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11-04 14:28:15
11월 둘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할리우드 스타 총출동! 크리스마스 액션영화 <레드 원> 개봉
이제야 쌀쌀해지기 시작한 가을이지만, 극장가에는 조금 이른 크리스마스 영화가 도착했습니다.
드웨인 존슨, 크리스 에반, 루시 리우 등 할리우드 총출동한 영화 <레드 원>이 그 주인공입니다. 산타클로스가 납치되어 크리스마스가 없어질 위기에 처해 이를 막기 위한 히어로들이 뭉친다고 합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가족 단위로 유쾌하게 즐기기 좋은 팝콘 무비로 예상됩니다.
국내 영화로는 홍경, 노윤서 등 청춘스타들을 앞세운 멜로영화 <청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동명의 대만 영화를 리메이크한 <청설> 역시 로맨스 영화를 기다려왔던 관객들에게 선물 같은 영화가 되지 않을까요.
제77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션 베이커의 <아노라>와 봉준호, 박찬욱 감독이 열렬한 애정을 보내기도 했던 이마무라 쇼헤이의 <복수는 나의 것>도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11월을 맞아 풍성한 극장가가 준비된 만큼 많은 관객들이 찾아와주기를!
레드 원
RED ONE
개요: 액션 | 미국 | 123분
감독: 제이크 캐스단
주연: 드웨인 존슨, 크리스 에반스, 루시 리우, J.K. 시몬스
개봉: 2024.11.06.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줄거리
크리스마스 D-1, 철통같은 보안을 뚫고 코드명 '레드 원' 산타클로스가 납치되고 크리스마스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레드 원'을 찾기 위해 사령관 '칼럼 드리프트'(드웨인 존슨)는 산타클로스 따위는 없다고 믿는 현상금 사냥꾼 '잭 오말리'(크리스 에반스)와 협력하기로 한다. 시작부터 삐그덕 거리는 이들 앞에 크리스마스의 존재를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적들이 나타나는데… 크리스마스를 구하기 위한 액션 히어로들의 대환장 사투가 시작된다!
청설
Hear Me : Our Summer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09분
감독: 조선호
주연: 홍경, 노윤서, 김민주
개봉: 2024.11.06.
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줄거리
손으로 설렘을 말하고 가슴으로 사랑을 느끼는, 청량한 설렘의 순간. 대학생활은 끝났지만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어 고민하던 ‘용준’(홍경). 엄마의 등쌀에 떠밀려 억지로 도시락 배달 알바를 간 ‘용준’은 완벽한 이상형 ‘여름’(노윤서)과 마주친다. 부끄러움은 뒷전, 첫눈에 반한 ‘여름’에게 ‘용준’은 서툴지만 솔직하게 다가가고 여름의 동생 ‘가을’(김민주)은 용준의 용기를 응원한다. 손으로 말하는 ‘여름’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더 잘 듣기보단 더 잘 보고 느끼려 노력하지만, 마침내 가까워졌다 생각하던 찰나 ‘여름’은 왜인지 자꾸 ‘용준’과 멀어지려 하는데…
아노라
Anora
개요: 드라마 | 미국 | 139분
감독: 션 베이커
주연: 미키 매디슨, 마크 아이델슈테인, 유리 보리소프
개봉: 2024.11.06.
배급:유니버설 픽쳐스
줄거리
결코 이 사랑을 놓지 않을 것. 뉴욕의 스트리퍼 ‘아노라’는 자신의 바를 찾은 철부지 러시아 재벌2세 ‘이반’을 만나게 되고 충동적인 사랑을 믿고 허황된 신분 상승을 꿈꾸며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그러나 신데렐라 스토리를 꿈꿨던 것도 잠시,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반’의 부모님이 아들의 결혼 사실을 알게 되자 길길이 날뛰며 미국에 있는 하수인 3인방에게 둘을 잡아 혼인무효소송을 진행할 것을 지시한다. 하수인 3인이 들이닥치자 부모님이 무서워 겁에 질린 남편 ‘이반’은 ‘아노라’를 버린 채 홀로 도망친다. ‘이반’을 찾아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싶은 ‘아노라’와 어떻게든 ‘이반’을 찾아 혼인무효소송을 시켜야만 하는 하수인 3인방의 대환장 발악이 시작된다.
