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1-06 12:29:44
1월 둘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대작 영화의 대가 마이클 만의 복귀작 <페라리> 개봉

2025년을 맞이한 지 어느새 일주일이 지난 지금!
신년을 맞은 극장가도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금주에는 대작 영화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대표적인 감독 마이클 만의 신작 <페라리>부터 ‘천재 작가’라고 불리우는 아사노 이니오의 SF 만화를 원작으로 한 <데드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 파트1>, <히든페이스>에 이어 빠르게 차기작으로 돌아온 박지현 주연의 <동화이지만 청불입니다>, 세계적인 팝 스타 퍼렐 윌리엄스의 이야기를 레고 무비로 담은 <피스 바이 피스>까지 고루고루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번 주 관객의 선택을 받게 될 영화는 무엇일까요?
페라리
FERRARI

개요: 드라마 | 미국, 이탈리아, 영국 | 131분
감독: 마이클 만
주연: 아담 드라이버, 페넬로페 크루즈, 쉐일린 우들리
개봉: 2025.01.08.
배급: CJ ENM

줄거리
1957년, 전세계를 뒤흔든 '페라리'의 충격 실화가 드러난다!
파산 위기에 놓인 '엔초 페라리'. 회사 존폐의 기로에서 사사건건 충돌하는 아내 라우라. 아들 피에로를 페라리 가로 인정하라고 압박하는 또다른 여인 리나.
평생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지기 직전인 1957년 여름, 이탈리아 전역 공도를 가로지르는 광기의 1,000마일 레이스 '밀레 밀리아'에서 엔초 페라리는 판도를 뒤집을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는데...
데드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 파트1
Dead Dead Demon's Dededede Destruction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120분
감독: 토모유키 쿠로카와
주연: 이쿠라, 아노, 타네자키 아츠미, 시마부쿠로 미유리, 오오키 사에코, 와키 아즈미, 시라이시 료코
개봉: 2025.01.08.
배급: (주)올랄라스토리, 롯데컬처웍스(주)롯데시네마

줄거리
정체불명 초거대 우주 모함 도쿄 상공 출현! 내일 지구가 폭망해도 오늘을 즐기는 하이텐션 고교 라이프! 3년 전 그날 이후 조용하지만 착실히 멸망은 진행 중…
아이도 어른도 아닌 우리, 일상도 비일상도 아닌 그때. 모든 게 불확실했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선명했습니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절대적’이란 것!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FORBIDDEN FAIRYTALE

개요: 코미디 | 대한민국 | 109분
감독: 이종석
주연: 박지현, 시원, 성동일
개봉: 2025.01.08.
배급: ㈜미디어캔, ㈜영화특별시SMC

줄거리
동화 작가가 꿈이지만 현실은 불법 음란물 단속팀 새내기인 ‘단비’는 스타 작가를 찾던 성인 웹소설계 대부 ‘황대표’와 우연한 사고로 노예 계약을 맺게 되면서 하루아침에 19금 소설을 쓰게 된다.
생전 접한 적 없는 장르를 집필하는 데 난항을 겪던 ‘단비’는 음란물 단속을 하다 권태기에 빠진 선배 ‘정석’의 응원과, 친구들의 생생한 경험담에 힘입어 어느새 자신도 알지 못했던 성스러운 재능을 발견하게 되는데…
피스 바이 피스
Piece by Piece

개요: 애니메이션 | 미국 | 93분
감독: 모건 네빌
주연: 퍼렐 윌리엄스, 스눕 독, 스웬 스테파니, 켄드릭 라마, 저스틴 팀버레이크
개봉: 2025.01.08.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줄거리
“제 이야기를 레고로 만들면 쩔거 같지 않아요?”
창조의 귀재, 현존 최고의 아티스트 ‘퍼렐 윌리엄스’ 제이 지, 켄드릭 라마, 저스틴 팀버레이크, 스눕 독의 샤라웃을 받은 음악의 신 그가 하는 모든 것은 모두 작품이 된다!
레고로 그려내는 ‘퍼렐윌리엄스’의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가 온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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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형제인 베니 사프디와 연출한 <굿타임>, <언컷 젬스>로 전 세계 시네필에게 큰 지지를 얻었던 조쉬 사프디의 단독 연출작 <Marty Supreme>이 약 9천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 제작사 A24의 역대 최고 예산 영화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Marty Supreme>는 티모시 샬라메, 기네스 팰트로 등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며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탁구 챔피언의 이야기로, 전형적인 전기 영화가 아닌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나 <캐치 미 이프 유 캔>과 같은 "속도감 넘치는 세계 여행형 코미디 모험"으로 구상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베니 사프디는 최근 드웨인 존슨과 에밀리 블런트가 출연하는 A24의 스포츠 전기 영화 <The Smashing Machine>의 제작을 마쳤습니다. 두 형제의 작품은 모두 내년 개봉 예정으로, 칸 영화제에서의 동반 상영이 성사될 것인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출처: World of Reel)
송혜교, 전여빈 <검은 수녀들> 개봉일 공개
장재현 감독의 <검은 사제들>의 두 번째 이야기를 그린다고 알려져 화제가 된 송혜교, 전여빈 주연의 <검은 수녀들>이 국내 개봉일을 공개했습니다. 두 주연 외에도 이진욱, 문우진 배우가 출연하여 관객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2025년 1월 24일에 개봉 예정인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수녀들의 오컬트 영화입니다.
