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DAY2022-02-24 10:33:16
<리코리쉬 피자> 사랑의 탈을 쓴 힘과 위치의 변화
<리코리쉬 피자> 리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역배우로 활동하던 15세 소년 '개리(쿠퍼 호프만)'. 어느 날 그는 학교 졸업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던 중 아름다운 햇살과 함께 등장한 연상의 여인 '알라나(알라나 하임)'를 만나고, 첫눈에 반한다. 스스럼없이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데이트를 청하며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개리. 그러나 서로 다른 나이와 환경, 직업으로 인해 그들의 관계가 엎치락뒤치락하며 좀처럼 진전되지 못하는 사이, 연인과 친구 사이에 있는 그들이 비즈니스 파트너로 엮이면서 이들의 연애사는 더욱더 험난하게 꼬이기 시작한다.
<리코리쉬 피자>는 할리우드의 젊은 천재 감독인 폴 토머스 앤더슨(PTA)의 신작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 감독, 각본상 후보에 오른 것을 비롯해 수많은 영화제와 시상식에 노미네이트 되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리코리쉬 피자>에서 진정 흥미로운 것은 이 영화가 시상식에서 받은 상의 숫자가 아니다. 그보다는 이 작품이 겉보기에는 폴 토마스 앤더슨의 영화와는 결이 다소 다른 듯 느껴지지만, 그 속내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눈길을 끈다.
그간 앤더슨은 설령 스타일은 다를지언정 유사 가족 관계, 폐쇄된 집단, 사이비 종교, 깊은 상처를 가진 캐릭터 등의 소재에 집중하며 불완전한 인간 내면을 낱낱이 파헤치는 드라마를 만들어왔다. 그와 동시에 그의 영화는 국가의 권위를 부정하며 미국의 어두운 부분들을 샅샅이 파헤치는 메시지로 가득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1973년 미국 10대, 20대 청춘의 로맨스를 다룬 <리코리쉬 피자>는 필연적으로 어색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로맨틱 코미디 영화는 첫 장면부터 앤더슨이 그려내는 로맨스가 평범한 사랑 이야기일 수 없음을 보여준다.
당장 <리코리쉬 피자>의 시작을 보자. 졸업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십 대 소년 개리 앞에 알라나가 등장한다. 따스한 햇살, 그리고 로맨틱한 음악은 그녀의 등장을 더 화려하게 꾸며준다. 사진 찍는 일을 돕는 알라나와 그녀에게 한눈에 반한 개리는 대화를 이어가고, 그 대화 안에서 그들은 서로의 이름과 나이, 사는 곳 등을 알아가며 조금씩 하나의 관계로 묶인다. 알라나의 등장부터 개리의 퇴장까지 롱테이크로 이어지는 이 장면만 떼어놓고 보면 <리코리쉬 피자>는 그 어떤 하이틴 로맨스와도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는 간질거림과 살랑거림을 선사한다.
그러나 이 롱테이크의 말미에서 영화는 본색을 드러낸다. 시종일관 나이가 더 많다는 무기를 내세워서 개리와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던 알라나. 그러나 개리 앞에서는 여유 넘치던 그녀도 그녀의 엉덩이를 만지는 촬영 기사 앞에서는 불쾌하다는 말조차 하지 못하는 약자로 변하고 만다. 가장 아름답고 황홀한 찰나에 그 리듬과 분위기를 아주 효율적인 방식으로 단칼에 끊어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영화는 누군가에게는 눈부신 사랑의 대상이 누군가에게는 그저 희롱의 대상이 되는 순간이자 본 작의 테마를 날카롭게 소개한다. 즉, 사람과 사람의 관계 내에서 그들을 둘러싼 배경과 환경에 따라 그 위치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후 2시간에 걸쳐 펼쳐지는 알라나와 개리의 로맨스는 우위를 점하기 위한 싸움으로 가득하다. 알라나는 자신보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큰돈을 만지는 개리를 부러워한다. 반면에 개리는 미성년자라는 한계 때문에 자유롭게 이동하지 못하고, 이에 알라나는 개리의 매니저가 되어준다. 또 개리의 촬영장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개리와 알라나에게 서로 다른 남녀가 번갈아가며 데이트를 요청하기도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리코리쉬 피자>는 우선 앤더슨의 사랑에 대한 정의로 이해할 수 있다. 그에게 사랑은 감정의 교류, 추억의 공유, 뜨거운 육체적 교감이 아니라 위계의 형성을 뜻하는 듯 보인다. 그래서 <리코리쉬 피자>는 마지막 장면에 이르기까지 남녀 사이에서 더 우월한 지위와 주도권을 점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한 경쟁과 갈등이 발생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렇게 사랑에 대한 낭만적인 접근법을 걷어냄으로써 <리코리쉬 피자>는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보다 현실적이며 깊은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나간다. 단순히 남녀와 사랑의 관계에만 국한되는 대신, 그 관계를 매개로 보다 다양한 역학관계의 전복과 치열한 재전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여성의 섹스와 산업 사이의 역학관계다. 영화를 보다 보면 앞서 본 오프닝 시퀀스처럼 말랑말랑한 분위기가 불균질 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리고 그 순간에는 공통점이 있다. 애인과 친구 사이 어딘가에 있는 개리와 알라나 사이에 비즈니스가 끼어들고, 그로 인해 알라나의 성과 관련된 사건이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물침대 사업을 시작한 개리는 박람회에서 한 여성에게 섹시한 의상만 입힌 채 물침대를 홍보하게 하며 알라나는 그 여성에게 관심을 표한다. 바로 그 찰나에 개리는 용의자로 잘못 지목되어 경찰에게 체포되는데, 이 대목에서의 장면 전환은 굉장히 사나운 인상을 남긴다. 특히 경찰이 개리를 거칠게 다루며 그의 사업을 일시적으로 막는 모습에서는 마치 여성의 성이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는 듯한 느낌도 준다.
