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4-05-10 21:19:57
[JIFF 데일리] 침묵하지 않는 카메라는 마침내
영화 <양양> 리뷰
SYNOPSIS.
어느 겨울밤, 주연은 아빠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는다. 아빠는 술에 취해 혀가 꼬인 목소리로 주연에게 “고모처럼 되지 말라”는 말을 남긴다. 그날 40년 전 자살한 고모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주연은 가족의 수치스러운 비밀이 된 고모의 흔적을 추적한다. 주연은 그동안 역사 속에서 지워져 온 여성들을 기억하며, 애니메이션을 통해 고모의 잃어버린 목소리를 찾아간다.
PROGRAM NOTE.
양주연 감독의 <양양>은 가족사에 대한 고백으로 시작한다. 양 씨 집 안의 첫째 딸로 태어난 그녀는 남동생이 가족의 중심에 있는 것이 익숙한 만큼, 가족 안에서 자기 자리가 없다고 생각해 왔다. 여기까지는 우리나라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가족의 풍경’이다. 그런 어느 날 밤, 술에 취한 아버지는 처음으로 자신에게 누나가 있음을 고백했고, 그렇게 40년 전에 사라진 고모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1975년, 대학교 4학년이었던 감독의 고모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고, 할머니가 남겨 놓은 고모의 사진을 발견한 뒤, ‘두려움에 맞서기 위해’ 이 작품을 만들게 되었다. 고모가 자살한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고모를 기억하는 사람들을 찾아 나서는 과정은 ’사라진 고모의 자리‘뿐 아니라, 가족 안에서 늘 한쪽으로 밀려나 있었던 ‘양주연 감독의 자리’를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전진수)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박형규 역, 문학동네 버전) 문학사 안팎에서 길이길이 회자되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첫 문장이다. 처음 들을 땐 그렇지 뭐, 하며 고개를 끄덕였던 이 문장이 언제부터인가 내 안에서 부스스 일어난다. 과연 그러한가? 정말 그러한가?
세월을 머금은 색감의 홈 비디오에서 부드럽게, 고화질의 결혼식 영상으로 넘어가며 시작하는 이 영화 또한 그렇다. 내레이션 속 감독도 스스로 인정할 만큼 화목한 가정, 부족한 것 없이 딸과 아들을 길러낸 집. 90년대에 홈 비디오로 풍성한 일상을 담을 만큼, 그 영상 안에서 생일 파티를 즐기는 아이의 웃음만큼, 밝고 환해 보이는 집.
이런 집들만 보다 보니까 가정에 고민이 있는 사람들은 "왜 우리 집만 이렇지? 왜 나만 이렇지?"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래 전, 누군가 지나가는 말로 남긴, 딱히 내게 던진 것도 아니었던 한 마디가 내겐 잊히지 않는다. "모든 가정에는 다 문제가 있어요. 문제 없는 집은 없고, 그러니까 상처 없는 가정도 없어요."
생각해 보면 지극히 당연한 문장인데 우리는 그 말을 잊고 산다. 슬픈 일은 가슴에 묻고, 남부끄러운 일은 적당히 묻어 두면서, 사랑하는 이들에게 주고 싶은 단란한 일상을 바지런히 꾸린다. 그러나 문제 없는 집도 없고 상처 없는 집도 없으니, 감독이 어느 날 알게 된 사실, 이미 오래 전 세상을 떠난 고모의 이야기도 그렇다.

감독은 고모 주변 사람들에게 고모의 이야기를 묻고, 고모의 죽음을 파헤친다. 그간 감독이 카메라에 담아 왔던, 보고 듣고 이야기해 온 것들이 고모의 이야기와 공명한다. 다만 이번에는 그 '고모 주변 사람들'에 감독의 어머니와 아버지도 포함될 뿐이다.
맞지 않는 옷처럼 어색하게, 하지만 자식의 작품 앞에 최선을 다해, 약간은 긴장된 얼굴로 카메라 앞에 앉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 마찬가지로 조금 어색한 듯 이런저런 이야기로 인터뷰를 시작하는 감독의 목소리. 어쩐지 사랑스러워서 조금 웃음도 나왔다. 그러나 이내 이야기가 나아가면서 감독의 목소리는 점차 진중해진다.
힘들다고 덮어둔 기억을 감독은 부감한다. 자기 가족의 일을, 극화하지도 않고 민낯 그대로 인터뷰를 하면서 말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카메라는 끝내 침묵하지 않는다. 이제 그만두라는 말에도 꿋꿋하게, 고모의 죽음을 따라간다. 그건 탐정의 자세나 경찰의 태도와도 다른 그 누군가,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는 누군가의 자세와 태도다.

기록도 남아있지 않은 죽음. 타살인지 자살인지도 불확실한 정황. 오래 전의 아픈 일에 대해 바래고 조각난 기억들. 그 안에서 감독은 사회에 끊임없이 익숙하게 찍히는 사건들의 발자취를 본다. 그리고 그 일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에서, 자신이 가족 안에서 겪어왔던 일들이나 익숙하게 들어왔던 말들도 길어 올린다. 아무 악의 없이 부드럽게 놓인 말들, 어쩌면 감독 스스로에게도 그다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는 그런 말들. 그 스펙트럼은 매우 넓다. 일상의 작은 말 한 마디에서 누군가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고모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드러낼 수는 없다. 이 영화는 탐정이나 경찰이 아닌, 감독이 찍은 작품이니까. 고모의 죽음이 타살이었는지 자살이었는지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알 길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조각조각 드러난 진실 속에서도 보이는 것들이 있다. 나는 보면서 어쩌면 감독의 고모의 죽음과 아주 닮아 있었을 어떤 죽음들을 생각했다. 몇 시간에 하나 꼴로 새로운 기사가 뜨는 그런 사건들. 요즘 또 부쩍 많이 보이는 사건들. 피해자의 생명보다 가해자의 수능 점수 같은 것이나 주워섬기고 있는, 악의 없이도 충분히 악독해지는 얄팍한 담론들.

또 하나, 그저 사망한 존재로서만이 아닌, 삶을 영위하던 순간들의 고모를 감독은 그려낸다. 그렇게 단지 죽은 사람, 마음 아프니 덮어둘 사람만이 아닌, 살아 있었고 살아가고 있었던 존재로. 피해 대상으로서만 피해자를 묘사하는 것도 끔찍하지만 (예를 들어 피해자가 수능 만점의 의대생이었으니 그 죽음이 얼마나 아깝다는 식으로 말한다면 얼마나 끔찍할 것인가) 피해자로서도 지워지는 경우가 허다해 더 끔찍한, 그래서 가끔 어떤 유가족들이 사진을 공개한다는 선택지를 끄집어 들게 만드는 이 사회의 서술 방식을 생각한다.
