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025-01-26 13:19:47
콘스탄틴이 되고 싶었던 동은이
영화 [검은 수녀들] 리뷰
이 글은 영화 [검은 수녀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글을 퍼 갈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세요. 경고했다.
예전에 영화 파묘에 대해 리뷰를 썼다가 악플(?)에 시달린 적이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개소리 중 하나는 살다 살다 오컬트 장르를 분석하는 인간을 다 본다.라는 뉘앙스를 담은 욕이었다.(보통 그런 사람은 브런치 계정만 있지 글이 없는 경우가 99.9%라서 그런 악플은 남겨둘 가치도 없어서 그냥 지움) 물론 그 말이 이해가 가기도 하고, 그러면서 하도 욕이 하찮아서 웃기기도 했다. 그래서 다음 오컬트 영화를 리뷰하는 날엔 그 사람이 반드시 내 리뷰를 보고 아 오컬트에 이런 매력이 있구나. 혹은 아 모든 장르마다 공식이 있다더니 오컬트도 예외는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가지는 날이 오기를 바랐다.
반드시 좋은 영화여야만 했다. 덜컥 상이라도 하나 받게 되는 영화라면 어쨌거나 작품성 면에서는 무시는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알량한 생각도 있었다. 대중적이라면 오히려 더 좋을지도 몰랐다. 천만명이 봤다고 반드시 괜찮은 영화는 아닐지 몰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는다면 그래도 그 악플러에겐 대중적이라는 말로 밀어붙이기라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았으니까.
그러나 그 ”다음 리뷰“가 하필 이 영화일 거라고는 나조차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순수하게(?) 영화에 대한 투덜거림만 늘어놓을 수 있게 되어 버렸다. 이쯤 되면 누가 악플러인지 나조차도 구분을 못 할 지경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피식하고 웃음이 나온다.
이 영화가 글러먹은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닌데 애초에 잘못된 것은 의도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감독은 10년 전 영화인 [검은 사제들]의 세계관을 따르는 스핀오프 작품이라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누군가가 구마자가 되고 그런 사람을 퇴마 하는 신도들이라는 이야기의 구조는 [엑소시스트] 때부터 고유하게 내려온 오컬트 장르의 특성일 뿐. 세계관을 따른다는 말은 과하다 못해서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아마도 영화의 말미에 최부제(강동원)가 등장하기 때문에 검은 사제들과 연결되어 있다, 혹은 앞으로 그가 미카엘라(전여빈)와 함께 다음 편에서 고스트 버스터(?)를 할 거라는 예상을 하게 해서 스핀오프라는 말을 붙인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모든 시도들은 뻔뻔하기 짝이 없게 느껴진다.
또한 모든 것이 완벽하게 반대인 등장인물들의 성별도 나를 화나게 한다. PC적인 의도는 아니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여성 서사 어쩌고를 언급하려는 의도도 아니었어야 할 것이다. 반드시 “표절”을 피하려는 의도였어야만 그래도 화가 덜 날 것이기 때문이다.
첫 등장에서 담배를 물고 있는 유니아(송혜교)를 본 순간 깨달았다. 감독은 이 캐릭터의 설정을 앞 구르기를 하면서 봐도 영화 [콘스탄틴]에서 따왔다는 것을. 이 한 장면으로 감독은 매우 많은 면을 설명하려 했을 것이고. 또한 매우 많은 시간을 절약하려 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얄팍한 의도를 숨기려면 표절을 피하기 위해 성별을 남자가 아닌 여자 캐릭터로 반드시 바꾸어야 했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매우 대차게 실패해 버렸다.
송혜교라는 배우가 전작인 글로리를 통해서 어느 정도 연기력을 인정받았음에는 이견이 없지만. 감독이 원했던 비딱하면서 종교와 교리, 그리고 이단의 줄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역할에는 완벽하게 스며들 만큼의 내공은 아직 없었다. 특히 욕설을 내뱉는 연기는 마치 영화 [아수라]에서 세상 어색하게 욕을 하던 정우성이 생각날 만큼 너무도 경건하고 타격이 하나도 없어서. 저걸 진짜 오케이를 준 컷이란 말인가.라는 생각이 들 만큼 영화에 몰입하기 힘들었다.
캐릭터 기용에 있어서도 어설프기 짝이 없다.
영화 자체를 통틀어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를 담당하고 있는 인물은 허준호 배우이다. 성직자의 몸에 깃든 악령이라니!! 그러나 영화는 구마자가 된 이후의 허준호를 그 어떤 설명이나 쓰임 없이 아주 간단하게 서사에서 아웃시켜버린다. 더 어이없는 것은 이진욱의 출연이다. 그다지 역할이 크지도 않고. 이성적인 역할, 혹은 여주인공들에게 반대하는 역할로서의 설득도 크게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마지막의 장면까지도 야무지게 출연을 하는 것을 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구마(퇴마)라는 것을 진행하고 실행하기 위해 일어나는 수많은 반대들과 위험성에 대해 말하려 하는 의도는 알겠지만. 문제는 이 모든 캐릭터들을 데리고 그 어떤 설명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와리가리만 하다 시간만 채우는 불상사가 일어나기 때문에. 초반부뿐만 아니라 후반부로 치닫는 이 모든 시간들에서 위험성은커녕 지금 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구마를 한다고?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렇다면 과연 오컬트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도 있는 구마 의식 자체에 대한 문제가 없는가.라고 묻는다면 영화가 나를 가장 화나게 한 부분도 그 부분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아마도 두 주인공이 가진 특별함을 강조하기 위해 이런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합리적(이어야만 한다 진짜)인 의심을 할 수 밖엔 없지만. 타로카드 세 장 믿고 진행하는 템빨 크로스오버 굿판이라니. 그것도 수녀가.