더 나아가 이 장면은 다양한 형태로 반복된다. 물침대 상점 오픈식에서 비키니를 입고 홍보를 하던 알라나는 다른 여자와 키스하는 개리를 본 후 좌절한다. 개리가 물침대를 사려는 고객에게 섹시하게 응대하라고 요구하자 알라나는 개리가 말한 것 이상으로 고객을 유혹하기도 하고, 또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 후 에이전트와 오디션을 보던 중 개리의 조언을 무시한 채 작품 내에서 노출도 감수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하면서 개리와 격렬하게 싸우기도 한다. 이렇게 영화는 개리와 알라나의 관계가 점진적으로 진행되려는 찰나마다 섹스를 매개로 빛에서 어둠으로, 환희에서 절망으로 급격하게 분위기를 전환한다.
그러나 <리코리쉬 피자>의 로맨스는 여성의 몸을 성적인 대상을 활용하는 세태에 대한 일차원적인 비판으로 귀결되지 않는다. 알라나의 이야기 속 성역할과 성위계를 고정되지 않은 시선으로 고찰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알라나가 성을 이용하는 사회와 산업의 피해자임과 동시에 능수능란하게 자신의 성적 매력을 사용한다는 사실이 위치한다. 성공에 대한 열망을 지닌 그녀에게 성적 매력은 유용한 도구다. 그녀는 촬영장에서 남자 배우를 유혹하고, 자신의 매니저가 된 개리가 불평하자 가슴을 보여주기도 하고, 시장 후보인 조엘이 밤에 호출하자 곧장 달려가기도 한다. 이처럼 단순한 수동적 캐릭터가 아닌 알라나의 모습은 중요한 메시지를 남긴다. 설령 기존의 사회 질서가 여성을 성적으로 소비하더라도, 알라나의 주도적인 선택과 참여가 없다면 그 질서는 완성되지 않는다. 즉, 그녀에게는 개리와의 관계에서도 그러했듯이 선택권과 주도권이 있다.
이는 알라나가 기름이 떨어진 트럭을 끌고 내려가는 후진 장면이 러닝타임 중 가장 시원하며 황홀한 순간인 이유다. 그녀가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와 선택권을 다르게 활용한 최초의 순간이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자신을 성적으로 이용하려는 세계에 편입되고자 했던 알라나. 그랬던 그녀는 이제 '존 피터스(브래들리 쿠퍼)'처럼 마초적인 남성의 공간에서 개리로 대변되는 또 다른 남성이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하는 사이, 운전대를 잡고서 스스로를 구해낸다.
또한 이 장면은 작중 한국 전쟁의 영웅을 연기한 왕년의 스타 '잭 홀든(숀 펜)'이 오토바이를 탄 채 그의 세계로 빠져들어갈 때, 알라나가 오토바이에서 뒤로 추락했던 장면과 정반대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잭 홀든에게 알라나는 과거 파트너였던 그레이스의 대체재에 불과하다. 그래서 잭 홀든이라는 마초적인 영웅의 세계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을 수 없던 그녀는 오토바이 뒤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뒤로 추락했던 그녀가, 이제 오히려 후진을 통해 존 피터스와 잭 홀든이 상징하며 그녀가 편입되고자 했던 기존의 남성적 질서를 전복한다. 그러니 이 장면 직후 세상을 바꾸겠다는 시장 후보 조엘의 선거캠프에 알리나가 합류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넓게 보면 미국 사회의 그림자를 들춰내는 앤더슨의 장기가 발휘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에 더해 <리코리쉬 피자>의 메시지는 여성이라는 카테고리에만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이들을 향해 뻗어 나간다. 알라나가 보여주는 주도성과 저항력은 개리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개리는 성공을 갈망하는 알라나만큼이나 사회 속으로 편입되고 싶어 하는 인물이다. 그는 설령 알라나와의 관계가 뒤틀린다 해도 배우로서 성공을 꿈꾸고, 또 물침대 상점에 이어 핀볼 게임장을 오픈하면서 물질적 성공을 이루고자 한다. 이렇게 주류 질서에 편입되고자 하는 개리의 열망은 그보다 모든 면에서 사회적 위치의 우위를 점하는 남성인 존 피터스에게 조롱당하자 분노하고 또 복수하는 장면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런데 영화 말미에 그는 막 오픈한 게임장을 뒤로한 채 알라나를 향해 달려간다. 마치 알라나가 기존 질서에 순응하며 동성 연인을 지키지 못하는 조엘과 달리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개리에게 달려가듯이. 이렇게 개리도 주류 질서로 편입되고자 하던 과거와 달리, 자신을 감싸고 있던 힘과 권위를 주도적으로 뒤집는다. 사회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본인이 원하는 것을 깨닫고 이루어낸다. 영화는 이러한 커플의 탄생과 변화를 세 번의 달리기를 통해 보여준다. 알라나는 경찰서에 갇힌 개리를 꺼내 주기 위해, 개리는 오토바이에서 떨어진 알라나를 향해 달린다. 이는 두 주인공의 달리기가 스크린 상에서 서로 다른 방향이고, 곤경에 처한 사람도 정반대라는 점에서 둘 사이의 위계 변화가 가장 극적으로 드러나는 순간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에 둘은 그들의 역학관계에서 마침내 평형점을 찾았다는 듯 같은 방향을 보면서 전력으로 질주한다. 이렇게 역학 관계의 변화로 사랑과 연애를 정의하면서 앤더슨은 사랑을 매개로 보다 넓은 사회상까지도 통찰해낸다.
