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8-08 17:59:54
도파민 디톡스 영화 8선
도파민 대신 잔잔한 여운을 가져다줄 영화들
도파민 대신 잔잔한 여운을 가져다줄 영화들 사람냄새 진득히 나는 영화들을 소개합니다.
저는 힘들때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을 찾게 되더라고요. 여러분들이 지쳤을때 보는 영화들이 있나요?
댓글로 알려주세요
인턴
창업 1년 반 만에 직원 220명의 성공신화를 이룬 줄스. 한편, 수십 년 직장생활에서 비롯된 노하우와 나이만큼 풍부한 인생경험이 무기인 만능 70세의 벤을 인턴으로 채용하게 되는데..
미스 리틀 선샤인
아버지와 올리브가 열심히 준비한 미스 리틀 선샤인 대회의 마지막 무대는 가족 모두를 그들이 절대 상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변화시키게 된다. 과연 후버 가족에겐 무슨 일이 생긴 것 일까?
디센던트
그 동안 몰랐던 가족의 비밀을 알게 된 남자의 이야기! 잘 나가는 변호사 맷. 그의 아내가 어느 날 보트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다. 아내의 사고에 절망한 맷은 막내 딸과 함께 기숙사에 있는 큰 딸 알렉산드라에게 엄마의 상태를 전하러 가지만, 그간 일에 매달려 가족에게 소홀했던 사이 부쩍 커버린 딸들과의 소통이 법정에서의 변론보다 어렵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큰 딸은 아내가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었다고 맷에게 고백하는데…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
남편의 죽음 이후 외로움 때문에 회사 내 모든 직원들과 관계를 맺은 티파니. 저돌적인 대시와 내숭 없는 애정 표현으로 티파니는 팻의 인생에 갑자기 뛰어든다. 그의 조깅코스에 불쑥 나타나는가 하면 함께 자자는 말을 거침없이 쏟아내며 예측불허의 행동으로 그녀는 팻을 당황스럽게 만든다. 그런 티파니가 팻은 부담스럽기만 하다.
심플 라이프
4대에 걸쳐 로저네 집안일을 하며 살아온 아타오. 꽤나 성공한 영화제작자인 로저를 제외한 다른 가족들은 모두 이민을 가고, 아타오는 갑작스레 중풍으로 쓰러지게되고 요양병원 행을 자처한다. 그 곳에서 여러 사연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가지며 이 새로운 ‘가족’에 적응하려 노력하는 타오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시간과 관심을 쏟으며 그녀를 돌보는 로저는 자신에게 타오가 얼마나 큰 의미인지 깨닫게 된다.
다가오는 것들
파리의 고등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나탈리’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부인, 그리고 홀어머니의 딸로서 바쁘지만 행복한 날들을 지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의 갑작스러운 고백과 함께 그녀의 평화롭던 삶이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원스
나이를 먹을 만큼 먹고도 꿈을 잊지 못해 날마다 더블린 번화가에서 거리의 악사를 자처하는 남자는 자신을 버리고 런던으로 떠나간 옛 여자를 잊지 못한다. 체코에서 온 소녀는 늘 해사한 얼굴로 행인들에게 꽃이며 잡지를 권하지만, 어린 딸과 어머니를 부양하는 그녀에게도 아픔은 있다.
고향에서는 피아니스트였지만 현재는 맘좋은 피아노숍 주인의 허락으로 하루에 한 시간씩 연주하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소녀는 자학과 자조를 모른다. 무기력한 일상을 떨치지 못하던 남자는 소녀와 음악적 영감을 주고받으며 데모 음반을 녹음하기에 이르는데...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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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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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2주차 씨네뉴스
k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국을 방문해서 작품을 찍는 감독들이 많다고하는데요, 이외에도 한국 영화의 신작 소식들과 북미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른 <더 넌 2>의 정보까지 같이 알아보아요!
송강호주연 김지운감독의 <거미집>187개국 개봉 확정
영화 <거미집>이 일본, 대만을 비롯해 북미, 프랑스, 독일 등 187개의 나라에 판매됬다고 합니다.
김지운 감독이 연출한 <거미집>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걸작을 만들겠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한 영화감독이 정부의 검열과 출연 배우들의 비협조적인 태도 속에서 영화를 완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블랙코미디입니다.
칸영화제 다녀온 , <화란> 10월11일 개봉
올해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됐던 영화 <화란>이 오는 10월 11일에 개봉한다고 합니다.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으며 송중기와 홍사빈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와 ‘서울’에서 268편 작품 촬영
<페르소나: 설리>가 하반기 공개를 확정과 함께 메인 포스터도 함께 공개되었습니다. <페르소나: 설리?는 설리가 주연한 단편 극영화 '4: 클린 아일랜드'와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진리에게'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중 '진리에게'는 내달 4일 시작하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섹션의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 초청받아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조현철 장편 연출 데뷔작 '너와 나', 대만 가오슝영화제 공식 초청
넷플릭스 시리즈 <원피스>는 지난달 31일 공개 이후 전 세계 시청자를 휘어잡고 있습니다. 지난 1일 59개 나라에서 시리즈 부문 1위에 오른 데 이어 2일과 3일엔 84개 나라에서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84개국 1위는 넷플릭스 최초 기록으로 앞서 <기묘한 이야기 시즌 4>, <웬즈데이>가 83개국 1위를 한적이 있습니다. ㄷ
더 넌 2 북미 박스오피스 1위
<더 넌2>는 전 주 1위를 한 <이퀄라이저3>를 밀어내며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섰습니다.
컨저링 유니버스의 9번째 작품이자 더 넌 시리즈의 두번재 영화로 1편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국내 개봉일은 9월 27일로 결정되었습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해 보는 'LATEST CINE NEWS’였습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면 댓글과 좋아요 콕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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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계 거장 vs 이미지 세탁한 재벌 가문
- 8★/10★
사진계의 거장과 예술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재벌 가문이 맞붙었다. 전자는 낸 골딘이고 후자는 제약회사 퍼듀 파마의 소유주인 새클러 일가다. 시작은 옥시콘틴이었다. 퍼듀 파마는 마약성 진통제인 옥시콘틴을 개발한 후 공격적 마케팅에 나섰다. 옥시콘틴의 중독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 약이 고통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극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만 말했다. 나아가 불법과 편법의 경계에서, 종국에는 불법으로 점철된 공격적으로 영업을 이어갔다(이 과정은 넷플릭스 영화 〈페인 허슬러〉 참고). 그 결과는? 수십만 명이 옥시콘틴에 중독됐다. 지금까지 60만 명 이상이 옥시콘틴 중독으로 사망했다고 추정된다. 낸 골딘 역시 과거 수술 후 옥시콘틴을 처방받았고, 중독되었다. 이에 그녀는 자신의 예술적 투쟁을 더욱 확장하기로 결심하고 직접 행동에 나선다.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두 번째 다큐멘터리,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는 이 싸움을 담아냈다.
