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4-05-10 21:19:57
[JIFF 데일리] 침묵하지 않는 카메라는 마침내
영화 <양양> 리뷰
SYNOPSIS.
어느 겨울밤, 주연은 아빠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는다. 아빠는 술에 취해 혀가 꼬인 목소리로 주연에게 “고모처럼 되지 말라”는 말을 남긴다. 그날 40년 전 자살한 고모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주연은 가족의 수치스러운 비밀이 된 고모의 흔적을 추적한다. 주연은 그동안 역사 속에서 지워져 온 여성들을 기억하며, 애니메이션을 통해 고모의 잃어버린 목소리를 찾아간다.
PROGRAM NOTE.
양주연 감독의 <양양>은 가족사에 대한 고백으로 시작한다. 양 씨 집 안의 첫째 딸로 태어난 그녀는 남동생이 가족의 중심에 있는 것이 익숙한 만큼, 가족 안에서 자기 자리가 없다고 생각해 왔다. 여기까지는 우리나라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가족의 풍경’이다. 그런 어느 날 밤, 술에 취한 아버지는 처음으로 자신에게 누나가 있음을 고백했고, 그렇게 40년 전에 사라진 고모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1975년, 대학교 4학년이었던 감독의 고모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고, 할머니가 남겨 놓은 고모의 사진을 발견한 뒤, ‘두려움에 맞서기 위해’ 이 작품을 만들게 되었다. 고모가 자살한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고모를 기억하는 사람들을 찾아 나서는 과정은 ’사라진 고모의 자리‘뿐 아니라, 가족 안에서 늘 한쪽으로 밀려나 있었던 ‘양주연 감독의 자리’를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전진수)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박형규 역, 문학동네 버전) 문학사 안팎에서 길이길이 회자되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첫 문장이다. 처음 들을 땐 그렇지 뭐, 하며 고개를 끄덕였던 이 문장이 언제부터인가 내 안에서 부스스 일어난다. 과연 그러한가? 정말 그러한가?
세월을 머금은 색감의 홈 비디오에서 부드럽게, 고화질의 결혼식 영상으로 넘어가며 시작하는 이 영화 또한 그렇다. 내레이션 속 감독도 스스로 인정할 만큼 화목한 가정, 부족한 것 없이 딸과 아들을 길러낸 집. 90년대에 홈 비디오로 풍성한 일상을 담을 만큼, 그 영상 안에서 생일 파티를 즐기는 아이의 웃음만큼, 밝고 환해 보이는 집.
이런 집들만 보다 보니까 가정에 고민이 있는 사람들은 "왜 우리 집만 이렇지? 왜 나만 이렇지?"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래 전, 누군가 지나가는 말로 남긴, 딱히 내게 던진 것도 아니었던 한 마디가 내겐 잊히지 않는다. "모든 가정에는 다 문제가 있어요. 문제 없는 집은 없고, 그러니까 상처 없는 가정도 없어요."
생각해 보면 지극히 당연한 문장인데 우리는 그 말을 잊고 산다. 슬픈 일은 가슴에 묻고, 남부끄러운 일은 적당히 묻어 두면서, 사랑하는 이들에게 주고 싶은 단란한 일상을 바지런히 꾸린다. 그러나 문제 없는 집도 없고 상처 없는 집도 없으니, 감독이 어느 날 알게 된 사실, 이미 오래 전 세상을 떠난 고모의 이야기도 그렇다.

감독은 고모 주변 사람들에게 고모의 이야기를 묻고, 고모의 죽음을 파헤친다. 그간 감독이 카메라에 담아 왔던, 보고 듣고 이야기해 온 것들이 고모의 이야기와 공명한다. 다만 이번에는 그 '고모 주변 사람들'에 감독의 어머니와 아버지도 포함될 뿐이다.
맞지 않는 옷처럼 어색하게, 하지만 자식의 작품 앞에 최선을 다해, 약간은 긴장된 얼굴로 카메라 앞에 앉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 마찬가지로 조금 어색한 듯 이런저런 이야기로 인터뷰를 시작하는 감독의 목소리. 어쩐지 사랑스러워서 조금 웃음도 나왔다. 그러나 이내 이야기가 나아가면서 감독의 목소리는 점차 진중해진다.
힘들다고 덮어둔 기억을 감독은 부감한다. 자기 가족의 일을, 극화하지도 않고 민낯 그대로 인터뷰를 하면서 말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카메라는 끝내 침묵하지 않는다. 이제 그만두라는 말에도 꿋꿋하게, 고모의 죽음을 따라간다. 그건 탐정의 자세나 경찰의 태도와도 다른 그 누군가,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는 누군가의 자세와 태도다.

기록도 남아있지 않은 죽음. 타살인지 자살인지도 불확실한 정황. 오래 전의 아픈 일에 대해 바래고 조각난 기억들. 그 안에서 감독은 사회에 끊임없이 익숙하게 찍히는 사건들의 발자취를 본다. 그리고 그 일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에서, 자신이 가족 안에서 겪어왔던 일들이나 익숙하게 들어왔던 말들도 길어 올린다. 아무 악의 없이 부드럽게 놓인 말들, 어쩌면 감독 스스로에게도 그다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는 그런 말들. 그 스펙트럼은 매우 넓다. 일상의 작은 말 한 마디에서 누군가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고모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드러낼 수는 없다. 이 영화는 탐정이나 경찰이 아닌, 감독이 찍은 작품이니까. 고모의 죽음이 타살이었는지 자살이었는지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알 길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조각조각 드러난 진실 속에서도 보이는 것들이 있다. 나는 보면서 어쩌면 감독의 고모의 죽음과 아주 닮아 있었을 어떤 죽음들을 생각했다. 몇 시간에 하나 꼴로 새로운 기사가 뜨는 그런 사건들. 요즘 또 부쩍 많이 보이는 사건들. 피해자의 생명보다 가해자의 수능 점수 같은 것이나 주워섬기고 있는, 악의 없이도 충분히 악독해지는 얄팍한 담론들.

