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2-28 15:42:25
당신이 놓친 애플티비 오리지널 영화 8선
<플라워 킬링 문>부터 <백조의 노래>까지

오늘은 세브란스, 파친코, 테드 래소 정주행 후, 애플티비에서 볼 콘텐츠를 찾고 계신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드라마도, 영화도 챙겨보면서 야무지게 즐겨봅시다.
티빙에서 애플티비 플러스 브랜드관을 런칭해,
프리미엄 요금제를 사용하는 이들은 애플티비 콘텐츠들을 볼 수 있다고 하니, 놓치지 마세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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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의심 앞에 한없이 무력하다
의심이라는 녀석은 인간에게 참으로 무서운 존재다. 눈에 보이지 않는데 굳건할 것 같은 사람의 마음을 쉽사리 뒤흔들고 현혹하는 간사한 존재다. 이 의심이라는 악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누군가는 종교 등에 의지해 신앙심을 키우고, 어떤 이들은 보이는 것만 믿겠다는 식으로 내재된 불안함을 다스린다.
그러나 쉽지 않다. 의심을 말끔히 떨쳐내기란 대단히 어려운 반면, 믿음이라는 장벽에 조금이라도 물 샐 틈이 보인다면 의심이 쥐도새도 모르게 새어 들어와 야금야금 갉아먹는다. 그리고 낚아버린다. 나홍진 감독이 만든 '곡성'도 이러한 사람의 특성 중 하나인 의심이라는 요소를 영리하게 사용했다.
장르 소개란에는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라고 적혀 있다. 엑소시즘과 샤머니즘 소재가 나오기에 오컬트에도 포함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 의견에 동의한다. 이 영화는 정확하게 스릴러와 오컬트 요소가 아주 진한 색깔을 내기 때문이다.
156분 동안 진한 스릴러와 오컬트 향을 내는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의외로 간단하다. 첫 장면에 음산한 배경과 함께 나오는 성경 구절 루카 복음서 24장 37~39절로 함축했다. 이 문구가 요약본이라는 것을 다 보고 난 뒤에야 비로소 깨닫는다.
그들이 놀라고 무서워하여 그 보는 것을 영으로 생각하는지라 예수께서 이르시되 어찌하여 두려워하며 어찌하여 마음에 의심이 일어나느냐 내 손과 발을 보고 나인 줄 알라 또 나를 만져 보라 영과 살은 뼈가 없으되 너희 보는 바와 같이 나는 있으니라. -루카 복음서 24:37~39-
전라남도 곡성군 한 시골마을에서 부부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살인 현장에 출동한 종구(곽도원)와 경찰들은 수색하던 중 창고 깊숙한 곳에서 새 둥지와 비슷한 나뭇가지 뭉치와 촛불이 놓인 수상한 제단을 발견했다. 살인사건과 관련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싹트기 시작했다.
이후 정체불명의 외지인(쿠니무라 준)이 마을 사람들 눈에 띄었고, 그와 관련된 소문들이 돌았다. "요렇게 소문이 파다하면 무슨 이유가 있는 거야"라는 대사는 종구의 의심은 외지인으로 향하고 있었다는 뜻이었고, 그에게서 해답을 찾겠다는 의도가 깔려있었다. 공식수사에서 사건 발생 원인이 독버섯이 일으킨 환각작용이라고 밝혔음에도 종구와 마을 사람들은 이에 귀 기울이지 않고 외지인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미 의심에 현혹된 것이다.
여기서 종구는 사람들이 전하는 여러 가지 소문만 듣고 일본인 외지인을 만났다. 소문 덕분에 그 외지인이라는 존재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일상으로 적용한다면, 외지인을 향한 종구의 생각이나 마음처럼 무언가에 의심을 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삶 혹은 일상서 벌어지는 현상 등을 이해할 수 없다. "쟤는 아마도 그럴 거야" 같은 사실에서 기반한 의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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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다섯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금주에는 11월 문화의 날에 맞추어 온 가족이 다 같이 관람할 수 있는 영화 <모아나 2>가 극장에 찾아왔습니다. 디즈니가 8년 만에 가져온 <모아나>의 후속작인 만큼 많은 이들이 기다려왔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겨울과 맞지 않는 계절감과 1편 역시 국내에서는 총관객 수 약 230만 명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한 바 있어, 과연 후속편인 <모아나 2>는 현재 얼어붙은 극장가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와 걱정을 모으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명가 디즈니가 과연 이번 작품도 성공시킬 수 있을까요?
더불어, 모래판에 돌풍을 일으킨 여자 씨름 선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모래바람>도 11월 27일 개봉합니다.
여자 천하장사 타이틀 최다 보유 기록자이자 '여자 이만기'로 불리는 임수정 선수를 비롯한 송송화, 김다혜, 최희화, 양윤서 선수 등 여자 씨름 선수들의 모래 튀는 꿈과 우정을 극장에서 만나 보세요!