퍼듀 파마를 만나기 이전부터, 낸 골딘의 삶과 예술은 이미 투쟁이었다. 낸 골딘의 언니는 ‘마음이 병들었다’는 부모의 판단 때문에 정신병원에 머물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언니의 진료 기록에는 그녀가 평범한 정도의 반항심을 가진 청소년이었고, 오히려 부모가 문제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언니는 죽었고, 골딘은 언니에게서 유쾌한 반항심을 배웠다. 골딘은 집에 있으면 ‘언니처럼’ 될 거란 우려에 부모님 집을 떠나 위탁 가정을 전전했고, 한 히피 학교에서 마침내 구원받았다. 이후 골딘은 게이, 드래그퀸 등의 친구들을 사귀며 퀴어 공동체에서 생활했고 스냅사진으로 친구들이 뿜어내는 삶의 생동감을 포착했다. 섹스보다 사진이 좋았을 정도로, 골딘은 사진에 심취했다. 메리 올리버와 마이클 커닝햄이 각각 《긴 호흡》, 《그들 각자의 낙원》에서 아름다운 산문으로 예찬한 바 있는 ‘게이들의 천국’ 프로빈스 타운의 레즈비언 분리주의자 공동체 일원으로 지내기도 했다. 보수적 가족의 억압이 역설적으로 그녀를 동시대의 가장 급진적인 예술/사회/문화 공동체로 이끈 셈이다. 이후에는 필름 살 돈을 마련하기 위해 댄서, 성노동자 등으로 일했고 그녀의 사진이 품은 탈규범적 생명력의 예술적 가능성을 알아본 한 큐레이터에 의해 마침내 정식으로 예술계에 발을 디뎠다(골딘은 큐레이터에게 지금껏 작업한 사진을 모은 박스를 옮기기 위해 택시 기사에게 오럴 섹스를 해줬다고 고백한다. 그녀가 어떤 환경에서 작업을 이어왔는지를 짐작하게 해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데뷔 이후에도 녹록지 않았다. 남자친구와의 섹스 장면 등 그녀가 살아가는 일상의 생기를 포착한 사진은 조롱받았고, 기성 예술계의 인정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때문에 투쟁으로서의 삶/예술도 이어졌다. 영화는 골딘이 미국의 에이즈 위기 당시 급진적 에이즈 운동을 벌인 단체 액트업과 함께 작업한 장면을 특히 자세히 비춘다. 정부의 무관심과 방치로 속수무책으로 죽어 나가던 에이즈 감염인들과 당사자들이 벌이는 저항 운동은 퀴어 공동체에서 예술을 길어온 골딘이 옥시콘틴 중독자 당사자로서 퍼듀 파마와 싸우는 데 결정적 영감을 주었을 터다.
영화는 골딘의 삶/예술 여정과 퍼듀 파마를 상대로 한 현재의 싸움을 번갈아 보여준다. 영화의 시작 장면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다. 미술관 내 새클러관에서 골딘과 동료들은 퍼듀 파마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벌인다. 새클러관은 새클러 일가가 엄청난 돈을 예술계에 후원한 대가로 설치된 곳으로, 메트로폴리탄뿐 아니라 구겐하임, 루브르, 대영박물관 서구의 유수한 미술관‧박물관에 널리 퍼져 있는 상태였다. 그만큼 예술계에서 새클러 일가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문제는 그 돈이 어디서 나왔느냐는 거다. ‘예술에서 후원자의 존재는 필수적인가’라는 물음에는 여러 입장이 있지만, 어쨌든 지금껏 예술에 늘 ‘큰손’ 후원자가 있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 돈이 수십만 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결과라면, 수많은 사람이 마약성 진통제로 고통받은 결과물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문자 그대로 죽음을 대가로 한 돈으로 예술을 후원해 사회적 명성을 쌓는 일은 예술-후원의 문제가 아니라 포괄적 사회 정의의 문제다. 낸 골딘은 예술이 가장 더러운 돈을 위장하는 데 쓰이는 일을, 자신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의 삶을 모욕한 제약회사의 전시관에 자기 작품이 전시되는 일을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퍼듀 파마가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질 것을, 무엇보다 예술계가 새클러 일가와 그의 영향력을 완전히 퇴출할 것을 요구하며 긴 싸움을 펼쳐나간다.
골딘이 속한 P.A.I.N(Prescription Addiction Intervention Now, 즉각적인 처방약 중독 개입)은 새클러관이 있는 여러 미술관을 두루 순회하며 행위 예술, 저항 운동을 전개하고 마침내 예술계에서 새클러 일가의 이름을 걷어내는 데 성공한다. 저명한 사진 예술가로서 쌓아온 명성과 추구해온 예술적 가치를 결합한 싸움에서 승리한 것이다. 물론 이 승리는 부분적이다. P.A.I.N을 비롯한 수많은 단체, 활동가, 당사자의 싸움으로 퍼듀 파마는 파산했고, 새클러 일가는 60억의 합의금을 지급했다. 하지만 이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많다. 회사 파산으로 책임을 면피하고, 합의금으로 수천 건의 소송을 취하시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부분적인 승리가 감동적인 이유는, 낸 골딘의 싸움이 예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인상적인 답변을 내놓아서다. 예술에는 후원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예술은 늘 후원자의 의도대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낸 골딘이 그랬듯 예술과 정치를 도드라지게 결합할 수도 있고, 정치적 의도가 전혀 ‘없는’ 작품이라도 누군가의 내면과 사회의 심연에 근본적인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 그렇게 예술은 종종 예기치 못한 변화의 씨앗이 되거나 그 변화의 징후를 표상한다. 예술의 정치성을 아무리 부정하더라도, 예술이 최소한 기업가의 이미지 세탁보다는 더 정치적이라는 점만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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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옥 2 | 넓어졌지만 얕아진 종교 디스토피아 세계관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천사가 죽을 날을 고지하고, 고지받은 이를 사자가 시연하기 시작한 뒤로 혼란에 빠진 대한민국. 새진리회의 교리를 거부하는 화살촉의 만행이 극심해지고, '민혜진'(김현주) 변호사를 중심으로 한 소도와 새진리회의 충돌도 잦아지자 청와대 정무수석 '이수경'(문소리)은 결단을 내린다. 정부가 개입해 혼란을 잠재우기로. 이에 그녀는 부활자 '박정자'(김신록)를 내세워 새진리회의 새 교리를 공표하고, 화살촉을 제거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이수경의 계획은 뜻대로 흐르지 않는다. 예상치 못한 또 다른 부활자, '정진수'(김성철)가 등장했기 때문. 지옥에서 수천 번의 시연을 경험한 뒤 되살아난 그는 재빠르게 이수경과 소도의 계획을 파악하고, 화살촉과 힘을 합쳐 새진리회의 교리 공표식을 습격하기로 결심한다. 목적은 단 하나. 새진리회가 감금하고 있는 박정자를 만나 자기가 부활한 의미와 이유를 알기 위해서.
