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12-24 10:39:48
12월 넷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국내 최초 아이맥스 포맷 영화 <하얼빈> 개봉
우리가 모두 아는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새롭게 담아낸 영화 <하얼빈>이 드디어 개봉합니다.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의 연이은 성공으로 대중에게 믿고 보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우민호 감독의 신작임과 더불어 국내 최초 아이맥스(IMAX) 포맷으로 특정 장면이 1.90:1로 확장되는 특별 제작 영화인 만큼, 3개국 로케이션과 실제 대자연을 담아냈다고 알려져 기대감을 증폭시켰습니다.
영상 색보정 작업을 진행한 덱스터 DI본부 컬러리스트 박진영 상무는 “시대물 하면 떠오르는 빈티지 질감의 색채를 벗어나, 최신 기술로 제작된 영상의 선명함이 그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강한 컨트라스트와 날렵한 질감으로 ‘하얼빈’만의 무게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했다”며, “역사의 중요한 순간을 담은 영화인만큼 중심인물들의 작은 표정 하나하나를 살리는 데 집중한 한편, 신아산 전투, 꽁꽁 언 두만강 장면 등에서는 위아래가 확장된 아이맥스 화면비로 전해지는 시각적 압도감에 주력해 작업에 임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순 제작비 265억 원이 투입된 대작이기에 약 650만 명을 동원해야 손익분기점을 넘는 만큼 영화의 흥행 여부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습니다.
과연 <하얼빈>은 올겨울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요?
하얼빈
HARBIN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14분
감독: 우민호
주연: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릴리 프랭키, 이동욱
개봉: 2024.12.24.
배급: CJ ENM
줄거리
1908년 함경북도 신아산에서 안중근이 이끄는 독립군들은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큰 승리를 거둔다.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은 만국공법에 따라 전쟁포로인 일본인들을 풀어주게 되고, 이 사건으로 인해 독립군 사이에서는 안중근에 대한 의심과 함께 균열이 일기 시작한다. 1년 후,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안중근을 비롯해 우덕순, 김상현, 공부인, 최재형, 이창섭 등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마음을 함께하는 이들이 모이게 된다. 이토 히로부미가 러시아와 협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한다는 소식을 접한 안중근과 독립군들은 하얼빈으로 향하고, 내부에서 새어 나간 이들의 작전 내용을 입수한 일본군들의 추격이 시작되는데… 하얼빈을 향한 단 하나의 목표, 늙은 늑대를 처단하라.
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
ARMAND
개요: 드라마 | 노르웨이, 네덜란드, 독일, 스웨덴 | 117분
감독: 하프담 울만 튼델
주연: 레나테 레인스베
개봉: 2024.12.25.
배급: 영화사 진진
줄거리
“그건 제 아들이 한 짓이 아니에요” 어린 아들 ‘아르망’의 담임 ‘순나’로부터 갑작스러운 호출을 받게 된 ‘엘리자베스’ 학교에 도착한 그는 ‘아르망’이 불미스러운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아이들이 남긴 비밀과 어른들이 삼킨 진실은 무엇인가?
더 폴: 디렉터스 컷
The Fall
개요: 드라마 | 영국 | 119분
감독: 타셈 싱
주연: 리 페이스, 카틴카 언타루
개봉: 2024.12.25.
배급: 오드 AUD
줄거리
무성영화 시대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스턴트맨 ‘로이’는 같은 병원에 입원한 호기심 많은 어린 소녀 ‘알렉산드리아’와 친구가 되고, 매일 다섯 무법자의 환상적인 모험 이야기를 해준다. 이야기는 현실과 상상이 뒤섞이면서 ‘알렉산드리아’를 신비의 세계로 데려간다.
니코: 오로라 원정대의 모험
Niko: Beyond the Northern Lights
개요: 애니메이션 | 독일 | 85분
감독: 캐리 주스넌, 요르겐 레르담
주연: 옹성우, 김지은, 박예린, 정재헌, 사성웅, 김사라
개봉: 2024.12.25.
배급: TCO(주)더콘텐츠온, 메가박스중앙㈜
줄거리
크리스마스 이브에 산타클로스의 썰매가 사라졌다고?! 산타 비행단이 되어 전 세계에 크리스마스를 선물하는 꿈을 키워나가는 사고뭉치 꼬마 사슴 ‘니코’. 비행 스킬 만렙의 사슴 ‘스텔라’가 나타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서서히 친구가 되어가던 어느 날, 돌연 ‘스텔라’와 산타의 썰매가 자취를 감춰버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크리스마스가 사라져버릴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니코’는 썰매를 되찾기 위해 날다람쥐 ‘줄리어스’, 흰 족제비 ‘윌마’와 함께 꽁꽁 얼어붙은 북쪽 땅으로 향하는데… 과연, ‘니코’와 친구들은 신비한 오로라 속 비밀을 밝혀내고 무사히 크리스마스를 지켜낼 수 있을까?
Relative contents
-
- 그녀는 분명 달라졌다
* 본 리뷰에는 영화의 결말을 유추할 수 있는 메시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이 뉴욕 다이어리 My Salinger Year, 2020
드라마 / 12세 이상 관람가 / 101분
감독: 필립 팔라르도
그녀는 분명 달라졌다, <마이 뉴욕 다이어리>
꿈은 작든 크든 누구에게나 있다. 현실이 꿈보다 매번 먼저 우릴 찾아와 문제지.
슬프지만, 현실은 늘 꿈보다 한 발자국 앞서 있다. 그래서 우린 매 순간 현실과 꿈 사이에 표류하면서 안전지대를 찾고자 부단히 노력한다. 현실도, 꿈도 모두 포함된 이상적인 공간. 그 공간을 단 한 뼘이라도 마련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영혼을 팔아도 좋을 만큼 꿈은 우리에게 절실하며 애틋하다. 꿈꾸던 시절이 곧 '나'의 찬란한 인생의 한 겹이며, 그 투명하고 얇은 겹이 하나둘 겹쳐지면 앞으로의 나를 예견하는 데 요긴하게 쓰이니까. 현실에서 꿈꾸는 일은 언제나 가치 있다.
조안나의 꿈은 뉴욕에서 시작된다. 그것도 아주 즉흥적으로.
남자 친구에게 버클리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하는 그녀의 일방적인 말에서 왜 활기찬 희망이 느껴지는 걸까. 그렇다, 그녀는 작가란 꿈을 이루기 위해 뉴욕을 선택했다. 싸구려 아파트에 살면서 카페에서 글 쓰는 유명 작가들의 노선을 경험하기 위해, 진정한 작가는 바로 그런 사소하면서도 운치 있는 환경에서 탄생한다는 학습된 환상을 이루기 위해서 말이다. 작가라면 갖고 있는, 특별하면서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
조안나에겐 그게 결정적으로 필요했다.