11월 넷째 주 개봉예정 PICK!
모아나 2
MOANA 2
개요: 애니메이션 | 미국, 캐나다 | 100분
감독: 데이브 데릭 주니어
주연: 아우리 크라발호, 드웨인 존슨
개봉: 2024.11.27.
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줄거리
선조들로부터 예기치 못한 부름을 받은 ‘모아나’가 부족의 파괴를 막기 위해 전설 속 영웅 ‘마우이’와
새로운 선원들과 함께 숨겨진 고대 섬의 저주를 깨러 떠나는 위험천만한 모험을 담은 스펙터클 오션 어드벤처!
모래바람
Sandstorm
개요: 다큐멘터리 | 대한민국 | 79분
감독: 박재민
주연: 임수정, 송송화, 양윤서, 김다혜, 최희화
개봉: 2024.11.27.
배급: ㈜영화특별시SMC
줄거리
“저는 모두의 꿈이었어요”
2009년 최초의 여자 천하장사 탄생 이후, 임수정과 송송화, 양윤서, 김다혜, 최희화는 씨름 실업팀 ‘콜핑’에서 만난다. 10여 년간 늘 정상을 지켜왔기에 더더욱 그 자리를 지키고 싶은 ‘임수정’. 20년간 여자 씨름만을 위해 인생을 바친 송송화. 그녀들을 롤모델로 천하장사를 향해 달려가는 양윤서, 김다혜, 최희화!
모래판 위에서는 라이벌이지만, 모래판 밖에서는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최강의 동료애!
독보적인 천하장사로 군림한 임수정 선수와 그에게 도전하는 4명의 여자씨름 선수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만나다!
여름날의 레몬그라스
I Am the Secret in Your Heart
개요: 멜로/로맨스 | 대만 | 112분
감독: 라이 멩 치에
주연: 왕 샤오샤, 챙 이, 유자
개봉: 2024.11.27.
배급: ㈜제이에이와이이엔터테인먼트, ㈜더쿱디스트리뷰션
줄거리
함께라서 반짝이던 그 시절, 내 청춘은 온통 너였어.
‘샤오샤’와 ‘유즈’, 두 사람은 어릴 적부터 지겹게 붙어다닌 소꿉친구다. 서로 죽고 못 살면서도 절대 떨어지지 않는 두 사람을 친구들은 부부라며 놀리기도 하지만, 이성적인 감정은 전혀 없는 사이!
그러던 어느날, 전학생 ‘청이’가 등장하고 ‘샤오샤’는 그에게 온통 마음을 빼앗긴다. ‘청이’와 점점 가까워져 가는 ‘샤오샤’ 그리고 싱숭생숭한 ‘유즈’.
모든 게 서툴던 그 시절, 세 사람의 얽히고설킨 첫사랑이 시작된다!
에드워드 호퍼
Hopper - An American Love Story
개요: 다큐멘터리 | 영국 | 98분
감독: 필 그랍스키
주연: 에드워드 호퍼
개봉: 2024.11.27.
배급: ㈜영화사 빅
줄거리
예술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예술가 에드워드 호퍼의 숨겨진 이야기가 온다!
알프레드 히치콕부터 데이비드 린치, 심지어 마크 로스코, 뱅크시와 심슨가족까지. 그림, 사진, 영화, 음악 등 현대 문화 전반에 걸쳐 깊은 영향을 끼친 에드워드 호퍼. 하지만 예술가를 넘어 ‘인간’으로서 그를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호퍼는 현대인의 고독과 외로움, 고립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그의 생애와 예술 여정을 섬세하게 탐구하며, 그가 어떻게 이러한 감정을 표현했는지를 살펴본다. 특히, 호퍼의 예술 세계 뒤에 있는 그의 아내 조세핀 호퍼와의 복잡한 관계가 그의 작품에 미친 영향을 조명한다.
