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2-06 12:10:48
2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아리 에스터 감독, 신작 <에딩턴> 올 여름 개봉 예정

아리 에스터가 <보 이즈 어프레이드>에 이어 A24와 다시 손을 잡았습니다. Variety에 따르면, 신작 <에딩턴>은 올해 칸 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후, 여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아직 칸 영화제 공식 초청
여부는 미정으로, 그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신작은 지난해 여름 뉴멕시코에서 이미 촬영을 마쳤으며, 호아킨 피닉스, 페드로 파스칼, 엠마 스톤, 오스틴 버틀러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루크 그림즈, 디어드리 오코넬, 마이클 워드, 클리프턴 콜린스 주니어도 합류해 영화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가 3,500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하였지만, 전 세계 흥행 수익이 1,200만 달러에 그치는 부진을 겪었던 아리 에스터가 과연 이번에는 관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받고 있습니다.
베르너 헤어조크 신작, 케이트&루니 마라 주연 확정

베르너 헤어조크의 신작 <Bucking Fastard>에 케이트 마라, 루니 마라 자매가 나란히 주연을 확정 지었습니다. 두 사람은 소외된 삶을 살아가는 쌍둥이 자매 진(Jean)과 조안(Joan)을 연기할 예정입니다.
이 영화는 실존 인물인 프리다와 그레타 채플린 자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며, 이들이 이웃 남성에게 지나친 집착을 보이다 결국 법원으로부터 접근 금지 명령을 받은 사건입니다. 영화 제목 역시 법정에서 자매가 동시에 실수로 내뱉은 말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출처: The Film Stage).
촬영은 올해 봄 아일랜드에서 진행 예정이며, 추가적인 줄거리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논픽션 영화의 거장, 프레더릭 와이즈먼 은퇴하나

<라 당스>, <뉴욕 라이브러리에서>를 연출한 프레더릭 와이즈먼 감독이 최근 링컨 센터에서 열리는 그의 회고전을 기념해 IndieWire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은퇴를 암시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병을 앓았고, 지금은 에너지가 없다. 영화를 만들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한데, <메뉴의 즐거움>을 마친 후, 몇 년 동안 기력이 떨어졌다.”라고 답했습니다.
프레더릭 와이즈먼은 70년 동안 영화를 만들어온 감독으로, 가장 최근 작은 2023년에 개봉한 <메뉴의 즐거움-트와그와 가족>입니다.
넷플릭스 범죄 스릴러 <The Whisper Man>, 로버트 드 니로 출연 확정

로버트 드 니로가 넷플릭스와 AGBO가 공동 제작하는 <The Whisper Man>에 출연합니다.
제임스 애쉬크로프트가 연출 예정인 이 영화는 알렉스 노스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8세 아들이 실종된 후 도움을 구하려는 범죄 소설가인 주인공이 오랜 세월 연락이 끊겼던 은퇴한 형사인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위스퍼 맨(The Whisper Man)’이라는 별명을 가진 연쇄살인범과 관련된 오래된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입니다.
본격적인 촬영은 올해 봄 미국 동부에서 시작될 예정이라고 알려졌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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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가다,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내 삶에서 조연 역할을 하는 것 같아.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대사 중.
난 당신을 사랑해. 근데 사랑하지 않아.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대사 중.
생각이 많은 듯 한 여자가 어딘가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이는 영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의 첫 시작 장면이다.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그녀의 이름은 율리에. 율리에는 하고 싶은 일은 참 많은데, 정작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정확히 모르며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자신만의 뚜렷한 주관이 없어보이기도 하고, 행동 또한 산만하여 정신이 없다.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용감하고 추진력 있는 인물로 비추어질 수도?
성적을 잘 받으면 자신이 인정받는 기분이 들어 열심히 노력해서 들어간 의과 대학을 자신과는 맞지 않다며 바로 접질 않나, 육체가 아닌 정신 쪽 분야를 배우고 싶었다며 전과한 곳에서도 또 맞지 않다며 포기하질 않나, 이번에는 사진작가가 되겠다고 마음을 바꾸는 등 율리에는 수차례 이러한 일을 반복 거듭한다.
율리에는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고 바라는 게 무엇인지 깨닫기 위해 노력한다.
나였으면 어땠을까?
사실 율리에의 이러한 모습은 웃음을 자아낼 수 있는 포인트 중 하나이다.
하지만 나는 율리에의 거침없는 모습을 통해 웃음도 웃음이지만, 진지한 측면으로 굉장히 용감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율리에였다면?
원하는 것을 찾아 세상 밖으로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을 거라는 예감이 든다.
선뜻 용기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냥 지금 내가 하는 일에 만족한다며 스스로 합리화하고 변화는 꿈도 꾸지 못했겠지.
인생에서 주인공이 아닌 조연 역할만 하다가 끝났을 것이라는 거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고자 세상을 누비던 율리에, 그녀는 어느 파티에서 '악셀'이라는 만화가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만다.
율리에와 악셀은 나이 차이가 좀 있는데, 그래서인지 세대 차이 때문에 서로 갈등을 겪는 부분이 많아 힘들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둘이 겪는 힘듦이 사랑의 힘을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었는지 서로를 사랑하며 지내는데...
역시 나이차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가 보다.
율리에와 결혼하여 아기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 큰 40대 악셀과
아기보다는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많기에 꿈을 포기할 수 없는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간 율리에.
