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엘2024-08-02 11:30:31
괴짜 천재 감독의 발상은 아무나 할 수 없다!
<공드리의 솔루션북> 영화 시사회 후기
시놉시스
마크는 괴짜이면서 아이디어가 기발한 영화감독이다. 자신이 있는 영화사에서 영화를 잘못 만들었다는 이유로 퇴짜를 당할 위기에 처하자 마크가 또 한 번의 계획을 세우는데 자신의 숙모인 드니즈가 사는 시골 마을에 내려가서 자신의 팀과 함께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자신과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할 팀원들인 샤를로트와 실비아 그리고 촬영 보조까지 준비는 끝났다! 하지만 마크에게 일이 자꾸만 꼬이기 시작하고 과연 영화 한 편이 잘 완성될 수 있긴 할까?
마크는 뛰어난 아이디어들을 선보이지만 팀원들에게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그의 기발한 상상력은 누구보다 앞서는 것처럼 보여도 인정받기가 어려웠다. 특히 자신의 경쟁자인 막스를 싫어했는데 샤를로트가 막스의 전화를 받자 휴대폰을 뺏어 싱크대에 집어던지고 팀원 중에 알레르기 때문에 기침이 심한 촬영 보조가 있었는데 거리를 심하게 둔다.
그뿐만이 마크의 괴이한 성격은 팀원들에게도 피해를 줬다. 그렇게 팀원들을 떠나보내고 자신이 드니즈와 남게 되자 이때까지 써 온 솔루션북을 만들어 마을 사람들에게 배포한다.
마크가 솔루션북을 제작하기 전에 몇 가지 규칙들이 있었고 그걸 지켜야만 하는 불문율이 있었다. 팀원들은 그의 괴이한 행동을 꺼려 하지만 그래도 마크가 해낸 게 많다. 마크는 자신이 정한 자신만의 규칙으로 숲속의 낡은 집을 사들여 그곳에서 지휘자를 내쫓아 영화 음악을 단독으로 만들어내고 런던으로 가서 스팅이라는 유명 락가수를 섭외해 녹음까지 한다.
자신만의 독특함이 있었지만 성격이 워낙 괴이한 것 때문일까? 팀원들은 그의 노력을 인정해 주지 않는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건 그가 만든 영화가 끝까지 관객들에게 상영을 할 수 있도록 하도록 노력하는 것이었다.
마크는 분명히 천재임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비범한 상상력을 가졌기에 좋은 아이디어들이 그의 머릿속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정신과 약을 먹고 있어서 그런지 약을 끊게 되면 너무 예민한 성격과 자신을 이용한다는 피해 망상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펼친 수많은 노력은 부정할 수가 없는데 마크의 포기하지 않는 끈기도 필자는 본받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마크의 행동은 분명 기이한 게 맞다. 그렇지만 마크가 해낸 걸 나쁘게 볼 수많은 없는 게 맞는 것 같다.
이 영화의 메세지는?
상상력이 비범한 영화감독의 이야기지만 그의 너무 괴짜 같은 성격 때문인지 사람들이 잘 인정해 주지 않는다. 그러나 마크의 노력이 통한 걸까? 마크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인 가브리엘과 연인이 되고 자신이 팀원들과 만든 영화도 상영회가 열려 수많은 관객들과 배우들이 참석하고 끝내 성공을 맛본다. 우리나라 속담에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는데 필자는 그 속담을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넘치면 넘칠수록 좋은 게 더 많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어찌 됐든 이 영화는 자신의 비범함을 알아주지 않는 천재 감독의 이야기지만 그만큼 열정과 끈기가 대단한 감독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마크의 상상력 하나하나까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써 영화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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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에버 퍼스트 러브 - 가치관이 맞지 않는 사람과 함께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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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은 배급사 [콘텐츠패밀리]와의 저작관 협의를 통해 제작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작품 [포에버 퍼스트 러브]는 12월 9일 개봉하는 드라마, 로맨스 영화인데요!
여러분들은 가치관이 맞지 않는 사람과 맞춰가며 관계를 이어나간 적이 있나요?
오늘 이 두 남녀는 보다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로맨스를 보여주며
서로 충돌하고 화해하기를 반복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무엇보다 어른들을 위한 솔직한 로맨스라는 점이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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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가디슈」 서프라이즈 나올 법한 '충격실화' 정리 그리고 영화정보 + 뇌피셜ㅣ모가디슈 예고편ㅣ모가디슈 김윤석 조인성ㅣ모가디슈 1차 예고편ㅣ
? '모가디슈' 영화 예고편 분석 및 정보
- 실화바탕 원작소설 '탈출' 대한민국 외교사 논픽션
- 소말리아 내전 그리고 수도 모가디슈 전투 역사
- '군함도' 류승완 감독 신작 영화
- 1991년 1월 소말리아 대사 강신성 씨의 이야기 재구성
- 조인성, 김윤석 주연 실화 영화
- 결말포함 영화리뷰 아님- 모가디슈 영화정보
장르: 드라마, 액션
감독: 류승완
각본: 류승완
제작: 강혜정
출연: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김소진, 정만식, 구교환, 김재화, 박경혜 외
촬영: 최영환
조명: 이재혁
편집
미술
음악
의상
주제곡
촬영 기간: 2019년 11월 ~ 2020년 2월
제작사: 대한민국 외유내강, 덱스터 스튜디오, 필름케이
배급사: 대한민국 국기 롯데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대한민국 국기 2021년 7월
화면비
상영 시간: 121분
제작비: 240억 원
- 시놉시스
내전으로 고립된 낯선 도시, 모가디슈
지금부터 우리의 목표는 오로지 생존이다!대한민국이 UN가입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시기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는 일촉즉발의 내전이 일어난다.
통신마저 끊긴 그 곳에 고립된 대한민국 대사관의 직원과 가족들은
총알과 포탄이 빗발치는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북한 대사관의 일행들이 도움을 요청하며 문을 두드리는데…목표는 하나, 모가디슈에서 탈출해야 한다!
- 캐릭터
대한민국 대사관
한신성 대사 (김윤석 분)
강대진 참사관 (조인성 분)
김명희 (김소진 분)
공수철 서기관 (정만식 분)
조수진 대사관 사무원 (김재화 분)
박지은 대사관 막내 사무원 (박경혜 분)
북한 대사관
림용수 대사 (허준호 분)
태준기 참사관 (구교환 분)
2021년 개봉예정인 대한민국의 영화. 류승완 감독의 11번째 연출작.
1991년 소말리아 내전으로 인해 고립되어 버린 남북대사관 공관원들이 목숨을 걸고 함께 탈출했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영화 제목이 캐스팅 과정에서는 '탈출' 이라는 가제로 알려졌으나, 이후 '모가디슈'로 확정되었다.
2020년 여름 성수기 개봉작품으로 준비중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봉이 1년 가까이 지연되었다.
영화의 배경은 소말리아 모가디슈지만 현재까지도 위험이 발발한 지역인지라 실제 촬영은 모로코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모가디슈 #모가디슈예고편 #모가디슈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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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피그> 런칭 예고편
이름을 버린 남자 '롭'이 사라진 트러플 돼지와 인생의 가장 소중한 것을 되찾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담은 마스터피스 드라마 [피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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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장화신은 고양이 : 끝내주는 모험> 컴백 예고편
위풍당당 레전드의 귀환? 올 가을은 작고 멋진 친구들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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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닥터 스트레인지2> 대혼돈이 아니라 광기의 멀티버스인 이유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갑작스레 꿈에서 깨어난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그는 멀티버스를 암시하는 듯한 꿈의 내용을 걱정하면서도 오랜 동료이자 친구였던 '크리스틴 팔머(레이첼 맥아담스)'의 결혼식에 참석한다. 끝내 사랑으로 이어지지 않은 크리스틴과의 관계를 곱씹던 중, 괴생명체가 급습하자 '웡(베네딕트 웡)'과 함께 전투를 벌인 그는 전투 도중 꿈에 등장했던 소녀 ‘아메리카 차베즈(소치틀 고메즈)'를 만난다. 그녀로부터 멀티버스가 실재하며 멀티버스를 넘나들 수 있는 아메리카의 능력을 뺏는 존재가 있다는 소식을 들은 닥터 스트레인지는 과거의 전우이자 마법에 통달한 또 다른 히어로 '완다 막시모프(엘리자베스 올슨)'를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그러나 스칼렛 위치로 각성한 완다는 자신의 목적을 이유로 그의 부탁을 거절하고, 닥터 스트레인지는 완다로부터 아메리카를 지키기 위해 멀티버스를 넘나드는 싸움에 나선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2016년에 나온 <닥터 스트레인지>의 속편으로, 멀티버스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이후 개봉하는 첫 MCU 영화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닥터 스트레인지 2>를 기대하는 시선과 분위기는 특히 '멀티버스'에 집중되어 있었다. 실제로 개봉 전 수많은 팬들은 <노 웨이 홈>이 그랬듯이 이번 작품도 특급 '카메오'를 선보일 거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작품은 멀티버스에 방점이 찍힌 영화가 아니다. 실제로 영화는 '닥터 스트레인지가 스칼렛 위치의 추적을 피해 아메리칸 차베즈를 보호한다'는 핵심 플롯에 충실하다. 즉 이 작품 속 멀티버스는 그저 공간적 배경이고, 카메오는 말 그대로 카메오에 불과하며 단지 멀티버스를 오가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이야기를 보여줄 뿐이다. 그 대신 <닥터 스트레인지 2>는 부제인 멀티버스에 붙은 대혼돈, 정확히 말하면 '광기(madness)'에 주목한다. 다시 말해,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닥터 스트레인지가 광기를 마주하며 겪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마주한 두 가지 광기
그렇다면 영화 속 그 광기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나 스칼렛 위치다. 자신이 만든 환상의 공간에서 자신의 마법으로 만들었던 쌍둥이 아이들과 함께하는 삶을 누렸던 완다 막시모프. 그녀는 자신의 환상이 파괴되고 연인이었던 비전에 이어 그 아이들마저 잃는다. 이후 어둠의 마법서인 다크 홀드에 의해 타락한 그녀는 쌍둥이 아이들을 다시 만나려는 광기에 휩싸인다. 그래서 그녀는 다른 우주의 쌍둥이들을 데려와 자신의 가정을 완성하는 꿈을 꾸고, 이를 위해 멀티버스를 오가는 능력을 지닌 아메리카 차베즈를 사로잡아 그녀의 힘을 빼앗으려 든다. 이는 세계와 우주의 수호자인 닥터 스트레인지가 용납할 수 없는 행위이자 위협이며, 따라서 스칼렛 위치는 누가 보더라도 닥터 스트레인지가 마주해야 할 위협적인 광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닥터 스트레인지가 직면한 광기는 외부에만 있지 않다. 그의 내부에도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소재가 바로 꿈이다. 흔히 꿈은 잠재의식의 표현이라고 여겨진다. 깨어 있는 동안 자아나 의식이 미처 깨닫거나 인식하지 못한 경험이나 불안감, 심지어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무의식이 형상화한 것이 꿈이다. 영화는 이러한 꿈의 특성을 멀티버스와 결부시킨다. 영화에서의 꿈은 멀티버스 속 자신을 볼 수 있는 통로다. 따라서 멀티버스에 존재하는 자신을 만나는 것은 결국 본인 내면의 또 다른 자기 자신을 만나는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멀티버스를 돌아다니며 다른 여러 닥터 스트레인지를 만나는 여행은 닥터 스트레인지 본인이 애써 누르고 억압하고 있던 무의식에 속한 본인 모습을 만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는 멀티버스 여정에서 처음으로 도착한 세계에서 그가 잊으려던 크리스틴과의 추억을 다시 보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그에게 내재되어 있던 광기가 다양한 형태로 발현된 결과물이 멀티버스의 닥터 스트레인지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는 대의를 위해 희생을 정당화하고, 옳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하며, 사랑하는 이를 차지하려고 세계를 파괴하는 스트레인지를 마주한다. 당장 크리스틴의 결혼식에 참석한 닥터 스트레인지의 모습과 대사를 보면 다른 우주 속 본인이 될 가능성이 은연중에 보이기도 한다. 그렇기에 닥터 스트레인지의 멀티버스 모험은 완다의 광기를 마주하는 여정이자, 동시에 자기 자신의 광기를 대면하고 그 광기가 자신을 잠식하지 못하게 하는 내적 여정이다. 그러다 보니 작중 닥터 스트레인지보다 완다가 더 능동적으로 사건을 주도하는 인물로 묘사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그녀의 광기는 이미 드러나 있는 상태이지만, 닥터 스트레인지의 것은 아직 탐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모습만 다를 뿐 결국 공통적으로 광기를 품고 있는 두 주역의 초반부 대화에 유달리 '이성적'이라는 표현이 많이 등장하는 것 역시 사뭇 의미심장하다.
거울로서의 멀티버스
이에 더해 멀티버스는 두 광기가 해소되는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멀티버스는 단지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통로일 뿐만 아니라, '나'를 볼 수 있는 거울과도 같기 때문이다. 거울을 보는 행위는 거울에 반사된 '나'의 상을 보는 것이다. 이때 거울은 '나' 혼자의 힘으로는 알 수 없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따라서 거울을 보는 행위는 자기 자신의 외관이나 정체성을 재고하고 반성할 기회를 잡는 일이다. 그런데 거울에 비치는 상은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는 못한다. 언제나 좌우가 바뀌어 있으며, 거울의 표면에 따라서 형태가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나'는 거울 안에서 자신의 모습과 유사하나, 동일하지는 않은 또 다른 주체를 만난다. 이때 '나'에게 그 주체는 하나의 대상이고, 그 주체의 입장에서도 '나'는 하나의 대상이다. 그렇기에 '나'는 거울 속 자신을 통해 타인을 만나고,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다시 찾을 수 있다. 이는 덴마크의 설치 예술가 올라퍼 엘리아슨이 거울을 두고 평행세계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고 말한 이유이기도 하다.
닥터 스트레인지에게는 멀티버스가 바로 그 거울이다. 다른 세계의 자기 자신으로부터 본인이 내재한 광기의 위험성을 깨달은 그는 그들이 먼저 간 길을 따르면서도 또 다르게 걷는다. 전편들에서 알 수 있듯이 본래 닥터 스트레인지는 대의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희생을 감수하거나 금지된 규칙을 깨는 데에 주저함이 없었다. 1편에서 그는 금지된 타임 스톤의 힘을 적극적으로 이용했고,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에서는 더 큰 계획을 위해 타노스에게 타임 스톤을 내주며 많은 이들의 희생을 감수했다.
하지만 멀티버스라는 거울을 통해 다른 세계의 스트레인지가 대의를 위한 희생을 택하거나 어둠의 마법에 기댔는데도 실패하는 모습을 제삼자의 시점에서 객관적으로 목격한 스트레인지는 이전과 다르다. 독선적인 성격을 잠재우고 다른 이들을 믿으며, 좋은 결과는 물론 옳은 과정도 같이 추구한다. 그 덕분에 그는 자신의 독단이라는 광기가 낳았던 죄책감과 그로 인한 행복의 부재로부터 탈피하는 데 성공한다. 그렇기에 닥터 스트레인지가 소서러 슈프림인 웡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는 장면은 유머스러운 대목이기도 하지만, 그가 드러나지 않은 광기를 통제하며 한 단계 성숙해졌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광기의 멀티버스인 이유
같은 맥락에서 보면 멀티버스를 건너오는 완다의 공포스러운 추격전에도 다른 의미가 있다. 완다는 닥터 스트레인지 외에 꿈에서 멀티버스를 볼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러므로 그녀에게도 멀티버스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통로이자 동시에 거울이다. 즉, 그녀의 여정은 단지 아메리카 차베즈를 쫓는 것이 아니라, 스칼렛 위치라는 정체성 밑에 가려진 나머지 더 이상 현실의 자기 모습이 아닌 완다의 의식을 깊은 내면에서 끌어올리는 여정인 것이다.