조안나는 작가 지망생이란 신분을 숨긴 채 전통 깊은 작가 에이전시에 취직하는 데 성공한다. 그녀에게 주어진 마가렛의 첫 번째 업무는 '호밀밭의 파수꾼'의 작가 J.D.샐린저에게 온 편지를 빠짐없이 읽고 정해진 형식에 맞춰 답장하는 일. 첫 만남에 딱 잘라 작가 지망생은 비서로 뽑지 않으며 오로지 내가 시키는 일만 하면 된다는 마가렛의 말에 조안나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마가렛의 비서가 냉정하다 못해 서늘한 직업이라 느껴졌지만, '작가의 세계에 다가간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기에 만족했다. 그러니 편지를 읽고 답장하는 일도 자신의 글쓰기에 분명 좋은 영감을 줄 거라 막연하게 여겼던 그녀였다. 아주 긍정적으로 말이다.
그런데 그녀는 어느 순간부터 독자들의 편지를 분쇄기에 넣을 때마다 불편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마치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인 일을 하는 것만 같은 그런 느낌. 원초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짓밟고 무시하고 있다는, 나아가 '작가'로서 독자를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그녀는 독자인 동시에 작가였기 때문이다. 정해진 양식으로 독자에게 답장하는 일은, 독자가 존재함으로써 살아 숨 쉬는 작가로선 결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니 정말 못 할 짓이었다. 그때부터 조안나는 마가렛이 준 임무를 말도 안 되는'허튼소리'라 명명한다.
그러나 조안나는 새내기였다. 꿈을 잃지 않기 위해, 현실에서 자신만의 길을 걸을 것을 과감히 선택했으나 사회생활이라 말하는 사회 구조의 한 일원으로서의 경험이 부족했다. 자신의 뚜렷한 기준 갖고 마가렛의 비서로 일하는 건 나쁘지 않은 자세였지만, 그녀는 직원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의문을 품지 않았다. 왜 작가 에이전시에서 독자에게 똑같은 편지 형식을 고수하는지, 왜 소속된 작가의 작품을 '감상'이 아니라 '판매'에 중심을 두는지, 왜 슬러시 파일(개인 출판사가 없이 활동하는 작가들의 원고)을 대부분의 헛소리로 평가하는지... 조안나는 알 길이 없었다. 그저 지나치게 관료주의적이고 강압적이며, 열정적인 마음을 식게 하는 부정적 시선만을 눈여겨봤을 뿐이다. 그녀는 작가 에이전시가 지금까지도 그런 메마르고 인정머리 없는 감성을 고수하고 있는지 한 번도 궁금해하지 않았다, 직원으로서 말이다.
조안나가 못 박은 허튼소리는 법률적으로든 인간적으로든 수많은 경험과 데이터가 쌓아 올린 최소한의 울타리이자, 가장 안전한 지침이었다. 답장 하나를 마음껏 할 수 없는 현실에 자신의 처지를 '비서일 뿐'이라고 깎아내렸지만, 애석하게도 조안나는 그런 일을 해야만 하는 '비서'가 틀림없었다. 그러니 그녀는 해야 할 일을 잘 해냈어야 했다. 어쩔 수 없는 무력감에 사로잡히란 말이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하고 이를 변화시킬 길이 있다면 바꾸기 위해 노력했어야 했다는 말인데, 다들 알다시피 뭐... 그게 어디 쉽나. 다 실수를 해봐야 아는 거지.
고심하던 조안나는 결국 회사의 타자기를 훔쳐, 허튼소리 대신 자신의 이름을 쓰고 독자에게 정성스럽게 답장한다. 동시에 자신의 세계를 기둥처럼 받쳐주던 관계들이 중심을 잃고 흔들리면서 큰 위기를 맞게 된다. 새로 사귄 남자 친구(돈)와의 관계, 냉정한 사장 마가렛과의 관계, 전 남자 친구(칼)와의 관계 마지막으로 내 꿈과 내 현실의 관계까지. 귀중한 관계들이 하나씩 엉키면서, 그녀는 자신이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다. 자신의 마음을 사정없이 흔드는 샐린저의 전화에 본능적으로 반응하고 또 반응한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지?', '내가 뭘 하려고 했었더라?'
점차 그녀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고, 언제부터 제멋대로 선을 넘었는지 깨닫기 시작한다. '감정이 확 솟잖아요!'라 소리치던 독자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자신의 답장이 기계적인 편지보다 형편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겸허히 받아들인다. 불이 꺼지기 시작한 관계는 다시 보살피고 필요 없는 관계는 단호히 잘라내면서 마침내 "그들의 편지가 저를 바꿨죠."라고 읊조릴 수 있게 된다. 과거의 나를 책임질 줄 아는 '내일의 조안나'가 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녀는 자기만의 속도로, 또 방식으로 갈등을 해결했다. <마이 뉴욕 다이어리>의 매력이 폭발하는 지점이다.
자기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즐겁게 춤추고 뛰어다니며, 끝까지 나를 잃지 않는 힘까지 갖게 된 조안나.
이제 그녀는 샐린저의 외투에 몰래 독자들의 편지를 넣어버리는 걸 들켜도 예전처럼 움츠러들지 않게 됐고, 일을 그만두겠다고 말하면서도 마가렛에게 진심이 담긴 말을 듣는 사람이 됐다. 그녀는 처음 뉴욕에 눌러앉으면서 평범한 사람이 되기 싫다 말했었다. 반드시 특별해지고 싶다 했다. 하지만 더는 자신이 평범하다는 생각에 빠지지 않게 됐으며 이를 불안해하지 않게 됐다. 평범함 속에서 특별한 나를 이끌어낼 방법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우린 언제든 특별한 사람으로 살 수 있다. 평범하다는 말속에 잠시 나를 위로하고 돌보는 거지.
조안나, 그녀는 분명 달라졌다.
<마이 뉴욕 다이어리>는 자기감정을 드러낼 수 없는 세상에 사는, 지금도 열심히 꿈꾸고 있는 자들을 위한 작품이다. 조안나를 통해, 꿈을 위해 현실을 이용하는 당차고도 용기 있는 자의 현재와 현실과 꿈의 괴리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공간을 구현해낼 줄 아는 자의 미래를 모두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긴 여운을 남기는 좋은 응원이 될 것이다.
현실이든 영화든 당연한 해피엔딩은 존재하지 않는다. 원래 당연하지 않은 게 세상을 움직이는 법이다.
<마이 뉴욕 다이어리>처럼, 조안나처럼, 앞으로의 우리처럼, 그리고 오늘의 나처럼.
-
- 5월4주차 신작 개봉 영화
2022년 5월 4주 개봉영화!