또 하나, 그저 사망한 존재로서만이 아닌, 삶을 영위하던 순간들의 고모를 감독은 그려낸다. 그렇게 단지 죽은 사람, 마음 아프니 덮어둘 사람만이 아닌, 살아 있었고 살아가고 있었던 존재로. 피해 대상으로서만 피해자를 묘사하는 것도 끔찍하지만 (예를 들어 피해자가 수능 만점의 의대생이었으니 그 죽음이 얼마나 아깝다는 식으로 말한다면 얼마나 끔찍할 것인가) 피해자로서도 지워지는 경우가 허다해 더 끔찍한, 그래서 가끔 어떤 유가족들이 사진을 공개한다는 선택지를 끄집어 들게 만드는 이 사회의 서술 방식을 생각한다.
이러한 사회의 서술 방식 앞에 감독의 말하는 방식은 경종을 울리는 바가 크다. 나직나직한 감독의 내레이션이 더 많은 상영관에서 울려퍼지면 좋겠다. 침묵하지 않고 계속해서 이야기되면 좋겠다. 이 감독의 시간이 쌓이고 또 쌓여, 더 많은 여성의 이야기들이 우리에게 전달되면 좋겠다. 침묵하지 않는 카메라는 마침내 부감에 성공하고 마니까. 더 많은 이야기가 그 부감의 시선에 밝히 드러나길.
어떤 죽음으로 떠나간 사람들, 어쩌면 나였을 수도 내 친구였을 수도 있는 그들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2024. 05. 03. 13:30 메가박스 전주객사 3관 (229)
2024. 05. 05. 10:00 메가박스 전주객사 3관 (411)
2024. 05. 07. 21:00 메가박스 전주객사 1관 (652)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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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의 일로 볼 수 없는, 대만 드라마 속 역사 이슈
동명 게임으로부터 확장된 스토리에 흥미가 있다면, 그리고 학교를 소재로 한 콘텐츠를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원작 게임으로부터 30년 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원작보다 스토리에 힘이 떨어지는 면이 있기 때문에
게임상의 스토리만 기억하기를 원한다면, 비추한다!또한,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예고편을 보고 기대한 '호러/공포' 장르에서 멀어진다.
따라서, 공포물을 기대한다면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대만의 아픈 역사를 소재로 한 콘텐츠
아픈 역사는 오래 기억된다. 보통의 사람을 등장인물로 내세워도 '어쩔 수 없는 시대상'만으로도 충분히 비극적이며, 그 역사 속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이 녹아들어 있다.
<반교:디텐션>은 자국의 아픈 역사를 소재로 대만이 만든 게임을 원작으로 하며, 게임이 흥행에 성공했고, 이후 영화에 이어 드라마로까지 제작되었다.
<반교:디텐션>의 줄거리가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한 소녀 '팡루이신'의 원혼 덕분(때문)이다.
원작 게임과 이 드라마를 연결하는 주인공, 팡루이신이 생전에 추이화 학교를 다니던 때는 1960년대로, 당시 대만은 중국 국공내전에서 밀린 국민당이 이주해와서는 대만을 압박 통제하던 시기였다.
이 전에 있었던 2.28사건으로부터 국민당의 계엄령 시기까지는 대만의 아픈 역사로 남아있다.
드라마와 게임 실황을 보다 보면,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6.25 전쟁, 여러 민주화운동들, 제주 4.3 사건 등을 소재로 만든 콘텐츠를 볼 때와 유사한 기분이 든다.
아마 외국인이 영화 <1987>을 본다면 이런 감정을 느끼지 않을까? 이토록 끔찍한 이야기가 나온 시대적 배경, 역사를 더 알고 싶게 만든다.대학 재학 중, 중국 천안문 사태를 소재로 한 연극 <차이메리카>를 관람한 적이 있는데, 당시 연극 홍보 페이스북에서 본인이 중국인 유학생이라고 주장하는 네티즌의 인상 깊은 댓글이 있었다.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현재, 중국의 어린 세대들은 천안문 사태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한다. 이런 연극을 중국인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드라마 <반교 디텐션>을 보면서 궁금증이 일었다. 중국은 이 콘텐츠를 차단했을까, 아니면 '역시 공산당이 더 낫다'며 시청을 권했을까?
현재 국제사회에서 파급력을 갖는 대만과의 수교 이슈
드라마 감상 후, 호기심이 생겨 조금 조사를 해보니, 대만과 중국의 갈등은 '역사 속 이야기'로 끝난 것은 아니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며 대만은 하나의 나라가 아닌 중국에 속한 구역으로 인식했다.
다른 나라, 예를 들어 미국도 이를 받아들이며 1978년에 대만과 단교를 선언했고, 1979년 1월부터 중국과 공식 수교를 하기도 했다. (출처: https://news.joins.com/article/24025306, 중앙일보, 2021.4.1, 서유진 기자) 그러나, 이 기사에서는 대만과 미국의 외교 상황이 다시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미국 NASA 홈페이지에서 대만이 독립국가로 분류되어 있다고 한다.
