeknd)도 본인 역으로 출연한다. 위켄드 역시 극 중 DSLR 카메라에 찍힌 사진 속의 위켄드, 자신을 연기하는 위켄드와 실제 가수 위켄드 사이를 기묘하게 유영하는 존재다. 래퍼 캐시 아웃(Ca$h Out)도 본인을 연기하며 하워드의 가게에서 보석류를 구매하고자 한다. 한편 하워드가 줄리아와 살던 아파트에 아들과 함께 찾아가는 신에서도 흥미로운 점이 드러난다. 화장실이 급하다는 아들을 데리고 하워드는 옆집을 찾아가 화장실을 쓰게 해달라고 부탁하는데, 이때 하워드가 아들에게 옆집 이웃을 왕년에 유명한 작품에 출연했던 코미디 배우라고 소개한다. 출연진 정보에는 33F의 이웃으로만 나오는, 존 아모스(John Amos)라는 배우는 실제로 하워드가 영화에서 언급한 작품에 출연했다.[1] 존 아모스도 본인을 연기한 셈이고, 하워드의 대사는 허구적인 각본이 실제 현실과 상호작용하는 매개로 작용한다. 현실과 영화 사이의 경계가 이렇게 독특한 형태로 허물어진다.
<언컷 젬스>에서 본인 역을 맡은 농구 선수 케빈 가넷
이제 사프디 형제가 뉴욕이라는 공간을 무대로 삼는다는 사실이 영화 내적으로 크게 강조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비록 도입부에 ‘2012년의 뉴욕’이라는 시공간적 배경을 명시하는 문구가 삽입되기는 하지만, 영화 자체는 뉴욕을 배경으로 삼는 수많은 영화들(<스파이더맨> 시리즈, 우디 앨런의 작품이나 각종 로맨스 영화 등)과 비교했을 때 공간 특성을 전혀 살리지 않는다. <언컷 젬스>에선 맨해튼(Manhattan)의 다이아몬드 지구(Diamond District)가 뉴욕이라는 장소 정보를 제공하지만, 이는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접하는 관객은 주의 깊게 살피지 않고서는 파악하기 힘든 요소들이다. 뉴욕 맨해튼에 자주 갔거나 그곳에 거주한 경험이 있는 관객은 논외로 하자.
결국, 피상적으로는 사프디 형제의 뉴욕이 현실을 옮겨놓은 듯한 현장감 있는 장소로 보일 수 있겠으나, 이들 영화의 뉴욕은 극도의 사실성 재현을 위한 공간보다는 극적 효과를 불러오는 서사적 도구로서 작용한다고 보는 편이 설득력 있다. 게다가 잦은 비전문 배우의 기용 역시 얼핏 보기엔 영화를 통한 사실주의적 재현을 위한 노력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들의 영화 속 비전문 배우는 앞서 언급했듯 대개 자신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는다. 자신의 경험을 살려 연기에 활용할 뿐이지 궁극적으로는 각본에 구현된 캐릭터를 표현하는 작업을 수행 중인 셈이다. 이는 사프디 형제가 이전에 연출했던 <헤븐 노우즈 왓>의 홈즈(아리엘 홈즈)도, <굿타임>의 닉(베니 사프디)의 치료 의사도, <언컷 젬스>의 아가자니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언컷 젬스> 속 비전문 배우의 기용(특히 본인을 연기하게 하는 방식) 및 현실을 스크린에 재소환하는 방식을 다른 영화와 유사한 전형적인 접근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 <언컷 젬스>의 가넷과 위켄드를 유사한 특성을 가진 다른 사람―예를 들어, 농구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Kobe Bryant)나 알앤비 가수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 등―으로 교체한다고 해서 극의 흐름이 달라지거나 영화를 지탱하는 요소가 사라지는가? 그렇지 않다. 결국, 저들은 본인을 연기할지라도, 영화적 허구에 구속된 캐릭터들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2] 그런데 허구의 인물을 연기한다고 해도 자기 자신이 본인을 연기한다는―일종의 정체성에 관한―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게다가 가넷의 실제 경기나 카메라에 찍힌 위켄드의 모습은 허구적 특성을 살려 연기하는 인물과 같은 영화에서 공존한다. 즉, 영화에 현존하는 인물들은 영화를 통한 현실의 사실적 재현의 주체도 아니고 허구적으로 표현된 내러티브에 종속된 도구도 아닌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적인 개체로서 발현된다.