초반부와 후반부의 완다가 처한 상황을 대조하면 그 의미가 더욱 명확해진다. 카마르 타지에 진입하려던 완다는 닥터 스트레인지에 의해 미러 디멘션에 갇힌다. 그는 완다를 수많은 거울로 가득한 방에 가두어 놓으면서 그녀로 하여금 스칼렛 위치가 된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게 만들려 하나 이는 효과를 보지 못한다. 반면 후반부에 스칼렛 위치는 멀티버스의 완다를 마주 본다. 멀티버스라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깨닫고 타락해버린 현재의 모습을 깨닫는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다른 우주의 자신의 모습에 비추어 같은 함정에 빠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것처럼.
이는 완다가 사용하는 다크 홀드의 대척점에 있는 '비샨티의 책'이 맥거핀으로 활용되는 이유다. 닥터 스트레인지와 완다의 대립은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니라, 각자 품고 있는 광기를 어떻게 직시하고, 수용하고, 통제할 것이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다른 우주의 자신에게 빙의하는 흑마법 '드림 워킹'을 시전 한다는 점에서 둘은 다를 게 없지만, 그보다는 마법의 목적과 결과가 무엇이냐가 더 중요한 차이점인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영화의 부제를 '광기의 멀티버스'가 아니라 '대혼돈의 멀티버스'로 번역한 선택은 캐릭터의 서사에 집중한 의도와 멀티버스라는 소재에 숨겨져 있는 의미를 부각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다.
양날의 검인 광기의 멀티버스
이처럼 광기로 가득 찬 내면을 여행하는 통로이자,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게 만드는 거울인 멀티버스. 다만 멀티버스의 활용은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우선 완다의 광기를 강조시킨 결과 자칫 올드할 수 있는 샘 레이미 감독 특유의 호러 영화적 요소가 MCU에 잘 녹아든 것은 장점이다. 닥터 스트레인지 일행을 쫓는 터널 장면이나 프로페서 X와의 전투에서 다수의 점프 스케어를 동원해 완다의 집착이나 광기를 살려내는 것이 대표적이다. 스칼렛 위치의 압도적인 힘을 잘 묘사한 이 장면들은 인간이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파멸되는 공포감인 코스믹 호러를 부각하는데, 이 대목이 MCU의 클리셰를 비틀면서 신선한 충격을 주기 때문이다. 그간 MCU의 빌런들은 제모 남작이나 미스테리오, 알렉산더 피어스와 같은 반전형 빌런인 경우가 많았다. 반면에 광기로 가득한 완다는 초반부터 빌런으로 등장해 영화의 분위기를 장악해 버린다.
다만 멀티버스와 관련된 인물들의 서사가 평면적이라는 문제를 피하지는 못한다. 작중 멀티버스가 본질적으로 수단과 배경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메리카만 해도 그녀의 과거사가 잠시 모습을 비추지만, 그녀의 역할은 두 주연의 내면을 살피는 멀티버스를 여는 데 한정된다. 그래서 그녀는 철저히 수동적으로 묘사되며, 본격적인 서사는 다음 기회를 기약할 수밖에 없다. 다른 우주의 히어로들 역시 같은 이유로 등장할 때의 임팩트에 비해 초라하게 퇴장하기를 반복한다. <노 웨이 홈>과 달리 본 작에서는 카메오가 단순한 일회성 팬 서비스로 낭비되는 듯한 인상이 강한 것이다. 또 멀티버스 속 인물들을 가볍게 소비하는 것은 그간 영웅의 죽음과 희생의 가치를 중시했던 MCU의 접근법과는 괴리가 있다. 달리 말해 '광기의 멀티버스'만으로 호러 영화와 MCU의 간극을 메우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호러물 클리셰대로 안일하게 방심한 인물들이 단숨에 죽는 전개가 남발되거나, 스토리 전개에 있어서 우연적 요소가 적지 않은 것은 미흡한 봉합의 또 다른 증거나 다름없다.
한편 멀티버스라는 소재에 매몰되지 않았다는 장점과는 별개로 단독 영화로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 있다. 액션이 대표적이다. 닥터 스트레인지를 상징하는 액션이라면 미러 디멘션을 활용한 화려하고 기하하적인 공간 왜곡을 꼽을 수 있는데, 이러한 연출이 완다를 상대할 때를 제외하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마블은 토르,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의 성장을 위해 제각기 묠니르, 슈트, 방패를 제거한 전적이 있다. 다만 이후 더 강력한 능력이나 무기를 획득해 히어로 영화다운 액션을 보여준 것과 세 히어로와 달리, 닥터 스트레인지에게서는 그러한 외적인 변화를 찾을 수가 없다. 이는 미러 디멘션을 활용한 연출이 주제와 메시지를 잘 살려낸 것과 무관하게 히어로 영화로서 실망스러운 측면이다.
또한 디즈니+의 독점 드라마인 <완다비전>과의 연계가 매우 강해 진입 장벽이 높아진 점도 지적될 만하다. 영화가 닥터 스트레인지와 완다의 심리를 묘사하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을 고려하면, 완다의 성장과 변화를 깊게 다룬 <완다비전>의 내용을 모를 경우 2시간의 러닝타임은 물음표로 가득 찰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이번 작품뿐만 아니라 앞으로 모든 마블 영화가 마주할 문제이기에, MCU로서는 적잖은 과제를 떠안은 셈이다. 결국 광기에 물든 두 히어로의 이야기에 철저히 초점을 맞춘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기대한 바에 따라 장단점과 만족도가 극단으로 갈릴, MCU 페이즈 4의 또 다른 문제작으로 막을 내린다.
A(Acceptable, 무난함)
멀티버스 파티에 매몰되지 않으려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한 수, 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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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신경쇠약 직전의 뱀파이어(2014)> 리뷰
다비드 뤔 감독의 <신경쇠약 직전의 뱀파이어(2014)>는 할리우드에서 그려내는 신세대 뱀파이어 -인간 흡혈을 거부하거나, 인간 사회를 동경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려 하는-와 달리 고딕풍 유럽 전설의 냄새를 잊지 않은 작품이다. '노스페라투(Nosferatu)'라는 별칭까지 활용하며 지극히 전통적인지라 현대에 이르러선 오히려 잊히고 만 뱀파이어의 전승을 구현한다. 마늘을 기피하거나, 강박적으로 숫자를 세고 관 속에서 잠들며, 햇볕을 피해야 한다던가, 누군가의 장소에 들어가기 전 반드시 허락을 받아야만 하는. 그러면서도 감독은 뱀파이어에게 숙명적으로 따라오는 '떠도는 자'의 운명을 삭제하고 범접 불가능한 초월자의 모습 대신 병적인 모습을 의도적으로 강조함으로써 영화의 무게를 반감시켰다. 이에 <신경쇠약 직전의 뱀파이어>는 가벼운 코미디로 즐기는 데에도 무리가 없을 뿐만 아니라 뱀파이어 소재를 다룬 여타 다른 작품처럼 인간 존재/주체에 대한 인식론적 담론 위에서 이해해도 괜찮을 듯하다.
이미지 출처: IMDb이야기의 골자는 이렇다. 수백 년을 살아온 뱀파이어 폰 쾨즈뇜 백작(토비아스 모레티)은 자신의 부인인 엘사(자넷 하인)와의 삶에 염증을 느낀 지 오래다. 백작부인은 스스로의 모습을 잊은 지 오래인지라 끊임없이 쾨즈뇜 백작에게 자신의 외모를 묘사해달라고 요구하는데, 그 한 두 마디조차 이젠 지겹기 그지없다. 그런 그가 햇볕에 스스로를 내맡겨 자살하지 않은 까닭은 그저 오래전 환생을 약속한 연인 나딜라 때문인데, 끝을 알 수 없는 기다림에 지친 그는 프로이트 교수(칼 피셔)에게 심리 상담을 요청한다.
프로이트 교수에게 찾아오는 환자는 여럿이지만, 그의 집에 드나드는 또 다른 한 사람이 있으니 바로 화가 빅토르(도미닉 올라이)다. 그는 프로이트가 상담하는 환자의 꿈을 들으며 화폭에 옮긴다. 그런데 늑대인간과 관계를 맺고 어두운 숲 속을 헤매는 인물의 모델은 동일한 인물이다. 바로 자신의 여자 친구 루시(코넬리아 이반칸). 빅토르는 눈을 감고도 루시를 완벽하고도 아름답게 그려낼 수 있지만, 정작 루시는 빅토르가 그린 자신의 초상화를 못마땅해한다. 빅토르는 갈색 머리칼을 묶고 바지를 즐겨 입는 루시를 '있는 그대로' 재현하지 않고, 자신이 소망하는 구불거리는 금발과 드레스를 입은 모습으로 그리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IMDb전통적으로 뱀파이어를 다룬 영화/문학은 이분법적 구도 위에서 성립한다. 선과 악, 질서와 혼란 등이 그 간결한 예시다. 뱀파이어의 존재 자체가 불가능성을 상정하며 인간 존재가 꿈꿀 수 없는 극단의 세계를 기반으로 하니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른다. 예컨대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에서 묘사하는 뱀파이어는 죽은 자의 귀환을 이끌며 혼란을 발생시키는 두려운 자로 인간과 대비되었고,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1994)> -원작은 앤 라이스의 소설이지만, 이 글에선 영화에 한정하여 이야기하도록 한다- 에서 뱀파이어 루이와 레스타는 뱀파이어로의 삶을 선택하였음에도 끝없는 허무와 혼란에 방황하고, 클라우디아는 성장과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고착화된 시간 속에서 참혹함을 느낀다. 이렇듯 뱀파이어 세계와 인간 세계의 뚜렷한 대비는 독자/시청자인 우리가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지를 다시금 돌이키게 되는 계기가 되곤 하는데, <신경쇠약 직전의 뱀파이어>는 그 궤가 다소 다르다. 뱀파이어가 사는 세계와 인간이 사는 세계의 레이어는 분명히 겹쳐있고, 그들이 영위하는 사회의 경계선은 불분명하다. 이러한 배경이 성립될 수 있었던 까닭은 영화를 이끄는 주요 동력은 뱀파이어/인간 세계의 대비가 아니라, 등장하는 주요 인물 각자의 욕망이기 때문이다. 타자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욕망이란 사회를 꾸리는 종족이라면 보편적으로 발생하는 무엇이지 않던가.
이러한 전략을 위해 뱀파이어는 인간을 압도하는 존재로 설정되지 않았다. 물론 이슬람 광신도에게 사망했다는 연인 나딜라의 이야기나 성에 사는 귀족으로 이미지화된 쾨즈뇜 백작의 모습은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를 떠오르게 하는 대목이며, 한 마리의 야생늑대처럼 빠르고 강하며 흡혈을 망설이지 않는 백작부인의 모습은 뱀파이어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는 전설을 떠올리게끔 한다. 그러나 뱀파이어의 능력은 위계질서를 만들 만큼 강력하지 않다. 물리법칙을 어기는 종족임에도 백작은 심리적으로 지쳐 상담을 필요로 하거나, 과거에 잃은 사랑을 기다렸으며, 백작부인은 자신의 모습을 잊어 인간 화가 빅토르를 찾아간다. 자신의 욕망에 집중하는 뱀파이어는 결코 완전한 존재가 아니다. 더군다나 영화는 뱀파이어의 흡혈 장면에서 선악을 논하지 않고, 범법을 무신경하게 저지르는 뱀파이어의 고뇌에 대해 초점을 맞추지도 않는다. 영화 제목에 '뱀파이어'가 삽입되어 있고, 사건의 시작이 첫사랑을 잊지 못한 폰 쾨즈뇜 백작에게서 비롯되었다 하더라도, 뱀파이어라는 존재는 대상화된 타자이다. 달리 말하자면, 감독이 주목하는 인물은 다름 아닌 루시-혹은 루시의 욕망-다.
이미지 출처: IMDb위에서 말했듯 루시는 갈색 머리칼을 묶고, 바지를 입은 차림으로 등장하는데, 레스토랑에서 점원으로 일하는 자신의 모습에 긍정하는 여성이다. 그렇기에 자신이 어떤 모습이든 사랑하겠다고 말했으면서도 은연중에 변화를 갈망하는 빅토르의 이중적 행태에 분노한다. 이런 상황에서 루시와 폰 쾨즈뇜 백작이 만난다. 프로이트 교수의 집에 놓은 루시의 초상화를 발견한 백작은 그가 자신의 옛사랑 나딜라와 놀라우리만큼 똑같이 생겼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챈다. 빅토르가 캔버스 위에 상상 속 루시를 구현했다면, 폰 쾨즈뇜 백작은 기억 속 나딜라를 루시를 통해 복원하고자 한다. 두 남자는 모두 루시 앞에서 사랑을 논하지만, 루시라는 인물이 지닌 본연의 욕망(존재하는 그대로 사랑받고자 하는 소망)은 거듭 소외된다.
백작부인의 욕망 역시 영화 내에서 소외당하는 듯 보이나, 이는 백작부인 개인으로서의 소외라기보단 뱀파이어 종족 자체의 불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라 보아야 합당할 것으로 보인다. 백작부인은 '여성 뱀파이어'로서 영화 내에서 전통적인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한다. 첫째, 그는 폰 쾨즈뇜 백작보다 더 야성적으로 묘사됨으로써 사회가 관습적으로 요구하는 남녀의 역할을 전복하는, 완전한 괴물로서 기능한다. 둘째, 그럼에도 자신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라고 백작에게 요구하고, 루시와는 달리 치장에 매달림으로써 언뜻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다움을 잃지 않은 존재로 나타난다. 즉 백작부인은 한 명의 독자적인 개인이라기보다는, 문화 속 '여성 뱀파이어' 그 자체의 현현이기에 어떤 수를 써도 자신을 볼 수 없는 종족의 한계를 넘고자 하는 '채워지지 않는 자아의 욕구(박일아)'를 끊임없이 소망한다. 백작부인은 그러하므로, 최은주(2010)의 표현과 같이 "결코 존재가 가능하지 않은 존재"임을 증명하는 개인이었고, 욕망을 이뤄내지 못한 육체는 끝내 소멸한다.
이미지 출처: IMDb반면 루시는 기나긴 여정 끝에 자신의 욕망을 성취한다. 굳이 '기나긴 여정'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이유는 루시가 뱀파이어가 되는 일이 적지 않게 고달팠기 때문이다. 그는 백작부인에게 물린 이후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프로이트 교수의 침대에 놓인다. 그곳에서 흡혈 충동을 느끼고, 인간과는 다른 힘을 얻었다는 우연한 깨달음을 통해 자신이 뱀파이어로 변했음을 알게 된다. 이 과정에서 루시는 자기 존재에 대해 조금도 섬뜩함을 느끼지 않는다. 낯섦에 방황하지 않고 루시는 오히려 자신의 힘을 긍정한다.