이 전에는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식에, 단교 42년 만에 대만 대표가 초청받아 참석하기도 했다.(출처: https://www.yna.co.kr/view/AKR20210121074200009?input=1195m, 연합뉴스, 2021.1.21)
그러나, 이와 반대되는 행보도 보인다. KOTRA의 2018년 뉴스를 보면, 중미 국가들이 대만과 단교 후 중국과 교류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한다.
*이 후 별다른 소식이 없는 걸 보면, 여전히 친중 행보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또한, 이는 그저 '다른 나라 이야기'가 아니게 되었다.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반중 전선을 구축하려고 애쓰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4월 3일에 한중 외교회담을 진행했다. 4월3일 이전, 이 회담에 대해 보도한 기사에 웃픈 표현이 나와 있다.
"미국을 겨냥한 중국의 훈수를 듣고 올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회담 참석자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미국을 외교 안보에서 중요한 동맹국으로, 중국은 가까운 이웃이자 최대 교역국으로 칭하며 '우리가 선택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표현했다.(출처: https://www.sedaily.com/NewsView/22K0TIBZR9, 서울경제, 2021.3.31, 강동효 기자)
선택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선택 '하지 못하는'상황에 처한 우리나라 상황이 안타깝다.
조사하다 보니, 타국의 과거 역사 못지않게 우리나라가 현재 처한 외교상황의 문제도 난감하다.
OSMU, 원 소스 멀티 유즈
세계적으로 OSMU(One Source Multi Use: 하나의 콘텐츠를 통해 다양한 미디어로 뻗어나가는 방식. 웹툰의 영화화와 완구 제작 등이 대표적이다)가 활발하다. 영화 오리지널 콘텐츠보다 '확실한 수익이 보장되는' 콘텐츠를 선호하는 현상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웹툰을 기반으로 하는 영상 콘텐츠 제작이 활발한 편이다. 그 예로 애니메이션 <신의 탑>,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드라마 <미생> 등이 있다.
웹툰 활용 활성화를 계기로, 일진 미화가 아닌 다양하고 매력적인 소재의 이야기가 작품화되고, 웹툰 시장에서도 주류 장르의 변화가 이루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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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챠 익스클루시브! 왓챠 유저라면 꼭 봐야할 영화 5
왓챠 익스클루시브 ! 왓챠 유저라면 꼭 봐야할 영화 5
왓챠 익스클루시브란, 왓챠가 콘텐츠 마켓을 샅샅이 살펴보며 왓챠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엄선한 숨은 보석들에게 붙여지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작가주의 영화들로 프랑스, 벨기에, 모로코 등 다양성을 가진 예술영화들로 선정하여, 왓챠 익스클루시브만의 색깔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어떤 작품일지 벌써부터 두근거리네요!
왓챠의 스페셜 컬렉션 작품 중에서도, 씨네랩이 엄선한 다섯 작품, 함께 보실까요?
1. 스왈로우 Swallow (2019) - 카를로 미라벨라 데이비스
출처 : 네이버 영화
" 그림 같은 집, 완벽한 남편, 곧 태어날 아기까지, 남부러운 것 없는 삶을 살고 있는 헌터. 그런 그녀가 욕망하는 것은 단 한 가지, 입에 넣어선 안될 것을 넣는 것이다. 유리, 송곳… 점점 더 날카로운 물건을 입 속에 넣으려는 헌터. 그녀의 욕망을 알아챈 남편과 남편의 어머니는 그녀의 삶을 제어하려 들고, 결국 결혼 생활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그리고 헌터는 자신의 위험한 집착에 숨겨진 충격적인 비밀에 직면해야 한다. "
카를로 미라벨라 데이비스 감독의 첫 장편 극영화 연출작인 스왈로우는 매혹적인 미장센으로 관객을 사로잡았습니다. 또한, 제45회 도빌아메리칸 영화제 특별상, 제 23회 판타지아 영화제 각본상, 감독상, 제 18회 트라이베카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으로 유수 영화제를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입니다.
2. 시네마 천국 Cinema Paradiso (1988) - 쥬세페 토르나토레
출처 : 네이버 영화
" 어린 시절 영화가 세상의 전부였던 소년 토토는 학교 수업을 마치면 마을 광장에 있는 낡은 시네마 천국이라는 극장으로 달려가 영사 기사 알프레도와 친구로 지내며 어깨너머로 영사기술을 배운다. 어느 날 관객들을 위해 광장에서 야외 상영을 해주던 알프레도가 그만 화재 사고로 실명하게 되고, 토토가 그의 뒤를 이어 시네마 천국의 영상기사로 일하게 된다. 실명한 후에도 토토의 친구이자 아버지로 든든한 정신적 지주가 되어준 알프레도는 청년이 된 토토가 사랑하는 여자 엘레나의 부모님의 반대로 좌절하자 넓은 세상으로 나가서 더 많은 것을 배우라며 권유하는데... "
어린 토토와 늙은 영사기사 알프레도의 우정을 그린 작품 <시네마 천국>은 최고의OST , 스토리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화입니다.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26회 노미네이트되고, 20회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게다가 왓챠 익스클루시브에서는 리마스터링 버전 4k로 감상 가능합니다!
