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12-05 13:45:02
모니터에서 스크린으로! 게임 원작 영화 7선
스크린으로 만나는 게임

모니터로만 보던 게임 캐릭터들을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다면?
게임을 사랑하는 여러분을 위해 게임이 원작인 영화 7편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오늘은 모니터가 아닌 스크린으로 만나요!

줄거리
따단-딴-따단-딴 전 세계를 열광시킬 올 타임 슈퍼 어드벤처의 등장! 뉴욕의 평범한 배관공 형제 '마리오'와 ‘루이지’는 배수관 고장으로 위기에 빠진 도시를 구하려다 미스터리한 초록색 파이프 안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파이프를 통해 새로운 세상으로 차원 이동하게 된 형제.
형 '마리오'는 뛰어난 리더십을 지닌 '피치'가 통치하는 버섯왕국에 도착하지만 동생 '루이지'는 빌런 '쿠파'가 있는 다크랜드로 떨어지며 납치를 당하고 ‘마리오’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 ‘피치’와 ‘키노피오’의 도움을 받아 '쿠파'에 맞서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슈퍼스타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그의 강력한 힘 앞에 이들은 예기치 못한 위험에 빠지게 되는데...!
동생을 구하기 위해! 세상을 지키기 위해!
'슈퍼 마리오'로 레벨업 하기 위한 '마리오'의 스펙터클한 스테이지가 시작된다!

줄거리
비가 내리던 어두운 밤, 모두가 갑자기 자취를 감춰버린 학교에 남겨진 팡루이신과 웨이중팅. 두 사람은 사라진 사람들을 찾아 학교를 벗어나려 하지만 환영과 귀신들이 그들을 괴롭히고 잊고 있었던 끔찍한 비밀들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줄거리
평범한 삶을 살던 ‘네이선’(톰 홀랜드)은 인생을 바꿀 뜻밖의 제안을 받는다. 그의 미션은 위험한 트레져 헌터 ‘설리’(마크 월버그)와 함께 사라진 형과 500년 전 잃어버린 천문학적인 가치를 지닌 트레져를 찾아내는 것.
그러나 몬카다(안토니오 반데라스)의 위협과 추격 속, 누구보다 빠르게 미지의 세계에 닿기 위해 결단을 내려야만 하는데…

줄거리
소리보다 빠른 초고속 고슴도치 히어로 '소닉'은 지구에 불시착한다. 그의 특별한 능력을 감지한 과학자 ‘닥터 로보트닉’은 세계 정복의 야욕을 채우려 하고, 경찰관 ‘톰’은 위험에 빠진 ‘소닉’을 돕기 위해 나서는데…!
과연, ‘소닉’은 천재 악당에 맞서 지구를 지킬 수 있을까?

줄거리
기억을 잃은 채 깨어난 피카츄, 난 누구? 여긴 어디? 유일한 단서는 탐정모자에 적힌 해리란 이름과 주소. 주소 속 아파트에서 자신의 말을 유일하게 알아 듣는, 실종된 해리의 아들 팀 굿맨을 만나게 된다.
명탐정의 촉으로 이건 그야말로 대.박.사.건!
사라진 아빠를 찾기 위해 피카츄와 떠나는 기상천외한 모험이 시작된다. 피카피카!

줄거리
“환상적이고 즐거움이 넘치는 프레디의 피자가게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80년대에 아이들이 실종되고 폐업한지 오래된 프레디의 피자가게 그곳의 야간 경비 알바를 하게 된 ‘마이크'는 캄캄한 어둠만이 존재하는 줄 알았던 피자가게에서 살아 움직이는 피자가게 마스코트 '프레디와 친구들’을 목격한다.
어딘가 기괴하고 섬뜩한 프레디와 친구들이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하는데...