<에일리언>, <블레이드 러너>
시리즈 판권 미확보에 아쉬움 밝힌 리들리 스콧
리들리 스콧이 최근 ‘The Hollywood Reporter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성공시켰던 <에일리언>, <블레이드 러너> 시리즈의 프랜차이즈 권리를 확보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표하며, 스티븐 스필버그, 제임스 카메론처럼 자신도 주요 작품에 대한 권리를 지켜야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최근 개봉한 <에일리언: 로물루스>의 성공으로 ’Fox’를 통해 새로운 에일리언 영화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출처: IndieWire)
<밀수>, <스위트홈> 배우 고민시,
윤가은 감독 신작 <세계의 주인> 주연 확정
<밀수>, <스위트홈>, <오월의 청춘> 등 유수의 작품에 출연하여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배우 고민시가 윤가은 감독의 신작 <세계의 주인> 출연을 확정 지었습니다.
윤가은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 <세계의 주인>은 18살 평범한 여고생 이주인에게 어느 날 뜻밖의 일이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윤 감독은 장편 데뷔작인 <우리들>로 청룡영화제 신인감독상을 비롯하여 당시 많은 영화제를 휩쓸어 화제 된 바 있습니다. (*출처: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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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신자를 광신도로 만드는 경이한 힘
'듄: 파트2'의 힘은 경이롭다. '듄' 세계관을 전혀 몰라도,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가 재미없다고 하는 사람들을 극장 좌석에 앉혀놓고 집중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가짜인 걸 알면서도 진짜처럼 믿게 만드는 힘, 이것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전하는 영향력이 아닐까.
'듄: 파트2'는 전편인 '듄'의 스토리를 이어간다. 황제의 계략으로 아트레이데스 가문 몰락과 아버지 죽음 이후 각성한 폴(티모시 샬라메)이 프레멘 종족과 함께 생활하며 자신의 능력을 깨닫고 복수를 위한 여정에서 전사의 운명을 찾아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다만 1편에선 모친이 레이디 제시카(레베카 페르구손)가 아닌 프레멘 종족의 전사 챠니(젠다이아 콜먼)가 폴의 조력자로 나선다.
다른 시리즈 영화처럼 '듄: 파트2' 또한 전편을 관람하지 않거나 원작 소설을 보지 않은 이들에겐 불친절한 작품이다. 하지만 드니 빌뇌브 감독은 진입장벽을 낮춰 관객들이 쉽게 유입하게 만들 생각은커녕 오히려 1억 9000 달러(약 2531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앞세워 공격적으로 밀어붙인다.
사실 드니 빌뇌브가 연출한 '듄' 시리즈는 애초에 원작자 프랭크 허버트 작가가 써 내려간 동명 원작 소설의 방대한 서사를 모두 살려내기엔 편 수가 너무 적었다. 그런데도 그가 담아낸 장면들 하나하나가 세계관 속 설정이나 용어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강력해서 보는 이들을 영화 속 주무대인 10191년 아라키스 행성에서 목격하고 있는 것처럼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스틸가(하비에르 바르뎀)를 비롯해 남부 출신 프레멘인들은 폴을 자신들의 구원할 메시아 '리산 알 가입'이라고 믿지만, 그는 단순히 외지인이며 '리산 알 가입' 설화를 미신에 불과하다고 믿지 않는 불신자들도 많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각성하여 프레멘 전체를 이끄는 '폴 무앗딥 우슬'이 된 폴의 모습에 광신도로 바뀌는 불신자들처럼 관객들 또한 광신도로 만든다.
물론 원작을 읽었거나 '듄' 세계관을 빠삭하게 알고 있는 이들에겐 이 실사 영화에서 부족함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것이다. 복수에 눈이 멀고 운명에 휘말리는 폴 아트레이데스의 내면 및 성장 서사, 새로운 빌런 페이드 로타 하코넨(오스틴 버틀러)이나 황제의 딸 이룰란 코리노(플로렌스 퓨) 등 일부 캐릭터들의 분량이 짧고 단순하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러한 결점을 실제로 있을 법하게 구현한 CG와 대규모 전투신 등을 선사하며 빈약한 영화의 내러티브를 커버한다.