3. 마법에 빠졌어요 On a Magical Night (2019) - 크리스토프 오노레
출처 : 네이버 영화
" 남편 몰래 젊은 제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던 중년 여성 마리아. 제자와 헤어지고 돌아온 어느 밤, 남편 리샤르에게 외도사실을 들키고 만다. 깔끔하게 외도를 인정하는 마리아. 되려 각자의 성생활 없이 20년이 넘는 부부생활을 지켜올 수 없었다며 당당하게 주장한다. 결국 남편을 피해 건너편 호텔로 넘어간 마리아는 집이 바로 마주보이는 212호에 방을 잡는다. 눈 내리는 창문 사이로 리샤르를 바라보다 잠이 들고 마는데.. 얼마 후, 난데없이 눈 앞에 나타난 젊은 시절의 리샤르. 마리아가 사랑했던 25살의 앳된 얼 굴로 그녀를 추궁하기 시작한다."
크리스토프 오노레 감독의 <마법에 빠졌어요>는 ‘ 불륜’을 소재로 다룬 프랑스 코미디 영화입니다. <마법의 빠졌어요>의 여주인공 키아라 마스트로야니는 제 72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여우주연상을 하여 영화의 이름을 더 알리기도 했습니다.
4. 냠냠 Yummy (2019) - 라스 다모야쥬
출처 : 네이버 영화
" F컵 가슴은 알리손에게 저주이다. 그녀는 오랜 고통의 시간 끝에 B컵 가슴을 얻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는다. 허름하지만 환자가 넘치는 동유럽 시골의 한 성형외과. 알리손이 모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드디어 가슴 축소 수술에 들어가려는 순간! 피와 살에 굶주린 좀비 무리가 나타난다. 알리손은 피만 보면 기절해서 의사가 되지 못한 남자친구 미하엘 그리고 딸의 가슴수술 여정에 끼어 안티 에이징 시술을 받기로 한 엄마 실비아와 이 좀비 지옥을 탈출해야한다."
제목부터 B급 코미디 영화임을 강렬하게 보여주는 <냠냠>은 벨기에 좀비 영화입니다. 냠냠은 BIFAN X WATCHA 온라인 상영관 상영작으로,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매진 기록을 펼쳐 화제가 된 영화입니다.
5. 상어 The Sharks (2019) - 루시아 가리발디
출처 : 네이버 영화
" 마을 해변에 상어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돌자 작은 동네가 들썩인다. 조용한 성격의 14살 로시나는 아버지의 일터에서 알게된 20대 호셀로가 흥미롭다. 고기가 잡히지 않는다는 흉흉한 소문이 도는 가운데, 로시나는 난생 처음 느껴보는 이상한 욕망을 천천히 실행에 옮기기 시작한다. 설렘도 잠시, 곧 호셀로의 관심사가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 그녀. 머리속에서 상어가 원을 그리며 돌기 시작한다. "
영화 <상어>는 아직 국내에선 생소한 우루과이 영화지만, 제 24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제 35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월드 시네마 드라마 부문 감독상을 받으며 입지를 다졌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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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독립영화의 2020년대 청년상
언뜻 보면 자유로운 꿈을 지닌 청년이 대가족의 전통적 가치관과 갈등을 빚는 가족 코미디로 보이는 <장손>은 예측 가능한 마냥 쉬운 길을 택하지 않는다. 오히려 관객들이 기대했을 온가족이 밥상 앞에 모여 싸우는 장면을 싱겁게 끝내버리고, 영화의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말녀의 죽음을 보여주면서 그 자신의 지향점을 단호하게 선언한다. 말하자면 <장손>과 더 가까운 영화는 가족 코미디 영화로서의 <이장>이 아니라 청년 영화로서의 <흐르다>인 것처럼 보인다.
지금의 한국 독립영화들은 청년을 어떻게 다루는가. <장손>과 <흐르다>가 그리는 2020년대의 청년들은 마냥 자유로운 반항아가 아니다. 그들은 고향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고 싶어 하지만, 자신의 뿌리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그곳을 버리지 않는다(공교롭게도 두 영화는 모두 대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들은 이전 세대와 갈등 빚을지언정 척지지는 않으며, 오히려 자신들에게 주어진 몫만큼의 기성세대에 대한 부양은 어떻게든 해낸다. <흐르다>의 주인공 진영은 대구에서 아버지의 공장 일을 도우며 살지만 캐나다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나고 싶어한다. 공장의 실질적인 운영을 담당하던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진영은 홀로 남게 된 아버지를 부양하며 어떻게든 공장을 살리려고 애쓴다. 그는 고지식하고 보수적인 가치관을 지닌 아버지와 자주 갈등을 빚으며 결국 캐나다로 떠나지만 그곳에서 가끔씩 아버지의 사진을 들여다보기도 하는 인물이다. <장손>의 성진은 고향 대구를 떠나 서울에서 배우로 활동한다. 보증금 문제를 부모님에게 돈을 빌려 해결하며 아직은 변변찮은 커리어를 지녔지만 나름 tv 드라마에 나온 적도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성진은 나름 승필을 비롯한 어른들을 챙기기도 하고 말녀가 죽었을 때는 서툴지만 장례 절차를 어떻게든 마무리짓는 책임감 있는 면모를 보이기도 하는 인물이다.