이 둘의 서로 다른 생각과 가치관은 둘의 거리를 점점 멀어지도록 만든다.
비록 여성을 혐오하는 듯한 만화를 그리지만,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어 유명한 만화가로 거듭난 악셀을 바라보는 율리에는 그의 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며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을 것이다.
그와 자신을 비교했을 수도 있고, 그러면서 자신에 대한 회의감과 정체성을 게속해서 돌아보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던 중 율리에는 도피하다시피 들어간 아무런 연관도 없는 파티에서 '에이빈드'라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율리에와 에이빈드는 첫 만남에서 대화를 많이 나누며 알게 모르게 서로를 향한 호감을 가지게 되는데...
이 둘은 서로 끌리지만, 각자 자신의 연인이 있기에
우린 바람 안 피웠어요. 전혀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대사 중.
라는 말을 하며 친구로 아쉽게 발걸음을 돌리며 헤어지게 된다.
그렇게 각자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을까.
어느 날, 서점 일을 하던 율리에는 우연히 에이빈드를 보게 된다.
에이빈드도 그녀를 알아보고 자신이 일하는 곳을 알려주고 떠나는데..
악셀과의 관계에 지치던 중 에이빈드를 만나 행복해하던 율리에는 그가 알려준 장소로 곧장 향하게 된다.
여기서 포인트! 영화 기법에 주목하라!
율리에가 에이빈드를 만나러 찾아갈 때 가장 인상 깊었던 점!
율리에가 스위치를 누르자 모든 것이 멈춰버리며 세상에 움직이는 거라곤 율리에와 에이빈드밖에 없는데..
모든 게 멈춰버리고 율리에와 에이빈드, 둘만 움직일 수 있도록 한 연출과 기법이 새로운 둘 사이의 관계를 집중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했다.
그 속에서 율리에가 그 순간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엿볼 수가 있었고, 인생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데 있어서 행복해하는 모습들이 단연 돋보였기 때문이다.
약간의 해방감이 엿보였다고 할까.
에이빈드를 통해 자기 인생의 다음 단계를 위해 향하는 모습이 이 연출과 기법으로 인해 돋보여지는 것 같아 가장 인상 깊고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볼 수 있을 듯하다.
율리에와 에이빈드는 재차 서로의 호감과 사랑을 확인하게 되고, 둘은 각자 자신의 연인과 헤어질 준비를 하게 된다.
에이빈드와의 만남을 통해 확신과 깨달음을 얻게 된 율리에는 악셀과의 만남을 정리하려 한다.
난 너의 괴짜 같은 면이 좋았어.
악셀은 그런 율리에를 말리며 잡아보려고 애쓰지만, 생각이 굳어진 율리에는 자신의 말을 번복하지 않는다.
내 삶에서 조연 역할을 하는 것 같아.
당신을 사랑해. 근데 사랑하지 않아.
라고.
율리에와 에이빈드는 새로운 사랑을 찾게 되며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율리에는 자신의 길을 찾고자 노력하던 중 덜컥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더불어 전남친인 악셀이 암에 걸려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소식을 듣게 되며 또 한 번 혼란을 겪게 된다.
그럼과 동시에 율리에는 에이빈드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조금씩 엇나가게 된다.
그러는 사이, 율리에는 악셀을 만나면서 그를 통해 과거에는 발견하지 못한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게 되는데..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영화는 사랑을 통한 과정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도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찾아보게끔 고민하게 만든다.
사실 사랑도 사랑이지만, 한 여자가 자신의 한계를 이겨내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 더 집중해서 보면 또 다른 느낌의 깊이 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다양한 인간관계는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아마 이 영화는 여러 인간관계를 통해 미처 알지 못했던 자기자신에 대해서도 깊게 고민해보고 자신이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깨닫게 해주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영화가 아닐까 하고 감히 생각해본다.
여러분도 이 영화를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내 인생은 내 것이니까 되도록이면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자!
*가장 눈여겨 봤던 점!*
율리에의 성장 과정
2. 영화의 연출과 기법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참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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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루엘라> 여자 오이디푸스의 화려하고 안전한 탄생
태어난 순간부터 특별해서 좀처럼 일반적인 삶에 녹아들지 못한 '에스텔라(엠마 스톤)'는 엄마 '캐서린(에밀리 비샴)'과 함께 런던으로 가서 패션 디자이너 교육을 받으려고 한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어머니와 이별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런던에 도착한 그녀는 새로 만난 친구 '재스퍼(조엘 프라이)', '호레이스(폴 월터 하우저)'와 함께 런던 길거리를 주름잡는 도둑이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패션 디자이너라는 어릴 적 꿈을 잊지 못해 무작정 리버티 백화점에 일자리를 구한 그녀는 운명처럼 런던 최고의 디자이너 '바로네스(엠마 톰슨)'를 만나고, 즉시 재능을 인정받은 후 특채로 채용되며 그 꿈을 이룬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바로네스의 끔찍한 과거와 진실을 알게 된 에스텔라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 크루엘라를 바로네스와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로 결심하고 모두를 놀라게 할 패션쇼를 준비한다.