줄거리
한때는 명예로운 기사였지만, ‘어떤 사건’ 이후 ‘홀가’, ‘사이먼’, ‘포지’와 함께 도적질을 하게 된 ‘에드긴’. ‘소피나’의 제안으로 ’부활의 서판’을 얻기 위해 ‘코린의 성’에 잠입하지만 ‘포지’와 ‘소피나’의 배신으로 실패하고 감옥에 갇힌다. 기발한 방법으로 탈옥에 성공한 ‘에드긴’과 ‘홀가’는 소중한 사람들과 다시 만나고, ‘부활의 서판’도 되찾기 위해 자신만의 팀을 꾸리기 시작하는데…
옛 동료인 소질 없는 소서러 '사이먼’과 새롭게 합류한 변신 천재 드루이드 '도릭’, 재미 빼고 다 가진 팔라딘 '젠크’까지 어딘가 2% 부족한 오합지졸로 가득한 이 팀, 과연 무사히 모험을 끝마칠 수 있을까?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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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산으로서 살아가는가
도시에 사는 '피에트로'와 산에 남은 유일한 아이 '브루노' 알프스에서 만나 친구가 된 두 소년은 자연을 누비며 우정을 나눈다. 그 후 성인이 된 '피에트로'는 아버지 '조반니'가 세상을 떠난 뒤 산으로 돌아오고 '브루노'와 재회한다
<여덟 개의 산> 줄거리
브루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벽돌공으로 피에트로는 아버지에게 반기를 들며 집을 나오며 방황하는 삶을 이어나간다. 자연에서 우정을 이어나가던 둘은 그렇게 완전히 다른 길을 걷는 듯 보인다. 긴 시간 동안 부모와 연을 끊고 살아가던 피에트로는 아버지 부고 소식을 듣고 예전에 브루노와 함께 놀던 곳으로 돌아간다. 연락 한번 않던 아들, 피에트로와는 달리 브루노는 피에트로의 부모님과 자주 만나며 지냈고, 그런 그에게 피에트로의 아버지는 예전에 셋이 갔던 산 중턱에 위치한 베이스캠프에 자신의 집을 지어달라는 부탁을 했었는데, 이 부탁은 그가 죽은 뒤 피에트로와 브루노가 다시 그 산에서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어낸다.
한참을 방황하며 자신의 가족들과도 어울리지 못했던 피에트로는 그와 반대로 살아가고 있던 브루노와 함께 집을 만들면서 가족들과 다시 소통을 하고 산속에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그들은 다시금 우정을 회복하며 자신들을 삶을 꾸려나가기 시작하는데, 피에트로와 브루노는 산에서 뛰어놀며 같은 위치에 있었지만 삶이 이어져 나가면서 서로의 삶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실패나 사랑 등을 하며 다르게 살아간다. 서로 다른 삶이 어떻게 교차되고 이어지는지 잘 보여주는 영화였다.
호흡이 매우 긴 영화이다. 콘텐츠를 즐기다 보면 후반부쯤 가서는 거의 결말에 가까워지는구나 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인데, 이 영화에서는 그런 씬이 나와도 계속 영화가 끝나지 않고 이어진다. 하지만 화면에서 보여지는 지연의 광활함만으로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영화 중반 즈음에 피에트로가 브루노에게 여덟 개의 산과 중심에 있는 수미산에 대해 얘기해 주면서 영화 제목이 등장하는데, 브루노와 피에트로는 수미산을 오른 사람과 여덟 개의 산을 오른 사람 중 누가 더 우월한가에 대한 얘기를 한다. 세계 각지의 산들을 오르면서 살아온 하지만 아버지와 브루노가 올랐던 산은 아직 오르지 못한 피에트로와 자신이 평생 산 곳의 산만을 오르며 살고 있는 브루노 둘을 상징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처럼 생각했을 때 각자의 삶에서 서로를 부러워 하기도 하고 성공과 실패가 공존하기 때문에 둘 중 더 우월한 것은 없다는 나만의 답을 내놨다.
피에트로는 결국 자신의 아버지와 브루노가 올랐던 산들도 하나하나 올라가며 지도를 채우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보며 그 역시 브루노, 그리고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브루노와 함께 만든 아버지의 집이 있는 산이 수미산이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그는 자신이 떠났던 수미산을 아버지의 죽음에 의해 다시 돌아오고 그곳에서 뿌리를 내린 브루노와 그의 가족들과 행복하게 지냈지만 브루노의 죽음으로 다시금 그 산을 떠나게 된다. 아마도 피에트로는 그 산으로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이고, 돌아간다 한들 그 산은 더이상 피에트로의 수미산이 아닐 것이다. 여덟 개의 산, 그리고 중심에 있는 수미산을 통해 두 사람의 다른 삶을 그려낸 <여덟 개의 산>을 보며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여덟 개의 산> 시사회에서 관람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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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서만 넣으면 합격하는 대학교, <억셉티드>
오늘의 영화는 바로,
만우절에 보기 좋은 <억셉티드>입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정보
개요 코미디 | 미국 | 90분
감독 스티브 핑크
출연 저스틴 롱, 애덤 허쉬만 등
등급 12세 관람가
줄거리
지원했던 8개 대학에서 모조리 입학 불합격 판정을 받은 고교졸업반 바틀비 게인스, 일명 'B'는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고민에 빠진다.