<장손>의 또다른 미덕은 현대적인 청년 캐릭터를 그리는 그 성숙한 태도로 사건을 대하는 절묘한 균형감각에 있다. 이 영화에서 돈과 눈물은 상반된 개념이 아니다. 돈의 세속성과 눈물의 탈속성은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씩 자리를 양보하고 있다. 영화에는 장례식장에서의 대성통곡 장면이 두 차례 등장한다. 첫 번째는 성진이 말녀의 영정사진을 들고 장례식장에 처음 들어설 때이고, 두 번째는 옥자와 동우가 딸을 데리고 들어올 때이다. 여기서 특이한 장면은 두 번째이다. 옥자네 가족이 장례식장에 들어오자 수희와 자매들은 대성통곡한다. 그러다가 혜숙이 ‘그렇게 우는 게 아니여’라며 통곡의 대열에 합류하고 고쳐 울기 시작한다. 이때 ‘그렇게 우는 게 아니여’라는 대사는 이 눈물이 가짜라고 주장하는 것인가? 해당 대사가 등장하기 전까지 우리는 성진이 장례식장에 입장할 때의 첫 번째 통곡을 진짜라고 믿었다. 그 대사가 등장했다고 해서 말녀의 죽음에 대한 가족들의 눈물이 모두 가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 눈물에는 진심의 슬픔과 일말의 세속성이 공존하고 있다. 이를 방증하는 듯 통곡 장면 바로 뒤에는 가족들이 부의금을 세는 장면이 이어진다. 장례식이 끝난 후 태근 부부와 혜숙이 사라진 돈을 두고 갈등을 빚을 때에도 영화는 이를 풍자적인 시선으로 담지 않고 각자의 사정을 충분히 담아내어 그린다. 그러니까 이 갈등은 돈으로부터 말미암은 온전히 세속적인 갈등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 간의 감정들, 일말의 탈속성이 담긴 갈등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장손>은 돈과 눈물, 세속성과 탈속성, 코미디인 것과 코미디가 아닌 것 사이를 정확히 포착해내는 영화의 균형감과 자유로움과 책임감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청년 캐릭터의 균형감을 연결짓는다. 성진은 태근 부부와 혜숙의 갈등을 탐색하고 진실에 다가서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 기저에는 (명확하게 언급되지는 않았으나) 자신의 졸업식과 관련된 고모부의 사고에 대한 성진의 부채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브릿지 헤어를 한 채 크롭티를 입고 장례식장에 왔으나, 이해할 수 없는 통곡의 광경을 목격하고 피식 미소지을 뿐 그 자리를 망치지 않는 옥자의 딸은 또 하나의 성숙한 청년 캐릭터이다. 자유분방하되 그 자유로움이 무책임함이 되게 하지 않으려 하는 인간, 지금 시대와 이전 세대 사이에서 흔들리면서도 끊임없이 균형 잡는 인간이 바로 2020년대의 한국 독립영화들이 그리는 청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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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이란 굴곡에서 후회가 너무 늦지 않기를
인생이란 굴곡에서 후회가 너무 늦지 않기를
영화 <여덟 개의 산> 리뷰
감독] 펠릭스 반 그뢰닝엔, 샤를로트 반더미르히
출연] 루카 마리넬리, 알레산드로 보르기, 필리포 티미, 엘레나 리에티
시놉시스] 도시에 사는 피에트로와 산에 남은 유일한 아이 브루노. 알프스에서 만나 친구가 된 두 소년은 자연을 누비며 우정을 나눈다. 그 후 성인이 된 피에트로는 아버지 조반니가 세상을 떠난 뒤 산으로 돌아오고 브루노와 재회한다.
#스포일러 유의#지루할 틈이 없었던 광활한 알프스의 모습
영화 여덟 개의 산은 내용만 놓고 보면 굉장히 지루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정직하게 시간 순서대로 흘러가는 영화 속 내용과 극적으로 치닫는 갈등 요소는 크게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기한 점은 꽤 긴 시간 동안 상영되는 영화를 보며 전혀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광활하게 펼쳐지는 알프스의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 말 없이 등산을 하는 부자의 모습, 혼자 알프스를 오르는 모습, 아버지와 피에트로, 브루노 3명이서 위험한 빙하를 걷는 모습, 넓은 초원에서 소와 양을 치는 모습 등 사계절의 알프스 모습을 눈으로 보고 있자니 그 웅장하고도 아름다운 모습에 지루함을 전혀 느낄 새가 없었던 작품이었다. 자연적인 소리 외에 음악적인 요소가 그렇게 많은 비중을 차지 않았지만 풍부한 자연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꽉찬 아름다움을 선사했던 감각의 절제미가 돋보였던 영화 중 하나였다.
인간의 삶은 굴곡이 있을 수밖에 없다영화 속 주인공 피에트로와 브루노는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간다. 도시에서 살아가던 피에트로는 방학마다 알프스 산 속으로 놀러오고 산속에서 살아가는 브루노를 좋아한다. 브루노는 총명하지만 가정환경으로 인해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하고, 도시에서 넘어온 피에트로와 함께 지내면서 산속에서 노는 즐거움과 함께 자신 역시 배움의 길을 동경하고 있었다. 그런 브루노의 마음을 알아차린 피에트로의 부모님은 브루노의 교육을 지원하기로 하지만 이를 알게된 브루노는 웬일인지 반대를 하고, 브루노의 아버지도 반대를 하며 브루노는 벽돌공으로서 성장한다. 자신만의 기술을 가진 브루노와 달리 피에트로는 도시에서 방황하면서 이렇다할 자신의 적성도 꿈도, 흥미도 찾지 못한다.
그렇게 피에트로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피에트로는 아버지의 유언을 확인하러 브루노가 있는 마을로 돌아간다. 이곳에서 피에트로는 벽돌공으로써 기술을 가진 브루노와 낙농업가라는 꿈을 가지고 있는 브루노를 만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가정을 이룬 브루노의 모습을 보며 내색은 하지 않지만 자신이 점차 뒤쳐진다는 느낌을 받는 피에트로는 전세계의 다양한 산을 오르며 네팔에서 한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여행가이자 작가로서 자리를 잡기 시작한 피에트로와 달리 브루노는 낙농업이 점차 기울면서 빚더미에 앉게된다.