3년 전, <지옥>이 좋았던 이유
2021년 11월, 넷플릭스로 공개된 연상호 감독의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은 충격적이었다. 디스토피아적인 분위기에서 종교의 탄생 과정과 의미를 추적하는 스토리라인이 뇌리를 사로잡았기 때문. 죽을 날을 아는 정진수라는 인물을 예수에 빗대며 보여준 고찰은 장르적 재미와 메시지의 깊이 두 마리 토끼를 잡아냈다. 이해 못 할 현상을 죄악과 정죄의 관계성으로 해석하는 대목은 기독교적 세계관의 재해석으로 보기에 충분했다.
<지옥>은 자기 해석에 관해 자문자답했기에 더 인상적이었다. 박정민 캐릭터가 대표적이다. 그는 시연이 낳은 두려움과 혐오를 악용하는 종교조직을 언론인답게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파헤쳤다. 온 세상을 삼킨 종교적 광기에 맞서 의문을 제기한 셈이다. 더 나아가 그와 그의 아내는 목숨을 던지면서까지 맹목적인 믿음 외의 길도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면서 <지옥>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기독교적 세계관에 대한 비판의식도 보여줬다.
<지옥>의 두 번째 시즌은 첫 시즌의 연장선상에 있기에 여전히 흥미롭다. 특히 한국적 맥락에서는 부자연스러울 수 있는 종교와 정치의 관계를 독특한 이미지로 녹여냈기에 더욱 눈길이 간다. 종교라는 사회적 체계에 대한 창작자의 의견이 보다 적나라하게 드러나기도 하면서, 세계관의 확장도 함께 진행되었기에 의미심장한 장면도 적지 않다. 다만 그 과정에서 본연의 색채를 일부 잃어버린 결과 여러 아쉬움도 함께 남기고 말았다.
정치와 종교의 분리
원론적으로 현대 한국인에게 종교와 정치는 철저히 분리된 영역이다. 이유가 있다. 근대화 과정에서 한국인에게 종교는 정치와 결코 섞여서는 안 될 존재로 인식되었기 때문. 19세기말 아편 전쟁 이후 조선은 근대화의 일환으로 기독교를 수용, 인정했다. 이는 달리 말해 유럽적 종교관을 수용한다는 말이었고, 곧 정교분리와 신앙 자유의 수용을 뜻했다. 즉, 근대적 개념의 종교는 철저히 개인의 내면적 범위로 한정되는 게 핵심이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기독교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조선의 전통적인 사상체계에도 영향을 끼쳤다. 정치사상으로서의 ‘학(學)’과 믿음으로서의 ‘교(敎)’가 공존하던 기존 사상체계도 근대적 종교로 거듭나야 했다. 그 과정에 유학과 동학 같은 전통적인 학들은 철저히 믿음으로서의 영역에 충실한 유교나 천도교와 같은 형태로 변했다. 그 외에 무속과 같은 전통 신앙들은 종교 영역 외의 사이비 종교와 같이 인식됐다.
물론 정교분리가 항상 지켜지지는 않았다. 기독교를 수용해 근대화를 이루듯이, 종교를 활용해 일제에 맞서려는 시도도 있었다. 일례로 3.1 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의 면면만 보더라도 종교가 민족 개념과 결합해 민족적 정치체로 자처한 사실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이후로 일제 강점기 때 정교분리와 종교의 사적 영역화는 법제화됐고, 그 이후로도 ‘종교-세속’ 이분법은 어길 경우 사회적 비난을 피하지 못하는 금기로 자리 잡았다.
역사를 역행하는 도전
따라서 <지옥> 시즌 2의 스토리는 신선할 수밖에 없다. 근대화라는 역사적 맥락 안에서 철저히 분리되었던 종교와 정치의 영역이 다시 만나면 발생할 상황을 그려내고자 노력하기 때문. 시즌 1에서 예수의 공생활을 본 따 정진수의 포교활동을 묘사했듯이, 기독교가 정치와 관련을 맺게 되는 과정을 본 따 한국적으로 풀어낸 듯 싶다. 그렇기에 두 번째 시즌은 정교분리라는 원칙을 파괴하고, 역사를 역행하는 상상력으로 가득하다.
특히 <지옥> 시즌 2는 로마 제국을 재통합한 콘스탄티누스 1세를 연상시킨다. 그는 기독교가 공인된 후에 삼위일체 교리를 둘러싼 논쟁이 극심해지자 제1차 니케아 공의회를 열고, 삼위일체 교리를 주장하는 아타나시우스 파를 지지해 사회를 안정시켰다. 중요한 것은 콘스탄티누스 1세의 결정이 신앙심의 발로가 아니라, 철저히 정치적 결단이었다는 점이다. 즉, 그에게 종교는 단지 로마 제국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수경이 <지옥> 시즌 2의 주동 인물인 이유를 엿볼 수 있다. 청와대 정무수석인 그녀는 종교를 정치의 영역으로 포섭한다. 정확히는 종교를 정치의 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그녀에게는 시연, 천사, 지옥의 존재는 중요한 게 아니다. 단지 청와대와 정부에서 새진리회와 화살촉, 그리고 소도를 정치적으로 관리해 사회적 혼란을 해소하고, 종교적 광기를 이성으로써 통제하여 시스템을 바로잡고자 할 뿐이다.
그래서 그녀는 예측할 수 없는 광신도 집단인 화살촉을 제거하기 위해 종교의 영역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가장 크고 안정적인 교단인 새진리회와 종교적 해석을 거부하는 소도에게만 발언권과 영향력을 주려고 갖가지 계획을 꾸민다. 새진리회의 교리를 국가적으로 재정립하여 국교 수준의 정통성과 권위를 부여하는 한편, 이와 같은 종교적 해석을 거부하는 시민들에게는 무신론에 가까운 소도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속편다운 정체성
이처럼 종교와 정치의 접점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다루는 한편, <지옥> 시즌 2는 종교 자체에 대해 더 깊이 탐구하며 시리즈의 정체성도 이어간다. 시즌 1이 새진리회와 같이 믿음을 악용하는 체계와 사람을 비판했다면, 이번 시즌은 종교 자체에 대해 근원적인 회의감을 표한다. 특히 '초월적인 신이 전지전능하다면, 인간이 신의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을까?'과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다룬다. 그 중심에는 정진수와 박정자가 있다.