루시가 느낀, 기존의 정체된 자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해방감은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루이가 한 선택과는 결이 다르다. 루이가 허무를 벗어나기 위한 일종의 도피성 선택을 하였다면, 루시는 뱀파이어로서 더욱 삶을 풍성하게 살 수 있음을 깨닫고 '뱀파이어 되기'와 '뱀파이어로 살기'를 선택한 셈이므로. 특히 뱀파이어로 변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피를 수혈하면 돌이킬 수 있다는 옵션이 존재했다는 점에서, 루시의 '뱀파이어 되기'는 일종의 선택지에 불과할 뿐 운명론적 관점에서 벌어지는 유일하고도 단일한 사건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루시가 뱀파이어로 변했던 첫 번째 순간은 어떠한 정보도 없이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이었으나 두 번째 순간, 루시는 쾨즈뇜 백작에게 선언한다. 뱀파이어로 살고 싶으며, 나딜라도 루실라도 아닌 루시로 살 것이라고.
이미지 출처: IMDb
많은 영화에서 뱀파이어로 변한 인간은 자신의 쾌락을 위해 윤리를 손쉽게 저버리고, 욕망을 발현하곤 한다. 그런데 <신경쇠약 직전의 뱀파이어>는 다르다. 이 영화는 뱀파이어를 사회의 거부, 개인의 불순응, 종족의 본능 등의 사유로 '떠도는 존재'라기보다는 일부분 '정착이 가능한 존재'로 묘사했다는 점에서도 한 가지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루시의 욕망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이기 때문이진 않았을까?
강정구, 김종회 (2011)는 뱀파이어라고 하는, 현실에 부재하는 종족을 상상하고 창작물을 자아내는 일은 곧 "타자를 경유하여 인간 그 자신에게 향하는 것"이라 말한 바 있다. 이 영화에서 '뱀파이어'라는 존재를 빌어 전달하고 싶었던 인간/인간사회의 단면은 무엇이었을까? 이는 관람하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단 나는 이렇게 말하겠다. 루시가 힘을 얻었을 때, 공포로 가득한 세상을 열어젖히지 않았다는 게 마음에 든다고. "‘나’의 이야기와 분리될 수 없는 너(이혜정, 2020.)"의 존재를 완전히 부정하지 않은 것이 좋다고.
★★★
참고문헌
강정구, 김종회 (2011). 뱀파이어라는 타자에 대한 상상. 비평문학(40), 7-30
박일아. (2013)."내면화를 통해 장르개념을 탈피한 새로운 유형의 뱀파이어 영화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이후 변화를 중심으로-" 현대영화연구 9.1 pp.32-56
윤은애 (2010). 라캉(Jacques Lacan)과 여성의 히스테리적 글쓰기. 우리문학연구, 29, 327-363.
이혜정 (2020). 내러티브 윤리학과 여성주의 주체 – 내러티브 윤리학은 여성주의 주체에 어떻게 기여하는가 -. 철학연구, 127-148.
최은주 (2010). 「성별화된 몸, 그 의미와 잉여의 두께-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 영미문화 제10권 3호 한국영미문화학회 275-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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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11테러 소재 웰메이드 감동 실화 <워스>, 스크린 필람 포인트 BEST 4 공개!
영화 <워스> 메인 포스터
올여름 단 하나의 웰메이드 감동 실화로 주목받고 있는 영화 <워스>는 9·11 테러 피해자 보상 기금 운영을 맡게 된 변호사 ‘켄’(마이클 키튼)이 주어진 시간 안에 피해자들을 설득해 보상 기금 프로젝트를 완수하려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최초의 9·11테러 보상 기금 실화 소재 영화부터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메시지까지, 7월 21일 전 세계 개봉을 앞두고 관객들이 극장에서 놓쳐서는 안 될 필람 포인트 BEST 4를 소개합니다.
1. 전 세계 최초 극장 개봉!
2021년 최고의 화제작을 한국 관객이 가장 먼저 만난다!영화 <워스>는 2021년 7월 21일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 소식을 알렸습니다.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비극적인 사건인 9∙11 테러가 발생한지 20주기인 2021년에 공개되어 더욱 큰 의미를 가지는데요. 언론에서는 “비극적인 사건 뒤에 남겨져 여전히 삶을 이어가야 하는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에 공감하고 위로를 전한다”(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이견의 여지 없는 만듦새. 정의와 공정이란 무언인지 하나의 실마리가 된다”(오마이뉴스 이선필 기자) 등의 극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전 세계 어느 곳보다 한국 관객들이 가장 먼저 <워스>의 감동을 느낄 예정입니다.
2. 비극 이후 남겨진 이들에게 전하는 공감과 위로!
9·11 테러 보상 기금 실화를 소재로 하는 최초의 영화!영화 <워스>는 9∙11 테러 보상 기금 실화를 소재로 하는 최초의 영화입니다. 이제껏 수많은 9∙11 테러 소재 영화들이 사건 자체와 가해자인 테러리스트에 집중한 것과 달리 예상치 못한 비극 뒤 남겨진 사람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실존 인물이자 보상 기금 특별운영위원장을 맡은 ‘케네스 파인버그’를 모델로 보상 기금 프로젝트가 시작된 때부터 약 25개월간의 여정을 담아냈습니다. 이처럼 남겨진 이들의 사연을 들여다보며 그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다룬 실화 드라마는 보는 이들에게 뜨거운 울림을 전할 예정입니다.
3.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스포트라이트> 제작진 X 명품 배우 마이클 키튼!
스탠리 투치, 테이트 도노반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열연영화 <워스>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이 싱크로율 100%를 자랑하는 마이클 키튼과 다시 한번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최대한 사실적으로 실제 사건과 인물을 담아내는 제작진이 2021년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웰메이드 감동 실화로 돌아온 것인데요. 여기에 협상 전문 변호사 ‘켄’ 역을 맡은 마이클 키튼을 필두로 피해자의 남편으로 분한 스탠리 투치, VIP 전담 변호사 테이트 도노반 등이 뜨거운 열연을 펼쳐 눈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입니다.
4. 고유하고 존엄한 모두의 삶!
오바마 부부가 선택한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울림 있는 메시지!영화 <워스>는 버락 오바마 前 미국 대통령 부부가 2018년 설립한 콘텐츠 제작사 하이어그라운드 프로덕션을 통해 제작에 참여한 바 있는 뜨거운 화제작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원칙과 수치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믿었던 변호사가 예상치 못한 비극으로 남겨진 사람들을 위해 진심을 다한 협상에 임하기까지의 과정이 감동을 전하는데요. 또한 ‘모두의 삶은 고유하고 존엄하다’는 영화의 메시지를 전해 관객들에게 진한 여운을 가져다줄 예정입니다.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연대와 희망이 더욱 더 간절해지는 요즘,
영화 <워스>와 함께 따뜻한 감동과 위로를 느껴보시는 건 어떨까요?
씨네랩 에디터 J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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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영혼을 위한 영화 "소울 (SOUL)"
<영화 정보>
개 봉 : 2021.01.20.
등 급 : 전체 관람가
장 르 : 애니메이션
국 가 : 미국
러닝타임 : 107분
배 급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소개>
뉴욕에서 음악 선생님으로 일하던 ‘조’는 꿈에 그리던 최고의 밴드와 재즈 클럽에서 연주하게 된 그 날,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되어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진다. 탄생 전 영혼들이 멘토와 함께 자신의 관심사를 발견하면 지구 통행증을 발급하는 ‘태어나기 전 세상’ ‘조’는 그 곳에서 유일하게 지구에 가고 싶어하지 않는 시니컬한 영혼 ‘22’의 멘토가 된다. 링컨, 간디, 테레사 수녀도 멘토되길 포기한 영혼 ‘22’ 꿈의 무대에 서려면 ‘22’의 지구 통행증이 필요한 ‘조’ 그는 다시 지구로 돌아가 꿈의 무대에 설 수 있을까?
<영화내용>
학교에서 미술 선생님으로 일하는 조는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소식을 들은 날 꿈에 그리던 무대인 도로테아가 있는 재즈 밴드와 함께 저녁에 하프노트 무대에서 공연을 하게된다.
너무 기쁜 조는 하프노트에서 나와 친구에게 이 사실을 알리며 집으로 돌아가던중 도로 중간에 뚜껑 열린 하수구에서 실수로 빠지게 되고 몸과 분리된 조의 영혼은 '머나 먼 세상'으로 가는 계단으로 순식간에 이동하게 된다. 자신이 어디있는지 알게 된 조는 뒤에 보이는 지구로 역주행 하지만 다른 공간인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지게 된다.
'머나먼 세상'의 회계사인 테리는 영혼 한 명이 없어진 걸 알고 찾아다닌다.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진 조는 태어나기 전 세상의 카운슬러 제리들을 만나게 되고 제리들은 조를 새로운 멘토로 착각한다.
살았을 때 위대한 업적을 이룬 영혼이 멘토가 되어 새롭게 태어날 영혼들인 멘티를 이어주는 '유세미나'에서 조는 영혼 22를 만나게 된다.
'태어나기 전 세상'은 새로운 영혼들이 지구로 가기전에 독특한 자신만의 성격과 관심사를 부여받는 곳으로 여러 멘토들의 도움으로 여러 직업을 체험해보면서 자신의 주요 재능이나 관심사를 발견하면 지구 통행증이 완성되고 지구로 돌아가 새로 태어날 수 있다.
조는 다른 머나먼 세상으로 떠나다 떨어졌기 때문에 멘토가 아니었고 아동심리학자였던 다른 멘토의 이름표로 멘토 역할을 하게 된다.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유일하게 지구로 가고 싶어 하지 않아하는 영혼 22의 멘토가 된다.
영혼 22는 무하마드알리, 간디, 마더테레사, 링컨 마저 포기한 영혼이다.
조는 저녁 하프노트의 재즈 공연에 서야 했기에 영혼 22의 지구 통행증의 마지막 칸인 관심사를 채워서 지구 통행증을 자신이 가지면 지구로 돌아갈 수 있고 영혼 22는 지구로 돌아가지 않아도 되니 서로에게 좋은거라 생각하며 22 역시 조의 거래에 적극 참여 하기로 한다.
조와 22는 모두의 전당으로가 22의 관심사를 찾아 주기 위해 노력하지만 22는 어떤 것에도 관심이 없다.
그러던 중 22는 조를 데리고 길 잃은 영혼들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간다. 그곳에는 자신의 일에 집중해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진 지구의 영혼들이 오기도 하는데 그곳에는 긍정적인 일에 대한 무아지경 상태도 있지만, 집중을 넘어 집착을 하게 되면서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진 길 잃은 영혼들이 오기도 한다. 이런 길 잃은 영혼들을 지구의 모습과 연결해 집착의 무아지경에서 구출해 내는 문윈드를 만나게 되고 문윈드의 도움으로 병원에 혼수상태에 빠진 조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면서 조는 마음이 더 조급해진다.
문 윈드의 도움으로 집중을 통해 지구에 있는 자신의 영혼과 연결을 시도하다가 문윈드가 만든 홀로 영혼 22와 함께 떨어지게 된다.
지구로 떨어진 조와 영혼 22는 서로의 모습에 당황한다.
조의 영혼은 혼수상태에 빠진 조의 무릎 위에 앉아 있던 치료용 고양이 미튼스의 몸에 들어가게 되고 영혼 22의 영혼이 조의 몸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고양이 미튼스의 주인이 미튼스를 데리고 가려고 하자 조의 몸에 들어간 영혼 22는 잠시만 시간을 달라고 해 시간을 번 사이 둘은 병원을 도망친다.
그리고 둘이 지구로 오는데 도움을 준 문윈드를 찾기 위해 문윈드가 무아지경에 빠져 있는 뉴욕의 거리로 찾아 나선다.
둘은 문윈드를 찾게 되고 문윈드는 둘을 돕기로 하고 5시 30분까지 하프노트 앞에서 만나기로 한다.
옷을 갈아 입기 위해 조의 집으로 가던 중 환자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조의 모습을 보게 된 도로테아는 조를 이상한 사람으로 착각해 저녁 공연의 피아노연주자를 다른 사람으로 바꿔버린다.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는 조는 도로테아밴드의 드러머의 도움으로 공연보다 일찍 하프 노트에서 만나기로 한다.
조 대신 조의 흉내를 내고 있는 영혼 22는 난생처음 피자, 도넛, 사탕을 맛 보게 된다. 그리고 조의 머리를 깎기 위해 들른 이발소에서 자신을 비아냥 거리던 친구를 영혼22만의 방법으로 내쫓고, 오랜시간 함께 했던 이발사 친구의 속사정까지 듣게 된다. 그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고양이 몸에 들어간 조는 그동안 자신이 주변 사람들을 어떻게 대했고, 주변 사람들에 대해 몰랐던 점을 영혼22 덕분에 알게 된다.
그리고 옷을 수선하기 위해 엄마에게 찾아갔지만 엄마는 이미 조의 재즈 밴드 공연 소식을 알고 정직원 자리를 선택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 영혼 22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엄마를 설득하고 엄마는 조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리고 숨겨놨던 정장을 꺼내며 조가 입고 갈 수 있도록 즉석에서 수선을 해준다.
공연을 하러 가던 중 나무에서 떨어지는 단풍나무 씨앗을 본 영혼 22는 지구에 와서 자신이 직접 경험해보고, 맛보면서 삶의 기쁨을 알아가게 되고 더 경험해 보기 위해 조의 저녁 공연에 가지 않기로 하고 도망을 간다.
그 시간 회계사 테리는 누구의 영혼이 없어졌는지 찾게 되고 지구로 간 조와 영혼 22를 찾기 위해 지구로 내려와 있다.
영혼 22를 잡기 위해 따라가던 조는 테리가 둔 덫에 걸려 다시 '태어나기 전 세상'으로 돌아오게 되고 둘은 영혼의 모습으로 바뀐다.
태어나기 전 세상으로 돌아 온 영혼 22의 가슴에 붙어 있던 지구통행증은 완성이 되어 있고, 제리들은 영혼22 에게 축하해준다.
하지만 이를 본 조는 자신의 몸속에 들어갔기 때문에 자신의 경험과 취향으로 인해 음악을 좋아한다고 느꼈고, 여러 경험을 해 볼 수 있었던 거라며 소리를 지르고 영혼 22는 화가나 지구통행증을 조에게 던지고 사라진다.
조는 제리로 부터 Spark가 인생의 목적이 아니라 영혼이 살 준비가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임을 듣게 된다.
지구통행증을 주운 조는 지구를 향해 떨어지고, 그 순간 영혼 22는 자신의 Spark와 목적을 찾아야 한다고 혼자 중얼거리다가 길 잃은 영혼이 되어버린다.
지구로 돌아온 조는 도로테아에게 자신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후회할거라고 말하며 한 번 더 무대에 오를 기회를 갖게 된다.
그날 저녁 조는 최고의 연주 무대를 보이고 조의 꿈을 인정해준 조의 엄마도 공연을 보러 왔다.
그동안 그토록 원하던 무대에 서서 최고의 뮤지션들과 연주를 하게 되면 자신의 삶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해왔는데 그 꿈을 이룬 지금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도로테아가 들려주는 바다를 찾는 어린 물고기 이야기를 듣고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집으로 돌아간 조는 영혼 22가 모아놨던 피자조각, 도넛조각, 사탕, 단풍나무 씨앗들을 모며 무아지경의 상태에서는 길 잃은 영혼들이 가는 곳으로 가서 문윈드의 도움을 받기로 하고 피아노 연주에 몰입한다.
