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2-26 10:02:39
2월 다섯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 드디어 개봉!

여러 차례 개봉일을 변경하여 영화팬의 마음을 애타게 했던 <미키 17>이 드디어 개봉합니다!
<미키 17>은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어 세계를 놀라게 했던 <기생충> 이후,
봉준호 감독의 첫 차기작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으며, 로버트 패틴슨, 마크 러팔로, 토니 콜렛 등
할리우드 스타의 출연 소식을 알려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미키 17>은 하나의 SF이면서 코미디이기도, 인간 휴먼스토리이기도 하니까
관객들이 그냥 그 자체로 편안하게 즐겼으면 좋겠다."라는 소회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미키 17
Mickey 17

개요: 모험 | 미국 | 137분
감독: 봉준호
주연: 로버트 패틴슨, 나오미 아키에, 스티븐 연, 토니 코렛, 마크 러팔로
개봉: 2025.02.28.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줄거리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
A Complete Unknown

개요: 모험 | 미국 | 137분
감독: 제임스 맨골드
주연: 티모시 샬라메, 에드워드 노튼, 엘르 패닝, 모니카 바바로, 보이드 홀브룩
개봉: 2025.02.26.
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줄거리
문화적 격변기, 무명 뮤지션 밥 딜런은 음악을 하기 위해 뉴욕을 찾는다.
그곳에서 놀라운 공연을 펼치게 된 밥 딜런은 조금씩 주목받기 시작하고, 당대의 뮤지션들과도 교류하면서 서서히 인기를 끌어간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멈추지 않고 새로운 삶을 노래하고자 하는 밥 딜런은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뉴포트 페스티벌에서 충격적인 무대를 펼치는데…
시대의 아이콘에서 세기의 전설로!
반항하는 청춘들의 아티스트 밥 딜런의 노래가 울려퍼진다!
첫 번째 키스
1ST KISS

개요: 드라마 | 일본 | 124분
감독: 츠카하라 아유코
주연: 마츠 다카코, 마츠무라 호쿠토, 요시오카 리호, 모리 나나, 릴리 프랭키
개봉: 2025.02.26.
배급: 메가박스중앙㈜

줄거리
오늘, 내 남편이 죽습니다.
이혼 위기의 칸나(마츠 타카코)는 남편 카케루(마츠무라 호쿠토)를 갑작스런 사고로 잃고 하루 아침에 혼자가 된다.
슬픔을 느끼기도 전에 그녀는 업무에 몰두해야만 하고 늦은 시간, 급한 업무 연락을 받고 다시 출근하던 중 이상한 터널로 향한다.
터널을 지나는 순간 15년 전, 처음 남편을 만난 때로 돌아왔다는 걸 깨닫게 된다.
15년 전, 그와 다시 마주친 순간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데…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다
No Love Lost

개요: 드라마 | 프랑스 | 91분
감독: 에르완 르뒤크
주연: 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 셀레스트 브룬켈
개봉: 2025.02.26.
배급: (주)엣나인필름

줄거리
“아빠, 엄마를 지금도 사랑해?” “없는 사람을 사랑할 순 없어”
17년간 딸 로자의 전부가 되어준 다정한 싱글대디 에티엔. 미술을 사랑하는 딸의 재능을 응원하며,
엄마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도록 온 마음을 다해 로자를 키워왔다.
어느 날, TV 속에서 마주친 익숙한 얼굴. 떠나간 로자의 엄마는 잊고 있던 과거를 일깨우며 평온했던
두 사람의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서로가 전부였던 두 사람은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서로의 마음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되는데…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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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WIFF 데일리] 미래를 부정당한 퀴어, 가능성을 벼려내다
홈그라운드/Home Ground
권아람/한국/2022/78min/‘지금 여기, 한국영화’ 세션
1970년대 명동 ‘샤넬’은 바지씨, 치마씨들의 은밀한 아지트였다. 1996년, 레즈비언 청년들은 한국 최초의 레즈비언 바 ‘레스보스’를 직접 오픈한다. 2000년대 초, 커뮤니티를 찾던 10대 퀴어들은 신촌의 작은 공원에 모여든다. 명우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레스보스를 지키고 있지만, 코로나 위기로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진다. 명우는 레스보스를 지킬 수 있을까?(서울국제여성영화제)
퀴어 이론가 리 에델만은 자신의 책 《미래 없음No Future》에서 퀴어의 ‘미래 없음’을 급진 정치학의 토대로 정초했다. 이성애 규범과 성별 이분법이 공고한 사회는 퀴어의 미래가 ‘없다’고 가정하거나, 존재하더라도 불행할 수밖에 없다는 공포와 불안을 끊임없이 생산한다. 에델만은 퀴어를 향한 비난을 전유한다. 생물학적 재생산의 ‘불능’ 혹은 ‘대문자 아이’로 상징되는 미래(‘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와 같은 수사)에 기반한 비난을 ‘지금, 여기’에 초점을 맞추는 퀴어 정치의 상상력을 위한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인류의 미래가 지구에게는 곧 ‘미래 없음’을 의미하는 시대에 에델만이 제안한 ‘미래 없음’은 퀴어 정치학에 한정되지 않는 복합적인 정치를 펼쳐낼 장이 될 가능성도 품는다. 매력적인 개념이다.
