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2-06 12:10:48
2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아리 에스터 감독, 신작 <에딩턴> 올 여름 개봉 예정

아리 에스터가 <보 이즈 어프레이드>에 이어 A24와 다시 손을 잡았습니다. Variety에 따르면, 신작 <에딩턴>은 올해 칸 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후, 여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아직 칸 영화제 공식 초청
여부는 미정으로, 그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신작은 지난해 여름 뉴멕시코에서 이미 촬영을 마쳤으며, 호아킨 피닉스, 페드로 파스칼, 엠마 스톤, 오스틴 버틀러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루크 그림즈, 디어드리 오코넬, 마이클 워드, 클리프턴 콜린스 주니어도 합류해 영화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가 3,500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하였지만, 전 세계 흥행 수익이 1,200만 달러에 그치는 부진을 겪었던 아리 에스터가 과연 이번에는 관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받고 있습니다.
베르너 헤어조크 신작, 케이트&루니 마라 주연 확정

베르너 헤어조크의 신작 <Bucking Fastard>에 케이트 마라, 루니 마라 자매가 나란히 주연을 확정 지었습니다. 두 사람은 소외된 삶을 살아가는 쌍둥이 자매 진(Jean)과 조안(Joan)을 연기할 예정입니다.
이 영화는 실존 인물인 프리다와 그레타 채플린 자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며, 이들이 이웃 남성에게 지나친 집착을 보이다 결국 법원으로부터 접근 금지 명령을 받은 사건입니다. 영화 제목 역시 법정에서 자매가 동시에 실수로 내뱉은 말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출처: The Film Stage).
촬영은 올해 봄 아일랜드에서 진행 예정이며, 추가적인 줄거리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논픽션 영화의 거장, 프레더릭 와이즈먼 은퇴하나

<라 당스>, <뉴욕 라이브러리에서>를 연출한 프레더릭 와이즈먼 감독이 최근 링컨 센터에서 열리는 그의 회고전을 기념해 IndieWire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은퇴를 암시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병을 앓았고, 지금은 에너지가 없다. 영화를 만들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한데, <메뉴의 즐거움>을 마친 후, 몇 년 동안 기력이 떨어졌다.”라고 답했습니다.
프레더릭 와이즈먼은 70년 동안 영화를 만들어온 감독으로, 가장 최근 작은 2023년에 개봉한 <메뉴의 즐거움-트와그와 가족>입니다.
넷플릭스 범죄 스릴러 <The Whisper Man>, 로버트 드 니로 출연 확정

로버트 드 니로가 넷플릭스와 AGBO가 공동 제작하는 <The Whisper Man>에 출연합니다.
제임스 애쉬크로프트가 연출 예정인 이 영화는 알렉스 노스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8세 아들이 실종된 후 도움을 구하려는 범죄 소설가인 주인공이 오랜 세월 연락이 끊겼던 은퇴한 형사인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위스퍼 맨(The Whisper Man)’이라는 별명을 가진 연쇄살인범과 관련된 오래된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입니다.
본격적인 촬영은 올해 봄 미국 동부에서 시작될 예정이라고 알려졌습니다.


Relative contents
-
- <패러딘 부인의 재판>을 보고 <헤어질 결심> 생각을 하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원제 <The Paradine Case>, 히치콕의 1947년작인 이 영화는 <패러딘 부인의 재판>과 <패러딘 부인의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재판 대신 사랑이 쓰인 것은 뜬금없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패러딘 부인이 누굴 사랑하는지가 서사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헤어질 결심>은 이 영화의 멋진 변주라고 할 만한데, 두 영화의 주요 골자란 이렇다.남편을 죽였다는 죄목의 외국인 여성 의뢰인/용의자가 있다. 그녀를 사랑하게 된 남성 변호사/형사가 사건을 잘못된 판결로 몰아간다.
<패러딘 부인의 재판>과 <헤어질 결심>은 유사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보고 나서의 느낌은 아주 다른데, 형사/변호인의 아내 캐릭터가 그 이유를 푸는 실마리가 되어준다.
킨의 아내 게이는 아름답고 착하며 남편을 헌신적으로 사랑한다. 관객은 자연스레 그녀의 심리를 따라가는데, 처음에는 남편의 흔들리는 마음을 의심하고, 그를 심문하고, 응원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결말까지 지켜본다. 사건을 조사하려고 타지에 있는 부인의 집에 방문할 것이라는 킨의 말에 게이는 직감이 발동한다. 처음에는 같이 가자고 설득하다가 그 설득에 킨이 넘어오자 태세를 전환하여, 혼자 가서 조사를 열심히 하고 꼭 재판에서 이기라고 한다. 게이가 입장을 바꾼 이유는 남편이 패러딘 부인을 사랑하니 그녀가 재판에서 져서 사형을 구형 당한다면 그는 죽는 날까지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는 줄 알 것이므로 부인이 이겨서 살게 되는 것이 자신에게도 좋다는 것이다. 남편을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아내의 모습이다. 이처럼 킨에게는 게이라는 돌아갈 따뜻한 집이 있기 때문에 관객에게는 패러딘 부인을 향한 킨의 사랑이 더욱 도발적이고 있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헤어질 결심>의 해준의 아내, 정안은 사뭇 다르다. 게이에 비해 극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확연히 적다. 그녀 또한 해준을 헌신적으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이지만(예: 보양식 손질 장면) 남편에게서 외도의 낌새를 알아차린 그녀는 두말없이 다른 남자와 집을 떠난다. 이는 박찬욱이 서래와 해준의 러브 스토리, 절절한 멜로 드라마를 그리고자 했기 때문이다. 정안은 관객이 깊이 이입할 만한 대상이 아니다. <헤어질 결심>은 서래와 해준의 첫 헤어짐을 기점으로 1부와 2부로 나뉠 수 있는데, <패러딘 부인의 재판>은 딱 1부에만 해당되는 내용처럼 보인다. 남편을 죽인 것이 패러딘 부인임이 밝혀지는 것이 영화의 결말이고, 극을 추동하는 미스터리도 '정말 패러딘 부인이 자기 남편을 죽였는지'의 여부이기 때문이다. <헤어질 결심>은 그럼 그 이후에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2부에 담고 있다. 그리고 2부를 끌고 나가는 미스터리는 '서래가 정말로 해준을 사랑했는지'다.