브루노와 피에트로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면서 모두가 동일한 시점에 성공을 하는 것도 안정을 찾는 것도, 그리고 위기를 겪는 것도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각자의 시간 속에서 나름의 굴곡을 보내고 이를 통해 다시금 성장해나가는 것을 영화는 잘 보여주고 있었다.
인생에서 후회가 너무 늦지 않기를
영화 속 두 주인공 피에트로와 브루노의 인생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쳤던 감정은 바로 후회라고 생각한다. 피에트로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음을 후회하고 아버지가 그토록 좋아하던 산을 오르면서 아버지가 남겨둔 메모들을 확인하며 그가 올랐던 길을 따라 오르며 함께 하지 못했던 등산을 뒤늦게나마 시작한다. 이 등산을 통해서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고 자신이 결국 하고 싶었던 작가가 되고, 여행가로써 네팔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만날 수 있었다.브루노의 경우 낙농업이 위기를 겪으면서 상황이 힘들어지자 아내와 별거를 하게 되고, 현재 자신의 상황을 낙담하고 힘들어한다. 그리고 자신의 선택에 대해 후회를 하면서도 산은 떠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인다. 만약 브루노가 산을 떠나 낙농업이 아닌 다른 일을 했더라면 그가 죽지 않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인생에 있어서 너무 늦은 후회가 없길 바라게 되는 순간이었다.
영화 여덟 개의 산은 개개인의 인생의 굴곡에 대해 잔잔한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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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7 노 타임 투 다이' 주말 박스오피스 1위
[국내 박스오피스 소식]
6년만에 돌아온 '007 노 타임 투 다이', 주말 박스오피스 1위.
다니엘 크레이그 라미 말렉 주연 6년 만에 전 세계 국내 최초 개봉한 '007 노 타임 투 다이 '가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서 56만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했습니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관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007 노 타임 투 다이'(감독 캐리 후쿠나가)는 지난 주말(1~3일) 38만 3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지난 29일 국내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한 이후에 개봉 첫 날 10만명 관객 수를 기록했으며, 누적 관객 수는 56만여 명입니다.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강력한 적의 등장으로 죽음과 맞닿은 작전을 수행하게 된 제임스 본드의 마지막 미션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입니다. 제임스 본드 역의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시리즈 마지막 작품이며, 차기 제임스 본드 역은 누가 될 지도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습니다.
시리즈 사상 최고 제작비인 2억 5000만 달러(한화 약 2962억)가 투입되었을 뿐만 아니라, 시리즈 최초로 IMAX 카메라까지 도입하여 더욱 시원하고 광활한 액션 블록버스터의 진수를 선보입니다. 또한 영국, 이탈리아, 노르웨이, 자메이 카 등 4개국 글로벌 로케이션 진행했으며, 전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개봉하였습니다.
2위는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켜왔던 변요한 김무열 주연의 범죄액션 영화 '보이스'가 차지했습니다. '보이스'(감독 김선 김곡)는 같은 기간 9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누적 관객 수 112만명을 돌파했습니다.
'보이스'는 보이스피싱 피해로 모든 것을 잃은 전직 형사 한서준이 중국 보이스피싱 본거지에 잡임해 추적하는 이야기를 다룬 범죄액션 영화입니다.
3위는 박정민 임윤아 주연의 힐링영화 '기적'이 자리를 지켰습니다. '기적'은 지난 주말 4만 5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누적 관객 수는 53만 2천여명입니다.
4위와 5위는 각각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과 지난 9월 29일 개봉한 영화, 호소다 마모루의 신작 애니메이션 ’용과 주근깨 공주‘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각각 누적 관객 수 170만 여명과 2만 2천여명을 기록했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소식]
마블의 히어로물 ‘샹치 텐 링즈의 전설’이 지금까지 북미에서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의 10월 1일 개봉으로 1위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10월 1일 북미 개봉한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는 개봉 첫 날 북미에서만 $37,290,000 (한화 약 442억)을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했습니다. 지난 주말(1일~3일)까지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박스오피스 1위는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가 차지했으며, 누적매출은 $90,100,000(한화 약 1,069억)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날 기준 북미 박스오피스 2위는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와 같은 날 개봉한 애니메이션 <아담스 패밀리 2>로 누적매출은 $18,007,000(한화 약 213억)을 기록했습니다. <아담스 패밀리 2>는 그렉 티어난, 콘래드 버논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았고, 샤를리즈 테론, 클로이 모레츠, 오스카 아이삭 등 할리우드 명배우들이 목소리 연기를 맡고 있어 영화 팬들의 큰 화제가 된 작품입니다.
뒤를 이어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 박스오피스 3위를 기록했으며 전 주 대비 매출액은 약 54% 감소했으며, 누적매출은 $206,108,802(한화 약 2,446억)입니다.
4위와 5위는 각각 워너브라더스의 범죄드라마, TV시리즈 ‘소프라노스’의 프리퀄인 <더 매니 세인츠 오브 뉴어크>, 유니버설 픽처스의 뮤지컬 영화인 <디어 에반 핸슨>이 차지했습니다.
이번 주에도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의 계속되는 북미 박스오피스 1위가 예상되는 가운데 과연 독주가 계속될 수 있을까요?
[씨네픽 박스오피스 예측분석]
하이, 스트레인저가 운영하는 씨네픽은 사용자들의 콘텐츠 예측치, 선호도, 외부 마케팅 지수 등으로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는데요. 또한 사용자들이 예측한 박스오피스 순위, 박스오피스 스코어 분석하여 빅데이터를 구축하여 콘텐츠 분석자료로 영화, 콘텐츠 산업에 활용하고자 합니다.