복수는 나의 것
Vengeance Is Mine
개요: 범죄 | 일본 | 141분
감독: 이마무라 쇼헤이
주연: 오가타 켄, 오가와 마유미, 바이쇼 미츠코, 미쿠니 렌타로
개봉: 2024.11.06.
배급: (주)피터팬픽쳐스
줄거리
과거 두 명의 남자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돈을 훔친 적이 있는 ‘이와오’는 오랜 도주 끝에 경찰에 붙잡힌다. 구치소에 갇힌 그는 반성의 기색 없이 담담하게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자신을 쫓고 있는 경찰의 수사망을 따돌리기 위해 유서를 남기고 투신자살로 위장한 그는 이후 대학교수, 변호사 등으로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살인과 절도 등의 잔혹한 범죄를 대범하게 저지르며 도피생활을 이어가지만 사상 최대 인원의 경찰이 투입되었음에도 그를 체포하는데 실패한다. 그러던 중 이와오는 ‘하마마츠’의 하숙집에 머무르게 되고 어느새 그는 하숙집 여자주인의 정부가 되어있는데...
Relative contents
-
- 투쟁하는 노동자, <미싱타는 여자들>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참석함
*영화 개봉은 내년 1월 예정
암살되거나 탄핵되거나 재판받은 역대 대통령들의 공적을 평가할 때 흔히 나오는 소리가 있다. 비록 독재를 좀 했지만, 사람을 좀 고문했지만, 대량학살을 좀 명령했지만 그래도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지 않았느냐고, 그 덕에 우리가 이렇게 잘 살고 있는 거라는 소리이다. 민주주의와 사람의 목숨과 존엄을 희생해 경제를 도모하는 것 자체도 합리화될 수 없지만, 칭송받는 발전의 과정에서 죽어가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었다면 더욱 그렇다. 시몬 베유가 <중력과 은총>에서 <카라마조프의 형제> 중 이반의 말을 인용해 "이 거대한 건축물이 더없이 훌륭하다 한들, 이것을 얻기 위해 어린아이의 눈물 한 방울이라도 치러야 한다면 나는 거부하겠"다고 했듯이, 한 명의 노동자로서 경제 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해 노동자들이 착취당하는 것에 반대한다. <미싱타는 여자들>은 자본주의 논리 하에서 노동자들을 착취한 사회와 자본가와 정부에 맞서 싸우고 저항한 노동운동가들의 이야기이다.
<미싱타는 여자들>의 시사회는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진행되었다. 노동자로서의 당연한 권리,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권리인 휴식할 권리를 위해 투쟁한 주인공들이 청춘을 보낸 평화시장에서 멀지 않은 장소다. 본인 역시 어린 나이부터 노동해야 했던 전태일은 청계천의 공장들, 특히 자신이 일하던 평화시장의 어린 여성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착취당하고 근로기준법이 있음에도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 분개했다. 그는 몇 년 간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동료 노동자들을 모으고 근로기준법을 알리려 노력했다. 1970년 11월에 시위를 계획했으나, 경찰의 방해로 시위가 무산될 위기에 놓이자 자신의 몸에 석유를 뿌리고 불을 붙여 몸을 불살라 근로기준법 준수와 노동환경 개선을 부르짖었다. 전태일의 분신 후에도 많은 노동자들이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고, 이 다큐멘터리는 전태일이 지핀 작은 불씨를 이어받은 투쟁자들이 겪은 싸움과 삶을 조명한다.