이러한 사회의 서술 방식 앞에 감독의 말하는 방식은 경종을 울리는 바가 크다. 나직나직한 감독의 내레이션이 더 많은 상영관에서 울려퍼지면 좋겠다. 침묵하지 않고 계속해서 이야기되면 좋겠다. 이 감독의 시간이 쌓이고 또 쌓여, 더 많은 여성의 이야기들이 우리에게 전달되면 좋겠다. 침묵하지 않는 카메라는 마침내 부감에 성공하고 마니까. 더 많은 이야기가 그 부감의 시선에 밝히 드러나길.
어떤 죽음으로 떠나간 사람들, 어쩌면 나였을 수도 내 친구였을 수도 있는 그들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2024. 05. 03. 13:30 메가박스 전주객사 3관 (229)
2024. 05. 05. 10:00 메가박스 전주객사 3관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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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로큰 | 사건도 캐릭터도 부서져 파편만 남다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출소 후 '석창모'(정만식)의 조직을 떠난 '배민태'(하정우). 그는 건설 현장에서 일하며 평범한 삶을 이어간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소식에 민태가 계획한 삶은 부서진다. 창모의 조직에 함께 속했던 하나뿐인 동생 '배석태'(박종환)가 돌연 시체로 발견되고, 동생의 아내 '차문영'(유다인)은 행방불명된 것. 이에 민태는 문영을 찾아 나선다. 부부관계가 좋지 않았던 만큼, 문영이 동생을 죽였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그러던 중 민태는 자신과 같은 흔적을 좇는 소설가 '강호령'(김남길)을 만난다. 그는 호령의 베스트셀러 '야행'의 모티브가 동생과 문영의 관계라는 사실을 깨닫고, 문영과 호령 둘을 범인으로 의심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은 물론 사건의 진상을 숨기고 싶은 창모까지 민태 앞길에 끼어들면서 그의 복수극은 뜻대로 흐르지 않는다.
사건이 전부인 영화
영화의 시나리오는 크게 두 범주, 인물 중심과 사건 중심으로 나눌 수 있다. 둘의 균형이 맞는 게 바람직하겠지만, 어느 한쪽으로 쏠리는 경향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그중 후자에 초점을 맞추는 영화는 치명적인 단점을 떠안는다. 관객이 보기에 캐릭터가 플롯의 도구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것. 이 경우에는 사건이 그 자체로서 얼마나 흥미로운 지에 따라 영화의 완성도와 몰입도가 달라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셉션>이다. <인셉션>에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비롯해 여러 스타 배우가 출연했지만, 그들이 맡은 캐릭터가 뇌리에 각인될 정도로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그들은 그저 기억을 심는 작전에 필요한 역할과 기능을 의인화한 존재였다. 그렇지만 <인셉션>은 관객을 매료하는 데 성공했다. '꿈에 침투해서 기억을 훔치거나 심는다'라는 극 중 사건 자체의 독특함이 매력적이었으니까.
김진황 감독의 신작 <브로큰>은 큰 범주에서 봤을 때 인셉션과 같은 유형의 영화다. 캐릭터 자체는 한국의 조폭 스릴러에서 익히 봐 온 인물이라서 특별하거나 흥미로울 구석이 거의 없다. 그 대신 <브로큰>은 민태의 복수극의 발단이 되는 살인 사건 차제를 결정구로 선택한 듯 보인다. 문제는 살인 사건이 신선하지도 않고, 사용법도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 그 결과 <브로큰>은 사건, 캐릭터, 플롯 모두 부서진 채 파편으로 흩어진다.
소재 자체에 동력이 없다
<브로큰>이 결정구로 꺼내든 소재는 살인 사건, 그중에서도 '소설 내용대로 진행되는 살인 사건'이다. 그 중심에는 호령과 그가 집필한 베스트셀러 소설 '황야'가 있다. 호령의 소설에는 마약 중독자 남편과 살아가는 여성이 등장한다. 극심한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그녀는 남편을 죽이면 자유와 행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살인 계획을 실행에 옮긴 후 아무도 몰래 한국을 떠난다.
그런데 극 중 현실에서 '황야'의 내용과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다. 조폭 조직원이자 마약 중독자인 석태가 돌연 사망한 채로 발견된 가운데, 그의 아내 문영이 행방불명된 것. 문영의 주변인을 탐문하던 중 호령이 그녀의 지인이라는 사실을 발견한 경찰은 소설 내용을 근거로 호령과 문영이 함께 석태를 살해했다고 의심한다. 동생의 복수를 위해 문영을 찾던 민태도 호령의 소설에 대해 알게 된 이후로 그의 뒤를 캐기 시작한다.
이러한 <브로큰>의 메인 플롯은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을 내재하고 있다. 우선 사건 자체의 흥미가 부족하다. 이미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미디어에서 숱하게 활용된 소재이다 보니 매력이 없다. 당장 판타지 영화인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에서도 '타이코 도도너스'라는 마법사가 남긴 '타이타니아의 예언'이라는 시의 내용과 똑같은 사건이 연달아 발생한다는 식의 전개가 등장한 바 있다.
또한 후반부에 등장하는 반전에도 악영향을 준다. <브로큰>은 호령과 문영의 관계가 살인 사건의 동기인 것처럼 꾸민 뒤,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순간 창모가 개입한 살인 사건의 실상을 비로소 밝히면서 반전의 묘미를 살리려 한다. 그런데 정작 전반부의 스토리가 재미없으니 긴장감은 쌓이지도 않고, 반전도 인상적이지 않다. 미끼가 그럴싸하지 않으니, 숨겨진 진실이 따로 있다고 손쉽게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패한 맥거핀
사용 방법도 문제다. 소재를 다루는 방식이 어설프다. 호령의 소설이 문제가 되는 과정이 거의 생략되어 있기 때문이다. 민태나 경찰이 호령을 의심하게 되는 단계는 다음과 같다. 호령과 문영은 문화 센터 강좌에서 만난 후 연락을 주고받았다. 호령이 소설 집필 전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그녀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소설 속 등장인물이 문영과 그녀의 주변인물과 유사한 상황에 처해있다. 따라서 호령이 의심스럽다.
하지만 그들의 추론 단계에는 논리적 비약이 많다. 소설 내용과 등장인물이 석태와 민영의 관계와 유사하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호령을 의심할 합리적 단서가 없기 때문이다. 호령은 민영을 1년 간 만나지 않았다. 그가 살인 및 실종 사건에 연루된 적도 없다. 즉, 호령이 소설의 내용 때문에 유력한 용의자로 부각된다는 아이디어는 있으나 아이디어를 풀어내는 과정은 찾기 어렵다.