어떻게 이 난관을 극복하여 대학 커리어도 쌓고 여자친구에게도 당당해 질 수 있을 것인가? 이들이 내린 결론은 단 하나.
직접 대학을 설립하는 것이다! 단순히 자신들을 위해 '사우스 하몬 기술대학교'라는 가짜 대학을 오픈한 첫날,
B와 친구들은 깜짝 놀랄 사실을 발견한다. 자기들처럼 대입 불합격 통지서를 받았던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이 대학 입학을 위해 찾아온 것이다.
이제 상황은 겉잡을 수 없이 돌아가고, 주위의 명문대학생들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가운데,
B와 친구들은 '학생이 곧 교수'라는 황당한 룰을 설정해 이 가짜 대학을 유지해 가는데...
"대학생이라면 꿈꿔본 이상적인 대학교"
출처: 네이버 영화
사우스 하몬대학교는 바틀비 게인스가 만들어낸 가짜 학교이지만 꽤 이상적인 교육관을 가진 학교를 만들어냈는데요.
'학생이 교수인 대학. 배우고 싶은 과목을 배우는 대학'이라는 슬로건 아래에 대학교를 운영합니다.
사실 한국의 대학교는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취업을 위해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가 아닌 학점이 잘 나오는 강의를 선택하거나,
경쟁률이 너무 치열해 원하는 수업을 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우스 하몬 대학교는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을 칠판에 적고,
그 강의의 교수가 자신이 되어, 그 분야를 학습하고 성장해나갑니다.
물론 진짜 대학교처럼 전문적인 지식을 얻기는 힘들겠지만,
주입식 교육보다 더 좋은 영향을 학생들에게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대학교보다 더 의미 있는 경험을 만들어주고, 성장을 하게 만드는 사우스 하몬 대학교.
이것이 바로 앞으로 대학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에 더 알맞았던 영화"
출처: 네이버 영화
미국에서 유명한 영화 정보·리뷰 사이트인 'IMDB' , 'Rotten Tomatoes'에서 <억셉티드> 평가를 보면
굉장히 부정적이고 낮게 평가가 되었습니다. (IMDB - 6.4 / 10 , Rotten Tomatoes - 신선도 38%)
하지만, 한국의 대표 포털인 '네이버'와 '다음'의 평점을 보면 각각 8.14, 8.7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대학교 시스템 차이로 인해 이렇게 극과 극의 평점이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국 영화이지만, 미국인보다는 한국인의 공감을 받았던 영화였습니다.
"명장면, 명대사"
출처: 네이버 영화
저는 교육위원회에서 바틀비 게인스가 연설하는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고 싶은데요.
↓ 이 장면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0eGGtt1KWA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들어준 영화.
지금까지 <억셉티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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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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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8월 되도록 연애 못 한 사람들 다 모여
모태솔로가 죄냐
이 영화의 주인공은 제과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회사원 치호다. 미각적인 감각이 아주 뛰어난 치호. 소속된 회사에서 에이스 대접을 받고 있다. 회사 매출에 혁혁한 공을 세운 치호. 제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차지하는 치호의 임무가 크다. 치호의 사생활은 그의 경력에 비해 별거 없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tv프로그램을 보다가 과자 먹고 잠든다. 특별한 일은 없다. 남에게 피해 끼치는 일 싫어하고 착하게 사는 게 전부인 주인공 치호다. 순박한 치호. 이런 그도 같이 사는 사람이 있다. 친형 석호다. 석호는 치호랑 딴판이다. 이름에 빨간 줄이 그여 있는 석호. 하는 일이라곤 내내 놀다가 치호 등골 빨아먹어 도박에 돈 다 갖다 박는 게 전부다. 그래도 치호는 나름 행복하다. 가족도 있고 좋아하는 과자도 실컷 먹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다른 주인공은 중년 여성인 일영이다.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일영. 혼자 딸을 키우는 건 아무래도 어려울 것이 많다. 사격 유망주인 딸. 학비부터 운동에 드는 자잘한 돈까지 감당할게 많아 손이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 일을 시작하는 일영. 대출심사를 업으로 하는 회사에 취업한다. 일영이 밝은 성격을 가진 덕에 일하는 건 어렵지 않다. 어느덧 일영을 찾아온 손님. 손님인 남자가 아이들을 대하는 걸 보고 자기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운명 같은 첫 만남. 치호도 일영을 그렇게 만날 줄 몰랐고, 그건 일영 역시 마찬가지다. 운명 같은 첫 만남이 성사됐다. 둘의 달짝지근한 로맨스가 시작된다!