평화시장의 의류 공장에서 일한 '시다'들은 주로 13~17세의 어린 소녀들이었다. 이들은 환기도 되지 않고 섬유먼지가 날리는 좁고 어두운 공간에서 잘 먹지도, 쉬지도, 다리를 펴지도, 화장실을 편하게 가지도 못한 채 하루의 반이 넘는 시간을 일해야 했다. 당사자의 입을 통해 듣는, 평화시장의 어린 여성 노동자들이 작업장에 오게 된 계기도 다양하다 - 어떤 이는 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어떤 이는 여자가 고등교육을 받는 것이 옳지 않다고 여겨졌기 때문에 이 끔찍한 일터에 오게 되었다. 전태일 분신 사건을 계기로 평화시장에서 청계피복노동조합을 조직한 노동자들은 배워야 부당한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믿었고, 어린 노동자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노조교실이 열렸다. 인터뷰에서 한 분이 말하기로, 노조교실에서 1부터 조까지 숫자를 한자로 읽고 쓰는 법(당시 은행은 금액을 표기할 때도 한자를 사용했다고 한다)을 배우고 받은 과제가 은행에 가서 통장을 만들고 예금하는 일이었다고 한다. 교육은 실용적인 지식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성취감을 얻는 경험을 주어 세상을 바꾸려는 적극성이 발아하도록 도왔다.
그러나 독재 정부는 노동자가 배우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고, 경찰은 강압적으로 노동교실을 폐쇄했다. 1977년 9월 9일, 180여 명의 조합원들이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노동교실 건물 안에 들어가 전태일의 어머니이자 노동운동가이고 민주화운동가인 '어머니' 이소선의 석방과 노조교실 반환을 요구했다. 경찰의 폭력 진압에 저항하던 노조원 중 한 명은 3층에서 뛰어내려 척추에 큰 부상을 입었고, 셋은 유리조각으로 배와 팔을 그어 심각하게 피를 흘렸으며, 많은 어린 여성 조합원들이 전태일처럼 분신하겠다고 경찰을 위협하며 사무실 집기에 불을 질렀다.
이날 53명의 조합원들이 경찰에 연행되었다. '주동자'로 추정되는 노조원들은 모욕적인 대우를 받으며 감옥에 갇혔다. 민주화 운동을 하다 잡혀온 대학생들과 달리 학력 없는 노동자들은 감옥 안에서도 간수들에게 차별적이고 더 가혹한 대우를 받았고 일주일이 넘는 기간 동안 씻거나 속옷조차 갈아입지 못하게 하는 학대가 그 일부였다. 반공 사상이 권력을 강화하고 독재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용되던 시대, 독재 정권은 살기 위해 투쟁한 노동자들을 북한의 지령을 받은 '빨갱이'로 몰아세웠다. 누가 노동조합에 나가라고 시켰냐고 배후를 캐묻는 것은 물론, 노동운동가들과 함께 싸우고 그들을 지원한 이소선을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이 북한에서 김일성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맥락이 아니냐고 다그치고 이들이 시위한 날짜인 9월 9일이 김일성의 생일이니 공산주의에 매수되었다는 증거가 아니냐고 윽박질렀다.
<미싱타는 여자들>은 청계피복노조 노동교실사수투쟁 당시의 상황을 당사자들의 증언으로 생생하고 자세하게, 고통스럽고 슬프게 들려준다. 평범하게 바다로 놀러 가기도 하고, 장시간 노동에 지쳐 남산에 수면을 취하러 올라가기도 했던 일상도, 노동조합과 노조교실을 위해 맹렬하게 저항한 투쟁기도 모두 하나의 인생이다. 이들 중 어떤 이들은 함께 싸우던 동지와 가정을 이뤘고, 오랜 기간 가족에게 아픈 기억과 영광을 숨기고 살다 뒤늦게야 말하기도 했으며, 한때 같은 길을 걸었지만 더 이상 연락하지 않는 친구의 연락을 기다려오기도 했다. 담담한 텍스트로 전달할 수 없는 열정과 분노, 슬픔과 감동. 역사의 한 장이자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미싱타는 여자들의 목소리가 지금을 살고 있는 관객인 나와 무관하지 않은 이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었다.