스크린 안팎에서 '리산 알 가입'을 찾게 만드는 원동력은 역시 티모시 샬라메다. 전작인 '듄'에서도 관객들을 휘어잡는 아우라를 내뿜었듯, 2편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퀴사츠 헤더락' 그 자체였다. 소년과 성인 남성을 모두 간직한 얼굴, 나약함과 강인함 중간에 있는 눈빛, 생존에 불리해 보이는 가냘픈 몸이 주인공 폴 아트레이데스를 실사화한 것 같다.
특히 후반부에서 프레멘 전체를 이끌고 황제와 하코넨 가문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는 리더 겸 메시아로서 카리스마는 가히 압도적이다. 1달 전 '웡카'로 만났던 천진난만함, 스윗함과는 180도 다른 매력이다. '듄' 시리즈는 곧 티모시 샬라메이며, 그가 현재 왜 대세 배우인지를 이번 영화로 입증했다.
'듄: 파트2'에서 티모시 샬라메와 더불어 진주인공급으로 활약한 젠데이아와 레베카 페르구손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그 외 하비에르 바르뎀, 조쉬 브롤린, 스텔런 스카스가드, 오스틴 버틀러 등 '듄: 파트2'에 출연한 초호화 라인업들이 펼치는 연기차력쇼는 영화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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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편 러닝타임 다 합쳐 '이 선생'만 찾으시렵니까
처절한 마약전쟁
이 영화의 첫 장면은 전작 <독전> 1편의 후반부에서 시작한다. 총격전이 일어난다. 아수라장이 된 현장. 브라이언(차승원)이 어딘가로 잡혀간다. 정신을 차린 브라이언. 상의를 탈의한 채로 의자에 묶여 있었고, 반대편에는 팔이 잘린 채로 죽어있는 박선창이 있다. 불안에 떠는 브라이언. 자신을 납치한 인간이 누구일까 하는 생각에 겁에 질린다. 브라이언 눈앞에 등장한 사람은 서영락(류준열/오승훈)이었다. 충격적인 말을 듣는 브라이언. 브라이언의 등에 뜨거운 열을 지진다. 다시 정신을 잃은 브라이언. 기력을 찾고 난 다음부터는 의자가 있어아먄 일상생활을 할 수 있었다. 마음이 불편한 건 원호(조진웅) 역시 마찬가지다. 아직도 서양락이 이선생이었을 거라고 확신하는 원호. 서영락이 종적을 감추고 사라졌기 때문에 이선생을 잡을 방법이 오리무중 하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 마약 전쟁. 중국에서 섭소천(한효주)이 개입하며 더 추접한 싸움이 벌어진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줄거리 파악이 어렵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 인물의 감정선에 구멍이 있다. 이야기를 이끄는 원동력 중 하나는 원호가 서영락 내지는 이선생을 쫓는다는 설정이다. 그렇다면 원호와 락(서영락) 사이의 물고 물리는 관계가 중요하다. 1편은 류준열, 조진웅 두 배우의 카리스마로 이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전작이 다져놓은 토대를 활용하지 못한다. <독전 2>에서는 1편의 서영락이었던 류준열과 얼굴부터 목소리까지 전혀 딴판인 배우를 캐스팅했다. 그래서 원호가 1편과 2편에서 같은 인물을 잡으려고 노력한다는 것에 별로 몰입이 안 된다. 오승훈 배우 개인 역량이 문제인 것은 아니지만 일단 시각적으로 괴리감이 눈에 보이는 건 치명적이다. 만약 이 두 괴리감을 '그래도 같은 인물이니까'라고 이해하고 넘어간다 하더라도 이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른 캐릭터들의 등/퇴장마저 모호하다는 것은 아쉽다. 대표적으로 원호의 주위의 동료 형사들을 묘사하는 방법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여러 영화에서 봐왔던 클리셰를 그대로 답습하기 때문이다. 또한 시리즈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진하림 캐릭터가 들어가는 방식도 괜히 플롯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다. 이 인물과 관련된 장면들은 이야기에서 장애물처럼 느껴졌다.