미국 미술의 아이콘이자, 현대 문화의 숨은 영웅 에드워드 호퍼. 그의 예술과 삶, 그리고 사랑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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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이 없을 때 불안감이 만드는 모습
우리 사회에서 집이라는 것은 단순히 살아가는 공간만 의미하지 않는다. 집은 이미 꽤 오래전부터 투자의 대상이 되었고 부를 상징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으로 재산을 늘리려 하고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한참 경제가 성장하던 시기부터 집값은 빠른 속도로 뛰었고,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명의로 된 집을 하나 마련하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돈을 벌어 저축해야 했다. 그렇게 저축해서 집을 사는 기간은 시간이 지날수록 길어져만 갔다. 그렇게 집에 대한 인식이 투자의 수단으로 변하면서 절망하는 사람들도 늘어갔다. 아무리 돈을 벌어도 집 한 채를 사기도 버거웠다. 집값이 오르면서 전셋값과 월세값도 늘어났다. 그렇게 집을 소유한다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인식 전환에도 불구하고 집은 우리가 가장 편하게 쉬고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집을 구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 집을 사지 못하더라도 전세나 월세로 지낼 안정적인 공간을 마련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더 심각한 절벽으로 떨어진 사람들은 곰팡이로 가득한 집에서 생활해야 하거나 아주 작은 평수의 공간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만약 그런 공간에서 아이를 키우고 가족과 살아가야 한다면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좀 더 나은 공간으로 가고 싶지만 당장은 갈 수 없는 사람들은 정상적인 생활을 해나갈 수 있을까. 이들은 매 순간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보증금 사기로 살 집을 잃어버린 부부의 이야기
영화 <홈리스>는 보증금 사기를 당해 집이 없는 처지에 있는 한결(전봉석)과 고운(박정연)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들은 보증금을 잃은 후 한순간에 갈 곳을 잃었다. 찜질방에서 숙박을 해결하지만 매일 쉴 공간을 찾기 벅차 보인다. 그들에게는 갓난아이가 있다. 그래서 이 가족에게는 집이 필요하다. 당장 생활비도 부족한 그들에게 보증금이 있는 월세집은 바로 들어가기 어렵다. 초반에 영화가 비추는 이들의 모습은 무척 우울해 보인다. 그래도 한결은 배달 일을 하며 하루하루 일당을 받고, 고운은 아이를 케어하며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들은 도움받을 가족도 마땅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회제도적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위치에 있다. 그래서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마땅치 않다.
한결과 고운 부부의 고민은 우리 시대의 젊은이들이 겪는 주거 문제를 좀 더 극적으로 영화에 담겼다. 이들은 영화 속에서 조금씩 최악의 상황으로 빠진다. 사기를 당한 상황에서 아이가 다친다. 안 그래도 돈이 부족한데 돈이 필요한 일이 자꾸만 생긴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주변 사람들에게 손을 벌려 겨우겨우 하나의 상황을 해결하고 나면 그다음에 또 다른 문제가 그들의 앞에 나타난다. 그 상황에서 그들에게 집이라는 안락한 공간은 도저히 꿈꿀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공간을 꿈꾼다. 하지만 여전히 집값은 높고 은행 대출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자신만의 집을 구하기 어렵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은 좀 더 공격적으로 투자를 시도한다. 코인이나 주식에 들어간 돈이 불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한 순간에 그 돈이 없어지는 경우도 많다. 그렇게 대부분의 자산을 잃은 그들에게 결혼이나 출산은 먼 일이다. 만약 그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가 있다면 제대로 된 삶을 살아낼 수 있을까. 영화 <홈리스>는 그런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들이 부정적인 행위를 하지 않고 자신들 만의 집을 만들 수 있을까. 그게 가능은 한 걸까.
영화 속 주인공들은 우연히 알게 된 할머니의 집에 잠시 머무르게 된다. 그 집에 대한 비밀이 영화에 미스터리 한 느낌을 만든다. 그들이 그 집에서 아이와 함께 잠을 자고 밥을 먹는 내내 꺼림칙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자신의 집이 아니라는 불안감은 관객의 마음도, 주인공들의 마음도 오염시킨다. 이들은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하지 못할 행동을 하나씩 하기 시작한다. 남편인 한결 뿐만 아니라 부인인 고운도 당장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건 합법적인 선에서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그들에게 집은 생존을 의미하고 그 생존을 위해 마음속에 자리한 '도덕과 상식'을 포기한다.
집이 없다는 불안감을 부부의 행동으로 보여주는 영화
이런 주인공들의 선택은 굉장히 충격적이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들이 그것 이외에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들은 궁지에 몰렸다. 이 가족이 꿈꾸는 건, 식탁에 둘러앉아 밥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다. 영화의 말미 이들이 할머니의 빈 집에 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이 나온다. 아주 평범한 가정처럼 편안하게 보인다. 한결과 고운은 그들의 선택의 끝이 어떤 것일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충격적인 선택을 할 때마다 무척 마음이 무거워 보인다. 아이에게 자신들의 고통을 전달하지 않고 키우고 싶은 이들의 욕심은 영화의 끝으로 갈수록 그 한계를 명확히 드러낸다.
한결을 연기한 배우 전봉석과 고운을 연기한 배우 박정연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가장 최선을 선택을 하지만 한가닥 남은 양심 때문에 고민하는 모습을 무척 잘 표현해냈다. 영화에서 이들이 고민하고 절망하는 순간이 무척 안타깝게 느껴진다.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절망적인 상황을 해결하려고 뛰는 한결의 모습, 할머니 집을 자신의 집으로 만들려고 할머니의 집을 버리며 멍한 표정을 짓는 고운의 모습은 이들의 절망감을 무척 잘 전달하고 있다.