<리코리쉬 피자>는 폴 토마스 앤더슨의 작품 중 유독 대중성을 염두에 둔 영화임이 분명해 보인다. 소재 자체가 많은 이들을 시간 여행에 빠트리고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유리한 소재이자 장르인 하이틴 로맨틱 코미디를 선택한 것부터가 그렇다. 비록 스토리라인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는 듯 보이나, 공간과 음악을 활용해 석유 파동을 비롯한 히피 문화, 반전 운동 등으로 가득했던 70년대의 정취를 스크린에 가득 풀어놓은 것도 큰 몫을 맡는다. 그러나 이러한 겉모습에 현혹되서는 안 된다. 익숙하고 친숙한 사랑 이야기를 냉철하게 들여다보고 낱낱이 파헤칠 때 비로소 앤더슨의 로맨스가 품고 있는 이중, 삼중의 드라마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사랑을 힘과 관계로 이해할 때만 느낄 수 있는 전복의 짜릿함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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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독한 트라우마도 나아지게 되는 날이 온다.
시놉시스
타쿠미 아사는 중학교 졸업식을 앞두고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하지만 친척인 코다이 마키오가 후견인이 돼주고 타쿠미 아사와 같이 살게 된다. 비참한 심정을 앓게 된 타쿠미 아사에게 중학교 졸업식이 다가오고 자신의 단짝 친구가 그 비밀을 말하게 된다.
결국 중학교 졸업식을 마치지 못하고 달려 나온 타쿠미 아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그저 부모님이 있었던 과거만 바라볼 뿐... 그런데 타쿠미 아사를 곁에서 위로해 주는 코다이 마키오의 뜻밖의 행동에 따뜻함을 느끼는데? 과연 타쿠미 아사와 코다이 마키오는 서로 잘 살아갈 수 있을까?
타쿠미 아사는 외로움과 초조함을 달랠 수가 없었다.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친척인 코다이 마키오에게 어른이 되는 법이 무엇일까 물어보기도 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겪게 되는 일들을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단짝 친구가 동성애자였다는 것을 알게 되고 밴드부 동아리에서 자신이 튀어 보이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쓴다.
그러나 자신은 많이 사랑받지 못한 존재라고 생각이 들은 타쿠미 아사는 코다이 마키오처럼 언제나 사랑받는 존재가 되고 싶었다. 그렇지만 코다이 마키오도 자신의 언니인 타쿠미 아사의 엄마를 싫어했고 어린 시절에 있었던 일들이 치부가 되어 기억에 깊이 박혀버렸다.
사실 코다이 마키오는 베스트셀러 소설가였으며 정작 자신은 고양이도 키우지 못하는 형편이었지만 자신의 친척이자 언니의 딸인 타쿠미 아사를 후견인으로 받아들이면서 많은 변화를 얻는다. 예전의 코다이 마키오의 삶은 정돈이 안된 지저분한 방의 책상에서 소설을 적는 낯가림이 심한 성격이었다. 자신이 그렇게 된 게 타쿠미 아사의 엄마이자 자신의 언니 때문인데 코다이 마키오가 어렸을 적에 모욕을 많이 받았고 중학생 때 쓴 각본 20장을 버렸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비하하는 말도 서슴지 않게 들었고 그럼으로 인해 크면서 악착같이 글을 쓰게 되었다. 그 원동력이 지금의 소설가를 만들어준 게 아니었을까 싶다.
타쿠미 아사와 코다이 마키오의 관계는 초반에는 서먹했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좋아진다. 타쿠미 아사가 코다이 마키오의 동창 친구를 만나면서 요리 레시피도 배우고 어른이 되는 법도 차차 알게 된다. 또한 코다이 마키오의 전 남자친구에게도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차차 어른이 되어가는 타쿠미 아사의 모습을 보면서 아직도 어른 아이처럼 행동하는 내가 부끄러웠다.
부모님을 교통사고로 이른 나이에 잃은 타쿠미 아사는 트라우마를 이겨내려 친구 간의 관계도 더 생각했고 주위 사람들의 눈치도 덜 보려고 노력한다. 상처가 깊은 과거의 트라우마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긍정적으로 살려고 노력을 했던 타쿠미 아사의 태도는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 같다.
이 영화의 메세지는?
트라우마는 언제나 따라다니고 무섭다. 그걸 이겨내는 행동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큰 사고를 겪은 사람들은 과거에서 머물러 있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언제나 비가 내릴 수만도 없고 언제나 해가 뜰 수많은 없다. 인생이란 어떤 일들이 벌어질 수 없는 미지수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필자도 이 영화를 보면서 과거의 상처를 긍정적으로 극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용기도 얻었다.
그래서 이 영화를 한줄평으로 남기자면?
트라우마의 싸움은 나 자신이다.
※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써 영화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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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한국영화 개봉 예정 라인업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국내의 영화 배급사별로 2022년 개봉예정 영화의
라인업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중에서 먼저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라는 배급사의 작품 라인업을 알아볼텐데요!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는 국내 굴지의 대형 배급사들보다는 다소 출발을 늦게 한 편이지만,
신생 배급사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탄탄한 라인업과 퀄리티를 보장하는 배급사로 자리잡았습니다.
2022년 올해도 역시, 국내 영화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영화 라인업들이 대거 포진해있는데요.