두 번째. 이야기의 핵심이 전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영화를 식상하게 만든다. 드라마처럼 전시즌 공개 후 1~2년 정도 뒤에 나온 영화라면 연속성이란 것이 생겨서 흥미롭게 볼 수 있다. 하지만 2편이 개봉하기까지 5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그렇다면 당연히 1편과 2편의 개성이 분명한 영화를 바라지 않을까? 하지만 번작이 미드퀄이라는 말 아래에 1편과 공통점이 많다는 점은 이야기를 진부하게 만드는 요소다. 그래서 이 <독전 2>의 이야기 내실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 영화가 섬세함이 부족했기 때문은 아닐까라고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핵심을 본작(<독전 2>)처럼 ‘이선생을 찾아라’와 ‘1편의 엔딩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일까’로 설정해도 이야기를 다른 쪽으로 변주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 가령 원호가 경찰 조직 내부에서 알력다툼을 펼칠 수도 있다. 원호가 집착이 굉장히 강한 인물이기 때문에 ‘이선생을 잡으려고 저렇게 애쓰는 게 맞냐’라는 논의가 나오는 것도 이상하진 않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원호는 혼자 이선생을 잡을 수 있다는 듯이 독박 쓴다. 섭소천의 존재 역시 이야기에서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나름 마약조직의 간부이고 서영략의 상대역이다. 그럼 이 인물이 주도적으로 판을 이끄는 모습도 어느 정도는 필요했다. 하지만 이 인물은 ‘이선생이 누구야’라는 전제 하에 휩쓸린다. 왜? 이 섭소천마저 이선생에게 큰 영향을 받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인물까지 굳이 이선생과 관련이 있는 캐릭터로 설정할 이유가 있었을까? 서영락을 제지하는 인물로만 나와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카리스마 없는 인물들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을 기획하는 방식에서도 아쉬운 것이 많다. 기본적으로 몰입해서 볼 만한 캐릭터가 없다. 서영락, 조원호, 섭소천을 비롯한 그 어떤 캐릭터도 관심을 집중시키는 무언가가 없다. 그중 카리스마가 가장 부족한 인물은 섭소천이다. 섭소천은 영화에서 핵심 조연이다. 서영락 입장에서 섭소천이 제일 큰 빌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 인물의 강함과 무서움의 정도가 관객 입장에서 서영락에 이입하는 매개체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인물은 초반부터 카리스마를 뽐내고 시작하지 않는다. 단지 이상한 자세로 누워있는 것이 전부다. 그래서 이 인물이 뭘 원하고 어떤 행동을 할 것 같은지가 파악이 잘 되지 않는다. 청순함의 대명사인 한효주 배우가 이미지변신을 했다는 것 외의 무언가를 느끼기는 어려운 것이다(그리고 왜 거지꼴로 나오는지도 의문이다. 그냥 평범한 30대 중반 여성으로 나와도 이 이야기 전개에 아무 지장이 없다). 한효주 배우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 역시 마찬가지다. 이 영화에서 변요한 배우는 우리가 아는 변요한 같지 않다. 일본인 장수 역할을 해도 어울리는 배우가 이 영화에서는 자막이 없으면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어렵다. 차승원 배우도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전형적인 매드 사이언티스트처럼 연기한다. 조진웅 배우가 맡은 조원호도 글쓴이 입장에선 의문투성이인 인물이었다. 1편의 캐릭터성을 떠올리기 이전에 지나치게 1차원적으로 행동한다. 이런 문제들은 캐릭터를 쉽게 틀에 찍어냈기 때문에 벌어진다.
미드퀄의 함정
또 이 영화가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의문점이 있다. 애초부터 미드퀄이라는 기획 자체가 이 <독전 2>에 좋아 보이지 않는다. 우선 ‘미드퀄’이라고 함은 이야기 중간에 삽입되어 원작을 더 풍성하게 전달한다는 뜻이다. <독전 2>가 아닌 선에서, 미드퀄에 해당하는 영화는 마블의 <블랙 위도우>가 있다. <블랙 위도우>와 <독전 2>가 시간을 다루는 방식은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마블이 <어벤저스 : 엔드게임> 이후 전사한 블랙 위도우를 다시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이유는 분명하다. 영화 내적으로는 엘레나의 블랙 위도우(2대 블랙위도우)를 추대시켜서 <썬더볼트>나 <호크아이>에서의 대결구도를 만들기 위함이다. 외적으로는 마블의 언성 히어로였던 스칼렛 요한슨에게 헌정하는 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둘을 목표로 잡고 각자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 영화만의 줄거리가 필요했다. 이를 반영하듯 <블랙 위도우>의 줄거리에서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의 흔적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윈터솔저니 뭐니 이런 건 다 과감히 생략한다. 나타샤/엘레나 자매가 억류되어 있는 블랙 위도우들을 해방시키는 것이 <블랙 위도우>의 핵심이었다. <독전 2>가 미드퀄을 활용한 방식은 이와 반대다. 영화가 가진 고유의 매력을 개발하는 게 아니라 그냥 단지 1편에 편승한 것이다. 단순히 ‘이선생이 누구냐’만 네 시간을 다루기 때문에 이 영화의 대부분은 동어반복이다. 이 동어반복이 가치가 있으려면 나머지 10분에서 긴박감이나 전율이 느껴지면 된다. 하지만 이 영화가 정말 전달하고자 했던 바는 삶의 허무함이다. 간절하게 기다려왔다고 해서 인생의 모든 순간이 아름답지 않다는 걸 영화는 내내 묘사하고 있다(그래서 부제가 '믿는 사람(Beliver)'다.). 이 둘은 이미 상충된다. 상충되는 두 가치를 동시에 표현할 만큼 영화가 정교하지도 못한다. 미드퀄을 표방하지만 1편과는 충돌되는 몇 설정이 이를 암시하는 듯하다.
