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11-04 14:28:15
11월 둘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할리우드 스타 총출동! 크리스마스 액션영화 <레드 원> 개봉

이제야 쌀쌀해지기 시작한 가을이지만, 극장가에는 조금 이른 크리스마스 영화가 도착했습니다.
드웨인 존슨, 크리스 에반, 루시 리우 등 할리우드 총출동한 영화 <레드 원>이 그 주인공입니다. 산타클로스가 납치되어 크리스마스가 없어질 위기에 처해 이를 막기 위한 히어로들이 뭉친다고 합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가족 단위로 유쾌하게 즐기기 좋은 팝콘 무비로 예상됩니다.
국내 영화로는 홍경, 노윤서 등 청춘스타들을 앞세운 멜로영화 <청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동명의 대만 영화를 리메이크한 <청설> 역시 로맨스 영화를 기다려왔던 관객들에게 선물 같은 영화가 되지 않을까요.
제77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션 베이커의 <아노라>와 봉준호, 박찬욱 감독이 열렬한 애정을 보내기도 했던 이마무라 쇼헤이의 <복수는 나의 것>도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11월을 맞아 풍성한 극장가가 준비된 만큼 많은 관객들이 찾아와주기를!
레드 원
RED ONE

개요: 액션 | 미국 | 123분
감독: 제이크 캐스단
주연: 드웨인 존슨, 크리스 에반스, 루시 리우, J.K. 시몬스
개봉: 2024.11.06.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줄거리
크리스마스 D-1, 철통같은 보안을 뚫고 코드명 '레드 원' 산타클로스가 납치되고 크리스마스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레드 원'을 찾기 위해 사령관 '칼럼 드리프트'(드웨인 존슨)는 산타클로스 따위는 없다고 믿는 현상금 사냥꾼 '잭 오말리'(크리스 에반스)와 협력하기로 한다. 시작부터 삐그덕 거리는 이들 앞에 크리스마스의 존재를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적들이 나타나는데… 크리스마스를 구하기 위한 액션 히어로들의 대환장 사투가 시작된다!
청설
Hear Me : Our Summer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09분
감독: 조선호
주연: 홍경, 노윤서, 김민주
개봉: 2024.11.06.
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줄거리
손으로 설렘을 말하고 가슴으로 사랑을 느끼는, 청량한 설렘의 순간. 대학생활은 끝났지만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어 고민하던 ‘용준’(홍경). 엄마의 등쌀에 떠밀려 억지로 도시락 배달 알바를 간 ‘용준’은 완벽한 이상형 ‘여름’(노윤서)과 마주친다. 부끄러움은 뒷전, 첫눈에 반한 ‘여름’에게 ‘용준’은 서툴지만 솔직하게 다가가고 여름의 동생 ‘가을’(김민주)은 용준의 용기를 응원한다. 손으로 말하는 ‘여름’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더 잘 듣기보단 더 잘 보고 느끼려 노력하지만, 마침내 가까워졌다 생각하던 찰나 ‘여름’은 왜인지 자꾸 ‘용준’과 멀어지려 하는데…
아노라
Anora

개요: 드라마 | 미국 | 139분
감독: 션 베이커
주연: 미키 매디슨, 마크 아이델슈테인, 유리 보리소프
개봉: 2024.11.06.
배급:유니버설 픽쳐스

줄거리
결코 이 사랑을 놓지 않을 것. 뉴욕의 스트리퍼 ‘아노라’는 자신의 바를 찾은 철부지 러시아 재벌2세 ‘이반’을 만나게 되고 충동적인 사랑을 믿고 허황된 신분 상승을 꿈꾸며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그러나 신데렐라 스토리를 꿈꿨던 것도 잠시,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반’의 부모님이 아들의 결혼 사실을 알게 되자 길길이 날뛰며 미국에 있는 하수인 3인방에게 둘을 잡아 혼인무효소송을 진행할 것을 지시한다. 하수인 3인이 들이닥치자 부모님이 무서워 겁에 질린 남편 ‘이반’은 ‘아노라’를 버린 채 홀로 도망친다. ‘이반’을 찾아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싶은 ‘아노라’와 어떻게든 ‘이반’을 찾아 혼인무효소송을 시켜야만 하는 하수인 3인방의 대환장 발악이 시작된다.
복수는 나의 것
Vengeance Is Mine

개요: 범죄 | 일본 | 141분
감독: 이마무라 쇼헤이
주연: 오가타 켄, 오가와 마유미, 바이쇼 미츠코, 미쿠니 렌타로
개봉: 2024.11.06.
배급: (주)피터팬픽쳐스

줄거리
과거 두 명의 남자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돈을 훔친 적이 있는 ‘이와오’는 오랜 도주 끝에 경찰에 붙잡힌다. 구치소에 갇힌 그는 반성의 기색 없이 담담하게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자신을 쫓고 있는 경찰의 수사망을 따돌리기 위해 유서를 남기고 투신자살로 위장한 그는 이후 대학교수, 변호사 등으로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살인과 절도 등의 잔혹한 범죄를 대범하게 저지르며 도피생활을 이어가지만 사상 최대 인원의 경찰이 투입되었음에도 그를 체포하는데 실패한다. 그러던 중 이와오는 ‘하마마츠’의 하숙집에 머무르게 되고 어느새 그는 하숙집 여자주인의 정부가 되어있는데...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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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P.> 70년째 바뀌지 않는 수통 안을 들여다보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훈련소를 수료하고 헌병대로 자대 배치를 받은 이병 '안준호(정해인)'는 선임인 '조석봉(조현철)'의 친절과 병장인 '황장수(신승호)'의 괴롭힘 속에서 군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던 중 우연히 준호의 관찰력과 집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던 중사 '박범구(김성균)'는 그를 D.P. 팀으로 옮기지만, 준호는 첫 번째 임무에서 선임의 실수로 인해 처참히 실패하고 영창살이를 하게 된다. 그러나 새롭게 부대에 부임한 대위 '임지섭(손석구)'은 준호의 실패가 온전히 그의 책임이 아니라 판단하고, 본래 D.P. 팀이었던 상병 '한호열(구교환)'을 복귀시켜 준호와 같은 팀으로 배치한다. 천방지축이지만 풍부한 경험을 쌓은 호열은 준호에게 필요한 노하우를 알려주고, 그들은 한 팀으로서 탈영병들을 쫓기 시작한다.