다만 이론적 매혹과 현실을 살아가는 퀴어 삶의 관계에는 조금 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퀴어의 ‘미래 없음’에 기반해 지금, 여기를 바꿔낼 정치적 상상력을 벼려내는 일과 고군분투하며 현실을 살아가는 퀴어의 삶을 등치시키면, 현실의 삶이 이론의 무게에 짓눌리거나 그 복잡한 맥락이 소거되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현실을 살아내는 퀴어의 삶에 주목하여 ‘미래 없음’과 동시에 ‘다른 미래’ 역시 말해야 한다.
〈홈그라운드〉는 이를 위한 좋은 참조점이 되어준다. 곧 일흔을 앞둔 명우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레즈비언 바 레스보스를 운영하고 있다. 1996년 처음 생긴 레스보스는 레즈비언 청소년들의 모임 장소였던 일명 ‘신공’(신촌공원) 근처에서 운영되다 지금은 이태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영화는 레스보스의 이야기와 명우의 이야기를 교차로 엮어낸다. 레즈비언이 ‘부치’, ‘펨’이란 말 대신 ‘바지씨’, ‘치마씨’로 불리던 시절부터 여성을 사랑하는 여성이었던 명우와 그런 명우가 다른 레즈비언들이 편하고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로 운영해온 레스보스. 이 둘에게는 레즈비언들의 역사가 켜켜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이들이 쌓아온 역사는 퀴어 미래를 쌓아가기 위한 주춧돌이 되어준다. 아무도 퀴어로 나이 든다는 것의 의미를 알려주지 않는 사회에서, 상상할 만한 미래가 필요한 다음 세대 퀴어에게 ‘네게도 미래가 가능하다’는 위안을 건네는 것이다.
레즈비언들이 몸과 마음을 부대끼며 쌓아온 역사와 그로 인해 가능해지는 미래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하는 것은 계보다. 공동체, 장소, 기억, 미래 등 정체성의 토대가 될 만한 퀴어 선배들이 꾸려온 정보로부터 차단당한 퀴어들은 고립되는 일이 잦다. 비슷한 경험과 감정을 가진 자가 도처에 있는데도 혼자라고 느끼며 외로워하는 것이다. 요컨대 퀴어들은 집단적 삶의 연속성, 즉 계보를 갖지 못한 채 파편화된 존재로 적대적인 세상에 노출된 상태다. 그러나 명우와 레스보스가 레즈비언의 역사일 수 있다면, 레즈비언에게도 계보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영화에는 레스보스를 오가는 손님들이자 명우의 후배 레즈비언들의 인터뷰가 다수 나온다. 이들의 이야기가 모여 계보의 사전적 뜻인 ‘계승되어 온 연속성’이 구체화된다.
물론 명우와 레스보스가 품은 레즈비언 기억과 계보의 가능성을 낭만화할 수만은 없다. 명우는 여전히 이성애자 친구들에게 자신의 ‘행복’을 증명해야만 하고, 노인의 돌봄을 가족에 위임하는 사회에서 노후를 걱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머리만 길러도 집에서 사업자금을 대준다고 했어.” 명우의 오랜 친구이자 ‘형님’인 꼭지의 말이다. 물론 꼭지는 그 제안을 거부하고 평생을 짧은 머리 여자로 살았다. 명우와 꼭지뿐 아니라 많은 퀴어가 공적 지원이 전무한 상태에서 치열하게 자립을 모색한다. 그리고 레스보스와 같은 퀴어 공간은 자립의 과정이 버거운 퀴어들이 서로에게 위로와 위안을 건네는 장소로 기능해왔다.
명우는 젊은 퀴어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 여전히 집회에 참석하고 대화를 나누며 자신이 가졌던 편견을 되짚어보고 반성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우리가 ‘미래 없음’의 이론적 가능성을 모색하면서도 미래를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상상하는 일 역시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면, 명우와 레스보스, 그리고 그곳을 거쳐 간 많은 퀴어가 만들어온 궤적이 분명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주리라는 데에도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도래할 ‘다른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우리가 척박한 땅에서 일궈온 기억, 계보, 공동체라는 자산으로부터 시작될 미래를 기다려본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을 통해 기자로 초청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제2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8월 24일부터 8월 30일까지 진행됩니다. 영화 상영 시간표와 상영작 정보는 영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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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많은 여성 예술가는 어디로 갔을까?
‘힐마 아프 클린트’. 이 예술가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서양미술사와 친하지 않은 이들은 물론, 이 분야에 박식한 사람들도 이 예술가의 존재를 알리 없다. “20년 동안 내 작품을 공개하지 마라”라는 유언으로 100여 년간 미술계에서 사라졌다가 이제야 세상에 나온 화가이기 때문. 실제 존재했던 예술가임에도 왜 우리는 그녀의 존재를 이제야 알았을까? <힐마 아프 클린트-미래를 위한 그림>은 그 이유를 소개하는 작품이다.