부활한 정진수는 어떻게든 박정자를 만나려 한다. 끊임없이 시연받는 지옥의 의미와 자신이 부활한 이유를 알려줄 사람을 찾으려고. 하지만 박정자에게 답이 있을 거라는 그의 기대는 산산조각 난다. 둘의 지옥은 서로 달랐고, 부활 후 그들에게 주어진 것도 달랐으니까. 신의 뜻을 알려고 노력한 정진수는 사자가 된 반면, 주어진 상황을 그저 받아들인 박정자는 그토록 염원하던 아들을 만나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정진수와 박정자의 대비는 마치 신의 의도나 계획을 알고 싶다고 해서 알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하는 듯하다. 특히 결말에서 아이러니가 극대화된다. 초자연적 현상과 종교 체계를 통제하려는 이수경의 시도가 전부 실패로 귀결되는 순간, 그녀 역시 죽을 날을 고지받기 때문. 수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일제히 고지가 내려지는 광경 역시 새진리회와 화살촉이 그토록 싸우면서 만들어 온 서로의 교리를 모두 무의미하게 만드는 듯 싶다.
이렇게 보면 <지옥> 시즌 2는 종교의 무의미함을 말하는 담대한 작품이다. 종교를 믿거나 이용하는 이들 모두 허상에 빠져 있다고 지적하고 있으니까. 이는 아내 오지원이 정진수 때문에 죽었다며 그를 원망하던 천세형이 죽기 직전 "신은 지금 지옥을 이 세상으로 옮기려고 한다!"라고 외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화살촉에 빠진 오지원처럼 종교에 휩쓸리지 않을 자신만의 기준점이 없다면 종교가 창궐한 세상은 곧 지옥이나 다름없을 테니.
넓어진 만큼 얇아진 이야기
다만 <지옥> 시즌 2의 대담한 상상력은 지난 시즌에 비해 큰 충격을 주지 못한다. 사실 속편인 만큼 신선함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시연과 사자들은 더 이상 신기하지 않다. 물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옥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정진수의 박정자를 대비하며 사자와 천사의 존재에 대해 복선을 암시하기도 했다. 전편에 비해 액션의 비중을 늘리고 스케일도 키워서 보는 맛을 살리려는 노력도 눈에 띈다.
문제는 이야기의 깊이와 밀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 특히 단체 간의 갈등과 대립 구도를 그려내는 방식이 다소 평면적이다 보니 주제와 소재의 흥미가 떨어진다. 새진리회는 이수경의 말대로 움직이는 허수아비에 불과하고, 소도 역시 지나치게 민혜진의 관점에서 묘사되다 보니 내부의 갈등이 억지스럽다. 이에 더해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고려하더라도 화살촉의 테러나 방송 연출 방식은 다소 극단적이고 작위적으로 느껴진다.
몰입도를 유지할 인물도 부족하다. 배우가 바뀐 정진수는 속을 알 수 없어서 신비스럽고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잃었다. 그에 반해 이수경은 거의 모든 사건을 좌지우지하는 모습으로 묘사되어서 캐릭터가 일차원적으로 보인다. 그 결과 <지옥> 시즌 2는 세계관을 확장시켰을지언정, 확장되는 과정이 느슨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복선 회수보다도 시즌 1의 분위기와 깊이를 되찾는 게 시즌 3의 최우선 과제가 아닐까 싶은 이유다.
Acceptable 무난함
종교적 디스토피아를 지탱하려는 광기와 통제하려는 이성의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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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X뮤지컬 <스위니토드> 악마를 보았나?
* 영화 및 뮤지컬의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대학 가면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위시리스트 중 하나가 조승우 배우가 나오는 뮤지컬을 보는 것이었다. 물론 돈이 있어도 쉽사리 볼 수 없다는 걸 깨달았고 이쯤 되니 자포자기한 상태였다. 이상하게도 올해는 좀 달랐다. 별 기대 없이 <스위니 토드> 좌석을 살펴보다가 덩그러니 나 여기 있소, 하는 자리를 발견했다. 취소표인 모양이다. 세상 살고 볼 일 아닌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이 갑자기 가능한 순간이 온다니. 어느새 공연장에 그 티켓을 쥐고 앉아있었다. 감회가 새로운 어느 수요일 저녁이었다. 누군가가 오지 않기로 한 그 자리가 내가 올 수 있는 자리가 되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자꾸 얘기하면 주책이 될 수도 있으니 1절만 하자. 소리를 듣자마자 귀가 즐겁고 저절로 지어진 웃음이 내려가지 않았다. 이름 세 글자로 기대하고 믿을 수 있고, 다른 이를 즐겁게 하는 건 대단한 능력이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를 기다리면서 살펴보니 '호불호가 갈린다'는 평이 유독 많았다. 왜 아니겠나. 막장 드라마랑 비교해도 보통을 넘는다. 벤자민 바커의 아내이자 조안나의 어머니인 소중한 루시를 강간하고, 그 조안나를 입양해서 심지어 아내로 들이려는 터핀 판사의 비뚤어진 욕망.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돌아와 복수가 잘 풀리지 않자 불특정 다수의 목을 긋는 적나라한 살인 방식을 선보이는 이발사(스위니 토드/벤자민 바커), 심지어 그 시체에서 나온 고기로 파이 수익 창출을 이끌어내는 가게 주인 러빗 부인. 그 사이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앤소니와 조안나의 사랑인지 도피인지 모를 곁다리 이야기. 아, 러빗 부인이 말하지 않은 중요한 이야기도. 듣도 보도 못할 만큼 살벌하다. 터핀 판사와 비들, 스위니 토드와 러빗 부인. 법조계의 독주를 막으려는 미용업계와 요식업계의 콜라보. 듣기 좋기보다는 불편하고 독특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음악에, 중반부터 결말까지 유혈이 낭자하다. 피비린내 나는 복수란 누구 하나 웃는 사람을 남겨두지 않는다. 어느새 붉게 물든 피가 누구의 피인지 알 수 없게 된다.
오죽하면 왜 이렇게 자극적이고 보기 힘든 인물을 주인공으로 다뤘을지 의문도 들었다.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든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싶었다거나, 혹은 이중적인 사람의 모습을 다루는 게 극적이어서? 상상해보자. 복수를 꿈꾸는 연쇄 살인 이발사와 인육 파이를 파는 공범 파이 가게 주인. 공연으로 볼 때 우리는 그들이 마구 살인을 하기로 다짐하는 노래에 박수를 치고 N차 관람을 하고 있지만, 현실이었으면 우리는 세상이 미쳐 날뛴다면서 욕을 한 바가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고? 스위니 토드 원작 이야기가 실화 바탕이라는 설이 있어서 그렇다. 당시 런던에 돌던 소문이긴 했다고 하고. 실화일 때와 아닐 때 와 닿는 느낌이 좀 다르다. 날카로운 이발사의 칼날이 내 목이라고 피해 갔을까 싶은 정도의 서늘함?