-
- 오선지와 은막을 수놓은 불멸의 음악가에게 바치는 헌사
- 고흐의 죽음에 얽힌 허구적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 <러빙 빈센트(Loving Vincent)>. 독자적인 화풍을 구축한 고흐를 기리는 이 영화는 캔버스 위의 고흐 작품을 영화의 프레임으로 치환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표현했다. 100명이 넘는 화가가 완성한 고흐 스타일의 그림들을 스크린으로 옮긴 것이다. 은막이 캔버스가 되고, 영사기가 붓이 되었다. 위대한 예술가에 대한 헌정 작품이 형식과 내용 면에서 이보다 더 완벽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영화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를 보는 동안 영화 <러빙 빈센트>만큼의 벅찬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영화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는 오선지와 은막을 수놓은 불멸의 음악가 엔니오 모리꼬네에게 바치는 아름다운 헌사다.영화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는 영화인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사상 최고의 영화음악가 엔니오 모리꼬네의 삶과 예술을 회고하는 다큐멘터리다. 영화 <시네마 천국>으로 유명한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이 연출한 영화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는 엔니오 모리꼬네의 진솔한 인터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축 처진 피부, 숱이 적은 성성한 백발만 보면 영락없는 90세 노인이지만 그의 맑은 두 눈, 명철한 기억력, 꼿꼿한 허리, 음악에 대한 변함없는 호기심과 열정은 그를 20대 청년처럼 보이게 만든다. 그가 평생을 바쳐 몰두한 영화음악과 음악이 그의 정신에 늘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은 것이 틀림없다.
재능이 있는 예술가가 부지런한 것도 놀라운데 그는 끝없이 실험하기까지 했다. 손쉽게 모방하지 않고 어렵더라도 자신만의 음악을 추구했다. 자신이 관철하고자 마음먹은 음악이 있다면 영화감독과의 언쟁도 불사하고 어떻게든 영화감독을 설득했다. 동시대 트렌드 속에서 안주하지 않고 부단히 새로움을 추구한 덕분에 그가 작곡한 영화음악은 영화의 수준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때로는 어떤 영화를 대변하기까지 한다. <황야의 무법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미션>, <시네마 천국>, <헤이트풀8> 등의 걸작을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 없이 떠올리기는 어렵다. 지미 폰타나의 'Il Mondo(세계)', 영화 <기생충>에도 나왔던 잔니 모란디의 'In Ginocchio Da Te(당신 앞에 무릎 꿇고)' 등 그가 편곡한 수많은 대중가요 히트곡들은 기존의 관습을 깨면서도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영화감독, 배우, 가수, 음대 동창, 영화음악가들의 인터뷰는 엔니오 모리꼬네의 예술적 성취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영화계와 음악계의 명사들이 모두 입을 모아 최고의 음악가로 꼽는 엔니오 모리꼬네. 그가 자신의 입으로 자신의 삶과 예술을 해설한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는 영화와 음악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의 예술가에게 큰 선물이다. 그가 세상을 떠난 2020년 7월은 영화사와 음악사 모두에서 중대한 기점이 될지도 모르겠다. (끝)* 6월 15일 메가박스 코엑스 돌비 시네마에서 진행된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 프리미어 시사회에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
- 관심과 관음의 경계에서
미스터리와 스릴러를 무척 좋아하는 저는 실제로 벌어진 사건·사고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사건의 개요, 증거, 검거 과정 등 공개된 자료를 샅샅이 읽어보기를 즐겨 하지요. 그런데 가끔 그런 제 모습이 섬찟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새로운 정보를 찾아내려고 인터넷 세상을 뒤지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 실제 사건들을 단순한 재미와 흥미로 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때가 그렇습니다. 그럴 때면 정보가 넘쳐나는 오늘날의 세상에서는 관심도 한순간에 관음으로 변할 수 있음에 몸서리치며, 서둘러 인터넷 창을 닫곤 합니다.