영화 <홈리스>는 21회 전주 국제 영화제에서 CGV 아트하우스상을 수상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겪는 일처럼 현실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집을 사지 못해 절망하고 있다. 생각보다 많은 돈이 필요한 주거 공간은 가지고 있는 돈에 비례해 그 등급이 나뉜다. 혼자라면 어디에서라도 살 수 있겠지만 아이가 있다면 어느 정도 좋은 환경이 뒷받침되는 곳을 택해야 한다. 여기에 집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사건들이 무작위로 찾아온다. 어떤 방법으로도 구할 수 없는 주거공간에 대한 고민이 이 영화 안에 고스란히 담겼다. 현대의 젊은이들에게 투자용으로서의 집도 요원하지만 주거공간으로서의 집에 다가서는 것도 무척 쉽지 않다. 영화 속 한결과 고운이 절망의 늪으로 빠져드는 모습은 마치 집이 없는 사람들의 모습의 절망감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여 무척 안타깝게 느껴진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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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MZ Docs] 1983년, 외계인 침공?
1983 미지와의 조우
감독: 이은규
러닝타임: 76분
시놉시스: 1983년, 한국전쟁이 멈춘 지 30년. 세계는 냉전의 긴장감이 팽팽하다. 한편, 남과 북으로 분단된 한반도 상공 위로 불쑥 북한귀순 용사와 공산국가 민간항공기가 날아든다. 냉전의 한복판에 불시착한 사람들은 마치 지구에 온 외계인처럼 방송 전파를 타고 전국으로 생중계 되는데... 현실을 떠나 미지의 세계를 향한 이들은 모두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을까.
(출처: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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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서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했다. 수십 년간의 아카이빙을 바탕으로 푸티지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것.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내레이션 없이 오직 영상만으로 서사를 만들어낸다.
이번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는 '모던코리아 시네마' 섹션이 따로 있는데, KBS 아카이브 프로젝트 모던코리아의 영화판을 볼 수 있다. <코리아 드림:남아진흥 믹스테이프>, <한국의 시간>, <한국음식 만들기>, <1983 미지와의 조우>, <누구에게나 계획은 있었다> 총 5편의 다큐멘터리가 영화관에서 영화의 형태로 상영된다. <1983 미지와의 조우> 역시 48분의 다큐멘터리가 76분으로 확장된 감독판이다.
1983년에 두 대의 비행기가 한국에 착륙했다. 2월 25일, 북한 공군 이웅평 대위가 미그 19기(MiG-19)를 몰고 귀순했고, 5월 5일 중공 민항기 납치 사건으로, 납치된 민항기는 춘천에 착륙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두 번이나 떨어지다니. 그것도 하필이면, 냉전으로 분단된 마지막 국가인 한국 땅에.
감독은 1983년의 날벼락을 마치 우주에서 우주선이 떨어진 것처럼 표현하면서, 푸티지들을 모은다. 1981년 데뷔한 가수 민해경의 노래로 시작하는 화면이 누군가에게는 향수를 불러올지도 모르겠다.
외계인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영웅?
영화 <E.T>의 장면들 또한 간간이 삽입되는데, 냉전시대였던 1983년의 한국 사람들에게 이들의 등장은 외계인의 침공과 비슷했다. 그때만 해도 철저한 반공 교육으로 공산당은 머리에 뿔이 나고 얼굴이 빨갛다고(제 어머니 피셜입니다) 생각했다고 한다. 반공 포스터에 등장하는 공산당들은 죄다 뿔난 괴물이었다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어이가 없어도 그때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소련제 미그 19기를 몰고 귀순한 이웅평 대위는 키가 180cm에 멀쩡한 남자였던 것이다.
이웅평 대위는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귀순 환영 인파가 백만 명이 넘었단다. 그가 몰고 온 미그 19기 역시 군사적 가치가 높아 무려 10억 원이라는 금액을 받는다. 은마아파트가 1983년에 준공되었는데, 34평이 오천만 원 정도 했단다. 은마아파트 20채 살 만큼의 어마어마한 보상이다.
그리고 다시 5월 5일. 경쾌한 어린이날 잔치에 공습 경보가 울린다. 대만으로 망명을 기도하던 6인조 납치범들이 중공 민항기를 납치한 것. 민항기에 타 있던 승객이 무려 96명이나 되었고, 승무원도 9명이었다. 이들은 국내에서 재판을 받고 징역형을 선고받지만, 인도적 차원에서 중화민국(대만)으로 추방되었다. 이들은 대만에서 국민 영웅으로 추앙받는다. 우리나라에서 이웅평 대위가 극진한 대접을 받았던 것처럼. 이때의 협상으로 우리나라와 중화민국이 교역을 시작한다.