그렇다고 그의 존재가 극 전개에 필수적인 것도 아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확고하다. 민태다. 제목만 봐도 그렇다. '브로큰'은 출소 후 조직을 떠나려던 민태가 동생의 죽음 때문에 원래 계획을 부쉈다는 의미다. 그런데 그의 복수극에서 호령의 역할은 의미가 없다. 그는 동생 죽음의 주범도, 조력자도, 반동인물도 아니다. 사건의 진상을 잠시 가리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그의 비중이 큰 전반부가 불친절하고 허세 가득한 이유다.
호령을 맥거핀으로 봐도 문제다. 맥거핀은 극의 발단을 그럴듯하게 보여준 후 관객이 눈치채지 못하게 사라져야 효과가 극대화된다. 그에 반해 호령은 맥거핀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복수극의 발단에는 영향을 못 끼치는 반면, 분량은 민태에 버금간다. 그러다 보니 퇴장한 후에도 그의 공백은 역으로 강조된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그에게 붙은 물음표가 안 떨어지기 때문이다. 즉, 호령이라는 캐릭터는 실패한 맥거핀이다.무의미한 맥거핀의 나비효과
효과가 없는 맥거핀은 다방면에 악영향을 끼친다. <브로큰>에서는 특히 캐릭터의 문제가 부각된다. 애초에 공감을 이끌어낼 수 없는 캐릭터로 도배된 작품이기 때문이다. 동생의 복수만을 추구하는 민태의 행적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는 창모에게 석태를 소개하고, 동생 대신 감옥을 갈 정도로 동생을 아낀다. 하지만 그 이유가 주어지지 않다 보니 막연한 형제애를 앞세운 복수극은 일견 올드하다.
비정상적인 석태의 캐릭터성 때문에 민태의 복수극은 설득력이 더욱 부족하다. 그는 형에게 기대어 살다가 조폭이 됐고, 그 후에는 마약 중독자로 지내다가 살인도 저지르고, 아내에게 가정폭력까지 행사했다. 그 어떤 연민도, 동정도 느끼기 어려운 캐릭터인 셈이다. 그 외의 등장인물도 생동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문영이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경우는 없고, 경찰은 매번 뒷북을 칠 정도로 무능하고, 조폭들도 한국영화 클리셰에 충실하다.
만약 살인 사건의 미스터리나 반전이 강조될 수 있었다면 각 캐릭터의 문제는 덜 주목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호령의 존재감이 희미해지는 순간부터 캐릭터 구축 이슈는 역으로 강조된다. 공감하거나 이입할 여지 자체가 없는 캐릭터만 남아 버리니 그들의 결점이 부각되는 것. 그 결과 모두가 문영을 찾기 위해 열심히 달리지만, 왜 달리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된다. 사건, 플롯, 캐릭터가 모두 제각기 따로 노는 셈이다.
액션이라는 일말의 잠재력
그나마 액션 시퀀스 두 개는 눈길을 끈다. 영화 전체의 완성도를 끌어올리지는 못하지만, 나름의 재치와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 첫 번째는 중반부 골목길 액션 시퀀스에서 좁은 건물 틈 사이로 민태의 액션을 보여주는 컷이다. 앵글이 고정되어 있고, 이에 더해 시야 자체에 한계를 두었기 때문에 활동적인 이미지가 역으로 극대화되는 지점이다. 이는 일반적인 액션 연출의 흐름이나 리듬에서 벗어나면서 순간적으로 눈길을 잡아챈다.
이러한 촬영 방식은 클라이맥스에서 한 번 더 등장한다. 동생을 죽인 진짜 범인을 알게 된 민태는 창모를 찾아가고, 수산시장과 횟집에서 일 대 다의 구도로 창모의 부하들과 한바탕 싸움을 벌인다. 이때 민태가 싸우는 모습을 횟집 안에서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다. 앞선 장면과 유사한 효과를, 더 증폭시켜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앵글은 고정된 가운데, 창문 아래쪽과 중앙부는 여러 도구 때문에 가려져 있다. 시야에 한계를 설정해서 인물들의 움직임을 완전히 보여주지 않도록 건물 사이 틈과 같은 장치를 만들어낸 셈이다. 그 덕분에 민태의 액션은 역동성이 유달리 부각되고, 복수에 목마른 그의 심경도 더 거칠게 표출될 수 있다.
이러한 장점만 놓고 보면 <브로큰>에서도 나름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엿볼 수는 있다. 하지만 순식간에 지나가는 액션 연출만으로는 이미 파편화된 사건, 플롯, 캐릭터를 한 데 묶을 수 없다. 그 결과 <브로큰>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조차 알기 힘든 미완성 복수극으로 막을 내린다. 원래 제목이 <야행>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건 중심의 이야기를 무리하게 인물 중심으로 재포장하다가 벌어진 참사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Dreadful 끔찍한
한 순간의 재치 외에는 다 따로 노는 파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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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풍 | 모두까기가 실현할 초인이라는 꿈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대통령 '장일준'(김홍파)과 경제부총리 '정수진'(김희애)의 정경유착 비리 혐의를 포착한 국무총리 '박동호'(설경구). 그는 정권을 내줄지도 모른다는 정치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자기 진영이 배출한 대통령을 공격하기로 결심한다. 비록 자신의 정치적 멘토이지만, 자기가 믿는 신념에 대통령이 배치된다고 믿으니까.
하지만 일은 그의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대통령과 부총리는 재벌에게서 받은 막대한 자본, 검찰과 법원까지도 자기 뜻대로 부릴 수 있는 권력, 민주 항쟁 시절부터 다져온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의 인맥 네트워크를 활용해 반격한다. 오히려 검찰 수사를 받고 정치적으로 몰락할 위기에 처한 박동호. 이에 그는 정경유착을 뿌리 뽑고, 정치권의 악습을 뿌리 뽑기 위해 대통령을 시해하기로 결심한다.
새 시대를 촉구하는 정치 스릴러
사실상 양당제에 가까운 한국 정치권은 크게 두 세력으로 나눌 수 있다. 한쪽에 산업화 유산을 물려받은 우파가, 반대쪽에는 민주화 시대를 일궈낸 좌파가 있다. 양 진영의 공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와 동시에 두 세력 모두 과거의 영광만 붙잡고 있다는 비판도 피할 수는 없다. 개헌을 통해 87년 체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말이 끊임없이 나오는 게 그 방증이다.