무대는 확실히 이런 이야기를 펼쳐도 안전하게 느껴진다. 여러 인물을 고루고루 중요하게 잘 다뤄주었고 유혈이 낭자한데도 그리 잔인하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우울한 이야기 속에서도 연기나 대사가 가볍고 재치가 있어서 부담감도 적었다. 풍자와 언어유희가 가득했고, 내용을 예측하지 못하고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Worst Pie in London이나 Pirelli's Miracle Elixir, A Little Priest 등의 가사가 흥미롭다. 여자 취향이 같은 터핀 판사와 스위니 토드의 오묘한 듀엣곡 Pretty Woman도 빼놓을 수 없고. 스위니 토드가 폭발하는 Epiphany, Wait과 By the Sea 등 러빗 부인의 몽환적인 넘버가 자주 생각난다.
팀 버튼 감독의 영화 <스위니 토드>는 또 다르다. 뮤지컬과 전개는 거의 같지만 분위기가 무겁다. 차이점은 몇몇 넘버가 생략되거나 대체되었다는 점. The Ballad of Sweeny Todd, 첫 노래가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대체되었다는 것. (이발사의 탈을 쓴 악마라는 가사도, 간담이 서늘한 삑- 소리도 넘어갔다. 터핀 판사가 조안나에 대한 사랑과 욕망을 표현하는 넘버와, 조안나와 앤소니의 Kiss me, 터핀 판사와 비들의 Ladies in Sensitivities, 비들과 러빗 부인이 부르던 Parlour Song이 생략되었다. 거지 여인의 19금 대사도 날아갔고 가발 장수인 것으로 준비하는 과정은 줄어들고 정신병원에서 조안나를 구출할 때 정신병원 운영자를 애도하게 되었다. 조안나는 빠져나오고도 악몽에 시달릴 것 같다며 걱정했다. 통통 튀던 러빗 부인이 좀 더 차분해졌고 유머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특유의 암울함이 잘 살아난다.
영화가 가볍지 않았기 때문에 잊고 있던 질문이 다시 떠올랐다. 이 이야기가 가진 큰 장벽들. 정당화하기 어려운 지점. 개인적인 복수를 하는 선을 넘어 왜 수많은 불특정 다수까지 이유 없이 살인하기에 이르렀을까. 복수하고 싶은 터핀 판사나 비들 정도만 처리하는 게 더 깔끔했을 텐데 다른 사람들은 무슨 죄가 있는가. 왜 모르는 사람들을 죽여 파이 재료로 쓰고 먹는단 말인가. 부가적인 의문은 복수의 방식. 꼭 스위니 토드가 직접 손으로, 친구 같은 이발용 칼로 해야 하는 것인가.
그 의문의 실마리는 영화와 뮤지컬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루시의 강간 장면. 루시는 추방당한 남편을 기다리다가 터핀 판사의 꼬임에 넘어가 가장무도회에서 강간을 당한다. 가면을 쓴 수많은 사람들은 오히려 말리기는커녕 재미난 요깃거리라도 되듯 깔깔대며 웃어댔다. 스위니 토드(구 벤자민 바커)가 어떻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냐면서 탄식하는 부분이 실마리가 된다. 터핀 판사만큼이나 야속했던 건 무슨 상황인지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어차피 사람들이 서로에게 관심도 없고 돕지도 않으며 남의 불행을 조롱하고 즐기기까지 하는데 소중한 존재일 리 없다. 인간이 인간답지 않은지 오래되었으니까.
이 아까운 기회를 놓쳤으니!
There's a hole in the world like a great black pit
And it's filled with people who are filled with shit
And the vermin of the world inhabit it
But not for long...
세상의 밑바닥 검은 구멍엔
똥만 먹는 버러지가 설쳐대
망할 씨발 새끼들의 썩은 내
다 집어치워
They all deserve to die
Tell you why, Mrs. Lovett, tell you why
Because in all of the whole human race
Mrs. Lovett, there are two kinds of men and only two
There's the one staying put in his proper place
And the one with his foot in the other one's face
Look at me, Mrs Lovett, look at you
죄다 죽어야 해
당연히 그래야지 당연히
여기 위대하신 인류의 역사엔
딱 두 종류의 인간뿐이네
하난 똥이나 처먹고 사는 놈
아님 남한테 똥을 사 먹이는 놈
No, we all deserve to die
Even you, Mrs. Lovett, even I
Because the lives of the wicked should be made brief
For the rest of us death will be relief
We all deserve to die!
우릴 봐 우리 꼬라지를 봐
죄다 죽어야 해
당신도 이런 나도 똑같아
추잡한 쓰레긴 꺼져줘야 좋고
우린 뒈져야 삶이 편안하고
죄다 죽어야 해
뮤지컬 Sweeney Todd - Epiphany 중
두 번째는 스위니 토드가 부르는 Epiphany 가사에서 볼 수 있다. 토드는 인간과 세상에 대해 시니컬한 입장이다. 반사회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해 본 생각이다. 경제적인 계급이 있다면 사람은 크게 두 부류. 자기 자리에서 할 일 잘하는 사람도 있지만 다른 사람을 억압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단다. 아마 그 뒤에 가사를 하나 붙여주자면 후자가 훨씬 잘 산다는 얘기였을 것이다. 토드는 순진하고 능력 있는 이발사 바커였을 때 전자에 속했지만 모든 것을 잃은 입장. 그가 한 발 더 나아간 건 죽음에 대한 생각부터였다. 어차피 사람은 죽지만 죽음이 두 부류의 인간 모두에게 필요하다. 나쁜 사람들은 일찍 죽어주는 게 이롭고, 선한 사람들은 죽음이 오히려 구원이 될지도 모를 만큼 힘들게 살고 있는 세상이다. 아무도 믿지 못하니 행동으로 이루는 것 역시 본인의 몫이다.
칼 들고 살인을 논하는데 다정해보이는 요상한 투샷
TODD:For what's the sound of the world out there?
세상을 채우는 이 소리
LOVETT: What, Mr. Todd? What, Mr. Todd? What is that sound?
뭔 소리죠 뭔 소리죠 말해봐요
TODD:Those crunching noises pervading the air!
씹고 씹히는 경쾌한 소리
LOVETT:Yes, Mr. Todd! Yes, Mr. Todd! Yes, all around!
네, 맞아요! 네, 맞아요! 잘 들려요!
TODD:It's man devouring man, my dear!
서로 잡아먹는 인간들
BOTH:And [LOVETT: Then] who are we to deny it in here?
새삼 놀라울 것도 없잖아
TODD:The history of the world, my love --
인류의 역사는 언제나
LOVETT:Save a lot of graves, Do a lot of relatives favors!
말해줘요, 말해줘요, 어떤 거죠
TODD:Is those below serving those up above!
누가 먹히고 또 먹느냐지
LOVETT:Ev'rybody shaves,
So there should be plenty of flavors!
중간에서 잘하면요 살아남죠
TODD:How gratifying for once to know
정말 공평하지 누구나
BOTH:That those above will serve those down below!