<헤어질 결심>을 보고 이 영화가 불륜을 미화해서 불쾌했다는 의견들이 있었는데,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것이 아닐 뿐더러 불륜=나쁜 것 이라는 공식, 그리고 결혼 제도에 대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탈리아에서 온 어린 패러딘 부인은 시각장애인과 결혼했고 그 이유는 가진 것이 없어 살아남기 위해서였다. 외국인 노동자 서래가 한참 늙은 기도수와 결혼해야 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오직 사회적 약자만이 결혼을 이용하여 생활을 안정시키는 것은 아니다. 특별히 계급 상승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도 결혼이라는 계약 앞에서 모두가 계산기를 두드린다. 특히 '사'자 직업의 경우 직업 세계에서의 신용도를 얻기 위해 결혼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찼는데 결혼을 하지 않는 경우 이상하다고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다. 불륜이 나쁜 것이라고 정의 내리기 전에 결혼이란 무엇인지, 왜 결혼이라는 제도가 생겼는지, 배신이란 무엇인지, 사랑이란 무엇이고 그것은 영원한 것인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
<패러딘 부인의 재판>은 옛날 헐리우드 영화답게, 결국은 가족의 품에 안길 킨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패러딘 부인의 매력이 아름다운 외모를 제외하면 거의 그려지지 않는다는 것도 의아했다. 부인은 변호인의 앞이나 법정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대단한 카리스마를 갖고 있지만 딱히 킨을 유혹하거나 그에게 끌려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킨의 사랑은 더욱 마녀에 잠시 홀린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반면 <헤어질 결심> 속 해준의 사랑은 공감할 만하다. 서래의 순수하고 소박한 매력, 억압되어 있던 남성을 어루만져 평화를 주는 여성인 점, 가정폭력을 당하다가 결국 치밀한 계획을 세워 그 생활에서 빠져나온 점 등 관객이 서래에게 이입할 수 있는 면이 다양하다. 해준은 직업적 윤리의식이 투철하다 못해 철옹성 같은 형사다. 그 형사가 사랑이 개입된 실수를 하고, 그 실수 때문에 모든 것을 잃는다. 서래는 어쨌거나 고의로 사람을 죽였기 때문에 결말에서 두 사람이 웃으며 사랑의 도피를 하는 것을 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해준의 미래도 쉬이 그릴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사랑이 너무나 거대하고 돌이킬 수 없는 운명적인 성격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서래와 해준은 헐리우드가 찍어낸 판에 박힌 평면적 인물이 아닌 각자의 고유한 개성을 가진 특별한 인물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사랑하게 된다.
결국은 정상가족주의를 충실히 지킨다는 면에서 <패러딘 부인의 재판>은 실망스러운 작품이지만, 히치콕 영화답게 재미있는 장면들이 있었다.
살인 사건을 조사하려고 패러딘 부인의 집, 그 중에서 부인의 방에 들어간 킨은 침대 프레임에 그려진 부인의 얼굴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영상에서 아주 재미있게 묘사된다.
패러딘 부인은 고정되어 있고 다른 것들은 움직이는 구도가 법정에서 한 번 더 나오는데, 부인의 연인 안드레 라투르가 증언을 마치고 나갈 때다. 안드레는 정말 부인을 증오하는지, 왜 그런지, 혹은 뭔가 다른 것이 더 있는지 의심하게 하는 촬영이다.
샹들리에 보석이 화면 상단에 내려 와 있는데, 꼭 괴물의 입 안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패러딘 부인 사건 때문에 한 남자는 자살하고 다른 한 남자는 직업적 명성을 잃게 되니 저 보석은 패러딘 부인의 치아라고 볼 수도 있겠다.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영화 중 가장 감정적으로 거리 두기가 힘든 영화다. 사운드 트랙만 들어도 눈물이 난다... 그래서 이에 관해 글도 쓸 수 없었고, 좋은 부분을 짚어내기도 힘들었는데 그 모티브가 된 작품을 보고 나서야 관련 글을 쓸 수 있게 되다니 신기한 경험이었다. 최근 재개봉을 하기도 했으니 극장에서 보고 또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
- 10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10월 첫 주 북미 박스오피스 1위는 <조커: 폴리 아 되>가 차지했지만,
개봉 수익은 4,000만 달러에 그치며 1억 9천만 달러의 막대한 제작비에 비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로튼 토마토에서 사용자 평점 37%, 평론가 평점 33%를 받았고,
IMDb에서도 5.4/10의 점수를 기록하는 등 관객과 평론가 모두에게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정적인 반응은 향후 흥행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에서는 어느새 700만 관객을 돌파한 <베테랑 2>가 10월에도 1위를 지키며
여전한 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위인 <조커: 폴리 아 되>는 누적 관객 수 약 45만 명을 돌파하며,
국내에서도 전작에 비해 다소 아쉬운 성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파묘> 김고은, <파친코> 노상현의 호연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대도시의 사랑법>이
박스오피스 3위에 등극했습니다.