권력 3부작을 집필한 박경수 작가와 넷플릭스가 처음으로 협업한 작품 <돌풍>은 바로 이 문제의식을 구현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남한이 체제 경쟁에서 승리했는데도 여전히 태극기 부대에 매달리는 우파 정치인도, 아직도 민주 항쟁 시대를 살아간다고 착각하며 자기 기득권을 인정하지 못하는 좌파 정치인도 가차 없이 비판한다. 그들과 상부상조하는 재벌과 검찰 역시 비판의 칼날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두 진영의 비리나 부패를 1차원적으로 비난하거나 단순한 정쟁으로 묘사하지 않아서 더욱 인상적이다. <돌풍>은 자칫 추잡하기만 할 수 있는 정쟁을 니체가 말한 위버멘쉬(Übermensch), 곧 초인이 되지 못한 이와 초인으로 거듭난 이의 갈등으로 풀어낸다. 그 덕분에 <돌풍>은 몇몇 기술적인 단점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실패를 진영의 실패로 확장시키고, 새 시대와 미래를 향한 갈망과 희망을 보여주는 데 성공한다.
무언의 경계를 넘어서다
그간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정치극은 상당히 한정적이었다. 수년간 비슷한 선악 구도와 메시지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실화 기반 작품은 대체로 민주화 이전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 민주 항쟁이나 군부 쿠데타 사건을 소재로 삼아 군부 세력에 저항하는 이들의 숭고함과 희생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았다. 당장 <서울의 봄>이 그랬고, 그 이전에 <1987> 같은 작품도 다르지 않았다.
허구의 사건을 다루는 작품은 검찰과 재벌의 이익을 대변하는 악역을 등장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이정재의 <보좌관>이나 조승우의 <비밀의 숲>이 대표적이다. 반대로 주인공은 <60일, 지정생존자>처럼 재벌, 검찰, 군부 같은 전통적인 기득권층에 저항하고 개혁을 꿈꾸지만 실패하는, 이른바 시민 세력을 대변하는 정치인이 많았다. 노무현을 비롯한 몇몇 대통령을 연상시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돌풍>은 다르다. 그간 많이 다루지 않은 2000년대 이후의 현대 정치사를 관통한다. 2010년대 중후반까지의 굵직한 정치 이벤트를 쪼개고 비틀어서 대체역사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장일준 대통령만 보더라도 노벨 평화상 수상자라는 점, 아들을 비롯한 가족이 검찰 수사를 받은 점, 이후 소속 정당과 검찰 간의 갈등이 본격화된 것을 보면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을 섞은 캐릭터인 게 분명해 보인다.초인이 되지 못한 낙타와 사자
이 대체역사의 핵심은 초인이다. 진영 구분 없이 초인이 되지 못했고, 초인이 되겠다는 초심을 잊어버린 정치인의 모순과 폐부를 찌른다. 니체는 사람을 낙타, 사람, 어린아이 세 단계로 구분한다. 낙타는 그저 세태를 따르기만 하는 인간이다. 사자는 당대의 권력과 강압에 저항할 줄 아는 인물이다. 사자가 저항의 고통과 허무함을 하나의 놀이처럼 긍정하고 수용하면 어린아이, 곧 초인으로 거듭난다.
이때 초인은 삶이 고통스럽다고 해서 어려움을 회피하거나 종교, 도덕, 이념의 영역으로 도망치지 않는다. 대신 고통을 자극 삼아 새롭게 삶을 개척한다. 기존의 선악 같은 지배적 가치에 순응하는 대신 자기만의 신념과 목표, 사명을 만들어 실천에 옮긴다. 그러다가 몰락하더라도 그조차 수용하고 사랑할 줄 안다. 즉, 가혹한 삶까지도 마주 볼 수 있는 용기로써 매번 자신을 쇄신하는 사람이 바로 초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돌풍> 속 인물은 대부분 낙타 혹은 사자다. 우파 대표이자 태극기부대의 정신적 지주인 '조상천'(장광)은 낙타다. 납북된 아버지가 전향자로 대우받으며 잘 지내자, 아버지와의 인연을 철저히 부정하고 누구보다 악랄한 공안검사가 됐다. 반공을 무엇보다 우선시하며 그 시대의 편견에 저항하는 대신 순응했고, 자기 스스로 북한과 관련이 있다는 콤플렉스를 갖고 있지만 이를 떨쳐낼 용기도 없다.
반면에 정수진은 사자다. 전대협 소속 대학생으로 학생 운동에 투신했고, 훗날 남편이 된 전대협 회장 '한민호'(이해영)를 지키려고 온갖 고문을 견뎌냈다. '민주주의 만세'라는 문구를 감방 벽에 새길만큼 강인한 의지를 지녔고, 끝내 군부 독재와 공안 검찰 세력을 쓰러뜨린 후 경제부총리까지 됐다. 장일준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정수진의 멘토이고, 정경유착을 뿌리 뽑겠다는 일성을 내세워 대통령까지 당선된 민주 세력의 거두였다.
초인이 되지 못한 이들의 가짜 초인
이때 <돌풍>은 낙타에게는 별 관심이 없다. 낙타가 초인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조차 갖지 않는다. 대신 사자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그들이 초인으로 거듭나는 대신 낙타로 퇴보한 모습을 비춘다. 더 나아가서는 낙타를 초인으로 가장하는 비열함을 비판한다. 성경이나 삼국지 같은 고전의 문구, 카이사르를 비롯한 역사적 인물의 사건을 인용한 비유 덕분에 비판의 칼날은 더 날카롭게 느껴진다.
정수진과 장일준. 두 사자는 저항하는 삶에 지쳤고, 그 고통이 괴로워졌다. 그래서 고통에 굴복하고, 보상 심리에 빠져든다. 권력을 잡아 이루려던 신념은 잊고, 자기 기득권에 문제가 되는 동지는 거침없이 쳐낸다. 사모펀드를 이용해 불법 이익을 창출하고, 그토록 혐오하던 재벌과 검찰을 방패로 삼는다. 기득권 타파를 위해 젊은 날을 불태웠던 사자들은 이제 기득권에 안주하고, 젊은 시절을 보상받겠다는 낙타에 불과해진다.