27일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는 웹툰 <D.P 개의 날>을 영상화한 작품으로 <뺑반>과 <차이나타운>의 한준희 감독이 연출과 극본을 맡고 원작 작가인 김보통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D.P.>는 공개 직후부터 수많은 현역, 예비역들의 악몽을 유발하는 사실적인 군생활 고증으로 이슈몰이를 하면서 넷플릭스 인기 있는 콘텐츠 top 10에 오를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인기의 배경에 단지 리얼함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잊고 싶은 그 리얼함마저도 화제가 된 진짜 배경에는 군대에 대한 비판으로 가득한 메시지와 주제의식, 특히 변하지 않는 군대에 대한 회의감이 자리하고 있다.
제목인 <D.P.>는 탈영병 추적병을 뜻하는 Deserter Pursuit의 줄임말로, 드라마는 이름대로 탈영병들을 체포하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는 추적병들의 이야기를 여섯 에피소드로 나누어 담아낸다. 그 과정에서 드라마는 자연스레 각 탈영병의 사연을 소개하고 각종 병영 부조리와 모순을 고발한다. 살인자를 잡기 위한 첫 단계로 살해 동기를 파악하듯, 탈영병들을 체포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탈영 동기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작중 묘사되는 사연들은 구타를 비롯해 코골이가 심하다는 이유로 방독면 씌우고 물 붓기, 하의를 벗긴 후 라이터로 음모 태우기, 자위행위 강제하기, 얼굴에 살충제 뿌리기 등 군대를 경험했다면 직간접적으로 접했을 사실적인 내용들로 가득하다.
이외에도 <D.P.>는 폭력과 관계는 없지만 그 못지않게 병적인 여러 모순점들을 가차 없이 비판한다. 군대를 갈 경우 가족을 돌보는 것조차 쉽지 않은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는 인원 부족으로 인해 징집률이 약 90%에 이르는 현행 징병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타 부대와 협동하여 탈영병을 잡는 과정에서는 병사와 병사, 병사와 간부 간의 갈등에 가려져 있던 부사관과 간부 간의 대립과 부조리를 수면 위로 올려놓는다. 육군 주임원사들이 '인격권을 침해당했다"며 육군참모총장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했던 사건과 오버랩되는 대목이다. 박찬주 전 육군 대장 갑질 사건 사건처럼 일부 간부들이 병사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지 않는 악습 역시 카메라에 포착된다.
흥미로운 것은 이 사건들을 갓 입대한 이병 안준호의 시점에서 접하다 보니 더욱 충격적으로 묘사되어 간접 체험의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아직 군대와 사회 사이에 서 있는 이병이라는 계급의 특성과 더해져 단지 탈영병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군대 조직 전반의 문제를 직관적으로 느끼도록 한다. 예를 들어 첫 번째 탈영병을 잡지 못하는 에피소드에서는 단지 탈영병이 겪은 폭력뿐만 아니라 탈영병을 잡지 못하게 된 결정적인 문제, 서류와 현실이 따로 놀고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면피하려는 군대 특유의 문화를 제대로 꼬집는다. 그래서 사회와 이질적인 시스템 안에서 마치 자신의 얼굴을 피멍이 들 때까지 때리고 싶을 정도로 자괴감을 느끼게 되는 안준호의 모습은 특히나 인상적이고, 충격적이며, 가슴 아픈 연출이다.
또한 <D.P.>는 단지 문제를 열거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모두가 경험하고 알고 있는 모순이 좀처럼 없어지지 않고 존속되는 근본 원인을 나름대로 고찰해 보여준다. 그 중심에는 피해자인 일병 조석봉과 가해자인 병장 황장수가 있다. 평범한 미대생이자 친절한 학원 선생님이고, 후임인 준호에게 "우리는 선임처럼 되지 말자"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선량한 청년이었던 석봉. 그는 거듭되는 황장수의 폭행으로 인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 하나의 괴물, 복수귀로 변해간다. 황장수에게 복수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를 사로잡은 순수한 기쁨과 광기, 그리고 해방감은 온몸에 소름을 돋게 할 정도다.
하지만 드라마는 이 선후임의 관계를 일방적인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로만 남겨두지는 않는다. 대신 황장수가 저지른 범죄와는 별개로 그 역시 어떤 의미에서는 군대라는 조직이 만들어 낸 피해자라는 사실을 지적한다. 왜 자신에게 끔찍한 일들을 저질렀고 미안해하지 않느냐는 석봉의 말에 장수는 "그냥 그렇게 해도 되는 줄 알았어"라고 대답한다. 그 대답은 전역 후 아르바이트를 하는 장수가 처한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를 치우려는 장수에게 사장은 군필이 일을 그렇게 밖에 못하냐고 비난한다. 이 비난 밑바탕에는 좋은 게 좋은 것이고, 본인에게 직접적인 책임이 주어지지 않는 한 현행 유지가 주 목적인 군대라는 조직의 생리가 깔려 있다.
그래서일까? 장수의 대답을 들은 석봉도 비슷한 맥락으로 항변한다. 자신이 저지른 범죄만 범죄냐고. 자신을 체포하려 하고 부대로 되돌려 보내려는 너희들도 내가 고통받는 것을 알고도 내버려 두지 않았느냐고 일갈한다. 이렇게 <D.P.>는 아돌프 아이히만이 '악의 평범성'을 보여주었듯이 두 선후임의 입을 빌려 군대라는 조직 안에 들어온 이상 군대니까, 곧 군대가 끝날 거니까, 군대가 끝났으니까라는 이유로 적극적인 저항을 할 수 없고 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하는 상황을 꼬집는다. 모두가 가해자이자 피해자이기에 오히려 개개인의 잘잘못을 따진다 해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회의감은 마지막 에피소드의 부제가 '방관자들'인 이유이자, 사회 구조의 문제를 지적하며 성매매 가해자인 청소년들을 마냥 비난할 수만은 없게 했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의 그림자가 아른거리는 대목이다.
다만 탈영병 하나하나의 살아 숨 쉬는 사연이 한국군의 문제와 긴밀히 연결되어 깊은 울림을 주는 것과 달리 정작 두 주인공들의 서사에 큰 비중이 주어지지 않은 점은 적잖은 아쉬움을 남긴다. 탈영병들의 이야기를 전개의 중심에 두고, 이 사건들을 등장시키고 소개하기 위한 도구로서 그들을 쫓는 입장인 준호와 호열을 사용하다 보니 주인공인데도 중심에서 밀려나 있는 인상을 주는 것이다.