-
- 용두사미, 그래도 미워도 다시 한 번
에드가 라이트의 공통적인 흐지부지 결말, <소호>에서는 더 심화되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이 집필한 각본은 공통적으로 지적받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초중반부까지는 각본의 짜임새와 흐름이 치밀하고 섬세한 데 반해, 영화의 피날레이자 결말부에 이르러서는 앞서 쌓아올린 빌드업이 무색할 만큼 성의 없고 무책임하게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추세는 그의 대부분의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적어도 코르네토 3부작에 있어서는 해당 문제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해당 트릴로지가 모두 코미디 장르이기도 하고, 스토리 자체부터가 정신 나가 있는 만큼 갑작스러운 마무리를 맞이하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감독의 각본과 관련한 문제가 본격적으로 <베이비 드라이버>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많은 관객들이 해당 영화의 결말부의 부실함에 관해 지적하였으며, 개인적인 선호와는 별개로 그 지적한 이유가 합당하기 때문입니다. 코미디 느낌을 덜어내고 진중한 분위기를 가지게 한 작품임에도 뜬금없이 결말부를 마무리지었다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베이비 드라이버>의 뒤를 이어, 코미디와는 거리가 많이 먼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최신작 <라스트 나잇 인 소호>(이하 <소호>) 역시 각본과 관련하여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잭이 샌디에게 남긴 키스마크가 엘루이즈에게도 남아있는 등 1960년대와 현대 사이에 서로 간섭이 가능한 듯한 암시가 맥거핀에 불과한 점은 애교에 불과합니다. 영화 전반부와 중반부에서, 엘루이즈가 샌디와 형성한 정서적인 공감을 토대로 그녀에게 벌어진 사건을 조사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스릴러의 성격이 강한 심리극 영화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후반부에 이르러 차근차근 빌드업해 나가는 전반부와 중반부의 심리극이 무색하게 엘루이즈는 그저 허상의 악령으로부터 도망만 치는, 공포 영화에서 무력한 여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클리셰의 모습을 답습하고 있습니다. 최악인 점은 <소호>의 장르는 공포 영화임에도, 이 영화가 공포와는 거리가 많이 멀다는 데에 있습니다. 공포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악령들은 공포감을 갖기 어려운 외양을 가지고 있음은 둘째치고, 그들이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어떠한 일련의 노력조차 하지 않고 그저 성의 없이 좀비처럼 팔을 휘적이고만 있을 뿐이니 공포감은 전혀 없고 오히려 코미디처럼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또한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본인의 작품에 사회적 이슈를 대부분 담고 있습니다. 이 사회적 이슈에 관한 내용은 대부분 후반부에 등장하기 마련이기에, 감독의 영화들이 흐지부지한 결말부를 가지고 있는 원인 중에 하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소호> 역시 여성에 대한 성적인 착취와, 그에 수반된 착취의 대상인 여성들이 느낄 공포를 이슈로 다루고 있습니다. 해당 이슈를 다루는 건 문제가 되지 않으나, <소호>는 그 이슈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파악이 어렵다는 데에 문제가 있습니다. 성적 착취의 대상이었던 샌디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는지, 아니면 성적 착취의 구매자였던 남성들을 향해 지적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지, 아니면 엘루이즈의 입장에서 과거의 이슈에 대해 어떤 느낀 바를 표출하도록 하고 있는지 등 난잡하고 중심이 잡혀 있지 않는 각본으로 그 이슈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감을 잡기 어렵게 만듭니다.
용두사미, 에드가 라이트 각본의 공통된 문제점
가벼웠던 코르네토 트릴로지와 달리, 진중했기 때문에 그 문제점이 더 부각되어 보인
새로운 연출과 기존의 연출, 써야 할 때와 자제해야 할 때를 구분했으면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코르네토 3부작으로 대표되는, 코미디 장르에 두각을 보이는 감독이었습니다. 특히 지루하게 느껴질 법한 상황을 가지고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 없도록 만들고, 더불어 개그로 승화시켜버리기까지 하는 능력이 출중합니다. 일례로 <세상이 끝장나는 날>에서 게리 무리가 술집에서 맥주를 주문할 때 하이 앵글에서 디스펜서를 작동시키는 손을 클로즈업한 컷과 맥주잔 바닥에서 로우 앵글로 디스펜서에서 떨어지는 맥주를 비추는 컷을 빠르게 교차하여 보여줌으로써 맥주를 맥주잔에 담는 씬일 뿐임에도 이를 흥미 있게 연출하고, 마지막에는 디스펜서로부터 약하게 흘러나오는 물을 물컵에 담는 쇼트로 변칙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웃음을 자아내기까지 합니다. 이처럼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클로즈업을 활용한 짧고 과장된 컷들을 연속적으로 활용하여 속도감 있는 연출을 특징으로 하고 있으며, 감독의 이전 영화들에서는 이러한 편집이 가미된 씬들을 다수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연출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 덕분에, 영화의 스토리가 암울한지 와는 별개로 영화가 전체적으로 밝은 톤을 가지고 있는 것 또한 감독의 영화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입니다.
하지만 <소호>의 경우 과거의 작품들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작인 <베이비 드라이버>에서도 음악의 박자에 맞춘 빠른 컷 전환을 활용하였지만 전체적인 톤은 앞선 영화들에 비해 많이 무거워진 상태였습니다. <소호>는 빠른 컷 전환 역시 초중반부에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거의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에 중심인물을 기준으로 천천히 회전하면서 전방위에서 비추는 롱테이크가 자주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무도회장에서 샌디, 엘루이즈, 잭 세 인물을 중심으로 카메라가 회전하면서 그들의 아름다운 춤사위를 롱테이크로 영화에 담아낸 씬으로 대표됩니다. 1960년대의 아름다움과 이를 향한 노스탤지어를 표현하기 위함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영화의 분위기를 진중하게 만들기 위한 목적이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다만 마지막에 이르러 감독 특유의 빠른 컷 편집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시퀀스 하나가 등장합니다. 그 시퀀스에서 빠른 컷 편집이 만들어낸 연출의 미학과는 별개로, 앞서 설명했던 바와 같이 후반부에 이르러 설득력 부족한 각본과 좋지 않은 방향으로 시너지를 일으켜 헛웃음을 짓게 만듭니다.