둘만의 일탈도 아니다. 그들 진영의 전반적 경향이다. 정수진의 남편 한민호가 대표적이다. 전대협 의장까지 했던 이 인물은 불만으로 가득하다. 다른 선후배들이 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면서, 자기는 돈이라도 벌어야겠다며 불법 투자를 이어간다. 정수진의 뇌물을 받은 후 그녀 요구대로 조합을 움직이는 노동조합 간부도 마찬가지다. 의기와 투지로 가득했던 사자들이 낙타로 퇴화했음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이에 더해 그들에게는 초심을 잃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용기도 없다. 그래서 그들은 허상 뒤에 숨는다. 정수진은 비리 혐의를 받던 장일준이 사망하자 그를 성역화하며 정치적으로 활용한다. 한민호가 검찰 수사를 받다 자살하자 그가 누구보다도 청렴 결백하다는 도덕적 허상을 만들어 그 뒤에 숨는다. 자기가 부패한 기득권이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극복하는 대신, 가짜 영웅을 내세워서 그저 과거의 구호를 되풀이할 뿐이다.
진짜 초인을 꿈꾸다
<돌풍>은 가짜 초인 뒤에 숨은 사자들을 비판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의 허상을 파괴하고, 그들이 되지 못한 진짜 초인을 보여주며 새로운 미래를 꿈꾼다. 바로 주인공 박동호와 그의 조력자들이 바로 그 초인이다. 그들은 국가의 영웅이 되겠다거나,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목표를 지니고 있지는 않다.
다만 자기가 믿는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서, 보이는 그대로의 현실을 수용하고, 그 현실을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래서 그는 자기가 속한 조직과 진영으로부터 늘 버림받는다. 검사일 때도 검찰의 관습과 규범에 저항하다가 검찰에서 쫓겨났다. 자기를 영입한 장일준 대통령에게 직언을 멈추지 않고 그의 아들과 정수진의 비리를 파헤치다가 토사구팽 당할 처지가 된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거나 타협하지 않는다. 목숨을 내던져 정쟁에 임하고, 매번 돌파구를 찾아낸다. 대통령 시해 시도가 들킬 위기에 처하자 이를 정적에게 뒤집어 씌우거나, 탄핵 위기를 역이용해 정적의 비리를 드러내는 식이다. 그 끝에서는 정수진을 비롯해 부패한 정적을 모두 제거하고, 정치 개혁을 일궈낸다. 이처럼 자기에게 가해지는 고통이 크고 상대하는 적이 강할수록 오히려 발전하는 것 또한 초인다운 행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돌풍>은 어느 한쪽 진영만 비판하는 작품이 아니다. 박동호를 거울삼아 초인이 될 의지가 없는 양쪽 모두를 꼬집는다. 확고한 지지 세력을 기반으로 양측이 정치적 거래를 하며 상부상조하는 구조도 같이 비판한다. 다만 약간의 온도 차이는 있다. 박동호의 정치적 위치를 고려하면, 낙타에 불과한 우파 진영과는 달리 한때 사자였던 좌파 진영이 초인을 배출할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희망을 간직한 듯하다.
단점마저 묻어버린 메시지
사실 <돌풍>은 완성도가 다소 부족하다. 박경수 작가의 이전 작은 경제, 금융, 법률에 대한 폭넓은 지식 뒷받침된 덕분에 권력 싸움을 더 흥미롭게 풀어낼 수 있었다. 반면에 <돌풍>은 대통령 시해, 대선 후보 교체 시도, 대선 직후 탄핵 결의, 대통령의 범죄 자백과 검찰의 대통령 수사 등 개연성이 부족한 사건이 많다. 반격과 재반격이 오가는 상황과 구도를 만들어 몰입도를 높이려는 시도가 후반부로 갈수록 무리수로 보일 정도다.
이에 더해 완급조절도 부족해서 피로감이 크다. 모든 에피소드를 강강강강으로 밀어붙이다 보니 어떤 반전이 있어도 놀랍지 않다. 한 에피소드 내에서도 박동호와 정수진이 수 차례 엎치락뒤치락하기에 더욱 그렇다. 결국 두 주인공도 사건에 휘말려 떠내려 가는 듯한 느낌이 짙다. 그들의 심경이 구체적으로 전달되는 지점이 많지는 않기 때문. 12부작보다 더 짧고 굵게 끝내면 좋지 않았을까 싶은 이유다.
그러나 단점이 크게 부각되지는 않는다. 문제의식을 전달하는 힘이 워낙 강해서 다소 투박한 만듦새마저 가려지기 때문. <돌풍>은 시청자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낙타, 사자, 어린아이 중에 어떤 단계로 살 거냐고. 정치인이 지시하는 대로 휩쓸리고 싶냐고 묻는다. 노재팬 팻말 일장기에 파란색을 덧칠해서 태극기 시위를 하거나, 이성과 논리가 대신 감성에만 호소하는 정치인을 종교 지도자처럼 따르며 굴종할 것이냐고.
<돌풍>은 정치인의 철학과 목표가 아니라 각자의 소신과 이익대로 권리를 행사하는 사자가 되어야 하지 않겠냐고 제안한다. 그럴 때에만 타인의 잘못에 맞서고 자기 잘못에 대한 죗값을 받아들이는 그런 초인을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 만날 수 있을 테니까. 따라서 <돌풍>은 정치적 지향이 어떻든, 조금이라도 정치에 관심이 있다면 자기 자신과 지지하는 진영을 되돌아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Acceptable 무난함
초인이 되지 못한 낙타와 사자를 밟고 일어서는 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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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떨어질 수 없는 부모와 자식의 감정
부모는 누구에게나 특별한 존재다. 아이를 키워내기 위해 부모는 많은 것을 희생한다. 아이를 좋은 환경에서 키워내기 위해 많은 돈과 시간을 쓰면서 좀 더 나은 삶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과거에는 모성이 특히 강조되었지만 현대에는 모성과 부성이 가지는 차이는 적어졌다. 같이 아이를 키워내고, 부모 간에 서로 조율하면서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부모는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주려 하고 그 노력의 마음은 아이에게도 그대로 전달된다.
그런 의미에서 부모는 아이에게 절대적인 존재다. 아이는 부모 옆에서 안정적인 느낌을 받고 성인이 될 때까지 의지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사고나 상황으로 인해 부모 없이 살게 될 때가 있다. 그 상실감은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 자신만 두고 갔다는 원망과 슬픔이 뒤섞인 감정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계속 내면 깊숙이 박혀있다. 곁에 있든 없든 계속 영향을 주는 부모라는 존재는 결코 그 미련을 저버릴 수 없는 존재다.
어머니와 딸의 감정을 다루는 영화 <정이>
넷플릭스에 공개된 영화 <정이>는 SF 장르를 빌려 부모, 그중에서도 어머니에 대한 감정을 풀어내고 있다. 주인공 윤서현 팀장(강수연)은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었다. 어머니는 군인 윤정이 팀장(김현주)으로 내전이 한창인 상황에서 수많은 작전에서 승리를 한 유명한 용병이다. 한 전투에서 사망하게 되면서 자신의 딸에게 돌아가지 못한 윤정이 팀장은 다시 돌아오겠다는 딸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남겨진 딸 윤서현 팀장은 어머니의 뇌를 AI로 옮겨 좀 더 나은 AI전투 로봇을 개발하려는 팀에서 연구를 할 수 있게 된다.