결국 술 한 잔의 안줏거리
TODD:Have charity towards the world, my pet!
손님은 누구나 평등해
LOVETT:Yes, yes, I know, my love!
그럼요, 평등해
TODD:We'll take the customers that we can get!
누구든 오시면 감사하게
LOVETT:High-born and low, my love!
부자도 거지도
TODD:We'll not discriminate great from small!
우린 절대로 차별 안 해
No, we'll serve anyone,
Meaning anyone,
뭐 먹어도 좋고,
먹혀도 좋아
BOTH:And to anyone
At all!
어디 아무나
와 봐
뮤지컬 Sweeney Todd - A little Priest 중
그리고 문제의 인간 고기 파이가 나오게 되는 곡 <A little Priest>도 마찬가지다. 살인은 그렇다 치고 식인이라니 엄청난 장벽이긴 하다. 너무 먹고살기가 힘들어 고기 없는 고기 파이 집을 하던 러빗 부인에게야 굴러 들어온 덩치 큰 고기를 놓치고 싶지 않고 토드야 갖다 묻어버리는 것보다 돈도 벌면서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게 마음에 들었을 것이다. 고양이 고기나 사람 고기나 같은 고깃값으로 쳐지는 걸 보면 돌아가는 상황이 알만 하다.
하나 신기한 건 왠지 모르게 파이를 사는 사람들 역시 공범이 되어버리는 듯한 이상야릇한 기분이 든다는 점. 맛있다면서 매일 가게를 찾아왔을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이 사라진 것에 관심이나 있었을까? 파이 가게는 1층이고 이발소는 2층,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들어온 손님이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알 수도 있었을 테지만 아무도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이발소나 파이 가게나 모두 흥할 뿐이다. 미식가도 맛있다고 칭찬했다니까. 갑자기 왜 어디서 고기가 났을까란 의문은 없지만 본인에게 피해가 되는 악취 같은 것에만 민감할 뿐이다. 거지 여인도 아는 사실을 사람들은 모른다. 애초에 보고 들을 생각이 없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Epiphany>와 마찬가지로 <A Little Priest>에서도 후렴구에 계급에 관련된 이야기가 함께 나온다. 개인적인 이유로 시작했을지언정 사회적인 의미를 부여하자니 당사자들에게 신나는 부분이 생긴다. 사람은 위아래로 나뉘고, 가진 자가 가지지 못한 자를 억압하고 착취하는 것이 당연했다. 그들이 누구를 죽인다고 큰 문제라도 됐겠나. 토드와 러빗 부인의 쾌감은 자신들이 듣도 보도 못한 혁명을 시작한 기분이었을 것이다. 마치 물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게 당연했는데, 아래에서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걸 확인한 기분. 가지지 못한 이들이 가진 자들의 목숨으로 돈을 번다니. 그래 놓고 차별 없이 가진 자와 가지지 않은 자 모두를 면도+파이 세트 명부에 올려놓은 건 뜨악한 부분이다. 방금 전까진 차별당했다고 얘기한 것 아니었나? 왜 가지지 못한 자들까지 팀킬을?
하지만 여기서 가진 자들만 죽인다면 토드와 러빗 부인은 영웅이 되어버린다. 러빗 부인은 그러기엔 토드를 간절히 원하고 혼자만 한적한 삶을 누리려는 소박한 욕망이 있는 소시민. 토드는 개인적인 분노와 원한에 사로잡혔을 뿐만 아니라 인내심도 없다. 토드로 자칭 개명하면서 멘탈도 개조되었고 인간에 무관심해진 건 본인도 마찬가지. 과한 일반화 같지만 토드에게 루시를 험한 꼴 당하게 만들고 조안나를 돌봐주지 않은 그 나머지 사람들도 다 못된 사람들이다. 토드에겐 어차피 인간이란 한 부류인 셈. 아주 나쁜 가진 자들과 조금 덜 나쁜 가지지 못한 자들. 직접적으로 원한이 있는 자들과 간접적으론 없어져도 상관없는 자들.
러빗 부인 말대로 토드는 기다렸어야 한다. 터핀 판사와 비들의 목만 따도록 기다리면서 차라리 고양이 목이나 따면서 파이 가게 재료를 충당했어야 한다. 그의 정체를 알고 협박한 피렐리까지야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말이다. 차라리 차별을 해서 죽였으면 두 부류의 사람들 중에서 한쪽의 욕만 먹었을 것이다. 무차별한 살인, 동기 없는 살인, 선착순 살인. 둘의 칼이 목을 가리지 않겠다는 가사는 무섭고 노래는 신나는 저 곡을 기준으로 결말은 파국으로 가게 된다.
러빗 부인과 토드의 서비스 마인드가 드러나는 곡이었지만 실제로 그들은 저렇게 완전히 차별 없이 손님을 대하지 않았다. 혼자 온 사람들만 죽였고 동행이 있는 사람들은 보내주었다. 아, 무엇보다 성별적인 차별이 좀 있다. 이발사다 보니 등장한 손님이 대부분 남자였던 것. 어른은 죽이면서 아이에겐 약한 모습을 보이는 이중적인 면모도 있었다.
알고 보니 루시였던 거지 여인을 알아보지 못하고 죽이고, 그렇게 노래를 불러대던 조안나를 알아보지도 못하고 죽일 뻔한 건 토드가 혼자 있는 사람을 골라 죽이면서, 복수에 판단력이 흐려지면서 생긴 부작용이다. 그렇다고 러빗 부인을 파이 가게 주인에 걸맞게 오븐에 던질 줄은 몰랐다. 면도칼로도 죽이지 않고 불에 타게 한 걸 보면 어지간히 러빗 부인이 루시에 대해 말하지 않아서 분노한 모양이다. 하긴 매일같이 같이 있어서 루시를 얼마나 찾았는지도 잘 알고 있을 텐데 말이다. 심지어 미안하다는 말 대신 '당신이 좋아서 그랬어요'라는 러빗 부인의 말이 더 소름 끼쳤을 수도 있다. 루시가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는 걸 알았다면, 조안나의 얼굴을 먼저 봤다면 토드의 분노가 다르게 펼쳐질 여지가 있었을까.
어리석은 이발사 벤자민 바커, 루시, 조안나
스위니 토드의 부제는 플릿 가에 사는 악마의 탈을 쓴 이발사(The Demon Barber of Fleet Street). 악마의 탈을 쓴 이발사라 하지만 정말 악마는 어디에 있는가? 누구이고 무엇인가? 피를 묻히지 않았다 뿐이지 직권으로 가볍게 교수형을 내리고, 강간이며 온갖 범죄를 저질러도 용인되는 터핀 판사? 그의 옆에서 함께 즐기고 있었던 비들과 수많은 이름 모를 '윗사람들'? 악에 받쳐 어떻게 사는지 모를 "아랫사람들'? 멀리서 찾을 것 없겠다. 비들이 토드의 손에 이끌려 2층으로 올라갈 때, 터핀 판사가 토드를 찾아와서 콧노래를 부를 때 아, 원하던 대로 토드가 이들을 죽일 수 있을까 내심 응원했던 내 마음?