또한 영화의 색채와 관련하여, 1960년대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런던의 거리와 대비되게, 골목길과 하숙집에서의 어두운 그림자와 강렬한 원색의 향연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마치 아름다운 겉모습의 뒤편에 숨겨 놓은 어두운 과거의 이면을 표현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듯이 둘 사이의 색채의 대비는 강렬합니다. 이는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줌과 더불어 영화의 분위기를 무겁게 만듭니다. 감독의 과거 작품들을 살펴보면 세세한 부분에 있어서 인상 깊은 색채를 가진 요소들이 있을지언정 영상 전체적으로 강한 색채를 가지고 있는 작품은 없었고, <소호>에서 처음으로 이와 같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를 처음으로 시도함에도 비단 하나의 색만을 사용하지 않고 여러 색채들을 다채롭게 활용하여 관객들에게 주는 피로감을 최소화하고, 영화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영상미만큼은 호평할 수 있는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분위기에 맞는 연출을 마지막까지 활용했더라면 완벽했을 텐데, 아쉽지만 불호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ST 만큼은
영화의 분위기를 형성함에 있어 시각적 요소뿐만 아니라 청각적 요소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한다는 사실은 여러 번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때 단순히 OST 자체가 좋은 영화와, OST를 잘 쓰는 영화는 전혀 다른 개념임을 먼저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OST 자체가 좋은 영화의 경우 OST를 작곡한 음악 감독이 누구인지 궁금해지게 만들지만, OST를 잘 쓰는 영화의 경우 그 OST를 배치한 감독이 누구인지 궁금해지게 만듭니다. 대표적으로 OST를 잘 쓰는 영화감독으로 쿠엔틴 타란티노가 있으며, 에드가 라이트 감독 역시 OST를 잘 쓰는 감독에 속합니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올드팝부터 현 시대의 음악까지 널리 알려져 있거나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대중음악, 혹은 극한의 마이너한 취향의 음악들을 활용하여 여러 재밌는 상황을 영화 속에서 연출해 냅니다. 대표적으로 <새벽의 황당한 저주>에서 우연히 작동된 주크박스에서 흘러나오는 Queen의 'Don't Stop Me Now'의 박자에 맞춰 좀비를 타격하는 씬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감독의 OST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음악을 가지고 노는 듯한 능력은 <베이비 드라이버>에서 극대화되어 영화가 음악을 데리고 가는 것이 아니라 마치 음악이 영화를 끌고 가는 듯한 느낌을 관객들에게 선사합니다.
이때 <소호>는 과거 작품들처럼 배우의 행동이 음악의 박자에 맞춰서 움직이는 장면들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다양한 60년대의 올드 팝들을 활용하여 영화의 분위기를 아름답고 황홀하지만 그 본질 속에는 날카로움을 담고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랑하는 자와 외줄을 타는 듯한 아슬아슬한 감정이 담겨 있는 우스꽝스럽고 경쾌한 분위기의 노래인 'Puppet on the String'을 가지고 샌디가 처해 있는 상황을 비꼬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상대를 세상으로 비유한 노래인 'You're My World'이 샌디의 가수에 대한 열망이 짓밟히는 씬들에서 등장함으로써 발생하는 아이러니함과, 노래의 첫 시작과 중간중간을 장식하는 날카로운 바이올린 소리가 마치 마음속에 칼을 품고 있는 듯한 섬뜩함을 느끼게 하는 등 여러 명곡들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능력만큼은 <소호>에서도 여전하여, 관객들에게 OST에 관해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단순히 좋은 음악을 사용한 것에 불과하지 않고, 이들을 모두 최적의 타이밍에 최적의 의도로 사용하는, 대중음악에 관한 지식이 방대한 자만이 만들 수 있는 영화입니다.
좋은 OST를 만드는 능력이 아닌 OST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능력
음향을 이해하고 영상 속으로 녹여내는 능력만큼은 명불허전이다
거울을 사이에 두고 샌디와 엘루이즈가 마주 보고 거울처럼 행동하는 연출과 같이 본문에서 다루지 않았던 연출에 관련해서도 마음에 드는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히치콕 감독의 <싸이코> 혹은 타란티노 감독의 <펄프 픽션>과 같이 여러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들을 찾는 것도 생각보다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호평 요소들은 영화의 전반부와 중반부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전반부, 중반부에서 쌓아올린 빌드업을 감당하지 못하고 후반부에서 무너진 것인지 아니면 다른 연유가 있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그 빌드업한 감정을 고스란히 후반부에서 완벽하게 마무리 지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정말 큽니다. 새로운 시도를 한 점은 좋게 평가하고 싶지만, 감독이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잘 하는 분야에 집중하여 돋보이는 작품들을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사람들은 이 거리의 불빛을 보며 못 이룬 꿈의 아쉬움을 달래겠지?
★★★
-
- 10월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설경구, 김희애, 장동건, 수현 등 베테랑 배우들의 앙상블로 주목받은 <보통의 가족>이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했습니다.
당초 10월 9일이었던 개봉 예정일을 10월 16일로 변경한 이유가 <대도시의 사랑법>, <조커: 폴리 아 되> 등 타 작품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추측이 많았는데요. 약 28만 명에 달하는 오프닝 스코어를 달성하며 좋은 선택이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한편, 개봉 후 꾸준히 상위권을 지켜온 <베테랑 2>는 누적 관객 수 약 740만 명을 기록하며 여전히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객 수 감소 추이가 눈에 띄고 있어, 천만 관객 돌파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와일드 로봇> 역시 안정적인 성적으로 3위를 유지하며 애니메이션 장르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유의 상상력과 감성적인 스토리로 가족 관객을 끌어들이며 꾸준히 관객 수를 확보하고 있어, 향후 몇 주간의 성적이 주목됩니다.
한편,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는 공포 스릴러 장르가 강세입니다.
국내에서도 개봉해 누적 관객 수 3만 명을 돌파한 <스마일 2>가 북미에서 1위를 기록하였고, 지난주 깜짝 1위에 올랐던 슬래셔 무비 <테리파이어 3>가 3위로 순위가 하락했지만, 여전히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와일드 로봇>은 북미에서도 2위를 지키며 글로벌한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과 북미 모두 장르의 다양성이 돋보이는 박스오피스 흐름 속에서, 앞으로의 영화 시장 경쟁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
- 자연은 약속을 지키고 자비롭지 않지
감독: 데이빗 로워리
출연: 데브 파텔, 알리시아 비칸데르, 조엘 에저튼, 사리타 초우드리, 랄프 이네슨, 케이트 딕키
러닝타임: 130분
국가: 아일랜드, 캐나다, 미국, 영국
* 이 리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관람 후에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옛날 옛적에 말이지... 이런 일이 있었단다.' 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딱 기사라고도 할 수 없고, 그렇다고 귀족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아서왕의 조카가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를 받는다. 아서왕과 여왕, 원탁의 기사들이 모인다. 아서왕은 평생에 조카를 자신의 옆에 앉힌 적이 없었으나 그날따라 누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조카를 옆으로 불렀다. 마녀라고 불리는 자신의 누이의 아들을 곁에 두기 부담스러웠으리라.