그럼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의 2022년 국내영화 라인업(예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Dirty Money)
장르 : 범죄
감독 : 김민수
출연 : 정우, 김대명, 박병은, 조현철, 유태오 등
작품소개 : 수사도 뒷돈 챙기는 부업도 같이 하는 친형제 같은 두 형사가 더 크고 위험한 돈에 손을 대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영화.
*씨네랩 코멘트 : 엄청난 티켓 파워 배우는 출연하지 않지만, 연기력이 보증된 배우들의 앙상블로 꽤나 기대되는 작품.
2. 앵커
장르 : 스릴러
감독 : 정지연
출연 : 천우희, 신하균, 이혜영
작품소개 : 방송국 간판 앵커 세라에게 의문의 제보자가 자신이 살해될 것이라며 직접 취재해 달라는 전화를 걸어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씨네랩 코멘트 : 2021년에 개봉할 것으로 예상됐던 작품이나, 개봉이 연기가 된 작품으로 2022년 올해에는 개봉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3. 리멤버(REMEMBER)
장르 : 드라마
감독 : 이일형
출연 : 이성민, 남주혁
작품소개 : 일제강점기 때 친일파들에게 가족을 모두 잃은 80대 알츠하이머 환자 '필주'가 기억이 다 사라지기 전, 평생을 준비한 복수를 감행하는 이야기
*씨네랩 코멘트 : 소재가 주는 참신성으로 흥미를 끌며, 신구 배우의 조합이 기대. 즉 이성민 배우와 남주혁 배우의 연기 호흡이 기대되는 작품
4. 소방관
장르 : 드라마
감독 : 곽경택
출연 : 곽도원, 주원, 유재명, 이유영, 김민재, 오대환
작품소개 : 2001년 홍제동 화재 사건을 바탕으로, 누구보다 용감했던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다룬 휴먼 실화극
*씨네랩 코멘트 : 실화 소재의 작품. 곽경택 감독의 오랜만의 연출 복귀작이면서 휴먼실화극을 내세운만큼 대중성이 있는 영화로 예상되는 작품
5. 출장수사
장르 : 액션
감독 : 박철환
출연 : 배성우, 정가람
작품소개 : 사고뭉치 베테랑 형사 ‘재혁’과 금수저 신참 형사 ‘중호’가 의문의 살인사건을 재수사하기 위해 서울로 출장을 가며 벌어지는 이야기
*씨네랩 코멘트 : 주연배우인 배성우 배우의 스캔들로 개봉이 연기됐던 영화. 여론에 따라서 2022년 개봉여부가 정해질 것으로 판단되는 작품이지만,
2022년에는 개봉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작품
6. 바이러스
장르 : 드라마
감독 : 강이관
출연 : 김윤석, 배두나
작품소개 :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지만 수일 내에 사망하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하고,
유일하게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연구원 이균(김윤석)과 바이러스에 감염된 옥택선(배두나)이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
*씨네랩 코멘트 : 김윤석 배우와 배두나 배우의 만남으로 기대가 되는 작품이면서 밝혀진 시놉시스 또한 영화의 흥미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한 작품
7. 보호자
장르 : 액션
감독 : 정우성
출연 : 정우성, 김남길, 박성웅, 김준한
작품소개 : 자신에게 남은 단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한 한 남자의 처절한 사투를 그린 이야기
*씨네랩 코멘트 : 배우 정우성의 감독작이면서 동시에 주연작품.
8. 승부(The Match)
장르 : 드라마
감독 : 김형주
출연 : 이병헌, 유아인
작품소개 : 스승과 제자이자, 라이벌이었던 한국 바둑의 두 전설인 조훈현(이병헌)과 이창호(유아인)의 피할 수 없는 승부를 그린 영화
*씨네랩 코멘트 : 2022년 최대의 화제작이면서 기대되는 작품으로 손꼽히는 영화. 연기의 신으로 평가받는 이병헌 배우와
그 못지않은 연기력과 매력의 유아인 배우의 만남.
또한 실제 바둑의 전설인 조훈현과 이창호의 피할 수 없는 승부를 그린 영화만큼 많은 영화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9. 원더랜드
장르 : SF, 드라마
감독 : 김태용
출연 : 박보검, 수지, 정유미, 최우식, 탕웨이
작품소개 : 세상을 떠난 가족, 연인과 영상통화로 다시 만나는 이야기
*씨네랩 코멘트 : <승부> 못지않은 올해 최대의 기대작.
올해 성수기 시즌, 텐트폴 영화로 개봉 시기를 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작품.
국내의 인기 많은 배우들이 모두 총출동하는 작품으로 화제가 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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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의 2022년 개봉예정 한국영화 라인업 중에서
어느 작품이 가장 기대되고 기다려지나요?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시국 속에서 물론 개봉이 확실치는 않겠지만.
부디 상황이 하루 빨리 나아져서 좋은 작품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씨네랩은 다음 주, 또 다른 배급사의 2022년 영화 라인업을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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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11월 첫째 주도 잘 보내셨나요?
이번 주는 지난 주보다 기온이 오른다고 하지만, 일교차가 크다고 하니
외출 시 두꺼운 외투를 챙기는 걸 추천드립니다.
씨네픽과 함께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한 주 동안 진행했던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
'개봉주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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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자백> (-)
▶ 개봉 2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자백>. 관객들의 입소문과 함께 지난 주말과 비슷한 관객수를 동원했으며,
배우들의 연기력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주말 동안 (11월 4일 ~ 11월 6일) 관객 수 17만 2,278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53만 6,013명을 돌파하였습니다.
2. <리멤버>
▶ 친일파에 대한 복수에 관한 스토리인 <리멤버>가 2주 연속 2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신선한 스토리, 빠른 전개, 긴장감 넘치는 연출과 더불어 두 배우의 케미가 관객을 사로잡았다.