스위니 토드에서 본 악마는 인간을 두 부류로 나누는 그 선에 있다. 위와 아래를 나누는 선,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를 나누는 선. 무관심과 소외, 억압과 착취, 돈과 권력의 남용으로 만들어진 부조리한 그 선. 그 선이 벤자민 바커를 스위니 토드로 만들고, 터핀이 루시와 조안나를 탐하게 했고, 루시를 거리에 나앉게 했으며, 벤자민의 오랜 친구 면도칼을 범행도구로 만들었다. 러빗 부인은 벤자민 바커의 죄를 어리석음이라고 했다. 사람을, 사회를, 세상을 모른 어리석음. 그걸 어리석음이라고 부르고, 사람들이 알면서도 입을 닫게 한 그 보이지 않는 선에 악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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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복수를 끝내야 한다 | 영화 리멤버
과거의 역사를 바로잡고 잘못된 일을 처리하기 위해
60여년동안 복수 계획을 세운 알츠하이머 노인
"모든 기억이 사라지기전에 모든 복수를 끝내기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잠깐의 스토리만 들어봤을때 약간 솔깃? 쫑끗?! 하셨나요?
그렇다면 빌드업에 성공한것 같은데!
이번 영화 리멤버가 알츠하이머 환자가 복수를 실행한다고해서 보고 왔습니다~
그럼 영화 리멤버 리뷰 시작해볼게요!
기본 정보
장르 : 드라마, 복수, 액션, 버디, 범죄, 스릴러, 어드벤처
감독 : 이일형
각본 : 윤종빈
출연진 : 이성민, 남주혁
개봉일 : 2022년 10월 26일
평점 : 7.83
스트리밍 : 티빙, 웨이브
기획 의도
"부서진 차... 손에 묻은 피.... 권총 한 자루... 내가 왜 여기있는 거지?"
뇌종양 말기, 80대 알츠하이머 환자인 한필주. 일제강정기 때 친일파들에게 가족을 모두 잃었다.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필주는 60여 년을 계획해 온 복수를 감행하려고 한다.
그는 알바 중인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질친이 된 20대 알바생 인규에게
일주일만 운전을 도와 달라 부탁한다.
60년의 계획, 복수를 위한 위험한 동행이 시작된다!
여담
영화 리멤버는 캐나다, 독일 합작 영화< 리멤버 : 기억의 살인자>의 리메이크 작품이라고 한다.
주인공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추측국들에 의해 가족을 잃는 피해를 보고 수십년이 흐른 후
고령의 병든 노인이 되어 복수에 나선다는 점이 동일하다.
영화 리멤버 피주역을 맡은 이성민은 노인 분장을 위해
4시간이 넘는 분장을 했다고 한다.
후기 및 결말
영화 리멤버 결말을 살펴보자면
죽은 김치덕 장군은 과거 친일행적이 알려지자
국립현충원에 안장되지 못했으며, 인규는 필주를 면회하게 된다.
인규는 연치금의 최대치인 3백만원을 넣으며 그걸로 맛있는 것 많이 사먹으라고 말하며
의리를 지키지만, 필주는 알츠하이머 증세가 악화되어 인규를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그들에 의해 죽은 자신의 가족들은 기억해내며,
모두 착한 사람들이라 말하고 인규는 울먹거리게 된다.
여기서 인규는 "본인이 정말로 나쁜 짓을 저지른 것은 맞지만,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다"
라고 말하며 그와 손인사를 기억해내며 인규에게는 착하게 살라며 서로 다독여주며
독방에 들어가는 필주의 멍한 미소와 함께 영화는 끝이 난다.
우리가 절대 잊어서는 안되는 일제강정기를 배경으로 만든 영화 리멤버는
한 노인의 이유 있는 복수로, 맛깔나는 연기를 볼 수 있었다.
한줄평 :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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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기록과 해석의 순간
OVERVIEW
2018년 브라질, 우연히 손에 넣은 16mm 필름에 담겨 있던 낯익게 느껴지지만 먼 곳에서 온, 그리고 오래 전에 촬영된 기이한 이미지들에 충격을 받아 이 영상의 기원을 조사하기로 한다.
REVIEW
이 영화의 감독 자나이나 나가타는 오래된 16mm 영사기 점검을 위해 릴을 하나 구입했는데, 선물로 작은 필름 롤이 함께 들어 있었다. 이 롤에는 1960년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한 가족이 휴가를 보내는 19분 분량의 홈무비가 담겨 있었다. 감독은 이 발견의 순간부터 컴퓨터를 떠나지 않고 인터넷과 모든 도구를 동원해 이 휴양지 이미지의 실제 배경을 알아내는 조사에 착수한다. 무해한 필름 롤과 아마추어 이미지가 주는 정보로 단순한 인터넷 검색에서 끝날 줄 알았던 이 특별한 수사 스릴러 형식의 영화는 결국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시기 일어난 인종과 폭력에 관한 이야기를 드러낸다. (문성경)
"사적인 영화"는 감독이 영사기 점검용으로 "릴+사적인 영화"라는 제품을 온라인 구매하면서 시작된다. 릴과 함께 들어있던 19분 가량의 영상은 누가 봐도 가제 그 이상이 될 수 없을 것만 같은 제목의, 출처 불명의 무성 필름이었다. 그러나 누군가가 이미 편집한 영상이었다. 즉 어떤 의도가 이미 반영된 기록물이었다.
검은 화면에서 타이핑되는 글씨로 시작한다. 타각타각 소리와 함께 화면에 타이핑되는 속도대로, 관객은 감독이 겪은 정보를 고스란히 따라간다. 이 영화는 19분의 풋티지 영상, 그리고 영상 속 정보의 조각을 찾아 따라간 감독의 여정을 관객이 고스란히 따라가게 한다. 영화 <서치>에서 딸을 찾는 아빠의 탐색전을 흥미진진하게 본 사람이라면, 다음 장면을 궁금해 하며 이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영화의 시작은 단순하게 크루거 국립공원이다. 얼핏 사파리에 가서 재미있었던 시간을 담은 기록으로도 보일 수 있지만, 감독이 설치한 음악이 고조되면서 계속 의문을 갖게 만든다. 끼긱끼긱 퉁겨지다 득득 긁히며 끊어질 듯 말 듯한 현, 퉁퉁 불규칙적으로 쏟아지는 타음이 불안을 고조시킨다. 기린이 걸어가거나 원숭이가 움직이고 가젤이 뛰고 물 안의 하마들이 지나가는 그 자연스러운 장면들조차 불안해 보인다. 그러면 궁금해진다. 누가 어떤 의도로 이 영상을 편집했을까? 코끼리의 걸음이 왜 반복되고 있을까? 앉아 있는 사자를 왜 재차 비출까? 사파리인데 조금도 경쾌하지 않다.