<레드 룸스>는 누구든 관심과 관음의 경계에 설 수 있는 디지털 세상에서, 둘 사이를 넘나들며 극악무도한 살인 용의자를 주시하는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살인, 납치, 스너프 필름처럼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자극을 최대한 줄이는 섬세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죠.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은 <레드 룸스>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레드 룸스>는 2024년 10월 9일 국내 개봉작입니다.
레드 룸스
Red Rooms
Summary
10대 소녀 3명을 끔찍하게 살해하고 생중계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슈발리에’ 그리고 슈발리에의 재판을 매회 방청하는 모델 겸 해커 ‘켈리앤’. 심증만 있을 뿐, 물증 없는 재판이 길어지는 가운데 슈발리에를 추종하는 팬들과 희생자 가족이 대립한다. 한편, 존재하지 않는 줄로만 알았던 마지막 희생자 영상이 다크 웹에 등장한다. (출처: 씨네21)
Cast
감독: 파스칼 플란테
출연: 줄리엣 가리에피, 로리 바빈, 맥스웰 맥카비-로코스
무언의 방식으로 경계를 흔들다
영화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서스펜스를 만듭니다. 스릴러 영화에서는 일반적으로 관객이 아는 사실을 주인공만 모르게 하거나, 여러 시점을 교차하며 조금씩 사실을 드러내는 등의 방식으로 긴장감을 조성하죠.
<레드 룸스>는 관객에게 정보를 전달하지 않는 방식으로 서스펜스를 만듭니다. 관객이 주인공 '켈리앤'에 관해 아는 내용은 극히 적습니다. 그가 컴퓨터에 꽤 해박한 것으로 보이며, 모델 일을 겸하고 있다는 정도지요. '켈리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목적이 있는지 관객은 알 길이 없습니다. 이러한 정보의 여백은 살인 용의자의 재판에 참석하고자 밤을 새우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 그의 행동을 수상쩍게 만듭니다. 더불어 '켈리앤'이 선인인가, 악인인가에 관한 의문도 유발하죠. 이 사람의 행동을 관심으로 볼 것인가, 관음으로 볼 것인가? 그가 추구하는 것은 정의인가, 흥미인가? 의구심은 계속해서 커져만 갑니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카메라의 움직임이나 소리를 긴박하거나 과격하게 사용하지 않습니다. 느리고 묵직한 움직임, 적시에 최소한으로 사용된 음악과 효과음으로 한없이 강렬한 장면들을 만들어내죠. 그 무엇도 명료하게 설명하지 않지만, 관객은 저도 모르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듭니다. 이러한 연출력은 영화 초반부의 법정 신에서 빛을 발합니다. 초점을 두는 대상을 바꾸어 가며 촬영한 롱테이크로 지루함 없이 사건의 개요를 전달하고, 프레임 안에서 서로 어긋나는 시선을 클로즈업으로 담아내며 관객의 주목도를 높이죠. 이러한 시선의 교차는 이후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몇 차례 더 등장하는데요. 발화하지 않고 오직 영화적 기술만으로 서스펜스를 만들어내는 것은 <레드 룸스>의 특별한 매력 중 하나입니다.
'클레멘타인'이라는 인물을 영리하게 사용해 '켈리앤'의 모호함을 강화하기도 합니다. '켈리앤'과 '클레멘타인'은 모두 노숙해서라도 살인 용의자 '슈발리에' 재판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입니다. 언론 매체는 그들을 모두 광팬으로 명명하죠. '클레멘타인'은 속내를 알 수 없는 '켈리앤'과 달리 열정적으로 '슈발리에'를 옹호하는 전형적인 하이브리스토필리아(중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끌림을 느낌) 성향의 광팬입니다. 그렇다면 '클레멘타인'과 같은 행동(재판에 참여하기 위해 노숙하기)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켈리앤'도 같은 성향이 있는 사람일까요? 대중이 미치광이라 부르는 '클레멘타인'마저도 진실을 목도하고 재판장을 떠나갔는데, 그 이후에도 노숙을 이어가는 '켈리앤'은 그보다 더 미치광이인 걸까요? 이렇듯 인물을 사용한 교묘한 연출은 관객의 생각을 쥐고 흔들며, 중후반부의 긴장감을 계속해서 고도화합니다.