끊기는 이야기
영화의 기술적인 측면도 아쉽다. 이 영화에서 편집은 균일하지 못하다. 어떤 장면에선 이야기를 길게 늘였고 또 다른 신에서는 컷을 짧게 구성한 것이다. 이런 엇박이 일관성이 있다면 나름의 리듬이란 것이 생겨 보기 편한 영화가 됐겠지만 이 작품은 이야기들이 내내 부딪히기만 한다. 심지어 액션 장면에서도 CG를 쓴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다 드러난다. 중간에 차를 이용하는 액션 신이 있다. 이 장면은 특히 날것의 편집 흐름이 두드러진다.
이렇게 내내 따로 노는 이야기를 본 탓에 이 영화의 기획의도가 궁금해진다. 전작의 팬들이 좋아하기엔 너무 큰 설정들을 바꿔버렸고 장르적으로 신선하지도 못했으며 배우의 개인팬들에게 추천하고 싶지도 않다. 이야기의 모든 요소가 다 따로 노는 아쉬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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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인터뷰] 심연에서 벗어나 숨을 쉬다
심연에서 벗어나 숨을 쉬다, 감독 문근영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음악영화의 범주를 총망라하는 섹션 ‘음악영화의 풍경’으로 소개된 영화 '현재진행형', '꿈에 와줘', '심연'의 감독은 이번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심사위원이기도 한 문근영이다. 8월 15일, 하소생활문화센터 산책에서 문근영 감독을 만나 영화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언제부터 작품을 구상하신 건가요? 처음부터 연작으로 기획하셨던 건지 궁금합니다.
'심연'은 사실 굉장히 오래되었어요. 예전에 전시를 보고, 제 마음을 적은 글에서 시작되었어요. 전시회에 물이 가득 나오는 스크린이 있는 거예요. 계속 물이 흐르고 물만 나오는 영상을 보는데, 내 마음 상태가 깊은 물 속에 빠져 있는 상태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심해, 심연, 물, 사람, 이런 키워드들이 연결되면서, 이를 장면화한 글을 다시 썼었어요. 그렇게 쓴 것이 2016년, 2017년쯤이었습니다. 몇 번 제작해보려고 시도했었는데 그때는 제가 용기가 없어서 못 하다가, 바치 창작집단을 만들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현재진행형'과 '꿈에 와줘' 같은 경우는 '심연' 작업과 함께 연작으로 기획해서 동시에 진행이 되었어요.
바치 창작집단은 어떤 곳인가요?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연기 외에 창작에 대한 욕구들이 있더라고요. 아무래도 연기자는 누군가에 의해 쓰인 대본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를 연기하다 보니까 아무리 캐릭터를 창작한다고 하더라도, 창작에 대한 욕구들이 다 해소가 되지 않는 답답함을 갖고 있더라고요. 저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친구들이 모여 연기로서 보여줄 수 있고, 창작욕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을 해보는 게 어떨까? 하는 질문에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가수들이 자기의 이야기를 가사로 쓰고 노래를 만들어서 자기 이야기를 하고, 댄서들이 안무를 만들어서 본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듯, 연기자도 직접 하고 싶은 연기, 캐릭터, 표현하고 싶은 감정들을 직접 만들어서 보여주는 작업을 해보자, 해서 ‘바치 창작집단’이 결성되었습니다.
이번 첫 번째 프로젝트는 배우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연기해보는 것을 주제로 하며, 제목은 ‘나의 이야기’입니다. 아무래도 대사가 없이 진행되다 보니, 대사를 대신해줄 음악이 중요해서 요크라는 아티스트 분과 협업하게 되었어요.
영화에서 음악이 주는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하나의 호흡인 것 같아요. 긴장감을 줄 때는 그에 맞는 호흡으로 음악이 흐르고, 잔잔하고 감동을 줄 때는 또 그만큼의 호흡으로 흘러가는 숨 같은 존재가 음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현재진행형'에서는 흑백으로 표현된 무대가 인상 깊었는데요.
'현재진행형'은 정평 배우님의 이야기로, 배우로서의 고민을 담은 작품이에요. ‘처음에는 내가 이 무대에 설 자격이 있나, 나에게 재능이 있는 걸까, 내가 연기를 해도 될까’, 하는 어떤 자의적인 의문이 있다면, 조금 더 지나가서는 이제 좀 외부적인 압박이나 질문, 고민, 또 무대를 떠나고 싶다고 생각을 했는데 발이 떨어지지 않는 어떤 얄팍한 미련 같은 것들, 이런 어떤 수많은 고민의 과정들을 담은 게 현재 진행형이고요. 그래서 이 고민은 앞으로도 계속 제가 배우로 사는 이상 계속 현재 진행형의 형태로 고민은 계속될 거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나아가서 제가 의미를 부여했던 점은,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의 고민이 사실 깊숙이 들어가면 내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잖아요. 근데 그 고민은 내가 이 인생이란 무대에서 내려오기 전까지는 사실 계속되는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자 해서 만든 작품이 '현재진행형'입니다.