다큐 <힐마 아프 클린트 - 미래를 위한 그림> 스틸 / 마노엔터테인먼트 제공
한 여성 예술가는 이런 유언을 남긴다. “20년 동안 내 작품을 공개하지 마라!” 이후 100년 동안 그녀의 작품은 봉인되었다. 이후 1,500여 점의 그림과 2만 6천 페이지의 작업 노트가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19세기 말에 활동한 힐마 아프 클린트라는 이름의 독일 예술가의 이야기다. 칸딘스키, 몬드리안보다 앞서 추상회화를 선보인 이 여성 예술가의 등장은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서양미술사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다큐 <힐마 아프 클린트 - 미래를 위한 그림> 스틸 / 마노엔터테인먼트 제공
<힐마 아프 클린트-미래를 위한 그림>은 알려지지 않았던 한 여성 예술가의 작품과 삶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다. 귀족 가문 출생 엘리트로서, 꾸준히 그림을 그린 힐마는 추상회화의 선구적인 역할을 한 예술가다. 그녀의 추상회화 시작점은 19세기 말 과학이 발전한 시대상에 있다. 과거 기독교적 관점에서 벗어나 원자, 우주 등 과학의 발달로 인해 더 넓은 세계가 펼쳐진 상황 속에서 그녀는 자신만의 세계관을 창조한다.
단순히 북유럽 자연의 아름다운 경관을 그리는 게 아니라, 그 자연을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의 것들을 그려내는 것에 집중한다. 그녀의 그림을 보면 나선형, 원형의 선과 면이 특징인데, 생명체의 본질을 우주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이를 그림으로 옮기려는 부분이 돋보인다. 더불어 신지학 운동 등의 영적 연구까지 예술로 승화하려는 힐마의 노력도 나온다.다큐 <힐마 아프 클린트 - 미래를 위한 그림> 스틸 / 마노엔터테인먼트 제공
이 다큐는 단순히 알려지지 않은 여성 예술가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데 그치지 않는다. 왜 그녀가 살아 생전에 빛을 보지 못했고, 이제야 그녀의 이름과 작품이 알려지게 되었는지 소개한다. 19세기 말. 힐마 또한 그 시대를 산 여성들처럼 양지가 아닌 음지의 삶을 살아간다. 능력이 있고, 누구보다 자신만의 특색을 담은 작품을 그렸지만, 사회는 그녀의 진출을 반기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갤러리에 전시해야 하고, 예술적 동지들과의 교류가 활발해야 하는 등 제반 여건이 갖춰져야 했는데, 힐마에겐 그런 기회가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물론, 고흐 등 사후에 인정받은 예술가들도 있지만, 힐마의 경우에는 ‘가난’이 아닌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기회가 박탈되었다는 차이가 있다.다큐 <힐마 아프 클린트 - 미래를 위한 그림> 스틸 / 마노엔터테인먼트 제공
감독은 힐마가 남긴 작업 노트와 그녀의 작품과 자료를 보관하고 있었던 조카의 증언을 토대로 재능을 발휘하지 못한 한 예술가의 고뇌와 좌절을 소개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미술 및 미술 산업 관계자들을 통해 과거 재능있는 여성 예술가들이 많았지만, 주목받지 못하고 아스라이 사라진 이유, 그리고 힐마 아프 클린트의 출현으로 서양미술사는 다시 작성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전한다.다큐 <힐마 아프 클린트 - 미래를 위한 그림> 스틸 / 마노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런 점에서 ‘미래를 위한 그림’이란 부제는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그녀의 그림이 시대를 앞선 추상회화라는 점에서의 ‘미래’라는 의미는 물론, 과거와 달리 앞으로 더 많은 여성 작가가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길 바라는 ‘미래’라는 의미도 느껴진다. 힐마 아프 클린트 뿐만 아닐 것이다. 과거 사회의 장벽에 부딪히면서도 자신의 작품 세계를 견고하게 가져갔던 여성 예술가들은 지금도 누군가 그 봉인을 풀어주기를 바라고 있을지 모른다. 아무쪼록 이 작품이 그 봉인의 첫 열쇠가 되길 바란다.
덧붙이는 말: 힐마 아프 클린트의 작품은 영화에서도 사용되었다. 아리 에스터 감독의 <미드소마> 중 춤추는 주민들의 동심원은 힐마 아프 클린트의 그림에서 착안되었고,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퍼스널 쇼퍼>에서도 작가의 그림이 등장한다. 이 다큐를 보고, 힐마 아프 클린트 작품에 매료되었다면 두 영화를 만나보길 바란다. 더불어 과거 인정받지 못한 여성 예술가의 고뇌를 담았다는 점에서 다큐 <밤쉘>도 함께 보는 걸 권한다.
평점: 3.0 / 5.0
한줄평: ‘그 많은 여성 예술가는 어디로 갔을까?’에 대한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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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다: 어느 실패한 이상주의자의 이야기: <나사렛 예수>와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비교
영화「Jesus of the Nazareth」와 「Jesus Christ Superstar」비교 분석하기
영화「Jesus of the Nazareth」(1977)와 「Jesus Christ Superstar」(1973)는 모두 신약성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전자는 예수의 전 생애를 다루고 있으며, 후자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7일 전부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이 두 편의 영화는 예수의 공생애를 다루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형식, 그리고 성서와 성서 속의 인물들에 대한 해석의 부분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말하자면 고전에 현대적 입맛을 약간 가미한 현대 클래식 음악과 고전을 철저하게 현대적 관점에 따라 과감하게 변용한 록 음악의 차이라고나 할까. 이러한 두 작품은 성서라는 하나의 원형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를 각각 영화의 의도와 관점에 따라 달리 해석되었다는 점에서 썩 재미있는 비교분석의 대상이 될 수 있겠다.
