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wr2024-10-06 11:48:16
[BIFF 데일리] 노동계급 소시민에게 구원의 모습은 어떠한가
영화 〈키케가 홈런을 칠 거야〉 리뷰
키케가 홈런을 칠거야/Kike Will Hit a Home Run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Korea/2024/97min
*시놉시스
영태와 미주는 작지만 아담한 월셋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어서 기분이 좋다. 그런데 식당을 같이 운영하기로 했던 영태의 동업자 선배가 갑자기 약속을 깨뜨린다. 영태는 돈을 벌기 위해 집을 떠나고 미주가 혼자 남는다. 미주는 영태를 기다리며 자신도 열심히 살아간다.
박송열 감독의 전작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의 엔딩신에서 받은 충격은 여전히 생생하다. 노동계급 소시민 남자는 응당 분노해야 할 사건에 항의하기 위해 누군가를 찾아가지만, 화를 표출하는 대신 분을 삭인 후 돌아선다. 이 장면의 정서는 패배감, 울분이라기보다는 구원이다. 노동계급 소시민의 삶을 지속 가능케 하는, 기묘한 낙관의 느낌을 전하는 체념으로서의 구원 말이다.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는 거창하고 영웅적인 행위로서의 구원과는 거리가 먼 박송열표 구원론의 인상적인 각인이었다.
〈키케가 홈런을 칠 거야〉는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의 다음 이야기라 할 만하다. 등장인물이 같은 것뿐 아니라 주제 의식과 메시지의 측면에서도 그렇다. 영태, 미주 부부는 여전히 퍽퍽한 생활을 하는 중이지만 이전보다 아주 조금 상황이 나아진 듯도 하다. 새로 들어간 월세집은 이전에 살던 집보다 더 나아 보이는, 임신을 계획 중인 두 사람이 터전을 닦기에 퍽 적절한 공간이다. 두 사람은 이 공간에서 만들어나갈 미래의 가능성에 들뜬다. 그러나 이러한 소박한 기대조차 늘 배반당하는 것이야말로 노동계급 소시민 삶의 특징이다. 영태는 동업을 하자는 선배와의 일이 틀어진 후 돈을 벌기 위해 떠나고, 마찬가지로 학교에서 더는 수업을 할 수 없게 된 미주 역시 여러 임시직을 전전하며 돈을 모으기 위해 분투한다. 전작에 이어 소시민적 고난과 애환이 펼쳐진다.
영화는 의도적으로 이들이 마주한 고난의 스케일의 크기를 ‘축소’한다. 몇 년 전에 빌려준 50만 원, 300만 원이 필요한 동생, 미주에게 3만 원을 요구하는 영태……. 연일 부동산 가격을 두고 쏟아지는 뉴스에 비하면 주인공들이 울고 웃는 화폐의 단위는 지극히 ‘초라’하다. 이렇게 적은 금액에도 삶이 흔들리는 사람들의 영화적 환기는 모두가 공유하는 경제적 상승 욕망이 비가시화한 실재하는 삶의 양태를 드러내며 환상과 현실의 거리를 좁힌다. 꿈과 현실을 오가는 비연속적인 장면, 독특한 리듬의 대사와 연출이 연달아 이어지는데도 박송열의 영화가 지독히 현실적인 감각을 일깨우는 이유다.
노동계급 소시민은 작디작은 체념을 체화하는 일상을 산다. 영화는 그 원인이 자본주의라고 말한다. 자본주의 체제하의 적대적 계급 현실이 영태와 미주가 겪는 고난의 원인이라는 점이 전작에서보다 훨씬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노동계급 소시민을 위한 정치적 요구가 직접 드러나는 장면 등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영태와 미주가 겪어야 할 고난이 커진 만큼 영화의 유머도 더한층 능청스러워졌다. 이것이야말로 박송열 감독 영화의 특이점이다. 일상적 고난은 이어지고 영태와 미주의 현실은 점점 꼬여만 가지만 두 사람은 결코 비통함, 원통함, 격렬한 울분을 표하지 않는다. 언제나 있어온 일이라는 듯 가벼이 체념한 후 바로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하며 서로 사랑하고 격려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노동계급 소시민이 격렬한 감정으로 적극적으로 모색할 변혁은 도래할 국면이다. 하지만 그런 감정 상태로 일상을 살아갈 수는 없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체념하고 포기하고 한숨 쉬면서도 일상적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삶의 양식(樣式)이 필요하다. 박송열이 자기만의 개성으로 포착하고 벼려낸 영화 속 이미지는 모두 이곳을 향한다.