주말 동안 (11월 4일 ~ 11월 6일) 관객 수 14만 1,571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23만 9,350명을 돌파하였습니다.
3. <블랙아담> (-)
▶ 스펙터클한 볼거리와 역대급 스케일로 극장가를 사로잡은 히어로 액션 영화 <블랙 아담>이
지난 주에 이어 3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주말 동안 (11월 4일 ~ 11월 6일) 관객 수 6만 4,317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75만 5,366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125회 예측 이벤트는 11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이벤트입니다.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주신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씨네픽 유저 예측 결과
정답자 비율(%)
▶ 한 주 동안 많은 씨네픽 유저분들이 박스오피스 순위를 예측해 주셨는데요.
이번에는 많은 분들이 순위를 맞추셨는데요. 저번 주와 같이 씨네픽 유저 예측 결과를 보면 TOP3 안에 들어갈 영화는
<자백>, <리멤버>, <블랙 아담>이라는 반응이 뚜렷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참여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씨네픽은 다음 주에 더 재밌고 유익한 제125회 씨네픽 이벤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4.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수수께끼! 꽃피는 천하 떡잎 학교> (-)
▶ 개성 넘치는 극장판 캐릭터들과 잘 짜여진 스토리로 개봉하자마자 화제를 모으고 있는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수수께끼! 꽃피는 천하 떡잎 학교>.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수수께끼! 꽃피는 천하 떡잎 학교>.
극장판 짱구 시리즈 중 역대급 흥행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주말 동안 (11월 4일 ~ 11월 6일) 관객 수 4만 2,765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75만 2,940명을 돌파하였습니다.
5.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1)
▶ 순수 입소문의 힘으로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10월 마지막 주에 6위를 차지했다 11월 첫째 주에 5위로 올라섰습니다.
주말 동안 (11월 4일 ~ 11월 6일) 관객 수 4만 567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241만 1,471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 <Black Adam>이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게 되었고, <One Piece Film: Red>가 개봉하며 순위에 등장한 것 외에는
박스오피스 순위의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Black Adam>는 주말 동안(11월 4일 ~ 11월 6일) 매출액은 18,520,299 (한화 약 260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총 누적 매출액은 137,366,000 (한화 약 1,934억) 달성했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TOP 5>
1. <블랙 아담> 1,852달러 (누적 1억 3,736만 달러)
2. <원피스 필름: 레드> 947만 달러 (누적 947만 달러)
3. <티켓 투 파라다이스> 851만 달러 (누적 4,673만 달러)
4. <스마일> 400만 달러 (누적 9,910만 달러)
5. <프레이 포 더 데블> 387만 달러 (누적 1,364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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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픽의 11월 첫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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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쟁하는 노동자, <미싱타는 여자들>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참석함
*영화 개봉은 내년 1월 예정
암살되거나 탄핵되거나 재판받은 역대 대통령들의 공적을 평가할 때 흔히 나오는 소리가 있다. 비록 독재를 좀 했지만, 사람을 좀 고문했지만, 대량학살을 좀 명령했지만 그래도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지 않았느냐고, 그 덕에 우리가 이렇게 잘 살고 있는 거라는 소리이다. 민주주의와 사람의 목숨과 존엄을 희생해 경제를 도모하는 것 자체도 합리화될 수 없지만, 칭송받는 발전의 과정에서 죽어가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었다면 더욱 그렇다. 시몬 베유가 <중력과 은총>에서 <카라마조프의 형제> 중 이반의 말을 인용해 "이 거대한 건축물이 더없이 훌륭하다 한들, 이것을 얻기 위해 어린아이의 눈물 한 방울이라도 치러야 한다면 나는 거부하겠"다고 했듯이, 한 명의 노동자로서 경제 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해 노동자들이 착취당하는 것에 반대한다. <미싱타는 여자들>은 자본주의 논리 하에서 노동자들을 착취한 사회와 자본가와 정부에 맞서 싸우고 저항한 노동운동가들의 이야기이다.
<미싱타는 여자들>의 시사회는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진행되었다. 노동자로서의 당연한 권리,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권리인 휴식할 권리를 위해 투쟁한 주인공들이 청춘을 보낸 평화시장에서 멀지 않은 장소다. 본인 역시 어린 나이부터 노동해야 했던 전태일은 청계천의 공장들, 특히 자신이 일하던 평화시장의 어린 여성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착취당하고 근로기준법이 있음에도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 분개했다. 그는 몇 년 간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동료 노동자들을 모으고 근로기준법을 알리려 노력했다. 1970년 11월에 시위를 계획했으나, 경찰의 방해로 시위가 무산될 위기에 놓이자 자신의 몸에 석유를 뿌리고 불을 붙여 몸을 불살라 근로기준법 준수와 노동환경 개선을 부르짖었다. 전태일의 분신 후에도 많은 노동자들이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고, 이 다큐멘터리는 전태일이 지핀 작은 불씨를 이어받은 투쟁자들이 겪은 싸움과 삶을 조명한다.