영화를 감상함에 있어 중점을 두었던 것은 성서 속의 인물들이 각각의 영화 속에서 어떻게 달리 해석되었는가, 였다. 두 작품 모두 아주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그 중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은 수십 세기에 걸쳐 사랑받아온 예수와 온 세상 사람의 미움을 한 몸에 받던 갸롯 유다였다.
Jesus: 신의 아들이냐, 비극적 인간 영웅이냐!
먼저 예수에 관하여 이야기해보자. 「Jesus of the Nazareth」의 예수는 성서 속 인물과 꽤 일치한다. 그는 거룩하고 자애로우며 자비심이 넘친다. 고통 받는 이를 위해 먼저 손을 내밀고 그들을 위해 기적을 행하고 가르침을 설파한다. 제자들을 비롯한 백성들은 그의 숭고함에 매료된다. 이를테면 그는 ‘신적 존재’로서의 예수다.
반면 「Jesus Christ Superstar」에서 그려진 예수는 이와 닮아있으면서도 다르다. 그는 보다 ‘인간적’이다. 그는 자신이 세상에 온 이유를 잘 알고 있으며 하나님이 자신에게 내린 임무를 수행하는 것에 열중한다. 그러나 백성들을 구제하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더 많은 비탄 속의 백성들이 몰려들고,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신의 권세와 소임을 버거워한다. 몰려드는 환자들에게 ‘Heal yourselves!’라고 외치는 예수는 우리가 생각하는, 거룩하기 만한 성자로서의 예수와는 썩 다르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이러한 막대한 책임에 고통스러워한다. 창녀인 막달라 마리아의 무릎에 누워 유일한 위안을 청한다. 다소 우유부단하고 나약하게까지 느껴지는 그의 이러한 태도는 도리어 그에게 인간적인 공감과 연민, 심지어는 친근함마저 느껴진다. 이를 통해 예수라는 존재와 관객 혹은 신자와의 거리는 더욱 좁혀진다.
예수는 또한 자신의 죽음을 두려워하며 자신이 머지않아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는 사실에 고통스러워한다. 그는 하늘을 향하여(하나님에게) ‘왜 제게 독잔을 내리시나이까!’하고 원망한다. 죽음 앞에서 갈등하는 그의 모습은 흡사 비극의 주인공과도 같다. 그는 예정된 죽음이라는 비극에 고통스러워하며, 한편으로는 그러한 비극을 내리는 주체인 하나님을 원망한다.
그러나 그는 기어코, 결국에는, 자신의 운명을 정면으로 받아들인다. 그는 이야기한다. '주여, 당신의 뜻대로 하소서.'하고. 그의 이러한 모습들은 죽음과 삶 속에서 갈등하던 햄릿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시 말해, 「Jesus Christ Superstar」에서의 예수는 단순히 인간의 껍질을 쓴 신적인 존재로서의 예수가 아닌, 신성성과 인간성이 양립하는 어떤 비극적 영웅으로서 재탄생한다.
Judas: 어느 실패한 이상주의자의 이야기
한편 2천여 년의 세월에 걸쳐 악인으로 기록되어온 갸룟 유다에 대한 두 영화의 해석 역시 흥미롭다. 두 편의 영화는 모두 유다에 대한 동정적인 시선을 보낸다. 성서 속에서 은전 30닢에 눈이 멀어 스승을 적에게 팔아넘긴 도적이었던 유다는 영화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악인의 길을 택해야만 했던 실패한 이상주의자로 탈바꿈한다.
「Jesus of the Nazareth」에서의 유다는 예수의 신실한 제자로, 예수를 진심으로 따르고 사랑했던 인물이다. 어쩌면 그는 예수를 가장 사랑했던 제자였을지도 모른다.
극 중 예수가 자신의 열두 제자들에게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묻는 장면을 보면 유다의 예수에 대한 갈망이 잘 드러난다. 한동안 침묵이 감돌다가, 이내 베드로가 "당신은 메시아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라고 대답하니 예수는 '네가 가장 복이 있구나'하고 베드로를 껴안는다. 이때 유다의 얼굴이 클로즈업 된다. 베드로를 제외한 열한 명의 제자들 중 다른 누구도 아닌 유다가 말이다. 이후 카메라는 점점 그들을 멀리 비추고, 스크린 너머에는 예수를 가운데 두고 왼쪽에는 유다, 오른쪽에는 베드로라는 극명한 대비가 보여 진다. 하나는 예수의 수제자로서 죽어서도 예수의 뜻을 이어받은 가장 거룩한 성인으로, 다른 하나는 예수를 배반한 배신자, 다시 말해 가장 사악한 악인으로 기록되니 무척 극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예수에 대한 유다의 시선은 흡사 부모의 사랑을 갈망하는 아이의 그것과 닮아있다. 이 장면에서 우리는 스승인 예수를 향한 유다의 순수한 숭배와 애정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유다는 왜 예수를 배신했을까? 필자는 그의 이러한 극단적인 행동의 원인을 유다의 예수에 대한 ‘유아적인’ 애정과 지나치게 순진했던 이상에서 찾았다. 앞서 이야기했듯 유다는 예수에 대한 어떤 어린아이 같은 애정을 품고 있다. 그는 예수가 설파한 평화롭고 이상적인 세계 속에서 앞으로의 유대가 나아갈 방향을 찾았고, 그를 통해 이룩될, 해방된 유대를 그린다. 그는 예수의 가르침이 세상에 더욱 나아가야한다고 생각했고, 따라서 예수가 예루살렘에서 그의 훌륭함과 거룩함을 증명해보이기를 바란다.