박송열의 영화에는 노동계급 소시민의 삶이 어떻게든 이어질 것이고, 근근이 이어지는 그들의 삶이 대체로 비관적인 상황에 놓여 있을지라도 사람들이 결코 그에 완전히 잠식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묘한 낙관이 깃들어 있다. 부동산 투자업에 실패한 영태와 유산한 미주에게 홈런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 그러나 심지어 섹스 시도에서조차 격렬함을 소거한 채 느긋이 서로의 몸을 포개는 엔딩 장면은 두 사람에게 홈런이 ‘대박’이나 ‘인생 역전’이 아닌 삶을 살아가는 태도 그 자체일 수 있음을 환기한다. 우리는 이를 구원에 대한 소시민적 감각이라 부를 수 있을 터다. 모두가 고개를 꺾어 ‘위’만 바라보며 자기가 발 디딘 ‘아래’를 보지 못하는 지금, 박송열이 견지하는 노동계급 소시민의 일상적 구원의 태도는 무척이나 귀하다. 그리고 긴요하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노동계급 소시민의 삶을 다루는 박송열의 작업이 계속 이어지기를, 그가 아키 카우리스카미의 스타일과 주제를 한국에서 계속 펼쳐내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영화 매체 〈씨네랩〉 초청으로 부산국제영화제 참석 후 작성한 글입니다.
*영화 상영시간
10-05/20:00/롯데시네마 센텀시티 3관
10-06/20:00/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10-09/16:30/롯데시네마 센텀시티 6관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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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카롭게 몰아치는 진실에 묶인 두 개의 이름
마이 네임 (MY NAME, 2021)
개봉일 : 2021.10.15. (넷플릭스 공개)
감독 : 김진민
출연 : 한소희, 박희순, 안보현, 김상호, 이혁주, 장률
날카롭게 몰아치는 진실에 묶인 두 개의 이름
두 개의 이름, 두 개의 신분, 그리고 두 사람이 말하고 있는 두 개의 이야기와 하나의 진실. <마이 네임>은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파헤치려 조직과 경찰에 숨어들어간 주인공 윤지우의 복수극이다. 시즌 1, 총 8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 편당 러닝타임은 50분 후반대. 연속 감상의 피로를 감수한다면 주말 하루 정도 투자로 충분히 볼 수 있는 러닝타임이다.
<마이 네임>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누아르 장르에 흔치않은 여성 주인공의 등장과 <인간수업>으로 긴밀한 감정선 연출을 보여준 김진민 감독의 차기작이란 타이틀, <알고 있지만>, <부부의 세계>로 주목받은 한소희 배우의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앞서 공개된 한국의 넷플릭스 콘텐츠 <오징어 게임>의 흥행, 부국제를 통한 선공개 등 여러 이슈들을 끌어모으며 “과연 이번 콘텐츠는 얼마나 흥행할까?” 하는 궁금증이 절로 들게 만들었다.
사실 많이 기대했기에 이 시리즈가 내 기대치를 100% 충족해 줬다곤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분명 뒤가 궁금했고, 보고 싶긴 했지만, 조금 피곤했다. 컨디션 상 하루에 몰아보는 건 불가능할 것이라 판단해 금, 토, 일요일까지 나눠서 감상했음에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만큼 잔인한 장면들이 꽤 있어서 그에 대한 피로가 누적되는 느낌이었다. 피 그만.. 칼 그만.. 멈춰..!를 외치고 싶었는데 멈추면 진행이 안되는 이야기였던 게 아쉬웠다. 하지만 액션 스쿨에서 정말 많은 시간을 보냈다던 배우님들의 말이 진심으로 훅- 다가올 만큼 엄청난 양과 부담스럽지 않게 적절한 거리를 지키는 액션 신들이 이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이긴 했다. 조-금 잔인하긴 했지만 말이다. 어쩌면 컨디션의 문제일수도 모르니 다음에 보면 또 다를지도 모르겠다.
또 다른 아쉬움으론 이야기의 주인공 지우를 제외한 다른 인물들이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이다. 큰 역할을 할 거라 예상했던 인물은 정말 힌트만 주고 내려앉았고, 변화를 야기한 인물은 끝장으로 향하는 계기로 정리되고, 수상하다 싶었던 인물은 잠잠히 있다가 한순간에 폭발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지우와 주변 인물들의 감정이 쌓일 틈은 있었으나 각자의 깊은 곳을 볼 틈 없이 빠르게 몰아친 전개가 지루하지 않게 느껴지는 장점이 됨과 동시에 아쉬운 점이 되기도 했다. 이 시리즈 자체가 지우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다른 캐릭터들이 조금 무력하거나 평이하게 그려진듯해 아쉬웠다.
여성 주연의 누아르라는 새로운 시도와 복수극이라는 익숙한 소재, 그리고 외부의 영향을 덜 받는 넷플릭스라는 매체의 특성을 십분 활용한 보여줄 거 다 보여주는 액션을 한곳에 섞었다. 킬링타임용으로는 제격이었지만 바로 재주행할만하진 않았다. 피곤하다.. 특히 비위가 약한 사람이라면 시청을 고려해 보시길.
<마이 네임>은 제목처럼 내 이름, 즉 자아와 이 이름에 얽힌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경찰에게 쫓기고 있던 아버지가 자신의 눈앞에서 정체 모를 인물에게 살해당한 최악의 생일날, 지우의 인생은 달라진다. 이름도, 인생의 목표도, 달려갈 길도. 모두 달라진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으니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아 내 손으로 죽이는 것. 지우는 아버지의 손에 쥐어져있던 부러진 열쇠를 그러쥐고 진실을 파헤쳐 줄 진짜 열쇠를 찾기 위해 새로운 인생에 뛰어든다. 어차피 홀로 남은 후로는 항상 막다른 길에 서있는 느낌이었으니.