영웅은 행복하게 잘 살았을까
1983년에 남한에 불시착한 외계인들은 행복하게 잘 살았을까. 10억 원의 보상을 받고 대한민국공군이 된 이웅평 대위와, 국민 영웅이 된 민항기 납치범.
이미 뉴스로 결말이 잘 알려진 이야기이지만, 그 시절 이웅평 대위(최종 계급은 대령이다)의 표정, 눈빛을 영상으로 보는 것과 글로 읽는 것은 전혀 다르다.
냉전의 끝자락이었던 1983년, 우리나라는 6.25전쟁의 집단적 트라우마로 공습 경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실제 같은 해 아웅산 테러 사건으로 대통령 수행원 17명이 사망하고, 1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북한에 대한 반감은 극에 달했다.
광분한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야 한다'며 소리친다. 지금에 와서 보면 광기 같기도 하지만, 그때는 두려움이 극에 달했을 것이다. 그때의 긴박했던 상황과 인터뷰, 뉴스 영상을 <1983 미지와의 조우>는 E.T, 외계인, 우주선 등의 메타포를 이용해 다소 깜찍하게 그려낸다.
때마침 생중계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야말로 외계인이라도 나타난 듯한 리얼한 반응, 이제는 희미해진 서울 사투리 또한 재미있는 포인트다. 푸티지 다큐멘터리라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형식의 다큐멘터리를 감상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미래도 미지이지만 과거 또한 미지이다. 태어나지도 않았던 40년 전의 미지와 조우한 시간이었다. 모던코리아를 흥미롭게 보았다면 영화판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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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일정
09.28.(토) 13:30-14:45 메가박스 킨텍스 3관
10.01.(화) 13:30-14:45 메가박스 킨텍스 4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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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중국 개봉 가능할까?
마블 스튜디오의 CEO인 케빈 파이기는, 최근 인터뷰에서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 대한 중국 팬들의 우려를 해소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파이기는 미국 레드 카펫 시사회에서 중국 영화평론가 레이먼드 저우(Raymond Zhou)와 14분 동안 영어로 단독 인터뷰를 가졌는데,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 담긴 중국(아시아) 혐오에 대해 집중 조명했죠.
이 영화에 대한 중국 개봉일은 아직 발표된 적 없으며, 공식적으로 검열이 통과됐는지에 대해서도 불분명합니다. 과거 마블 스튜디오가 중국에서 거둔 수익을 본다면, 이번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의 성공도 중국 시장에 달렸다고 볼 수 있겠죠. 박스오피스 수입의 가장 큰 열쇠가 될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어벤저스: 앤드 게임>은 중국에서 미국보다 이틀 먼저 개봉했으며, 총 6억 2,9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중국 역사상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외국 영화가 되었으며, 전체 수입도 6번째로 많았습니다. 그렇기에, 마블은 이 프로젝트(샹치)가 처음 발표된 이후 중국 현지에서 나타난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프랜차이즈의 첫 아시아 슈퍼히어로가 기존 히어로들과 같이 충분한 매력을 갖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중국에서는 무엇이 문제가 되고 있을까요? 첫 번째로, 많은 중국 팬들은 원작 만화에서 샹치의 아버지이자 적으로 나오는 푸 만추(Fu Manchu)가 기존 할리우드 영화에서 소비돼 온 전형적인 ‘중국인 악당’을 연상시킨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인에 대한 서양인들의 인종주의적 편견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죠. 이에 관련하여 파이기는, “초기 만화책의 일부를 가져왔을 뿐”이라고 발하며, “어떤 식으로든, 어떤 형태든 이는 마블 캐릭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 점을 여러 번 강조하고 반복했죠.
“푸 만추는 우리가 소유하거나, 소유하고자 하는 캐릭터가 아닙니다. 만화에서 많이, 아주 많이, 아주 오래전에 바뀌었어요. 우리는 이 영화에 그를 출연시킬 의도가 전혀 없습니다. 푸만추는 이 영화에 등장하지 않고, 샹치의 아버지도 아니며, 심지어 마블 캐릭터도 아니고, 수십 년 동안 등장하지도 않았습니다.”
두 번째로, 만화에서 때때로 ‘샹치’가 서양을 수용하기 위해 중국 뿌리를 버리는 것으로 그려지고, 심지어 한 줄거리(코믹북)에서는 아버지를 살해하기까지 한다는 것이 중국의 우려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파이기는, “이러한 부분은 우리가 변화시킨 요소 중 하나입니다.”라며 중국 팬들을 안심시켰다. “만화는 모두 60년, 70년, 8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거의 모든 만화에서 일어나는 일이었고, 우리는 MCU 방식으로 바꾸고 싶은 요소들을 선택했어요. 그래서 그러한 이야기는 우리가 현재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그는 “이 영화는 사실 그와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라며 샹치가 젊은 시절에 아버지의 유산으로부터 도망친 후 어떻게 다시 돌아오게 되는지에 대해 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가 이 문제를 어떻게 직면하고 극복할 것인지가 이야기의 일부분이라고 전했죠.