언뜻 그의 생각은 논리적으로 보이나 사실 이는 무척 단편적인 발상이다. 어린아이가 제 아버지의 유능함을 타인에게 과시하고 싶어 하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만하다. 그의 시야는 좁았고 마음은 급했다. 한시바삐 유대의 평화적 해방을 도모하고 싶은데, 예수는 그의 의도와는 정반대로만 갔으니 조바심이 났을 것이다.
그가 다른 제자들과는 다르게 학자 출신이었던 것은 이러한 견해에 박차를 가한다. 그가 극 중에서 이야기했듯 그는 ‘목수와 어부의 일들을 잘 알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태어나 가장 낮은 곳의 사람들을 구원하고자하는 예수의 범인류적 차원에서의 뜻을 그는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비단 유대백성 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고통 받는 백성들을 구원하고자 했던 예수의 장기적인 안목을 유다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다.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생각하라’던 예수의 말씀은 유다의 그러한 사정을 여실히 드러낸다.
성서 속 유다의 악인으로서의 면모는 실제 성서에는 등장하지 않는 ‘제라’라는 새롭게 창조된 인물을 통해 대변된다. 「Jesus of the Nazareth」에서는 이러한 교활한 제라라는 인물을 통해 유다가 선인이었으며 제라를 비롯한 유대 제사장들의 음모에 넘어간 불쌍한 인물로 나타낸다. 예수가 잡혀가 채찍질 당하는 것을 본 유다가 제사장들에게 은전 30닢을 돌려주겠으니 예수를 풀어달라고 간청하자 그를 조소하는 제사장들의 모습은 그가 철저하게 이용당한 인물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준다.
「Jesus Christ Superstar」의 유다 역시 「Jesus of the Nazareth」에서 마찬가지로 유다를 동정적인 인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 유다는 「Jesus of the Nazareth」에서보다 자신의 이상에 반하는 예수를 더 적극적으로 비판하는 인물이다.
여기서 유다는 예수만큼이나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는 값비싼 향유로 예수의 몸을 닦는 막달라 마리아와 그녀가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두는 예수를 질책하는 한편, 예수의 존재로 인해 유대의 백성들이 더 큰 피해를 입을 지도 모른다고 염려하는 등, 다소 우유부단하기까지 한 예수의 태도와는 대비되는 이성적인 면모를 보인다. 신적 존재가 인간적으로 그려지고 인간(그 것도 예수를 배신한 악인으로 알려져 있는)이 이성적으로 그려지는 아이러니는 참으로 흥미진진하다.
앞서 「Jesus of the Nazareth」에서 유다가 선인으로 표현되기 위해 ‘제라’라는 인물이 삽입되었다면, 이 작품에서는 유다는 ‘신(Jesus)의 뜻에 의해’ 예수를 죽이게 된 운명을 타고난 불쌍한 인물로서의 자신을 어필한다. 으레 다른 성서를 기반한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예수를 죽이게 된 죄책감으로 자살을 선택하게 되고, 이때 "Poor Judas!"라고 외치는 앙상블이 울려 퍼진다. 이와 같이 영화의 전반에 울려 퍼지는 유다의 고뇌와 (배신의)결단, 그리고 후회 혹은 신에 대한 원망의 노래는 이러한 유다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잘 보여준다.
막달라 마리아: 진실된 사랑을 행한 여성제자
이 밖에 성서나 「Jesus of the Nazareth」의 내용과는 달리 「Jesus Christ Superstar」에서 막달라 마리아의 비중이 크게 다루어진 것 또한 인상 깊었다. 전자의 작품에서 다소 소홀하게 다루어졌던 마리아는 후자에서 예수에게 가장 진심어린 위로와 위안을 주는 사람이자, 그에게 가장 진실 된 사랑을 느끼는 여인으로 승격된다. 그녀는 예수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는 사람이자, 여느 열두 제자보다도 예수를 믿고 따랐던 여성제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그녀의 예수에 대한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해 여러 가능성이 떠올랐는데, 마리아가 수행한 여러 가지 역할들을 고려해 볼 때 이 애정은 아마 신에 대한 신앙과 스승에 대한 제자의 존경과 인간 남성에 대한 여성의 사랑 등이 뒤섞인 복합적인 감정이리라고 사료된다. 단순히 하나의 구체적인 감정으로 해석되기에는 그녀의 행동들은 다각적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형식적 비교: 클래식과 록 오페라
두 작품의 형식적인 차이는 이러한 각기 다른 관점의 해석에 걸맞게 나타난다. 「Jesus of the Nazareth」는 기독교 문화를 전도함을 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성서의 내용을 살려 표현하고자 애썼다. 그리하여 영화는 장장 6시간에 걸쳐 다소 엄숙하고 거룩한, 그러나 예수의 위대함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그려냈다. 이때 무조건적으로 성서의 내용을 스크린으로 옮긴 것이 아니라 베드로가 예수를 따라나서기 전에 약 하루 간 갈등하는 장면, 영화를 위해 창조된 인물인 제라, 선한 인물로서의 유다 등 영화적 장치와 현대적 재해석에 의한 약간의 변용이 나타난다.