지우는 마음 둘 곳, 믿을 곳 하나 없는 조직에서 복수라는 목표만 보고 달리고, 경찰에 잠입해서도 진실을 찾기 위해 달린다. 그 사이 지우의 눈빛은 전보다 날카롭고 건조하게 변한다. 그리고 조금씩 지쳐간다. 복수를 다짐한 순간부터 인간이길 포기해야 한다는 말, 복수라는 칼을 품는 건 나 자신도 함께 찌르는 일이라는 말. 지우를 보고 있으면 명확히 이해가 된다.
범인과 나를 향해 겨눠져 있는 ‘복수’라는 양날의 검을 쥐고 숨 가쁘게 달리는 지우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두 사람 중 과연 누가 진실을, 선을 말하고 있을지. 그 비밀이 서서히 풀려가며 지우는 혼란에 빠진다. 그리고 어떤 것이 진실인지, 어떤 이름을 선택하고 어디를 향해 칼을 휘둘러야 할지 고민한다. 그 답을 알아내고, 인생의 길과 결말을 선택하는 건 혼자 남겨진 지우의 몫이다.
마이 네임 시놉시스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 ‘지우’가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한 후 마주하는 냉혹한 진실과 복수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새로운 이름, 새로운 길, 새로운 인생
아버지 윤동훈이 마약범으로 수배되고 지우는 홀로 남는다. 매일같이 쫓아오는 형사들, 학교에 퍼져버린 소문과 뒤따라오는 괴롭힘. 어디서 뭐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아버지. 기댈 곳도, 이야기할 곳도 하나 없는 현실 속에서 홀로 버티고 있던 지우는 최악의 생일날을 맞이한다.
“죽었다고 생각할 테니 집에 오지 마.” 그간의 설움과 원망을 담은 말이 아버지인 동훈에게 전하는 마지막 말이었고, 동훈은 죽기 직전까지 지우를 지키기 위해 문을 걸어 잠근다.
상황이 이 이상으로 나빠질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겠지만, 이게 정말 막다른 길일 거라 생각했겠지만, 지우에게 닥칠 불운은 더 남아있었다. 조형사와 경찰들에게 시달릴 때가 바다를 앞에 둔 막다른 길이었다면 동훈이 죽고 난 후엔 낭떠러지 위에 선 모양새가 된다.
무조건 죽여버리겠다는 각오로 체육관에서 버틴 지우에게 새로운 이름이 생긴다. 오혜진. 지우는 두 개의 이름, 두 개의 신분, 두 개의 휴대폰과 두 개의 이동 수단을 이용하며 두 개의 삶을 산다.
오토바이를 타고, 사건이 있던 날의 무진처럼 온몸을 가리는 옷을 입고 헬멧을 쓰고 다니는 동천파 막내 윤지우와 자가용을 끌고 공무원증을 목에 걸고 있는 경찰 오혜진. 지우는 무진을 믿고 혜진은 기호를 믿어야 한다. 윤지우일때의 지우는 무진을 철저히 믿었고,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총을 증거로 보고 기호를 의심한다. 그 총이 송진수, 윤지우의 아버지 윤동훈의 총이라는 것과 아버지가 경찰이었다는 사실을 모르기 전까지는.
모든 걸 알고도 속인 무진
극의 초반만 하더라도 무진은 마치 나쁜 놈이지만 친구에 대한 의리는 있는, 지우의 대부 같은 모습으로 그려진다. 복수를 하겠다면 하게 도와주겠다고, 조직이 지켜주겠다고, 아버지에게 배우지 못한 술을 한 잔 따라주며 지우를 꾀어낸다.
조직의 칼로 사용하면서 지우를 믿겠다는 그의 말이 얼마나 나쁜 말이었는지, 극의 후반부에 가서야 눈치챘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 당한 분노를 그의 딸에게 풀었다는 나름의 변명거리를 갖고 있지만, 조 형사가 말한 것처럼 무진은 악마의 모습에 가깝다.
지우는 진실을 알고 나서 모든 걸 모르는 척, 죄가 없는 척하며 자신을 키워온 무진을 죽이기로 다짐한다. 언젠가 죽일 거라 생각했던 그 범인이니까.
진짜 범인을 찾고 있었던 기호
기호는 마수대 막내였던 동훈(준수)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낀다. 언더커버로 조직에 잠입하도록 지시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사건이 일어난 후, 지우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집으로 향하지만 지우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시간이 흘러 마수대에서 지우를 만나게 된다.
지우의 입장에서 기호는 가장 의심스러운 인물이다. 경찰의 총, 사건 후에 집 문을 두드린 그 얼굴. 사건을 빠르게 정리했다는 팀장. 모든 의심이 기호를 향하고 있지만 그 예상은 틀렸다.
기호는 동훈을 잊지 못했고, 동훈이 죽은 후, 마수대에 들어온 필도를 보며 동훈을 떠올린다. 무진을 잡고 싶었던 이유도 동훈 때문이었고, 그렇기에 기호 또한 무진과 연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지우를 의심한다. 두 사람은 서로를 의심하며 사실상 무진의 계획에 휘말려버린 입장이 되어버린다. 지우는 기호를 통해 진실을 듣게 되고 기호는 지우가 살아있음을 확인하며 드디어 무거운 짐 하나를 내려놓게 된다.