특히 호열의 경우 재기 발랄한 존재감과는 별개로 그의 서사라고 할 것이 딱히 없다. DP 병에게 필요한 각종 정보와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선임이자 멘토로서 소비될 뿐이다. 그가 과거 한 탈영병에게 칼을 맞은 적이 있고 그 사건이 큰 트라우마가 되었다는 암시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조차도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복싱을 배웠던 경험을 살려 액션씬에서 활약하는 준호와 달리 액션의 측면에서도 활약상이 많지 않다. 이는 그나마 원작과 달리 이병 신분으로 등장한 준호가 탈영병들의 이야기를 감정적으로 이끌어 내고, 그들과 자신의 군생활을 대비시키면서 처음 느낀 좌절과 자괴감으로부터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대비된다.
사실 DP병의 존재가 그 자체로 작품의 주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단점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탈영병을 잡아오는 게 임무인 DP병은 군대라는 조직이 와해되지 않도록 하는 작업의 최전선에 위치한 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그런 그들조차 탈영병들과 다를 것 없는 부조리에 시달리고 같은 잘못을 범하는 모습은 군대에 끌려와 피해자가 된 이들이 오히려 범죄자로 전락하는 이 딜레마를 집중적으로 조명할 수도 있었다. 다섯 번째 에피소드 부제처럼 '군견'이 되어가는 이들의 고뇌를 더 깊이 들여다볼 기회였던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시즌제를 염두에 둔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DP병의 비중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일관된 톤, 문제의식, 명확한 메시지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D.P.>는 박수받을 자격이 충분한 작품이다. 결말만 보더라도 이 드라마의 우직함이 느껴진다. 일견 <D.P.>의 결말은 희망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대대장의 훈시가 끝난 후 다른 병사들의 대열과 정반대의 방향으로 걷는 준호의 모습은 군대가 변할 수 있으며 자신부터 달라지겠다는 희망과 다짐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작중 시간적 배경인 2014년에 실제로 발생한 임 병장 총기 난사 사건이 모티브가 된 듯한 쿠키 영상을 통해 <D.P.>는 그 희망의 범위를 축소시킨다. 석봉의 말마따나 6.25 전쟁 때 쓰던 수통이 아직도 훈련소와 자대에서 버젓이 사용되고 있는 이 군대에 희망이 꽃필 것이라는 희망이 얼마나 나약한 지, 그 냉혹한 현실을 숨기지 않는다. 7년이 지난 2021년 현재에도 끊이지 않는 군대 내 악습과 구조적 문제를 보면 이렇게 최소한의 희망만을 간직한 채 군대라는 조직의 생리와 특성을 솔직 담백하게 담아내는 <D.P.>의 선택이 많은 공감을 사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현실 군대에서는 제2차 세계 대전에서 미군이 쓰던 수통도 있다는 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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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여름, 폴 메스컬 캘럼은 즐겁고도 우울했다.
이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하여 작성한 리뷰입니다.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서른 해가 넘게 살았으나 유년 시절은 삶의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내 경우, 그러한 유년 시절의 대부분을 부모님과 보냈는데, 부모님과 함께한 나날들은 분명 아주 소중하고, 대체로 즐겁고 행복했지만, 때때로 우울하거나 서러웠다. 내 부모님이 나를 부적절하게 해코지를 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내가 말하려는 것은 그보다 좀 더 사소한 일이다. 예를 들어 가족 여행을 갔을 때 짜증을 내던 엄마라든가, 내가 떼를 쓰는 것을 모른 척 하는 아버지라든가, 나는 잘 모르는 어떤 일로 기분이 한없이 가라앉아 있어서 다가가기조차 무서웠던 당신들... 이런 것들 말이다. 이것은 부모님의 잘못이었을까? 음, 여기서는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그들이 왜 그래야 했을까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싶다. 그들을 부모가 아니라 각각의 한 사람으로서 바라보면서. 그들이 가슴에 품었을 생각이 무엇이었을지 가늠해보면서. 쉽지는 않겠지만, 나는 이제 더 이상 아이가 아니니 얼마쯤은 짐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영화 <애프터 썬>을 이런 시각으로 한번 살펴보려고 한다.
1. 어느 부녀의 튀르키예 여행
어른이 된 소피는 낡은 캠코더 너머로 어느 추억의 단편을 살핀다. 그 곳에는 어린 소피와 그의 아버지, 폴 메스칼 캘럼이 있다. 이혼 이후 멀리 떨어져 살던 두 사람은 모종의 계기로 인해 함께 튀르키예 여행을 떠난다. 좋은 추억을 남기자고 약속하면서.
그러나 그러한 기약은 쉬이 힘을 잃고, 아버지와 딸은 시종 불안하다. 각자의 사연이 그들을 그렇게 만든다.
2. 방황하는 자
영화 전반에 걸쳐 그들은 방황한다. 뿌리를 둘 곳을 잃었기 때문이다. 어디에 소속되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피는 밝고 명랑한 아이로 자라났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는 스스로가 누구를 사랑해야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는 남들과 좀 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를 깨닫는 것은 온전히 그의 몫이었으므로, 아이의 끝자락은 으레 그렇듯 혼란스럽고 두렵다. 그리고 외롭다.
이러한 사정은 폴도 다르지 않다. 자세한 사연은 알 수 없지만, 그에겐 깊은 시름이 있다. 그를 충분히 아끼지 않은 부모라든가, 사업의 실패, 이혼 그 중 일부이거나, 그 모든 것이 그를 고통스럽게 했을지도 모른다. 이유야 어떻든, 그는 우울하다. 명상과 농담 따위로 그에 저항하고자 애썼으나, 그럼에도 우울은 온다. 그의 눈에는 생의 의지는 보이지 않고, 해가 자취를 감추면 깊은 무기력함과 슬픔이 그를 잠식한다. 그는 서서히 질식해들어간다. 그 깊은 어둠에.
3. 누군가의 태양
그러나 우울증 환자라고 해서 기쁨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태양이 솟아 오르듯 폴에게는 소피가 있다. 우울한 아버지도 천진한 딸아이 곁에서는 그나마 미소지을 수 있는 것이다. 천진하고 사랑스러운 소피는 폴에게 딸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숱한 사랑-어떤 종류의 것이든-의 실패를 겪은 그에게 가장 살뜰한 애정과 이해를 보인 것은 다름 아닌 소피였으므로. 그러므로 소피는 폴의 친우이자, 이해자이고, 태양이며, 그를 살게 하는 힘의 원천이다. Queen의 'You're my best friend'의 가사에서처럼 말이다.