한편, 「Jesus Christ Superstar」에서는 록 오페라의 이색적인 형식을 차용하여 보다 대중이 성서에 접근하기 쉽도록 성서의 내용을 각색했다. 흥겨운 노래와 춤들, 그리고 현대적 복장과 소품은 저도 모르게 시선이 그리로 가게끔 한다. 이 과감한 시도는 성서 속의 인물들에 대한 과감한 재해석과 맞물린다. 이때 「Jesus Christ Superstar」에서의 현대적 요소들(건축물, 소품, 복장 등)은 스크린 속에서 그려지는 세계가 현대의 이야기인지 과거의 이야기인지 아리송하게 만드는데, 이는 분명히 의도된 장치다.
마지막 대목에 이르러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으로 향할 때 흰옷의 입은 유다는 예수의 존재와 희생의 의미가 무엇이었는가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이는 비단 예수에게만 던지는 질문이 아니라 관객인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이를 통해 우리는 예수가 어떤 존재였으며 그가 우리에게 어떤 가치를 지닌 인물인지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된다.
두 작품에서 나타난 예수와 유다에 대한 색다른 시각은 놀랄만하다. 두 작품에서 두 사람은 단순히 선과 악의 차원에서의 평면적인 인물에서 벗어나 다양한 각도에서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다. 성서의 이면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한번 상상해보자. 또 다른 즐거움을 얻을 수 있으리라.
이밖에도 성서를 모티프로 삼은 작품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것은 서양 문화권에서 그만큼 기독교 문화가 깊게 뿌리 박고 있음에 기인한다. 수 많은 영화 속에서 인물들은 예수가 되기도 하고, 유다가 되기도 하며, 때론 막달라 마리아가 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성서, 혹은 성서 그 자체를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들을 살펴보는 것은 서양 사회 전반을 즐겁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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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네가 남긴 혼돈 [스페인 드라마] [결말을 포함 줄거리]
힘든 일 때문에 잠시 교직을 쉬고 있던 한 여자가 남편과 함께 이사를 가게 된다. 그녀는 그곳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며 다시 교편을 잡지만, 자신이 오기 전 같은 과목을 담당했던 선생님이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유 모를 찜찜함에 사로잡히게 된다.
남편의 소개로 오게 되었던 새로운 마을. 알고 보니 남편은 죽은 여자의 후임임을 알면서도 아내에게 그 자리를 추천한 것이었다. 죽은 선생님과 어떤 관계가 있었는지 학생들은 전 선생님과 주인공을 비교하며 괴롭히고, 단단한 마음으로 주인공은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 하지만 자리를 잡아갈수록 새로운 사건과 소름 끼치는 일이 벌어지고. 주인공은 어느새 죽음의 음모 한가운데 들어서게 된다.
가끔 스페인 드라마를 볼 때 한국 작품과 비슷한 접점이 생각보다 많다고 느낀다. 네가 남긴 혼돈도 그랬다. 막장 코드와 스릴러 코드를 적절히 잘 조합한 후 몰입도 높게 극을 끌어가는 시나리오. 범죄는 아니지만 정신적으로 주인공을 한 번씩 긁는 시댁 식구(특히 시어머니는 외국 드라마에선 보기 힘든 코드인데 여기엔 등장한다). 고립은 아니지만 자발적 고립과 같은 느낌을 주는 작은 마을에서 외지인으로 살아가는 주인공이 겪게 되는 문제. 한국 스릴러 영화에서 보던 일상을 낯설게 만드는 공포 코드와 닮아있다.
죽은 문학 선생님과 후임 문학 선생님의 이야기를 적당히 교차하며 죽은 여자에게 벌어졌던 일을 쫓아 가는 이 드라마는 혼란 스러운 상황에 대한 떡밥을 하나씩 풀어간다. 과거와 현재가 얽히면 작품을 감상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는데, 네가 남긴 혼돈은 경계를 잘 지켜서 흥미를 더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결국 진실에 닿게 된다.
살해는 누가 했는지, 마을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리의 주범은 누구인지를 알게되지만 그럼에도 살아 남는다.
살인, 마약, 성범죄, 학대까지.
시종일관 우울한 톤이지만 그럼에도 이 드라마가 우울하지 않았던 이유는 주인공이 살아남았기 때문인 것 같다.
작품의 마지막화에 깔리는 노래.
스페인 노래는 많이 낯선 편인데, 네가 남긴 혼돈을 다 보고 난 후에도 이 노래를 듣고 있다.
Turnedo (feat. Xoel Lopez / Confesiones-direc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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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없음은 더 이상 없어질 수 없으므로
없음은 더 이상 없어질 수 없으므로
영화 <117편의 러브레터>
죽음에 대해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던가. 죽는다는 건 더 이상 모차르트를 듣지 못한다는 거라고. 내 식대로 하자면 이렇게 적을 수 있을까. 죽는다는 건 더 이상 영화를 보지 못하는 거라고. 누구나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는 문장일 것이다. 죽음에 관한 문장에서 내가 내 삶을 유지해야 할 유용한 근거 하나를 얻게 되는데, 결국 내가 살아야 할 이유는 무언가를 사랑하는 것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것. 내가 당신을 사랑하므로 나는 살아야 한다.