그리고 왕의 부부는 조카 가웨인을 부추긴다. 무릇 기사라면 무용담 하나쯤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이다. 그때 녹색 기사, 나무 기사가 나타난다. 아마도 어머니가 자식이 없는 왕의 자리를 아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만든 상황인 듯 하지만 그걸 아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보였다.
그 나무 기사는 가장 용맹한 자 앞으로 나와서 자신과 대결을 하라고 한다. 자신의 목을 베든 뺨에 상처를 내든 이기는 사람에게는 명예와 재물을 줄 것이나 대신 1년 뒤 북쪽의 예배당에 찾아와 똑같은 상처를 받을 것이라는 조건이었다. 가웨인은 아서왕은 그 성스러운 검을 하사 받고, 대결에 나섰다. 말리는 듯 말리지 않고 부추기는 아서왕 부부의 의중은 알 길이 없었다.
대결이 시작되었다. 자세를 잡는 가웨인가 달리 녹색의 기사는 자신의 도끼를 내려놓고 목을 내밀었다. 자존심을 지키고 목을 내리칠 것이냐, 1년 뒤를 생각해서 살짝 상처만 낼 것인가에 대한 결정은 가웨인에게 달려있었다. 자신에게 이렇게 관심이 쏠린 적이 있었던가... 그는 아서왕에게 빌린 칼을 크게 휘둘러 녹색 기사의 머리를 댕강 잘라버렸다. 가웨인의 승리였다. 하지만 잠시 뒤, 승리의 기쁨도 잠시. 목이 잘린 기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기괴한 웃음소리를 내며 자신의 목을 가지고 떠났다.
약속이라는 게 이렇게나 피 말리는 일이었던가. 계절이 지나고 날이 지나고 그동안 술을 마시고 무용담도 아닌 무용담을 늘어놓고 소문의 주인공이 되어보았다. 그러나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수록 초조함은 늘어만 갔다. 아, 왜 목을 베었을까?
그리고 아서왕이 찾아온다. 그냥 게임일 뿐이라며 부추겼으면서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한다면서 녹색 예배당을 찾아가라고 말이다. 가웨인은 안 가고 싶은 것이 분명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번에도 등 떠밀려 여행을 떠나게 된다. 엄마가 메고 있으면 꼭 돌아올 수 있다고 말해준 허리띠를 멘 채로.
여행이라고는 모험이라고는 떠나본 적 없는 그의 여행은 순탄치 않았다. 다섯 가지의 시련을 겪는다고 했다지만 실제로 시련이 맞는지 싶었다. 시련인지 아닌지 하는 것들을 지나오다 보니 사실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영웅담들은 MSG를 팍팍 섞은 것이었다는 슬슬 깨닫게 된다.
중간에는 이미 데드 엔딩이 나왔다. 이것저것 빼앗기고 묶인 채로 시간이 흘러 가웨인은 자연의 일부가 되었다. 뼈다귀가 되어서!
하지만 시간은 거슬러 간다. 옛날이야기를 해주는 그 누군가가 아직은 이야기를 끝낼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거슬러 올라간 가웨인은 방법을 찾아낸다. 그러고 보니 이 이야기는 누가 누구에게 해주는 이야기인 걸까? 분명 화자가 있었는데 그 화자가 누군지 알 길이 없다.
동행하던 이 여우가 가장 유력해 보이기는 하다. 여우의 정체도 궁금하지만 녹색 기사의 정체도 궁금하다. 여우가 녹색 기사는 가까운 사람이라고 말한 것을 보면 엄마나 아서왕이 아닐까 싶다가도, 가웨인의 숨겨진 여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뭐, 이런저런 시련을 겪은 가웨인은 결국 녹색 예배당을 찾았고, 기사를 만난다. 조금 일찍 도착하여서 자연치유 중인 그의 곁에서 그가 깨어나기를 기다린다. 잠에서 깨어난 녹색 기사는 가웨인에게 준 것을 그대로 받을 준비가 되었는지 묻는다. 용감하게 자신의 목을 내주려던(사실 아닌 것 같지만) 잠시의 시간을 달라고 하고 달아난다.
달아난 시간 속에서 가웨인은 미래를 맞이한다. 배신도 하고, 결혼도 하고, 전쟁도 하고, 자식을 잃고, 결국 패배의 앞에서 죽음을 선택한다. 정신을 차린 가웨인은 도망가는 선택을 버리고 당당하게 목이 잘리는 엔딩을 선택한다. 아마도 자신의 용감한 모습에 녹색 기사가 감명을 받아서 살려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들어왔던 모든 영웅의 서사가 그리했듯 말이다.
하지만 자연은 약속을 지킨다. 가웨인이 선몽으로 미래를 본 것인지, 혹은 많은 것을 겪고 다시 과거로 돌아온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목을 자르면 목을 자르고, 작은 상처를 내면 상처를 낸 뒤 명예도 주고 친구도 되어주기로 했던 약속은 약속이었다. 엄청 자세하게 다 설명해 줬음에도 목을 딱! 내리친 가웨인이니 녹색 기사는 자비가 없었다. 그가 깨달음을 얻은 것? 그것은 약속과 별개의 문제다.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고 있지만 지금 찾아온 위기처럼 자비롭지는 않다. 자연은 주는 대로 돌려준다. 지금 닥친 현실이 딱 그것을 대변하고 있지 않은가! 자연을 크게 훼손하고 다시 돌려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거나 약속하는 것은 지금의 우리 무두와 가웨인, 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과 똑 닮아 있다. 그렇게 훼손했으면서 자연이 용서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역시도 매우 오만이다. 자연은 받은 그대로 돌려준다. 그게 자연의 섭리다.
흔한 영웅 서사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환경 영화였다. 그것으로 좋았다.
영웅의 이야기이면서 장르에 액션이 없는지도 명확한 영화다. 그렇기에 '기사'라는 이름에 현혹되어서 액션을 기대하고 가서 본다면 아주아주 실망할 수 있으므로 그러지 않길 바란다.
영상은 정말 대단하다. 막 화려하다고도 할 수 없고, 밋밋하다고도 할 수 없지만 빠져드는 색감을 가지고 있다. 숲의 색과 마을의 색이 참 곱게 느껴졌다. 그리고 배경 음악은 신의 한 수라고 볼 수 있었다. 배경 음악들은 <그린 나이트>의 세계관과 매우 잘 어울렸고, 상황에 딱 들어맞았다.