이렇듯 소피는 폴의 유일한 태양이자 사랑이자 벗이었으니, 그는 더 깊은 우울에 빠져 더는 헤어나오지 못하기 전에 딸을 위한 무언가를 준비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없는 형편에 튀르키예 여행을 준비한 것은 이 때문이 아니었을까?
4. 그러나, 해는 지기 마련이다.
폴과 소피의 여행은 얼마쯤 즐겁고, 얼마쯤 우울했다. 소피는 제게 충분히 호응하지 않는 아버지가 답답하고, 폴은 그런 딸에게 부채감 같은 것을 느낀다. 그는 서서히 딸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으므로. 귀여운 딸이 준비한 생일 축하 이벤트에도 기꺼이 웃지 못한 것은 그에게 차마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어서였으리라.
여행지에서 할 만한 건 다 했는데, 어쩐지 그는 무기력하다. 놀러오기는 했는데 자꾸만 잠을 자고, 늘어지고, 웃으면서도 웃음기가 없다.
5 second of summer의 'Try hard'의 가사들처럼, 소피는 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그에게는 잘못이 없다. 그러나 폴에게는 그런 딸조차 치유하지 못할 어둠이 있었다. 우울이란 그렇다. 깊은 물 속을 허우적거리고 군중 속을 끝없이 헤매는 기분. 그것은 아주 개인적인 것이어서 타인의 눈에는 쉽게 관찰되지 않는다. 상대가 필사적으로 그것을 감추려고 했다면 더더욱 그렇다. 생각해 보라. 어느 아버지가 딸에게 자신의 어둠을 보여주고 싶어하겠는가? 폴은 소피만큼이나 필사적이었을 것이다. 가장 소중한 이가 가장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했을 것이다. 결과가 어떻든, 그 사실만은 변하지 않는다.
5. 해가 진 다음의 이야기
여행의 마지막날, 소피는 어머니에게로 돌아가고, 폴은 다시금 우울의 품에 안긴다. 해가 부재한 그곳으로.
평생토록 소속감을 느끼지 못했던, 인생이 실패투성이라 여기던 아버지는 영영 딸과 이별하게 되었을까? 영화는 그것을 직접적으로 말해주지는 않는다. 다만 막연하게, 어른이 된 소피는 캠코더 너머의 아버지를 본다. 그리고 어느 우울 너머에 서 있을 아버지를 본다. 아버지와 비슷한 나이가 되어서. 그의 눈에는 얼마쯤의 애정과 연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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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폴의 결말이 어땠을지에 대해 논하고 싶지 않다. 영화가 그것을 열어두었다면 나 또한 그러고 싶다. 그보다 내가 보고 싶은 것은 폴과 소피가 서로를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에 대해서이다. 비록 서로 상처를 줄 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두 사람은 함께함으로써 행복했고 그것은 분명 어떤 의미로든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을 것이다.
폴은 어떤 아버지인가? 우울을 빌미로 생으로부터 도망친 비겁자인가? 실패자인가? 아니,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폴은 그 모든 우울에도 불구하고 딸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딸이 그 나름의 삶과 사연을 만들어 나가기를 바랐다. 설령 제 자신이 부재할지라도 그 아이가 언제까지고 빛나기를 바랐으므로.
어른이 된 나는 때때로 내 또래였을 부모님에 대해 생각한다. 폴이 그러했든 내 부모님도 당신들 나름의 사연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부모면서 각각의 개인이고, 그 개인들은 각자의 삶이 있을 것인데, 그 각각은 한 사람의 것들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세계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 삶을 각각 살아가면서도 그 삶의 한편을 나를 위해 내어 주었다. 그러므로 나는 내 유년 시절에 때때로 나를 서럽게 했던 그들을 이해하기로 했다. 어쨌건 그들이 보였던 헌신과 사랑만큼 진실된 것은 없으니까.
나는 아직 부모가 되어 보지 못했으므로 부모의 마음이 어떤지에 대해서는 헤아릴 길이 없다. 다만 내게는 내 삶을 함께 한 몇몇 반려동물들이 있었고, 그들로 말미암아 부모의 마음을 어렴풋이 짐작해 볼 뿐이다. 내 짐작이 틀리지 않다면, 무조건적이지는 않지만 진실된 사랑을 포함한다. 때때로 미숙할지언정 그 사실은 변하지 않으리라. 그러므로, 나는 영화 <애프터 썬>의 폴이 소피에게 증명해 보인 사랑을 얼마쯤 원망할지언정 미워할 수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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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불행하게 오래오래 살아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가끔 이 모든 게 꿈같을 때가 있다. 당장 눈을 뜨면 내 침대 이불 안이었으면 좋겠다. 이럴 때마다 눈을 감아 생각해본다. 아. 내가 원하는 게 뭘까. 지금 당장은 직장인이 되는 거다. 공부 열심히 해서 자격증 많이 따야지. 못 이룰 거라고는 생각 않는다. 근성과 인내라면 내가 최고니까. 내다 버린 시간 몇 해가 있어서 빠르게 직장을 갖지는 못한다. 어쩔 수 없다. 지금 당장을 살아가는 수밖에. 이렇게 나를 위로하는 방법이야 분명하다. 지금까지 잘 해왔으니까. 앞으로도 잘할 테니까. 이 생각 회로로 나는 나를 격려한다. 그런데 가끔은 이런 나에 대한 위로가 말을 듣지 않을 때가 있다. 온 세상의 비극이 오롯이 나에게만 일어나는 것 같고 나마저도 나 자신을 믿지 못한다는 기분이다. 그럴 때면 주위를 둘러본다. 한 분야의 무언가를 찾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이것도 한계가 보인다. 이거 해서 뭐해. 어차피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을 텐데. 누군가를 찾는다. 내 인생의 영웅, 그러니까 부모님이 아니더라도 좋아할 만한 타인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 사람을 만나면 다 털어놓을 수 있을 거야. 사이가 좋은 사람이라면 사실 당장 연락을 해도 된다. 친하니까. 그들도 나를 그렇게 생각할 테니까. 누군가가 주위에 있다는 건 축복받은 일이다. 알면서도 나는 한 가지에 매몰될 때가 있다. 언젠간 만날 테지. 나를 떠났던 사람들에 대해 생각한다. 그땐 어쩔 수 없었어. 누구나 그런 사연 하나쯤은 있고 다들 그 시간이 억울하니까. 그러니까 나는 혹시 일어날지도 모를 꿈에 기댄다. 그래. 그 사람을 만나면 그동안 있던 일을 다 털어놓을 수 있을 거야. 애써 아니라고 부정하고 미워했지만 난 나를 떠난 누군가를 되게 많이 좋아했거든. 어차피 떠나갈 걸 알면서도.