진정한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는 있지만. 하지만 이런 방법은 피했어야만 한다. 차라리 구마 의식 자체에 대해 반감이 있었던 미카엘라에 대해 좀 더 많이 설명했더라면 이런 이질감은 많이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시도와 의도들이 어긋나서 보는 내내 불쾌함을 감출 수 없는 영화였다.
[마치면서]
보통 좋은 영화든 안 좋은 영화든.
영화라는 것을 보고 나면 나는 할 말이 너무 많아서 줄이고 또 줄여서 리뷰를 쓰는 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번 영화는 쓸 말조차 없어서 한참이고 빈 페이지를 띄운 채 다리를 달달 떨며 문장을 잡아내야 했다. 한동안은 오컬트 영화에 첫 출연하는 주연배우들의 덕을 보긴 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그다지 유쾌한 결과로 기억되지는 않을 영화라는 예상을 해본다.
[이 글의 TMI]
1. 부산에서 서울로 오는 표를 못 구해 강제로 연휴를 서울에서 보내게 된 1인
2. 그릭요거트 이제 지겹다. 아침으로 뭐 먹지.
3. 백오십 년 만에 우동 먹었는데 정제 탄수 최고!!!
4. 장갑 잃어버림
#영화리뷰 #검은수녀들 #오컬트 #최신영화 #영화리뷰어 #munalogi #네이버인플루언서 #브런치작가 #송혜교 #전여빈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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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감 예쁜 영화 추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저번주에 새롭게 시작한 1:1 맞춤 영화 큐레이션 시간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저희 씨네픽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팔로워분께서 주제를 신청해주셨는데요!
바로 이번 주제는 '색감 예쁜 영화'입니다!
이 게시물 혹은 씨네픽 인스타그램에 올라간 동일 내용의 콘텐츠 게시물에
자신이 보고싶은 영화에 대해 적어주신다면 다음 콘텐츠를 올릴 때 여러분들의 댓글을 바탕으로
1:1 맞춤 영화 큐레이션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1:1 맞춤 영화 큐레이션 시작해볼까요?٩( ᐛ )و
문라이즈 킹덤
ⓒ 네이버 영화
synopsis
사고로 가족을 잃고 위탁가정을 전전하는 카키 스카우트의 문제아 '샘'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친구라곤 라디오와 책, 고양이밖에 없는 외톨이 '수지'
1년 전, 교회에서 단체로 연극을 보다가 몰래 빠져나온 '샘'은 까마귀 분장을 한 '수지'에게 한눈에 반하게 되고, 그 후로 둘은 펜팔을 통해 감춰왔던 상처와 외로움을 나누며 점점 가까워진다. 서로를 보듬어주는 유일한 소울메이트이자 연인이 된 '샘'과 '수지'는 아무도 모르는 둘만의 아지트를 찾아 떠나기로 결심하고, 필요한 준비물들을 챙겨 각자 약속 장소로 향한다.몇 시간 후 '샘'과 '수지'의 실종사건으로 인해 펜잔스 섬은 발칵 뒤집히고,
수지의 부모님과 카키 스카우트 대원들은 둘의 행방을 찾아 수색작전을 벌이기 시작하는데...
cine pick!
부드러운 파스텔 톤 색감, 대칭 구도, 매력적인 미장센이 시그니처인 웨스 앤더스 감독의 작품이다. 국내외 평론가 대부분에게 호평을 받았으며, 단순한 12살 어린이의 성장 스토리가 아니라는 점이 영화의 매력을 높인다.
어톤먼트
ⓒ 네이버 영화
synopsis
1935년 영국, 부유한 집안의 아름다운 딸 세실리아(키이라 나이틀리)는 시골 저택에서 여름을 보내던 중 집사의 아들이자 명문대 의대생 로비(제임스 맥어보이)와 마주친다. 어릴 때부터 서로에게 애틋한 마음이 있었지만 쉽게 마음을 고백하지 못하던 이들은 그날 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하지만 이들을 지켜본 세실리아의 동생 브라이오니의 오해로 로비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전쟁터로 끌려가게 된다. 이후 세실리아는 로비가 전쟁터에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간호사로 일하게 되고, 로비 또한 세실리아를 다시 만난다는 단 하나의 일념으로 전쟁터에서 살아남는데…
cine pick!
카메라에 디올 스타킹을 씌워 촬영한 영화로 엄청나게 몽환적인 분위기의 영상미가 뛰어난 영화이다.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며, 소설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보면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당나귀 공주
ⓒ 네이버 영화
synopsis
먼 옛날 어느 왕국. 상냥하고 아름다운 왕비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국왕은 아내와 꼭 닮은 공주와 결혼하려 한다. 아버지와의 결혼을 피하기 위해 온갖 어려운 요구들을 하던 공주는 당나귀 가죽을 뒤집어쓰고 궁궐에서 도망치는데...
cine pick!