무해한 유해진
이 영화에서 치호 역을 맡은 유해진 배우는 현재 충무로에서 폼이 가장 좋은 배우다. 작년 <올빼미>와 <공조 : 인터내셔날>을 통해 330만/69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위기론이 대두된 해에서 제 몫을 해냈다. 앞 두 영화에서 유해진 배우가 맡은 역할은 플롯의 핵심에서 주체적으로 반응한다. <공조 : 인터내셔날>에서 맡은 역할은 다른 두 주인공과 함께 협력한다는 점에서 중요했다. <올빼미>에서 인조가 맡은 역할은 장르적으로도 이 여기의 서스펜스를 만든다는 점, 윤태진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 바를 특정 인물과의 갈등을 통해 보여줘야 했다는 점에서 이야기의 주체로 우뚝 선다. 유해진 배우는 이 두 작품에서 유해진만 할 수 있는 감정연기를 보여준다. 감정기복이 심한 캐릭터에선 분노의 깊이를, 유머와 액션이 필요한 역할에선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분한다.
이 <달짝지근해 : 7510>에서 역시 앞서 두 작품과 마찬가지로 ‘인물 간의 관계’가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역시 두 관계에서 능동적으로 선택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치호와 일영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족관계에서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듯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특징 하나, 진정한 사랑을 찾지 못했다는 특징 둘이다. 이 첫 번째 특징은 두 인물이 가진 결핍을 보여줘 공감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영화에서 중요한 세팅 중 하나였다. 두 번째 특징은 유해진 배우가 장기를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압축해서 눌러 담았다. <올빼미>에서 인조 캐릭터는 역사적 지식이 어느 정도는 필요한 인물이다. 작품 내에서 창작한 설정이 몇 있긴 했지만 이야기의 토대를 한 번에 완벽하게 어려울 수 있다. 유해진 배우는 내재되어 있는 인물의 콤플렉스를 이해해서 표현했다. 이와 유사하게 <달짝지근해 : 7510>에서는 사랑에 처음으로 취한 인물을 능청스럽게 연기한다. 웃길 땐 웃기고 진심을 전하는 연기에선 힘을 주는 유해진 배우의 경험치가 돋보인다.
메가폰을 안 잡아도 느껴져
이 영화는 장르의 특성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준다. 로맨스/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는 영화는 두 사람의 관계에서 로맨스 무드를 만든다. 우선 두 주인공 유해진-김희선 배우는 이질감이 느껴지는 조합이다. 김희선 배우가 시대를 관통했던 엄청난 미모였던 것과 유해진 배우는 반대편에 있다. 이 두 사람이 왜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묘사는 영화에서 충분한 강점이다. 두 배우는 각각의 인물이 갖고 있는 결핍을 왜 서로가 채울 수 있는지 각자 상기시키며 안정적인 로맨스를 이끈다. 이 점에서 두 사람의 사랑이 출발하기 전에도 이상적인 사랑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는 후반부까지 지속된다.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이야기지만 두 사람에게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유지하고 있는 설정이 있다. 이 설정을 경제적으로 활용한 각본의 힘이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사랑에 서툰 사람이 이루는 내적 성장을 상징하는 듯하다.
다른 장르는 코미디다. 이 <달짝지근해 : 7510>은 우리가 잘 아는 로코물의 정석을 영화가 갖고 있는 특별한 로맨스로 변주시켰다. 그 이전에 각본가 특유의 소소한 유머코드의 디테일들이 살아있다. 장소의 힘이 돋보이는데, 영화에서 김밥천국이라는 장소가 굉장히 중요하다. 김밥이라는 소재가 갖고 있는 특수성이 영화 내적으로 품고 있는 사랑의 의미를 포함한다. 그리고 두 인물이 왜 ‘기본’에 충실한 사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가도 관련이 있다. <헤어질 결심>에서 서래와 해준이 갖고 있는 결핍이 초반부에 제시되고 <우리도 사랑일까>에서 여주인공이 갖고 있는 일상의 권태가 초반부에 등장하는 것과 유사하다. 물론 앞 두 작품에 비해서 결핍을 보여주는 묘사가 고차원적인 건 아니지만 장르의 기본적인 특성과 코미디를 잘 병치시킨 좋은 연출이었다.
영화에서 두 번째로 중요하게 묘사되는 부분이 있다. 영화에서 사랑의 속성을 핵심 소재로 표현한 것이다. 이 비유는 아쉬운 점이 분명 있다. 결론을 확실하게 내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하이라이트에서 감정의 방점을 찍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 오히려 유해진 배우의 뛰어난 퍼포먼스로 큰 감정적 울림을 전달한다. 이 영화가 익숙하고 작위적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 사랑을 응원하게 되는 데에는 소재의 힘이 크다.