⊙ ⊙ ⊙
정보의 세계 속 산재한 공포
'켈리앤'이 인터넷 세상에서 사용하는 아이디 '샬롯의 여인'도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샬럿의 여인은 성안에서 오직 거울로만 세상을 바라보다가, 사랑하는 이를 만나기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성밖으로 나가는 아서왕 이야기 속 인물입니다. 이때, 샬럿의 여인이 일방적으로 사랑하는 남성의 연인이 바로 극 중 '켈리앤'이 사용하는 인공지능 비서의 이름인 '기네비어'이기도 하죠.
현실에서는 언제나 무표정으로 일관하지만, 인터넷에서는 세상의 면면을 속속들이 바라보는 '켈리앤'은마치 샬럿의 여인과도 같습니다. 수많은 사람의 이메일 주소와 비밀번호가 아카이빙되어 있는 그의 메모장을 보면, '켈리앤'이 방 안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관음해 왔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켈리앤'과 샬럿의 여인을 동일시하여 바라본다면, 과감한 종국의 선택이 성 밖으로 나선 샬럿의 여인의 결단과 다를 바 없이 보입니다. 재판을 통해 디지털 세상 밖에서 처음으로 진짜('슈발리에')를 목격하고, 운명에 해가 되더라도 용감한 선택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죠.
결말에 당도해 '켈리앤'이 저지르는 행동은 정의롭지만, 사실 거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공포스럽기 그지없습니다. 타자 몇 번, 클릭 몇 번에 손쉽게 각종 개인정보와 사생활을 파악해 버리고, 무시무시한 일들이 벌어지는 다크웹 '레드 룸스'에서 가상화폐로 스너프 필름을 구매하는 과정이 말입니다. 우리의 디지털 일상이 얼마나 두려운 연결과 공유로 가득한지 깨닫게 한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공포 영화이기도 합니다.
모든 것을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이 세상은 달리 말하면 스마트폰에만 침투하면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세상입니다. 모든 것을 알 수 있음은 강력한 권능입니다. 어쩌면 정보를 쥐고 흔들 수 있는 사람들은 자신을 신이라고 착각할지도 모르지요. 앞으로 우리가 필히 마주하게 될 범죄, <레드 룸스>의 이야기보다도 더 잔혹하고 낯설 디지털 세상의 개인정보 범죄가 더 두려워집니다.
One-Liner
계산된 여백과 영리한 연출로 만들어낸 강력한 저감도 서스펜스
-
- 음식은 킥, 영화는 후킹!
-
음식에서 킥(kick)은 기본적인 맛에 자극을 더해주면서 전체적인 요리의 풍미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영화에서 후킹(hooking)은 초반에 관객의 관심을 강하게 끌어들이는것을 의미합니다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려면 '킥'이 중요하고 관객의 관심을 사로잡으려면 '후킹'이 중요하죠.
오늘은 킥과 후킹 모두를 잡은 맛도리 영화들을 준비했습니다.
-
- 여름부터 겨울까지
갈색 눈동자를 가진 평범한 학생 '이경' 여름의 햇살을 닮은 고교 축구선수 '수이' 열여덟 살의 여름, 예기치 못한 사랑에 빠진 '이경'과 '수이'는 함께하는 미래를 그리며 스무살을 맞이한다. 대학에 진학한 '이경'과 달리 '수이'는 바로 사회에 뛰어들고, 낯선 행복과 사소한 오해 속에서 둘은 새로운 계절을 마주하게 된다.
<그 여름> 줄거리
국내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영화는 오랜만에 보는데, 일단 작화부터 마음에 들었다. 최은영 작가님은 <쇼코의 미소>로 이미 잘 알고 있던 작가님이셨는데, 아쉽게도 이 영화의 원작인 '그 여름'은 아직 읽어보지 못해서 무슨 내용일지 예측할 수 없었다.