샤를 페로의 동화를 각색한 뮤지컬 영화이다. 고풍스러운 의상, 아름다운 음악, 신비로운 색감까지! 정말 원작이 동화인 것 처럼 한 편의 동화를 영상으로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로슈포르의 숙녀들
ⓒ 네이버 영화
synopsis
프랑스의 해안도시 로슈포르에 살고 있는 쌍둥이 자매 델핀과 솔랑쥬는 언젠가 이 도시를 떠나
다른 곳에서 멋진 사랑을 하게 되리라 꿈꾸고 있다.
cine pick!
실제 자매인 두 배우가 쌍둥이 자매로 출연하며, 영화 속에서 펼쳐지는 춤과 노래의 향연이
매우 매력적인 작품이다. <롤라> <쉘부르의 우산> 그리고 <로슈포르의 숙녀들>까지 자끄 드미의
낭만 3부작이라고 불린다. 또한 <라라랜드>에서 오마쥬한 영화이다!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
ⓒ 네이버 영화
synopsis
1920년 미국 할리우드의 한 병원. 말을 타다 부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전문 스턴트맨 로이는 쇄골이
부러져 병원에 입원한 작은 꼬마 알렉산드리아와 친구가 된다. 어린 친구를 위해 로이는 매일 세상 끝
먼 곳에서 온 다섯 전사에 대한 환상적인 이야기를 들려 주고, 시간이 갈수록 현실과 환상은 서로 얽히고
뒤섞이게 되는데…
cine pick!
<더 폴>은 초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영상을 담은 영화이지만, 영화에 나오는 로케이션 모두 실제로
존재하는 곳이다. 18개국 26개의 로케이션의 촬영했다고 한다. 원색의 강렬한 색감을 지녀
영상미가 뛰어난 영화로 유명하다.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 네이버영화
synopsis
어릴 적에 부모를 여읜 폴은 말을 잃은 채 두 이모와 함께 산다.
이모들은 폴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만들려고 했지만 33살의폴은 댄스교습소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는 것이 전부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이웃 마담 프루스트의 집을 방문한 폴은 그녀가 준 차와 마들렌을 먹고 과거의 상처와 추억을 떠올리게 되는데…
cine pick!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유일하게 추가 상영을 했으며, 전회 매진된 영화이다.
다채로운 색채로 가득한 풍부한 색감과 더불어 환상적인 음악, 그리고 영화가 담은 깊은 메시지까지!
영화를 보면 관객들이 극찬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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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인한 고요함, 그 아름다움
*본 리뷰는 영화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너무 오래 붙어있으면 모든 것을 당연하게 느낀다. 더러는 익숙해지면 소중함을 잊고 무뎌진다고도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은 익숙함은 그것과 다르다. 사랑을 표현하는 모든 몸짓과 눈빛이 자연스럽게 오가는 것이다. 레오와 레미는 그런 친구다. 함께 들판을 뛰어놀고 살결을 맞대고 잠드는 것이 당연한. 그리고 누구도 두 사람의 사이를 규정짓거나 한계를 만들어두지 않았다.
그런 각별한 관계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사회로 나서면서부터이다.
아이들이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과 특정한 성 정체성에 대한 강요를 처음 맞닥뜨리게 되는 공간은 보통 학교이다. 부모 혹은 발달된 미디어의 영향도 없지는 않겠지만 불특정 다수의 또래의 집단 속에서 남들과 다르다는 것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에서 비롯된 성 정체성의 혼돈에 비하면 사소한 것일지도 모른다.
영화 [클로즈]는 이런 고요한 혼돈 속에서 단단해지는, 성숙해지는 한 소년의 모습을 섬세하고도 아름답게 만들어낸 영화였다.
레미는 거친 말투로 친구들과 농담을 던지며 축구를 하기보단 옹기종기 모여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며 미소를 짓는 편이다. 구르고 부딪히고 넘어지는 아이스하키 대신 적막 속에서 소리의 울림을 느끼는 클라리넷 연주를 즐기는 편이다. 그렇기에 유독 친구들에게 놀림을 많이 당한다.
레오는 그런 레미와 묶여서 같은 부류로 취급받는 것에 굉장히 발끈한다.
이전까지는 한 번도 의심해 본 적 없었던 레미와의 관계를 의식하기 시작한다. 레오는 그제야 레미가 여타 다른 남자아이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그리고 자신마저도 그들의 세계 속에 포함된 적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레오는 또래 소년들이 하는 것들을 즐기고 싶어 하면서도 레미와의 거리가 멀어지는 것에 착잡한 감정을 느낀다.
두 친구가 완전히 등지게 되는 사건은 레오가 레미를 늘 기다리던 길목에서 기다리지 않으면서부터이다. 그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레미가 레오의 아이스하키 연습장에 찾아오면서부터이다. 레미는 자신과는 달라지려고 애쓰는 레오에게 다가가기 위해 묻는다.
"나도 아이스하키 배울까?"
레오는 침묵한다. 그건 레미가 자신과 다른 남자아이들의 교집합에 발을 들이미는 것이 달갑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나, 그보다 더 직접적으로는 질문 속에서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또래 아이들이 하는 행위를 따라 한다고 해서 결코 자기 자신이 그들과 같지는 않음을 알아버린 것이다. 레오는 여전히 레미와 닮아 있었다. 시끄러운 소리보다 고요함 속에 있는 것이 더 잘 어울렸던 것이다.
레오는 그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고, 그래서 레미를 완전히 떠나기로 한다.
비극적이게도 레오가 레미를 떠나려고 결심한 순간, 레미는 세상과 등지기로 결심한다. 영원히.