안녕하세요 Good morning , 2021
국민 배우 이순재와 신들린 아역배우 김환희의 만남
영화 "안녕하세요"는 세상에 혼자 남겨져 의지할 곳 없는 열아홉 수미가 죽는 법을 알려주겠다는 호스피스 병동 수간호사 서진을 만나
세상의 온기를 배워가는 애틋한 성장통을 휴먼 드라마 입니다.
사는 게 죽는 것보다 힘든 서진에게 죽음을 앞두고도 누구보다 활기차고 열심히 사는 호스피스 병원 사람들과 생활하며 마음이 점차 바뀌는 내용인데요
성년이 된 ‘천재 아역’ 출신 김환희와 ‘국민 배우’ 이순재가 만났습니다
'곡성'에서 '뭣이 중헌디'라고 악을 쓰며 신들린 연기를 선보인 김환희의 성인연기자 모습을 볼수 있는 첫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행복에 대해 말하기 위해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같이 풀었다는 차봉주 감독의 신작!
이번주 추천영화 "안녕하세요" 입니다.
첫번째 추천영화 "안녕하세요" 입니다.
----------------------------------------------------------------------------------------------------------------
피는 물보다 진하다 The Goblin , 2022
K-하드보일드 느와르 액션!
영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조직의 전설적인 해결사, 일명 도깨비였던 두현과 그런 두현을 동경했던 후배 영민의 지독한 악연을 담은 하드보일드 느와르 액션영화 입니다.
제1회 아산충무공 국제액션 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김희성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드라마 '나쁜 녀석들' 제작진들이 함께 참여했습니다.
조동현, 이완 그리고 임정은, 윤철형, 이천은, 최기섭, 최왕순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출동하며 영화의 완성도를 더했습니다.
거친 액션과 섬세한 감정으로 철저히 무장한 하드보일드 느와르 액션!
두번째 추천영화 "피는 물보다 진하다" 입니다.
----------------------------------------------------------------------------------------------------------------
오마주 Hommage , 2021
1962~2022 시네마 시간여행
영화 "오마주"는 한국 1세대 여성영화감독의 작품 필름을 복원하게 된 중년 여성감독의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시네마 여행을 그리는데요
1962년과 2022년을 잇는 아트판타지버스터로 일상과 환상을 오가는 위트 있고 판타스틱한 여정을 담았습니다.
신뢰의 연기자인 이정은 배우가 첫 단독 주연을 맡아 밝고 희망적인 분위기의 색다른 연기로,
과거에도 현재에도 삶과 예술을 사랑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는 열연으로 보여주는데요
도쿄국제영화제, 트라이베카영화제, 호주시드니영화제, 영국글래스고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워싱턴한국영화제 초청과 함께 피렌체한국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습니다.
중년의 여성감독이 '여판사'를 복원하는 액자식 구성과 시간여행이 흥미를 자아내는 ‘오마주’는
한국영화 역사상 두 번째 여성감독인 홍은원에 관한 이야기이며 한국의 모든 여성 영화감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신수원감독은 우리가 모르는 여성감독들이 존재했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
그렇게 모험적으로 살아온 분들의 기운을 ‘오마주’에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는데요
여성영화인뿐만 아니라 영화인과 예술인, 그리고 세상의 모든 꿈꾸는 이들에게 보내는 위로와 격려가 될
세번째 추천영화 "오마주" 입니다.
----------------------------------------------------------------------------------------------------------------
그대가 조국 The Red Herring , 2022
내 주변의 누군가가 조국이 될수있다
영화 "그대가 조국"은 조국이 법무부장관에 지명된 2019년 8월 9일부터 장관직을 사퇴한 10월 14일까지 67일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정의를 잃어버린 검찰이 무참한 사냥을 벌이던 그때, 우리는 무엇을 보았는지를 다루는데요
그대가 조국은 언젠가는 ‘내’가 ‘내 주변의 누군가’가 ‘조국’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달팽이의 별’로 아시아 최초이자 한국 최초로 암스테르담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장편경쟁부문 대상 수상과
‘부재의 기억’으로 한국 최초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다큐멘터리상 노미네이트와 뉴욕국제다큐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이승준 감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조국사태의 비밀!
네번째 추천영화 "그대가 조국" 입니다.
----------------------------------------------------------------------------------------------------------------
플레이그라운드 UN MONDE , PLAYGROUND , 2021
전 세계 영화제 30개 트로피 휩쓴, 올해의 무비
영화 "플레이그라운드"는 일곱 살 ‘노라’와 오빠 ‘아벨’이 맞닥뜨리게 된 ‘학교’라는 세상을
아이의 눈높이와 심리 상태에 초밀착해 놀랍도록 사실적으로 담은 영화입니다.
2021년 제74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되어 국제영화비평가연맹(FIPRESCI)상을 수상한 이래
현재까지 전 세계 영화제 30개의 트로피를 휩쓸었고, 지난 3월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벨기에 출품작으로 다시 한번 주목받았습니다.
국가와 시대를 막론하고 ‘학교’라는 집단에서 벌어지는 폭력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근원적이고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데요
플레이그라운드는 오빠가 당하는 괴롭힘을 통해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동생 ‘노라’의 시선과 감정을 통해 폭력의 내밀한 전이 과정을 섬세하게 보여줍니다.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다섯번째 추천영화 "플레이그라운드" 입니다.
-
- ? 12월 셋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
손익분기점이 최소 720만 명으로 개봉 시기 기준으로 역대 한국 영화 중 두 번째로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이순신 장군 3부작의 파이널 영화로 많은 기대를 불러모으고 있는데요. 전작
<명량>이 천만, <한산: 용의 출현>이 720만 명으로 흥행에 성공했지만 이번 <노량: 죽음의 바다>는 다소 높은 손익분기점과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문화 형태가 달라지면서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노량: 죽음의 바다
Noryang: Deadly Sea
ⓒ 네이버영화
개요: 액션, 드라마 | 한국 | 153분
감독: 김한민
출연: 김윤석, 백윤식, 정재영, 허준호, 김성규 등
개봉: 2023.12.20.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시놉시스
임진왜란 발발로부터 7년이 지난 1598년 12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는 것이 이 전쟁을 올바르게 끝나는 것이라 생각한 이순신은 명나라와 조명연합함대를 꾸려 왜군의 퇴각로를 막고 적들을 섬멸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왜군의 뇌물 공세에 넘어간 명나라 도독 진린은 왜군에게 퇴로를 열어주려 하고, 설상가상으로 왜군 수장인 시마즈의 살마군까지 왜군의 퇴각을 돕기 위해 노량으로 향하는데…
CINE PICK!