그러나 구성이 정신산만한 느낌이 있었다. 다섯 가지의 시련을 좀 더 친절하게 알려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색했을 때 나오는 영화의 설명이 사실 친절하지 않아서 영화를 한 번 본 것만으로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칭찬해 마다하지 않는 영상미와 음향(+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괜찮다고 소문난 원작)을 생각하면 조금은 더 친절해도 되지 않았을까?
배우 얘기를 조금 하면, 주연배우 '데브 파텔'은 정말 엄청 고생했겠다. 얼굴이 익숙해서 어디서 본 배우인가 했더니 <슬럼독 밀리네어리>에서 나온 배우였다. 다른 작품들도 많이 했는데 기억이 안 나니 임팩트 있는 작품은 이게 두 번째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놀랐던 배우는 '케이트 딕키'였다. 아서왕이 왕일 때 여왕의 역할을 맡았는데 암만해도 저렇게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이 익숙하다 못해 찰떡이어서, 보자마자 기시감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바로 떠오른 그 여인, '리사 아린'이었다. <왕좌의 게임>에서 미친 여자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존 아린의 아내 그 리사 아린이 케이트 딕키였다. 곧 쓰러질 것 같은 얼굴에 중세시대의 의상은 그녀가 아서왕의 배우자인지 존 아린의 배우자인지 헛갈릴 정도였다. 혹시 내가 보고 있는 것이 <왕좌의 게임> 인가 싶을 정도로. 그만큼 잠깐의 출연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물론 내가 <왕좌의 게임>을 본 탓일 수도 있지만.
롯데시네마에서 받은 티켓은 메가박스 오리지널 티켓을 벤치마킹한 것인지, <그린 나이트>에만 적용되는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소장용 굿즈로는 안성맞춤이다. 티켓은 사진 말고 실물로 보시기를 바랍니다!
<이 리뷰는 씨네랩으로부터 시사회에 초청받아 관람한 후 작성했습니다>
-
- 미키 17 | 봉준호답게 일탈한 SF 모범생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빚을 내어 친구 ‘티모’(스티븐 연)와 함께 차린 마카롱 가게가 망한 나머지 사채업자를 피해 다녀야 하는 '미키 반스'(로버트 패틴슨). 아예 지구 밖으로 도망치기로 결심한 그는 정치인 '케네스 마셜'(마크 러팔로)의 외계 행성 니플하임 식민지 개척단에 합류한다. 티모와는 달리 아무 기술도 없었던 미키는 위험한 일을 도맡고 죽으면 다시 신체가 출력되는 '익스펜더블'로 자원한다.
온갖 생체 실험에 동원되면 죽고 출력되기를 16번이나 반복하면서도 여자친구 '나샤'(나오미 애키) 덕분에 4년의 항해를 견뎌낸 '미키 17'. 니플하임 행성 탐사 임무를 부여받은 그는 탐사 도중 외계 생명체 ‘크리퍼’를 조우하고, 죽을 위기를 피해 우주선에 간신히 복귀한다. 하지만 우주선에는 이미 ‘미키 18’이 프린트되어 있었고, 복제 인간이 둘 이상 공존할 수 없다는 규칙에 따라 두 미키는 서로를 죽이려 든다.
봉준호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만남
봉준호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복기해 보면 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한 작품 내에서도 의외의 타이밍에 장르를 변환하거나, 과감한 스토리텔링을 시도한다는 것. <기생충>에서는 '부자는 악하고 빈자는 선하다'는 고정관념을 뒤엎는 전개와 블랙 코미디에서 스릴러로 전환되는 구성으로 충격을 선사했다. 꼬리칸의 반란의 성공이나 실패에 얽매이지 않고 열차라는 시스템 자체를 전복하는 <설국열차>의 결말도 마찬가지였다.그렇기 때문에 <미키 17>은 기대만큼 우려도 컸다. '관습에 구속되지 않는 비틀림'이라는 봉준호의 특징이 할리우드에서 어떻게 다뤄질지 의문이었던 것. 워너 브라더스와 협업하고 제작비만 1억 2천만 달러가 투입된 <미키 17>은 <설국열차>나 <옥자>와는 또 다른, 엄밀한 의미에서 진정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였으니까. 규격화된 시스템과 봉준호가 어떤 조화를 보여줄지 걱정 반, 기대 반일 수밖에 없었다.
<미키 17>의 결과물은 전반적으로 할리우드스럽다. 전개는 SF 클리셰에 충실하다. 봉준호라는 명성에 비하면 깊이도 얕아 보인다. 다양한 철학, 종교, 윤리, 정치적 딜레마와 알레고리가 삽입됐지만, 어느 것도 진득이 다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특별하다. 디테일로 빚어낸 블랙 코미디가 영화 전체를 지배하기 때문. 즉, <미키 17>은 할리우드의 SF 모범생이 전학생 봉준호를 만나 펼쳐 보이는 성실한 일탈의 결과물 같다.
'봉테일'로 빚은 불쾌한 블랙 코미디
<미키 17>에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감정은 불쾌함이다. 특히 디테일하게 빚어낸 불쾌함을 토대로 이뤄지는 스토리텔링을 따라가다 보면 '봉테일'이라는 수식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정도다. 그 중심에는 3D 생체 프런터가 있다. 이 프린터는 일반 3D 프린터처럼 입력된 설계도대로 인체를 찍어낸다. 그런데 이 프린터에 대한 묘사는 너무나도 일상적이라서 그 자체로 기괴한 유머처럼 느껴진다.
프린터가 작동하는 방식부터가 그렇다. 외관은 MRI 기계처럼 깔끔하고 미래지향적으로 생겼지만, 정작 작동하는 방식은 옛날 프린터처럼 투박하다. 과거 프린터들은 출력물을 인쇄할 때 종이를 한 번에 매끄럽게 내보내지 않았다. 문서를 한 줄씩 인쇄하면서 덜커덩거리면서 조금씩 종이를 내보는 경우가 많았다. 이 프린터 또한 덜컹거리면서 미키를 머리부터 서서히 밖으로 뽑아낸다. 마치 종이 문서를 출력하듯이.