영혼 22에게 사과하고 싶었던 조는 문윈드에게 22의 소식을 듣지만 영혼 22는 잃어버린 영혼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조는 문윈드에게 도와달라고 한다. 영혼22는 오직 목적을 찾아야 한다는 것과 그동안 자신을 담당했던 멘토들이 쏟아냈던 온갖 나쁜 말들을 기억하며 자신은 아무것도 찾을 수 없고 해낼 수 없는 영혼이라는 생각으로 자신을 가치 없는 존재로 여기고 있었고, 그런 영혼 22를 쫓아가 조는 단풍나무 씨앗을 건냈다. 그러자 영혼 22는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고, 조는 사과를 한다.
그동안 조는 자신의 꿈과 삶의 목적은 재즈 음악이었고, 성공한 재즈 뮤지션이 되고 싶었지만 영혼 22를 보면서 삶에는 어떤 특정한 목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삶은 성공과 실패로 나누어 지는게 아니라 그저 매 순간 살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인생에서 의미와 목적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사실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은 바로 앞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영혼22는 조의 이야기를 듣고 용기를 내어 지구로 내려가고 조는 자신이 가야했던 '머나먼 세계'로 가던 중 제리를 만나게 된다.
제리는 조의 모든 행동이 그들에게 영감이 되었기에 다시 한 번 더 삶을 살 수 있도록 보상을 해주겠다고 한다.
정확한 숫자에 집착하는 회계사 테리는 한명이라도 빠진걸 안다면 다시 찾아 나설것이기 때문에 제리들은 몰래 테리의 숫자판을 바꾸고 조가 다시 지구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제리는 조에게 남은 삶을 어떻게 보낼거냐고 묻는다.
조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확실한 건 매 순간 순간을 살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영화는 끝이난다.
<영화 속 대사>어린 물고기가 있었어.
그 어린 물고기는 나이 든 물고기에게 다가가
"전 바다라고 불리는 엄청난 것을 찾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 때 나이 든 물고기는 "그건 지금 네가 있는 곳이야"라고 말했어.
그러자 어린 물고기는 "여기는 물이에요. 내가 원하는 건 바다라구요"라고 말했어.
그 작은 순간들이 삶을 살아갈 가치가 있도록 만들어 줬어.<리뷰>
픽사의 애니메이션인 '소울'은 누가 봐도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다.
사후 세계와 태어나기 전 세계를 보여주고, 그런 과정을 통해 삶의 목적 보다는 하루하루 순간에 감사하며 즐기며 살아가야함을 알려준다.
그리고 지구는 재미없고 지루한 곳이라며 수 천년 간 다시 태어나길 거부해온 영혼 22가 조의 몸에서 잠깐 경험해 본 것 만으로 지구에 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다시 태어나기 전 세계로 돌아갔을 땐 지구 통행증이 완성되어있다.
처음엔 지구통행증이 완성되는 마지막 Spark가 재능이나 지구에 가서 하고 싶은 일 등이라고 생각했는데 영혼 22가 지구에서 경험한 건 특정한 무엇을 하고싶은것이 아니라, 그토록 가기 싫어했던 지구가 아름다워보이고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는 거다.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멘토와 연결해 멘토링 과정에서 여러가지 직업들을 체험해보고 흥미나 열정을 가지게 되면 지구가 재미있는 곳이고, 지구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이런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하기 위해 그 많은 영혼들은 '태어나기 전 세계'에서 노력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영혼 22는 정말 지구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없었고 지구에 대한 기대감도 없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본 지구는 영혼 22의 생각보다 재미있고 살만한 곳이었다.
그리고 제리가 조에게 해준 삶의 목적이 Spark가 아니라는 말.
삶의 목적은 그냥 하루 하루를 잘 살아가는 것 같다.
누구나 알아주는 위한 업적을 이루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인생 최고의 목적인 것이라고 영화에서 말하는 것 같다.
처음 먹어보는 맛있는 음식에서도,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 새로 알게 된 모습, 주변에서 나는 소리들, 바람, 나무에서 떨어지는 씨앗 등 모든 것이 소중하고 재미있고, 즐겁고 내일을 살만하게 만드는 일들이다.
조가 영혼22를 멘토링 하기 전 자신은 멘토가 아니라고 밝히며 자신의 살아온 날들을 보게 되는데, 자신이 살아온 날들을 보면서 충격을 받는다. 정말 무의미 하게 인생을 살았다면서.....
그 장면을 보고 나도 무서워졌다. 나중에 내 인생을 돌아봤을 때 무의미한 인생이었으면 어떡하나 라는 생각에 말이다.
그래서 더욱 의미있게 하루하루를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했다.
'머나 먼 세계' '태어나기 전 세계' '유 세미나' '길 잃은 영혼' '스파크' 등 새로운 개념들이 많이 나온다.
삶에 대한 희망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사후세계와 전생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태어나기 전 영혼들은 동글동글 너무 귀여웠고, '태어나기 전 세계'의 대부분의 색체가 프리즘처럼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영혼들은 입체적인 3D로 표현되어 있고, 제리나 테리는 선으로 표현되어 있다.
제리가 조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양자물리학이 어쩌고 어디에나 있는데 누구나 알 수 있는 모습들로 보이기 위해 자신들이 원래는 형체가 없지만 형체를 갖춰서 보여주고 있다는 것처럼 말을 했었던것 같고, 모양은 다르지만 영혼들을 돌보는 사람들은 다 이름이 똑같은 제리 였다. 리뷰를 쓰다가 찾아보니 제리는 우주의 모든 양자화된 장의 총체라고 했다. 무슨 말인진 모르겠지만 영혼을 관리하고 그들이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 도와주는 역할이다.
조가 가는 이발소의 이발사는 수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딸의 병원비를 위해 최대한 돈을 빨리 많이 벌어야했고 이발사가 되었던 거다 그러나 그나 불행하지 않다고 한다. 손님과의 대화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직업에 대한 몰입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누구보다 즐겁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아마 이 이발사의 '태어나기 전 세계'에서의 Spark는 수의사가 되는 것이었겠지만 막상 지구에서 태어난 후 된 건 이발사였다. 이렇게 태어나기 전 세계에서의 스파크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고, 지구에 와서 어떻게 살 것인지 삶의 태도가 더 중요한 것을 이발사를 통해 보여준다.
그리고 성격 형성을 위해 다양한 감정도 경험해 보는 모습도 보인다.
조가 처음 '머나먼 세계'로 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머나먼 세계'로 떠나는 다른 영혼 들 사이에서 한국말이 들려 반갑기도 했고, 영화 속 뉴욕의 모습에서 한글 간판도 있었다.
픽사에서 23년을 준비한 새로운 세계관이라는 기사를 봤는데 픽사는 단 하나의 작품도 허투로 만들어 내는 게 없는 것 같다.
마지막 쿠키 영상은 있다.
보고 나면 허무하지만 안 보면 찝찝해서 본다는 쿠키 영상 일 정도로 허무하지만 궁금해서 안볼수가 없었다.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10분정도를 기다렸고, 엔딩 크렛딧이 올라가는 동안 '태어나기 전 세계'의 어린 영혼들이 중간 중간 나와서 춤을 추기도 하고 구르기도 하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기다렸다.
그리고 마지막 쿠키 영상엔 회계사 테리가 나온다.
"Hey! movies over.
Go Home!"
이라고 말하고 끝난다.
10분 기다렸지만 테리가 말하는 건 5초? ㅋㅋㅋㅋㅋㅋ
영화 시작 전 보여주는 '토끼굴'애니메이션도 너무 귀여웠다.
대화는 한 마디도 없지만 땅 속에 각자의 집을 살고 있는 동물들이 나오는데 토끼는 조금만 이동하면 연결되는 땅속 집이 아니라 자신만의 독립된 집을 갖고 싶어서 땅 속 깊이 깊이 파다 보니 물이 지나가는 길까지 파 내려가게 된다. 물이 지나가는 길이 터지면 땅 속에 살고 있는 동물들이 위험해 진다는 것을 알고 토끼는 가장 무서워 하던 오소리에게 가서 도움을 요청하고 오소리의 큰 소리에 땅 속에 살던 동물들은 다 모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실수로 일어난 일에 토끼는 미안하고 부끄러워 오소리 뒤로 숨지만 오소리는 토끼에게 직접 말하게 하며 토끼를 동물들 앞으로 내보낸다. 토끼는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동물들은 힘을 합쳐 물길을 다른 곳으로 유도하기 위해 땅을 호수 근처로 파낸다. 물에 잠길뻔한 토끼를 구해주기도 하면서 무사히 물길을 호수까지 파내게 되고 땅 속 동물들은 안전해 진다.
도움을 받은 토끼는 사실 자신의 집을 만들고 싶어서 그랬다는 듯 집 설계도를 동물들에게 보여주고 동물들은 토끼를 도와 설계도를 다시 만들고 토끼의 집도 함께 만들어 준다.
잠깐의 이야기해서도 협동과 서로 돕는 따뜻함을 보여준다.
반복되는 일상과 특별할 것 없는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면
#영화소울 을 보면서 새로움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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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3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이성진 감독 X 스티븐 연 배우의 <성난 사람들> 에미상 싹쓸이!
<성난 사람들>은 미국 내 계층에 따라 다른 동양계의 삶과 현실적인 인생 역경들을 표현한 드라마로 4월 공개된 직후 넷플릭스 시청 시간 10위 안에 5주 연속 이름을 올리며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한 작품입니다.
동양인, 한국계 배우들이 주조연으로 카카오톡, 한국어, 한인교회, 설렁탕, 라면등 한국적 요소의 등장은 물론 작품 초반 등장인물의 자살 충동은 이성진 감독이 실제로 겪었던 감정을 녹여낸 작품이라고 밝혔습니다.
스티븐 연은 봉준호 감독의 <옥자> 이창동 감독의 <버닝>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등 한국영화에서 뛰어난 연기를 선보이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왔습니다. 이번 <성난 사람들>로 에미상의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한국계 배우로서의 입지를 넓힌것 뿐만 아니라 글로벌 영화계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는데요.
세계의 주목을 받는 한국의 문화, 오늘의 씨네뉴스 시작합니다.
<내부자들> 할리우드 영화 리메이크
<서울의 봄>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가 <내부자들> 할리우드 리메이크를 직접 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제작사에서는 <내부자들> 프리퀄을 시리즈물로도 준비하고 있으며 할리우드 영화 리메이크 작업과 OTT
시리즈물 작업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라 했습니다.
최민식 주연 <파묘> 베를린영화제 간다
최민식 주연 영화 <파묘>가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됐습니다. 동일한 포럼 섹션 선정작 부문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김태용 감독의 <만추> 김지운 감독의 <장효, 홍련>등이 초청된 적이 있으며 <파묘>는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그리고 무속인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습니다.
<성난 사람들> 에미상 8관왕
한국계 연출가, 한국계 배우, 한국계 제작진이 뭉쳐 만든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성난 사람들>이 에미 시상식 리미티드 시리즈에서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 감독, 각본, 남우주연, 편집, 의상, 캐스팅상을 받았습니다. 한국계 한국인 연출가가 만든 작품이 에미에서 작품과 각본상을 받은 건 이번이 최초였고 주연 스티븐 연이 남우주연상을, 앨리 웡이 여우주연상을 차지했습니다.
한국영화 100편이 명대사 만난다. 영상자료원 '대사극장' 전시
한국영상자료원에서 16일부터 오는 5월 18일까지 ‘대사극장-한국 영화를 만든 위대한 대사들’을 연다고 밝혔습니다. 1950~2020년대 제작된 한국 영화 속 대사를 통해 약 80년간의 한국영화사를 조명하는 전시로 100편의 한국 영화 속 대사를 아름다운 영상으로 풀어낸 ‘대사극장’을 선보인다고 합니다.
<서울의 봄> 역대 한국 영화 7위 등극
<서울의 봄>이 역대 한국영화 흥행 TOP7위에 올라섰습니다. 역대 전체 박스오피스에는 <7번방의 선물> <알라딘> <암살>을 뛰어넘으며 10위에 등극했습니다. 개봉 9주차에도 후발주자로 개봉한 <노량>을 제치며 흥행 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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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무뢰한>, 아니면서 무뢰한 척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아라, 씨발년아."
자신을 칼로 찌른 여자가 있다. 그런데도 그 칼을 꽂힌 채로 그는 그녀를 위한 새해 덕담을 내뱉는다. 이 영화의 느낌은 마지막 대사 하나로도 충분하다. 아니다. 포스터처럼 어스름한 새벽녘의 피곤한 두 얼굴로도 충분하다. 왜 이 영화를 다시금 찾았냐고 묻는다면 그런 날이라서 그랬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데, 담배 연기를 맡고 싶은 날이라서. 다들 그러다 담배를 시작한다고 하지만 그러지 않을 거라는 건 알고 있다. 담배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연기를 좋아하는 거니까. 담배연기가 공기 중으로 흩어지는 게 보고 싶은 날이었다. 저 대사 같은 말을 해주고픈 사람이 떠올라서일 수도 있다. 처음 봤을 땐 영화의 결말이 정말 '영화'같다고 생각했었다. 뭉근하게 피어오른 담배연기에 자욱하게 빠져있다가 저 결말을 보고선 갑자기 담뱃재가 왈칵 쏟아져내린 기분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먼 얘기도 아니더라. 정말 미운데, 그래도 정이 몽당 떨어질 만큼은 미워할 수 없는 사람. 온갖 상처를 받고도 그래도 잘 살았으면 좋겠단 생각이 드는 사람. 기분이 무척이나 나쁘지만 가끔 궁금은 한 사람. 그런 사람이 한 명쯤은, 내게도 있을 수 있다는 걸 늦게 깨달은 탓이리라.
앞서 드라마틱한 마지막 애증의 한 마디를 남긴 이는 어딘가 비뚤어진 형사 정재곤이다. 정의구현은 무슨,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법의 테두리를 왔다 갔다 한다. 그는 형사가 두려워해야 할 건 범죄자와 구분이 되지 않는 순간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미 범죄를 저지르려는 의도가 없다는 것뿐이지, 그의 수단과 방법은 범죄자와 다를 것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어딘가 헛헛해 보이는 살쾡이나 표범 같다. 그는 가장 빠른 루트로 가기 위해서라면 가장 잔인해질 수도 있다. 누군가의 약점을 빠른 시간 내에 파고들어 사건을 해결하는 사람이다. 오죽하면 그가 유명세를 떨치게 된 것이 돼지발정제를 써서 용의자의 애인에게 자백을 얻어 사건을 해결한 것일까. 그러나 그는 그걸 자랑스러워하지는 않는다. 씁쓸한 표정으로 적당히 찌들고 풀어진 눈으로, 삐딱한 걸음걸이로 그는 그의 앞에 놓인 모든 하루를 걷고 있다.