악역을 주인공으로 삼는 영화들은 필연적으로 같은 난관을 마주한다. 어떻게 악역을 악인으로 남겨두면서도 관객들을 그에게 빠져들게 만들까 하는 문제다. 많은 영화들은 빌런에게 인간적인 뒷이야기를 선사한다. 어릴 적 불우한 가정환경이나 사회적으로 피해를 당했던 경험들을 나열하면서 관객들의 감정이입을 용이하게 만들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역으로 빌런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들고, 애매해진 캐릭터로 인해 영화의 전개에 좀처럼 흡인력이 붙지 않는다는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디즈니의 <말레피센트 2>나 DC의 <수어사이드 스쿼드> 같은 작품이 대표 사례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실사화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101마리 달마시안>에서 등장한 빌런 '크루엘라 드 빌'의 탄생을 그린 스핀오프 겸 프리퀄 <크루엘라>가 마주한 딜레마도 다르지 않다.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달마시안의 가죽을 벗겨서 코트를 만들려고 하는 잔혹한 패션 디자이너의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을까. 이 난관을 넘어서기 위해 <크루엘라>는 누구나 접해 봤을 법한 한 영웅의 이야기를 빌려온다. 바로 오이디푸스다.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 왕>의 주인공인 그는 테바이의 왕 라이오스의 아들로 태어났다. 하지만 라이오스는 아버지를 죽일 운명이라는 그의 미래를 두려워해 아들을 태어나자마자 버렸고, 가까스로 한 신하의 도움을 받아 살아남은 오이디푸스는 다른 양부모를 만나 평화로이 살아간다. 어느 날 자신이 아버지를 죽일 운명이라는 내용의 신탁을 들은 그는 무작정 양부모를 떠나 여행길에 오르고, 우연히 만난 라이오스와 시비가 붙어 그의 정체를 모르는 상태에서 그를 살해한다.
이러한 오이디푸스의 인생사는 크루엘라의 그것과 유사점이 많다. 친엄마인 바로네스가 버린 딸, 크루엘라도 친모의 하인인 캐서린을 엄마로 안 채로 살아간다. 그러던 중 엄마와 사별한 그녀는 유전적으로 타고난 재능을 발휘해 패션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여정에 나서고, 그 길 위에서 운명적으로 바로네스를 만난다. 그녀가 자신의 재능과 길을 가로막고 있다고 판단한 크루엘라는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길을 막은 라이오스를 죽였듯이 바로네스의 명성과 경력을 제거하기 시작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크루엘라는 오이디푸스만큼이나 기구하고, 크루엘라와 바로네스의 관계는 오이디푸스 부자의 관계에서 성별만 바뀐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오이디푸스와 크루엘라 사이에는 결정적 차이점이 있다. 스핑크스를 물리친 공로로 공석이 된 테바이의 왕좌에 앉은 오이디푸스는 라이오스를 죽인 범인을 밝혀 나가던 중 자신이 그 범인이라는 것을, 친불르 죽인 자신의 비극적인 운명을 알아차린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 순간에 스스로를 테바이에서 추방시키며 “그것은 아폴론이었소, 아폴론이오, 친구여. 나의 불행을, 불행을, 나의 고통을 완성한 것은. 하지만 눈을 직접 찌른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니고 가련한 나 자신이었소.”라고 외친다. 그는 신이 정해준 운명을 거부하고 자신의 의지로 비극을 끝맺으면서 '친부를 죽인 파렴치한 오이디푸스'가 아니라 '운명으로부터 자유로운 영웅 오이디푸스'로 거듭난다.
크루엘라는 다르다. 그녀를 키운 양모 캐서린은 그녀가 본래 모습인 '크루엘라' 대신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모습인 '에스텔라'로 살아가기를 바란다. 그러나 오이디푸스가 진실을 깨달은 것처럼 바로네스와 캐서린, 자신의 관계에 대한 모든 진실을 알게 된 후 그녀는 이미 정해진 자신의 운명, 곧 크루엘라의 삶에 순응해버린다. 크루엘라라는 캐릭터 자체는 자신의 앞길을 막는 방해물이나 규범 등에 개의치 않는 저항적인 인물이지만, 정작 그녀는 자신의 운명 앞에서 그 어떤 저항 의지나 시도를 보여주지 않는다.
이는 오이디푸스의 비극을 공유하는데도 크루엘라가 그와 달리 빌런이 된 결정적인 이유라고 볼 수 있다. 트로이 전쟁에 참전하면 죽게 될 거라는 예언을 듣고도 트로이에서 용맹을 떨치다 죽은 아킬레우스처럼 그리스 신화에서 영웅이란 주어진 운명에 만족하지 않고 그 이상을 추구한 존재다. 즉, 운명에 저항하는지 순응하는지를 기준으로 볼 때 크루엘라는 정확히 영웅의 대척점에 위치한다. 이처럼 오이디푸스의 비극을 살짝 비튼 결과 <크루엘라>는 공감의 여지가 있는 설득력 있는 서사를 빌런에게 부여하면서도 빌런을 빌런답게 만드는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성공한다.