4. 나가며
현실과 허구라는 이분법으로는 <언컷 젬스> 속 등장인물이 자리 잡은 뉴욕의 특성을 규정할 수 없다. 즉, 이런 모호한 인물들이 유영하는 사프디 형제의 뒤틀린 뉴욕은 전통적인 유형으로 범주화하기엔 상당히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사프디 형제의 뉴욕은 뉴욕이지만 뉴욕의 특성이라고는 딱히 찾아볼 수 없는, 일종의 영화 서사를 위한 공간으로 작용한다. 가넷이나 위켄드는 본인을 연기하는데, 이는 실제 현실에서의 본인과는 다른 속성을 지닌 존재로 묘사되지만, 이들이 각각 중계화면에서 경기를 뛰는 모습과 셀러브리티(Celebrity)로서 카메라에 찍힌 모습은 그 자체로 이들의 현실성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
사프디 형제는 영화 속 현실에 종종 허구적 요소를 첨가하여 스크린과 삶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전략을 보여준다. 단편 <검은 풍선(The Black Balloon)>(2012)에서 자의로 움직이는 풍선이 그러하고, <헤븐 노우즈 왓>에서 일리야(케일럽 랜드리 존스)가 던진 휴대폰이 폭죽이 되어 터지는 쇼트 편집을 예로 들 수 있다. <언컷 젬스>는 단순히 현실에 허구를 더하는 시도를 넘어선다. 사실적 요소들에 충실하고, 현실성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영화적으로 표현되는 것들은 현실과 허구를 모두 점유하는 기이한 방식으로 전개된다. 사프디 형제는 활발히 작품 활동에 전념하는 재능 넘치는 젊은(두 사람 모두 아직 삼십 대 중반이다) 영화 연출자들이기 때문에, 추후 제작될 영화들에서 <언컷 젬스>의 독특한 접근을 어떤 방식으로 변주해나갈지 기대가 많이 된다. 이들의 영화 세계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언컷 젬스>에 출연한 배우들의 모습. 좌측부터 줄리아 폭스, 케빈 가넷, 아담 샌들러, 위켄드
[1] 극 중 하워드는 코미디 영화 <구혼 작전(Coming To America)>(1988)과 텔레비전 시트콤 <굿 타임스(Good Times)>(1974-1979)를 언급한다.
[2] 이와 관련해서는 다음의 문헌을 참고하라. 오몽(J), 베르갈라(A), 마리(M), 베르네(M), 『영화미학』, 이용주 옮김, 동문선, 2003, pp.89-90.
사진 출처: IMDb
* 본 콘텐츠는 브런치 드플레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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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트 레이더스>, 결국 그들을 구원해 낸 것은 그들 자신이었다.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나이트 레이더스> 시사회를 관람한 후 작성한 리뷰글입니다.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
나는 디스토피아 영화를 좋아한다.
현실에서 만나볼 수 없는 세상, 그리고 그 세상 속에서 어떤 억압이나 규제를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
하지만 이러한 삶들 속에서도 항상 희망과 구원은 나타나기 마련이다.
어떤 한 개인에 의해서, 혹은 개인이 여럿 모인 단체에 의해서 이 디스토피아적인 세상에는 균열이 일어나고, 결국은 희망이 온 세상을 뒤덮게 된다.
이런 이유들로 디스토피아 영화를 꾸준히 찾곤 한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버석하고 어둡게 변한 세상이 다시 인간으로 인해 구원받게 되니까.
서기 2043년, 캐나다 북부는 독재국가 '에머슨'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이 독재국가는 새로운 전쟁을 일으켜 대제국을 세우려고 한다. 대제국을 세우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시민권이 없는 어린 아이들을 납치하여 '인간병기'로 양성하고자 한다. 이에 반대하며 '니스카(엘레 마이아 테일페데스)'는 딸 '와시즈(브룩클린 르텍시에 하트)'를 데리고 외딴 숲에서 숨어 지낸다.
하지만 독재국가의 감시자 역할을 하는 드론을 도망쳐 다니다가 와시즈는 다리를 다치게 된다. 감시는 점점 더 그들을 옥죄어오고, 와시즈의 상처는 깊어져만 가서 결국 니스카는 딸 와시즈가 독재국가 에머슨에 끌려가도록 내버려둔다. 독재국가 에머슨에 끌려가면 강제로 군사교육을 받고, 인간병기로 길러지지만 그곳에서는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딸을 잃은 뒤, 스스로를 자책하며 살아가던 니스카는 독재국가에 대항하며 숲에서 지내던 캐나다 북부의 토착민 '크리족'을 만나게 된다.