김혜경은 열쇠 7개 있는 집에 들어갈 수도 있었던 단란주점 사장이다. 남자 때문에 인생 종친 케이스라고 모두가 인정. 회장님 세컨드로 잘 나갈 수도 있었는데 그 부하와 엮이는 바람에 인생이 피곤해졌다. 그가 재곤을 만나게 된 건 그녀의 애인이 자신을 괴롭히던 남자를 죽였기 때문이었다. 그녀에게 남자란 어떤 존재일까. 권력과 자리에 따라 자신을 유흥거리나 정복지쯤으로 여기는 한량이나 게임중독자일까. 확실히 그녀는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지는 매력이 있고 그 매력을 잘 쓸 줄도 안다. 그러나 늘 여유로운 웃음을 안고 모두를 대하는 그녀라도 실상은 그녀만큼 외롭고 허망한 인생도 없을 것이다. 기껏 마음을 붙였던 애인은 이제 도망자가 되어 자신을 돈줄로 써먹고 있다. 돈과 남자는 그녀에게 등짝을 쳐주고 싶은 원수가 아닐까. 남자에게 돈을 벌어 남자에게 돈을 쓴다. 게다가 지금은 범죄자의 애인이라니. 그냥 다 버리고 떠나오기엔 그것들이 그녀의 팔목을 붙잡고 발목을 족쇄에 가둔다. 흘러넘치는 건 술이요, 오도독거리는 건 얼음뿐이라. 까무룩 술이 취해 아침에 잠이 들고 밤에 펼쳐지는 아득바득한 인생이다.
영화의 제목처럼 거의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무뢰한이다. 신기한 건 주인공인 재곤과 혜경이 가장 무뢰한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점이다. 오히려 재곤과 혜경을 묶어두고 있는 주변 인물들이 더 피도 눈물도 없는 무뢰한에 가깝다. 주인공인 재곤과 혜경의 공통점이 있다면 빈틈 있고 어딘가 짠하다는 것. 무뢰한 비스무리 사는 중인데 고민이 많다는 것. 인정사정 볼 것 없을 것 같은 재곤은 사실 자존심과 연줄 사이에서, 자신의 감정과 직업의식 사이에서 고민한다. 돈이나 받아먹는 부패한 형사가 되고 싶지 않아 성질을 부렸더니 고작 그의 스폰서가 보낸 금액은 정확히 48만원. 얼척이 없다. 범인을 잡을 때 몸 성치 않게 끝내 달라면서 형사 같지 않은 요구를 하는 건 선배 형사다. 그의 몰골이 짠하다. 그는 선배님의 '내 사람이 맞냐'는 질문에 토해내듯 대답을 했고, 적은 액수의 뇌물을 확인하고 돌려주기 전 허탈한 듯 히죽거린다. 돼지발정제를 쓸 수도 있는 무자비한 형사로서의 그의 모습은 어떠면 그가 속한 교양 있는 무뢰한들의 산물일지도 모른다.
혜경 역시 보다 보면 저렇게 짠할 수가 없다. 뭐하고 살았냐고 물으면 빚 받으러 다니고, 빚 갚으러 다녔단다. 인생의 뭔 빚이 그렇게나 많은지 모르겠다. 범죄자 애인은 몇 천이 누구 집 애 이름 같나 보다. 그의 소식에 혼자 마음 졸이고 그를 위해 준비한 음식을 버리는 그녀의 모습에 숨어 지켜보는 재곤의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혜경이 궁여지책으로 외상금을 받으려 돌아다니는 모습은 당당하고 가냘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당당함으로 무장했던 그녀는 웃으면서 돈을 받아내다가 결국은 술집 외상 때문에 인생 종 치고 싶냐며 사정하면서도 나 김혜경이라면서 힘들게 자존심을 지켜내고 있었다. 이런 생활이 익숙해진 듯한 것이 마음 아픈 사람.
둘은 서로를 믿지 않는다. 진심인 듯 아닌 듯 서로를 속이고 있다. 그것이 무뢰한들의 세상에 걸맞는 삶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믿으면, 속으면 바보같이 당하는 세상이니까. 그러나 은연중에 드러나는 상대의 모습에 흔들리고 만다. 의심 가득했던 그녀는 재곤을 완전히 믿지 못해도 그가 보이지 않으면 궁금해하고, 사건을 위해서 혜경을 이용하려 했던 재곤은 혜경이 다칠까 배려해주고도 아무 일도 모르는 척한다.
그들의 진심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이 서로를 가장 속여야 하는 순간에 드러난다. 진심과 거짓의 경계에서 그들은 사랑 비스무리한 걸 하고 있다. 혜경이 돈을 위해 재곤(그녀는 그를 '영준'으로 알고 있지만)을 유혹해야 하고, 재곤은 범인 검거를 위해 그 유혹을 알고 짐짓 모른 척 받아들이는 순간. 재곤이 그녀가 자신의 약점이라고 말하고, 그녀가 아끼던 목걸이를 다시 전당포에서 찾아와 내려두는 순간. 지금 애인이고 뭐고 버리고 자신과 살면 안 되냐는 재곤의 말에 진심이냐, 고 물으며 흔들리던 혜경의 눈. 에이, 그걸 믿냐 하며 어설프게 둘러대는 그의 말에 끝내 숨기지 못하는 그녀의 씁쓸한 눈빛과 미소.
혜경이 어처구니가 없는 건 결국 그렇게 자신을 흔들어 놓았던 재곤의 모든 것이 거짓이었기 때문이다. 이름부터 자신이 알던 '이영준'이 아니라잖나. 자신의 애인을 한 방의 총알로 날려 보낸 것보다도 아무것도 몰랐던 것에 '나 김혜경이야'라는 말처럼 지켜오던 자존심이 와르르 무참히 쓸모 없어져 버려서. 아무것도 믿지 말았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이번에는, 그는, 그래도 자신에게만은 다르지 않을까 기대했던 자신에게 분노한 것이리라. 그녀의 집주소며 모든 정보를 알면서 정작 그녀는 그의 아무것도 제대로 안 것이 없다는 것에, 겪을 만큼 겪어봤다 생각했는데 이토록 무방비했던 자신이 비참하고 자존심 상해서. 충격보다 분노와 배신감에 치를 떠는 것이리라. 그 총알로 날렸던 건 애인의 심장만은 아니겠지.
재곤은 사과하지 않는다. 그녀에게 찾아와 나는 형사고, 내 일을 했을 뿐이라고, 그녀를 상처주려 했던 게 아니라고 할 뿐이다. 재수 없다. 술을 팔 때보다 더 구차하게 마약을 놔주며 살고 있는 혜경을 찾아가 한다는 소리가 고작. 그녀를 그 굴레에서 벗어나게 도와주면서도, 처량 맞게 집 앞에서 하루 종일 비나 맞고 있으면서도,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어쩌면 혜경에게 필요한 건 그 한마디일 텐데. 미안하다고, 다시 곁에 있어달라고. 한번 안아주면 될 텐데.
세상이, 영준이, 아니 영준이라고 믿었던 재곤이 그녀에게 무뢰한이 되라고 가르쳤으니 그녀는 그녀대로 '무뢰하게' 그를 꼭 안아 칼로 찌르고 만다.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이다. 그녀에겐 진짜 이름이 뭐 건간 그는 여전히 그의 애인 준길의 이상한 감방 친구로 그녀 눈 앞에 등장했던, 이영준이다. 그를 보고 싶었던 마음, 한번 꼭 안고 싶은 마음, 왜 비를 맞고 있냐며 묻고 싶은 마음이 한 켠. 그래도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나. 나의 애인을 다리 하나 팔 하나 병신 만드는 것도 아니라 심장에 총알을 박아야만 했나. 나에게 했던 모든 말 그것도 거짓이었냐. 묻지 못한 그 야속함과 증오, 배신감이 한 켠. 그렇게 마음이 한 켠 한 켠 쌓인 뒤섞인 행동이다.
그러나 거기서 알 수 있다. 그렇게 무뢰한같이 칼을 찌르고 나서 공포와 두려움에 사로잡힌 혜경의 모습에서. 애초에 그렇게 모진 사람이 못된다는 걸. 혜경은 무뢰한이 아니며, 될 수도 없는 사람이란 걸. 재곤 역시 그 칼을 맞고도 유유히 경찰차도 보내고 꾸역꾸역 아파하며 길을 걸어 내려오는 걸 보면. 죗값이다 하고 받아들이는 거 보면. 그 역시 무뢰한이 아니라는 걸. 차라리 아주 못돼 쳐 먹은 사람들이었으면 좋았을 걸. 무뢰한이 아닌 그들이 주변 사람처럼, 세상처럼 무뢰하게 살아보려고 아등바등하고 있다.
영화는 대문짝만 하게 자신을 하드보일드 멜로라고 말한다. 세상이 녹록지 않다. 잘 믿어서도, 진심을 잘 들켜서도 안 되는 것이다. 형사인 재곤에게는 범죄자가 애인과 한바탕 나뒹굴고 있는 소리를 엿들으면서도 도시락을 아무렇지 않게 넘겨야 하는 것이고, 혜경에게는 한 때는 자기 발 밑 같았던 사람이, 겉만 번지르르한 사람이 자신을 은근슬쩍 더듬고 희롱해도 감정을 숨기고 웃음을 살짝 지어 보여야 하는 것이다. 그 안에 사랑이란 게, 웃음이란 게 있지만 한 군데씩 비틀려 있다. 뾰족한 송곳 같은 사랑, 우스꽝스러운 웃음 같은 것. 그와 그녀의 사랑이 시작된 순간을 꼽자면 언제일까. 그건 그녀가 그가 구구절절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따졌을 때가 아닐까. 어설픈 그의 거짓말에 그녀가 날카롭게 파고들었을 때, 그러고도 그가 예리하네, 하면서 뻔뻔하게 웃어넘겼을 때. 그럼에도 서로가 밉지 않았던 순간. 밤도 아침도 아닌 그 어스름한 새벽에 무뢰한이 아닌 이들의 '무뢰한' 사랑이 시작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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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에버 퍼스트 러브 - 가치관이 맞지 않는 사람과 함께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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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은 배급사 [콘텐츠패밀리]와의 저작관 협의를 통해 제작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작품 [포에버 퍼스트 러브]는 12월 9일 개봉하는 드라마, 로맨스 영화인데요!
여러분들은 가치관이 맞지 않는 사람과 맞춰가며 관계를 이어나간 적이 있나요?
오늘 이 두 남녀는 보다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로맨스를 보여주며
서로 충돌하고 화해하기를 반복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무엇보다 어른들을 위한 솔직한 로맨스라는 점이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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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가디슈」 서프라이즈 나올 법한 '충격실화' 정리 그리고 영화정보 + 뇌피셜ㅣ모가디슈 예고편ㅣ모가디슈 김윤석 조인성ㅣ모가디슈 1차 예고편ㅣ
? '모가디슈' 영화 예고편 분석 및 정보
- 실화바탕 원작소설 '탈출' 대한민국 외교사 논픽션
- 소말리아 내전 그리고 수도 모가디슈 전투 역사
- '군함도' 류승완 감독 신작 영화
- 1991년 1월 소말리아 대사 강신성 씨의 이야기 재구성
- 조인성, 김윤석 주연 실화 영화
- 결말포함 영화리뷰 아님- 모가디슈 영화정보
장르: 드라마, 액션
감독: 류승완
각본: 류승완
제작: 강혜정
출연: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김소진, 정만식, 구교환, 김재화, 박경혜 외
촬영: 최영환
조명: 이재혁
편집
미술
음악
의상
주제곡
촬영 기간: 2019년 11월 ~ 2020년 2월
제작사: 대한민국 외유내강, 덱스터 스튜디오, 필름케이
배급사: 대한민국 국기 롯데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대한민국 국기 2021년 7월
화면비
상영 시간: 121분
제작비: 240억 원
- 시놉시스
내전으로 고립된 낯선 도시, 모가디슈
지금부터 우리의 목표는 오로지 생존이다!대한민국이 UN가입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시기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는 일촉즉발의 내전이 일어난다.
통신마저 끊긴 그 곳에 고립된 대한민국 대사관의 직원과 가족들은
총알과 포탄이 빗발치는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북한 대사관의 일행들이 도움을 요청하며 문을 두드리는데…목표는 하나, 모가디슈에서 탈출해야 한다!
- 캐릭터
대한민국 대사관
한신성 대사 (김윤석 분)
강대진 참사관 (조인성 분)
김명희 (김소진 분)
공수철 서기관 (정만식 분)
조수진 대사관 사무원 (김재화 분)
박지은 대사관 막내 사무원 (박경혜 분)
북한 대사관
림용수 대사 (허준호 분)
태준기 참사관 (구교환 분)
2021년 개봉예정인 대한민국의 영화. 류승완 감독의 11번째 연출작.
1991년 소말리아 내전으로 인해 고립되어 버린 남북대사관 공관원들이 목숨을 걸고 함께 탈출했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영화 제목이 캐스팅 과정에서는 '탈출' 이라는 가제로 알려졌으나, 이후 '모가디슈'로 확정되었다.
2020년 여름 성수기 개봉작품으로 준비중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봉이 1년 가까이 지연되었다.