<꿈의 제인>은 외로움에 관한 영화다. 영화는 소현이라는 주인공의 목소리로 시작한다. 이 대화는 현실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듣는 사람이 명확하게 나타나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대화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주듯 무엇이 진짜인지 말해주지 않은 채 영화가 시작된다. 첫 번째 이야기. 영화 주인공 소현에게는 제인이라는 친구가 있다. 제인은 소현과 함께 살던, 정호 오빠의 애인이다. 소현은 한때 정호 오빠와 모텔방에서 함께 살았다. 제인과 소현은 이렇게 정호라는 공통점이 있다. 소현은 제인의 가출청소년 팸에 합류하고 이 덕에 친구가 생긴다. 그렇게 서로에게 의지하며 정호의 행방을 찾는 두 사람. 비틀비틀거리는 인생을 서로에게 기댄다. 둘은 더 나은 행복을 위해 찾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함께 산다면 제인과 가출청소년팸은 행복하게 잘 살 것 같았다. 그리고 이 희망은 러닝타임이 시작되고 30분 만에 깨진다. 한 계기로 인해 소현이의 행복은 붕괴되고 이 희망은 다음 이야기로 넘어간다.
다음 희망은 지수다. 지수는 제인의 팸에서 만났던 언니다. 도둑질 누명 씌우기에 폭력까지 일삼는 팸이지만 소현이는 이곳이 아니라면 갈 데가 없다. 그렇게 어려운 삶을 이어가던 도중 팸에 지수가 들어온 걸 본다. 지수는 가족이 없는 소현과는 다르다. 함께해줄 친동생도 있고 미래라는 것이 있어서 소현의 부러움을 산다. 얼굴도 예쁘고 성격도 좋은 지수에게 기대는 소현. 위축되다 못해 찌그러졌고, 이런 하루하루가 힘겹지만 지수와 함께라면 일상을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희망은 오래가지 않는다. 한 기점을 시작으로 지수는 소현이와 멀어진다. 소현이는 이 일에도 무기력하게 방관하며 지수라는 희망도 떠나보낸다. 그렇게 주인공은 버려진다. 내가 버려졌고 나란 걸 인지하고 있을 때쯤 다시 소현의 내레이션이 시작된다. 다시 제인 언니를 만나던 영화의 초입으로 돌아간 것이다. 주인공은 다시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다. 이 시점까지의 1시간이 마치 꿈이라도 된 것처럼 그렇게 사라져 버렸다. 영화는 이게 전부다. 어느 상황이 진짜인지. 누구에게 대화하는지. 이게 다 무슨 말인지. 정호 오빠는 어떤 사람인지. 제인 언니는 실존하는 사람인지. 영화는 인과관계를 부숴가며 어느 시점으로 도착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제인 언니가 뉴월드라는 곳에서 노래를 부르던 시점으로. 언니는 노래를 부르기 전에 딱 한마디를 한다. 그리고 관객인 우리들에게 한마디 한다.
"불행도 함께 영원히 지속되겠죠. 그래도 괜찮아요. 오늘처럼 이렇게 여러분과 즐거운 날이 있잖아요. 어쩌다 이렇게 행복한 날이 있겠죠. 그럼 된 거죠 뭐. 우리 오래오래 불행하게 살아요. 이 뉴월드에서." 영화는 소현이가 자해한 흔적에 'unhappy'란 도장을 찍고 끝난다. 이 영화의 종착지는 불행이었다. 이 도장을 띡하니 찍고 끝난다. 결국 끝까지 무엇이 정말인지를 말해주지 않는다. 이 엔딩을 처음 봤을 때가 기억난다. 뭐지. 이거 뭐지. 그래서 무얼 말하는 거지. 그리고 머릿속에 생각이 가득해서 책상에 머리를 박았다. 난 알고 있었다. 뭐가 진짜 중요한지는 사실 이 영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 큰 요소가 아니었다. 소현이의 이야기는 내 이야기였다.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감독에게 한방 맞았다. 나라고 해서 달랐나. 난 두렵다. 많이 무섭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날 떠나갈까 봐. 또, 날 미워하게 될까 봐 걱정이 많다. 나만의 철학이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지만 그건 사실 내가 날 속였던 거짓말이다. 난 아무리 생각해도 사회성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자그마한 희망에 기대 울고 웃는다. 어차피 이 사람들도 나를 떠날 거라는 걸 알면서도 난 즐거운 기억과 경험에 기댄다. 더 이상의 무언가가 있냐고? 아니. 이게 내가 수능도 치고 성인이 됐으며 대학생활의 끝자락까지 와서 느낀 인생의 전부다. 어차피 삶은 배드 엔딩이다. 행복은 말 그대로 NG들 중에 찾을 수 있는 한 컷쯤 된다. 행복은 이렇게 내 삶에서 멀리 있었다.
이렇게 행복은 우리의 삶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영원한 게 있나. 그런 건 없다. 보통날 사랑한 것들은 나를 떠나갔다. 혼자서 영화관 가는 취미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단골 극장이 경영난을 겪은 탓에 잠시 쉬고 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그랬다. 나는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간다는 것이 타인의 깊은 이해를 유도한다는 걸 알 때의 기분은 참 복잡하다. 이때 화를 내는 게 맞다고 생각한 것이 그냥 내가 이기적이었다는 걸 깨달을 때의 그 며칠은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그러다 보면 외로운 기분이 그날 하루 가득하다. 이거 지나면 다시 행복해질 거야. 아니었다. 정도와 이유에 따른 차이만 있다 뿐이지 난 항상 불행한 사람이었다. 사랑받을 수 있다면 불행하지 않았을 텐데. 난 그러기엔 내 주위 사람들을 아껴주지 못해서 항상 잡생각이 많았다. 매일매일 늘 똑같았다. 늘 씁쓸했던 것 같다. 외로움도 느끼고 말이야. 나만 이런가? 아니다. 나만 힘든 거 아니다. 이 지구 상의 모든 인물들 각자에게 힘든 이유가 있다. 보통 내가 겪는 고통은 나 스스로가 아니면 이해하기 힘들다. 이 이유로 외로움도 느낄 것이다. 어차피 우리는 우리 스스로지 타인을 완벽하게 이해할 순 없거든.