평화시장의 의류 공장에서 일한 '시다'들은 주로 13~17세의 어린 소녀들이었다. 이들은 환기도 되지 않고 섬유먼지가 날리는 좁고 어두운 공간에서 잘 먹지도, 쉬지도, 다리를 펴지도, 화장실을 편하게 가지도 못한 채 하루의 반이 넘는 시간을 일해야 했다. 당사자의 입을 통해 듣는, 평화시장의 어린 여성 노동자들이 작업장에 오게 된 계기도 다양하다 - 어떤 이는 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어떤 이는 여자가 고등교육을 받는 것이 옳지 않다고 여겨졌기 때문에 이 끔찍한 일터에 오게 되었다. 전태일 분신 사건을 계기로 평화시장에서 청계피복노동조합을 조직한 노동자들은 배워야 부당한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믿었고, 어린 노동자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노조교실이 열렸다. 인터뷰에서 한 분이 말하기로, 노조교실에서 1부터 조까지 숫자를 한자로 읽고 쓰는 법(당시 은행은 금액을 표기할 때도 한자를 사용했다고 한다)을 배우고 받은 과제가 은행에 가서 통장을 만들고 예금하는 일이었다고 한다. 교육은 실용적인 지식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성취감을 얻는 경험을 주어 세상을 바꾸려는 적극성이 발아하도록 도왔다.
그러나 독재 정부는 노동자가 배우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고, 경찰은 강압적으로 노동교실을 폐쇄했다. 1977년 9월 9일, 180여 명의 조합원들이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노동교실 건물 안에 들어가 전태일의 어머니이자 노동운동가이고 민주화운동가인 '어머니' 이소선의 석방과 노조교실 반환을 요구했다. 경찰의 폭력 진압에 저항하던 노조원 중 한 명은 3층에서 뛰어내려 척추에 큰 부상을 입었고, 셋은 유리조각으로 배와 팔을 그어 심각하게 피를 흘렸으며, 많은 어린 여성 조합원들이 전태일처럼 분신하겠다고 경찰을 위협하며 사무실 집기에 불을 질렀다.
이날 53명의 조합원들이 경찰에 연행되었다. '주동자'로 추정되는 노조원들은 모욕적인 대우를 받으며 감옥에 갇혔다. 민주화 운동을 하다 잡혀온 대학생들과 달리 학력 없는 노동자들은 감옥 안에서도 간수들에게 차별적이고 더 가혹한 대우를 받았고 일주일이 넘는 기간 동안 씻거나 속옷조차 갈아입지 못하게 하는 학대가 그 일부였다. 반공 사상이 권력을 강화하고 독재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용되던 시대, 독재 정권은 살기 위해 투쟁한 노동자들을 북한의 지령을 받은 '빨갱이'로 몰아세웠다. 누가 노동조합에 나가라고 시켰냐고 배후를 캐묻는 것은 물론, 노동운동가들과 함께 싸우고 그들을 지원한 이소선을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이 북한에서 김일성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맥락이 아니냐고 다그치고 이들이 시위한 날짜인 9월 9일이 김일성의 생일이니 공산주의에 매수되었다는 증거가 아니냐고 윽박질렀다.
<미싱타는 여자들>은 청계피복노조 노동교실사수투쟁 당시의 상황을 당사자들의 증언으로 생생하고 자세하게, 고통스럽고 슬프게 들려준다. 평범하게 바다로 놀러 가기도 하고, 장시간 노동에 지쳐 남산에 수면을 취하러 올라가기도 했던 일상도, 노동조합과 노조교실을 위해 맹렬하게 저항한 투쟁기도 모두 하나의 인생이다. 이들 중 어떤 이들은 함께 싸우던 동지와 가정을 이뤘고, 오랜 기간 가족에게 아픈 기억과 영광을 숨기고 살다 뒤늦게야 말하기도 했으며, 한때 같은 길을 걸었지만 더 이상 연락하지 않는 친구의 연락을 기다려오기도 했다. 담담한 텍스트로 전달할 수 없는 열정과 분노, 슬픔과 감동. 역사의 한 장이자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미싱타는 여자들의 목소리가 지금을 살고 있는 관객인 나와 무관하지 않은 이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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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으로의 끝없는 도피
26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
* 본 게시글은 시사회를 통해 개봉 전 관람한 후 작성한 후기이며,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크리에이터로써 참여하였습니다. 줄거리의 일부가 기재되어 있으니, 영화를 관람하지 않으신 분들은 감상에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나는 도망친다. 광신도 엄마와의 주일 봉사에서 도망쳐 어린 딸을 보러 가지만, 때로는 짐짝처럼 느껴지는 딸로부터 도망치기도 하고, 고객의 불평 섞인 목소리가 들려오는 헤드셋을 버리고 도망치기도 한다. 이나는 미혼모가 된 이후에는 음악으로부터 도망쳤고, 위탁 가정에서 딸을 데리고 오기 위해 엄마로부터 도망칠 계획을 세운다. 대회에서 우승해 베를린으로 가고 싶은 열망 또한, 성취보다는 도피에 가까운 감정임을 이나는 알지 못한다.
이나에게 대화는 고통과 동의어로 작용한다. 말을 건네는 사람들은 언제나 그를 억압하고, 때로는 벼랑 끝으로 내몬다. 갖은 불평을 토해내는 엄마와, 빨리 아이를 입양보내자는 위탁 아주머니의 말들은 언제나 너무 아프다. 서로가 피로해지는 대화는 단절되는 편이 낫다. 그래서 그는 전화를 피하고, 헤드셋을 쓴다. 콜센터의 한가운데에 앉아 파티션에 입이 가려진 동료들을 보며, 이나는 마치 그들도 자신과 함께 음악을 듣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바닥이 울릴 만큼 선명한 음악만이 이나를 붙잡아세운다. 그러니 이나는 계속해서 외면하고, 도망친다.