이때 <크루엘라>의 메가폰을 잡은 크레이그 길레스피 감독은 자신의 광고 및 뮤직비디오 감독 경력을 살려 익숙한 듯 다른 이야기를 화려하고 강렬하며 매혹적으로 포장한다. 이는 단지 디즈니의 자본력으로 무장했기 때문만은 아니며, 패션과 음악을 통해 캐릭터의 정체성을 감각적으로 제시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선 크루엘라의 옷은 주어진 운명과 만들어 나갈 운명 사이에서 고뇌하는 그녀의 서사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각각 '크루엘라'와 '에스텔라'를 의미하는 흑백의 조화가 두 정체성 간의 갈등을 암시하는 가운데, 포인트가 되는 빨간색은 쓰레기로 옷을 만들거나 옷을 불태우는 등 반항기 넘치는 그녀의 성정을 강조한다. 반면에 상류층에게만 허락된, 일류 디자이너가 만드는 고급스럽고 우아하며 예술성에 치중한 오트쿠튀르 패션에 충실한 바로네스의 옷은 자기중심적이고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전무하며 안하무인인 그녀의 성품을 보여준다. 이렇게 작중 옷과 패션은 그 자체로 두 캐릭터의 상반된 정체성과 그들의 갈등을 시각적으로 각인시킨다.
또한 적재적소에 존재감을 뽐내는 음악들, 특히 펑크 록 음악의 활용도 빼놓을 수 없다. 영화는 1970년대 후반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당시 영국의 노동계급은 오일쇼크, 이민자들의 증가로 인한 일자리 감소, 혁신 없는 기업과 자본가들로 인한 비효율적인 경제 구조 때문에 불만이 극에 달해 있었다. 이는 1970년대 런던이 반체제적인 가사와 강렬한 사운드, 허름한 듯 반항적인 패션 등으로 대변되는 펑크 록 음악의 열풍으로 가득한 도시였던 이유다. 따라서 영화 곳곳에 삽입된 펑크 록은 가진 것 없는 하층 계급으로서 살다가 자신의 능력만으로 기존 체제에 도전하고 균열을 일으키는 크루엘라를 단적으로 표현할 최적의 장치라고 할 수 있다. 크루엘라의 패션쇼가 록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것은 이러한 시대적, 문화적 배경이 녹아든 결과다.
다만 작품의 매력과는 별개로 <크루엘라>를 보다 보면 한 가지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이 영화는 휘발성이 강하다. 전개는 매우 급하고 내실은 부족하게 느껴진다. 예를 들어 크루엘라가 수많은 직업 중 왜 하필 패션 디자이너가 되기로 결정했는지에 대해서 영화는 그녀의 타고난 핏줄, 재능, 운명 외에 별다른 설명을 제시하지 않는다. 또한 바로네스의 지위를 위협할 정도로 뛰어난 디자이너가 되기까지 그녀가 자신의 선천적인 재능 외에 어떤 노력을 기울였지 그 과정도 보여주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그녀가 화려한 옷들로 바로네스를 짓밟고 그녀에게 복수하는 일련의 장면들은 화려하고 짜릿하지만 일면으로부터 느껴지는 공허함까지 떨쳐내지는 못한다. 성장 과정이 빈약하기에 그녀의 성취는 눈부시지만 진정으로 다가오지 못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태생적인 한계라고 볼 수도 있다. <크루엘라>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빌런의 기원을 다루는 동화와 가족과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한 아이가 그들에게 복수를 다짐하는 1970년대 영국의 현실을 동시에 풀어내는 영화다. 그러면서도 당시 시대상의 한계를 조명하고 모순적인 사회 구조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일탈하게 되는지를 깊이 탐구하는 대신 그 시대의 분위기와 문화만을 취사선택해 동화를 뻔하지 않게 포장하는 데 몰두한다. 그 결과 마치 아웃사이더의 음악이자 문화였던 펑크 록이 주류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순간 정체성을 잃었던 것처럼, <크루엘라>도 디즈니의 안정적이고 체제 순응적인 동화가 구체적인 현실의 맥락 안에 담기는 순간 빚어지는 모순을 피하지 못한다.
이러한 모순은 <크루엘라>에서 유독 배우들이 눈에 들어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쁘게 보면 배우들의 개인기에 의존하고 좋게 보면 그들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연출 덕분에 영화의 본질적인 한계와 단점이 효과적으로 가려지기 때문이다. 당장 영화의 가장 큰 전환점이라 할 수 있는, 크루엘라가 출생의 비밀을 모두 깨닫고 마음을 다잡는 분수에서의 독백 장면을 보자. 이 장면에서 카메라는 철저히 엠마 스톤만을 원 테이크로 잡아내면서 그녀의 카리스마와 연기력에 모든 것을 맡긴다. 이에 <이지 A>나 <헬프>와 같은 작품에서 이미 기존 질서나 방식에 순응하는 것을 거부하는 반항적인 캐릭터를 기가 막히게 소화했던 엠마 스톤은 기대대로 배신감, 충격, 혼란, 분노, 복수심 등이 뒤섞인 복합적인 감정선을 손에 잡힐 듯이 표현해낸다. 그 순간 크루엘라가 대변할 수 있는 여러 현실과 상황, 맥락은 시야에서 제외되고 단지 그녀의 다음 행보와 선택만이 눈에 들어온다.