그렇게 미클로시(밀란 쉬러프)는 살았다. 자신의 생명이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절망적인 진단을 듣고도. 누군가를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오직 사랑하는 힘이 자신의 삶을 이끄는 추동력이었으므로. 시한부라는 진단을 듣고서 곧바로 117명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은, 그가 아직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장면이다. 그는 안간힘을 다해 자신이 살아야 할 이유를 찾는 것이다. 그의 간절한 편지에 응답한 여인은 열일곱 명. 미클로시는 자신이 사랑할 사람을 한 명 선택한다. 릴리(에모크 피티)라는 여인이다.
미클로시가 릴리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친구 해리에게 그는 왜 자신이 릴리에게 마음이 가는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알파벳 b를 우리 엄마처럼 써.” 미클로시는 덧붙인다. “그리고, 아프대. 나도 아파.” 이 장면은 흥미로운 논리학 하나를 우리에게 던져주는데, 너의 ‘있음’이 나의 ‘없음’을 채워줄 거라 기대하며 너에게 매혹당하는 것이 욕망이라면, 사랑은 나의 ‘없음’이 너의 ‘없음’을 알아볼 때 발생한다는 것. 미클로시와 릴리 둘 모두의 ‘없음’은 단연 둘이 앓고 있는 폐결핵과 신장 질환일텐데, 이것은 사랑의 성사를 방해하는 요인이 아니라 오히려 사랑을 촉진시키는 둘의 매개물이라는 것. 신형철은 이 점에 대해 유려하게 이미 표현한 적 있다. “반면, 우리가 무엇을 갖고 있지 않은지가 중요한 것이 사랑의 세계다. 나의 ‘없음’과 너의 ‘없음’이 서로를 알아볼 때, 우리 사이에는 격렬하지 않지만 무언가 고요하고 단호한 일이 일어난다. 함께 있을 때만 견뎌지는 결여가 있는데, 없음은 더 이상 없어질 수 없으므로, 나는 너를 떠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신형철, 정확한 사랑의 실험, 마음산책, 26쪽)
이렇게 느낀 건 릴리 쪽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영화의 원작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책 ‘새벽의 열기’에서 릴리는 미클로시의 편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미클로스는 글씨를 정말 예쁘게 잘 썼다. 아름다운 글씨, 우아한 세로획. 단어들 사이에는 다시 숨을 쉬는 데 필요한 만큼 여백이 머물렀다. 편지를 다 쓰면 그는 봉투를 찾아내서 집어넣은 다음 봉인하고, 머리맡 테이블 위에 놓인 물병에 기대 놓았다.” (피테르 가르도시, 새벽의 열기, 12쪽) 릴리는 미클로시의 편지에서 아름다운 글씨체만 발견한 것이 아니었다. 단어와 단어 사이의 여백, 빈 공간을 찾은 것이다. 릴리도 미클로시의 첫 편지에서 그의 ‘없음’을 알아차린 거라고 말하면 지나칠까.
미클로시와 릴리, 둘 사랑의 이행과정이 편지, 목소리(전화), 얼굴이라는 점은 필연적이다. 편지부터 시작한 것은 당시의 시대적 한계이겠지만, 또 편지여서 사랑이 가능한 것일 수도 있다. 아무래도 편지는 너의 부재를 더욱 감각하게 만드니까. 그래서 나는 너의 빈자리에 내 사랑을 하나씩 채운다. 자주 얼굴이라는 너의 현존에서부터 시작하는 오늘날의 사랑이 가닿을 수 없는, 아득한 사랑의 깊이다. 우리의 없음은 더 이상 없어질 수 없으므로, 우리는 사랑하기를 그치지 않을 것이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이정식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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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브 앳 love at second sight
오랜만에 로맨스 영화를 찾아보았습니다.
최근에 액션, 판타지, 스릴러 영화를 주로 봐서인지 사람이 죽거나 우울하게 끝나지 않는 밝은 영화가 보고 싶었거든요.
밝은 로맨스 영화가 기분을 상큼하게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고 말이죠.
넷플릭스에 최근에 새로 올라온 영화 중에 <러브 앳>이 눈에 띄었습니다.
프랑스의 로맨스 영화였는데 예고편도 나쁘지 않았고, 정보를 찾아보니 평점도 높았습니다.
마블에서 많이 나오는 평행세계 개념을 로맨스 영화로 가져온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다른 평행 세계로 간 한 남자가 이전 세계에서 부인이었던 여자와의 사랑을 다시 찾기 위한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영화 <러브 앳>은 남녀 주인공의 시점을 번갈아 보여주는 방식이 아니라 남자 주인공의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Story
아내 올리비아(조세핀 자피)와 다투고 만취 상태로 잠에서 깨어난 베스트셀러 작가 라파엘(프랑수아 시빌)은 평행세계에서 눈을 뜬다.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라파엘은 중학교 선생님이고, 베프 펠릭스(벤자민 라베른헤)는 탁구광이고, 아내 올리비아는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되어 있다. 라파엘은 올리비아와 다툰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그녀의 사랑을 얻으면 다시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고 올리비아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다. 올리비아에게는 마크라는 애인이 있지만, 친구 펠릭스의 도움으로 그녀를 공략한다. 하지만, 원인이 그것이 아님을 알고 라파엘은 다시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 과연 라파엘은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까?
| Positive.