준수한 코미디
영화가 지나치게 이상적인 부분만 고려한다는 점은 아쉽다. 우선 주인공 치호를 설정하는 굵직한 내면묘사가 있다. 영화의 이야기가 이 큰 설정 하나에만 의존한다. 각본가의 전작에서도 이런 인물 세팅이 있었다. 영화 내적으로 이야기의 장력이 떨어진다는 것 외에(재미가 없다는 것 외에) 이 소재를 인물에게 녹아드는 깊이는 전작이 뛰어났다고 본다. 본작 <달짝지근해 : 7510>에서는 치호의 주변인들이 작위적으로 설정되어 주인공이 기능적이다. 유해진 배우의 설득력에 플롯이 의존한다. 일영과 치호가 작중에서 관객을 충분히 설득할 정도로 선한 사람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인물의 입체성이 옅다는 점에서 로맨스 영화의 밀도가 낮았다는 단점이 있다.
영화를 보면서 걸리는 부분이 거의 없다. 하지만 단 한 인물은 작위적이다. 이 인물과 어떤 구분선을 두고 대비되는 캐릭터가 있다. 이 인물이 주인공을 대하는 태도를 생각해 보면 각본가가 전작에서 지켰던 윤리의식이 조금은 부족했다. 이 배우의 퍼포먼스도 다른 주연배우들에 비해 밀리는 감이 있어 이야기에 이물감이 된다는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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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MZ DOCS] 방탄조끼에 진심이었던 리처드 데이비스
감독:라민 바라니
출연진:리처드 데이비스와 그의 지인들
시놉시스
방탄조끼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북부에 150차례가 넘도록 총을 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리처드 데이비스가 그 사람이다. 그는 과거에 피자 가게를 운영했다가 범죄자들에게 쑥대밭이 된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세컨 챈스라는 방탄조끼를 만드는 사업을 하게 된다. 겹겹이 쌓은 나일론을 자신의 북부 위에다 덮고 총을 발사하는데 이런 행위가 위험한 걸 아는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더 좋은 방탄조끼를 만드는 동력이 되어 미국의 수많은 경찰들과 군인들에게 쓰이기도 했다. 예전에는 범죄자들의 총격으로 인해 경찰들이 사망하기도 했지만 방탄조끼가 보급되면서부터 총격으로 인한 피해가 줄었다고 한다. 하지만 리처드 데이비스는 자신의 욕망을 더 충족하기 위해 자본을 써서 자신의 저지른 중죄를 경범죄로 낮추고 감옥에 가지 않고 사격 행위를 걔속 하게 되는데...
그가 만든 방탄조끼로 인해 얻게 된 것과 잃게 된 것들!
리처드 데이비스는 방탄조끼를 연구하고 탄생시킨 대가로 많은 자본과 권력을 손에 넣게 된다. 하지만 사격 행위를 끝내지 않고 무고한 사람까지도 다치게 만든다. 그는 자신의 모든 수단과 방법을 통해 죄를 없애지만 결국 꼬리표도 길면 잡힌다는 속담이 있듯이 새로 만든 방탄조끼가 불량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그의 전성기는 쇠퇴하기 시작한다. 한때는 잘나가는 사업가에 영화도 만들 정도로 영화 제작자이기도 했던 리처드 데이비스에게 방탄조끼는 그의 삶을 바꿔놓은 위대한 발명품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돈과 권력을 손에 쥐게 되면서 자신이 저지른 죄를 없애려고 했고 결국에는 진실이 드러난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미국이 가진 물질만능주의의 문제점과 무전유죄 유전무죄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이 문제점들은 우리나라에도 존재하는 사회의 문제점들이기에 더욱 공감이 가는 건 왜일까?
방탄조끼는 총알만 막지만
결백함은 잘못도 막는다.
2022.09.23 (금) 14:00 메가박스 백석점 3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기간: 09월 22일 - 0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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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붙잡을 지푸라기는
<머터리얼리스트(Materialists)>(2025, 셀린 송)
* 작품의 장면과 결말 포함
<패스트 라이브즈>에는 24년 만에 재회한 노라와 해성이 결혼에 관해 대화하는 장면이 있다. 해성은 현재 연인과 조건이 맞지 않아 결혼하기 어렵고, 때문에 잠깐 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말한다. 노라와 아서의 결혼은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젊은 예술가 지원 프로그램에서 처음 만나 연애를 시작했고, 노라의 그린카드를 위해 예정보다 이르게 결혼했다. 아서는 그들의 이야기가 ‘지루하다’고 평했지만, 현실에서 노라와 아서의 서사는 가장 낭만적인 축에 속하지 않을까. 노라에게 있어 해성이 한국, 과거의 추억을 대표하는 존재였다면 해성에게 있어 노라는 환경과 조건을 따질 필요 없이 서로를 좋아하는 마음만이 중요했던 시절의 상징이었는지 모른다. 물리적 거리라는 환경이 그들을 멀어지게 했음에도 말이다.