레미를 잃은 상실감 속에서 레오는 괴로워한다. 하지만 죄책감 탓에 남들에게 괴로운 제 모습을 티 내지 못한다. 특히 레미의 엄마에게 자신의 과오를 고백하고 싶은 동시에 망설인다. 레오 역시 자신의 아들이라고 말했던 레미의 엄마는 무언가 알고 있는 듯한 레오에게 계속해서 묻는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그 애를 밀어냈어요."
레오의 고백에 레미 엄마는 괴로워한다. 레오를 차에서 쫓아내고 울지만, 이내 도망가 버린 레오를 쫓아가 안아준다. 그 포옹은 자신의 또 다른 아들이었던 레미에게 보내는 것이기도 하다. 사회의 시선에 부딪히며 멍들고, 자신의 감정에 흔들리다가 깨어져 버린.
레오의 가족은 꽃 농장을 운영한다. 영화 전반적으로 레오가 부모님을 돕는 모습이 나온다.
성적 고정관념을 가진 어떤 이들은 종종 여성성을 꽃에 비유하곤 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선 '레미'라는 사람을 대변하기 위해 꽃을 보여준다. 레미는 고요하지만 그 속에서 자신만의 울림을 가지고 있는, 묵묵히 자라나는 꽃을 닮았다. 허나 너무 일찍 꺾여버린 것이다. 자의에 의해서가 아닌 타의에 의해서.
레오는 레미의 죽음을 맞닥뜨리고 아이스하키에 몰두한다. 조용한 것을 참을 수 없는 것이다. 침묵 속에 있으면 자꾸만 레미가 떠오르고, 보고 싶었다. 꽃밭을 내달리던 한때의 아름다움이 너무나 강렬해서, 그 고요함이 너무나 달콤해서 레오는 괴로웠다.
자신이 사랑했던 그 모든 세상을 놓아버렸던 선택을 후회했다.
텅 비어버린 레미의 집을, 그 어느 때인가 가족들과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던 그 집을 바라보며 레오는 허전함을 느낀다. 하지만 따스한 햇살 아래, 다시 만발한 꽃 사이에 서서 그들의 강인함을 느낀다. 그 순간을 통해 레오는 비로소 꽃이 된다. 한때는 자신이 부정하고 싶었던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레오는 폭풍우를 이겨내고 새싹을 틔운다. 언젠가는 레오 역시 아름답게 만발할 것이나, 그대로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다시 지고 힘겨운 싸움을 하더라도 끝끝내 저문 자리에서 다시 피어나는 강인한 꽃이 되기를.
*이 리뷰는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하여 작성된 리뷰임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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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판과 고질라 그 무엇들보다 <커튼콜>
*영화추천*
<커튼콜> Curtain Call, 2016
감독: 류훈
빨판과 고질라, 그 무엇들보다
출처: 영화 <커튼콜> 스틸컷(네이버)그는 한때 셰익스피어를 쪽쪽 빨아먹는 빨판이라 불렸다. 연극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기대주이자 모든 동료의 눈과 입에 요란하게 걸릴 인재이기도 했다. 그의 친구는 맛깔난 애드리브로 연극판을 씹어먹는 고질라였다. 빨판과 고질라, 민기와 철구, 두 친구는 자칭, 타칭 천재 연출가와 배우, 그보다 더한 수식어가 따라붙어도 이상하지 않을 ‘예술가’가 될 참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매섭고 서글프다. 빨판은 ‘하느냐, 마느냐’에 철학을 욱여넣은 삼류 에로 극단 ‘민기’의 연출가가, 고질라는 식대 영수증만 보면 애드리브가 폭발하는 프로듀서가 됐다.
꼭 꿈과 현실 중 하나를 택한 것처럼 보이지만 착각이다. 두 친구는 셰익스피어와 에로 중간에 서서 그 무엇도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중이다. 극단에 소속된 단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자신들의 암울한 속사정이 무대 위에 난잡하게 흩어져 있는 걸 알지만, 굳이 치우려 하지 않는다. 눈앞에 보이는 절망이 때론 답답한 현실을 살아가게 하는 수단이 된다는 걸 알고 있고, 무엇보다 무대에 올라간 ‘내가’ 그것들보다 훨씬 더 소중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출처: 영화 <커튼콜> 스틸컷(네이버)
물론 극단 민기의 햄릿은 엉망진창이다. 정말 배꼽 빠지게 웃긴다. 단원들의 숨 막히는 실수는 끊이질 않고, 우리가 알던 햄릿은 점점 요상해지지만, 실없거나 우습지 않다. 오히려 놀랍다. 한없이 깃털처럼 가볍게 느껴졌던 햄릿이 순식간에 수백 개의 질문을 머금고 원래 제 무게를 찾는 순간, 우린 <커튼콜>이 대극장에 오른 연극이었음을 깨닫는다.
힘들 때 웃는 자가 일류라고 했던가. 아니다, 진짜 일류는 어쩔 수 없음을 어쩔 수 없음으로만 받아들이지 않는 자다. 세상 복잡하고 어려운 질문은 날려버리고 무작정 끝을 보는 자, 언제든 절망을 희망으로 읽을 수 있는 자, 갑자기 ‘죽느냐, 사느냐’가 ‘하느냐, 마느냐’로 들려도 전혀 개의치 않는 자, 바로 ‘민기’ 같은 사람들이다.