영화의 배경에 대한 설명은 매우 간략하게 전달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지구는 거의 사람들이 살지 못하는 곳이 되었고, 우주에 쉘터라는 이주 지를 만들었지만 각 쉘터끼리 다른 의견으로 서로 싸우게 된다. 그래서 좀 더 나은 전투 실력을 가진 로봇이 필요한 상황에서 가장 유명한 영웅인 윤정이 팀장을 모델로 한 AI로봇 개발을 시도하게 되었다. 사실 영화가 하려는 이야기와 이 배경은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굳이 이렇게 큰 배경과 환경을 제시하지 않아도 될 작은 중심 이야기에 너무 거대한 배경을 제시하고 있어 서로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을 준다.
배경을 간략히 제시한 영화는 윤서현 팀장이 자신의 어머니와 똑같은 모습을 한 AI로봇을 개발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 AI로봇이 깨어나 시뮬레이션 전투를 하는 모습을 보는 윤서현 팀장의 모습은 복잡해 보인다. 이미 세상을 떠난 자신의 어머니가 다시 전투에서 고통을 받는 모습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보고 그 결과에 따라 개선점을 반영하여 다시 시뮬레이션하는 과정은 마치 자신의 어머니를 계속 고통스러운 상황으로 보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어머니의 모습을 한 AI로봇을 개발하는 딸 윤서현 팀장
그래서 영화 내내 윤서현 팀장은 조용하고 어두운 모습을 하고 있다. 어머니와 비슷한 로봇의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를 다시 만나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지만 계속 그가 고통받는 모습을 봐야만 하는 윤서현 팀장의 마음은 무척 복잡해 보인다. 그가 가지고 있는 복합적인 감정의 고민은 영화 후반부에 가서야 드러나기 때문에 중반까지 관객의 입장에서 그가 보여주는 태도를 완전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그가 본격적으로 다른 행동을 보이는 건, AI로봇이 전투 중 딸인 윤서현 팀장을 떠올리는 듯한 상황 이후다.
AI로봇의 뇌에서 나타나는 이상한 패턴은 딸을 생각하면서 나오는 반응이다. 그건 계속되는 전투 과정에서 그를 강하게 만들게 되는데, 결과적으로 그는 이미 죽음을 맞이했다. 뇌를 복제해 AI로 옮겼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딸에 대한 애착까지 그대로 옮겨졌다. 그래서 로봇의 시뮬레이션 과정에서도 그 애착은 큰 힘을 만들어준다. 그 애착은 모든 부모가 동일하게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부모들을 더욱 강하게 만들고 아이를 지킬 수 있는 힘을 준다. 하지만 때로는 그 애착 때문에 자신이 위험한 상황에 빠지기도 한다.
그 애착의 마음을 윤서현 팀장은 정확히 파악하고 AI로봇의 모습을 한 자신의 어머니를 그 애착에서 해방시키려 한다. 자신이 성인이 되어서 까지 어머니를 그리워했고 똑같은 모습을 한 AI로봇 연구를 하게 되었지만 그가 계속 확인한 건 위험한 상황에서도 자신을 떠올리며 힘내려 노력하는 어머니의 마음이다. 영화는 영화의 배경을 완전한 뒷배경으로 빼놓고 어머니와 자식이 가지는 서로에 대한 마음을 꺼내어 보여준다. 영화가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결국 모든 부모와 자식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 마음은 똑같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잘 맞지 않는 SF적 배경과 활용
마치 AI가 성공적으로 개발된다면 영화 속 내전을 모두 끝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전달하며 진행되던 영화는 갑작스럽게 영화의 배경인 내전을 끝내버린다. 애써 쌓아 놓은 배경을 한 번에 뒤집어 버리면서 상황을 급박한 상황으로 밀어 넣는다. 또한 전투 AI를 개발하는 과정에 있는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나오지만 그중에는 이미 개발된 AI도 섞여 있다. 전투로봇 못지않게 이미 개발된 AI로봇이 엄청나게 좋은 전투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보는 관객들을 의아하게 만든다. 영화는 자신이 진짜 하고자 하는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해 영화의 배경을 편리하게 바꿔버리고 인위적으로 급박한 상황을 만들면서 오히려 극적 흥미를 떨어뜨린다.
그리도 다른 SF영화에서 본 듯한 장면도 많이 등장한다. <블레이드 러너 2049>, <아이 로봇>, <엘리시움> 같은 영화들에서 이미 본 적 있는 장면과 설정들이 계속 이어진다. 이런 설정을 복사해온듯한 장면들은 과거 한국 영화 <승리호>에서 느꼈던 기시감과 비슷하다. 좀 더 독창적인 설정과 장면들이 있었다면 좀 더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왔을 영화는 또 다른 카피본을 본듯한 느낌을 준다.
이 영화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은 꽤 큰 SF적 배경을 끌어와 자신이 진짜 하고 싶었던 작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와 감정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볼 수는 있겠지만 굳이 이런 배경 속에서 그 이야기를 했어야 했는지 의문이 남는다. 하지만 영화 속 CG만큼은 꽤 괜찮다. 어색함이 들지 않고 꽤 자연스럽게 전투 장면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그 부분만큼은 아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윤서현 팀장 역할을 맡은 강수연의 연기는 극과 완전히 맞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깊은 곳의 울림을 끌어내 괜찮은 감정을 느끼게 한다. 자식으로서의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다. 이번 영화가 그의 유작이라는 점이 무척 아쉽다.
영화는 결국 부모와 자식 간의 끊을 수 없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다. 서로의 해방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마음으로 상대방을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특히나 자식으로부터 해방되는 부모의 모습이 영화 속에서 다뤄지면서 어떤 방식으로 부모가 마음의 해방을 맞이해야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여러 가지 아쉬움이 드는 완성도의 영화지만 그래도 한 번 즘은 틀어놓고 생각하며 볼 수 있는 한국 SF영화다. 이번 작품은 아쉽지만 앞으로 만들어질 한국의 SF들이 조금은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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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악의 선택지를 만드는 것도 결국 나 자신이다
예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 보길 잘했다고 생각이 드는 영화. 종종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
영화 [미스트]는 이렇게 세 마디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원작 소설도 읽어보고 싶다. 확실히 스티븐 킹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들은 소설을 영상으로 전환했을 때,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극대화해주는 것 같다.