진짜 이름은 윤지우일까 오혜진일까
지우는 마수대에 들어가며 조금씩 갈등하고, 변화한다.
3,4화 마수대가 무진을 체포하는 대대적인 작전을 수행할 때까지만 해도 지우는 무진을 위해 행동하고 작전 중임에도 불구하고 총구를 무진에게 겨냥하는 것조차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경찰을 흔들어보겠다며 유일한 증거였던 총을 그 자리에 던지기까지 한다. 완전한 동천파 막내로서의 행동이다.
하지만 5화에 들어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는 빌런 강재가 모습을 드러내고, 강재 사건을 거치며 마수대 팀원들과 정을 나누면서 지우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자신의 상처를 알아주고 처음으로 집의 블라인드를, 자신의 마음에 쳐진 벽을 거둬준 선배 필도와 지우가 무진에게 호의의 뜻으로 건넸던 카모마일티를 지우에게 선물한 후배 건평. 그리고 무사귀환을 축하해 주는 따뜻한 말들. 조직 안에서 괴물의 모습으로 살 땐 느껴보지 못한 감정들이 몰아친다.
지우의 흔들림을 눈치챈 무진은 태주에게 기호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고 기호는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지우에게 진실을 말해준다. 그 후, 살해 혐의로 체포된 지우에게 필도가 묻는다. 네 진짜 이름이 뭐냐고. 지우가 대답하는 장면은 보여주지 않는다. 아직 정확하게 자신의 이름과 정체성을 정하지 못한 상태임을 알려주기라도 하는 듯 말이다. 필도와 지우, 두 사람의 여러 감정이 사정없이 뒤섞이는 순간이다.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았던 인물, 필도
필도는 지우 인생의 전부이자 가장 친한 친구, 유일한 가족이었던 아버지를 생각나게 하는 인물이다. 지우를 믿어주고, 지우를 위해 희생하고, 겁이 많아 손에 상처가 많다고 말하는 말 습관까지 닮았다. 지우는 필도 덕분에 하루였지만 아버지와 함께 살아보고 싶었던 바닷가 앞에 있는 집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마약범에 의해 가족을 잃은 슬픔과 분노를 나눌 수 있었고, 아버지가 죽은 이후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엔 지우를 못마땅해하던 필도가 서서히 지우에게 마음을 열어가고 필도가 지우의 집 블라인드를 활짝 열었던 날, 두 사람은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을까. 더 알고 싶었다.
필도는 자신이 알던 오혜진 경장이 윤지우라는 이름을 가진 동천파 막내라는 걸 알고 배신감에 몸서리치지만, 사건의 내막과 자신과 비슷한 상처를 가진 지우의 손을 잡기로 한다. 지우의 가장 큰 갈등 요소이자 힘이었던 그의 죽음은 아버지의 죽음처럼 지우를 한 번 더 각성시키는 계기가 된다.
결국 지우를 선택하다.
지우가 가장 믿을만한 사람이었던 필도의 죽음은 지우의 오혜진 경사로서의 다짐을 한순간에 무너트린다. 무진이 바라던 게 바로 이런 결말이 아니었을까. 지우의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아 복수에 눈이 먼 괴물로 만드는 것 말이다.
지우는 당장 무진에게 갈 생각이었지만 복수라는 칼날을 품고 살지 말라며 지우의 손을 감싸던 필도의 상처 가득한 손을 보며 아버지가 그토록 지키고 싶어 했던 경찰로서의 힘, 법을 통해 무진을 잡기로 마음을 바꾼다. 지우는 마지막 날 아침, 지우가 사라진 줄 알고 쫄았다는 필도에게 “쫄지 마, 우리 경찰이다.”라고 말한다. 지우는 그렇게 경찰 오혜진으로서의 정체성을 선택했었다.
하지만 무진은 극단적인 방식으로 지우의 마지막 희망마저 빼앗고 그를 자극한다. 결국 지우는 윤동훈의 복수를 위해 칼을 갈아온 윤지우로서의 해결 방법을 선택하고, 복수를 끝낸 후 아버지와 자신의 진짜 이름을 되찾는다. 송준수와 송준수의 딸 송지우. 복수가 전부였던 인생을 끝내고 이제야 진짜 내 이름, 송지우를 찾는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진짜 이름이 담긴 묘비석과 이제 아무도 두 사람을 해칠 수 없도록 단단히 지켜줄 자물쇠와 송지우의 꽃다발이 지우의 복수가 마무리되었음을 보여준다.