예고편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크루엘라>는 디즈니의 <조커>가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받았다. 흑백의 대비가 가득한 헤어스타일과 의상, 주위를 압도하는 주인공의 카리스마, 반사회적인 분위기가 가득했던 장면 하나하나의 첫인상은 그만큼 강렬했다. 그러나 큰 기대 속에 모습을 드러낸 <크루엘라>는 결코 <조커>가 될 수 없는 영화였다. 빌런을 빌런답게 묘사하면서 관객들과 캐릭터 간에 강력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까지는 성공했지만, 그 이상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려는 태도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조커>는 한 개인으로서 아서 플렉이 어떻게 사회에서 무시당하고 조롱당했는지, 그의 분노가 얼마나 강렬했고 그의 공격적인 태도에 왜 수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었는지를 관객들이 불편해할 정도로 깊숙이 들여다본 영화였다. 그러나 <크루엘라>는 그 불편함의 자리에 원작 애니메이션과 연결고리를 확보하기 위한 여러 팬서비스를 집어넣으며 <조커>와 대비를 이루는, 너무나도 안전한 길을 선택했다. 그 결과 <크루엘라>는 큰 기대에 비하면 디즈니가 빌런을 주인공으로 삼아 제작한 영화들 중 가장 위험하고 독특한 스타일을 보여주는 데서 만족할 뿐, 그 이상의 성취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A(Acceptable, 무난함)
주인공도, 영화도 진짜 도전은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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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주 차 개봉작,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칸 영화제 수상작부터 전주국제영화제 전석 매진 작품, MCU의 새로운 슈퍼 히어로 이야기를 담은 영화까지!!
극장부터 OTT까지 많은 기대작이 개봉 및 공개를 앞두고 있는데요.
그럼 6월 둘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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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봉 영화
브로커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29분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등
개봉: 2022.06.08
배급: CJ ENM
줄거리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
관전 포인트
<브로커>는 일본 거장 감독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번째 한국 영화 연출작으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송강호 배우가 대한민국 첫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무엇보다 화려한 라인업이 더욱 더 기대를 높였다.
윤시내가 사라졌다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한국 | 107분
감독: 김진화
출연: 이주영, 오민애, 노재원 등
개봉: 2022.06.08
배급: 블루라벨픽쳐스
줄거리
고별 콘서트를 앞두고 사라진 윤시내. 꿈의 무대와 일자리를 잃은 이미테이션 가수 '연시내'와
조회수 떡상을 바라는 유튜버 짱하가 윤시내를 찾는 여정을 담았다.
관전 포인트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예매가 오픈되자마자 초고속으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영화제 최고 화제작으로 주목 받았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 이주영, 오민애, 노재원, 김재화 등이 출연해 기대를 높였다.
이공삼칠
ⓒ 네이버 영화
개요: 가족 | 한국 | 126분
감독: 모홍진
출연: 홍예지, 김지영, 김미화 등
개봉: 2022.06.08
배급: (주)영화사 륙, (주)씨네필운
줄거리
열아홉 소녀에게 일어난 믿기 힘든 현실, 그리고 다시 일어설 희망을 주고 싶은 어른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입니다.
관전 포인트
배우 홍예지의 데뷔작이자 첫 주연작인만큼 어떤 연기를 선보일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전작 <널 기다리며>로 호평 받은 모홍진 감독이 <이공삼칠>의 연출을 맡으며 기대를 높였다.
베르네 부인의 장미정원
개요: 드라마 | 프랑스 | 95분
감독: 피에르 피노드
출연: 카트린 프로, 팟사 부야메드, 올리비아 코트 등
개봉: 2022.06.09
배급: 찬란
줄거리
파산 위기에 처한 장미공원을 지키려는 프랑스 최고의 원예사 베르네와 신입 직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힐링 드라마.
관전 포인트
세자르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7차례 이름을 올린프랑스 국민 배우 카트린 프로가 출연하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과 다채로운 색감으로 영화의 기대감을 높였다.
OTT 공개 예정작
미즈 마블
ⓒ IMDB
개요: 액션 | 미국 | 6화
감독: 아딜 엘 아르비, 빌랄 팔라, 샤르민 오바이드-취노이, 미라 메논
출연: 이만 벨라니, 아라미스 나이트, 모한 카푸르 등
공개: 2022.06.08
스트리밍: 디즈니+
줄거리
'어벤져스’와 ‘캡틴 마블’의 열렬한 팬이자 히어로를 꿈꾸는 16살 '카말라'가 숨겨져 있던 폭발적인 힘을
얻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
관전 포인트
마블 최초의 '무슬림 히어로'의 탄생이자 최초로 어벤져스의 팬이 그들의 세계에 합류한다는 점이 <미즈 마블>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또한 총 네 감독이 각 에피소드를 담당해 에피소드 별로 연출의 차이를 보는 것도 하나의 작은 재미가 될 것 같다.
허슬
ⓒ 다음 영화
개요: 코미디 | 미국 | 117분
감독: 제러마이아 제이가
출연: 아담 샌들러, 후안 헤르난고메즈, 퀸 라티파 등
개봉: 2022.06.08
스트리밍: 넷플릭스
줄거리
NBA 농구 코치로 복귀하려는 열망을 품고 고된 스카우터의 일을 하던 스탠리가 스페인에서 발군의 농구실력을
갖고 있는 건설 노동자인 보를 발견하고 NBA 선수로 데뷔시키기 위해서 분투하는 이야기
관전 포인트
미국에서 유명한 코미디 배우 아담 샌들어가 주연을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또한 예고편 속에서 보반 마리야노비치, 카일 라우리, 세스 커리 등 NBA 현역 선수가 등장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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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존의 과정을 이토록 생생히
눈으로 뒤덮인 산. 멀리서 보기엔 아름답지만, 그 안에 고립되어 살아가야 한다면 그곳은 생지옥이나 다름이 없다. 추위와 배고픔 등 생존을 위한 한계상황에서 인간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은 1972년 안데스산맥 오지에서 조난당한 이들의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삶을 포기하지 않은 이들의 선택과 힘겨운 생존 과정을 생생히 옮겨 담았다.