그래서 삶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개 같은 하루하루가 일상인 게 우리가 느끼는 전부다. 무엇이 잘되면 다른 무언가가 안되고. 누구와 친해지면 누구와 멀어지고. 사실 따지고 보면 불행한 일은 인생 전부의 디폴트 값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이 시간이 있어서 우리가 행복이란 걸 알게 되는 거 아닐까? 희망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내가 꿈꿔온 희망이 무너져봐야 그 시간이 좋았다는 걸 알았다. 마치 제인에게 기대고 지수에게 의지하는 소현처럼 말이다. 이 <꿈의 제인>은 이 지점에 대해 말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정말 어느 상황이 나에게 더 불행할지를 따지는 게 의미가 있을까. 날 움직이는 건 사소한 희망이다. 보통 이 감정은 오래가지 않는다. 개 같은 게 인생이다. 삶의 희망은 알아서 꺼져간다. 그래도 우리가 이런 삶을 버틸 수 있는 건 우리가 함께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소현의 행복한 순간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과정 속에 있다고 보여준다. 각본을 이렇게 쓴 이유는 분명할 것이다. 영화의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우리는 근본적으로 불행할 수밖에 없다. 정말 추구해야 할 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제인과 지수와 영원히 행복하게 산다면 그건 사실 판타지에 가깝다. 사람이기 때문에 밝은 결말이 나올 수 없다. 영화는 이런 비극을 기본 전제로 깔고 행복한 시간에 대해 붙박인 인물을 보여주며 우리의 인생이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말해준다. 목표. 목적. 그에 따른 불행. 그런 건 사실 다 의미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함께이기 때문에 행복할 수 있다. 그냥 그러면 된 거다. 인생은 한 편의 꿈과도 같아서 한번 깨어나면 행복하다는 자각이 사라진다. 그럼 어때? 이 불행과 행복이 꿈이면 어때? 인생은 본질적으로 아름다운 것이라서 우리는 행복해질 수밖에 없다. 이게 이 영화와 우리가 느꼈던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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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토록 무섭고도 기괴한 믿음
* <클럽 제로>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클럽 제로 (2023)
감독: 예시카 하우스너
출연: 미아 와시코브스카 외
장르: 스릴러, 미스터리
상영시간: 110분
국가: 오스트리아, 영국
영국의 한 명문 기숙학교, 일곱 명의 아이들은 학교에 새로 부임한 영양 교사 '노백(미아 와시코브스카)'가 진행하는 '의식적 식사법' 수업에 발을 들인다. 학생들은 모두 각기 다른 이유로 기원도 알 수 없는 이 수업에 참여했다. 환경 보호, 체지방 관리, 자기 통제 등의 이유로, 혹은 장학금을 받기 위한 반강제적 선택으로.
첫째, 깊게 심호흡을 하고 눈앞의 음식에만 집중할 것. '노백'이 지도하는 '의식적 식사법'은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배가 고프다', '먹고 싶다'라는 식의 잡념은 모두 떨쳐내고, 나 자신과 음식만을 생각하는 게 이 식사법의 핵심이다. 부드러운 말투 속 거부하기 힘든 카리스마가 내재된 '노백'의 가르침에 이끌려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의 식사법을 의심 없이 따른다. 절반의 혹하는 마음, 그리고 나머지 절반의 의구심으로 채워져 있던 아이들의 태도는 점차 그를 향한 맹신으로 이어진다.
수업은 지속될수록 심화 과정에 치닫고, 이에 기이함을 느낀 소수의 이탈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노백'의 논리와 철학에 완전히 매료된 학생들은 선생을 향한 신의를 저버리지 않는다. 의식적으로 소량의 음식을 먹도록 유도했던 그는 한 발자국씩 극단으로 향해 나아간다. 한 번에 한 가지 음식만을 먹도록 제안하더니 급기야 섭식을 하지 않아도 인간은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해괴한 주장을 펼친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그의 주장에 휘둘리는 법이 없을 테지만, 이미 그에게 완벽하게 가스라이팅 된 학생들은 다 함께 음식을 끊고, 나날이 야위어가기 시작한다.
'음식을 먹지 않아도 인간은 삶을 영위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사고와 판단을 할 줄 아는 인간이라면, 이 주장의 오류가 엄청나다는 것을 아주 쉽게 인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아이들은 '노백'의 허황된 논리를 맹신하는 태도를 보인 걸까.
극의 배경은 아주 비싼 학비를 부담해야만 다닐 수 있는 영국의 명문 기숙 학교다. '노백'의 학생들 중 유일하게 상류층 자제가 아닌 '벤'이 전액 장학금을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것만 보더라도, 아무 학생이나 다닐 수 없는 엘리트 학교임을 알 수 있다. 즉, 아이들은 신임 영양 교사 한 명에게 인생을 좌지우지 당할 정도로 어리석지 않고, 모두가 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이다. (스포츠, 예술 쪽으로의 특기도 탁월하다.) 따라서 아이들이 잘못된 신념을 갖게 된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노백'이 아닌 이들의 가정 환경이나 성격적 요인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아이들 중 '노백'에게 가장 의지하며 '사랑'에 가까운 감정을 내비친 '프레드'부터 살펴보자. 무용에 재능을 가진 그는 선천성 당뇨병을 앓고 있고, 일 때문에 부모와 멀리 떨어진 채로 지내고 있다. 누구보다 관심과 애정이 필요한 시기이지만, 부모는 아이를 학교에 맡긴 채 신경을 기울이지 않는다. 이러한 가족을 대신해 그를 포근하게 감싸준 건 '의식적 식사법'을 제안한 영양 교사다. 다정하게 고민을 들어주고, 힘이 들 때는 기꺼이 한 쪽 어깨를 내준다. 상처 입은 소년은 선생이 자신을 해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감히 가질 수 없다. 그의 수업 방식을 따르다 죽을 뻔한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한번 잡은 그의 손을 놓을 수 없게 된 건 단 한 번도 자신의 신의를 외면한 적이 없기 때문일 터다.