지우는 세 번째 이름을 얻는다. 세 번째 이름으로 살아가는 삶은 아버지가 남겼던 편지 속 “아빠 없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삶이었으면 좋겠지만, 이미 너무 멀리 와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지우의 삶은 완전한 괴물의 삶이라 말하기에도 평범한 삶이라 말하기에도 애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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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 붉은 전설 - 원작 기반 애니메이션 극장판 '치고는' 볼만하다
TVA 기반의 애니메이션은 사실 대부분 그 작품의 팬들이 본다. 왜냐하면 애초에 제작의도 자체가 팬층만을 위한 팬서비스에 가깝고, 그렇기에 작품의 독립성도 낮기에 아예 새로운 관객층을 끌어들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번에 리뷰하는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 붉은 전설"도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 TVA의 연장선상에 놓여진 작품이다. 필자는 이 원작의 팬이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본 이유는 단 하나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작품인 "펄프 픽션"의 각본가 로저 아버리가 만점(!)을 준 작품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작품이 씨네필들 사이에서도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가 이 사건(?)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펄프 픽션을 굉장히 재밌고 봤고 고평가하는 작품인데, 그 영화의 각본가가 무려 만점을 줬다니! 필자가 아는 원작은 '그 쪽 계열', 오타쿠 타겟층의 애니인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고 든 생각은 딱 하나다. '생각보다는' 괜찮다. 필자는 과거에 장르는 다르지만 TVA 기반 극장판 중 "주문은 토끼입니까?? ~디어 마이 시스터~"를 보고 정말 심각하게 실망했기 때문이다. 이 영화가 졸작의 반열이었다면 이 애니메이션은 그나마 평작이라 부를만한 영화. 원래 원작이 있는, 그것도 오타쿠 타겟층이라면 한계가 보이는데, 이 영화는 그 한계를 잘 알고 그 한계 안에서 애쓴 영화이다. 애초에 이 영화의 감독을 전세계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영화 역사상 거장 감독을 앉혀둔다고 해서 걸작이 탄생하지는 못한다. 애초에 이 영화는 TVA라는 발목을 잡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진지해지다가 유쾌하게 풀어내는 점이 편하게 관람할 수 있어 좋았다. 필자는 이 영화 기반의 TVA를 1기를 초반만 보다 말았는데, 그 정도만 알아도 영화 이해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도 좋았다. 그리고 대단하다고 해야할까, 대다수의 애니에서 악평의 요소로 작용하는 '작붕'을 호평 받을 수 있게 일종의 유머 포인트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 같이 훌륭하고 경이로운 작화로 승부하는 애니메이션 위주로 보다가 이런 애니메이션을 보니 신선했다. 솔직히 이것도 나름의 능력이라면 능력이다.
여러 장점들을 말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작을 알아야 한다는 점에 영화의 독립성은 낮게 평할 수 밖에 없고, 필자가 오타쿠 계열에 관심이 없다는 점을 들어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물론 원작을 알고 좋아한다면 추천. 애초에 이 쪽 계열 애니가 다 그렇지만 말이다.
*이 글은 원글 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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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독으로 가득하지만 끊임없이 사랑이 피어오르는 곳.
델리아 오언스가 펴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 11월 2일에 개봉했다. 원작 소설은 2019년에 출간되어 뉴욕타임스에서 180주 연속 베스트셀러를 달성하여 큰 주목을 받았다. 영화 곳곳에서 표현되는 습지 특유의 분위기와 책 속의 등장인물들을 표현하는 배우들의 표현이 인상적이다. 책이 스크린으로 옮겨지는 순간을 마주하며 가을의 시작을 여는 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소개한다. 갑자기 벌어진 죽음은 체이스의 평판보다는 모두가 낯설어하면서도 모두가 경멸하는 습지의 소녀인 카야에게 시선이 쏠리게 했다. 정확한 증거는 없지만 전체적인 정황과 심증이 카야를 가르키고 있는 터라 고정된 시선과 편견으로 그를 바라보는 이들로 인해 카야는 용의자가 되어 좁고 습한 곳에 갇히게 된다. 체이스의 죽음에 카야가 관련되어 있는지 궁금하다면 영화를 통해 확인해보길 바란다.
우리 사회는 소문이 늘 사실처럼 소문이 퍼지고 개개인이 휘말린다. 당사자가 되면 고통스러운 순간의 연속이지만 그와 관련되지 않은 이들에게는 흔한 가십거리에 불과했다. 낯섦의 경계를 허무는 노력보다 미지의 무언가에 대해 끊임없이 추측하는 것이 훨씬 쉬우니까. 그렇게 당사자가 없는 곳에서 시작되는 말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마치 사실인 것처럼 퍼진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지만 악순환은 끊기지 않는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는 습지와는 다르게 빛도 사라지고 생기도 사라진 모습으로 변모하고 쉽게 내뱉은 것들은 그 편안함과 달리 고독함으로 남았다. 하지만 그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이들이 전해주는 따뜻함이 카야에게도 닿을 수 있을까.