크리족은 그녀를 구원자, 수호자라고 믿었고, 그녀는 크리족의 도움을 받아 '아카데미'에서 인간병기로 길러지고 있는 딸을 구출하고자 한다.
같은 시간, 딸 와시즈는 아카데미에서 아이들에게 '하나의 국가, 하나의 언어, 하나의 국기'라는 애국강령을 매일 반복하여 외우게 하는 등의 군사교육과 정신교육을 주입받고 있었다. 이 독재국가는 어린 아이들을 전선에 투입시키기 위해 강제로 학교에 소집하고, 남은 어른들에게는 바이러스가 담긴 음식을 유포하여 죽게 만들고 있었다.
이 장면들을 보며 묘한 기시감이 들었다.
이 땅에 살고 있던 기존 토착민들의 전통과 역사는 무시해버리고, 자신들의 사상만 주입시키려는 모습.
가치관을 형성해나가는 중요한 시기의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어긋난 교육을 하고 있는 모습.
지난 우리나라의 역사에서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다. 우리나라를 침략하여 모든 권리를 장악한 나라가 자기들만의 구실을 내세워 '교육'을 식민지 지배의 수단으로 삼던 모습. 우리나라의 역사를 무시한 채 자신들의 역사만 주입시키려던 모습.
이 영화는 이렇게 유난히 더 현실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니스카도, 와시즈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니스카는 딸 와시즈를 구하기 위해 크리족과 함께 아카데미를 찾아갔으며, 와시즈 또한 함께 갇혀 있던 아이들을 데리고 아카데미를 빠져나가려고 했다.
독재국가 에머슨에 맞서 싸우겠다는 일념 하에 이들은 모두 용맹하게 움직였고, 결국 와시즈와 아이들을 구출하는 것에 성공해냈다.
이는 단순히 한 어머니가 자신의 딸을 구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독재국가가 그렇게 용을 써서 어린 아이들을 모으려고 했던 이유는 아직 덜 성장한 이들을 대상으로 획일화된 주입식 교육을 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한 가치관을 형성해내기 위해서였다. 더불어 어린 시절부터 군사훈련을 받아 '자신들만의 인간병기'를 만들어내기 위해서였다.
결국 니스카와 크리족은 이렇게 미래사회의 주역인 아이들을 구출해냄으로써 독재국가의 계획을 무너뜨렸다.
뿐만 아니라, 이는 토착민의 문화와 역사, 삶을 지켜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영화의 초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와시즈는 남들보다 드론에 대해 더 잘 안다. 그리고 이는 영화의 후반부, 토착민들을 공격하기 위해 투입된 독재국가의 여러 드론들을 조종하는 와시즈의 모습과 이어진다. 와시즈는 자신의 능력으로 드론을 토착민들에게 유리하게 움직이도록 조종했으며, 토착민들은 이런 니스카와 와시즈를 보호하며 국가에 맞서 싸우고자 한다.
'그 아이를 데려온 건 그의 어머니였다.
그들은 북쪽에서 부족을 지키기 위해 온 것이다.
우리는 그녀를 수호자라고 부른다.'
결국 이 땅의 원래 주인인 토착민들을 구원하는 것은 그들 자신이었다.
드론을 조종하는 와시즈와 그녀를 데려온 엄마 니스카를 통해 사람들은 희망을 목격했고, 다함께 힘을 합쳐 단결하는 과정을 통해 결국은 그 희망을 스스로 이루어내기 시작했다.
영화를 곱씹다보면 현재 국제사회의 모습이 계속 떠오르곤 한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한 나라를 망가뜨리고, 그 나라의 사람들을 고통에 몰아넣는 모습.
오히려 이 영화보다 현실이 더 고통스러울 정도이다.
하지만 내가 이런 영화를 다 본 후에 항상 생각하는 것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맞서 싸워야 한다.
실제로 영화에서 한 토착민은 이런 대사를 한다.
'식민 지배자와 싸우다 죽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지배를 강요하는 국가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우리들의 굳은 의지와 용맹하게 맞서 싸우고자 하는 태도'이다.
현재의 나를 위해, 우리 가족을 위해, 그리고 먼 훗날 이 나라에서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 지켜내야 한다.
이 영화는 이렇게 치열하게 싸워나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결국은 희망을 마주하는데 성공한 사람들의 희열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섬세한 감정선과 스릴감을 지닌 <나이트 레이더스>는 이전까지 우리가 자주 접한 디스토피아 영화와 닮은 부분도 있지만, 그 결이 조금은 다른 영화이다. 현실과 맞닿아 있는 부분도 많은 이 영화를 꼭 영화관에서 관람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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