영화는 청춘 그자체였다. 둘은 서로를 만나서 서로의 세계를 넓혀나간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지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둘은 각자의 상처를 가지고 있다. 이경이는 태어날때부터 색소가 옅어 갈색 머리카락과 갈색 눈을 가지고 있다. 다른 사람과 다른 이경의 색은 선생님에게 지적을 받기도 하고 개눈깔이라는 비아냥어린 소리를 듣게 만들기도 한다. 수이는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지만 어렸을 적 얻은 부상은 그의 꿈에 큰 장애물이 된다. 그럼에도 꾸준히 열심히 노력하는 수이에게 다시 찾아온 부상은 결국 꿈을 포기하게 만든다.
이경은 자신의 상처와 수이의 상처 모두 같이 얘기하며 풀어나가기를 원하지만 수이는 혼자 삼켜낸다. 이경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수이가 왜 정비사가 되기로 했는지 알지 못한다. 전화를 받지 않는 수이를 찾아내고 그의 뒷모습을 빤히 쳐다봤을 때부터 이경은 예상하지 않았을까. 수이와 함께할 인생에서 수이의 속마음을 알 방법은 없을 거라는 걸.
관객 역시 영화가 이경의 시점에서 이경의 생각만을 보여주며 진행되기 때문에 수이의 생각을 알 수 없다. 수이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부분은 그 둘이 헤어질 때 뿐이다. 나는 이런 전개 방식이 이경의 흔들림과 그들의 관계를 더 잘 이해하게 만들어줬다고 생각한다. 수이가 직접 말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의 진심을 알 수 없고, 우리는 이경의 시선에서만 수이를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이런 표현으로 이경이 수이의 어떤 지점에서 답답해 했고, 늘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이별을 고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관객들에게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을 꼽자면 소설이 원작인 게 너무 드러났다는 것이다. 소설이 원작인 영화들은 많고 소설의 문법을 영화의 문법으로 어색하지 않게 바꾼 영화들도 많이 존재한다. 하지만 영화 <그 여름>은 인물들의 대사나 이경의 나레이션 등이 너무 소설을 그대로 가져온 게 보여서 어색했다. 문어체와 구어체가 구분되는 이유는 분명히 존재함에도 영화에서 굳이 문어체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차용한 이유가 뭔지 궁금했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이 한가지 존재하는 단점이 영화를 많이 깎아 먹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나는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은데, 바로 한국에서 나오기 흔치 않은 장르의 애니메이션이었기 때문이다. <그 여름>은 청춘들의 풋풋한 사랑을 잘 담아냈고, 동시에 성인이 되며 달라져 가는 서로의 세계에 의해 이별로 향하는 둘의 모습 또한 잘 나타냈다. 탄탄한 서사를 가진 소설이 원작이 된 만큼 영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크게 부족한 점은 느끼지 못했다.
수이가 매일 가져다 주던 딸기 우유곽에 이경이 꽂아 놓은 꽃들이 점차 늘어가는 것이 가장 인상깊었는데, 그들의 사랑을 보여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후에 오랜만에 집에 온 이경이 그 꽃들이 다 시든 것을 발견했을 때 나도 이제야 둘이 완벽하게 이별했음을 실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그 여름> 시사회에서 관람 후 작성하였습니다.
-
- 4월 4주 차, 최신 씨네 뉴스
-
개봉 2일차 100만 돌파한 <범죄도시4>.
트리플 천만 가나요?