사랑으로 가득했던 공간은 금세 폭력의 장으로 바뀌고 모든 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돌아오는 적막한 고독으로 가득 찼다. 두려움뿐만 아니라 용기, 설렘을 동반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는 생소한 감정을 미처 다 표현하지 못하여 포기할 만도 하지만 카야는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이 살아갈 방법을 체득한다. 그렇게 모두가 떠나간 공간 사이에 피어나는 한송이의 사랑을 발견한다. 존재 자체에 대한 의문과 글에 담긴 의미를 생각해보며 카야는 조금 더 성장해간다. 항상 함께할 것 같았던 타인은 늘 그랬던 것처럼 떠나고 다시 그는 고독에 빠진다. 그를 온전히 그 자체로 바라봐주는 건 습지뿐이었다. 새가 둥지를 지키듯 습지도 카야를 지켜주었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카야가 자연 그 자체로 스며들 수 있는 공간이었을 것이다. 카야의 마음이 타서 재가 되었던 것만큼의 상실은 아니었지만 사랑으로 인해 마음이 얼어붙는다는 건 다양한 감정이 다시 오므라들게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무뎌지듯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오고 확신 없는 마음속에서 외롭지 않은 마음을 발견한다. 그것도 잠시 혼자 사는 것보다 두려움에 사는 게 더 무서워지는 순간을 마주한다. "사람들은 껍질 안에 생명이 있다는 것을 잊죠." 말처럼 유일한 카야의 세상은 카야 자신만이 알고 있었으니까. 습지에 갇힌 게 아니라 자연의 일부가 되어 카야는 습지 그 자체가 되었다. 자신과 동떨어진 세계에서 마야는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카야의 전반적인 삶이 주로 사랑 이야기에 집중되다 보니 카야 내면의 이야기는 많이 가려져 좀 아쉬웠다.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원작의 분위기가 어떨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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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을 돌아보게 만드는 새로운 방식
현실을 돌아보게 만드는 새로운 방식
넷플릭스 오리지널 <퀸메이커> 리뷰감독] 오진석, 문지영
출연] 김희애, 문소리, 류수영, 서이숙, 이경영, 진경
시놉시스] 이미지 메이킹의 귀재이자 대기업 전략기획실을 쥐락펴락하던 황도희가 정의의 코뿔소라 불리며 잡초처럼 살아온 인권변호사 오경숙을 서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선거판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스포일러 유의#
이토록 여성을 강조하는 정치물이 있었던가
퀸메이커를 보는 내내 상당히 이질감을 느꼈던 부분이 바로 ‘여성’에 대한 강조였다. 과연 현실 정치판에서 여성에 대한 공약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선거가 어디에 있었을까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그만큼 현실 정치에서는 여성의 인권을 앞세운다기 보다는 보통의 인권을 주력하고, 당장의 표심을 얻을 수 있는 개발 및 유치와 같은 경제 중심의 정책이 앞세우곤 한다. 하지만 퀸메이커에서는 이상하리만큼 ‘여성’에 초점을 맞춘다. 공약 설명이나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의 1분 발표 시간에는 여성을 위한 서울시라는 문장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러한 부분이 기존 정치물과 상당히 달랐던 요소였다.
기존 정치물에서는 남성 중심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정경유착을 주로 보여주면서 현실과 너무나도 비슷한 모습을 보며 관객에게 깨달음을 주었다면, 퀸메이커에서는 현실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여성’이라는 키워드가 정치의 주요한 쟁점이 되면서 오히려 시청자들이 이렇게까지 쟁점화되고 전면에 나올 수 있는 요소들이 왜 현실에서는 부각되지 않는 것일까? 그저 편을 가르고 서로를 비난하는 위치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하는 의문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황도희의 복수는 왜 시작되었을까은성그룹의 전략기획실장 황도희. 그녀는 여론을 주무르는 이미지 메이킹 전략의 귀재다. 기업의 골치 아픈 일을 매끄럽게 처리하면서 오너 일가의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그토록 충성을 바쳐왔던 은성그룹을 배신하고, 그들의 적이었던 오경숙 인권변호사를 서울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선거 캠프의 단장을 도맡는다. 황도희는 그간 오너 일가의 수많은 범죄행위들을 무마하면서 리스크 관리를 해왔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죽었던 적이 없진 않았으나 한이슬의 죽음은 그녀에게 충격으로 다가온다. 왜일까?
그 동일한 궁금증을 은성그룹의 사위 백재민 상무도 황도희에게 물어본다. 이제까지 수많은 리스크들을 처리해왔으면서 왜 갑자기 이젠 못하겠다고 하는지. 자신 역시 활도희 당신이 지켜야하는 오너그룹의 일가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작품을 보는 내내 활도희가 왜 은성그룹을 돌아섰는지, 이제껏 이보다 더한 일들도 해온 그녀가 이 일로 돌아설만큼 정말 큰 일이고, 충격적인 일이었는지 의문을 가졌었는데 작품에서 직접적으로 백상무라는 캐릭터를 통해 짚고 넘어가주고 있었다.
백상무는 어찌보면 오너일가로 편입된 사람이다. 본인도 그것을 느꼈기에 항상 황도희와 개인적으로 술을 마실 때면 자신은 황도희와 같은 입장이고 상황이라며 우리는 이 은성그룹 안에서 유일한 동지와도 같다는 표현을 자주한다. 외부에서 보기엔 은성그룹의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위치에서 권력을 누리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실질적인 힘을 크게 가지고 있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그가 자신의 은성그룹의 사위라면서 저지른 성폭행을 무마해달라고 황도희에게 노골적으로 요청했고, 그 과정에서 저지른 살해 행위에 대해 거짓으로 황도희에게 말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황도희에게 들키게 되고, 황도희는 이런 백상무에게 윤리적인 경멸과 자신과 같은 사람이라고 믿었던 배신감이 동시에 작용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동안 은성그룹 일가에게서는 느끼지 않았던 배신감이 기폭제가 되었고, 성폭행이라는 같은 여성으로서의 모멸감이 작용하여 백상무에 대한 복수심으로 은성을 떠나 오경숙에게 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실이 승리하는 사회를 희망하며
전략가 황도희를 잃은 은성그룹은 사위의 과오를 덮고 서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전설적인 킹메이커로 유명한 칼 윤을 섭외해 온다. 그 과정에서 아주 다양한 음모와 범죄행위가 발생하는데, 황도희는 이 과정에서 아버지를 잃고 만다. 그저 백재민 상무를 시장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시작했던 일이 은성그룹을 망하게 만들고야 말겠다는 복수로 확장된다.