다른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선수 생활을 위해 부모에게 체중 조절을 간섭받는 '라그나'는 일종의 반항심으로 '노백'의 수업에 적극적으로 임한다. 선생의 다정한 관심, 그리고 실수를 하더라도 믿고 지켜봐 주는 태도, '의식적 식사법'을 통해 얻게 된 자율성은 '라그나'가 무한 신뢰를 내비치게 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처음부터 가장 맹신론자에 가까운 행태를 보였던 '엘사'는 완전한 자기 통제력을 얻기 위해 스스로를 극한으로 내몬다. 그리고 이 수업에서 유일하게 겉돌던 '벤'은 전액 장학금을 받기 위해, 싱글맘인 어머니를 힘들게 하지 않기 위해 '노백'의 주장을 따르기로 결심한다. 음식을 거부하는 그의 교육 방식에는 탈자본주의적 성격이 깃들어 있기에 '벤'은 어머니를 착취한 대상을 자본주의로 인식하게 된다. 아이들과 잘 어울리고, 장학금을 받기 위한 목적도 있었을 테지만, 그가 '노백'의 말을 따르게 된 결정적 계기는 두 모자의 삶을 힘겹게 만든 자본주의에 저항하고자 하는 의지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모든 과정에는 아이들에게 철저한 관심을 쏟는 '노백'의 일관된 태도, 그리고 '자유'와 '생존'이라는 단어들을 교묘하게 섞어가며 설득력을 발휘하는 화법이 도처에 깔려 있었고, 아이들은 전적으로 그를 믿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사실 <클럽 제로> 속 '노백'이 주창하는 '의식적 식사법'은 극단적 사례이긴 하지만, 이를 현실 속 다른 예시로 적용해 본다면 충분한 현실감이 생긴다. 사건 혹은 지식에 대해 팩트를 검증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수용하는 태도는 SNS나 인터넷에서 정보를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현대인들의 태도와 꽤 많이 닮았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극중 그를 학교로 데려오는 데 일조한 어른들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 애초에 '노백'의 '의식적 식사법'에 혹해 그를 학교의 영양 교사로 추천한 것도 '라그나'의 아빠이고, 교장 역시 유행하는 식사법 같다며 수업을 검증조차 하려 하지 않는다. 영화를 보며 "말도 안 돼", "너무 극단적이다", "불쾌하다"라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유튜브의 가짜 뉴스를 보며 그릇된 정보에 혹하고, 잘못된 신념에 빠져 편향된 시선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지 않나. 제아무리 말도 안 되는 거짓일지라도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달콤한 표현들을 장식처럼 더한다면 사실을 압도하는 무시무시한 힘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설파하는 영화인 셈이다. 죽은 낯빛에 얇은 몸뚱이로 자기만족에 취해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며 올바른 진실이 빼앗긴 사회가 얼마나 끔찍한 지를 짐작하게 해준다.
* 씨네랩 크리에이터 자격으로 프라이빗 시사회에 참석해 작성한 리뷰입니다 *
- 씨네랩 크리에이터 popofil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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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옆엔 누군가가 필요해
개봉 전 시사회에서 먼저 관람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누구나 홀로서기를 꿈꾼다.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시절을 지나면서 가장 원하는 건 자유일 것이다. 부모나 선생님으로부터 잔소리를 듣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은 수많은 구속된 상황 속에서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목표다. 자유에 대해 바라보다 보면 주변의 도움이나 지원이 별거 아닌 듯 느껴질 때가 있다. 아무 도움이 없어도 스스로 해나갈 수 있다는 느낌은 어떤 사람의 도움도 거절하게 만든다.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특히나 아주 가깝다고 할 수 있는 가족들과 사이가 좋지 않다면 더욱 그 도움은 받기 어려울 것이다. 한참을 보이지 않거나 옆에 없었던 사람이 나타나 도움을 주려한다면 당연히 그 사람의 진의를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 가능하면 자신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노력할 것이다. 나이가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는 그런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데 절대 익숙해지지 않는다.
병으로 세상을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이 조지
영화 <스크래퍼>의 주인공 조지(롤라 캠벨)는 얼마 전 병으로 세상을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면서 혼자 생활하고 있다. 조지는 아주 어릴 때 엄마 곁을 떠난 아빠의 존재를 본 적이 없다. 그러니까 주변에 바로 도와줄만한 어른이 없다는 의미다. 정부의 지원으로 성인 보호자를 지정받아야 하지만 조지는 가상의 인물을 내세우면서 손쉽게 정부의 관리에서 벗어난다. 그렇게 십 대 초반의 아직 어린 조지는 혼자 모든 걸 관리하며 생활을 이어나간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조지는 친구와 함께 자전거를 훔쳐 용돈과 생활비를 해결하고 있다. 영화는 그 모습을 심각하게 보여주기보단 경쾌하면서도 조금은 건조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것 자체는 범죄지만 그 일은 조지가 어쩔 수 없이 생활을 하기 위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조지의 독립적인 생활이 이어지던 어느 날 집으로 아빠 제이슨(해리스 디킨슨)이 찾아오면서 불편한 동거가 시작된다.
영화가 집중하는 건 조지와 제이슨의 관계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에 대한 것이지만, 제이슨의 등장으로 혼란을 겪는 조지의 감정도 중요하게 다뤄진다. 조지는 아직 엄마를 잊을 수 없는 나이다. 그는 뭔가 잘 풀리지 않을 때면 보고 싶은 엄마를 보기 위해 집 밖을 나와 작은 골목에 들어가 휴대폰에 저장된 엄마의 동영상을 본다. 마지막으로 저장된 엄마의 모습에는 조지의 모습과 엄마의 모습이 함께 담겨있다. 그 동영상을 보는 순간은 조지에게 엄마와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다. 그렇게 영상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고는 다시 집안으로 들어가 아무렇지 않게 해야 할 일을 한다.
갑작스러운 아빠의 등장
갑작스러운 아빠의 등장은 조지에게 굉장한 혼란을 준다. 아빠 제이슨도 마찬가지다. 조지가 커가는 걸 보지 못했고, 시간을 보낸 적이 없는 딸의 앞에 나타나 어떤 것을 해야 할지 잘 알지 못한다. 제이슨은 조지에게 따뜻한 모습을 할 수도, 잔소리하는 모습을 할 수도 없다. 아빠지만 사실은 아빠 노릇을 할 수 없는 입장인 것이다. 그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지난 과거에 대한 사과다. 영화 속 제이슨은 한참이 지난 후에야 그것을 깨닫는다.
제이슨이 선택한 건, 잔소리하는 아빠도 아니고 따뜻한 아빠도 아니다. 좀 더 다가가기 위해 친구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조지가 자전거를 훔치러 갈 때 슬쩍 따라가 같이 그 도둑질에 동참한다. 그리고 경찰로부터 도망가고 기차역에서 한참을 어린아이처럼 조지와 놀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두 사람의 거리감은 조금씩 줄어든다.