이 외에도, 극 중 악당인 만다린을 연기하는 양조위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배우 중 하나”라고 표현했으며, 주인공인 시무 리우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습니다. 중국 팬들은 시무 리우가 이 역할을 맡을 만큼 매력적이거나 카리스마 있지 않다는 지적을 해왔는데요. 심지어 이 캐스팅을 인종차별적으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파이기는 이에 관해, MCU의 새로운 캐릭터는 상당수가 덜 알려지거나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이 출연했으며, 톰 히들스턴, 크리스 헴스워그, 톰 홀랜드, 크리스 에반스 심지어 초기에 큰 반발을 일으켰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빗대어 해명했습니다.
이 인터뷰는 성공적으로 진행됐는데, 중국 현지 반응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한 영화 블로거는 파이기가 “모호하거나 의도적으로 대답한 것”이 아닌 매우 진실되게 인터뷰에 임했다고 평가했죠. 중국 매체 웨이보의 한 유저는 “이전에는 안 볼까 생각했는데, 이제야 의문이 풀려서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댓글을 작성했습니다. 물론, 다른 네티즌들은 “샹치가 개봉하기 직전이 되어서야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했다”라며 비판하기도 했죠.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포함한 MCU의 미래가 달려 있을 수도 있는 중국 시장, 케빈 파이기의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씨네랩 에디터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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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 미제라블> 누가 그들을 불쌍한 사람들로 만드는가
1. 몽페르메유로 전근 온 경감 '스테판(다미엔 보나드)'은 '크리스(알렉시스 마넨티)', '그와다(제브릴 종가)'와 같은 순찰팀에 배정된다. 처음으로 순찰에 나선 스테판은 경찰과 공권력에 대한 증오와 불신이 가득한 시민들, 그리고 그럴수록 시민들에게 더 거칠어지는 동료들을 마주하며 적잖은 충격을 받는다. 그렇게 새로운 임무에 발을 들이민 스테판에게 첫 사건이 주어진다. 바로 집시 서커스단의 아기 사자를 훔쳐 간 도둑을 붙잡는 것. SNS를 살피던 스테판과 그의 팀은 이민자 청소년인 '이사(이사 페리카)'가 범인임을 파악하고 체포에 나서지만 강한 저항을 마주하고, 그 와중에 이사가 그와다가 쏜 총에 부상당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사회적 약자의 봉기를 다루는 영화들은 흔히 약자들을 선으로, 그들을 탄압하는 이들을 악으로 상정하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관객들의 공감과 분노를 빠르게 유도할 수 있고, 그들의 폭력이 갖는 정당성도 손쉽게 납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래드 리 감독의 첫 장편 영화이자 2005년 파리 교외지역에서 발생한 이민자 청소년들과 경찰 간의 충돌과 연쇄적인 차량 방화 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레 미제라블>도 언뜻 보기에는 다르지 않다.
작중 인종, 종교, 빈부격차 등으로 인한 갈등과 상실감에 빠진 시민들에게 경찰은 악인이다. 그들은 무슬림 여성들을 심문하며 희롱하고, 아이들에게 거침없이 폭력을 행사하며, 영장 없이 가정집을 수색한다. 영화 시작부터 거듭되는 시민과 경찰의 충들은 안전핀이 제거된 수류탄을 손에 쥔 것 같은 일촉즉발의 긴장감을 유발하며, 이러한 긴장감은 이민자 청소년들을 선, 경찰들을 악으로 인식하게끔 만든다. 이렇게 영화는 제목만 봐도 예상할 수 있는 결말, '불쌍한 사람들(Les Misérables)'의 분노가 거침없이 분출될 피날레를 향해 달려 나가는 뻔한 재현에 머무르는 듯 보인다.
2. 하지만 <레 미제라블>은 이내 평면적인 선악의 이분법을 탈피해 수많은 사람이 죽고 다치게 된 이 비극의 원인을 살펴보려는 본래 의도를 드러낸다. 특히 이사에게 총을 쏜 경찰 중 하나인 스테판이 주인공이라는 점, 그리고 영화가 그의 시점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의도는 더욱 명확해진다. 막 몽페르메유로 전근 온 스테판은 본질적으로 도시의 상황을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관찰자다. 따라서 그의 시점과 일치된 관객들은 영화가 시종일관 긴장되는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의 끓어오르는 분노를 조명하는 것과 별개로 스테판처럼 그들의 분노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근본 원인을 되짚어 볼 수 있다.