영화의 배경은 소말리아 모가디슈지만 현재까지도 위험이 발발한 지역인지라 실제 촬영은 모로코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모가디슈 #모가디슈예고편 #모가디슈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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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피그> 런칭 예고편
이름을 버린 남자 '롭'이 사라진 트러플 돼지와 인생의 가장 소중한 것을 되찾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담은 마스터피스 드라마 [피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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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장화신은 고양이 : 끝내주는 모험> 컴백 예고편
위풍당당 레전드의 귀환? 올 가을은 작고 멋진 친구들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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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닥터 스트레인지2> 대혼돈이 아니라 광기의 멀티버스인 이유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갑작스레 꿈에서 깨어난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그는 멀티버스를 암시하는 듯한 꿈의 내용을 걱정하면서도 오랜 동료이자 친구였던 '크리스틴 팔머(레이첼 맥아담스)'의 결혼식에 참석한다. 끝내 사랑으로 이어지지 않은 크리스틴과의 관계를 곱씹던 중, 괴생명체가 급습하자 '웡(베네딕트 웡)'과 함께 전투를 벌인 그는 전투 도중 꿈에 등장했던 소녀 ‘아메리카 차베즈(소치틀 고메즈)'를 만난다. 그녀로부터 멀티버스가 실재하며 멀티버스를 넘나들 수 있는 아메리카의 능력을 뺏는 존재가 있다는 소식을 들은 닥터 스트레인지는 과거의 전우이자 마법에 통달한 또 다른 히어로 '완다 막시모프(엘리자베스 올슨)'를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그러나 스칼렛 위치로 각성한 완다는 자신의 목적을 이유로 그의 부탁을 거절하고, 닥터 스트레인지는 완다로부터 아메리카를 지키기 위해 멀티버스를 넘나드는 싸움에 나선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2016년에 나온 <닥터 스트레인지>의 속편으로, 멀티버스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이후 개봉하는 첫 MCU 영화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닥터 스트레인지 2>를 기대하는 시선과 분위기는 특히 '멀티버스'에 집중되어 있었다. 실제로 개봉 전 수많은 팬들은 <노 웨이 홈>이 그랬듯이 이번 작품도 특급 '카메오'를 선보일 거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작품은 멀티버스에 방점이 찍힌 영화가 아니다. 실제로 영화는 '닥터 스트레인지가 스칼렛 위치의 추적을 피해 아메리칸 차베즈를 보호한다'는 핵심 플롯에 충실하다. 즉 이 작품 속 멀티버스는 그저 공간적 배경이고, 카메오는 말 그대로 카메오에 불과하며 단지 멀티버스를 오가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이야기를 보여줄 뿐이다. 그 대신 <닥터 스트레인지 2>는 부제인 멀티버스에 붙은 대혼돈, 정확히 말하면 '광기(madness)'에 주목한다. 다시 말해,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닥터 스트레인지가 광기를 마주하며 겪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마주한 두 가지 광기
그렇다면 영화 속 그 광기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나 스칼렛 위치다. 자신이 만든 환상의 공간에서 자신의 마법으로 만들었던 쌍둥이 아이들과 함께하는 삶을 누렸던 완다 막시모프. 그녀는 자신의 환상이 파괴되고 연인이었던 비전에 이어 그 아이들마저 잃는다. 이후 어둠의 마법서인 다크 홀드에 의해 타락한 그녀는 쌍둥이 아이들을 다시 만나려는 광기에 휩싸인다. 그래서 그녀는 다른 우주의 쌍둥이들을 데려와 자신의 가정을 완성하는 꿈을 꾸고, 이를 위해 멀티버스를 오가는 능력을 지닌 아메리카 차베즈를 사로잡아 그녀의 힘을 빼앗으려 든다. 이는 세계와 우주의 수호자인 닥터 스트레인지가 용납할 수 없는 행위이자 위협이며, 따라서 스칼렛 위치는 누가 보더라도 닥터 스트레인지가 마주해야 할 위협적인 광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닥터 스트레인지가 직면한 광기는 외부에만 있지 않다. 그의 내부에도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소재가 바로 꿈이다. 흔히 꿈은 잠재의식의 표현이라고 여겨진다. 깨어 있는 동안 자아나 의식이 미처 깨닫거나 인식하지 못한 경험이나 불안감, 심지어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무의식이 형상화한 것이 꿈이다. 영화는 이러한 꿈의 특성을 멀티버스와 결부시킨다. 영화에서의 꿈은 멀티버스 속 자신을 볼 수 있는 통로다. 따라서 멀티버스에 존재하는 자신을 만나는 것은 결국 본인 내면의 또 다른 자기 자신을 만나는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멀티버스를 돌아다니며 다른 여러 닥터 스트레인지를 만나는 여행은 닥터 스트레인지 본인이 애써 누르고 억압하고 있던 무의식에 속한 본인 모습을 만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는 멀티버스 여정에서 처음으로 도착한 세계에서 그가 잊으려던 크리스틴과의 추억을 다시 보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그에게 내재되어 있던 광기가 다양한 형태로 발현된 결과물이 멀티버스의 닥터 스트레인지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는 대의를 위해 희생을 정당화하고, 옳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하며, 사랑하는 이를 차지하려고 세계를 파괴하는 스트레인지를 마주한다. 당장 크리스틴의 결혼식에 참석한 닥터 스트레인지의 모습과 대사를 보면 다른 우주 속 본인이 될 가능성이 은연중에 보이기도 한다. 그렇기에 닥터 스트레인지의 멀티버스 모험은 완다의 광기를 마주하는 여정이자, 동시에 자기 자신의 광기를 대면하고 그 광기가 자신을 잠식하지 못하게 하는 내적 여정이다. 그러다 보니 작중 닥터 스트레인지보다 완다가 더 능동적으로 사건을 주도하는 인물로 묘사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그녀의 광기는 이미 드러나 있는 상태이지만, 닥터 스트레인지의 것은 아직 탐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모습만 다를 뿐 결국 공통적으로 광기를 품고 있는 두 주역의 초반부 대화에 유달리 '이성적'이라는 표현이 많이 등장하는 것 역시 사뭇 의미심장하다.
거울로서의 멀티버스
이에 더해 멀티버스는 두 광기가 해소되는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멀티버스는 단지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통로일 뿐만 아니라, '나'를 볼 수 있는 거울과도 같기 때문이다. 거울을 보는 행위는 거울에 반사된 '나'의 상을 보는 것이다. 이때 거울은 '나' 혼자의 힘으로는 알 수 없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따라서 거울을 보는 행위는 자기 자신의 외관이나 정체성을 재고하고 반성할 기회를 잡는 일이다. 그런데 거울에 비치는 상은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는 못한다. 언제나 좌우가 바뀌어 있으며, 거울의 표면에 따라서 형태가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나'는 거울 안에서 자신의 모습과 유사하나, 동일하지는 않은 또 다른 주체를 만난다. 이때 '나'에게 그 주체는 하나의 대상이고, 그 주체의 입장에서도 '나'는 하나의 대상이다. 그렇기에 '나'는 거울 속 자신을 통해 타인을 만나고,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다시 찾을 수 있다. 이는 덴마크의 설치 예술가 올라퍼 엘리아슨이 거울을 두고 평행세계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고 말한 이유이기도 하다.
닥터 스트레인지에게는 멀티버스가 바로 그 거울이다. 다른 세계의 자기 자신으로부터 본인이 내재한 광기의 위험성을 깨달은 그는 그들이 먼저 간 길을 따르면서도 또 다르게 걷는다. 전편들에서 알 수 있듯이 본래 닥터 스트레인지는 대의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희생을 감수하거나 금지된 규칙을 깨는 데에 주저함이 없었다. 1편에서 그는 금지된 타임 스톤의 힘을 적극적으로 이용했고,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에서는 더 큰 계획을 위해 타노스에게 타임 스톤을 내주며 많은 이들의 희생을 감수했다.
하지만 멀티버스라는 거울을 통해 다른 세계의 스트레인지가 대의를 위한 희생을 택하거나 어둠의 마법에 기댔는데도 실패하는 모습을 제삼자의 시점에서 객관적으로 목격한 스트레인지는 이전과 다르다. 독선적인 성격을 잠재우고 다른 이들을 믿으며, 좋은 결과는 물론 옳은 과정도 같이 추구한다. 그 덕분에 그는 자신의 독단이라는 광기가 낳았던 죄책감과 그로 인한 행복의 부재로부터 탈피하는 데 성공한다. 그렇기에 닥터 스트레인지가 소서러 슈프림인 웡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는 장면은 유머스러운 대목이기도 하지만, 그가 드러나지 않은 광기를 통제하며 한 단계 성숙해졌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광기의 멀티버스인 이유
같은 맥락에서 보면 멀티버스를 건너오는 완다의 공포스러운 추격전에도 다른 의미가 있다. 완다는 닥터 스트레인지 외에 꿈에서 멀티버스를 볼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러므로 그녀에게도 멀티버스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통로이자 동시에 거울이다. 즉, 그녀의 여정은 단지 아메리카 차베즈를 쫓는 것이 아니라, 스칼렛 위치라는 정체성 밑에 가려진 나머지 더 이상 현실의 자기 모습이 아닌 완다의 의식을 깊은 내면에서 끌어올리는 여정인 것이다.
초반부와 후반부의 완다가 처한 상황을 대조하면 그 의미가 더욱 명확해진다. 카마르 타지에 진입하려던 완다는 닥터 스트레인지에 의해 미러 디멘션에 갇힌다. 그는 완다를 수많은 거울로 가득한 방에 가두어 놓으면서 그녀로 하여금 스칼렛 위치가 된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게 만들려 하나 이는 효과를 보지 못한다. 반면 후반부에 스칼렛 위치는 멀티버스의 완다를 마주 본다. 멀티버스라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깨닫고 타락해버린 현재의 모습을 깨닫는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다른 우주의 자신의 모습에 비추어 같은 함정에 빠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것처럼.
이는 완다가 사용하는 다크 홀드의 대척점에 있는 '비샨티의 책'이 맥거핀으로 활용되는 이유다. 닥터 스트레인지와 완다의 대립은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니라, 각자 품고 있는 광기를 어떻게 직시하고, 수용하고, 통제할 것이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다른 우주의 자신에게 빙의하는 흑마법 '드림 워킹'을 시전 한다는 점에서 둘은 다를 게 없지만, 그보다는 마법의 목적과 결과가 무엇이냐가 더 중요한 차이점인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영화의 부제를 '광기의 멀티버스'가 아니라 '대혼돈의 멀티버스'로 번역한 선택은 캐릭터의 서사에 집중한 의도와 멀티버스라는 소재에 숨겨져 있는 의미를 부각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다.
양날의 검인 광기의 멀티버스
이처럼 광기로 가득 찬 내면을 여행하는 통로이자,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게 만드는 거울인 멀티버스. 다만 멀티버스의 활용은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우선 완다의 광기를 강조시킨 결과 자칫 올드할 수 있는 샘 레이미 감독 특유의 호러 영화적 요소가 MCU에 잘 녹아든 것은 장점이다. 닥터 스트레인지 일행을 쫓는 터널 장면이나 프로페서 X와의 전투에서 다수의 점프 스케어를 동원해 완다의 집착이나 광기를 살려내는 것이 대표적이다. 스칼렛 위치의 압도적인 힘을 잘 묘사한 이 장면들은 인간이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파멸되는 공포감인 코스믹 호러를 부각하는데, 이 대목이 MCU의 클리셰를 비틀면서 신선한 충격을 주기 때문이다. 그간 MCU의 빌런들은 제모 남작이나 미스테리오, 알렉산더 피어스와 같은 반전형 빌런인 경우가 많았다. 반면에 광기로 가득한 완다는 초반부터 빌런으로 등장해 영화의 분위기를 장악해 버린다.
다만 멀티버스와 관련된 인물들의 서사가 평면적이라는 문제를 피하지는 못한다. 작중 멀티버스가 본질적으로 수단과 배경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메리카만 해도 그녀의 과거사가 잠시 모습을 비추지만, 그녀의 역할은 두 주연의 내면을 살피는 멀티버스를 여는 데 한정된다. 그래서 그녀는 철저히 수동적으로 묘사되며, 본격적인 서사는 다음 기회를 기약할 수밖에 없다. 다른 우주의 히어로들 역시 같은 이유로 등장할 때의 임팩트에 비해 초라하게 퇴장하기를 반복한다. <노 웨이 홈>과 달리 본 작에서는 카메오가 단순한 일회성 팬 서비스로 낭비되는 듯한 인상이 강한 것이다. 또 멀티버스 속 인물들을 가볍게 소비하는 것은 그간 영웅의 죽음과 희생의 가치를 중시했던 MCU의 접근법과는 괴리가 있다. 달리 말해 '광기의 멀티버스'만으로 호러 영화와 MCU의 간극을 메우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호러물 클리셰대로 안일하게 방심한 인물들이 단숨에 죽는 전개가 남발되거나, 스토리 전개에 있어서 우연적 요소가 적지 않은 것은 미흡한 봉합의 또 다른 증거나 다름없다.
한편 멀티버스라는 소재에 매몰되지 않았다는 장점과는 별개로 단독 영화로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 있다. 액션이 대표적이다. 닥터 스트레인지를 상징하는 액션이라면 미러 디멘션을 활용한 화려하고 기하하적인 공간 왜곡을 꼽을 수 있는데, 이러한 연출이 완다를 상대할 때를 제외하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마블은 토르,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의 성장을 위해 제각기 묠니르, 슈트, 방패를 제거한 전적이 있다. 다만 이후 더 강력한 능력이나 무기를 획득해 히어로 영화다운 액션을 보여준 것과 세 히어로와 달리, 닥터 스트레인지에게서는 그러한 외적인 변화를 찾을 수가 없다. 이는 미러 디멘션을 활용한 연출이 주제와 메시지를 잘 살려낸 것과 무관하게 히어로 영화로서 실망스러운 측면이다.
또한 디즈니+의 독점 드라마인 <완다비전>과의 연계가 매우 강해 진입 장벽이 높아진 점도 지적될 만하다. 영화가 닥터 스트레인지와 완다의 심리를 묘사하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을 고려하면, 완다의 성장과 변화를 깊게 다룬 <완다비전>의 내용을 모를 경우 2시간의 러닝타임은 물음표로 가득 찰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이번 작품뿐만 아니라 앞으로 모든 마블 영화가 마주할 문제이기에, MCU로서는 적잖은 과제를 떠안은 셈이다. 결국 광기에 물든 두 히어로의 이야기에 철저히 초점을 맞춘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기대한 바에 따라 장단점과 만족도가 극단으로 갈릴, MCU 페이즈 4의 또 다른 문제작으로 막을 내린다.
A(Acceptable, 무난함)
멀티버스 파티에 매몰되지 않으려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한 수, 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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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신경쇠약 직전의 뱀파이어(2014)> 리뷰
다비드 뤔 감독의 <신경쇠약 직전의 뱀파이어(2014)>는 할리우드에서 그려내는 신세대 뱀파이어 -인간 흡혈을 거부하거나, 인간 사회를 동경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려 하는-와 달리 고딕풍 유럽 전설의 냄새를 잊지 않은 작품이다. '노스페라투(Nosferatu)'라는 별칭까지 활용하며 지극히 전통적인지라 현대에 이르러선 오히려 잊히고 만 뱀파이어의 전승을 구현한다. 마늘을 기피하거나, 강박적으로 숫자를 세고 관 속에서 잠들며, 햇볕을 피해야 한다던가, 누군가의 장소에 들어가기 전 반드시 허락을 받아야만 하는. 그러면서도 감독은 뱀파이어에게 숙명적으로 따라오는 '떠도는 자'의 운명을 삭제하고 범접 불가능한 초월자의 모습 대신 병적인 모습을 의도적으로 강조함으로써 영화의 무게를 반감시켰다. 이에 <신경쇠약 직전의 뱀파이어>는 가벼운 코미디로 즐기는 데에도 무리가 없을 뿐만 아니라 뱀파이어 소재를 다룬 여타 다른 작품처럼 인간 존재/주체에 대한 인식론적 담론 위에서 이해해도 괜찮을 듯하다.
이미지 출처: IMDb이야기의 골자는 이렇다. 수백 년을 살아온 뱀파이어 폰 쾨즈뇜 백작(토비아스 모레티)은 자신의 부인인 엘사(자넷 하인)와의 삶에 염증을 느낀 지 오래다. 백작부인은 스스로의 모습을 잊은 지 오래인지라 끊임없이 쾨즈뇜 백작에게 자신의 외모를 묘사해달라고 요구하는데, 그 한 두 마디조차 이젠 지겹기 그지없다. 그런 그가 햇볕에 스스로를 내맡겨 자살하지 않은 까닭은 그저 오래전 환생을 약속한 연인 나딜라 때문인데, 끝을 알 수 없는 기다림에 지친 그는 프로이트 교수(칼 피셔)에게 심리 상담을 요청한다.