2014 <명량> , 2022 <한산: 용의 출현>에 이은 김한민 감독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임진왜란의 마지막 전투인 노량 해전과 충무공 이순신의 죽음을 다룬 영화입니다. 손익분기점이 최소 720만 명으로 개봉 시기 기준으로 역대 한국 영화 중 두 번째로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입니다.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Aquaman and the Lost Kingdom
ⓒ 네이버영화
개요: 액션, SF | 미국 | 124분
감독: 제임스완
출연: 제이슨 모모아, 패트릭 윌슨, 야히아 압둘 마틴 2세 등
개봉: 2023.12.20.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시놉시스
아틀란티스 왕국을 이끌 왕의 자리에 오른 ‘아쿠아맨’. 그 앞에 ‘블랙 만타’가 세상을 뒤흔들 강력한 지배 아이템 ‘블랙 트라이던트’를 손에 넣게 된다. 그동안 겪지 못 했던 최악의 위협 속 ‘아쿠아맨’은 ‘블랙 만타’와 손을 잡았던 이부 동생 ‘옴’ 없이는 절대적 힘이 부족한 상황. 바다를 지배할 슈퍼 히어로가 세상의 판도를 바꾼다!
CINE PICK!
아틀란티스의 왕이 된 아쿠아맨이 왕국에 찾아온 최악의 위기와 숨겨진 비밀 속에서 전 세계를 지키기 위해 새롭게 도전하는 위대한 여정을 그린 해양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입니다. 심해, 사막, 정글 등 초호화 로케이션으로 완성된 이번 영화는 특히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할 예정입니다.
트롤: 밴드 투게더
Trolls Band Together
ⓒ 네이버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미국 | 91분
감독: 월트 도른, 팀 헤이츠
출연: -
개봉: 2023.12.20.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시놉시스
최고의 아이돌 그룹 ‘브로존’. 역대급 무대 실수와 형제 간의 불화로 결국 해체한 뒤, 모두에게 잊혀 간 어느 날, 메인보컬 ‘플로이드’가 슈퍼스타 ‘벨벳’과 ‘비니어’에게 잡혀 재능을 빼앗기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구하기 위해서는 흩어져 있는 ‘브로존’을 재결합하고 완벽한 화음을 되찾으려 한다.
CINE PICK!
<트롤: 밴드 투게더>는 총 19개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 극장가를 뜨겁게를 달구고 있습니다. 개봉 3주 차에만 약 2,211억 원의 글로벌 수익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국내에서는 레드벨벳의 웬디와 라이즈 은석이 영화 속 ‘파피’ ‘브랜치’ 역을 맡으며 노래와 연기까지 다양한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입니다.
사랑은 낙엽을 타고
FALLEN LEAVES
ⓒ 네이버영화
개요: 멜로/로맨스 | 핀란드 | 80분
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
출연: 알마 포이스티, 주시 바타넨
개봉: 2023.12.20.
배급: 찬란
시놉시스
2024년, 헬싱키의 외로운 두 영혼 안사와 홀라파는 어느 날 우연히 만나 눈길을 주고받는다 “그럼 또 만날까요? 근데 이름도 모르네요” “다음에 알려줄게요” 서로의 이름도, 주소도 알지 못한 채 유일하게 받아 적은 전화번호마저 잃어버린다 운명이 이들을 갈라놓으려 할 때 두 사람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CINE PICK!
은퇴를 번복하고 돌아온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 및 각본의 영화로 제 76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아키 카우리스마키는 핀란드 영화를 전세계적으로 알린 감독으로 영화마다 인간을 향한 연민과 유머가 돋보이는 작품을 선보입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
- 당신은 어떤 '룸'에 갇혀 있나요?
2008년 요제프 프리츨 사건을 바탕으로 한 동명의 소설 『룸』을 영화화 한
레니 에이브러햄슨 감독의 《룸》(2015)
올드 닉은 17살 조이를 납치하고 도망치지 못하게 감금한 뒤 지속적으로 강간한다. 조이는 납치범의 아이인 잭을 낳게 된다. 7년 후 잭은 5살이 된다. 조이와 잭은 '룸'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되찾기 위해 탈출을 감행한다.
영화는 자극적인 사건(실제 사건보다는 아니지만)을 다루고 있지만 폭력적인 장면들은 절제되어 있다. 폭력적이거나 잔인하거나 고통스러운 장면을 못 보는 사람이라도 무리 없이 볼 수 있다. 그러면서도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극을 이끌어 나간다. 스릴러지만 따뜻함을 느낄 수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호불호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작품이다.
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살기 위해서는 '연결'이 필요하다
인간이 극한의 상황을 버텨낼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올드 닉에게 7년 동안 지속적인 강간과 폭력을 당한 조이는 아들 잭 덕분에 버텨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모성으로 극복한 시련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조이가 살기 위해서는 잭이 필요했고, 잭은 엄마가 필요했다. 그들은 '룸'에 홀로 남겨지지 않기 위한 서로의 버팀목이자 숨구멍이었다.
영화는 잭의 시선을 따라간다. 올드 닉이 오면 잭은 옷장 안에 들어가 숨죽이고 있는다. 우리는 같이 숨죽여 조이의 고통을 가늠할 뿐이다. '룸'에서 태어나 5살이 될 때까지 나가본 적 없는 잭에게 이 작은 방은 세상의 전부다. 조이는 잭을 위해 세상에 대해 말해 주지 않았지만 마침내 탈출을 결심하고 잭에게 현실을 말해준다. '룸' 이외의 세상을 모르는 잭은 진짜 세상을 부정하고 탈출 작전을 미루고 싶어 한다. 그러나 한번뿐인 기회를 놓칠 수 없는 조이는 계획을 실행한다. 마침내 잭은 태어나 처음으로 세상을 보게 된다.
진짜 나무, 진짜 고양이, 진짜 개, 엄마가 아닌 진짜 사람. 작고 더러운 창문을 통해 보이는 하늘이 아니라 진짜 하늘.조이는 잭을 위해 세상으로 아이를 내보낸다. 조이는 그런 잭이 있었기에 닉에게 벗어날 수 있었다. 서로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그들을 버틸 수 있게 만들었고, 세상을 만나게 해 주었다.
처음 세상을 만난 잭
세상을 만난 아이와 사회에 내던져진 엄마
조이와 잭의 탈출 작전은 영화의 약 절반 지점에서 성공한다. 감금과 폭력에서 어떻게 탈출했는지 뿐 아니라 이후의 상황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우리는 가정폭력, 성폭력 피해자들이 견뎌내야 하는 모진 사람들과 사회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다시 행복하게 산다는 건 말도 안 된다. 조이는 7년이라는 세월을 잃었다. 17살이었던 그는 성인이 되었고, 엄마가 되었다. '착한 아이'가 되려고 한 선행의 대가는 컸다.