출처: 영화 <커튼콜> 스틸컷(네이버)
위로든 힐링이든 힘이 든 뭐든 다 좋다. 빨판과 고질라 같은 것들이 주는 위세보다 더 강렬하고 곧은 나만의 심지를 확인했으면 한다. 그런 커튼콜이라면 몇 번이고 반복돼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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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의 두 가지 꿈과 가족의 사랑을 담은 기차역
기적 (Miracle, 2020)
개봉일 : 2021.09.15
감독 : 이장훈
출연 : 박정민, 이성민, 윤아, 이수경, 김강훈, 정문성
소년의 두 가지 꿈과 가족의 사랑을 담은 기차역
올 추석 가장 볼만한 가족영화. 보는 이를 웃기고 울리는 휴머니즘 가득한 영화. 다소 진부하긴 해도 <기적>이란 영화를 이렇게 적절하게 표현하는 말이 또 없을 것이다.
<기적>은 경북 봉화군 소천면에 위치한 최초의 민간 역사 양원역을 베이스에 두고 그 위에 주인공 준경의 가족과 준경이 가진 꿈을 얹어 완성한 이야기다. 준경이란 인물과 그의 꿈이라는 픽션에 최초의 민간 역사 양원역이라는 실제 장소를 섞어서 리얼리티와 감정선을 한층 살려낸 이 영화는 적절히 가볍고 귀여우면서도 썩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한국 영화, 가족영화라고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신파'를 완벽하게 털어낸 것은 아니지만, 이정도의 신파라면 난 일단 환영한다고 말하겠다.
<기적>은 코로나 대유행이라는 특수한 시국 때문에 몇 차례 개봉을 연기하며 내 속을 엔간히도 태웠다. "대체 준경이는 언제 만날 수 있지!" 아쉬움에 발길질을 해대던 찰나, 추석 연휴라는 대목을 끼고 개봉한 이 영화는 마치 "나와 가장 잘 어울리는 시기를 기다려왔다!"는 듯 영화가 가진 매력을 사정없이 내뿜으며 추석 연휴 극장을 찾을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기적>의 매력 포인트를 몇 가지 꼽아보자면 가장 먼저 사랑에서 피어난 따스함과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추억을 불러오는 ‘그때 그 시절’의 모습, 아름다운 계절을 품은 기찻길의 모습 정도가 있겠다. <기적>은 누군가의 꿈 이야기이자 첫사랑의 두근거림, 가족 간의 깊은 사랑에서 피어난 따스함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는 영화다. 또한 시대 배경을 따라 맞춰 입은 배우들의 스타일링은 “촌스럽다.”라기보단 귀엽고 정겹게 다가온다. 거기에 비디오테이프와 플레이어, 흰 편지지와 연필, 세월을 담은 집과 가구 같은 것들은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오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시동>에 이어 새로운 느낌의 10대 소년 역할에 도전한 박정민 배우의 뚝뚝하지만 쑥스러움이 살짝 묻어나는 사춘기 소년 연기와 초반부의 발랄한 분위기를 책임지는 임윤아 배우님의 첫! 학생 연기, 원칙을 지키는 아버지와 준경을 벅찰 만큼 사랑하는 아버지의 얼굴을 오가는 이성민 배우님의 안정적인 연기, 사실상 준경과 관객들에게 가장 큰 감정의 동요를 선사하는 인물, 보경 역을 맡은 이수경 배우님의 연기가 <기적>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이자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도로도 차도, 기차역도 없이 기찻길만 놓여있는 마을에 살고 있는 준경은 마을을 얄짤없이 지나쳐가던 기차가 아주 잠시라도 설 수 있는 안전한 기차역을 만들고 싶어 한다. 기찻길도, 마을에 내려야 할 사람도 있는데 정작 기차역은 없다 보니 마을 사람들은 마을 밖에 나가고 돌아올 때마다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정해진 시간이라도 있는 여객 기차는 대비하고 피할 수 있지만 수시로 지나다니는 화물 열차는 도저히 피할 겨를이 없다. 탈 사람이 없어 현실적으로 역을 만들 수 없다는 이유로 준경의 기차역 건설에 대한 꿈은 매번 '제정신 아닌 소리'로 취급받고, 사람들은 역 만들기를 포기한다.
하지만 준경은 기차역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다. 준경은 마을 사람들이 위험한 기찻길을 걸어가며 놓쳐야 했던 소중한 인연들을 보며 마음 아파했고, 그것을 지키고자 청와대에 50통이 넘는 편지를 쓴다. 준경이 왜 이토록 마을에 기차역을 만들고 싶어 하는지, 왜 더 큰 세상에 나가 자신의 천재적인 재능을 뽐내는 일보다 위험하게 철교를 지나는 마을 사람들을 더 생각하게 됐는지. 그 이유는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기차역 만들기와 별을 보고 싶다는 두 가지 꿈을 꾸는 소년과 소년의 꿈을 이뤄주고 싶어 하는 첫사랑 라희와 태윤, 보경. '꿈'과 '가족' 그리고 '사랑'을 한곳에 뭉쳐낸 이 이야기에서 진한 사람 냄새가 풍긴다.
<기적>은 제목 그대로 누군가에게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게 되는 영화다. 역을 만들겠다는 준경의 꿈이 이루어지는 기적이, 등장인물들이 모두 행복해지는 기적이, 준경이 또 다른 꿈을 향해 날아오를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나길. 그리고 이 영화를 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간절한 꿈도 기적처럼 이루어지길. <기적>을 보다 보면 나도 모르는 새 수많은 기적을 바라게 되고, 또 그것이 이뤄질 거라 믿고 싶어지는 순간이 온다. 반짝이는 반딧불이로 가득 찬 기찻길을 보며 힘든 현실을 밝게 비춰줄 기적을 꿈꿔본다.