그마저도 완전한 도피는 불가능하다. 엄마의 망치질 소리는 신경을 긁고, 음악으로 가득찬 공간에서 휴대전화 진동음은 맥락을 끊어 버린다. 이나를 음악으로 대표되는 인물로 상정했을 때, 엄마의 전화는 불편하고 이질적인 장애물로 작용한다. 어쨌거나 이나의 최종 도피처는 돌고 돌아 결국 음악이다. 음악은 존재 자체로 숨을 틔우고 자유를 만끽하게 해 주는 듯 보인다. 그토록 바라던 음악으로 다시금 돌아왔건만, 그는 행복해지지 않는다. "음악이 즐겨지지 않는다"며 베를린으로 꼭 가야한다는 부담감을 느낀다. 이나는 이러한 괴리의 이유를 알지 못한다. 음악이 즐겨지지 않는 이유는 이나가 음악을 '꿈'이 아닌, '도피처'로 택했기 때문이다.
내내 도망치기만 하던 이나는 미친 것 처럼 보이던 엄마가 실은 가정을 지키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다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고, 사건을 마주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엄마에 대한 모난 감정들은 점차 깎여 나가고, 음악에 자전적인 요소들을 녹여냄으로써 둘의 갈등은 해결되는 듯 보인다.
해석의 여지가 있지만, 나는 마지막에 걸려온 전화가 베를린 컴피티션의 합격 전화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이나가 전화를 받지 않은 이유는 더 이상 음악을 도피처로 여기지 않고 지금 처해 있는 상황을 똑바로 마주보고자 다짐했기 때문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나는 현재 아이와 엄마 모두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기에 베를린은 더 이상 이나에게 해결책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나의 삶이 드라마틱하게 좋아졌을까?
<둠둠>은 이나와 엄마의 갈등으로부터 점철된 한국 사회 내 미혼모의 위치에 관한 메세지를 계속해서 던진다. 나는 이나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확답을 내릴 수가 없었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이나는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불편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마지막에 와서야 비로소 스스로를 찾았다고도 할 수 없다. 이나는 여전히 미혼모 가정 지원금을 받지 못할 것이고, 비정규직을 전전하며 양육비를 대기 위해 더 힘겹게 살아갈지도 모른다.
국적과 연령이 서로 다른 세 여성은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여성'이라는 키워드로 엮인다. 이나가 베를린으로 갔다면, 태국인 여성과 비슷한 처지가 되었을 것이고, 이나가 나이가 든다면 엄마와 유사한 사회적 지위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나는 엄마처럼 되고 싶지 않다. 엄마 또한 이나가 자신처럼 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나는 엄마의 애정을 거부하고, 어긋난 애정은 독이라 치부한다. 엄마는 남편 없이 아이를 키우며 힘들었던 과거를 떠올리며 이나가 자신처럼 되지 않기를 바라며 지안이(이나의 딸)의 존재를 부정한다. 서로에 대한 이해가 결여되었기에 이나와 엄마는 끝없이 상처를 낸다.
<둠둠>에서는 플래시백이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관객은 현재의 사건들만 두고서 이나를 응원하거나 탓할 수 있다. 과거의 모든 일들은 책임지기로 한 이의 잘못이 아니기에, 논외의 것으로 밀린다. 계속해서 문제상황이 제공되고, 건조하다못해 바스라지는 이나를 보며, 관객은 뒤를 돌아볼 새도 없이 자꾸만 도망치는 그에게 자연스레 이입하게 된다. 무엇이 그를 도망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는지 사유하는 과정에서 <둠둠>이 단순히 꿈을 찾아 떠나는 유토피아적 스토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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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과 공감, 그리고 연대와 저항의 상징이 되기까지. 종이의 집: 신드롬이 된 드라마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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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의 집>은 어쩌면 지금까지 본 넷플릭스 드라마 중 손에 꼽는 작품이 될 것 같다. 나도 이 드라마에 빠져 이렇게 까지 공감하고, 열광하게 될 줄이야. <종이의 집 : 신드롬이 된 드라마>는 종이의 집의 성공 비결뿐만 아니라 그들의 땀과 열정, 뒤이어 일종의 '레지스탕스'의 아이콘이 된 그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처음 Parte 1을 접했을 때 느꼈던 신선한 충격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겉으로 보기엔 그저 여섯 도둑의 이야기로 시작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독특함과 특유의 긴장감이 보는 이를 꽉 쥐고 놓아주지 않는다. 이 다큐멘터리에서도 언급한 <종이의 집>의 매력에 대해 알아보자.
- Parte 1. '공감'은 가장 큰 소통의 언어이자, 강력한 힘이다 -
<종이의 집>은 처음부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제작 드라마가 아니다. 스페인 단독으로 방영되는 드라마였지만, 생각보다 저조한 시청률에 Parte 2가 마지막임을, 배우들을 포함한 모든 제작진들이 예상했다고 한다. 그랬던 그들이 넷플릭스의 손을 잡게 되며 '로또'를 맞는 순간이 오게 된다. 예상보다 높은 시청률이 연이어 나오고, 현재는 전 세계 스트리밍 순위 2위에 빛나는 성과를 거둔 드라마가 바로 <종이의 집>이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가장 큰 역할은 바로 '등장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뻔하다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렇게 서사가 매력적이고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들이 과연 있을까. 보편적으로 생각했을 때, 조폐국 그리고 스페인 은행을 터는 도둑과 이를 쫓는 경찰이 있을 때 우리는 과연 누구의 편이 될까? 망설일 필요 없이, 바로 경찰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나도 모르게 이 도둑들을 열렬히 응원하게 된다. 이들에게는 우리와 다름없이 개개인의 사연이 있고, 인생이 있다. 이들의 '범행 계획'또한 보는 재미가 있지만, 여러 인물이 얽히면서 발생하는 감정들을 따라가는 것 또한 시청자들의 마음을 자극한다. 그 감정에 대해 같은 기분을 느끼는 것, 공감은 생각보다 큰 힘을 발휘한다. 비록 스크린이라는 벽이 있지만, 이는 금세 허물어지고 누구보다도 가장 가까이, 진솔하게 소통하게 된다.