무대 위 핀 조명의 존재감이 매우 크게 느껴졌는데요. 어떻게 핀 조명을 활용하게 되신건가요?
어떻게 이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이 사람을 괴롭힐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다가 조명이 떠올랐어요. 조명을 활용하여 표현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었죠.
그래서 처음에 비추는 조명은 이제 자신의 어떤 의문이나 자의적인 어떤 질문이라면, 좁혀 들어오는 조명은 외부적인 압박으로 표현했고, 포기하고 떠나려고 하는데 조명에만 묶여 있는 발은 미련이나 숙명처럼 이 무대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비껴가는 조명들은 기회라는 걸 표현하려 했고, 조명을 하나의 인격체로 설정해서 이 사람이 본인이 되기도 했다가 뭔가 다수의 어떤 사람들의 외부적인 세계가 되기도 했다가 그냥 정말 스포트라이트 자체의 기회가 되기도 하는 설정을 넣어 표현해보려고 했습니다.
'꿈에 와줘'는 어떤 작품인가요?
'꿈에 와줘'는 소중한 사람을 잃은 상실감을 담은 작품이에요. ‘만약 네가 내 꿈에 다시 와준다면 나는 너와 이런 하루를 보내고 싶어’라는 메세지를 담은 작품입니다.
음악에 맞춰서 두 남녀가 무용을 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춤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우선은 안승균 배우가 몸을 움직이고 싶다고 요청을 했던 게 있어서, 어떻게 이 이야기에 춤을 녹여볼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둘이 같이 함께 춤을 췄던 춤을 초반에 혼자 추거든요. 그렇게 빈자리, 상실감을 표현하는 식으로 하고, 꿈에서 만났을 때 둘이 같이 춤으로써 완성되는 거죠. 사실 그것도 꿈에서만 가능하기에 아름답지만 슬프기도 해요. 춤을 통해 예쁘지만, 가슴 아픈 두 사람의 모습을 연출해보았습니다.
영화 속 등장하는 이다겸 무용수와 만나서 춤에 대한 이야기기를 많이 나누었어요. 둘만의 추억과 기억으로 상징될 만한 춤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했더니 미러링이라는 안무 방식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서로를 바라보면서 똑같이 미러링하는 동작인데 거의 그 동작이 주가 되어서 안무가 만들어졌어요.
관객들이 주목해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요?
'꿈에 와줘'를 만들면서, 배우와 같이 ‘관객이 이 영화를 보고 소중한 사람이 떠올랐으면 좋겠다’하는 얘기를 나눴던 적이 있습니다. 그냥 한 편의 아름다운 영화라고 봐주셔도 좋고, 영화를 보시면서 소중한 누군가가 떠올랐으면 좋겠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꿈에서밖에 볼 수 없는 존재를 설정하고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관객들도 영화를 보면서 소중한 누군가를 떠올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문근영의 이야기, '심연'
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어딘가에 갇혀 있는. 벗어나도 벗어나도 벗어나지지 않는 곳에 갇혀 사는 상태의 마음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연기에 대한 한계를 한 번 넘었다고 생각하면 다시 한계가 오고, 또 그걸 깼다고 생각하면 한계가 또 오고. 이게 반복되다 보니 어느 순간 저는 정체되어있고 머물러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때의 답답한 마음을 담았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그것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울한 감정이 벗어나려고 해도 벗어나지지 않는 굴레 속에 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고요. 그런 감정을 표현하고 담아내려고 했던 것이 심연이라는 작품입니다.
대사 없이 연기만으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고려하신 부분이 있었나요?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엔딩이었는데요. 엔딩에서 내 안의 숨을 발견하고 숨을 쉬는 장면이 엄청 중요한 의미가 있어서 촬영하는 내내 최대한 숨을 내뱉지 않고 촬영을 하려고 제일 신경을 썼던 것 같아요. 그리고 중간중간에 가만히 누워 있는 장면도 더 이상 벗어나는 것을 포기한 상태를 의미하고 있어서, 그 자세도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물을 걷는 장면에서는 물을 벗어났는데 다시 또 물속이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어서, 촬영 감독님과 함께 고민하다가 앵글을 뒤집고 거꾸로 물구나무서기를 해서 수면을 걷는 장면을 담아보자 해서 그런 움직임들을 좀 사전에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주인공이 물거품이 되는데, 이러한 결말을 선택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원래 결말은 사실은 더 비극적이었거든요. 원래 찍으려던 거는 결국에는 벗어나도 벗어나도 벗어날 수가 없는 게 뭔가 인생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걸 벗어날 방법은 그냥 삶이 끝나지 않는 이상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사실 처음에는 그렇게 엔딩을 썼었어요. 그런데 ‘심연’ 작품을 준비하면서 개인적으로 새로운 시도이기도 했고,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면서 약간 세상 밖으로 나온 느낌이 들면서 엔딩을 조금 긍정적으로 바꿔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의 엔딩으로 바꾸게 되면서 공기 방울과 숨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내가 살아있다는 것, 존재 자체를 인식하고 그것에 대해서 나라는 사람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면 내가 머무는 그 어떤 굴레든 우울함이든 한계든 사실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부분일 수도 있겠다. 어쩌면 이 굴레는 나 스스로가 만들어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숨을 쉬고 그 숨과 함께 심연이라는 곳에서 벗어나는 것을 중점적으로 담고 싶었어요.