'착한 아이'에서 '엄마'가 된 조이는 7년 전에 멈춰버린 자신의 방과 추억을 복잡한 감정으로 마주한다. 극적인 사건에 이끌리듯 구름 떼 같이 모여든 대중들과 언론은 이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인터뷰어는 조이가 자살을 시도했는지, 잭에게 미안하지 않은지, 닉을 아빠로 인정할 것인지를 질문하며 조이를 배려하지 않는다. 조이를 힘들게 한 건 닉뿐만이 아니다. 쏟아지는 질문과 시선, 그리고 응원조차 그를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룸'에서는 살아남아 탈출하기 위해 온 힘을 쏟았다. 하지만 그곳에서 벗어났음에도 조이는 행복하지 않다. 혼란스럽고 불안하다. 조이는 주변의 도움을 거절하고 홀로 견딘다. 결국 조이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게 된다. 조이가 세상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죽음밖에 없었다. 그리고 잭은 다시 한번 조이의 죽음을 막아주게 된다.
"누구나 서로에게 힘을 주는 거야. 혼자서 강한 사람은 없단다."
우리가 누군가의 혼자됨을 내버려 두지 않는다면 많은 죽음을 막을 수 있다.
약자들의 연대
올드 닉은 이런 말을 한다. '너희들이 먹고 잘 수 있는 건 다 내 덕분이니 감사하라. 직장을 잃어서 나도 힘들다'라고. 부부 사이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대화지만 그들의 상황을 생각해 보면 이렇게 미친 소리가 없다. 영화 속 올드 닉은 잔인한 범죄자고 이들은 부부가 아니다. 그런데 이 대화에서 우리는 가족 같은 느낌을 받는다. 경제력으로 가족을 통제하고 억압하는 행위를 한다면 올드 닉과 다를게 무엇인가?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가정폭력은 영화 속 올드 닉과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탈출에 성공한 잭을 구조한 두 명의 경찰관이 나온다. 이 장면에서 약자를 대하는 태도에 여성과 남성의 차이가 분명히 느껴진다. 여성인 파커 경관은 잭의 말을 기다려주고, 사건의 단서를 얻어 또 다른 피해자를 구하기 위해 노력한다. 반면 남성 경관은 광신교의 짓으로 치부하고 미아보호소에 보내자고 한다. 남자 경관은 불안정하고 횡설수설하는 어린 잭을 도움이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본다. 일상에서 위협적인 상황을 느끼는 경우가 적기 때문일까? 남자 경관은 잭을 보고도 범죄를 예상하지 못한다. 파커 경관과 남성의 차이는 여성이 모성을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강자가 아니기에 예민하고 직관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것이다.
"엄마도 '룸'에 작별 인사해야지."
'룸'에서 잭은 자신의 완전한 세계를 만들었다. 그곳에서 잭은 자신만의 행복을 찾았다. 아침마다 방의 물건들에게 인사하고, 쥐와 친구가 되고, 무엇보다 엄마와 많은 시간을 함께 했다. 잭은 '룸'을 벗어나서도 종종 그곳을 그리워한다. 마지막으로 조이와 잭은 룸을 다시 마주한다. 잭은 테이블, 세면대 그리고 옷장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 '룸'에게 하는 작별 인사는 다음 문장을 위한 마침표와 같다. 끝내지 않으면 시작할 수 없다. '룸'은 더 이상 공포로 걸어 잠겨 있지 않다. 원한다면 벗어날 수 있다.
"문이 열려 있으면 '룸'이 아니거든"
문은 열렸고, 어디로 갈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우리가 갇혀 있는 그곳은 어디인가. 그 문은 누가 닫았는가. 문을 열자. 혼자서 버겁다면 누군가와 함께 어떻게든 그 문을 향해 나와 '룸'과 작별을 고하고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
- <파이트 클럽> - ‘세계의 끝에서 끈덕지게 주먹을 뻗다’
-
파이트 클럽 (Fight Club)
개봉일 : 1999.11.13 (한국 기준)
감독 : 데이빗 핀처
출연 : 브래드 피트, 에드워드 노튼, 헬레나 본햄 카터, 미트 로프, 자레드 레토
‘세계의 끝에서 끈덕지게 주먹을 뻗다’
1999년, 새로운 숫자 2로 시작되는 2000년이 도래하기 직전, 세기말에 발표된 영화 <파이트 클럽>. ‘반항’과 ‘주먹’이 하나의 멋으로 통하던 그 시절의 감성이 그대로 담겨 있는 이 영화엔 세기말 감성과 그 시절의 멋, 그리고 새롭게 시작되는 천년에 대한 기대와 그에 대한 두려움이 뒤섞여 있다. 실제로 2000년을 앞둔 시기에 ‘2000년이 오면 지구가 멸망할 거다’라는 식의 괴담이 떠돌았다고도 하니.. 새로 다가올 시대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 사람들도 적지 않았던 것 같다.
새로운 세기가 도래하고 산업은 점점 빠르고 거대하게 발전한다. 우후죽순 생겨난 공장들은 정해진 틀에 찍어낸 물건들을 빠른 속도로 사람들에게 공급했고, 그것은 새로운 문화가 되어 우리의 생활을 바꿔놓았다. <파이트 클럽>은 이런 획일화된 사회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한 남자가 입안에 고인 피를 뱉어내며 끈덕지게 주먹을 휘두르고 있는 영화다.
공장에서 찍어져 나오는 물건들과 똑같은 구조로 지어지는 아파트. 그리고 비슷하게 생긴 빌딩 숲 안에서 똑같은 컴퓨터를 바라보며 주어진 일을 해내는 하루. ‘남들처럼 살아야 한다’는 말에 딱 어울리는 하루다. 자동차 리잭 심사관으로 일하고 있는 주인공 ‘잭’은 나름 괜찮은 수준의 월급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그는 열심히 모은 월급으로 번듯한 아파트를 샀고, 고급 가구들을 사 모으며 자신의 집을 채워가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잭은 언제부턴가 이유 모를 답답함을 느낀다. 특별할 것 없는, 부드럽다 못해 미끄러지듯 흘러가는 하루의 끝엔 아무것도 없었다.
인생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던 잭의 앞에 갑작스러운 사고와 함께 야생동물 같은 매력을 가진 ‘테일러 더든’이 나타난다. 누군가와 싸우기보단 피하기를 선택하던 잭과는 상극인 마음가짐을 가진 남자. 피하기보단 주먹 한 번을 휘둘러봐야 나를 알게 된다고 말하는 남자. 잭은 테일러를 통해 생애 처음으로 주먹다짐을 하며 엄청난 해방감을 느낀다. 사회에선 금기 또는 피해야 할 것으로 여겨지는 행동을 통해 느끼는 쾌감. 그것은 한 남자의 일상을 확실하게 뒤엎어버린다.
정해진 사회 규칙에 반항하고 싶은 날. 그런 날을 한 번쯤은 겪어보지 않았는가. 큰 건 아니더라도 에스컬레이터 거꾸로 오르기라든가.. 정해진 출근시간이 아닌 더 여유로운 시간에 유유히 출근하기라든가! 가끔 세상에 반항하고 싶어질 때, 중2병을 겪던 그때처럼 욕망을 주체할 수 없을 때 <파이트 클럽>을 추천한다. 리즈시절의 빵오빠 비주얼을 감상하며 괜히 나도 그처럼 쿨하고 야성적인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져보는 것도 나름 좋은 감상법이 될지도 모른다.