아내 은채령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던 백재민은 회사 주변의 여성들을 성적인 대상으로 이용했고,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더 높은 자리에 앉혀주면서 그에 대한 보답을 했다. 국지연은 이러한 관계에 만족하면서 임신을 하게 되고, 이를 무기로 백재민을 잡고자 하지만 권력에 눈이 먼 백재민은 국지연을 살해하려고 한다. 정치인으로서 불륜과 혼외자는 너무나도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국지연을 자살로 위장하려 하지만 이를 알아챈 황도희와 오경숙은 결국 국지연을 살려내며 백재민의 추악한 모습을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만천하에 알린다.
어쩌면 드라마기에 짜릿한 권선징악으로 끝날 수 있었을지 모른다. 현실이었다면 권력과 자본을 가진 백재민과 같은 캐릭터가 국지연이라는 인물을 자살로 위장하는 것은 너무나도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퀸메이커는 계속해서 백재민이 자신의 과오를 덮기 위해 더 큰 잘못을 선택할 때마다 그 모든 행위를 하나씩 하나씩 벗겨나가면서 결국에는 진실이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론을 통해서 우리 사회 속에서도 시간이 걸릴지라도 결국에는 진실이 승리한다는 희망을 넌지시 심어주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퀸메이커는 남성이 강조되었던 기존 정치물과 달리 캐릭터와 소재 모두 여성을 내세우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현실 정치와 비교할 수 있게 만들어준 웰메이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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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지 없는 몸
‘젖꼭지 3차 대전’은 방송국 내 여성 몸에 관한 검열에 대한 이야기이다. 또한, 다소 과장되게 표현함으로써 감독은 ‘블랙코미디’ 장르를 염두해두고 만든 작품으로 보인다. 올해 ‘괴물’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린 최성은 배우가 주연을 맡았는데, (사실, 최성은 배우가 출현했다고 하여 궁금함이 컸던 영화였다) 괴물에서 보여준 연기와 정반대라 신선하면서도 어색함이 있었다.
이 영화는 다소 ‘어색하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소재의 무거움 때문인지, 과장되게 표현하며 그 무게를 떨치고, 최대한 유쾌하게 풀어가기 위해 힘을 많이 썼다는 것이 느껴졌다. 물론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이 있었긴 하였으나 작위적이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중요한 이유를 말해보자면, 어떻게든 말을 하였다는 점이다.
누구나 갖고 있는 ‘젖꼭지’를 마치 없다는 듯이 대하는 이 미디어, 특히나 대중과 꽤 밀접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방송계에서는 금기시 된다는 모순점이 참 기가 막힌다. 단지 성별의 구분에 따라서 여성의 신체는 성적대상화가 당연시되고, 이에 수치스러운 것으로 치부해버린다. 이런 불합리한 인식에 부정하지 않는 것은 그 풍토를 유지시키며 힘을 가하는 것이다. 이에 영화는 ‘너희들 그러는 거 아니야’라는 식의 모습을 비춰주는 것이 대리 통쾌함을 느낄 수 있게 만든다. 이러한 통쾌함을 선사하기 위해 다소 유쾌함을 끌어 내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물론, 유쾌함을 잘못 조절하면 되러 우스꽝스럽게 표현되기도 하는데, 그래도 어떻게든 말을 했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노브라로 인해 옷의 굴곡으로 보이는 젖꼭지의 모양, 젖꼭지라는 언어 그 자체, 여아의 젖꼭지. 여성들의 젖꼭지는 하염없이 모자이크 처리가 된다. 우리는 언제까지 가려져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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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니터에서 스크린으로! 게임 원작 영화 7선
모니터로만 보던 게임 캐릭터들을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다면?
게임을 사랑하는 여러분을 위해 게임이 원작인 영화 7편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오늘은 모니터가 아닌 스크린으로 만나요!
줄거리
따단-딴-따단-딴 전 세계를 열광시킬 올 타임 슈퍼 어드벤처의 등장! 뉴욕의 평범한 배관공 형제 '마리오'와 ‘루이지’는 배수관 고장으로 위기에 빠진 도시를 구하려다 미스터리한 초록색 파이프 안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파이프를 통해 새로운 세상으로 차원 이동하게 된 형제.
형 '마리오'는 뛰어난 리더십을 지닌 '피치'가 통치하는 버섯왕국에 도착하지만 동생 '루이지'는 빌런 '쿠파'가 있는 다크랜드로 떨어지며 납치를 당하고 ‘마리오’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 ‘피치’와 ‘키노피오’의 도움을 받아 '쿠파'에 맞서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슈퍼스타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그의 강력한 힘 앞에 이들은 예기치 못한 위험에 빠지게 되는데...!