4월 마지막주 씨네뉴스 함께해요
<범죄도시4> 역대 한국영화 사전 예매량 신기록 달성
영화 <범죄도시4>가 개봉일 24일 예매율 90%를 뛰어넘었습니다. 같은 시각 예매량은 83만 4000여 장을 넘으며 지난해 1000만 영화에 오른 전편 <범죄도시3>의 개봉 당일 예매율과 예매량을 모두 뛰어넘으며 흥행을 예고했습니다. <범죄도시4>의 손익분기점은 약 350만 명으로, 현재의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손익분기점을 뛰어넘어 1000만 영화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찬욱 <동조자> 전 세계 20개국 1위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된 박찬욱 감독의 <동조자>가 전 세계 20개국 1위에 올라섰습니다. <동조자>는 남베트남이 패망한 1970년대에 미국으로 떠난 베트남 스파이가 두 개의 문명, 두 개의 이데올로기 사이에서 겪는 고군분투를 그립니다. 1인 4역을 소화해 내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아시아계 미국인 ‘소피아 모리’로 등장하는 산드라오의 연기가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강동원 주연 <설계자> 티저 예고편, 포스터 공개
강동원 주연의 스릴러 영화 <설계자>가 5월 29일 개봉한다고 합니다. 영화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강동원을 비롯해 이무생, 이미숙, 김홍파, 김신록, 이현욱, 이동휘, 정은채, 탕준상까지 연기파 배우들이 한데 모여 기대를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영화 <원더랜드> 티저 예고편, 캐릭터 포스터 공개
탕웨이,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등 대세 배우들이 총출동해 기대를 모으는 영화 <원더랜드>가 지난 23일 캐릭터 스틸, 티저 예고편을 공개했습니다.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가족의 탄생>, <만추>를 연출한 김태용 감독의 신작으로 오는 6월 개봉예정입니다.
-
- 마블 최고, 최악의 CG 장면들
#산돌구름 #마블CG #엔드게임
"마블쟁이는 산돌구름에게 폰트를 지원 받았습니다"2021. 01. 28 영상입니다.
유튜브 채널 구독하기: https://www.youtube.com/channel/UC6jj...
마블쟁이 인스타그램: @marvel_jeng2* 영상에 사용된 모든 음악은 Epidemicsound 의 정식 라이센스 음원입니다.
https://www.epidemicsound.com/*영상 타임라인*
00:00 마블의 CG
01:02 아이언맨3 가짜 로다주
02:09 에이지 오브 울트론 마크45
02:53 디에이징 효과
03:52 시빌워 토니&스파이더맨
05:04 닥터스트레인지의 마법
05:57 CGI 팬서
07:08 엔드게임 Final Battle
07:57 헐크버스터 in 와칸다
08:28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 [Movielog #7] 정말 우리 엄마 맞아? 엄마와 딸의 관계를 보여주는 영화 런
Rabbitgumi 입니다.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 런을 보고 왔습니다.
배우 사라폴슨이 주연을 맡은 스릴러에요.
영화 서치를 연출했던 아니쉬 차칸티 감독이 연출한 두 번째 영화입니다.
굉장히 스릴있고 재미있는 영화에요.
집이라는 공간과 장애인으로 가지는 제약을 잘 활용하고 있죠.
엄마와 독립직전 딸과의 관계를 풀어내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참고하세요! ^^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
- 영화 <리스펙트> 30초 예고편
내면의 폭풍을 이겨낸 강한 여자
세상을 바꾸고 영혼을 위로한 환상의 디바
아레사 프랭클린.
그녀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
-
- 왓챠 <밈 전쟁: 개구리 페페 구하기> 공식 예고편
내 이름은 페페,
....개구리죠.튀어나온 눈알, 기쁜지 슬픈지 모를 표정의 작지만 행복한 개구리 페페. 만화 잡지 속에서 뛰놀던 순수한 페페는 우연히 미국의 익명 커뮤니티인 '4chan'으로 흘러들어가 유저들의 패배감, 소외감을 표현하는 짤이 되어 폭발적으로 사용된다. 급기야 선거철 트럼프 진영의 눈에 띄어 백인 우월주의와 미국 극우파의 마스코트로 이용된 페페! 끝내 혐오 상징물이 되고 마는데..
밈이 겪을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고통을 겪었던 개구리 페페,
페페는 다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