영화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 스틸 / IMDB
1972년 우루과이 공군 571편이 추락한다. 위치는 안데스산맥 중심부. 여행에 부푼 마음을 안고 비행기를 탄 대학 럭비팀 일원들은 한순간 고립무원에 놓인다. 전체 인원 45명 중 생존자는 29명. 하지만 극한의 추위와 배고픔은 생존자들을 지독하게 괴롭힌다. 구조대가 올 것이라는 희망을 품은 이들은 어떻게든 악조건 속에서도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내지만, 부상 당한 이들부터 한 명씩 숨을 거둔다. 게다가 식량은 바닥나고 굶주림은 심해지는데, 결국 이들은 죽은 시체를 먹기에 이른다.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은 1993년 개봉한 <얼라이브>에 이어 또 한 번 동일한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얼라이브>는 각색을 통한 드라마 요소가 강했던 것에 반해, 이번 영화는 실제 일어난 사건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데 중심을 둔다. 연출과 각본을 담당한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은 파블로 비에르시의 저서 ‘눈의 사회’(La Sociedad de la Nieve)의 판권을 구매하고, 제작진과 함께 모든 생존자와 100시간이 넘는 인터뷰를 녹음하는 등 초기 작업을 견고하게 진행했다. 가명을 쓴 <얼라이브>와 달리 이번 영화에서는 실명을 사용하고, 극 중 세상을 떠난 이들의 모든 이름을 화면에 게재하는 등 생존자뿐만 아니라 유명을 달리한 이들의 존재까지 알리는 노력도 기한다.
영화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 스틸 / IMDB
확실히 눈에 띄는 건 다큐처럼 느껴질 정도로 구현된 영상이다. <더 임파서블>로 사실적인 쓰나미 재난 영화를 만든 바 있는 감독은 안데스산맥의 아름답고도 공허한 풍경, 비행기 추락 장면, 조난 후 추위와 배고픔에 고통받는 이들의 모습, 눈사태로 고립되는 장면 등은 관객들을 극한의 안데스산맥의 현장으로 데려간다.
특히 조난 후 유일한 거처가 된 사고 비행기 안에서 눈사태의 위협으로 사람들이 파묻히는 사고 장면은 그 자체로 위협감을 느낀다. 마치 거대한 자연(혹은 재난)이 ‘이래도 살아남을 거야’라는 말을 하면서 이들의 생존을 시험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더불어 극한의 상황에 직면하고 그에 따른 고통의 강도는 인물들의 얼굴로 표현되는데, 유독 영화가 인물 클로즈업이 많은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런 긴장감은 비주얼뿐만 아니다. 생존이 먼저인지, 인간성이 먼저인지에 대한 대립과 갈등이 시작되면서 극의 내적 긴장감도 더한다. 조난, 재난 등 특수 상황을 그린 영화에서 생존과 인간성 중 어떤 걸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딜레마는 영화의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한다. 자칫 윤리적인 문제로까지 치달을 수 있는 이 부분을 영화는 그들이 처한 최악의 상황을 인식시킨 후, 그 당위성을 확보하는데 주력, 인물들이 왜 그렇게 선택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해와 삶을 향한 의지를 부각한다.
영화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 스틸 / 넷플릭스 제공
영화는 인물들이 인육을 먹기까지 많은 고민과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렀다는 걸 보여준다. 모두의 생존을 위해 칼을 집어든 로베르트(마티아스 레칼트)와 그 반대편에 서서 인간성을 지키려는 누마(엔조 보그린칙)를 보여주며, 인육 취식은 그만큼 어려운 결정이었다는 걸 보여준다. 더불어 앞서 소개한 눈사태도 인육을 먹으며 배고픔에 대한 걱정이 없어진 후 이들에게 닥치는데, 마치 금기를 어긴 이들에게 신이 형벌을 내린 것 같은 느낌, 죄책감에 짓눌린 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영화는 어떠한 역경이 와도 삶을 놓지 않는 게 인간다움이라고 말한다. 극 중 이를 잘 표현하는 건 난도(아구스틴 파델라)인데, 사고 후 큰 부상을 입고, 엄마와 여동생을 먼저 떠나보낸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했던 누마의 바통을 받아 그 또한 삶을 이어 나가기 위해 정진한다. 인육을 먹는 고통을 자처하더라도 사고에서 살아남은 삶을 살아가고 싶은 생존자들의 마음 또한 이를 같이 한다.
영화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 스틸 / 넷플릭스 제공
이들은 각고의 노력 끝에 생존하고, 병원에서 안식을 취하지만 결코 기뻐하지 않는다. 생존자들이 겪은 이 일에 대해 혹자는 기적, 혹자는 비극이라 말한다. 삶은 소중하지만, 이를 영위해 나가는 건 그만큼 어려운 일. 사고 당시 16명의 생존자 중 한 명인 구스타프 제르비노는 모 인터뷰를 통해 당시 경험으로부터 얻은 교훈을 이렇게 말했다. “삶이란 우리가 하던 일을 계속해 나아가는 것이다.” 50년 전에 일어난 기적 혹은 비극을 마주하는 우리들은 과연 어떻게 이 이야기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덧붙이는 말: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은 제80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비경쟁 부문 초청작 및 폐막작으로 공개되었고, 제38회 고야상 13개 부문 노미네이트, 오는 7일(북미 기준) 열리는 제81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후보,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영화상 부문 스페인 대표 출품작이다. 과연 이 영화의 메시지가 수상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평점: 4.0 / 5.0
한줄평: 기적 혹은 비극을 마주하는 삶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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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의 가해자가 오늘의 피해자가 되다
어제의 가해자가 오늘의 피해자가 되다
영화 <유포자들> 리뷰
감독] 홍석구
출연] 박성훈, 김소은, 송진우
시놉시스] “핸드폰이 사라지고, 나는 N번째가 되었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던 남자 도유빈. 자신의 오랜 친구 공상범의 유혹에 이끌려 클럽에서 잊지 못할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사라진 전날 밤의 기억과 핸드폰 누군가로부터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수화기 너머 범인은 3천 3백만 원을 구해오지 않으면 그 영상을 세상에 공개하겠다고 한다. 오늘 밤, 숨기고 싶었던 모든 것이 잠금해제 된다.