이처럼 일반적인 프린터가 작동하는 익숙함과 프린터에서 종이가 아닌 사람이 출력되다는 낯섦 간의 괴리감은 미묘한 불쾌함을 조성한다. 이 불쾌함은 프린터 사용자들의 태도 때문에 증폭된다. 그들의 태도는 지극히 일상적이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하다. 핸드폰 게임을 하느라 출력 과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거나, 받침대를 뒤늦게 깔거나, 출력이 되는 사이 다른 작업을 하다가 출력물이 이상하다고 짜증을 내는 식이다.
문제는 프린터에서 종이가 아니라 미키 반스라는 사람이 출력된다는 것. 바로 이 지점에서 투박한 작동 방식이라는 디테일의 진가가 드러난다. 단지 사람을 물건 취급하는 세태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행위로부터 아무 문제의식을 못 느끼는 그로테스크함을 더 구체적으로 짚어주기 때문. 유머러스한 연출도 한 몫하다. '사람을 출력한다'는 사안의 심각성과 가벼운 분위기 사이의 간극 덕분에 불쾌함은 극대화된다.
익숙함+봉준호=특별함
프린터에서 느껴지는 불쾌함, 인간의 존엄성을 아무렇지 않게 훼손하고 짓밟는 그로테스크함은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된다. 가짜 임무를 주고 미키를 우주로 내보내서 인체 방사선 실험을 한다. 새 행성에 도착하자마자 보호 장비 없이 미키를 보내서 대기 상의 바이러스를 파악한 뒤 백신을 만든다. 저녁 만찬에 초대해서는 배양육을 임상실험하고, 부작용이 나타나자 내친김에 신형 진통제 효능까지 시험한다.
이 온갖 생체 실험에도 불구하고 미키는 일절 불평도, 반항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으니까. 사채를 빌리고 돈을 갚지 못해 죽을 처지가 되자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쳐야 했으니까. 자본주의 시스템의 폐해를 다루는 이 대목은 SF 영화의 클리셰에 가깝다. <설국열차>의 꼬리칸을 익스펜더블로 바꾼 것처럼도 보이고, <아바타>에서 제이크 설리가 판도라 행성으로 향한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하지만 그 기괴함과 유머가 뒤섞인 미묘한 분위기 덕분에 클리셰는 단점이 아닌 장점이 된다. 실제로 <미키 17>에서는 돈이 없어서 지구를 떠난다는 클리셰도 마치 생체 프린터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사채업자 '다리우스'는 돈을 안 받아도 되니 그저 사람이 죽는 모습을 즐기는 인간으로 묘사된다. 이는 인명 경시 풍조만 강조하는 게 아니라, 이미 인간의 존엄성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세태를 고발하는 다른 차원의 효과를 낸다.
<기생충>에서 '박동익'(이선균)이 '김기택'(송강호)의 냄새에 묻은 가난함을 지적하는 것과도 유사한 방식이다. 선악 이분법을 활용하지 않고도 빈부격차를 실감케 한 것처럼, 인간을 액수로 수치화하지 않아도 이미 인간이 돈이나 다름없는 도구로 전락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이처럼 익숙하고 강고한 클리셰의 벽에 봉준호다운 디테일이 균열을 일으키면서 <미키 17>의 폭은 넓어지고 깊이도 더해진다.
SF 모범생을 일탈시키다
클리셰에 봉준호 향을 첨가해 색다른 맛을 내는 방식은 <미키 17>이 해결책을 제시할 때도 유효하다. 사실 앞서 보여준 문제의식에 대한 <미키 17>의 답안은 너무 모범적이고, 순진하기까지 하다. 두 방향의 아가페적 사랑을 해결책으로 내놓기 때문. <미키 17>은 니플하임에 사는 크리퍼처럼 모든 생명을 아끼고, 나샤처럼 타인을 한 인간으로서 사랑하면 생명이 경시되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극 중 서로의 존재를 처음 인지한 크리퍼와 인간은 정반대 태도를 취한다. 인간은 크리퍼를 전부 죽이려 하지만, 크리퍼는 처음 보는 인간도 죽을까 봐 걱정하면서 구해준다. 또 종족을 위한 길이라며 미키를 17번이나 죽이는 인간들과 달리 크리퍼는 인간에게 잡힌 새끼 한 마리를 구하려고 모든 종족이 전투에 나선다. 즉, 모든 생명을 더한 만큼 한 생명이 소중하다는 <옥자>스러운 메시지를 인간과 크리퍼의 대비 속에 담아낸다.
한편 나샤의 사랑은 미키를 변화시킨다. 미키가 무기용 살상가스 테스트를 당할 때, 나샤는 그를 홀로 두지 않는다. 방호복을 입고 실험실 안에 들어가서 그가 죽을 때까지 옆에 있어준다. 또 티모가 다리우스의 협박 때문에 미키 17을 죽이려 할 때도 나샤는 목숨을 걸고서 그를 구해낸다. 이러한 아가페적 사랑은 우유부단하고 무기력한 미키 17을 각성시키고, 그가 케네스의 압제에 맞서 싸우기로 결심하는 계기가 된다.
사랑의 힘을 찬양하는 메시지도 사실 신선하지는 않다. 하지만 여기서도 봉준호다운 색다름을 엿볼 수 있다. 미키 17과 나샤는 항해 중에 여러 섹스 체위에 이름을 붙였는데, 그중 하나가 케네스의 압제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신호로 활용된다. 아가페적 메시지를 순간 에로스적으로 풀어내는 유머 덕분에 진부할 뻔한 장면에 생동감이 깃든 셈이다. 이 또한 봉준호가 할리우드 SF 모범생을 변화시킨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악역을 무찌르는 사랑의 힘
한편, 사랑의 메시지는 정치 풍자의 영역으로도 확장된다. 미키를 출력할 때 가장 독특한 지점은 그의 기억과 성격이 보존되고 이어진다는 것. 바로 이 대목에서 마셜 부부가 상징하는 파시즘에 대한 경계와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의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미키는 존재 자체로 마셜의 이상에 반하기에, 그의 성장 서사는 그 자체로 케네스의 실패와 퇴락을 뜻하기 때문.