파이트 클럽 시놉시스
비싼 가구들로 집 안을 채우지만 삶에 강한 공허함을 느끼는 자동차 리잭 심사관 ‘잭’.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거친 남자 ‘테일러 더든’과의 우연한 만남으로 본능이 이끄는 대로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어느 날, “싸워봐야 네 자신을 알게 된다”라는 테일러 더든의 말에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잭. 두 사람은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파이트 클럽’이라는 비밀 조직을 결성하고, 폭력으로 세상에 저항하는 거대한 집단이 형성된다. 하지만, 걷잡을 수 없이 커진 ‘파이트 클럽’은 시간이 지날수록 의미가 변질되고, 잭과 테일러 더든 사이의 갈등도 점차 깊어져 가는데…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모두 복사본의 복사본의 복사본 같다.”
똑같은 외관과 구조로 지어진 아파트. 똑같이 생긴 티비속에서 흘러나오는 똑같이 생긴 보급형 가구에 대한 광고. 잭은 가구 광고를 보고 있는 자신을 “이케아 제품으로 보금자리를 꾸미는 노예 대열에 합류했다.”고 표현한다. 똑같이 굴러가는 사회 속에서 자연스레 정해진 표준에 맞추기 위해 일을 하고, 집을 사고 집을 꾸민다. 하지만 잭은 공허함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공허함 뒤에는 괴로운 불면증과 무기력함이 뒤따른다.
잭은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 병으로 인해 진짜 괴로워하고 있는 사람들의 위로 모임에 참석한다. 잘빠진 가구가 아닌 커다란 사람의 품에 안겨 눈물을 토해내는 건 생각보다 효과가 좋았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위로에 중독된 잭은 여러 모임을 전전했고, 그곳에서 또 다른 거짓말쟁이 말라 싱어를 만난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이고, 죽지 않는 것이 비극이라 외치며 도로를 거침없이 가로지르는 이상한 여자. 만약 그녀를 지금이 아닌 다른 시간대에 만났다면 위로 모임을 나누는 사이가 아닌 아름다운 연인 사이가 될 수 있었을까-하고 잠시 생각해보지만, 눈앞에 서 있는 까만 머리의 여자를 다시 보니 그건 절대 아닌 것 같다. 말라 싱어는 강하게 잭의 시선을 잡아끌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말라 싱어보다 더 흥미로운 존재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잭이 테일러 더든을 만난 건 높은 하늘 위였다. 출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잭의 옆인 비상구 좌석에 앉아 안전카드를 읽고 있는 남자는 비상구 좌석 승객이 맡게 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며 표정을 구긴다. 뒤이어 테일러는 남들은 모두 따르겠다고 말하는 안전 수칙이 알고 보면 위험을 순응하게 만드는 규칙이라며 이상하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순응하는 것들을 다시 들춰내 의심하는 사람이라니. 잭은 그런 테일러를 매우 흥미롭게 바라본다. 비행기에서 잠시 만나는 일회용 친구치고는 꽤나 흥미로운 남자였다.
“소유물에 지배당하지 말라”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집에 도착한 잭은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소중한 그의 아파트가 불에 타고 있는 것이다. 그는 망연자실한 상태로 홀린 듯 테일러에게 전화를 건다. 테일러는 흔쾌히 잭과 술 한 잔을 하고, 자신의 집에서 함께 지내도 된다고 말한다. 그 후 잭은 테일러를 따라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일탈을 하나씩 경험해나간다. 사회적 규범, 정상적인 범주, 남들과 같은 삶을 의미하는 잭의 아파트가 불에 타던 날, 잭은 테일러와 함께 틀을 벗어나게 된다.
테일러는 이렇게 말한다. 아파트와 고급 가구들은 소유물이고, 소유물은 사람을 지배한다고. 그는 있는 그대로 흘러가는 영사기 속 릴 테이프를 가만두지 못했고, 정해진 코스대로 흘러가는 고급 호텔의 음식에 테러를 저지른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다수에 의해 기본이라 정해진 것이라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따르지 않는 인물이다.
“싸우고 나선 모든 것의 소리가 작아지고, 모든걸 감당할 수 있게 된다.”
쾌감이 사람의 원초적 본능이란 것, 무의식중에 남들과 다른 것을 원한다는 것.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파이트 클럽’은 싸우면서 쾌감을 느끼고, 사회에서 규제한 금기를 어기며 색다른 클럽활동으로 추앙받는다. 잭과 테일러는 결국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안정적인 것이 아닌 쾌감과 특별함이란 사실을 모아 ‘파이트 클럽’이라는 이름을 만들게 된다.파이트 클럽의 위치는 식당 밑 지하. 활동 시간은 손님들이 모두 나간 후 늦은 시간이다. 다른 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난 후, 땅밑에서 뒤늦게 열리는 파이트 클럽은 모든 걸 내려놓을 수 있는 곳이자 나의 밑바닥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테일러는 아직도 망설이고 있는 잭의 손에 흉터를 남기며 “모든 걸 잃었을 때만 모든 걸 할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된다”고 말한다. 잭은 테일러가 남긴 상처를 통해 마지막까지 쥐고 있던 것들을 내려놓게 된다.
잭은 지원자들을 받아 군대를 양성하고 대혼돈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테일러와 잭이 동일 인물이란 것이 밝혀지기 전엔 ‘(상상 속)테일러의 군대’라고 표현되지만, 애초에 잭(진짜 테일러)이 소집한 군대다.) 잭은 지원자들에게 여러 가지의 테러 계획을 하달하며 도시를 휘저어 놓다가 고환암 환자 모임에서 만난 짝꿍 밥을 잃고 충격을 받는다. 큰 덩치로 잭을 폭 감싸 안아주던 눈물 동지의 죽음은 테일러를 만나기 전에 존재했던 본성을 불러온다. 잭은 뒤늦게 경찰서에 계획을 자수하러 가지만, 대혼돈 프로젝트 팀원에게 목숨을 위협받고, 자신이 테일러 더든이라는 혼란함만 안은 채 경찰서를 빠져나온다.
“우린 같은 사람이니까.”
잭과 테일러는 같은 사람이다. 테일러는 삶을 바꾸고 싶어 하던 잭이 찾아낸 탈출구였고, 그 사실을 인지하게 된 순간 영화의 릴이 교체되듯 한순간에 대혼돈 프로젝트의 주인공이 바뀌어버린다. 집에 불을 지른 것도, 말라와 사랑을 나눈 것도, 군대를 소집한 것도, 파이트 클럽을 만든 것도 모두 잭, 진짜 테일러 더든이었다. 영화 초반엔 잭이 테일러와 처음으로 주먹질을 하며 아드레날린을 느낀 것으로 표현되지만, 그것 또한 잭이 홀로 벌인 싸움이었다. 잭이 지부장의 사무실에 들어가 지부장에게 폭력을 당한 것처럼 혼자 싸움을 연출해내던 장면은 이 반전을 위한 복선이었을지도 모른다.