<머터리얼리스트>, 커플매니저 루시의 고객들 중 노라나 아서처럼 가난한 작가는 아마 없을 것 같다. 결혼을 위해 누군갈 고용할 만한 형편이 되는, ‘내세울 만한’ 직업과 연봉, ‘봐 줄 만한’ 외모를 지녔고, 적당히 화목한 환경에서 성장한 이들이 매치컴퍼니의 주 고객층으로 보인다. 그 가운데에서 루시는 각자 내건 조건들을 바탕으로 ‘박스 체킹’을 하고 ‘리스크’를 고려해 두 사람을 엮는다. <패스트 라이브즈>의 삼각형이 노라와 과거-서울, 현재-뉴욕의 관계가 이루는 것이었다면, <머터리얼리스트>의 삼각형은 루시와 물질 기반 연애, 그리고 사랑을 잇는다. 영화가 블랙코미디의 톤으로 훑어내리는 ‘결혼 전제 연애’들을 살피다 보면, 단 하나의 공감대로 데이트가 가능한 <더 랍스터>(2015) 속 암울한 호텔이 오히려 낭만적이라는 생각마저 든다(농담이다). 셀린 송 감독이 한 인터뷰에서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언급하기도 했듯[Indiewire], 이같은 ‘결혼 시장’은 현대에 더 상업화/조직화 되긴 했으나 오래 전부터 존재했다. 때문에 영화는 원시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야만 했던 것일 테다. 오로지 ‘너’와 ‘나’, 꽃다발만이 함께하는 결혼을 묘사하는-아마 루시의 상상일- 오프닝 시퀀스는 다소 순진해 보이긴 해도,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선명하게 짚는다.
여기에 이질적인 뉴욕의 풍경과 출근 전 공들여 스타일링하는 루시의 모습이 뒤따른다. 잠재적 연애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라기보단 무의식적 환상을 심어 고객을 늘리기 위해서로 보인다. (실제로 루시가 자신을 대놓고 훑어보는, 정장을 빼입은 키 큰 남자에게 매치컴퍼니 명함을 건네는 장면이 있다. 그는 후에 ‘20대 초반 여성과는 세대 차이가 나고 30대는 부담스러우니 27세의 여성과 매치해달라’고 요구하는 고객으로 재등장한다.) 연인들을 이어주는 게 일이면서 정작 자신은 연애에 회의적이다. 누군가의 결혼이 성사될 때마다 환호하며 파티하는 매치컴퍼니 직원들, 화면 한켠에는 정서적으로 동떨어진 루시가 있다.
이런 루시에게 영화같은(영화가 맞다) 우연이 찾아온다. 그는 짝지어준 커플의 결혼식에서 두 남자와 조우한다. 신랑의 형제 해리와 전 연인 존. 해리는 그야말로 완벽하다. 큰 키에 준수한 외모,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직업, 상속받은 경제적/심리적 여유. 웨이터로 일하던 중인 존의 조건은 루시가 익히 아는 그대로다. 좁은 아파트에 룸메이트와 살며 연기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해 생계를 유지하기 바쁘다. 다른 영화였다면 루시는 마법처럼 해리에게 이끌리고 존은 이들을 방해하는 찌질한 전남친 포지션으로 강등됐을수도 있다. 허나 주인공 여성과 사랑에 빠진 남자가 편리하게도 부유한 ‘유니콘’인 로맨틱코미디의 법칙을 <머터리얼리스트>는 거부한다. 영화가 그리려는 건 짜릿한 삼각관계의 긴장이나 만족스러운 판타지가 아니다. 루시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 결혼을 ‘비즈니스’로 여기는 관점에서는 해리가 ‘객관적으로 좋은 옵션’이다. 사람을 보면 자동으로 조건을 따져 평가하곤 하는 루시가 해리를 붙잡으려 애쓰지 않는 게 의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사실 루시의 잣대는 본인에게 더 엄격하다. 해리와 데이트하며 끊임없이 ‘당신은 나보다 더 어리고 잘난 여자를 만날 수 있다’고 말하고, 존과 대화하는 와중엔 속물적이라며 스스로를 깎아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만이 루시가 망설이는 이유는 아니다. 여기 통제되지 않는 변수가 있다. 루시와 존이 아직 서로를 사랑한다는 점이다.