프로이트 교수에게 찾아오는 환자는 여럿이지만, 그의 집에 드나드는 또 다른 한 사람이 있으니 바로 화가 빅토르(도미닉 올라이)다. 그는 프로이트가 상담하는 환자의 꿈을 들으며 화폭에 옮긴다. 그런데 늑대인간과 관계를 맺고 어두운 숲 속을 헤매는 인물의 모델은 동일한 인물이다. 바로 자신의 여자 친구 루시(코넬리아 이반칸). 빅토르는 눈을 감고도 루시를 완벽하고도 아름답게 그려낼 수 있지만, 정작 루시는 빅토르가 그린 자신의 초상화를 못마땅해한다. 빅토르는 갈색 머리칼을 묶고 바지를 즐겨 입는 루시를 '있는 그대로' 재현하지 않고, 자신이 소망하는 구불거리는 금발과 드레스를 입은 모습으로 그리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IMDb전통적으로 뱀파이어를 다룬 영화/문학은 이분법적 구도 위에서 성립한다. 선과 악, 질서와 혼란 등이 그 간결한 예시다. 뱀파이어의 존재 자체가 불가능성을 상정하며 인간 존재가 꿈꿀 수 없는 극단의 세계를 기반으로 하니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른다. 예컨대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에서 묘사하는 뱀파이어는 죽은 자의 귀환을 이끌며 혼란을 발생시키는 두려운 자로 인간과 대비되었고,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1994)> -원작은 앤 라이스의 소설이지만, 이 글에선 영화에 한정하여 이야기하도록 한다- 에서 뱀파이어 루이와 레스타는 뱀파이어로의 삶을 선택하였음에도 끝없는 허무와 혼란에 방황하고, 클라우디아는 성장과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고착화된 시간 속에서 참혹함을 느낀다. 이렇듯 뱀파이어 세계와 인간 세계의 뚜렷한 대비는 독자/시청자인 우리가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지를 다시금 돌이키게 되는 계기가 되곤 하는데, <신경쇠약 직전의 뱀파이어>는 그 궤가 다소 다르다. 뱀파이어가 사는 세계와 인간이 사는 세계의 레이어는 분명히 겹쳐있고, 그들이 영위하는 사회의 경계선은 불분명하다. 이러한 배경이 성립될 수 있었던 까닭은 영화를 이끄는 주요 동력은 뱀파이어/인간 세계의 대비가 아니라, 등장하는 주요 인물 각자의 욕망이기 때문이다. 타자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욕망이란 사회를 꾸리는 종족이라면 보편적으로 발생하는 무엇이지 않던가.
이러한 전략을 위해 뱀파이어는 인간을 압도하는 존재로 설정되지 않았다. 물론 이슬람 광신도에게 사망했다는 연인 나딜라의 이야기나 성에 사는 귀족으로 이미지화된 쾨즈뇜 백작의 모습은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를 떠오르게 하는 대목이며, 한 마리의 야생늑대처럼 빠르고 강하며 흡혈을 망설이지 않는 백작부인의 모습은 뱀파이어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는 전설을 떠올리게끔 한다. 그러나 뱀파이어의 능력은 위계질서를 만들 만큼 강력하지 않다. 물리법칙을 어기는 종족임에도 백작은 심리적으로 지쳐 상담을 필요로 하거나, 과거에 잃은 사랑을 기다렸으며, 백작부인은 자신의 모습을 잊어 인간 화가 빅토르를 찾아간다. 자신의 욕망에 집중하는 뱀파이어는 결코 완전한 존재가 아니다. 더군다나 영화는 뱀파이어의 흡혈 장면에서 선악을 논하지 않고, 범법을 무신경하게 저지르는 뱀파이어의 고뇌에 대해 초점을 맞추지도 않는다. 영화 제목에 '뱀파이어'가 삽입되어 있고, 사건의 시작이 첫사랑을 잊지 못한 폰 쾨즈뇜 백작에게서 비롯되었다 하더라도, 뱀파이어라는 존재는 대상화된 타자이다. 달리 말하자면, 감독이 주목하는 인물은 다름 아닌 루시-혹은 루시의 욕망-다.
이미지 출처: IMDb위에서 말했듯 루시는 갈색 머리칼을 묶고, 바지를 입은 차림으로 등장하는데, 레스토랑에서 점원으로 일하는 자신의 모습에 긍정하는 여성이다. 그렇기에 자신이 어떤 모습이든 사랑하겠다고 말했으면서도 은연중에 변화를 갈망하는 빅토르의 이중적 행태에 분노한다. 이런 상황에서 루시와 폰 쾨즈뇜 백작이 만난다. 프로이트 교수의 집에 놓은 루시의 초상화를 발견한 백작은 그가 자신의 옛사랑 나딜라와 놀라우리만큼 똑같이 생겼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챈다. 빅토르가 캔버스 위에 상상 속 루시를 구현했다면, 폰 쾨즈뇜 백작은 기억 속 나딜라를 루시를 통해 복원하고자 한다. 두 남자는 모두 루시 앞에서 사랑을 논하지만, 루시라는 인물이 지닌 본연의 욕망(존재하는 그대로 사랑받고자 하는 소망)은 거듭 소외된다.
백작부인의 욕망 역시 영화 내에서 소외당하는 듯 보이나, 이는 백작부인 개인으로서의 소외라기보단 뱀파이어 종족 자체의 불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라 보아야 합당할 것으로 보인다. 백작부인은 '여성 뱀파이어'로서 영화 내에서 전통적인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한다. 첫째, 그는 폰 쾨즈뇜 백작보다 더 야성적으로 묘사됨으로써 사회가 관습적으로 요구하는 남녀의 역할을 전복하는, 완전한 괴물로서 기능한다. 둘째, 그럼에도 자신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라고 백작에게 요구하고, 루시와는 달리 치장에 매달림으로써 언뜻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다움을 잃지 않은 존재로 나타난다. 즉 백작부인은 한 명의 독자적인 개인이라기보다는, 문화 속 '여성 뱀파이어' 그 자체의 현현이기에 어떤 수를 써도 자신을 볼 수 없는 종족의 한계를 넘고자 하는 '채워지지 않는 자아의 욕구(박일아)'를 끊임없이 소망한다. 백작부인은 그러하므로, 최은주(2010)의 표현과 같이 "결코 존재가 가능하지 않은 존재"임을 증명하는 개인이었고, 욕망을 이뤄내지 못한 육체는 끝내 소멸한다.
이미지 출처: IMDb반면 루시는 기나긴 여정 끝에 자신의 욕망을 성취한다. 굳이 '기나긴 여정'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이유는 루시가 뱀파이어가 되는 일이 적지 않게 고달팠기 때문이다. 그는 백작부인에게 물린 이후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프로이트 교수의 침대에 놓인다. 그곳에서 흡혈 충동을 느끼고, 인간과는 다른 힘을 얻었다는 우연한 깨달음을 통해 자신이 뱀파이어로 변했음을 알게 된다. 이 과정에서 루시는 자기 존재에 대해 조금도 섬뜩함을 느끼지 않는다. 낯섦에 방황하지 않고 루시는 오히려 자신의 힘을 긍정한다.
루시가 느낀, 기존의 정체된 자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해방감은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루이가 한 선택과는 결이 다르다. 루이가 허무를 벗어나기 위한 일종의 도피성 선택을 하였다면, 루시는 뱀파이어로서 더욱 삶을 풍성하게 살 수 있음을 깨닫고 '뱀파이어 되기'와 '뱀파이어로 살기'를 선택한 셈이므로. 특히 뱀파이어로 변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피를 수혈하면 돌이킬 수 있다는 옵션이 존재했다는 점에서, 루시의 '뱀파이어 되기'는 일종의 선택지에 불과할 뿐 운명론적 관점에서 벌어지는 유일하고도 단일한 사건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루시가 뱀파이어로 변했던 첫 번째 순간은 어떠한 정보도 없이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이었으나 두 번째 순간, 루시는 쾨즈뇜 백작에게 선언한다. 뱀파이어로 살고 싶으며, 나딜라도 루실라도 아닌 루시로 살 것이라고.
이미지 출처: IMDb
많은 영화에서 뱀파이어로 변한 인간은 자신의 쾌락을 위해 윤리를 손쉽게 저버리고, 욕망을 발현하곤 한다. 그런데 <신경쇠약 직전의 뱀파이어>는 다르다. 이 영화는 뱀파이어를 사회의 거부, 개인의 불순응, 종족의 본능 등의 사유로 '떠도는 존재'라기보다는 일부분 '정착이 가능한 존재'로 묘사했다는 점에서도 한 가지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루시의 욕망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이기 때문이진 않았을까?
강정구, 김종회 (2011)는 뱀파이어라고 하는, 현실에 부재하는 종족을 상상하고 창작물을 자아내는 일은 곧 "타자를 경유하여 인간 그 자신에게 향하는 것"이라 말한 바 있다. 이 영화에서 '뱀파이어'라는 존재를 빌어 전달하고 싶었던 인간/인간사회의 단면은 무엇이었을까? 이는 관람하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단 나는 이렇게 말하겠다. 루시가 힘을 얻었을 때, 공포로 가득한 세상을 열어젖히지 않았다는 게 마음에 든다고. "‘나’의 이야기와 분리될 수 없는 너(이혜정, 2020.)"의 존재를 완전히 부정하지 않은 것이 좋다고.
★★★
참고문헌
강정구, 김종회 (2011). 뱀파이어라는 타자에 대한 상상. 비평문학(40), 7-30
박일아. (2013)."내면화를 통해 장르개념을 탈피한 새로운 유형의 뱀파이어 영화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이후 변화를 중심으로-" 현대영화연구 9.1 pp.32-56
윤은애 (2010). 라캉(Jacques Lacan)과 여성의 히스테리적 글쓰기. 우리문학연구, 29, 327-363.
이혜정 (2020). 내러티브 윤리학과 여성주의 주체 – 내러티브 윤리학은 여성주의 주체에 어떻게 기여하는가 -. 철학연구, 127-148.
최은주 (2010). 「성별화된 몸, 그 의미와 잉여의 두께-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 영미문화 제10권 3호 한국영미문화학회 275-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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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11테러 소재 웰메이드 감동 실화 <워스>, 스크린 필람 포인트 BEST 4 공개!
영화 <워스> 메인 포스터
올여름 단 하나의 웰메이드 감동 실화로 주목받고 있는 영화 <워스>는 9·11 테러 피해자 보상 기금 운영을 맡게 된 변호사 ‘켄’(마이클 키튼)이 주어진 시간 안에 피해자들을 설득해 보상 기금 프로젝트를 완수하려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최초의 9·11테러 보상 기금 실화 소재 영화부터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메시지까지, 7월 21일 전 세계 개봉을 앞두고 관객들이 극장에서 놓쳐서는 안 될 필람 포인트 BEST 4를 소개합니다.
1. 전 세계 최초 극장 개봉!
2021년 최고의 화제작을 한국 관객이 가장 먼저 만난다!영화 <워스>는 2021년 7월 21일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 소식을 알렸습니다.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비극적인 사건인 9∙11 테러가 발생한지 20주기인 2021년에 공개되어 더욱 큰 의미를 가지는데요. 언론에서는 “비극적인 사건 뒤에 남겨져 여전히 삶을 이어가야 하는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에 공감하고 위로를 전한다”(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이견의 여지 없는 만듦새. 정의와 공정이란 무언인지 하나의 실마리가 된다”(오마이뉴스 이선필 기자) 등의 극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전 세계 어느 곳보다 한국 관객들이 가장 먼저 <워스>의 감동을 느낄 예정입니다.
2. 비극 이후 남겨진 이들에게 전하는 공감과 위로!
9·11 테러 보상 기금 실화를 소재로 하는 최초의 영화!영화 <워스>는 9∙11 테러 보상 기금 실화를 소재로 하는 최초의 영화입니다. 이제껏 수많은 9∙11 테러 소재 영화들이 사건 자체와 가해자인 테러리스트에 집중한 것과 달리 예상치 못한 비극 뒤 남겨진 사람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실존 인물이자 보상 기금 특별운영위원장을 맡은 ‘케네스 파인버그’를 모델로 보상 기금 프로젝트가 시작된 때부터 약 25개월간의 여정을 담아냈습니다. 이처럼 남겨진 이들의 사연을 들여다보며 그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다룬 실화 드라마는 보는 이들에게 뜨거운 울림을 전할 예정입니다.
3.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스포트라이트> 제작진 X 명품 배우 마이클 키튼!
스탠리 투치, 테이트 도노반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열연영화 <워스>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이 싱크로율 100%를 자랑하는 마이클 키튼과 다시 한번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최대한 사실적으로 실제 사건과 인물을 담아내는 제작진이 2021년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웰메이드 감동 실화로 돌아온 것인데요. 여기에 협상 전문 변호사 ‘켄’ 역을 맡은 마이클 키튼을 필두로 피해자의 남편으로 분한 스탠리 투치, VIP 전담 변호사 테이트 도노반 등이 뜨거운 열연을 펼쳐 눈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입니다.
4. 고유하고 존엄한 모두의 삶!
오바마 부부가 선택한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울림 있는 메시지!영화 <워스>는 버락 오바마 前 미국 대통령 부부가 2018년 설립한 콘텐츠 제작사 하이어그라운드 프로덕션을 통해 제작에 참여한 바 있는 뜨거운 화제작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원칙과 수치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믿었던 변호사가 예상치 못한 비극으로 남겨진 사람들을 위해 진심을 다한 협상에 임하기까지의 과정이 감동을 전하는데요. 또한 ‘모두의 삶은 고유하고 존엄하다’는 영화의 메시지를 전해 관객들에게 진한 여운을 가져다줄 예정입니다.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연대와 희망이 더욱 더 간절해지는 요즘,
영화 <워스>와 함께 따뜻한 감동과 위로를 느껴보시는 건 어떨까요?
씨네랩 에디터 J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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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영혼을 위한 영화 "소울 (SOUL)"
<영화 정보>
개 봉 : 2021.01.20.
등 급 : 전체 관람가
장 르 : 애니메이션
국 가 : 미국
러닝타임 : 107분
배 급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소개>
뉴욕에서 음악 선생님으로 일하던 ‘조’는 꿈에 그리던 최고의 밴드와 재즈 클럽에서 연주하게 된 그 날,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되어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진다. 탄생 전 영혼들이 멘토와 함께 자신의 관심사를 발견하면 지구 통행증을 발급하는 ‘태어나기 전 세상’ ‘조’는 그 곳에서 유일하게 지구에 가고 싶어하지 않는 시니컬한 영혼 ‘22’의 멘토가 된다. 링컨, 간디, 테레사 수녀도 멘토되길 포기한 영혼 ‘22’ 꿈의 무대에 서려면 ‘22’의 지구 통행증이 필요한 ‘조’ 그는 다시 지구로 돌아가 꿈의 무대에 설 수 있을까?
<영화내용>
학교에서 미술 선생님으로 일하는 조는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소식을 들은 날 꿈에 그리던 무대인 도로테아가 있는 재즈 밴드와 함께 저녁에 하프노트 무대에서 공연을 하게된다.
너무 기쁜 조는 하프노트에서 나와 친구에게 이 사실을 알리며 집으로 돌아가던중 도로 중간에 뚜껑 열린 하수구에서 실수로 빠지게 되고 몸과 분리된 조의 영혼은 '머나 먼 세상'으로 가는 계단으로 순식간에 이동하게 된다. 자신이 어디있는지 알게 된 조는 뒤에 보이는 지구로 역주행 하지만 다른 공간인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지게 된다.
'머나먼 세상'의 회계사인 테리는 영혼 한 명이 없어진 걸 알고 찾아다닌다.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진 조는 태어나기 전 세상의 카운슬러 제리들을 만나게 되고 제리들은 조를 새로운 멘토로 착각한다.
살았을 때 위대한 업적을 이룬 영혼이 멘토가 되어 새롭게 태어날 영혼들인 멘티를 이어주는 '유세미나'에서 조는 영혼 22를 만나게 된다.
'태어나기 전 세상'은 새로운 영혼들이 지구로 가기전에 독특한 자신만의 성격과 관심사를 부여받는 곳으로 여러 멘토들의 도움으로 여러 직업을 체험해보면서 자신의 주요 재능이나 관심사를 발견하면 지구 통행증이 완성되고 지구로 돌아가 새로 태어날 수 있다.