몰카범의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히 영화화 되고 있는 시점에서 영화 <유포자들>이 비슷한 소재를 어떻게 풀어냈을까 걱정반 기대반으로 영화관을 찾아갔다. 사실 뻔한 내용이기에 이미 그동안 많이 접했던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면 어쩌나 내심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피해자의 성별을 교차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이질감을 전해주어서 새로웠던 작품이었다.
교사라는 직업이 가진 압박감을 표현하다
미래에 사회를 이끌어나갈 아이들을 교육하는 곳인 학교. 이 학교에서 학생들의 교육을 전담하는 이는 교사다. 그렇기에 모범을 보여야하고 위험한 행동을 해선 안되는 직업이기도 하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전형적인 선생님의 상이 있기에 이에 벗어나면 시정 요청이 쉽게 들어오는 직업군 중 하나다. 그래서 일까? 몰카 유포와 관련된 다양한 영화들에서 피해자로서 종종 볼 수 있는 직업이 바로 교사였다. 이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로 피해자인 유빈의 직업이 고등학교 교사다.
교사로서 교단에 서서 아이들에게 수업을 하면서 유빈은 동영상이 언제 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면서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동영상이 공개되는 망상을 겪기도 하고, 이로 인해 아이들이 자신을 비웃고 욕하는 것까지 상상을 하며 힘들어한다. 모범을 보여야하는 직업에서 스스로의 행동이 그렇지 못했다는 자책과 빠르게 자신의 행실에 대한 소문이 퍼져나갈 수 있다는 집단이라는 공포감이 주는 압박이 굉장히 클 수밖에 없다는 직업군이라는 점이 이번 영화에서도 잘 표현이 되고 있었다.
피해자에는 성별이 없다
이제까지 많은 작품들에서 피해자는 여성, 가해자는 남성이라는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사례를 보면 여성 피해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남성 피해자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이번 작품 <유포자들>에서 몰카 피해자로 남성과 여성 모두를 설정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성범죄의 피해자에는 성별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으며 또한 누구나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이 작품에서는 잘 보여주고 있었다. 그 방법이 바로 주인공이 가해자와 피해자가 동일인물로 설정한 것이었다.
영화 속 주인공 유빈의 성적 취향은 관계를 가지면서 영상을 찍는 것이다. 그런 그의 취향을 알았던 친구 상범은 유빈의 핸드폰을 고쳐준다는 핑계를 가지고 유빈의 핸드폰에 있었던 동영상들을 불법 음란 사이트에 업로드했고, 여자친구는 이로인해 일상을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만 했다. 그런 여자친구에게 유빈은 3,000만원이라는 돈을 내밀며 ‘우리 인간적으로 해결하자’라며 비인간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고등학교 선생님이 된 유빈은 결혼을 앞둔 상황에서 클럽에서 만난 여자들의 꼬임에 넘어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찍힌 몰카 동영상으로 인해 자신이 당했던 것과 똑같은 일을 당하게 된다. 과연 유빈은 남성으로서 살아가는 자신의 인생에서 이러한 몰카 동영상으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흔들릴 것이라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 적이 있었을까? 자신이 여자친구와의 관계 영상을 찍으면서 가해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어도, 절대 피해자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기에 자신에게 닥친 이 상황에 더욱 멘탈이 붕괴되고 정상적인 해결방법을 찾지 못한 것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진범을 잡고 자신의 몰카를 유포한 이와 마주본 장면에서 ‘인간적으로 해결하자’는 말을 들으며 과거 자신이 했던 말과 똑같음을 깨달은 유빈은 얼굴이 일그러진다. 가해자의 얼굴에서 피해자인 자신의 얼굴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영화는 가해자 유빈과 피해자 유빈이 서로 마주보며 마무리된다. 그만큼 이 작품은 성범죄의 피해자와 가해자에는 정해진 성별이 없으며, 가해자 역시 언제든지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시각적으로 잘 구현한 작품이었다.
영화 <유포자들>은 불법 촬영이라는 무거운 소재였지만 기존에 통용되던 성별을 역전시킴으로써 그리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동일인물로 설정함으로써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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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 첫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Every good thing in this word started with a dream"
이 세계의 모든 좋은 것들은 꿈과 함께 시작됐다
대부분 2005년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떠올릴 테지만 <웡카>는 1971년에 개봉한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오마주를 띄고 있다고 하죠? 21세기를 대표하는 배우 티모시 샬라메의 2024 <웡카>는 어떨지 이번주 개봉작 함께 알아보아요.