엄마와 아내를 잃은 두 사람은 서로 교류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이 두 사람이 만나서 가까워지는 과정이 <스크래퍼>가 보여주고자 하는 이야기다. 무척 우울한 이야기일 것 같지만 영화는 이 두 사람의 모습을 우울하게 그리지 않는다. 어떤 때는 경쾌하게 또 유머러스하게 보여준다. 아주 슬픈 일을 경험하고 나서도 누군가에게 의지할 존재가 있다는 것을, 어쨌든 서로 의지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영화의 맨 처음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그 문구는 혼자서도 자랄 수 있다는 식의 문구로 수정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아이가 자라는데 누군가는 꼭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조지에게 아빠 제이슨이 나타났고 제이슨은 주변 이웃들과 교류도 시작한다. 완전히 혼자 있던 조지는 조금씩 마을 속으로 연결되기 시작한다. 그 시작은 제이슨의 등장이었고, 그 끝은 제이슨이 조지의 집에 살기로 결정한 순간이었다.
우울하지 않고 따뜻한 이 영화의 정서
조지와 제이슨이 좋은 부녀 관계가 되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들은 서로가 어떤 결핍이 있고,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각자에게 서로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첫 만남에서 서로의 마음을 긁으며 속을 썩였지만 두 사람은 이내 상대방을 품어 안는다.
영화에는 조지가 방에 온갖 잡동사니를 모아 탑을 쌓는 장면이 나온다. 하늘에 있는 엄마에게 닿으려는 듯 쌓아 올린 작은 탑은 조지가 우울할 때마다 누워서 쉬는 방이다. 그 방은 일종의 치유의 공간이다. 제이슨이 그 방을 처음 본 순간, 아마도 그때가 제이슨이 조지의 아빠가 되기로 결심한 시점일 것이다. 그 공간은 추억의 공간이면서 위로의 공간이다. 조지가 만든 그 추모의 탑은 마치 조지의 마음속에 있는 잡다한 추억들의 집합소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조지의 마음이 바로 그때 제이슨의 마음에 닿았다.
영화 <스크래퍼>는 무척 따뜻한 영화다. 태어나 처음 만난 아빠와 딸이 조금씩 서로를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이 무척 잔잔하게 담겨있다. 영화를 연출한 샬롯 리건 감독은 이번 영화가 첫 장편 데뷔작이다. 이 따뜻한 이야기로 39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영화는 결국 아이가 자라나는데 누군가가 꼭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무척 따뜻한 방식으로 조지의 삶을 비추는 영화는 슬픔을 억누르고 있는 조지가 다시 누군가의 도움으로 따뜻한 가족이 함께하는 삶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무척 경쾌하게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다운로드하였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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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4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코난 오브라이언이 제97회 오스카 시상식의 진행자를 맡게 되었습니다. 심야 코미디 쇼의 MC가 오스카의 진행을 맡은 것은 처음입니다. 코난 오브라이언은 발표와 함께 “미국이 요구했으니 이제 현실이 됩니다: 타코벨의 새로운 치즈 차루파 수프림. 그리고 또 다른 소식으로, 제가 오스카 진행을 맡게 됐습니다.”라고 농담을 던졌습니다.
당초 라이언 레이놀즈와 휴 잭맨 진행자 듀오설이 거론되었지만, 이들은 제안을 거절했고, 아카데미는 믿을 만한 코미디언 존 멀레이니에게 진행을 요청했지만 그 역시 거절했다고 합니다.
제97회 오스카 시상식은 2025년 3월 2일 일요일 돌비 극장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워너 브라더스, <기생충> 배급사 CJ ENM과 협력 예정
워너 브라더스 모션 픽쳐스 그룹이 <기생충> 배급을 맡았던 CJ ENM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워너 브라더스와 CJ ENM이 각각 보유한 라이브러리의 작품들을 공동 개발, 투자, 배급하며 리메이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작가와 감독 구성, 캐스팅 등 주요 창작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워너 브라더스의 작품을 한국어로 리메이크할 경우, CJ ENM이 주도적으로 리드 스튜디오 역할을 맡아 제작을 이끌게 되며, 반대로 CJ ENM의 작품을 영어로 리메이크할 경우 워너 브라더스가 리드 스튜디오로 참여해 협업을 진행합니다.
리메이크된 작품의 배급은 CJ ENM이 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터키 지역을 담당하고, 그 외 글로벌 시장은 워너 브라더스가 책임지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계획이라 밝혔습니다.
<멀홀랜드 드라이브> 데이비드 린치, 악화한 건강 상태 밝혔다
감독 데이비드 린치가 ‘People’과의 인터뷰에서 2020년 흡연으로 인해 폐기종 진단을 받았으며 이제는 항상 집에 머물러야 하고, 짧은 거리만 걸을 수 있으며, 산소통을 항상 휴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폐기종으로 생활하는 것은 힘들다. 방을 가로질러 걷는 것조차 힘들다. 마치 머리에 비닐봉지를 쓰고 돌아다니는 느낌이다”라며 악화한 건강 상태에 대해 답했습니다.
린치의 폐기종 진단은 8월에 처음 공개되었고, 동시에 그가 영화 제작에서 은퇴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영화 세트장을 매우 그리워한다고 밝히면서도, “미래에는 원격으로 감독을 시도해볼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전했습니다.
<왕좌의 게임>, <엑스맨: 다크 피닉스> 소피 터너, 새로운 '라라 크로프트'로 낙점
소피 터너가 <툼레이더>의 라라 크로프트 역할을 맡게 되었으며, 피비 월러-브리지의 리부트작에 출연하기 위한 공식 협상 중에 있다고 ‘Deadline’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소피 터너와 루시 보인턴이 안젤리나 졸리와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이전에 연기했던 라라 크로프트 역을 두고 오디션을 보았다고 합니다. 에마 코린과 맥켄지 데이비스도 후보로 거론되었으나, 두 사람은 오디션을 거부했다고 전했습니다.
아마존 TV의 책임자 제니퍼 살키에 따르면, ‘툼 레이더’는 내년 초 촬영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플리백>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피비 월러-브리지는 총괄 프로듀서를 맡을 뿐만 아니라 전편의 각본을 쓰고 일부 에피소드를 직접 연출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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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아 페레즈](2025)에 대한 헐거운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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