조는 다른 머나먼 세상으로 떠나다 떨어졌기 때문에 멘토가 아니었고 아동심리학자였던 다른 멘토의 이름표로 멘토 역할을 하게 된다.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유일하게 지구로 가고 싶어 하지 않아하는 영혼 22의 멘토가 된다.
영혼 22는 무하마드알리, 간디, 마더테레사, 링컨 마저 포기한 영혼이다.
조는 저녁 하프노트의 재즈 공연에 서야 했기에 영혼 22의 지구 통행증의 마지막 칸인 관심사를 채워서 지구 통행증을 자신이 가지면 지구로 돌아갈 수 있고 영혼 22는 지구로 돌아가지 않아도 되니 서로에게 좋은거라 생각하며 22 역시 조의 거래에 적극 참여 하기로 한다.
조와 22는 모두의 전당으로가 22의 관심사를 찾아 주기 위해 노력하지만 22는 어떤 것에도 관심이 없다.
그러던 중 22는 조를 데리고 길 잃은 영혼들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간다. 그곳에는 자신의 일에 집중해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진 지구의 영혼들이 오기도 하는데 그곳에는 긍정적인 일에 대한 무아지경 상태도 있지만, 집중을 넘어 집착을 하게 되면서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진 길 잃은 영혼들이 오기도 한다. 이런 길 잃은 영혼들을 지구의 모습과 연결해 집착의 무아지경에서 구출해 내는 문윈드를 만나게 되고 문윈드의 도움으로 병원에 혼수상태에 빠진 조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면서 조는 마음이 더 조급해진다.
문 윈드의 도움으로 집중을 통해 지구에 있는 자신의 영혼과 연결을 시도하다가 문윈드가 만든 홀로 영혼 22와 함께 떨어지게 된다.
지구로 떨어진 조와 영혼 22는 서로의 모습에 당황한다.
조의 영혼은 혼수상태에 빠진 조의 무릎 위에 앉아 있던 치료용 고양이 미튼스의 몸에 들어가게 되고 영혼 22의 영혼이 조의 몸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고양이 미튼스의 주인이 미튼스를 데리고 가려고 하자 조의 몸에 들어간 영혼 22는 잠시만 시간을 달라고 해 시간을 번 사이 둘은 병원을 도망친다.
그리고 둘이 지구로 오는데 도움을 준 문윈드를 찾기 위해 문윈드가 무아지경에 빠져 있는 뉴욕의 거리로 찾아 나선다.
둘은 문윈드를 찾게 되고 문윈드는 둘을 돕기로 하고 5시 30분까지 하프노트 앞에서 만나기로 한다.
옷을 갈아 입기 위해 조의 집으로 가던 중 환자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조의 모습을 보게 된 도로테아는 조를 이상한 사람으로 착각해 저녁 공연의 피아노연주자를 다른 사람으로 바꿔버린다.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는 조는 도로테아밴드의 드러머의 도움으로 공연보다 일찍 하프 노트에서 만나기로 한다.
조 대신 조의 흉내를 내고 있는 영혼 22는 난생처음 피자, 도넛, 사탕을 맛 보게 된다. 그리고 조의 머리를 깎기 위해 들른 이발소에서 자신을 비아냥 거리던 친구를 영혼22만의 방법으로 내쫓고, 오랜시간 함께 했던 이발사 친구의 속사정까지 듣게 된다. 그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고양이 몸에 들어간 조는 그동안 자신이 주변 사람들을 어떻게 대했고, 주변 사람들에 대해 몰랐던 점을 영혼22 덕분에 알게 된다.
그리고 옷을 수선하기 위해 엄마에게 찾아갔지만 엄마는 이미 조의 재즈 밴드 공연 소식을 알고 정직원 자리를 선택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 영혼 22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엄마를 설득하고 엄마는 조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리고 숨겨놨던 정장을 꺼내며 조가 입고 갈 수 있도록 즉석에서 수선을 해준다.
공연을 하러 가던 중 나무에서 떨어지는 단풍나무 씨앗을 본 영혼 22는 지구에 와서 자신이 직접 경험해보고, 맛보면서 삶의 기쁨을 알아가게 되고 더 경험해 보기 위해 조의 저녁 공연에 가지 않기로 하고 도망을 간다.
그 시간 회계사 테리는 누구의 영혼이 없어졌는지 찾게 되고 지구로 간 조와 영혼 22를 찾기 위해 지구로 내려와 있다.
영혼 22를 잡기 위해 따라가던 조는 테리가 둔 덫에 걸려 다시 '태어나기 전 세상'으로 돌아오게 되고 둘은 영혼의 모습으로 바뀐다.
태어나기 전 세상으로 돌아 온 영혼 22의 가슴에 붙어 있던 지구통행증은 완성이 되어 있고, 제리들은 영혼22 에게 축하해준다.
하지만 이를 본 조는 자신의 몸속에 들어갔기 때문에 자신의 경험과 취향으로 인해 음악을 좋아한다고 느꼈고, 여러 경험을 해 볼 수 있었던 거라며 소리를 지르고 영혼 22는 화가나 지구통행증을 조에게 던지고 사라진다.
조는 제리로 부터 Spark가 인생의 목적이 아니라 영혼이 살 준비가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임을 듣게 된다.
지구통행증을 주운 조는 지구를 향해 떨어지고, 그 순간 영혼 22는 자신의 Spark와 목적을 찾아야 한다고 혼자 중얼거리다가 길 잃은 영혼이 되어버린다.
지구로 돌아온 조는 도로테아에게 자신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후회할거라고 말하며 한 번 더 무대에 오를 기회를 갖게 된다.
그날 저녁 조는 최고의 연주 무대를 보이고 조의 꿈을 인정해준 조의 엄마도 공연을 보러 왔다.
그동안 그토록 원하던 무대에 서서 최고의 뮤지션들과 연주를 하게 되면 자신의 삶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해왔는데 그 꿈을 이룬 지금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도로테아가 들려주는 바다를 찾는 어린 물고기 이야기를 듣고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집으로 돌아간 조는 영혼 22가 모아놨던 피자조각, 도넛조각, 사탕, 단풍나무 씨앗들을 모며 무아지경의 상태에서는 길 잃은 영혼들이 가는 곳으로 가서 문윈드의 도움을 받기로 하고 피아노 연주에 몰입한다.
영혼 22에게 사과하고 싶었던 조는 문윈드에게 22의 소식을 듣지만 영혼 22는 잃어버린 영혼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조는 문윈드에게 도와달라고 한다. 영혼22는 오직 목적을 찾아야 한다는 것과 그동안 자신을 담당했던 멘토들이 쏟아냈던 온갖 나쁜 말들을 기억하며 자신은 아무것도 찾을 수 없고 해낼 수 없는 영혼이라는 생각으로 자신을 가치 없는 존재로 여기고 있었고, 그런 영혼 22를 쫓아가 조는 단풍나무 씨앗을 건냈다. 그러자 영혼 22는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고, 조는 사과를 한다.
그동안 조는 자신의 꿈과 삶의 목적은 재즈 음악이었고, 성공한 재즈 뮤지션이 되고 싶었지만 영혼 22를 보면서 삶에는 어떤 특정한 목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삶은 성공과 실패로 나누어 지는게 아니라 그저 매 순간 살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인생에서 의미와 목적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사실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은 바로 앞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영혼22는 조의 이야기를 듣고 용기를 내어 지구로 내려가고 조는 자신이 가야했던 '머나먼 세계'로 가던 중 제리를 만나게 된다.
제리는 조의 모든 행동이 그들에게 영감이 되었기에 다시 한 번 더 삶을 살 수 있도록 보상을 해주겠다고 한다.
정확한 숫자에 집착하는 회계사 테리는 한명이라도 빠진걸 안다면 다시 찾아 나설것이기 때문에 제리들은 몰래 테리의 숫자판을 바꾸고 조가 다시 지구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제리는 조에게 남은 삶을 어떻게 보낼거냐고 묻는다.
조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확실한 건 매 순간 순간을 살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영화는 끝이난다.
<영화 속 대사>어린 물고기가 있었어.
그 어린 물고기는 나이 든 물고기에게 다가가
"전 바다라고 불리는 엄청난 것을 찾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 때 나이 든 물고기는 "그건 지금 네가 있는 곳이야"라고 말했어.
그러자 어린 물고기는 "여기는 물이에요. 내가 원하는 건 바다라구요"라고 말했어.
그 작은 순간들이 삶을 살아갈 가치가 있도록 만들어 줬어.<리뷰>
픽사의 애니메이션인 '소울'은 누가 봐도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다.
사후 세계와 태어나기 전 세계를 보여주고, 그런 과정을 통해 삶의 목적 보다는 하루하루 순간에 감사하며 즐기며 살아가야함을 알려준다.
그리고 지구는 재미없고 지루한 곳이라며 수 천년 간 다시 태어나길 거부해온 영혼 22가 조의 몸에서 잠깐 경험해 본 것 만으로 지구에 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다시 태어나기 전 세계로 돌아갔을 땐 지구 통행증이 완성되어있다.
처음엔 지구통행증이 완성되는 마지막 Spark가 재능이나 지구에 가서 하고 싶은 일 등이라고 생각했는데 영혼 22가 지구에서 경험한 건 특정한 무엇을 하고싶은것이 아니라, 그토록 가기 싫어했던 지구가 아름다워보이고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는 거다.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멘토와 연결해 멘토링 과정에서 여러가지 직업들을 체험해보고 흥미나 열정을 가지게 되면 지구가 재미있는 곳이고, 지구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이런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하기 위해 그 많은 영혼들은 '태어나기 전 세계'에서 노력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영혼 22는 정말 지구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없었고 지구에 대한 기대감도 없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본 지구는 영혼 22의 생각보다 재미있고 살만한 곳이었다.
그리고 제리가 조에게 해준 삶의 목적이 Spark가 아니라는 말.
삶의 목적은 그냥 하루 하루를 잘 살아가는 것 같다.
누구나 알아주는 위한 업적을 이루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인생 최고의 목적인 것이라고 영화에서 말하는 것 같다.
처음 먹어보는 맛있는 음식에서도,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 새로 알게 된 모습, 주변에서 나는 소리들, 바람, 나무에서 떨어지는 씨앗 등 모든 것이 소중하고 재미있고, 즐겁고 내일을 살만하게 만드는 일들이다.
조가 영혼22를 멘토링 하기 전 자신은 멘토가 아니라고 밝히며 자신의 살아온 날들을 보게 되는데, 자신이 살아온 날들을 보면서 충격을 받는다. 정말 무의미 하게 인생을 살았다면서.....
그 장면을 보고 나도 무서워졌다. 나중에 내 인생을 돌아봤을 때 무의미한 인생이었으면 어떡하나 라는 생각에 말이다.
그래서 더욱 의미있게 하루하루를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했다.
'머나 먼 세계' '태어나기 전 세계' '유 세미나' '길 잃은 영혼' '스파크' 등 새로운 개념들이 많이 나온다.
삶에 대한 희망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사후세계와 전생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태어나기 전 영혼들은 동글동글 너무 귀여웠고, '태어나기 전 세계'의 대부분의 색체가 프리즘처럼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영혼들은 입체적인 3D로 표현되어 있고, 제리나 테리는 선으로 표현되어 있다.
제리가 조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양자물리학이 어쩌고 어디에나 있는데 누구나 알 수 있는 모습들로 보이기 위해 자신들이 원래는 형체가 없지만 형체를 갖춰서 보여주고 있다는 것처럼 말을 했었던것 같고, 모양은 다르지만 영혼들을 돌보는 사람들은 다 이름이 똑같은 제리 였다. 리뷰를 쓰다가 찾아보니 제리는 우주의 모든 양자화된 장의 총체라고 했다. 무슨 말인진 모르겠지만 영혼을 관리하고 그들이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 도와주는 역할이다.
조가 가는 이발소의 이발사는 수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딸의 병원비를 위해 최대한 돈을 빨리 많이 벌어야했고 이발사가 되었던 거다 그러나 그나 불행하지 않다고 한다. 손님과의 대화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직업에 대한 몰입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누구보다 즐겁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아마 이 이발사의 '태어나기 전 세계'에서의 Spark는 수의사가 되는 것이었겠지만 막상 지구에서 태어난 후 된 건 이발사였다. 이렇게 태어나기 전 세계에서의 스파크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고, 지구에 와서 어떻게 살 것인지 삶의 태도가 더 중요한 것을 이발사를 통해 보여준다.
그리고 성격 형성을 위해 다양한 감정도 경험해 보는 모습도 보인다.
조가 처음 '머나먼 세계'로 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머나먼 세계'로 떠나는 다른 영혼 들 사이에서 한국말이 들려 반갑기도 했고, 영화 속 뉴욕의 모습에서 한글 간판도 있었다.
픽사에서 23년을 준비한 새로운 세계관이라는 기사를 봤는데 픽사는 단 하나의 작품도 허투로 만들어 내는 게 없는 것 같다.
마지막 쿠키 영상은 있다.
보고 나면 허무하지만 안 보면 찝찝해서 본다는 쿠키 영상 일 정도로 허무하지만 궁금해서 안볼수가 없었다.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10분정도를 기다렸고, 엔딩 크렛딧이 올라가는 동안 '태어나기 전 세계'의 어린 영혼들이 중간 중간 나와서 춤을 추기도 하고 구르기도 하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기다렸다.
그리고 마지막 쿠키 영상엔 회계사 테리가 나온다.
"Hey! movies over.
Go Home!"
이라고 말하고 끝난다.
10분 기다렸지만 테리가 말하는 건 5초? ㅋㅋㅋㅋㅋㅋ
영화 시작 전 보여주는 '토끼굴'애니메이션도 너무 귀여웠다.
대화는 한 마디도 없지만 땅 속에 각자의 집을 살고 있는 동물들이 나오는데 토끼는 조금만 이동하면 연결되는 땅속 집이 아니라 자신만의 독립된 집을 갖고 싶어서 땅 속 깊이 깊이 파다 보니 물이 지나가는 길까지 파 내려가게 된다. 물이 지나가는 길이 터지면 땅 속에 살고 있는 동물들이 위험해 진다는 것을 알고 토끼는 가장 무서워 하던 오소리에게 가서 도움을 요청하고 오소리의 큰 소리에 땅 속에 살던 동물들은 다 모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실수로 일어난 일에 토끼는 미안하고 부끄러워 오소리 뒤로 숨지만 오소리는 토끼에게 직접 말하게 하며 토끼를 동물들 앞으로 내보낸다. 토끼는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동물들은 힘을 합쳐 물길을 다른 곳으로 유도하기 위해 땅을 호수 근처로 파낸다. 물에 잠길뻔한 토끼를 구해주기도 하면서 무사히 물길을 호수까지 파내게 되고 땅 속 동물들은 안전해 진다.
도움을 받은 토끼는 사실 자신의 집을 만들고 싶어서 그랬다는 듯 집 설계도를 동물들에게 보여주고 동물들은 토끼를 도와 설계도를 다시 만들고 토끼의 집도 함께 만들어 준다.
잠깐의 이야기해서도 협동과 서로 돕는 따뜻함을 보여준다.
반복되는 일상과 특별할 것 없는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면
#영화소울 을 보면서 새로움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