웡카
Wonka
ⓒ 네이버영화
개요: 판타지, 드라마 | 미국 | 116분
감독: 박영주
출연: 티모시 샬라메, 캴라 레인, 올리비아 콜램, 톰 데이비스, 휴 그랜트 등
개봉: 2024.01.31.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시놉시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여정 좋은 일은 모두 꿈에서부터 시작된다! 마법사이자 초콜릿 메이커 ‘윌리 웡카’의 꿈은 디저트의 성지, ‘달콤 백화점’에 자신만의 초콜릿 가게를 여는 것. 가진 것이라고는 낡은 모자 가득한 꿈과 단돈 12소버린 뿐이지만 특별한 마법의 초콜릿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을 자신이 있다. 하지만 먹을 것도, 잠잘 곳도, 의지할 사람도 없는 상황 속에서 낡은 여인숙에 머물게 된 ‘웡카’는 ‘스크러빗 부인’과 ‘블리처’의 계략에 빠져 눈더미처럼 불어난 숙박비로 인해 순식간에 빚더미에 오른다. 게다가 밤마다 초콜릿을 훔쳐가는 작은 도둑 ‘움파 룸파’의 등장과 ‘달콤 백화점’을 독점한 초콜릿 카르텔의 강력한 견제까지. 세계 최고의 초콜릿 메이커가 되는 길은 험난하기만 한데…
CINE PICK!
북미에서 1억 9천만 달러의 누적 흥행을 기록한 <웡카> 21세기 가장 핫한 배우 티모시 샬라메와, 휴그랜트의 대변신으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작품으로 특히 <찰리와 초콜리 공장>을 봤던 이전 관객들에게 향수를 불러 일으킬것으로 보입니다.
추락의 해부
Anatomy of a Fall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스릴러 | 프랑스 | 152분
감독: 쥐스틴 트리에
출연: 산드라 휠러, 스완 아라우드, 밀로 마차도 그라너 등
개봉: 2024.01.24.
배급: (주)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시놉시스
남편의 추락사로 한순간에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유명 작가 ‘산드라’. 유일한 목격자는 시각장애가 있는 아들과 안내견뿐. 단순한 사고였을까? 아니면 우발적 자살 혹은 의도된 살인? 사건의 전말을 해부해 가는 제76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CINE PICK!
칸 황금 종려상, 골든 글로브 시상식 외국어 영화상, 각본상을 수상한 화제작 <추락의 해부>는 쥐스틴 트리에의 각본, 연출로 역대 3번째 여성 황금종려상 수상자가 되었으며, 독일의 3대 여배우에 속하는 산드라 휠러가 주연을 맡아 열연을 펼치며 미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의 유력 후보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두 세계 사이에서
Between Two Worlds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프랑스 | 103분
감독: 엠마뉘엘 카레르
출연: 줄리엣 비노쉬, 헬렌 랑베르, 레아 카르네 등
재개봉: 2024.01.31.
배급: (주)디오시네마
시놉시스
저명한 작가 ‘마리안’은 고용 불안을 주제로 한 신작 집필을 위해 프랑스 남부의 연고 없는 항구 도시 ‘캉’으로 이주한다. 신분을 숨긴 채 청소부로 일하면서 노동자들과 교류하는 가운데 그들의 현실을 직접 보게 되고 점차 우정을 쌓아가지만, 정체를 더이상 숨길 수 없는 시간이 점점 다가온다.
CINE PICK!
영화 <두 세계 사이에서>는 위스트리앙 부두라는 소성르 원작으로, 프랑스의 국민배우 ‘줄리엣 바노쉬’가 주연을 맡으며 섬세하고 절제된 연기로 르포르타주 드라마의 장르적 특성을 살려내며, 비노쉬는 소설을 영화화하기 위해 원작의 작가에게 오랫동안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톰 새로운 시작
Astro Boy
ⓒ 네이버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미국 | 94분
감독: 데이빗 보워스
출연: -
개봉: 2024.01.31.
배급: 블루필름웍스
시놉시스
과학의 도시 메트로 시티. 최고의 과학자인 '텐마 박사'는 로봇 시험 가동 중 자신의 실수로 아들 '토비'를 잃고 괴로워한다. 그는 '토비'의 DNA와 하이 테크놀로지가 결합된 최고의 로봇을 탄생시키는데... 이제 시작이다!
CINE PICK!
데쓰카 오사무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할리우드 리메이크작으로 이 영화는 고전적인 아톡 캐릭터를 현대적이고 첨단 기술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배우 조병규, 김소원, 김강현이 더빙에 참여하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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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1주 최신개봉영화(경관의 피, 씽2게더, 해탄적일천, 전장의 피아니스트, 원샷)
[WEEKEND CHOICE MOVIE] 2022년 1월 1주차 #개봉영화
#최신영화#영화추천 #영화예고편
#경관의피 #씽2게더 #해탄적일천 #전장의피아니스트 #원샷
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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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인어가 잠든 집> 메인 예고편
우리 아이는 살아있어요” 절망 끝에 피어난 간절한 희망! ⠀ #히가시노게이고 소설 원작 [인어가 잠든 집] 메인 예고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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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턴트맨> 1차 예고편
감독/프로듀서: 데이빗 레이치 감독 출연: 라이언 고슬링, 에밀리 블런트, 윈스턴 듀크, 애런 존슨, 한나 웨딩햄, 스테파니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