“난 눈뜨고 있어.”
잭은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테일러의 모습이 환영이란 것을 알게 된다. 사실 진짜 테일러는 자신이라는 것도. 잭은 테일러의 존재를 없애기 위해 자신에게 총을 발사한다. 건물은 계획대로 폭파되고, 잭은 말라와 손을 잡는다. 잭은 자신이 누군지, 어떠한 욕망으로 가상의 테일러 더든을 만들어냈는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깨닫게 된다.
정해진 사회규범 속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던 진짜 테일러 더든(잭)은 자신이 원하는 모습의 거친 테일러 더든을 만들고, 그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파이트 클럽을 만든다. 가상의 테일러 더든이 존재하고 ‘잭’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그는 처음엔 테일러를 무조건적으로 따르며 그의 말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파이트 클럽 회원들 사이에서 ‘테일러 더든’이라는 이름이 전설처럼 떠돌기 시작하자 “나도 파이트 클럽의 창시자인데..”라며 자신도 절반쯤의 공이 있음을 인정받고 싶어 한다. 이것은 더 이상 잭(진짜 테일러)이 가상의 테일러 더든에 기대는 것이 아닌 본체 자체의 삶을 바꾸고 싶다는 욕망이 커지고 있음을 암시한다. 잭은 대혼돈 프로젝트의 계획을 말해주지 않는 테일러에게 섭섭함을 나타내고, 이내 테일러가 집에서 사라진다. 더 이상 가상의 테일러 더든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잭의 욕망이 커졌기 때문이다.
잭, 아니 진짜 테일러 더든은 자신이 가진 자아 중 한 가지인 ‘평범한 회사원 테일러 더든’의 모습으로 살아가다가 현실의 권태가 정점을 찍은 순간 숨겨놔야만 했던 자아 ‘파이트 클럽의 창시자가 될 테일러 더든’을 불러온다. 왜 이런 모습을 숨겨야 했냐고 묻는다면, 현 사회와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하겠다.
고급스러운 물건을 사며 행복을 느껴야 하고,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다수가 정한 평범함에 물들어야만 했던 남자의 공허함이 끌어낸 또 다른 자아는 자신의 고통을 명확하게 비추는 거울이 된다. 건물이 무너지고 도시에 잠깐의 혼란이 찾아온다 해서 견고하게 조직된 사회가 흔들릴 거란 보장은 없다. 하지만 아주 잠깐이라도 완전한 해방감을 누릴 수 있었다면 테일러의 ‘대혼돈 프로젝트’는 성공한 것이라 봐도 되겠다.
-
- 꼭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영원한 이별은 없어요'라는 대사가 느닷없이 생각난다. <노매드랜드>에서 나왔던 대사였다. 떠나간 아들을 기리는 아버지의 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대사는 나의 머릿속에서 오래오래 남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좋은 영화는 사람 머릿속에 오래오래 남는다는 장점이 있다. 아마 나는 사회복무요원 일이 끝나면 취직을 하고 또 자취를 하겠지? 그럼 나는 이 <노매드랜드>를 블루레이로 구매할 생각이 있다. 아니 그 이전에 그 DVD 트는 기기를 뭐라고 부르지? 그걸 구매하고 싶은 의향까지 있다. 적당히 넓은 집에 이불 덮고 누워서 금요일 밤에 그거 틀고 잠자면 행복할 것 같다.
그런데 가끔 이런 소소한 재미거리들이 사라져 버린다면? 난 그럼 방에 갇혀 사는 거야? 책 읽으면 되지. 근데 책도 못 읽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걸까? 그냥 방구석에서 인스타그램을 끄적이며 사는 게 전부라면 인생은 더할 나위 없이 심심하다. 그런데 내가 나답게 하는 것들을 하지 않은 채로 그냥 보이기 위해서만 산다면 그건 그야말로 빈 껍데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다못해 이 삶이 TV 방송에서 생중계되고 있다면 더더욱 끔찍할 것 같다. 안 그래도 외로운 날이 많아 카카오톡 대화창이 텅텅 비는 나다. 대화할 상대도 없이 그렇게 표류하면 외로워서 어떻게 살 수 있을까 한숨이 난다. 그런데 이런 어두운 현실 속에서 무조건 해야 할일이 있다. 수많은 카메라 앞에서 웃는 것이다. 그리고 그걸 10년 연속으로 해야 한다. 20대 동안 하는 것도 괴로웠는데, 결혼생활을 하고 난 후 내내 해야 한다는 건 정말 헛구역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근데 그걸 실제로 한 사람이 있다고 한다. 20세기 후반의 영국으로 가보자.
미치지 않는 게 신기할 정도로
1990년대의 영국에는 '왕비'라는 단어를 실제로 듣고 산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녀는 실제 왕비이기도 했다. 이름은 다이애나 스펜서. 으리으리한 궁전 안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다. 왕비로 살아 아름다움과 부를 얻은 채로 살면 행복하지 않겠냐고? 아니다. 스펜서는 행복하지 않다. 무슨 축산업자처럼 매일 몸무게를 재고 있는 직원들과 아들이 바람을 피우건 말건 무관심한 시어머니까지 정신이 나가지 않는 게 신기할 정도다. 이런 스펜서가 갖고 있는 삶의 낙이란 유일한 대화 상대 메기와 아들 둘 뿐이었다. 앞에서도 잠깐 썼지만 남편은 그냥 말로만 배우자다. 이런 비참한 현실 덕에 과거에 친구들과 놀던 시기를 떠올리기 일쑤인 스펜서. 그렇게 불행한 시집살이 도중에 왕실끼리 어느 별장에 놀러 간다는 말을 듣게 된다. 직접 운전해 도착하고 싶었지만 길을 잃어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하게 된다. 가던 길을 잃은 다이애나. 길을 잃던 도중 예전에 뛰어놀던 허수아비를 발견한다. 그 허수아비에는 아버지의 외투가 걸려 있었다. 안 그래도 미쳐버릴 것 같은 왕궁 생활을 겪고 있는 그녀. 아버지의 유품까지 오용되고 있는 현실 덕에 과거에 대한 그리움을 느낀다. 영화는 이 일을 기점으로 다이애나가 어떤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를 묘사한다. 그리고 이런 고통 속에서 이뤄지는 그녀의 자아 찾기가 영화의 주요 소재다.