무뚝뚝한 말투에 덤덤한 표정, 고맙다, 사랑한다. 같은 감정 표현에 사뭇 서툴러 보이는 소년이 오래도록 품어온 이 꿈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피할 틈 없이 빠르게 지나쳐가는 기차의 앞, 옆모습이 아닌 잠시 숨을 고르며 마을 기차역에 서있는 기차의 앞모습을 보는 날이 올때까지. 그리고 항상 흘깃거리며 볼 수 밖에 없었던 진짜 꿈에 얽혀있던 아픔을 풀어내는 날이 올 때까지. 나는 그 순간까지 준경이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기적 시놉시스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 오늘부로 청와대에 딱 54번째 편지를 보낸 ‘준경’(박정민)의 목표는 단 하나! 바로 마을에 기차역이 생기는 것이다.
기차역은 어림없다는 원칙주의 기관사 아버지 ‘태윤’(이성민)의 반대에도 누나 ‘보경’(이수경)과 마을에 남는 걸 고집하며 왕복 5시간 통학길을 오가는 ‘준경’. 그의 엉뚱함 속 비범함을 단번에 알아본 자칭 뮤즈 ‘라희’(임윤아)와 함께 설득력 있는 편지쓰기를 위한 맞춤법 수업, 유명세를 얻기 위한 장학퀴즈 테스트, 대통령배 수학경시대회 응시까지! 오로지 기차역을 짓기 위한 ‘준경’만의 노력은 계속되는데...!
포기란 없다. 기차가 서는 그날까지!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경상북도 1등 과학 영재이자 5분 만에 시험지를 후딱 풀어내는, 또라이 같은 천재. 준경. 준경이는 이제 막 고등학생이 되었다. 마을에서 학교까지는 편도 2시간 이상. 준경은 위험하고 긴 등하굣길을 오래전에 떠난 누나 보경과 함께 걷는다. 매일같이 .
영화는 준경이 경시대회에서 1등 상을 타던 날, 보경이 물에 빠져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관객들에게 알려주기 전까지는 준경의 첫사랑과 라희, 그리고 간이역을 짓겠다는 준경의 두번째 꿈에 집중한다. 밝고 통통 튀는 분위기가 반복되고 어느 순간엔 가벼운 웃음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도 라희와의 대화와 과거 기억들을 통해 준경이 별과 우주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조금씩 흘린다. 경시대회 상을 받기 전, 계절별로 나눠진 별자리 그림을 쳐다보던 준경은 수많은 별자리들로 가득 찬 하늘 한가운데 가장 특별한 엄마 별을 그린다.
준경에겐 별에 대한 꿈이 있다. 하지만 준경은 그 꿈을 당당하게 내보이지 않는다. 준경은 간이역을 짓겠다는 꿈은 여기저기 이야기하고, 청와대에 수많은 편지를 보내면서도 “니는 우주가 그래 좋나?"라고 묻는 라희에겐 그저 "별이 좋다. 그런 게 있다.”고 얼버무릴 뿐이다.
오래전 자신을 낳다 세상을 떠난 엄마와 경시대회 트로피를 지키려다 물에 빠진 누나. 준경은 보경에 대한 죄책감에 빠져 자신의 진짜 꿈을 가슴 깊숙이 숨겨놓고 마음의 짐을 덜어낼 두 번째 꿈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너무 어린 나이에 찾아온 큰 이별을 건강하게 받아들이지 못했고, 보경을 놓아주지 못한다. 준경은 모두가 “이 마을에 주저앉으면 안 된다. 밖으로 나가라.”고 말해도 누나와의 추억이 담긴 집을 떠나지 못한다.
보경이 실제로 살아있는 인물은 아니지만 준경의 기억과 마음속에 담긴 보경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 남매가 얼마나 각별하고 가까운 사이였는지 척- 짐작이 된다. 꼬맹이라고 부르며 부드러운 시선을 보내는 보경의 모습, 라희는 한 번에 찌르지 못했던 준경의 볼을 익숙하게 한 번에 찌르는 보경의 모습. 동생의 손을 꼭 잡고 기찻길을 걷는 보경의 모습. 초등학교 4학년을 지나 어느덧 보경의 마지막 나이를 넘어선 동생 준경은 여전히 두려울 때면 보경을 떠올리고, 그 기억을 통해 위로를 받는다.
"누나는 모른다. 내가 양원역을 왜 그래 만들고 싶었는지 아나?"
"아버지한테 칭찬도 받고 용서도 받고 싶었다."
"니를 사랑하는 걸 들킬까 봐. 니까지 그렇게 될까 봐. 무서워서."
"이제 네 짐은 덜어내야지."
준경과 태윤은 이제 서로에게 유일한 가족이지만, 서로를 의지하지 못한다. 엄마와 보경을 지키지 못했다는 각자의 후회와 유일하게 남은 가족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준경은 태윤을 사랑하기에 태윤에게 용서받고 싶어한다. 그래서 누나를 잃게 된 오래전 그날의 실수를 만회할 기차역을 만들려 했고 태윤은 준경을 사랑하기에, 지키고 싶은 마음에 준경과의 거리를 넓힌다. 항상 서로의 옆얼굴만 바라봤던 두 사람은 각자의 마음속에 묵혀온 아픔을 내보이며 짐을 덜어낸다. 그리고 오랜 시간을 돌아 드디어 함께 서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된다. 무뚝뚝한 옆모습만 보이던 아빠 태윤이 준경의 앞에서 처음으로 눈물을 보이는 순간, 힘 빠진 태윤의 등을 토닥이는 남매의 손을 보며 수많은 감정이 교차했다.