이번 영화제는 어떻게 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보고 싶은 영화가 많았는데 심사위원 일정으로 인해 다른 영화를 많이 못 봐서 아쉽습니다. 제가 바치를 하며 뭔가를 한번 만들어본 입장에서 보니까 모든 작품 하나하나가 대단하고 박수 쳐주고 싶더라고요. 어쨌든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 고생, 열정, 또 사람들 이런 게 이런 것들로 이루어진 것을 저도 이제 아니까 그냥 좀 다르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다들 응원하고 싶고, 저도 많은 걸 배우기도 한 일정이었습니다.
감독님께 바치 창작 집단은 어떤 의미인가요?
탈출구 혹은 놀이판인 것 같아요. 연기로 해소되지 못한 것들을 해소할 수 있는 탈출구가 된 것 같고요. 그리고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배우들이 신나게 놀 수 있는 놀이판이 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섞여 있습니다.
앞으로 ‘감독 문근영’으로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우선 아직 감독이라는 단어가 어색한데요. 바치 창작 집단을 꾸준히 계속해 나가는 것이 목표고요. 배우로서도 또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는 것도 저의 목표예요. 그래서 다음에는 감독으로도 배우로서도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또 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글: 하이스트레인저 김민서, 김혜지
에디터 : 김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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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레틱>, 그릇된 믿음
씨네랩, '헤레틱' 첫 시사회
3월 28일, 씨네랩에서 처음으로 초청돼 헤레틱 시사회에 갔다. 믿음관, 불신관 둘중 하나를 미리 택한 후 해당하는 상영관에서 영화를 보았다. 영화가 끝나고 보니 관별로 객석 추첨을 하고 선물을 주는 이벤트가 있었다. 당첨은 되지 않았지만 시사회에서는 하는 이벤트도 경험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영화가 모두에게 공개되기 전이었다. 설레는 와중에 영화가 시작되었다.
믿음과 불신이 모여 만든 '착각'
영화에는 2명의 소녀와 1명의 중년 남자가 등장한다. 몰몬교를 믿는 소녀들은 전도를 하기 위해 남자의 집에 방문하게 되고, 그와 몰몬교를 비롯한 신앙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 남자는 성경을 기초로 하는 다양한 종교를 연구한 전력이 있었는데, 그는 이러한 자신의 지식을 설파하며 소녀들이 믿는 종교의 정당성과 믿음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소녀들을 자신의 집에 가둔 채로.
스릴러 장르에 걸맞게 갇힌 공간에서 대답을 강요당하는 소녀들의 상황이 퍽 무섭게 그려진다. 그럼에도 두 소녀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저항한다. 탈출을 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그의 논리의 오점을 지적하며 반박을 하기 시작한다. 설왕설래를 하는 동안 분명해지는 건 믿음과 불신의 참과 거짓이 아니라, 믿음과 불신을 거쳐 건설된 그의 '착각' 뿐이다.
종교와 통제, '경계'의 차이
중년의 남자는 사이코적인 면모를 어김없이 뽐내며, 영화 안에서 극악무도한 짓을 일삼는다. 그는 '종교는 곧 통제'라는 깨달음을 얻은 자로, 전도를 하러온 신앙인들에게 그 깨달음을 강요하는 행위를 반복한다. 그 방 안에서는 통제하는 그가 곧 절대자, 신이 되는 것이다. 이렇듯 '통제'라는 개념은 안과 밖이 있다.
그러나 종교는 안과 밖, 그 경계가 없다. 성경을 덮는다고 신앙인들의 믿음이 멈추지 않는 것처럼. 믿음과 불신 또한 그 경계를 분명히 알 수 없으며, 완전한 믿음과 불신이 없다는 것을 그 사이 스펙트럼에서 충돌하는 두 소녀와 남자가 증언한다. 종교의 참과 거짓을 알 수는 없지만, 종교와 통제가 동의어가 될 수 없다는 것만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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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핑크빛으로 만드는 브라운 베어
늦은 밤 뜨근한 방바닥에 앉아, 소파에 비스듬히 어깨를 기대고 따듯한 차를 한잔 끓여 손에 잡고 컴퓨터를 켠다. 새로운 이야기에 빠져들어 정신없이 스토리를 따라가고 싶은 날이 있는가 하면, 편안하게 아는(!) 이야기를 열어 아름다운 장면을 온전히 즐기고 싶은 날도 있다.