1. 전체적으로 밝고 유쾌한 영화입니다.
두 사람의 로맨스를 아름다운 배경과 좋은 분위기, 거기에 적당한 유머까지 곁들여서 재미있게 보여줍니다.
2. 여주인공 조세핀 제피의 상큼한 매력이 영화를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현재까지는 주로 조연으로 출연한 신인급인데,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입니다.
3. 예상과 다르게 마무리된 마지막 장면은 깔끔합니다.
보통 이런 영화는 원래로 돌아가는 방식으로 마무리되는데, 그렇게 되지 않아서 약간 의외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마무리 또한 좋았습니다.
4. 두 주인공의 로맨스는 특별한 이벤트 없이 평범하면서도 아름답습니다.
자극적이거나 극단적으로 몰아가는 것 없이 잔잔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감정을 표현합니다.
5. 영화의 배경이 아름답습니다.
파리의 풍경도 시골 마을의 풍경도 예쁘게 그려집니다. 집도 예쁘고 소품들도 예쁩니다.
6. 영화의 코미디는 과하지 않고, 적절한 유머는 미소 짓게 합니다.
보통 코믹을 담당하는 주인공의 친구 캐릭터는 오버하거나 과장되는 경우가 많은데, <러브 앳>에서 친구로 등장하는 캐릭터는 적절한 위트와 진지함을 함께 보여주는 멋진 사람입니다.
<노팅힐>에서의 주인공 친구와는 천지차이죠.
| Negative.
1. 남자 주인공의 캐릭터는 조금 짜증나기도 합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지 못하고 자신이 돌아가야 한다는 것에만 집중합니다.
친구에게 하는 상처를 주는 말도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 프랑수아 시빌 Francois Civil - 라파엘 역
1990년생 프랑스 파리 출신 배우입니다.
2005년 영화 <Le cactus>로 데뷔했고, 영화 <프랭크>(2014)에서는 직접 연주도 합니다.
주요 출연작으로는 영화 <프랭크>(2014), <프랑스 대테러>(2016),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2017), <러브 앳>(2019), <트루 시크릿>(2019) 등이 있습니다.
| 조세핀 자피 Josephine Japy - 올리비아 역
1994년생 프랑스 배우입니다.
| 벤자민 라베른헤 Benjamin Lavernhe - 펠릭스 역
1984년생 프랑스 배우이다.
주요 출연작으로는 <러브 앳>(2019), <큐리오사> (2019), <완벽한 축사를 준비하는 방법>(2020) 등이 있다.
| 카미유 룰루슈 Camille lellouche - 멜라니 역
1986년생 프랑스 파리출신 배우, 코미디언 및 가수이다.
유투브에서 유머러스하고 음악적인 공연과 프랑스어 버전의 The Voice에 참여하면서 알려졌다.
| Amaury de Crayeoncour - 마크 역
1984년생 프랑스 베르사유 출신 배우이다.
| 총평
파리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밝고 사랑스럽고 유쾌한 로맨스를 그리고 있는 기분 좋은 프랑스 영화입니다.
배우들의 호흡이 좋이서 진부한 스토리지만 영화가 좋습니다. 추천합니다.
영화를 보게 되면 여주인공 조제핀 자피의 매력에 빠질 겁니다.
러브 앳 평점 8.0 (작품 8, 재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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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춘권의 고수 견자단 이번엔 핵주먹 타이슨과 대결 엽문3 (결말포함)
영화에취한다 비지니스메일: allwey02@gmail.com
결말포함된 영상이니 시청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엽문3 이 영화는 원 저작권자의 사용허가를 받은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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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립 투 그리스] 개봉 기념 씨네픽 특별 EVENT!!!
[트립 투 그리스]의 개봉주 주말인 7.9(금) ~ 7.11(일)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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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정글 크루즈> 어드벤처 비하인드 영상
<캐리비안의 해적> 디즈니 제작! 이번엔 아마존이다!
미지의 세계 아마존에서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스릴을 선사하는
재치 넘치는 크루즈 선장 프랭크(드웨인 존슨).
고대 아마존의 전설을 쫓아 영국에서 온 식물 탐험가 릴리 박사(에밀리 블런트)가
의학의 미래를 바꿀 치유의 나무를 찾는 여정에 함께 할 것을 제안하면서,
순탄치 않은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은 아름답지만 온갖 위험이 도사리는 열대우림으로 함께 모험을 떠나고
수많은 역경과 초자연적인 힘을 마주하게 된다.
고대 나무에 얽힌 비밀이 드러날수록 릴리와 프랭크는 더욱더 커다란 위험에 처하고
인류의 운명도 위태로워지는데…
전설을 믿는다면 저주도 믿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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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상 대표주자 박형식? 고양이상 대표주자 한소희? 이들의 멍냥꽁냥한 캐미가 궁금하다면? 로맨스 뮤직? 드라마 [사운드트랙 #1] 3월, 디즈니+에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