준경의 꿈에 나와서까지 태윤을 걱정했던 보경. 그런 꿈을 꿀만큼 태윤과 보경을 가장 사랑했던 어린 준경의 마음. 죄책감과 또다시 사랑하는 이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껴안고도 준경을 키워내기 위해 견뎌왔던 태윤의 무거운 사랑. 그리고 빼놓으면 섭섭한 준경의 첫사랑이자 뮤즈, 준경의 꿈에 대해 "꿈꾸는 게 뭐 어때서?"라며 처음으로 꿈에 대한 질문을 던져준 라희의 한결같은 사랑. 여러 가지 모습을 한 사랑과 빛나는 꿈이 한곳에 뭉쳐 만들어진 기적 같은 양원역과 기적 같은 준경의 꿈을 향한 첫 날갯짓이 참 예쁘다. 준경이가 오래, 더 높은 곳에서 행복하게 빛났으면 좋겠다. 과거에 대한 후회나 죄책감에 붙잡혀 어쩔 수 없이 나는게 아닌, 그의 비행을 바랐던 사람들의 사랑을 힘으로 삼아 마음껏 더욱 힘차게 날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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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때려다 혹이 붙었다? | 영화 담보
혹시 영화 담보라고 아시나요?~ 요즘 꾸준하게 넷플릭스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면서 어린 승이의 매력에 빠지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요!
영화 담보는 영화 하모니를 연출한 강대규 감독의 두 번째 작품으로 우리에게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해 주고 있어요. 영화 담보 리뷰 시작해 볼게요~
기본 정보
장르 : 드라마, 코미디, 시대극
감독 : 강대규
각본 : 윤제균, 손주연
출연진 : 성동일, 하지원, 김희원, 박소이
개봉일 : 2020년 9월 29일
평점 : 9.17
스트리밍 : 티빙, 웨이브, 넷플릭스
기획 의도
거칠고 까칠한 사채업자 두석(성동일)과 종배(김희원)는
떼인 돈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박소이)를 담보로 맡게 된다.
"담보가 무슨 뜻이에요?"
뜻도 모른 채 담보가 된 승이와 승이 엄마의 사정으로 아이의 입양까지 책임지게 된 두석과 종배.
하지만 부잣집으로 간 줄 알았던 승이가 엉뚱한 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두 사람은
승이를 데려와 돌보게 된다
돈 받으러 갔다가 인생의 보물을 만났다
여담
영화 담보는 추석 연휴에 개봉하면서 기존의 추석영화는 뻔하고 재미없다는
평가를 지우고 많은 사람들의 소문으로 박스 오피스 1위와 OTT에서도 높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성동일의 부성애 연기와 더불어 어린 승이 역을 맡은 박소이의 매력에 풍덩 빠져 뻔한 스토리와 이야기 임에도 불구하고 감동을 한가득 받았다.
후기 및 결말
영화 담보 결말을 살펴보자면 승이를 입양하기로 결정한 두성은 친딸처럼 지극정성을 다하여 승이를 보살펴 키워준다.
승이 또한 아빠라고 부르며 진짜 가족이 된 세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며
기쁜 마음으로 승이를 만나러 가다가 머리 통증이 심각하여 운전 중에 다치고 만다.
10년 동안 두석이 사라지게 되자 승이와 종배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두석을 찾으러
다니다 비슷한 나이대 환자를 찾으면서 극적으로 서로 다시 재회하게 된다.
마지막은 승이와 함께 결혼식장에 걸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영화 담보는 어찌 보면 결말이 뻔한 결말을 예상하지만,
어린 승이의 연기력에 웃으면 관객도 웃고, 울면 관객도 우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우리의 감정을 사로잡아줬다.
한줄평 : 담보가 보물이 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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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추천작] 위대한 작가 이전에 어머니가 되어가는 한 여성의 성장기
20세기 가장 유명한 아동문학 작가 중에 한 명으로 손꼽히며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삐삐 롱스타킹의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인생을 통해 잘 알려지지 않은 10대 시절 성장기를 그리면서 집필한 작품의 기반이 된 모습을 비추는 실화 영화 <비커밍 아스트리드>! 전체적인 이야기를 구성하기보단 일부에 초점을 맞춘 작품으로 한 여성이 어머니로 변화하는 과정을 담백하게 보여주는데, 아마 이런 부분은 연출을 맡은 여성 감독 크리스텐센의 섬세함이 돋보이는 점일 것입니다. 여기에 주연을 맡은 알바 어거스트 배우의 완벽한 내면 연기는 그 섬세함에 힘을 실어주는데, 이제 막 연기를 신인이라고 하기에는 무안할 정도로 극의 무게 중심을 잘 이끌어줍니다. 그럼, 본격적인 영화의 후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10대 소녀의 세상 살아가기
1920년대 초, 스웨덴 시골 마을에 농장을 운영하며 살아가는 애정 어린 대가족의 구성원인 16살 아스트리드. 그녀가 쓴 에세이는 지역에서 꽤 알려지게 되고 아버지의 소개로 지역 신문사에서 인턴 기자로 일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그리고 신문사에서 일하며 기자로서의 역량을 꽃피우려던 때, 아내와 이혼 소송 중인 신문사의 편집장 레인홀드 블롬버그와 연애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 결과는 뜻하지 않은 임신을 하게 되고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덴마크로 건너가 아이를 낳은 후 위탁 가정에 아이를 맡기고 스웨덴과 덴마크를 오가는 생활을 이어가게 되는데...