영화의 관찰자적인 태도는 이사가 총에 맞는 장면에서도 알 수 있다. 이 장면은 사실 선악 구도로 인물들을 나누기에 최적인 순간이다. 하지만 래드 리 감독은 해당 장면을 경찰, 이사, 이사의 친구들 중 그 누구의 시점으로도 보지 않는다. 대신 카메라는 공중에서 총을 쏜 경찰, 총에 맞은 이사, 경찰들을 공격하는 이사의 친구들을 모두 내려다보며 정비되지 않아 더러워진 도시의 품 안에 그들의 갈등을 위치시킨다. 이처럼 첨예한 대립이 극에 달하는 찰나에 도리어 한 발짝 물러서는 연출은 경찰이 쏜 총에 아이가 맞았다는 사건의 충격만 부각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사연과 상황을 모두 살펴보고 진정한 가해자와 피해자를 찾게 만든다.
그와다는 아이들이 자신들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폭력적으로 대응하자 총을 꺼내 들었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이미 지나치게 강압적인 태도를 지속적으로 견지했던 경찰의 명령을 신뢰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그와다와 크리스는 서커스단 집시들이 보여주었듯 대화보다 주먹이 우선시되는 사회적 분위기, 또한 총격 사건을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기회로 삼으려는 정치인들 때문에 강압적인 수단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올라가다 보면 결국 다양한 요인에서 비롯된 갈등과 차별을 제도적으로 봉합하지 못한 프랑스 사회의 시스템이 모든 사태의 근원이라는 결론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
3. 이에 더해 <레 미제라블>은 관찰자인 스테판의 눈을 빌려 이민자뿐만 아니라 그들이 적대시하는 경찰도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점을 환기시킨다. 스테판은 총을 쏜 당사자인 그와다와 밤중에 대화를 나눈다. 그와다는 몽페르메유에서 긴 시간을 지낸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이 도시에서 폭력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항변하고, 스테판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테판은 그와다에게 이사를 쏘는 장면이 담긴 sd 카드를 넘겨준다. 그와다가 도덕적으로, 또 윤리적으로 옳지 않은 일을 한 것은 맞다. 하지만 이미 증오와 분노가 또 다른 증오와 분노를 낳고, 폭력이 폭력을 부르는 악순환의 굴레 안에 들어온 이상 그에게만 책임을 지울 수는 없으며, 관찰자인 스테판도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이민자들과는 또 다른 맥락 안에서 피해자가 되어버린 경찰들의 딜레마는 스테판 본인의 서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비록 이사에게 총을 쏜 팀원 중 하나이지만, 그는 팀원들에게 절차를 지키라고 항의하고, 총에 맞은 이사를 치료해주는 등 경찰로서 자신의 권한과 범위 내에서 사회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충실한 상식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그런데도 그는 성난 이민자들의 공격을 피하지 못한다. 이처럼 그저 사회적으로 주어진 일에 충실했던 사람마저도 가해자가 되어버리는 스테판의 서사는 자연스럽게 과연 경찰들을 악이라는 프레임 안에 고정시키고, 이 모든 비극의 책임을 그들에게 돌리는 것이 정당한지 의문을 낳는다.
이는 크리스, 스테판, 그와다가 퇴근 후 집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하루 동안 감내해야 했던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내는 장면이 긴장감이 팽배한 영화에서 유일하게 숨을 고를 수 있는 대목인 이유다. 영화는 감정 이입이 용이한 이민자들 대신 악인으로 인식하기 쉬운 경찰들의 개인사를 일부 흘리면서 그들이 가해자이자 피해자이기도 하다는 사실에 감정적으로도 공감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들의 저녁을 장식하는 평화로운 석양은 분노와 불신, 갈등의 골이 나날이 깊어지는 악순환이 경찰들의 일상을 잠식했으며, 그들은 그저 자신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발버둥 칠 뿐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4. 한편 <레 미제라블>은 스테판 외에도 축구라는 상징을 통해 프랑스 경찰과 이민자들이 모두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사실, 간과되기 쉬운 진실이자 프랑스 사회의 치부를 드러낸다. 1998년 월드컵에서 알제리 이민자 2세인 지네딘 지단을 중심으로 우승을 차지한 이래 프랑스 남자 축구 대표팀은 프랑스 사회의 통합을 상징해 왔다. 2010년 월드컵 당시 팀에 내분이 발생해 조별리그 탈락을 맛보자 청문회가 열렸을 정도다. 그러다 보니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가 20년 만에 승리하자 파리 주피터 광장을 가득 메우고 환호하는 인파를 담은 영화의 오프닝은 마치 온전히 하나 된 프랑스의 모습을 묘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영화의 결말은 프랑스 사람들의 환호를 비명과 괴성으로 바꾸어 놓으면서 축구라는 상징에 담긴 하나 된 프랑스라는 공허한 허상을 파괴한다. 그 중심에는 닭과 사자가 있다. 영화는 세 번에 걸쳐서 닭과 사자를 한 공간에 놓는다. 우선 집시들의 아기 사자를 훔친 이사는 사자 앞에 수탉 한 마리를 던져준다. 이후 집시들의 항의에 굴복한 공권력에 의해 총을 맞고, 집시들에게 끌려간 이사는 자신이 던졌던 닭 마냥 사자 우리에 잠시 갇히는 벌을 받는다. 마지막으로 클라이맥스에서 이사는 한 마리의 사자가 되어 닭을 보듯 시장과 경찰들을 습격한다.