마셜 부부는 인간 중심주의와 우생학을 신봉한다. 식민지 행성 개척 프로젝트도 더 우월한 인류를 만들겠다는 비틀린 신념의 일환이다. '일파'(토니 콜레트)'가 만드는 '소스'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소스를 기준으로 사람을 구분한다. 소스를 즐길 줄 아는 우월한 종자와 즐기지 못하는 열등한 종자로. 더 맛있고 좋은 소스에 집착하는 그녀의 모습은 우생학에 기반해 니플헤임 행성을 개척하려는 케네스의 신념과 맞닿아 있다.
따라서 케네스가 보기에 복제품이라서 진화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미키는 열등한 존재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복사되는 존재이기에 미키는 진정으로 진화할 수 있다. 미키 17과 미키 18의 만남이 미키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어주기 때문. 미키는 엄마의 죽음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 자기가 엄마 차에 있던 빨간 버튼을 누른 순간 교통사고가 발생해서 엄마가 죽었다고 믿는 것. 버튼이 실제 원인이었는지와는 무관하게.
미키 17은 또 다른 '나'를 만나 달라진다. 그는 우유부단한 자신과 달리 과감한 미키 18을 보면서 모든 미키가 죄책감에 갇혀 있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또 케네스와 크리퍼의 전쟁을 막기 위해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자폭 버튼도 망설임 없이 누르는 미키 18로부터 자신에게도 있을 가능성을 배운다. 마셜 부부가 등장한 백일몽에서 과거와는 달리 당당히 일파와 맞서는 미키 17의 모습은 그의 성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평범함의 힘을 믿다
미키의 변화는 평범한 사람들을 향한 격려처럼도 보인다. 현실적으로 대중에 속한 한 개인은 미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케네스 같은 독재자의 시점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이 수없이 복제된 미키의 집합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평범한 이들이, 대중이 미키처럼 자신의 가능성과 힘을 자각할 때, 케네스는 비로소 힘을 잃는다.
일례로 미키와 나샤는 번역기를 만들어 준 과학자 '도로시'(팻시 패런)나 일파의 지시를 불이행한 '지크 요원'(스티브 박) 등 자기 본분에 최선을 다한 평범한 대원들 덕분에 크리퍼를 몰살하려는 케네스의 전쟁을 막을 수 있었다. 즉, 자기 자신을, 연인을, 동료를, 다른 생명체를 사랑하는 평범한 이들의 가능성을 믿는, 달리 말해 민주주의를 신뢰하는 이야기가 <미키 17>인 셈이다.
다만 사랑이라는 주제와 정치 비판 간의 연결고리가 부각되지 않다 보니 <미키 17>의 의도는 온전히 전해지지 않는다. 미키 17과 미키 18의 협력 과정보다 갈등이 강조된 결과 미키 17의 변화와 성장이 조명받지 못한 것. 그렇다고 두 미키의 갈등을 제대로 다루지도 않았다. 나샤의 진짜 연인이 누구인지를 중심으로 둘 중 누가 진짜 '나'인지에 대한 존재론적 고찰을 보여주는 듯하다가, 돌연 둘의 갈등을 유야무야 마무리하기 때문이다.
수박 겉핥기처럼 지나가는 대목이 많은 나머지 정치 비판이 일차원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일례로 케네스는 정치와 종교의 결합, 극단주의의 심화라는 정치적 흐름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캐릭터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배경이나 개인사가 단편적으로 묘사되다 보니 케네스라는 캐릭터 자체가 다소 직설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거시적인 정치 흐름이 아닌 특정 정치인만을 겨냥하는 손쉬운 방법을 선택한 것처럼 보이는 셈이다.
최고는 아닐지언정
이에 더해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가 여러 플롯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 인상도 짙다. 크리퍼 번역기가 갑자기 튀어나오거나, 눈에 띄는 복선이나 암시 없이 함장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식이다. 티모나 카이 같은 미키의 주변 인물들이 명확한 쓰임새 없이 등장했다가 퇴장하는 전개는 과욕이 아닌가 싶다. 복제 인간 활용법도 '멀티버스의 나'를 등장시킨 MCU의 스토리텔링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어서 신선하지는 않다.
그래서 <미키 17>을 봉준호의 필모그래피 중 최고점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할리우드 SF 영화로서 성실하고 매끄럽게 만들어졌지만 특별한 지점은 보이지 않는다. 예상보다 블랙 코미디에 가까워서 큰 스케일이나 막대한 제작비도 와닿지는 않는다. 클라이맥스를 제외하면 우주선 내부에서 대부분의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 그 결과 전반부에 가득한 기괴함의 충격에 비해서는 후반부와 결말의 즉각적인 쾌감이 부족하다.
그 대신 곱씹을수록 풍미는 깊어진다. 봉준호다운 장치가 친절하고 모범적인 상상력 사이로 만든 균열이 덕분에 의도한 맛이 뒤늦게 느껴지는 것. 가까이서 보면 범작이지만, 멀리서 볼 때 수작처럼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거대 자본과 작가의 창조성이 타협할 수 있는 한 가지 방식처럼 보인다. 이렇게 <미키 17>은 봉준호 스타일로 소화한 할리우드 SF를 보여준 게 아닐까 싶다.
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봉준호가 제출한 할리우드 SF학 개론 중간 과제
-
- 영화 더 스파이 후기 /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대배우인 이유 / 삭발투혼에 전라 누드까지.. / 냉전시대의 비극
영화직관하는 남자 영직남의 “더 스파이”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없어요~
-
- [말아톤리뷰/소개]초원이는 커서 고니가 됩니다. 조승우의 지리는 연기력!
#말아톤#말아톤리뷰#영화말아톤
이 영상은 예고편이 아닌 본편을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모든 저작권 및 수익은 영화사,제작사,배우 등 원작자에게 있음을 밝힙니다.
-
- 영화 <데시벨> 런칭 예고편
소음 반응폭탄 x 대규모 도심테러 압도적 스케일의 [데시벨] 런칭예고편 전격공개!
-
- 영화 <아-하 : 테이크 온 미> 메인 예고편
메가 히트송 'Take On Me'의 주인공 레전드 밴드 A-ha의 탄생과 성공 그리고 음악으로 연대하는 이들의 무대 위, 무대 밖의 진짜 이야기
전율의 이름 a-ha의 스크린 콘서트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