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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025-01-26 13:19:47

콘스탄틴이 되고 싶었던 동은이

영화 [검은 수녀들] 리뷰

이 글은 영화 [검은 수녀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글을 퍼 갈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세요. 경고했다. 

 

 

 

예전에 영화 파묘​에 대해 리뷰를 썼다가 악플(?)에 시달린 적이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개소리 중 하나는 살다 살다 오컬트 장르를 분석하는 인간을 다 본다.라는 뉘앙스를 담은 욕이었다.(보통 그런 사람은 브런치 계정만 있지 글이 없는 경우가 99.9%라서 그런 악플은 남겨둘 가치도 없어서 그냥 지움) 물론 그 말이 이해가 가기도 하고, 그러면서 하도 욕이 하찮아서 웃기기도 했다. 그래서 다음 오컬트 영화를 리뷰하는 날엔 그 사람이 반드시 내 리뷰를 보고 아 오컬트에 이런 매력이 있구나. 혹은 아 모든 장르마다 공식이 있다더니 오컬트도 예외는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가지는 날이 오기를 바랐다. 

 

반드시 좋은 영화여야만 했다. 덜컥 상이라도 하나 받게 되는 영화라면 어쨌거나 작품성 면에서는 무시는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알량한 생각도 있었다. 대중적이라면 오히려 더 좋을지도 몰랐다. 천만명이 봤다고 반드시 괜찮은 영화는 아닐지 몰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는다면 그래도 그 악플러에겐 대중적이라는 말로 밀어붙이기라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았으니까. 

 

그러나 그 ”다음 리뷰“가 하필 이 영화일 거라고는 나조차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순수하게(?) 영화에 대한 투덜거림만 늘어놓을 수 있게 되어 버렸다. 이쯤 되면 누가 악플러인지 나조차도 구분을 못 할 지경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피식하고 웃음이 나온다.

 

이 영화가 글러먹은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닌데 애초에 잘못된 것은 의도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감독은 10년 전 영화인 [검은 사제들]의 세계관을 따르는 스핀오프 작품이라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누군가가 구마자가 되고 그런 사람을 퇴마 하는 신도들이라는 이야기의 구조는 [엑소시스트] 때부터 고유하게 내려온 오컬트 장르의 특성일 뿐. 세계관을 따른다는 말은 과하다 못해서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아마도 영화의 말미에 최부제(강동원)가 등장하기 때문에 검은 사제들과 연결되어 있다, 혹은 앞으로 그가 미카엘라(전여빈)와 함께 다음 편에서 고스트 버스터(?)를 할 거라는 예상을 하게 해서 스핀오프라는 말을 붙인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모든 시도들은 뻔뻔하기 짝이 없게 느껴진다. 

 

또한 모든 것이 완벽하게 반대인 등장인물들의 성별도 나를 화나게 한다. PC적인 의도는 아니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여성 서사 어쩌고를 언급하려는 의도도 아니었어야 할 것이다. 반드시 “표절”을 피하려는 의도였어야만 그래도 화가 덜 날 것이기 때문이다. 

 

첫 등장에서 담배를 물고 있는 유니아(송혜교)를 본 순간 깨달았다. 감독은 이 캐릭터의 설정을 앞 구르기를 하면서 봐도 영화 [콘스탄틴]에서 따왔다는 것을. 이 한 장면으로 감독은 매우 많은 면을 설명하려 했을 것이고. 또한 매우 많은 시간을 절약하려 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얄팍한 의도를 숨기려면 표절을 피하기 위해 성별을 남자가 아닌 여자 캐릭터로 반드시 바꾸어야 했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매우 대차게 실패해 버렸다. 

 

송혜교라는 배우가 전작인 글로리를 통해서 어느 정도 연기력을 인정받았음에는 이견이 없지만. 감독이 원했던 비딱하면서 종교와 교리, 그리고 이단의 줄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역할에는 완벽하게 스며들 만큼의 내공은 아직 없었다. 특히 욕설을 내뱉는 연기는 마치 영화 [아수라]에서 세상 어색하게 욕을 하던 정우성이 생각날 만큼 너무도 경건하고 타격이 하나도 없어서. 저걸 진짜 오케이를 준 컷이란 말인가.라는 생각이 들 만큼 영화에 몰입하기 힘들었다.

 

 

 

캐릭터 기용에 있어서도 어설프기 짝이 없다. 

영화 자체를 통틀어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를 담당하고 있는 인물은 허준호 배우이다. 성직자의 몸에 깃든 악령이라니!! 그러나 영화는 구마자가 된 이후의 허준호를 그 어떤 설명이나 쓰임 없이 아주 간단하게 서사에서 아웃시켜버린다. 더 어이없는 것은 이진욱의 출연이다. 그다지 역할이 크지도 않고. 이성적인 역할, 혹은 여주인공들에게 반대하는 역할로서의 설득도 크게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마지막의 장면까지도 야무지게 출연을 하는 것을 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구마(퇴마)라는 것을 진행하고 실행하기 위해 일어나는 수많은 반대들과 위험성에 대해 말하려 하는 의도는 알겠지만. 문제는 이 모든 캐릭터들을 데리고 그 어떤 설명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와리가리만 하다 시간만 채우는 불상사가 일어나기 때문에. 초반부뿐만 아니라 후반부로 치닫는 이 모든 시간들에서 위험성은커녕 지금 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구마를 한다고?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렇다면 과연 오컬트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도 있는 구마 의식 자체에 대한 문제가 없는가.라고 묻는다면 영화가 나를 가장 화나게 한 부분도 그 부분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아마도 두 주인공이 가진 특별함을 강조하기 위해 이런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합리적(이어야만 한다 진짜)인 의심을 할 수 밖엔 없지만. 타로카드 세 장 믿고 진행하는 템빨 크로스오버 굿판이라니. 그것도 수녀가.

 

진정한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는 있지만. 하지만 이런 방법은 피했어야만 한다. 차라리 구마 의식 자체에 대해 반감이 있었던 미카엘라에 대해 좀 더 많이 설명했더라면 이런 이질감은 많이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시도와 의도들이 어긋나서 보는 내내 불쾌함을 감출 수 없는 영화였다.

 

[마치면서]

 

 

보통 좋은 영화든 안 좋은 영화든. 

영화라는 것을 보고 나면 나는 할 말이 너무 많아서 줄이고 또 줄여서 리뷰를 쓰는 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번 영화는 쓸 말조차 없어서 한참이고 빈 페이지를 띄운 채 다리를 달달 떨며 문장을 잡아내야 했다. 한동안은 오컬트 영화에 첫 출연하는 주연배우들의 덕을 보긴 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그다지 유쾌한 결과로 기억되지는 않을 영화라는 예상을 해본다. 

 

[이 글의 TMI]

1. 부산에서 서울로 오는 표를 못 구해 강제로 연휴를 서울에서 보내게 된 1인

2. 그릭요거트 이제 지겹다. 아침으로 뭐 먹지.

3. 백오십 년 만에 우동 먹었는데 정제 탄수 최고!!! 

4. 장갑 잃어버림

 

#영화리뷰 #검은수녀들 #오컬트 #최신영화 #영화리뷰어 #munalogi #네이버인플루언서 #브런치작가 #송혜교 #전여빈

 

작성자 . M

출처 . https://brunch.co.kr/@iltallife/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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