해리는 돈 많은 나쁜 남자가 아니다. 존이 마냥 상냥하고 착한 남자인 것도 아니고. 해리는 자상하다. 도덕적 결함도 없다. 자기 소유 고급 맨션에서 혼자 사는 그는 대개 여유로운 아침을 맞이하고, 그 여유는 곁에 있는 루시에게로 흘러넘친다. 낡은 아파트를 룸메이트와 공유하는 존의 아침은 매번 다급하고 신경질적이다. 루시와 존은 과거에 25달러 때문에 꽉 막힌 도로에서 언성을 높인 적이 있다. 해리가 ‘길에서 싸우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고 루시가 ‘나는 길에서 싸우는 사람’이라고 답하는 대화는 상징적이다. 루시의 말대로 우리는 자주, ‘부모가 싸우는 방식을 물려받는다’. 경제적/문화적 자본이 넉넉하다 해서 꼭 해리처럼 우아한 남자로 성장하리란 법도 없다. 나이, 신장, 연봉, 직업 따위 물질적 조건은 마크가 범죄자라는 걸 말해주지 않았다. 소피가 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걸 알게 된 루시는 수첩에 적어둔 고객 정보 리스트를 읽으며, 그것을 통해 알 수 있는 건 사실 아무것도 없었음을 깨닫는다.
이런 것들을 고려하고 언급하며 보기보다 순진하지 않은 태도로, <머터리얼리스트>는 결국 붙잡을 만한 지푸라기는 사랑일지도 모른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루시가 청혼을 받아들이는 까닭은 결혼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상대가 존이라서다. 그가 ‘낡은 차가 고장날 때까지 너와 함께 드라이브해도 좋겠다’고 느끼는 순간- 거기에 영화는 희망을 심는다. 생각해 보면 ‘내가 그를 사랑하고 그도 나를 사랑한다’는 건 얼마나 운좋은 일인가. 왜 선뜻 사랑을 택하면 안되나, 왜 스스로를 경멸하면서까지 물질적인 조건을 따져야 하나. 이를 뒤집어, 사랑하지 않는데 굳이 결혼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으로 바꿔 볼 수도 있다. 영화는 (다분히 이성애 규범적인) ‘성공적인’ 결혼이 오랫동안 행복 서사의 필수 요소였던 세상에서, 인간의 연애와 결혼에 대한 본질적 물음을 던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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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3년, 1974년, 2023년의 임신중지
1963년, 1974년, 2023년의 임신중지
〈앵그리 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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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아니 에르노의 자전적 소설 《사건》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레벤느망〉에서 주인공 안은 두 번의 임신중지를 시도한다. 뜨개질바늘을 사용해 혼자서 한 번, 불법 시술소에서 또 한 번. 〈레벤느망〉은 이 고통스러운 순간을 비껴가지 않는다. 안의 거친 호흡과 고통스러운 신음, 날카로운 시술 도구가 안의 몸으로 들어가는 순간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럼으로써 ‘불법’이라는 추상적 규범이 초래하는 위험과 이것이 우리에게 남기는 수치심을 고발한다.
〈레벤느망〉의 배경은 1963년의 프랑스다. 〈앵그리 애니〉는 그로부터 10년 후의 일을 다룬다. 두 아이가 있는 엄마 애니는 임신중지가 가능한 곳을 수소문해 한 서점을 찾는다. 서점 직원은 찾는 책이 있다면 말해달라고, 혹시 모임에 온 것이라면 커튼 뒤쪽으로 가 보라고 말한다. 커튼 뒤에는 ‘불법이지만 비밀은 아닌’ 일이 이뤄지는 중이다. 그곳에 모인 여성들은 임신중지가 필요한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한다. 그러자 누군가가 그들에게 사려 깊은 태도로 앞으로 어떻게 일이 진행될지 상세한 설명을 해준다. 임신중지에 어떤 도구를 활용할지 하나하나 일러주고, 모든 궁금증에 상냥히 응대한다. 겁에 질려 그곳을 찾은 여성들의 긴장이 조금씩 풀린다. 그들은 MLAC, 임신중지와 피임의 자유를 위한 운동의 활동가다.