예고편│Trailer
감독 : 페르닐레 피셔 크리스텐센
각본 : 킴 풉즈 아케손, 페르닐레 피셔 크리스텐센
출연진 : 알바 어거스트, 마리아 보네비, 트린 디어홈 외 다수
장르 : 드라마, 전기
상영 시간 : 123분
개봉일 : 국내 2021년 5월 12일
국가 : 스웨덴
등급 : 15세 관람가
평점 : 관람객 6.0, 네티즌 8.67, 기자ㆍ평론가 6.0, 로톤 토마토 프레시 96% 팝콘 80%, IMDB 7.1
어머니가 되어가는 그녀의 삶
영화를 오롯이 혼자서 이끌고 가는 아스트리드 역을 맡은 알바 어거스트 배우의 연기력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 인물의 전기를 그리고 있음에도 그녀의 10대부터 20대까지의 이야기를 함에 있어서 그녀가 쓴 삐삐 롱스타킹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짐작이 갈 만큼 주체적인 캐릭터를 보여줍니다. 가부장적 당시 시대상을 탈피하며, 사랑에 대한 솔직함, 아들에 대한 사랑, 블롬버그와 가족과의 갈등까지 그녀가 헤쳐나가는 복잡하고 다사다난한 삶의 여정을 멋지게 표현해 줍니다.
그럼에도 페미니즘에 치우친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맞지 않습니다.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여성이 중심이 되기보다 소녀가 어머니가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보는 게 더 적절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곁에는 사랑했던 블롬버그도 있었고, 묵묵히 바라봐 준 아버지 사무엘, 어머니 한나도 있습니다. 그리고 추후에 인연이 될 스투레도 있지만, 이야기는 아들 라세와 아스트리드의 관계, 모성애를 보여주는 데 치중하고 있고 그 속에서 한 아이의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성숙해가는 그녀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아들을 맡아준 마리가 더 큰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을지 모르겠네요.
현대 여성에게 전해주는 메시지
전 세계적으로 수십 년간 수많은 구독자가 이어진 삐삐 롱스타킹의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전기는 그녀가 힘들었던 청년기를 보고 있습니다. 시작점에 아이들이 보내준 생일 편지와 엽서를 보며 그 안에 적힌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보여주는 데, 아마도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이 이 영화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녀가 겪었던 개인적, 사회적 문제가 밑바탕 되어 쓰였다고 말입니다. 이것을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 위대한 작가의 모습이라기보단 한 사람으로서의 모습으로 더욱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이렇게 따뜻한 이야기가 지금 같은 시기에도 잘 어울린다 생각 듭니다. 제가 너무 감상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 중심에서 보이는 깊은 모성애와 더불어 한 여성의 성장, 그 캐릭터의 눈빛, 미소는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와 줍니다. 그리고 이런 부분들이 과거의 여성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그 과정에서 보이는 메시지는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이입되게끔 만들어져 충분히 만족하고 관람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일부 불필요해 보이는 노출이나 따뜻함을 강조하며 늘어지는 전개는 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보여줘야 할 한 인물의 일부분은 착실히 전달되었다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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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사랑하는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 담긴 상징들 #2
환몽(幻夢) CINE 리뷰 2화_ 우리가 사랑하는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
- 신카이 마코토와 호소다 마모루, 당신의 취향은?
- 환몽이 꼽은 시달소 속 최고의 OST!
- 우리가 시달소를 사랑하는 이유?
- 시달소에 담긴 상징물 3가지의 의미는?
- 시달소 속 최고의 명장면과 한줄평!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보고나서 마구 생각하고, 마구 떠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시간을달리는소녀 #시달소 #호소다마모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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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그림자꽃> 메인 예고편
일종의 사고였다. 2011년, 평양시민 김련희 씨는 지병인 간 치료 차 중국의 친척집을 방문했지만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병원비로 식당 일을 하던 중 남한에 가서 돈을 벌라는 브로커 말에 속아 북한 여권을 빼앗겼다.
탈북하지 않겠다고 해도 이미 늦었다. 남한에 들어오자마자 북송을 요청했지만 국가보안법은 억지로 남한시민으로 만들었다.
국가정보원은 김련희 씨를 간첩으로 기소했고 법무부는 보호관찰 대상자로 가둬 출국금지로 묶어놨다.
베트남대사관에 망명 신청도 해보고, 북한선수단에 사정도 해봤다. 새 정권으로 희망을 가져봤다.
번번히 실패해도 매년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행복을 꿈꾼다. “그런 날이 오겠죠, 우리 함께 대동강변에서 꽃이 되는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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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학교 가는 길> 티저 예고편
전국 특수학교 재학생의 절반은
매일 왕복 1~4시간 거리를 통학하며
전쟁 같은 아침을 맞이한다
장애 학생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특수학교
아이를 위해 거리로 나선 엄마들은
무릎까지 꿇는 강단으로 맞서는데…
세상을 바꾼 사진 한 장,
엄마들의 용기 있는 외침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