불안 안에서 궁금해하고 있노라면 전통 옷차림을 한 사람들의 춤이 나온다. 사파리에도 있던 백인 아이가 춤을 지켜보며 슬며시 화면을 지나간다. 불안한 예감은 어두운 냄새를 맡는다. 도시의 길거리와, 현란한 복장의 인력거꾼과, 놀이기구가 있는 해안 도로와, 푸르게 어두운 아쿠아리움, 잔디밭, 사람들, 부유한 옷차림의 백인들과, 들판의 오두막들... 영상이 나아갈수록 어둡고 불편한 감각이 느껴진다.
감독은 꼼꼼하고 성실하게, 차곡차곡 파고든다. 영리한 구성을 따라가다 보몀 어느새 불안은 경악이 된다. 생각지도 못한 얼굴과 이름들을 마주하게 된다. 평화로운 여행의 기록일까 싶었던, 아니 실제로 상당 부분 그랬을 이 영상에는 착취의 역사가 배어 있다. 타인의 피를 팔아 제 배를 불린 사람들의 기억이 스며 있다. “사적인 영화“는 역설적이게도 전혀 사적이지 않은, 역사 교과서에 길이 실릴 사건들과 연결되어 있었다.
보다 보면 궁금해진다. 사적인 기록은 정말 사적인가? 기록은 언제까지 "사적"일 수 있는가? <안네의 일기>가 그랬듯, 기록은 서랍 안에 있을 때만 사적일 수 있다. 누군가에게 읽히면서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고, 가끔은 작가가 상상도 하지 못한 의미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안네가 일기를 쓸 때 안네가 차마 미래를 상상할 수 없었을 것처럼, 19분의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한 이가 이 영화를 상상했을 리 없다. 그냥 값비싼 취미였는지도 모른다. 코끼리가 걷는 장면이 반복되는 게 단순히 재미있어서 별 생각 없이 했는지 모른다. 아이의 미소를 사랑해서 계속 담다 보니 모인 영상들인지 모른다.
그러나 어떤 의도였든, 영상엔 단순히 재미있고 사랑스러운 것만 담기지 않았다. 길 가다 불려와 쭈뼛거리며 카메라 앞에 선 여자의 얼굴에 어린 경계와 불안, 그 자리를 피해보려고 얼굴을 가리는 사람, 환하게 웃는 백인 아이 옆에서 현란한 옷을 입고 등짝보다도 커다란 모자를 쓰고 덩실덩실 춤을 추며 인력거를 끌어야 하는 사람. “좋은 이웃”이 되기 위해 분리되어야 한다고 허울 좋은 단어를 끄집어내면서도 착취의 순간에는 옆에 있는 걸 불편해 하지 않았던 누군가들의 얼굴. 영국 여왕처럼 차려입은 여자들과 말쑥한 정장을 한 남자들의 만찬, 연설.
마치 그 대조를 의도한 작품이라도 되는 것처럼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치는데, 19분의 영상 바깥에서도 동일한 역사는 반복되고 있다. 감독은 영상이 촬영된 시점에서 서서히 현재까지 이야기를 끌어온다. 역사가 이 영상이 찍히던 시절의 남아공을 지독한 인종차별의 시절로 기록함에도, 어떤 이들은 해안도로와 수영장과 원색의 옷자락과 환한 미소에서 풍기는 부유한 기운을 잃어버린 천국으로 기억했다. 없던 추억까지 제조해 버리는 힘이 있는 밴 모리슨의 음악을 배경 삼아, "비티지"하고 "레트로"한 색감 속 반짝반짝 빛나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그러나 모두에게 추억의 풍경일까? 다른 누군가에게도 천국이었을까? 영화는 희생을 담아내지 않고도 희생의 얼굴을 비춘다. 그렇게 누군가의 풍요롭고 여유로운 사적인 기록은 공적인 역사의 순간으로 읽힌다.
다큐멘터리가 역사적 순간을 말할 때, 한 축이 기록이라면 다른 한 축에는 해석이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영화는 해석을 통해 기록과 해석의 존재 의의를 동시에 비춘다. 기록을 읽어내는 과정에 관객을 흥미로운 방식으로 동참시키고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 우리를 내려놓고 묻는다. 1960년대의 일에서 지금 여기 우리는 과연 자유로운지. 여전히 허울 좋은 말에 가려진 차별과 격리로 누군가를 투명하게 만드는 시도들은 없는지. 그 현실을 기록하고 해석하는 눈은 어디에 있는지. 영리한 영화는 이렇게 존재 의의를 스스로 증명한다.
2023. 04. 28 19:30 메가박스 전주객사 9관 (172)
2023. 04. 30 14:00 메가박스 전주객사 9관 (338)
2023. 05. 05 17:00 메가박스 전주객사 10관 (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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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주 최신 개봉영화(건파우더 밀크셰이크, 쇼미더고스트, 리스펙트, 좋은 사람, 내가 날 부를때)
[WEEKEND CHOICE MOVIE] 2021년 9월 2주차 #개봉영화
#최신영화#영화추천 #영화예고편
#건파우더밀크셰이크 #쇼미더고스트 #리스펙트 #좋은사람 #내가날부를때
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Weekend Choice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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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빵빵 터지는 코미디 / 핸섬가이즈 / 이성민 이희준의 화상 케미 / 화끈한 여주 공승연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핸섬가이즈" 후기입니다.
*엔드크레딧과 함께 나오는 재미난 인스타 쿠키 꼭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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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시그널 X : 영혼의 구역> 메인 예고편
끔찍한 방화와 폭력으로 경찰에 연행된 후
연락이 두절된 엄마.
어느 날 한 통의 연락이 온다.
엄마가 코마 상태라는 것.
의료진은 정신과 정신을 직접 연결하는 새로운 치료 기술을 제안한다.
이제껏 경험하지 못 한 새로운 구역의 발을 디딘 순간,
기이한 현상이 연이어 벌어지고
현실과 가상의 경계는 불분명해지는데..
감히 열어서는 안 될,
새로운 차원의 구역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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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푸바> 공식 예고편
영웅은 은퇴하지 않는다. 재장전할 뿐.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첫 시리즈가 온다! 오랫동안 비밀리에 CIA 요원으로 일해 온 아버지와 딸.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된 지금, 그동안의 부녀 관계가 온통 거짓이었으며, 서로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런 두 사람이 이제 파트너로 일하게 되었다는데. 《푸바》는 세계를 무대로 한 스파이 활동, 환상적인 액션, 유머를 바탕으로 보편적인 가족 문제를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