실제로 씨네픽 앱에 참여한 사용자들의 박스오피스 스코어 예측자료에 따르면 ‘007 노 타임 투 다이‘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는 31세~40세 남자 사용자 예측이 거의 근접할 정도로 유의미한 데이터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007 노 타임 투 다이‘의 실 관람 추이를 보면 여성 관객보다는 남성 관객이 그리고 남성 관객 중에서는 30대가 40%로 가장 많이 차지하는 만큼 씨네픽의 박스오피스 스코어 예측 데이터가 유의미함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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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아주고 싶은 등짝
SYNOPSIS.
"나는 쓸모없는 사람일까?"
한 고등학교 교실의 쓰레기통에서 주인 모를 유서 내용의 편지가 발견된다. 대입 시험을 앞두고 교감은 이 일을 묻으려고 하고, 정 선생은 우선 이 편지를 누가 썼는지부터 찾아보자고 한다.
"일기야, 안녕? 오늘부터 매일 일기를 쓰기로 했어"
편지와 학생들의 글씨 모양을 비교하던 정 선생은 편지 속 한 문장에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오래된 일기장을 꺼내 든다. 열심히 쓰다 보면 바라던 어른이 될 거란 믿음으로 써 내려간 열 살 소년의 일기. 정 선생은 일기를 읽으며 묻어뒀던 아픈 과거와 감정들을 마주하고, 학생들을 위해 마음을 열기 시작하는데…
POINT.
✔ 홍콩 금마장영화제 신인감독상 수상작
✔ 독특하게도 부산국제영화제 리퀘스트시네마로 첫 선을 보였는데, 평이 좋았습니다
✔ 감독이 하고 싶었던 말이 길 잃지 않고 정확하게 전달되는 영화, 감정의 에너지가 커다랗게 전해지는 영화. 전 요즘 이런 영화가 참 좋더라고요.
✔ 경쟁을 일상으로 여겨 온 한국인이라면, 다소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는 감정들이 있어요
✔ 10살 소년을 연기하는 황재락 배우의 얼굴이 오래 아른거릴 거예요
✔ 11월 13일 개봉
영화 <연소일기>는 계단을 올라가는 아이의 이미지에서 시작한다. 높이를 가늠해 보며 계단을 오르고, 옥상에서 소리를 질러 보는 아이의 등짝. 영화는 이제부터 아이 삶을 따라가며 몇 번의 상승과 하강을 그려낼 것이다.
또 한편에는 '정 선생'이 있다. 영화는 현재의 정 선생과 과거의 아이를 교차해 보여준다. 기억과 현실 사이, 과거와 현재 사이 매개가 되는 것은 어느 날 정 선생의 학교에서 발견된 유서 비슷한 편지이다. 스스로가 쓸모 없는 사람인 것 같다는, 그래서 사라져도 빨리 잊힐 것이라는 말. 그 말은 정 선생을 10살 아이의 일기장으로 데려간다.
정 선생을 잡을 때마다 카메라는 계속해서 불안하게 흔들거리고, 아무렇지 않은 척 턱을 괴거나 엎드리거나 칠판을 보고 있는 학생들의 마음에는 어떤 생각들이 고여 있는지 종잡을 수가 없다. 10살 아이는 폭력적인 세계를 살아간다. 이 영화 속 인물들은 모두 터져 나갈 것 같은 외로움과 괴로움의 시기 안에 있다.
(언제든 우리의 현재가 될 수도 있지만 지금 당신의 현재가 괴롭든 괴롭지 않든) 우리는 과거에 누구나 한 번 이상 괴로움을 겪었다. 형태와 깊이는 제각각이지만, 어떤 것은 금방 잊히고 어떤 것은 영영 생채기로 남지만, 그래서 오늘 우리의 얼굴에서 어제의 괴로움이 다 읽히지는 않지만, 겪지 않는 사람은 없다. 정 선생의 동료 교사들만 보아도 그렇다. 그들에게 유서 비슷한 편지는 공허한 문장으로만 읽힌다. 어릴 때 한번쯤은 하는 생각이라면서. 그들에게도 익숙한 문장이라는 뜻이다. 기억 속에 문장의 기표는 남아 있지만, 그 뒤에서 터져 나갈 것 같았던 기의들은 잊혔다.
그러나 정 선생은 10살 아이의 일기장이 떠올라 버린 이상 그렇게 쉽게 놓을 수 없어, 상담 선생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본다. 유서 편지의 문장과 똑같은 일기장 속 문장을 끈으로 삼아, 교차 편집된 과거에서 10살 아이가 연필로 써내려간 일기장의 기억을 펼쳐 보여준다.
일기를 쓰게 된 계기도, 일기 속 문장들도... 10살 아이의 세상은 녹록지 않다. 필연적으로 부모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는 나이다. 남들 눈에 비춰지는 성과에 집착하는 아버지와 그 옆에서 히스테릭해져 가는 어머니, 아이와 다르게 뭐든 잘 해내는 동생의 모습은 다소 도식적으로 그려졌지만, 10살 아이의 캐릭터가 선명하여 그 단점을 상쇄한다. 영화를 보다 보면 황재락이 연기하는 10살 아이 요우제를 사랑하게 된다. 아이는 비록 공부를 잘 못하지만, 타인의 마음을 헤아려 보는 데에 재능이 있다. 이야기를 좋아하고 문구를 좋아하는 걸로 보아, 공부 아닌 다른 데 재능이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아버지는 10살 요우제의 재능을 헤아려 보지 않는다. 그에게는 메트로놈에 딱딱 맞는 것만이 올바른 음악이다. 정해진 박자 바깥의 풍성함은 그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 정답이 아니라면 모두 틀렸다는 그의 독선은 가족을 차별과 폭력으로 물들인다. 그 독선적 세계 또한 카메라에서 계속해서 흔들린다.