영화의 초반부는 흔하다고 생각했다. 주인공이 백인 남성인 것이 웃기다고도 생각했다. 너무 전형적이니까. 그래서였는지 마지막에 그런 생각들이 산산조각 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게 바로 미국식 자조인가 싶기도...
*아래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는 안개라는 자연적인 현상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나약하고 작은 존재인지를 더욱 부각한다. 부각된 인간의 내면을 깊숙이 파고들어 보면 그들은 모두 같은 공포에 휩싸여 있다. 미지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 사실 이 미지의 존재는 죽음과도 같은 말이다. 우린 죽음에 대해 아는 것이 없으니까. 그저 미지의 세계로 가버리고 남은 육체만을 볼 뿐이니까.
같은 공포 앞에 서 있어도 사람마다 대응하는 방식은 제각기 다르다.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카모디 부인. 평소에도 음모론을 떠들어대는 그녀였기에, 동네 사람들은 안타까운 일을 겪고 정신이 반쯤 나간 여자로 치부했다. 하지만 상황이 악화될수록 그녀는 점점 사람들의 정신적 지주가 된다. 실체 없는 두려움에 대응하기 위해 실체 없는 믿음을 가지는 인간의 모습은 아이러니하다. 카모디 부인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미지의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허황된 믿음을 만들어냈다.
데이빗은 마트에 있다간 희생양이 될까 무서워 마트를 탈출한다. 공포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또 다른 공포를 향해 뛰어드는 이 행동 역시 모순적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종종 우리가 선택을 한다고 믿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미 정해져 있는 최악의 비극을 피해 차악을 선택한다고 말이다. 영화는 그러한 우리들의 생각을 처참히 깨부순다.
도망가던 데이빗 일행은 결국 연료가 떨어져 동반자살을 하기로 한다. 그러나 총알은 네 개, 사람은 다섯. 다른 사람들을 먼저 보내주고 데이빗은 차 밖으로 뛰쳐나간다. 그 순간, 안개가 걷히고 사람들을 태운 탱크가 지나간다. 가장 이성적인 판단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가장 바보 같은 최악의 선택을 한 셈이다.
운명은 걷히지 않는 안개처럼 우리를 덮친다. 그 안에서 재고 판단해 봐야, 어차피 결과는 안개가 걷힐 때까지 모르는 일이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안갯속을 걷는 우리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공포가 도사리고 있다. 때론 그 공포심이 극에 달해 절망감으로 치달으려는 때가 온다. 우리가 막아내야 하는 건 바로 그 순간이다.
희망과 절망은 종이 한 장 차이이기 때문에, 아주 미약한 바람에도 쉽게 넘어가 버린다.
바람을 견디고 정해둔 길로 꿋꿋이 나아가다 보면 공포는 차츰 사그라든다. 희망이 더 커질 때, 안개가 걷히면 그제야 자신이 걸어온 길을 확인할 수 있다. 인생에서 겪은 대부분의 일이 그 순간에는 크게 느껴졌지만 지나와서 보면 별것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처럼.
구조된 사람 중에는 일이 터졌을 때 마트에서 딸들에게 가야 한다며 홀로 길을 나섰던 여성도 있다.
그 여성은 단 한 번도 공포와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로지 자신의 어린 딸들을 향해 발을 내디뎠고, 뒤돌아 보거나 후회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그녀는 삶에 대한 굳센 의지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데이빗보다 훨씬 긍정적이다.
어쩌면 우리가 모든 것을 최악이라고 믿기 때문에, 덜 나쁜 것을 고르려고 하기 때문에 나쁜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원한다면 터무니없어 보이는 선택지일지라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마음속에 도사리는 공포가 나를 자꾸만 자극하려 들겠지만. 최고를 선택한 사람이라면 그런 속삭임에 넘어갈 리도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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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관계가 고민이라면, 이 영화!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신작 〈우연과 상상〉은 전작 〈드라이브 마이 카〉와는 상반된 메시지를 전한다. 〈드라이브 마이 카〉에서 ‘말’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한국어‧일본어‧중국어‧수어를 사용하는 배우들이 모인 연극에서, 오랜 호흡으로 다져진 ‘합’이 ‘말’보다 중요한 건 당연하다. 두 주인공이 ‘말없이’ 서로의 상처와 아픔을 묵묵히 보듬어주는 것도 마찬가지다. 요컨대, 〈드라이브 마이 카〉에서 말은 인간의 관계‧신뢰를 다지는 부차적인 수단에 불과했다. 함께한 시간과 서로를 향한 존중이 관계의 심연에 도달하는 데 더 적합하다는 게 영화의 메시지였던 것이다.
삼각관계에 관한 세 편의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옴니버스 영화 〈우연과 상상〉은 정반대다. 영화에서 삼각관계의 미묘한 순간을 부각하는 건 오롯이 말, 즉 대사다. 우리는 영화나 드라마 주인공이 어떤 상황에서든 똑부러지는 표정과 말투로 청산유수 말하는 장면을 볼 때, 저런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며 비현실적이란 느낌을 받고는 한다. 그러나 이 영화만큼은 예외다. 관계의 내밀한 지점을 거침없이 파고들고, 인간관계가 얼마나 복잡하게 만들어지는지를 드러내는 놀라운 대사로 가득한 세 편의 에피소드가 각각 한 편의 장편 영화로 만들어졌으면 좋았겠다 싶을 정도다.