이때 닭과 사자는 단지 약자와 강자가 아니다. 그들은 이제 약자가 된 강자, 또는 강자가 된 약자다. 그들은 서로 분노하고 폭력을 휘두르며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지조차 알 수 없는, 모두가 불쌍해진 프랑스 사회를 담아낸 우화 속 주인공이기도 하다. 특히 수탉이 프랑스 남자 축구 국가 대표팀의 상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세 차례 반복되는 닭과 사자의 우화는 이민자들과 경찰을 대립항 대신 그들을 사회적 시스템의 피해자라는 동류항에 위치시킨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5. 영화는 총을 겨눈 스테판과 폭탄을 든 이사가 꽉 막힌 아파트 복도에서 서로 대치한 상태로 끝난다. 이 대치 상황은 연이은 분노와 증오, 폭력의 결과이자 누군가의 승리도 패배도 없으며 그 누구도 일방적인 가해자 혹은 피해자라고 말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이나 다름없다. 섣불리 그 끝을 보여주지 않는 결말은 러닝타임 내내 줄곧 던져왔던 질문, 이 상황이 과연 누구의 잘못이며 이 사태를 촉발시킨 본질적인 문제는 과연 무엇인지라는 의문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그 결과 <레 미제라블>은 시작부터 끝까지 특별하다. 뻔한 길을 가지 않으면서 당연하다면 당연할 수 있는 갈등 구도나 사연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보여준다. 단지 눈에 보이는 사건과 현상을 다시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외피가 숨기는 사회 구조적 모순, 개개인의 일상적인 삶에서 특정하기 어려운 거시적인 문제점을 직관적으로 느끼도록 한다. 이처럼 단지 세상을 재현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제시할 줄 아는 영화 <레 미제라블>은 색다르고 인상적이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꼬리를 무는 증오, 분노, 폭력이 파괴한 '하나 된 프랑스'라는 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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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존감 낮은 남자의 진정한 매력 찾기! with 계약 여친
얼마전에 넷플릭스에 공개된 영화 러브하드는 공개된 이후 큰 반응없이 사라진 영화에요.
특히나 한국에서는 아주 빠르게 사라져갔죠.
하지만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가족, 애인과 함께 보기에 아주 좋은 영화입니다.
아주 뻔한 이야기이지만 따뜻하고 꽤 유머러스하거든요.
아직 안 보신 분들이 있다면 제 리뷰를 보고 영화를 찾아봐주세요!
그리고 따뜻한 연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한 해 감사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제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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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재 감독의 헌트, 올 여름 가장 재미있는 영화
?Rabbitgumi 입니다!
올 여름 그동안 개봉하지 못했던 큰 영화들이 극장에 공개되었는데요.
이정재 감독의 헌트는 그 리스트의 맨 마지막에 위치한 작품이었습니다.
이정재 배우가 감독으로서 첫 연출을 맡은 작품이기도 했죠.
25년 지기 친구 정우성과 같이 공동 주연을 맡았는데요.
이 영화 흥미진진한 액션 스릴러입니다.
첩보 장르의 특성도 잘 담겨 있구요.
이 영화가 어땠을지 좀더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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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소설가 구보의 하루> 메인 예고편
자신의 작품 세계를 고집하며 글을 써오고 있는 소설가 구보(박종환)는
선배 기영(김경익)이 편집장으로 있는 작은 출판사에 자신의 소설 출간 여부를 결정지으러
부푼 마음을 안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선다.
기대치 못한 소식을 들은 구보는 허탈한 마음으로 거리를 배회하면서
다양한 지인들과 우연 혹은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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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2067> 메인 예고편
“반드시 구해낼 것이다”
지구 종말이 도래하고, 산소가 중요한 화폐가 된 서기 2067년.
‘타임머신’이라고 불리는 일명 ‘크로니컬’이 발명되고,
407년 뒤, 2474년 미래에서 보낸 메시지가 도착한다.
인류의 마지막 희망, 미래를 구해야만 한다