이제 이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시작된다. 애니는 임신중지를 위해 침대에 눕는다. 의사 한 명과 활동가 둘이 애니 곁에 있다. 그들은 애니에게 거울로 자궁을 살펴보기를 권한다. 자기 몸의 아름다움을 긍정하기 위함이다. 의사는 애니가 불편함을 느끼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활동가는 애니의 손을 잡고 눈을 맞추며 내내 곁을 지킨다. 아름다운 선율의 노래를 불러주기도 한다. “끝났다고요?” 임신중지가 마무리되자 애니가 깜짝 놀라 묻는다. 임신중지 경험이 있는 애니에게는 이토록 쉽고 간단하고 안전하게, 심지어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며 임신중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레벤느망〉의 임신중지 장면과 달리, 〈앵그리 애니〉의 임신중지 장면은 심지어 ‘편안해’ 보이기까지 한다. 두 영화가 임신중지를 재현하는 방식의 차이는 여성의 임신중지 경험이 어떤 환경과 맥락에 놓여 있는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음을 극적으로 대비한다.
MLAC 덕에 공포가 안도로 바뀐 애니는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그곳에서의 경험에 계속 잊히지 않는다. MLAC의 도움으로 임신중지를 하는 여성은 안전하고 믿음직한 환경에서 임신중지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원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기부금 형식으로 비용을 지불하면 됐다. 그들의 활동이 자신에게 가져다준 커다란 평온에 감명받은 애니는 순수한 호기심이 인다. “왜 이렇게까지 하세요?” 불법 행위를, 심지어 비밀리에 진행하지도 않는 이들은 모두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데, 애니는 그런 그들에게 마음이 움직인다.
그러던 중 애니에게도 각성의 순간이 온다. MLAC 조직이 여러 곳에서 활동하긴 했어도 임신중지를 원하는 모든 여성을 돕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즉, 여전히 많은 여성이 위험한 환경에서 임신중지를 시도하고 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여성이 이 과정에서 죽었다. 애니의 이웃도 마찬가지였다. 애니는 본격적으로 MLAC 활동을 시작한다. 활동을 통해 자신의 편견을 조금씩 수정해나가고, ‘생명 파괴’ ‘문란함’ 등의 낙인 때문에 여성들이 임신중지에 얼마나 큰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지도 직접 대면한다.
애니가 MLAC 활동가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영화의 질문은 확장된다. 〈앵그리 애니〉는 그저 임신중지의 합법화만을 요구하지 않는다. 영화에는 더 크고 깊은 질문이 담겼다. MLAC를 찾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기존 활동가, 의사만으로는 모든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이에 오랫동안 단체에서 의사를 돕던 활동가들이 직접 임신중지 시술을 집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주로 남성으로 구성된 MLAC의 의사들이 반발한다. 자칫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기에 전문가만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설득력이 있는 말이다. 그러나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다. 여성들은 의사 없이 임신중지보다 훨씬 더 위험한 출산을 인류의 탄생 때부터 서로 도우며 해왔고, 시술법이 발전한 덕에 임신중지의 절차가 비교적 간단해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MLAC 여성 활동가들은 여성들의 느끼는 공포에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었다.
이는 남성/국가/전문가 집단이 여성의 몸에 대한 통제권을 독점하는 상황에 대한 문제제기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야 애니는 화를 내는데(‘앵그리 애니’), 그 이유도 이 때문이다. MLAC의 활동이 큰 이슈가 되어 임신중지가 합법화되었으나 합법화가 의료 기관이 그 권한을 독점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MLAC에서 가능했던 여성들 간의 연대, 여성 경험의 가시화 등은 배제된 채(즉 MLAC에서 여성들이 쌓아 온 역량이 사라질 위기에 놓인 채) 여성이 다시금 남성/국가/전문가의 수동적 객체로 위치지어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에 애니는 화가 난다. 임신중지가 합법화된 후 병원에서의 임신중지는 위험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여성을 다시금 외롭게 만들지도 모른다.
이외에도 MLAC 활동을 하며 애니가 가족에 ‘소홀해지는’ 과정과 이로 인한 가족 내 갈등을 통해서는 여성이 가사노동의 책무 때문에 사회 활동을 하는 데 제약을 받는 상황을 짚기도 한다. 〈앵그리 애니〉는 단순히 낙태죄 폐지가 진보·정답이 아님을, 여기에는 이를 초과하는 다양한 결의 질문과 고민이 동반되어야 함을 보인다. 임신중지에 관한 단편적 이해와 서사를 넘어, 여기에 무수히 많은 이슈가 결합되어 있음을 보이는 이 영화는 낙태죄가 페지된 이후에도 여전히 아무런 후속 입법 조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무책임한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임신중지 이슈에 관한 필람작이다.
*영화 매체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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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황보 라이언 정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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