부모의 편협한 시야 안에서, 10살 아이의 세상은 조금씩 쪼그라들고 무너진다. 보고 있노라면 이 일기가 10살 아이의 세상이 무너져간 기록이라는 생각도 든다. 정 선생이 유서의 주인공을 찾아 헤매는 순간에도 일각에서는 폭력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세계를 보며, 얼마나 많은 세상이 이렇게 무너지고 쪼그라들고 있을까 생각하면 아찔해진다. 요우제라는 10살 아이에게 맞춰진 소실점은 수많은 아이들에게로 투사된다.
그 구도 안에서, 이 영화가 관객에게 실어 나르고자 한 감정이 묵직하게 전달되어 온다. 감독이 하고 싶었던 말이 선명하게 느껴진다. 특히 골목 사이로 아이들이 뛰는 장면에서, 카메라 앵글을 따라 세상이 뒤집힐 때, 우리는 비로소 메트로놈 박자 바깥의 세상을 느낀다. 무너지지 않은 세상에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웃을 수 있는 세상을 느낀다. 거기에는 기꺼이 손 내미는 다정함, 함께 보내는 시간, 솔직하게 터놓은 마음이 있다. 그것만이 우리를 구할 수 있다고 절절한 마음을 담아 던지는 영화다.
영화를 보며 심규선의 <살아남은 아이>가 떠올랐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살아남은 아이인지 모른다. 유서를 발견해도 어린 시절 한번쯤 해보는 생각 아니냐고 말하는 교사들도, 독선적인 형태의 성취만을 인정하는 아버지도, 그런 아버지에게 맞추는 데 눈물도 인생도 쏟아낸 어머니도... 사실 그들 또한 과거의 어느 순간, 터져 버릴 것 같은 외로움과 괴로움을 넘어서 여기까지 왔는지 모른다.
불쏘시개처럼 나를 자꾸만 헤집어대는
어린 시절의 아름답지만은 않던 기억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자라 지금의 네가 되는지
들춘 기억에 귀엣말처럼 속삭여주고 싶다 (...)
너는 살아남은 아이 미움과 무관심 속에서
이 어둠은 너의 별빛을 더 환하게 할 뿐 꺼트릴 순 없어
너는 살아남은 아이 눈물의 반짝임 모아서
저 은하수처럼 흐르며 또 살아갈 거야 마지막의 마지막까지영화는 영화일 뿐인데, 자꾸 현실의 아이들이 떠오른다. 우리 모두가 그런 시기를 넘어 바라던 어른으로 자라날 수 있다면. 가끔은 뒤늦은 후회의 눈빛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해도, 그럼에도 다시 시작해볼 수 있는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다면. 그런 소망을 품고, 옥상에 선 아이의 등짝을 끌어안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마 내 안의 <연소일기>에는 그런 문장들이 적힌 페이지가 있을 것이다. 차마 끌어안지 못하고 놓쳐버린 등짝들이. 지금이라도 끌어안고 싶은 등짝들이.
이 영화를 마주한 당신의 <연소일기>에서는 어떤 페이지가 펼쳐질까. 이 영화는 누군가의 어린 시절 일기인 동시에, 당신 내면의 일기장을 부드럽게 펼치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리고 페이지를 넘겨줄 것이다. Time still turn the page라는 이 영화의 영어 제목 그대로. 과거에 덮어두고 온 상처 투성이 일기더라도, 오랜 시간 흐른 후에 다시 페이지를 고이 넘길 수도 있는 법이니까. 넘어간 페이지에서 다정한 마음을 가득 끌어안고 상영관을 나올 당신의 모습을 그려 본다.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시사회에 초청받아 감상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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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매리 연쇄살인사건 범인은?! - 라떼극장 EP.14
영화 흥신소 - 라떼극장 EP.14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영화 "차우"를 보며 즐거웠던 추억을 떠올려보자
범죄없는 마을로 공인(?)받은 곳 삼매리에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사건을 풀기위해 형사 경찰 포수 생태연구가 등 각계 전문가(?)들이 모이지만
문제 해결은 커녕 피해만 늘어난다.
삼매리는 다시 범죄없는 마을로 거듭날수 있을까?
괴수와의 사투를 벌이는 괴작 '차우(2009)'
신형사가 건강 챙긴다면 몰래챙긴 음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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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착병 환자들의 이선생 찾기는 계속된다
?Rabbitgumi 입니다!
지난 주 영화 독전2가 넷플릭스에 공개되었습니다.
1편의 하이라이트와 결말부 사이의 일을 다루고 있어요.
감독이 바뀌었지만 등장인물은 그대로 입니다.
형사 원호와 락 그리고 브라이언이 극을 이끌죠.
큰칼이라는 강력한 캐릭터도 있죠.
그런데 영화가 많이 느슨합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영상에서 확인해주세요!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업데이트하고 있는 영화 에세이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일반적인 영화 리뷰 보다는 보면서 떠올렸던 감정이나 생각들을 정리하여 전달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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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데시벨> 캐릭터 예고편
김래원 X 이종석 X 정상훈 X 박병은 X 차은우 도심 테러를 둘러싼 5인의 캐릭터! 몰입도 500% 캐릭터 예고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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