무엇보다 '스페인'이라는 국가의 특색이자 아이덴티티를 살린 것 또한 포인트이다. 정열과 사랑의 국가에 걸맞게, 여러 감정들 중 '사랑'이 가득한 드라마이다. 범죄물에 사랑이라니, 조금은 대조되는 조합이지만, 이렇기에 더욱 이들의 관계성이 돋보인다. 이는 인물 간의 사랑이기도 하고, 이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사랑이기도 하다. 인물들의 경우를 먼저 살펴보자. 예정되어 있던 사랑도 존재하지만,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누군가가 자신을 흔들어놓는 순간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우리는 이들의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바라보며 같이 마음 아파하고, 설레어하기도 한다. 다음으로 우리들의 사랑을 말하자면, 극 중 흔히 말하는 '민폐 캐릭터'또한 존재하고, 당최 걷잡을 수 없는 행동으로 보는 이들에게 불안감과 공포를 안기는 인물 또한 존재한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이들도 미운 구석이 있을 뿐, 나름의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게 된다.
- Parte 2. 유연한 제작 과정, 예상을 뛰어넘는 전개 -
<종이의 집>은 대본을 미리 짜고 한꺼번에 촬영에 들어가는 방식이 아닌, 촬영을 함과 동시에 다음 각본을 짜는 방식으로 드라마를 이어간다. 그렇기에 좀 더 유연한 사고와 매 상황에 맞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선보인다. 이들의 제작 과정 또한 등장하는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오고 가는 그들 대화의 결과물이 이렇게 큰 사랑을 받게 될지, 그들은 몰랐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건 바로 이들의 '시간 전개 방식'이다. 보통은 계획에서 행동의 옮기기까지의 시간 흐름대로 내용 전개가 이루어지는 반면, 이 드라마는 첫 화부터 사건 당일을 바로 보여준다. 범행 시작을 보여줌과 동시에 중간중간 그들이 아지트에서 했던 계획 동기와 과정을 보여주며 과거로 돌아가는 시점 또한 존재한다. 이렇게 두 시점이 동시에 흘러감을 보여주면서 <종이의 집>만의 차별화된 개연성을 보여주고 있다. '범죄'라는 장르에 맞게, 반전 또한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다. 특히 매 시즌의 마지막 장면은 놀라움의 연속.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의 가담과 희생은 서스펜스물로서의 강점을 충분히 보여준다.
- Parte 3. 이들이 주는 메시지 -
아마 이것이 <종이의 집>이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이자, 긍정적인 변화일 것이다. 극 중 그들이 입는 붉은 점프슈트와 달리 가면, 이것은 이제 '저항'그리고 '연대'의 아이콘이 되었다. 내용 중간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시위 모습은 여성 인권, 자유를 위해 맞서는 사람들의 현재를 담아낸 실제 상황이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붉은색이 자주 등장함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저항군'이라는 그들의 투쟁에 걸맞은 색이다. 이에 사람들은 영향을 받아, 지금 이 순간도 누군가는 맞서나가기 위해, 빨간 점프슈트를 입고 달리 가면을 쓴 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주제곡인 'Bella Ciao' 또한 파급력이 엄청난데, 실제로 세계 2차 대전 때 이탈리아 저항군이 사기를 높이기 위해 불렀던 노래이다. 제작진들도 자신들의 일종의 노동요였던 이 노래를 결국 메인 테마곡으로 설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만큼 이 노래는 변화의 불씨가 되었고, 75년이 지난 지금 사람들은 평화를 외치며 Bella Ciao로 그 순간을 기념하고 있다.
<종이의 집>을 간단히 말하자면 공감과 사랑, 그리고 저항이다. 한순간에 모든 것이 바뀌었고, 사람들은 거리로 나가 자신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선다. 이 드라마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종이의 집>의 팬이라면 충분히 공감하고, 그렇기에 더 경이로운 다큐멘터리이다. 미디어 매체의 좋은 영향력이자, 본보기가 되는 작품으로 오랫동안 기억되기를.
* 본 콘텐츠는 브런치 JW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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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캡틴아메리카4, "그"가 돌아오지 않는 이유
2021. 04. 28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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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쟁이 인스타그램: @marvel_jen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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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타임라인*
00:00 이제 시작이다
00:43 캡틴아메리카4가 온다
02:34 1대 캡틴, 크리스 에반스
03:48 숙제타임
05:17 와칸다 포에버
06:05 제2의 블랙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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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 스필버그가 처음 제작한 해적 애니매이션 영화 [영화리뷰/결말포함]
#해적영화#조니댑#스피븐스필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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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워크 먹여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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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랑종> 2차 예고편
태국 북동부 ‘이산’ 지역 낯선 시골 마을.
집 안, 숲, 산, 나무, 논밭까지,
이 곳의 사람들은
모든 것에 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가문의 대를 이어 조상신 ‘바얀 신’을 모시는 랑종(무당) ‘님’은
조카 ‘밍’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다.
날이 갈수록 이상 증세가 점점 심각해지는 ‘밍’.
무당을 취재하기 위해 ‘님’과 동행했던 촬영팀은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밍’과 ‘님’, 그리고 가족에게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현상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다.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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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파이더맨 :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운명의 예고편
한 사람을 구할 것인가, 모두를 구할 것인가 운명을 건 스파이더맨의 선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