세 편의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삼각관계는 각기 다른 양상을 지닌다. 첫 번째는 친구로 지내는 두 여성이 시차를 두고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났을 때 벌어진 이야기를 다룬다. 전 애인과 헤어진 후에도 오랜 시간 그가 남긴 흔적 때문에 괴로웠던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심지어 헤어진 상대방이 불쑥 나를 찾아와 간신히 평온해진 일상을 제멋대로 흩트리는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첫 번째 에피소드에 과몰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사만으로 전해지는 그날의 분위기, 우리의 과거, 아직 사랑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음 마음 등등. 숨 막힐 듯 몰아치는 현란하고도 적확한 대사에 혼이 빠질 것만 같았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조금 전형적이지만, 그 때문에 현실적이기도 하다. 원한을 품은 젊은 애인의 부탁으로 명망 있는 교수를 유혹하여 망신 주려는 만학도 유부녀. 그녀는 몰래 녹음기를 켜고 교수 앞에서 그의 소설을 읽으며 목적을 달성하려 한다. 그런데 계획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대화를 나누던 과정에서 둘이 서로에게서 깊은 위안을 받았기 때문이다. 엇나가는 건 계획뿐만이 아니다. 그날의 녹음 파일은 전혀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여자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고, 교수에게 복수해줄 것을 부탁하던 지질한 젊은 애인은 어느덧 번듯한 회사원이 되어 다른 여자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깊은 공감의 경험이 어처구니없는 결과로 되돌아오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마지막은 앞의 두 에피소드에 비해 조금 더 잔잔하고, 조금 더 감동적이다. 졸업 후 수십 년 만에 동창회에 참석하려 고향으로 돌아온 레즈비언 여성. 동창회에서 과거 사랑을 나누었던 친구를 만나지 못하고 길가를 거닐던 중, 평범한 주부가 된 옛 연인을 우연히 만난다. 그녀는 남자와 결혼한 후 아이까지 낳은 상태였다. 잡다한 대화를 주고받던 여자는 진짜 하고 싶었던 질문을 던진다. 이제 자잘한 이야기 말고 우리가 정말 행복한지에 관해 대화해보자는 것이다. 반전이 있다. 둘은 그날 처음 보는 사이였다. 길거리에서 얼떨결에 서로를 동창으로 착각했을 뿐이다. 그러나 둘은 멈추지 않는다. ‘우연’한 만남을 ‘상상’으로 전환하기, 즉 서로를 착각했던 사람이라 가정하고 대화를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낯선 사람에게 수십 년을 묵힌 오래된 질문과 감정을 쏟아냄으로써 묘한 감동을 자아내는 둘의 대화는 이렇게 시작된다. 〈드라이브 마이 카〉에서는 부차적인 소통 수단에 불과했던 말에 ‘상상’이 더해지자, 말은 인간을 이어주는 가장 아름다운 무언가로 탈바꿈한다.
영화를 보며, 나와 타인 사이에 풀 수 없는 실타래처럼 잔뜩 얽힌 마음이 존재하고 있음을 새삼 되새겼다. 우리는 대체로 그 복잡함에 굴복하여 이를 그대로 내버려두거나 날카로운 도구로 잘라버림으로써 상대방과 단절하고는 한다. 하지만 〈우연과 상상〉은 우리에게 그 복잡함을 돌파할 언어적 힘이 있음을 환기한다. 영화 속 인물들처럼 얽힌 실타래를 즉각적이고 현란한 말로 풀어낼 사람이야 적겠지만, 다소 서툰 말솜씨를 가진 사람이라도 끙끙거리다 보면 적확한 한마디 말 정도는 벼려낼 수 있지 않을까? 그리하여 얽힌 실타래를 풀어내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실타래가 어떻게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확인할 수는 있지 않을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도 그 원인과 상태를 알면 위안이 되는 법이니, 그것만으로 우리는 한결 더 편안해질 것이다.
〈드라이브 마이 카〉, 〈우연과 상상〉에서 ‘말’에 대한 서로 다른 통찰을 선보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성취가 놀랍고 고맙다. 관계와 말이 고민인 모든 사람에게 하마구치 류스케의 두 영화를 강력히 권한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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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릭스4」 중국 사상과 불교가 가득한 SF영화 | 매트릭스 리저렉션 리뷰 | 매트릭스4 리뷰 | 매트릭스4 해석 | 매트릭스 리저렉션 해석 |
?《매트릭스4 리저렉션》(2021) 영화리뷰 / 매트릭스4 리저렉션 리뷰
+ 매트릭스1,매트릭스2,매트릭스3 결말포함
+ 매트릭스 스토리 해석 및 분석
- 매트릭스1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댄 크라치올로, 캐롤 휴스, 리차드 미리쉬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외
제작사: 실버 픽처스,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아츠 엔터테인먼트, 그라우쵸 II 필름 파트너쉽
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미국 1999년 3월 31일, 대한민국 1999년 5월 15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6300만 달러 ~ 6500만 달러
상영 시간: 136분
북미 박스오피스: $171,479,930 (1999년 9월 23일), 월드 박스오피스 $463,517,383 (2003년 3월 10일)
상영 등급: 12세 관람가
- 매트릭스2 리로디드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38분
북미 박스오피스: $281,576,461 (2003년 10월 30일)
월드 박스오피스: $742,128,461 (2011년 11월 25일)
- 매트릭스3 레볼루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29분
북미 박스오피스: $139,313,948 (2004년 2월 26일)
월드 박스오피스: $427,343,298 (2004년 3월 28일)
- 매트릭스4 리저렉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 라나 워쇼스키
각본: 라나 워쇼스키, 알렉산드르 하몬, 데이비드 미첼[1]
제작: 라나 워쇼스키
음악: 조니 클라이맥, 톰 티크베어
촬영: 존 톨
출연: 키아누 리브스, 캐리앤 모스 외
제작사/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개봉일: 미국 2021년 12월 22일, 한국 12월 22일
화면비: 2.39:1
상영 시간: 1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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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선언 - 이 작품이 신파로 느껴지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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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선언’: 재난 상황에 직면한 항공기가 더 이상 정상적인 운항이 불가능하여,
무조건적인 착륙을 요청하는 비상사태를 뜻하는 항공 용어
베테랑 형사 팀장 인호(송강호)는 비행기 테러 예고 영상 제보를 받고 사건을 수사하던 중
용의자가 실제로 KI501 항공편에 타고 있음을 파악한다.
딸의 치료를 위해 비행 공포증임에도 불구하고 하와이로 떠나기로 한 재혁(이병헌)은
주변을 맴돌며 위협적인 말을 하는 낯선 이가 신경 쓰인다.
인천에서 하와이로 이륙한 KI501 항공편에서 원인불명의 사망자가 나오고,
비행기 안은 물론 지상까지 혼란과 두려움의 현장으로 뒤바뀐다.
이 소식을 들은 국토부 장관 숙희(전도연)는 대테러센터를 구성하고
비행기를 착륙시킬 방법을 찾기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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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꿈꾸는 고양이> 메인 예고편
우리는 개발로 인해 유용한 삶을 누리게 되겠지만
그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는 존재들이 있다는 건 잘 알지 못한다.
건물과 함께 무너져 내리는 길 위 고양이들의 삶.
우린 어떻게 하면 이 아이들의 생명과 삶의 터전을 지켜줄 수 있을까?
무너지는 그곳에서 만난 아이에게 꿈이란 이름을 붙여주고
아이들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공존하는 삶을 꿈꾸는 여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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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겉보기엔 멀쩡한 남자> 공식 예고편
그 좋은 시절, 언제나 일이 우선이었다.
그러다 한 남자를 만난 스탠드업 코미디언.
이렇게 완벽할 수가.
똑똑하고 다정하고 직업 좋고, 부족한 게 없네?
너무 괜찮아서 믿지 못할 지경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