동생을 구하기 위해! 세상을 지키기 위해!
'슈퍼 마리오'로 레벨업 하기 위한 '마리오'의 스펙터클한 스테이지가 시작된다!
줄거리
비가 내리던 어두운 밤, 모두가 갑자기 자취를 감춰버린 학교에 남겨진 팡루이신과 웨이중팅. 두 사람은 사라진 사람들을 찾아 학교를 벗어나려 하지만 환영과 귀신들이 그들을 괴롭히고 잊고 있었던 끔찍한 비밀들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줄거리
평범한 삶을 살던 ‘네이선’(톰 홀랜드)은 인생을 바꿀 뜻밖의 제안을 받는다. 그의 미션은 위험한 트레져 헌터 ‘설리’(마크 월버그)와 함께 사라진 형과 500년 전 잃어버린 천문학적인 가치를 지닌 트레져를 찾아내는 것.
그러나 몬카다(안토니오 반데라스)의 위협과 추격 속, 누구보다 빠르게 미지의 세계에 닿기 위해 결단을 내려야만 하는데…
줄거리
소리보다 빠른 초고속 고슴도치 히어로 '소닉'은 지구에 불시착한다. 그의 특별한 능력을 감지한 과학자 ‘닥터 로보트닉’은 세계 정복의 야욕을 채우려 하고, 경찰관 ‘톰’은 위험에 빠진 ‘소닉’을 돕기 위해 나서는데…!
과연, ‘소닉’은 천재 악당에 맞서 지구를 지킬 수 있을까?
줄거리
기억을 잃은 채 깨어난 피카츄, 난 누구? 여긴 어디? 유일한 단서는 탐정모자에 적힌 해리란 이름과 주소. 주소 속 아파트에서 자신의 말을 유일하게 알아 듣는, 실종된 해리의 아들 팀 굿맨을 만나게 된다.
명탐정의 촉으로 이건 그야말로 대.박.사.건!
사라진 아빠를 찾기 위해 피카츄와 떠나는 기상천외한 모험이 시작된다. 피카피카!
줄거리
“환상적이고 즐거움이 넘치는 프레디의 피자가게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80년대에 아이들이 실종되고 폐업한지 오래된 프레디의 피자가게 그곳의 야간 경비 알바를 하게 된 ‘마이크'는 캄캄한 어둠만이 존재하는 줄 알았던 피자가게에서 살아 움직이는 피자가게 마스코트 '프레디와 친구들’을 목격한다.
어딘가 기괴하고 섬뜩한 프레디와 친구들이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하는데...
줄거리
한때는 명예로운 기사였지만, ‘어떤 사건’ 이후 ‘홀가’, ‘사이먼’, ‘포지’와 함께 도적질을 하게 된 ‘에드긴’. ‘소피나’의 제안으로 ’부활의 서판’을 얻기 위해 ‘코린의 성’에 잠입하지만 ‘포지’와 ‘소피나’의 배신으로 실패하고 감옥에 갇힌다. 기발한 방법으로 탈옥에 성공한 ‘에드긴’과 ‘홀가’는 소중한 사람들과 다시 만나고, ‘부활의 서판’도 되찾기 위해 자신만의 팀을 꾸리기 시작하는데…
옛 동료인 소질 없는 소서러 '사이먼’과 새롭게 합류한 변신 천재 드루이드 '도릭’, 재미 빼고 다 가진 팔라딘 '젠크’까지 어딘가 2% 부족한 오합지졸로 가득한 이 팀, 과연 무사히 모험을 끝마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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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블 팬들이 뽑아본 판타스틱4 캐스팅
#판타스틱4 #마블캐스팅 #페이즈4
2021. 05. 24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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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쟁이 인스타그램: @marvel_jeng2* 영상에 사용된 모든 음악은 Epidemicsound 의 정식 라이센스 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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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 판타스틱4 가상 캐스팅
00:36 미스터 판타스틱 (리드 리처즈)
02:51 인비저블 우먼 (수 스톰)
05:07 휴먼 토치 (조니 스톰)
06:09 씽 (벤 그림)
07:12 여러분의 캐스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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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망떼> 메인 예고편
파리
열정적인 사랑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행복한 연인 리사와 시몬.
시몬의 부주의로 벌어진 사고에 함께 도피를 계획하지만, 시몬이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아 둘은 헤어지게 된다.
인도양
3년 후, 남편 레들러와 떠난 여행지에서 우연히 리조트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시몬을 만난 리사는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청거리고.
제네바
리사의 주변을 맴도는 시몬의 정체를 알고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레들러.
레들러를 떠나지도, 시몬을 버리지도 못하는 리사에게 시몬은 위험한 계획을 제안하는데...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하는 세 사람의 운명은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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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돈 룩 업> 티저 예고편
혜성 충돌이 임박했다. 《돈 룩 업》의 주인공은 무명의 두 천문학자. 혜성이 지구와 충돌할 거란 사실을 발견한 두 사람은 언론사를 있는 대로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재앙을 온 인류에 경고하기 위해. 애덤 매케이 각본과 연출. 《돈 룩 업》, 올겨울 공개 예정. 오직 넷플릭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