세상에 새로운 영화, 못 본 영화가 이렇게나 많은데 같은 영화를 수 십 번 보는게 지겹지도 않냐는 사람도 있겠지만, N차 관람 마니아들은 알 것이다. 좋아하는 영화는 볼 때마다 행복하단걸. 그행복한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어 봤던 영화를 다시 보기도 한다는 걸. 나의 수많은 N차 관람 영화 리스트들 중에도 특히나 좋아하는 영화는 한 장면 한 장면 모두 눈에 담아 두고 싶은 사랑스러운 영화 <패딩턴2>이다.
영화 패딩턴은 영국의 국민동화 <패딩턴 베어>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다. 1편이 가족을 잃은 꼬마곰이 페루에서 영국까지 홀로 오게 되면서 런던에서 브라운 가족을 만나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그렸다면 나의 페이보릿 <패딩턴 2>는 런던 생활 3년차 브라운 가족으로 지내는 패딩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패딩턴은 자신을 구해주고, 길러주었지만 지금은 혼자 남게 된 루시 숙모의 생일에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다. 바로 런던의 12명소를 소개하는 팝업북 ! 하지만 이 책은 패딩턴이 구입하기에는 비싼 가격이었고, 패딩턴은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며 열심히 돈을 모은다. 이제 거의 다 돈을 모았는데, 누군가 가게에 침입해 팝업북을 훔치는 것을 발견한다. 패딩턴은 쫒아가지만 도둑은 사라졌고 현장에 있던 패딩턴은 범인으로 누명을 쓰고 감옥에 수감되고 만다.
하지만 패딩턴은 무시무시한 감옥생활마저 핑크빛으로(!) 또 행복하게 바꿀 수 있는 존재다. 사람들의 장점을 알아봐주고 기운을 북돋을 줄 아는 패딩턴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온기가 가득해진다. 패딩턴이기에 브라운 가족도, 교도소의 새 친구들도 패딩턴을 위해 팝업북 진범을 찾는데 최선을 다해 돕게 된다.
사람의 말을 하는 작은 곰 패딩턴 만큼 사랑스러운 이 영화의 매력은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에 있는 동화적인 세계관이다. 영국 최고층 건물에 근무하는 미스터 브라운이 등장하면서도 사람들은 스마트폰이 아닌 공중전화를 이용하고, 고속철이 있는 시대지만 조나단 브라운은 증기기관차 마니아이며, 주디 브라운은 오래된 인쇄기계를 찾아 신문을 만든다.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며,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 묻어 있다. 끝도 없이 넓은 세계관을 가진 해리포터, 나니아연대기, 반지의 제왕과는 다른 귀여운 현실형 판타지 <패딩턴 2>의 또다른 주인공이 바로 ‘런던’이기 때문이다. 런던의 12명소가 소개된 팝업북을 따라 이야기가 전개 되고 있어, 영화를 보고 나면 마치 런던에 가고 싶어진다. 루시숙모에게 꼭 런던을 보여 주고 싶었던 패딩턴을 이해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이 영화에서 특히나 귀여운 장면은 고작 작은 빨간 양말 하나가 전체 죄수복을 핑크로 만든 것이었는데, 패딩턴이 바로 빨간 양말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지만 주변을 핑크빛으로 물들이는 존재.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내 마음도 핑크빛으로 가득 차 행복해진다. 마음에 작은 핑크빛이 필요할 때 꺼내 볼 수 있는 영화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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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캡틴 마블이 자신의 후회를 만회할 수 있을까
?Rabbitgumi 입니다!
지난 주 영화 더 마블스가 개봉했습니다.
마블의 새로운 영화인데요.
사실 마블 팬들이라면 기대하고 있었겠지만
일반적인 분위기는 이 영화가 개봉하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죠.
개봉 후에도 분위기는 좋지 않습니다.
설명없이 쉽게쉽게 전개되는 이야기도 그렇지만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에 대한 소개 없이 이야기가 전개되다 보니 더욱 더 불만족스럽게 느껴집니다.
엄청난 힘을 가진 캡틴 마블의 후회되는 점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만들어냈지만
그마저도 공감할만한 요소가 없었어요.
박서준은 정말 지못미 입니다!! ㅠ
궁금하신 분들은 영상에서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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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률 100%의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가 예기치 못한 배송사고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추격전을 그린 범죄 오락 액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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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호스트: 접속금지> 티저 예고편
전 세계가 극찬한 100% 리얼 팬데믹 호러!
지금, 당신의 랜선미팅에 무언가가 접속했다!팬데믹, 락다운과 함께 자가격리를 시작한 ‘헤일리’와 친구들.
‘줌’을 통해 랜선 미팅을 연 그들은 금기를 어기고 영혼과의 대화를 시도한다.
위험한 놀이에는 혹독한 대가가 따르는 것도 모르는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