전기 영화 탈을 쓴 스릴러물
영화는 무서울 정도로 진절머리가 난다. 거의 스릴러 물에 가까울 정도로 잔인하다. 그 이유는 스펜서의 일상 묘사 때문이다. 스펜서가 겪는 왕궁 생활은 관객들이 보기에도 답답하게 느껴진다. 예를 들면, 극초반부에 주인공 스펜서의 몸무게를 재는 장면이 있다. 이때 왕실이 우리가 그냥 일반적으로 몸무게를 재는 기계를 사용하지 않는다. 족발집에 가서 흔히 볼 수 있는 저울 비슷한 걸로 몸무게를 잰다. 이게 실제 영국 왕궁이 이 도구를 사용했는지를 알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이 장면 연출은 '스펜서가 이 왕궁에서 사람 취급을 받고 있는가?'를 묻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뿐만 아니라 남편 찰스와의 껄끄러운 관계나 시어머니와의 대화 내용까지 영화는 스펜서를 끊임없이 압박한다. 영화는 좋은 연출법으로 다이애나에게 잘 이입하게 도와준다. 관객의 감상에 깊이가 더해지는 것이다.
보다 더 꼼꼼하게
영화는 꼼꼼하다. 다이애나 스펜서의 억양과 성격, 그리고 당시 왕궁 묘사에 힘을 많이 쓴 느낌이 든다. 이 영화를 관객들 중 많은 사람들이 영국 왕궁을 알지는 못할 것이다(나 포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당시의 자동차나 입던 의상 코디까지 잘 짜였다는 느낌이 강하다. 또 때깔도 좋다.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워낙 미인이라 뭘 입어도 잘 소화하는 측면이 있겠지만 입는 코디 - 왕궁 배경 - 낯/밤의 색 대비 - 진주 목걸이를 위시한 장신구까지 전체적인 톤을 잘 뺐다. 그리고 다이애나 스펜서의 실제 성격 묘사도 좋았다고 한다. 영화 보고 나서 다이애나 스펜서의 일대기를 찾아봤었다. 그때 그녀가 두 아들을 사랑하는 따뜻한 어머니라는 글을 읽을 수 있었는데, 아들과의 대사들 속에서 애정이 보일만큼 영화는 작은 부분을 놓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후반부에 한 장면이 있다. 이 영화가 꼼꼼하다고 여길 수 있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이 장면(설정)까지 귀결을 내기 위해 각본상의 허점 없이 딱 딱 맞아떨어지는 정교함 역시 영화의 장점이기도 하다.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크리스틴 스튜어트
이제 다음 주면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다. 이 작품으로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여우주연상에 올랐다. 나는 <타미 페이의 비극>을 보지 않아 제시카 차스테인이 어떤 연기를 보여줬는지를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굉장히 유력한 후보라고 생각한다. 일단 섬세한 감정 묘사가 좋았다. 중반부 즈음에 나오는 아들 둘과의 대화 장면이나, 후반부 즈음에 작은 동작 하나하나가 실제 스펜서의 모습이 저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영국 영어 악센트 묘사가 탄탄했다. 우리가 토익 시험장에서 들을 수 있는 영국 영어 톤이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정서는 불안함이다. 영화는 내내 스펜서를 괴롭힌다. 이 불안함이라는 정서는 부적응과도 관련이 있다. 왕실 분위기랑 영 안 맞는 스펜서는, 뭔가 피곤에 쩔어있는 듯한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캐릭터성과도 잘 맞아 좋은 시너지를 낸다. 이런 그녀의 매력과 섬세한 감정연기가 전체적으로 잔잔하고 루즈한 느낌이 충분한 영화를 후반부까지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된다.
의상, 음악, 촬영, 저평가는 서운해
물론 여주인공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그러나 스튜어트의 호연으로만 평가받아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일단 의상과 헤어스타일이 좋았다. 실제로 다이이나 스펜서를 구글에 검색해보면 나오는 머리 스타일이 그대로 옮겨졌다. 또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아웃핏에 맞는 드레스나 메이크업까지 영화의 미술은 아주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영화 음악도 기억에 남았다. 몇몇 분은 과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긴 하지만 스펜서가 갖고 있는 정서불안을 묘사하는데 탁월했다고 느꼈다. 그런데 음향상 축에 끼지도 못한 건 좀 의아한 부분이 있다. 또 촬영도 괜찮았다. 스펜서의 얼굴을 중심으로 클로즈업이 이뤄져 그녀의 리액션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 촬영기법은 영화의 핵심 키워드인 '스펜서가 외부에 반응하는 방식'을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아이디어였다. 그런데 역시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는 것은 의아했다.
꼭 알고 갈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다이애나 왕세자비에 대한 이야기, 아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모르는 분도 있을 것이다. 나는 얼핏 들어서 알고 있다. 엄청 구체적으로는 잘 몰랐지만 그녀가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 정도는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 영화의 감정선이 더 깊게 느껴졌다. 마음이 아팠다. 운명의 얄궂음이 가혹하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이 때문에 이 다이애나 스펜서라는 인물의 실제 일대기를 알면 좋겠지만 모르는 것도 크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걸 알고 가면 더 깊게 느껴질 영화인 것은 충분하다. 그러나 영화는 스펜서의 입장 변화를 너무 섬세하게 묘사하기 때문에 이 영화가 끝난 후의 다이애나 스펜서가 관객을 기쁘게 만들어 주지는 못할 것이란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꼭 스펜서의 일대기를 무조건 알고 갈 필요는 없다. 깊게 감상하고 싶다면 검색하는 쪽이 좋고 소프트하게 보고 싶다면 모르셔도 될 이야기다.
그 곳에서는 꼭 행복하길 바라겠습니다. 다이애나 스펜서.
-
- 압도적인 액션 / 역시 퓨리오사 / 안야 테일러 조이의 강렬한 카리스마 / 아역 배우의 독기어린 눈빛 연기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으로 엔드크레딧 전에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영상이 잠시 나옵니다.
엔드크레딧 후에는 있나 싶은 허무한 영상 하나 있습니다.
-
- 7년만에 돌아온 슈퍼배드 4 / 메가 미니언즈의 탄생 / 미니언즈 없는 슈퍼배드는 없다!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슈퍼배드 4" 후기입니다.
*메가 미니언즈의 재롱이 담긴 쿠키영상 있습니다.
-
- 넷플릭스 <유령인데 어쩌라고> 공식 예고편
나쁜 X이라고 부르든지 말든지. 라나 콘도어 출연의 새로운 시리즈, 넷플릭스에서 곧 공개 예정. 《유령인데 어쩌라고》를 시청하세요. 오직 넷플릭스에서.
-
- 디즈니+ <로얄로더> 티저 예고편
“드디어 우리 계획이 시작됐어” 가장 낮은 곳에서 제일 높은 곳으로 이재욱+이준영+홍수주 [로얄로더] 2월 28일, 오직 디즈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